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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민아의 일상공감] 빨래를 널며

    [배민아의 일상공감] 빨래를 널며

    유행처럼 귀촌 바람이 일던 때 구경 삼아 보러 갔던 전원주택에 마음이 흔들렸다. 울타리 없이 탁 트인 넓은 잔디 정원에 이웃집과 올망졸망 조화롭게 조성된 예쁜 집, 황토 시공된 친환경 내장재, 소일거리로 가꾸기 좋은 크기의 텃밭 등 모든 것이 적당해 보였던 첫 모습에 반해 그날로 이사를 결정했다. 가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미 그림 같은 영화 속 전원주택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안주인이 되었다. 화창한 날 잔디에 물 뿌리는 장면, 정원에 앉아 책 읽는 장면, 마당 빨랫줄 위로 하얀 빨래를 탁탁 털어 걸치는 장면들이 뽀얀 필터에 느린 화면으로 재생되며 영화 속 여주인공의 평화를 내 것으로 상상했다. 모든 것이 딱 좋아 보였던 상상이 현실일 수 없음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첫눈에 반했던 집의 장점들이 모두가 예상했던 반전처럼 완벽한 단점으로 바뀐 것이다. 텃밭 사이 두더지 구멍들에 소스라치게 놀라 텃밭을 방치한 건 둘째치고, 울타리 없는 정원은 사생활 보장이 어려운 길거리의 연장이나 다를 바 없었을뿐더러 정원으로 향한 옆집의 주방 창문은 우리를 지켜보는 눈처럼 여겨졌다. 결국 4년을 사는 동안 정원에 돗자리 한 번 깔아 보지 못했고, 물을 뿌리지 않아도 쑥쑥 자라 주기적으로 깎아야 하는 잔디는 게으른 일상에 보태진 노동으로 여겨졌으며, 빨래를 내다 널 때도 옷을 갖춰 입어야 하는 번거로움에 자연스레 실내 건조대를 사용했다. 아무리 햇빛이 잘 드는 쪽으로 빨래를 넌다 해도 이중창을 통한 간접 햇살은 직사광선의 뽀송함과는 차원이 달랐고, 황토방이 항시 머금고 있는 습기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에 여지없이 곰팡이를 번식시켰다. 장기 여행을 마치고 귀가한 어느 여름 이후 집안 곳곳에 번진 곰팡이와 지속적인 전쟁을 치르다 전세 계약이 끝나 곰팡이 핀 대부분의 옷을 버리거나 세탁한 후 곰팡이로부터 탈출했다.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선택한 단독주택은 작지만 대문이 있어 사생활이 보장되고 빨래도 밖에 건조할 수 있는 마당 있는 집이다. 햇살 가득한 날 물기 머문 빨래를 탈탈 털 때 분무처럼 흩어지는 기체의 촉촉함, 햇볕에 바짝 말라 바슬대는 섬유의 촉감은 누구의 입맛도 홀릭하게 한다는 겉바속촉의 맛 그 이상이다. 그러나 2년간 뽀송함을 만끽하던 지금의 집도 유례없던 올해의 긴 장마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제습기를 돌려도 눅눅하던 실내에 빨래까지 널어놓은 어느 날 오랜만에 연 옷장 안에서 곰팡이 냄새가 확 올라왔다. 이전 집에서 생긴 곰팡이 옷 중에 세탁이 번거로워 곰팡이 부분만 쓱싹 닦아 놓았던 두터운 외투가 문제였다. 몸에 맞지 않아 버렸어야 할 옷이었는데 아쉬움에 가져온 것이 화를 불러일으켰고, 이미 다른 옷에도 곰팡이 균을 전파시켰다. 아깝더라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했다는 걸 장마가 끝난 후 내리 3일간 여섯 번의 세탁기를 돌리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곰팡이는 사실 우리 주위에 늘 있을 수 있다. 바이러스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판에도 잠깐의 방심으로 피어난 곰팡이가 사회 곳곳에 해악처럼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부패시키고 썩게 만드는 곰팡이는 더 큰 후회를 하기 전에 무조건 제거하는 것이 답이다.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햇볕이 가장 좋은 시간에 옷과 이불을 내다 말리기를 반복하며 곰팡이 박멸에 나선다. 새삼 햇볕의 고마움, 강력한 소독 효과에 감사한다. 오랜 장마도 결국은 끝이 나듯 언젠가는 햇살 가득한 날에 곰팡이 서식이 종식될 것을 기대한다. 입지도 못하면서 괜스레 갖고 있던 외투는 다시 똑같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지금 당장 버려야겠다.
  • 정하영 김포시장 “GTX-D, 균형발전·교통복지 실현 위해 꼭 관철돼야”

    정하영 김포시장 “GTX-D, 균형발전·교통복지 실현 위해 꼭 관철돼야”

    정하영 김포시장이 지난 24일 열린 ‘GTX-D(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의원모임’ 출범식에서 “출퇴근 고통을 겪고 있는 교통소외지역인 김포시 등 경기 서부권 주민들의 교통복지 실현과 수도권 균형발전을 위해 GTX-D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를 기점으로 인천 검단과 계양·부천을 경유 하남까지 경기도의 동·서를 잇는 GTX-D노선 구축을 위해 오늘 출범하는 모임에 참여한 국회의원들과 지역 지자체장들이 공동대응 방안을 착실히 마련해 나간다면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출범식을 개최하고 공식 출범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추진 의원모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부천시갑), 서영석(부천시정), 신동근(인천서구을), 김주영(김포시갑), 박상혁(김포시을) 의원 등 김포시와 부천시, 인천서구 의원들이 참여했다. 경기도와 김포시, 부천시가 후원한다. 출범식에서 의원들은 “수도권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 사업은 A부터 C노선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수도권 서부권은 GTX 노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평균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김포와 인천 검단 등 2기 신도시의 경우 교통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이어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건설을 위해서는 우선 국토부가 내년 4월 발표 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노선이 반영돼야 한다”면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한 명이나 지자체 한 곳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일이어서 의원모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참여의원들은 출범식을 마무리하며 ▲광역급행철도 수혜 사각지대인 수도권 서부권 주민의 교통난 해소 및 교통복지 증진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수립하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신규 노선을 반드시 반영시켜라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김포~검단~계양~부천 등 2·3기 신도시를 경유하는 노선이 가장 최적의 방안이다 ▲의원모임은 서부권 광역급행철도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과 신속한 추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며 공동대응하겠다는 등 4개 항 선언문을 채택했다. 한편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강동구와 하남시 국회의원들이 공동주최하는 GTX-D 신설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에서 GTX-D 노선의 동쪽 끝 지역인 강동구와 하남시 의원들도 “현재 추진중에 있는 GTX 3개 노선은 모두 수도권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증가하는 수도권 동부와 서부의 교통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경기도의 동서를 잇는 GTX-D 준공만이 교통복지 향상과 균형발전을 해결하는 실현가능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한 남자를 두고 핏줄까지 끊은 자매에게 얽힌 이야기

    [선 넘는 일요일] 한 남자를 두고 핏줄까지 끊은 자매에게 얽힌 이야기

    ‘선데이서울’ 속,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 못지않게 화제를 모았던 기상천외한 사건들. 그중 제51호(1969년 9월 14일자)에 실린 ‘여성의 지팡이냐 자매의 놈팡이냐 - 파월기술자 신원 조서와 경찰과 두 여인과’란 제목의 황당한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1969년 9월 3일 서울지검 수사과는 서울 C서 정보과에 근무하는 정병덕(33·가명) 형사를 혼인빙자간음 및 사기 등 혐의로 입건, 수배했다. 피해자 신인숙(33·가명) 양의 고발에 따르면 정 형사는, 1966년 5월 신 양의 남동생이 파월기술자로 가게 되자 신원조회를 하러 왔다며 신 양에게 접근했고 마침내는 같이 살자면서 동거생활까지 했다는 것. 그러나 정 씨는 그 뒤 신 양이 고향에 내려간 틈을 타서 신 양의 여동생 민숙(27·가명) 양과도 불의의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정 씨는 인숙 양을 알기 전에 이미 홍 모(29) 양과 약혼했고 서울 창신동에서 동거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정 씨는 홍 양이 임신 6개월일 때 헤어졌다. 그러던 중 1966년 5월, 남동생의 신원조회를 하러 나왔다는 정 씨와 언니 인숙 양은 몇 차례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눈이 맞아 버렸다. 정 씨는 인숙 양에게 결혼을 약속했다. 그해 12월 인숙 양은 결혼해주겠다는 정 씨의 약속만을 굳게 믿고 정 씨와 살림을 차렸다. 바로 정 씨가 홍 양과 살던 창신동 그 집에서였다. 동네 사람들은 그전에 살던 정 씨와 홍 양과의 일을 낱낱이 알고 있었다. 창피한 마음에 인숙 양과 정 씨는 집을 옮기기로 했다. 인숙 양은 1967년 5월, 전셋집 얻을 돈이 없다는 정 씨에게 결혼 밑천으로 모아 두었던 31만 3천 원의 돈을 주었고 그 돈으로 신촌에 새 전셋집을 얻었다. 인숙 양은 1967년 1월에 임신을 했다. 하지만 그해 9월 자연유산이 되어버렸고 몸은 쇠약해져만 갔다. 인숙 양은 몸을 추스르기 위해 고향으로 잠시 내려갔다. 이때 정 씨는 인숙 양의 여동생 민숙 양과 남동생을 데리고 살고 있었다. 인숙 양이 고향에 내려가자마자 정 씨는 유 모(33) 씨와 놀아나기 시작했다. 온양온천에 함께 다녀오는가 하면, 경주로 관광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정 씨는 유 씨와 다정히 놀러 다니며 찍은 사진들을 자랑삼아 동생 민숙 양에게 보여주었다. 화가 난 민숙 양은 “언니가 아파서 고향에 내려가 있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정 씨에게 항의했고 정 씨가 다른 여자들과 바람을 피우지 못하게 함께 다니게 되었다. 몇 차례 같이 다니다 보니 1968년 9월, 동생 민숙 양 마저 정 씨의 아기를 갖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정 씨는 민숙 양과 결혼하겠다고 시골에 있는 언니 인숙 양에게 편지를 보냈다. 깜짝 놀란 인숙 양의 집안에선 곧 민숙 양을 시골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이미 정 씨에게 미쳐버린 민숙 양은 집을 뛰쳐나와 서울로 올라왔다. 1969년 2월, 언니 인숙 양은 정 씨의 노모를 모시고 다시 정 씨와 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정 씨는 인숙 양과 함께 살면서도 밖에서는 동생 민숙 양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다. 계속 동생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숙 양은 정 씨에게 “식만 올리고 나면 혼자 살 테니까 제발 결혼식만이라도 올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정 씨는, “결혼하고 싶으면 지참금 50만 원을 가져오라”며 코웃음을 쳤다. 특히 “난 한 여자와 2개월 이상 같이 살 재미가 없다. 마음에 안 맞으면 결혼 못 하는 것 아니냐. 그까짓 동거생활 1천 명이면 어떻고 1만 명이면 어떠냐”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이제는 정 씨가 같이 살자 해도 살 생각이 없어진 언니 인숙 양이 마침내 정 씨를 혼인빙자간음 및 사기 등을 이유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지검 수사과에서 자매를 함께 증인으로 소환하자 두 자매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검찰청 복도에서 얼굴을 맞댔다. 그러나 이미 언니 동생의 사이를 떠난 자매는 인사도 하지 않았다. 수사관 앞에서도 언니 인숙 양은 “이런 악덕 경찰관은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는 반면 동생 민숙 양은 “그이에겐 잘못이 없어요”라며 애원했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원고지 10만장에 담긴 ‘청년 방민호의 꿈’… 세상 모든 글을 품다

    원고지 10만장에 담긴 ‘청년 방민호의 꿈’… 세상 모든 글을 품다

    오래고도 거센 장마 끝자락에 서울 인사동에서 그를 만났다. 우리는 또래이고, 공동 경험을 여럿 나눈 동료이고, 서로의 성정을 잘 알고 있어 이야기의 핵심을 집약해 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새삼 그를 만나기로 한 건 이번에 그의 신작 ‘경원선 따라 산문여행’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책에 얽힌 이야기, 그동안 걸어온 문학 인생 이야기며 앞으로 매진해 갈 분야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방민호는 세상이 다 아는 비평가요, 근대문학 연구자다. 그런데 그는 근자에 들어 시와 소설 등 창작 부문에 가없는 열정을 부여하면서 존재 전환 과정을 부단히 치르고 있다. 논리적 해석과 창의적 작업을 겸하면서,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창작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해 가는 중이다. 나는 언젠가 ‘시’야말로 방민호의 양도할 수 없는 존재론적 원적(原籍)이라고 적었다. 기억과 고백의 양식인 서정시가 그에게 맞춤한 장르일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시집 ‘숨은 벽’(2018)은 그러한 속성을 여지없이 충족시키면서 지난날에 대한 깊은 회감(回感)을 충실하게 보여 준 바 있다. 언제나 선하게 글썽이는 눈을 가진 그가 들려준 내면 토로의 한 정점이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장소성의 원형을 찾아 ‘경원선 따라 산문여행’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시간적으로는 일제강점기를, 공간적으로는 서울에서 의정부, 철원을 지나 원산 역에 이르는 철로를 따라 그 코스를 안내하는 책이다. 거쳐 가는 역마다 그 당시 문인들의 경험이 담긴 수필, 화제를 담은 글들, 신문 기사들이 친절하게 제시된다. 일례로 경원선을 타고 청량리역에 내린 사람들 가운데 역병 걸린 사람이 있었는데 방역 문제로 시끄러웠던 장면은 우리 시대를 환기하는 시의성조차 갖추고 있다. 그야말로 철로를 따라 걷는 시대 여행이다. 일찍이 그가 수행했던 ‘대전’, ‘서울’의 탐사 이후 새로운 공간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퍽 새로운 방식으로! “저는 예산에서 났지만 대전에서 성장해 대전을 고향처럼 생각해요. 스무 살 때 서울에 와서 대전과 서울의 문화적 차이를 경험한 후 ‘장소’라는 개념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요.” 그래서 그는 연구서 ‘서울문학기행’(2017)과 장편소설 ‘대전 스토리, 겨울’(2017)을 통해 서울과 대전의 지리적 탐사를 완결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책이 그동안 가졌던 북한문학 연구의 관심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했다. 체제의 변화에 따른 북한문학 연구가 그동안 이루어져 왔지만, 방민호는 그것을 장소라는 지역학적 맥락에서 수행하려고 한다. 중요한 역사성을 가진 북한 도시와 문학의 관련성을 따지려는 것이다. ‘개성-해주-평양-정주-원산-청진’이 전인미답 상태로 남아 있지 않은가. “또 하나는 경원선과 경의선 철로와 그 일대를 중심으로 문학과의 연관성을 탐구하려고 해요. 철도는 근대성을 상징하지 않습니까? 철도와 함께 열린 공간들에 관심이 많아요.” 경의선 쪽도 곧 준비된다고 한다. 특별히 그쪽은 한국 근대문학과 깊은 연관성을 보여 줄 듯하다. “북한은 저개발 상태가 오래돼 오히려 장소성의 원형이 많이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설사 크게 변했다 해도 현재 안에는 과거가 들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을 탐구하고 싶어요.”●다장르 안에 흐르는 타인의 목소리 그동안 방민호는 원고지 10만장가량의 글을 썼다. 세상의 모든 글쓰기에 청춘과 중년의 세월을 바쳤다. 언어를 내놓는 방식도 다양해 평론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연구물로 확장됐고, 시와 소설과 산문으로 줄기차게 뻗어 갔고, 이제는 꼼짝없는 다장르 종사자가 됐다. 하나도 감당하기 힘든 글쓰기 작업에 다장르를 껴안고 가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그래도 최종적 글쓰기의 욕망은 어디에 있을까? “한 분야에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편력을 보이는 자의식이 있어요. ‘쪽모이’라는 우리말이 있어요. 여러 조각을 모아 더 큰 조각을 만드는 일을 말하는데, 저는 여러 쪽을 모아도 전체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 나름으로 삶의 전체성과 우주의 무한성 같은 데 도전하려 합니다.” 그는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고 모두 나름의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창작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과 대학원에서는 비평과 연구 작업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 들어 천천히 창작 쪽으로 귀환해 부지런히 시와 소설을 썼다. 스스로도 시인의 기질을 인정하지만, 그는 자신이 걸어온 궤적의 산문성이 내러티브에 대한 운명을 요청한다고 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산문적 드라마로 엮어 제시하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시와 소설 사이의 갈등과 긴장이 저를 이루고 있고, 또 연구나 비평과의 긴장 속에서 그것이 통일돼 글쓰기를 해 가는 것이 저의 인생이 될 것 같아요.” 물론 무엇으로 남을지는 시간만이 알려 줄 것이다. 다만 그는 상아탑의 대학교수로 남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인생은 그렇게 여러 태도들이 공존하고 통합하는 것 아니겠는가. 글쓰기의 즐거움도 다 다를 것 같다. “작가 연구를 즐겨요. 작가의 정신과 영혼과 삶을 이해하는 데 큰 매력을 느껴요. 비록 낡은 방식이지만 작가에게서 텍스트의 본질을 읽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는 작가의 가슴속에 들어가 그들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을 논리적으로 대변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했고 그때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물론 그는 자신을 이야기할 때조차 타인의 목소리를 빌려 하는 성정의 사람이다. 첫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2010)에서 우리는 서정시를 쓸 때조차 타인을 대변하는 그를 만나게 되지 않는가. 자기만족에 끝나는 시와 소설을 쓰지 않고, 타인의 목소리가 들어와 주인 역할을 하는 작품을 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다가온다.●모순의 복합성과 ‘청년 방민호’의 꿈 방민호는 장르의 다양성 못지않게 연구 대상의 프레임이 넓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적어도 내 기억으로 그는 이광수, 채만식, 이태준, 이효석, 이상, 박태원, 김남천, 황순원, 손창섭, 최인훈 같은 작가들에 대한 독보적 연구를 남겼다.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제가 하는 연구나 행동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진보냐 보수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 같아요. 또 특정 작가에 대해서도 비판이냐 옹호냐, 좌냐 우냐, 이런 질문을 받곤 해요(웃음).” 그러나 그는 문학이란 그러한 이념적 구획으로 나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나 이념이라는 유기체를 포함하면서도 넘어서는 전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이때 우리는 ‘근대’라는 복합성을 관통하고자 하는 그의 진정성과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오해받는 두려움 때문에 그러한 전체성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그의 믿음이, 이념적 귀속성을 구구절절 따지는 한국 사회의 풍토에서 훨훨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이처럼 단일한 프레임으로 착안할 수 없는 모순의 복합성이랄까 하는 것들을 방민호는 지속적으로 탐구해 간다. 물론 그 과정에는 방민호 자신의 실존적 자의식이 투영돼 있다. 그가 요즘 공들여 접근하는 ‘탈북문학’ 역시 방민호만의 그러한 스펙트럼을 보여 주는 독보적 범주일 것이다. 북한문학과도 다르고, 한국 근대문학과도 다른 제3지대 ‘탈북문학’에 대한 그의 목소리는 인간 탐구라는 문학 본연의 기능에 대한 기대로 차 있다. “반체제문학, 난민문학, 증언문학으로 생각해 봅니다.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나 가오싱젠의 ‘나 혼자만의 성경’은 소련과 중국의 전체주의 체제 아래서 삶의 심층을 들여다보았지요. 갈 길이 멀지만, 탈북문학도 그러한 가능성을 함축한 귀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그는 인간다움을 생각하던 ‘청년 방민호’의 상(像)을 이렇게 여전히 고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 쓰고 싶은 서사가 많을 것 같다. “다음은 ‘대전 스토리, 겨울’의 주인공 ‘이후’가 세월이 지나 다시 서울로 돌아와 강의교수라는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려고 해요. 동시대적 표상이 될 것 같습니다.” 구상은 어느 정도 진척이 됐고, 앞부분을 고쳐 쓰다가 얼마 전 제대로 된 틀이 잡혔다고 한다. 방민호 특유의 약소자(弱小者)의 삶에 대한 탐사가 속도감 있게 펼쳐지리라 기대해 본다. “저는 제가 가장 낡은 사람이었구나 하고 요즘 생각합니다. 일부에서는 제가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진 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지금도 제가 낡은 사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낡음 속에서 씨앗을 만들어 싹을 틔울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제 화두는 바로 그 ‘씨앗’이에요.” 그는 이러한 씨앗 찾기에 정신적 모델이 됐던 김윤식 교수의 연구 스타일을 떠올리고, 자유로운 방임의 가르침을 부여했던 박동규 지도교수의 넉넉함을 환기하고, 생의 고비마다 도움을 준 오현 스님을 잊지 않으면서, 겸허함과 성실함을 두루 갖춘 ‘글쟁이 방민호’를 생각한다. 겸허와 성실로 채워져 갈 원고지는 방민호의 또 다른 도약을 가져올 것이다. 그때 우리는 스스로의 방식으로 쪽모이를 완성한 ‘청년 방민호’의 꿈을 환하게 확인하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분양 하이라이트]

    [분양 하이라이트]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 ‘아지트’ 적용 롯데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월3지구에 선보이는 ‘신동탄 롯데캐슬 나노시티’(투시도)의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단지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반월나노시티역(가칭)이 개통될 예정으로 동탄역까지 3정거장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나만의 아지트(Azit) 콘셉트가 적용된다. 홈오피스형 드레스룸 옵션을 선택하면 드레스룸을 책상과 책장, 서랍 등이 제공되는 홈오피스로 꾸밀 수 있어 재택근무를 위한 업무 공간 또는 자녀들의 원격수업을 위한 학습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부영 창원 ‘마린애시앙’ 1000가구 8% 할인 부영주택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마린애시앙’ 아파트를 이달 말까지 선착순 1000가구에 8% 할인 분양한다. 기존 분양가와 비교하면 주택형에 따라 2370만~3680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부영주택은 마린애시앙 입주자에게 시스템 에어컨 2대와 스마트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기본 제공한다. 발코니도 무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 ‘월영만개’(月影滿開·달 그림자가 단지에 만개한다)라는 아파트 콘셉트에 맞게 단지 중앙에 달을 형상화한 대형 중앙광장(조감도)이 조성됐다. 축구장 3개 넓이로, 단지 한가운데서도 휴양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재건축 ‘더샵 수성라크에르’ 이달 공개 대구 수성구에 포스코건설의 첫 번째 더샵인 ‘더샵 수성라크에르’(조감도)가 이달 중 공개된다. 단지는 대구 수성구 지산동 1234번지 일원 지산시영1단지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다. 지산초, 지산중, 수성고 등이 인접해 초중고교를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지산역을 도보 5분이면 이용 가능한 역세권 단지로 조성되며, 수성IC가 인접해 지역 내외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대구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수성못을 비롯해 수성유원지, 거목식물원, 수성랜드, 대구어린이대공원, 범어공원 등이 자리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한화 ‘포레나 순천’ 생활 인프라 탄탄 한화건설이 전남 순천시 서면 일대에 들어서는 ‘포레나 순천’(조감도) 아파트를 분양한다. 순천 신흥주거타운에 들어서는 첫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다. 백강로를 통해 삼산로와 순천IC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 진출입도 수월하다. KTX 순천역, 순천종합버스터미널을 통해 서울로 이동하기 쉽다. NC백화점과 홈플러스, 순천문화예술회관, 순천의료원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동산초, 순천제일고 등이 단지 가까이 있고 단지 내 셔틀버스를 운영할 예정이어서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을 전망이다. 순천서천·삼산·봉화산 등 하천과 녹지가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삼성·대림·현산 부산 ‘레이카운티’ 분양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산 연제구 거제2동 802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레이카운티’(조감도)를 이달 분양한다. 부산지하철 3호선 종합운동장역과 동해선 거제해맞이역과 거제대로를 이용해 시내외 이동이 편리하다. 올해 부산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단지 내 수영장을 비롯해 피트니스, GX룸, 사우나, 골프연습장, 어린이집, 독서실, 작은도서관, 주민회의실, 카페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거제초, 창신초, 거제여중, 거성중이 단지 인근에 위치하고 사직동 학원가 이동이 용이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유통업체 9~10곳 거치니 4배 뛴 몸값… 양파의 ‘억울한 누명’

    유통업체 9~10곳 거치니 4배 뛴 몸값… 양파의 ‘억울한 누명’

    제 이름은 ‘무안 양파’입니다. ‘국민 채소’라고도 불러 주니 어깨가 으쓱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제 몸값이 너무 올랐다고 가정주부나 식당 주인들의 불만도 만만찮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좀 억울합니다. 제 고향은 전남 무안인데 다 자라면 주로 서울로 올라옵니다. 올해 저를 길러 준 농민들이 받는 양육비(출하가격)는 ㎏당 500원이죠. 고향엔 친구들이 많다 보니 홀대를 받아요. 하지만 서울에서는 대접이 180도 달라집니다. 빨간색 망을 걸쳤을 뿐인데,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몸값은 이달 평균 ㎏당 2039원입니다. 껍질을 벗고 세척까지 마치면 제 몸값(깐양파)은 ㎏당 3000원을 넘습니다. 불과 며칠 만에 몸값이 4~6배 뛰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식탁에 오를 때까지 저를 돌봐주는 사람(유통업체)이 9~10명에 이르기 때문이죠. 소비자들이 치르는 가격에서 이런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유통비용률)이 무려 70%가 넘는다고 합니다. 좀더 자세히 말씀드리죠. 저와 제 친구들은 2018년 기준 전국 2만 6425㏊의 밭에서 총 152만 1000t이 생산됐습니다. 무안은 양파 재배면적만 3177㏊로 전국 1위죠. 무안에서 제가 상경하는 길은 농협과 산지유통인 등 크게 두 갈래예요. 제 친구 중 일부는 농협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로 갑니다. APC에서 매년 양육비를 정해 주는데 올해 수확철에는 ㎏당 500원으로 책정됐어요. APC에서는 제 친구들을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농협하나로마트, 대형마트 등으로 보냅니다. 보통은 산지유통인을 만나죠. ‘밭떼기’ 등으로 태어나기 전부터 주인이 정해지기도 해요. 산지유통인은 APC가 정한 가격을 기준으로 저를 데려갑니다. 저를 맡길 곳이 없는 산지유통인이 많다 보니 숙소(저장시설)를 빌려 보관료를 냅니다. 이어 가락시장을 비롯한 전국 도매시장(도매법인)으로 향하죠. 여기서 중도매인들이 저에게 새로운 몸값(경매가격)을 매겨요. 중도매인들은 저를 서울 경동시장처럼 한 품목만 전문적으로 대량 거래하는 왕도매인에게 데려다줍니다. 왕도매인은 저를 중간도매상인에게 보내고, 이들은 다시 소매상인에게 저를 넘겨 소비자들을 만나게 되지요. 이런 복잡한 유통 단계를 줄이는 게 쉽지 않나 봐요. 최근에 저를 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 주인은 “양파를 저렴하게 사려고 경동시장에 갔는데 박스 단위로 사지 않으면 상대도 안 해 준다”며 한숨을 내쉬더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조사해 보니 2018년 기준 무안 양파의 소비자가격은 ㎏당 1400원이었는데, 정작 농민들이 손에 쥔 돈은 292원(20.9%)이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1108원(79.1%)은 유통비용이랍니다. 몸값 때문에 생기는 저의 억울함이 빨리 풀릴 수 있도록 농민들의 손을 떠난 제가 좀더 빨리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세요. 특별취재팀 shjang@seoul.co.kr 특별취재팀장세훈·장은석 사내벤처팀강병철·하종훈·나상현 기자
  • 서훈-양제츠 회담 종료…한반도 정세·시진핑 방한 논의

    서훈-양제츠 회담 종료…한반도 정세·시진핑 방한 논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간 22일 회담이 2시간 만에 종료됐다. 두 사람은 곧바로 회담장 옆에 있는 장소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이어간다. 서훈 실장은 이날 오전 9시29분부터 오후 1시34분까지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층 오키드홀에서 양 위원과 회담을 가졌다. 서 실장이 지난 7월 국가정보원장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양 위원과의 첫 대면이다. 회담에서 두 사람은 한국과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인 만큼 이번 회담에서 방한 일정이 구체화됐을지 주목된다. 올해 한국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인 만큼 두 사람은 3국 정상회의 개최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 실장은 이날 오전 9시21분쯤 회담장이 있는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수고한다”며 간단히 인사를 건넨 뒤 곧바로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양 위원은 오전 9시28분쯤 회담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위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올해 방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없이 회담장으로 향했다. 양 위원은 서 실장과 오찬을 끝으로 방한 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귀국한다. 앞서 양 원은 전날(21일) 오후 5시쯤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양 위원의 방한은 지난 2018년 7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양 위원은 비공개로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국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한 바 있다. 서 실장은 회담 종료 후 호텔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6시간 동안 대기한다.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오면 서울로 복귀해 5일 동안 자가격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 대통령 “방역 조치 방해하면 현행범 체포·구속영장 청구”

    문 대통령 “방역 조치 방해하면 현행범 체포·구속영장 청구”

    문 대통령, 코로나19 방역상황 점검차 서울시청 방문“방역 조치 방해하면 현행범 체포·구속영장 청구”공권력 집행 강조해 방역 방해 행위와 ‘전면전’ 선포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일부 교회 등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 “필요할 경우 현행범 체포와 구속영장 청구 등 엄중한 법 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강력 대응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역 상황 점검을 위해 서울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역학조사나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있다면 감염병관리법뿐만 아니라 공무집행 방해나 다른 형사 범죄도 적용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현 상황과 관련해 현행범 체포와 구속영장 청구 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일부 교회 등이 방역에 필요한 교인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 등 방역 협조가 잘 이뤄지지 상황에서 강력한 공권력 집행을 강조하며 방해 행위와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K-방역 성공의 핵심은 밀접 접촉자를 신속하게 확인해 진단검사하고, 또 그 결과에 따라서 신속하게 격리하거나 치료하고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신속한 역학조사와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들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방해하거나 대대적인 가짜뉴스를 통해서 정부의 역학 조사를 비롯한 방역 조치들을 방해하고 있기도 하다”며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서울의 방역이 무너지면 전국의 방역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며 수도권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확진자 수가 300명 넘었는데, 300명이 900명이 되고 1000명이 넘고 하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날수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최대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위기의 중심에 서울이 있다”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절반이 있고, 인구밀도도 매우 높다. 서울로부터 지방으로, 지방에서 서울로 매일매일 이동하는 인구도 매우 많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백과 관련해 “이런 엄중한 이런 시기에 서울시장의 부재가 주는 공백이 크다라는 말이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그렇지 않다. 지금 시장 권한대행이 시장의 역할을 충분히 이렇게 해 주고 있다”며 서정협 시장권한대행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시장으로서의 권한을 100% 발휘해 주시기 바란다”며 “서울의 방역을 사수해야만 대한민국 전체의 안전을 지킨다라는 결의로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방역당국의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출입 통제가 필요한 곳은 출입을 통제하고, 집합이 금지됐던 곳은 반드시 집합이 금지되게 하라”며 “행정조사가 필요한 것은 신속하게 행정조사를 통해서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서울시만의 힘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다면 경찰과 중앙정부에 지원을 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규제 적용 안되는 ‘수익형’ 상품, 지금이 기회다

    규제 적용 안되는 ‘수익형’ 상품, 지금이 기회다

    부동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지난 5.12대책으로 인해 오는 8월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있어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 규제와 기준금리 영향으로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포 한강신도시가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는 2기 신도시로 개발되어 현재 5개의 산단 조성이 완료돼 1,300개 입주 업체, 1만 8,000명이 근무하는 김포골드밸리를 형성해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학운3-1, 학운4-1, 학운5, 학운6, 학운7, 대포, 양촌2 등 7곳의 산단이 조성 및 계획 중이다. 진행 중인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총 12개단지 약 632만㎡ 규모의 산단 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배후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갖춘 지역으로 향후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지난해 9월 개통된 김포도시철도로 인해 서울로의 접근성이 한층 더 개선됐으며 구래동 복합환승센터(예정),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대곶IC를 통해 수도권 각 지역으로 이동이 수월해서다. 이러한 가운데 김포 신도시 핵심 입지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춘 상업시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양촌역, 구래역 등이 가까이 위치해 탄탄한 유동인구를 갖춘 김포 더 럭스나인 상업시설이 그 주인공이다. 김포 더 럭스나인 상업시설은 대단지 고정수요와 배후수요를 갖췄다. 기존 분양한 김포 더 럭스나인 오피스텔이 분양 완료돼 1,616실 고정수요와 주변 산단 약 5만 6천여 세대의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췄다. 여기에 구래역, 양촌역을 모두 누리는 더블 역세권 입지에 위치해 김포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유동인구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김포 더 럭스나인 상업시설은 대로변 입지에 위치해 김포 한강신도시에 풍부한 유동인구 및 광역수요 유입이 기대된다. 약 540m 스트리트 상가로 구성했으며 상업시설 1층의 경우 약 6.7m 높은 층고로 설계해 타 상업시설 대비 높은 층고를 바탕으로 개방감과 가시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러한 배후수요에다 우수한 입지에 위치해 유명 브랜드나 프랜차이즈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1,600실 이상의 오피스텔 고정수요를 확보한데다 더블 역세권 입지에 있어 유동인구 유입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김포 더 럭스나인 상업시설 홍보관은 김포시 김포한강로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신간] 다시, 광장-못다 부른 노래 1987-1997

    최강문 지음·빈빈책방“이 글은 5공화국, 군사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날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 중 첫 부분이다.” 노래 부를 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서 꿋꿋히 자신의 길을 가는 인석, 감성적인 문학 소녀에서 전교조 해직교사로, 다시 재야단체 활동가로 탈바꿈해가는 혜정, 시골 출신의 법학도에서 검찰과 국정원을 거치며 권력을 좇는 용우 그리고 친구들. ‘다시, 광장’은 이 세 사람의 우정과 갈등, 연민과 반목 속에 면면히 흘러온 한국 현대사, 특히 6공화국의 나날들을 때로는 분노와 격정으로, 때로는 침잠과 반성으로 되돌아본다. 그렇게 뜨거운 피의 스무 살 청년들은 50대 중년이 되었고, 한국 사회는 수많은 변화를 겪으며 오늘날의 대한민국 틀을 마련했다. 사실과 허구의 콜라보 속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바꾸며 다시 앞으로 이끌어가는 진정한 힘은 무엇인가를 작가는 소설의 형식을 빌려 말하고자 한다. 5공화국, 군사독재에서부터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30년의 세월을 다룬 소설 3부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이 책은 1987년부터 1997년까지의 첫 10년을 기록하고 있다, 1984년 대학에 입학한 인석과 혜정, 용우는 독서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우리 사회의 모순을 자각해간다. 노래패 활동을 하면서 학생운동에 적극적이었던 인석과 달리, 혜정은 군인인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서 고뇌하고, 법대생인 용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과 거리를 두며 사법시험에 주력한다. 6월항쟁에 이은 대통령선거 도중 발생한 친구 현태가 크게 다치게 되고, 민주화에 대한 좌절을 겪은 인석은 공장 노동자의 길을 선택한다. 사법시험에 통과한 용우는 검사가 되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공작에 가담하고, 이후 국정원 파견 근무 기회까지 잡는다. 전교조 사태로 해직된 혜정은 재야단체에서 강기훈 사건에서의 무력함에 절망하고, 공장 활동으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인석은 혜정과 다시 재회한다. 가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인석에게 그가 설 무대는 마땅치 않았고, 마침내 자그마한 카페를 열고서 노래를 다시 부르기 시작한다. 소설의 처음 부분에 나오는 1987년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학생, 시민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6·10민주항쟁으로 마침내 5공화국, 전두환 정권의 독재를 몰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의 격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하게 소용돌이쳤다. 1984년 입학한 꿈 많은 대학 새내기들은, 캠퍼스의 낭만보다는 격동하는 시대의 물결과 맞닥뜨려야 했다. 건국대 사건, 박혜정·박종철·이한열 열사의 희생, 김기설 열사 분신자살과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 김기춘의 초원 복집 사건, 서강대 박홍 총장의 주사파 발언,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독자들도 등장인물과 함께 혼란한 시대의 흐름 속을 통과해 지나가게 된다. 주인공 ‘서인석’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는 낭만주의자다. 세상은 그가 노래를 못 하도록 방해하지만, 대학 노래패 활동부터 그는 그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래한다. 노래패 단원에 어울리게 주로 시대의 모순이나 아픔을 담은 ‘민중가요’를 노래하는데, 작품 중간중간에 꽤 많은 노래가 소개된다. <친구>, <아침이슬>, <진주난봉가>, <오월의 노래>, <서울로 가는 길>, <농민가>, <임을 위한 행진곡>, <맹인 부부 가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늙은 투사의 노래>, <사계> 등 인석이 노래한 민중가요를 찾아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8·15 광화문 집회 참가 경남 60대 여성 코로나19 확진

    8·15 광화문 집회 참가 경남 60대 여성 코로나19 확진

    경남에서 8·15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수도권 방문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열고 경남에서 이날 오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도와 방역당국은 경남 신규 확진자 2명 감염경로는 1명은 광화문 집회 참가이고 다른 1명은 수도권 방문으로 파악했다. 신규 확진자 2명은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김해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확진자는 지난 15일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 확진자는 지난 18일 김해 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광화문 집회 참가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은 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도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인 이 여성은 증상이 없었지만 자진해서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해 여성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남편과 자택을 방문한 아들 가족 4명 등 모두 5명으로 파악됐다. 도는 이 여성 확진자가 지난 16일 남편 차를 이용해 김해시 내동에 있는 모든민족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돼 심층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밤늦게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 창원 연세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도는 이 남성 확진자는 수도권 지역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창원시 합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까지 경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74명으로 이 가운데 162명은 퇴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우려했던 대로 경남에서도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수도권 방문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해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 처해있어 강력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광화문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에 대한 지난 19일 긴급행정명령 발동에 따라 제출기한인 이날 낮 12시까지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21명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 등 즉시 법적 절차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확인된 행정명령 송달 대상자 28명 가운데 7명의 인솔자만 명단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는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인솔 책임자는 시군별 역학조사관이 경찰과 동행해 명단 확보를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끝까지 명단제출을 거부하면 역학조사 방해죄(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로 즉시 고발할 방침이다. 도는 버스조합과 각 시·군을 통해 파악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 경남지역 참가 인원은 1239명으로 버스는 모두 36대가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광화문 집회 참석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로 존중하지만 집회에 확진자가 참가했고 접촉에 따른 확진자가 늘고 있어 집회 참가자는 신속히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광복절 집회 대응에 투입됐던 경남지역 경찰 121명 전원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에 경남경찰청 소속 1·2기동대 121명이 투입돼 당일 새벽 서울로 출발해 다음 날 새벽 경남으로 돌아왔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집회당시 현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한 덕분에 감염을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숲속서 만난 나치병원, 짜릿하고 오싹한 ‘여름 밖캉스’올해는 확실히 베를린도 휴가철 풍경이 바뀌었다. 이맘때면 3주씩 휴가를 가는 사람들 때문에 동네가 조용할 텐데, 밤 늦게까지 떠드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며칠 전(평일)에는 생일파티를 집이 아니라 집 앞 길거리에서 하는 건지 노래 부르는 소리가 밤새 크게 끊이지 않았다. 아바의 ‘댄싱 퀸’을 소리 높여 부르는 여자들의 목소리 뒤로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는 이웃의 목소리가 뒤따라 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엔 좀 시끄럽게 놀아도 넘어가 주지만 평일 밤엔 어림없다. 코로나19로 해외 휴가를 꺼리다 보니, 베를린 사람들도 가까운 지역으로 짧게 짧게 여행을 다녀온다. 우리도 하루나 이틀 정도 베를린 근교로 캠핑이나 다녀오자 계획했지만 그나마도 매일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이루지 못했다. 이래저래 올해는 ‘휴가를 집에서’ 지내게 됐다.●베를리너도 모르는 강, 수드 팡케를 찾아서 마침 베를린 RBB인포라디오에서는 멀리 휴가를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홀리데이 엣 홈’이란 주제로 베를린과 근교의 특별한 장소들을 소개했다. 베를린 도시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휴가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었는데, 리포터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나 건물, 호수의 궁전, 숨은 강가 등을 직접 찾아가 소개했다. 스무 곳이 넘는 리스트 중 유독 흥미를 끄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베를린 한복판에 수드 팡케라는 강이 있대. 나도 처음 들어보는데, 그 강줄기를 따라 작은 천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 강줄기를 따라 걷을 수 있다는데, 한번 가볼까?” 늦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던 남자친구가 제안했다. 지금껏 베를린에는 슈프레 강과 하펠 강만 있는 줄 알았다. 찾아보니 수드 팡케는 베를린 북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도시 베르나우에서 시작해 베를린의 슈프레 강까지 이어지는 29㎞의 긴 강줄기 ‘팡케’에서 흘러나온 작은 강 이름이었다. 서울로 치면 한강으로 흘러드는 청계천(지금은 인공천이지만)이나 중랑천 같은 하천일 터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하천의 경로 중에 ‘독일의 CIA’(공식 명칭은 연방정보부, BND)에 해당하는 건물도 포함돼 있다는 점. 해가 쨍쨍한 날, 수드 팡케를 찾아나섰다. 출발은 슈프레 강변에 있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에서 했다. 일주일 만에 화창해진 날씨 때문에 이 강변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가 들떠 보였다. 집과 가까운 곳만 다니다 오랜만에 관광지로 나오니, 나 역시 여행객이 된 기분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새어 나오는 음식 냄새에 갑자기 없던 허기가 느꼈다.우리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 레스토랑의 강변 테라스에 앉아 메인 음식 하나를 시켜 먹었다.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온통 ‘원조 슈바인 학센 맛집’으로만 소개돼 있지만, 이곳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분단 시절에 양측 수도인 본과 동베를린에는 정식 대사관 대신 상설대표부가 있었다. 그곳이 바로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이다. 통일 후 베를린으로 수도가 정해지면서 본에 있던 많은 정치인들이 정부 이전과 함께 베를린으로 옮겨 와야 했는데,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은 그 정치인들을 위해 음식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본이 위치한 독일 서남쪽 지방의 전통음식을 그대로 제공한 이곳을 사랑방 삼아, 정치인들은 매일 정치 이야기를 하고 고향의 음식을 즐겼다. 본과 가까운 도시였던 쾰른의 맥주 ‘쾰시‘가 이 레스토랑의 대표 맥주가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레스토랑 안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정치인들의 사진은 당시의 역사와 시대 배경을 잘 보여 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강변 테라스에 앉아 작은 맥주 잔(0.25ℓ가 전통적인 사이즈다)에 나오는 쾰시 맥주와 미트볼처럼 생긴 생선볼 요리를 먹은 뒤 숨은 강줄기를 찾아나섰다. 수드 팡케의 물줄기가 항상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부분은 건물 밑으로 흐르고, 이미 말라서 물길만 남은 곳도 있다.●자연과 건물의 기묘한 대조에 취하다 베를린의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있는 ‘샤리테‘의 대학 부지 안에는 그 오래된 물길이 남아 있었는데, 족히 100년은 넘은 듯한 주변의 건물들이 뜻밖의 시골 정취를 내뿜어서 놀랐다. 베를린 중심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옛집과 나무들이 이렇게 숨어 있다니! 문득 아일랜드의 블라니 성으로 갈 때 봤던 시골 집들이 오버랩됐다. 나무가 우거진 잔디밭에는 대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고, 학교 부지여서 그런지 주변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잘 터졌다. 공원을 작업실 삼아 다니는 사람들에겐 매우 탐나는 곳일 듯하다. 구글 지도를 보며 실 같은 강줄기를 따라 한 시간 넘게 북쪽으로 걸어갔다. 최근에 새로 조성된 수드 팡케 공원이 목적지였다. 새로 조성한 길과 물가의 우거진 풀숲을 들어설 때는 정말 청계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왼편으로 거대하게 서 있는 ‘독일의 CIA’ 건물이 걷는 내내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도 하지 말라는 듯한 육중한 직사각형의 건물들이 거대한 벽처럼 따라왔다. 공원에서는 이 건물의 한 면만 보이지만, 구글 지도로 본 건물 단지는 상상을 초월하게 컸다. 자연적인 길과 인공적인 건물의 대조가 무척 기묘하게 다가오는 곳이었다. 한참 걷던 공원 길은 ‘펜스’로 느닷없이 막혀 있다. 공원을 계속 조성 중인 듯했다. 우리는 도심의 길로 돌아와야 했고, 몇 시간 동안 짧고 미스테리한 기행을 한 것 같았다.●야생 물소가 사는 도시, 베를린 베를린의 숨겨진 곳, 도시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곳을 더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휴가 못 가는 마음을 그런 탐험으로라도 달래 보고 싶었다. 서울보다 1.5배가 큰 이 도시는 그런 비밀스러운 곳이 번잡한 동네에서도 불쑥불쑥 나타나니까, 마음만 먹으면 끝도 없이 찾을 것 같았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현지 친구들에게도 가본 곳 중 그런 데가 있는지 물어봤다. 아들 하나를 둔 얀이 테겔러 호수 근처의 테겔러 플리스를 생각해 냈다. “도시 안에 야생 물소들이 사는 곳이 있어. 신기하지 않아? 테겔러 호수 근처에 있는데, 아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 거기에 가면 도시 안에 있다는 걸 완전히 까먹게 되지.” 우리의 세일링 보트가 있는 테겔러 호수 선착장에서도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당장 실행에 옮겼다. S반을 타고 20분가량을 갔다. 가장 가까운 바이드만슬루스트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바로 늪지대가 있는 들판이 나타났다. 테겔러 플리스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의 경계에 있는 30㎞의 또 다른 하천 이름이었으며, 이 강과 가까운 들판에서 물소가 살고 있다. 축축한 땅과 풀숲이 무성한 들판에서 사는 물소들.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가는 길이 재미있는 건 집들이 교외에 지어진 별장처럼 크고 근사했는데, 그 집들의 전망이 바로 이 들판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앞의 좁은 흙길만 건너면 바로 물소를 볼 수 있었다. “오! 저기 봐! 여우야!” 집들로 향하는 다리 위에서 녹조가 번진 하천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속삭였다.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밝은 갈색의 여우가 총총총 남의 집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작고 보송한 여우가 느긋하게 동네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좀더 걸어가니 이번엔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그려 놓은 표지판이 보였다. 물소뿐만 아니라 학, 수달, 물뱀(베를린에서는 거의 뱀을 볼 수 없다) 등이 산다고 했다.●동물들의 천국 ‘테겔러 플리스’ 걸어도 걸어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 물소 때문에 슬슬 힘이 빠지려는 무렵, 드디어 물소를 만났다. 검은 물소가 일곱 마리나, 시원한 진흙에 모여 앉아 질겅질겅 풀을 씹고 있었다. 야생이라고는 하지만, 보호구역 안에서 시의 관리를 받는 거였고, 한쪽 귀에는 번호표 같은 것도 달고 있었다. 울타리 위에 올라가 목을 빼고 쳐다봤다. 좀 움직여 주면 좋으련만 땡볕을 피해 앉은 물소들은 일어날 줄을 몰랐다. 우리와 같이 쳐다보던 옆의 아주머니가 말을 꺼냈다. “길을 따라 좀더 가면 거기에도 물소들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요. 여기보다 더 가까이 볼 수 있고요.” 그곳을 거쳐 여기로 왔다는 그녀의 보물 같은 한마디에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는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고서. 그녀의 말처럼 탁 트인 들판에서 소들이 모두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망원 렌즈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울타리 근처까지 바로 다가와 풀을 먹고 있는 물소 때문에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숨죽여 그들을 쳐다봤다. 스무 마리 가까이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자연의 동물원이자 사파리였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서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휴가지가 될 터였다. 정수리가 뜨겁게 달궈지는 날씨였지만, 나무가 가득한 숲길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풀숲을 헤치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한참을 쳐다보고 발견한 건 검은 야생돼지. 다음에는 꼭 망원경을 챙겨 와야지 생각하며 우리는 베를린 동물의 천국을 빠져나왔다.●30여년 방치된 히틀러가 입원했던 야전 병원 베를린에 이처럼 신기한 곳이 많으니 멀리 휴가를 못 가도 별로 억울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던 중, 가장 기괴한 여행지도 알게 됐다. 버려진 병원 단지를 그대로 개방해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베를린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포츠담에서 살짝 더 아래의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오래된 병원, 벨리츠하일슈테텐이었다.1898년에 지어진 이곳은 1930년까지 심각한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요양소로 쓰였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기관총 같은 새로운 무기의 초기 사상자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이었다. 당시 총상을 입은 젊은 히틀러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뒤 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병사들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가 점령한 후에는 통일 전까지 소비에트군의 병원으로 이용됐다. 동베를린의 중요한 군 병원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통일 후 이 큰 병원 단지는 아주 일부를 빼고는 버려져서 30년 넘게 방치됐다. 수술병동, 정신병동 등 이름만 들어도 으스스한 대부분의 병원 건물이 그냥 주변 숲속에 같이 묻힌 것이다.1990년대 초, 베를린의 많은 버려진 건물들을 가난한 아티스트나 사람들이 점령해서 살았던 것처럼, 이곳 또한 불량한 10대들의 아지트로, 사람들의 담력을 시험하는 코스로 종종 쓰였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병원 부지 위를 걸을 수 있는 공중 다리가 설치됐다. 무려 60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병원 부지는 지금도 (법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많지만, 일부는 가이드와 함께 수술병동과 부엌, 세탁실 같은 곳을 정해진 시간에 둘러볼 수 있다. 심지어 한밤중에 손전등 하나만 가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여름의 오싹한 휴가지로 이보다 더 짜릿한 곳은 없는 것이다. 2015년에는 건물 부지를 둘러싼 공중 나무 다리가 만들어졌다. 낡고 음침한 건물 단지가 한눈에 내다보이고, 걷다 보면 남녀 환자들의 요양소로 쓰이던 메인 건물 등 위치에 따라 건물 곳곳을 더 가깝게도 건너볼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일반에 개방하는 날짜가 별도로 정해져 있고, 예약을 통해 투어를 미리 신청할 수 있다. 버려진 수술실이나 부서진 벽, 창문 등 전체적으로 으스스한 건물의 분위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어는 14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여름이 가기 전, 등골 서늘한 피서를 즐기고 싶은 베를린 사람들에게 이 폐병원만큼 딱 맞는 곳도 없지 싶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파주병원 탈주 확진자 “독약 타서 달아나”…유심칩 빼고 25시간 서울 활보 ‘방역 구멍’

    파주병원 탈주 확진자 “독약 타서 달아나”…유심칩 빼고 25시간 서울 활보 ‘방역 구멍’

    코로나19 확진 상태에서 격리 병원을 탈주했다가 붙잡힌 50대 남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이 남성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린 채 하루 동안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며 방역망에 구멍을 냈다. 19일 경기 파주경찰서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 20분쯤 파주병원에서 탈출한 A(56)씨는 도주 25시간 만인 이날 오전 1시 2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카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파주 일대에 은신해 있다가 오전 4시 30분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처와 신촌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유심칩도 빼고 무료 와이파이만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재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최종환 파주시장에 따르면 A씨는 탈출 동기에 대해 “파주병원에서 김칫국에 독약을 타서 달아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카페에서 음료를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썼다고 주장했지만 확진 상태에서 서울 일대를 종횡무진한 탓에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시장은 “A씨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필요하면 구상권 청구까지 무관용 원칙에 따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 관리 주체인 평택시도 A씨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A씨처럼 자가격리 수칙을 어기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확정된 판결문 10건을 분석해 보면 법이 강화된 뒤 선고 형량도 높아졌다. 개정법이 적용된 5건 중 실형 선고는 1건, 징역형 집행유예는 2건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지법은 자가격리를 위반한 후 검거됐다가 또다시 무단이탈한 김모(27)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고, 김씨의 항소도 기각했다. 통상 150만~300만원 선에 그쳤던 벌금형도 2~3배 이상 올라갔다. 실제 서울서부지법은 최근 다섯 차례에 걸쳐 격리지를 이탈한 유럽리그 소속 한국 축구선수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사랑제일교회가 재개발에 따른 교회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 장위10구역 조합원들에게 “(신도들이) 죽음으로 교회를 지킬 것”이라는 협박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교회 측은 대규모 확진자 발생으로 교회를 지키는 인력이 부족해진 틈을 타 강제 철거를 시도한다면 목숨까지 내놓겠다는 위협을 서슴지 않았다. 교회 강제 철거는 법원 판결이 내려진 합법적 절차지만 교회는 서울시가 산정한 금액보다 7배 많은 보상금을 요구하며 버티고 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광화문 집회서도 ‘n차 감염’ 발생…“참석자 명단 파악 어려워”

    광화문 집회서도 ‘n차 감염’ 발생…“참석자 명단 파악 어려워”

    광복절인 지난 15일 열렸던 광화문 집회 참석자 중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참석자를 빠짐없이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국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집회 당일에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이끄는 전광훈 담임목사가 이미 확진 판정을 받고도 참석했다. 지금까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568명으로 신도들 중에서도 일부가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1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를 다닌 사람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통한 새로운 확진자들이 전국에 산발적으로 확인되고 있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경북 고령군 63세 남성과 청도군 67세 남성이 18일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춘천에서도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시민이 확진됐다.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그 시간대 기지국 이용자 명단을 이동통신사 등을 통해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명단을 확보하기에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서울로 소위 전세버스로 이동했던 사람이 많아 관련 명단을 확인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명단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규모 확산이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집회 참석자들의 자발적인 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8일 경복궁집회와 15일 광화문집회 참석자는 증상과 관계없이 즉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아 조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파주병원 탈출 확진자 버스·택시 이용…휴대전화 유심칩 빼고 종로·신촌 활보

    파주병원 탈출 확진자 버스·택시 이용…휴대전화 유심칩 빼고 종로·신촌 활보

    기어서 간호사 업무 데스크 빠져나가서울 종교시설서 10시간 넘게 은신신촌 커피숍서 25시간 만에 검거파주 병원 재입원 치료후 영장 검토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 격리치료 중 달아났던 50대가 도주 25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자는 휴대전화 유심칩을 뺀 후 서울 종로와 신촌 일대를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파주경찰서와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파주병원을 탈출했다가 이날 오전 1시 15분쯤 서울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검거된 50대 A씨(평택시 177번)를 파주병원에 재입원 시켜 치료 중이다. 앞서 A씨는 18일 오전 0시 18분쯤 병원을 탈출했다.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는 공간에서는 바닥에 엎드려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전 4시 30분쯤 파주 조리읍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 A씨는 종로구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머물렀다. 이어 택시를 타고 이동해 인근 종교시설에 몰래 들어가 10시간 넘게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11시 10분쯤 버스를 타고 신촌 카페를 찾은 A씨는 CCTV 등을 통해 동선을 추적한 경찰에 검거됐다. A씨는 휴대전화는 들고 탈출했지만, 유심칩을 뺀 후 무료 와이파이로만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파주병원에 재입원한 A씨의 치료가 끝나면 탈출 동기 등에 대해 조사한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후에 판단할 문제이긴 하지만, 사안이 중대해 구속영장 신청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와 동선이 겹친 파주경찰서 소속 형사 4명 등을 자택 대기 조치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사랑제일교회에 머물며 예배를 본 뒤 감염돼 15일 파주병원에 입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강남아파트 청약 때 자산 겨우 45만원”(종합)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강남아파트 청약 때 자산 겨우 45만원”(종합)

    국세청 “자산 평가 때 전세금·주식 포함 안 돼”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리는 가운데 서울 강남의 임대아파트를 청약할 당시 자산평가액이 약 45만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자산 규모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청약자격 요건에서 자산 평가할 때는 전세보증금과 주식 등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국세청을 통해 밝혔다. “김 후보자, 청약 자산 기준보다 전세금 많아 분양 자격 해당 안돼”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2012년 현 거주지인 강남구 자곡동 LH 임대아파트를 청약할 당시 자산평가액은 총 44만 5900원이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처제 명의의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었지만, 이는 임차권이라는 이유로 자산에 포함되지 않고 1998년식 자동차만 자산으로 인정됐다. 당시 LH의 분납임대아파트 청약 자산 기준은 ‘부동산 2억 1550만원, 자동차 2769만원 이하’다. 김 후보자는 최근 처제를 통한 부동산 매입 의혹과 관련한 해명에서 전세보증금이 2억 3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전세보증금이 부동산 관련 자산으로 평가됐다면 분양 자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무주택자 내세워 임대주택 ‘꼼수’ 분양,文, 이게 국민 눈높이 맞는 인사냐” 국세청 “자산규모 축소 사실과 달라” 김 의원은 “2012년 말 당시 전국의 주택 평균가격은 2억 5000만원이었다”면서 “무주택자라고 치켜세운 고위 공직자가 각종 꼼수로 임대주택을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과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인가라는 물음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답할 차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고 김 후보자는 법적인 범위 내에서 정상적으로 청약한 것으로 해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청약자격 요건 중 자산평가 기준은 부동산과 자동차 가액만으로, 전세보증금과 은행예금, 주식 등 금융자산은 자산 평가시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라며 “자산규모를 축소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 “당시 청약 자산 기준은부동산과 자동차 가액만 평가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오전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한다.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주택 청약과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3차례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 서울 강남 아파트를 처제 명의로 차명 매입해 시세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해당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전날 통합당은 김 후보자가 서울 강남 아파트를 처제 명의로 차명 매입해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 측은 “처제는 정상적으로 매입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유경준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1년 1월 강남구 역삼동 경남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 김 후보자 부부와 같이 거주하던 김 후보자의 처제가 그로부터 2개월 전 매입한 아파트였다. 강남아파트, 처제 명의 차명 매입 의혹도 34살 처제, 5억 이상 고가 아파트 매수“18년차 공무원, 처제 아파트에 전세?” 유 의원은 당시 34세였던 처제가 거래가 5억 500만원의 고가 아파트를 매수한 점, 18년차 공무원으로 4급 서기관이었던 김 후보자가 그런 처제 소유의 아파트에 전세를 얻은 점 등을 근거로 차명 매입을 의심했다. 처제의 아파트 매매 자금 출처가 투명하지 않고, 김 후보자가 자신보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처제 집에 세들어 산 모양새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 가족이 등록기준지를 이 아파트로 변경한 점, 김 후보자가 전세권 설정이나 전월세 등록도 하지 않은 점 역시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유 의원은 부연했다. 김 후보자의 처제는 지난해 5월 9억 7800만원에 이 아파트를 매도해 4억 7000여만원을 남겼다. “작년 4억 7000만원 차익 보고 팔아”김 후보자 측 “시세 맞게 보증금 지급” 유경준 “처제 자금 출처 불투명…증여세 포탈 여부 세무조사해야” 유 의원은 “김 후보자가 사실상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주택을 소유했고, 이후 해당 주택매매를 통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살던 처제가 구매한 아파트에 전세를 얻은 것이라도 국세청이 지난달 발표한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 혐의자 유형 중 증여세 포탈에 해당할 여지가 있으므로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보자 “처제, 직접 집 소유 의사 강했다” 김 후보자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처제가 주택을 직접 소유하려는 의사가 강했다”고 국세청 설명자료를 통해 밝혔다. 아파트 매입 자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김 후보자 측은 아파트 매입 자금과 관련해 “처제의 은행대출 1억 5000만원, 10여년의 직장생활 등으로 마련한 처제의 자금, 후보자의 전세보증금 2억 3000만원 등으로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처제와 일정 기간 함께 살아 편법 증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처제는 정상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했고 김 후보자가 시세에 따른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고 해당 아파트에 거주했다는 증빙 자료도 있다”면서 “따라서 차명 매입은 사실이 아니고 증여세 포탈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입신고를 안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세권 설정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김 후보자는 해명했다. 또 김 후보자가 가족관계등록부 상 등록기준지를 부산에서 서울로 변경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배우자 및 자녀의 의견을 반영해 생활근거지를 기준으로 편의상 변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신자…원불교 법당에도 숨었다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신자…원불교 법당에도 숨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회 50대 신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 탈출했다 25시간만에 붙잡혔다. 1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15분쯤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파주병원을 탈출한 코로나19 확진자 A씨(56)를 검거해 곧바로 파주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시 거주자인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전광훈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발열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자 지난 14일 검사를 받고 이튿날 확진돼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됐다. 입원 사흘만인 18일 오전 0시18분쯤 파주병원을 탈출한 A씨는 간호사들의 눈을 피해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했다. A씨는 오전 4시30분쯤 파주병원에서 3km 떨어진 조리읍 봉일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1시간가량 머문 게 확인됐다. 경찰은 A씨 검거를 위해 경력을 동원해 서울 종로구 등 일대를 수색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행적을 추적해 도주 25시간여만에 그를 붙잡았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A씨 때문에 의료진과 경찰이 생고생을 해야 했다. A씨는 뉴시스에 도주 중 종로구의 한 원불교 법당 안에 들어가 11시간 동안 몸을 숨기고 있다가 신촌의 카페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법당 안에 있는 동안 다른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다시 파주병원으로 입원을 시켰는데 의료진들이 탈출 동기를 물어보니까 김칫국에 독약을 탄다는 등 이런 좀 비상식적인 언급들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탈출 동기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 사랑제일교회분들은 이런 피해의식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도 ‘북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교회나 집회장에 뿌렸다’ 이런 말을 하고, 또 일부 신도들은 ‘일부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양성으로 판정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국민 민폐” 파주병원 탈출 50대 전광훈 판박이(종합)

    “국민 민폐” 파주병원 탈출 50대 전광훈 판박이(종합)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회 50대 신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 탈출했다 25시간만에 붙잡혔다. 1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15분쯤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파주병원을 탈출한 코로나19 확진자 A씨(56)를 검거해 곧바로 파주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시 거주자인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전광훈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발열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자 지난 14일 검사를 받고 이튿날 확진돼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됐다. 입원 사흘만인 18일 오전 0시18분쯤 파주병원을 탈출한 A씨는 간호사들의 눈을 피해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했다. A씨는 오전 4시30분쯤 파주병원에서 3km 떨어진 조리읍 봉일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1시간가량 머문 게 확인됐다. 경찰은 A씨 검거를 위해 경력을 동원해 서울 종로구 등 일대를 수색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행적을 추적해 도주 25시간여만에 그를 붙잡았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A씨 때문에 의료진과 경찰이 생고생을 해야 했다.순식간에 400명 확진…대구 때보다 위험 권준욱 중앙방역 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환자 발생 규모가 매우 크다. 추가 전파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고 고령의 확진자가 많다”며 “대구 신천지발(發) 감염보다 지금이 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457명으로, 수도권 432명, 비수도권 25명이다. 지난 12일 이 교회 신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엿새 만에 확진자 수가 4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와 인천,충남,대구,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광역단체에서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의 노력을 짓밟으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17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턱에 마스크를 걸치고 웃으며 서울의료원에 입원했다. 그는 기록적인 폭염에 전신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로 분노를 샀다.“국민민폐 재수감” 청원 20만명 돌파 전광훈 목사를 재수감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일 만에 20만명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지난 15일 “‘국민 민폐’ 전광훈 재수감을 촉구합니다”라는 이름의 청원을 통해 “전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후 수천명이 모이는 각종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면서 회비와 헌금을 걷기에 혈안이 됐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쓴 방역 당국의 노력마저 헛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자 코로나 방역의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에 지시한 대로 정부는 앞으로 더 강력한 방역조치 취해나갈 것이며 방역을 방해하는 일체 행위는 국민안전 확보와 법치확립 차원에서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의정부시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무시하고 주거지를 무단이탈했던 20대 남성은 징역 4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정부는 지난 4월 감염병관리법을 강화했다.이전에는 최고형이 벌금 300만원이었지만 강화 이후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으로 상향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확진 교인, 25시간만에 검거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확진 교인, 25시간만에 검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 참석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에서 격리치료 중 달아났던 50대가 도주 25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전날 새벽 파주병원을 탈출했던 A(평택시 177번 확진자)씨가 이날 1시 15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된 A씨는 구급차를 이용, 현재 파주병원으로 이송 중이다. 당시 커피숍에는 손님 약 40명이 있었으며, 서울시는 이들과 커피숍 등을 상대로 방역 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당국은 A씨가 병원에 도착하는대로 코로나19 재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A씨에 대한 도주 이유 등 조사는 감염 우려로 당장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A씨에 대한 조사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파주병원은 지난 18일 오전 8시쯤 A씨가 격리치료 중이던 병실에 배식을 위해 들어갔다가 A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10분뒤 경찰에 탈출 신고를 했다. 파주시와 파주병원은 A씨가 이날 0시 18분쯤 병원 정문을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푸른색 계열의 환자복 바지와 흰색 민소매 티를 입고 하얀색 슬리퍼를 신은 채 병실을 나선 뒤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는 공간에서는 바닥에 엎드려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오전 4시 30분쯤 파주병원에서 3㎞가량 떨어진 조리읍 봉일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오전 9시쯤부터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1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커피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했고, 음료를 마실 때만 마스크를 잠깐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기 위해 경력을 동원해 서울 종로구 등 일대를 수색하고 CCTV 등을 통해 그의 행적을 추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랑제일교회 신도 찾아라” 지자체 긴급행정명령 발동(종합)

    “사랑제일교회 신도 찾아라” 지자체 긴급행정명령 발동(종합)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수백명씩 참가한 것으로 알려져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에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광훈 목사를 비롯 250여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집회를 위해 상경한 참가자들에게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구시·전북도·경남도·경북도, 긴급행정명령 발동 대구시·전북도·경남도·경북도는 수도권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할 조짐을 보이자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집회 참가자와 사랑제일교회 신도 찾기에 나섰다. 전북도는 지난 17일 낮 12시 30분 ‘수도권 등 방문자 집단검사’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행정명령 대상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8월 7∼13일), 경복궁역 인근 집회(8월 8일), 광복절 집회(8월 15일) 방문자로 특정했다. 전북에서는 지금까지 사랑제일교회 신도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1명은 1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광화문 집회에도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도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를 34명, 광복절집회 참석자를 30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북도는 집회 참석을 위해 전주와 군산, 익산 등 4개 시·군에서 300여명이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하지만, 정확한 참석자 파악에는 애를 먹고 있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명단을 밝히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들이 적극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고 밝혔다. 경남도도 같은 날 오후 6시 사랑제일교회 방문자와 집회 참가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긴급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경남도가 명단을 확보한 사랑제일교회 신도 47명 가운데 11명은 음성으로 나왔다. 24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고 1명은 검사할 예정이다. 나머지 11명은 연락이 닿지 않거나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 63명 중 57명은 음성 판정을 받고 5명은 검사 진행 중, 1명은 검사 예정이다. 집회 당일 전세버스 여러 대가 올라간 점으로 미뤄 진단검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경북도는 18일 집회 참가자 명단 파악이 쉽지 않자 참가자에게 자발적으로 진단검사를 받도록 긴급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또 재난 문자메시지로 집회 참가자와 8월 7∼13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방문자·교인에게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즉시 진단 검사를 받도록 독려하고 있다. 도민에게는 수도권 등 타 시·도 방문을 자제하고 위생수칙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시·군마다 집회 참가자를 파악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집회 참가자를 확인해 자가격리 조치하고 진단검사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사랑제일교회 신자와 확진자의 접촉자 등 72명을 검사한 결과 포항 2명, 영덕 1명, 상주 1명 등 4명이 양성으로 나왔고 나머지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3명은 검사를 거부했고 1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포항시는 개신교인을 중심으로 시민 400여명이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에게 증상과 관계없이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명단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 가족과 지인도 검사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도 7∼13일 서울 사랑제일교회, 1∼12일 용인 우리제일교회, 15일 광화문집회에 간 시민에게 오는 21일까지 진단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는 고위험시설인 클럽,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 전자출입명부 관리, 마스크 착용 등 의무화된 방역 수치 이행 실태를 특별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2학기 개학 전 기숙사 입소 예정인 대학생, 중·고등학생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반도록 했다. 광복절 집회 참가자들 2주간 자가격리 의무화 지자체들은 사랑제일교회나 광복절집회 참가자들이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도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관련자들은 경찰이 직접 위치를 찾고 있다. 광주에서는 사랑제일교회나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사랑제일교회 관련 검사자는 27명으로 이 가운데 19명이 음성으로 나왔다. 6명은 타시도로 이관했고 2명은 검사 예정이다. 추가로 확인되는 교인이나 집회 참석자는 질병관리본부와 경찰 협조를 받아 검사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참석자 명단 파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질병관리본부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며 “신속히 참석자 명단을 파악해서 검사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했다. 충남에서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교인이 57명으로 확인됐지만, 이들 가운데 16명은 연락 두절 상태다. 도는 경찰 협조를 받아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41명을 검사한 결과 이날 9시 기준으로 9명이 양성으로 나왔다. 음성 판정을 받은 교인에게는 2주간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누적 438명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전국 누적 확진자는 438명이다. 이 교회 교인 1명이 12일 처음 확진된 뒤 16일까지 314명, 17일 123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 가운데 서울시 확진자는 282명이다. 방역당국이 현재까지 교인과 방문자 1559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996명이 음성으로 판정됐고 나머지 인원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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