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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골목 맛세상] 신촌 대학가 골목

    [뒷골목 맛세상] 신촌 대학가 골목

    ■ 싼 값이 미덕 ‘껍데기’ 신촌 로터리에서 연대 앞 굴다리, 그리고 국철 신촌역을 거쳐 이대 앞에 이르는 여러 골목들을 일컫는 소위 ‘신촌 대학가’에는 밤낮없이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아무리 나라에 불황이 깊어지고 고학력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어도, 이곳만은 예외인 듯 젊은 인파가 화려하게 골목골목을 흘러 다닌다. 어디 젊은이들만 화려한가. 어쩌다 잘못 들어선 나 같은 중년마저 오늘만큼은 삶의 남루(襤褸)를 벗어던진 채, 기꺼이 젊은 인파에 휩쓸리며 함께 화려하다. 신촌 대학가의 먹자골목은 넘치는 젊음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향기로운 느낌이다. 먹자골목 어디를 둘러보아도 간판이며 상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젊은 감각이며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싱싱한 생명감으로 통통 튀어난다. 트라이앵글, 소금인형, 연필 두 타스. 헝그리, 고래발, 모비딕, 아이디, 클릭, 불량식품, 딱지치기, 신계초전문라면, 고기창고, 신촌스토리, 서피동파, 짱아, 찜닭웰…. 그러나 다시 한번 둘러보면 젊음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향기 속에서도 불황의 그림자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쉽게 제 모습을 드러낸다. 불황이 깊을수록 매운 음식도 많아진다고 한다. 소위 요식업계의 ‘매운 불패 신화’, 불황에는 매운 음식만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는 신화이다. 홍초불닭,辛불닭, 오마이핫, 신닭발불곱창, 매운불갈비, 화풀이신촌주점, 화도풀고속도풀고…. 먹자골목 곳곳에 불황을 대변하는 매운 음식들이 소문 없이 빼곡히 껴들어 있다. ●골목 어디서나 맛있는 집 쉽게 발견 동양의 음양오행(陰陽五行) 사상에서 음은 우주에 있는 삼라만상의 모든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징한다. 밝은 태양의 반대편에 있는 어두운 밤, 남자의 반대편에 있는 여자, 하늘의 반대편에 있는 땅, 지아비의 반대편에 있는 지어미…, 그렇듯 양의 길사(吉事) 반대편에서 음은 흉사(凶事)를 상징한다. 그런 식이라면 희망의 반대편에 있는 절망이며 호황의 반대편에 있는 불황 또한 당연히 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나라에 불황이 깊어져서 대학가에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음의 시절이다. 그러고 보니 절기 또한 언뜻 동지 무렵을 지나는 엄동설한이 아닌가. 24절기에서 동지란 음이 가장 왕성한 때이다. 주역으로 본다면 동지란 양은 하나도 없이 애오라지 음으로만 가득 찬 강음의 절기인 것이다. 실제로도 지난 한 해 대지를 누비던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의 싱싱한 약동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죽음의 잿빛 풍경만이 사방을 뒤덮고 있다. 아직까지 생명이 남은 것들도 한겨울의 모진 추위를 피해 죽은 듯이 한껏 몸을 움츠리거나 추위가 미치지 않는 깊은 곳으로 숨어들었을 터이다. 얼핏 우리 인생살이 식으로 생각하면, 강음의 동지란 흉사만 가득한 절망과 죽음의 순간처럼 여겨진다. 정말 그런가.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하필이면 동짓날을 골라 붉은 팥으로 팥죽을 쑤어먹으며 집안의 흉사를 모두 쫓아내는 벽사를 벌였다. 조상들은 다름 아닌, 음만 가득한 절망과 죽음의 순간이야말로 이미 그 안에 희망과 생명의 씨앗을 처음으로 잉태하는 더없이 상서로운 순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주식용어로 소위 ‘바닥을 친다’는 말이 있다. 주식이 한 없이 추락하다 보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에 닿고, 거기서부터는 드디어 위로 치솟아 오를 수밖에 없는 반환점이 바닥인 것이다. 주식의 ‘주’자도, 투자의 ‘투’자도 모르던 아득한 옛날부터 조상들은 슬기롭게도 동짓날이 바로 그렇게 음의 바닥을 치는 반환점임을 알았다. 그렇다. 동지를 시작으로 해서 더 이상 음은 남아있지 않고, 앞으로 올 것은 애오라지 양뿐이다. 그런 동지가 어찌 상서롭지 않으랴. ●저마다 ‘원조’ 내세우며 경쟁 만일 그대가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되어 영혼마저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면,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신촌 대학가의 먹자골목으로 오라. 그리고 스스럼없이 저 향기롭고 아름다운 인파 속에 끼어들어라. 그대 또한 아직은 향기롭고 아름다운 젊은이가 아니랴. 그렇게 젊은 인파에 끼어들어, 흡사 조상들이 팥으로 팥죽을 쑤어먹으며 집안의 삿된 잡귀들을 물리치는 벽사를 하듯이, 그대도 먹자골목 어디에나 널려있는 싸고 맛있는 집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그대 영혼의 잡귀인 추위와 굶주림을 물리쳐라. 그 순간 그대는 반드시 바닥을 치고 일어나 위로 치솟아 오르리라. 흔히 겨울이 가야 봄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듯이, 젊은 그대는 절망이 사라져야 희망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 않으랴. 그리하여 그대는 저절로 절망이 사라지고 희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으랴. 아니다. 그대의 희망은 바로 절망에서 온다. 그대가 더 이상 일어설 힘도 없이 삶의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절망이 드리운 죽음의 잿빛 풍경뿐일 때, 바로 절망의 깊은 구렁텅이에서, 그대 자신도 미처 몰랐던 한 가닥 희망이 이미 싹트고 있을 터이다. 절망의 터널을 거치지 않는 희망이란, 마치 겨울을 건너 뛴 봄처럼 전혀 무의미하다. ■ 4시간 마시고 3000원 신촌 로터리에서 연대 쪽으로 가다보면 독수리약국이 있다. 바로 그 골목에 소위 ‘싸고 맛있는’ 껍데기집들이 몰려 있다. 저마다 원조임을 내세우지만, 눈 밝은 이들은 이중에서 ‘연대껍데기’(1호점 02-313-0436,2호점 02-334-5511,3호점 02-392-4759)가 정통임을 알고 있을 터이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양도 푸짐 주인 되는 김형자씨는 일찍이 스무 살 무렵에 전라도 바닷가 마을에서 서울로 올라와 길거리에서 뻔데기장사부터 시작하여 안 해본 장사가 없이 고생한 끝에 흑석동에서 일수놀이를 하며 이제 겨우 살 만하다 싶게 한숨을 돌리는 순간에, 웬걸, 그놈의 IMF로 쫄딱 망하고, 독수리약국 뒷골목의 다 쓰러져가는 집을 겨우 세 얻어 연대껍데기를 열었다. 그러자 우선 대학생들이 싼 맛에 하나둘 모여들고, 입소문이 더해져 얼마 후 곧장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마침내 손님이 미어터지는 바람에 차례로 2호점,3호점을 먹자골목의 고만고만한 거리에 열어, 외사촌동생 최창권과 며느리 이은섭에게 각각 넘겨주었다. 연대껍데기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싼 값에 있다. 얼핏 계산해도 만 원짜리 한 장이면 둘이서 먹고 마실 수가 있고, 만 원짜리 두 장이면 셋이서 먹고 마시기에 부족함이 없다. 손바닥만한 돼지목살, 장어 1마리, 왕새우 1마리가 각각 2000원이고, 껍데기가 3장에 2500원이다. 삼겹살, 돼지갈비, 닭갈비, 닭똥집, 오징어불고기, 샤워오징어가 각각 3000원, 이밖에 해물파전이며 김치전이 4000원이다. 비록 2000원,3000원짜리 안주들이지만, 무엇을 시켜도 싼 가격에 비해 얼핏 믿어지지 않을 만큼 양이 푸짐하다. 만일 그대가 가까스로 수중에 2만원 정도 마련하였다 해도, 그대는 친구 두세 명과 함께 얼마든지 호기롭게 연대껍데기를 찾을 수가 있다. 우선 껍데기라는 상호에 어울리게 껍데기를 시키고 거기다 목살과 장어 한 마리를 추가하거나 아니면 통째로 양념을 한 오징어불고기를 추가할 수도 있다. 이에 곁들여 3000원짜리 소주를 3병쯤 마셔도 아직 2만원이 넘지 않는다. 여기에서 1000원짜리 공깃밥을 3공기 시키면 수에 맞게 된장찌개가 뒤따라 나온다. 이 무렵이면 그대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사이에 콜라나 사이다가 공짜로 그대의 탁자에 올라있을 것이다. 그래도 먹고 마신 가격은 아직 2만원이 넘지 않을 터이다. 어디 보자, 껍데기 2500원, 목살 2000원, 장어 2000원, 소주 3병 9000원, 공깃밥 3공기 3000원, 어떤가. 아직 2만원이 안 넘어섰다. 아아, 이쯤에서 친구 중의 한 명이 과감하게 일어서서 2차를 가자고 외친다면, 벽사를 위한 그대의 오늘밤이 얼마나 화려하랴. 독수리약국에서 큰길을 건너면 얼마 걷지 않아 ‘포석정’(02-332-5538)이 나온다. 포석정은 다른 음식점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몇 가지 희한한 안내문들이 있다. 우선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의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어서 오십시오. 새로운 경험이 당신을 환영합니다. 고전과 현대의 절묘한 만남, 옛 왕과 귀족들이 풍류를 즐기던 포석정이 밀레니엄 시대에 새롭게 태어났습니다.’계단을 내려가 마침내 실내에 들어서면 홀 중앙에 과연 포석정을 본뜬 타원형의 작은 고랑이 있고, 그 고랑을 따라 막걸리가 흐르고 있다. 물론 두꺼운 통유리로 덮인 군데군데 구멍이 뚫어져 있어, 그 구멍에서 작은 조롱박으로 막걸리를 길어 올려 마시게 되어 있다. ●고랑 따라 막걸리 흐르는 포석정 포석정을 둘러보다 보면 무심코 다른 안내문에 눈길이 간다.‘막걸리 값은 1인당 3000원씩입니다’4시간 동안 마음껏 드십시오’‘막걸리 주문 후 4시간이 지나면 막걸리값은 다시 계산합니다’세상에,4시간 동안 3000원을 내면 포석정에 흐르는 막걸리를 무한정으로 퍼마실 수가 있다니!놀라서 다시 한 번 살피면 무슨 경고문처럼 또 다른 안내문이 붙어있다.‘외부 음식물 반입금지!’ 이를테면 술값 3000원으로 하루저녁을 즐기기 위해 주인 몰래 순대며 떡볶이 등을 사들고 와서 야금야금 안줏감으로 먹는 얌체들도 있는 모양이다. 40대 초반의 포석정 주인 정지순씨는 마음씨 좋은 옆집 아주머니 같은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상식을 벗어난 싼 막걸리 값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막걸리 값이야 어차피 손해 보죠. 허지만 우리 포석정을 홍보하는 홍보비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싼 비용은 아니지요. 고작 안주를 팔아서 수익을 맞추는데, 그것마저 아까워서 밖에서 안주를 사오는 손님들도 없지 않아요.” 포석정을 시작한 지 8년이 되었는데, 갑자기 작년부터 신문이며 잡지, 방송 같은 매스컴에서 관심을 갖는다면서, 주인은 그게 다 경제 불황과 연관이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포석정에서는 막걸리만 파는 것이 아니고 소주며 백세주, 맥주 등 여타 술도 파는데 가격은 다른 술집과 비슷하다. 안주는 해물파전, 불고기파전, 참치파전, 두부김치가 각각 1만원이고, 김치전이 9000원인데, 주인의 넉넉한 품성처럼 양이 풍성하다. ■ 매운맛 보려면 찾으세요 독수리약국에서 신촌역으로 빠지는 어름에서 민들레영토를 지나 신선설농탕 골목으로 접어들어 다시 왼쪽으로 꺾으면 ‘완차이’(02-392-0302)라는 조그만 중국요리집이 숨어있다. 총복자(叢福滋)라는 흔치않은 이름을 가진 화교가 주인인데, 탁자 6개의 완차이는 저녁 무렵만 되면 골목길에까지 손님들이 줄을 선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주인이 10여년 전부터 개발해낸 매운 요리들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유명세를 탄 것은 ‘아주매운홍콩홍합’이라는 요리인데, 요리를 먹다 보면 어떻게 중국요리가 이렇게까지 매울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이다. 모르기는 해도 맵기로만 따진다면 홍초불닭이니 매운 갈비니 하는 소위 ‘매운 불패’의 신화도 ‘아주매운홍콩홍합’에는 비교될 수가 없을 터이다. 껍질째로인 홍합에 고춧가루가 무슨 딱지처럼 범벅으로 붙어있는데, 이 고춧가루가 또한 청양고추로 만든 것이다.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 맛에 놀라 잠시 먹기를 중단한 채 몇몇 탁자를 곁눈질하면 대부분이 ‘아주매운홍콩홍합’의 매운 맛과 씨름하느라 땀까지 뻘뻘 흘려가며 숫제 정신이 없다. 희한한 것은 그렇게 사생결단하듯 매운 맛과 싸우면서도 결코 누구 하나 요리를 남기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매운 맛이 홍합의 향기로운 맛과 어우러지면서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여운을 남겨, 입안을 중독시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완차이의 요리는 이렇듯 대부분이 매운 맛을 내는 것이 특색인데, 완차이쌀국수볶음, 완차이굴짬뽕, 매운해물볶음밥, 매운삼슬수초면 등이 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9)구룡포와 과메기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49)구룡포와 과메기

    동지 무렵이면 춥다. 옷깃 여미는 추위가 계속되면 구룡포 과메기가 한층 그리워진다. 추운 겨울에 제격이다. 초고추장에 찍어 파와 마늘을 얹고 다시마로 싸 한 입에 털어넣은 뒤 소주 한잔 곁들이면 추위가 저만치 달아난다. 이 무렵, 포구에 사내들이 둘러앉아 무언가를 먹고 있다면 십중팔구 과메기다. 그만큼 과메기는 구룡포 특산품으로서 주소 성명이 분명하다. 구룡포는 서울 기준으로는 가장 먼 곳 중의 한 곳. 그러나 먼길 찾아온 만큼 제값을 하는게 또한 과메기다. 구룡포 읍내는 물론이고 영일만 해변 곳곳의 덕장에서 과메기들이 맛을 들이며 입맛을 돋우고 있다. 본디 관목청어를 관목(貫目)으로 줄여 부르다가 관목이 관메기로, 다시금 과메기 또는 과미기로 변하였다. 오늘날은 꽁치 과메기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과메기하면 단연 청어였다. 그래서 과메기의 역사적 진실에 한결 가깝게 다가가려면 청어부터 제대로 알아야한다. 젊은층에게는 청어의 각인된 이미지가 거의 없지만 노인들은 아직도 청어를 기억한다.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초기만해도 동·서·남해안을 막론하고 상당히 많이 잡혔다. 서해의 경우, 황금조기가 높은 지위를 누리기 전 ‘물고기의 임금’은 단연 청어였다. 푸른 등의 깔끔한 신사, 프록코트를 입은 것처럼 세련미를 풍기면서 해변으로 몰려와 알을 낳던 청어. 천청어(薦靑魚)라고 해서 왕실에도 진상했으며, 상인들이 많이 팔았다고 기록돼 있으니, 다수 어획되었음이 분명하다. 조선시대는 그야말로 ‘청어의 전성시대’였다. 사람들이 예전처럼 청어를 집안에서 먹는 일은 거의 없다. 동네마다 ‘비웃’이라 하여 말린 청어를 팔러 다니던 비웃장사꾼의 걸쭉한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그 대신 21세기 초반의 한국인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수입 청어구이를 즐겨먹는다. 꽁치를 가공한 ‘신식 과메기’를 먹으면서, 예전에는 이 과메기를 청어로 만들었다는 사실조차 까마득히 잊혀져 가고 있다. 일식집 초밥에 섞인 ‘가스노코’가 청어알이란 사실을 아는 이도 많지 않다. 청어문화가 시쳇말로 ‘종을 쳤다.’는 증거다. 청어는 등어(동해안), 비웃, 구구대(서울), 고십청어(전남), 푸주치, 눈검쟁이(포함), 갈청어, 울산치(울산), 과목숙구기(경남·북) 등 지역에 따라 이름도 제각각이다. 성호 이익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청어는 울산(蔚山) 장기 사이에 난다. 북도에서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하여 강원도의 동해변을 따라 내려와 11월에 이곳에서 잡히는데,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점점 작아진다. 어상(魚商)들이 멀리 서울로 수송하는데, 반드시 동지 전에 서울에 대어야 비싼 값을 받는다. 모든 연해에는 청어가 있다. 청어는 서남해를 경유하여 4월에 해주까지 와서는 더 북상하지 않고 멈춘다. 그러므로 어족이 이곳(영남)처럼 많은 곳이 없다.” 또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보면, 청어를 잡아 군량미와 바꾸는 대목이 확인된다. 물물교환의 중심이었던 쌀과 바꿀 정도로 환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증거. 어획량에서도 절대적이었을 뿐더러 기름지고 크기도 커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기름기도 많고 맛도 좋을 뿐더러 큼직하고 값도 싸 예로부터 가난한 선비들을 살찌게 한다는 의미의 비유어(肥儒魚)를 별명으로 얻기도 했다. 청어는 주로 말려서 유통되었다. 교통이 불편하고 유통 방식이 지극히 제한적인 조건 탓에 말린 청어를 두름으로 엮어 유통시킨 것. 건조품으로는 관목이 중요하다. 정약전은 관목청(貫目鯖)이라 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모양은 청어와 같고, 두 눈이 뚫려 막히지 않았다. 맛은 청어보다 좋다. 이것으로 얼간포를 만들면 맛이 매우 좋다. 때문에 청어 얼간포를 관목청어라 부른다. 영남 바다에서 잡히는 놈이 가장 드물고 귀하다.”오늘날 구룡포 일대의 명물 과메기를 말함이다. 과메기는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뼈를 추린 편과메기, 내장까지 통째로 말린 통과메기로 구분된다.20마리를 한 두름으로 친다.12월 첫 추위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듬해 1월 초순까지는 주로 통과메기를 만들며, 설날에 맞추어 출하한다. 배지기라 부르는 편과메기는 11월 정도면 만들기 시작한다. 통과메기는 짚으로 엮어서 덕장에 걸쳐만 놓으면 작업이 끝이지만 편과메기는 상당히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할복과 세척 등을 거쳐야 하므로 인건비도 그만큼 많이 든다.1두름에 통은 6000원, 편은 9000원 정도 하니, 노동력이 시가에 반영된 결과다. 사실 도시민들이 먹기에는 편과메기가 편하다. 따로 손볼 필요없이 젓가락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통과메기를 먹으려면 상당한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내장을 모두 발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편과메기는 취식의 편리성에 부합되게 근년에 개발된 것이다. 편과메기는 불과 3∼4일이면 상품이 되지만 통과메기는 무려 보름여를 말려야 한다. 과메기의 참맛을 즐기려는 이들은 전통적인 통과메기를 선호한다. 추운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내장의 즙이 살에 스며들어 오묘한 맛을 내기 때문. 덕장에서 눈을 맞아가면서 명태가 황태로 변신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래서 과메기를 아는 이들은 통짜를 즐기는 것이다. 과거에는 경주 감포나 영덕 강구 쪽에서도 과메기를 많이 엮었으나 오늘날은 구룡포에만 남아 있다. 왜 수많은 동네 중에서 구룡포가 과메기 명소로 떠올랐을까. 실제로 포구에 들어서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답은 바로 겨울 바람의 힘이다. 동해로 삐죽 튀어나온 일명 ‘호랑이꼬리’쪽은 여간 춥지 않다. 같은 온도라도 바람으로 인하여 체감온도가 훨씬 낮다. 게다가 바람이 산을 넘어오면서 적절히 습한 기운을 품게 되고, 바람막이 산을 넘느라 적잖이 기세가 꺾여 구룡포쯤에 이르러서는 과메기 건조에 딱 들어맞는 기후조건을 만들어 준다.‘구룡포과메기’ 영어법인의 정재덕(66) 회장도 북서풍을 구룡포 과메기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꼽는다. 여기에 온도, 습도가 더해져 과메기를 만드는 3대 조건이 된다. 상품화되어 전국으로 퍼진 지는 불과 10여년 안팎. 지역 상품이 전국 상품으로 확산된 좋은 모범 사례다. 물론 전국 상품은 먹기 편한 배지기가 주종이다. 꽁치로 과메기를 만든 역사 역시 10년이 채 안된다. 청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구룡포 일대만큼 청어가 많이 잡히던 곳도 드물었다. 장기곶 가장 끝쪽인 구만리에 가면 까꾸리개란 갯마을이 있다. 그곳에서는 풍파가 심한 날, 청어가 뭍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해 그걸 까꾸리(갈고리의 방언)로 끌어들였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지어졌다 하니, 청어의 자취가 지명에도 묻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등푸른 생선인 꽁치가 대거 잡히면서 청어는 곧장 대체되었다. 꽁치도 국내산이 줄어들자 북태평양산 수입 꽁치를 쓰고 있다. 그런데 과메기로 먹기에는 국내산보다 기름기가 많은 수입 꽁치가 오히려 제격이다. 기름기가 많아 쫄깃하고 한결 구수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과메기에 ‘환장한’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십마리를 먹어 치운다. 과메기 같은 얼간 생선은 의학적으로도 대단히 몸에 좋다. 기름기가 많아 비만에 영향을 줄 것 같지만 불포화지방산이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메기를 담아 놓은 접시를 유심히 지켜 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밑에 고인 기름들이 허옇게 엉겨붙는 소나 돼지기름과 달리 과메기 기름은 그대로다. 좋은 지방이라는 증거이다. 등푸른 생선이 바람과 만나 숙성되면서 빚어낸 오묘한 맛은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 환경조건 등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바닷가의 명품이 탄생된 것이니, 비록 청어의 문화사는 종막을 고했어도 과메기의 문화사가 보란 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이같은 특산품은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철마다 주문이 쇄도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생선문화관은 대단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자신들이 먹던 것 말고는 꺼리거나 조심스러워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수입 꽁치를 사다 생으로 구워파는 것보다 이같은 특산물로 특화시켜 보급한다면 수입은 물론 겨울 식탁도 한결 풍성하지 않을까. 다행히 초밥, 무침, 튀김, 구이, 회 등 다양한 요리가 개발되어 인터넷 등을 통해 전국의 식탁으로 한창 퍼져가는 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과메기를 부산 사람들은 거의 먹지 않는 대신 대구 사람들은 무척 즐긴다. 필자를 안내한 국립 등대박물관의 대구 출신 이형기 박사는 “아마 부산은 대용 수산물이 풍부한 반면 내륙인 대구는 대용 어류가 없어 그런 선호도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과메기가 구룡포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기준 35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500여명의 주민들이 전업으로 이 일에 종사한다. 구룡포 28개동 대부분에서 과메기가 생산된다. 교통의 오지인 구룡포에 과메기마저 없다면 관광객들이 이처럼 많을 까닭이 없다.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라 불린 곳. 한때 일본인들이 대거 유입돼 개척했던 포구. 그 구룡포가 과메기 한 가지로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형산강 강물의 유입과 퇴적으로 갈대가 우거졌던 염습지에서 동해안 최대의 재래 어시장으로 변신한 포항 죽도시장에 가도 지금은 과메기 천지다. 이쯤 되면 포항을 상징하는 겨울철 제일의 특미로 과메기를 손꼽는다고 조금도 이상할 것은 없지 않겠는가.
  • 중부내륙고속도로 낭만여행

    중부내륙고속도로 낭만여행

    길은 희망이다. 지난 15일 개통된 충주∼상주를 관통하는 중부내륙고속도는 이 지역 주민들에겐 새 희망의 길이다. 교통이 불편해 외면받았던 천혜의 관광지 문경새재와 경천대 등이 수도권에서 2시간 거리로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고속도로로 희망을 갖는 이가 비단 이 지역 주민들뿐이랴. 탁 트인 새 고속도로를 가족과 연인과 달리며 해묵은 고민을 털어낸다면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된다. 더욱이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옛 선비들을 생각하며 문경새재 옛길을 걷는 것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운치다. 새로운 길로 인해 새롭게 만나게 된 문경·상주·충주에서 새 희망을 맛보자. ●희망의 고갯길 문경새재 문경새재가 이렇게 가까웠던가. 복잡한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도 여주분기점(TC)에 들어선지 30분만에 문경새재가 눈앞에 펼쳐졌다. 과거길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넘었던 고갯길. 길이 꼬불꼬불하고 험해, 길이 얼어붙는 겨울철에는 아예 가볼 생각도 못했던 이 곳에 새 길이 열리면서 쉽게 품속으로 다가왔다. 문경새재 톨게이트(IC)를 빠져나와 제 1관문인 ‘주흘관’(主屹關)에 들어서자 벌써부터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새 길이 관광의 오지인 문경을 새롭게 만나는 순간이다. 주흘관을 지나면 나타나는 ‘태조 왕건’ 드라마 촬영지는 2만평에 왕궁 2동과 기와집 41동, 초가집 40동을 지어 마치 민속촌을 방불케 했다. 이따금씩 이곳은 세트장인 줄 모르는 노인분들이 관광안내소를 찾아와 “벽과 기왓장 모두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라며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며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제 2관문인 조곡관(鳥谷關)을 거쳐 충청도와 경계인 제 3관문인 조령관(鳥領關)을 지나는 길은 초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2∼3관문 사이에는 ‘장원급제길’이라는 소로가 있어 당시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와 “어사 출두요.”를 외치며 금의환향하는 어사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백두대간 줄기의 조령산과 마패봉, 부봉, 포암산을 비롯해 주흘산도 잊지 못할 풍광을 자랑한다. 재미있는 전설도 숨어 있다. 당시 서울로 올라가는 길은 문경새재와 죽령, 추풍령 등 3개의 길이 있었는데 과거를 보러 떠나는 선비들은 멀더라도 새재를 택했다. 죽령으로 가면 죽을 쑤고,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문경의 옛지명인 ‘문희(聞喜)’로 가야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일종의 ‘징크스’ 때문이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054-550-6421)에서 3관문까지는 6.5㎞인데 왕복 3∼4시간 걸린다. 봄·가을에는 가족단위로 산책하기에도 좋은 코스. 새재 입구의 온천 지구는 한해의 쌓인 피로와 묶은 때를 푸는 데 최고. 문경온천은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피부염에 효과가 탁월한 칼슘·중탄산천온천수가 나온다. 지하 900m 화강암층과 석회암층 사이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일본 벳푸온천보다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문경종합온천(571-2002)은 한꺼번에 2500명이 들어가는 대형 온천탕을 갖췄다. 입욕료는 6000원. 새재에서 3번국도를 타고 상주방향으로 10㎞쯤 내려가면 천년고성 ‘고모산성’과 진남교반에 이른다. 표지판은 없지만 진남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된다. 영남대로 옛길을 30분을 걸어 올라가면 고모산성 정상에 이르는데, 푸른 강위에 가지런히 놓인 철교와 3개의 교량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이 곳은 옛길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 선비들의 짚신 자국이 나 있는 바위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오갔는지 말해준다. 문경은 도자기의 고향이기도 하다. 경기 이천과 전남 강진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 105호로 지정된 김정옥씨 등 전국 도자기 명장 5명 중 3명이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경도자기전시관(550-6416)은 토기와 청자, 백자, 근·현대도자기, 수석 등이 전시돼 있으며, 가족들과 함께 도자기 실습체험을 할 수 있다(체험료 1만원). 탄광으로 유명했던 문경지역 광부들의 애환과 탄광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문경 석탄박물관(550-6424)도 가볼 만하다. 지난 94년 마지막으로 폐광된 은성탄광 위에 지어진 박물관에서는 실제 탄광안을 들어가 볼 수도 있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550-6393).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경천대 상주에 가면 낙동강을 굽어보는 비경 경천대를 가봐야 한다. 깎아지른 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이곳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절벽’이라고 해서 경천대로 불린다. 상주IC에서는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 이곳이 낙동강 700리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경천대는 가족들을 위한 눈썰매장과 놀이공원, 사극 상도 촬영지 등 놀거리와 볼거리도 함께 갖추고 있다. 관리사무소(536-7040). 상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곶감. 우리나라 곶감의 60%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달부터 내년 1월 말까지가 제철이다. 남작마을은 전통적인 상주 곶감을 생산하는 마을이다.145가구 중 80가구가 곶감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곳을 방문하면 100개 들이 한 상자를 시중의 절반가격인 3만∼4만원선에 구입할 수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자전거박물관(534-4973)에서는 최초의 자전거인 1839년산 로버자전거 등 자전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200여대의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무료로 빌려 탈 수도 있다. 상주시청 공보담당관실(530-6062). ●온천과 스키장이 있는 최고의 겨울철 가족여행지 수안보 수안보는 온천과 스키장, 국립공원, 호수 등을 두루 갖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족 여행지.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산·대구 등지에서도 당일로 다녀올 수 있게 됐다. 수안보 온천과 사조리조트 스키장은 괴산IC를 빠져나와 수안보 방향으로 달리면 월악산 전경과 함께 온천에 이른다. 수안보는 1000여년 전인 고려 현종 당시에도 존재했던 유서깊은 온천이다. 겨울산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수안보파크호텔(043-846-2331)의 노천탕은 이곳의 자랑이다. 사조리조트(846-0750)는 다른 스키장만큼 붐비지 않아 한적하게 스키를 배울 수 있으며, 저녁에는 지척에 있는 온천에서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이다. 충주호는 국내 최대 인공호수로 월악산과 금수산, 옥순봉, 구담 등 단양팔경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어 겨울산과 겨울 호수의 참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월악산 국립공원(653-3250)은 겨울철 기상특보 발효시 등산이 통제되는 만큼 사전에 확인이 필요하다. 문의는 충주시청 문화관광과(850-5165). ■이것도 맛보세요 ‘경상도 음식은 맛이 없다고?’ 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기만 할 뿐 맛이 없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도 음식 못지않다. 오히려 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나오는 웰빙 음식이 많다.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의 소문난 식당(054-572-2255)은 묵조밥이 유명하다. 묵조밥은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건강식. 조로 지은 밥에 녹두를 갈아 쑨 청포묵과 도토리묵을 넣고 양념 간장과 참기름에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칼칼한 된장찌개도 함께 나온다. 도토리묵밥 6000원, 청포묵밥 8000원. 인근 목련가든(572-1940)은 인기 연예인 최수종씨 등 태조왕건 출연자들이 애용하던 맛집으로 즉석 두부요리가 유명하다. 음식은 모두 현지에서 재배한 콩으로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 두부에 곁들인 동동주는 특별 주조한 술로 식욕을 당기게 만든다. 두부와 새우, 버섯, 소고기, 야채 등이 들어간 맛깔스러운 즉석 손두부 전골이 4∼5인분에 2만 5000원. 문경시내 약돌돼지 요리전문점 약돌샤브샤브(556-7192)는 문경 약돌돼지를 이용해 만든 대표 특산요리다. 기름이 적은 약돌돼지 등심과 안심에 각종 신선한 야채를 곁들여 소스에 찍어 먹는다.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상주의 청기와 숯불가든(535-8107)은 감을 먹여 키운 암소고기가 유명하다. 감 먹인 소는 상주의 지역특산물인 곶감을 가공하고 남은 감껍질 등을 이용해 만든 사료로 키운 소. 이곳은 인근 축협에서 사온 소고기로 요리해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며 질기지 않다. 갈비살 1인분(130g)에 1만 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알고 떠나면 초행길도 쌩쌩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초행길 운전자들도 빠르고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서울에서 문경새재나 상주는 평일의 경우 승용차로 2시간30분∼3시간이면 갈 수 있어 당일 여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서울∼상주가 당초 1만 2600원에서 76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영동고속도로 여주분기점(TC), 부산·대구 등지에서는 경부고속도로 김천분기점(TC)에서 빠지면 된다. 또한 문경새재는 겨울철 여행지로 잘 알려지지 않아 숙박 등도 저렴하다. 지난 10월 개관한 문경유스호스텔(054-571-5533)을 이용하면 알뜰하게 즐길 수 있다. 가족실과 8인실,18인실 등이 있어 단체여행에도 적합하다. 가족실은 5만원이다. 또 문경새재 안에 있는 문경관광호텔(571-8001)도 요즘에는 주중 40%, 주말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2인실의 경우 주중 5만 4000원, 주말 7만 2000원이다. ■ 도움말 경상북도 관광진흥과(053-950-2340) 문경·상주·충주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56살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캠퍼스 커플.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커플의 주인공은, 할머니와 손자라는데, 손자가 매일 할머니를 모시고 등교하는 사연은?풍선만 있으면 뭐든 만들어 낸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손놀림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풍선맨, 존 캐시디를 만나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10분)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잇단 해외순방 이후 앞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경제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 만큼 새해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정운영의 기조 변화 어떻게 볼 것인지, 경제 중심의 틀 어떻게 짜야할 것인지 토론해 본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1시40분) ‘뱀장어 스튜’로 2002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권지예. 그녀의 두 번째 창작집 ‘폭소’에는 삶의 곳곳에 숨겨진 아이러니, 실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는 일상의 면면들을 정면으로 그려내고 있다.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그녀의 소설 ‘폭소’를 드라마 영상으로 만난다. ●신기한 세상 별난 톱 10(iTV 오후 9시20분) 롤러 코스터는 1884년 미국의 톰프슨이 발명하여 뉴욕 교외에 있는 ‘코니 아일랜드’에 설치하면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 후로 여러 놀이공원에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 사람들에게 궁극의 짜릿함을 선사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시켰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점을 잘 보는 유명한 모녀 무당이 있다는 소문에 무빈의 어머니는 무빈의 장래를 묻기 위해 부용화네를 찾아온다. 신당안으로 들어서는 무빈의 어머니를 보고 초원은 당황한다. 마침 초원을 보기 위해 무빈이 들어서자 무빈 어머니는 모든 진상을 알게 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세근이 돌보느라 허리와 어깨의 통증이 심해진 영자씨, 놀이방에 세근이를 맡기고 한의원을 찾는다. 을수씨는 아버지 생신이 다가오자 바쁜 와중에도 아버지를 위한 선물을 직접 만든다. 그 날 저녁, 영자씨는 세근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함께 일을 돕겠다고 얘기하지만 을수씨는 묵묵부답이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홍기가 사채업자들에게 고소당해 경찰서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된 독사는 서울로 면회를 온다. 서울에 온 김에 정우를 찾아온 독사는 곧 약혼을 한다는 말에 안심하면서 홍기가 경찰서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를 한다. 홍기는 면회를 온 독사에게서 정우의 약혼소식을 듣고 놀란다.
  • “고라니·멧돼지 뛰노는 서울로”

    오는 2006년까지 남산과 여의도공원 등 도심 12곳 3만 6000여평에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이 조성된다. 이 곳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21일 최근 남산, 보라매공원, 월드컵공원, 길동자연생태공원 등 4곳을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으로 조성한 데 이어 2006년까지 용산가족공원과 여의도공원 등 8곳에 야생 동식물 보호공간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에 밀려난 동식물을 도심공원으로 불러들여 시민과 동물이 공존하는 ‘생태 서울’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은 일종의 도심 속 환경보전지역이다. 서울을 일부나마 원래 주인인 동식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다. 올초부터 서울의 여러 공원에서 발견된 꾀꼬리, 흰배지빠귀, 물총새, 고슴도치, 족제비,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과 다양한 희귀 식물들을 보호·육성해 생태계를 복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생물서식공간은 단순히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게 하는 환경보전지역이나 비오톱에 비해 훨씬 인위적이다. 철망으로 통제한 소규모 생물서식공간 안에 생태연못과 습지를 조성하고, 새와 작은 동물들이 기거하며 먹이를 얻을 수 있는 나무와 식물을 심었다. 또 생태계를 파괴하는 들고양이 등 외부종을 소규모 생물서식공간 밖으로 내몰았다. 내년 2월부터 실시되는 야생동식물보호법이 설치 근거다. 내년부터 본격 운영되는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의 규모는 1만 7000여평이다. 용산구 한남동 산 9의2에 2300여평 규모로 들어선 남산소규모생물서식공간은 이번 사업의 바로미터다. 고욤나무, 감나무 등 28종 1만 3000여그루를 심고 생태연못과 배수로 등을 조성, 원시 자연 환경을 복원했다.1만 2000여평의 넓은 생물서식공간이 들어서는 보라매공원에는 마가목 등 33종 7000여주의 나무와 늪지식물 등을 심었다. 월드컵공원에는 맹꽁이를 유인하는 연못이, 길동자연생태공원에는 새를 위한 먹이대 등이 설치되는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인공생태계가 마련됐다.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은 내년부터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된다. 사업소는 내년에는 남산 수복천약수터 부근과 용산가족공원 등 3곳에, 내후년에는 양재동 시민의숲과 여의도공원 등 5곳에 서식공간이 마련된다. 예상 면적도 올해보다 늘어난 1만 9000평 정도. 예산 확보가 끝난 내년 사업은 설계 용역에 들어간 상태다.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은 생태계가 안정되는 2,3년 정도는 일반인의 출입이 원천 봉쇄된다. 사업소는 운영 이후 1년 정도 생태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뒤, 학술·연구와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에 한정해 부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사업소 녹화상담실 최병언 팀장은 “소규모 생물서식공간은 동식물에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역을 제공한다는 취지”라면서 “서울이 사람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푸른 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아테네 패럴림픽 2관왕 홍석만씨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아테네 패럴림픽 2관왕 홍석만씨

    지난 9월25일 한국의 한 육상선수가 아테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일을 냈다.200m 레이스에서 세계신기록(26초31)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것이다. 이 청년은 이틀전 100m에서도 대회신기록(15초04)으로 우승했고,400m에서는 쿠웨이트 선수에게 0.1초 뒤져 2등을 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한국육상의 신기원이 열리는 이 순간을 놓쳤다. 중계방송이 없기도 했지만 설령 생중계됐더라도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그의 역주를 지켜보지는 않았으리라. 무대가 ‘비장애인올림픽’이 아닌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었고, 그는 두 다리가 아닌 두 팔로 달렸기 때문에. 단거리 육상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건 ‘장애인’ 홍석만(29)은 요즘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12월 내내 주말마다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홍석만은 “행복하고 두렵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체육에 관심을 갖게 돼 행복하고, 무관심으로 돌변할 것 같아 두렵다는 것이었다. 홍석만의 ‘아테네 쾌거’ 이후 정부는 연금·수당 지원, 실업팀 육성, 훈련원 건립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장애인체육을 재활치료로만 치부하는 ‘편견의 벽’은 아직도 높습니다. 재활이라는 인식은 우리를 환자로 보는 것이지요.”라고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3살 때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못쓰게 된 그는 어머니의 등에 업힌 자신이 초라해 등교길에도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 휠체어 육상을 시작하면서 웃음을 배웠다. 낮에는 서귀포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컴퓨터 강사로 일하고, 밤에는 운동장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 요즘 그는 6년전 국제대회에서 만난 일본인 비장애인 여성과 사랑을 가꾸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뉴스플러스] 탈북 4명 北京 한국학교 진입

    |베이징 연합|탈북자로 보이는 신원 미상의 4명이 15일 오후 베이징(北京)의 한국 국제학교에 진입, 보호를 요청했다. 어린이 두 명이 포함된 이들은 이날 열려진 학교 정문을 통해 학교 안으로 진입한 후 탈북자라고 주장하며 서울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외교적 면책특권이 없는 학교측은 이들의 학교 진입 사실을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총영사관)에 통보하고 신병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베이징 창핑(昌平)구 취난(渠南)촌에 있는 한 중국 학교에 세들어 있는 한국 국제학교에는 지난 10월22일 탈북자 29명이 진입했었다.
  • [임영숙 칼럼] 개성의 봄

    [임영숙 칼럼] 개성의 봄

    개성에 다녀왔다.15일 개성공단의 첫 제품 생산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울 경복궁에서 오전 8시 출발한 버스가 군사분계선과 북한의 임시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리빙아트 개성공장에 도착한 것은 11시였다. 남북의 출입국사무소에서 소요된 시간을 빼면 서울에서 개성까지 채 두 시간도 안 걸린 셈이다. 북녁 땅이라 그동안 멀게 느껴진 것일 뿐 사실 개성은 서울에서 불과 70㎞ 거리에 있다.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점심을 먹은 후 선죽교와 표충비를 둘러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45분이었다. 누가 말했던가.‘아침 식사는 서울에서, 점심은 개성에서, 저녁은 다시 서울에서’라고…. 이웃 마실 다녀오듯 그렇게 가볍게 북한에 다녀왔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전력시비로 무겁디 무거운 우리 국회를 생각하면 겨울비 내리던 개성이 더 상큼하게 여겨진다. 색깔시비로 어지러운 가운데 남북협력사업의 첫 결실이 이루어지는 포스트모던적 상황 속에서, 꼼수 정치의 너절함보다는 개성공단의 희망을 바라보고 싶어서일 게다. 개성공단은 남북 공동번영의 터전이다. 북한의 값싼 땅과 노동력, 그리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결합해 남북 모두에게 큰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6·25 당시 남침의 주공격로였던 개성이 평화지대로 바뀜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완화 효과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일의 초석이 된다. 현대아산이 토지공사와 함께 개성시 봉동리와 판문군 일대 2000만평을 공단과 주거 및 관광지로 개발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12년 마무리된다. 그때까지 남쪽에 10만개, 북쪽에 73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한국은행은 분석했다. 완공 이후엔 남한 경제에 연간 24조 4000억원, 북한 경제에 연간 7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효과가 달성되려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풀려야 한다. 미국은 북한산 제품에 대해 최고 수백%의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과 일본도 다른 나라에 비해 4∼5배 높은 관세를 물리고 있어 북한산 제품은 수출경쟁력이 없다. 이제 가동이 시작된 개성공단 시범단지의 생산품은 대부분 내수용이지만 오는 2007년부터 가동될 본 공단은 수출공단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시범단지의 앞날도 미국의 전략물자 반출 제한으로 언제든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처럼 개성공단 제품도 한국산으로 인정해 특혜관세를 적용하도록 다른 나라들과의 FTA 체결 때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략물자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반출품목을 확대할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6개월째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를 재개하고 6자회담에 적극 나서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삼십몇년만에 가장 포근하다는 12월의 봄 같은 날씨 탓인가. 개성엔 벌써 봄이 온 것처럼 느껴졌다. 성을 연다는 개성의 지명 그대로 북한이 굳게 닫힌 문을 열고 국제사회로 나온다면 이 착각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개성공단은 그 가능성에 희망을 갖게 했다. 이미 몇차례 방문한 바 있다는 한 중소기업인은 “개성 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이 달라졌다. 색깔이 밝아졌고 돈이 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귀경길 자유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마친 다른 중소기업인이 큰소리로 말했다.“리빙아트 대박 터졌네. 냄비 사려는 아줌마들이 롯데백화점에 몰려와 번호표를 나누어주고 있대. 남의 일이라도 기분 좋은 일이야. 하긴 남의 일도 아니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 주필 ysi@seoul.co.kr
  • [문학이 머문 풍경] 시인 박인환의 고향 ‘인제’

    [문학이 머문 풍경] 시인 박인환의 고향 ‘인제’

    “한 잔의 술을 마시고/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가을 속으로 떠났다./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중략)…인생은 외롭지도 않고/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목마는 하늘에 있고/방울 소리는 귓전에 철렁거리는데/가을 바람 소리는/내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우는데….” 펑펑 눈이라도 내리는 겨울날, 찻집에 앉아 애잔한 음악과 함께 낭송되던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는 대학가 감상적 낭만의 대명사였다.20∼30년전까지만 해도 찻집마다 단골메뉴로 들려주던 ‘목마와 숙녀’는 그렇게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았다. 한국전쟁이 가져다 준 허무와 절망, 시대적 불안과 애상을 노래한 전후의 대표적 모더니즘 작품인 ‘목마와 숙녀’는 애절한 한국인의 한(恨)풀이이기도 했다. 전쟁의 상처를 보듬은 31세 요절 시인 박인환(朴寅煥)은 전쟁으로 인해 죽어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슬픔을 인간의 비극으로 승화시켜 상처받은 시대적 감성을 달래주었다. 젊은 나이로 요절한 시인이었지만 그의 작품은 세월이 흐를수록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지금도 애송되고 있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8월15일 강원도 인제군 상동리 비교적 부유한 집안에서 출생했다. 이후 서울로 유학해 서점을 경영하며 모더니즘 시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서점을 통해 문단의 주요인사와 교분을 넓혔고 1946년 국제신보에 ‘거리’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리고 전쟁 이후 상실과 자조의 풍조가 지배적이었던 당대의 시풍을 ‘세월이 가면’ ‘목마와 숙녀’등으로 담아내면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한때 외항선을 타기도 했던 박인환 시인은 당대 문인들 가운데 최고의 멋쟁이 ‘댄디보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입고 다닌 양복은 외국 고급천에 일류 양복점의 라벨이 붙어 있을만큼 지나칠 정도로 정장과 외투를 선호했다는 후일담이다. 시 쓰기에 몰두하던 박인환은 공교롭게도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 추모의 밤 행사때 술을 마시고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친구들은 싸늘하게 식어가는 시신에 그가 평소에 좋아했지만 돈이 없어 마음껏 먹지 못한 조니워커를 쏟아 부어주며 그의 시 ‘목마와 숙녀’처럼 살다간 시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전략)/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후략)” 그는 해방후 혼란의 소용돌이와 6·25 전란의 황폐 가운데서 70여편의 시를 남겨 한국현대시의 맹아를 키워 냈으며, 모더니즘 시인으로서 현대시의 토착화에 기여하였고 문학사에 큰획을 그어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인환 시인 시비건립추진위원회에서는 수십편의 주옥같은 시를 남기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박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88년 남북리 아미산공원에 시비를 건립했다가 이후 도로공사로 현재의 합강정 소공원에 이전·건립했다. 해마다 10월이면 시인의 문학세계를 기리기 위해 ‘박인환 문학제’도 열린다. 문학제는 추모 백일장과 문학상 시상식, 시낭송대회, 문인초청 세미나, 동화구연대회 등 다채롭게 개최된다. 인제군 문화재 담당 윤형준씨는 “생가터 복원을 위한 자료조사를 마치고 산촌박물관 공원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2006년까지 생가터에 15억원을 들여 상징물과 동상, 시비 이전사업을 펼쳐 문학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어//바람이 불고/비가 올 때도/나는 저 유리창 밖/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후략).” 시인이 남긴 시 가운데 ‘세월이 가면’도 지금까지 세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애송되고 있다. 인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 79개 실업계高 정원 초과

    서울시내 79개 실업계 고교의 2005학년도 신입생 선발 전형 결과 7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모집 정원을 넘어섰다. 서울시 교육청은 실업계 고교 원서 접수 마감일인 10일 2만 4770명을 모집하는 실업계 고교에 2만 6525명이 지원해 97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실업계고가 모집정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2004학년도에는 공고 3개교·상고 9개교 등 총 12개교가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2003학년도에는 9개교,2002학년도는 10개교가 미달 사태를 빚었었다. 서울여상 인터넷비즈니스과의 경우 예상 커트라인이 상위 39%로 인문계고 평균 내신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공고 전자과, 한강전자공예고 광고사진과 등도 최고 인기 학과로 내신 15∼38%대의 우수 학생들이 대거 지원했다. 또 올해 특성화고로 지정된 4개 고교에도 중상위권 우수 학생들이 소신지원 경향이 뚜렷했다. 서울로봇고(강남공고), 이대병설 미디어고(영란여자정산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에는 내신성적 10∼40%대 학생들이 몰려 신입생 모집 전형 하루 만에 학교측에서 하위권 학생들의 원서를 모두 되돌려주기도 했다. 시교육청 강성봉 장학사는 “올해부터 수능시험에 실업계고 개설 교과목만으로 시험을 치르는 직업탐구영역이 신설됐고 대학입학 정원외 3%를 선발하는 실업계고 특별전형이 지난해부터 실시됐기 때문에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고려하는 학생들이 소신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의회]마포구 유남렬 의원 청소년에 남다른 관심

    [의회]마포구 유남렬 의원 청소년에 남다른 관심

    “젊어서 교사생활을 잠깐 했던 것이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줄곧 청소년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으니까요.” 마포구의회 유남렬(66·신수동) 의원은 유독 어린 학생들과 청년들에게 관심이 많은 ‘교사출신 의원’이다. 건국대학교 상학과를 졸업하면서 의미있는 젊은 시절을 보내기 위해 교직을 이수, 고향인 경남 고성 영현중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하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교사를 했다고 말하기도 부끄럽습니다. 교직생활을 한 기간은 단 2년에 불과했거든요. 사업을 위해 곧 서울로 올라와 마포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유 의원은 마포구 신수동에 40년 이상 살고 있는 토박이다. 지방자치제가 본격 실시되기 이전부터 신수동에 관한 일이라면 빠지지 않았던 유 의원은 초대부터 내리 구의원을 역임해 오고 있다. “구의원은 물론 새마을지도자 신수동협의회장부터 마포구 자연보호협의회 회장까지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난 80년 마포청년회의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지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 의원은 마포구청년회의소를 만들 무렵부터 신수동 신석초등학교 앞 건널목에서 10년 가까이 ‘교통봉사활동’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대 중반때 가졌던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다.”면서 “교사로서 실천에 옮기지 못한 일을 구의원으로서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盧대통령 자이툰 전격 방문

    |아르빌(이라크)공동취재단·쿠웨이트 박정현특파원|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파리를 출발해 귀국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오후(현지시간 8일 오전) 전격적으로 이라크 북부 아르빌을 방문해 연말을 맞은 자이툰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한항공 특별기 편으로 쿠웨이트에 도착한 뒤 우리 군용기(C-130)를 타고 아르빌로 이동했다. 노 대통령은 아르빌에서 자이툰 사단장인 황의돈 소장으로부터 현황보고를 받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정말 장하게 잘한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이 하는 일은 이라크에서 평화재건을 지원하면서 한국군의 이미지를 심는 일이고, 그것은 고생스러운 일”이라면서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대한민국의 발언권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큰 오류가 있을 때 그걸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민주주의의 장점”이라면서 “국민들이 내 오류를 바로잡아줄 때까지 내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자이툰 부대의 평화재건 지원활동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군의 재건노력이 더욱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계속 성실하게 민사작전을 전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최근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테러·납치 등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아르빌 지역의 경우 자이툰 부대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면서 현지 재건활동에 모범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자이툰 부대가 체류중인 우리 업체 직원 및 교민의 안전보장을 위해서도 철저한 경호지원을 제공해 주고 있는 점을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장병들이 어려운 주변여건 속에서 성공적인 파병임무를 수행하는데 건강관리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라.”고 당부하고 정부로서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7시간30분 동안의 아르빌 방문 및 쿠웨이트 경유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로 출발했다. 당초 8일 오후 3시20분 성남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노 대통령의 귀국일정은 9일 오전 5시30분으로 늦춰졌다. jhpark@seoul.co.kr
  • 특성화高 중상위학생 몰린다

    올해 처음으로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된 서울 지역 4개 실업계 고교에 중학교 성적 중상위권자들이 다수 지원해 평균 내신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5학년도 실업계 고교 신입생 선발 전형을 시작한 8일 내년 이대병설 미디어고로 재개교하는 영란여자정보산업고에는 내신 15∼30%대의 학생들이 많이 지원해 지원자 평균 내신이 30%대 안팎에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 학교의 평균내신은 50%대였다. 서울관광고로 이름을 바꾸는 관악여자정보산업고도 지원자들의 성적이 현저하게 올랐다. 이미 모집정원 250명을 넘겼으며 지원자들의 내신 성적도 30∼35%로 70∼80%대 학생들이 지원했던 예년에 비해 지원자 내신성적이 큰 폭으로 올랐다. 미림여자정보과학고와 서울로봇고도 예년에 비해 지원자 내신성적이 10∼20%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로봇고의 경우는 과거 80∼95%대 학생들이 지원했던 강남공고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 지원자 내신이 11∼80%까지 분포해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병설 미디어고 이영옥(56) 교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지원자들이 두발, 복장, 등·하교 시간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지금은 겨울방학 때 미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문의하는 등 뚜렷한 직업관을 가진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산업정보과 강성봉 장학사는 “특성화고에서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를 개설하고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지원학생들의 내실 있는 직업교육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자동차·패션·디자인·항공 관련 분야 특성화고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내년도에는 특성화고 두 곳을 추가지정할 계획으로 현재 영상고와 서울여상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내년 특성화고 탈바꿈 4개교

    “화려했던 옛날이여 돌아오라.” 실업계 고교들이 인문계 고교에 밀려 냉대받아 왔던 긴 암흑기를 버텨내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서울 지역 특성화 고교로 지정돼 2005년부터 탈바꿈하는 실업계 고교는 4곳. 이 학교들은 앞으로 3년간 시교육청으로부터 특성화 고교 지원금 15억원을 받는다. 재단 역시 5억원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에 총 20억원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한반 정원도 25명으로 더욱 내실 있는 교육이 기대된다.8일(수)∼10일(금)200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특성화고교 지정학교들은 부푼 꿈을 안고 새내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실업계 고교의 화려했던 전성기 부활을 다짐하며 재개교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로봇고(옛 강남공고), 이대병설 미디어고(옛 영란여자정산고), 서울관광고(옛 관악여자정산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찾았다. ■ 서울로봇고(seoulrobot.hs.kr) ‘세계 RT(Robot Technology)산업의 30%를 석권할 인재는 우리가 키운다.’ 차세대 핵심 산업인 로봇 산업의 인재를 양성할 서울로봇고등학교가 우리나라 최초로 내년에 문을 연다. 김휘권 교장은 현재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가 우리 생활에 보편화돼 있듯 10년 후면 휴대용 로봇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로봇고 개교를 준비했다. 로봇 계열 175명, 디자인 계열 50명 등 총 225명을 선발한다. 신입생은 계열별로 선발한 후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한다. 로봇을 조립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로봇 계열은 자동 로봇과 2학급, 로봇 제어과 2학급, 마이크로 로봇과 1학급, 로봇 재료과 2학급으로 4개과다. 디자인 계열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하나로 시각 디자인, 가구 디자인, 컴퓨터 그래픽 디자인 등을 배운다. 남녀 구분 없이 성적순으로 선발한다.3학년 때는 기업체 연수와 대학연계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도 병행한다. 프로젝트는 세계 200여개 로봇경진대회 참가를 목표로 진행된다. 전문적인 로봇 교육이 가능하도록 10개의 실험 실습실을 증축할 계획이며 전기·전자·기계를 담당할 교사들의 겨울 방학 집중 연수도 실시된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전기·전자·재료공학 등 동일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5∼70%.2226-2141. ■ 이화여대 병설 미디어고(ewhamedia.hs.kr)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의 여성 전문인 양성의 메카를 꿈꾼다.’ 장차 대학에 진학해 방송·영상·미디어·그래픽 디자인 분야를 전공하고 싶거나 관련 분야에 취업하고 싶은데 인문계 고교에 진학하기엔 중학교 내신 성적이 다소 떨어진다면 미디어 고등학교를 눈여겨 보자.TV·영화·인터넷 등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가르친다. 인터넷 미디어과 6학급, 영상미디어과 2학급, 미디어 디자인과 2학급으로 총 250명을 선발한다. 인터넷 미디어과에서는 컴퓨터 일반, 전자상거래, 멀티미디어 기획, 웹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영상미디어과에서는 영상 특수효과, 뮤직비디오,3D그래픽, 인터넷 방송 제작 실무 등을 익힌다. 미디어디자인과에서는 영상디자인, 그래픽디자인, 웹디자인, 광고디자인 등을 배운다. 10여개의 교실 규모로 학교 2층에 종합 영상스튜디오를 구축할 예정이며 영상분야 전문가를 수시로 초빙해 현장 실습 중심의 교육을 실시한다. 또 한국언론재단, 한국기술교육대 등과 연계해 교사 연수도 실시한다. 졸업 후에는 언론정보학부, 신문방송학부, 사진학과, 미디어관련 학부 등에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영상프로덕션과 디자인·출판·인터넷 관련 업체에 취업이 가능하다. 중학교 내신성적이 20%안에 드는 학생은 3년 장학금을 받는다. 중학교 내신 45∼60%.2209-0146∼7. ■ 서울관광고(seoul-tour.hs.kr) 서울에서 첫번째, 전국에서 아홉번째로 문을 여는 서울관광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적인 관광 관련 산업에 종사할 자질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다. 관광경영과 2학급, 관광이벤트과 2학급, 관광조리코디과 2학급, 관광홍보미디어과 4학급 총 남녀 학생 250명을 선발한다. 관광경영과에서는 서비스 마케팅, 여행·호텔 업무, 비즈쿨(창업교실) 등을 공부한다. 관광이벤트과에서는 레저 스포츠·레크리에이션 실무, 카지노 실습, 이벤트 기획 등을 공부한다. 관광조리과에서는 한식·양식·일식 조리법과 제과·제빵, 음식 데코레이션을 집중적으로 배운다. 관광홍보미디어과에서는 여행 업무에 필요한 PR와 광고, 팸플릿 제작과 영상물 기획·제작법 등을 익힌다. 내년에는 카지노, 칵테일, 골프 실습실 등 10여개 실습이 확장, 신설된다.㈜빵굼터와 산·학 교류협력을 이미 체결해 조리과는 상당 부분 수업협조를 받을 수 있다. 힐튼·프레지던트·프리마·풍전 호텔 등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어 풍부한 실습 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세종대·경희대 등과도 자매결연을 추진해 대학과의 연계 수업도 기대된다. 학교 차원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창업도 지원한다. 현재 관광조리과의 제빵·제과 기술을 이용한 제빵업체 창업을 기획 중이다. 졸업 후에는 호텔·여행사·항공사 등에 취업할 수 있으며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호텔경영·음식조리·광고홍보 등 관련 학과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50∼60%. 886-9161(내선2) ■ 미림여자정보과학고(e-mirim.hs.kr)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사관학교는 미림이다.” 휴대전화를 통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모바일(mobile)콘텐츠 기획·제작을 담당할 여성 인력 양성이 미림의 교육 목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 2학급, 멀티미디어과 2학급, 웹 미디어과 2학급 총 150명을 선발한다. 게임 애니메이션과에서는 휴대전화로 할 수 있는 각종 게임 기획과 프로그래밍 등을 공부한다. 멀티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에 필요한 영상과 소리를 만드는 콘텐츠 개발을 배우며 웹 미디어과에서는 모바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 구축을 중점적으로 공부한다. 모바일 콘텐츠 기획, 제작, 서비스까지 전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학과가 모두 개설돼 있기 때문에 학교 차원의 벤처 기업 창업이 가능하다. 현재 동아리 미벤(mivenshop)은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의류업체와 계약을 맺고 홈페이지(www.miveneshop.com)에 신상품을 소개하고 제품 주문과 배송까지 소화하고 있다. 게임제작 업체 쉐도우비젼과 산·학협력 체결도 맺어 내년부터는 게임 제작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고 직접 실습에 참여할 수도 있다. 졸업 후에는 삼성, 현대,LG 등 대기업과 이동통신사 컴퓨터 관련 업체에 100% 취업할 수 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미디어·홍보·컴퓨터 그래픽·정보통신 계열로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다. 중학교 내신 35∼55%.886-1811∼3.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실업계고 진학 성공모범 3인 우리의 선택이 옳았어요 “자존심이나 체면 때문에 인문계 고교를 택했다면 3년 내내 들러리처럼 학교 생활하다가 지금쯤 가슴을 치며 후회하고 있었을 겁니다.” 내년 2월 실업계 고교를 졸업하는 우수 졸업예정자 3명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들은 실업계 고교는 ‘열등생’이 가는 학교라는 잘못된 편견을 깨고 당당하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돼 실업계 고교 재학생들에게 훌륭한 역할 모델이 돼 주고 있다. 일신여상 사무자동화과 3학년 이희형(17)양은 한국외대 경상계열 최종합격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이양은 수시 2학기 모집에 정원외 3%를 선발하는 실업계 특별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번 수능에서 지정 과목이 최소 4등급만 넘으면 05학번 새내기가 된다. 직업탐구 영역 가채점 결과 2∼3문제를 빼곤 정답을 맞혀 무난히 최저 학력기준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정중학교를 졸업한 이양의 중학교 내신은 50% 정도. 한 반 정원이 40명이라면 20등 정도하는 학생이었다. 이양이 중학교 내신 성적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내신 60∼70%대 수준의 학생으로 사실상 대학 진학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양은 자신보다 네살 위인 언니가 일신여상에 진학해 대기업에 취업도 하고 2년제 대학에 진학한 선례를 따라 미련없이 실업계 고교를 택했다. 고교 재학 중에는 사무자동화과 100명 중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었다. 이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자신도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펜글씨 3급, 인터넷 정보검색사 2급, 정보처리기능사 등 고교 3년 동안 딴 자격증만 8개. 인문계고 재학생들처럼 국·영·수 과외를 따로 받거나 치열한 입시전쟁을 치를 필요는 없었다. 이양은 “대학을 졸업하면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면서 “후배들이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열심히 학교 생활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과학기술고(옛 신진공고) 인터넷과 3학년 이현택(18)군은 지난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인하대 나노시스템공학부에 합격한 예비 대학생이다. 영락중학교를 졸업한 이군의 중학교 내신성적은 76%. 스스로도 공부에 취미가 없다고 인정했던 ‘열등생’이었다. 이군은 중3 때 친구들이 인문계고에 진학하는 것을 보고 자신도 인문계고에 가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과 성적을 냉정하게 판단해 신진과기고를 택했다. 고교 재학 3년 동안은 내신 성적 상위 10%대를 유지해 ‘우등생’이 됐다. 고등학교를 마치면 취업하는 것이 이군의 목표였지만 누구나 열심히 하면 우등생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군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한 것이 결국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아들이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부모님에게 큰 선물을 안겨드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덕수정보산업고 정보처리과 3학년 이상희(18)양은 대졸자 초봉을 훨씬 웃도는 연봉 2800만원을 받는 신입사원이다. 지난 8월 서울보증보험에 취업이 확정돼 수습기간을 마치고 현재 경리·회계 부서에서 정식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세륜중학교 출신인 이양은 중3때 내신이 40%였다. 인문계고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상위 2∼3%안에 드는 우등생들의 들러리 역할만 하느니 명문 상고에 진학해서 취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역시 이양의 뜻을 헤아렸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상고에 진학했다. 이양은 고교 3년 내내 정보처리과에서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 되었다. 실업계 특별전형으로 얼마든지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이양은 취업을 택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사회 경험을 쌓은 후 나중에 대학에 진학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양은 2∼3년 후 산업체 특별전형으로 야간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이양은 “남들이 뭐라 해도 소신껏 판단하고 행동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면서 “후배들이 실업계 고교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받지 말고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깔깔깔]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 온 어느 대학생이 씀씀이가 커서 금방 용돈이 바닥났다. 하는 수 없이 시골 집에 편지를 띄웠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운줄 알면서도 염치없이 다시 글을 올립니다. 아무리 아껴써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글을 올리니 돈 좀 조금만 더 부쳐 주십시오. 정말 몇번이나 망설이다 글을 띄웁니다. ※ 추신:아버님! 돈 부쳐 달라는게 정말 염치 없는 짓인 것 같아 편지를 회수하기 위해 우체통으로 달려 갔습니다. 하지만 제가 달려갔을 때는 이미 우체부가 편지를 걷어 간 후였습니다. 아버님 정말 죄송합니다. 편지 띄운 걸 정말 후회 합니다.’ 며칠후 그 학생의 아버지에게서 답장이 왔다. ‘걱정하지 마라. 네 편지 못받아 보았다.’
  • 용인 죽전지구 우리도 전철로 출퇴근

    용인 죽전지구 우리도 전철로 출퇴근

    “우리도 전철 타고 출근합니다.” 용인 죽전지구 아파트 주민들도 달콤한 아침잠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죽전지구까지 지하철 분당선이 연장된 데다 용인∼분당 구미동을 잇는 도로가 뚫리면서 출근 시간에 한껏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다른 지역은 비수기를 맞아 아파트 거래가 끊겼다지만 죽전 역세권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전세 수요자의 발길이 심심찮게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OK 지난달 26일 개통된 분당선 연장 구간은 분당 오리역∼죽전 보정역 2.4㎞. 상습적으로 막혔던 구간이다. 이곳 주민들은 그동안 전철을 타기 위해 분당 오리역이나 구미역까지 마을 버스를 타고 나와야 했다. 실제 거리는 3∼4㎞에 불과하지만 교통 거리는 이보다 훨씬 멀었다. 분당 진입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30분 정도를 허비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을 앞에서 전철을 타면 오리역을 3∼4분만에 지나갈 수 있다. 보정∼오리∼복정(8호선 환승)∼수서(3호선 환승)∼선릉역(2호선 환승)까지 갈아타지 않고 오갈 수 있다. 서울 강남까지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한번만 바꿔타면 서울 도심 진입도 그리 어렵지 않다. 인천에서 서울 강남 출퇴근하는 것보다 훨씬 가깝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한숨소리도 조금은 가라앉을 것 같다. 가까운 길을 두고도 먼길을 돌아다녔던 죽전 주민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죽전∼분당 구미동 도로를 이용하면 쉽게 분당을 거쳐 서울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분당 신도시와 죽전지구 주민들이 도로 개통을 놓고 길고 긴 줄다리기를 벌였던 곳이다. ●아파트값 오르고 전세 수요 증가 보정역 주변 아파트가 수혜를 입는 단지. 지난 8월 입주한 현대아이파크를 비롯해 포스홈타운과 동아쏠레시티 등이 가격 인상이 기대되는 아파트다. 현대 아이파크는 수요가 많은 30평형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1500여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상업시설이 가깝고, 전철역이 가깝다는 장점을 지녔다. 전철 개통 이후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 올 9월말 입주한 포스홈타운 39평형도 전세 수요가 많다. 집주인들은 급매물로 내놓았던 매매·전세 물건을 회수하고 값을 1000만원 정도 올려 부르고 있다.LG자이ㆍ한라프로방스ㆍ극동ㆍ현대홈타운 4차 아파트도 전철 개통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고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죽전지구 주거환경은 한결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 이전이라는 호재도 안고 있다. 대학 이전이 본격화될 경우 이 지역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보정역을 걸어서 이용하기 어려운 아파트 단지는 마을버스를 타고 전철역까지 나오면 된다. 구성면 마북리 일대 아파트에서도 보정역까지 버스를 타고 나와 전철을 이용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김동웅 한세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장은 “죽전지구 아파트는 전철 개통 시기가 비수기와 겹쳐 당장은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없지만 내년 봄 이사철부터는 전철 수혜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성, 구갈, 상갈 등도 장기적으로 호재 분당선 연장 노선은 오리∼신갈∼영통을 거쳐 수원역까지 이어진다.1단계로는 분당 오리역∼보정역,2단계는 보정역∼구성역∼구갈역,3단계는 구갈역∼상갈역∼수원역까지 연결되며 2008년 완공예정이다. 경기 남부지역 주요 택지개발지구를 경부선과 U자형으로 연결하는 전철이다. 전철은 구성면 마북리와 기흥·상갈지구, 영덕 지구, 영통 신도시를 지난다. 이 일대 택지지구 아파트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이어 수원 남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거쳐 수원역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동서 연결 철도 역할도 기대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이번 주말, 상하이 어때?

    저는 늘 꿈꿨습니다. 특별한 주말, 꿈같은 주말을 말입니다. 그래서 상하이를 택했습니다. 금요일 밤, 일상을 툭 털어버리고 출발해 48시간의 무한자유, 꿈같은 주말을 원하는 20∼30대 직장인에게 상하이가 최고 인기로 뜨고 있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상하이의 매력은 3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밤거리, 배가 모자라 못 먹을 만큼 값싸고 맛있는 요리,‘짝퉁’이지만 세계의 명품시장 구경까지. 저의 꿈같은 상하이 2박3일, 함께 가시죠. 기사를 정신없이 마감하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갔습니다. 도대체 상하이가 어떤 곳인지 날씨가 어떤지 인터넷에서 한번 검색을 하지 못하고 옷가지만 챙긴 배낭을 달랑 메고 말입니다. 인천공항에서 밤 10시 비행기를 타고 중국시간 밤 10시45분에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시차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늦거든요. 혼자 하는 여행은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일행중 제일 예쁘고 착하게 생긴 이종선, 혜련자매와 여행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그녀들은 든든한 보디가드가 필요했고 저는 말동무가 필요했으니까요. 첫째날 ●상하이의 첫날밤 4성급 동방항공호텔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호텔방에 들자마자 그냥 엎어져 잠든 저로선 별 인상적인 것이 없었습니다. 아침 8시30분 종선자매를 2층 뷔페식당에서 만나기로 해 내려가 보니 다들 “새벽엔 추웠다.”고 말하네요. 난방이 거의 안 돼요. 따뜻하게 입고 잘 옷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상하이, 내가 왔다! 아침을 먹으며 ‘본격호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언니 종선(28)씨는 삼성 SDS 교육사업팀에 근무하는 직장인, 동생 혜련(24)씨는 삼성전자 공채에 합격한 예비직장인이랍니다. 미팅하는 분위기 오래간만이네. 게다가 언니 종선씨가 인터넷을 뒤져서 일정을 짜 가지고 온 게 아닙니까. 저는 보디가드이니까 자매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로 했지요. 교통비는 반반씩, 식사는 셋이서 똑같이 나누어 내기로 했어요.(이건 제게 유리한 조건임다. 왜냐 저는 좀 많이 먹는 편이거든요.) 09:40 처음 간 데는 ‘섹쉬한 불상’이 있다는 옥불사(玉佛寺·위포쓰)였어요. 호텔에서 5분 정도 택시로 갔는데 기본요금 10위안. 우리 돈으로는 1400원. 택시비 정말 싸네. 옥불사는 입장료 10위안. 경내에 들어서자 화려하고 현란하게 채색된 여러 불상들과 커다란 향에 연기를 피우며 연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사람들, 무슨 광신도 집단같은 분위기. 어느 틈엔가 동생 혜련씨가 향을 사서 들고 절을 하고 있었죠.“우리 언니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가게 해주세요.”종선씨의 기원도 똑같았어요.“제 동생 소원, 꼭 들어주세요.” 저렇게 ‘따블’로 기도하면 바로 실현될 것 같네! 미얀마에서 가져온 옥(玉)으로 만들었다는 유명한 옥불상은 5위안을 더 내야 볼 수 있답니다.‘정말 왕서방이네….’ ‘거금’을 투자하고 봤습니다. 다음 스케줄은 예원(豫園·위위안)이랍니다. 택시(30위안)로 20분정도 갔을까. 어느 틈에 종선씨가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다는 빙탕후루(산사나무의 열매인 산사자에 설탕물을 입힌 것) 하나를 3위안 주고 샀어요. 한입 베어 물더니 얼굴을 찌푸리고, 바로 뱉더군요.“아저씨 드실래요?”제게 내밀기에 덥석 받아들었죠. 단단히 마음을 먹어서 그런지 시큼한 것이 먹을 만합니다. 예원은 명대 고위관료였던 반윤단(潘允端)이 부모님을 위해 18년 동안 지었다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입장료가 있어요.30위안. 자매는 정원 가운데서 중국 정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죠. 공주옷을 입고 말입니다. 세련된 멋쟁이들도 관광길에선 다소 유치한 듯? 하긴 그게 여행의 맛이지. 11:40●너무 너무 맛있는 만두 11시40분, 종선씨가 예원앞의 남상만두점으로 이끌었어요. 예원 앞에는 예원상장(豫園商場·위위안상창)이란 시장이 있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집이 바로 남상만두점입니다. 소룡포(샤룽바오)라는 상하이 만두로 유명한 집.1층에는 8위안에 무려 16개나 만두를 준다. 테이크아웃. 그러나 우리는 1시간이나 기다려 2층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게 먹는 쪽을 택했다. 메뉴판을 보니 온통 한자뿐. 도대체 뭐가 뭔지 알수가 없네. 하지만 이때 구세주처럼 종선씨가 나선다. 인터넷에서 번역해온 자료를 꺼내더니 종업원과 “헤이 음 원(one), 노 노 디스 원”하며 콩글리시와 보디랭기지로 접선을 시도했다. 역시 여행 전, 철저한 준비는 필수. 일단 8가지 종류의 만두가 나오는 세트메뉴(50위안)와 남상만두(40위안)를 주문했다. 푸짐하게 나오는 만두에 덥석 젓가락을 들이대는 혜련씨의 손을 찰싹 치고 우선 사진을 찍었다. 조그만 만두 하나를 수저에 올려놓고 만두피를 살짝 찢었다. 안에 있던 육수가 흘렀다. 채썬 생강을 간장에 찍어 만두와 같이 한입에 쏘옥.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오직 먹기만 할 뿐. 정말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모양입니다. 14:00 ●살아 움직이는 황포강과 남경동로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이제는 상하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러 금무대하(진마오다사)88층 관람대로 갔다. 택시로 10분소요,13위안. 입장료 50위안. 건물의 높이가 해발 420.5m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빌딩이랍니다.88층 전망대에 우체국도 있더군요. 내려와서 10분 거리에 있는 황포공원으로 갔습니다. 상하이의 도심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황포강. 화물선들이 석탄이며 목재를 싣고 가는 황포강의 모습은 도시가 살아있음을 실감케 합니다. 나이 탓인지 다리가 무척이나 아파오는데 가녀린 여인들은 무쇠다리를 가진 듯 씩씩했습니다.“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잔!”제 제안으로 겨우 앉을 수 있었습니다. 강변에서 맛있는 커피, 예쁜 자매와 수다를 떨었죠. 황포강을 건너 외탄(外灘·와이탄)으로 건너가기 위해 5분 떨어진 수상버스 정류장으로 갔어요. 수상버스는 배를 일컫는 말로 요금은 2위안.1위안짜리 동전 2개를 넣고 타야한다.12분마다 1척씩 다닌답니다. 드디어 상하이 최대의 번화가인 남경동로(南京東路)를 걸었습니다. 보행자도로에서 예쁘게 생긴 관광전차를 2위안 주고 탔습니다. 관광전차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는데 사고가 나지 않는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어요. 19:00 ●니들이 ‘게’맛을 알아 어둠이 짙게 깔리고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도대체 저 가녀린 여인들은 정녕 철인이란 말인가. 자존심을 죽이고, 약간 비굴한 웃음을 띤 채 말했다.“저기 어디 가서 저녁 먹으며 쉽시다. 다리 안 아파요?” 15분이나 뭔가를 찾아헤매던 자매는 “저기야, 저기!” 마치 그녀들은 보물을 발견한 사람처럼 뛰어갔어요. 황하로(黃河路) 해산물거리에 있는 대부호해선주루(大富豪海鮮酒樓)에 들어갔습니다. 고맙게도 외국인을 위해 음식사진 메뉴판이 있더군요. 종선씨는 아주 신이 났어요. 그렇게 ‘상하이 게’ 타령을 하더니..“일단 게는 한마리씩 시키고 또 요리는….”상하이 게요리(다라시에), 돼지고기와 파에 춘장으로 볶은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 탕수육과 비슷한 탕추리지(糖醋里脊)를 시켰어요. 일단 게찜이 나오는데 좀 한심하더군요.“에게, 이렇게 작아?”그러나 작은 게딱지를 떼자 노오란 살이 가득 들었고 입에 넣으니 고소한 것이 그만이더군요. 몸통만 먹고 어찌해야 할지 몰라 멀뚱멀뚱 앉아 있으니 종선씨는 “다리를 이렇게 해서 살을 빼먹는 거야.”라며 시범을 보이듯 작은 게를 구석구석까지 참 알뜰하게 먹는 겁니다. 게 한마리에 50위안, 요리는 보통 20위안정도. 20:00 ●상하이는 밤이 좋아 그렇게 알차게 놀러다녔는데도 시계를 보니 겨우 저녁 8시. 황포강 주변의 야경을 보러 다시 택시를 탔어요.10위안.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바꿔입은 동방명주, 오로라빌딩, 금무대하 등이 정말 볼 만합니다. 한 30분 걷다가 ‘상하이의 청담동’인 신천지로 이동. 또 택시비 10위안. 정말 말 그대로 신천지. 재즈바부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이브 카페 등이 오히려 서울보다 더 그레이드가 높아 보였어요. 그래선지 맥주값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이네켄 작은 병이 50위안. 그래도 기분은 내야지, 건배. 밤 11가 넘으니 다리가 너무너무 아팠어요. 자매를 설득하다 안 되자 제가 나서서 택시를 잡았습니다. 호텔까지 택시비 32위안. 씻자마자 침대에 푹 빠져버렸어요. 셋째날 ●영원하라 대한민국 오늘은 ‘간단하게’ 돌아다니자는 종선씨. 임시정부청사에 가고, 샤부샤부를 먹고, 양양시장에서 쇼핑하고, 발마사지 받고,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공항으로. 정말 ‘간·단·하·게’, 일정을 브리핑하더군요. 10:00임시정부청사까지 택시비 10위안. 주택지 안에 있어 택시기사도 헤매고, 결국 사람들에게 물어 간신히 찾았습니다. 입장료 15위안. 먼저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 대한 10분짜리 영상물을 보았습니다. 청사의 역사, 윤봉길의사, 이봉창의사, 김구선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상하이 여행이 단지 놀고먹는 여행이 아니라는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닿더군요. 각각 50위안씩을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중국식 샤부샤부 화과(火鍋·훠궈)를 먹으러 회해중로(淮海中路 188번지)에 있는 태매(泰妹·타이메이)란 식당으로 갔어요. 한국에서 먹는 샤부샤부와는 다르더군요. 하나의 냄비가 반이 갈라져 있어 매운 맛과 순한 맛의 육수가 담겨있어요. 소고기, 어묵, 버섯, 배추, 오징어, 당면, 두부 등 14접시를 시켜 먹었어요. 맛있고 싼 것, 그것이 상하이 여행의 매력입니다. 셋이 실컷 먹고 140위안을 냈습니다. 13:00●‘짝퉁’이 더 좋아 상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명품’구경을 위해 양양복식 예품시장(시앙양 스창)으로 갔어요. 입구부터 삐끼들이 난리네요. 발음도 안 되는 한국말로 “어니 시계 와치, 오메가 로렉스”하며 집요하게 따라 붙는다. 제가 험악한 인상을 쓰며 “부야∼우”(필요없다)라고 해도 겁먹는 사람이 없네요. 인상이 너무 좋아도 탈이야.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명품이 한자리에 모였어요. 캘빈클라인 팬티부터 롤렉스 시계, 루이뷔통 가방 등 대단합니다. 싸긴 정말 싸네요. 이젠 구경도 귀찮고 다리도 아프고 만사가 귀찮네.“저기요, 이제 마사지 받으러 가죠.” 14:00●여행의 마무리는 발 마사지 발마사지 70분에 50위안. 편안한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어, 시원하다.”라는 말이 나온다. 잠시 뒤 여자 마사지사가 들어와 발을 주물러 줍니다.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잠이 솔솔. 금방 1시간이 지났어요. 몸이 날아갈 것 같아요. 16:20●시속 430㎞로 달려보고 룽양루(龍陽路)역에서 자기부상열차가 출발. 푸둥 공항까지 30㎞인데 약 시속 430㎞로 달려 7분이면 도착한다네요. 정말 대단하지요.50위안. 비행기표를 보여주면 40위안. 드디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인천공항에 저녁 9시40분에 도착했어요. 아, 예쁜 아내가 있는 서울로 왔구나. 블루여행사(www.bluetravel.co.kr,02-514-0585)가 상하이 2박3일 주말여행 상품을 34만 8000원(공항세 포함)에 판매하고 있다. 이름하여 ‘상하이 몽’. 도쿄와 홍콩에 이어 중국 상하이의 주말 밤도깨비 여행상품이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뒤 밤 10시 비행기로 상하이에 가서 이틀동안 여행을 하고 일요일 밤 9시30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과 4성급 호텔만 묶은 패키지로 상하이에서 일정은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가는 만큼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아파트 재산세 평균 87%↑

    서울 아파트 재산세 평균 87%↑

    서울시는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에 대한 반대 이유를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세 부담이 증가하고, 기초자치단체 세수는 크게 줄어든다는 점을 들었다. 시는 이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예로 들며 정부안에 대해 철회, 또는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정부안을 비판하면서 재산세가 감소하는 서울시내 주택 40%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는 등 재산세 인상분만을 강조, 견강부회식 분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내년엔 평균 32% 올라 서울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재산세 인상 상한선인 50%를 적용할 경우 내년도 공동주택 재산세는 평균 32.1%, 단독주택은 13.2% 늘어난다. 장기적으로는 공동주택 재산세는 평균 87.4%, 단독주택은 15.7%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종부세가 적용되는 기준시가 9억원 이상 소유자의 경우 세부담이 내년 38.1%, 상한선이 없어지는 해에는 105.4% 오른다. 아울러 내년 5월 개별주택가격이 공시되면 단독주택의 과표가 대폭 인상돼 주택 재산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개편으로 재산세가 인상되는 가구는 서울시내 전체의 59.9%인 173만가구나 된다. 이 가운데 100% 이상 인상은 23%인 54만가구에 이른다. 인상률로 보면 100∼200% 39만가구(16.8%),200% 이상 15만가구로 나타났다.400% 이상 오르는 경우도 3119가구였다. 그러나 서민들이 주로 사는 특정지역의 서민형 아파트와 단독주택 40.1%는 재산세가 감소한다. ●단독은 평균 13% 인상 서울시는 표면적으로는 국민들의 조세저항을 내세우고 있지만 종부세가 국세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울시 이상하 세제과장은 “종부세 부담 규모가 기업에 기울었다고 해서 시민과 상관없는 게 아니라 그만큼 지방세수가 줄어드는 것”이라면서 “결국 지역에 돌아올 세수를 중앙정부가 거둬 다른 곳에 준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뮬레이션은 과표 인상폭이 높은 서울로 한정한 것이어서 이보다 과표 인상폭이 낮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엔 세수감소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을 둘러싸고 “인상률이 크지 않다.”는 식의 일방적인 잣대로 보는 게 큰 문제라는 비난도 퍼부었다. 직접 세금을 거둬들이는 서울시 입장과 큰 틀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입장이 겪는 마찰을 그대로 드러낸 대목이다. 또 개편안을 시행할 경우 서울보다도 다른 자치단체의 주재원이 대폭 국세로 이관되는 결과도 빚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토지분 종부세로 편입되는 세수는 서울이 18.4%, 다른 지역이 81.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한강수 타령(MBC 오후 7시55분) 준호는 엄마에게 술을 권하고, 신률은 조용히 웃고만 있다. 엄마는 준호를 말리며 이제 그만 가영을 포기하라고 한다. 신률은 취한 준호를 집에 데려다 준다. 단옥은 준미가 주워 온 수국이 꽂힌 화병을 보며 생각에 잠기고, 그런 단옥을 보며 태근은 그 사람이 그리우면 가도 좋다고 말한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구수한 아리랑 가락과 인심이 담긴 장터가 있는 정선만의 재미를 만나본다. 정겨움과 넉넉함, 그리고 다양함이 듬뿍 담겨있는 정선 5일장과 도시인들에게는 잊혀졌을 법한 짚신 만들기,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에 맞춰 더욱 맛있게 숙성한다는 된장까지 있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고전적 이미지에 독창적이고도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연주로 사랑받고 있는 하프 연주자 곽정의 무대를 선보인다. 또 화려한 하모니와 어쿠스틱 보컬드럼으로 자신들만의 소리를 창조해 내고 있는 일본의 혼성 아카펠라 그룹 ‘트라이 톤’의 환상적인 하모니도 선보인다 ●특선다큐(미지의 세계)(iTV 오후 8시10분) 1999년 2월 23일, 스키 휴양지로 각광 받는 알프스산맥의 ‘갤투어’에 눈사태가 발생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갤투어 눈사태’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 의문을 풀기 위한 6개월간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참사가 일어나기 2주 전, 과학자들은 목숨을 건 실험을 했다. ●실제상황!토요일(SBS 오후 5시50분) 최고의 남자 스타 8명 중에서 김민정이 1차 선택한 최고의 두 남자가 누구인지 확인한다.1차 선택을 통과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6명에게는 강 교관의 혹독한 극기 훈련이 실시된다. 훈련 과정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실수를 연발한 사람에게는 벌칙왕의 불명예가 주어진다. ●용서(KBS2 오전 9시) 인영은 시어머니를 속여서라도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형우는 인영에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한다. 호영은 인영을 말리지만 인영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수민은 앓아 눕게 되고 재훈은 이런 수민을 지켜보며 안타까워 한다. 형우의 연락을 기다리던 인영은 마침내 서울로 올라온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우는 서울로 돌아왔지만 인경의 행방을 알 수 없다. 춘보에게 인경의 소식을 들은 애심은 넋이 빠져 울기만 한다. 정우가 첫 휴가를 나와서 인경과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마음이 불안해진 정 여사는 퇴근한 정우에게 결혼해서 아기까지 가진 여자를 못 잊고 어쩔 셈이냐며 야단을 친다.
  • “한·미관계는 국민정서가 중요”

    |호놀룰루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23일 “한·미 관계는 큰 걱정이 없으며 양국 정부 태도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국민정서”라고 강조했다. 남미 순방을 마치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1박을 한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로 출발하기에 앞서 카할라 만다린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국내에서 논란을 빚은 ‘LA 발언’에 대해 “미국에서 자꾸만 곧 6자회담 틀이 깨지고 뭔가 강경한 적대적인 정책이 나올 거라는 글들이 끊임없이 나와 여기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인식을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연설 배경을 설명했다. 또 “한국 국민들의 보편적 인식이 이와 같다는 생각을 전달하려 한 것”이라면서 “보기에 따라서는 걱정한 분도 있었는데 다행히 미국 정부는 아무런 오해가 없었던 듯하며, 미국민도 강경책 선호 인식이 혹시 있었다면 그 인식도 많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좀더 신뢰를 갖고 성의있게 대화에 응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미 부시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 사회가 껴안을 것이고, 안정보장 약속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고 대화 과정에서 분명히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가)순서와 절차를 놓고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닌가.”라면서 “협상 과정에서 앞으로도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잘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 “좀더 대등한 관계로 갔으면 좋겠다.”면서도 “양국 정부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국민 정서이고, 미국민의 정서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팀과 오찬 자리를 마련해 노고를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미 정상회담 뒤 “외교안보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 식사를 한번 해야 할 텐데…”라고 밝혔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오찬에는 한승주 주미 대사, 권진호 국가안보보좌관, 정우성 외교보좌관, 윤병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최흥식 호놀룰루 총영사 등이 참석했다.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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