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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김정일 초청 배경과 실현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독일 베를린에서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초청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방한→남북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서울로 초청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북한이 비핵화문제에 대해서 국제사회와 확고하게 합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한과 관련, 비핵화를 전제로 ‘조건부 초청’을 한 것은 한반도의 핵 문제가 남북통일의 최대 걸림돌이라는 판단에서다. “한반도에 핵이 있다는 것은 통일을 지연시킬 것이며, 핵무기를 가지고 통일이 됐을 때 이웃나라가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8일 베를린 동포간담회)이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1차 핵안보 정상회의 때도 이 대통령은 비슷한 조건을 달고 김 위원장 초청의사를 밝혔다. 당시 이 대통령이 내건 조건은 ‘북한이 핵 포기 의지를 밝히고 2012년까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번 비핵화 조건에 대해 “남북 비핵화회담 등을 통해서 북한이 ‘그랜드 바겐’(일괄타결) 성격의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한다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북한이 염려하는 안전보장 문제, 경제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랜드 바겐의 세부이행계획은 6자회담 등을 통해 구체화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북한의 비핵화 목표와 그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약속 등 정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통치자의 정치적인 적극적 메시지의 의미이고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돼야 한다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남북 통일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진전된 제안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북한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정부 당국도 현재까지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물밑접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김 위원장 방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천안함, 연평도 도발 사태와 관련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이 바뀐 것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 두 차례의 도발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사과가 비핵화 회담은 물론 남북관계 정상화, 본격적인 남북 간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대전제는 유지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비핵화 합의’와 ‘도발에 대한 공식 사과’라는 두 가지 사안을 굳이 분리해서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비핵화문제에 대해 6자회담에서 합의할 정도가 된다면 이미 충분히 천안함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할 수준이 되기 때문에 굳이 선후 관계를 따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베를린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KTX 또 승객 대피소동

    KTX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달리던 KTX가 심하게 흔들려 승객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8일 오후 2시쯤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130호 열차가 천안아산역 부근을 지나던 중 18호 객차 뒷부분에서 연기가 나고 객차 내부가 소음과 함께 흔들렸다. 승객들은 선반에 올려놓은 물건들이 떨어질 정도로 객차가 흔들렸다고 진술했다. 불안을 느낀 승객들은 다른 객차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열차는 평소의 절반 수준인 시속 170㎞ 정도로 속력을 줄여 서울역까지 운행했다. 코레일 측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새달 퇴임 이홍훈 대법관 후임에 박병대 대전지법원장 제청

    새달 퇴임 이홍훈 대법관 후임에 박병대 대전지법원장 제청

    이용훈 대법원장은 6일 박병대(54·사법연수원 12기) 대전지방법원장을 다음 달 1일 정년 퇴임하는 이홍훈 대법관 후임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구하면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된다.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이가 중도에 낙마한 사례는 없다. 제청된 박 법원장은 원만한 재판 진행과 함께 법률 이론, 사법행정 능력 등을 겸비했다는 게 후배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법관으로선 리더십과 안목이 탁월해 선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는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일선 법원장으로 간 지 3개월 만에 하차하게 된 것이 ‘옥에 티’로 남는다. ●민·형사 개혁 주도한 ‘Mr. 박카리’ 박 법원장의 별명은 카리스마를 줄인 ‘박카리’였다. 1999년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논리 정연한 설명과 탁월한 법률 지식으로 연수원생들이 붙여준 닉네임이다. 그가 법원행정처 송무국장과 기획조정실장으로 있으면서 민·형사 소송의 개혁을 주도했다. 이용훈 대법관의 공판중심주의를 측면 지원했고, 사법교류의 국제화를 이끌어 사법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법조계 안팎의 주목을 끄는 판결도 많이 내렸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에 있을 당시 그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불이익처분 원상회복 등의 요구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2009년 10월 그는 동방신기 3명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치 가처분 사건에서 전속계약이 불공정 계약임을 인정했다. ●환일고 첫 서울대 법대생·사법고시 합격생 거리낌 없는 처신에 귀공자풍의 외모와 달리 박 법원장은 어려서 심한 궁핍을 겪었다. 1957년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태어난 그는 충북 단양중학교를 마쳤다. 집안이 어려워 고교 진학을 포기했다. 하지만 담임 교사가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서울에 사는 친구에게 ‘친아들처럼 데리고 있으면서 학교에 보내라.’고 부탁했다. 소년은 옷가지가 든 보따리 하나만 들고 서울로 갔다. 중학교 담임 교사의 친구이자 MBC 카메라 기자였던 양아버지의 집에서 기거했다. 서울에 늦게 오는 바람에 고교 입학 시기를 놓쳤다. 겨우 환일고 야간부에 입학했다. 이후 그는 환일고 최초의 서울대 법대생이자 사법고시 합격생이 됐다. 그가 법관 생활을 하던 수년 전 양아버지가 별세하자 상주로서 끝까지 상가를 지켰다. 그가 ‘두 아버지를 모신 사연’이 조문객들에게 보낸 답례 편지에서 일부 알려졌다. 지난 2월 공개한 그의 재산은 16억 3100만원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안전 코레일’ 헛바퀴

    ‘안전 코레일’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4일과 5일 무궁화호에 이어 6일에는 운행 중이던 KTX가 또다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이 지난달 29일에는 200여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를 ‘대체 기관사’가 실습 운전하다 승객이 다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7분 동대구를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 제132호 열차가 김천·구미역을 통과한 직후 선로에 멈췄다가 20여분 만에 출발했다. 사고 열차는 충북 영동으로 운행하던 중 서행하다 정지했다. 이로 인해 후속 열차들이 10~20분가량 지연 운행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은 “열차의 자동차축검지장치(레일과 바퀴 등이 닿는 부분의 이상을 감지하는 장치)에서 이상이 감지돼 세웠지만 확인 결과 문제가 없어 재출발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철도노조 파업 등에 대비하기 위해 코레일이 양성 중인 대체 기관사가 무궁화호 열차를 실습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에 따르면 4월 29일 오전 11시 50분쯤 강원 원주시 중앙선 만종역에서 시속 95㎞ 속도로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가 급정거해 열차내 판매 승무원과 승객 등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날 사고는 제한속도가 시속 35㎞인 구간을 시속 95㎞로 진입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열차는 정규 기관사나 부기관사 없이 기관차사무소 지도과장(기관사)과 교육 중인 대체 기관사(시설·차량직) 2명이 실습 운전 중이었다. 코레일은 지난 2일부터 대체기관사 실습운전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열차 운전을 위해서는 부기관사로 수년간 근무하면서 선로를 완벽하게 숙지해야 하는데 교육 중인 대체 기관사가 승객을 태우고 실습운전을 한 것은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조인성 “지금 생각해도 군입대 잘한 일”

    조인성 “지금 생각해도 군입대 잘한 일”

    배우 조인성(29)이 25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4일 전역했다. 오전 10시 10분쯤 경기 평택시 공군작전사령부 후문 앞에 예비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조인성은 “아무 감정을 못느끼겠다. 부모님 얼굴을 뵈어야 (전역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역 소감을 밝혔다. “군악대원과 헤어지는 게 가장 섭섭하다. 많이 보고 싶을 것 같다.”는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군에 입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군참모총장 표창을 받은 조인성은 이날 원유철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부대 앞에는 그를 보기 위해 일본과 타이완에서 온 팬들과 국내외 취재진 등 100여명이 몰렸다. 조인성은 10여분간 취재진 등의 질문에 답한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아우디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2009년 4월 공군에 입대한 조인성은 군악대 군악병으로 복무한 뒤 만기제대했다. 병무청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co.kr
  • 카터 방북결과 반응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8일(현지시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성과를 대체로 혹평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은 것은 무례라는 비판도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카터는 이번 방북을 통해 다시 한번 국제관계에 대한 위험할 정도의 순진한 몰이해를 드러냈다.”면서 “대북제재를 없애고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려는 카터의 입장은 한국과 미국 정부의 입장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실장도 “카터를 통해 전달된 메시지는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면서 “김 국방위원장이 전직 미국 대통령을 단지 메신저로 이용한 것은 모욕적이고 무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부소장은 “김 국방위원장이 카터를 맞이하지 않은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면서 “특히 카터가 서울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중 연락을 받고 차량을 돌려 되돌아가 메시지를 받은 방식은 김 국방위원장이 카터와 ‘거래’(give-and-take)를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카터 일행에 대한 북측의 극도로 낮은 예우는 북한이 이번 방문을 별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공항을 향해 이미 출발한 카터에게 전달된 김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라는 것도 의전 측면에서 무시하는 태도일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도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이명박 정권을 흔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김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전한 것은 한국의 4·2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을 염두에 둬 임기종반으로 가는 이명박 정권을 흔들고 북한에 유리한 흐름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 국방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간접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은 한국측이 신중한 자세를 나타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북한이 식량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을 ‘대변자’로서 교묘하게 이용한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워싱턴 김상연특파원carlos@seoul.co.kr
  • [지금&여기] 야구선수가 어머니를 기리는 방법/박창규 체육부 기자

    [지금&여기] 야구선수가 어머니를 기리는 방법/박창규 체육부 기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 아들은 웃고 있었다. 동료들과 얼싸안고 손뼉쳤다. 오랜만에 경험한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연장 10회 말 7-6, 1점차 승리. 그것도 상대가 리그 1위 SK였다. 기분이 들뜰 수밖에 없었다. 프로야구 롯데 외야수 이인구, 그 순간을 즐긴 뒤 라커룸으로 돌아왔다. 구단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구야,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경기 중이라 말을 못 전했다.” 30세 아들은 아이처럼 울었다. 웃음이 울음으로 변했다.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였다. 장례식장은 서울의 한 병원이었다. 이인구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혼자 서울로 향했다. “엄마…, 엄마….” 황망한 죽음이었다. 어머니는 57세. 아직 젊었다. 아들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쳤다. 키 크고 마른 아들은 어릴 적부터 잘 뛰고 잘 굴렀다. 운동선수가 제격이었다. 야구를 선택했고 선수생활을 즐거워했다. 그러나 운동선수 부모 노릇하기는 쉬운 게 아니다. 다치지는 않을까. 내가 못 먹여서 성적이 안 나오는 게 아닐까. 어머니는 항상 노심초사했다. “인구야, 안 다치게 조심조심해라.” 어머니가 임종 직전 남긴 마지막 문자였다. 어머니는 지난해 폐암 판정을 받았다. 회복 가능성이 없었다. 다만 손자가 태어날 7월까지만 버텨주길 바랄 뿐이었다. 자기 몸도 성치 않은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아들 걱정을 했다. 그런 어머니가 갔다. 아들은 울 수밖에 없었다. 26일 발인이었다. 이인구는 장례 절차가 끝나자마자 부산으로 돌아왔다. 3일 동안 못 자고 못 먹었다. 가슴속엔 마른 바람이 부는 듯했다. 정상 컨디션일 리가 없다. 구단에선 “일주일 정도 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래도 기어코 야구장으로 향했다. 이유가 있다. “어머니는 제가 야구하는 모습을 보는 걸 제일 좋아했으니까요. 그걸 보여 드리려고….” 이인구는 말끝을 흐렸다. 28일 이인구는 사직 LG전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펄펄 날았다. 6회 말 중전 안타를 친 뒤 1루에 서서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어머니 보고 있지요?” 야구하는 아들이 어머니를 기리는 방법이다. nada@seoul.co.kr
  • 카터, 김정일 면담 불발… ‘메시지’만 갖고와

    카터, 김정일 면담 불발… ‘메시지’만 갖고와

    ‘한반도 평화 전령사’를 자처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일행이 ‘조건없는 대화·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서울로 왔다. 특히 카터 일행은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남한정부와 직접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힘에 따라 남북 간 비핵화 회담 개최에 한 걸음 다가선 모양새다. 우리 정부는 그러나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밝히는 한편 개인 차원의 방북이라고 선을 긋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김 위원장의 개인메시지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다른 당사국과 언제든지 모든 주제를 놓고 사전 조건 없이 협상할 용의가 있고 ▲구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대화상대를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언급했다는 점, 또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이 비핵화 논의에 한 걸음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이전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한은 카터 일행을 통해 “인명피해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명하지만, 천안함·연평도 사건은 우리와는 무관하며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북한의 입장은 대화공세는 지속하되 저자세로는 나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숨은 메시지를 읽어보면, 대화는 하고 싶지만 남한이 까다로운 요구 조건(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사과)을 내걸어 대화할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서 “북한이 적어도 지금의 대남 태도를 바꿀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을 만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대화→6자 회담’의 3단계 대화론에 동의는 하지만,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까지 양보할 의사는 없다는 얘기다. 방북 전에 이미 미국 국무부에서 “개인차원의 방북”이라고 한 데다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역시 “제3자를 통해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방북 가치를 떨어뜨린 점도 한몫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카터 전 대통령을 비롯한 ‘디 엘더스’의 방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북 전문가는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사과나 비핵화 진전 등을 말하려면 김정일을 만났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통 큰 제안을 하기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 목사를 구해오지 못한 점이나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외부에서는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뒷짐 지는 모습을 보인 점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정부 당국자는 “개인 차원의 방북인 데다가 김 위원장을 만난 것도 아닌 것에 대해 의미를 두거나 판단을 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면서 선을 그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깔깔깔]

    ●조용히 해 수원에서 학교를 다니는 저는 서울로 놀러 가는 친구와 함께 지하철에 올라탔습니다. 그날 지하철은 후덥지근했어요. 그런데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윽… 이건 보통 방귀가 아니고 똥방귀다!’ 전 지하철 안에서 뀐 사람이 들으라고, 온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듯 친구에게 외쳤죠. “야, 어디서 이상한 냄새 안 나니?” “어우, 진짜 누가 매너 없이 공공장소에서 방귀를 뀌었대?” 그때 문자가 왔어요. 옆에 있던 친구에게서 온 문자였지요. “나니까, 조용히 해.” ●난센스 퀴즈 말괄량이 삐삐를 일곱자로 하면? 말괄량이 호출기. 친구들과 술집에 가서 술값 안 내려고 추는 춤은? 주춤주춤.
  • 정치인 퇴진 직업외교관 부활

    정치인 퇴진 직업외교관 부활

    ‘정치인의 퇴진에 이은 직업외교관의 부활’ 22일 전격 단행된 4강 대사 인사의 특징은 이렇게 요약된다.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 주중 대사와 3선 의원 출신인 권철현 주일 대사가 물러나면서 주중 대사에는 이규형(외시 8회) 전 러시아 대사가, 주일 대사에는 신각수(외시 9회) 전 외교통상부 1차관이 각각 내정됐다. 주유엔대표부 대사에는 김숙(외시 12회)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임명돼 4강 대사를 비롯한 핵심 포스트에 직업 외교관들이 다시 포진하게 됐다. 집권 4년차를 맞이해 인적네트워크가 탄탄한 전문 외교관들을 임명함으로써 임기 말 한·중, 한·일관계를 발전적으로 이끌면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규형·신각수 내정자는 김성환(외시 10회) 외교통상부 장관보다 외시 선배이며, 특히 신 내정자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 특채 파동 때 외교부 1차관으로 지휘선상의 정점에 있었던 것이 드러나면서 인사권이 제한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이번에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5월 21, 22일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해당 대사의 교체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4강 대사의 인사가 예상보다 빨리 이뤄졌다. 4강 대사 중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윤호 주러시아 대사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라는 중대 현안을 남겨둔 한덕수 주미대사는 예상대로 유임됐다. ‘왕의 남자’로 알려진 류 주중 대사, 정치인 출신인 권 주일 대사가 서울로 돌아온 뒤 어떤 자리로 움직일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대사는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장관급의 자리를 한번쯤 거쳐 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류 대사의 거취는 개각과 맞물려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4·27 재·보선 이후 바뀌게 되면 통일부 장관으로 옮길 것이라는 얘기가 통일부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유임 쪽에 무게가 여전히 실려 있지만, 원세훈 국정원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 국정원장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4·27 재·보선 결과에 따라 개각폭이 정해지는 만큼 구체적인 윤곽은 그 이후에나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결과가 예상보다 나쁠 경우 당·정·청 전면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개각도 예상보다 폭이 커지고, 청와대 인사까지 겹칠 경우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보선 이후 외교·안보라인, 경제라인 등 분야별로 교체가 한꺼번에 이뤄질 수 있는 만큼 현재 어떤 자리로 움직일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기적의 380g 초미숙아’ 부모 첫 단독 인터뷰

    ‘기적의 380g 초미숙아’ 부모 첫 단독 인터뷰

    몸무게 380g으로 태어난 은식이가 18일 9개월의 병원 생활을 접고 엄마 품으로 돌아간다. 280일간 사투를 벌인 은식이의 ‘생명 의지’에 사회적 울림이 크다. 생명을 쉽게 포기하는 요즘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깊다. 지난해 7월 은식이는 임신 26주 만에 볼펜 크기만 하게 세상에 나왔지만 하루하루가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였다. 부모 김태웅(41)·이금현(40)씨는 “초미숙아였지만 은식이는 눈썹, 머리카락, 손발톱 등 있을 것은 다 있는 온전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충북 충주시의 한 작은 교회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이 부부의 절박한 심정을 서울신문이 단독으로 들어 봤다. →은식이가 380g의 미숙아로 태어난 이유가 있나요. -이씨 지난해 5월쯤 임신 5개월이었는데 다니던 병원에서 양수 검사를 하자고 했어요. 노산이기도 하고 태어날 아이가 기형아일 수도 있으니 검사하자는 거였지요. 물론 기형아라도 전 낳을 생각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양수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양수가 두번 터졌어요. 그래서 병원에 2주 동안 입원했어요. 양수가 또 새고 상태가 안 좋아 계속 입원했는데 임신중독증, 그것도 고위험 상태라는 거예요. 병원에서는 ‘양수가 다 샜고, 이 상태로는 아기 못 낳는다. 산모도 애도 위험하니 애를 포기하라’고 했어요.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씨 (표정이 어두워지며) 막막했어요. 아기한테도 미안하고…. 아기 아빠는 “자기는 포기할 수가 없다.”고 말했어요. -김씨 내 아이 죽이면서 어떻게 사람을 살린다고 목회하겠나 생각했어요(김씨는 농촌 교회의 목사다). 의사한테 포기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의사가 여기는 시설이 없어서 애를 낳을 수 없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산모가 그렇게 위험한 상태면 산모부터 살리자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김씨 생명이 귀하기 때문이에요. 부모 마음이야 자식을 위하지만 집사람도 귀하고 둘 다 살리고 싶었지만 하나만 포기하라고 했을 때 병원에서는 당연히 예상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살릴 수 있는 사람만 살리자고. 하지만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보겠다고 상급 병원에 이원하는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병원 담당 교수님이 한 시간여 동안 여기저기 알아봐 주시는데 길게 느껴지더군요. 겨우 연락이 닿은 삼성서울병원에 분만실이 딱 한 자리 남아 있다고 했고 바로 앰뷸런스가 와서 (아내를) 분만실로 실어 갔어요. 그렇게 나흘을 견디다 지난해 7월 12일 아이를 낳았어요. 자리가 없었거나 조금만 늦거나 했으면…. -이씨 우린 돈도 없고 능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게, 우연찮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게 다 우리를 살리려고 한 거라 생각했어요.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기 낳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나요. -김씨 상황이 급박해서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아이를 낳겠다고 결정하고 바로 이동해서 낳았으니까요. →옮긴 병원에서는 뭐라 하던가요. -이씨 살고 죽는 것은 자기네(의사)들이 할 일이 아니다. 신한테 맡겨야 한다. 자기네들은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했어요. →은식이를 처음 봤을 때는 어땠나요. -김씨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애기를 보라고 해서 제가 몇 그램이냐고 물으니까 “380g”이라는 거예요. (참담한 표정으로) 임신중독증이 생기면서 아기가 오히려 작아진 거예요. 우리 아들이지만 380g이라니까 책에서 본 것처럼 사람 같지 않고 빨간 쥐같이 생겼으면 어떡하나 생각했죠. 처음에 딱 봤는데 애가 너무너무 예쁜 거예요. (부부가 서로 웃으면서) 눈썹, 머리카락, 손톱, 발톱 다 있고 또 눈을 떴는데 깜빡깜빡하고 팔다리를 힘 있게 움직였지요. 죽을 애 같지 않고 살겠구나 싶었어요. -이씨 제왕절개수술하고 나서 간호사가 “아들이에요.”라는데 감사했어요. 내 소원이 이뤄졌구나 했어요. 저도 외동딸이라 형제끼리 아웅다웅 노는 게 너무 부러웠거든요. 처음 봤을 때 바로 손발부터 살폈어요. 손가락 발가락 10개 다 있으니 됐다 하면서 안심했어요. →미숙아로 태어났으니 많이 고생했을 텐데요. -이씨 절대 우울증에 안 걸릴 털털한 성격이었는데 우울증이 생겼어요. (웃으면서 이야기하다 갑자기 웃음이 뚝 끊기며) 마트를 못 가겠더라구요.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 것 같고, 차라리 날 죽이고 내 아이를 살리지 싶어서…. 은식이가 나서 3일 만에 동맥을 수술하고, 1200g이 됐을 때 탈장수술 하고. 애가 너무 어린데 수술해서 힘들어하는 모습 보니까…. (울먹거리며) 병원에서 미숙아에게 망막수술도 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아이가 우유 10㏄도 소화를 못시키는데, 이 수술까지 하다가는 죽을 거 같았어요. 겁이 났습니다. 아이를 살려 달라고 수술 전날 기도했는데 수술 당일 아침에 병원에서 아이가 눈이 좋아져서 수술을 안 해도 되겠다고 하더라구요. 살았죠. →혹시 육아일기 같은 것은 쓰셨나요. -이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쓸 새도 없었어요. -김씨 우리는 매일 6시 25분쯤 병원에서 오는 문자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은식이 몸무게가 몇 그램이고 우유를 몇 ㏄ 먹었다는 문자가 어떻게 오느냐에 따라서…. 금식이다 하면 바로 서울로 가는 거고, 조금 먹는다 하면 안심하고.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는 거죠. →몸무게 늘어나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하죠. -김씨 우리는 몇 ㎏이 아니라 몇 g이냐가 중요해요. 초저체중 아이는 폐 문제가 가장 커요. (폐가 작으면) 숨을 못 쉬니까. 방법은 하나. 아이가 커져서 폐도 커져 폐활량이 커지는 것밖에 없어요. 그러니 그램 수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어요. 몸무게가 마의 산처럼 아무리 가도 갈 수 없는 산처럼 보였어요. (은식이가 태어나고) 9개월이 가도 자꾸 뒤로 가는 느낌이었죠. 무게가 늘기도 하고 다시 줄기도 하니까…. 한 발자국 가면 두 발자국 뒤로 가는 느낌이었어요. →은식이는 서울 병원에 있고 부모님은 이곳 충주에 있었던 건가요. -이씨 저는 시간 날 때마다 갔어요. 맨 처음에 아기 낳고 보러 갔는데 내가 간 다음날 아기 상태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안 가는 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기가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살아 있는 아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너무너무 감사했어요. 한번은 간호사가 이러는 거예요. (아기 얼굴이 왼쪽 어깨에 닿게 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어머니가 항상 이렇게 안으셨어요? 이렇게 안지 않으면 보챈다고 하면서…. 제가 항상 그렇게 안았거든요. →은식이 같은 미숙아 치료를 보며 느낀 점은요. -김씨 은식이 하나에 의사 10명, 간호사 25명이 3교대로 돌보더라고요.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서 굉장히 세밀하게 관찰하고 검사를 하고 거기에 대한 진단을 하고 처방 내리는 게 너무 미세한 분야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뛰어나다고 해서 애를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인력지원 예산지원이 많이 돼야겠지만 살려낼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았어요. →은식이를 보면서 부모로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김씨 (경이롭다는 표정으로) 우리 사회에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한데 은식이를 보니까 지금도 숨 한번 쉴 때마다 (양손으로 옆구리 부분을 가리키며) 횡격막이 쑥쑥 들어가요. 숨 한번 쉬는 게 (은식이의 경우) 온몸을 이용해서 숨을 쉬는 건데,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노력하는데 우리들은 자신이 숨쉬는 것에 대해 감격이 없지 않나 싶어요.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스스로 죽기도 하고. 380g짜리가 어떻게든 살려고 애쓰고 마침내 살게 됐죠. 이런 거 보면 생명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웅변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씨 (다시 울먹이며) 굉장해요. 숨을 다 놔버리기 때문에 못 사는 건데 얘는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데…. 은식이 살려 주셔서 의사 선생님한테 감사하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들은 은식이가 스스로 살려고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은식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하나요. -김씨 우리 아이가 똑똑하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개구쟁이처럼 신나게 놀면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씨 병원에 가니까 의사 선생님이 제일 멋있어 보이더라구요(이 말에 부부가 함께 웃었다). 의사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거 보고 (은식이가) 공부 열심히 해서 삼성병원 가서 취직하면 감회가 새롭겠다 싶었어요. →은식이 같은 미숙아를 가진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김씨 아이 포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내 아이는 일찍 낳은 것뿐이고, 내 아이는 내가 사랑하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열심히 기도하는 것밖에 없어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글 사진 충주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정치지형 가를 4·27 재보선… 3대 특징은

    4·27 재·보궐선거는 역대 재·보선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선거로 기억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15일 “예수님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BC)과 기원후(AD)로 나뉘듯 4월 27일 이전과 이후의 정치지형은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구도와 출전한 후보들의 중요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선거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선 ‘개인 대 당’의 구도가 뚜렷하다. 경기 성남시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전략은 ‘민주당 숨기기’다. 핵심 구호는 ‘중산층의 꿈 손학규’이며, 당 색깔인 초록색 대신 흰색을 사용한 플래카드에서도 ‘민주당’이라는 글자를 구석에 작게 배치해 놓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의원들을 대거 투입해 강재섭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강 후보는 “분당을에서 지면 정권을 내줄 수도 있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뭉쳐야 한다.”고 호소한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가 ‘개인기’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반면 국민참여당은 유시민 대표 등이 총출동해 이봉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임을 호소하고 있다. 후보자 기호도 예전과 달리 낯선 번호가 많다.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기호 1~4번이 없다. 대신 5번(민주노동당 후보)과 8~13번(무소속)만 있다. 1번 한나라, 2번 민주, 3번 자유선진, 4번 미래희망연대, 6번 창조한국, 7번 진보신당 등 선거에서 통일된 기호를 받을 수 있는 정당들이 공천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야권단일화를 위해 ‘무공천’을 결정하자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모두 무소속으로 나섰다. 김해을도 1번(한나라)과 8번(국민참여)의 경쟁이다. 퇴근길 교통상황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색 전망도 나온다. 분당을은 젊은층의 투표율이 핵심 변수인데,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20~40대들이 대거 서울로 출퇴근한다. 서울~분당 간 고속도로가 막히면 투표 마감 시간인 오후 8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해을도 장유신도시에 유권자가 가장 많이 사는데, 대부분이 창원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이다. 창원과 장유면을 연결하는 창원터널은 체증이 심하기로 악명 높다. 순천의 경우 야권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가 노동자들의 조직표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수·광양 공단으로 출근하는 실정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행정안전부와 고용노동부에 공문을 보내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선거권 행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투표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145년만의 귀환… 반갑다! 조선왕실의궤

    외규장각 조선왕실의궤가 마침내 우리 품에 안겼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것이니 무려 145년 만의 귀환이다. 어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관된 의궤(儀軌)는 전체 297권 중 1차분 75권으로 나머지는 다음 달 말까지 운송된다. 왕실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의궤는 ‘기록문화의 꽃’으로 불릴 만큼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17년간의 협상 끝에 돌려받은 보물을 맞는 심정은 착잡하다. 반가움과 함께 무거운 교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문화재도 국력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나아가 되찾아 올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그 점을 생생하게 확인했다. 프랑스 법원에 외규장각 도서 반환청구소송을 낸 문화연대 측은 약탈당한 문화재를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우리는 그 원칙론에 공감하면서도 협상엔 상대가 있는 만큼 절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 또한 외면할 수 없다고 본다. 문제는 5년마다 대여 갱신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대여 형식이지만 사실상 반환 혹은 영구 대여임을 강조한다. 문화재를 지키는 데도 실효적 관리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론 완전한 반환을 위해 보다 정교한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해외 문화재 찾아오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일본·미국·영국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는 14만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문화재의 해외 유출 경로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다음 달 문화재청에 신설되는 해외문화재팀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외규장각 도서 되찾기의 주역인 박병선 박사는 반환이 아닌 대여 형식을 안타까워하며 “내가 책이라면 울면서(서울로) 갈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그런 절절한 마음자세로 해외 문화재 환수작업에 나서야 할 때다.
  • ‘종신교수’ 놓친 석학의 자살

    ‘종신교수’ 놓친 석학의 자살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 이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교수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카이스트(KAIST)가 ‘연쇄자살’ 충격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박태관(54) 교수의 자살이 연구비 유용과 관련된 것이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제도나 분위기와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끊이지 않는 비극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카이스트에 대한 정부 감사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10일 발견 당시 자신의 아파트 다용도실 주방 가스배관에 압박붕대로 목을 맨 상태였다. 경찰은 1차 검안결과 새벽 3시쯤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자살 흔적 외 특이한 점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 교수는 아내 손모(53)씨가 대학원 등에 다니는 자식들 때문에 서울에서 함께 살아야 해 혼자 대전에서 지내면서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가거나 가족이 대전으로 내려왔다. 박 교수는 지난 2월 연구인건비를 유용한 혐의가 적발돼 징계 및 검찰고발 통지를 전해 듣고 괴로워했다고 동료 교수들은 전했다. 학생들은 오래전부터 연구를 돕고도 매우 적은 인건비를 받았고, 이는 일부 교수들이 연구인건비를 횡령한 탓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희경 카이스트 기획처장은 “박 교수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박 교수는 카이스트 정년보장직 선발 과정을 통과해 감사 적발사항이 없었다면 정년 때까지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년직(정년보장직·테뉴어) 심사제도는 최근 학생 자살로 문제가 되고 있는 차등 등록금제, 100% 영어수업 등과 함께 서남표 총장의 개혁정책으로 각광을 받던 제도다. 박희경 기획처장은 “이 정년보장 교수 심사제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2006년 서 총장이 부임한 뒤 심사기준이 크게 강화됐다.”고 밝혔다. 서 총장 부임 후 ▲학자의 세계적 영향력 여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등에 실릴 정도의 논문의 수준과 양 ▲강의 평가 질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처럼 까다로운 심사기준 때문에 교수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교수로 채용되면 남녀 차이를 둬 8~10년 사이에 테뉴어 자격을 얻어야 하는데 심사에서 탈락하면 1~3년 안에 재심사를 받아야 하거나 이직해야 한다. 그 전에는 계약직 형태로 있기 때문에 교수들은 이 제도에 불만이 컸고, 스트레스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2007년 9월 테뉴어 심사에서는 신청자 35명 가운데 15명이 탈락하는 등 4년간 정년심사를 받은 카이스트 교수 148명 중 24%가 탈락했다. 카이스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65세 정년이 보장된다. 숨진 박 교수는 2007년 이를 통과했다. 박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 최근 학생자살 사태 수습에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던 카이스트는 주요 보직교수들이 급히 학교로 나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나 당황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의 카이스트인상’까지 받은 세계적인 학자여서 충격은 한층 더했다. 한 보직교수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이제는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학년 학생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스폰서 검사 폭로 정용재씨 ‘…묻어버린 진실’ 책 출간

    스폰스검사를 상세히 묘사한 책이 출간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4월 전·현직 검사 수십명에게 20여년간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정용재(53)씨는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지청을 떠나는 검사들에게 전별금으로 30만~50만원을 건네다가 1986년부터는 순금 마고자 단추를 선물로 줬다. 3돈짜리 순금 단추 두개 한 세트를 선물로 줬는데 검사들도 신기하니까 아주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검사 30명에 순금 마고자 단추 선물” 정씨는 “순금 마고자 단추 선물을 1991년까지 계속했다.”면서 최소 30명의 검사들에게 건넨 것으로 기억했다. 정씨는 20대였던 1980년대 중반부터 건설회사를 경영하면서 검찰이 위촉하는 소년선도위원과 갱생보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경남지역에 부임한 검사들과 광범위하게 친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달에 두번씩 지청장에게 100만원, 평검사에게 30만원, 사무과장에게 30만원, 계장에게 10만원의 촌지를 지속적으로 상납했으며, 성접대를 포함한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달에 두번 10만~100만원 촌지 상납 그는 1985년쯤부터는 서울로 올라와 검사들을 접대하고 촌지를 건네기도 했다면서 퇴직 검사들까지 포함하면 한번 이상 접대한 사람은 20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검사 56명의 실명을 가나다순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정씨는 검사들의 술자리는 대부분 성접대로 이어졌는데 일부 검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고 썼다. 정씨는 또 “부산의 한 모델에이전시에 소속된 모델들을 불러 ‘원정 접대’를 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경찰 호송차의 호위를 받은 일도 있었으며 검사들이 이동할 때 제시간에 비행기를 탈 수 있게 경찰 헬기를 띄우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책에서 “작년 4월 ‘스폰서 검사’ 파문이 불거진 이후 검찰 진상규명위원회와 특별검사팀이 조사를 벌였지만 검찰의 방해로 이 같은 부패와 비리의 진상이 은폐됐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진상규명위와 특검을 거쳐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미 평가가 끝났고 그 과정에서 정씨의 진술이 모두 허위로 밝혀졌는데도 다시 책을 출판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검, 자살 공무원 메일 등 확보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홍지욱)는 7일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시 공무원 김모(54·5급)씨의 컴퓨터와 이메일 등을 압수 수색해 상당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본부는 이를 토대로 김씨가 자살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감찰본부는 김씨가 수사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직후 찾았다는 경북 경산시의 한 병원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당시 상황을 청취했다. 앞서 감찰본부는 지난 5일 김승식 감찰1과장과 검찰 연구관 등 검사 2명 및 수사관을 대구지검으로 내려 보냈으며, 이들은 하루 동안 자료를 수집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홍지욱 본부장은 “필요하면 감찰1과장 등이 다시 대구로 내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6選 노리는 ‘TK 엘리트’ vs 대권 노리는 ‘수도권 엘리트’

    6選 노리는 ‘TK 엘리트’ vs 대권 노리는 ‘수도권 엘리트’

    “예전엔 집값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종종 왔는데, 정치부 기자가 들른 것을 보니 이번 선거가 중요하긴 한 모양이네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 부동산’ 대표 이모(47)씨는 “총선 때에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엔 흥미진진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아들 집으로 가기 위해 32평(105㎡) 아파트를 전세가 4억 5000만원에 내놓으려고 부동산에 들른 장향선(59·여)씨도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투표할지가 관건”이라며 거들었다. ‘부동산 1번지’ 분당이 4·27 보궐선거를 맞아 ‘정치 1번지’로 변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고,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가 4일 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여야의 전·현직 대표가 사상 처음으로 맞붙는 ‘빅매치’가 성사됐다. 지하철 정자역 3번 출구 앞에 들어선 강 전 대표의 선거사무실과 4번 출구 앞에 포진한 손 대표의 사무실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듯했다. ●정통 엘리트들의 승부수 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대한민국 엘리트의 전형이지만 정치적 지향점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강 전 대표는 보수정당에서 잔뼈가 굵었고, 당 대표까지 지냈다. 그는 이날 기자와 만나 “당의 정신을 확 바꿔 놓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보수적 가치를 중시한다. 손 대표는 비록 한나라당 출신이지만 줄곧 개혁 노선을 견지해 왔다. 손 대표는 출사표에서 “중산층이 이끄는 개혁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분당을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강 전 대표는 경북고와 서울 법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TK(대구·경북) 엘리트’다. 32살의 젊은 검사였던 1980년 청와대 정무·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일각에서 ‘5공 인물’이라고 비판하는 것도 이 시절의 경력 때문이다. 그러나 강 전 대표 측은 “민주화 이후인 1988년 13대 때 비례대표로 처음 정계에 입문했다.”면서 “민주화의 분수령이 된 6·29 선언이 나오기까지 청와대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반박한다. 이후 강 전 대표는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하면서 부총재, 최고위원, 원내대표, 대표 등을 두루 거쳤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대구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야인’으로 지내다 이번에 6선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 시흥 출신의 손학규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온 ‘수도권 엘리트’다. 고교·대학 동창인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과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다 투옥됐으며, 1980년 민주화의 봄 당시 홀연히 영국 유학을 떠났다. 이후 서강대 등에서 진보 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문민정부 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민자당에 입당한 손 대표는 1993년 4월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된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0월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정세균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승리해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히 뗐고 민주당으로부터 ‘적통’을 인정받았다. ●14년 한솥밥 먹었지만 결이 달랐다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은 손 대표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면서 시작됐고 1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강 전 대표는 손 대표 등원 당시 민자당 대변인을 맡아 입심을 자랑했고, 손 대표는 1995년부터 1년여 동안 민자당과 신한국당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강 전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 총재일 때 비서실장을, 손 대표는 1997년 12월 조순 총재의 비서실장을 잠깐 지냈다. 강 전 대표는 이회창 대선 후보의 정치특보를 맡았고, 손 대표는 반(反)이회창 노선을 걸었다. 직접적인 충돌은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손 대표는 경선 룰에 반발하며 강원도 산사에 칩거 중이었고 당 대표였던 강 전 대표는 손 대표의 경선 참여를 설득하려고 했다. 강 전 대표는 그해 3월 17일 회동을 위해 손 대표가 칩거한 것으로 알려진 낙산사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손 대표 측의 거부로 도중에 서울로 차를 돌려야 했다. 이틀 뒤 손 대표는 야권으로 투신했다. 각각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대표로서 선거를 지휘한 2008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은 반면 민주당은 81석에 그쳤다. ●강한 후폭풍이 몰려온다 전·현직 당 대표가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경우는 한국 정당사에 처음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도 ‘오차 범위’ 내 혼전을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희태 전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가 2009년과 1999년에, 민주당의 경우 정동영 최고위원(전 당의장)이 2009년에 각각 보궐선거에 출마한 적이 있지만 선거구가 자신들에게 확실하게 유리한 ‘텃밭’이었고, 상대 후보와 ‘체급’도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두 ‘거물’ 모두 우여곡절 끝에 후보가 됐고, 판이 커진 만큼 승패에 따라 정치 지형이 출렁거릴 게 뻔하다. 강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청와대,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정운찬 전 총리를 지지하는 듯한 분위기를 뚫고 공천을 따냈다. ‘이 장관이나 안상수 대표 등에게 서운하지 않으냐.’고 묻자 강 전 대표는 “그들과 싸울 ‘군번’이 아니다.”면서 “지금의 ‘봉숭아 학당’ 같은 당의 모습으로 정권 재창출은 어림도 없다. 확 뜯어고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야당 대표와 맞붙는 만큼 당선된다면 자신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당내 거부세력이 많은 강 전 대표와 달리 당의 요구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승리한다면 당내 입지는 물론 야권의 확실한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손 대표는 “민주당에 의석 하나 더 얹어주겠다는 차원에서 출마한 것이 아니다. 분당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추구하자는 뜻인 만큼 분당선거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분당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눈부신 도시의 밤… 국민 건강 위협

    눈부신 도시의 밤… 국민 건강 위협

    도시의 밤은 건물조명과 전광판 등 각종 광고 불빛으로 낮처럼 환하다. 불빛은 어둠을 밝히고 운치 있는 야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과도한 빛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 수면 방해나 교통사고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빛 공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 규제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제재수단이 없다. 2009년 의원입법으로 법률 제정안이 마련돼 국회에 상정됐지만 아직까지 계류 중이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률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홍보를 펼치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빛공해로 인한 피해사례와 관련 대책 등을 알아봤다. ●전광판 87% 국제 기준치 훨씬 넘어 직장인 조영란(여·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야근이 잦고 퇴근시간도 자연히 늦어질 수밖에 없다. 늦은 밤 귀가해서 씻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하지만 집앞 건물조명과 가로등 불빛이 너무 밝아 얼마 전 커튼을 두꺼운 천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두꺼운 천 덕분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불빛은 차단했지만 아침이 돼도 날이 밝았는지 알 수 없어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장동근(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씨. 얼마 전 지방출장을 마치고 밤에 서울로 올라가던 중 갑자기 상향등을 켜고 운행하는 차량 불빛에 사고를 당했다. 인터체인지 진입로를 앞두고 불빛으로 시야 확보가 안 돼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다. 그는 “전에도 퇴근길에 서울 낙성대 부근에서 반대 차선 차량 불빛으로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면서 “야간 운전 때 차량 불빛이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빛 공해’로 인한 피해사례와 유형도 다양해지고 있다. 환경부가 대도시 지역의 상가, 대형 쇼핑몰, 해수욕장, 자연경관지역을 대상으로 빛 공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건축물 조명은 70%가 국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광판의 경우 87%가 국제 기준치를 훨씬 넘었고, 자연경관 지역인 목포 유달산과 고하도의 경우 국제기준보다 최대 80배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지역의 기준 초과율도 62%에 달해 거주자는 물론 보행자 피해가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농촌지역 역시 도로변 가로등이나 주변 건축물 불빛으로 농산물이나 과일의 수확량이 줄었다며 환경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 조례 제재조항 없어 집행력 약화 외국의 경우 25칸델라(광도의 단위) 수준으로 건축물을 짓고 영국은 이를 위반하면 최대 1억원 정도의 벌금을 매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법률도 마련되지 않아 벌칙사항을 둘 수도 없는 실정이다. 다만 서울시가 ‘빛공해 방지 및 도시 조명관리 조례’ 시행규칙을 마련한 정도다. 이마저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조례이기 때문에 제재조항이 없어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고유가로 전력부족 현상을 만회하기 위해 야간에 강제 소등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 역시 법률에 근거한 조치는 아니다. 따라서 전력사정이 좋아지면 또다시 화려한 불빛을 내뿜을 태세다. 대형건물의 야간 강제 소등 실시 전 서울의 동대문 쇼핑타운은 서울의 대표적인 빛 공해 사례지역으로 꼽혔다. 이곳의 불빛은 국제기준치 10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또한 가로등 역시 불필요하게 높게 설치돼 주변 교통에 방해가 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가로등 절반만 고효율 등기구로 교체하면 연간 45억원의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과 비교할 때 가로등이나 일반 도로에서 허공으로 퍼지는 산란빛과 자연환경에 피해를 주는 빛이 너무 많다.”면서 “일반 도로에서 사물을 식별하는 알맞은 빛은 22.5룩스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은 빛 공해를 막기 위해 건물과 광고물의 표면휘도 상한값 설정, 상향광속 사용금지, 광원 발산광속 제한 등 가이드라인을 법규나 조례화해서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1972년부터 애리조나주를 시작으로 100개가 넘는 도시에서 빛 공해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 역시 1994년부터 빛 공해와 관련 모니터링을 시작, 빛 공해 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지자체별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시민 23% “야간 조명 피해 입어” 지난해 환경부가 서울과 부산 등 6개 도시에 사는 3000명을 대상으로 ‘빛 공해 시민의식’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과도한 인공조명 관리를 위한 법률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매우 필요하다’와 ‘필요하다’고 응답한 시민이 각각 357명(11.9%), 1590명(53%)으로 전체 응답자 64.9%가 법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한 22.6%인 678명이 야간 인공조명으로 불편을 겪거나 피해를 본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너무 밝아 눈이 부시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의견이 44.6%에 달했다. 규제가 필요한 인공조명으로는 ‘모텔 등의 건축물 치장을 위한 조명’이 4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간판·전광판 등 상가 광고물 조명(33.2%), 가로등·보안등(21.9%) 순이었다. 김회서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인공조명이 도시 건축물의 미관과 품위를 나타내는 척도로 잘못 인식돼 가고 있다.”면서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조명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빛 공해 예방을 위해서는 규제를 할 수 있는 법률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국내 암 환자 62만명 시대. 지난 2005년 38만명에서 2009년 62만명으로 암 환자는 4년 만에 무려 60%이상 급증했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얘기다. 암은 현대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과학카페’에서 암 치료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백신’을 통해 암 정복의 현주소와 그 가능성을 알아본다. ●강력반(KBS2 밤 9시 55분) 강력반의 새 팀장으로 임경은이 부임한 가운데, 해영그룹의 합숙면접 중 사라진 박은아의 실종사건이 접수된다. 강력반은 합숙장소였던 양평으로 향한다. 한편 민주를 불러 취재기사를 확인하던 은영이 민주의 가방에 달린 세혁의 펜던트를 발견하고 놀라서 민주에게 세혁과의 관계를 묻자 민주는 세혁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일일 아침드라마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윤세아)은 밤을 새워가며 슈거크래프트 케이크를 만들어 치영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치영은 유랑의 전화를 피한다. 유랑은 공항에서 자신의 돈줄을 거머쥔 서회장과 담판지으려고 가고 있는 강수와 부딪치고, 그 바람에 유랑의 케이크는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밤 8시 50분) 삐져나왔을 때 외관상 지저분해 보여 불결해 보이는 코털. 아무리 멋있는 남성이라고 해도 코털 하나에 이미지가 바뀐다. 하지만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 세균에 노출되어 뇌수막염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넘버원에서는 코털의 중요성과 코털을 함부로 뽑았을 경우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본다. ●꾸러기 천사들(EBS 밤 8시) 어느 날 보라반에 예쁜 여자아이가 새로 들어온다. 매일매일 바뀌는 화려한 왕리본을 달고 다니며, 남이 자신에게 손대는 것을 싫어하고, 물도 가지고 다니며 마시는 도도한 공주님 강채린. 채린이가 오기 전엔 주인공인 현서가 보라반의 공주님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의 관심이 채린이에게만 쏠려서 현서와 놀아주지도 않는데…. ●경찰 25시(OBS 밤 11시) 우리는 과연 복잡한 현대사회를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쏟아지는 사건과 뉴스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더욱 위험하고, 지능적이고, 다양해진 범죄 속에서 형사들의 하루는 24시간도 모자란다. ‘경찰 25시’를 통해 수사현장의 긴박감과 형사들의 땀과 눈물을 통해 범죄의 위험성을 알리고 범죄의 경각심을 느껴본다.
  • 김종학 “설악의 밤하늘에 맹세했었지 좋은 그림 백장 남기고 죽자고”

    김종학 “설악의 밤하늘에 맹세했었지 좋은 그림 백장 남기고 죽자고”

    “꽃그림 그리면서, 그러니까 참…. 이발소 그림 그리냐는 소리도 듣고, 팔리는 그림만그리느냐, 타락했냐는 소리도 듣고. 참 많은 지청구를 들었죠. 허허. 그런데 이렇게 미술관에서 생애 처음으로 전시회도 열어주고…. 감개무량하고, 인생 막판에 대단한 영광입니다.” 설악산에 은거하면서 화려한 설악의 자연을 담아내 ‘설악 화가’라 불리는 김종학(74) 회고전이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상업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생존작가의 회고전이라 국립미술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가장 눈에 띄는 건 뭐니뭐니해도 미술관이 들인 공력이다. 꽃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그래서 대중에게 인기 있는 꽃그림보다 대작 풍경화 위주로 전시작을 골랐다. 그것도 개인 컬렉터, 갤러리 등 30여곳을 발품 팔며 돌아 대표작 70여점을 ‘모셨다’. 1970년대까지의 김 화백 초기 작품들도 함께 전시했다. ●1970년대 초기작 포함 70여점 전시 덕분에 김 화백이 초기 앵포르맬(Informel·비정형) 화법에서 설악산 풍경으로 어떻게 옮겨갔는지, 또 화풍은 바뀌었더라도 초기 화법이 어떻게 변형되고 유지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게 붓을 쓰기보다 튜브째 짜서 캔버스에 바로 바르는 화법이다. 김 화백 표현을 빌자면 “구멍별로 달리한 채색법”이다. 가령 녹색이 필요할 경우 녹색 물감 튜브에다 각기 다른 사이즈로 구멍을 뚫는다. 크게 낸 구멍으로 라인을 그리고 작게 낸 순서대로 채색한다. ●물감 튜브 구멍별 채색… 독특한 화법 물감을 뒤섞는 경우에도 팔레트를 쓰지 않는다. 캔버스 위에 바로 물감을 바른 뒤 자연스레 물감들끼리 뒤섞이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물감을 더덕더덕 붙여둔 질감을 고스란히 살려두는 서양화 기법이다. 여기에다 유난히 클로즈업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다. “흔히 동양적 풍경 하면 여백과 관조를 강조하는데 제 그림은 꽉 들어찬 그림들이에요. 꽃을 그렸지만, 추상적 구상을 쓴 거지요.” 김 화백은 처음엔 욕 좀 먹었다. 출발점이 서구적 실험 화법이었기에 동료 작가들 사이에서는 ‘변절’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정말 답답했어요. 무슨 주의니, 이념이니 하는 것들은 우리 것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 정리하고 도망간 게 설악산이에요. 1979년이었지요.” 꽃그림을 그린 이유와도 상통한다. “처음 설악산에 들어간 게 늦가을이었는데 참 애잔하더군요. 그 다음 해 봄에 꽃들이 막 올라오는데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기겠는 거예요. 그 전까지만 해도 꽃 같은 건 쳐다본 적도 없거든요. 한때 죽음까지 생각했었는데 꽃들을 그리면서 서서히 나아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뭐래도 이 그림들을 꼭 그리고야 말겠다 싶더군요.” 이런 심정이 묻어나는 편지 한통도 같이 전시되어 있다. 1987년 자식들에게 쓴 편지다. “설악의 밤하늘을 보며 백장의 좋은 그림을 남기고 죽자고 맹세했지.” ●“무슨 주의·이념 떠나 설악산으로 도망” 다행인지 불행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소식도 있다. 1979년 이래 유지해오던 설악산 작업실에 최근 도둑이 들었단다. 약간이 아닌, 대단히 유명한 작가라 작품을 훔쳐가봤자 어디에 처분하기도 힘들 텐데 몇몇 작품들을 도둑맞았단다. 그래서 설악산 작업실을 완전히 정리하고 서울 부암동 작업실로 짐을 모두 옮길 예정이다. 서울로 이사 오면 조금 작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이번 전시작품들은 웬만하면 가로 3m다. “제가 대작 체질이에요. 뭘 그려도 크게 그려야 속이 시원하더군요. 허허허. 막상 그릴 때는 힘들기도 하고, 왜 이렇게 해야 하나 하는 후회도 들고 그랬어요. 이제 힘도 떨어지고 했으니 자그만 거 그리고 싶기도 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전시된 걸 보니까 더 크게 그리지 못한 게 안타깝네요. 허허허.” 6월 26일까지. 3000원. (02)2188-622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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