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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김용균씨 49재…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들

    고 김용균씨 49재…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들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회전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지 49일째 되는 날인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인의 49재와 범국민 추모제가 열렸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지금도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고인이 사망한 이유를 유족들은 아직 듣지 못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인의 49재와 여섯 번째 범국민 추모제에서 “제사상에 오른 딸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들이 딸기를 너무 좋아했다”고 눈물을 쏟으면서 입을 열었다. 김미숙씨는 “아직도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아들의) 시신을 냉동고에 놔두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다. 아직도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는 실정”이라면서 “너무도 억울하고 분한 마음, 내가 죽는 날까지 자본가를 원망하고 이 나라를 원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람 목숨은 모두 다 소중하다. 우리 모두 서로가 상생하고, 적어도 사람 생명만큼은 지킬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미숙씨는 전부터 태안과 서울, 그리고 청와대 앞과 국회, 광화문광장을 다니며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앞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지난 22일 고인이 사망한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태안에 있던 고 김용균씨의 빈소를 서울로 옮겼다.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김용균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죽음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올 수 있도록, 다시는 자식을 잃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도록 만들어달라고 (김용균씨의 시신은) 태안을 등지고 이곳으로 왔다”면서 “정부가 진실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즉각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은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원청(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했다. 또 원청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하지만 이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고 김용균씨가 맡았던 컨베이어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업무와 같이 발전소 내 기계·설비 운전, 정비, 점검, 유지·보수·관리 등의 업무는 도급 금지 작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산안법이 통과됐지만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노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발전비정규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날 고인의 49재에 앞서 방진복과 안전모,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 김용균씨의 사진을 든 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서 광화문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를 멈춰라. 우리가 김용균이다”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교통여건 개선되는 하남미사강변도시…주목받는 ‘희가로 프리미어’

    교통여건 개선되는 하남미사강변도시…주목받는 ‘희가로 프리미어’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해마다 빠른 속도로 치솟으면서 서울 접경지역인 ‘경기’와 ‘인천’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저렴한데다가 서울을 잇는 광역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면서 굳이 서울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내 기업체들도 서울의 높은 지대를 피해 서울 접경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를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2기 신도시 내에 개발된 ‘판교테크노밸리’와 ‘광교테크노밸리’에는 서울을 떠난 주요기업들이 터를 잡고 빠른 속도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실제, NHN과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주요기업들은 2013년 당시에 이미 서울을 등졌다. 지난 2016년에는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 삼성전자도 서초사옥을 떠나 수원디지털시티로 떠나갔다. 이처럼, 대기업의 이전도 탄력이 붙고 있는 만큼 중견기업들의 탈 서울 행렬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남권 바로 옆에 위치한 하남미사강변도시에 대한 기업체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향후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서울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남미사강변도시 내에는 서울과 빠르게 잇는 지하철5호선 미사역이 2019년쯤 개통된다. 또, 지하철9호선 연장안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 계획안’에 포함된 만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게다가, 하남미사강변도시 내에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도 도입돼 통근 자들의 발이 되어줄 전망이다. 이처럼 교통망이 대거 확충되면 하남미사강변도시가 경기도 권역 최고의 교통요충지로 거듭나게 된다. 서울 강남권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운데다가 교통여건도 개선돼 실질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규모 산업·업무·유통단지도 주변에 밀집해 있어 풍부한 배후수요를 안정적으로 품을 수 있다. 실제, 강동 강동첨단업무단지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등 배후업무단지가 하남미사강변도시와 인접해 있는 만큼 시너지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재, 신우산업개발이 하남미사강변도시에 분양 중인 지식산업센터 ‘희가로 프리미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지며 업무시설(지식산업센터) 및 근린생활시설, 기숙사 등이 함께 갖춰진다. 미사강변도시에서도 노른자 위에 위치한 우수한 입지인데다 1억원대 소액 투자상품으로 DTI, LTV 등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운 점 등이 매력적이다. 또, 취득세와 재산세 일부가 감면되며 부가세도 환급 받을 수 있어 비용절감효과도 기대된다. 지식산업센터는 층고가 5.3m에 달해 대규모 장비를 실내에 보관하기도 수월하다. 또, 각 실 별로 발코니 서비스면적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숙사의 층고도 5.3m 복층형으로 설계해 개방감을 확보하고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특히 기숙사와 지식산업센터를 별동으로 설계해 입주기업은 물론 입주민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힘썼다. 이 외에도 넓은 휴게공간과 옥상정원 등을 갖춰 근로자들의 휴식 및 여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 노선 연장 계획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2019년 개통 예정)이 개통되면 서울 거주자들의 하남미사강변도시 출퇴근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또, BRT환승센터가 들어서는 황산사거리도 가까워 대중교통을 통해 수도권 주요도시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단지는 미사강변도시 내에서도 서울로 진입하는 초입에 있어 서울접근성이 뛰어나다. 올림픽대로와 외곽순환도로 등 광역도로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코스트코(2019년 3월 예정)가 개점을 앞두고 있어 향후 직접적 수혜도 예상된다. 이 외에도 하남의 대표적인 쇼핑·문화·여가복합단지인 스타필드하남도 가깝다. ‘희가로 프리미어’의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하남시 조정대로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들 “회의방식 바뀌지 않는 한 장관 ‘세종 지키기’는 모순”

    “靑·국회-행정부로 기능 쪼개져 있는 상황 총리 주재 회의까지 서울 개최 이해 안가 국회 일정 잦은 변경도 ‘서울 상주’ 일조 국회가 세종으로 오면 문제 쉽게 해결돼”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정부 부처 장관들에게 “세종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더 보여달라”고 주문한 것에 대해 관가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지키기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처럼 서울(청와대·국회)과 세종(행정부)으로 기능이 쪼개져 있는 상황에서는 장관들의 ‘세종 공동화’ 현상을 막을 묘수가 없다는 것이다. 세종청사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정부 부처마다 ‘우리 장관 얼굴을 TV에서나 볼 수 있다’고 푸념하는 이들이 많다”며 “대통령과 언론까지 나서서 이 문제를 비판하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정부 주요 회의가 대부분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무회의는 물론이고 관계장관회의와 주요 기자회견까지 여간해서는 세종에서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부서울청사 고위공무원도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에만 참석하려고 해도 일주일의 절반 이상을 서울에서 보내야 한다”며 “회의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대통령이 ‘세종을 지키라’고 요청해도 따를 수가 없다. 장관들이 잠시 따르는 척 할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게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제부처의 경우 장관이 세종에 내려오기가 더욱 어렵다. 대부분 경제 관련 인물과 이슈가 서울에 모여 있어서다. 실제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화요일 국무회의와 수요일 경제활력대책회의, 목요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등에 참석하려면 사실상 한 주 내내 서울에 있어야 한다.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경제인 모임까지 챙기려면 세종에서 업무를 보기가 더 어려워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래도 홍 장관은 이전 장관들보다는 세종에서 업무를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사회부처 한 사무관은 국무회의부터 세종 개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서울에서 회의를 하면서 장관에게 세종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국가안보상 대통령 주재 회의는 서울에서 연다고 해도 국무총리 주재 회의까지 서울에서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회 일정이 지나치게 자주 바뀌는 것도 장관들이 서울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 국회의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보고 일정을 변경해 장관이 세종에 있으면 이에 대응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부서울청사 한 관계자는 “청와대만 해도 공무원들을 자주 부르지는 않는다. 문제는 국회다. 직원들과 업무를 논의해야 할 장관들이 국회의원들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장관들이 세종에 있고 싶어도 의원들 호출 때문에 수시로 서울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부처의 핵심인 실·국장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회를 방문할 때 장관을 직접 보좌해야 하는 데다 직접 참석하는 회의도 많다. 자녀 교육 문제까지 겹치다보니 세종으로 거주지를 옮긴 실·국장은 많지 않다. 실·국장 상당수는 세종에서 자는 날을 대비해 아파트나 원룸을 임대해 놨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는 ‘5급 사무관은 닷새, 3급 부이사관은 사흘, 1급 실장은 하루만 세종에 있다’는 농담이 있다”며 “평소 실·국장들은 정부서울청사나 국회에 가 있다”고 말했다. 적잖은 공무원들이 “이참에 개헌을 해서라도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서울 출장은 대부분 국회 관련 업무다. 국회가 세종으로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피력했다. 행정안전부 고위 공무원 역시 “결국 노무현 정부가 처음 구상했던 행정수도 모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처종합·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설 전에 용균씨 장례 치르게 해달라”

    “설 전에 용균씨 장례 치르게 해달라”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당시 24세)씨의 빈소가 태안에서 서울로 옮겨졌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 6명은 “설 전에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며 광화문광장 분향소에서 집단 단식에 나섰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2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용균씨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 빈소를 차렸다”고 밝혔다. 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대통령께서 직접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 용균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삼키며 여기로 왔다”며 “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려고 하는지, 대책위가 단식까지 나서는지 이유를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석탄발전소의 중대재해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특별산업안전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의 위원장과 위원을 이낙연 국무총리가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균씨의 유족과 대책위는 핵심 요구인 재발 방지 대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해결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결국 44일간 용균씨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서울로 빈소를 옮기게 됐다. 용균씨의 부모는 태안의료원에서 아들의 시신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며 오열했다. 대책위는 서울로 향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남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 기자회견에서는 “김용균과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한국서부발전을 용서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러 청와대가 있는 서울로 간다”고 밝혔다. 이후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 기자회견에서는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비정규직 노동자 6000여명은 정규직 전환자가 제로”라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 5사는 연료환경설비운전 등이 국민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정규직 업무가 아니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책위는 용균씨의 49재가 되는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6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학폭위 이대로는 안된다] “전학”→“학급교체” 번복에 숨어 다닌 피해자… 끝없는 고소·고발

    [학폭위 이대로는 안된다] “전학”→“학급교체” 번복에 숨어 다닌 피해자… 끝없는 고소·고발

    언제부턴가 아이의 교복 셔츠에 낙서가 생기기 시작했다. 간섭하지 말라는 아이에게 더는 묻지 못하고 매일 깨끗이 셔츠를 빨았다. 그러고 나면 다음날엔 보란 듯이 더 크고 진한 낙서가 그려졌다. 어느덧 몸에도 낙서 같은 상처들이 새겨져 왔다. 뭔가에 긁힌 듯 날카로운 상처, 피가 나고 멍이 든 흔적.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아이는 입을 꾹 닫았다. 답답한 속을 누르고 매일 셔츠를 박박 문지르며 빨았지만 낙서도, 상처도 더 커져만 갔다. 강모(43)씨에게 둘째 아들 김민호(가명·16)군은 그야말로 걱정할 게 없는 아이였다. 공부든 학교생활이든 스스로 잘해 냈다. 사업을 이유로 서울로 이사하면서도 조금의 걱정도 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강씨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2017년 아들이 전학한 뒤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서다.“작은 놀림이 시작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김군이 지난해 6월 학교폭력위원회에 낸 진술서의 시작이다. 전학 온 아이라는 놀림과 장난이 점점 ‘폭력’이 되어 갔다. 3학년이 되면 끝날 거라 기대했지만 2학년 때 괴롭히던 학생은 새로운 반까지 찾아와 “민호를 갈궈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난을 빙자한 폭력”은 커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방과 책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졌고 머리나 발을 툭툭 치던 손길도 세졌다. 가방에 살충제가 뿌려지고 변기 물까지 입에 넣어야 했다. 수학여행에선 비 오는 밤 베란다에 가둬졌고 화장실에 갇혀 물세례를 맞았다. “모든 사실을 알면 힘들어 할 엄마의 고통이 무서웠다”, “내가 맞아야만, 괴롭힘을 당해야만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며 사람에게 악이 어디까지 있을까 생각했다”, “때릴 때는 멍하게 다른 생각을 하면 시간이 갔다. 수업시간만큼은 자유였다”, “괴롭힘이 커지다가 결국 난 어떻게 될까”.(진술서 기재내용) 그러다 지난해 6월 더이상 감출 수 없이 커진 폭력이 터져 버렸다. 담임교사가 반 학생들 모두에게 진술서를 받았고 7명이 가해학생으로 지목됐다. 반 친구들의 진술서엔 “그동안 지켜만 봐서 미안하다”는 자책이 담겼다. 학교는 학폭위가 열리기 전 가해학생 5명에게 출석정지 10일의 긴급조치를 내리면서도 이들을 다른 교실에 모아 두고 자율학습을 시켰다. 학교는 “다른 학생들과 마주치지 못하게 수업시간에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식사를 한다”며 “격리가 됐으니 안심하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김군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모습에 강씨는 결국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열린 학폭위에 참여한 5명의 위원들은 가해학생들의 행위가 매우 심각하다고 공감했다. “잘못한 건 아느냐”는 질문에 7명 모두 “네”라고 답했지만 한 학폭위원은 “성인이었으면 명예훼손, 집단폭행, 공갈 등 범죄인데 부모들이 몰랐다는 것을 보니 학생들은 아직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학폭위는 만장일치로 6명의 학생에게 전학과 특별교육 5일 및 학부모 특별교육 1일 처분을, 다른 1명에겐 학급교체와 특별교육 처분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전학을 가지 않았다. 가해학생들이 불복해 서울교육청 학생징계조정위원회 재심을 거쳐 징계처분이 학급교체로 낮아진 것이다. 김군은 “같은 학교에 도저히 다닐 수 없다”며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했지만 “동급기관의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학교에 나가기 어려우면 학교 측에 결석해도 출석일수를 인정해 주라고 하겠다”는 조치와 함께다. 재심 결과에 따라 가해학생들이 다른 반으로 흩어졌지만 여전히 같은 공간이었다. 이미 학교에 소문이 퍼졌고 쉬는 시간마다 복도에 모여 목소리를 높이는 무리들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김군은 학교에 나가지 못했다. 졸업하기 위한 최소한의 출석일수만 맞추며 숨어 다니듯이 학교를 다녔다. 게다가 학교의 징계조치마저 법원에서 무효로 판단됐다. 가해학생 중 A군이 지난해 8월 학교를 상대로 징계처분 무효확인 소송을 냈는데 12월 승소 판결을 받은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김용철)는 당시 학폭위에 학교 전담 상담교사가 위원으로 참석한 것이 위법하다는 A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사건을 조사한 담당자가 학폭위에서 다시 심리에 참여한다는 것은 부적법하다는 판단이다. 관련 판례도 없던 주장으로 A군은 징계를 무효화했다. 재판부도 김군이 석 달 넘게 겪은 일들을 알았다. 그러나 구성이 잘못된 학폭위의 처분은 그 자체로 무효로 볼 수밖에 없었다. 김군의 피해사실은 ‘서로 장난을 친 것일 뿐’, ‘각자 장난을 한 것이지 집단 괴롭힘이 아니다’는 A군의 주장으로만 판결문에 적혔을 뿐이다. 학교 측 항소로 재판은 지난 2일 서울고법으로 넘어갔지만 다음달이면 학생들은 졸업을 한다. 학폭위는 매듭은커녕 더 큰 싸움의 시발점이 됐다. 김군 부모가 가해학생 6명을 폭행 등 혐의로 고발하자 A군과, 2학년 때부터 김군을 괴롭힌 B군의 부모가 김군을 폭행과 무고 혐의로 각각 맞고발했다. 김군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A·B군의 사건은 서울가정법원에 넘겨졌다. 김군 부모는 지난 9일 가해학생 6명의 부모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냈다. 강씨는 “아직까지 가해학생들이나 부모들에게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면서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게 되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끝’이 어딜지는 김군도, 부모도, 아무도 모른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군은 혹시 가해학생과 가까운 친구들이 같은 학교에 가게 될지를 걱정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文 “장·차관 세종 근무 한 달 평균 나흘 뿐…일하는 방식 바꿔라”

    文 “장·차관 세종 근무 한 달 평균 나흘 뿐…일하는 방식 바꿔라”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22일 “장·차관들이 세종에서 근무하는 시간을 다 합치면 한 달 평균 나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는 장관들이 세종에서 근무하는 노력을 더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안부의 세종 이전 보고를 받은 뒤 “장·차관이 대부분 서울에서 보내다 보니 실·국장도 서울로 와 있을 때가 많고 사무관이나 실무급에서 보고자료를 서울로 보내면 실·국장이 적절히 수정해 장·차관에게 보고를 하는 식으로 업무가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 업무결재 과정에 있었던 소통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이렇게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각 부처가 속도감 있는 정책성과를 거두고, 최근 논란이 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등 공직기강 해이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려면 부처 내부 소통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장·차관들이 서울에서 일을 볼 때가 많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출석하기 위한 것”이라며 “장관들이 세종시를 떠나지 않아도 되게끔 적극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득이 (장관이) 서울에 와 있는 경우에도 굳이 실·국장들이 서울에 와서 보고를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게끔 작은 보고도 가급적 영상회의를 통해서 할 수 있도록 노력들을 기울여 달라”며 “몇 명 규모의 보고회의도 영상회의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영상회의실을 많이 만들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다음주면 명절인데 고향가도 되나···잇단 전염병에 걱정 산더미

    다음주면 명절인데 고향가도 되나···잇단 전염병에 걱정 산더미

    설 연휴 앞두고 홍역, RSV, 수두 유행···‘귀성 비상’“예방접종 안 한 영유아, 병원이나 인파 몰리는 장소 방문 자제해야” “홍역 때문에 불안한데 이번 명절에 꼭 내려가야 할까요.” 대구가 고향인 최모(34)씨는 갓 돌이 지난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이 불안하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홍역 환자 가운데 17명이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데다 최씨의 자녀는 아직 홍역 예방접종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유난 떤다고 욕먹을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추가 환자가 나오고 있어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20~30대가 많이 걸린다고는 하지만, 전염성이 있다보니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기가 꺼려진다”고 전했다.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홍역 첫 환자가 신고된 이후 이날 오전까지 모두 31명의 홍역 확진자가 신고됐다. 대구·경북 경산 17명, 경기 안산·시흥 11명, 서울·경기·전남 각 1명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홍역은 감기처럼 기침, 콧물, 결막염 증상을 보이다 고열과 함께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이 일어난다. 게다가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수두 환자도 늘어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화센터나 쇼핑몰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비롯해 바깥나들이를 자제하는 분위기도 있다. 11개월 된 자녀를 둔 박모(32·여)씨는 “아이가 어린 데다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양가에 양해를 구하고 이번 설에는 부모님들이 서울로 오시기로 했다”며 “가능성은 낮겠지만, 아이가 예방접종도 받지 않아 불안했다”고 전했다. 기침이나 재채기 등 침방울과 공기로 전파되는 홍역은 백신을 접종해 예방할 수 있다. 홍역 확산은 최근 국외를 다녀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어린이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예방접종률은 2017년 기준 1차 97.7%, 2차 98.2%로 높은 편이다. 예방 효과는 1회 접종 93%, 2회 접종 97%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대구·경북 경산·경기 안산 등 홍역 유행 지역에서는 표준접종 일정(1차-만 12~15개월, 2차-만 4~6세) 전인 만 6~11개월, 생후 13~47개월 때 각각 1, 2차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영유아가 유행지역을 가야 한다면 병원이나 사람이 많은 장소 등 전염 가능성이 있는 곳의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용균씨 빈소 서울로 옮겨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져 충남 태안의료원에 차려졌던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당시 24)씨의 빈소가 서울로 옮겨갔다.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2일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러 청와대가 있는 서울로 간다”며 “대통령은 김용균의 사회적 타살 원인과 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김용균과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한국서부발전을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44일째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히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시민대책위는 “마음을 모아준 태안군민에게 감사 드린다”며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정규직 전환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집회를 마친 시민대책위는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기자회견 후 서울로 장례식장을 옮긴 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는 단식에 돌입한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박원순 “김정은 답방 안내하면 서울역·한강 보여줄 것”

    박원순 “김정은 답방 안내하면 서울역·한강 보여줄 것”

    박원순 서울시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측 답방을 직접 안내할 경우 서울역과 한강 등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시장은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한 외신기자들과의 신년 간담회에서 “가이드를 한다면 보여줄 게 너무나 많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박 시장은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서울역이 앞으로 유라시아로 가는 출발역이자 종착역이 될 것”이라며 “서울역과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바꾼) 서울로 7017 프로젝트를 안내하고 싶다”고 했다. 또 “(북측이) 대동강 수질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며 “한강의 정비된 모습이라든가 한강 물을 이용해 수돗물을 생산하는 서울시 정수장을 안내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제게 대동강 수질 개선에 협력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그 문제가 (서울시 남북 교류의) 하나의 화두로 등장했다”며 “중앙정부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김 위원장) 가이드를 할 역할을 맡겨주면 맛있는 식당도 안내할 수 있고, 아주 비밀스러운 일반 시민이 잘 모르는 그런 곳도 안내할 수 있다”며 “제가 단골로 가는 곳들”이라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용산 참사 10주년/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용산 참사 10주년/박록삼 논설위원

    불과 15년 남짓 전까지 용산역 앞은 전형적인 옛 철도역사 풍경이었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온 젊은 처자가 애써 새촘한 표정으로 용산역 광장을 두리번거렸고, 칼주름 잡고 막 휴가 나오거나 복귀를 앞둔 군인들 두엇은 대낮부터 술집 등을 계면쩍게 서성거렸다. 성공을 다짐하며 대처에 나왔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가 기차 기다리며 포장마차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랬는가 하면, 해거름에 고단한 노동을 마친 주머니 가벼운 이들은 허름한 순댓국집에서 탁배기를 들이키며 취기로 하루를 지워 가곤 했다. 평범한 일상이 오가던 이 공간은 2009년 1월 20일 새벽을 기점으로 ‘죽음과 슬픔의 공간’으로 뒤바뀌었다. 2004년 민자 역사로 대변신한 용산역은 그 전조였다. 자본의 이익 앞에 누군가의 남루한 터전은 보존 가치가 없었다. 용산역 주변 개발 철거에 내몰린 세입자 상인들은 남일당 망루로 올라가 농성을 벌였다. 농성 시작 하루 만에 벌어진 경찰 진압에 의한 충돌은 화재로 이어졌고,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잃었다. 비극적인 참사였다. 과잉 진압 문제, 용역업체와 경찰의 결탁 등 논란이 컸다. 하지만 검찰은 경찰에게 어떤 형사책임도 묻지 않았다. 검찰은 재판에 필요한 수사기록 열람, 등사를 거부했다. 재판 또한 불공정했다. 재판부는 철거민 측이 신청한 항고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당시 ‘이명박 청와대’는 경찰에 경기 연쇄살인사건(강호순 사건)을 활용하라는 이메일 지시를 보냈고, 실제 경찰사이버수사대 900명을 동원해 여론전을 펴기도 했다. 사건의 은폐, 조작에 경찰, 검찰, 사법부, 청와대 등이 동원되고 공조한 전형적 국가폭력이었다. 꼬박 10년이 흘렀고 촛불 정부가 들어섰지만, 용산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9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당시 경찰청장 내정자로 현장을 지휘한 김석기(현 자유한국당 의원) 서울경찰청장 등 지휘부의 과잉 진압 때문이라 발표하며 경찰 사과를 ‘권고’했다. 그러나 공항공사 사장, 국회의원으로 승승장구하는 김 전 청장은 이 같은 권고에도 최근 한 방송에서 “똑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층 빌딩 숲으로 상전벽해된 용산역 앞에서 10년 전 참사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도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도시재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곳곳에서 중장비 소리가 으르렁거리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이 없다면, 또 자본과 개발의 탐욕이 여전하다면 비극적 제2의 용산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 당신은, 우리는 관련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youngtan@seoul.co.kr
  • 강릉 펜션사고 치료 학생 7명 모두 퇴원

    강릉 펜션사고 치료 학생 7명 모두 퇴원

    지난해 12월 발생한 강원 강릉 아라레이크펜션 사고로 입원 치료를 받던 서울 대성고 학생 7명이 모두 회복해 퇴원했다. 경찰은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와 펜션 운영자 등 2명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고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점검원 등 7명은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며 한달여의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2명은 18일 퇴원했다. 이로써 강릉과 원주에 입원해 치료받던 학생 7명 모두 회복해 병원을 나가게 됐다. 두 학생은 이날 오전까지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퇴원 수속을 마친 뒤 보호자와 함께 병원 로비로 향했다. 롱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한 학생들은 치료를 위해 힘써준 의료진과 격려를 보내준 국민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이어 주치의인 차용성 응급의학과 교수와 포옹한 뒤, 차를 타고 서울로 떠났다. 차 교수는 “두 학생 모두 지연성 신경학적 합병증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외래를 통해 경과를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서울 대성고 3학년생 10명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마치고 강릉으로 체험학습을 왔다가 숙소인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학생 3명이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7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된 학생 5명은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점차 건강을 되찾았다. 강릉에서 치료를 받던 학생들은 중환자실에서 속속 일반 병실로 향했고, 사고 나흘째인 지난달 21일 한 학생이 첫 퇴원을 했다. 이어 사흘 뒤인 24일 학생 2명이 병원을 나서 집으로 향했고, 나머지 2명도 꾸준한 치료를 통해 이달 5일과 11일 각각 퇴원했다.강릉의 학생들이 점차 호전을 보이며 속속 퇴원하는 동안 원주에서 치료를 받던 학생 2명도 꾸준히 건강을 되찾았다. 사고 당일 강한 자극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을 정도의 중한 상태로 원주기독세브란스병원에 도착한 이들은 저체온 치료를 포함한 중환자 집중치료를 통해 호흡과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꾸준한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점차 호전을 보였고, 사고 32일 만인 이날 오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경찰의 사건 수사도 이날 끝을 맺었다. 강원지방경찰청 펜션 참사 수사본부는 보일러 시공업체 대표 C(45)씨, 펜션 운영자 K(44)씨 등 2명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법원에서 구속 영장이 기각된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안전검사원 K(49)씨 등 7명은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구속 또는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9명 중 불법 증축 등 건축법 위반 2명을 제외한 7명에게 경찰이 적용한 죄명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이다. 사고 직후 71명 규모로 꾸려진 수사본부는 부실 시공된 펜션 보일러 연통(배기관)이 보일러 가동 시 진동으로 조금씩 이탈했고 이 틈으로 배기가스가 누출돼 이번 참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이드온] 픽업트럭 파워·SUV 안락함, 절묘하게 만났다

    [라이드온] 픽업트럭 파워·SUV 안락함, 절묘하게 만났다

    쌍용자동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비운의 주인공 같다. 과거 현대·기아·대우자동차의 뒤만 밟았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현대·기아자동차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야심 차게 신차를 출시해도 같은 체급에서 맞붙으면 항상 세련미를 한층 더 갖춘 현대·기아차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2009년 쌍용차 파업 사태를 겪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경영 악화로 여러 차례 휘청거리기도 했다. 그런 쌍용차가 올해 해고 노동자의 복직 문제를 10년 만에 매듭짓고 재기를 노린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 스포츠 칸(KHAN)’ 출시가 신호탄이다. 국내 SUV 명가답게 특유의 장기를 살려 도전장을 내밀었다.처음 마주한 칸은 ‘우람한 트럭’의 모습이었다. 힘 좋은 미국산 ‘픽업트럭’을 연상케 했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투박한 아저씨’ 같았다. 지난 9일 칸 시승 행사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주차장에 줄지어 위용을 드러낸 칸의 모습이 그랬다. ‘칸’이라는 이름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역을 경영했던 몽골 제국의 군주를 칭하는 호칭에서 차용했다. 차량 전면부의 디자인은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의 모습을 형상화했다.●차선이탈 경보시스템, 졸음운전 방지 칸에 탑승하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SUV라고 하자니 차체의 높이는 트럭에 가까웠고, 트럭이라 하자니 승차감은 고급스러운 SUV에 가까웠다. 어중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트럭과 SUV의 장점이 어느 하나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도 저도 아니다’라고 평가했겠지만, 칸은 적재 공간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실내 공간은 다른 SUV 못지않은 특유의 안락함을 제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모습이었다. 칸을 타고 서울 서초구 양재동과 강원 춘천 소남이섬에 이르는 약 96.6㎞ 구간을 시승했다. 도로 위에서는 SUV로서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차량의 제동 등 주행 성능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수했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은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도로 위에서 훌륭한 승차감을 선사하며 얌전한 모습을 보인 칸이었지만 소남이섬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에선 한 마리의 ‘야수’로 변했다. 일반 차량은 지나갈 엄두조차 못 내는 가파른 언덕·사면 경사로를 비롯해 통나무·요철·모글코스 등 각종 울퉁불퉁한 장애물과 푹 패인 험한 도로를 거침없이 통과했다. 바퀴가 공중에 뜨고, 차량이 쓰러질 듯 기울어져도 칸은 뭐가 문제냐는 듯 강한 힘으로 밀어붙이며 전진해 나갔다. 차량이 깊은 구덩이에 푹 빠져 헛바퀴가 도는 상황에 직면하면 바퀴 한쪽에 힘을 몰아 주는 ‘차동기어잠금장치’를 작동시켜 탈출에 성공했다. 제동 장치에서 발을 떼기가 두려운 급경사 내리막길에서는 저속 주행장치를 작동시켜 발을 떼고도 시속 4㎞의 느린 속도로 안전하게 비탈길을 내려갈 수 있었다. 서울로 돌아올 때에는 적재 칸에 타이어, 도끼, 캠핑 장비 등 다양한 화물을 실은 차량으로 바꿔 탔다. 차량이 묵직해지니 승차감은 더욱 안정적으로 변했다.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충격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두 종류 서스펜션 적용… 용도 따라 선택 칸에는 두 종류의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서스펜션은 차량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장치로 차량 운행 중 발생하는 충격이 탑승 공간에 전해지지 않도록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파이오니어’ 모델에는 ‘리프 서스펜션’이, ‘프로페셔널’ 모델에는 ‘5링크 서스펜션’이 각각 적용됐다. 여러 겹의 판 스프링으로 하중을 견디는 ‘리프 서스펜션’은 주로 무거운 짐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 적용된다. 5링크에 비해 승차감이 떨어지는 대신 적재 능력이 탁월하다. 이 때문에 프로페셔널의 적재량은 최대 500㎏이지만, 파이오니어의 적재량은 최대 700㎏에 달한다. ‘5링크 서스펜션’은 독립된 링크가 노면의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상하좌우의 하중을 견디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리프 서스펜션과 비교해 적재량은 작지만 더 안정된 승차감을 제공한다.칸의 주요 고객층은 ‘레저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레저를 즐기러 자주 교외로 떠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칸이 어울릴 듯하다. 특히 캠핑족에게 큰 인기를 끌 만하다. 적재 데크의 후미 길이는 161㎝, ‘테일 게이트’(적재 칸 문)를 열면 218㎝까지 늘어난다. 높이는 57㎝이며, 총용량은 1262ℓ에 달한다. 적재 용량이 커진 만큼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2륜 오토바이를 비롯해 4륜 ATV까지 탑재할 수 있을 정도다. 또 여름철에는 서핑을, 겨울철에는 보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칸의 가격은 2838만~3367만원으로 책정됐다. 리프 서스펜션이 장착된 파이오니어X가 2838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5링크 서스펜션이 장착된 프로페셔널S가 3367만원으로 가장 비싸다. 프로페셔널X는 2986만원, 파이오니어S는 3071만원이다. S에는 전방 장애물 감지 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등 각종 옵션이 포함되고 X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화물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연 자동차세는 2만 8500원에 불과하다. 춘천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권력의 공간을 국민에게 주는 것”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권력의 공간을 국민에게 주는 것”

    광화문광장~경복궁~靑 본관~북악산 시민에게 개방하면 새 시대 느끼게 돼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핵심은 국민과 소통 장기적으로 격에 맞는 리모델링 필요“경복궁 앞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광화문광장~경복궁~청와대 본관~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권력의 공간을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작업의 첫발입니다.” 국가 건축정책을 자문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인 승효상(67) 이로재 건축가사무소 대표는 16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초대 서울시 총괄 건축가로 일했던 그는 예전부터 광화문광장을 시작으로 경복궁과 청와대 본관을 거쳐 북악산 기슭까지 이어지는 권력의 축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금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기본계획에 대한 국제설계 공모 심사를 맡아 사업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오는 21일 최종 수상작을 발표한다. 승 대표는 “현재 세종문화회관과 교보문고 빌딩 사이에 거대한 중앙분리대처럼 조성된 광장은 재구조화 작업 이후 세종문화회관과 광장 사이 차도까지 상시 광장으로 흡수된다”면서 “이렇게 접근성이 좋아지는 광장에서 출발해 경복궁을 거쳐 청와대 본관을 지나 북악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일대를 시민에게 개방할 경우 새 시대를 모두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청와대의 광화문 이전 무산과 관련해선 “일부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광화문으로 나오느냐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광화문 이전의 핵심은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고 지금 소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이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집무실 및 관저와 떨어져 있는 본관의 경우 지금도 의전용으로만 쓰이는 데다 청와대도 공개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만큼 광화문광장~경복궁~청와대 본관~북악산을 잇는 권력의 축을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 대표는 “대통령 관저마저 옮겨내면 광화문에서 북악산으로 가기가 더 쉬워진다”면서 “대통령 관저는 환기, 채광 등 여러 면에서 좋지 않으니 미래 대통령들의 건강과 안녕을 생각할 때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무실은 여러 가지 여건상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많이 초라한 모습이어서 격에 맞게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승 대표는 2014년부터 2년간 서울시 1호 총괄 건축가로 있으면서 개발이 아닌 도시 재생을 내세우며 서울역 고가도로를 활용한 ‘서울로 7017’, 종로구 세운상가 리모델링 등 프로젝트의 밑그림을 그렸다.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서 뚜렷한 목표도 갖고 있다. 승 대표는 “도시나 국가의 건축이 전체적인 계획이나 비전 없이 산발적·단발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부동산 광풍과 같은 부작용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시절 만들어졌으나 이후 두 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기능을 잃은 국가건축정책위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2년 임기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저지르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1971년 8월 그날 생존권 외친 죄…반백년을 폭도로 낙인찍혔다

    1971년 8월 그날 생존권 외친 죄…반백년을 폭도로 낙인찍혔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가 두들겨 맞고 고문을 당하며 ‘데모꾼’으로 몰렸습니다. 성남시에서 관심을 갖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1971년 8월 10일 경기 광주대단지(현재 성남시 중원·수정구) 주민 5만여명이 정부의 불도저식 도시정책에 반발해 생존권을 걸고 일으킨 최초의 도시 빈민투쟁으로 불리는 광주대단지 사건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광주대단지 사건은 전매 입주자들의 재산권 투쟁이기도 했다. ‘관선’ 서울시는 ‘선 입주 후 개발’ 정책으로 도시 기반시설을 전혀 갖추지 못한 광주대단지에 서울 도심의 철거민들을 트럭으로 실어 날랐다. 덩달아 이주민들은 극심한 생활고와 굶주림에 시달려야만 했다. 서울시가 토지 분양대금 확보를 위한 분양지 전매 금지조치를 내리는 한편 경기도가 과도한 취득세를 부과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시위는 6시간이나 이어졌다. 마침내 서울시가 주민들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주대단지 주민 전체가 난동과 폭동의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사회적 차별이 심했고, 18~20세 꽃다운 청소년들의 아픔은 48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이 고향인 송상복(66)씨는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막노동을 하고 있었다. 마장동 뚝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살다가 새벽에 일어난 화재로 무허가 주택 200여채가 잿더미로 바뀌었다. 끝내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한 채 그날 대한통운 화물차 1대에 3~4가구씩 타고 맨몸으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주는 생활용품만 가지고 광주대단지로 이사를 떠났다. 당시 열여덟 소년이었던 송씨는 “사건 당일 집회 장소에 모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나갔다. 친구들하고 놀다가 시위대가 서울로 가자고 시영버스를 타고 내려오기에 같이 합류해 현재 수정구 관할인 수진리 고개까지 올라가 전투경찰들과 마주쳐 돌팔매질 몇 번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낮에 집앞에서 친구들이랑 만화책을 보다가 형사 두 명한테 체포돼 신흥동 성남파출소로 가서 엄청 얻어맞고 온갖 고문을 다 당했다”고 회고했다. 다음날 광주경찰서로 옮겨 가서도 고문을 많이 당하고 10여일 있다가 서대문형무소로 송치됐다. 그 당시 고문으로 걸음을 제대로 못 걸었다. 10여차례 국선변호인의 도움으로 재판을 받고 다음해 1월 말쯤 6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송씨는 또 “전과자 낙인이 찍혀 취직도 못하게 돼 막노동으로 연명하면서 어렵게 살았다”고 억울한 심경을 밝혔다. 금세 눈물도 내비쳤다. 송씨는 “지금 5명의 동지하고만 연락이 된다. 죽은 사람도 서너 명 있다. 지난해 11월 은수미 성남시장과 면담도 했다. 앞으로 명예회복을 위해 신경을 써 주신다니 고맙다. 48년이나 지났고 잊혀졌지만, 이제라도 하루빨리 명예회복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세 청년이었던 박기연(70)씨는 부모님이 서울시에서 일자리를 주고 20평 주택 분양권을 준다고 하기에 억지로 이주를 했다. 그는 “처음 왔을 땐 허허벌판이었다. 덜렁 언덕배기만 보이고 아무것도 없었다. 24인용 군용 텐트를 반으로 잘라서 잠자리를 깔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씨는 “사건 당일 아무것도 모른 채 집회 장소에 모이라고 해서 동료들과 갔다 왔다. 아침에 잠을 자고 있는데 광주경찰서 형사들이 들이닥쳐 다짜고짜 끌고가 고문을 해댔다. 우리가 하지도 않았는데 증인이 있다면서 죄를 덮어씌웠다.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 맞고 데모 주동자로 변질됐다”면서 “구속 6개월 뒤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직장을 잡으려 해도 데모꾼 낙인 탓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시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 준다니 매우 감사하다”며 살짝 웃었다. 인천에 살다가 고등학생 때 부모님을 따라 광주대단지로 둥지를 옮긴 김기철(68)씨는 당시 20세였다. 사건 당일 친구들과 시위에 참가했다가 다음날 경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었다. 김씨는 “집행유예로 6개월 만에 풀려난 후에도 정보과 형사들에게 쫓겨다니며 감시를 받아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직장 문턱도 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고생한 것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성남시의 관심과 명예회복 노력에 감사하다. 먹고살 수 있도록 일이나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20세였던 이세묵(68)씨는 충남 공주에서 부모님과 살다가 형들과 광주 송평동 판잣집으로 옮겨 왔다. 그는 “현재 중원구에 속한 모란동에서 형이 다과점을 하고 있었는데 그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집회를 한다고 해서 수진리 고개로 올라가 보니 전경과 시위대가 새카맣게 모여 대치를 하고 있었다. 시위를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날 밤 경찰들이 몰려들어 모란파출소로 붙잡혀 갔다”며 “누군가 시위대에 끼어들어 빨간 인주를 몸에 묻혔는데 옷에 인주가 묻은 사람들을 무조건 체포했다”고 증언했다. 광주경찰서로 2~3명이 함께 끌려가 엄청 얻어맞고 실토하라고 고문을 당했다. 그는 또 “뒤늦게라도 진상이 밝혀지고 억울한 한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성남문화원 성남학연구소 상임위원인 윤종준 박사는 “반세기를 향해 달리고 있다. 2년 뒤면 50주년이다. 사건 당사자들이 70대 노인이 됐다. 일부 돌아가신 분들도 있다. 생존해 있을 때 진상규명과 권리회복, 명예회복이란 숙원을 이뤄 사건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있었다. 성남문화원에서도 2003년 학술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부끄러운 도시 등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힘들었다. 윤 소장은 “사건을 촉발한 원인을 규명하는 게 사건의 성격을 바로잡을 수 있는 단초일 것이다. 국가의 주먹구구식 ‘선 입주 후 개발’ 신도시정책 탓에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활동 공간조차 전무했다. 집도 없는 곳에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켜 극한 상황을 만들었다”면서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있는 보고서나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진상규명·명예회복위원회를 꾸리고, 사건 현장에 기념비라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포스코건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2월 분양 앞두고 수요 관심 UP

    포스코건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2월 분양 앞두고 수요 관심 UP

    포스코건설이 2019년 남양주 첫 번째 더샵 아파트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분양을 준비 중인 가운데, 남양주 일대에 잇따르고 있는 굵직한 교통호재가 단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가 들어서는 남양주 진접 일대는 쾌적한 환경과 풍부한 생활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서울로의 접근성이 떨어져 저평가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규 철도 노선 등의 교통 호재가 잇따르면서, 서울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예정이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실제 현재 남양주 진접 일대에서 추진 중인 신규 노선만 해도 4호선, 8호선, GTX-B 등 3개에 달한다. 가장 진척속도가 빠른 것은 4호선 연장선인 진접선 복선전철 사업이다. 오는 2021년 개통 예정으로 당고개역에서 남양주 별내동~진접읍 금곡리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기존 1시간여가 소요되던 당고개까지의 거리는 14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동시에 서울 도심으로도 4~50분이면 도달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GTX-B노선은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가 남양주 진접 일대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GTX-B 노선 등의 광역교통망을 우선적으로 확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GTX-B노선은 경기 마석에서 별내, 청량리, 서울역, 인천 송도까지 수도권을 횡단하는 노선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 도심권까지 약 30분대면 이동할 수 있어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 입주민 역시 한층 손쉬운 서울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오픈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저평가된 진접지역의 단지로서 우수한 생활여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까지 높은 상황에서 서울로의 접근성까지 개선되면 향후 큰 폭의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2지구에 공급되는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인근에 진접지구가 위치해 홈플러스, 이마트 등의 상업시설은 물론 진접도서관, 학원가 등의 교육시설까지 다양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단지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위치하며 하나로마트, 국립수목원, 오남저수지 등도 가까워 뛰어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단지는 지하 2층 ~ 지상 33층, 총 10개동 1,153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모든 세대를 수요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84㎡의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했으며 단지 중앙에는 정원 공원 더샵 필드를 조성해 단지 내부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특화설계 및 평면구성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남양주 진접 일대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됨에 따라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3기 신도시와 인접한 만큼 풍부한 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는 가운데, 3기 신도시의 후광효과를 먼저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기 신도시와 함께 발표된 판교테크노밸리 2배 규모의 자족용지 조성은 그 배후주거 단지로서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의 가치를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3기 신도시 대비 합리적인 수준에 책정될 분양가도 큰 경쟁력 중 하나다. 더불어 이번에 지정된 3기 신도시는 추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남양주 더샵퍼스트시티는 비조정지역 단지로서의 경쟁력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단지는 비조정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청약 1순위 자격자라면 집을 소유하고 있거나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19세 이상 누구나 청약할 수 있으며,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6개월이면 자유롭게 전매가 가능하다. ‘남양주 더샵 퍼스트시티’는 2월 중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는 진접읍 내각리에서 홍보관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고1때부터 코치가 성폭행…돈으로 회유”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고1때부터 코치가 성폭행…돈으로 회유”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체육계 성폭력’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전직 유도선수가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2011년 당시 유도 코치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신유용씨는 심석희 선수의 고발을 보고 용기를 냈다면서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A코치는 영선고 유도부 선수 시절 신씨를 노란색 수도관 파이프로 때리고, 유도 기술인 굳히기를 써서 신씨가 거품을 물고 기절시키기까지 했다. 신유용씨는 “항상 운동 시간이 두렵고 코치가 뭘 시키면 무조건 해야 했다”고 말했다. A코치는 또 신씨가 고1때였던 2011년부터 그가 고교를 졸업한 뒤인 2015년까지 20여차례 신씨를 성폭행했다. A코치는 2011년 신씨를 숙소로 불러 성폭행한 뒤 “너 막 메달을 따기 시작했는데 이거 누군가한테 말하면 너랑 나는 유도계에서 끝”이라면서 협박했다고 한다. 신유용씨가 침묵하자 A코치의 성폭력 횟수는 더 잦아졌다. 신유용씨는 고교 졸업 후인 2015년 서울로 오면서 A코치가 성관계를 요구하는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아도 됐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A코치가 갑자기 신씨에게 연락을 해왔다. A코치 아내가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시 A코치는 신씨에게 “선생님이 부탁할게. 가진 거 지금 50만원 있는데 이거라도 보내줄게. 받고 마음 풀고 그렇게 해주면 안 되겠니. (아내에게는) 그냥 무조건 아니라고 해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면서 “내 죄를 덮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 제자인 미성년자인 너를 선생님이 좋아하고 관계를 가진 그 자체에 너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신유용씨는 “기억이 상당히 왜곡되신 것 같은데, 저는 전혀 그런 적 없고요. 제가 억지로 당해서 무섭고 아파서 울었던 건 기억하고 계시네요?”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신유용씨는 A코치가 진정 어린 사과 대신 돈으로 회유하는 모습에 지난해 3월 고소를 결심했다. 고소장을 쓸 당시 A코치는 다시 500만원을 주며 사죄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신유용씨는 경찰에 여러 증거를 제출했지만 경찰은 그의 피해를 증언해줄 증인을 요구했다. 신유용씨는 자신이 어렵게 피해사실을 알렸던 유도부 동료 1명과 여성 코치 1명에게 증언을 부탁했지만, 그들은 유도계와의 친분을 거론하며 모두 ‘침묵’했다. 이 고소사건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전주지검으로 넘어갔고, 전주지검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촉탁했다. 그러나 수사 촉탁 이후 두 달이 넘도록 수사에 별 진척은 없는 상태라고 신유용씨는 전했다. 그런데 A코치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성폭행한 적이 없으며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신유용씨는 인터뷰에서 심석희 선수에게 고맙다고 했다. “저는 운동을 그만두고 ‘미투’를 한 거잖아요. 심석희 선수는 현역 최정상급의 스케이트 선수잖아요. 그런데도 용기를 내줘서 대단히 감사해요. 심 선수도 어릴 때부터 맞았다고 했잖아요. 운동선수들이 다 그래서 말을 못 해왔던 거예요.” 신유용씨는 2011년 이후 “단 하루도 고통 없이 시간이 흐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이웨이’ 이정섭, 위암투병 고백 “91세 모친께 차마 말 못 해”

    ‘마이웨이’ 이정섭, 위암투병 고백 “91세 모친께 차마 말 못 해”

    ‘마이웨이’ 배우 이정섭이 위암 극복기를 털어놓는다. 오늘(10일) 오후 방송되는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 요리하는 남자의 원조 이정섭이 출연한다. 1990년대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이정섭. 그는 배우라는 직업 말고도 ‘요리 연구가’, ‘꽃꽂이’, ‘연극배우’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있다. 드라마와 광고 활동,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해 오던 이정섭은 위암 선고를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올해 91세인 어머니는 늘 내 건강을 걱정하신다. 그런 어머니에게 차마 내가 암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속앓이를 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요즘 이정섭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취미이자 특기인 ‘요리’를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 아내와 단둘이 사는 그의 집에는 대형 냉장고가 세 대가 포진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정섭은 “자주 꺼내는 음식과 오래 냉장 보관을 해야 하는 음식을 분류해 놓은 것”이라며 요리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열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자신만의 요리 비법을 전수하며 보람과 크나큰 행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을 보면 사는 맛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정섭은 손수 담근 김치를 들고 경기도 양주로 향했다. 그곳에는 대학 시절부터 가장 친하게 지낸, 50년 지기 배우 임현식이 살고 있었다. 임현식은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대학 시절을 보내는 동안 이정섭의 집에서 하숙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찬란했던 추억을 이야기했다. 이정섭은 “남부럽지 않은 집안이었지만 가업이 기울어지면서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때 임현식이 아무 말 없이 나에게 50만 원을 건네줬다”고 회상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연기와 요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주어진 일이 많아서 그것을 충실히 다 해나가는 인생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여전한 열정을 보여주는 배우 이정섭의 인생 이야기는 오늘(10일) 오후 10시 ‘마이웨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점점 깊어지는 사랑 ‘달달 지수 최고조’

    ‘남자친구’ 송혜교♥박보검, 점점 깊어지는 사랑 ‘달달 지수 최고조’

    ‘남자친구’ 송혜교, 박보검이 굳건한 사랑을 확인함과 동시에 파란이 들이닥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장승조가 박보검에게 선전포고를 하는가 하면, 박보검의 아버지 신정근이 송혜교를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며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 1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7.5%, 최고 8.6%를 기록하며, 케이블-종편 포함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지난 방송분에서는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사랑이 더욱 단단해졌지만 위기가 시작되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치솟게 만들었다. 이날 수현과 진혁은 쿠바에서 추억을 쌓으며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했다. 함께 바다를 거닐고, 춤을 추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는 등 사랑에 푹 빠진 연인의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설레게 했다. 더욱이 진혁은 쿠바 호텔 사건 해결을 계기로 속초에서 서울로 복귀하게 됐다. 이후 아슬아슬하게 사내 연애를 벌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입꼬리를 실룩거리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수현이 진혁에게 말 못 했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놔 안타까움을 유발했다. 진혁과 포장마차 데이트를 즐기던 중 취기가 오른 수현은 “진혁 씨 알아요? 내가 대게 좋아해요”라며 귀여운 술주정을 부렸고, 진혁은 수현의 처음 보는 흐트러진 모습에 연신 입가에 미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이내 수현은 “근데 좀 그래. 다 꿈일까 봐. 어젯밤 꿈꾼 건 아니겠지. 그렇게 확인하고 안심하고 또 무섭고. 당신이 사라질까 봐”라며 진혁과의 관계가 꿈처럼 사라질까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진혁은 “수현 씨. 나는 좌표가 생겼어요. 나는 차수현 앞 1미터가 내 좌표예요. 늘 거기 있을 거예요”라며 수현을 안심시켰다. 더욱이 잠든 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진혁의 눈빛에서는 그를 향한 안쓰러움과 미안한 마음이 묻어 나와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후 진혁은 깜짝 이벤트로 수현의 불안감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진혁은 수현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며 “내 안에 당신이 가득하고 촘촘해요. 나는 온통 차수현이니까. 내가 당신이 잠드는 그 날까지 당신 곁을 지킬게요”라며 늘 같은 자리에서 수현과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갑자기 찾아온 행복에 혼자 속앓이를 했던 수현은 진혁의 진실된 믿음과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천천히 다 해 줄 거야”라는 진혁과, “신난다”라며 미소 짓는 수현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서로를 향한 굳건한 마음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뒤흔들었다. 이 가운데 수현과의 재결합을 위한 우석(장승조 분)의 본격적인 행보가 예고돼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우석은 최이사(박성근 분)가 벌인 쿠바 호텔 정원 사건을 빌미로 그에게 동화호텔 공동대표를 위임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 달라 부탁했고, 궁지에 몰린 최이사는 결국 우석이 원하는 대로 이사들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과연 우석이 동화호텔 공동대표를 역임하게 될지 궁금증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우석이 진혁을 찾아가 “내가 첫 눈에 반한, 그래서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내 여자 때문에”라며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까지 그려져, 정면에 나서기 시작한 우석이 수현과 진혁의 사이에 어떤 위협을 가할지 관심이 높아진다. 한편, 진혁의 부모는 수현과 진혁의 관계에 근심이 서린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진혁父(신정근 분)는 “저는 이 사람이랑 같이 가보려고요”라는 진혁의 말에 “그러다 아니면 어쩔 거야. 그래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건데, 더 가보면 어떻게 될까 계산하면 좋아하는 거 아니지”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진혁母(백지원 분) 또한 “나는 마음이 조금 그래. 진혁이랑 대표님이랑 남다른 사이인 것 같아서”라며 수현과 진혁의 관계를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방송 말미, 굳은 표정으로 수현을 찾아가는 진혁부의 모습이 담겨, 진혁의 가족이 두 사람 사이에 큰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는 10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사진=tvN ‘남자친구’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관가 블로그] 새달 세종시 이사 행안부 ‘걱정 태산’…선임 부처 “애로사항 몰랐나” 눈총

    [관가 블로그] 새달 세종시 이사 행안부 ‘걱정 태산’…선임 부처 “애로사항 몰랐나” 눈총

    ‘귀성 근무’ 우려·전월세 가격 등 고민 선임 부처들 “진작 어려움 챙겼어야” 행안부 안착 땐 불편 해소될지 주목정부부처의 ‘맏형’ 격인 행정안전부가 다음달 7일부터 세종시로 이사를 합니다. 과거 내무부로 불렸던 행안부는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 왔는데, 그런 행안부도 이제 서울을 떠나는 것이죠. 2012년 정부부처의 세종 입주가 시작된 지 8년 만입니다. 이전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행안부 직원들은 ‘세종살이’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곤 합니다. 일주일에 2~3번씩 서울로 올라와 일하는 ‘귀성 근무’에 대한 우려와 최근 부쩍 오른 세종시 전월세값에 대한 고민 등이 그것이죠. 행안부의 한 공무원은 9일 “2012년 정부세종청사가 생기자마자 내려간 기획재정부 직원들은 거의 날마다 서울로 올라오는 것을 무용담처럼 말한다. 그저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우리도 그러게 생겼다”며 착잡해했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은 가족 모두가 세종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고참 과장급 이상은 대부분 세종에 혼자 내려갑니다. 당분간 ‘기러기 아빠’로 살아야 해 자녀 교육 문제로 걱정이 큽니다. 서울에 몰려 있는 언론·시민단체와 어떻게 접점을 찾아야 할지도 막막합니다. 충북 오송에 터를 잡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부터 언론 간담회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이 오송까지 내려오지 않아서죠. 행안부도 세종에 먼저 내려온 ‘선임 부처’들의 실패담을 반면교사 삼아 대안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선임 부처들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정부청사 관리 권한을 가진 행안부가 누구보다 먼저 세종에 내려와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챙겼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행안부가 지금 느끼는 당혹스러움은 그간 청사관리 역할을 다 하지 못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라는 얘기죠. 이와 관련해 ‘세종시 통근버스’ 논란이 종종 회자됩니다. 2012년 세종청사 이주 당시 행안부가 통근버스 예산을 깎자고 주장했습니다. “통근버스가 너무 많아 길게 늘어서면 ‘무늬만 세종 이주’라는 여론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화가 난 국무조정실에서 “그렇다면 대통령 주례보고 때 행안부도 같이 내려가는 걸로 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그제서야 반대 의사를 철회했다고 합니다. 또 행안부가 주요 부처 가운데 마지막으로 세종에 내려가다 보니 일부에서는 ‘그간 어떻게든 안 내려가려고 버틴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냅니다. 행정복합도시를 표방한 세종에 정작 지방자치·분권행정을 이끌 부처가 내려오지 않아 ‘팥소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도 있었죠. 환경부 공무원은 “과거 허허벌판이던 ‘세베리아’(세종과 시베리아의 합성어)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매우 좋아진 거다. 최근 전셋값이 올라 행안부 공무원들이 불만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어려움은 겪어도 된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행안부가 세종에 안착하면 이 지역 공무원들의 애로가 해소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수원시 10일 새벽 버스파업시 대체버스 투입

    수원시는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산하 8개 버스회사 노조가 10일 오전 4시부터 전면파업 돌입을 예고한 가운데 버스노선운행 중단 시 전세버스와 관용버스를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지역 파업참가 예상 노조는 수원과 화성의 경진여객운수·삼경운수,안양 보영운수·삼영운수,안산 경원여객·태화상운,부천 소신여객,시흥 시흥교통 등으로 이들 회사는 157개 노선에 1925대 버스를 운행 중이다. 수원시는9일 염태영 시장 주재로 버스 파업 긴급점검 회의를 열고 경진여객·삼경운수가 파업에 돌입해 해당 노선 운행이 중단되면 10일 오전 출근시간대에 전세버스 27대(58회 운행)와 관용버스 5대(5회 운행)를 투입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기로 했다. 경진여객은 수원역과 서울 사당역·강남역, 서울역을 오가는 광역버스3000·7770·7780·7790·7800·7900번을, 삼경운수는 수원 고색동과 성남시를 오가는 광역버스 2007번과 수원을 경유하는 좌석버스 300번을 운행하고 있어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되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불가피하다. 버스파업에 대비해 수원시는 10일 오전 5시부터 8시 30분까지 수원역과 선바위역(지하철4호선·과천)을 오가는 전세버스를 운행한다. 국도1호선 지지대고개에서 병점역(화성시)에 이르는 구간(300번 운행 노선)에는 관용버스 5대를 투입한다. 대체버스 투입과 함께 개인·법인택시 4707대는 버스파업이 끝날 때까지 부제를 일시 해제한다. 염 시장은 “파업으로 버스운행이 중단되면 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많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므로 전철 등 대체 교통수단을 미리 확인해 이용해 달라”라고 당부하면서 “버스업체와 운수종사자들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 한발씩 양보해 시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 달라”라고 말했다. 또 10일 새벽부터 수원시 공무원을 주요 버스정류장에 배치해 시민들에게 운행 중단 사실을 알리고 대체 교통수단을 안내할 예정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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