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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영상의학 선구자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 별세

    한국 영상의학 선구자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 별세

    서울대병원장을 지내고 국내 영상의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한만청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92세. 1934년 10월 독립운동가 월봉 한기악 선생의 막내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혈관조영술, 중재적 방사선학 등 새로운 영상기술을 도입해 국내 영상의학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상진단 외 혈관조영술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행동적 방사선과학’ 도입을 주장해 국내에서 중재적 방사선학의 기틀을 닦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봉애씨와 딸 숙현·금현·지현씨, 사위 조규완(이화산업 회장)·백상익(풍원산업 대표)·장재훈(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장례식장. 발인은 10일 오전 7시. 유족은 조의금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02)2072-2091.
  • 욕설·폭행 없는데 “가정폭력 당했다”… 의대생 아들, 왜 의사 아빠 신고했나

    욕설·폭행 없는데 “가정폭력 당했다”… 의대생 아들, 왜 의사 아빠 신고했나

    최근 서울의 한 파출소에는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20대 남성 A씨와 그의 부친이 서로 화를 삭이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었다. 의과대학 재학생인 A씨가 현직 의사인 부친에게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왔다”고 했고, 이를 반대하던 부친과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경찰 신고까지 이어진 것이다. A씨가 경찰에게 가정폭력을 주장하며 들려준 녹음파일에는 “수십 년을 키워줬는데 가족과 한마디 상의 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는 부친의 격앙된 목소리가 담겼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욕설과 폭행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가정폭력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 사건을 두고 적성과 흥미보다는 ‘의대 입학’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내달리도록 방치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방 의대에 다니는 30대 재학생이 “자퇴를 고민 중이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고, 여기엔 “의대를 포기하면 후회할 것” 등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대학알리미 공시 기준 지난해 의대를 다니다가 자퇴 등으로 중도 이탈한 학생은 모두 386명으로 전년(20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5개 의대’로 불리는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연세대·성균관대의 지난해 중도 이탈자는 16명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거에는 의대 진학이 적성 위주로 결정됐지만 요즘은 성적이 높으면 당연히 의대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가장 큰 원인은 의대가 보장해주는 취업 안정성과 의사라는 직업이 대를 이을 수 있는 공고한 직업이라고 평가받는 현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가정폭력 당했다” 의대 자퇴 갈등에 부친 신고한 의대생

    “가정폭력 당했다” 의대 자퇴 갈등에 부친 신고한 의대생

    최근 서울의 한 파출소에는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보니 20대 남성 A씨와 그의 부친이 서로 화를 삭이지 못하고 대치하고 있었다. 의과대학 재학생인 A씨가 현직 의사인 부친에게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왔다”고 했고, 이를 반대하던 부친과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경찰 신고까지 이어진 것이다. A씨가 경찰에게 가정폭력을 주장하며 들려준 녹음파일에는 “수십 년을 키워줬는데 가족과 한마디 상의 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는 부친의 격앙된 목소리가 담겼다. A씨는 서울신문에 “고등학생 때부터 의대 진학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부모님은 무조건 의대에 가야 한다며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했다”며 “의대 원서 제출도 저와 상의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의대에 입학하자마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휴학계를 냈다고 한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당시 욕설과 폭행 등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가정폭력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 사건을 두고 적성과 흥미보다는 ‘의대 입학’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내달리도록 방치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방 의대에 다니는 30대 재학생이 “자퇴를 고민 중이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고, 여기엔 “의대를 포기하면 후회할 것” 등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대학알리미 공시 기준 지난해 의대를 다니다가 자퇴 등으로 중도 이탈한 학생은 모두 386명으로 전년(20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5개 의대’로 불리는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연세대·성균관대의 지난해 중도 이탈자는 16명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거에는 의대 진학이 적성 위주로 결정됐지만 요즘은 성적이 높으면 당연히 의대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가장 큰 원인은 의대가 보장해주는 취업 안정성과 의사라는 직업이 대를 이을 수 있는 공고한 직업이라고 평가받는 현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 서울의대 몇 점? 수능 합격선, 작년보다 올라갈 듯

    서울의대 몇 점? 수능 합격선, 작년보다 올라갈 듯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요 의과대학과 서울 소재 대학 주요 학과 합격선(표준점수 기준)이 전년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메가스터디는 5일 주요 대학 지원 가능 점수를 분석한 결과 202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의대 합격선이 작년 예측치(414점)보다 8점 오른 422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문과 최상위인 경영학과 합격선은 작년 예측치(400점)보다 1점 내린 399점으로 전망했다. 지난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공개한 2026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최고 표준점수는 국어 147점, 수학 139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어는 8점 상승했고 수학은 1점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의대별 합격선 예상은 연세대 419점, 가톨릭대·고려대·성균관대·울산대 각 417점, 한양대 415점, 경희대·중앙대 413점, 아주대·이화여대(인문·자연)·인하대 412점 등이다. 이외 자연계열에서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 401점, 연세대 지능형반도체 396점·전자전기공학 393점,성균관대 약학 403점·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 392점 등에서 합격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을 423점으로 봤다. 전년 대비 8점 올랐다. 연세대 의예과 합격선도 전년 표준점수 최저점은 413점이었으나 2026학년도에는 9점 오른 422점으로 추정됐다. 성균관대 의예과와 가톨릭대 의대도 각각 420점으로 전년도(412점)보다 8점 뛸 전망이다. 서울대 경영은 406점(전년도 401점), 연세대 경영과 고려대 경영은 각각 403점(전년도 396점)으로 예상됐다. 합격선 상승은 지난해보다 올해 국어 표준점수가 크게 높아졌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도 표준점수가 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은 “영어가 매우 어렵게 출제돼 영어 점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에 지원자가 몰릴 수 있다”며 “영어 감점 정도가 정시 지원에 민감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불수능 뚫고 일반고서 2년째 ‘만점’…주인공은 누구

    불수능 뚫고 일반고서 2년째 ‘만점’…주인공은 누구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서울 광남고가 2년 연속 만점자를 배출해 그 비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왕정건군은 수능에서 전 영역 만점을 받았다.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왕군은 수시모집에서도 서울대·연세대 의과대학 등 6개 의대에 지원했고, 최근 서울대 면접을 치른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왕군의 꿈은 국제 의사다. ‘국경없는 의사회’ 같은 비영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게 꿈이다. 이 때문에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의대에 가면 응급의학과를 전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 광남고는 광진구에 위치한 일반 공립고다. 학군지인 강남도, 자율형사립고도 아닌 일반고에서 2년 연속 ‘현역 만점자’가 나온 데 대해 최재일 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이들의 자기 주도적인 학습 분위기가 잘 잡혀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공립 일반고 중 2년 연속으로 수능 만점자를 내놓는 건 광남고가 처음이다. 학교는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교내 자습실과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자정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수업 전후로 공부할 내용을 예습, 복습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최 교장은 “아이들이 저녁에 학원이 끝나고 다시 학교로 올 정도”라며 “교내 자습실은 아주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만점자로 의대 대신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지원해 화제가 된 졸업생 서장협씨는 지난달 13일 수능 전날 모교를 찾아 후배들을 응원했다고 한다. 올 수능은 작년보다 매우 어려워 응시 과목에서 정답을 모두 맞힌 전체 만점자는 5명으로 작년(11명)보다 감소했다. 특히 영어와 국어 영역은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난도가 높았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22학년도부터 연도별 만점자는 1명, 3명, 1명, 11명이었다.
  • “더, 더” 尹 한마디에… 의대 일사천리 증원

    “더, 더” 尹 한마디에… 의대 일사천리 증원

    의대생과 전공의 등의 집단 반발로 ‘의료 대란’까지 빚었던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충분한 증원”을 강조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에 맞춰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 때마다 증원 수치는 연간 500명→1000명→2000명으로 늘었는데 이 과정에서 정책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정원을 500명 늘리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며 사실상 재검토 지시를 했다. 조 전 장관은 그해 10월 2025~2027년 정원을 매년 1000명씩 늘리는 방안을 보고했는데 이때도 윤 전 대통령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더 늘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2023년 12월 이관섭(당시 국정기획수석)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처음 꺼냈다고 한다. 복지부는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3개 기관에서 내놓은 ‘의사 부족 추계치’를 토대로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봤다. 이를 두고 이 전 실장은 “(5년 동안 증원을 추진하기로 했으니) 1만명 나누기 5를 해서 2000명을 제시했다”고 감사원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단계별로 증원해야 한다며 2023년 12월 27일 2025~2026년에는 900명씩, 이후 2027~2029년에 2000명씩 늘리는 ‘1안’과 첫해부터 매년 2000명씩 늘리는 ‘2안’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1안에 반대하며 일괄 증원하는 2안을 추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단계적으로 증원하면 그때마다 의료계가 반발할 테니 ‘할 때 한 번에 해결하자’는 취지였다고 관련자들은 진술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이 임기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 전 실장 역시 “나중에 여러 상황 때문에 (연간 증원 규모가)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처음에는) 큰 숫자로 나가는 게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복지부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뒤부터는 2035년까지 부족한 의사 수 추계치가 1만명에서 1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이 전 실장이 “응급실 뺑뺑이도 있고 한데 (미래가 아니라) 현재 부족한 의사 수도 포함해야 하지 않느냐”고 요구하자 수치가 1.5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에 역술인 천공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감사원은 “역술인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증원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의사 단체에 ‘2000명’ 증원 계획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당시 복지부 논의 과정에서 “의사단체나 협의체에 제시하면 바로 파업이 일어날 것”, “의협도 먼저 증원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왜 정부가 먼저 제시하느냐”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드러난 만큼 의료계와의 진정한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추진 과정 전반에 심각한 비합리성과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이 공식적으로 입증됐다”며 “정부는 앞으로 의료 현안에 대한 어떠한 중대 정책도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와 논의 과정을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감사 결과에 대해 “의대 정원 결정이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등에서 충분한 숙의를 거쳐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에서 통보한 분석 결과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 “더, 더” 尹 한마디에… 의대 일사천리 증원

    “더, 더” 尹 한마디에… 의대 일사천리 증원

    의대생과 전공의 등의 집단 반발로 ‘의료 대란’까지 빚었던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충분한 증원”을 강조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에 맞춰 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 때마다 증원 수치는 연간 500명→1000명→2000명으로 늘었는데 이 과정에서 정책적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3년 6월 조규홍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정원을 500명 늘리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1000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며 사실상 재검토 지시를 했다. 조 전 장관은 그해 10월 2025~2027년 정원을 매년 1000명씩 늘리는 방안을 보고했는데 이때도 윤 전 대통령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더 늘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2023년 12월 이관섭(당시 국정기획수석)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00명’이라는 숫자를 처음 꺼냈다고 한다. 복지부는 당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서울대 등 3개 기관에서 내놓은 ‘의사 부족 추계치’를 토대로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봤다. 이를 두고 이 전 실장은 “(5년 동안 증원을 추진하기로 했으니) 1만명 나누기 5를 해서 2000명을 제시했다”고 감사원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단계별로 증원해야 한다며 2023년 12월 27일 2025~2026년에는 900명씩, 이후 2027~2029년에 2000명씩 늘리는 ‘1안’과 첫해부터 매년 2000명씩 늘리는 ‘2안’을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1안에 반대하며 일괄 증원하는 2안을 추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단계적으로 증원하면 그때마다 의료계가 반발할 테니 ‘할 때 한 번에 해결하자’는 취지였다고 관련자들은 진술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이 임기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 전 실장 역시 “나중에 여러 상황 때문에 (연간 증원 규모가)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처음에는) 큰 숫자로 나가는 게 더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복지부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뒤부터는 2035년까지 부족한 의사 수 추계치가 1만명에서 1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이 전 실장이 “응급실 뺑뺑이도 있고 한데 (미래가 아니라) 현재 부족한 의사 수도 포함해야 하지 않느냐”고 요구하자 수치가 1.5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에 역술인 천공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감사원은 “역술인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증원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의사 단체에 ‘2000명’ 증원 계획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당시 복지부 논의 과정에서 “의사단체나 협의체에 제시하면 바로 파업이 일어날 것”, “의협도 먼저 증원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는데 왜 정부가 먼저 제시하느냐”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드러난 만큼 의료계와의 진정한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추진 과정 전반에 심각한 비합리성과 절차적 하자가 있었음이 공식적으로 입증됐다”며 “정부는 앞으로 의료 현안에 대한 어떠한 중대 정책도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와 논의 과정을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감사 결과에 대해 “의대 정원 결정이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등에서 충분한 숙의를 거쳐 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원에서 통보한 분석 결과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 [최광숙 칼럼] 무한 반복되는 ‘권력도취병’

    [최광숙 칼럼] 무한 반복되는 ‘권력도취병’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회에서 청년 전세대출 정책예산 감액 문제와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왜 내 딸을 거명하냐”며 고성을 지르고 항의하다 여당 원내대표로부터 혼쭐이 났다. 평소 점잖아 보이던 그가 회의 참석자들이 여러 차례 말릴 만큼 격앙된 모습을 보이자 관가에서 “사람이 변했나”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의 예상치 못한 ‘변신’을 두고 야당 최고위원은 “김 실장이 술 취했나 싶었는데, 권력에 잔뜩 취해 있었다”며 맹폭했다. 심리학자인 대커 켈트너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는 ‘권력이 높아질수록 사람은 자제력을 잃고 사회적 규범·윤리를 무시하는 행동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권력에 취하는 것은 정치 집단을 빼고는 얘기하기 어렵다. 기자는 1990년대부터 국회를 출입하며 3김 시대 권력의 부침을 지켜봤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권력의 유효기한은 한정돼 있는데도 집권세력은 마치 천년만년 권세를 누릴 것처럼 착각하다가 험한 꼴을 당하곤 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전임 정권의 몰락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똑같은 불행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가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우리 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문빠의 열렬한 지지 속에 브레이크 없이 질주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 집값 폭등 등으로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고도 보수세력 척결을 위해 적폐청산에 올인했다. 다른 부처는 차치하고 국정원만 보더라도 40여명이 구속되고, 300여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완장’을 차고 공직사회의 반대 세력까지 거세게 몰아세웠지만 결국 정권은 보수로 넘어갔다. 문 정부 초기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 20년 집권론’도 그렇게 허언으로 끝났다. 앞뒤 안 가리고 제멋대로 국정을 밀어붙인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충암고·서울법대 동문과 검사 출신을 ‘묻지마’ 중용하더니 현실성 없는 의대 2000명 증원,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을 막무가내로 강행했다. 그 거침없는 기세에 누구 하나 말리지 못했다. 부인 김건희의 전방위 국정 개입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자신들의 권력이 영원할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이들 부부의 행태는 최근 특검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윤·김 부부는 절제되지 않은 권력의 말로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12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재명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인 자폭 계엄으로 기사회생해 정권을 잡았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 실용주의 표방과 야당과의 협치 자세로 국민들에게 기대감을 심어 주고 외교적 성과도 올렸으나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마주했다. 그 배경에는 7000억원대 불법 수익금 환수를 포기한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사법부 장악 시도 등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법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는 국민적 우려와 비판이 깔려 있다. 게다가 요즘 내란 가담자를 색출한다며 공무원 75만명의 핸드폰을 뒤지고 동료 공무원들의 제보·투서를 받겠다고 나섰다. 문 정권 때의 적폐청산이 울고 갈 정도의 권력 폭거라는 게 관가 분위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 강경파의 입법 권력 휘두르기는 자신들의 ‘끗발’이 영원할 것처럼 과거 정권의 구태를 넘어 한발 더 나가고 있다. 진보 진영의 원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얼마 전 저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위험 요인으로 주변인들의 ‘권력도취’를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수록 주변 사람들이 (권력에) 도취해서 그 자리를 너무 즐기고 남들은 못 오게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브레이크 없는 권력의 일방 질주는 말로가 좋지 않았다. 권력을 쥐고 흔들 때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5년 천하’가 끝날 때 세상의 순리와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은 일에는 무서운 후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국민들의 민주 의식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정치권에는 여전히 ‘권력도취병’ 환자들 천지다. 최광숙 대기자
  • ‘생명 살리는 천사’ 아프리카서 25년 의료 봉사

    ‘생명 살리는 천사’ 아프리카서 25년 의료 봉사

    아프리카 케냐와 말라위의 열악한 의료 현장에서 25년 동안 80만 명에 가까운 주민에게 진료와 보건 서비스를 전해 온 한국인이 ‘제37회 아산상’의 주인공이 됐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25일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케냐 ‘성 데레사 진료소’를 이끌고 있는 정춘실(59) 소장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금은 3억 원이다. 정 소장은 1995년 영국에서 수녀로 종신서원을 한 뒤, ‘생명을 살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배우겠다’며 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2000년 아프리카로 향했다. 의료 시설이 거의 없는 케냐 빈민 지역에서 ‘성 데레사 진료소’를 설립·운영했고, 말라위 ‘음땡고 완탱가 병원’ 책임자로 의료·행정 체계를 정비하며 지역 의료 기반을 세웠다. 최근에는 케냐 칸고야 지역에 새 진료소 건립을 주도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총 6개 부문에서 18명(단체 포함)이 수상했다. 의료봉사상은 17개국에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844명을 무료 수술하고 3000여 명의 현지 의료진을 교육해 온 김웅한 서울대 의대 교수(62)가 받았다. 사회봉사상은 27년간 노숙인과 고립·은둔 청년을 돌봐온 김현일(59)·김옥란(53) 씨 부부에게 돌아갔다. 부부는 노숙인 무료급식소 ‘바하밥집’과 청년 회복기관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를 운영하며 취약계층의 자립을 지원해 왔다. 
  • “이공계 발전 작은 계기되길 바랍니다”

    “제 기부금은 조약돌 하나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공계 발전을 위해 나서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유항(80) 인하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서울대에 ‘유진장학금’을 조성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아내인 황진명(78)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이화여대 화학과 졸업)와 함께 미래 화학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이들이 기부한 돈은 부부의 이름을 따 ‘유진장학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서울대 공과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생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부부의 기부가 특히 주목받는 건 두 사람 모두 ‘화학’이라는 한길을 걸어 온 연구자여서다. 미국 유학 시절 만난 부부는 귀국 후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 냈다. 부부가 인하대 등에 그동안 기부한 금액은 모두 7억여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어린아이 하나를 온 동네가 같이 키운다는 말처럼 이공계 인재 한 명을 위해선 지역사회와 국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후배들이 ‘의대 쏠림’ 현상에 개의치 않고 정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화학 외길’ 이공계 교수 부부…후배들 위한 장학금 1억원 쾌척

    ‘화학 외길’ 이공계 교수 부부…후배들 위한 장학금 1억원 쾌척

    “제 기부금은 조약돌 하나에 불과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공계 발전을 위해 나서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유항(80) 인하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서울대에 ‘유진장학금’을 조성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아내인 황진명(78) 인하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이화여대 화학과 졸업)와 함께 미래 화학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1억원을 기부했다. 이들이 기부한 돈은 부부의 이름을 따 ‘유진장학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서울대 공과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생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부부의 기부가 특히 주목받는 건 두 사람 모두 ‘화학’이라는 한길을 걸어 온 연구자여서다. 미국 유학 시절 만난 부부는 귀국 후 인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부부가 인하대 등에 그동안 기부한 금액은 모두 7억여원에 달한다. 김 교수는 “어린아이 하나를 온 동네가 같이 키운다는 말처럼 이공계 인재 한 명을 위해선 지역사회와 국가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후배들이 ‘의대 쏠림’ 현상에 개의치 않고 정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초고령사회 공공·지역의료 해법은 디지털 헬스·비대면 진료”[최광숙의 Inside]

    “초고령사회 공공·지역의료 해법은 디지털 헬스·비대면 진료”[최광숙의 Inside]

    의료정책, 긴 호흡 가지고 펼쳐야절차적 정당성·숙의 과정이 중요의료정책에 현장 목소리 반영을필수 의료, 적절한 보상 이뤄져야평생 이력 관리 방법까지 고민을‘연구 보장’ 의사과학자 양성 필요비대면 원격진료, 선택 아닌 필수서울서 수술, 지방서 원격 협진을해외 진출 ‘한국 대표 상품’ 가능의사인가, 교수인가. 오히려 변화를 추구하고 실행력이 있는 의료 행정가의 면모가 보인다. 최근 아시아원격의료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그는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대면 진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 기술로 공공·지역의료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등으로 촉발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문제로 이어진 의정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지만 의료개혁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의정갈등 이후 의료계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지난해보다 안정됐지만 의정갈등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과 해법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직역 간 갈등 중재·조정이 관건 -새 정부 의료정책의 골자는 뭔가. “아직까지 의료개혁특위 구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등 뚜렷한 개혁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한미 관세 협상 등으로 정부가 신경 쓸 일이 많은 탓에 보건의료에 우선순위를 두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의사와 간호사, 개원의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난제가 많아 손 대기 어렵다는 건가. “보건의료 정책은 워낙 다루는 분야가 많다. 역대 보건복지부 장관 중 복지부 관료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이들은 중진급 정치인 출신들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직역 간 갈등 중재와 조정, 소통을 잘했기 때문이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의료정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데, 새 정부의 뚜렷한 의지가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당초 의정갈등도 소통 부족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보건의료 정책 추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준수하고 숙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밀어붙인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이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소통, 신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최근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이 발의됐는데,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응급실이 있는 병원은 응급환자를 볼 수 있는 의사와 병상이 없어도 환자를 받아야 한다고 강제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환자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다른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곤란한 상황인데도 이를 강제하면 더 큰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정책 입안 전 의료 현장을 파악하고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는 결국 필수의료 인력 부족 때문 아닌가. “맞다. 필수의료 기피는 의료행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근본 원인이다. 의료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행위별 수가제도다. 의사의 진료 행위에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뇌·심장·암 수술 등 필수 분야 수가는 제대로 매겨지지 않았다. 신경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의 수술비는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의료사고 등 리스크는 크다. 돈은 안 되는데 리스크만 크면 누가 하고 싶겠나.”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게 공공의료 -소아과 뺑뺑이 문제도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이 소아과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대병원 소아과 레지던트 및 전공의는 미달이다. 요즘 소아암이 급증하는데 소아암 전공 의사가 전국에 20~30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소아암 치료를 받으려면 외국으로 나가야 할 판이다. 보건소만 공공의료가 아니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것이 공공의료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필수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부인과·소아과에 병역 면제를 하고 대학 입시에선 공공의료 분야와 일반 의사, 의사과학자 등 3개 분야를 별도로 뽑자는 제안을 했다. “좋은 방안으로 보일지 몰라도 이들의 평생 이력 관리를 어떻게 할지 등 출구전략까지 고민해야 한다. 일본은 과거 산재 환자가 많아 산업의학 의사를 키우는 대학을 신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갈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서는 의사들에게 병역 특례를 주었다. 군대를 가지 않는 대신 4년간 연구하도록 하고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성공적인 모델이었지만 이들은 다시 안과·내과 등으로 복귀해 환자를 진료한다.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없이 봉합식 미봉책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의사과학자 양성도 중요한 과제인데. “앞으로 우리나라에 가장 중요한 의료인력은 바로 의사과학자다. 미국의 의사과학자양성프로그램(PSTP)은 노벨상 수상자 10여명 등을 비롯, 면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능한 연구자를 다수 배출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매년 의사를 200명씩 뽑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의사를 선발해 평생 연구할 수 있게 해 주면 노벨상 수상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가 국립대병원 소속을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국립대병원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예를 들어 경북대는 교육부 소관인데 경북대병원이 복지부 산하로 간다면 행정 이원화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상 교수는 복지부 소속인 반면 기초의학 교수는 교육부 소속이 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복지부가 의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이 복지부로 이관되면 연구보다는 진료에 치중하게 된다. 또 국립대병원이 지역의료원들을 관리하는 공공의료 중심 역할을 맡으면 의료 역량이 분산돼 병원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다.” ●지역의료 붕괴, 지방 소멸 차원 접근해야 -연봉 수억원을 줘도 지방병원에선 의사를 구하지 못한다. 무너지는 지역의료 문제 해법은. “경남 거창군의 경우 지난해 250명의 신생아 대부분이 다른 도시에서 출산했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지만 인구 감소로 환자수가 줄어드는 게 현실이다. 지역의료 붕괴는 지방소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보건소 역할 재정립 등 지역의료 혁신이 필요하다.” -서울대 의대 지역의료혁신센터가 지역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각 지역과 협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들었다. “원격·재택 진료에서 지역의료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방학 때 한 달씩 전남 화순, 경북 포항, 경남 통영, 강원 평창 등에 거주하면서 지역의료의 문제점을 발굴했다. 붕괴된 지역의료를 살리려면 디지털 헬스를 바탕으로 원격 협진과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해야 한다.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환자가 서울의 ‘빅5’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더라도 환자 진단·케어는 지방병원과의 원격 협진을 통해 할 수 있다. 현재 센터에서 평창·남원·제주 등과 이런 협진 인프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초고령사회 의료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의료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돌봄으로 바뀌고 있다. 질병 패턴도 바뀌고 있다. 만성병·고혈압·당뇨·고지혈증·암 등이 증가 추세다. 이들 질병 예방에 의료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 초고령사회의 의료 대안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도 스마트폰 영상 통화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의사 진단 및 처방이 이루어지는 비대면 진료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도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부 의사는 안전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만 30년 하고 있다. 일부 시범사업을 해도 약 배송도 못 해 반쪽짜리란 지적이 제기된다. 비대면 원격진료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코로나 팬데믹 때 이뤄진 3200만건 비대면 진료 중 중증 부작용은 10건도 되지 않아 안정성을 확보했다. 미국은 전체 의료의 30%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비대면 진료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이동이 어려운 고령층 등에게 의료권을 보장해 의료공공성을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 ●아시아 원격의료 공동 연구 논의 -원격의료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데. “혈압과 혈당 등을 실시간 측정해 스마트폰 앱으로 보여 주는 반지와 심전도를 측정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위험성을 알려 주는 패치가 개발됐다. 이런 디지털 헬스케어는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다. 신약 개발에는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원격의료는 자금을 적게 투입해도 아시아·유럽 등으로 진출하는 한국의 대표 상품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미래 먹거리다. 이런 취지로 최근 아시아 각국의 원격의료 및 디지털 헬스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아시아원격의료학회’를 설립해 공동 연구와 의료데이터 표준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의료개혁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미래의료에 대비해야 한다. 예방·예측·맞춤·참여가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보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정책 중 꼭 해야 할 디지털 헬스·원격의료, 의사과학자 양성, 지역의료 혁신 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환경보건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예방의학 분야, 특히 암 예방 분야 세계적인 전문가다. 한국인 최초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 역학조사 요원으로 2년간 근무하고 미국 암연구학회 공식전문지 ‘암예방연구’ 편집장을 지냈다. 아시아원격의료학회장,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국원격의료학회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서울대 의대 지역의료혁신센터를 설립해 부산·경북·전남·전북에서 정책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 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주요 대학 합격선 작년과 비슷”

    종로학원 “서울대 의예 294점…주요 대학 합격선 작년과 비슷”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서울 주요 대학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14일 수험생의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 예상 점수(원점수 기준)를 발표했다. 국어, 수학, 탐구영역 원점수 합산 총 300점 만점이 기준이다. 우선 서울대 경영대학은 284점(지난해 대비 1점 하락), 연세대·고려대 경영 280점(지난해 대비 각 1점 상승),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279점(지난해 대비 8점 상승), 서강대 경영학부 268점(지난해 대비 1점 상승)으로 예상됐다. 종로학원은 “수시 지원에서 문과생 증가와 사회탐구 과목 고득점자 증가 등이 문과생 상위권과 중위권 상승 요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연 계열은 서울대 의예과가 294점(지난해와 동일), 연세대 의예과 293점(지난해 대비 1점 상승), 고려대 의과대학 288점(지난해 대비 2점 하락), 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의예과 292점(각 지난해 대비 1점 상승) 수준에서 합격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도권 의대는 285점, 지방권 의대는 275점 이상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273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71점,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269점,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 266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68점으로 전망됐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합격하려면 인문계의 경우 267점, 자연계는 262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봤다. 종로학원은 “2026학년도 정시에서는 문과 경쟁이 이과보다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12월 5일 수능 채점 결과 공개 이후 변환표준점수 채점 방식에 따른 유불리, 대학별 반영 방식 등을 면밀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했다.
  • “인재, 유출 아닌 순환하는 것… 정착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 필요”

    “인재, 유출 아닌 순환하는 것… 정착 가능한 AI 생태계 조성 필요”

    #손병호 KISTEP 부원장최고급 인재 유치·융합 양성 병행‘AI 인재 되면 성공’ 사례 보여줘야#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해외 인재 복귀 후 연구 환경 조성모험적 직업 선호 문화 조성 필요#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해외 인재 노하우 전수 조직 전무산학협동 인재 양성 프로그램 필요#홍아름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규제샌드박스 같은 AI 리빙랩 조성연구 데이터 집적해 제도 개선 유도#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50대 중장년 AI 활용 땐 기회 늘어학습 난이도 낮춰 실무 인재 양성지난해 우리나라 인공지능(AI) 인재 순유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국제이동 지표는 2020년 +0.23명에서 2024년 -0.36명으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기술경영경제학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광화문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AI 시대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 필요한 AI 인재상은. 손병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 AI 융합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규모 기초 AI 모델 개발과 같이 세계적 수준의 역량이 필요한 분야에선 해외 최고급 인재 유치에 집중하고 산업 현장에서 AI를 응용·활용하는 분야라면 ‘X+AI’, 즉 의료+AI·제조+AI와 같은 융합인재 양성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안준모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과거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웨이퍼는 화공과, 설계는 전자과에서 담당했다. 수학과 물리, 화학 등 펀더멘털이 탄탄한 인재가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 중소기업은 최고급 AI 인재보다 실무 인재가 더 필요하다. AI 학습 난이도를 낮추고 체험 중심 교육으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컴퓨터공학과와 연계한 계약학과 신설 등 현실적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한국에선 AI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안 교수 인재를 유입, 유출로 보는 건 옛 방식이다. 해외에서 AI 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 ‘브레인 드레인’(인재 유출)이 아니라 ‘브레인 서큘레이션’(인재 순환)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해외에 나간 우수 인재들이 돌아와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본국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지식과 네트워크, 투자까지 순환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성주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지금도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려는 연구자들이 막상 국내로 돌아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실무 현장의 경험이 교육과정에 반영되고 대학과 기업이 벽을 허물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홍아름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단순히 인재 유입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머물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 기술 중심으로 규제를 대폭 풀었던 ‘규제 샌드박스’가 있었는데 비슷한 형태로 ‘ AI 탤런트 리빙랩’을 운영했으면 한다. 이곳에서 인재들이 혁신적인 연구와 집필을 해 보고, 데이터도 만져 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기술표준으로 환류돼야 한다. -의대 선호 추세 속에서 AI 인재를 기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손 부원장 미래 세대가 의대가 아닌 과학 분야로 오게 하려면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큰 연구 성과를 거둔 분들로 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처우와 보상 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서 ‘AI 인재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 줘야 한다. 안 교수 한국에서 진로를 선택할 때 불확실성 회피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의사, 법조인, 공무원, 대기업처럼 직업을 일단 선택하면 경로가 일정 부분 정해져 있는 직업들이 인기를 끌어 왔다. 모험적인 직업 선택을 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홍 교수 AI를 활용한 1인 창업, 즉 솔로프레너 형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과거엔 팀 단위로 하던 일을 이제는 개인이 AI 도구만으로도 해낼 수 있다. 또 반도체나 제조업처럼 우리가 이미 강점을 가진 분야에 AI를 깊이 있게 접목하는 데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AI 인재가 머무르는 생태계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노 실장 실제 통념과 다르게 청년들보다 50대 중장년이 현장에서 AI를 활용할 때 새로운 기회가 많을 수 있다. AI가 청년고용을 대체할 가능성과 중장년 고용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용정책을 할 때 세대상생 관점의 접근법도 필요하다. 이 교수 산학협력이 핵심이다. 산학 공동 석·박사 트랙, 산학 공동 프로젝트, 현장 실습 중심의 AI 융합 인재 양성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손 부원장 결국 AI 인재정책은 산업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과제다. 정부와 학계·산업계·연구계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LG AI대학원 등 산업 현장의 실제 문제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를 결합한 실용형 모델을 확산해 산업계와 학계가 긴밀히 협력하는 AI 융합 교육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 ‘1억원 향설의학상 신설’, 순천향대 천안병원 학술대회 성료

    ‘1억원 향설의학상 신설’, 순천향대 천안병원 학술대회 성료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병원장 이문수)은 ‘향설의학연구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순천향대중앙의료원, 순천향대의대, 순천향의생명연구원, 순천향대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최신 의학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학술 교류로 미래 의학 발전 선도를 위해 마련했다. 학술대회에서는 △미래 의학 주요 이슈 △향설 연구 콜로키움 △순천향 연구개발을 위한 토의 등을 주제로 5개 세션에서 17개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올해 학술대회는 순천향 설립자 고(故) 향설 서석조 박사의 인술과 교육 철학을 기리며 의학연구 분야의 뛰어난 연구자 발굴을 위한 향설의학상을 신설했다. 향설의학상 첫 수상자인 김상정 서울대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소뇌 기억과 만성 통증을 아우른 연구 경험을 통해 두 주제를 연결하는 창의적 연구 결과로 1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서교일 학교법인 동은학원 이사장은 “설립자 인간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AI 시대에도 사람 중심의 의료를 실천하고, 연구자들의 도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잠잘 때 숨 멈추면, 뇌 노폐물 쌓인다… 치매 위험 높여

    잠잘 때 숨 멈추면, 뇌 노폐물 쌓인다… 치매 위험 높여

    잠자는 동안 숨을 반복적으로 멈추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뇌의 노폐물 배출 기능을 떨어뜨려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확인됐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던 수면무호흡이 사실상 ‘뇌의 노화’를 앞당기는 질환임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윤창호 신경과 교수, 고려대 의대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가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27일 “수면무호흡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KoGES)에 참여한 성인 1110명을 평균 4.2년 동안 추적 관찰해, 수면무호흡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분석했다. 수면무호흡→뇌 청소 시스템 저하→치매그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뇌 속 노폐물 배출 체계인 ‘아교림프계(glymphatic system)’ 기능이 저하되며 인지기능이 손상되는 경로가 확인됐다. 아교림프계는 깊은 수면 중 뇌에 쌓인 노폐물,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배출하는 체계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독성 단백질이 축적돼 신경세포 손상으로 이어진다.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군은 아교림프계 활성도 지표가 정상인보다 유의하게 낮았으며, 인물이나 장면을 기억하는 능력을 평가한 ‘시각 기억력 점수’ 역시 뚜렷하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아교림프계 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간접 경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면무호흡이 심할수록 아교림프계 기능 저하와 기억력 감소가 두드러졌고, 반대로 양압기 치료 등으로 수면무호흡이 개선된 환자에서는 뇌의 노폐물 배출 기능과 기억력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이 어떤 생리적 과정을 거쳐 뇌 기능을 손상시키는지를 규명한 첫 장기 관찰 연구”라며 “잘 자는 것이 곧 뇌 건강을 지키는 길임을 다시 확인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 ‘개천용’ 사라진 의대…신입생 3명 중 1명이 ‘강남 3구’ 출신

    ‘개천용’ 사라진 의대…신입생 3명 중 1명이 ‘강남 3구’ 출신

    의대 신입생의 ‘강남 쏠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고등학교 출신이 의대 신입생의 20~30%를 차지하는 대학도 있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39개 의과대학 중 8곳의 신입생 중 강남 3구 출신 비율이 20~30%에 달했다. 명문대·지방대 가릴 것 없이 ‘강남 집중’ 강남 3구 고교 출신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양대 의대로 31.82%였다. 신입생 3명 중 1명꼴이다. 이어 가천대(26.76%), 고려대(24.78%), 이화여대(25.0%), 가톨릭대(23.96%), 연세대 미래캠퍼스(22.64%), 중앙대(22.35%), 경희대(21.62%), 서울대(21.9%)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의 경우 전체 신입생 중 강남 3구 출신 비율은 12.85%지만, 의대 신입생만 놓고 보면 21.9%로 거의 2배에 달했다. 고려대도 전체 신입생의 12.45% 대비 의대 신입생의 24.78%로 격차가 컸다. 이는 의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한 강남 지역 학생들의 교육 투자가 다른 계열보다 훨씬 집중적임을 보여준다. 수능과 면접 등 입시 경쟁력의 차이가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문수 의원은 “우리 교육이 계층 쏠림, 지역 쏠림, 의대 쏠림을 동시에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도한 쏠림은 학생에게는 지나친 경쟁으로, 가정에는 부담스러운 사교육비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 내 다양성이 약화되지 않도록 균형 있는 교육정책과 지역 간 기회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의대 갈아타려고?…‘의치한약’ 자퇴생 1000명 처음 넘었다

    의대 갈아타려고?…‘의치한약’ 자퇴생 1000명 처음 넘었다

    의약학계열 대학 쏠림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의대·치대·한의대·약대에 다니다가 그만둔 학생 수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인한 의대 간, 전공 간 이동을 노린 학생이 많았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의·치·한·약대 중도탈락자 수는 1004명으로 집계됐다. 대학알리미에 중도탈락 학생 현황이 공개된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전년도 660명과 비교해도 52.1% 늘어난 수치다. 계열별로는 약대 중도탈락자가 39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대 386명 ▲한의대 138명 ▲치대 82명 순이다. 약대 자퇴생 숫자는 지난 2022학년도 학부 체제 전환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2022학년도 206명, 2023학년도 285명에서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의대가 92.0% 올라 가장 높고 ▲한의대 42.3% ▲약대 39.6% ▲치대 6.5% 증가 순이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권 의·치·한·약대 중도탈락자가 228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호남권 215명 ▲충청권 149명 ▲대구·경북권 144명 ▲부산·울산·경남권 123명 순이다. 대학별로는 원광대 의대(26명), 이화여대 약대(25명), 동국대(와이즈) 한의대(20명) 등이 20명 이상이 중간에 학교를 나갔다.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 등 이른바 ‘빅 5’ 의대 중도탈락자도 16명으로 최근 5년 새 최다였다. 대학별로는 서울대·성균관대가 4명으로 중도탈락자 수가 가장 많았고, 연세대·가톨릭대 3명, 울산대 2명 순이다. 이들 5개대 의대 중도탈락자는 ▲2020년 7명 ▲2021년 4명 ▲2022년 8명 ▲2023년 13명이었다. 올해 ‘의치한약’ 전공에서 중도탈락자가 많아진 배경으로는 늘어난 의대 모집인원이 꼽힌다. 전년도 대비 모집인원이 약 1500명 늘면서 지방 의대에서 수도권 의대로, 치·한·약대에서 의대로 진학하려는 움직임도 더 활발해졌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은 “의대 모집 정원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며 의대 열풍이 고조돼 적성 고려 없이 진학한 학생도 꽤 될 것”이라며 “올해 부적응으로 인한 중도탈락자가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민주유공자법 시대적 과제… 박종철·이한열·전태일 제외 말 되나”

    “민주유공자법 시대적 과제… 박종철·이한열·전태일 제외 말 되나”

    민주유공자법 신속하게 처리내란·살인 등 범죄 관련자는 배제예우 대상 잠정적으로 634명 될 듯독립기념관장 감사 착수 배경갈등 키우고 진영 논리에만 빠져결격사유 확인 땐 상응 조치할 것독립유공자 후손 보상 확대빈곤 악순환 해결은 국가의 책임작년 서울신문 ‘대한외국인’ 기획외국인 포상 방향성 정립에 도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22일 “장관이 되고 가장 놀란 것이 박종철·이한열·전태일 열사 등이 아직 유공자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민주유공자법)을 빠른 시일 안에 제정해 이들을 예우하는 것이 87년 헌법 체제에 살고 있는 우리의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당에서 반대하거나 쟁점이 될 만한 인물, 사건 관계자 등은 모두 제외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민주유공자부터 예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6일쯤 민주유공자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법안으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운동 폄하 논란으로 감사원 및 보훈부 자체 감사를 받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해선 “도저히 독립기념관장 직무를 맡아선 안 되는 사람”이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7월 취임 직후부터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강조하는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등 세 번의 진보 정권이 있었고 그때마다 여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했는데 아직도 이 법이 통과가 안 된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 법은 여야를 떠나 너무나 당연한 과제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가 곧 1987년 6·10 항쟁, 개헌, 직선제에 따라 얻은 것 아닌가.” -지난 정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됐는데. “보수 진영에서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나 동의대 사건 등 일부 관계자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이번 추진 과정에선 그런 인물들을 비롯해 내란, 외환, 살인, 강간, 강도 등 90여개 유형 범죄는 법 적용 대상에서 배제한다. 그러면 야당도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을 거다.” -예상되는 민주유공자 규모는. “민주화보상법과 부마항쟁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932명 가운데 사망·행방불명 및 장해등급 판정을 받은 634명이 우선 잠정적인 예우 대상이다.” -함께 추진하는 시급한 정책은. “독립유공자 보상 범위 확대와 참전 유공자 수당의 배우자 승계를 위한 법 개정이 정기국회에서 이뤄지길 바란다.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경우 본인에게 예우와 지원이 집중돼 있어 돌아가시면 남은 배우자가 생활고를 겪는 문제가 있다. 어르신들을 만나면 ‘내가 죽으면 우리 할마이 어떻게 하노’라며 걱정이 많다. 아직 법안 통과에 여야 이견이 있다.” -배우자 생활지원금은 지원하기로 했는데. “일단 참전유공자의 남겨진 배우자에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법을 개정해 내년 상반기부터 약 1만 7000명이 혜택을 받는다. 80세 이상, 중위소득 50% 이하가 대상이다. 191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는 연령 제한을 완화하고 현재 월 10만원인 지급액 인상을 추진하는 등 혜택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참전 명예수당의 배우자 승계를 추진하고 사각지대 공백을 메우겠다.”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감사 착수 배경은. “관장으로서 정말 부적절하다는 생각에서다. 워낙 말이 많길래 처음엔 ‘무슨 기관장 한 사람 가지고 떠들썩한가’ 했다. 그런데 발언록과 국회에서의 답변 태도, 내용 등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키우고 진영 논리에만 충실한 모습이었다. 갈등을 야기시키는 언행으로 논란이 반복돼 국민 피로감도 높고 국력을 소진한다.” -법적 임기(3년)가 보장돼 있는데. “감사원 및 보훈부 자체 감사를 통해 법·규정 위반 등 결격사유가 확인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 독립기념관 이사회 이사진이 일부 교체된다. 이사회에서 적절한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 이제 정무직 공직자나 공기업 임원은 임명권자가 바뀌면 재신임 절차를 거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독립유공자 후손 보상 확대도 추진하는데. “독립운동을 하다 삼대가 망한다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실제로 보상금을 받지 않는 유족 중 16.7%가 기준중위소득 70% 이하 또는 기초연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일제강점기 초기에 순국한 경우 등엔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 최소 2대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보상 범위를 확대해 국가의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보훈의료 대책은. “현재 보훈병원 6곳과 위탁병원 927곳이 있는데 ‘어디서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는 유공자들의 요구에 공감한다. 위탁의료기관을 2030년까지 20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외국인 독립운동가 및 국채보상운동 정신 재조명에도 힘쓰고 있다. “서울신문이 항일민족지로 시작한 역사를 살려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광복 80년 사업에 기여한 것에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 왔다. 특히 지난해 ‘대한외국인’ 공동 기획을 통해 제럴딘 피치 여사를 포함해 외국인 포상 확대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오는 11월 순국선열의 날, 내년 3월 3·1절을 계기로도 외국인 독립유공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 순천향대 천안병원, ‘유방암 표적 치료’ 차세대 진단 기술 공동 개발

    순천향대 천안병원, ‘유방암 표적 치료’ 차세대 진단 기술 공동 개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은 병리과 장시형 교수가 공동연구로 유방암 환자 HER2 표적치료 적합 여부를 빠르고 정밀하게 판별하는 차세대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에 따르면 이번 기술은 한양대의대·서울대병원·㈜옵토레인이 공동으로 연구·개발로 ‘Small Methods’(IF 10.7) 학술지에 게재됐다. HER2 양성 유방암은 암유전자가 증폭해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전이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이어서 표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기존 HER2 진단법은 판독자 주관적 해석이 동반돼 결과가 모호한 경우가 많고, 판정까지 수일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옵토레인 ‘디지털 실시간 PCR(drPCR)’ 기술을 활용해 HER2 유전자 증폭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해 객관적이고 신속한 평가로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 진 것이다. 검사 진행 시간도 1시간 이내로 단축하고 동시에 정량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한다. 유방암 환자 3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결과 기존보다 높은 정확성과 신속성을 보였다. 장 교수는 “HER2 과증폭 환자뿐 아니라 저발현 환자 구분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고 향후 위암,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 진단에도 확대 적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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