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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주 서점가 핫템… ‘승승장구’ 김난도 ‘다크호스’ 이석원

    금주 서점가 핫템… ‘승승장구’ 김난도 ‘다크호스’ 이석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내년 경향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19’가 출간 이후 3주째 베스트셀러 선두를 질주했다. 교보문고가 16일 온·오프라인 도서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1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이 책은 1위를 지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독자들이 미래를 가늠하면서 더 나은 새해를 맞이하고자 발 빠르게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간 첫 주부터 종합 4위로 등장한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2위로 두 계단 더 뛰어올랐다.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 출신 임상심리학자이자 ‘유튜브 스타’인 조던 피터슨이 쓴 이 책은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자아성찰을 하려는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트렌드 전망서와 인문 분야 도서의 선전 속에 가벼운 에세이 인기도 식을 줄 모른다. 특히 인디밴드 보컬 출신 에세이스트 이석원의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 출간과 함께 젊은 여성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 종합 5위에 진입했다. 이씨는 ‘보통의 존재’,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등 감성적인 에세이로 애독자층을 확보하면서 베스트셀러 저자로 입지를 굳혔다. 특히 신작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은 30대 여성 독자의 구매가 44.7%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 트렌드 코리아 2019(김난도·미래의창) 2. 12가지 인생의 법칙(조던 B. 피터슨·메이븐 펴냄) 3. 골든아워.1(이국종·흐름출판) 4. 돌이킬 수 없는 약속(야쿠마루 가쿠·북플라자) 5.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이석원·달) 6.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흔) 7. 모든 순간이 너였다(한정 스페셜 에디션·하태완·위즈덤하우스) 8.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김수현·마음의숲) 9. 수미네 반찬(김수미·성안당) 10. 언어의 온도(100만부 돌파 기념 양장 특별판·이기주·말글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인회 KT 비서실장, 사장 승진… 임원 41명 승진·발탁

    김인회 KT 비서실장, 사장 승진… 임원 41명 승진·발탁

    김인회 KT 비서실장이 사장으로 승진, 오는 19일 경영기획부문장에 임명된다. KT는 16일 임원 41명을 승진·발탁했다. 김 비서실장은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 비서실 2담당을 역임하고 2016년부터 비서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 동안 KT 그룹 전체 컨트롤타워로서 성과 창출과 현안 해결을 주도했으며, 회사 안팎에선 실용적이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무 3명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홍범 인프라연구소장은 KT가 지난 2월 평창에서 선보인 세계최초 5G 개발을 진두지휘했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박종욱 전략기획실장은 치밀한 경영기획과 사업투자 결정으로 KT 지속가능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박병삼 법무실장은 KT 정도경영을 이끌고 준법경영을 돕는 위원회를 신설했다. 오는 19일 부문장급 전보도 시행된다. 경영기획부문장이 되는 김 사장 외에, 구현모 사장은 커스터머&미디어사업 부문장을, 이동면 사장은 미래플랫폼사업 부문장으로 이동한다. 오성목 사장은 네트워크 부문장을 계속 맡는다. 이번에 KT 상무로 승진한 신규 임원 평균 나이는 50.1세, 여성은 4명이다. 이밖에도 그룹사에서 전무 1명, 상무 3명이 나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KT 본사·그룹사 임원 승진자 명단 □KT ◇사장(1명) ▲김인회 비서실장-1964년생, 서울대 국제경제학 /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학 석사 -경력 : 비서실장(2016~2018), 비서실 2담당,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 ◇부사장(3명) ▲전홍범 Infra연구소장-1962년생, 서울대 전기공학 /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석사?박사 -경력 : 융합기술원 Infra연구소장(2014~2018), 종합기술원 기술전략실장, 종합기술원 스마트그린개발단장 ▲박종욱 전략기획실장-1962년생, 전남대 법학 / 전남대 법학 석사(수료) -경력 : 경영기획부문 전략기획실장(2015~2018), IT부문 IT전략본부장, 홈고객부문 서울북부마케팅단 노원지사장 ▲박병삼 법무실장-1966년생, 고려대 법학 -경력 : 경영기획부문 법무실장(2018), 경영기획부문 법무실 법무1담당 ◇전무(9명) Customer부문 업무지원단장 박경원 마케팅부문 Device본부장 이현석 네트워크부문 강북네트워크운용본부장 박상훈 플랫폼사업기획실 BigData사업지원단장 윤혜정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 윤경근 경영기획부문 법무실 법무1담당 장상귀 경영관리부문 인재경영실장 이공환 CR부문 CR기획실장 이승용 비서실 1담당 송경민 ◇상무(28명) Customer부문 영업본부 세일즈역량담당 박용만 Customer부문 수도권강북고객본부 북부Biz1담당 유창규 Customer부문 수도권강북고객본부 광진지사장 고충림 Customer부문 수도권강남고객본부 강남지사장 서경철 Customer부문 충남고객본부 Biz담당 류평 기업사업부문 기업고객본부 기업고객1담당 박정준 기업사업부문 기업고객본부 금융고객담당 이한석 마케팅부문 마케팅전략본부 마케팅전략담당 허석준 마케팅부문 마케팅전략본부 AI사업단장 김채희 마케팅부문 Device본부 단말개발담당 김병균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전략본부 네트워크전략담당 김영인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연구기술지원단장 이수길 네트워크부문 호남네트워크운용본부장 고경우 융합기술원 Blockchain Center장 서영일 융합기술원 Convergence연구소 Energy Intelligence TF장 한자경 IT기획실 IT전략기획담당 이성만 IT기획실 경영IT서비스단 고객IT서비스담당 이미희 플랫폼사업기획실 플랫폼사업전략담당 유용규 플랫폼사업기획실 GiGA IoT 사업단 Connected Car 사업담당 최강림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미래사업전략담당 장대진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스마트에너지사업단 SE신재생사업담당 문성욱 경영기획부문 재무실 재원기획담당 이창호 경영기획부문 글로벌사업추진실 글로벌사업전략담당 김영우 경영기획부문 글로벌사업추진실 글로벌사업단 동아시아담당 신소희 경영기획부문 글로벌사업추진실 글로벌사업단 아프리카/미주담당 오병기 윤리경영실 윤리경영1담당 진근하 비서실 2담당 MASTER-PM 장민 [재적전출] KT스카이라이프 경영기획본부장 김진국 □그룹사 ◇전무(1명) 스마트로 사장 이홍재 ◇상무(3명) BC카드 고객사영업본부장 이정호 kt estate 자산사업본부장 조범진 kt ds 고객서비스본부장 양성모 □상무보(KT 43명, 2019년 1월 1일자) Customer부문 박경호, 이성우, 박재웅, 신상대, 김대천, 김진기, 임상호, 윤철환, 김성일, 김용남 기업사업부문 하재완, 이진권, 김지훈 마케팅부문 최준기, 최광철, 손정엽 네트워크부문 지영근, 최우형, 조병선, 윤민호, 박창완 융합기술원 이종필 IT기획실 정찬호 플랫폼사업기획실 김성철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배철기 경영기획부문 배기동, 지승훈, 이찬승, 서준혁 경영관리부문 윤성욱, 박기현 CR부문 조진오, 정재필 홍보실 정명곤 경제경영연구소 배한철 윤리경영실 임정화 비서실 명제훈, 이동환 [재적전출] AOS 안대혁 ※Senior Meister 승진 네트워크부문 김병석 융합기술원 천왕성 경영기획부문 임혜진 경영관리부문 장병관 □부문장급 전보(KT, 11월 19일자) Customer & Media부문장 구현모(사장)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이동면(사장) 경영기획부문장 김인회(사장) 글로벌사업부문장 윤경림(부사장) 경영관리부문장 신현옥(전무) 비서실장 송경민(전무)
  • 공대 교수님이 앞치마 입고 김장 담그는 이유는

    공대 교수님이 앞치마 입고 김장 담그는 이유는

    공과대 교수님이 앞치마를 입고 김장 담그기에 나섰다. 서울대 공대 건설환경공학부와 관악도시농업네트워크는 16~17일 서울대 35동 옥상텃밭에서 ‘제6회 오목형 옥상 빗물 텃밭 김장행사’를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서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30명, 관악구 지역 주민 30명, 서울대 교직원과 학생 20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16일에는 공대 옥상에서 재배한 배추 200 포기를 절이고 다음날인 17일 절인 배추를 이용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김치를 담근다. 이렇게 담근 200포기의 김치는 서울대 유학생과 관악구 관내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는 건물의 버려진 공간인 옥상을 오목형 빗물 텃밭으로 만들어 2013년부터 관악구 지역주민과 학생에게 개방하고 있다. 옥상 빗물 텃밭은 계절에 따라 감자와 배추 등이 재배해 농작물을 키우면서 대학과 지역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교수가 주도해 탄생시킨 오목형 옥상 빗물 텃밭은 총 840㎡ 규모로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고 가장자리를 높여 빗물을 효과적으로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옥상 표면과 텃밭 중간에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 저류 배수판을 설치해 가뭄시에는 마른 흙이 물을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옥상에 모인 빗물은 홈통을 통해 흘려보내 빗물 저금통에 모아 조경이나 청소용수로도 활용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옥상 텃밭이 건물의 열섬현상까지 완화시켜 건물 내부의 냉방 효과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무영 교수는 “오목형 옥상 빗물 텃밭은 건물의 냉난방 비용 절감, 홍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공공건물의 옥상에 빗물 텃밭을 조성하면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유대 강화는 물론 환경에도 도움을 줘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농민 백남기 투쟁에 함께 선 ‘작은 사람들’

    [칼럼니스트 박사의 사적인 서재] 농민 백남기 투쟁에 함께 선 ‘작은 사람들’

    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정은정 지음/윤성희 사진/따비/296쪽/1만 6000원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고 쓰러진 날인 2015년 11월 14일의 이야기는 두 번째 장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저자는 첫 번째 장을 2018년 1월 백남기 농부의 아내 박경숙과 함께 경남 산청에 간 이야기에 할애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산하 산청군 농민회 등 양 기관 부회장과 혜화동 농성장을 가장 오랫동안 지켰던 젊은 농민 이종혁을 만나는 이야기다. 지난하고 오랜 투쟁을 먼 거리에서 지켜본 사람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시간 순서도 아니고, 역순도 아니고. 첫 장을 왜 그렇게 배치했는지는 그 장의 마지막 문장에 비로소 드러난다. “이들은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백남기 농민투쟁의 앞에 나서서 싸움을 이끌지 않았다. 다만, 자리를 지켰다. 이들이 지켰던 자리는 서울의 농성장이기도 했고 산청의 백남기 농민 분향소이기도 했다. 이제는 자신들 생활의 자리를 열심히 지킨다. 그들은 농성장에서든 분향소에서든 다른 사람들에게 앞자리를 자꾸 내주며 맨 뒷자리에 앉기를 자처했다. 훗날 돌이켜보니, 자리를 지키고 마음을 보태는 일이 백남기 농민 투쟁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농촌사회학을 전공한 사회학자 정은정은 백남기 농민 투쟁 과정을 기록하면서 중요한 사건들과 배경 설명을 놓치지 않는 한편 투쟁의 기나긴 과정에 음으로 양으로 함께한 수많은 ‘작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투쟁이 값진 이유는 이 작은 사람들의 어쩌지 못하는 마음들이 그날 서울대병원에, 거리에, 광주 망월동에 모여 이뤄낸 것이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백남기 농민투쟁을 기록해 온 사진작가 윤성희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인물사진을 가능한 한 그들의 생활현장에서, 슬퍼하지만은 않는 눈빛으로 담아내려 했다. “삶은 지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일단락 지어진 투쟁에 관해 머리부터 꼬리까지 꿰뚫은 기록이자, 이 투쟁의 이전과 이후를 헤아려 바라보는 시선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어떻게 하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지, 작은 목소리들을 모아 단단하게 엮은 밧줄이다. 투쟁을 통해 얻는 것은 그저 승리만은 아니다. 투쟁에 헌신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이들은 바로 자신의 자리에서 나름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독자 또한 나름의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이 씨앗의 일이리라. 농사의 법칙이리라. 이렇게 또, 백남기 농민에게 배운다.
  • [데스크 시각] 수능일의 다짐, SKY 콤플렉스를 던져 버리겠다/이창구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수능일의 다짐, SKY 콤플렉스를 던져 버리겠다/이창구 사회부장

    “고대 나오셨죠?” “아뇨.” “아, 그럼 관악인가 보네. 저도 관악이에요.” “관악요?” 20년 전 송파경찰서 수습기자실에서 처음 만난 다른 언론사 수습기자와 나눈 대화다. 그는 한눈에 봐도 시골 출신처럼 생긴 나를 고대 출신으로 넘겨 짚었고, 아니라고 답하자 자신과 같은 서울대 출신인 줄 알았다.“특이하네. 어떻게 입사했지? 4년 장학생이었나?” 역시 수습 시절 국회 기자실에서 만난 회사 선배는 자기소개를 훑어보더니 이렇게 물었다. 마땅히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머릿속에는 “오면 안 될 곳에 왔구나”라는 생각만 가득 찼다. 그들은 까맣게 잊었겠지만, 나에겐 아직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다. SKY(서울대·고대·연대)를 나오지 않은 나는 입사 이후 종종 이런 경험을 하면서 자격지심에 시달렸다. 자격지심은 “SKY 나온 사람보다 더 열심히 하자”는 다짐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나를 위축시킬 때가 훨씬 많았다. 정부 기관이든 민간 기업이든 출입처 홍보팀의 기자단 명단표에는 어김없이 출신 대학이 적혀 있었다. 장관이나 CEO가 기자단과 오·만찬을 할 때에도 학벌이 적힌 명단표가 헤드테이블에 놓였다. 기사로 기자를 판단하기보다는 출신 대학 파악이 우선인 듯했다. 학벌은 검찰과 법원, 국회, 기획재정부와 같은 권력 기관을 취재할 때 ‘넘사벽’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법조 출입기자들에겐 기자 근성보다 서울대 법대 또는 고대 법대 타이틀이, 기재부나 재계 출입기자들에겐 서울대 상대 또는 연대 상대 졸업장이 더 유용한 것 같았다. 정치부 기자들의 중요 취재 현장인 저녁 술자리도 학벌로 엮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서울신문 이창구 기자입니다”라는 인사말에는 경계심을 드러내던 취재원이 “선배님, 저 OO학과 OO학번입니다”라고 말하는 다른 기자에겐 “아! 그래”라며 격한 호감을 보이는 장면도 많이 봤다. 애착을 갖고 시민운동을 취재하던 2000년대 초반 박원순, 김기식, 이태호 등 당시 참여연대 핵심 멤버들이 전부 서울대 출신임을 알았을 때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사람도, 한국 사회를 바꾸려는 사람도 온통 서울대 출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언론사들은 SKY 출신 취재원에게 접근하기 쉽다는 핑계로 SKY 출신을 끌어모으는 것 같다. 2016년 방송기자연합회가 KBS·MBC·SBS·YTN 기자 1287명의 출신 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 SKY 출신이 60.1%였다. 2003년 발간된 ‘학벌 리포트’에 따르면 그해 6월 기준 서울·경향·한겨레·조선·중앙·동아일보의 부장급 이상 간부 263명 중 67.3%가 SKY 출신이었다. 이 비율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SKY 출신들이 언론사 입사 시험에 강한 측면도 있겠지만, 언론사가 SKY 출신을 선호한 결과로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59만명의 청춘들이 수능을 치른 날, SKY를 나오지 못한 콤플렉스를 늘어놓은 것은 더 늦기 전에 학벌의 굴레에서 벗어나겠다는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학벌로 인생이 결정되는 구조를 무너뜨리지 않는 한 아이들을 지옥에서 구출할 방법이 없다. 학벌 타파에는 정부의 역할만큼 학부모 개인의 각성과 행동도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대접받고 살려면 SKY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은 다시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나는 후배들의 출신 대학을 알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서울신문이 다양한 출신들로 채워지는 언론사가 되도록 힘을 보탤 것이다. 기성 언론이 도태되는 이유 중 하나는 비슷한 대학, 비슷한 경험, 비슷한 사고를 하는 기자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window2@seoul.co.kr
  • [2030 세대] 두 왕자 이야기/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두 왕자 이야기/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국가를 막 다스리기 시작한 젊은 지도자가 있다. 국가는 극도로 폐쇄적이고 정권은 억압적이다. 과거의 지도자들은 모두 오늘 내일하는 노인들이었다. 자신이 헤쳐나가야 할 수십년 미래를 생각하는 젊은 지도자는 이 상태로는 국가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을 깨닫고 개혁에 착수한다. 선대가 보여주지 못한 파격적인 움직임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존 노인 지도부와의 갈등은 심해지고, 결국 피의 숙청이 이어져 새로운 젊은 엘리트들이 대거 진입하게 된다. 북한의 김정은 이야기다.공교롭게도 똑같은 사람이 아시아 반대편에 한 명 더 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이다. 그가 다스리는 사우디는 철저한 이슬람 보수주의인 와하비즘으로 국민을 옥죄어온 절대왕정 국가다. 물론 북한과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사우디는 세계 제일의 석유 매장량을 바탕으로 물질적 차원에서 국민의 불만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부와 뇌물에 기대 유지하는 현시대 북한 엘리트와는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젊은 왕세자 빈살만은 김정은과 비슷한 불안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이다. 젊은 세대는 더이상 와하비즘에 무비판적으로 순종하지 않았다. 라이벌 이란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늘려가고 있었고, 셰일 오일로 사우디의 석유 시장 지배력도 큰 타격을 받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라이벌 왕자들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감행하고 보수파의 불만을 억누르며 과감한 개혁 개방 행보를 보였다. 가장 상징적인 제스처는 여성에게 운전의 제한을 해제한 것이었다. 문제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 도입한 자유화가 막대한 불안정성을 촉발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억제되어 있던 사회 구성원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막혀 있던 정보가 유통되며 불만이 쉽게 만들어져 공유된다. 이 과정에서 정권과 시민사회의 상호작용이, 자유화, 폐쇄, 줄타기, 붕괴의 갈림길에서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한다. 최근 있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사건도 이 맥락에서 보면 더 잘 이해된다. 왜 사우디는 터키에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질렀나? 사람이든 국가든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는 내면의 불안을 숨기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살만 왕세자는 스스로의 권력이 통제 불가능한 자유화, 혹은 보수파의 반동에 휩쓸리지 않을까 늘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덩샤오핑은 이 줄타기를 가장 성공적으로 했던 사람이었지만, 산전수전 겪은 노인과 33세의 젊은 왕자가 같을 수는 없다. 사우디의 사례는 김정은을 바라볼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북·미 협상이 잘 끝나서 북한이 개혁 개방에 안착하더라도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이야기다. 개혁 개방을 진행하면 미국의 위협에서 해방될 수는 있지만, 대신 인민의 위협은 더 심해질 것이다. 그때 마주칠 ‘북한의 카슈끄지’ 중 하나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벗어난 블랙스완이 될 수도 있다.
  • 장석화 前 13·14대 국회의원 별세

    장석화 前 13·14대 국회의원 별세

    장석화 전 국회의원이 14일 별세했다고 장 전 의원 측이 15일 밝혔다. 73세. 고인은 서울지법 남부지원·서울민사지법 판사, 춘천지법 속초지원장을 거쳐 변호사로 활동하다 1987년 통일민주당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서울 영등포갑 지역에서 13대와 1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고 14대 국회에선 국회 노동위원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분인 유춘실씨와 자녀 재원, 성원, 진영씨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 병원, 발인은 16일 오전 10시. 031-787-1508
  • [2019학년도 수능] 가채점·입시업체 배치표 ‘참고용’… 상위권 국어가 당락 가를 듯

    [2019학년도 수능] 가채점·입시업체 배치표 ‘참고용’… 상위권 국어가 당락 가를 듯

    원점수·표준점수 격차 클 수 있어 주의 지원 대학별 전형 포트폴리오 필요해 “상위권 학생들 소신 지원할 가능성 커”15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지막 교시 종료령과 동시에 수험생의 마음이 다소 풀어졌을 수 있지만 진짜 ‘머리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수시 지원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올해 수능은 국어영역 등이 너무 어려운 ‘불수능’이었기 때문에 가채점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실망하긴 이르다. 이럴 때일수록 수능 후 전략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입시 전략은 지원자 상황에 따라 매우 복잡하게 갈리지만 크게 통용되는 공식은 있다”고 말한다. 보통 학원가에서는 “수능 가채점 결과가 평소 예상보다 잘 나오면 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 정시 전형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반대로 낮게 나왔다면 수시 논술·면접 준비에 치중하라는 게 알려진 전략이다. 현행 입시 제도에서는 수시에 합격하면 이후 진행되는 정시에 지원하지 못하는 ‘수시 납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잘 나온 수능 점수를 활용해 보지 못하게 되니 낭패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잘 나온 가채점 결과를 믿고 논술·면접 전형에 아예 가지 않는 응시생도 있다. 수능을 정말 잘 봤다면 정시 상향 지원을 고려해 볼 만하다. 하지만 수능 점수가 어지간히 잘 나오지 않고는 ‘정시 올인’ 전략을 써서는 안 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수험생들은 일반적으로 ‘수시 납치’를 우려해 수시 때 상향지원한다”면서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수능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는 이상 수시를 포기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2019학년도) 입시의 정시 전형 선발 비율은 전년(26.3%)보다 더 줄어든 23.8%(9만 2600만명) 수준이어서 정시에만 신경쓰는 건 위험이 따른다. 또 원점수와 표준점수(수능 과목별 난도에 따라 보정한 점수) 격차가 매우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요대학들은 정시에서 표준점수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정시 전형에 지원할 때는 단순 수능 점수나 등급만 중요한 게 아니다. 각 대학과 학과마다 영역별로 부여하는 가중치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영어영역 성적 반영방식은 어떠한지, 탐구영역은 몇 과목이나 반영하는지 등 대학 전형방법을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수능 성적에 유리한 전형방법을 찾고 이를 토대로 ‘지원대학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서울대에서는 국어영역 33.3%, 수학영역 40%, 탐구영역 26.7%를 반영하고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영역은 등급이 내려가면 감점하는 방식을 적용해 신입생을 뽑는다. 고려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와 수학영역을 35.71%, 탐구영역을 28.57% 반영한다. 자연계열(가정교육전공 제외)은 국어·탐구 영역을 각 31.25%, 수학 가형을 37.5% 반영한다. 실제 단순합산점수로는 성적이 높았던 수험생이 대학별 수능 반영·환산방법에 따라 점수가 역전되는 일은 매우 흔하다. 이 때문에 입시업체가 내놓는 ‘배치표’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우 팀장은 “배치표는 대학별 전형방법 차이가 반영되지 않아 말 그대로 참고용”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국어영역이 상위권 수험생 간 당락을 가를 과목으로 꼽힌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년보다도 더 어려웠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어를 잘 봤다면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어 상향 지원을 고려해 볼 만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다음해 대입이 크게 바뀌는 등 예상되는 외생변수가 있다면 상위권 학생들이 하향 지원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에 뚜렷한 변수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소신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019학년도 수능] 3교시 결시율 10.41% ‘역대 최고 수준’

    6만 1318명…작년보다 0.33%P 높아 “최저학력기준 적용 안 하는 전형 많아” 15일 시행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시율이 역대 최고 수준(영어영역 기준)을 기록했다. 수능 성적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수시 전형이 늘었기 때문인 듯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날 3교시 영어영역 지원자 58만 8823명 중 실제 응시자가 52만 7505명이었다고 밝혔다. 6만 1318명(10.41%)은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지난해 결시율(10.08%)보다 0.33%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평가원은 올해 결시율이 자료 확인이 가능한 2011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0학년도 이전에는 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 비중이 지금보다 높았기 때문에 올해 결시율은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 이래 최고일 것으로 추정된다.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이처럼 10명 중 1명꼴로 결시한 까닭은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모집 비율이 늘어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경우 고려대, 연세대(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서강대(학생부종합 일반형), 서울대(지역균형선발전형), 이화여대(미래인재전형) 등을 제외하면 대체로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편이다. 수시 논술전형에서도 가톨릭대 일반, 건국대, 경기대, 광운대, 단국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아주대 일반, 인하대 일반, 한국산업기술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등은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수시 학생부 교과 전형 또한 일부 주요 대학들(고려대, 중앙대, 한국외대, 홍익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등)과 특정 모집분야(의학, 간호 등)를 제외하면 대체로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2) ‘프리미엄 LG’ 만드는 6인의 부회장단

    권영수 부회장, 주력사업 거쳐 구광모 대표체제 핵심 부상신학철 부회장, 영입에 냉소적인 ‘LG화학’ 추스리기 시험대  권영수(61)㈜LG 부회장은 40년간 LG그룹에 몸담으면서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들을 모두 경험했다. 또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재무적 역량과 사업적 감각을 모두 갖춘 양수겸장의 경영인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6월말 구광모 ㈜LG 대표이사 중심의 경영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지난 7월 구 대표를 보좌할 지주회사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됐다. 전자∙화학∙통신 분야의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구 대표를 보좌하며 지주회사 운영을 챙기는 역할을 맡는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07년 대규모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아 취임 첫 해에 1조 500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4년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일궈냈다. 2012년부터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 놓았다. LG유플러스 CEO 재임 기간에는 이동통신시장의 정체 속에서도 2017년 가입자 1300만명을 달성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아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권 부회장은 CFO 출신 답지 않게 통이 크다는 평을 받는다. 고 양정모 전 국제상사 회장의 사위다. 권 부회장 자신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2승을 차지한 프로골퍼 이태희 선수를 사위로 맞았다. 권 부회장의 딸은 스포츠매니지먼트회사에서 프로골퍼 매니저로 활약했던 권보민(30)씨다.  조성진(62)부회장은 40여 년간 가전사업에 몸담아 온 명실공히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자 ‘가전장인’(家電匠人)으로 불리고 있다. 조 부회장은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를 연구해서 가전업계에서는 ‘세탁기 박사’로 불렸다. 2012년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 전반을 맡았다. 그는 LG전자 CEO를 맡은 첫 해인 2017년 사상 최대 매출(61조 4024억 원)을 기록했다.  조 부회장은 고교 진학을 포기할 뻔 했다. 도자기 장인이던 부친이 아들이 중학교만 졸업하고 가업인 요업(窯業)을 잇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요업과 공업계 고등학교가 관련이 있다고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용산공고에 진학했다.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금성사 견습과정을 거쳐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입사할 당시에는 선풍기가 가장 인기 있고 유망한 가전 제품이었다. 입사 동료들은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기 설계실을 택하면서 세탁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 될 정도로 걸음마도 못 뗀 단계였다. 조 부회장은 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탁기가 사람을 대신해 빨래하는 동안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1990년대 세탁기 기술을 일본에 의존하던 LG전자에서 독자적 기술의 개발을 주도했다. 1999년 모터가 벨트나 풀리(pulley)를 거쳐 세탁통을 구동하는 간접 방식이 아니고 모터가 직접 세탁통을 직접 구동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이어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 세탁기를 개발해 LG전자 ‘트롬’ 브랜드의 드럼세탁기를 세계시장에 알리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전문업체로 이름을 알리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트윈워시’ 세탁기도 그의 작품이다. 통돌이세탁기와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형태의 트윈워시는 2015년 출시된 뒤 80개 이상의 국가로 출시해 대히트를 치는 등 ‘고졸신화’의 성공스토리를 썼다.  그는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세탁기 사업에서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각 사업본부 경영진을 만나 개발, 생산, 제조, 구매, 품질, 디자인,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빠짐없이 챙겨 ‘Mr. 현장’으로 불리고 있다.  한상범(63)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IT핵심 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종사하며, 제품 및 장비 개발, 생산 공정,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모두 경험한 IT업계 최고 전문가다. 2000년까지 LG반도체에서 공정기술개발그룹을 이끌었던 한 부회장은 2001년 LG디스플레이의 생산기술센터장으로 부임해 해외에 의존하던 주요 LCD 핵심장비들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2010년에는 TV사업본부장을 맡으며 3D TV의 대중화 시대를 가져온 FPR(Film Type Patterned Retarder) 3D 사업을 주도했다. 2012년 LG디스플레이 CEO로 취임한 그는 2012년 세계 최초로 TV용 대형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다. 2013년 20만대에 불과했던 OLED TV 판매량은 2017년 170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는 5년여 만에 분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용산고와 연세대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했다.  신학철(61)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는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신 부회장은 세계적인 혁신기업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하지만 신 부회장은 ‘그룹의 본류’로 여겨지고 있는 LG화학의 구성원들의 신임과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 부회장이 ‘화학’ 전공자도 아니어서 이번 발탁을 냉소적으로 보는 구성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차석용(65)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이래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기반을 공고히 다져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주도해오고 있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로스쿨도 마쳤다.  차 부회장은 미국 P&G에 들어가 입사한지 14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이 됐다. 이후 해태제과 등 국내외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쳤다. LG생활건강은 “차석용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LG생활건강 CEO 취임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현재의 화장품·생활용품·음료 3개 사업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05년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은 매년 매출과영업이익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회사 시가총액은 40배 이상 늘어났다. 이런 공로로 차 부회장은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현회(62)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015년부터 ㈜LG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실적 개선을 이끌며 2018년 경영진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 전략기획담당과 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1위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다. 2014년에는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울트라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2015년부터는 ㈜LG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하면서 성장사업을 육성하고 경영관리 시스템 개선, 연구·개발(R&D) 및 제조역량 강화 등을 이끌었다. 올해는 LG유플러스 CEO로 취임했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올해말에 2선으로 물러나는 구본준 부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부산 금성고와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서울 시내에 전기버스 도입, 연내 3개 노선 29대로 확대

    서울 시내에 전기버스 도입, 연내 3개 노선 29대로 확대

    서울 시내버스에 처음으로 전기버스가 도입됐다. 서울시는 15일부터 시내버스 1711번 노선 차량을 전기버스로 바꿔 운행한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2016년 말까지 남산을 오르내리는 순환버스가 전기차로 운행됐으나 시내버스 노선에 전기차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11번은 국민대학교, 평창동, 경복궁역, 시청, 서울역, 용산, 공덕역을 오가는 노선이다. 시는 이날 전기버스 1대를 우선 투입한 후 오는 20일까지 9대를 차례로 도입한다. 아울러 강동구 강일동~잠실역~수서역을 오가는 3413번 노선에 10대, 양천 공영차고지~영등포~서울대 구간 6514번 노선에 10대 등 모두 29대의 전기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전기버스는 기존의 시내버스 외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버스 위쪽에 하얀 띠를 둘러 전기버스임을 표시한다. 전기버스는 주행시 대기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CNG(천연가스) 버스보다 더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시는 2025년까지 오염물질 없는 친환경 시내버스를 3000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은빛자서전 프로젝트<4>] “가난한 교사의 아내로, 운동권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와”

    [은빛자서전 프로젝트<4>] “가난한 교사의 아내로, 운동권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와”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장은 충북 옥천신문과 손잡고 ‘은빛자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작은 박물관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80세 이상 주민의 구술(口述)을 풀어내 자서전으로 정리하는 프로젝트다(서울신문 3월 16일자 ‘인터뷰 플러스’ 참조). 이번에는 옥천군 문정리에 사는 신중남 씨(87)를 만났다.●공부 많이 못 한 아쉬움 나는 1932년 대전시 용두동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신명재)는 7대 종손으로 주변에서 ‘대종손(大宗孫)’으로 불렀다. 농사를 지으며 살았지만 33세까지 독선생(獨先生)을 두고서 한학 공부를 했을 정도로 종손 대접을 톡톡히 받았다. 많이 배운 아버지는 자녀에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7남매 중 다섯째였던 나도 아버지가 들려주는 덕담을 들으며 자랐다. 하지만 많이 배운 아버지가 정작 딸들에게는 공부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선화초등학교를 다닌 것이 전부였는데, 상급 학교에 진학해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것이 지금도 너무 아쉽다. 아버지는 여자가 공부를 많이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고학생 출신 교사에게 시집오다 나는 21세가 되던 해인 1952년 은진 송씨 가문으로 시집왔다. 신랑은 초등학교 교사인 송용섭이었다. 신랑이 1933년생으로 나보다 한 살 적었다. 회덕읍 와동리 은진 송씨 종손인 남편은 부친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숙부 밑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했지만 집안 형편상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용섭이는 반드시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선생님의 강권으로 간신히 대전에 있는 야간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고학생(苦學生)이 되었고, 신문 배달 등을 하면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남편이 18세가 되던 해인 1950년 전쟁이 터졌다. 남편은 철도국에서 일하던 숙부의 가족과 함께 부산까지 피난을 갔다. 당시 우리 동네 어른 한 분이 남편의 숙부와 같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분도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 거기서 우연히 직장 동료를 만났고, 그와 함께 있던 건실한 고학생 청년을 발견한 모양이다. “젊은 친구가 아주 건실하고 잘 생겼어요. 거기에 약빠르기까지 하더군요. 놓치면 나중에 후회할 겁니다.” 동네 어른이 중매를 서면서 아버지에게 해주었던 추천사였다. 얼마 후 나는 남편이 숙부와 살고 있던 회덕읍 와동리로 시집갔다. 하지만 교사 자격증을 딴 남편이 이원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으면서 한 달 만에 옥천군 이원면으로 이사했다. 이원초등학교 옆 초가집에 셋방을 얻어 살림을 차렸다. 숙부댁에서 나올 때 받은 것은 사발 2개, 대접 2개, 접시 2개가 전부였다. 당시 교사의 처우는 열악했다. 월급 200원은 나무 한 짐과 쌀 두 말 사면 그만이었다. 발령을 받고 먹을 쌀이 없어 동료 교사에게 쌀 한 말을 빌려야 했다.●서울대·고려대 운동권 아들 남편의 교사 생활은 20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원초에서 시작된 교사 생활은 안내초를 거쳐서 삼양초에서 끝났다. 남편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열풍이 불기 시작할 무렵 페인트 사업에 잠시 손을 댔다. 군수와 부군수 등 공무원 약속만 믿고 옥천을 비롯한 충북 일대 마을의 지붕에 칠할 페인트를 공급할 때만 해도 전도가 양양했다. 하지만 대금만 떼이면서 인생의 쓴맛을 보고 말았다. 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4남매를 얻었다. 결혼 초기 10년 가까이 아기를 낳지 못하다가 초산을 했다. 장남 치우가 탄생했을 때 세상을 모두 얻은 것처럼 기쁘고 행복했다. 이후 차남 치용, 삼남 치양, 장녀 현이 차례로 태어났다. 살아오면서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래도 살 만했던 것은 4남매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식들은 우리 부부에게 희락(喜樂)만이 아니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선물했다. 1960년대 중반에 태어난 차남 치용과 삼남 치양이 대학에 다닐 무렵이 하필이면 대학가에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0년대 중반이었다. 옥천중, 천안북일고를 다녔던 치용은 서울대에 들어갔다. 옥천중, 옥천고를 졸업한 치양은 고려대에 합격했다. 특히 치양은 옥천고를 다닐 때 총학생회장을 맡는 등 리더십도 발휘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치용과 치양은 대학에 들어가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아마도 농촌에서 성장하며 착한 심성을 지녔기 때문에 민주화라는 시대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두 아들을 둔 덕분에 우리 부부는 최루탄 연기가 날리는 대학가에도 가봤고, 죄수복을 입은 아들이 오히려 그 무서운 판사와 검사를 준엄하게 꾸짖는 법정에도 가봤다. 농촌 생활이 궁핍해 아들을 찾아갈 때마다 여비를 마련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갚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서로 잘 알기에 남에게 함부로 돈을 꾸어주지 않던 시절이었다. 치양이 데모를 하다가 경찰서에 잡혀 왔다는 연락을 받고 동생에게 20만원을 빌려서 서울로 갔을 때의 일이다. “고맙습니다.” 나는 형사를 보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형사가 능글능글 웃으며 물었다. “내가 치양이를 잡아 왔고 때렸는데 왜 고맙다고 하십니까?” “형사님이 내 아들을 잡아 온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고맙다고 했습니다.” 당시는 많은 대학생이 의문사를 당하던 무서운 시절이었다. 그제야 형사의 표정과 태도가 진지하게 바뀌었다. ●“금강경 읽으며 모든 업보 풀고파” 지금도 두 아들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무엇보다 먼저 세상을 보는 나의 안목이 바뀌었다. 1980년대 이후 나는 TV 뉴스를 빼놓지 않고 본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뉴스 뒤의 정치적 의도 같은 것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외교, 국제 문제도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날 때는 하루 종일 TV를 봤다. 금강산도, 백두산도 빨리 가보고 싶다. 나는 요즘 틈날 때마다 불경을 읽고 있다. <금강경>에 이어 <천수경>을 읽기 시작할 무렵 평택에서 수의사로 일하며 지역 운동에 헌신하던 차남 치용이 정의당 소속의 경기도의원에 당선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으로도 <금강경>과 <천수경>을 읽으며 가난한 교사의 아내, 운동권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오며 맺혔던 모든 업보를 풀어나가고 싶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반부패·청렴은 시대정신… 청렴 한국은 국민 요구”

    [인터뷰 플러스] “반부패·청렴은 시대정신… 청렴 한국은 국민 요구”

    “뇌물은 정의와 공정을 잠식하며 인권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빈곤퇴치의 장애물입니다. 뇌물은 상거래에 불확정적 요소를 유입하며 사업비용을 증가시키고,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약화시킵니다. 결국 뇌물은 생명과 재산의 손실로 이어지고, 기관과 조직의 신뢰를 파괴합니다. 공정경제, 효율적인 혁신성장을 위한 시장질서를 왜곡합니다. 반국가적이고 반사회적이며 반시장적인 것이 뇌물이고 부패입니다.” 박준영(49) ITS인증원 원장은 “국민들의 촛불혁명을 통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국정농단과 권력형 비리를 초래한 부정부패의 근본적 해결”이라며 “반부패·청렴은 이제 시대정신이다”고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의 국제표준으로 제시된 ‘ISO 37001’ 인증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해 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부패 척결과 정치개혁이 1순위였다”며 “유엔,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도 다양한 반부패라운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물과 부패에 대한 심각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인식인 데다 국제투명성 기구의 투명성 강화요구와도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부패는 세계적 흐름으로 양벌규정을 명시한 ‘반부패법’이 강화되는 것도 세계적 추세”라고 덧붙였다. 본지는 박 원장을 만나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ITS인증원은 어떤 기관인가요. -ISO라고, 1946년에 설립된 국제표준화 기구가 있잖습니까. 공업상품이나 서비스의 국제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세계 표준화를 도모하는데요. 여기서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ISO 권고가 규격으로 공표됩니다. 우리에게는 ‘ISO 시리즈’, 그러니까 ISO 9000, ISO 9001, ISO 9002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ISO 인증이란 국제표준 인증을 말합니다. ITS인증원은 ISO 경영시스템 인증과 관련해서 미국인정기관(IAS)으로부터 국내 1호로 ISO 37001 규격에 공인된 ‘ISO 심사 전문기관’입니다. 이에 따라 ISO 국제심사원과 내부심사원을 양성하는 ITS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ITS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반부패 규제’와 관련해 제정된 ‘ISO 37001이라 부르는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인증하고 있습니다.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이란 무엇인가요.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즉 ISO 37001은 인증 가능한 반부패 경영시스템 표준을 말합니다. ISO 37001은 영어로는 반뇌물경영시스템(Anti-bribery management systems)에 대한 표준이지만, 우리나라는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표준’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 표준은 2016년 10월 15일 제정, 공표되었습니다. 국제 사회와의 합의를 통해 마련된 ISO 37001은 부패 방지를 위해 각국 기업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담은 것으로 규모와 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조직에서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적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획·설계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시행 초기라지만, 글로벌 반부패 규제는 투명성, 뇌물 금지와 경제활동의 선진화를 강조하며 공공영역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OECD, 유엔 등 여러 국제기구가 부패방지 협약을 체결하고 있고, 미국·영국·프랑스와 같은 선진국 등에서도 반부패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은 회사의 부패방지 경영수준과 ISO 37001 요구사항과의 차이를 파악해 글로벌 수준의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을 달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물론 회사의 규모 및 영위 업종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대기업의 경우에는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자원의 효율적 관리 측면에서나, 시스템의 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합니다. →부패도 리스크란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 세계 부패 규모를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약 2조 달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적폐청산이란 사회적·국민적 요구로 발전해 촛불혁명을 불러왔습니다. 일찍이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부패 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다. 반부패(Anti-corruption)정책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굴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싱가포르가 1965년 독립하기 훨씬 전인 1937년과 1952년에 각각 부패방지법 제정과 부패행위조사국 설치에 나선 것을 보면 국가의 백년대계를 생각한 싱가포르의 선각자들이 반부패정책을 국가의 주요 어젠다로 인식하고 실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1년 대가성이 없어도 공직자가 금품향응을 받으면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제정이 추진됐는데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5년 만인 2016년 9월28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제정된 ISO 37001 국제표준과 함께 ‘반부패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탄생하게 된 거죠.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반부패 개혁으로 청렴한국 실현’을 캐츠프레이즈로 내세우며 지난 4월 ‘정부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절대 부패국가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입니다. 조사 대상 180개 국가 중에서는 51위입니다. OECD 35개 회원국가 중에는 29위로 거의 꼴등입니다. 세계 10위권의 한국의 경제 규모를 비롯한 국제 위상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합니다. 그렇다 보니 정부는 2022년 세계 20위권 청렴 국가 도약을 목표로 ‘국민과 함께하는 청렴한 대한민국’을 내세우고 있습니다.→우리나라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ISO 37001 인증 취득이 ‘부패인식지수’를 높이는 데 필요하겠습니다. -사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6년 12월에 ‘기업 반부패 가이드’란 자료를 통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 자료에서는 반부패, 즉 부패방지와 관련한 국내 법규 및 국제적 요구수준의 강화로 인해 부패방지가 옵션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필수라는 것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입을 확대하면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를 높이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겁니다. 나아가 ISO 37001 인증을 취득하게 되면 우선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뇌물수수로 인한 법규 위반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조직이나 기관과 고객으로부터 신뢰도 높일 수 있고, 직원과 협력회사에 부패방지에 대한 인식공유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뇌물수수와 관련된 비용을 예방할 수 있고, 공공 기관을 포함한 다양한 입찰에서 강화되는 부패방지, 반뇌물수수 시스템을 충족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부패방지 문화의 확산에 따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기업의 부패를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ISO 37001 인증은 강제사항인가요. -강제 요구사항은 아닙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윤리와 부패방지 경영의 실천 의지를 자율적으로 구현하는 겁니다. 김영란법은 위반 시 행위자뿐만 아니라 소속법인과 단체에도 벌금 또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ISO 37001 인증은 양벌규정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법과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적극적인 도입과 실행 노력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ISO 37001은 제3자 심사와 인증이 가능한 국제표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증이 부패·뇌물 이슈가 없거나 향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까지 보증하지는 못합니다. 인증만으로는 법적 면책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인증은 부패방지경영의 목표나 결과가 아닌, 조직이 부패 및 뇌물 방지를 위한 체계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개선을 도모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합니다. 예전에 독일 지멘스가 비자금을 조성해 아시아, 중동 등의 기업과 공공기관, 정치인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약 9000억원의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 또 최근 브라질 대기업 2곳은 부정부패를 조장한 혐의로 약 4조원의 벌금을 내게 됐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끊임없이 뇌물과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뇌물과 부패행위는 사회적 경제적 손질 및 관련 비용을 발생시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거죠.→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국내외 반부패 및 뇌물방지를 위한 대표적 법안으로는 미국 FCPA(해외부패방지법), 영국 Bribery Act(뇌물방지법)와 한국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등이 있습니다. ISO 37001 제정 이전에는 부패와 뇌물방지, 또는 윤리경영에 대한 국제적으로 합의된 표준이 존재하지 않아 조직이나 관리체계의 접근방법이 상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국제사회가 합의한 국제표준이 제정, 보급됨에 따라 객관적으로 관리체계를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5개년 반부패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해 들어간 만큼 정부 차원에서 반부패·청렴을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겁니다. 반부패·청렴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국가는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서울대학교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서 “한국의 부패인식지수 10점 상승 시 1인당 GDP 성장률은 0.5%P 증가하고, 1인당 GDP 4만 달러 달성도 3년 단축된다”는 분석은 시사점이 큽니다. 국제수준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운영을 통한 윤리경영이 실현되어 나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과 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박준영 ITS인증원 원장 1970년생 공학사 자격 사항 ISO 37001 검증심사원 ISO 14001/ ISO 45001 ISO 22301/ ISO 27001 ISO 9001 검증심사원 경력 사항 현 ITS인증원 원장 현 GPC인증원 검증심사원 현 TCL KOREA인증원 한국대표 현 순천향대학교 웰니스 융합학부 대우교수 전 한국ISO인증원 대표 전 WCS인증원 (영국) 심사원
  • [안전 제일…재해 방비에 최선] 빗물 저류조 설치한 관악…7년 연속 막아낸 풍수해

    [안전 제일…재해 방비에 최선] 빗물 저류조 설치한 관악…7년 연속 막아낸 풍수해

    서울 관악구가 7년 연속 풍수해를 막으며 올해도 서울시 풍수해 추진 우수자치구에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이는 구가 2010~2011년 대규모 침수 피해를 겪은 이후 지역 환경에 맞는 방재 시설을 발 빠르게 구축하고 매년 현장을 점검하며 풍수해 대책을 추진해 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악구는 집중호우로 인한 도림천 범람을 막으려 6만 5000t의 빗물을 가둘 수 있는 서울대 빗물 저류조 3개를 설치했다. 또 저지대 지하 주택 등 침수 취약 지역에 사는 주민들을 구청 공무원과 1대1로 연결해 기상 상황을 안내하고 현장에 나가 지원하는 ‘공무원 돌봄 서비스’로 신속하게 현장에 나가 피해를 예방했다. 박준희 구청장은 “앞으로도 관악구의 선제 대응체계와 적극적인 수방행정으로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풍수해 없는 ‘안전 으뜸 도시 관악’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위기의 주력 산업-안 보이는 산업정책] 글로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2.9%뿐

    반도체 53%가 연산·정보처리 ‘두뇌 칩’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의존 줄이고 非메모리 국산화 위한 R&D 지원해야한국 반도체 산업은 유례없는 초호황기를 맞았지만, 최근 반도체 호황이 지났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D램 수출 물가는 8월(-0.1%)부터 3개월 연속 전월보다 떨어져 10월에는 4.9%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쓰이는 D램 메모리인 DDR4 8Gb 제품의 지난달 말 가격은 개당 7.31달러로, 전월(8.19달러)보다 10.74% 하락했다. 지난달 말 낸드플래시(메모리카드 및 USB향·128Gb MLC) 가격은 4.74달러로 전월 대비 6.51% 하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까지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수요 조절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이처럼 불안한 선두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파운드리(위탁 주문생산)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非)메모리 분야에 매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는 연산과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53.4%(금액 기준)가 시스템 반도체였지만, 한국의 점유율은 2.9%에 불과했다. 정부의 역할은 우리 업계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넘을 수 없는 차이의 격) 전략을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것이다. 반도체 장비산업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에 불과하다”면서 “반도체 장비 시장도 미국, 네덜란드, 일본 업체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차세대 반도체 R&D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각 7500억원씩 1조 5000억원 규모로 수행하며 전체 기간은 10년이다. 박영준 전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15년 동안 반도체 분야 지원을 거의 안 해서 인재들이 배출되지 못했다”면서 “중국이 앞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따라가려면 지금이라도 빨리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반도체칩 설계·제조 기술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현재 실적은 다행히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 57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3조 6500억원(77.7%)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2018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1위였던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사업 매출은 832억 5800만 달러로, 지난해(658억 8200만 달러)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701억 540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는 인텔을 제치고 2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41% 늘어난 377억 3100만 달러의 매출로 세계 3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지난해까지 세계 1위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에 넘겨준 상황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LCD 양산에 들어갔고, 그 결과 공급과잉으로 LCD 단가가 폭락해 우리 장비·부품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65인치 TV용 LCD 패널 단가는 243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352달러) 대비 31% 하락했다. 이에 맞서 우리 업체들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초격차’ 유지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이 97.6%에 이르고,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를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10%에 불과한 OLED 매출 비중을 내년에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아직 LCD 매출이 크다”면서 “LCD 매출을 줄이고 OLED 매출을 키워야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국이 OLED 기술도 따라올 것에 대비해 ‘제5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산업부가 추진하는 디스플레이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이 5230억원 규모로 최종 심사를 통과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 후방산업 경쟁력 강화,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 정립 등을 통한 원가 감축과 시장 점유율 확보, 초격차 유지 등이 목표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등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89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업체 톱텍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69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1억원에서 142억원으로 급감했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중소업체들의 R&D를 공동 지원하기 위해 충남 천안에 디스플레이 혁신공정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장진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미국 장비업체들도 미국 정부에서 지원해서 커졌다”면서 “우리나라도 장비와 부품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자본잠식땐 상장 불가”… 삼바 내부문건이 고의분식 증명했다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자본잠식땐 상장 불가”… 삼바 내부문건이 고의분식 증명했다

    자회사 에피스 갑자기 관계회사로 바꿔 회사 가치 2900억→4조 8000억 뻥튀기 삼바 자산 1조 8000억·부채 2조 7000억 흑자회사 둔갑해 코스피 상장 2조 차익 금융위 “삼성물산 감리 여부 추후 검토”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 분식’ 결론을 내린 데는 2015년 말 자본잠식 상황을 앞두고 급하게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를 변경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삼성바이오의 내부 문건에 나오는 ‘자본잠식 시 기존 차입금 상환, 신규 차입, 상장 불가’라는 표현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증선위의 최종 판단에 이 문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범(금융위 부위원장) 증선위원장은 14일 “2012년부터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처리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2012년 회계를 그대로 두고 2015년에만 관계사 전환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당초 이번 논란은 2011년 설립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 가던 삼성바이오가 2015년 갑자기 흑자회사로 바뀌고 기업가치가 폭등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2016년 코스피 상장에 성공하고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걷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가 문제의 출발이다.이에 대해 삼성 측은 자회사인 에피스를 공동 설립한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 행사 가능성이 높아져 에피스를 종속회사(지배권 행사 가능)에서 관계회사(지배권 행사 불가)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뤄진 자연스러운 회계 처리라고 주장했다. 회계 기준에 따르면 지배력이 바뀔 경우 1회에 한해 공정가치(시가) 평가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장부가격 2900억원짜리 에피스를 4조 8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금융위는 그러나 2015년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작성한 합작계약서를 문제 삼았다. 계약서에 신제품 추가나 판권 매각과 관련해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이 있기 때문에 애초 관계회사로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회사와 감사인에 대한 질의응답, 내부 회계 문서를 감안할 때 합작계약서 내용이 감사인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2015년 회계 처리 변경이 분식회계로 결론 나면서 이듬해 이뤄진 삼성바이오 상장의 정당성 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 당시 삼성바이오가 정상적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면 자산 1조 8000억원, 부채 2조 7000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2015년 11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이 개정돼 이익이나 매출이 없는 기업도 상장이 가능해졌지만 자기 자본은 2000억원을 넘어야 했다. 금융위 결론대로라면 삼성바이오는 불가능한 상장을 위해 회계를 조작한 셈이다. 금융위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삼성합병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를 지배하는 삼성물산의 재무제표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국회에서 삼성물산 감리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추후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합병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일어난 일이라면 그룹 차원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고, 모회사인 삼성물산에 대한 재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혼탁한 세상과 종교… 평신도가 나서야죠”

    “혼탁한 세상과 종교… 평신도가 나서야죠”

    오는 22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20호에서는 독특한 모임이 열린다.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종교개혁연대·공동대표 박광서, 김항섭, 이정배)가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 종교의 역할을 성찰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연속 세미나의 세 번째 행사다.불교, 유교에 이어 천도교의 3·1운동과 이후 100년을 놓고 주제 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전망이다.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의 성찰과 역할을 다루는 만큼 종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가자와 성직자들이 할 수 없다면 평신도가 나서야지요.” 박광서(69) 공동대표는 토론회에 앞서 기자와 만나 “혼탁한 세상과 종교에서 평신도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종교개혁연대는 5년 전부터 대학교수와 연구자 등 지식인들이 사회 속 종교의 역할을 놓고 가져오던 소모임을 모태로 태동했다.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과 원효 탄생 1400주년을 계기로 발족했으며 지난 9월부터 3·1운동의 성찰과 과제에 초점을 맞춰 매달 한 차례씩 연속 세미나를 열어 오고 있다. 기성 종교의 일탈을 비판하면서 3·1운동 정신을 평신도부터 되새기자는 주장과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으며 다음달 20일 개신교 측 모임을 한 차례 더 가진 뒤 내년 3·1절을 즈음해 ‘범종교계 대국민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100년 전엔 이 땅의 종교들이 독립을 위해 평화의 몸짓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은 종교가 사람을 잃고 세상과 단절됐지요.” 3·1운동은 당시 민족대표 33인 대부분이 종교인이었던 만큼 종교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하나로 뭉쳤다. 하지만 지금 종교계는 병약하고 무능하고 썩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 건강한 종교 회복을 위해 재가신도들이 깨어나야 한단다. 박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과와 미국 유학을 거쳐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다 5년 전 은퇴한 지식인이다. 젊은 시절부터 불교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 한때 출가를 생각했지만 더 큰 사회적 역할을 찾기 위해 불교사상과 맥이 닿는다는 물리학 교수를 택했다. 특히 종교계에선 평신도 역할을 일관되게 강조하는 지식인으로 유명하다. 교수불자연합회와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단법인 ‘우리는 선우’를 창설한 주인공이고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도 지냈다. 1994년, 199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두 차례의 조계종 분규 때 불교·조계종 개혁을 외치며 대학교수와 정치인, 법조인, 교사 등 수백명이 이름을 올린 ‘불교지성인선언’을 주도한 인물이다. “많은 지식인과 재가 신도들이 종교개혁을 외쳐 왔지만 개선은커녕 더 악화돼 왔어요.” 그 슬픈 뒷걸음질의 핵심은 역시 성직자, 출가자 중심의 교단 운영에서 비롯되는 반사회적 적폐다. 사회 일반에서 늘 손가락질하는 거짓된 권위와 탐욕스런 권력이다. “종교 부패는 교단과 성직자의 탓이 크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일반 신도들의 책임도 적지 않아요.” 그 뼈를 깎는 성찰은 당연히 종교의 인간 해방과 탈성직, 탈권위로 이어져야 한단다. 그 말 끝에 불쑥 질문 하나가 던져졌다. “만약 사찰과 출가승, 교회와 성직자가 모두 없어진다면 평신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느닷없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기자에게 이런 말을 돌려준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데는 만유인력이 주효하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비, 바람이 아닐까요.” 성직자와 출가자들이 다하지 못한 역할에 붙인 평신도의 위상이다. “종교가 제대로 작용한다면 재가자나 평신도들이야 보조자 역할만 해도 될 텐데, 오히려 지도자들이 사회적 짐이 되고 있잖아요.”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것에 너무 인색하다는 박 대표. “꽃도 한 종류만 있으면 예쁘지 않다”며 “사회통합을 위해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종교계의 여유와 풍토가 아쉽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여생을 평신도들의 재가결사 운동에 바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종교가 공통으로 갖는 핵심 사상인 자비와 평화, 정의로 무장된 지식인, 평신도들이 함께 연구하고 제안하고 지혜를 모아 더 좋은 세상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도록 울타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민노총 서울대병원 정규직 전환 촉구

    민노총 서울대병원 정규직 전환 촉구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서울대병원 파업 해결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 경기상상캠퍼스, 지역 명소로 부상…2년새 40만명 방문

    경기상상캠퍼스, 지역 명소로 부상…2년새 40만명 방문

    경기상상캠퍼스가 개관 2년여만에 방문객 40만명을 끌어모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6월 문을 연 경기상상캠퍼스는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을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혼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곳이다. 13일 도에 따르면 경기상상캠퍼스는 첫해 5만 2955명, 지난해 13만948명에 이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1만 6100명이 찾아 누적 방문객 수 40만3명을 기록했다. 2003년 서울대 농생대 이전 이후 방치됐던 곳이 자연스럽게 생성된 숲과 문화예술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휴식공간으로 지역명소가 됐다. 성공 요인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청년들의 참여를 끌어낸 창업·창작 공간이 꼽힌다. 생활1980(옛 농원예학관), 생생1990(옛 농공학관), 공작1967Ⅰ,Ⅱ(옛 농업공작실), 플랫폼 1986(옛 대형강의실), 제2문화창작소(옛 농업교육학과건물) 등 6개 건물에 생활공방, 공연장, 스튜디오, 어린이 책 놀이터 등을 갖추고 지금껏 153개 생활문화·창업 프로그램을 4926차례 운영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동네장인학교’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의 맛’ 프로그램이다. 동네장인학교는 지역 내 생활 장인을 강사로 위촉해 타일시공, 요리, 조화공예 등 생활기술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10회 동안 108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노동의 맛은 청소년 대상 진로탐색 프로그램으로 목공, 자전거, 섬유 관련 기술 교육과 체험을 제공해 146회 동안 3,031명이 참여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계기로 44개 생활문화동호회가 생겨 584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청년1981(옛 농화학관)에는 29개 청년 기업, 66명이 입주해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3D프린터 교육 및 제작 분야 창업을 위해 2016년 6월 입주한 ‘투스텝스’의 경우 사업자등록도 없이 매출액 0원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연 매출 3억원에 직원 6명을 둘만큼 성장했다. 투스템스 하석호 대표는 “상상캠퍼스에서 입주.실험.교육 공간 등 인프라를 제공해 준 것이 성공에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경기상상캠퍼스 청년1981(구 농화학관)에는 현재 29개 청년기업에 66명이 입주해 창업활동을 하고 있다. 안동광 경기도 문화정책과장은 “경기상상캠퍼스는 방치됐던 대학건물을 도민들에게 제공해 문화와 창업, 휴식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문화재생의 성공사례”라며 “민선7기 공약사항이기도 한 ‘일상 속에서 누리는 생활문화 확대’를 위해 계속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나당동맹에서 한미동맹까지…‘빈틈없는 공조’의 그늘

    2015년 일본은 졸지에 ‘빨판상어’라는 듣기 거북한 별명을 얻었다. ‘미군이 시키면 무엇이든 하는 빨판상어’다. 국민감정이 안 좋은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이 아니다. 자국의 학자들이 붙였다.2015년 8월 19일 야마모토 다로 의원은 참의원 전체회의에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 물었다. “미군이 요구하면 헌법을 짓밟고라도, 국민의 생활을 파괴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따르는데…이런 나라를 독립국가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아베 정권이 원전 재가동,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밀보호법, 집단자위권에 이어 안보법제까지 강행하려는 것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구상 제3차 아미티지·나이 보고서(2012년)를 베낀 것 아니냐며 한 질문이었다. 아미티지 보고서에는 ‘일본이 2류 국가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일본이 자신에게 강제하는 (군사력 증강, 역내 개입 등의) 제약을 풀고,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이 수행하는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일본의 TPP 참여 등이 그대로 나와 있었다. 의석에서는 이런 야유가 쏟아졌다. “그런 것쯤은 국회의원이라면 다 알고 있다.” “알면서도 입 밖에 내지 않으니 국회의원 노릇도 정치인 시늉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촌뜨기처럼 그런 얘기는 왜 하는가.” 여기서 ‘그것’이란 ‘미국의 속국’을 뜻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동맹을 미국과 맺고 있다. 전시작전권이 주한미군에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작전권은 총리에게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학자나 정치인들은 미국에 대한 속국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미국과 지구상에서 가장 예속적인 동맹을 맺고도 허구한 날 ‘더 강력한 동맹’을 촉구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사뭇 다르다.다로의 논쟁을 계기로 정치학자 우치다 다쓰루와 시라이 사토시는 대담 형식의 ‘속국 민주주의론’을 출간했다. 우치다는 이렇게 말했다. “속국의 입장을 수용하고, 맹세한 자만이 이 나라의 지배층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 지난 70년간 일본에 자리잡은 지배구조다.” 시라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금 일본의 천황은 미국”이라며 “존황양이가 아닌 존미양이가 일본의 깃발이 되었다”고 말했다. 우치다의 지적처럼 많은 한국의 엘리트 집단은 “미국 정부의 환심을 얼마나 사느냐가 정치적 능력으로 인정받는다”(박태균 서울대 국제 관계학부 교수)고 굳게 믿는다.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는 만사 제쳐 놓고 미국으로 달려가 미국 대통령을 알현하고, 낙선한 자도 미국에서 소일하다 돌아온다. 김무성 의원이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워싱턴DC에서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느냐’는 투로 최근 한국 대사를 몰아붙인 것도 그런 ‘환심사기’로 읽혔다. 족벌언론들은 틈만 나면 ‘미국과 한 몸이 되라’(일체화, 一體化)고 외쳤다. 5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이들은 환호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운전자석을 계속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중앙일보, 5월 23일자)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돼서 북을 설득하고 때로 압박해 가면서 이른 시일 내 핵 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조선일보, 5월 27일자) 이런 일체화론(‘한몸론’)은 ‘빈틈없는 공조’ 등 때마다 여러 가지 수사로 나타나지만, 최소한 미국의 뜻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뜻에는 차이가 없다. ‘일체화론’은 미군이 한반도 남쪽에 들어오면서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 그 뿌리는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패망시킨 나당동맹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은 이 동맹을 빌미로 신라를 사실상 속국으로 만들었다. 고려는 종주국인 원나라의 요구에 따라 새로 굴기하는 명을 치려다가 왕조 자체가 몰락했다. 명과 군신관계를 맺었던 조선은 인조 때 중원의 새로운 패자 후금(청)과 맞서다가 국민과 국토를 어육으로 만들었다. 조선 말 조미수호협상 때는 청의 이홍장이 교섭을 대신했으며, 이홍장은 ‘조선은 청의 속방이다’를 제1조로 한 초안을 미국에 제시했다. ‘일체화’라는 표현이 실제로 등장한 것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부터였다. 이용구, 송병준 등 ‘일진회’가 제기한 ‘일한일체화론’이 그것이다. 절찬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제작진은 지난 7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구한말 실제로 존재했던 일본 흑룡회를 등장시켜 친일 미화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흑룡회는 19세기 말부터 일찌감치 조선병합론을 주장했던 일본의 극우단체였다. 제작진이 이 단체의 한성지부장이란 인물을 영웅적인 무사로 등장시켰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일본 군부와 정계에 넓은 인맥을 가진 흑룡회는 19세기 말 일본인보다 더 일본스러운 조선인들을 키워 조선 병탄에 앞세웠다. 이용구(진보회)와 송병준(일진회)이 1904년 12월 2일 ‘일진회’로 통합할 때 후견 집단이 바로 흑룡회였다. 통합 직전 두 사람이 내건 기치가 ‘일한일체화와 문명화’였고, 서약의 표시로 회원들에게 단발을 촉구했다. 일진회는 러일전쟁에서 ‘일본과 한 몸’임을 과시하기 위해 일본군의 병참 지원에 앞장섰다. 북진수송대를 조직해 1905년 6월부터 10월까지 무려 11만 4500명(연인원)의 회원을 동원했으며, 비용 대부분도 일진회가 부담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일진회는 11월 5일 이런 성명을 냈다. “(외교의 권한은) 차라리 우방 정부(일본)에 위임하여 그 힘에 의지하여 국권을 보유하는 것도 폐하 대권의 선양이 아닐까.…그 지도 보호 아래 국가의 독립과 안녕, 행복을 영원무궁하게 유지하고자 이에 감히 선언한다.” 흑룡회의 실력자 우치다 료헤이는 당시 일진회 고문이었다. 성명 발표 후 12일 뒤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빼앗겼다(을사늑약). 1909년 7월 6일 일본 정부는 병탄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이용구는 일본과 정치체제의 통합을 추진하자며 ‘정합방론’을 제시하고, 12월 4일 일진회 이름으로 ‘일한합방성명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사직과 백성을 영원히 보전할 수 있는 길은 오직 일본과 한국이 합방하는 데 달려 있다.’ 일본은 이듬해 8월 대한국을 병탄했다. 일체화론의 귀결이었다. 지난 11월 2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개됐다.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에 접수당한 뒤부터 한국인에게 금단의 땅이었으니 113년 만이었다. 그곳엔 주한일본군 사령부와 일본군 20사단이 주둔했고, 조선총독의 관저가 있었다. 해방 후엔 미군에 접수돼 총독 관저는 미군 병원으로, 일본군작전센터는 미군 벙커로, 일본군 장교 숙소는 주한 미합동군사업무단 건물로 쓰였다. 일본군 병기지창엔 미군 공병대와 시설대가 들어섰다. 1905년 일본군이 접수하기 이전에도 이곳은 ‘종주국’의 기지로 쓰였다. 고려 때는 몽골군의 병참기지가, 1592년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1882년 임오군란 때는 청의 군대, 그리고 1895년엔 청일전쟁의 승자인 일본군이 주둔했다. 용산 기지 터는 더 강한 동맹을 앞세운 ‘일체화론자’들의 성지였으며 한국인에겐 ‘속국’의 상징이었다. 한·미동맹에 침을 뱉으려는 게 아니다. 한·미동맹은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켰고, 이후에도 북한의 남침 의도를 저지하는 데 기여했다. 문제는 이 나라를 번방도 속방도 아니요, 아예 속국으로 하자는 일체화론자들이다. 전쟁 중에도 동맹의 그늘에 숨어 권력 쟁취에 여념이 없었고, 평시엔 미군과 미 정부에 충성하는 것으로 권세와 영달을 누리려는 자들 말이다. 그들은 요즘 북한을 ‘핵을 가진 적’에서 ‘핵과 침략 의도를 포기한 이웃’으로 바꾸려는 정부의 노력을 필사적으로 방해한다. 일부 국민을 선동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과 한국이 한 몸이 돼야 한다고 외치도록 선동한다. 권력의 화수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구한말 이용구와 송병준이 일진회 회원들을 앞세워 일장기를 흔들며 일한일체화를 부르짖었던 것과 판박이가 아니고 무엇일까. 논설고문 kb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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