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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 위의 삶과 예술…경계를 넘어 생태와 환경을 사유하다

    길 위의 삶과 예술…경계를 넘어 생태와 환경을 사유하다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과 파란색 패턴이 큼직하게 박힌 화려한 의상을 입은 한 남자가 캐리어를 끌며 공항을 걸어가고 있다. 화면이 바뀌면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을 비롯해 유럽의 광장을 가로지르는 남자의 모습이 잇따라 나온다. 마치 거리 패션쇼를 하듯 도심을 누비는 이 남자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작가 정재철(1959~2020)이다. 그가 2010년 제작한 7분 분량의 영상 ‘광장’은 폐현수막으로 만든 옷을 입고 광장을 걷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작품이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한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하나다. 중국, 파키스탄, 인도, 네팔 등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3차례 여행하며 현지인들에게 폐현수막을 전달하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기록했다. 장소를 이동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생태와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했던 작가의 수행적이고 참여적인 미술 작업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다.길 위에서 삶과 예술을 펼쳤던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서울 아르코미술관 기획초대전 ‘정재철: 사랑과 평화’가 지난 1일 개막했다. 전시 제목은 ‘실크로드 프로젝트’ 마지막 여행지였던 런던 팔러먼트 광장의 반전 시위대 천막에 한글로 적은 문구다. 작가가 지난 20여년간 경계를 넘나들며 추구했던 가치와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다양한 형태로 남았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햇빛 가리개, 현지어 안내문, 설치 과정을 담은 사진과 영상 등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방문 여정을 꼼꼼하게 기록한 루트맵 드로잉은 여행과 예술, 일상이 하나로 통했던 작가의 삶을 반추하게 한다.정재철은 2013년부터 전국 해안가를 다니며 해양 쓰레기 문제를 다룬 ‘블루오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신안군, 제주도, 새만금 등 동서남북 해안가를 답사한 뒤 해양 쓰레기의 이동 경로를 담은 루트맵 드로잉 ‘북해남도 해류전도’, ‘제주일화도’ 등을 제작했다. 전시장 바닥에 놓인 병뚜껑, 낚시도구, 장난감, 술병, 어망 등 해양 쓰레기 더미는 인류의 공유지인 바다에서 벌어지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러 준다. 2018년 개인전 ‘분수령’에서 선보였던 과천 갈현동 가루개마을에서 채집한 씨앗과 돌, 화분 등도 자리했다. 재개발로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버린 꽃과 나무를 통해 지역 공동체가 일궈 온 장소와 시간의 흔적들을 탐구한 작업이다.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나온 정재철은 중앙미술대전 대상(1988), 김세중 청년조각상(1996) 등을 받으며 촉망받는 조각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뉴욕 등 해외 레지던시 참여를 계기로 사진, 드로잉, 오브제 같은 다양한 매체로 눈을 돌렸다. 작품 주제도 사회참여적이고 실천과 대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환경 위기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장소특정적 설치와 공공미술 작업을 활발히 펼쳤던 그는 지난해 초 간암 발병으로 생을 마쳤다. 이번 전시에선 영상감독 백종관과 연구자 이아영이 정재철의 작품을 재구성하고, 예술 세계를 탐구한 결과물을 함께 선보인다. 백종관은 작가가 촬영한 영상, 사진 기록 등을 자신의 시선으로 엮은 영상 ‘기적소리가 가깝고 자주 들린다’를, 이아영은 작가노트 58권에서 발췌한 텍스트를 모아 ‘사유의 조각들’을 펴냈다. 전시는 오는 8월 29일까지.
  • 김재엽 “도움의 손길 보내는 아이들 어른들이 따뜻하게 보듬어야”

    김재엽 “도움의 손길 보내는 아이들 어른들이 따뜻하게 보듬어야”

    “어머니가 ‘더 이상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이 아니다’며 삶의 의지를 심어줬고, 늘 곁을 지키며 물심양면으로 힘써 주신 덕분에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영웅에서 유도계 부조리에 맞서다 강퇴당하고 사업실패 등으로 한때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가 가족의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감동적인 사례가 있다. 4일 서울신문과 만난 김재엽(58) 동서울대학 경호스포츠학과 교수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1984 LA올림픽 남자 60㎏급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7 세계선수권대회, 1988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대한민국 유도계 전설이다. 하지만 올림픽이후 김 교수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서울올림픽 이후 은퇴, 마사회 유도부 코치를 하던 김 교수는 1996년 제자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부당한 판정에 항의했다가 미운털이 박혀 연금중단 징계받고 유도계에서 퇴출됐다. 유도계를 떠난 이후에도 파란만장한 삶이 이어졌다. 돈을 많이 벌어 유도협회장을 해야겠다는 각오로 사업가로 변신한 김 교수는 1998년 당시 20억원 정도 손해를 보는 사업실패와 지인들에게 사기까지 당했고 충격과 방황은 이혼으로 이어졌다. 대인기피증이 생겨 노숙생활을 하면서 점차 삶의 의욕을 잃어가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라는 것에 대한 정신적 압박이 심했다.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은 어머니와 가족의 사랑”이었다고 말한다. 죽음의 문턱까지 추락하던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와 가족이었다. 재기를 생각하게 된 김 교수는 아들과 딸에게 책임지는 아빠가 되기위해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을 했고 그 돌파구로 공부를 선택했다. 38살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다. 낮에는 운전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해 2006년 늦깍이 박사 학위를 취득한다. 김 교수는 2004년부터 동서울대학에서 18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살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어린 학생들의 극단적 선택 뉴스가 잇따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두려움에 지쳐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을 우리 어른들이 따뜻하게 보둠고 안아주어야 한다” 며 “힘들고 고난에 빠진 청소년들은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선 나를 보며 용기와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윤석열,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나 ‘야권 승리’ 다짐

    윤석열,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나 ‘야권 승리’ 다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갖고 “야권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윤 전 총장은 2일 저녁 원희룡 지사와 정국 상황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윤 전 총장 대변인은 3일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서울 광화문 한 식당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주로 법치와 공정, 경제 문제 관련 얘기를 나눴다고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 후 초미의 관심사인 국민의힘 입당 관련 논의도 오갔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하려면 (힘을 합쳐야)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입당 관련 얘기도 있었다”며 “이번에 연락을 텄으니 앞으로 두 분이 협력하는 자세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만찬 회동은 윤 전 총장의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캠프 좌장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원 지사 측에서는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이 배석했다. 윤 전 총장은 원 지사의 서울대 법대 3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기수 선배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내년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를 끌어내 정권교체 이루는데 뜻을 함께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당시 “정치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윤 전 총장과 원 지사는)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 윤고은, 재난시대 통찰해 亞최초 ‘대거상’… 김영하·편혜영 잇는 ‘K-스릴러’ 쾌거

    윤고은, 재난시대 통찰해 亞최초 ‘대거상’… 김영하·편혜영 잇는 ‘K-스릴러’ 쾌거

    윤고은(41) 작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영문 명칭은 ‘The Disaster Tourist’)이 아시아권 최초로 영국 추리작가협회(CWA) 주관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수상하면서 최근 급부상한 ‘K-스릴러’ 문학 위상에 관심이 쏠린다.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을 소재로 글로벌 자본주의와 삶에 대한 통찰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편혜영 ‘홀’ 등 기존 해외 문학상 수상작들의 계보를 잇게 됐다. 1955년 제정된 대거상은 CWA가 매년 픽션과 논픽션 대상 총 11개 부문의 상을 수여하고, 미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에드거상과 더불어 영어권 양대 추리문학상으로 불린다. 이 가운데 번역추리소설 부문은 매년 영어로 번역된 해외 추리 문학 가운데 뛰어난 작품을 기리기 위한 상으로 2019년까지 ‘인터내셔널 대거상’으로 불렸다. 역대 수상자들은 프랑스의 아네로르 케흐(2020), 스웨덴의 헨닝 만켈(2018) 등 유럽권 작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올해는 프레드릭 배크만, 록산느 부샤르 등 6명의 작품이 최종후보로 선정됐지만, ‘밤의 여행자들’이 유일한 아시아 문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윤 작가는 해당 부문이 개설된 이후 우리나라 최초 수상자이기도 하다. CWA는 ‘밤의 여행자들’에 대해 심사평을 통해 “한국에서 온 매우 흥미로운 에코 스릴러로 신랄한 유머로 비대해진 자본주의의 위험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2013년 민음사에서 출간한 이 소설은 재난 지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가 사막에 있는 싱크홀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가 퇴출 후보지로 지목된 싱크홀 ‘무이’를 살리기 위한 인공 재난 프로젝트에 우연히 관여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이 책은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 번역 출간됐고,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중국어(대만)판 출간도 예정돼 있다. 영국에서는 ‘프로파일 북스’ 출판그룹의 임프린트인 ‘서펀츠 테일’ 출판사에서 프리랜서 번역가인 리지 뷸러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뷸러는 윤 작가의 2010년 소설집 ‘1인용 식탁’도 번역해 미국 컬럼비아대 출판부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미국 타임지는 이 책을 ‘2020년 8월 필독 도서 12종’에 추천했다. 특히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해 7월 9일 서평 기사를 통해 “‘밤의 여행자들’은 재치 있고, 터무니없기도 하며, 긴장감 넘치고 공포스럽다. 이 에코 스릴러는 기후변화가 글로벌자본주의와 어떻게 뗄 수 없는 관계인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아 등단한 윤 작가는 ‘무중력 증후군’, ‘부루마불에 평양이 있다면’ 등의 작품을 냈고, 이효석문학상, 한겨레문학상 등을 받았다. 온라인 시상식에 참석한 윤 작가는 2일 “수상자로 호명돼 놀랐고 다른 차원으로 가는 ‘웜홀’을 발견한 느낌”이라며 “이 환상적인 ‘웜홀’로 기꺼이 들어가 앞으로 더 자유롭게 글을 쓰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윤 작가의 수상은 최근 몇 년간 스릴러 작품을 쓴 작가들이 해외 무대에서 한국 문학의 위상을 드높이는 양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편혜영 작가는 ‘홀’로 2018년 미국 셜리 잭슨상을 받았고, 김영하 작가는 범죄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독일추리문학상(2020),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2020), 일본번역대상(2018) 등 해외 문학상을 3개나 받았다. 손원평 작가는 성장 소설과 스릴러 장르를 결합한 ‘아몬드’로 지난해 일본 서점대상(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했다.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윤 작가의 수상은 지난 20년간 한국 사회가 세계화되면서 그동안 고립돼 있던 한국어와 한국 문학의 체질이 바뀌게 돼 세계 사회에서 언어적·문법적 소통을 이룬 결실”이라며 “한국 문학이 다른 한류 상품과 마찬가지로 세계로 나갈 수 있다는 잠재력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 교수는 “스릴러 장르가 단순히 현실과 괴리된 상황을 묘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성찰이 들어가면서 세계인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우찬제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인이 존재론적 위기의식을 느끼는 상황에서 재난을 소재로 한 소설이 자연과 인간 삶과 실존에 대한 위기를 본격적으로 다뤄 성찰해야 할 주제로 호응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한국의 장르 문학이 세계 유수 문학상 수상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세계 문학시장에서의 수요 확대와 체계화된 번역 지원이 맺은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데칼코마니, 윤석열과 조국/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영화 ‘기생충’의 가제는 ‘데칼코마니,’ 즉 대칭 또는 거울상이었다. 영화에서 박 사장 일가/기택 일가는 고용인/피고용인, 가진 자/못 가진 자, 위층/아래층으로 대칭을 이룬다. 갑/을의 이 데칼코마니는 박 사장 집의 1층을 차지하기 위한 기택 일가/문광 일가의 대결이라는 을/을의 데칼코마니와 중첩된다. 이 데칼코마니 한 쌍은 갈등, 반목, 시기, 질투를 겪으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결국 박 사장 일가, 기택 일가, 문광 일가 모두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윤석열/조국은 한국 정치 ‘무대’에 올라선 데칼코마니다. 윤석열/조국은 검찰 총장/법무부 장관, 목을 친 자/목이 잘린 자, 야당/여당, 보수/진보의 대칭을 이루며 대권이라는 거대한 욕망을 향해 마지막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고상한 이상과 비전도 없으며 사회적 독소들로 가득 찬 X파일, 음모, 소문, 절반의 거짓/진실이 판치는 ‘유튜브 누아르’가 펼쳐지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억울했나 보다. 그는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출간해 자신의 일가에게 씌워진 혐의를 부인했다. 조국은 서울대 법대 교수,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라는 꽃길 중의 꽃길을 걸으며 모든 것을 가진 듯 보였으나 모든 것을 잃었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비극의 원형인 이유는 주인공이 왕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추락해야 비극이 극대화된다. 자식의 입시비리만 아니었다면 조국은 대통령도 될 수 있었다. 이제 그가 꿈꾸었던 자리를 그의 목을 친 윤석열이 꿈꾸고 있다니 소포클레스도 그 결말이 무척 궁금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다. 과거 조국이 ‘정의의 화신’이었다면 현재 윤석열은 ‘공정의 화신’이다. 이명박, 박근혜에게 겨눈 칼을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똑같이 겨눴기 때문에 그는 공정의 화신이 됐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업정신에 투철한 검사에게 국민은 열광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처절하게 깨닫지 못한 것은 ‘직업으로서의 검사’와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윤석열은 숙련된 검사 중의 검사일지 몰라도 정치에서는 초보 중의 초보다. 그는 국가는 무엇인지, 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경제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등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국가와 정치에 대한 비전도 철학도 없는 단순한 칼잡이다. 따라서 그가 기댈 곳은 여당의 반대편에 있는 보수 정치세력이며, 자신을 밀어 줄 보수 언론이며, 자신에게 ‘떴다방 정책’을 만들어 줄 보수 엘리트 지식인들이다. ‘공정의 화신’이 ‘공정과는 가장 거리가 먼 엘리트 세력들’과 연합하는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의 이 구조적 모순을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집안은 어렵고 천하는 쉽다.” 근사록에 나오는 이 말은 윤석열과 조국이 왜 또 다른 의미에서 데칼코마니인지 알뜰하게 설명한다. 지난 몇 년간 ‘조국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렸다면 이제 ‘윤석열 일가’의 일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은 대단히 명석하게 아버지를 모시고 투표장에 나타났고,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존경받는 보수 지식인을 만났다. ‘처가의 정치’가 아니라 ‘본가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의의 여신은 공평한지라 그의 ‘선택적 가족 정치’를 봐줄 리 없다.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에게 금전적으로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통해 윤 전 총장이 내뱉은 말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진석은 윤석열의 안티 중의 안티다. 검찰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22억 9400만원의 요양급여를 불법으로 편취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윤 전 총장의 장모는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347억원의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사문서 위조)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겨누었던 칼을 장모에게는 겨눌 수 없었던 모양이다. 대통령은 쉽고 장모는 어렵다. ‘정의의 화신’이 가족의 입시 문제로 무너졌고, 이제 ‘공정의 화신’이 가족의 부동산 문제와 보수 불공정 세력과의 연합으로 막 시험대에 올랐다. 이 시험대 위에 정의의 여신이 칼을 들고 윤석열을 기다리고 있다. 아멘.
  • [2030 세대] 온라인 여론, 과잉대표되는가/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온라인 여론, 과잉대표되는가/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론이 너무 과잉대표되고 있는 것 아니냐.” 한국 사회의 여론을 논할 때 자주 접할 수 있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직접 여론을 노출하고, 이용자들은 노출된 여론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커뮤니티 여론을 보다 보면 특정 연령대의 특정 성별(20대 남성, 30대 여성, 40대 남성 등)은 모두 일관되게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착각하기 좋다. 사실 해당 집단에서 커뮤니티를 전혀 이용하지 않는 이들의 여론은 전혀 노출되지 않는데 말이다. 특히 2012년 총선에서 실제 선거 결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르게 나와 온라인이 세상의 전부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준 중요한 계기였다. 문제는 2012년 이후 온라인 환경이 급격한 변화를 거치면서 여론이 생성되고 확산되는 기제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전 인구로 보급되면서, 과거에 중앙 통제형 미디어가 만들어 내던 국민적 여론은 점점 개인이 각자 구축하는 파편화된 미디어소비 경로들로 쪼개졌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이 바로 개인이 자신들에게 맞는 정보를 소비하고 또 생산하고자 찾아 들어간 커뮤니티였다. 이런 과정은 데스크톱 시대에도 이미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지만,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진행됐다. 노년층도 커뮤니티 문화와 문법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유튜브와 팟캐스트 등, 특정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서사에 들어맞는 정보만 공급하는 소규모 맞춤형 미디어들도 비슷한 시기에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한 번 자신이 구축한 맞춤형 미디어 경로에 들어서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단톡방(단체 채팅방) 문화가 이런 온라인 고(高)관여층이 커뮤니티 여론을 온라인 저관여층으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간은 굳이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정보를 퍼트리고 주변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데서도 기쁨을 얻는 존재다. 이런 이유로 커뮤니티에서 고관여층이 만들어 낸 정보와 이슈, 그리고 그와 결부된 서사와 논리가 단톡방을 타고 퍼져나갔다. 단톡방 구성원 중 하나가 비판적 견해를 제시하면, 커뮤니티 논리에 동조하는 다수는 압력을 가해 소수의견을 바꾸게 하거나 표출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은 수많은 집단으로 분절화하고 파편화한 여론지형을 갖는다. 그리고 그런 커뮤니티들 중에서도, 생애경험과 사회인식을 많이 공유하는 특정 세대와 성별의 집합으로 뭉친 곳은 막강한 여론 주도력을 갖게 됐으며,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서사를 모아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관을 더욱 발전시켜 나갔다.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그런 커뮤니티 간의 여론전이 현재 대한민국의 여론지형을 형성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그러니 세상은 온라인 바깥에 있다는 상투적 비판에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의 현실에서 온라인을 떼어내는 것이 가능한가?
  • [부고]

    ●최인석(전 KB증권 상무)씨 별세 최민지·지예·민영씨 부친상 김학경씨 장인상 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11호, 발인 3일 오전 5시 (02)2227-7500 ●문정남(전 광주 문앤문성형외과 원장)씨 별세 김현숙씨 남편상 문대영(문앤문성형외과 원장)·대수·대훈씨 부친상 홍영기(광주 운암한국병원 약제부 과장)·김정희씨 시부상 6월 30일 조선대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30분 (062)231-8901 ●김행자씨 별세 금혜성(SBS 콘텐츠프로모션팀 차장)씨 모친상 6월 30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2일 (031)787-1500
  • ‘코의 저주’ 코로나… 코로 시작해 코로 끝난다

    ‘코의 저주’ 코로나… 코로 시작해 코로 끝난다

    코로나19 확산 1년 반이 넘도록 모호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명확하게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팀은 전북대 의대 감염내과, 의정부 을지병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영장류센터 연구진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복제되는 순간을 처음으로 포착하고, 이를 통해 초기 감염과 바이러스 증식의 주요 표적이 콧속 비강섬모상피세포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연구 저널’ 7월 2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19는 비강, 인후두, 기관지 등 호흡기 위쪽 상기도조직을 통해 감염된다고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확진된 시점에서는 이미 1차 바이러스 증식이 끝난 상태라 초기 감염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더 어려웠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의 ACE2, TMPRSS2, 푸린 수용체 단백질들과 결합해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한다는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유전자 분석, 단백질 분석,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법 등 다양한 실험 기법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검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몸속으로 끌어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이 콧속 섬모세포의 공기접촉면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섬모세포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한 뒤 복제·증식한다는 의미로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적인 비강 섬모세포가 손상되면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도 바이러스에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이 초기 8일 이내에 끝났고, 손상된 섬모세포도 빠르게 재생되면서 감염에서 벗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고 단장은 “이번 연구는 콧속에 약물을 분사해 점막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백신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 새 중대재해법 땐 ‘구의역 김군’ 원청 벌금 15억

    새 중대재해법 땐 ‘구의역 김군’ 원청 벌금 15억

    2016년 홀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건이 5년 만인 올해 법정에 등장했다. 만약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한다면 김군 사망에 책임이 있는 원청, 하청업체와 경영진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 재구성한 모의재판에서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구의역 김군 사건의 산재시민법정을 열었다. 이 의원이 지난 5월 대표 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전제로 진행된 모의재판이었다. 이 법안은 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는 등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법인이나 경영 책임자에 최소 1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날 재판장 역할을 맡은 박시환 전 대법관은 원청업체에 벌금 15억원을, 원청 대표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하청업체에는 벌금 8억원, 하청 대표에는 징역 1년과 벌금 5000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실제 구의역 김군 재판 당시에는 하청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원청 대표에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고 원청업체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모의법정에 나온 검사 측은 “김군은 지하철 2호선 구의·을지로4가·충정로역을 1시간 안에 점검해야 했는데, 이동시간 등을 빼면 남는 수리시간은 1분”이라며 “구의역 사고는 맹목적 비용 절감에 따른 예견된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청은 28명 충원을 약속했지만 17명만 증원해 2인 1조 작업을 할 수 없었다”면서 “하청은 원청으로부터 1인당 322만원을 받지만, 정비원에게는 160여만원만 줬다”고 지적했다. 이날 양형은 시민단체 구성원·노동변호사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된 형량 배심원단의 평의를 토대로 결정됐다. 박 전 대법관은 “하청 대표에겐 직접적 책임을 물어 실형을 냈고, 재산 차이를 감안해 원청 측에 더 많은 벌금을 내게 했다”고 설명했다. 모의재판을 지켜본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중대재해에도 벌금 400여만원만 내면 된다면, 경영진은 안전 예산을 짜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식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정치인들이 결단을 내려달라”며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 더 걷힌 세금 31조 5000억 중 2조원 나랏빚 갚는 데 쓴다

    더 걷힌 세금 31조 5000억 중 2조원 나랏빚 갚는 데 쓴다

    정부가 31조 5000억원이 넘는 초과 세수 가운데 2조원을 나랏빚을 갚는 데 쓰기로 했다. 국가채무비율은 1.0% 포인트 감소한다. 일각에선 지출을 늘리는 대신 국가 채무 상환에 더 많은 재원을 썼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해 2조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기로 하면서 국가채무는 1차 추경 당시 965조 9000억원에서 963조 9000억원으로 2조원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8.2%에서 47.2%로 1.0% 포인트 낮아진다. 채무 상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국가채무 증가세에 일단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는 2조원 나랏빚 상환을 위한 방안으로 이미 발행한 국고채(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바이백’(조기 상환)을 검토하고 있다. 국고채를 신규 발행해 마련한 재원으로 다른 국고채를 사들이는 방식의 바이백과는 달리 추가 발행 없이 국고채를 매입해 소각하는 ‘순상환 바이백’ 방식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 세수라고 하지만, 실제로 확장 재정을 펼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얼마를 상환해도 나랏빚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이럴수록 초과 세수를 통해 빚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상환에 2조원밖에 사용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중대재해처벌법에 벌금형 하한·국민양형위원이 생긴다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벌금형 하한·국민양형위원이 생긴다면

    2016년 홀로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구의역 김군’ 사건이 5년 만인 올해 법정에 등장했다. 만약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정한다면 김군 사망에 책임이 있는 원청, 하청업체와 경영진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 재구성한 모의재판에서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구의역 김군 사건의 산재시민법정을 열었다. 이 의원이 지난 5월 대표 발의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전제로 진행된 모의재판이었다. 이 법안은 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는 등의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때, 법인이나 경영 책임자에 최소 1억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날 재판장 역할을 맡은 박시환 전 대법관은 원청업체에 벌금 15억원을, 원청 대표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하청업체에는 벌금 8억원, 하청 대표에는 징역 1년과 벌금 5000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실제 구의역 김군 재판 당시에는 하청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원청 대표에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고 원청업체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모의법정에 나온 검사 측은 “김군은 지하철 2호선 구의·을지로4가·충정로역을 1시간 안에 점검해야 했는데, 이동시간 등을 빼면 남는 수리시간은 1분”이라며 “구의역 사고는 맹목적 비용 절감에 따른 예견된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원청은 1년 전 강남역에서 같은 사고가 난 뒤 28명 충원을 약속했지만 17명만 증원해 2인 1조 작업을 할 수 없었다”면서 “하청은 원청으로부터 1인당 322만원을 받지만, 정비원에게는 160여만원만 줬다”고 지적했다. 이날 양형은 시민단체 구성원·노동변호사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된 형량 배심원단의 평의를 토대로 결정됐다. 박 전 대법관은 “양형위원들의 양형 평균값으로 판결했다”면서 “하청 대표에겐 직접적 책임을 물어 실형을 냈고, 재산 차이를 감안해 원청 측에 더 많은 벌금을 내게 했다”고 설명했다. 모의재판을 지켜본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중대재해에도 벌금 400여만원만 내면 된다면, 경영진은 안전 예산을 짜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식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정치인들이 결단을 내려달라”며 개정안의 통과를 촉구했다.
  • K골든코스트 품은 교육도시 시흥… “향후 교육분야 주력하겠다”

    K골든코스트 품은 교육도시 시흥… “향후 교육분야 주력하겠다”

    “민선7기 2년 차는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시민의 일상을 회복하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했던 시기였습니다. 민선7기 후반기 시흥시가 집중할 양대 축은 K골든코스트와 교육이 될 것입니다.” 임병택 경기 시흥시장이 1일 시청 늠내홀에서 민선7기 취임 3주년 맞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주년에 대한 성과와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임 시장은 민선7기 후반기 비전으로 ‘K골든코스트를 품은 교육도시 시흥’을 제시하며 교육에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은 임병택 시흥시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과 영상을 활용해 주요 성과와 계획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참석 인원 등은 제한됐다. 임 시장은 먼저 민선7기 주요 성과로 ▲시흥화폐 시루 유통 ▲전국 최초 아동주거비 지원 및 경기도 최초 아동보호팀 신설 ▲권역별 치매 안심체계 구축 ▲시흥도시공사 설립 ▲철도 중심 대중교통체계 마련 ▲시흥웨이브파크 기공 및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 설립 협약 등 미래 기반 준비 ▲코로나19 비상대응 시스템 구축, 천막시장실 운영, 안심콜 시행 등을 언급하며 시민과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황금빛 바다 ‘K-골든코스트’ 구축 지속 K골든코스트는 월곶항 국가어항에서 시화MTV 거북섬까지 이어지는 15km 수변에 관광과 의료·바이오·문화·첨단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유치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고 시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정책으로, 지난해부터 시흥시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월곶항 국가어항은 국비 311억원을 투입해 어항 기능 강화와 관광 어항 역할 확충을 도모 중이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월곶~판교선과 함께 새로운 관광 명소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오이도 지방어항 역시 ‘오이도항 지방어항 개발사업’과 ‘어촌뉴딜 300사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어촌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수도권 최초로 지정된 경기경제자유구역 배곧지구에는 2027년까지 1조 6000억원을 투입해 육·해·공 무인이동체 연구단지와 글로벌 교육·의료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1단계 사업을 완료한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의료바이오헬스 융·복합 연구단지와 오픈이노베이션 단지 조성을 주축으로 2단계 사업을 구상 중이며,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지난 4월 건립이 확정된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은 진료와 연구가 융합된 800병상 규모의 동아시아 대표 미래형 병원으로 건설되며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함께 교육·의료 클러스터 구축의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시화MTV 거북섬은 시흥웨이브파크를 중심으로 한 호텔과 상업시설을 비롯해 마리나 시설, 아쿠펫랜드, 해양생태과학관, 스쿠버 다이빙풀, 스트리트몰 등이 들어서며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도약한다. 또 시흥시는 정왕동 일대에서 환경과 에너지·복지·데이터허브 분야 등 스마트 기술을 실증하는 스마트시티 혁신성장동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까지 실증을 마치고 내년 안정화 단계를 거친 후 시 전역에 확산할 예정이다. 시흥스마트허브는 지난해 국토부 재생사업지구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4월 산업단지 대개조 공모사업이 확정되며 첨단산업단지로 변모 중이다. ●희망의 교육사다리 놓는 ‘교육도시’ 실현 민선7기 시흥시가 K골든코스트의 지속적인 추진과 함께 실현해갈 청사진은 바로 교육도시다. 임 시장은 “교육은 곧 삶의 질이자 희망”이라며 교육도시 시흥의 첫 번째 비전으로 혁신교육지구를 제시했다. 지난 10년간 학교와 마을의 결합에 힘을 쏟아온 시흥혁신교육지구는 올해 시즌3을 시작하며 혁신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한다. 혁신교육사업에 돌봄과 평생교육사업을 결합하기 위해 시흥교육과정 혁신, 온라인 거점 플랫폼 구축, 마을교육자치 기반 조성, 원클릭 시스템 보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전국 최초 동별 교육협의체인 시흥시 마을교육자치회는 마을과 학교가 동별 특성에 따른 교육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동별 교육자치를 실현하고 있다. 올해는 전국 18개 동으로 전면 확대를 준비하며 진정한 교육자치를 이뤄낸다는 목표다. 시흥시-서울대 교육협력사업 역시 교육도시 시흥의 주력 행보다. 올해로 11년 차를 맞이한 시흥시-서울대 교육협력사업은 시민 누구나 시 전역에서 차별화된 서울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콘텐츠 및 공간 확대에 집중한다. 학교와 지역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해 대학 진로체험 ‘스누로’, 기초 학력 부진 및 학습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새라배움’ 등 10개 사업 41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서울대 시흥캠퍼스 남부교육장과 은행동 북부교육장에 이어 동 행정복지센터를 활용한 권역별 서울대 교육협력센터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임 시장은 평생학습 온라인 플랫폼 구축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시흥시가 50만 대도시에 진입하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평생교육에도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흥형 평생학습 온라인 플랫폼은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원격 학습이 가능한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인공지능이 학습자 특성과 수요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맞춤형 교육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학습자가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며 학습의 수혜자이자 공급자가 되는 시민 참여 플랫폼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아울러 시흥시는 교육과 돌봄을 동시에 아우르기 위해 초등돌봄 특성화를 추진한다. 먼저 부서별로 분산된 초등 돌봄 서비스 정보를 통합적으로 안내하고, 맞춤형으로 매칭하는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돌봄센터와 지역아동센터 등 돌봄 기관을 확대하고, 학교와 마을의 유휴공간을 돌봄터로 발굴한다. 시흥형 초등돌봄 전담부서 설치 및 돌봄 전문가 양성 교육 추진 등을 통해 지역 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교육도시 시흥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등한 교육사다리 실현”이라며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누구나 교육을 통해 성장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코로나19 인체침투 첫 관문 콧 속 섬모세포였다

    코로나19 인체침투 첫 관문 콧 속 섬모세포였다

    코로나19 확산 1년 반이 넘도록 모호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명확히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전북대 의대 감염내과, 의정부 을지병원,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영장류센터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복제되는 순간을 처음으로 포착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초기 감염과 바이러스 증식의 주요표적이 콧 속 비강 섬모상피세포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임상연구 저널’ 7월 2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19는 비강, 인후두, 기관지 같은 호흡기 윗쪽 상기도조직을 통해 감염된다고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확진된 시점에서는 이미 1차 바이러스 증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감염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더 어려웠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람의 ACE2, TMPRSS2, 푸린 수용체 단백질들과 결합해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한다는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유전자 분석, 단백질 분석,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법 등 다양한 실험기법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검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몸 속으로 끌어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이 콧 속 섬모세포의 공기접촉면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섬모세포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한 다음 복제, 증식한다는 의미로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명확히 규명한 것이다.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적인 비강 섬모세포가 손상되면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도 바이러스에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이 초기 8일 이내에 끝났고, 손상된 섬모세포도 빠르게 재생되면서 감염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교신저자인 이창섭 전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알 수 있듯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릴 수 있는 마스크 착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연구를 이끈 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은 “이번 연구는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19 감염에 있어서 핵심 관문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콧 속에 약물을 분사해 점막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백신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근육주사 형태의 백신접종이 비강점막면역에 기여 여부와 비강분사 백신 접종의 면역형성 메커니즘도 연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선정 재심사…불공정 논란에 초유의 사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선정 재심사…불공정 논란에 초유의 사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내년 열리는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예술감독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으로 재심사를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예위는 지난달 3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일부 선정위원과 심사 대상자 간 심사 제척 사유가 확인돼 해당 선정위원을 제척 후 재심의 진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전시를 책임지는 감독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져 재심사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문예위에 따르면 지난달 1차 서류 심사를 거쳐 선정한 후보 4명에 대해 2차 인터뷰 심의를 마친 직후 심사 대상자 중 2명이 선정위원 A씨가 근무하는 기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A씨는 수도권 문화재단 산하 복합문화공간의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데 후보자 한 명은 이 기관의 운영위원, 또 다른 후보자는 예술교육프로그램 강사로 파악됐다. 이들 2명은 지원 서류에 이를 적시하지 않았고, A씨도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심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기관의 심사 시 평가대상과 개인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을 경우에는 심사를 기피해야 하며 제척의 사유가 된다. 문예위는 이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재심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두 후보는 기관 소속 직원이 아니라 1년에 두어번 자문 역할을 하는 운영위원과 강사여서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면서 “다만 심사는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문예위는 해당 선정위원을 제외한 선정위원회가 1차 서류 심의부터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선정위원은 기혜경 부산시립미술관장,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 신정훈 서울대 교수, 현시원 독립 큐레이터,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 박두현 문예위 사무처장 직무대행 등 6명이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순연된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내년 4월 23일부터 11월 27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 국제 환경협력대사에 김정욱 명예교수

    국제 환경협력대사에 김정욱 명예교수

    정부는 국제 환경협력 관련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환경협력대사에 김정욱(75)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고 30일 밝혔다. 환경협력대사는 전문성과 인지도를 겸비한 민간 인사에게 대사 직함을 부여하는 대외직명대사 중 하나로 임기는 1년이다.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일종의 명예직이다. 김 대사는 서울대 환경대학원장과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을 역임한 기후변화·환경 분야 전문가로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 환경협력 논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격리의 선물, 오롯한 ‘나’… DNA로 흩뿌린 산수화

    격리의 선물, 오롯한 ‘나’… DNA로 흩뿌린 산수화

    긴 자가격리 시간 속 ‘정체성’ 깊은 고민유전자 정보 추출해 디지털 예술로 창조곳곳 거울, 작품과 하나 되는 착시 경험도미디어 작가 이이남은 1년 사이 총 12주를 자가격리 상태로 지냈다. 전시 일정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와 올 초 중국을 두 차례 방문했는데 매번 코로나19 해외 입국자 방역수칙에 따라 중국에서 3주, 한국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게다가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가 더해졌다. 한 번도 겪기 힘든 상황을 여러 차례 반복했으니 억울할 만도 한데 예술가에겐 이런 불편한 경험도 독(毒)이 아닌 득(得)인 모양이다.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에서 이이남은 불가피하게 고립된 환경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뿌리와 본질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한 결과를 담은 디지털 산수화 신작들을 펼쳤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코로나의 선물”이라며 웃었다. 1997년부터 미디어아트 작업을 한 이이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고흐의 ‘자화상’,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동서양 고전명화를 입체적으로 움직이게 재해석한 디지털 작품으로 유명하다. 독특한 기법으로 재창조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2019년 영국 테이트 모던 백남준 회고전, 2020년 벨기에 브뤼셀 한국대사관 등에서 소개돼 주목받았다. 그동안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실험해 온 작가는 인간을 비롯해 살아 있는 모든 유기체와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담긴 DNA에 주목했다. 서울대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추출한 자신의 DNA 데이터를 고전회화와 결합해 제작한 디지털 영상·설치 작품 21점을 선보였다. DNA 염기서열을 구성하는 작은 알파벳들이 쌓였다가 흩어지면 곽희의 ‘조춘도’ 등 고전 산수화가 펼쳐졌다가 사라진다.전시 주제는 중국 방문 때 알게 된 당나라 시인 사공도의 시학서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작가는 “‘형상 밖으로 훌쩍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손을 쥔다’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면서 “자가격리 기간에 고민했던 정체성의 문제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펼쳐진 고서들이 줄에 매달려 위아래로 움직이면 바닥에 놓인 수조에 책 속 글자들이 비치게 만든 설치 작품의 제목도 이 시구에서 따왔다. 동양회화의 핵심 개념인 ‘시화일률’(詩畵一律·시와 그림은 다르지 않다) 사상을 매개로 한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장 곳곳에 거울을 배치해 시와 그림의 경계가 없듯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지우고, 관람객이 작품과 하나로 연결되는 듯한 착시를 유발한다.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화살이 마주한 상황을 연출한 작품 ‘분열하는 인류’는 거울에 투영된 자기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에게 화살의 끝이 나를 향하는지, 아니면 내가 화살을 쏘는 것인지 질문하게 만든다. 책 5300권에서 얻은 문자데이터들을 폭포수처럼 쏟아지게 만든 6.8m 높이의 미디어아트 ‘시(詩)가 된 폭포’는 시각을 압도한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 탄저백신 임상 2단계 돌입… 코로나백신 ‘비교 임상’ 가능

    탄저백신 임상 2단계 돌입… 코로나백신 ‘비교 임상’ 가능

    성인 240명 대상으로 유효·안전성 평가3상 설계 때 고려사항 개정 기준도 공개코로나백신 피험자 최소 4000명 있어야국내에서 개발 중인 ‘탄저 백신’ 임상 2상(2단계) 시험이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은 30일 “탄저는 사람과 가축에서 발생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생물테러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국가적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1997년부터 탄저균 방어항원을 이용한 탄저 백신 개발 연구를 시작해 1998년 생산균주 자체 개발을 마쳤다.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용역사업을 통해 (주)녹십자와 공동으로 백신 성분의 대량생산공정을 확립한 후 동물을 이용한 독성·약리시험 등 비임상시험을 거쳐 서울대병원에서 2009년 임상1상, 2012년 임상 2상(1단계) 시험을 완료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바이오스락스 백신, 영국에서는 에이브이피 백신이 허가를 받아 탄저 예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실시되는 탄저 백신 임상 2상(2단계) 시험은 건강한 성인 240명을 대상으로 백신접종군에서 형성된 항체 측정을 통한 유효성 평가 및 백신 접종 후 주사 부위 통증, 두통, 발열, 복통, 오한과 같은 안전성 평가다. 국내에서 탄저는 1952년 이후 몇 차례 집단 및 산발적 발생이 보고됐고, 2000년 두 명이 사망한 경남 창녕군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발생 보고는 없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면역원성 비교 3상 임상시험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등을 담은 개정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짝꿍 백신’이 없는 국산 코로나19 백신도 기존 허가 백신과 효과를 견주는 ‘비교 임상’이 가능해지고, 피험자는 최소 4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다른 플랫폼의 대조 백신을 사용해도 비교 임상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실제로 토종 백신 개발사 5곳 중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은 DNA 백신을 개발 중인데, 아직 전 세계적으로 DNA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이 완료된 백신은 없다. 시험자 수는 시험 백신군에서 3000명 이상, 대조 백신군에서 1000명 이상이 필요하다. 또한 식약처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코로나19 변이주 백신 개발 시 고려사항’도 새로 마련했다. 식약처는 시험 백신이 대조 백신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원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하도록 했다. 이때 동일하거나 유사한 플랫폼의 기존 허가된 백신을 비교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분당서울대병원-우즈베크 국립암센터, 전방위 협력 위한 MOU 체결

    분당서울대병원-우즈베크 국립암센터, 전방위 협력 위한 MOU 체결

    분당서울대병원이 우즈베키스탄 국립 종양 및 방사선의학센터(약칭 ‘우즈베크 국립암센터’)와 교육, 진료, 연구 등에서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협약식은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해외 보건의료 협력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 중 하나로, 양국이 대표단을 파견해 협력관계를 증진하는 가운데 지난 6월 3일 우즈베크 보건부 대표단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아 수도 타슈켄트에 암병원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 같은 만남을 계기로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즈베크 국립암센터가 공공성과 미래 발전 가능성을 함께 갖춘 국립 의료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을 결정했다. 협약식에는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 미르자갈립 틸랴샤이코프(Mirzagalib Tillyashaykhov) 우즈베크 국립암센터 원장 및 울루그벡 사비로프(Ulugbek Sabirov) 우즈베크 보건부 차관이 참석했으며, 양 기관은 ▲의료 기술 ▲의료인 교육 ▲과학적 지식 교류 및 공동연구 진행 ▲교육, 연구 및 진료 관련 활동 ▲의료관광 등 다섯 개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은 양해각서 체결 직후 우즈베크 국립암센터 의료진에게 치료 중인 폐암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진료 방향을 컨설팅해주는 협력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백남종 병원장은 “우즈베키스탄 국립암센터가 중앙아시아 지역의 중증 암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신규 암병원 건립 등 여러 과제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르자갈립 틸랴샤이코프 우즈베크 국립암센터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통해 국제적 협력관계가 의료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돌파구임을 알게 됐다”며 “분당서울대병원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유익한 결실을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한국의 ‘실리콘비치’ 꿈꾸는 시흥시 ‘시화MTV’ 부동산 ‘활황’

    한국의 ‘실리콘비치’ 꿈꾸는 시흥시 ‘시화MTV’ 부동산 ‘활황’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산타모니카 해변 일대에는 첨단 기술 중심의 스타트업이 밀집한 ‘실리콘비치’가 위치해 있다. 애플, 구글 등 현재 첨단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의 대규모 사무실이 위치해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첨단 기술 중심지 중 하나다. 실리콘비치가 주목 받은 이유는 해안가에서 누리는 뛰어난 생활환경은 물론, 인근에 위치한 유수의 대학에서 인재 수급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첨단 기업의 직주근접 입지로 각광받으면서 지역을 넘어 미국을 대표하는 주거지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입지로 주목 받는 곳이 바로 시화멀티테크노밸리(이하 시화MTV)가 그 주인공이다. 시화호 북측에 위치한 간석지를 활용해 조성되는 시화MTV는 21세기형 첨단복합산업단지를 목표로 업무, 주거, 레저를 모두 아우르는 복합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시화MTV 인근에는 2025년 개교 예정으로 조성 중인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한국산업기술대학교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첨단 산업 기업들 또한 들어설 예정이어서 한국의 실리콘비치로 손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 ‘해양생태과학관’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인프라 개발이 진행 중이다. 워터프론트의 입지를 누리는 주거단지도 조성된다. 실제로 거북섬 주변의 경우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호반써밋더퍼스트시흥(578가구)와 호반써밋더프라임(826가구), 시화MTV파라곤센트럴오션시티(656가구), 시흥금강펜테리움오션베이(930가구) 등 모든 단지들이 조기 완판했다. 이외에 12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단지와 추가 공동주택 부지까지 포함하면 이곳 신도시에 약 7만여명의 입주가 전망되고 있으며, 이달 10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서민,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을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으로 추진 중인 ‘누구나집 5.0’ 시범사업부지로 시화MTV 사업지구 내 22.6만㎡를 발표했다. 이번 ‘누구나 집 5.0‘ 사업을 통해 기존 유통 상업용지 6블럭과 7블럭 부지가 올해 안으로 유통상업에서 주거용지로 용도 변경되어 총 3300가구의 추가 주거단지가 조성될 예정으로, 지역 내 상주 근무수요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직주근접 입지를 통해 더욱 높은 미래가치가 예상된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 오대열 팀장은 “시화MTV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워터프론트의 입지환경과 더불어 연간 350만명 이상의 관광객 방문이 기대되는 웨이브파크 등의 해양레포츠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어 실리콘비치 못지않은 첨단 산업 중심 자족도시로의 발전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자족도시로의 발전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인근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도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시화MTV 내 주거 인구 약 10만 여명과 더불어 주변 산업단지 종사자 약 40만 여명으로 추정되는 풍부한 배후수요에 경기 서남부 인접 지역에서 차량으로 이동 시 30분~1시간 내 이동이 가능해 대부도 관광객을 포함한 대규모 광역 수요 또한 기대되기 때문이다. 웨이브파크 바로 앞에 들어서는 지에이건설의 대형 복합스트리트쇼핑몰 ‘시화MTV 보니타가’의 경우 방문객들이 다양한 체험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테마 스트리트몰로 조성된다. 딥다이빙풀, 인피니티풀, 아쿠아스파 등 웨이브파크와 시너지 효과를 이룰 해양레포츠 시설들이 들어서고,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스타일 디자인을 더해 유럽 해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달부터 분양 중인 생활형 숙박시설 ‘시화MTV WAVE M(웨이브엠)’은 총 446실(3BL 284실, 2-1BL 162실)규모로 시화MTV 거북섬 상업3BL과 2-1BL에 들어서며, 호텔, 오피스텔의 장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지식산업센터 ‘안산 스마트허브 KDT 지식산업센터 융복합시설’도 이 달 분양을 시작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성남시의료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지정

    성남시의료은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지정

    성남시의료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지정되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2021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모집사업’에 참여하여 발달장애인 의료이용 현황, 전문인력의 역량, 사업수행 계획 등에 대해 높게 평가를 받아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성남시의료원과 부산 온종합병원이 신규 지정받았다. 현재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는 8개소이며, 지난 2016년 한양대학교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2개소를 시작으로 2019년 인하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전북대학교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6개소가 운영 중이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는 발달장애인이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체계적으로 이용하도록 의료지원을 하며 중증 행동문제를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의료기관이다. 행동치료 전문가 등 인력을 확보하고 치료실·관찰실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시설을 완비하여 올해 하반기에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중의 의료원장 “최근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경기도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이번 발달장애인 거점병원·행동발달증진센터로 지정으로 치료실, 관찰실 등 운영에 필요한 시설을 완비할 수 있게 되었다”며 “경기 남부지역 발달장애인들의 행동치료 분야에서 역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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