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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떠난 전공의,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 변함없어”

    병원 떠난 전공의,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 변함없어”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장을 포함해 대형 병원 원장들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복귀를 호소하고 있지만, 대규모 복귀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복귀한 전공의는 294명에 그친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다시 복귀할 생각이 없는 것일까. 전공의 A씨는 서울신문과 서면 인터뷰에서 “복귀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A씨는 “사직할 때만 해도 이렇게 행동하면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걸 자제하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지금은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단어)라는 말까지 들으면서 내가 의사를 하는 것이 맞나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에 대해선 의사 결정 과정과 이후 정부의 막무가내식 대응, 정책의 부실함 등을 문제로 꼽았다. A씨는 “제대로 된 논의 과정 없이 뜬금없이 2000명을 더 늘리겠다고 했고, 이에 반발하자 사법처리와 업무개시 명령을 먼저 꺼내들었다. 전혀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에 2000명을 늘리면 도제식·실습식 교육이 이뤄지는 의대에서 교육의 질이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집단사직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해서는 “집단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의사로서 업을 이어가는 것이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 [포토] 복지부, 전공의 13명 업무개시명령 공고

    [포토] 복지부, 전공의 13명 업무개시명령 공고

    보건복지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 중 일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공고)했다. 1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보면 이날자로 보건복지부장관 명의의 ‘의료법 제59조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이 게시됐다. 대상자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동국대 일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충북대병원, 조선대병원, 분당차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13명이다. 공고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한 의료인에 대해 의료법 59조2항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교부 또는 우편(등기)으로 발송해야 하나,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및 주소 확인 불가 등의 사유로 교부송달 또는 우편송달이 곤란해 행정절차법에 따라 공시송달한다”며 대상자의 명단과 소속, 의사면허번호를 적었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업무개시명령서를 확인하는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해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해 주기 바란다”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 명령을 거부하는 경우 의료법에 따라 처분 및 형사고발될 수 있음을 알린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3.1절 연휴가 끝난 뒤인 오는 4일부터는 행정적, 법적 처벌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처분은 교부 또는 우편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상의 주소 등을 통상적인 방법으로 확인할 수 없거나 송달이 불가능한 경우 공시송달이 가능하다”며 “등기발송이 불가한 경우에 대해 추가적인 공시송달을 실시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시송달의 효력은 공고일로부터 14일 이후에 발생하는 것이 일반규정이지만 복지부는 공지문에 공고일인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행정절차법은 긴급한 경우에는 효력 발생 시기를 달리 정해 공고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의료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 “환자 생각해 복귀해주길 간곡히 부탁” 가톨릭의료원장도 전공의에 호소

    “환자 생각해 복귀해주길 간곡히 부탁” 가톨릭의료원장도 전공의에 호소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을 향해 병원 현장으로 돌아와달라는 병원장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화성 가톨릭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1일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병원 전공의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기관의 책임자로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당부한다”며 “그동안 지켜왔던 우리의 소명과 우리를 믿고 의지해 왔던 환자분들을 생각해 속히 각자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메시지는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인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 전공의들에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이 원장은 “저와 저희 병원장 일동은 여러분들이 꿈꾸고 가꿔나가고자 하는 이 땅의 올바른 의학교육과 의료 현장의 개선을 위해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며 “꿈꾸고 바꿔나가고자 하는 우리의 현실이 힘들더라도,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데 저희도 온 힘을 다하여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환자분들께 전하고자 했던 여러분들의 소명을 생각해, 환자분들과 함께 해주길 청한다”고 복귀를 거듭 부탁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도 소속 전공의 전원에게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며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 중증 응급 환자와 희귀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에는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이 소속 전공의들에게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와 환자분들과 함께하며 그 마음을 표현해 주기를 간곡히 청한다”고 부탁했다. 같은 날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과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도 “이제 병원으로 돌아와야 할 때”라며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한편 이날 경찰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의협 사무실과 이들의 자택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5명 등을 의료법에 근거해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
  • 복지부, 전공의 면허번호까지 공개… 13명에 ‘업무개시명령 공고’

    복지부, 전공의 면허번호까지 공개… 13명에 ‘업무개시명령 공고’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일부에 대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공시송달(공고)했다.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에 대해 공시송달 형태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복귀 전공의 처벌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보건복지부는 홈페이지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류옥하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 등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동국대 일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충북대병원, 조선대병원, 분당차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소속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게시했다. 복지부는 공고문을 통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한 의료인에 대해 의료법 59조 2항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교부 또는 우편(등기)으로 발송해야 하나, 폐문부재(문이 잠겨있고 사람이 없음) 및 주소 확인 불가 등의 사유로 교부송달 또는 우편송달이 곤란해 행정절차법에 따라 공시송달한다”며 대상자의 명단과 소속, 의사면허번호를 적었다. 그러면서 “의료인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업무개시명령서를 확인하는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해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해 주기 바란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 명령을 거부하는 경우 의료법에 따라 처분 및 형사고발될 수 있음을 알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의 안전 및 복리를 위해 긴급한 명령이 필요한 경우로 사전통지는 생략됐다”며 “공시송달은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복지부는 이 명령에 불복이 있는 경우 행정심판법에 의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또는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행정소송법에 의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또는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관할 법원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하면서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3·1절 연휴가 끝난 뒤인 오는 4일부터 행정적, 법적 처벌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열린세상] EU 농민 시위의 교훈

    [열린세상] EU 농민 시위의 교훈

    최근 유럽연합(EU) 주요국에서 발생한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가 화제다. 지난 1월 중순 프랑스에서 촉발된 농민시위가 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 등 주변 국가로 빠르게 확산됐다. EU는 1962년부터 회원국 간 단일시장, 역내 농산물 우선, 공동 재정 부담 등 세 가지 원칙 아래 공동농업정책(CAP)을 추진해 오고 있다. EU 농업의 현대화와 경쟁력 강화, 농산물 가격 및 소득 안정, 환경보전적 농업 전환, 지속가능 농촌 개발 등을 위해 많을 때는 EU 전체 예산의 60%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지금도 농업 부문에 25%가량을 지출하고 있다. 그동안 EU의 공동 농업정책은 세계 각국 농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EU 선진국의 농민들이 트랙터까지 끌고 나와 고속도로와 항구를 점거하는 과격 시위를 벌이는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농업 분야의 감축을 위해 농업용 유류에 대한 세금 우대 철폐, 화학 비료와 농약 등에 대한 환경규제 강화 등에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본적 이유는 EU 농가경제를 지탱하던 농업소득이 줄고 앞으로도 살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농업생산에 필수적인 에너지, 비료 등 투입재 가격은 크게 오른 반면 농산물 판매가격은 이에 못 미쳐 농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 부문에 대한 세금 감면 철회와 환경규제 강화는 울고 싶은데 빰을 때린 격이 된 셈이다. 값싼 수입 농산물의 유입으로 농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와중에 자연환경 회복을 명분으로 농지의 4%(2030년까지 10%)를 휴경하도록 하는 정책도 농업계의 반발을 샀다. 외국의 값싼 농산물을 낮은 관세나 무관세로 수입하면서 EU 농민들에게만 환경 규제를 강요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폭발한 것이다. 매년 극심한 가뭄과 폭우 등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경영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데 반해 이에 대응한 정책적 관심이 미흡한 것도 한몫했다. EU 농민들 사이에서는 정책 결정권자들이 농민의 생계와 농업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오는 6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서 농업계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농민시위는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농가경제의 어려움을 보듬어 주지 못한 상태에서 급격히 추진된 환경정책과의 충돌이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농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EU 집행위원회와 각국 정상들은 농업용 경유에 대한 과세 계획 철회, 과도한 환경규제 완화, 수입 농산물 대량 유입에 대응한 세이프가드 도입 등 대안을 제시하며 성난 농심을 달래는 중이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농업으로의 전환이 시대적 과제이더라도 농민의 경제적 안정 및 농가 경영안정 대책과 함께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사례다. 유럽 선진국 농민들의 거센 시위를 보면서 조만간 비슷한 처지에 내몰릴 우리 농민들도 이 같은 대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 과도한 우려일까. EU 선진국들의 농민 시위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농업과 환경 정책이 조화롭게 추진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것, 무엇보다 농민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민에 대한 정당한 대우의 시작은 적절한 농산물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나날이 증가하는 농업경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소득안정망 장치 마련에도 정책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농민들이 경제적 이익을 지키면서도 환경을 보전하며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의 버팀목이자 아름다운 국토 정원의 관리자로서의 공익적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세종로의 아침] 의대 정원과 피크 코리아

    10년 전쯤 미국에서 일하는 고등학교 친구가 한국에 왔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그 친구가 물었다. “요즘 한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냐?”고 말이다. 나는 별다른 망설임 없이 “의대 가지.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 의대에 가지”라고 답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미국에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어디로 가는데?”라고 말이다. 그 친구는 “예전에는 금융을 많이 갔는데, 요즘에는 정보기술(IT)이랑 바이오 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 대화가 있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과 미국은 전혀 다른 경제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를 기록하며 2022년 1.9%를 넘어섰다. 심지어 지난해 4분기엔 3.2%를, 3분기엔 4.9%를 기록했다.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성장률이 더 높다. 반면 한국 GDP 성장률은 1.4%로 일본의 1.9%보다도 0.5% 포인트 낮았다. ‘피크 코리아’(한국 경제가 정점에 도달해 더이상 성장이 어렵다)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 왜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이 어지간한 중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었을까. 기술 혁신을 통해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는 물론 신약 개발 등에서도 미국 기업들은 차원이 다른 경쟁력을 선보이고 있다. 10년 전 ‘미국의 똑식이’들이 선택한 분야가 미국의 새 먹거리가 되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은 어떤가. 거의 모든 인재가 의대로 쏠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인재들은 서울대 의대를 시작으로 지방 의대까지 길게 줄을 선 뒤 이후 다른 분야를 살펴본다. 아니 다른 대학에 들어간 뒤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다시 의대로 간다. 2024년도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에서 합격생 769명 중 16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체의 21.3%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정시모집에서 컴퓨터공학부는 합격자의 33%가, 첨단융합학부는 16.4%가 1차 정규 입학에 등록하지 않았다. 반면 서울대 의과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의대가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우리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1994학년도 이과 전국 수석은 서울대 전기전자제어공학부를 갔다. 당시는 로봇을 만드는 제어계측학과와 반도체학과,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과에 사람이 몰렸다. 그리고 이 분야에 진출한 인재들은 반도체, 자동차, 로봇 등 지금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산업의 핵심이 됐다. 한국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 초입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간다. 의대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는 의사가 안정적이면서도 ‘좋은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직업이라서다. 그리고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의 의사가 높은 소득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의사의 절대 수가 부족한 것도 한 이유다.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의료계 내의 적절한 인적 자원 분배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과 동시에 장기적으로 미래 한국의 먹거리가 될 산업에 인재가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모든 인재가 의대로 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더이상 한국은 반도체와 IT 등 우리를 먹여 살리는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김동현 전국부 차장
  • 4기 암환자 3시간 넘게 로비 방치… “전공의들 빨리 돌아오길”

    4기 암환자 3시간 넘게 로비 방치… “전공의들 빨리 돌아오길”

    “진짜 너무 힘들어서 과로사할 것 같아요. (전공의가)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29일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만난 한 PA(진료보조) 간호사는 전공의 집단행동 열흘째를 맞은 이날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간호사는 “드레싱, 드레인(혈액을 배출하기 위한 고무 재질의 튜브) 등 수술을 마치고 하는 일들은 의사의 일인데, PA들이 모두 처리하도록 사실상 강요받고 있다. 근무시간도 늘어나 남은 의료인들은 한계에 부닥친 상태다”라며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간호사는 “아직 전공의가 돌아왔다는 소식은 못 들었다. 주말까지는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복귀명령 ‘최후통첩’ 마지막날 현장에 남은 의료인과 환자들은 떠난 전공의가 하루 빨리 돌아와주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성모병원 전공의 일부가 병원에 돌아왔지만,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등 나머지 ‘빅5’ 병원의 경우 복귀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술 등 치료를 앞둔 환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대다수 수련병원의 수술 및 병상 가동률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응급수술이 필요한 중증이 아니면 우선순위에 밀리기 일쑤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로비에는 입원을 거부당한 침샘암 4기 암 환자가 3시간 넘게 방치돼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 옆에선 입원할 병원을 찾아 연신 전화를 돌리는 아들과 환자의 언니 임모(69)씨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임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구정 기간 요양병원으로 잠시 옮겼다가 오늘 다시 입원할 예정이었는데,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파업해서 입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하소연했다. 중환자실 앞에서 만난 황모(33)씨는 “환자가 금요일에 수술을 받았는데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대처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아직 중환자실에 있다”며 “복귀한 전공의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한 환자도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 매주 2~3회 진통제 주사를 맞아야 생활할 수 있는데, 의사가 모자라 주사 처방이 안 된다고 한다. 어떻게 버텨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만 빅5를 제외한 상당수 수련병원에서는 소수 전공의들이 최후통첩일 전 복귀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국대 일산병원 등에서는 이미 복귀를 했음에도 사복 차림으로 환자를 보는 등 비공식적으로 진료를 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향후 정부가 면허정지 등 법적조치에 나설 경우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일산병원 측은 “PC에 사번을 입력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근무하거나 병원 내 특정 장소에 개별적으로 머무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경기 고대안산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사직서를 낸 일부 전공의들이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복수의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다른 전공의들이 복귀 현황과 사직서에 대한 행정 절차 등을 문의하는 등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서울 건국대병원 전공의 12명이 26일자로 복귀했고, 인천세종병원에서 인턴 3명이 23일자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은 각각 7명씩 병원으로 돌아온 상태다. 울산대병원은 사직서 제출한 전공의 83명 중 과반이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복귀한 전공의가 294명이라고 밝혔다.
  • 환자단체 “치료연기는 사형선고”… 병원장들도 전공의 복귀 호소

    환자단체 “치료연기는 사형선고”… 병원장들도 전공의 복귀 호소

    “중증환자는 적시에 치료를 받는 것이 생명 연장을 위해 중요합니다.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불안과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치료 연기는 ‘사형선고’와도 다름없습니다.” 의료대란 속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행동을 멈추고, 응급·중증 환자에게 돌아와 불편과 피해, 불안부터 멈추게 해야 한다”며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의 복귀를 간절하게 호소했다. 이들은 수련병원 전공의 집단행동이 또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정부에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 단체의 안기종 대표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하루하루 환자들 피해가 늘고 안전사고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환자가 겪는 피해는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단체가 소속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한의사협회와 피해당사자인 중증질환자가 함께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했다.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장은 “의사 집단이 국민 목숨을 담보로 겁박하는데 머리를 사용한다면 시정잡배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조직폭력배와 다단계 조직보다 더한 집단”이라고 분노했다.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전날 주요 수련병원 병원장 중 처음으로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소속 전공의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병원장으로서 당부드린다”며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며 “중증 응급 환자와 희귀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필수의료 정상화와 수련환경 개선도 약속했다. 병원장들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필수 의료를 여러분과 함께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일터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시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전공의 9000명 미복귀… 4일부터 면허정지 착수

    전공의 9000명 미복귀… 4일부터 면허정지 착수

    정부가 ‘돌아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제시한 마감 시한이 29일로 끝났다. 오는 4일부터는 미복귀 전공의를 대상으로 절차를 밟아 최소 3개월 면허정지 처분에 들어간다. 전날 오전까지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294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의 3%에 그쳐 향후 미복귀자 수천 명이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무더기 면허정지란 초유의 사태가 들끓는 의료계에 기름을 부어 전임의(펠로), 대학교수까지 현장을 떠나는 극단의 사태를 불러올지, ‘선처 없는 원칙적 처분’으로 의료계를 강하게 압박해 집단행동을 잠재우고 사태를 봉합할 기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공의들과 3시간 30분간 대화를 하며 막판 설득 총력전에 나섰다. 전날 92명의 전공의에게 시간과 장소를 문자로 공지했지만 현장에 나타난 이들은 10명이 채 안 됐다. 박 차관은 “오늘 온 전공의들은 대한전공의협의회 간부들이 아니다. 개인 자격으로 왔고 정부 발표 정책의 내용과 의대 증원 배경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여기 온 전공의들은 사태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면서 “결론을 내리는 대화는 아니었지만 서로 얘기하며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으로 전공의들이 복귀하길 원한다”며 “복귀 시한을 정한 것은 겁박하기 위함이 아니라 출구를 열어 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만남에 대해 “마지막까지 대화를 시도했다는 모습만을 국민 앞에 보여 주기 위한 쇼”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내일부터는 인턴, 전공의, 전임의들이 사라지므로 국민 건강 수호와 올바른 의료 발전을 위해 대통령실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화 협의체 구성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전날 “정부와 대화 중”이라고 밝혔으나, 복지부는 “의협 비대위가 말한 정부와 의료계 간 협의체는 구체화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다만 전공의 사이에서 환자 곁으로 돌아오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확산하고 있어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국 100개 수련병원이 복지부에 서면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기준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294명이었다. 이 가운데 1명 이상 복귀한 병원이 32곳, 10명 이상 복귀한 병원은 10곳이었다. 최대 66명이 복귀한 병원도 있었다. 상위 수련병원 50곳의 복귀 규모는 181명이었다. 전날 밤과 이날 사이 복귀한 전공의 규모는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수련병원마다 복귀 절차를 문의하는 전공의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어 현장에서도 복귀 인원이 더 늘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 곁으로 돌아오는 건 패배도,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라며 전공의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9997명(80.2%), 근무지 이탈자는 9076명(72.8%)으로 집계됐다. 근무지 이탈자 비율이 지난 27일(73.1%)보다 소폭 감소했다. 28일 기준 업무개시명령은 총 9438명에게 발부됐고, 7854명에게 명령을 받고도 복귀하지 않았다는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다. 복지부는 먼저 당사자에게 처분 이유와 법적 근거 등을 사전 통지하고 의견 진술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단순 미복귀자는 면허정지에 그치더라도 주동자는 경찰 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오는 3일까지 연휴 기간 내에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시간을 두고 기다려 줄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날 서울대병원장이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한 데 이어 이날 ‘빅5’로 꼽히는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도 병원장이 직접 나서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과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은 소속 전공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와 환자의 생명을 위한 여러분의 오랜 노력과 헌신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여러분, 이제 병원으로 돌아와야 할 때”라고 설득했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도 “시간이 갈수록 선생님들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진다”면서 “여러분들이 뜻하는 바 역시 환자를 위한 마음임을 이해한다. 이젠 현장으로 돌아와 환자들과 함께하며 그 마음을 표현해 주기를 청한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급격한 증원으로 인한 의대 교육 부실화 논란과 관련, 국립대 교수를 1000명 더 증원하겠다<서울신문 2월 16일자>는 계획을 내놨다. 거점국립대 교수는 현재 1200~1300명 수준인데 2200~230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박 차관은 “의사 증원과 교수 증원이 함께 추진되면 의대생, 전공의들에게 질 높은 교육과 수련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병원 남은 전공의” 호소에…“공무원이지?” 비난 이어진 글, 뭐길래

    “병원 남은 전공의” 호소에…“공무원이지?” 비난 이어진 글, 뭐길래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인 29일을 맞았음에도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일각에서 나왔다. 29일 인스타그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계정에는 본인을 대학병원 흉부외과 전공의라고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먼저 “2월 초 정부의 의대 증원안 발표 후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일주일이 넘은 오늘도 저는 불안해하는 환자들을 다독이는 긴 라운딩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며 “환자와 보호자는 의료진 부족으로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이 뒤로 미뤄질까 봐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불안한 마음을 드러낸다”고 전했다. A씨는 세계의사회가 명시한 ‘의사들이 단체 행동을 할 때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권고 사항’을 언급하며 “의사의 파업은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기 위해 시도한 모든 방법이 실패했을 때의 최후 수단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간 고된 업무와 제도적 모순 속에서 불안감만을 가졌던 우리는 파업이라는 극약처방 외의 대안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다. 우리 자신과 환자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바꾸자고 해야 할지도 논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병원에 남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로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그동안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다양한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들은 의료공백으로 인한 업무 가중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안전한 의료환경을 위해 병원의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해당 계정은 지난 24일 처음 개설됐다. 운영자는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낙인찍고 있으며, 찬반의 문제 이전에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선배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기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에 휩쓸리고 있는 의대생·전공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활동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이 계정에는 ‘의사를 사칭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댓글이 다수 달리고 있다. 특히 “공무원님 점심시간 끝나고 일 시작하셨군요. 고생하십니다. 이번 기회에 흉부외과로 전직도 해보고 즐거우시겠어요”, “다른 생각이 아니라 정부 홍보 방침 그대로 반복이네”, “공무원님들 이런 거 해도 추가수당은 받냐” 등 A씨 등을 ‘공무원’으로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하다못해 게시글 ‘좋아요’ 누르거나 댓글 다는 선생님들은 본인 계정 아이디라도 걸고 하는 건데, 선생님은 뭘 거냐”, “우린 면허 걸고 실명 밝히고 하는데 너는 뭘 걸고 하길래 더 나은 의료 이 ×× 하는 거냐” 등 익명이라는 점을 비판한 이들도 있었다.한편 정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인 이날, 일부 전공의들이 진료 현장에 돌아오고 있지만 대대적인 복귀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294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고,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도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 하기를 청한다”고 했다.
  • 정황근 천안을 예비후보 “성성호수(공원) 획기적 수질개선하겠다”

    정황근 천안을 예비후보 “성성호수(공원) 획기적 수질개선하겠다”

    제22대 총선에서 충남 천안시(을) 선거구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정황근 예비후보는 29일 현재 4등급 수준의 성성호수 공원 업성저수지의 수질개선과 수량 확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공약발표를 통해 “아산호로부터 양전저수지를 거쳐 업성저수지까지 용수를 직접 끌어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천안북부지구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과 연계하겠다”며 “추가로 양전저수지로부터 송수관로 6.0㎞를 매설하고 양전양수장을 설치해 양질의 용수를 매일 2만6000t씩 직접 하겠다”고 설명했다. 천안북부지구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은 2025년 12월까지 아산호에서 양전지까지 송수관로 매설공사가 완료된다. 이어 “사업계획은 국비 약 200억원이 소요될 예정. 세부협의도 진행된 사항으로 평소 2등급으로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성호수공원은 천안의 중요한 자산. 사람과 자연이 공조할 수 있는 시민 휴식·여가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 성환읍 출생인 그는 서울대 농학과를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했다.
  • 성남시, 의약품 배송 등 드론 사업 확대

    성남시, 의약품 배송 등 드론 사업 확대

    경기 성남시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2024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올해 11월까지 국비 5억원과 시비 2억원 등 총 7억원을 투입해 드론배송 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공모 선정으로 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4년 연속으로 실증도시 사업을 실시하는 기초지자체로서 4차산업 특별도시의 위상을 높이게 됐다. 올해 추진하는 드론배송 사업은 ▲중앙공원과 탄천 정자동 물놀이장 방문객을 위해 음식·편의점 물품을 유상으로 배송하는 ‘주문배송’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의약품을 배송하는 ‘정기배송‘ ▲공원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 발생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심장제세동기를 신속히 배송하는 ‘긴급배송’ 총 3개 사업이다. 성남시가 작년 8월에 전국 최초로 상용화한 공원 드론배송사업은 중앙공원과 탄천(정자동∼구미동 전 구간)에서 치킨, 커피 등 음식과 편의점 물품을 주문하면 드론으로 유상 배송하는 첨단 차세대 물류 서비스다. 시는 올해 실증사업을 통해 기존 배달점 4개를 10개로 확대하고 배송 횟수도 2배로 늘려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대학병원과 의료품 유통물류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국내 의료품 드론배송 상용화를 도입하고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제세동기를 배송하는 등 배송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미래 지향적인 드론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에는 성남산업진흥원, 프리뉴, 세종사이버대학교, 스마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협업해 성남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2024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 공모 선정은 우리 시가 그동안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해 쏟은 다양한 시도와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첨단 드론 기술을 활용해 각종 도시 현안을 해결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전국 최고의 드론 산업 특화 중심도시로 우뚝 서도록 전력투구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 경북문화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김남일 전 포항시 부시장

    경북문화관광공사 신임 사장에 김남일 전 포항시 부시장

    경북도는 도 출자 기관인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신임 사장에 김남일(57) 전 포항시 부시장을 임명했다고 29일 밝혔다. 임기는3년으로 2027년 2월까지. 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회에 걸쳐 공모한 끝에 김남일 전 부시장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지난 22일 도의회 인사청문위원회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함에 따라 28일 사장으로 최종 임명했다. 김 신임 사장은 상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했고 서울대 행정학 석사, 경북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보처,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했고 경북도에서 문화관광체육국장, 환경해양산림국장, 환동해지역본부장, 경주시 및 포항시 부시장 등을 지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공직 생활 경험과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충분히 소통하며 공사를 이끌겠다”며 “2025년 창립 50주년에 대비해 경북의 인문산수를 연계한 문화관광의 새로운 50년을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GBT, ‘가축분뇨처리 리바이칸 기술’ 소개 세미나

    GBT, ‘가축분뇨처리 리바이칸 기술’ 소개 세미나

    (주)GBT는 지난 27일 대전 ICC 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주)GBT의 리바이칸 기술소개 및 세미나’를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윤춘식 GBT 중국 지사장(前 중국 정부 판사, 변호사 겸임)과 최홍림 GBT 연구소장(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명예교수) 등 회사 관계자 외 약 800여 명이 참석했다. GBT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및 자원화 사업에 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지난해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축산환경개선대책’의 핵심사항인 퇴액비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에서 정화방류 확대 및 비농업계 이용 확대 등의 제도개선에 부응하고 있다.GBT에 따르면 ‘자원순화센터’는 미생물 ‘다공성 오니’를 이용한 ‘악취 분자의 흡착 기술(리바이칸)’을 통해 악취를 저감하고, 생물학적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가축분뇨 처리 사업을 확장하고 운영 관리비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또한 추가적인 자원순환센터 확충을 위해 지원금을 활용하고, 탄소 배출권을 통한 수익 창출과 환경 보호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윤춘식 GBT 중국 지사장은 자국 축산업 보호를 위해 퇴비를 수출하는 해외사례를 들며 “국내 실정에 부합하는 가축분뇨 자원화 및 연료화 방식 등에 다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홍림 GBT 연구소장은 “축산 분뇨를 자원화시키고, 자원화된 에너지를 순환시켜 다시 농업, 축산업, 임업 분야에 이용하는 다양한 스마트 농법이 개발되어 성공한 사례가 많다”며 이런 “‘경축순환자원화’가 미래 농업의 목표이며 더욱 발전시켜야 할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 서울대병원장, 전공의들에 “환자 곁에 돌아오라”… 주요 병원장 중 첫 공식 호소

    서울대병원장, 전공의들에 “환자 곁에 돌아오라”… 주요 병원장 중 첫 공식 호소

    서울대학교병원장이 병원을 떠난 소속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대형 병원의 병원장이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공식적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중에서도 대표 격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서울대병원 분원인 분당서울대병원의 송정한 병원장,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의 이재협 병원장은 전날 오후 소속 전공의 전원에 ‘서울대병원 전공의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글에서 “전공의 여러분, 병원장으로서 저희는 당부드린다”며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며 “중증 응급 환자와 희귀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 등은 전공의들과 함께 필수의료 체계와 수련 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필수의료를 여러분과 함께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일터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시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선진국형 의료를 만들어가겠다”며 “전공의 여러분의 꿈과 희망은 환자 곁에 있을 때 빛을 발하고 더욱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믿고 있다”고 끝맺었다.
  • [사설] 전공의들은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가라

    [사설] 전공의들은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가라

    오늘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의 복귀 시한이다. 의사 없는 병원에 생명의 위협을 실감하는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도 깊어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어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거듭 복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사 집단행동을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미복귀자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한마디로 한 총리의 당부가 정부를 넘어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음을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와 의사단체는 알아야 한다.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집단행동이 목적한 바를 이룬 사례가 세계 역사 어디 있는지 현장을 떠난 의사들은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서울대 의대 김정은 학장이 그제 이 학교 졸업식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의사의 사회적 책무 수행을 강조한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김 학장의 설득 역시 국민의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은 국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에서 함께해야 하는 숭고한 직업”이라고 했다. 국민이 의사를 존중하고 존경심을 보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지금 국민은 의사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 자체를 공감하지 못할뿐더러 정부와 대화할 대표성 있는 창구조차 만들지 않은 상황에 그저 어리둥절하다. 의사협회는 “단 한 사람도 증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엊그제 성균관대 의대 교수 설문조사에선 ‘증원 찬성’이 55%에 이르지 않았나. 이러니 의사협회가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조직인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의료 현장을 이탈할 때만 조직력을 발휘했을 뿐 이후 아무런 소통 창구도 없는 대한전공의협의회도 비판에서 피해 갈 수 없다. 한 총리는 그동안 “시한까지 병원에 복귀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줄곧 강조했다. 한편으로 경찰은 정부가 고발한 의사협회 지도부 5명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며 법과 원칙 수호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가 공언한 대로 시한 내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는 면허정지 이상의 조치가 이뤄질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럴수록 전공의들은 무엇보다 자신들의 현장 복귀를 진심으로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읽기 바란다. 새달 3일 열리는 의사협회 여의도 집회도 전국 의사의 뜻을 한데 모아 정부와 대화할 창구를 만드는 자리가 돼야 한다.
  • “세계 미술 풀어낸 열쇠는 ‘용’… 내 인생 2막 연 열쇠는 치열함” [서동철의 노변정담]

    “세계 미술 풀어낸 열쇠는 ‘용’… 내 인생 2막 연 열쇠는 치열함” [서동철의 노변정담]

    조형예술 대가의 ‘쓴소리’요즘 학자들 책 도판 위주로 공부‘전공 세분화’로 좁은 분야만 연구문제의식 없고 작품성 구별 미흡몰입 통해 펼친 ‘인생 2막’전공과 무관한 다양한 미술에 관심치열하게 쓰고 그리며 새 길 찾아 ‘필생의 연구’ 시작은 퇴직한 그날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2015년 서울신문에 ‘세계 조형예술 용(龍)으로 읽다’를 연재했다. 마지막회는 동양의 불상과 예수의 부활을 담은 서양 미술이 완전히 같은 원리로 표현돼 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이었다. 문자언어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조형언어’는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원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원리를 깨우치고자 3만점 남짓한 작품을 채색분석했다. 강 원장이 스스로 개발한 연구방법이다. 서울신문 연재 내용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더해 곧 책으로 펴낼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권위 있는 미술사학자 강 원장을 세검정 어귀의 서울 부암동 연구실에서 만났다.강 원장은 대뜸 “요즘은 예술작품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학자가 별로 없다. 아름답다고 느끼면 애정을 갖는데 그런 게 없으니 애정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이나 박물관에 재직하고 있을 때는 열심히 연구 활동을 하던 미술사학자가 퇴임하면 새로운 학문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라지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학문적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면 연구를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그는 그 배경의 하나로 ‘전공의 세분화’를 지목했다. “요즘에는 평생 자기 분야밖에는 모릅니다. 고려시대 불화도 전기불화와 후기불화로 나뉘어졌지요. 이렇게 세분화된 전공의 연구자들은 50대에만 접어들어도 더이상 문제의식을 갖지 못합니다. 너무나 좁은 자기 분야만 공부하다 보니 고려불화 전공자가 고려불화를 가장 모른다는 역설이 나타나지요.” 강 원장은 추사 김정희와 이중섭의 것으로 알려진 작품 가운데 가짜가 많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펴오고 있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주최로 2019년 중국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열린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강 원장은 “출품작의 90%를 차지한 해괴한 글씨들을 진품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대담무쌍한 국제적 사기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중섭’ 전시회 때도 “대부분 구도가 엉망이고 선은 날림이며 색은 가벼워서 들떴으니 모든 요소가 힘이 없다. 경박하고 추해서 도저히 이중섭 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단호하게 비판했다. 강 원장은 “글씨나 그림의 문제를 지적하면 저를 가리켜 그분은 불교조각이 전공이라며 회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글씨나 그림을 전공하는 학자들은 책의 도판을 보고 공부하니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저는 실제로 치열하게 글씨를 쓰고 그림도 그린 만큼 가차없는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학 시절 서예 동아리 모집공고를 보고 찾아갔습니다. 30대이던 여초 김응현 선생 지도로 북위시대 비석을 글씨첩으로 만든 장맹용비첩(張猛龍碑帖)을 열심히 썼습니다. 임서(臨書)는 단순히 글씨를 옮겨 쓰는 것이 아니라 글씨의 구성과 기운생동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입니다. 훗날 작품의 진위를 구별하는 데 큰 힘이 돼 주었지요. 사군자도 열심히 쳐서 조금씩 동양화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여초는 저를 수제자로 키우려 했었지요.” 강 원장은 서예에 몰입하기 시작한 즈음 캔버스를 사서 서양화도 혼자 그리기 시작했다. 유화를 독학으로 그렸는데 옆집에 살던 서양화가 손동진 서울대 미대 교수로부터 ‘초현실적인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손 교수집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데생을 하고 유화도 그렸다. 이젤과 스케치북을 들고 산과 들로 오가며 전국을 안 다닌 곳이 없었다고 한다. 동서양의 예술을 혼신을 다해 체험하며 한때는 작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 문리대 독문과 출신이다. 평균 학점은 C였다고 한다. 석사학위도 없다. 그럼에도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들어갔으니 우리나라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1980년 미국에서 ‘한국미술 5000년전’이 열렸는데 클리블랜드에 이어 보스턴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클리블랜드박물관에는 특히 인도 불상이 많아 감상할 시간을 자주 가졌는데 다양한 미술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지요. 보스턴에서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미술의 과도기적 양식’이라는 발표를 국제심포지엄에서 했는데, 하버드대의 존 로젠필드 교수가 다가오더니 대뜸 교환교수로 초청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내가 학위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박사과정에 들어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해서 수락했습니다.” 강 원장은 “미술사학과에 다닌 적이 없으니 미술사학 강의를 들은 적도 없었다”면서 “영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강의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과 인도 미술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내용이 그리 들을 만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어떤 나라 미술사 강의든 문제가 많음을 알고 있으니 오류에 가득 찬 강의에서 자유로웠다고 할까요.” 박사 논문을 쓰려고 하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미미하다는 깨우침이 일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석굴암이었다고 한다. 그는 석굴암의 불상 조각과 건축은 반드시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 경주박물관의 일본인 건축직 촉탁 요네다 미네지가 측정해 당나라 시대 자로 환산한 본존불의 치수도 반드시 무언가에 근거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대학원생들에게 불상 논문을 읽다가 숫자가 보이면 무조건 전화하라고 했다. 어느 날 대만 유학생 그레이스 옌이 당나라 현장법사가 인도를 여행하고 쓴 ‘대당서역기’에서 알 수 없는 숫자를 보았다고 했다. 신라 사람들이 석굴암 본존불을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리사원의 정각상과 같은 크기로 조성했음을 밝혀낸 순간이었다. 애초에 그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간 것도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해를 그림과 붓글씨로 보내고 이듬해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2학년에 편입했다. 학사편입이니 3학년에 들어가야 했지만 미학과 학점 40학점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유명세를 떨치던 김원룡 교수로부터 미술사학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 교수가 곧 강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게다가 고고인류학과 강의를 들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한 학기 만에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967년 여름 서울대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작품도 볼 겸 유물카드를 쓰는 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조교에게 말했더니 대환영이었고요. 어둑한 수장고에서 유물을 관찰하며 카드에 유물 이름, 작품의 특성과 상태를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그때 정양모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서울대박물관 소장 회화의 낙관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조교에게 박물관 미술과에 사람이 필요하니 한 사람을 천거해 달라고 청한 모양입니다. 마로니에 벤치에서 정 선생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장 근무를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 만에 사직서를 냈다. 일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고 미술부 내부에 약간의 잡음도 있었다고 했다. 쉬면서 앞날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문득 경주를 떠올렸다. 당시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복직을 부탁하며 경주 이야기를 꺼내니 기특하게 여겼다고 한다. 경주는 좌천을 넘어 유배지였다는 것이다. 1970년 부임하니 관장만 있던 경주박물관의 제1호 학예직이었다. 옛 경주박물관 건물 옆에 조그만 가건물을 붙여 연구 공간으로 썼다. 강 원장과 경주, 나아가 신라의 오래된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강 원장은 1997년 국립경주박물관장이 됐고 2000년 그곳에서 정년퇴임했다. 퇴임 발표는 기와에 새긴 조각이 귀신이 아니라 용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귀면와(鬼面瓦)가 아니라 용면와(龍面瓦)라는 인식은 영기화생론의 기반이 됐다. 퇴직한 그날 필생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용이 세계 미술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20년이 지나서야 용의 입에서 나오는 무언가가 ‘조형언어’였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도 “매일매일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직진하고 있다”고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나는 세상을 위해서 나가는 거야” 하고 스스로 다짐한다는 것이다. ■강우방 원장은 1941년 중국 만주 안둥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랫동안 재직하며 국립경주박물관장을 지냈다. 이후 이화여대 미술사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다 퇴직한 뒤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열어 오늘에 이른다. 저서로 ‘원융과 조화’, ‘법공과 장엄’,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등이 있다.
  • [서울 on] 모두를 위한 골든타임

    [서울 on] 모두를 위한 골든타임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이달 초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문득 가족 걱정부터 했다. 연휴가 끝나면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리던 때였다. 가족이 석 달마다 대학병원을 방문해 진료받고 있는데, 혹시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닌지 마음이 쓰였다. 이때만 해도 ‘설마 집단행동이 일어날까’ 했다. 사태가 잘 마무리될 거라 막연히 믿었다. 3주가 지난 지금 상황은 생각보다 악화했다. 27년 만에 의대 정원을 증원하겠다고 나선 정부와 이에 반발하고 나선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는 끝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필수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들이 병원 현장을 대거 떠나면서 ‘의료대란’은 현실이 됐다. 지금의 혼돈은 마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를 연상케 한다. 정부는 보건의료 재난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끌어올렸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발표하던 것처럼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 숫자, 의료 피해 사례 건수를 발표하고 있다. 긴박한 상황에서 극적 타협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는커녕 정부와 의사단체는 서로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 때아닌 ‘의새’(의사를 비하하는 단어) 논란으로 감정 대립이 벌어지는가 하면 날 선 협박성 발언이 오가며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29일을 전공의 복귀 ‘마지노선’으로 제시하며 전공의가 현장에 돌아오지 않으면 의사면허 정지를 비롯한 사법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정부는 지난 27일 처음으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를 고발하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정부와 의료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이를 지켜봐야만 하는 이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솔직히 말하면 국민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과 또 그에 대해 반발하는 의료계의 입장 차, 그리고 이 사안에 얽힌 이해관계에 대해 천천히 숙고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당장 치료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가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나와 내 가족이 언제 응급실을 찾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바라는 게 있다면 예전처럼 병원을 찾는 것이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동안 실제로 사회적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보호자들은 “정부와 의사 사이에서 서민 환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의료 피해가 발생하자 각계각층에서도 한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독교·불교 등 종교계가 연이어 “의료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고 “환자를 둔 절박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는 여성계의 호소와 “생명의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 달라”는 아동·장애인 단체의 간절한 당부도 이어졌다.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이 27일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의사의 사회적 책무 수행을 강조하며 말했듯 의료계도, 정부도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 사태를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 정부는 의료인들과 더 나은 의료 환경을 위한 깊이 있는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 골든타임이 지나면 더 큰 사회적 재난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희선 뉴스24 기자
  • 인구소멸·설 연휴 밥상 민심 기획 참신… 정치 보도, 균형감 더 신경써야

    인구소멸·설 연휴 밥상 민심 기획 참신… 정치 보도, 균형감 더 신경써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7일 제171차 회의를 열고 2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저출생에 따른 인구 위기와 지방소멸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낸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 전’ 기획이 구체적인 사례와 실태를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해 몰입도가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 기사 중에서는 20일자 ‘경제의창’에서 한국과 대만의 증시 상황을 비교한 부분이 창의적이었다고 평가했고, 4·10 총선 보도와 관련해서는 설 연휴 앞뒤로 진행한 ‘밥상 민심’ 관련 보도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다만 전문적인 정치·경제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주문했다. 또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균형감 있는 보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김재희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 전’ 기획을 잘 봤다. 서울신문이 주제를 잘 잡는 게 인구 문제와 동물권 문제 등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잘 썼다. 소멸 5분 전으로 치달은 우리나라 인구 위기의 현장 사례를 발굴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인구 위기에 대한 심각성이나 저출생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많아도 실질적인 대안을 발굴하는 기사는 적은데, 해당 기사는 지방의 교육 문제와 지역 소멸에 대한 혜안을 제시했다. 특히 5일자 지면에 실린 ‘380조 쏟아붓고도 0.72명’ 기사는 출산율 제고 정책의 문제, 제로섬게임의 한계 등을 논리적으로 잘 분석했다. 지방 인재 육성을 다룬 13일자 기사는 폐교 위기를 맞이한 강원 양양의 현북초등학교가 정상화되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 줬다. 이재현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 전’ 기획 가운데 5일자에 실린 원정 출산 관련 기사가 인상 깊었다. 한 지역의 출산지원금 제도가 제로섬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해 신선했다. 대책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과 지방자치단체의 인프라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출산율 증가를 목표로 하는 정책의 복잡성과 이중성을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아래 기사를 보면 모범으로 강진군 사례를 들면서 이 지역도 출산지원금을 통해 출산율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위 기사에서 제시한 비판적 시각과 일관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였다. 출산지원금만으로 출산율을 높이려는 접근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오히려 지자체가 출산지원금이 아니라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 출산율을 증가시킨 사례를 분석하고 기사에 담았다면 보다 일관성 있고 심도 있는 논의를 끌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허진재 이번 기사(1일자 1면 식물조직 저출산委 3개의 벽 깨야 산다)를 통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예산, 인력, 권한을 주지 않는 조직에 국가 최대 현안을 해결하라고 책임만 지운 건데 역대 정부가 위원회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지적한 좋은 기사였다. 이 기사 덕분인지 몰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위원회를 부총리급으로 편제·개편하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윤광일 저출생 같은 경우 논조의 일관성과 차별화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1일자 저출산위원회 기사가 1·3면에 크게 났는데, 이건 ‘5분 전’ 기획이랑 관련 없이 따로 취재한 기사였다. 기획을 긴 호흡으로 하다 보니 중복된 내용들이 나온다. 김재희 총선 기획에서는 설 연휴 기사가 눈에 띄었다. 총선 기사는 독자의 피로도도 높고 단독과 차별점 있는 기사를 쓰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획 콘셉트로 승부해야 한다고 본다. ‘총선 입맛 가를 민심 사첩반상’(9일자 1·3면) 기사가 총선을 앞두고 독자의 입장에서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시의성과 콘셉트를 잘 잡았다고 본다. 정치 쟁점을 사첩반상으로 잘 정리했다. 설 직후 수도권·충청·호남·영남 시도위원장에게 들은 민심을 정리해 가족들이 나눴을 법한 내용(13일자 3면 “한동훈 효과” “명품백 분노”…여야 1년 만에 1%P차 초접전)을 다뤘다. 설 명절과 맞물려 기사 제목과 구성이 돋보였다. 허진재 총선 기사에서 이민영 기자의 ‘정치 인사이트’는 눈에 띄었고 바라던 기사였다. 언론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건 당연한 책무지만, 그것만 하다 보면 차별화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여의도 블라인드도 소프트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화젯거리, 대화 소재로 좋았다. 다만 정치 인사이트가 3주마다 나와서 기간이 너무 길다. 총선도 있으니 더 자주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들이 요구하는 기사는 다른 곳에서 못 보는 것이다. 윤광일 정책 비교에 지면을 할애한 점도 돋보였다. 16일자(4면 한동훈 “목련 피는 4월, 다수당 돼 국가배상법 통과·이재명 “거점 국립대 9곳 투자해 서울대 10곳 만들 것”) 같은 경우에서도 양당 정책을 다른 매체보다 차별성 있게 보도하려는 게 보였다. 총선 보도에서 공천 관련 ‘가십’(흥미 위주)이 지나친 건 아쉬운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보면 오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갈등을 다루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중심 사천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여당은 공천이 잘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오늘 기사를 보면 김건희 공천 얘기도 나오고 용산 핵심 이원모 비서관 같은 분들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너무 앞서서 어느 당이 문제 있다고 부각하면 다른 당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최승필 경제 기사 중에서 정말 창의적인 게 대만과의 비교 기사(20일자 19면 안보 지형 닮은 韓·대만…주주친화 정책에 증시 성적표 엇갈렸다)였다. 우리나라 증시가 밸류업(가치 향상)을 추진 중인데 그것과 맞물려 우리와 대만 상황이 대단히 유사하다. 소위 디스카운트돼 있는데 주력 산업이 반도체다. 그런데도 대만 증시가 우리보다 4배 높다는 건데 대만 전문가의 코멘트를 딴 게 의미 있었다. 최근 본 기사 중 가장 창의적인 기사였다. 주가연계증권(ELS) 기사에서는 적합성의 원칙에 대한 설명이 없어 아쉬웠다. 전세사기 기사에서는 ‘5대 체크리스트’와 ‘4대 요소’를 정리해서 보여 줬다. 김영석 서울신문이 새로운 독자층을 확보하려면 깊이가 있어야 하고 남들이 모르는 걸 보여 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예컨대 2, 3일자 기사에 이동통신 3사(SKT·KT·LG U+)에 이어 제4이동통신사로 ‘스테이지엑스’를 선정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건 28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 28기가헤르츠는 뭘 할 수 있는지 등을 얘기해 주면 좋을 텐데 그런 게 없었다. 총선 보도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뭔지, 통합형 비례정당이 뭔지, 위성정당은 왜 필요한 건지 등의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이걸 제대로 아는 국민은 10명 중에 1명밖에 안 될 거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 이건 이런 의미가 있다는 걸 설명해 주는 박스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 [단독]‘문과 침공’ 3년 연속 늘었다...상위권 대학은 절반이 이과생

    [단독]‘문과 침공’ 3년 연속 늘었다...상위권 대학은 절반이 이과생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논란이 된 이과생의 ‘문과 침공’이 문·이과 통합형 수능 3년차인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도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인문계 지원자의 절반 가량을 이과생이 차지했다. 28일 진학사가 자사 서비스를 이용한 지원자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정시모집 인문계열 지원 건수 8만 4647건 가운데 2만 4187건(28.6%)이 과학탐구 응시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학년도 25.9%와 지난해 27%에 이어 3년 연속 증가세다. 이런 ‘문과 침공’은 자연계 수험생들이 수학 등 고득점을 앞세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로 대거 교차 지원하는 현상으로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심화했다. 다만 대학별로 교차 지원 양상은 엇갈렸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지난해 교차 지원이 늘었지만, 올해는 감소했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지원자의 46.6%가 이과생으로 지난해(54.4%)보다 7.8% 포인트 줄었고 연세대도 지난해(67.3%)보다 14.2% 포인트 줄어든 53.1%로 집계됐다.교차 지원 감소는 추후 의대 도전을 고려해 자연계에 지원한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정원 확대 이슈로 자연계 수험생들이 교차 지원보다는 자연계에 상향 또는 소신 지원을 선택한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서울대가 올해 과학탐구Ⅱ 과목 필수 응시 조건을 폐지하면서, 이과생이 자연계 전공에 지원할 수 있는 선택폭도 넓어졌다. 반면 고려대와 성균관대는 이과생의 문과 지원이 각각 59.3%, 57.9%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는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변환표준점수는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 유불리 보정을 위해 각 대학이 자체 공식에 따라 산출하는 점수다. 연세대는 올해 사탐·과탐에 같은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했지만, 고려대는 사탐과 과탐에 각각 다른 점수를 적용해 과탐 응시자가 사탐 응시자보다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우연철 소장은 “탐구영역 변환표준점수는 교차지원에 중요한 변수”라며 “2025학년도에는 일부 대학이 인문계열에서 사탐에 가산점을 부여해 교차지원 양상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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