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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서울마당~SFC~청계천 민간 주도 ‘도심 녹지벨트’ 생긴다

    서울광장~서울마당~SFC~청계천 민간 주도 ‘도심 녹지벨트’ 생긴다

    공원 조성비 건물주 50% 부담… 침체된 지역 상권 활력 기대 서울 한복판인 시청 앞 서울광장과 서울신문사,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청계천을 잇는 도심 녹지축이 생긴다.지역 내 작은 녹지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벌여 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음식점 등 상권이 몰려 있는 다동·무교동에서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지역색을 살린 채 낙후 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인 ‘도심활력프로젝트 1호 시범사업’을 벌인다고 22일 밝혔다. 도심활력프로젝트는 다동·무교동처럼 상권이 몰려 있고, 걸어서 5~10분 거리인 도심지역을 대상지로 삼아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취지로 추진된다. 시 관계자는 “다동·무교동은 점심 때만 유동인구가 많을 뿐 주말 등에는 한산하다”면서 시범사업지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시 등 관이 마중물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동력 삼아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던 기존 도시재생 방식과 달리 지역 건물주와 상인 등 민간 주도로 사업을 진행한다. 미국·일본 등에서 자리잡은 ‘타운매니지먼트’(건물주·상인·주민 주도형 지역 관리) 개념으로 새로운 유형의 도시재생사업인 셈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은 공공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는데다 사업 성과가 나오는 데 5~6년 걸리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호 시범사업지인 다동·무교동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앞에 잔디광장(도네이션파크)을 만들었고, SFC 건물 주변으로는 소규모 공원을 하반기까지 조성한다. 특히 SFC 공원이 생기면 현재 서울광장과 서울마당, SFC, 청계천광장을 잇는 도심의 작은 녹지벨트가 생긴다. 잔디광장과 소공원 조성 비용은 어린이재단 등 건물주가 50%를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은 시에서 낸다. 시 관계자는 “70여개 소규모 점포 상인들로 구성된 ‘상인협동조합’과 서울신문 등 11개 대형 건물주 모임인 ‘기업협의체’가 구성되도록 도왔다”면서 “앞으로 지역 주체들이 주도해 다양한 사업과 이벤트를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동·무교동에서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지역상인 주도의 첫 행사인 ‘무교테라스’ 행사가 개최된다. 29개 상점이 할인쿠폰을 자발적으로 1000여장 발행하고, 헬스클럽 트레이너가 시범공연한다. 서울시는 하반기에는 다동·무교동 협의체가 공공재원 없이 운영되도록 도심활력센터를 구성해 지원하고 이해관계를 중재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서 ‘문재인스러운’/황수정 논설위원

    젊음은 언제나 힘이 세다. 백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의 힘도 언제나 더 세다. 문재인 대통령과 50대 초반의 젊어진 청와대 수석들이 와이셔츠 바람으로 한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한쪽 팔에는 재킷을 걸치고 걷는 모습. 어느 수석은 대통령보다 한두 발짝 더 앞서 계단을 걸었다. 신기해서 터진 호평 사이로 “의도된 설정”이라는 의혹의 시선이 없지 않다. 물론 쫀쫀하게 계산된 이미지 메이킹의 산물일 수 있다. 정말 촌스러운 뉴스거리다. 그러나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긴가민가 대통령을 저울질하던 마음들은 한 장의 사진으로 정신없이 움직여졌다. 햇볕 드는 베란다에서 말라 죽은 줄 알았던 고무나무에 작심하고 물을 줘본다. 간절하면 요란해지는 법이다. 갈라지게 마른 흙에 물 축여지는 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아우성친다. 목이 마른 화분은 바가지의 물을 마셔도 마셔도 모자란다. 고사 직전의 고무나무 앞에서 무릎을 친다. 이것이 지금 ‘문재인 현상’이다. 문 대통령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대통령 탄핵에 그 자신 말마따나 ‘피플 파워’로 당선된 출발점부터 천운이다. 불통과 무기력의 정치에 지쳐 “이전 정권과 거꾸로, 중간만 해도 박수받을 것”이라는 말을 사람들은 공공연히 한다. 소탈한 행보는 어쩌면 당연하다. 당선 지지율 41%는 오만해지려야 할 수 없게 제어하는, 국민이 던진 신의 한 수다. 인수위 없이 국정을 시작해 준비된 대통령의 면모가 십분 부각되는 상황도 덤이다. 고약하게도 진실은 언제나 부재의 형태로 증명된다. 소통의 가치는 불통의 극한에서야 비로소 증빙되는 식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디테일에 예민해져 있다. 조국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 옆자리에서 깍지를 끼고 앉은 모습은 강렬했다. 보통의 대화 자세에서 깍지는 ‘갑’의 몫에 더 가깝다. 집게손가락 둘을 여차하면 내밀어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국정 포지션은 더도 덜도 말고 그 지점을 정확히 견지하면 된다. 남은 청와대 인사와 이어질 조각(組閣)에서 탕평의 약속은 물론 지켜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잠시 지배할 뿐인 형식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의 입을 끊임없이 열게 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을 깍지 끼게 만들고, 정책 논리를 겨루다 더러는 되치기도 당해줄 줄 알아야 한다. 고분고분한 ‘초식 장관’은 실패의 단추를 채우는 독(毒)이다. 국무회의 장면부터 뜯어고치시라. 대통령 앞에서 한번 들어 올리지도 못하는 장관들의 물컵을 눈금자로 일렬횡대시킨 매뉴얼만 손봐도 박수받는다. 소통으로 마음을 얻으면 최고 부가가치를 기록하는 대통령이 될 수가 있다. 자주 몸값이 증명되는 대통령 ‘셀렙’은 국민에게 행복이다. 우리가 오바마를 곁눈질했고, 할 수만 있다면 수입하고 싶었던 이유다. 대통령이 며칠 전 산행에서 입었던 등산복이 화제 속에 재출시된다. 대통령이 썼거나 추천했다는 책들은 서점에서 소란스럽다. 부가가치의 가지가 전방위로 뻗어 나가는 이것이 소통의 속성이다. 불통보다 훨씬 해법이 간단하며, 그 예후는 언제나 명쾌해서 예측 가능하다. 관저에서 처음 출근하는 대통령의 짧은 바지가 화제였다. 엄청난 댓글이 쏟아졌다. “대통령님. 복숭아뼈에 길이를 맞추시고, 바지통은 8이 유행입니다.” 이런 교감은 대국민 연설 열 번보다 낫다. 번역기를 돌려도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한 정책 구호는 애초에 만들지도 말자. 국민이 체감해 저절로 입 밖에 나오는 결어가 정책의 실체가 돼야 한다. 대신에 이런 형용사 하나쯤 어떤가. ‘문재인스러운.’ 소통하고, 사과할 줄 알고, 중심부 아닌 변방을 먼저 살피는. 바야흐로 밀월의 시간. 쏟아지는 밀월의 언어들은 유통기한이 오싹할 만큼 짧다. 지금의 박수는 불통의 리더십으로 왜곡됐던 전임 정권의 반사이익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있다. 시작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출발선의 기대는 문 대통령이 복리에 복리로 갚아야 하는 고리대금이다. ‘문재인스러움’에 함의를 쌓는 일 또한 대통령 혼자의 몫이다. sjh@seoul.co.kr
  • 유엔사 부지 매각, 용산민족공원… ‘핫플레이스’ 용산 개발호재

    유엔사 부지 매각, 용산민족공원… ‘핫플레이스’ 용산 개발호재

    용산국제빌딩 4구역 중심으로 대규모 개발사업 예정‘용산 센트럴파트 해링턴 스퀘어’ 등 분양 앞둬 용산 지역이 다양한 개발호재로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용산국제빌딩 4구역은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18일 용산 지역의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2018년말로 가시화되고,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가 공개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이 일대의 향후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243만㎡ 규모의 초대형 국책사업인 ‘용산민족공원’ 조성도 예정돼 있어 용산이 복합문화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용산민족공원은 대규모 녹지와 호수를 낀 시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주변에 잔디밭으로 구성된 ‘용산파크웨이’(가칭)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공원에 의자 1000여개를 비치해 주말영화제와 학생 연극마당, 시니어 음악연주회 등 각종 전시와 거리공연이 펼처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용산파크웨이가 조성되면 용산역 광장에서 미디어광장, 용산파크웨이, 용산프롬나드, 중앙박물관까지 이어지는 1.4㎞의 공원길도 만들어진다. 용산파크웨이와 주변공원은 서울 도심의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합친 면적(3만 2000㎡)보다 1.3배가량 큰 4만㎡ 규모다. 서울시가 ‘용산마스터플랜’을 올해 안에 수립하기로 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강과 서부이촌동, 용산전자상가 등을 연계해 용산을 동아시아 주요 국제도시로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끝나면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면적의 5배에 달하는 상업시설과 대규모 오피스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관심도 높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 일대 3만 1000㎡ 부지에 최고 48층 높이의 호텔과 업무시설 등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도 지하 7층~지상 22층, 연면적 18만 8759㎡ 규모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가 50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하는 한강 노들섬 개발도 용산지역의 개발 호재다. 음악 공연장과 공원, 생태교육시설 등을 갖춘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될 전망으로 내년 상반기에 완공된다.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아파트 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이 지역에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가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5층, 지상 최고 43층, 전용 92~237㎡ 총 1140가구(임대 194가구)의 대단지로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지역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등 이 지역에 들어설 아파트 단지들은 용산역과 신용산역이 가까운 초역세권 입지로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은 물론 KTX 이용이 편리하다”면서 “용산공원과 한강 등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조망권도 갖춰 주거환경도 쾌적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의 분양 시장 관계자는 “최근 용산 지역의 새 아파트들은 대규모 공원을 옆에 끼고 주거·상업·문화 복합지구로 만드는 것이 기본 컨셉”이라면서 “단지 안에 대규모 휴게·상업복합공간과 자녀들을 위한 도서관·북카페·어린이창작센터 문화시설이 들어서며 피트니스·클럽하우스·게스트룸 등 입주민 커뮤니티도 마련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할까/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언할까/최용규 논설위원

    옛날로 치면 나라가 쇠하고, 오늘날 같으면 정권의 몰락은 권력 1인자 주변에 교언영색으로 치장한 자들로 둘러싸여 있을 때다. 박근혜 정권의 몰락도 최순실 같은 무리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막지 않았다면 이처럼 처참한 결말은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라는 3인방도 환관이나 다를 바 없는 최씨의 팔다리 역할을 했으니 박 전 대통령이 선정을 펴는 데는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구조다.적어도 국가를 운영하려면 팔다리나 양 날개처럼 권력 1인자를 곁에서 도와줄 인재들이 있어야 한다. 태공망은 주나라 무왕에게 보좌진 구성과 관련, 한명의 복심(腹心一人)을 두도록 했다. 복심은 모사와 천문, 지리, 병법, 군량 등 18가지 분야 72명 가운데 한 명이다. 흔히 심복으로도 일컬어지는 복심에게는 모든 작전 계획을 총괄토록 해 백성의 목숨을 온전히 지키는 일을 맡긴다. 몸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인 셈이다. 그러므로 복심의 조건은 선공후사다. 공(公)은 직언이 생명이다. 우리는 이런 역사를 초한쟁패에서 배운다. 항우를 끝까지 지키다 버림받고 쓸쓸히 병사한 범증이 모델이다. 항우가 유방에게 패할 줄 항우는 몰랐지만 범증은 알았다. 그러나 범증은 홍문의 연에서 유방을 죽일 것을 항우에게 직언했으나 항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범증은 유방이 승리할 줄 알고 있었으나 유방의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3인방 중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국하면서 남긴 글이 여운을 남긴다. 그는 “‘삼철’로 불리는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치적 반대자들은 ‘삼철’을 공격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증폭시켰다”고 서운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런 비난과 오해가 옳다거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괜찮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고 했지만 떠나는 뒷모습이 무척 쓸쓸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친문이 아닌 비문의 총리,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의 첫 인사는 국민 눈높이로 봤을 때 박수받을 만하다. 51세의 젊은 비서실장이 “예스맨이 되지 않겠다. 대통령과 격의 없이 토론하겠다”고 했을 때는 신선했다. 권위의 옷을 벗어던지고 소통하는 권력의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관심은 삼철 중의 핵심 인사가 과연 어떤 직책을 맡을지에 꽂혔다. 청와대 인사와 살림살이를 관장하는 총무비서관에 낙점될 것이란 세간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는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며 어제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창업과 수성은 다르다는 말이 있다. 현재까지의 인사만 보면 수성 쪽에 무게가 실린 느낌이다. 그런데 휑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호철이 언급한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는 대목 때문이다. 태공망의 심복의 조건이 있다. 마음으로 복종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것은 인정이 아니라 ‘능력’이다. 계략을 세우는 것을 돕고 갑작스런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며, 하늘의 움직임을 헤아려 변괴를 없애고, 모든 작전계획을 총괄해 백성의 목숨을 온전히 지키는 일을 맡게 된다. 처음 도전한 국회의원 당내 경선에서 패하자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며 바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마음으로 복종했던 것이다. 나라의 인재들을 모셔 와 수년 뒤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갑작스런 사태에 적절히 대응했고 작전계획을 총괄했다. 그래서 문재인의 복심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문 대통령 당선 후 지금까지의 모습은 단지 보여지는 것이 괜찮고 아름다울 뿐이다. 본격적인 정책은 아직 시험대에 오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정책은 양면적이다. 호불호가 명백한 만큼 환호 못지않게 반발과 도전은 상존한다. 이때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사심 없는 직언이다. ykchoi@seoul.co.kr
  • 서울에 시청광장 145개 규모 상업지 추가

    낙후지역 자족성 강화 통해 활력 서울시가 수유·면목동 등 동북권과 강서·화곡동 등 서남권같이 낡고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서울광장 145개 넓이(192만㎡)만 한 상업지역을 추가 지정한다. 상업지 확대를 통해 낙후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강남·북 균형 발전을 꾀하겠다는 취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새 도시계획체계인 ‘생활권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시는 총 192만㎡의 상업용지를 2030년까지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전체 상업지(2572만㎡)의 7.5% 규모의 방대한 면적이다. 시는 확대 물량 중 절반가량은 용산, 청량리·왕십리 등 광역중심 7곳과 동대문, 성수, 마포·공덕 등 지역중심 12곳에 배분하기로 했다. 또 나머지 절반은 금호, 장한평, 월계, 미림 등 지구중심 53곳에 허용한다. 시 관계자는 “전체 상업지 확대 물량 중 약 70%인 134만㎡는 자치구의 요청을 받아 지역별로 나눠 주고 나머지 58만㎡는 시의 판단에 따라 배분할 유보 물량으로 남겨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역별로는 동북권에 59만㎡, 서남권 40만㎡, 서북권 18만㎡, 동남권 17만㎡의 상업지가 추가로 허용된다. 전체 물량 중 87.3%가 도심이나 강남이 아닌 곳이다. 나머지 유보 물량인 58㎡도 이 같은 비율로 상업지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 시장은 “상업지역 확대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상업지를 늘려 지역 자족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또 신규 허용될 상업지 내 비주거 의무 비율을 30%에서 20%로 완화하기로 했다. 주상복합을 짓는다면 기존 70%까지만 들일 수 있던 주거 비율을 80%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는 비주거시설은 분양이 안 돼 공실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주거시설 비율이 높아야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외교 참사 빚은 사드 배치, 국정조사 나서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외교 참사 빚은 사드 배치, 국정조사 나서라/오일만 논설위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체계) 배치는 처음부터 의혹투성이였다. 2016년 1월 13일 사드 배치 검토 발언 이후 지난 4월 26일 성주 골프장 사드 장비 반입까지 뭐 하나 명쾌한 것이 없다. 지난해 6월말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의 방중 때 ‘사드 도입이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가 열흘 뒤 전격적인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도 그렇다. 당시 외교부와 통일부 등 유관 부서와의 협의도 없었다. 핵심 당사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양복을 수선하고 있었다. 주권 국가의 정상적 절차가 송두리째 무시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애초 사드 배치 시기는 올 하반기가 유력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해 11월 “향후 8~10개월 안에 사드 포대가 전개될 것”이라고 밝힌 점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움직임이 기민해졌다.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배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이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월 급하게 미국으로 날아간 뒤 탄핵 심판 결정(3월 10일) 직전인 3월 6일 사드 발사대 2대가 한국에 반입됐다. 3월 15일 김 실장은 다시 워싱턴으로 갔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낙마한 상황에서 신임 허버트 맥매스터 보좌관과 사드 배치 문제를 최종 매듭짓기 위함이다. 대선 막바지인 4월 26일 새벽 사드 장비를 성주 골프장에 반입하면서 사드 알박기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을 분노케 한 사드 비용 문제가 터졌다. 사드 배치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0억 달러 사드 청구서 발언이 나왔다.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는 우리가 한 해 지불하는 주한미군 방위분담비(9400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김 실장이 맥매스터 보좌관과 통화 후 미국의 사드 비용을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진화했지만 백악관 측은 다음날 비용 재협상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하루 전 통화를 놓고 말이 다르니 사드 배치를 놓고 박근혜 정부와 미국이 모종의 이면 합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과 사드 배치를 주도한 김 실장과의 유착 의혹도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록히드마틴이 한국 무기시장을 싹쓸이한 정황도 그렇다. 지난 4년 동안 록히드마틴에서 무기 구입비(계약기준)가 107억 2475만 달러(약 12조 4398억원)에 달했다. 노무현 정부(1억 976만 달러)의 100배, 이명박 정부(7억 7777만 달러)에 비해서도 13배 이상 늘어났다. 비선 실세, 최순실 개입설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거 과정에서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록히드마틴과 김 실장의 유착설과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운영·유지비를 포함해 100조원의 초대형 사업이다. 2013년 단일 후보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승인될 것으로 관측됐던 보잉의 F15SE가 전격 부결됐고, 이듬해 3월 가격도 비싸고 기술 이전도 하지 않겠다는 록히드마틴의 F35A로 뒤바뀌었다. 석연치 않은 기종 변경과 관련해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미국의 사드 비용 10억 달러 청구와 관련해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론 분열과 경제 피해를 동반한 사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목소리도 높지만 더 시급한 것은 진실 규명이다. 시한부 정부인 황교안 대행 체제가 쫓기듯 사드를 배치한 이유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절차적 정당성과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 사드 배치는 주권 국가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관련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드 문제는 지속적으로 국민 분열의 뇌관이 될 수밖에 없다.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사드 청문회를 추진한다고 하지만 과거의 전례에 비춰 의혹 규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은폐된 진실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oilman@seoul.co.kr
  • 촛불 열기를 일상민주주의로…서울시, 시민이 결정하는 ‘정책박람회’ 개최

    촛불 열기를 일상민주주의로…서울시, 시민이 결정하는 ‘정책박람회’ 개최

    서울시가 오는 7월 시민들이 직접 정책을 ‘결정’하는 제6회 정책박람회를 개최한다. 박원순 시장의 취임 다음해인 2012년부터 매년 정책박람회는 열렸지만, 그동안은 시민들은 제안만 하고 정책 반영은 시가 주도적으로 해왔다. 올해는 촛불광장에서 확인된 시민들의 열정을 이어받아 시민이 자신들의 삶과 직결되는 정책을 ‘제안’뿐만 아니라 ‘결정’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시는 7월 7∼8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이 민주주의다’를 주제로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를 한다고 11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서울광장, 광화문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시민들의 참여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내려는 노력”이라면서 “박람회가 열리는 7월은 대선 후 새로운 사회 구상이 확산되는 중요한 시기로 시민들이 참여하고 결정한 정책들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박람회는 시민, 정당, 노조, 시민단체가 한 데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는 스웨덴 알메달렌 위크같이 축제처럼 운영할 예정이다. 우선 시는 이날 온·오프라인 정책공론장인 ‘데모크라시 서울’(democracyseoul.org)를 새로 개설했다. 지난 5년간 시에서 추진한 서울 심야버스인 올빼미버스, 청년수당 등 주요 혁신정책 21개를 공개하고, 다음달 11일까지 시민들의 사전투표를 통해 5개 정책을 최종 선정한다. 개막일인 7일 ‘국민이 선택한 서울시 혁신 정책’ 프로그램에서 정책을 공개하고 함께 토론하는 자리를 갖는다. 8일 폐막일에는 ‘시민, 광장에서 정책을 결정하다’가 열린다. 시민들은 오는 25일까지 분야에 상관없이 데모크라시 서울에 정책을 제안하고, 분야별로 의제가 정리되면 7월 3일부터 5일간 직접 투표를 한다. 행사 당일에는 시민이 선택한 서울의 정책을 최종 결정하고 발표한다. 박 시장은 “시민과 일상적으로 소통하며 적극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일상 정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면서 “주권자인 시민 위상과 광장 역할을 재확인한 광장 민주주의를 일상으로 옮겨와 시민이 직접 우리 삶을 바꿀 서울 정책을 함께 결정하는 공론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문재인 정부 첫 외교장관의 조건/황성기 논설위원

    1987년 민주화 이후 6차례 대통령 선거를 겪었지만, 이번처럼 1인 1표로 제한된 선거권을 아쉬워했던 적은 없었다. 여러 명의 후보에게 도장을 꾹꾹 누르고 싶은 충동은 생전 처음 느끼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야말로 대통령직에 적합한 후보가 많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자구도 대선의 장점을 만끽했던 선거였다는 점,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을 것으로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고생하셨다는 말 건네고 싶다. 2012년의 대선 패배를 딛고 지난 4년 반 어느 후보보다도 치밀하고 탄탄한 준비를 해오며 대통령 자리에 오른 여정, 온 국민의 축하를 받을 만하다. 비록 낙선은 했지만 끝까지 선전하며 다원화한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게 해준 다른 후보들에게도 심심한 위로와 함께 격려를 드리고자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이란 헌정 사상 초유의 격랑을 헤치고 미래를 향한 디딤판에 섰다. 그것이 도약이 될지, 추락의 시작일지, 정체로 이어질지는 오롯이 문 대통령의 리더십에 달렸다. 리더십의 첫 행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구성과 청와대 인선이다. 문 대통령에게 인수위라는 2개월짜리 완충지대가 없다. 조각이 완료될 때까지 청와대 비서실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험한 문 대통령이니 국정 철학을 뒷받침해 줄 비서실 구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하다. 문제는 초대 정부 인선이다. 총리도,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것은 외교통상부 장관의 조기 지명과 청문회 통과다. 선거 캠프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외교 관료 출신이 있는가 하면 현직 교수, 정치인도 있다. 모두들 훌륭한 역량을 지닌 인사들이다. 평시라면 그 누구도 외교장관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건국 이래 최대의 외교 위기 상황이다. 새 외교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 측근 사이에서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너무 늦다. 다자회의 특성상 두 정상이 얘기할 시간도 많지 않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알현하러 가듯 미국에 가는 것은 체면이 서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는 참모도 있다고 한다. 어불성설이다. 북핵,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같은 난제를 푸는 데 지체할 시간이 없다. 사드가 어떻게 결론 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보복을 계속 중인 중국을 설득하고 대북 제재에도 손발을 착착 맞출 수 있도록 한·중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소녀상 이전 요구로 경색에 빠진 한·일 관계의 매듭도 풀어야 한다. 나아가 한·미·일 3국 공조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시진핑, 아베 신조 같은 미·중·일의 스트롱맨과 북한의 김정은을 상대해야 한다. 대통령과 함께 강단 있고 고도의 전략적 외교를 펼치자면 하마평에 오른 인사로는 부족하다. 정파와 관계없이 초거물급을 모셔야 할 곳이 새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윤병세 외교장관은 최악의 라인이었다. 장관은 소신과 전략 없이 대통령의 눈치만 살폈다. 새벽까지 외교부 간부들을 붙잡아 놓고 회의를 한 4년의 4강 외교 성적표가 지금의 외교 상황이다. 2017년의 대한민국 외교장관은 미국, 북한도 알고 동아시아까지 볼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고 눈치를 보지 않을 배짱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또한 북한과 미·중·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불길이 잡히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라도 물러날 각오를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미·중·일 3국 외교를 다룰 뚝심 있고 무게 있는 현장 지휘관이 절실한 지금이다. 정부조직법 19조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장관이 부총리를 겸임하도록 돼 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외교장관의 부총리급 격상을 검토했으면 한다. 새 정부 초기의 성패, 즉 대한민국의 앞날은 3국 외교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점, 다시 한번 문 대통령에게 강조하고자 한다. marry04@seoul.co.kr
  • 20대 “다시 전진할 힘 찾자”… 60대 “똑똑히 지켜보겠다”

    20대 “다시 전진할 힘 찾자”… 60대 “똑똑히 지켜보겠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당선 예측 1위는 문재인 후보(41.4%)로 나타났습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9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서울역에 모여 TV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내며 박수를 쳤고 일부는 탄식을 내뱉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직장인 조재형(25)씨는 “문 후보의 당선으로 우리나라가 다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으면 한다”며 “공약들을 충실히 이행해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허모(62)씨는 “보수 세력이 분열하는 바람에 선거에서 졌다. 제대로 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광화문광장을 지나던 시민들도 문 후보의 당선을 기뻐했다.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설치된 대형 LED 화면에 문 후보의 감사 인사가 나오자 300여명의 시민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강민준(21)씨는 “무엇보다 청년 취업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의 술집에서 만난 직장인 신문경(38·여)씨는 “대선 결과에 축배를 들러 왔다”며 “편 가르기보다 사회를 통합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한 친박(친박근혜) 단체들이 조성한 서울광장 천막은 적막이 흘렀다. 10여명에 불과한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스마트폰만 쳐다봤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김초원 단원고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48)씨는 “문 당선인이 딸의 순직 인정을 공약했었는데 당장은 어려워도 꼭 실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세월호 침몰 당시 제자들을 구하려다 희생됐지만, 기간제 교사여서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교육·인권·노동계도 문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과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연구소장은 “지난 정부에서 국정교과서를 비롯한 교육 문제가 정치 다툼의 희생양이 됐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교육 문제가 정치 공학이 아닌 진정한 교육의 관점에서 다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이번 대선에서는 청년 세대가 겪는 주거, 교육 등의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문 당선인은 청년을 독립적인 사회보장정책의 대상으로 삼아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문 당선인이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문 후보는 앞서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의 나라 사무국장은 “문 당선자가 선거 기간 성소수자 인권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다른 시민들이 누리는 권리를 평등하게 누리는 과제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새 정부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면서 강도 높은 혁신을 당선인에게 주문했다. 국정 농단 사건의 직격탄을 맞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번 대선은 ‘통합과 개혁’이라는 국민적 열망의 결과인 만큼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진 사회를 봉합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이 새 정부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급격한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개혁과 노동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에 치우친 성장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혁신을 통한 성장, 일자리 중심의 성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공정, 혁신, 통합의 가치로 경제사회 분위기를 일신해 창의와 의욕이 넘치는 ‘역동적인 경제의 장’을 열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무역협회는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믿음하에 정부 역할의 기본을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고,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 조성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마지막 유세…문재인·홍준표 ‘경부선’, 안철수 ‘충청’, 유승민·심상정 ‘서울’

    마지막 유세…문재인·홍준표 ‘경부선’, 안철수 ‘충청’, 유승민·심상정 ‘서울’

    19대 대통령선거가 8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대선 공식선거 운동 마지막 날을 맞아 전국을 종횡무진으로 움직이고 있다.자신이 대한민국을 이끌 적임자임라고 호소하는 등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후보들은 공식선거운동이 종료되는 자정까지 빽빽한 일정표를 마련해 저마다 전략적 요충지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간절하게 호소하며 사력을 다했다. 대선 캠프도 ‘깜깜이 국면’ 속에 서로 판세가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지층을 최대한 견인하기 위한 측면 지원에 나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이하 기호순)는 이날 오전 서울 당사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연 뒤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지역으로 가서 충청을 찍고 서울로 돌아오는 ‘상행선 유세’에 나섰다. 마지막 유세 장소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촛불민심의 열망을 잊지 않겠다’는 뜻을 담아 광화문 광장으로 정했다.그는 “개혁만이 안팎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국민의 삶을 지킬 수 있다”며 “개혁으로 낡은 시대와 결별해야 한다”며 “제게 당면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힘을 달라.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개혁과 통합의 도도한 흐름을 만들어달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상 최초로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받고 싶고, 사상 최초로 전 세대에서 지지받고 싶다. 사상 최초의 통합대통령 되고 싶다”며 “기적의 투표율, 압도적 득표율이 대한민국의 새 시작을 여는 힘”이라며 ‘압도적 지지’에 방점을 찍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오전 부산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한 뒤 부산역, 대구, 대전, 천안에서 차례로 대규모 유세를 벌이고 ‘태극기집회’가 열렸던 서울광장에서 ‘서울대첩’이라고 이름붙인 마지막 유세를 진행한다.그는 “친북세력이 대북정책을 결정하고, 민노총이 경제정책을 결정하고, ‘역사부정’ 전교조가 교육을 망치는 나라를 막아내겠다”며 “좌파가 무너뜨린 자유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시 세우겠다”고 ‘보수 대결집’을 호소했다. 또 “홍준표가 이긴다. 우리가 이긴다”며 ‘대역전의 기적’을 강조했다. 집권하면 박정이 상임중앙선대위원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각각 국방장관, 노동장관에 임명하겠다는 내각 구상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오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수락양로원을 방문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광화문 유세를 벌였다. 곧이어 대표적 과학기술 중심도시인 대전으로 이동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각인시켰다.그는 기호 1번(문 후보)과 2번(홍 후보)을 과거이자 수구 기득권이라고 규정한 뒤 “1번과 2번의 정치를 깨는 것이 변화이고 미래”라며 “내일 치러지는 한국의 대선은 못해도 2등은 하면서 살아남은 기득권 양당 정치구조를 혁신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이긴다. 민심의 바다가 여론조사를 뒤집을 것”이라며 “저는 저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과거와 미래의 대결에서 미래가 승리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국민에 의한 결선투표’를 호소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오전 대전 대학가 방문을 시작한 뒤 서울로 이동해 대학가와 노량진, 광화문, 명동 등을 돌며 청년층 등을 상대로 막판 지지를 당부했다.유 후보는 “5월 들어 태풍이 불고 바닥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자기가 좋아하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기에 가장 최선의 후보를 선택하면 그 후보가 된다”고 ‘소신투표’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일대에서 출근 유세로 하루를 시작한 뒤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서울 마포구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를 방문한 후 정오부터 자정까지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자정까지 ‘12시간 필리버스킹 유세’에 들어갔다.그는 “1100만 사전투표 열풍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확고해졌다”며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촛불시민의 열망이 실현될 수 있다”, “심상정에게 투표해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강해질 수 있다”며 한 표를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편은 우리가 갈랐다/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서울광장] 편은 우리가 갈랐다/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김영삼 집권에 더 큰 울분을 터뜨린 쪽은 호남이 아니라 TK(대구·경북)였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세 정권을 이어 가며 30년을 ‘성골’로 보낸 그들 눈에 김 대통령의 고향 PK(부산·경남) 인사들은 점령군이었다. ‘개핵’(개혁)을 외치며 자신들이 앉았던 요직을 죄다 꿰차고 앉는 모습에 경악했다. 같은 영남이 아니었다. 부산 어느 복국집에서 “우리가 남이가”라 외쳤다더니 ‘우리’는 따로 있었다. 삽시간에 ‘저들’이거나 들러리가 됐다. 5년 뒤 김대중 정권이 몰고 온 격랑은 더 컸다. 정권 교체의 완력을 절감했다. 주요 정부부처와 사정기관, 공공기관 심지어 주요 기업과 언론사 등의 인사에까지 서남풍이 거세게 몰아닥쳤다. 5년짜리 대통령이 내 자리, 내 인생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이 또렷이 목도했다. 노무현 집권은 ‘패권’이 무엇인지를 일깨웠다. 3김 정치가 깔아놓은 지역분할구도 위에 이념분할구도가 얹어지면서 나라는 바야흐로 다중분할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강남좌파’가 등장했고 영남보수와 영남진보, 호남진보와 호남보수가 본격적으로 담을 쌓았다. ‘우리’와 ‘저들’을 가려내는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피아 식별이 일상이 됐다. 뒤를 이은 이명박 정부의 영포라인과 박근혜 정부 진박 세력이 보여준 인사 전횡은 대통령 선거라는 것이 세력과 세력의 권력 쟁탈전임을 거듭거듭 확인시켜 주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간 10년 터울로 두 차례 정권교체를 겪는 과정에서 어김없이 강고한 ‘완장’들이 등장했고, 이들의 구심력과 원심력으로 인해 누구는 빨려들고 누구는 밀려났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공직사회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교수 사회는 넘쳐나는 폴리페서들로 점점 번잡해져 갔다. 심지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방송토론 주요 패널들마저 면면이 바뀌었다. 모두 기형정치의 변주들이다. 언제부턴가 소통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서만의 것이 됐다. 지역과 이념, 계층과 세대 가릴 것 없이 담장 밖은 죄다 말이 안 통하는 ‘저들’뿐이다. 누구에겐 막말이 누구에겐 ‘사이다 발언’이다. 증오와 분노를 넘어 모두가 지친 지금의 피로사회, 단절과 불신의 사회는 그렇게 정치 완력이 그려온 궤적 위에 만들어졌다. TV토론에서 ‘적폐’와 ‘패권’을 운운한 대선 후보들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은 공허하다. 패권세력, 적폐세력이라고 손가락질하면서 입으로는 ‘협치’와 ‘통합정부’를 말하는 그들의 표리부동만큼이나 헛헛하다. 그런 자세로 어떻게 통합을 이루겠느냐고 질타하지만, 기실 알게 모르게 편을 먹고, 그 속에서 ‘담장 밖 이해 못할 사람’들을 탓하며 게으른 넋두리를 되뇌는 건 그들이 아니라 우리인지 모른다. 초유의 안보 위기와 고령화의 시한폭탄 앞에 섰다.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외환과 내우다. 사흘 남겨 놓은 19대 대선은 이미 배척의 선거가 됐다. 아무개가 대통령 되는 것만은 반드시 막겠다는 노기(怒氣) 속에 새 대통령이 나온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라리 벼룩 세 마리를 끌고 가는 게 쉬울 상황이다. 이런 분열사회를 한낱 국민통합기구 같은 정치적 미장센으로 묶을 수 없음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보여줬다. 국무총리를 다른 지역 출신으로 삼는다고 탕평이 되지도 않는다. 모두의 용기가 필요하다. 배격의 기저에 깔린 ‘저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신념이라 믿는 아집도 한 번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만큼 ‘저들’을 인정하는 관용도 요구된다. 후보들부터 나서야 한다. 파부침주(破釜沈舟), 타고 온 배부터 버리길 바란다. 대선 때 몰려든 인사를 멀리하고, ‘저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의 지지로 당선됐지만 ‘저들’의 박수 속에 떠나는 대통령을 꿈꿔야 한다. 대통령 되더니 사람 달라졌다, 속았다는 극언까지도 겁내지 말아야 한다. 어느 정권만큼은 안 된다는 각각의 ‘우리’들도 모두의 대통령이 된 당선자에게 통합의 길을 터줘야 한다. 자신을 고릴라라고 멸시한 자를 국방장관에 앉힌 링컨과, 그렇게 멸시한 자의 부름에 응한 윌리엄 스탠턴, 둘 다 우리에겐 절실하다. jade@seoul.co.kr
  • [서울광장] 누굴 찍을까 다투다가 일자리로 끝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누굴 찍을까 다투다가 일자리로 끝냈다/김성곤 편집국 부국장

    며칠 전 동호인 모임에 다녀왔다. 비정기적으로 해외 오지 트레킹을 하거나 국내의 산들을 오르는 사람들로 이뤄진 모임이다. 전문 산악인도 있지만, 형편에 따라 지리산이나 북한산에서부터 대모산, 아차산까지 크고 작은 산을 오르는 그저 산이 좋은 사람들이 모였다. 회사원에서부터 자영업자, 은퇴자, 현역 공무원까지 직업군은 다양하다. 연령대는 60대 둘에 나머지는 40~50대다. 화제는 코앞에 닥친 19대 대통령 선거였다. 촛불 집회 단골 멤버도 있고, 자기 가게 앞에 태극기를 붙인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나이에 맞게 사회의 한 모퉁이에 모나지 않게 자리잡은 소시민이다. 모임 때마다 정치적인 문제로 다툰 적은 거의 없다. 서로 민감한 화제를 올리는 걸 싫어하는 데다 정치 논쟁이 술과 만나면 ´싸움´이라는 화학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는 제법 다툼이 있었다. 촛불의 결실로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측과 안보와 경제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 사람이 누군지를 찾아야 한다는 측이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속내를 감추고 이쪽저쪽 편을 넘나들다가 나중에 정체(?)를 드러낸 사람도 있다. 목소리가 커지며 위험 수위에 달했을 즈음에 누군가가 자녀 취직 얘기를 꺼냈다. 별도의 소방수가 필요 없었다. 화제가 갑자기 일자리로 옮겨 갔다. 연령대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이 모임에서만큼은 일자리가 가장 민감한 문제다. 그래서 정치 얘기 못지않게 자녀 취직 얘기도 별로 하지 않았던 모임이다. 하지만 이날 보니 취직을 앞뒀거나 취직을 못 한 자녀를 둔 집이 적지 않았다. 하기야 청년(만 15~29세) 실업률이 11%에 달하고, 잠재 실업자가 160만명에 달하는 판에 취직이라는 짐을 진 부모들이 한둘이겠는가. 후보마다 앞다퉈 일자리 창출 공약을 내놓았다. 81만개에 달하는 공공 일자리 창출에서부터 규제 완화, 4차 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기 채용 보조금까지 장밋빛 청사진들이 즐비하다. 꼼꼼히 뜯어보면 ´어떻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집권을 하면 일자리 말고도 복지와 안보 등에 이르기까지 돈 쓸 일이 산더미일 텐데 일자리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 말의 성찬이라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과거를 보면 알 수 있다. 대선 후보 때 2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노무현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로 대표되는 다양한 고용정책을 폈다. 이를 통해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비정규직 양산 문제와 일자리의 질적인 저하 문제를 낳았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돈만 쏟아붓고 논란을 양산하는 등 상책은 아니었다. 또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한다며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롯데와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자율의 형식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기업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채 밀어붙인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고졸 취업도 장려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대우조선해양이다. 당시 남상태 사장이 고졸 신화를 만들겠다며, 고졸생들을 많이 뽑았다. 합격한 대학도 마다하고, 대우조선해양을 택한 인문계 고졸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이들을 잘 건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에도 대선이 끝나면 기업들은 새 정부 보란듯이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해 발표하고, 수조에서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선 채용하고, 뒤에선 구조조정하는 게 우리 산업의 현실이다. 투자도 대부분 연구개발(R&D)로 고용유발 효과는 별로 크지 않다. 들여다볼수록 재정 부담에 의존하고, 다음 정부나 후대에 부담이 되는 공약들이 수두룩하다. 6일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누가 당선되든지 서민들의 숙원이 담겨 있는 일자리 정책만큼은 전시성보다는 현실성 있고, 체감할 수 있게 과감하게 손질을 했으면 좋겠다. sunggone@seoul.co.kr
  • [서울광장] 케이뱅크를 더 놀게 해주자/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서울광장] 케이뱅크를 더 놀게 해주자/안미현 부국장 겸 금융부장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과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 동기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신(新)시장에서 친구끼리 격돌한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예정대로 오는 6월 출범한다면 말이다. 케이뱅크는 이달 초 문을 열어 기대 이상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항간에서는 카카오뱅크를 ‘더 센 놈’으로 표현한다. 아무래도 카카오톡 가입자가 4000만명이나 되니 케이뱅크보다 위력이 더 세지 않을까 하는 추론이다.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금융인 출신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출발해 한국투자금융에서 직접 자산 운용을 맡기도 했다. 케이뱅크의 심 행장은 대학 졸업 뒤 KT에서 죽 잔뼈가 굵었다. 이 대표는 금융자본, 심 행장은 산업자본 출신인 셈이다. 금융업의 판을 깨겠다며 등장한 인터넷 전문은행이지만 그래도 은행인지라 정통 금융인 출신이 승자가 될지, 아니면 ‘신상’(신상품)인지라 새로운 시선의 기업인 출신이 이길지, 35년 지기(知己)의 대결도 흥미롭다. 그런데 이 흥미진진한 관전기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다. 이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KT와 카카오는 진검승부를 펼칠 수 없다. 각각이 속한 은행에서 대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제휴 시중은행들이 대주주다. 이런 구조가 계속되면 케이뱅크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자기자신과 싸워야 한다. 스스로에게 예리한 검을 겨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되면 금융 당국이 기대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메기 효과’는 지속되기 어렵다. 국회의원들이 금산분리 완화에 부정적인 것은 재벌그룹의 원죄 때문이다. 재벌들이 금융 계열사 돈을 쌈짓돈처럼 썼던 흑역사가 아직 생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빗장만 치고 있을 것인가. 그사이 감독 당국의 실력도 늘었고 사회적 감시도 매서워진 만큼 일단 풀어 주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일이다. 그래도 영 못 미더우면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서만이라도 규제를 풀자는데도 국회가 요지부동인 것은 ‘그릇 깰지 무서우니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최근 들어 태도 변화를 보이는 의원들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서도 여전히 ‘아니 된다’이다. 국회를 움직이려면 케이뱅크와 곧 나올 카카오뱅크가 더 잘해야 한다. 이자 장사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해 온, 그러면서도 오랜 세월 소비자들의 ‘갑’으로 군림했던 기존 은행들을 더 바짝 긴장시켜야 정치권에서도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의 적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주거래 은행이라기보다는 ‘세컨드 은행’에 가깝기 때문이다. 아직은 구비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부족하다. 우리보다 앞서 발달한 미국, 일본 등의 인터넷은행이 여전히 시장점유율 2~3%에 머물고 있는 점을 들어 시중은행들은 짐짓 태연한 태도다. 하지만 그 뒤에 감춘 긴장감이 느껴진다. 케이뱅크 출현 이후 어떻게 하면 은행 앱을 좀더 편리하게 만들지, 어떻게 하면 수수료를 한 푼이라도 더 낮출 수 있을지 고심하는 은행원들을 보면 즐겁다. 카카오뱅크는 또 어떤 파격과 서비스로 도도한 은행들을 당황시키고 우리를 만족시킬지 설렌다. 한 카드사 최고경영자는 “금융사 1~2곳이 망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지금의 금융환경이 얼마나 심각한지 정치권이 자각할 것”이라며. 그는 역대 수장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처럼 규제완화를 외치는 사람이 없지만 애석하게도 역대 정권 가운데 지금이 가장 규제가 강하다고 잘라 말했다. 의회권력이 너무 세니 번번이 국회 벽에 가로막힌다는 것이다. ‘안 되는 것’만 정해 놓은 채 마음껏 놀게 해줘도 판이 제대로 깔릴까 말까인데 ‘되는 것’만, 그것도 깨알처럼 일일이 나열하는 환경에서 금융이 어떻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며칠 뒤 가려질 청와대 주인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hyun@seoul.co.kr
  • 서울시, 동성애 반대 농성장 압류

    서울시, 동성애 반대 농성장 압류

    서울시가 27일 시청사 앞에 3년여째 무단설치돼온 동성애 반대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시는 27일 오전 시 공무원과 경찰 등 약 100명을 동원해 서울 중구 시청사 정문 앞의 동성애 반대 농성장 책상과 천막 등 집기류를 압류했다. 또, 집회 주체인 목사 A씨의 쌍용 이스타나 승합차도 압류했다. 이번 조치는 A씨가 서울광장 무단사용 변상금 1억 4000여만원을 납부하지 않자 서울시가 동산 자산을 압류한 것이다. A씨는 2014년 11월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언론인터뷰 등에서 동성애를 옹호했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여왔다. 서울시는 A씨가 광장 사용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수차례 책상과 현수막 등을 치웠지만 다시 가져다 놓고 선전전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업무방해를 인정받아 법원으로부터 박 시장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서울시 측은 이번 압류가 최근 대선 토론 과정에서 동성애 이슈가 쟁점화된 것과는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A씨 측이 지난 2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약사회 주최 ‘건강서울페스티벌’ 때 스피커 소리를 높여 행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등 도를 넘고 있다”면서 “다른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까지 묵과하기 어려운데다 체납 변상금이 워낙 많아 법에 따라 농성장 시설을 압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박원순 시장이 동성애 파티를 시청 앞에서 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었다. 홍 후보는 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문 후보가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면서도 “성적 지향 때문에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한편,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려온 성소수자 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올해는 7월 14~15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로부터 이때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는 신청이 들어왔다”면서 “광장운영위원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성소수자인권단체, 문재인·홍준표의 “동성애 반대” 발언 규탄

    성소수자인권단체, 문재인·홍준표의 “동성애 반대” 발언 규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해 성소수자 인권단체가 긴급 성명을 통해 사과를 촉구했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26일 밤 긴급성명을 내고 “이것은 한국 성소수자 인권의 처참한 현실을 드러내는 순간”이라며 “성소수자를 짓밟은 홍준표, 문재인은 당장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문재인 후보의 발언에 대해 “성적 지향은 찬성이냐 반대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인간 특성의 하나”라고 지적한 뒤 “문재인의 발언은 성소수자의 존재, 인간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이라고 규탄했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JTBC,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동성애에 찬성하냐, 반대하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홍준표: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동성애는 국방 전력 약화로 이어지는데,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문재인: 반대하지요.홍준표: 반대합니까?문재인: 그럼요.홍준표: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아마도 퀴어문화축제를 말한 듯)도 서울 거기 앞(서울광장)에서 하게 해줬는데?문재인: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두지 않은 것이죠.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같습니까?홍준표: 차별금지법이라고…이게 사실상 ‘동성애 허용법’인데.문재인: 차별금지와 합법을 구별 못 합니까?홍준표: 동성애 반대하는 게 분명합니까?문재인: 저는 뭐..동성애 좋아하지 않습니다.홍준표: 좋아하는 게 아니라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문재인: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군대 내 성소수자 색출 논란을 ‘군대 내 동성애가 심각하다’라고 인식하며 질문을 던진 점도 지적했다. 성명은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인권규약기구들이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반인권 악법인 군형법 제92조의6을 무기로 한 성소수자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문재인의 발언은 당장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강제구금된 폭력을 인정하고 찬성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후 토론 말미에 홍준표 후보가 이 문제를 다시 한번 질문하자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은 반대하지만 동성결혼 법제화는 반대한다’는 취지로 답변을 약간 수정했다. 그러나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앞선 발언을 수정하지는 않았다.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성 정체성은 말 그대로 개인의 정체성입니다. 저는 이성애자이지만 성소수자의 인권과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됐던 차별금지법, 계속 공약으로 냈었는데 이제는 후퇴한 문재인 후보에게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긴급성명 전문. 긴급규탄성명 성범죄 공모자 홍준표는 동성애 혐오 선동하는 그 입을 닥치고 사퇴하라! 홍준표와 맞장구치며 성소수자 혐오 조장하는 문재인은 사죄하라! 우려하던 참상이 현실화됐다. 대선 후보 티비 토론이 “동성애를 반대한다”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 찬성하지 않는다”는 혐오 발언으로 점철됐다. 파렴치한 홍준표와 인권변호사 타이틀을 단 문재인의 합작품이다.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군내 동성애가 국방력을 약화시킨다는 저질질문에 사실검증을 먼저 따져물어야했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합법화법이라는 것도 무지의 산물이거나 거짓말에 불과하다. 동성애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비상식적 질문에 뻔뻔하게도 반인권을 커밍아웃했다. 성적 지향은 찬성이냐 반대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자연스러운 인간 특성의 하나다. 서로 다른 피부색에 찬반을 따질 수 없는 것과 같다. 문재인의 발언은 성소수자의 존재, 인간의 다양성을 부정하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발언이다. 지난 10년 보수 정권 아래에서 박근혜-최순실-재벌의 부패 커넥션이 사람들을 기만할 때,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앞장선 극우 집단들이 혐오를 부추겨 왔다. 성소수자 혐오도 마찬가지다. 어버이연합과 엄마부대봉사단이 동성애 반대를 외쳐 왔다. 이것이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 문재인의 발언은 스스로 적폐를 청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을 고백한 셈이다. 또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자신의 저열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편견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한심한 작태다. 이것은 한국 성소수자 인권의 처참한 현실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지금 한 군인은 단순히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구속돼 있고, 수십 명의 애먼 군인들이 처벌에 직면해 있다. 홍준표가 지적한 군대의 심각한 동성애 문제의 실체는 이것이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와 국제인권규약기구들이 수차례 폐지를 권고한 반인권 악법인 군형법 제92조의6을 무기로 한 성소수자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발언은 당장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강제 구금된 폭력을 인정하고 찬성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티비 토론을 보며 충격을 받은 성소수자들과 분노를 함께하며, 문재인의 발언에 맞서 분연히 일어나 싸울 것이다. 성소수자를 짓밟은 홍준표, 문재인은 당장 사죄하라! 당신들과 같은 자들로 인해 삶과 존엄을 빼앗긴 성소수자들 앞에 참회하라. 성소수자들은 이제 우리의 존재와 존엄을 짓밟는 사회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머무르는 자들과 결별을 고하자. 우리는 우리 손으로 존엄을 되찾고 변화를 일굴 것이다. 2017년 4월 25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안보, 미국에 맡겨 두면 걱정 없는가/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보, 미국에 맡겨 두면 걱정 없는가/이동구 논설위원

    대통령 후보들 간의 설전이 뜨겁다. TV 토론을 통해 안보 문제가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후보들의 안보관이 표심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색깔론이니, 역색깔론이니 하는 공방도 예사롭지 않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지도자의 안보관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최근 들어 북한의 핵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이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국민은 안보 문제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한반도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인식에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평온하다 못해 너무 안일해 보인다. 오랫동안의 긴장 상황에 만성이 된 것인지 그다지 걱정들을 하지 않는 분위기다. 나라를 책임지겠다며 나선 대선 후보들조차 최근의 위기 상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한 대선 후보는 TV 토론에서 “북핵 위협 등 안보 문제는 미국에 맡긴 현 상태로 충분하다”는 말을 당당하게 내뱉으며 병사들의 월급 인상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태평성대이니 안보를 문제 삼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역사 이래 발생한 전쟁의 대부분은 정치 집단의 생존 보장 또는 박탈이 원인이었다고 한다. 월남전, 걸프전, 이라크전 등이 모두 정치 집단의 생존을 박탈하려는 것이 목적이었고 원인이 됐다는 것이 군사학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북한의 김정은 정권 또한 생존 보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권 유지를 위해 오랫동안 선군정치를 펼치며 핵무기를 생존의 필수품인 양 개발해 왔지만 최근 상황은 오히려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만약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한다면 미국 등에 의해 자칫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위기에 놓여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게 우리 정부와 국민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우리 의지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제타격 등 군사행동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미·중 정상회담 전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맹폭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보여 주기도 했다. 주한 미군은 하반기에 해오던 국내 거주 자국민의 탈출 훈련을 상반기로 당겼다. 중국의 태도 변화 또한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북해함대 소속 최신 이지스 구축함이 서해에서 훈련한 데 이어 초음속 전투기의 실탄 사격 훈련까지 연이어 공개하는 등 북한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타격한다고 해도 군사 개입은 않겠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물론 북?중 우호관계 등을 고려하면 우리의 사드 배치 명분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인지, 실제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북한에 대한 태도가 종전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은 한반도 군사 충돌 때 자위대를 활용해 일본인을 대피시킨다는 구체적인 대비책을 마련했다. 서양 군사교리의 기본 바탕을 제공한 클라우제비츠(1780~1831)는 “전쟁은 최후의 외교이자 최선의 외교”라고 정의했다. 전쟁을 시작하고 끝내는 것은 정치·외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점점 높아져 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 충돌 우려도 결국 정치·외교적인 노력으로 풀어내야 할 사안이다. 대통령 후보들이 최근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타개할 외교력과 정치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도자가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강대국들의 손에 국가의 명운을 맡겨야 하는 처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국가의 존망과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다른 이에게 맡겨서야 독립국가라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군 창건 기념일 전날 중국, 일본, 독일 정상 등과 전화로 북핵 대책을 협의하면서 우리와는 일언반구의 협의도 없었다는 사실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안보 문제는 미국에 맡기면 된다”는 대통령 후보자의 안보관을 미뤄 볼 때 당연한 대접인지도 모를 일이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대비하라”는 격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yidonggu@seoul.co.kr
  • 서울 한복판 공중정원…보행친화 시대 스타트

    서울 한복판 공중정원…보행친화 시대 스타트

    도심 속 공중수목원 콘셉트…자전거 금지된 보행자 공간“거대한 콘크리트 수목원처럼 보이나요. 아직 나무들이 앙상해서 그래요. 녹음이 우거지면 인간 중심의 보행친화 시대가 개막됐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서울역 고가도로가 ‘서울로 7017’ 공중정원으로 정비를 마치고 25일 언론에 공개됐다. 1970년에 지어진 서울역 고가도로는 안전상태 D등급을 받아 철거 대상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최근 도시개발 트렌드인 도시재생의 추세 속에 오는 5월 20일 국내 첫 고가 보행길로 재탄생한다. 퇴계로 남대문시장을 시작점으로 서울역 서부인 만리동과 중림동까지 이어지는 1.7㎞의 고가는 회현역, 남산육교, 서울역광장 등 17개의 길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로 진출입이 가능해 접근성을 높였다. 개장과 동시에 보행자 도로로 바뀌면서 오로지 사람만 다닐 수 있는 길이 된다. 자전거도 금지다.서울시가 서울로 7017 조성에 들인 돈은 청계천 복원사업(3843억원)의 6분의1 수준인 597억원이다. 이 중 40% 이상을 고가 안전보강에 투입했다. 진도 6.5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안전 B등급으로 지었다. 적정 수용인원은 70㎏ 성인 기준 5000명으로 흐름을 모니터링해 인원 초과 시 진입을 통제한다. 양옆에 세운 난간은 해외 주요 보행길 평균인 1.2m보다 높은 1.4m 규정을 적용했다.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폐쇄회로(CC)TV 29대를 설치했다. 회색 도심 속 공중수목원이란 개념에 따라 보행길은 50과 228종 2만 4085그루의 나무로 채워져 있다. 나무들은 콘크리트 단지 안에 세워져 있다. 고가도로 위를 걸으면서 숭례문, 인왕산, 서울역사 등 도심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다만 고가 아래로는 왕복 13개 차로와 철도 위로 자동차와 기차들이 쉴 새 없이 다니고 있어서인지 매캐함이 느껴진다. 이날 현재 공정률 93%로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고 주변에 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어 안 좋게 느꼈을 수도 있다. 관계자는 “서울역 고가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도심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앞서 조성한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은 사람들이 모여 소통(通)하는 광장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서울로 7017은 길(道)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교통대란 우려 속에 도심의 주요 공간과 길을 시민들에게 돌려줬다는 점에서 인간 중심 시대가 성숙해지고 있다고 서울시는 주장한다. 시는 매년 16억원의 운영관리비를 투입해 안전 관리에 총력을 쏟는다. 총 경비 인력은 16명이지만, 맞교대로 상시 5~6명을 24시간 배치한다. 주요 진출입로에서부터 노점상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고가 하부로 물건을 던지면 관계 법령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리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劉 “文 일자리 81만개는 월 40만원짜리” 文 “공무원 17조·공공 4조면 된다”

    劉 “文 일자리 81만개는 월 40만원짜리” 文 “공무원 17조·공공 4조면 된다”

    安 “文 고용정책 제공자 논리” 洪, 文에 “동성애 반대하는가” 文 “반대”… 沈 “굉장히 유감”25일 열린 19대 대선 후보 TV 토론(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일자리 대책과 한반도 위기 해법, 비문(비문재인) 단일화 등을 놓고 각을 세웠다. 고용 창출 주체를 놓고는 문·심 후보가 정부 역할에 무게를 둔 반면, 안·홍·유 후보는 민간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특히 문 후보의 핵심 공약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의 소요 재원을 놓고 문·유 후보가 부딪쳤다. 먼저 유 후보는 “81만개를 만드는 데 5년간 (소요 예산) 21조원이면 월 40만원짜리를 81만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후보는 “공무원 17만여명에 17조원이 필요하고, 64만명은 공공부문인데 4조원이면 된다”고 하자 유 후보는 “황당한 주장이다. 계산이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도 “공공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은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그리스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또한 문 후보의 ‘중소기업 추가고용제’(2명 채용하면 1명 임금을 3년간 지급) 공약에 대해 “(정책) 제공자 위주 논리”라고 지적했다. 군 가산점 문제를 토론하던 중에는 엉뚱하게 동성애 문제로 비화했다. 홍 후보가 “군에서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국방전력이 약화된다. 동성애에 반대하는가”라고 묻자 문 후보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문 후보는 “그렇다. 반대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가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광장에서 동성애 관련 행사를 하지 않냐”고 묻자 문 후보는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홍 후보가 민주당이 제출한 차별금지법을 거론하자 문 후보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과 (동성애)합법화하고 구분 못하냐”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는 또한번 “동성애 반대죠”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저는 (동성애를) 뭐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심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자유가 존중돼야 하고, 그게 민주주의”라며 “문 후보께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비판했다. 토론 말미에 홍 후보가 “동성애 때문에 얼마나 에이즈가 창궐했는지 아느냐”며 또 한 번 동성애 문제를 제기하자 문 후보는 “동성혼을 합법화할 생각은 없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 그런 식의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과 우리가 동성혼을 합법화한다는 건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아까 5차 핵실험 때문에 찬성으로 바뀌었다고 했는데”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사퇴한 바로 그 시기에 찬성으로 바뀌었다. 보수표를 의식해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사실과 다르다”며 “보수표를 의식해 2월에 바꾼 게 아니다. 작년 말에 바꾼 것이다”고 맞받았다. 이어 문 후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찬성하다가 지금은 또 유보하거나 반대하는 것 같은 입장을 하고 계신데, 정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탄할 일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지금은 대북제재 국면이다. 대북제재의 끝에 열릴 협상 테이블에서 일괄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살아계셨으면 같은 생각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JTBC 대선토론] 홍준표 “동성애 좋아합니까” 문재인 “군대내 동성애는 반대”

    [JTBC 대선토론] 홍준표 “동성애 좋아합니까” 문재인 “군대내 동성애는 반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군에서 동성애 문제가 굉장히 심하다”면서 “군 동성애는 국방 전력을 굉장히 약화 시킨다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질문했다. 문재인 후보는 25일 JTBC와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7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의 질문을 받고 “군대내 동성애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동성애 좋아합니까. 답해주세요”라고 압박했고 “그렇지 않습니다”라는 문 후보를 향해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또다시 물었다. 문 후보는 “그럼요”라고 했다. 문 후보는 “저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차별에는 반대한다. 차별금지법도 정책에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청 앞에서 동성애 집회하게 두지 않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주지 않은 것이죠”라고 지적했다. 홍 :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거기는?... 문 :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홍 :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문 : 예 반대하죠 홍 :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 그럼요 홍 : 근데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 앞에서 하고 있는데? 문 :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주지 않은 것이죠 차별을 금지하는 것하고 그 것을 인정하는것과 같습니까? 홍: 아니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 제출한게 이게 동성애 사실상 허용법이거든요 문후보 진영 민주당진영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인가 그게 하나 있는게 문 : 차별금지와 합법화 그걸 구분못합니까? 홍: 아니 합법화가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는 반대하는 것이죠 문 : 네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홍 : 좋아하는게 아니고 반대하냐 찬성하냐 물은거지 문 :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 홍 : 에이 알았습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행 취재 대선후보 배우자 24시] 反文 달랜 ‘호남 특보’…朴·安·李 부인들과 정권교체 ‘공조’

    [동행 취재 대선후보 배우자 24시] 反文 달랜 ‘호남 특보’…朴·安·李 부인들과 정권교체 ‘공조’

    선거를 앞둔 대선 후보만큼이나 바쁜 게 후보의 배우자들이다. 문재인(64)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정숙(63)씨는 지난 8개월간 ‘호남 특보’를 자처하며 광주, 전남 지역을 매주 1박 2일 일정으로 직접 찾았다. ‘5·9 대선’을 보름여 앞둔 김씨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2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 앞에서 만난 김씨는 날랜 걸음으로 흰색 카니발 차량에 올랐다. 앞서 오전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문 후보를 직접 챙기고 곧바로 ‘바통 터치’ 하듯 집을 나선 것이다. 이날 TV토론회 준비로 여념이 없는 문 후보를 대신해 행사 일정을 소화한 김씨는 기호 1번 문 후보의 ‘엄지 척!’ 내조를 톡톡히 했다. 화사한 흰색 정장에 갈색 단화를 신은 김씨는 동행 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오늘 저와 함께하신다면서요”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밝고 쾌활한 성격의 김씨는 ‘정치인 문재인’의 딱딱한 이미지를 보완하는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대한불교조계종이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주최한 난치병 어린이 돕기 행사를 방문한 김씨는 “문재인 후보 부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행사장 입구에 서서 꾸벅 인사했다. ‘기호 1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쓰인 푸른 어깨띠를 두른 김씨는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진을 함께 찍었고 간혹 포옹을 하기도 했다. 문 후보의 인기만큼이나 현장을 찾은 김씨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도 많았다. 김씨는 자승 총무원장 등 내빈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좋은 날 인사드리러 왔다. 건강하시고 더 편안하시기를 저도 바라고 있다”며 인사를 건넨 뒤 “한 가지 소원이 있다. 문재인씨를 위해서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지지를 부탁했다. 이어 서울시약사회가 서울광장에서 주최한 ‘2017 건강서울 페스티벌’에 참석한 김씨는 당내 경선 상대 후보의 부인들과 선거운동을 함께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씨와 함께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씨, 박원순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참석해 김씨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경선 후보 가운데 문 후보를 제외한 3명은 모두 지방자치단체장이어서 선거 지원 활동이 어렵다. 때문에 부인들이 함께한 이날 행사를 통해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틈을 메우는 ‘통합 내조’를 선보인 것이다. 김씨는 이날 행사에 앞서 서울시청 안에서 가진 다른 부인들과의 짧은 차담에서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이에 안 지사의 부인 민씨는 “저희가 더 도와드릴 일은 없냐”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민씨는 이날 문 후보를 위한 첫 TV 찬조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박 시장의 부인 강씨도 “다음에 필요한 일 있으면 말씀해 달라”고 했고 이 시장의 부인 김씨도 “힘을 합쳐서 정권교체해요”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흰색과 분홍색, 하늘색 등 파스텔톤 옷을 입은 부인들은 기호 1번 문 후보의 선거 운동 동작인 ‘엄지 척!’을 함께 했다. “제가 추석 때부터 호남에 갔지만 그걸로도 호남분들이 마음을 열어 주신다고 하면 정말 고맙고 미안한 일이죠.” 지난 8개월간 광주, 전남 지역을 방문해 온 김씨는 ‘호남분들이 정성으로 봐 주시는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실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했던 호남의 민심은 조금 누그러든 형국이다. 김씨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광주 서구의 민주당 광주시당을 방문해 당직자와 선거사무원 등을 격려하고 광주 북구의 말바우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김씨는 “(호남을) 왜 진작 더 일찍 찾아가지 못했을까 그런 마음까지 든다”면서 “지난 대선 때 못 오기도 했는데 마음을 열어 주신다고 하면 제가 더 미안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달 9일 대선까지 광주에 사실상 상주하다시피 하며 호남 민심을 살피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김씨는 광주에서 만나는 시민들에게 “효자 문재인과 맏며느리 김정숙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김씨는 문 후보의 TV토론회 준비를 옆에서 지켜보는 따뜻한 내조를 이어 갔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따뜻한 정숙씨’라고 불리는 김씨의 내조가 문 후보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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