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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생태 면적률’ 개념 도입

    이르면 내년 9월부터 아파트나 단독주택 등을 지을 때 자연적인 순환체계 기능을 지닌 공간을 일정비율 이상 확보해야 건축허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무분별한 포장을 억제하고 녹지 확보를 위해 ‘생태 면적률’을 일정비율 이상 확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내년 9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앞서 오는 7월부터 서울시나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짓는 건축물이나 뉴타운 사업 등에 생태 면적률을 30% 이상 반드시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다. 보통 자연녹지 하면 조경시설을 떠올리지만 생태 면적률은 건축 대상지의 면적 가운데 자연순환 기능을 가진 토양면적의 비율을 수치화한 것이다.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다. 생태 면적률은 녹지 가운데 자연상태의 지반을 가진 곳은 1,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돼 생물이 살 수 없는 공간은 0,잔디 블록처럼 식물이 생장할 수 있고 공기와 물이 투과하는 부분 포장면은 0.5 등으로 설정한 뒤 가중치를 감안해 계산한다.옥상 녹화를 도입하거나 부분포장,벽면 녹화,틈새 포장 등을 대안으로 설치해 생태 면적률을 높일 수 있다. 서울시 이종상 도시계획국장은 “포장면적이 늘면서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않고 하수관거를 거쳐 하천에 바로 흘러들어가 도시열섬 현상과 홍수를 유발하고 있다.”면서 “생태 면적률 개념을 도입하면 도심 기후와 습도 조절 및 지하수나 하천 유지수 생성 등과 같은 토양의 자연순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예컨대 시청 앞 서울광장의 경우 잔디광장이 조성되기 전 생태 면적률은 3.9%에 그쳤으나 현재 31.7%로 높아졌다.빗물이 곧바로 스며들 수 있는 토양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시는 앞으로 일반주택 20%,공동주택 30%,일반건축물(업무·판매·공장 등) 20%,공공시설 및 건축물 30%,교육시설 40%,녹지지역 시설 및 건축물 50% 이상의 생태 면적률을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가 지난해 5월부터 6개월간 시내 19개 자치구의 43곳을 대상으로 생태 면적률을 분석한 결과 단독주택지 중 준주거지역은 0∼15%,근린상업지역은 0∼10%에 불과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광장] 勞使대타협, 길은 있다/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 직무 복귀 이후 정치에서의 화두가 ‘상생’이라면,경제에서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이다.또 노사관계에서는 ‘대타협’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이런 기조에서 노 대통령은 지난 17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가 계속 굴러가려면 노사대타협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31일 노사대표 간담회를 갖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 대통령이 경제 회생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노사대타협은 가능한 것일까?지금 단위 사업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단협 상황을 감안하면 불가능하다는 쪽의 의견이 우세하다.주5일 근무제,비정규직 차별 해소방안,노조의 경영 참여,임금 인상률 등 주요 쟁점에서 노사가 한치 양보없는 평행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또 정부측에서는 ‘대화와 타협’,‘법과 원칙’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에는 ‘대화와 타협’을 권장하되 최종 가이드라인은 ‘법과 원칙’이라지만 재계는 믿지 않는 눈치다.최근 택시노조의 불법파업이나 레미콘 기사들의 시위,조흥은행 노조원의 은행장실 점거 등 불법행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여전히 뒷짐지고 있다고 불만이다.올해에도 지난해처럼 ‘대화와 타협’이라는 명분 아래 기업의 일방적인 양보만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재계의 주된 기류다. 개별적인 노사 쟁점과 노사 간의 뿌리깊은 불신을 근거로 평가한다면 노사대타협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우리의 산업구조와 노사관계의 근본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면 의외로 쉽게 노사대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노 대통령도 지난 25일 대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지적했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간의 왜곡된 가격구조가 산업과 노사관계를 뒤틀리게 만드는 주범이다. 쉽게 말하자면 대기업과 대기업 소속 강성 노조가 비정상적인 파견근로,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과실을 독점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격차 심화,비정규직 양산,사회불평등 조장 등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소 제조업체들이 중국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산업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근본 원인은 원청업체인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에 있다.더이상 채산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고향을 버리고 타향으로 떠나는 것이다.따라서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중립기구가 중심이 돼 불법 파견근로와 불공정 하도급거래 등에 대한 실태조사부터 추진해야 한다.동일 라인에서 동일한 일을 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동일한 처우를 보장함은 물론,하청업체에 부당하게 비용을 전가시키는 불공정 행위 역시 엄격한 법 적용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대기업의 소유와 지배 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 개혁방향은 우선 순위에서 잘못됐다고 본다.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에 부당하게 가격을 전가시켜 산업구조를 왜곡시키는 행위부터 단속하는 것이 순서다.대기업들이 부당거래를 통해 챙겼던 몫이 줄어들면 대기업 강성 노조의 내몫 챙기기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또 대기업들은 나눠줄 몫이 줄어들면 노조의 부당한 요구에는 맞설 수밖에 없다.고통스럽고 먼 길이지만 하청구조부터 바로잡아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일방적인 분배구조도 정상화시킬 수 있다.그리고 이렇게 해야만 국민들로부터도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문제가 복잡하게 얽힐수록 기본에 충실하라고 했다.노사관계도 마찬가지다.미봉책만 되풀이해서는 영원히 노사관계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노사정 모두의 발상 전환을 촉구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씨줄날줄] 서울광장/이기동 논설위원

    출근길 작은 즐거움 하나가 새로 생겼다.지하철 을지로입구역에서 내린 다음 지름길 대신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인 서울광장을 돌아서 출근하면서부터다.오갈 데 없어 시청 지붕주위를 맴돌던 비둘기떼가 싱싱한 아침기운을 담은 잔디밭에 내려앉아 먹이를 쫀다.지하도를 오르내려야 했던 시민들이 이제는 삼삼오오 잔디밭을 가로질러 일터로 향한다.이런 정경과 함께하는 아침은 축복이다. 서울광장은 개장 한달이 채 안 돼 서울시민들이 아끼는 휴식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잔디에 드러눕거나 혹은 팔베개를 한 가족,연인,노래분수에 뛰어들어 흠뻑 젖은 아이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한 주말풍경이 됐다.그런데 8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개악집시법 대응 연석회의’가 28일 이곳에서 야간집회를 열기로 했다.서울시와 관할경찰의 불가입장에도 주최측은 시위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시위 주최측의 입장은 단호하다.개정 집시법 불복종 운동의 본격적인 첫집회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것이다.경찰은 집시법 위반을 이유로,서울시는 정치집회 불허를 규정한 광장운영 조례를 들어 시위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하지만 시위의 ‘시위효과’를 노리는 주최측은 굴복하지 않을 태세다.시위대가 광장을 차지하면 보통시민들은 모처럼 찾은 소중한 쉼터에서 밀려나게 된다. 법률적인 문제를 떠나 굳이 서울광장에서의 시위를 보통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우리는 간혹 정치가 무엇인지,집시법에 무엇이 잘못됐는지,심지어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잊고 싶어질 때가 있다.그런 사람들이 느긋하게 드러누워 오후를 즐길 광장 하나쯤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사시사철 푸른 빛을 잃지 않는다는 켄터키 블루 잔디는 지금도 사람의 발길을 견디기 힘들어 곳곳에 누런 빛을 띠고 있다.매주 월요일을 안식일로 정했지만 하루쯤 쉬는 날을 더 늘린다고,아예 한달쯤 출입금지를 해도 불평할 시민은 없을 것이다. 잔디가 수많은 시위대와 진압경찰에게 짓밟힐 것을 생각하면 슬프다.시위는 다른 곳에서 하면 된다.시민단체들이 이곳에 모여 시위 대신,집회·시위금지구역 선포식을 갖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이곳이 보통 서울시민들의 진정한 광장이 되고,그래서 비라도 내리는 어스레한 저녁이면 우산을 받쳐든 아내와 고즈넉한 광장의 잔디밭을 함께 걷고 싶다. 이기동 논설위원yeekf@seoul.co.kr˝
  • 서울광장 첫 야간집회 논란

    서울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가 갖기로 한 야간집회를 경찰이 허가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반발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중연대 등 86개 단체로 구성된 ‘개악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는 28일 저녁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갖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오후 6시부터 ‘집회·시위의 자유를 허하라.’라는 주제로 문화행사를 열고,7시30분부터 야간 집회를 갖는다는 내용이다. 민주노총은 아울러 “6월부터는 매달 집시법 개정을 위한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문화제가 아닌 야간 집회는 현행 집시법상 금지돼 있어 허용할 수 없다.”면서 “이번 행사에 대해서도 금지 통보와 해산 권고 등 해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서울시 최임광 총무과장도 “연대회의측에서 7일 전까지 하게 돼 있는 서울광장 사용신청을 하지 않았다.”면서 “집회가 강행된다면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과 고발조치 등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석회의 주제준 상황실장은 “그동안 문화제나 추모제 형식으로 계속됐던 야간 집회를 왜 금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
  • [서울광장] 개각은 도대체 누가 하나/김경홍 논설위원

    탄핵정국이라는 불확실의 터널을 이제 겨우 벗어났는데 또 ‘국무총리 제청권 논쟁’이라는 복병이 등장했다.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3자리 정도를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기정사실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건 국무총리가 노 대통령의 국무위원 제청 요구를 거부하고 사표를 제출했다.‘집권 2기’를 맞았다는 노 대통령은 첫 개각시도부터 스타일을 구기고 말았다. 상황을 정리하면 대통령이 장관 몇몇을 바꾸고 싶은데 제청권을 가진 총리가 ‘나는 물러날 총리니까 다음 총리더러 하라고 해라,나는 못하겠다.’고 돌아서 떠나버린 것이다.청와대 비서실장이 3번이나 총리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했지만 별무 성과였다고 한다.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태는 헌법에 규정된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에 대한 정당성 여부,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의 인사권 존중,책임총리의 권한 등 논쟁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먼저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가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국무위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그 임무라고 헌법 86조는 규정하고 있다.제청권 행사과정에서 의견을 표시하고 반영하는 것이 ‘책임총리’의 역할일 것이다.그런데 문제는 물러날 총리가 ‘새 술은 새 부대’라든가,헌법정신을 내세워 제청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달리 도리가 없다.부총리가 총리권한 대행이 되어 제청권을 행사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편법이라는 오해를 살 소지가 크다.결국 새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법해석에 따르면 물러날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안할 수도 있다.어느 쪽도 모양은 좋지 않지만 위법은 아니다.물러날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한 전례도 있다. 개각진통이 헌법정신의 해석문제라면 절차나 방법,시기를 바로잡으면 그만일 것이다.하지만 이번 사태는 법과 권한의 해석문제가 아니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바로 대통령과 여당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가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런 물음부터 시작해 보자.장관 인사는 도대체 누가 하나? 헌법 87조는 ‘국무위원은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대통령이 국무총리와 협의하고 제청을 받아 임명하는 것이다.분명히 장관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다.여당도,국무총리에게도 장관 인사권이 없다.그런데 왜 대통령이 장관 임명 하나 제대로 못하게 됐는가.법과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상 문제이거나,정치력의 미숙 때문임이 분명해 보인다. 고 총리는 탄핵기간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안정과 총선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총선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과반의석을 얻은 열린우리당은 특정인을 새 총리로 기정사실화했다.나아가 누가 입각한다느니,어느 장관자리는 누가 간다느니 하면서 입방아로 거의 한달을 보냈다.탄핵기각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열린우리당이 개각설을 흘린 데 보태서 청와대 주변에서도 장관권유설이 무성했고 거의 사실로 드러났다.비록 물러날 총리지만 썩 기분이 좋을 리 없고,교체가 거론된 장관은 일할 의욕이나 있었겠는가.공직사회의 동요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장관자리를 전리품인 양 우쭐대는 모습은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눈에도 곱게 비쳤을 리 없다. 사람을 쓰되 무겁게 쓰고,고마운 줄 알아야 하며,권한을 행사하되 겸손한 가운데 그 영이 서도록 해야 한다.탄핵기각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공부를 새로 했듯이 이번 제청권 논란은 또 다른 공부거리를 제공한 듯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서울광장] 영남인재 중용론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김대중정부때 장관을 지낸 TK출신 C씨는 영남인재론의 비공인 대가쯤으로 꼽힌다.사석에서 그가 시공(時空)을 넘나들며 쏟아내는 거침없는 영남인재론은 압권이다.그중의 하나가 낙동강론.영남사람들의 사변적이고,실리보다 대의명분을 중시하는 성정은 바로 낙동강 덕분이라는 논리다.논에 댈 물길을 먼저 잡겠다고 서로 싸우기만 하면 모두가 공멸한다.강을 끼고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사리를 버리고 공론을 모아 대의를 좇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혜를 일찍이 깨우쳤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전국정당화를 내세우며 영남인재를 중용할 뜻을 밝혔다.이틀 전 청와대 당지도부 만찬회동에서 지난 총선때 참패한 영남지역의 인재를 중용해 전국정당화의 동력으로 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6·5재·보선을 앞두고 김혁규 총리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나,문제는 대통령 발언의 파장이 열린우리당내 인사뿐 아니라 공무원과 모든 공조직 인사에까지 미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앞으로 있을 개각은 물론,대폭으로 예상되는 공기업,정부 산하단체 인사에서 영남 인사들이 크게 배려되지 않겠느냐는 설왕설래가 벌써 나돌고 있다.DJ정부 5년의 호남인사 편중 후유증으로 관계와 정부투자기관 상층부에 여전히 호남인사 편중현상이 남아 있고,이를 바로잡기 위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여권인사들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사실 정부요직에 호남인사,영남인사가 얼마인지를 따지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없다.출생지,성장지,처가,외가가 각양각색인 사람의 출신을 구분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대통령의 인재등용 원칙은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하나면 족하다.여기에 정치적 계산이 들어가면 인사는 편중되고 결국 그 화는 대통령 자신에게 돌아가고 만다.그것이 길지 않은 현대사를 통해 우리가 배운 교훈이다. 왜 모두가 두려워하는 지역감정의 망령을 되살리는 특정지역 인사중용 발언을 대통령이 굳이 한단 말인가.지방 재·보선에서 몇 표 더 얻겠다고 특정지역 인사중용 발언을 한다면 다른 지방 사람들이 반발할 때,대통령은 무슨 말로 답할 것인가. ‘강대국의 흥망’의 저자인 미국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는 일본이 한참 잘 나가던 십수년 전 이미 일본은 세계의 지도국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그 이유로 케네디 교수는 일본이 경제력은 갖추었지만 세계인을 감동시켜 믿고 따르게 할 지도이데올로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맞는 말이다.국가 지도자도 마찬가지다.모든 국민이 믿고 따를 지도자의 덕목을 보여주면 된다.정치안정,경제살리기는 물론 이라크 추가파병,주한미군감축,한·미동맹 등 산적한 현안에서 대통령이 안정감있는 리더십을 보인다면 영남민심이라고 왜 따라오지 않을까. 이런 맥락에서 김혁규총리론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대통령이 진정으로 김혁규씨를 훌륭한 총리감으로 생각한다면 소신껏 지명하면 된다.하지만 재·보선을 앞두고 영남민심 달래기라는 정치적 목적이 뒤에 숨겨져 있다면 생각을 바꾸는 게 옳다.총리는 영남표 얻기 위해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전국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자리다.지난 총선때 영남사람들이 열린우리당에 표 안 준 게 인재등용에 대한 불만 때문은 아니지 않은가. 노 대통령에게 한 울산시민의 말을 전하고 싶다.“영남 챙기고 싶으면 대통령이 바로(직접) 챙기면 되재.자기 당 버리고 간 사람 꼭 총리 시켜야 영남이 잘 되나.” 김혁규 카드가 득표에 별 도움이 안될 것이란 말이다.영남인재론 전문가 C 전(前)장관의 훈수도 혹여 도움이 될까 소개한다.“영남에서 (태어)났다고 모두 영남사람이가.생각과 행동이 영남사람이어야재.열린우리당에서 낙선한 영남사람 아무리 출세시켜 봐라,영남민심이 돌아오나.” yeekd@˝
  • [데스크 시각] ‘서울광장’ 우리가 지키자/임태순 수도권 부장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공간의 공포,공백의 공포를 잊기 위해 사람들은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사실 무한한 침묵 속의 공간은 인간을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공포감을 갖게 한다.그러나 벽이 세워지고,외부로부터 차단되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인간은 비로소 자기만의 세계를 가진 것에 안도하게 된다. 무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원시적 본능이 아니더라도 현대의 도시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다 보니 높이 건물을 쌓아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역설적으로 현대인은 익명성 속에 단절과 소외감이 깊어만 간다. 최근에는 많이 화려해졌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외관은 회백색의 우중충한 모습이었다.콘크리트의 단선 색조였다. 서울시가 보름전 벽면을 녹화하겠다고 발표했다.건물의 외벽이나 담장 등 구조물의 벽면에 나무나 덩굴성 식물을 심어 도시공간에 푸름을 입히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로변의 녹시율(綠視率)이 높아지면 수직구조물이 주는 위압감,단조로움이 해소되고 벽면의 식물이 태양복사열을 차단해 한결 시원해진다고 한다. 여름철 냉방시 실내온도를 28도로 유지할 경우 전력사용량이 평균 30% 감소할 정도라고 한다.또 산성비나 자외선을 차단해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고 곤충 등 작은 동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등 지역의 생태계를 향상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한다. 이러한 실질적 혜택보다도 삭막한 도시벽면에 녹음이 우거지면 그 자체가 좋은 일이다.고색창연한 벽에 담쟁이덩굴이 덮이면 한결 사람사는 맛이 나고 운치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 시청앞 분수대를 헐고 서울광장을 오픈했다.시내 한가운데의 잔디광장이어서 시청 주변 직장인들의 생활 풍속도를 바꿀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인근 직장인들은 점심을 먹고 들러 담소를 나누거나 음악회를 감상한다.또 분수대를 찾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일부 직장인들은 일부러 잔디광장을 거쳐 회사로 출근하기도 한다.물론 서울광장은 밤에도 손님맞이에 바쁘다. 서울광장이 시민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것은 잔디광장이기 때문일 것이다.보도블록이나 석재 등으로 바닥이 깔려 있었으면 아무래도 맛이 덜했을 것이고 삭막함도 가시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잔디광장이 벌써부터 시달리고 있다.하이힐에 파이고 찍히고,담뱃불에 지짐을 당한다.인파의 발길을 감당하지 못해 누렇게 변색되기도 한다.급기야는 잔디 휴식일까지 만들었다. 도시에 자연을 입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담쟁이덩굴은 보기엔 좋지만 담쟁이가 콘크리트가 뿜어내는 독소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또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벌레나 곤충에 시달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광장의 잔디도 시민의 자제,절제가 뒤따라야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환경정책에 오염자 부담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대기나 수질을 악화시킨 오염자에게 개선비용을 물리는 것이다. 도시의 상징인 벽과 광장을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려면 비용이 들어간다. 아마 공중도덕,시민의식 등이 가장 싼 무공해 청정비용일 것이다. 임태순 수도권 부장 stslim@˝
  • [서울광장] ‘한국판 마니풀리테’의 결산표/손성진 논설위원

    불법대선자금 수사의 일곱달 장정이 종점에 다다랐다.‘한국판 마니풀리테’라 할 이번 수사는 선거문화를 개혁하는 동력원이 돼 많은 열매를 거두었다.지난 총선에서 이미 금권선거의 고목을 자르고 공명선거의 싹을 틔웠다.또 한번 ‘선언’에 그칠지 모르지만 불법자금을 ‘퇴출’시키겠다는 다짐을 정치권 스스로 하고 있다.정치 전반에서 느껴지는 희망이다. 그러나 수사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이런 희망들은 반감(半減)된다.오히려 실망으로 바뀐다.죄과를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들 탓이다.과거의 진정한 반성이 있을 때 희망의 등불은 밝혀진다.그렇지 못한 것이 이번 수사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이인제 의원은 가스통을 폭파하겠다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편을 동원하며 저항했다.회기중 불체포특권과 석방요구안을 들먹이며 수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이젠 식상할 정도다.국민들이 정치권을 불신하는 것이 정쟁 때문만은 아니다.허구한 날 속이고 우롱하고 우기기 때문이다. 이런 비난에서 기업인들도 자유롭지 않다.기업인들은 지나치게 경제논리에 의존하며 처벌을 면하고자 했다.기업인들이 어찌 피해자일 뿐인가.일견 그렇게 볼 수도 있다.하지만 강요에 못 이겨 돈을 준 것이 아님은 재판 과정에서도 드러난다.돈을 안 줬을 때의 불이익이나 돈을 주었을 때의 이익을 요모조모 재었을 것이다.수십억,수백억원을 타의로 강탈당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은 적다.국민들은 모든 것을 털어놓는 고해성사를 기대했다.‘정경유착’의 실상이 이렇다고 보여주고 바른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바란 것이다. 이탈리아의 부패추방운동인 ‘마니풀리테’는 그런 면에서 우리와 다르다.부패의 정도야 우리보다 더 심했지만 피의자들은 깨끗이 승복했다.죄를 순순히 인정한 것이다.속죄와 참회는 과거 잘못과의 사슬을 끊는 필요조건이다. 이탈리아에서 죄지은 정치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자백 아니면 자살밖에 없었다는 뒷얘기가 있다.그만큼 수사의 강도가 셌다.자살한 피의자가 무려 26명이다.단지 강도 높은 수사에 못 견뎌서가 아니라 진정 속죄하는 뜻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다.죄를 인정하고 자백하지 않았다면 1200여명이라는 엄청난 피의자들을 기소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다. 검찰이 야권에서 듣는 비난은 형평성 시비다.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는 부분이다.이는 검찰이 자기반성을 통해 해결할 문제다.과거에는 형평을 의식해 여야 구속자수를 비슷하게 맞추는 관행까지 있었다.이런 억지도 이젠 통하지 않는다.다만 결과가 한쪽에 지나치게 치우쳤을 때 공정한 수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깊은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또 최상위 정치인과 기업인에 대한 처리 문제도 납득할 만한 결정을 내놓을 것을 국민들은 주문하고 있다.누구나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누군가 죄보다 가볍거나 무거운 벌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이번 수사를 하나의 원인으로 해서 정가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거세다.다수 의석이 바뀌었고 전체 의석의 62%를 정치신인들이 차지했다.신구 정치인들은 합심해서 새정치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정치판은 권력투쟁만이 존재하는 헤게모니 전투판이요,서민은 뒷전이다.”얼마전 물러난 민주당 전자정당기획단장 신철호씨는 이렇게 말했다.신씨는 민주당의 총선 슬로건 ‘코리아 마니풀리테’를 기획한 벤처기업인이다.정치현실의 벽 앞에서 절망한 정치입문생의 일침을 되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권력투쟁이 정치의 본질이라고 하겠지만 수단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투쟁의 중앙에는 권력만이 아니라 돈이 있다.돈을 둘러싼 투쟁은 대선자금 수사로 종말을 고해야 한다.정치자금의 투명한 조달과 사용은 자연스레 암투를 그치게 할 것이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
  • [서울광장] ‘한국경제號’ 시동 걸자/오승호 논설위원

    ‘한국 경제호’가 중국 쇼크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설,오일쇼크 등으로 경기회복을 향해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우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경제성장의 급격한 하락,이른바 ‘경착륙’을 막기 위해 대출 중지,금리인상 준비 등의 정책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우리는 어떤가.4·15 총선 이후 성장과 분배의 우선 순위 등을 따지는 데 집착,노선 갈등만 키우고 있다.성장이 먼저냐,분배가 우선이냐를 따지는 논쟁 따위에나 몰입해 중국과는 딴판이다.국민들은 정말 진절머리난다고 한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는 2001년 1월 신년호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1세기는 더 이상 성장·분배 논쟁은 의미가 없으며,21세기의 화두는 ‘젊음과 늙음’”이라고 했다.그러면서 2030년이나 2040년쯤이면 중국이 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그런데 나이든 사람들은 경제 활력이 떨어져 열정이 있는 젊은이들이 일을 해야 하는데,젊은이들은 “왜 우리가 하느냐.”고 되묻는 시대가 오는 것이 우려된다는 내용이다.먹고 사는 문제의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의 개혁 논쟁은 접어두더라도 중요한 경제정책과 관련해 정부 부처간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영 보기가 좋지 않다.부처간 혼선은 재벌정책의 주무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불을 지피면서 시작됐다.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간 사전 조율 없이 재벌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을 30%에서 15%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임원 해임이나 정관 개정,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 방지 등을 위해 현행대로 3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재경부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출자총액제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공정위 방침 역시 재경부는 난색을 표한다.기업투자에 방해가 된다면 예외 규정을 두는 등 신축적으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시각이다.“우선 투자가 일어나고 성장이 돼야 한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경제관이 반영된 것일 게다. 갈길은 바쁜데 메아리 없는 ‘구호’ 논쟁과 정부 내의 불협화음이 잦다 보니 정부의 상황 판단 능력도 예전같지 않은 것 같다.긴박감도 덜해 보인다.국제 유가가 40달러를 돌파해 비상이 걸렸다.이럴 때 세수 감소도 없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라도 벌일 법한데 조용하다.올 초 중동 정세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영향으로 유가가 치솟았을 때,정부는 어땠나.“세계적으로 석유 비수기인 2·4분기부터는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급기야 지난 3월31일에는 고유가 대책의 1단계 조치 시행 기준인 두바이유의 10일 평균 가격을 26∼28달러에서 32달러로 높이는 등 허둥댔다.우리나라는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일본과는 다르다.유가나 주식시장,금리 수준 등이 외생 변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다.이런 사실을 간과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개혁 논쟁과 경제정책의 방향 부재,당·정·청간의 경제정책 주도권 다툼 등은 대통령의 업무 집행 정지 여파도 컸을 것이다.경제부총리가 오죽했으면 지난 13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을 “망망대해에서 떠 있는 배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을까.사공이 많아 말은 많지만 컨센서스를 이루지 못하는 형국을 빗대어 한 말이다.노무현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했다.“대통령이 경제정책의 방향을 확실히 제시해 줘야 한다.”는 게 기업은 물론 정부 관료들의 주문이다.정책 혼선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제정책만은 부총리가 책임지고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히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재계가 먼저 조건없이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반길 일이다.이제 한국경제호의 시동을 걸어 순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
  • [열린세상] 서울 잔디광장 유감/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서울 시청 앞 광장이 지난 1일 새로운 모습으로 개장했다.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1900평에 달하는 잔디밭이었다.도심 한복판에 대규모의 녹지가 마련되어,시민들이 모여 놀고 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실제 개장 이후 많은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소풍을 즐기고,직장인들이 산책을 하고,아이들이 분수 주변에서 뛰노는 것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그러나 흐뭇함도 잠시,서울시는 ‘하이 서울 축제’가 끝나는 10일부터 서울광장 잔디밭 출입을 당분간 통제하기로 했다.또 매주 월요일을 ‘잔디 휴식의 날’로 정해 광장 잔디의 보수와 보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축제 기간 동안 60만명 정도의 시민들이 다녀갔고 이에 따라 잔디의 훼손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잔치가 벌어졌다고 신이 나서 놀다간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잔디 망가뜨린 죄인이 된 꼴이다. 잔디 광장의 훼손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서울광장에 깔린 잔디가 ‘켄터키 블루 그래스’인가 뭐라는 미국산 종으로 아무리 강한 생명력을 지녔더라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밟고,뛰는 데야 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민들을 탓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광장이란 원래 사람들이 모이는 곳,모여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그들의 함성과 몸짓이 허락되는 해방의 공간이기 때문이다.더군다나 ‘하이 서울 축제’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서울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광장을 찾아주기 원했던 것 아닌가. 시청 앞 광장은 한국의 민주화 역사에서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1987년 6월 시민들과 ‘넥타이 부대’가 모여 독재타도를 외쳤던 곳이며,이한열군을 살려내라는 울부짖음이 퍼졌던 곳이 바로 그곳 시청 앞이다.15년이 흐른 2002년 6월 월드컵 때에는 수십만의 시민들이 모여 붉은 티셔츠를 입고,‘대∼한민국’을 외쳤던 공간이다.이처럼 큰 의미를 지닌 시민의 광장에,잔디 망가진다고 사람들 막는 것은 큰 문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부터 일이 꼬였는가.이번 서울광장의 잔디 해프닝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서울시의 졸속 전시 행정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이 사업이 정말 서울시 발전의 장기적 청사진 속에서 추진되었는지 이명박 시장에게 묻고 싶다.서울광장은 애초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추진되었던 것이다. 첫째,광장을 잔디로 만드는 데 대한 충분한 논의와 시민적 합의가 없었다.서울시가 광장 조성사업을 현상 공모하여,2003년 1월에 뽑은 당선작은 ‘빛의 광장’이었다.이것은 2003개의 LCD 모니터를 바닥에 설치하는 설계안이었다.그런데 이 ‘빛의 광장’안이 이런저런 이유로 유보되더니 슬그머니 ‘잔디 광장’으로 변신한 것이다.그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생략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둘째,잔디 광장의 조성 과정도 졸속이라는 비난을 벗어나기 힘들다.특히 5월1일 ‘하이 서울 축제’에 개장을 맞추려다 보니 잔디가 충분히 뿌리를 내릴 시간이 없었다.잔디가 뿌리를 제대로 내리려면 보통 45일 정도가 필요한데,25일 정도밖에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전시행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서울시가 규정한 광장 사용 규제와 사용료는 민주항쟁과 월드컵 등을 통해 시민들이 만들어온 광장의 ‘자유’와 ‘힘’을 억압하는 것으로,광장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서울광장이 시장의 업적이나 도시의 그럴듯한 장식물로 이용돼서는 곤란하다.광장은 전적으로 시민들의 것이어야 한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 사업,강북 뉴타운 사업,그리고 서울 광장 조성 사업 등에서 강한 뚝심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 추진력이 강한 것과 밀어붙이기는 구별되어야 한다.1970년대식 밀어붙이기 개발은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성수대교와 삼풍 백화점 붕괴가 바로 밀어붙이기식 건설과 고질적인 ‘빨리빨리 병’ 때문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자.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서울시의 각종 사업을 지켜보는 것은 자동차와 시멘트의 도시 서울이 문화와 생태의 도시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정도 600년 역사를 지닌 서울이다.서울의 모습을 바꿔나갈 때에는 천년을 내다보는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서울광장] 초선의원 187명이 할 일/오풍연 논설위원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한다.백성의 뜻을 모으는 크고 화려한 집을 말한다.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다음 달 개원과 함께 정식 입주를 한다.이제부턴 의사당의 주인으로서 모든 역량을 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전체 의원 299명 가운데 63%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 187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하겠다.16대 때는 초선의원 비율이 41%(111명)에 머물렀다.이는 새 정치를 바라는 민의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런 만큼 초선들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했다.적을 알고,나를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얘기다.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들이 있다.먼저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대학에 들어가면 책을 손에서 떼듯,‘금배지’를 단 뒤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상임위를 지켜보면 의원 개개인의 실력을 금세 알 수 있다.각 당 스터디 그룹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환영할 만한 일이다.초심을 잃지 말아야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또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실시되는 ‘의정 과외’를 통해 비법(法)을 전수받기 바란다.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국회 도서관을 자주 이용해야 한다.학위논문실,국제기구·통일자료실,정간·신문열람실,비(非)도서자료실,마이크로폼자료실,멀티미디어실,의회·법령자료실 등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보유 도서만도 180여만권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그런데도 4년 동안 한 번도 들르지 않는 의원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지난해 1년 동안 의원열람실을 이용한 의원은 연인원 2880명에 불과했다.하루 평균 8명꼴이다.창피한 이용률이다. 소신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의원은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라 할 수 있다.그럼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와 권한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여야를 불문하고 중진들이 ‘줄서기’를 강요할 것이다.벌써부터 그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후문이다.뜻을 같이하는 의원끼리 만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의도는 없다.그러나 모임이 잦아지면 파벌이 생기고,사당(私黨)화를 초래할 가능성은 커지기 마련이다.그보다는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돈 안 쓰는 정치를 실천해야 한다.선거법 및 정당법 개정으로 돈 안 쓰는 토대는 마련됐다고 본다.돈 쓰는 정치를 하다 보면 유혹에 빠져들기 쉽고,그로 인해 패가망신하기도 한다.지금 서울구치소에는 1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돈 수수혐의로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민원(民願)을 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또 자세를 낮추기 바란다.여의도에 입성한 이후 사람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선량이 자기과시를 해서는 안 된다.이는 국민을 배반하는 행위다.공복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다음 번도 보장된다.그런 점에서 의원사무실의 문턱을 낮출 것을 당부한다.문을 활짝 열어놓고 보좌진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의총에서 발언을 많이 하는 게 좋다.의총에는 매번 ‘단골손님’만 나온다.의총은 당론을 모으고,개인의 소신을 펼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의총장에서 뒷짐을 진 채 남의 집 닭 보듯하는 선배의원들의 뒤를 밟으면 안 될 것이다.의총이 활성화된 당은 미래도 밝은 법이다. 지역구도 잘 챙겨야 한다.수도권 의원들은 선거 때만 되면 얼굴을 내미는데,그래서는 곤란하다.이 경우 다음 선거에서 당선은 힘들어 진다.계획표를 잘 세워 후회없는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4년은 그렇게 길지 않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
  • ‘하이서울 페스티벌’ 폐막

    RED(Refreshing,Exciting,Dynamic=새롭게,재밌게,신나게)를 슬로건으로 내건 ‘2004하이서울 페스티벌’이 9일 아흐레 동안의 막을 내렸다. 올해로 두번째인 페스티벌에는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 속에서도 외국인 4만명을 포함,160여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서울시는 ‘빛의 축제’(PIGI쇼)와 ‘백야 한류축제’,국제 먹거리장터,서울지역 대표 음식전 등 행사 마지막 이틀간 77만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행사의 주무대인 서울광장 주변에 대해 교통통제를 실시한 8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후 8시까지 이 일대는 극심한 정체를 빚어 광화문 등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적잖은 불편을 줬다.화장실,휴식공간 등 편의시설 미비로 참가자들이 몰려들면서 인근 지하철 1호선 시청역과 대형건물 등의 이용객들이 혼잡을 겪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 서울광장 잔디 월요일

    서울시는 지난 1일 새로 탄생한 인공 잔디광장인 ‘서울광장’의 훼손상태가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 매주 월요일을 ‘잔디 쉬는날’로 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6일 공원녹지관리사업소에서 서울광장 잔디관리를 위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결정된 것이다.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Hi Seoul 페스티벌’ 기간에는 시민들이 불편없이 이용하도록 하고 오는 10일부터 매주 월요일 한 차례씩 광장의 흙을 채우고 잔디를 보식하기로 했다. 또 집회 등 행사도 가급적 토·일요일이나 공휴일로 한정하도록 유도하고 행사 허가와 관련해서도 관계공무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서울광장실무운영위원회’를 구성,운영하도록 했다. 이유종기자 bell@˝
  • [서울광장] 改閣과 여성리더십/이목희 논설위원

    최근 언론을 통해 나타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각 구상은 너무 ‘권력구조적’이다.열린우리당 인사 입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평결이 발표되지 않아 인선 준비가 조심스러울 것이다.알려지는 내용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그렇다 하더라도 방향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노 대통령의 탄핵안이 기각된다는 것을 전제로,집권 2기 진용은 새 판을 짜는 것이 되어야 한다.사람을 많이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기본 컨셉트를 잘 잡아야 한다. 총리 인선 문제를 보자.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 외에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김 전 지사가 대권의 꿈을 버리는 조건으로 총리에 지명될 것”이라고 말했다.차기를 노리지 않는다면 영남권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한나라당의 반대도 누그러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 대통령도 김 전 지사를 새 총리로 지명할 뜻을 거듭 시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난 5일 밤 열린우리당 핵심중진들과 회동한 자리에서다. 개인 경력으로 보면 김혁규 전 지사는 총리감이다.그러나 차기 대권후보 정리까지 포함,정치적 고려가 들어갔다면 문제다.이런 우려는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의 입각설에서 분명해진다.‘대권주자 수업설’,‘공평기회설’이 난무한다. 지난 ‘4·15 총선’에서 국민들은 변화의 욕구를 분명히 보여줬다.노 대통령이 성공하려면 그 흐름을 타야 한다.개각을 ‘대권후보 정리용’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개각이 발표된 뒤 언론의 기사 제목을 미리 그려보자.‘당청(黨靑) 역학관계 깨졌다’ ‘후계구도 물밑 경쟁으로’….이래서야 새 분위기를 만들 수 없다. 개각의 주요 컨셉트로는 ‘여성 리더십의 확대’가 괜찮을 듯싶다.사회를 바꾸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지배 이념의 교체가 일반적이다.주도세력의 연령 조정도 있다.최근 주목받는 방안은 여성 리더십의 확대다. 지난 6일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당당히 외쳤다.“부패정치에 대한 대안은 여성밖에 없다.” 남성들은 불쾌해 할지 몰라도 일반적 인식은 그렇다. 각 당 지도부도 이런 사회 기류를 알고 있다.총선 과정에서 여성의 원내진출 확대가 여야 모두에 의해 추진됐다.비례대표 절반이 할애됐다.이에 따라 16대의 두배가 넘는 여성 당선자가 나왔지만 그 숫자는 39명에 불과하다. 총선 과정에서 못다 이룬 여성 리더십의 확산이 개각을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어느 언론도,어느 시민·사회단체도 이에 대해 “옳지 않다.”고 감히 말하지 못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성 총리론’을 피력했다.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 시도했다가 불발에 그친 것을 이번에 실현시켜보자는 얘기였다.“한명숙 국회의원 당선자가 어떠냐.”고 은근히 떠보기도 했다. ‘여성 총리론’은 일단 신선해 보인다.하지만 야당이 ‘김혁규 총리’를 반대하니까 대안으로 한번 검토해본다는 식은 감명을 주지 못한다. 꼭 여성 총리가 아니라도 좋다.내각에서 여성이 소수가 아니어야 한다.내각에서 ‘여성의 힘’이 발휘되려면 최소한 30%까지 여성 장관이 탄생해야 한다.6∼7명선이다.17대 의원 당선자 중 여성은 13%다.나름대로 ‘세력화’를 추진하고 있다.2개의 국회 부의장 자리 중 하나는 여성 몫이 될 법도 하나 그마저도 현재로선 어려운 모양이다. 아직 개각까지 한달 이상의 시간이 있다.새로운 컨셉트 아래 광범위한 대상을 물색해야 한다.“참여정부가 여성 리더십으로 집권 2기를 혁신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게 바로 준비에 착수했으면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
  • 서울광장 잔디 만신창이… 내주부터 통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잔디가 휴식기를 갖는다.지난 1일 개장 이후 시민들이 몰려들어 만신창이가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6일 건국대 원예학과 김두한 교수,서울광장 시공사인 엘그린 이성호 대표,월드컵경기장관리사무소 박원규씨 등 잔디전문가 6명과 함께 서울광장 잔디보호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시는 이날 회의에서 9일 Hi-seoul 페스티벌이 끝나면 서울광장 출입을 당분간 통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광장은 개장 이후 도심에서 보기 드문 잔디광장이라는 점에서 하루 15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엿새 만에 44만명이 다녀갔다.특히 Hi-seoul 페스티벌 무대로 이용되면서 참가자들이 뛰거나 굴러 상처를 많이 입었다. 이에 따라 누렇게 말라죽은 모습이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특히 분수대쪽과 시청 앞,광장 가운데는 훼손 정도가 심하다. 서울광장 잔디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보조경기장에 깔린 켄터키 블루그래스(원산지 미국·일명 양잔디)로 생명력이 질기고 사시사철 푸른 잔디로 이름 나 있다.모두 1억 5000만원이 들어갔다.시공사인 엘그린 이성호 대표는 “일시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점을 감안하면 이 정도 살아있는 것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행사가 끝나면 10일 정도는 무조건 잔디를 쉬게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개방시간도 정하고 행사 때 잔디보호 전용 카펫을 깔 것도 주문했다. 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 양묘과 김재균씨는 “일정 기간 잔디 휴식일이 필요하다.”며 “전체 또는 구역별 출입통제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 “파란 잔디를 더 오래 보고 싶으면 시민들도 무리한 행동으로 잔디에 손상을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규기자 ykchoi@˝
  • 이번 주말 축제약속 어때요

    이번 주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2004 Hi-Seoul 페스티벌 행사가 절정을 이룬다.특히 페스티벌이 끝나는 9일 오후에는 패션쇼와 콘서트 등이 열려 서울의 밤하늘을 하얗게 수놓는다. ●서울을 느끼자 먼저 8일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의 거리응원이 재연되며,시청 건물을 활용한 빛의 축제(PiGi쇼)가 2차례(오후 8시·10시20분) 펼쳐져 흥을 돋운다.빛의 축제에서는 한글이 춤을 추는 장면과 600년전 서울의 지도 등이 시청본관에 영사될 예정이다. 9일 오후 1시에는 서울광장 인근도로에서 서울을 동서남북 4개팀으로 나눠 1000여명이 참가하는 시민화합 줄다리기가,오후 3시 종묘앞∼종로∼세종로∼시청에 이르는 2㎞구간에서는 군악대 등 2000여명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각각 개최된다. 이어 페스티벌을 마감하는 화려한 PiGi쇼가 오후 8시부터 펼쳐지고 8시20분에는 앙드레김이 연출하고 강수연·안재욱·장서희·이세은·공유 등이 참여하는 한류 패션쇼가,9시20분에는 엄정화·베이비복스·왁스·쥬얼리·한경일 등이 출연하는 한류스타 콘서트가 각각 열린다. 또 11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는 서울의 열기라는 주제로 시청앞과 명동,동대문,인사동,종로 등지에서 마련될 각종 행사가 시민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을 맛보자 서울광장에서 정보통신부 건물에 이르는 거리에는 원조음식과 퓨전음식,가족음식 등이 함께 어우러진 음식한마당 축제인 하이 서울 서울사랑음식축제가 펼쳐진다.‘서울을 맛보자’란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45개 음식점과 10여개 관련단체가 참가하고 110여개의 부스가 설치된다. 서린동 낙지센터·원조 최대포 돼지갈비·이남장 설렁탕·남포면옥 냉면 등의 테마별 음식마당을 필두로 대학생동아리 음식마당,녹두전·묵 등을 소개하는 가족음식마당,퓨전치킨 등의 퓨전음식마당이 열린다.시음·시식 코너도 마련돼 맥주·탁주·아이스크림·오리고기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이에 따라 8일 오후 3시부터 9일 오후 9시까지는 서울광장↔소공로,서울광장↔무교동사거리,서울광장↔롯데호텔 구간의 교통이 전면통제된다.또 9일 오전 10시∼11시30분에는 시민걷기행사가 열리는 장충단공원→국립극장→남산북측순환도로→힐튼호텔→남대문→서울광장 구간이,오후 3시∼4시30분에는 시민퍼레이드 행사로 종묘→시청 구간이 각각 부분통제된다. 장세훈 이유종기자 shjang@seoul.co.kr˝
  • 기네스감 1.5㎞ 문자 퍼포먼스

    자그마치 길이 1.5㎞에 이르는 ‘문자 행위예술’ 퍼포먼스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진다.세계 기네스북에 기록 등재도 함께 추진된다. 사단법인 한국서예협회 서울지부는 2004 Hi-Seoul 페스티벌 기간인 8일 오후 3시 우리나라 전통식 ‘문자 행위예술’ 행사를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시내에 천을 펼칠 만한 장소가 없어 한꺼번에 하지 못하고 서울시청 서울광장∼지하철 을지로역 인근 롯데호텔 앞에 이르는 150m 구간에서 10차례로 나누어 진행한다. 300명의 서예인과 시민대표 700명이 참여해 너비 1.5m,길이 1.5㎞의 천에 붓으로 휘호를 쓰거나 가훈 탁본을 뜨는 행사다. 워낙 규모가 커 하루에 끝내지 못하고 당일 오후 8시까지 진행하다가 멈춘 뒤 다음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시 이어진다. 완성하는 데 모두 17시간이나 걸린다.150m 각 구간은 다시 네 구역으로 나눠져 행사가 이어진다. A구역에는 변영문,전명옥씨 등 초대 서예가들이 나선다. B구역에서는 ‘종이 울리네 꽃이 피네.’로 시작하는 ‘서울의 찬가’를 한 사람이 한 자씩 붓으로 써 나가는 이벤트가 마련된다.이명박 서울시장과 임동규 서울시의회 의장,탤런트 최불암씨,두산 박용성 회장 등이 직위를 떠나 서울의 찬가 제목과 가사 76자를 한 자씩 적어 대화합을 노래한다. C구역에서는 유병리·최승룡씨 등 전문 서각가들이,D구역에서는 서화가들이 나와 각종 슬로건 등을 플래카드 형식으로 써 나간다. 서각가 전우천씨는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으로,역사·문화 학습의 마당인 서예를 널리 알려 사라져 가는 선조들의 정신을 되살리는 기회로 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서울광장] 新 차이나 신드롬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도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한 희한한 질문 하나가 지난 한주일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중시해야 할 우리의 외교통상 상대국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이었다.유럽연합(EU)도 있고 아세안도 있지만 핵심은 미국·중국 중 어디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이다.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중국,30%가 미국을,한나라당 당선자의 60%대가 미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류의 어리석은 질문,무의미한 답변이다.단기적으로 볼 때,개혁개방 정책으로 지난 25년간 연평균 9.9%의 고도성장을 누리며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다.마찬가지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과 좌절을 함께한 동맹국 미국을 제치고 우리가 장기적으로 번영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아니면 거대 통합 EU이든,다변화된 국제관계 속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해 우리의 실리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최고’의 답변에 숨은 반미정서의 함정이다.중국 60대 미국 30의 극심한 불균형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한나라당 당선자 70%대와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를 보수와 진보로 규정한 것도 중국 중시 답변과 무관하다고 보지 않는다.대북정책,이라크 파병,주한미군 재배치 등 이념색채를 내포한 첨예한 사안들에서 두 당은 비슷한 대칭점을 드러냈다.반미성향이 중국 중시로 나타났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중국경제의 과열 쇼크가 이같은 우리의 중국 만능주의를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그것은 독보다 약이다.돌이켜보면 중국발 과열 경고는 우리가 귀를 막고 있었을 뿐,오래 전부터 울리고 있었다. 가까이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나서서 “과잉투자,원자재 부족 문제가 사스에 버금가는 시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중국 스스로 이번 같은 과열 조정능력을 보여준 것은 다행이다. 우리 경제 역시 이번 쇼크를 수출,투자 등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는 기회로 삼는다면,그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다.하지만 중국경제의 문제가 과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 개혁 자체가 안고 있는 내재적 문제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중국내 학자들까지도 수차 경고해 왔지만 그동안 외면해온 문제들이다.공산당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개혁이 필연적으로 내포한 모순과 부정부패의 문제들,상위 인구 3%가 전체 인구 저축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극심한 빈부격차 등 천민자본주의 폐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누적된 경고들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모색하며 자기혁신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체제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과 이념갈등이 무의미하다는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 회자된 게 벌써 언제인데,아직도 실용이 우선이니 이념이 우선이니 하는 논란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다.민생을 우선시하면 한나라당이 주창하는 개혁적 보수와 차이가 없어진다는 열린우리당 개혁파들의 우려는 차라리 희극이다. 미국의 핵발전소 원자로가 과열로 녹아내리면 그 방사능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구 반대편 중국까지 흘러간다는 차이나 신드롬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예언한 경구다.우리의 많은 선량들이 지금 중국 쏠림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차이나 신드롬을 앓고 있다.그 신드롬이 우리가 새겨듣고 대비해야 할 경고이기를 바라지만,그 뒤에 반미정서가 초래한 부정확하고 정제되지 않은 반발심리가 숨어 있다면 곤란하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서울페스티벌 이틀째

    ‘서울이 축제의 물결로 흥겹다.’ 2일 서울시내 곳곳에는 ‘Hi Seoul 페스티벌 2004’를 즐기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전날 화려한 개장식과 함께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이날 25개 자치구에서 내로라하는 힘꾼들이 몰려들어 ‘팔씨름 민속놀이 한마당’을 펼쳤다.오후 8시부터는 빛의 축제 ‘PiGi쇼’로 서울광장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종묘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종묘대제’가 올려졌고 경복궁을 출발한 ‘어가행렬’이 종묘까지 이어져 도심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특히 경희궁에서는 왕세자 관례의식이 거행돼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물했다.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는 ‘여성마라톤대회’와 ‘Hi Seoul 樂 페스티벌’이 열려 축제의 열기를 고조시켰다.종로구 인사동길에서 전통문화축제가 열린데 이어 신촌아트페스티벌,청계천축제,서울대공원축제,관악산철쭉제 등 서울 전역이 축제의 흥겨움으로 휩싸였다. ‘Hi Seoul 페스티벌 2004’는 오는 9일까지 고궁,세종문화회관,시청앞 광장,남산,대학로 등 시내 곳곳에서 35가지의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시민들에게 흥겨움을 선사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서울광장] 경제 먹구름 걷으려면/우득정 논설위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웠다.투자와 소비는 여전히 한겨울이다.총선만 끝나면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돼 투자와 소비 심리가 되살아 나리라던 기대는 일단 물 건너 간 듯한 인상이다.왜 그럴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총선 이후 경제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동물적인 본능(Animal Spirits)이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이라는 말로 요약했다.구체적인 사례는 언급을 회피했지만 총선 이후 여권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느끼는 위험 요인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먼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중도 진보’를 표방했다.기업들이 보기에는 여당의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좌로 일보’했다.‘분배’에 무게를 둔 개혁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를 확인시켜 주기라도 하듯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 강연에서 “이 시대의 역사적 과제는 개혁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개혁하지 못했다.”면서 “열린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김병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은 국정운영 패턴에 대해 시민들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수평적 네트워크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들 외에도 정부와 여권내 개혁론자들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인들은 경제 살리기에 앞장섰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입지가 위축되고 개혁론자들에게 무게의 중심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6·5 재보선’을 비롯,올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재선거 국면에서도 여권이 표를 얻으려면 개혁의 기치를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결국 기업들이 요구했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뉴욕 등 세계 금융시장에서 열린 한국 경제설명회(IR)에서 이 경제부총리가 설파한 ‘선(先) 성장-후(後) 구조조정’이라는 한국 경제정책 방향이 국내에서 그다지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지금의 형국이 지난해 참여정부 출범 초기와 다를 바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컨트롤 타워’가 없이 각개약진하면서 목소리가 큰 사람이 주도권을 휘두르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돈 주머니를 풀어 헤치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그래야만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정부 당국자들은 지난 1년여 동안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외쳤다.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규제는 도리어 700여건이나 늘었다고 한다.세계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마저도 최고의 인력과 기술,풍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공장 한 곳을 증설하는 데 인허가에만 3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방향 설정이다.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사태 이후 국정을 무난히 끌고 왔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술적인 미(微)조정일 뿐이다.방향 결정은 대행의 몫이 아닌 것이다.그리고 그 방향이 시장 친화적이어야만 기업이 움직인다.그렇다고 무작정 기업 입맛에 맞추라는 뜻은 아니다.회계 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의 선진화는 분배 우선과는 별개 차원에서 우리 경제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대통령 탄핵심판 계류’라는 중요한 변수가 남아 있으나 여권으로서는 총선 승리를 통해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충분히 갖췄다.‘파이’를 키우기 위해 기업을 움직일 것인지,‘체질’부터 개선할 것인지 하루빨리 선택해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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