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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정치가 먼저냐, 경제가 먼저냐/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가 먼저냐, 경제가 먼저냐/육철수 논설위원

    ‘CEO주가’라는 게 있다. 최고경영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기업의 주식값이 달라진다는 건데, 현실을 보면 대개 들어맞는다. 기업들이 경영능력과 명망을 갖춘, 특히 시장에서 인정받는 경영인을 CEO로 모시려고 애쓰는 데는 그래서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기업의 가치를 좌우하는 게 CEO라면 나라의 가치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당연히 대통령이다. 정치나 행정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주체로서의 국가도 대통령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행 총재의 한마디에 1조원이 왔다갔다 하는 게 경제고 시장이다. 하물며 대통령은 그 존재나 언행만으로도 수조∼수십조원이 움직인다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올해는 경제에 전념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 불과 몇달 전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연말과 연초에 걸쳐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경제”라며 “경제회생에 주력하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연두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기조는 이어졌고 국회연설에서도 연설문 25장 가운데 17장을 경제분야에 할애했을 정도로 확고한 의지를 다졌다. 그런데도 경제사정은 6개월 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수출·내수·투자의 부진,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성한 곳이라고는 거의 없을 정도로 경제는 내상이 크다. 이럴 때 한국경제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노 대통령은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열리는 경제민생점검회의도 국무총리에게 넘겼다. 총리가 주재한다고 회의의 질이 떨어진다고 속단할 순 없다. 그러나 국정전반을 총리에게 맡겨 책임있게 운영하라는 뜻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에는 선뜻 동의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경제를 챙기면 국정의 우선순위가 뚜렷해지고 시장에서도 다른 무게와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꼭 필요한 시기에 발을 빼는 모습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노 대통령은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항간에는 대통령이 경제보다는 정치에 더 관심을 쏟으려는 수순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연정(聯政) 구상에 이어 정치를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며 느닷없이 권력구조와 정치풍토 개선 문제를 들고나와 의문이 꼬리를 문다.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서신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새 화두를 던졌다. 의제가 워낙 메가톤급이다 보니 못 들은 체하기도 그렇고, 그냥 지나치기도 뭐하다. 가뜩이나 시끄럽고 말 많은 정계·언론계·학계에 진지하게, 건설적으로 논의해 보라 하나 구워 먹든 삶아 먹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알아서 해보라는 소리로 들린다. 노 대통령은 어제 또 띄운 글에서 “길게 보아 정치가 잘못된 나라가 경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경제가 어려운데 정치 얘기를 한다고 탓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논리”라고 지적했다. 참으로 답답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밑도 끝도 없는 논쟁 같아서다. 대통령의 견해가 틀린 게 아니라 국민이 당장 경제와 정치 중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를 알아달라는 것이고, 지금해야 할 일과 시간을 갖고 천천히 해야 할 일을 가려달라는 것인데, 단순논리라고 나무라면 할 말이 없어진다. 권력구조나 정치풍토는 먹고 사는 문제하고는 아직은 거리가 있는데 이 문제로 또 얼마나 세월을 죽여야 할지 걱정이다. 경제는 대통령의 성적표나 다름없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중 르윈스키 스캔들 등으로 비난받았으나 미국민은 직무수행 능력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관대하게 넘어갔다. 우리와 문화적 차이가 있긴 해도 따지고 보면 당시 미국경제가 호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먼 장래를 내다보고 정치변화를 주도하는 것도 깊은 뜻이 있겠으나 지금 더 화급한 문제는 경제다. 경제가 풀려야 정치도 잘 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숭례문 파수의식 조선시대 그대로

    “둥∼둥∼둥∼” 국보 1호인 숭례문 앞에서 조선시대에 도성의 성곽을 수비하는 파수(把守)의식이 재현된다. 또 내년부터는 조선시대 병사들이 ‘숭례문∼서울광장∼덕수궁’으로 이어지는 태평로를 순찰하는 순라의식을 벌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도성 지키는 조선시대 병사 서울시는 지난 5월 개장한 숭례문 광장을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6일부터 조선시대 파수의식 재현 행사와 관련 역사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파수의식은 조선시대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을 겪으면서 도성 수비 문제가 대두되자 궁성 수위와 함께 중요한 군례의식으로 꼽혔다. 이번에 재현되는 파수의식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숭례문에서 3명이 1조로 편성된 파수꾼이 30분마다 한 차례씩 교대한다. 숭례문 개·폐시간과 점심시간(낮 12시30분)에는 파수꾼 전체가 순라의식을 거행한다. 서울시는 내년에 숭례문 파수의식을 덕수궁 앞 ‘왕궁 수문장 교대의식’과 연계, 하루에 세 차례씩 ‘덕수궁→서울광장→숭례문’으로 연결되는 순라의식 재현 행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행사에는 30명 이상의 조선시대 병사들의 행렬이 이어지게 된다.●“숭례문 역사도 알려줘요.” 또 서울시는 이달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숭례문 앞에 영어와 일어를 할 줄 아는 서울문화유산해설사를 배치, 숭례문의 역사를 시민이나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유산해설사는 서울시내 왕궁과 유적지 등에서 우리 역사와 문화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자원봉사자로, 서울시는 반응이 좋을 경우 숭례문의 역사 해설 서비스를 평일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광과 이민경 팀장은 “숭례문이 광장 개장과 함께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함에 따라 숭례문을 찾는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상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서울대에 누가 들어가야 하는가/이용원 논설위원

    지난주 월요일 서울대가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한 뒤 교육계 안팎이 들끓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40여 단체는 곧바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 교육혁신위원회와 교육부를 상대로 서울대 입시안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농성·시위에 들어갔다. 아울러 서울대의 이기주의를 맹비난하는 교수·교사·학부모들의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대는 정말 시대적 정의(正義)에 배치되는 이기적인 정책을 세운 걸까. 서울대 입시안의 골자는 지역균형 선발, 특기자 전형, 정시모집 등 세가지 방식으로 신입생을 30%정도씩 균등하게 뽑는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지방 인재와 특기생, 그리고 내신성적이 떨어지고 별다른 특기도 없는 일반학생에게 두루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이다. 이와 함께 변별력이 부족한 수능시험 점수를 자격기준으로 삼는 대신 논술고사를 강화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은 두가지로 집약된다. 전교조가 발표한 7월1일자 성명을 보면 첫째 지역균형 선발이건 특기자 전형이건 정시모집의 논술 강화건, 모두 인재를 독점하려는 시도이며 따라서 “서울대의 입학전형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기 위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둘째는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라는, 학교가 준비할 수 없는 내용을 평가하므로 대학 본고사이며 이를 준비하려면 “학부모와 교사는 학원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주장에는 합리성을 결여한 부분이 적지 않다. 먼저 인재를 독점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말하자면, 서울대가 인재를 독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전교조 성명의 문구대로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서울대를 선망하는 상황”에서 성적이 최상위급인 학생들이 서울대에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실이 그런데도 서울대가 우수한 학생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억지로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전교조가 바라는 바인가. 두번째 주장에서 ‘논술이 본고사’라는 대목에는 동의한다. 수능이 자격고사화하고 내신비중이 낮아진다면 합격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논술고사가 될 터이기 때문이다. 다만 논술고사 형태가 ‘통합교과형’이고 이를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으므로 반대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오는 10월이후에 논술고사 형태를 결정하고 예시도 공개할 예정이다. 지레짐작만으로 학교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것은 교사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서울대 논술 형태가 정말 사교육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정도라면 비판은 그때 가서 하면 된다. 이 문제의 본질은 기실 딴 데 있다고 본다. 서울대가 ‘통합형 교과’라는 어려운 개념을 써가며 논술고사를 설명하는 이유는 교육부가 엄금하는 본고사의 대체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간단하다. 본고사를 허용해서, 기존 교과목으로 서울대 수준에 맞는 본고사를 치르면 별도의 준비는 필요하지 않게 된다.‘본고사 금지’가 국민적 합의라는 어거지는 더이상 쓰지 말자. 지난 5월말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학부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본고사 부활에 찬성했다. 그밖의 조사에서도 지금은 본고사 지지자가 더 많이 나온다.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서울대에는 어떤 학생이 입학해야 하는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응시생 가운데 서울대가 제시한 기준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이 입학하면 된다. 우수학생을 받아들이는 일은 대학당국의 권리요, 성적이 우수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는 건 학생의 권리이다. 서울대가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그 실행에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는 한 제3자가 나서서 서울대 전형방식에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다. 이는 다른 대학에도 적용되는 일반원칙이기도 하다. 지당한 말이지만 신입생 선발은 대학의 몫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균형있는 신문을 위하여/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언론의 역할과 영향력을 설명할 때 흔히 쓰는 비유가 있다.‘머릿속의 그림’ ‘세계 지도’라는 것이다. 공감하는 말이다. 쏟아지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무엇이 진짜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독자입장으로 볼 때 언론의 기능을 너무나도 간명하게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보도만을 놓고 보면 이 같은 비유는 2%, 아니 20% 이상 부족하다. 지금 우리는 어떤 사안도 100%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또 이로 인해 높은 사회적 갈등비용을 치르고 있다. 대입제도, 부동산 정책, 외교정책에서부터 대통령이 총기난사 사건 희생장병의 위문을 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을 정도다. 지난주 서울신문 보도만 일별해도 그렇다.6월28일자 “수도권 대책 ‘졸속’”,6월20일자 “2008대입 논술에 달렸다”,7월1일자 “투기지역 주택대출 제한” 등 1면 톱기사만 예로 들어도 사회적 합의가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사안들은 하나도 없다. 문제는 이런 사안에 대해 언론이 마치 심판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언론은 사설이나 칼럼 등 의견기사를 통해 어떤 정책에 대한 반대나 지지를 할 수 있다. 이는 여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단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조차 제목이나 교묘한 편집술, 구미에 맞는 취재원을 동원해 한쪽 면만을 부각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행히 서울신문은 이런 비판에서 상당히 자유로운 신문이다. 지난주 신문을 꼼꼼히 챙겨보면서, 앞으로 서울신문이 지향했으면 하는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단순전달(스트레이트)기사는 서울신문의 의견을 지나치게 부각시키지 않았으면 한다. 양면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두 의견을 균형 있게 전달하면 될 것이다. 제2의 재향군인회(향군)를 표방한 평화재향군인회(평군)문제를 다룬 2일자 5면의 ‘클릭 이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 의견기사는 선동형 논리전개를 지양했으면 한다. 각급학교에서 신문을 활용한 논술교재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7월2일자 서울광장의 ‘정치권의 허망한 셈법’ 같은 칼럼은 차분하면서도 독자의 공감을 받을 만했다. 매일 세 꼭지씩 실리는 사설도 사안에 따라 두 꼭지로 줄였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대학의 논술 전문가들과 논설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리전개에 대한 토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서울신문만의 기사를 개발했으면 한다.7월2일자 1면에 실린, 기자가 전문가 7명과 같이 현장취재를 나가 보도했던 “독도 균열 더 있다”는 냄비언론이라는 비난을 불식시킬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또 같은 날짜 5면에 “영국에 이튼 스쿨이 없다”라는 기획 기사는 오역(誤譯)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느낄 수 있는 심층 인터뷰였다고 할 수 있다. 넷째, 보도자료 인용기사는 과감하게 연합뉴스를 활용했으면 한다. 우리 언론사들이 버리지 못하는 폐습 하나가 출입처에 나가지 않으면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그릇된 인식이다.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이런 관행은 아직도 여전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공항입국 취재과열도 이런 관행의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행정기사의 강점을 지속시킬 필요가 있다.6월29일자 6면 “7월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는 안내 기사를 한 면 전체로 할애한 신문은 서울신문이 유일했다. 독자가 신문기사에 몰입하는 강도는 자신의 문제와 어느 정도 관계돼 있느냐에 달려있다. 한때 시민저널리즘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기자들이 출입처나 담당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야 한다. 대중의 스타기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다. 각종 세미나나 전문지에 서울신문기자의 출연이나 기고가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해당분야 전문가들은 해당분야 기사를 가장 관심 있게 읽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저널리즘은 현대의 지도 제작이다. 시민들이 사회를 항해하는데 필요한 안내자다. 이것이 저널리즘의 효용이며, 존재이유다. 필요한 지역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켜 상세하게 그리는 지도는 대탐험의 시대 때 양피지 앞에 앉아 세계지도를 그리던 것과 다름없는 제작기법이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진흥팀장
  • “여름밤, 영화보고 무더위도 식히고”

    서울시는 오는 28일부터 9월9일까지 오후 8시부터 밤10시30분까지 서울광장, 한강시민공원 등 서울시내 공원과 광장 7곳에서 ‘좋은 영화 감상회(표 참조)’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영화 감상회에서는 선정위원회에서 선정된 국내외 우수작품 32편이 상영되며 상영 전에 30분동안 거리 마임, 소규모 콘서트 등 이벤트도 펼쳐진다. 특히 한강시민공원 잠실지구에서는 국제여자비치발리볼 대회와 연계해 영화가 상영된다. 시 관계자는 “여름철에 시민이 서울 시내 공원 등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좋은 영화와 볼거리를 제공해 건전한 야간문화를 만들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권의 허망한 셈법/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권의 허망한 셈법/김경홍 논설위원

    여당이 해임건의안 제출을 ‘한나라당의 시대착오적이고 무리한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는 것이나,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것을 ‘민심에 역행한 정치야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둘 다 근시안적이다.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이후 정치권에서는 온갖 정국 전망과 셈법이 나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4·30 재·보선 완패 이후 위축됐던 당의 위신을 회복하고, 정국주도권을 되찾았다는 분위기다. 문희상 의장 체제가 마침내 지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열린우리당과 공조에 나선 민주노동당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확실하게 굳혔다느니,10석의 힘이 향후 정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일각에서는 책임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표대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그 책임을 민노당의 배신에 돌리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의회주의의 근본을 파괴한 쿠데타주의적 야합”이라고까지 몰아붙였다. 일단 열린우리당은 기쁨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고, 한나라당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민심이 조석변이라지만 정당들의 태도 역시 조석변이기는 마찬가지다. 불과 1년여를 돌아봐도 정당들의 태도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대통령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기각된 후 치러진 제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원내 과반을 확보하며 기고만장했다. 하지만 지난 4·30 재·보선 결과는 열린우리당이 참패했고 여대야소가 무너지고 말았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고, 당시 열린우리당에서는 지도부 인책론이 등장했다. 이번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이 부결되자 상황은 또 역전되는 듯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정당들은 정치적 격돌이 빚어질 때마다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선거는 여야가 뒤바뀌거나, 당의 원내서열이 변동되는 격변에 가깝지만 기껏 국회본회의에 상정된 안건 하나의 표결결과로 정국주도권 운운하는 것은 아전인수격이고 과잉해석일 뿐이다. 일반사람들의 눈에는 호들갑으로 비쳐진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국주도권을 잡았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그 주도권을 어떻게 행사했는지는 드러난 게 없다. 오히려 승자와 패자로 갈라 대치정국만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타당할 것이다. 이번 국방장관해임건의안의 표결결과가 대치정국의 불씨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국방장관해임건의안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같다면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이다. 군에서 대형참사가 빚어졌는데 야당이 국방장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요구다. 또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여당이 국방장관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부결에 앞장서는 것도 당연하다. 여당이 해임건의안 제출을 ‘한나라당의 시대착오적이고 무리한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는 것이나,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것을 ‘민심에 역행한 정치야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둘 다 근시안적이다. 정당한 절차에 의해 결과가 나왔다면 승복하는 것이 의회주의의 기본이다. 곰곰이 들여다보면 이번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은 가결됐건, 부결됐건간에 그 결과와는 관계없이 국회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보여진다. 안건의 상정이나 처리과정에서 여야의 물리적 충돌이 없었고, 의원들은 소속 정당에 따라 소신껏 투표했고 그 결과가 나왔다. 국가보안법 등 여야의 극한대립으로 해를 넘기도록 표결에도 나서보지 못한 안건들도 많다. 이제 국회가 제구실을 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다른 현안들도 여야가 최선을 다해 협상을 벌이고 끝내 타협이 안 된다면 의회민주주의의 원칙대로 표결에 나서면 될 일이다. 생산적인 국회는 제일을 제때에 정당한 절차로 처리하는 것이다. 사사건건 승자와 패자를 가리고 정국주도권을 잡았느니, 못 잡았느니 하는 셈법은 긴 안목에서 보자면 허망하기 짝이 없다. honk@seoul.co.kr
  • 서울광장, 닫힌날 더 많았다

    “시청 앞 서울광장 주인은 잔디?” 30일 경제정의실천연합 도시개혁센터가 서울시에 정보 공개를 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가 지난해 5월 서울광장을 개장한 뒤 지난 4월말까지 총 210일 동안 시민들의 광장 출입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일 210일 가운데 겨울철 등 잔디휴식을 위해 광장 전체를 통제한 기간은 175일, 훼손된 잔디를 다시 심기 위한 부분통제일은 35일이었다. 같은기간 광장의 관리비는 3억 2661만원으로 잔디보호비용으로만 전체의 56%인 1억 8193만원이 쓰였다. 하루 90만원에 달하는 시민의 세금을 광장에 투입하면서 약 7개월동안 광장은 ‘감상용’에 머문 셈이다. 또 보완을 위해 다시 심은 잔디의 면적은 전체 잔디면적(6449㎡)의 두 배에 육박하는 1만 1700㎡로 시청 앞 잔디를 두 번이나 새롭게 교체한 것과 다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시는 ‘광장의 잔디는 잘 죽지 않는 양잔디로 시민들의 광장이용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 주장했으나 실제 사실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당초 서울시의 약속과는 달리 광장의 주인은 잔디밭이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시는 시민의 광장이용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잔디를 당장 걷어내든지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 재설계’ 좋은 평가받아

    ‘서울 재설계’ 좋은 평가받아

    청계천 복원과 서울광장·서울숲 조성, 오페라하우스 및 서울시 신청사 건립계획. 이명박 서울시장의 치적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토목과 건축에 모아졌다. 이 시장은 취임 3주년(7월1일)을 맞아 남은 1년 동안 ‘뉴타운 특별법’ 구상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고 ‘예술 장학생’을 선발해 지원하는 등 문화정책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CEO시장의 성과 서울시는 이 시장의 3년동안의 업무수행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병일 대변인은 28일 “지난 2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가 서울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이 시장의 직무수행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4.4%가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1000만명이 사는 거대도시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행정분야에서 이처럼 높은 비율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덧붙였다. 이미 통수(通水)시험까지 마치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청계천복원사업과 서울숲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 뉴타운 개발, 서울광장·숭례문광장 조성 등 큰 프로젝트들이 큰 무리없이 추진됐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시는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자치단체 관계자와 정치·행정학자 등 180여명을 대상으로 16개 광역자치단체장의 직무수행을 평가한 결과에서도 이 시장은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자매지인 fDi(foreign Direct investment)로부터 ‘2005년 세계의 인물 대상’을 받기도 했다. ●남긴 흠집과 향후 과제 CEO시장의 성공적인 직무수행에 상처를 남긴 대표적 사례는 양윤재 행정2부시장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면서 불거진 청계천 주변 개발을 둘러싼 일련의 비리의혹 사건이다. 아직 재판 과정이 남아 있지만 양 부시장의 구속과 건축물 고도 완화 과정에서의 금품 로비 의혹은 청계천 복원사업 전체에 얼룩을 남겼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시장이 각종 역점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나 시민단체 등의 여론을 수렴하고 이를 조율하는 부분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 시장은 남은 1년 동안 정부에 건의한 ‘뉴타운 특별법’ 구상을 통해 집값 안정과 균형발전을 꾀하고, 중앙버스전용차로 확대, 경전철을 비롯한 신교통수단 도입 등 역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하이서울 과학 장학생’처럼 돈이 없어 숨은 재주를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한 예술 꿈나무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방안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오는 8월 말 ‘문화도시 10개년 계획’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장묘 문화상담센터 개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28일 장묘문화 및 정책 홍보를 위해 서울광장지하도상가 프레지던트호텔 출구 옆에 장묘문화상담센터를 개설한다. 센터에는 전문 상담원 2명이 배치돼 화장, 납골, 산골 등 장례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각종 자료도 제공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774-7444.
  • [서울광장] 일과 여가, 그리고 삶의 질/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과 여가, 그리고 삶의 질/우득정 논설위원

    힐러리 자서전을 쓴 게일 시히(여)는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있다고 단언했다.1980년대 이후 미국의 고용구조가 급변하면서 어떤 이는 40대, 운 좋은 이는 60대 초반 제1직장에서 물러난 뒤 새로운 인생 항로를 찾을 때까지 겪게 되는 시련과 방황을 남성 갱년기에 비유한 것이다. 반면 애비게일 트래퍼드(여)는 ‘나이듦의 기쁨’에서 이 시기를 자신만의 르네상스, 또는 제2의 사춘기라고 규정했다. 지난 수십년간 진행된 장수혁명 덕분에 부모 세대에게는 ‘닫힘’으로 가던 시기가 이제는 ‘새로운 열림’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래퍼드는 현 세대를 나만의 시간을 경험하는 최초의 세대라고 정의를 내렸다. 그렇다면 이 땅의 수많은 인간 군상들은 무엇을 꿈꾸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7세이지만 건강수명과 노동시장 은퇴연령은 68세다. 평균적으로 인생 마지막 9년을 병마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뜬다는 얘기다. 또 제1직장의 평균 은퇴연령이 52.3세인 점을 감안하면 제1직장에서 떨려난 뒤 15년여 동안 생계 수단이나 소일거리를 찾아 노동시장을 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는 2030년이면 전 인구의 24%,2050년이면 37%가 65세 이상의 노인이 차지하게 되는, 노령화 진전 세계 1위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그럼에도 현재 417만명의 노인 중 노후준비가 돼 있다는 비율은 28%에 불과하다. 일에 치이고 자식 뒷바라지에 월급봉투를 쏟아 붓다 보니 어느덧 황혼녘에 홀로 내던져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노인 자살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라는 우울한 손익결산서만 남았다.60세 이상의 노인들이 1년 새 17만명이나 취업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체 취업자의 10.9%에 이르는 250만명을 돌파했다는 통계 자료도 이러한 분위기의 결과다.65세를 기준으로 하면 남성의 49.3%, 여성의 35.8%가 생활전선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한다. 이번 주말이면 전체 근로자의 40%가 주5일 근무제에 돌입한다지만 모두가 발꿈치를 밟히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닫는 삶을 살고 있다. 공공부문 중 일부 ‘철밥통’ 업종 종사자는 여가를 꿈꿀지 몰라도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는 초과근무나 휴일근무가 당연시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몸이 성할 때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강박감과 여가에 대한 미숙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빚어진 결과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회통계조사에서 여가의 활용 방법 조사문항이 TV 시청, 여행, 휴식·수면밖에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힌두교에서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확률이 870만분의1이라는데 일의 노예로 한평생을 보낸다면 너무나 허망하다. 제1직장에서 밀려난 뒤 인생의 그라운드 제로에 서서 절망의 나락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여가 훈련을 쌓아야 한다. 일과 여가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삶의 방식을 리엔지니어링해야 한다. 남은 40년을 위해 나만의 시간을 향유하기 위한 로드맵(안내지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먼저 여가는 악(惡)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트래퍼드는 ‘받은 것 돌려주기’‘후손들을 위한 정신적 유산 남기기’ 등을 제2사춘기의 주제로 제시하고 있다. 혹자는 독거 노인을 찾아 이불 빨래를 하며 춤추는 청춘 남녀의 광고처럼 ‘즐기는 자원봉사(Voluntainment)’야말로 바람직한 여가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행복의 비결은 목적을 갖는 것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그리고 목적을 가지려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부단히 자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5일 근무제가 아닌 주 이틀 휴무제의 활용에 삶의 질과 미래 행복이 달렸다고 하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곽성문 파문과 권력이동/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곽성문 파문과 권력이동/이목희 논설위원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이 고향 기업인들에게 야당 푸대접을 항의하면서 술자리에서 행패를 부렸다. 곽 의원과 두어차례 스치듯 만난 적은 있지만, 성격을 깊이 파악할 만한 자리는 함께 하지 못했다.3자를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승부욕이 강하다고 한다. 골프를 치면서 캐디의 보조 미숙, 라커열쇠 분실과 배상요구 등으로 이미 화가 나있었던 상태였던 것 같다. 평소 그의 술자리 매너는 그리 난폭하지 않다고 한다. 욱하는 성격은 있으나 아무 자리에서나 실수하는 타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날은 골프 때문에 열이 오른데다 텃밭인 대구·경북(TK) 기업인들이 무시한다는 불만이 폭탄주와 함께 상승작용해 폭발했을 수 있다. 곽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좋아하는 골프·술까지 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다음 대선에서 이기면 보자.”는 오기가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TK기업인 몇몇이 ‘손볼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이 나온다. 과거 정권에서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다. 야당시절 동향 혹은 학교 선후배에게 대접받지 못하면 더 서럽다. 영남정권에서 대표적 영남기업이, 호남정권에서 대표적 호남기업이 몰락했던 전례가 있다. 곽 의원은 물론, 한나라당 인사 중에 혹시라도 ‘복수’를 마음에 품고 있다면 털기 바란다. 기업인의 기회주의적 속성에 앞서 큰 틀에서 사회권력 이동의 기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인이 기업인에게 노골적으로 돈을 달라고 할 수 있는 시절은 지나갔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곽의원 파문과 유사한 사례로 1986년 국방위 회식 사건이 꼽힌다. 국회 국방위원과 10여명의 군장성이 요정에서 난투극을 벌인 사건이다.80년대 중반까지 군인 앞의 정치인은 그야말로 ‘고양이 앞에 쥐’였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유리컵을 던져 군장성을 다치게 했다. 이어 두들겨 맞기는 했지만, 금배지가 별을 누르는 상징적 계기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유리컵을 던진 이는 남재희 전 의원이다. 술자리 추태라는 점에서는 같았지만, 남 전 의원은 새시대를 열었던 반면 곽 의원은 과거로 돌아가려 했다는 점에서 집중비난을 받고 있는 셈이다. 1980년대 후반 이후 10년 이상은 직업정치인의 전성시대였다. 권력의 원천은 보통 물리적 힘, 돈, 정보 등 3가지로 볼 수 있다. 군인의 힘이 약해지자 정권을 잡은 정치인들에게 힘·돈·정보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하지만 민주화의 축적과 급속한 지식·정보사회화는 정치인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힘은 쓰기 어렵게 됐다. 정치권력을 잡았다고 돈이 오는 시스템도 무너졌다. 지식·정보에서 첨단기업이 오히려 정부·정치권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가 사회주류를 386·좌파 운동권·시민운동가로 바꾸려 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주류교체 논쟁은 곁가지라고 본다. 정치통제력이 급격히 약해지는 상황에서 정권에 관계없이 사회 주도세력은 이제 기업인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권력이동’이라는 저서에서 21세기에는 지식을 장악하는 계층으로 권력이 이동한다고 내다봤다. 폭력이나 굴뚝산업식의 부(富)에서 컴퓨터로 대변되는 정보·지식계층으로 권력이 이행된다는 설명이다. 정치인과 관료는 더이상 기업인을 윽박지르거나 이끌려해서는 안된다. 기업가에게 주도권을 넘겨 주되,‘천민(賤民) 자본주의’로의 회귀를 막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권력이 느슨해진 틈을 이용,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기업행태를 제어하도록 법·제도·정책을 펴나가야 한다. 술과 골프 정도는 제 돈으로 하는 선에서 즐기도록 하자. 그래야 새로운 사회주도층을 육성·견제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을 휴일엔 잊자/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을 휴일엔 잊자/육철수 논설위원

    남의 자서전을 즐겨 읽는 편이다. 주인공이 평범한 사람이든 유명인사든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얘기를 자기가 직접 쓰면 과장이나 미화보다는 양심상 진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한 인생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인간적 매력에 취하기도 하며, 그의 역경 극복 과정을 통해 용기를 얻곤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백에세이 ‘여보, 나좀 도와줘’를 접한 것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2002년 12월 말이다. 당시 정부 부처의 국장급 간부들의 방에는 으레 이 책이 한권씩 있었다. 아마도 새 대통령이 어떤 인품인지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기자도 호기심이 발동했다. 대통령이 되기 8년 전에 쓴 책이니 우선 신뢰도가 높을 것 같아 단숨에 일독했다. 노 대통령은 글실력과 표현력이 대단해서 첫 장부터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변호사 시절 수임료 문제로 어떤 아주머니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얘기, 중학생 때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글짓기에서 백지를 냈다가 선생님에게 된통 혼난 일, 가난했던 시절 임업장에서 묘목을 훔친 사연, 초선 의원 시절 YS(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촌지를 받으며 좋아하던 모습, 어느 대기업으로부터 광고출연을 퇴짜 맞은 일….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같이 ‘가슴깊이 숨겨두었던’ 얘기들이다. 너무 적나라하게 쏟아내 철철 넘쳐 흐르는 인간미에 그만 홀리고 말았다. 그때까지 청문회 스타로만 알았고, 국회의원 몇번 떨어져도 의지를 굽히지 않는 고집센 정치인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인간적인 면을 뒤늦게 알아 후회(?)도 들었다. 요즘도 대통령에게 불만스럽거나 미워질 때는 이 책을 뒤적인다. 비판의 강도를 낮추거나 수위를 조절하는 데 효과가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대가 컸던 탓일까. 대통령에 취임한 뒤 초장부터 기대에서 빗나갔고,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는 일이 잦았다. 같은 말과 행동을 변호사·국회의원으로서 하면 ‘인간적 풍모’로 여겨지겠지만 대통령으로서는 ‘지도자적 자질’로 변질되는 게 못내 딱하기도 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동안 단 한 컷의 사진이 대통령의 인간미에 근접했는데, 언젠가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식판에 흘린 콩나물을 주워 먹는 모습이다. 막중한 국정에 짓눌려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 탓이겠지만, 파안대소하는 모습을 본 기억은 없다. 달리 생각해보면 대통령을 ‘감옥’에 가둔 채 들여다보는 국민의 눈이 너무 많아 경직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직설적이고, 진솔하며, 감성적인 인간 ‘노무현의 장점’이 혹시 ‘대통령의 단점’으로 고착되어 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금 나라는 도무지 조용할 날이 없다. 대통령이 “이러다가 내가 나라 망치는 것 아닌가.” 우려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전방 총기난사 사고 전날에는 군수뇌부와 골프치면서 격려했다고 항간에서 수군대는 모양인데, 점쟁이도 아니고 누가 그런 끔찍한 일이 터질 줄 알았겠는가. 일이 잘되려면 척척 받쳐줘야 하는데 지지리 운이 없다고나 할까. 마침 공무원들은 다음달부터 주5일 근무에 들어간다.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이참에 하나 제안하고 싶다. 평일엔 분(分) 단위로 빡빡한 일정에 묶이고, 국가의 장래를 위해 고독한 결정을 내릴 때가 많은 대통령을 토·일요일엔 좀 풀어주자. 나라는 어차피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돼 있으니까 대통령에게서 휴일만은 신경을 끄자는 얘기다. 푹 쉬다가 시간나면 지인들과 운동을 해도 삐딱한 눈으로 쳐다보지 말고, 가끔 각본없이 ‘강남아줌마’를 만나 부동산 얘기도 들어보고, 시장에 들러 현장 경제와 서민의 삶도 가벼운 마음으로 알아보게 하자는 거다. 대통령이 여유를 되찾아 국정에 자신감이 붙는다면 예전의 순수했던 인간미도 살아날 것이고, 그게 나라 좋고 국민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ycs@seoul.co.kr
  •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라마 ‘제5공화국’과 5·18/이용원 논설위원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지난 토·일요일 MBC드라마 ‘제5공화국’을 본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봉 세례에 거꾸러지는 학생·시민들과 그 위로 다시 쏟아지는 발길질, 피투성이 몸에 팬티만 걸친 채 줄줄이 연행되는 청년들, 그리고 교련복 입은 대학생의 복부로 찔러들어가는 총검…. 1980년 5월18∼19일 전남대 앞과 금남로 등 광주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계엄군의 잔악한 폭력이 화면에 그대로 살아나고 있었다. 곁에서 함께 TV를 보던 딸아이가 아빠, 저 군인들 왜 저러는 거야? 어떻게 저런 일이 있어? 라고 물었지만 목이 메어 대답할 수가 없었다. 속으로만 그래 실제로 있었던 일이야, 그것도 불과 25년전 우리땅 한쪽에서. 저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제 너희는 저 말도 안 되는 폭력과 결별한 새 세상에서 마음놓고 살아가는 거야 라고 되뇔 뿐이었다. ‘5·18민중항쟁’의 실상이 우리사회에 두루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쯤이다. 금서임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전파되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황석영 엮음)이 출간된 때가 1985년 5월이었다. 또 외국 언론과 외국인 선교사가 찍었다는 다큐멘터리 필름 몇 종류가 은밀히 떠돈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후 민주화를 이루면서 ‘5월 광주’에 관한 각종 증언·기록이 쏟아져 나왔고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을 비롯한 신군부에 대한 내란죄 재판도 열렸다.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하는 등 몇가지 과제가 남기는 했지만 ‘5·18’의 진상은 이제 대부분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지난주 방영한 ‘제5공화국’의 ‘5·18 민중항쟁’편 1·2부가 그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걸 보면 국민 대다수는 그동안 그 내용을 어렴풋이 짐작만 했을 뿐 정확히 몰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제5공화국’은 ‘5·18’에 관한 최초의 대중적 보고서라 감히 평가할 만하다. 드라마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시위진압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는 한편으로, 전두환을 정점으로 한 신군부가 정권장악의 수단으로써 이 상황을 이용하려고 음모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울러 광주시민이건 공수부대원이건, 이름 없는 백성이 거대한 격랑에 휩쓸려 희생 당하는 시대상을 일깨워 주었다.1980년 5월 한국사회의 경험이 총체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역사 드라마가 곧 역사 그 자체인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이미지화한 역사가 문자화한 역사보다 역사현실을 더욱 잘 재현할 수 있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자의 지적처럼, 제대로 만든 역사 드라마에는 역사책 몇권을 합친 것 이상의 미덕이 있다. 이제 젊은 세대도 그들의 부모가 그 나이때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리라 본다. ‘5월 광주’는 한 TV드라마를 통해 비로소 그 전모를 국민 앞에 드러냈다. 그러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에서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하도록 지시한 발포명령자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공식·비공식 실종자가 400명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계엄군이 희생자를 대거 암매장했다는 장소의 존재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14일 처음 전체회의를 가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는 ‘5·18민중항쟁’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미제로 남아 있는 광주의 진실을 밝힐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법은 단 하나이다. 가해 당사자들이 양심고백을 해 진실을 밝히는 길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보다 더 무기력한 여당이 있었나/김경홍 논설위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 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2년 4개월이 지났다. 임기 5년의 반이 지난 셈이다. 마지막 1년을 대선정국으로 보내고, 적지 않을 레임덕 현상까지 감안한다면 실속있는 임기는 불과 1년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단임제 대통령과 여당은 정권 초반에 국정과제나 개혁조치들을 국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때로는 밀어붙여서라도 관철시켜야 하는 것이다. 선거로 탄생한 정권이라면 당연히 초반에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출발부터 기우뚱거리더니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작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등장은 낡은 정치가 사라지고, 사회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양극화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 같다. 정권의 힘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합심해 국정과 민생을 챙기는 데서 나온다.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여권의 힘은 팀워크에서 나온다. 그런데 참여정부 2년반 동안 청와대와 정부는 그 자리에 있었다손 치더라도 여당은 도대체 무얼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다. 당시 민주당의 후보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국민들은 정권을 재창출한 여당이 개혁정치에 앞장서 주기를 바랐다. 그런데 집권세력은 새 집을 짓겠다며 민주당을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은 새정치와 개혁정치에 앞장섰어야 했다. 열린우리당 출범 당시는 수가 모자랐다는 변명이 통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탄핵정국의 역풍 속에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에 원내 과반수라는 힘도 실어줬다. 그리고 또 1년2개월이 지났지만 집권여당의 존재는 한없이 왜소하기만 하다. 과반을 1년도 버티지 못한 것은 물론, 과반을 가지고서도 개혁다운 개혁조치 하나 이뤄내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에 한번 물어보자. 박물관에 보내야 되겠다던 국가보안법을 폐지했는가. 그토록 분배를 내세우더니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는가. 집값 잡겠다고 나서더니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 실업자는 줄어들었는가. 북핵위기는 벗어나고 남북관계는 발전하고 있는가. 보통사람들이 보기에도 실적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것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정혼란과 정책실패를 청와대와 정부 탓으로 돌리는 모양이다. 그래서 4·30 재·보선에서 완패한 이유로 때로는 당정분리나, 당정협조 체제가 잘 안돼서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것이다.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김근태 장관 등 실세장관들이 열린우리당에서 갔고, 문희상 당의장은 청와대에서 왔다. 당내에는 대통령의 직계라고 불리는 정치세력도 있다. 한 배를 탔는데 더이상 당·정·청 협조체제가 뭐가 필요한가. 그런데도 최근에는 총리가 대통령의 측근들을 공격하고, 당에서는 총리를 공격하고, 당내에서는 개혁파와 실용파가 서로 헐뜯는 사태가 빚어졌다. 콩가루 집안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아직도 열린우리당에서는 개혁이니 실용이니, 성장이니 분배니 하는 말만 앞세우는 논쟁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말이 개혁파고 실용파지, 개혁도 못하는 개혁파가 있을 수 없고, 실용도 못 챙기는 실용파는 이미 실용파가 아니다. 그 사이 분배도 놓치고 성장도 놓쳤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걱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지금껏 보아온 여당 가운데 아마도 가장 무기력한 여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 집권여당이라고 내세울 시간도 물리적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차라리 총재단일지도체제로 가든지, 아니면 색깔에 맞춰 ‘헤쳐모여’하는 것이 민생을 덜 피곤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덜 붐비는 폭포·분수·호수 어디에?

    덜 붐비는 폭포·분수·호수 어디에?

    어느덧 한낮의 햇살이 점점 부담스러워지는 여름의 초입이다. 한주 내내 선풍기나 에어컨에 의지하는 것이 도시인들의 ‘숙명’이라지만, 퇴근 길에 찾을 수 있는 시원한 폭포·호수 등도 꽤 있다.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덜 붐비는 곳을 찾아가 보자. ●면목동 동양 최대 용마폭포엔 체육시설까지 서울에도 대형 폭포가 있다.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공원에는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가 있다. 높이 51.4m에서 떨어지는 장쾌한 물소리가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느낌이다. 특히 용마폭포 양쪽으로 21m의 청룡·백마폭포가 함께 버티고 있어 장관을 이루며, 폭포물이 떨어지는 곳에는 700평의 연못도 형성돼 있다. 공원에는 축구장·테니스장·배드민턴장·잔디광장 등 시설도 갖춰져 있다. 폭포는 오는 9월까지 매일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3∼5시에 가동된다.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양화대교를 건너 김포방면으로 가다 보면 양화교 인공폭포도 있다. 높이 15m, 폭 98m로 크지는 않지만 시원한 청량감은 만끽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근처에도 높이 10m의 구파발 폭포가 있다. 해질 무렵 호수에서 고즈넉한 낙조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지하철 2·8호선 잠실역과 8호선 석촌호수역과 가까운 석촌호수는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둘레 2.5㎞, 총면적 8만 5000여평의 큰 규모라 붐비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 ●건국대 일감호 등 호수 찾으면 낙조는 ‘덤’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조깅로나 발 씻는 곳까지 있는 지압코스, 아기자기한 산책로 등이 일품이다. 호수 둘레를 따라 휴게시설·카페·음식점 등도 잘 갖춰져 있다. 토·일요일 수변무대나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공연도 무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한다.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에서 내리면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호수는 건국대학교 내 일감호. 대학교 내에 있는 호수지만 일반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호수에서 지하철 상·하행선이 서로 교차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덕분인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건대 앞 로데오거리와도 가까워 여유롭게 산책한 뒤 옷을 사거나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경기 수원시 농촌진흥청 내에 있는 서호도 숨겨진 ‘비경’ 중 하나다. 주변이 탁 트여 있고 경부선 철길따라 기차와 전철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호수 옆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아도 안심이다. 국철 화서역 주변 맛집골목에서 영양 돌솥밥·수원갈비 등을 맛볼 수도 있다. ●도봉구청 앞 광장 등 분수에선 물장난 바닥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분수가 시청앞 서울광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봉구청 앞 광장에도 분수대가 있다. 어린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모습은 서울광장 앞 분수대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예술의 전당에는 가로 43m, 세로 9m의 세계 음악분수대가 있다. 주말 분수대와 이어진 야외무대, 우면지 등을 찾으면 무료로 국악·전통극 등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월드컵공원이나 일산호수공원 등에서도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즐길 수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서울광장] 시장에 맞서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장에 맞서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참여정부 출범 후 5차례의 초강도 투기억제책을 이겨낼 정도로 슈퍼 박테리아보다 더한 시장의 힘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일까. 지난 2월초 5억 4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던 분당의 이매동 49평형 아파트가 4개월만에 9억 5000만원에 사자는 사람이 나왔음에도 집주인은 매물을 거둬들였다. 자고나면 몇천만원씩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가 ‘J프로젝트’ 중심지역으로 설정한 전남 해남에서는 요즘 논밭을 갈아엎고 10㎝ 간격으로 무화과 묘목을 심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땅 수용시 무화과 묘목이 가장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묘목 수에 따라 수용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서민의 정권을 표방하고 나선 참여정부가 역설적으로 지주와 부자들의 이익에 가장 충실했던 정권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촉발된 집값 폭등세가 분당, 용인, 죽전, 평촌 등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전국적으로 개발붐에 편승한 투기바람이 휘몰아치면서 전문가들이 예단한 참여정부의 평가표다. 정권 출범 후 2년여만에 전국의 땅값을 500조원이나 올려놓았으니 전국의 땅 45%를 보유한 1%의 땅부자들만 배불린 꼴이다. 세금납부액을 기준으로 하면 땅부자 1인당 18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요즘 시중의 화제는 온통 집값, 땅값이다. 그럼에도 몇달 사이에 집값이 수억원이 올랐다는 수혜지역 주민도,‘호떡집’ 불구경에 짜증만 늘어나는 서민들도 치솟는 집값, 땅값에 불안하기는 매한가지다. 당국자들은 이곳저곳에서 자문을 구하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경기회복을 위해 기준금리 연 3.25%를 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 부총리는 서울 강남과 분당 정도에 일찌감치 ‘방화벽’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가진 자들끼리 치고받도록 내버려두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본다고 한다. 그랬더라면 지금 강남 이남지역을 휩쓸고 있는 ‘판교발 쓰나미’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둑이 무너진 이상 투기가 불거지는 곳마다 뒤따라 다니며 두더지 잡기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은 ‘공급이 최선의 해법’이라면서도 강남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잦아든다.‘강남 규제’라는 참여정부의 기본틀을 깰 용기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는 11월 판교신도시 분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꼬리를 내린다. 참여정부 출범 후 5차례의 초강도 투기억제책을 이겨낼 정도로 슈퍼 박테리아보다 더한 시장의 힘을 이제야 알아차린 것일까.‘위원회는 우리의 희망’이라며 ‘10·29대책’을 위원회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나 역대 어느 정권보다 부동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인식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이들은 좀 더 밀어붙이면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투기세력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한마디로 오기의 발로다. 지금이라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발상을 바꿔야 한다. 백화점의 명품 코너처럼 돈 많은 사람들이 그들만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서민들로서는 명품족의 노는 행태가 눈꼴 사나울지 몰라도 백화점 점주에게 명품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한 부총리가 말한 ‘방화벽’이자 시장논리이기도 하다. 건교부는 서울시가 강남 재건축 완화를 요구하자 안전진단 규정을 동원해 또다시 반대했다. 이런 식으로는 집값을 잡지 못한다. 공급 확대를 통해 서울 강남의 스카이라인마저도 바꾸겠다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만 지금의 광풍을 잠재울 수 있다.‘시장에 맞서지 말라.’ 500조원이라는 값비싼 교육비를 들인 시장의 교훈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盧·부시, 北실체 놓고 언쟁말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盧·부시, 北실체 놓고 언쟁말라/이목희 논설위원

    양국 정상은 북한의 이중성(二重性)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대화를 진행시켜야 한다. 가진 정보를 모두 교환하되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 김일성이 1994년 사망하자 정부는 정보부족으로 당황스러워 했다. 일부 국내전문가들은 “대인기피증이 심한 김정일 체제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때 미국이 김정일 정보파일 책자를 선심쓰듯 우리 정부에 건넸다. 고급정보와 함께 심도있는 심리분석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김정일이 리더십이 있고, 활달하며, 영민한 측면이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인공위성, 정찰기, 통신감청을 통한 군사정보 수집에서 미국이 한국보다 단연 앞선다. 하지만 한국은 인적 첩보 수집에서 낫다고 여겨 왔다. 특히 북한은 같은 민족이다. 심리분석은 우리가 당연히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 않음을 알았다고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고했다.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면담했던 정부 고위당국자는 비슷한 언급을 했다. 부시가 북한에 대해 막힘없이 얘기하더라는 것이다. 메모도 없이 현안을 빠짐없이 거론하며 상대에게 끼어들 틈조차 주지 않더라고 말했다.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된 뒤 한국과 미국 정상은 북한, 특히 김정일을 어떻게 볼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곤 했다. 북핵 위기가 불거지고는 더욱 심해졌다.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일은 내가 더 잘 안다.”는 자부심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에서 도리어 곤경을 겪었다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YS는 “북한을 다루는 일은 우리에게 배우라.”고 매번 강조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고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핵대사가 ‘북핵 위기의 전말’이라는 저서에서 소개했다.DJ는 2001년 전화회담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자신만큼 한반도의 역동성과 북한의 실체를 모른다는 식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부시 대통령은 수화기를 막고 배석한 미 당국자에게 “자기가 뭔데”라며 기분나빠 했다는 것이다. YS는 재임 당시 “북한에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말라.”고 미국측에 요구했다. 반면 DJ는 “북한을 달래는 것이 옳다.”며 햇볕정책을 강조했다. 한국이 가진 대북 정보가 달라진 때문이 아닐 것이다. 같은 정보라도 지도자에 따라 판단이 180도 바뀜을 보여주고 있다. 그 점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클린턴 행정부는 김정일 정권을 대화상대로 인정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부시쪽은 타도대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오랜 시간 정보업무를 다뤘던 인사는 이런 말을 했다.“최고지도자가 가진 선입견에 맞춰 가공되고, 변형되는 것이 정보의 속성이다.” 북핵 위기 이후 한국은 YS-DJ-노무현 대통령으로 정권이 이어져 왔다. 미국은 클린턴에 이어 부시가 집권했다. 한국이 대북 강경에서 온건으로 흐른데 비해 미국은 거꾸로였다.DJ와 클린턴의 궁합이 맞았을 뿐,YS-클린턴,DJ·노 대통령-부시의 조합은 껄끄러움을 보였다.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서로가 가진 대북 정보를 교환하며 상대를 설득하려할 것이다. 정보의 우열은 짧은 시간 안에 가리기 힘들다. 판단과 주장이 있을 뿐이다. 서로 “내가 옳다.”고 강요해선 정상회담은 성공하지 못한다. 북한이 시간을 끌면서 끝내 핵무장을 할지, 보상이 적정하면 핵을 포기할지는 김정일 스스로도 모를 수 있다. 한·미 정상이 김정일과 북한의 주관적인 심리 상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이유는 없다고 본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이중성(二重性)을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대화를 진행시켜야 한다. 가진 정보를 모두 교환하되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 북한이 이른 시일안에 6자회담에 복귀했을 때의 시나리오와 함께 시간을 끌거나, 핵상황을 악화시킬 때의 대응책을 함께 협의해야 한다. 공식발표와는 별개로 큰 틀의 대응수순에 공감대를 이룩해야 한·미 관계가 정상적으로 굴러간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굴러온 행운 포기하는 서민들/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굴러온 행운 포기하는 서민들/육철수 논설위원

    일정 소득 이하의 서민이 분양권을 땄을 때 은행지원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계약금 대출’이나 ‘이자 후불제’ 같은 것을 기금에서 도와 준다면 어떨까. 재건축 일반분양에는 당첨포기 아파트가 많게는 수십개씩 나온다. 이른바 ‘틈새시장’이라는 건데, 재건축 조합원이 아니거나 청약통장이 없어도 눈치 빠르면 아파트를 살 수 있어 그렇게 불린다. 대부분은 경제력이 없는 서민들이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집들이다. 얼마전 서울 잠실의 재건축아파트 분양 때 일이다. 사업가 P씨는 지인으로부터 분양포기 아파트를 노려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이런 아파트는 선착순으로 분양되는데, 사업으로 바쁜 그는 고심끝에 대학생 3명을 구해서 50만원씩 주기로 하고 분양사무실 앞에 닷새 밤낮동안 줄을 세웠다. 덕분에 그는 누군가가 포기한 32평짜리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복을 가로챈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더란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분양가 6억원 남짓한 이 아파트는 입주하면 7억∼8억원은 거뜬하다고 한다. 아파트를 포기한 서민은 억대의 수익을 놓친 셈이다. 그로서는 은행에서 중도금대출을 받는다 해도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을 테니 달리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이러니 굴러온 행운조차 간직할 여력이 없고, 막말로 줘도 못 먹는 게 서러운 서민들의 신세다. 강남에 사는 사람들을 나쁘네 좋네 온갖 험담을 해대는 세태라지만, 요지 중의 요지인 강남에 수억대짜리 집 한 채 갖고 싶은 심정이야 서민이라고 다를 바 있겠는가. 그런데 경제력은 생각 않고 분양신청을 냈다가 덜컥 당첨되면 이게 그만 더 가슴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서민주거지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민임대와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3조원가량을 썼다. 국민주택자금 1조 7000억원,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5조 8000억원(모기지론)을 3000만원 이하 소득가구의 주택구입자금으로 지원해 총 12만 가구가 혜택을 누렸다. 저소득층·근로자·서민 전세자금 지원도 연간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한해에 자그마치 12조원을 서민주거지원에 푸는 셈이다. 그러나 주택구입자금은 기존 주택을 매입했을 때 3억원 한도에서 지원해줄 뿐, 분양권의 경우는 특별한 지원이 없다. 국민임대주택은 임대기간이 30∼50년으로 반영구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저 거주의 개념일 뿐, 마음대로 팔 수 없어 재산적 가치는 별로다. 내집을 가져야 그래도 돈이 필요할 때 팔 수 있고, 더 큰 집으로 옮기는 데도 유용하다. 그러니 거주보다는 소유개념이 강한 우리 현실에서는 어떻게든 내집을 갖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정 소득 이하의 서민이 분양권을 땄을 때 은행지원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계약금 대출’이나 ‘이자 후불제’ 같은 것을 기금에서 도와 준다면 어떨까 싶다. 그게 어려우면 분양당첨은 됐지만 계약능력이 없는 서민들로부터 ‘분양권매도신청’을 받아 분양권 양도를 제한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최소한 그들이 얻은 행운이라도 소득으로 연결시켜 주는 방법도 괜찮겠다. 정부는 외환위기 직후 어려운 경제를 타개하기 위해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 적이 있다. 은행들은 강남의 타워팰리스 같은 고가주택 매입자들에게 분양가의 90%까지 대출해 줬다. 그렇다면 서민들을 도와주는 데도 인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냥 대출해 달라는 게 아니고 분양권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고, 분양권 전매의 경우는 양도차익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면 될 것 아닌가. 강남 땅이 서민들에게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분명하나 부자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돈이 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돌아서야 하는 서민들에게 인위적으로라도 진입 기회를 주거나 적어도 희망만은 잃지 않게 해주자는 얘기다. 정책적 판단이 선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서민들에게 야속한 현실을 벗어날 길을 찾아주자는 뜻에서 해본 이런저런 생각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신행정도시 특별법’ 15일 이전 헌법 소원

    ‘신행정도시 특별법’ 15일 이전 헌법 소원

    ‘신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이 오는 15일 이전에 헌법소원된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하던 수도분할, 수도이전 찬반 논쟁이 또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변호사 선임 서둘러 서울시의회(의장 임동규)는 3일 “정부가 추진 중인 ‘신행정중심도시 건설계획안’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어 헌법소원을 제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소송대리인을 선임키로 하는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갔다. 소송대리인은 지난번 행정수도 건설 관련 법의 위헌을 이끌어낸 이석연 변호사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소송 당사자는 임 의장을 비롯, 최상철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대표 등 다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 102명 중 69명 서명 이에 앞서 102명의 서울시의회 의원 가운데 69명의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헌법소원을 바라는 서명작업을 펼쳤다. 또 지난 3월22일에는 ‘신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에 대한 재심을 요청하는 청원도 접수했다. 이는 헌법소원에 필요한 법적 절차이다. 당시 임 의장은 “수도분할을 정파적·정략적으로 결정한 특별법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계속적인 반대투쟁을 천명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준비 중인 헌법소원의 최종 시한이 오는 15일로 다가왔다. 헌법소원은 기본권의 침해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기본권의 침해가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 둘 중 어느 하나의 기간이 지났으면 헌법소원은 부적법하게 된다. ‘신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은 국회 본회의를 지난 3월2일 통과,3월18일 공포됐다. 따라서 이 법안의 경우 공포일인 3월18일을 기준으로 90일 이내이므로 6월15일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마감일이 된다. ●청구 전 여론몰이 시민집회 등 추진 서울시의회는 헌법소원을 접수하기 전에 또 한 차례의 대규모 시민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수도분할을 반대하는 여론몰이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는 수도분할반대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회, 기획단 등 의회 내 3개 조직을 활용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김태호 서울시의회 운영전문위원은 “지난 3월15일 펼쳐진 ‘수도분할저지 범국민 궐기대회’ 규모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당시 의원들은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의 시민들을 참여시켜 정부안에 대한 반대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이와 동시에 의원들은 그동안 진행해 오던 1000만명 반대서명운동, 홍보차량 4대를 활용한 가두홍보, 지역별 반대집회 및 홍보 등을 더욱 강화하는 등 수도분할을 반대하는 분위기 고조에 적극 앞장서기로 결의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신명난 우리가락에 빠~져봅시다

    신명난 우리가락에 빠~져봅시다

    “얼∼쑤, 사람들도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한 판 걸쭈욱하게 놀아보세.” ●청소년들 인사동서 ‘잡색굿’ 축제 이끌어 지난 4일 오후 서울 도심의 빌딩숲 사이로 농악과 함께 구성진 입담이 울려퍼졌다. 장소는 인사동 입구의 남인사마당. 어느새 1000여명의 시민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청소년들. 각설이와 광대, 엿장수 등 다양한 복장을 한 이들은 서울시 청소년 우리소리 축제인 ‘청소년 잡색굿 2005’를 이끌었다. ‘어릿광대’들이 좌중과 웃고 떠드는 사이에 4시간의 공연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이번 행사는 우리 전통문화를 계승·발전하기 위한 ‘작은 학교’인 작은소리학교가 주최하고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우리 소리 축제다. 소멸되거나 소외되고 있는 우리의 전통 문화를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직접 계승·복원하는 축제의 한마당이다. ●쟁쟁한 국악인들 출연 솜씨 뽐내 한성디지털대학교 연극영화과 이태훈 교수, 서해안풍어제 이수자 이해경씨, 영광굿 이수자 민주옥씨 등 쟁쟁한 기성 국악인들이 자라나는 새싹들과 함께했다. 잡색은 악기를 연주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농악을 치는 이는 앞치배, 잡색들은 뒷치배라 부른다. 잡색에는 무등을 타고 나와 춤을 추는 무동과 할미, 양반, 조리중, 대포수 등이 중심이 된다. 탈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잡색은 구경꾼들에게 장난을 걸거나 농담을 하면서 논다. 이날 참가한 팀은 10개. 비경쟁으로 이뤄진 이날 행사에는 ▲각설이타령, 엿장수, 약장수, 뱀장수 등 재담류 ▲비나리, 무속굿소리, 염불소리, 상여소리 등 통과의례 소리류 ▲병신춤, 문둥춤, 살판, 버나, 줄타기 등 개인기 재주류 ▲잡색이 풍부한 풍물굿패 ▲풍물굿에서의 잡색놀이 등이 펼쳐졌다. ●약장수·각설이·엿장수 차림 4시간 공연 이번 행사의 ‘주연’은 재담꾼. 약장수, 뱀장수, 엿장수, 각설이 등 다양한 배역을 맡은 청소년들은 한 달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시민들 앞에서 맘껏 뽐냈다. 남사당놀이 중 접시 돌리기인 버나, 땅재주인 살판 등 다양한 묘기도 선보였다. 작은소리학교 왕서리 사무국장은 “재담을 배우는 청소년들이 드물어 전통문화를 공부하면서 끼 있는 아이들을 추천받아 이번 행사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남영광굿 서울전수단 학생들이 탈을 쓴 채 재현한 ‘도둑제비굿’, 한성디지털대학 학생들이 뺑덕어멈이 나오는 마당극을 현대적으로 각색된 ‘퓨전뺑파극’, 무당이 하는 굿인 ‘무굿소리’ 등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작은소리학교에서는 이밖에도 다양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작은소리학교는 은평구 진관외동 사무실에서 매달 풍물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청소년 광대학교 2005’도 열고 있다.60여명의 청소년들은 8월 말까지 10회에 걸쳐 국악 명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기량을 전수받게 된다. ●9월엔 서울광장서 ‘마을굿’ 펼쳐 오는 9월에는 이들의 우리 가락이 서울광장에도 울려퍼진다. 제7회 서울시 청소년 전통예술한마당인 ‘청소년 마을굿 2005’가 서울시 주최로 열린다. 왕 사무국장은 “청소년들이 입시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지만 잡색 등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풀어냄으로써 현대사회를 기름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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