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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야기(23)] 도심의 열린 문화쉼터

    [서울이야기(23)] 도심의 열린 문화쉼터

    올 여름도 무더운 날의 연속이었다. 간혹 소나기가 더위를 식혀 주기도 했지만, 비가 그치자마자 무더위는 계속되었다.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에 개장한 ‘서울숲’을 최근 방문했다. 햇살이 따가운 한낮의 공원에 의외로 놀이동산처럼 많은 시민들이 있었다. 언뜻 생각하기에 놀이동산과 공원이 비슷하게 인식되지만, 놀이동산에서는 각종 프로그램 및 놀이기구로 분주하게 순회하는 것이 상례이고, 공원에서는 자연 속에서 거닐거나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자연환경을 즐긴다. 한낮의 더운 날씨 탓이기도 하지만, 서울숲은 넓고 다양한 경관을 가지고 있어 자전거로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공원을 선회하다보니 바닥분수에서 물을 즐기는 어린이들, 스케이트 보드로 묘기를 부리는 청소년들, 자연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단체, 시냇물처럼 조성된 곳에서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 공연준비로 분주한 사람들 등 예전의 도심공원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었다. ●닫힌 공간에서 열린 공간으로 “노래방, 빨래방, 놀이방,PC방,DVD방, 찜질방,…. 또 아파트, 빌딩, 상가건물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도시는 수많은 방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온라인 방까지 가세, 한국은 말 그대로 방의 도시다.” 2004년 제 9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은 ‘방의 도시’(City of bAng)라는 작품으로 참가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방’을 영어의 ‘room’과 차별시하여 한국의 고유명사로 정의하고 있다. 즉, 다양한 이름의 방들, 방들을 담고 있는 건축물이 일상에서 생겨나고 퍼지는 것을 특유한 한국적 상황으로 설명한 것이다. 한국전시를 총괄한 정기용씨도 “한국의 방을 모르면 한국 도시의 미래를 알 수 없다.”고 단언하였다. 오늘날, 이런 방들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발견되며,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미 친숙한 공간이다. 노래방, 빨래방, 놀이방 등 복합어의 명칭으로도 알 수 있듯이 각각의 방들은 고유한 기능을 가진 공간이다. 이들 공간은 개별적이며, 외부공간과 무관하게 기능변화, 수평적, 수직적 조합이 무한히 가능하다. 작품처럼 방의 무한한 변용 및 조합, 디지털문화의 가능성으로 역동적인 한국 도시의 현주소와 미래를 전망할 수 있지만, 여전히 그 익명성과 폐쇄성에 대한 질문이 남아 있다. 유럽도시의 매력을 언급한다면, 역사적 기념비, 고풍스러운 건물, 미감이 있는 가로시설물 등 물리적 환경 이외에도 시민들의 생활상을 빼놓을 수 없다. 거리의 작은 카페에서 담화하는 사람들, 광장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음악연주를 하는 사람들 등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도시를 한층 더 아름답게 한다. 혹자는 이러한 외부경관이 기후적 조건으로, 생활방식의 차이로 동양도시에서 발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설명하지만, 사실은 기능위주의 현대도시로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상실된 것이다. 일본건축을 세계화하는 데 큰 공헌을 한 기쇼 구로카와(黑川記章)는 서양과 구별되는 동양적 공간을 ‘마루’와 같은 건물외부와 내부 간의 중간영역으로 여기고, 자연환경에 열린 전통공간의 가치를 지적하면서 도시에서 인간과 자연간의 공생관계를 회복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에 의하면, 동양도시는 근대화되는 과정에서 자연과의 유대감을 상실했다. 동양도시는 본질적으로 주변의 자연환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사상적으로 인간과 일원론적인 자연관을 지니고 있기에, 풍수지리설과 같은 자연과 합일된 구성을 도시이론으로 가지고 있다. 서울의 자연경관이 수려한 것도 이런 자연관과 도시이론에 기인하며, 시민들의 자연친화적인 생활은 당연한 귀결이다. 동양의 산수화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이 붓으로 일획을 긋는 듯한 기법의 신비함에도 그 이유가 있지만, 서양화처럼 투시도적 구도화가 아닌 자연에 자신의 감정을 인입하는 상상화라는 사실에 기인한다. 다시 말해 화가의 정신과 삶이 깃들어진 자연과의 대화가 작품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서울이 새로이 변모하고 있다. 아니, 서울이 제 모습을 찾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산이 자신의 모습을 찾고, 청계천에 물이 다시 흐른다. 또한, 세운상가는 종묘에서 남산을 잇는 새로운 녹지축으로 바뀔 예정이고, 복개하천의 복원사업이 곳곳에서 추진 중에 있다. 서울의 생태성이 회복되고,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며, 도심에서의 생태관광이 언급된다. 한강시민공원, 선유도 공원, 월드컵 공원, 서울숲, 서울광장은 Hi Seoul Festival, 강변 물 축제, 좋은 영화 감상회 등의 각종 문화행사와 더불어 이미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시민 휴식처로서의 자연은 도시위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인 행위를 유발한다. 이제 도시는 자연환경에 적극적으로 열린 시민공간을 제공하고자 변화할 것이다. 원활한 교통을 위해 주거지와 한강과의 관계를 절단했던 도로체계는 시민들의 용이한 접근을 위해 개편되고, 개인적인 조망에 중점을 두었던 아파트 개발은 강에서 바라보는 공공의 도시경관 측면으로 수정되려 한다. 도심광장은 권위주의적, 관료주의적 상징이 아닌 시민들의 쉼터가 되고 즐거움이 되면서 ‘문화서울가꾸기’에 동참한다. 비단 서울의 대표적인 공간이 아닐지라도 하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 자전거길, 산과 습지대에서의 생태공원 등 생활주변의 자연환경이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린다. 도시의 공간구조뿐만 아니라, 주5일 근무제 실시로 도시생활이 변화하고 있다. 매주 짧은 휴가를 맞이하게 된 격이라 자극적인 ‘밤의 문화’보다는 자연환경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는 ‘낮의 문화’가 선호될 것이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간만에 갖게 된 짧은 휴식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극적이고 일탈적이기 쉽다. 주5일 근무제 이전에 야간유흥업소가 더욱 성행했음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은 순간적인 쾌락보다는 지속적인 음미가 요구되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가족과 공유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공공장소에서 다양한 여가활동이 활성화된다. 이젠 주말에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 예기치 않은 전화를 하는 것조차 ‘센스’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서울이 산업도시에서 벗어나 문화도시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산업도시의 단계에서는 인원수에 시간을 곱하면 성과물이 양적으로 산출되지만, 문화도시에서는 물리적 측정이 불가능하다. 성과물의 양보다 질이 중시되고, 질은 문화의 성숙도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화가 성숙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문화적 체험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화체험이란 이례적인 일탈이 아니라, 일종의 여가활동처럼 일상의 연속이며, 일상생활 속에 배어난다.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노력만으로 부족하다.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자연스러운 참여가 요구된다. 서울시는 문화도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시민들은 ‘도시만들기’의 주체가 된다. 개인의 이익으로 인해 공공에 대하여 폐쇄적인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공익이 개인의 이익이 될 수 있는 공동체의식과 방안이 필요하다. 문화도시의 성패는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되기보다 총체적인 평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파리 센 강변의 카페가 개인의 명칭으로서가 아니라, 그 장소가 지니고 있는 분위기에 의미를 부여받고 있음을 상기할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것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품을 이식하고 늘 새롭게 단장하기보다는 살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웃과 공유하면서 가치를 키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금 한창 진행중인 서울시의 문화행사들은 문화도시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전제조건이 된다. 문화도시를 완성시키는 것은 시민의 몫이다. ●쉼터 나들이 파란 하늘, 짙은 녹음, 쾌적한 날씨, 어느덧 무더운 여름은 지나가고 완연한 가을이다. 멀리서 이색성을 찾기보다 주변에 있는 자연환경을 다시 둘러보고 계절을 만끽해보자. 가을정취를 느끼기에 한강시민공원의 코스모스 단지(이촌지구)나 메밀꽃 단지(양화지구)도 괜찮을 듯하다. 자전거를 타고 생태기행을 해도 좋다. 자전거 도로는 한강변뿐만 아니라 자연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안양천, 철새로 이름난 중랑천 등의 지천에도 연결돼 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길동 자연생태공원에서 생태체험학습을 하거나, 올림픽공원 내의 몽촌토성,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자연과 역사문화를 동시에 체험하기를 권한다. 작물재배를 직접 체험하고자 한다면, 서울외곽 곳곳에 있는 주말농장에서 ‘텃밭 가꾸기’를 할 수 있다. 도시의 가치가 물리적, 경제적으로 설명되기 전에 자연과 개인적인 관계를 지니는 산수화처럼 자신과의 교감으로 이해될 때, 어느덧 문화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백승만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계획설계부 부연구위원
  • 서울시향, 30일 청계천 전야음악제

    서울시는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 기간인 30일과 10월2일 이틀동안 각각 서울광장과 세종문화회관에서 음악제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30일 열리는 행사는 청계천 새물맞이 전야음악제. 오후 8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계속된다. 정명훈씨의 지휘로 서울시향과 국립합창단 등이 헨델의 메시아 중 ‘할렐루야’,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과 김연준의 ‘청산의 살리라’ 등 한국 민요들을 선보인다. 이어 2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명훈과 서울시향, 새로운 출발’이라는 정통 클래식 음악제가 개최된다. 서울시향이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과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연주한다. 30일 전야음악제는 무료지만 2일 음악제는 R석 10만원,S석 5만원,SA석 2만원,A석 1만원이다. 문의는 (02)3707-9412.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새달12일 유방암 예방 캠페인

    서울시는 대한암협회와 공동으로 다음달 12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유방암 예방을 위한 ‘핑크불빛 밝히기’ 행사를 연다. 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청본관 건물을 분홍색 조명으로 밝히고 분홍색 리본달기 캠페인, 유방암환우회콘서트,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공연 등을 펼칠 예정이다. 또 이날부터 14일까지 서울광장에서는 유방암 검진차량인 ‘마모버스’를 이용해 무료로 유방암 검진과 전문의 상담을 실시한다. 희망자는 인터넷(www.womens-health.co.kr)을 통해 선착순 500명 접수한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서울광장] 대한민국 교육에 학생은 없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한민국 교육에 학생은 없다/이용원 논설위원

    지난 22일 시작한 국정감사에 맞춰 여·야 국회의원들이 각 부문에서 다양한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 초·중·고 교육과 관련한 몇가지를 골라 주제별로 정리해 보았다. -우리 국민은 통상적으로 부담하는 교육세 말고도 공교육비로 지난해 6조 3000여억원을 학교에 직접 냈다. 특히 2002년부터 의무교육이 된 중학교 과정에서 낸 돈이 1인당 60만원 정도였다. 초등학교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아 서울의 학부모는 평균 51만여원을 내야 했다. -그렇다고 교육현장이 개선된 건 아닌 듯하다. 국무조정실이 올봄 초·중·고 급식 실태를 조사해 보니 결핵 보균자가 조리를 하는 초등학교와 여고, 유통기간이 지나 색깔조차 변한 쌀로 밥을 해 아이들에게 먹인 중학교가 있었다. 또 전국 초·중·고 교실 다섯 군데 중 하나는 냉·난방 시설 없이 여름·겨울 수업을 진행한다. 지역별 격차가 커 경남·북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교원을 포함한 교육공무원의 실태는 어떠한가. 지난 2년6개월동안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면직한 교원은 358명이며 이중 248명이 복직했다. 문제는 치유 확인 절차 없이 복귀한다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정신질환을 앓는 교원이 얼마나 교단에 서는지가 근본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기간 비리를 저질러 입건된 교육공무원은 1733명인데 그 가운데 청소년강간·성매매 등 성범죄가 35건이나 되었다. -올 들어 급식비를 못 낸 학생은 3만 2957명으로 지난해 1만 7630명의 두배 가까이로 늘었다. 또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생은 101명인데 1998년 이후 해마다 80∼207명이 목숨을 끊었다. -총리실이 설문조사해 보니 78.7%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며 그 가운데 90%이상이 초등학교 때 시작했다. 이처럼 사교육에 전력투구해 대학에 가봐야 국내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교육인프라 분야 국제 비교에 따르면 조사대상 60개국 중에서 52위에 불과하다. 이것이 이 시대 우리 교육의 자화상이다. 이땅의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과외에 시달리며 피 마르는 공부 경쟁을 한다. 학교에 가면 언제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모를 밥과 반찬을 때로는 녹슨 식판에 받아든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땀을 삘삘 흘려가면서 수업해야 한다. 게다가 가난한 집 아이는 급식비와 수업료(지난해 수업료를 내지 못한 고교생은 10만여명이다.)를 내지 못해 선생님의 눈총을 받아야 하고 급우들 앞에서 주눅 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학부모는 생활비를 줄여가며 학원·과외비에 학교운영지원비까지 낸다. 담배 한 개비, 술 한 병에도 꼬박꼬박 붙어 있는 교육세는 어디서 무엇에 쓰는지 모를 일이다. 국감 자료에 관해 교육인적자원부에 문의할라 치면, 담당 관리는 해마다 국감 철만 되면 으레 나오는 통계라며 지난해 수치와 다를 바 없다고 대답한다. 관심 갖는 게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우리사회의 교육에는 주인공인 학생이 없다. 교육제도와 학교 현장, 그리고 그 운영주체들을 두루 살펴 보아도 우리의 아이인 학생들을 위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남아 있는 건 학생들이 있어야 비로소 존재 가치를 갖는 교사, 교직원, 교육 관리 그리고 학교 현장에 줄을 댄 사업자뿐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등골이 휘어지는 불쌍한 학부모의 땀과 눈물이 있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청계천 새물맞이 시민축제로

    서울시향이 청계천 복원의 ‘팡파르’를 울리는 음악회를 잇달아 갖는다. 청계천 물길이 열리는 날을 전후해 시청앞 광장의 야외 공연과 실내공연을 통해 청계천 새물 맞이를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청계천 새물맞이 전야 음악회 시향은 청계천의 물길이 새로 열리는 다음달 1일 바로 전날인 오는 30일 시청앞 서울광장에서 흥겨운 축제의 밤을 밝힌다. 소슬한 가을 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질 시청앞 광장 공연을 통해 ‘문화 서울’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휘봉은 서울시향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영입한 정명훈 예술고문이 잡는다. 서울시향과 서울시합창단, 바리톤 한명원 등이 출연해 다채로운 공연 무대로 꾸며진다. 연주되는 곡들은 헨델의 수상음악과 메시아중 ‘할렐루야’, 왕궁의 불꽃놀이,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 ‘대장간의 합창’ 등 한결같이 야외 공연에 어울리는 흥겹고 장엄한 음악들이다. 이번 공연 1만 2000여석은 일반 시민들에게 무료로, 선착순 개방된다.●정명훈과 서울시향, 새로운 출발 다음달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음악회 역시 청계천 복원을 기리는 공연. 특히 정 고문의 지휘 아래 갖는 첫 실내공연이어서 시향으로서는 변신의 변주곡을 울린다는 목표 아래 열심히 연습 중이다. 연주곡으로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과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택한 것도 거인이 되고자 하는 서울시향의 뜻이 담겨 있다. 말러 교향곡의 경우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난해 프랑스에서 공연할 때 좌석이 매진되고,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준 곡들이어서 기대가 크다. 정 고문은 26일 공연을 앞둔 리허설을 가진 후 “말러는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최상의 곡”이라고 말했다. 정 고문은 서울시향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뛰어난 오케스트라는 결코 단 시간내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삼성이 소니를 이기리라 상상했겠어요?마찬가지입니다. 진행은 느릴지 모르지만 우리의 목표는 아주 높아요.” 그는 또 오케스트라가 발전을 위해 “단원들의 높은 기량, 단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 시켜줄 수 있는 지휘자, 이 두 가지를 지원해 줄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02)3700-6300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청계천 물맞이 축제

    청계천 물맞이 축제

    축제(祝祭)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하늘의 만남이다. 동서고금의 공통분모다. 우리의 추석과 설은 일가친척과 조상, 그리고 친구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잔치다. 성탄절인 크리스마스도 고대 로마의 마을 사람들이 한 해를 마감하는 동지 명절과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과거와 현재의 해원(解怨)을 통해 밝은 미래를 내오는 장이다. 전통 장례식을 담은 이청준씨의 소설 ‘축제’는 옛 악연을 풀고 새 삶을 노래한다. 청계천복원기념축제 역시 큰 어우러짐을 꾀한다. 오는 3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체육 행사 등을 통해 시민과 청계천은 푸른 물살 위에서 함께 춤춘다. 서울세계도시시장포럼은 국경을 넘어 세계에 첫 인사를 하는 자리다. 그러면서도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를 털고 환경과 사람이 중심이 된 21세기 서울을 연다는 점에서 ‘씻김굿’의 자리이기도 하다. 새와 구름, 그리고 물의 이미지가 형상화된 엠블럼처럼 인간과 자연도 잿빛 도시 서울에서 다시 손잡는다.‘열린청계 푸른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것도 이런 까닭이다. 시민과 청계천은 한달 동안의 축제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어 ‘행복한 만남’을 이룬다. 물이 흐르는 청계천 고산자교 아래 징검다리에서 뛰어놀고 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시민잔치 한마당 덩실 은빛물결 다시 춤춘다 청계천이 춤을 춘다. 10월1일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른다.2003년 7월 청계천 복원공사에 들어간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개발시대엔 서울 교통의 대동맥이었던 청계고가가 사라지고 묻혔던 청계천이 물줄기를 다시 찾았다. ‘청계천 물맞이 축제’가 성대하게 치러진다.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청계천 주변과 서울광장 등에서 복원기념 축하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체육행사 등의 축제가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한다. ●‘열린 청계 푸른 미래’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열린 청계 푸른 미래’다. 콘크리이트 더미에 덮여 있던 청계천이 새롭게 태어나면서 다음 세대에게 늘푸른 자연과 환경을 선사하는 뜻을 담았다. 엠블럼은 새로운 청계천과 하늘의 첫 만남을 상징하는 새와 구름, 그리고 물의 이미지가 형상화된 물고기와 물결 무늬로 꾸며졌다. 또한 이번 축제는 기다림과 만남, 약속이라는 테마를 통해 청계천의 성공적인 복원을 국내외에 선포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클래식과 가요의 향연 이번 축제는 2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행사로 꾸며진다. 축제의 공식적인 일정은 30일 새물맞이 전야제로부터 시작돼 10월1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서 절정을 이룬다. 청계천이 푸른 물결을 국내외에 선보이는 통수식에 이어 가수 보아, 김건모씨와 성악가 조수미씨의 화려한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축제는 크게 문화행사와 시민참여행사로 나뉜다. 문화행사의 ‘얼굴’은 10월1일과 2일 오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복원기념축하음악회.1일은 서울청소년교향악단(지휘 박태영),2일은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정명훈)이 선보인다.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미완성, 말로 교향곡 제1번 거인, 베토벤 피아노교향곡 제5번 황제 등 명곡들이 가을밤의 정취를 수놓는다. 10월3일 서울광장에서는 ‘7080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오후 7시부터 2시간 30분 동안 열리는 이 행사에는 김수철, 김세환, 신형원, 남궁옥분 등 7080세대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가수들이 대거 출연, 한목소리로 청계천 개통을 축하한다. 이밖에 10월2일 서울광장에서 ‘복원기념 국악한마당’이,3일 청계천변에서 ‘청계천 민속놀이 재현행사’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준비돼 있다. ‘청계천 옛모습 사진전’,‘2005 청계천을 거닐다’ 전시회 등도 볼거리다. ●청계천 달리며 팔도음식도 맛봐 시민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열린다.10월1일부터 사흘 동안 원구단과 동화면세점, 영풍문고 일대 등에서 ‘청계천 사랑 음식한마당’이 펼쳐진다. 팔도의 음식이 청계천 나들이를 더욱 즐겁게 한다.10월1일부터 8일까지는 동대문·남대문시장, 명동상가에서 ‘청계천 복원기념 빅세일’도 연다. 체육행사도 빠질 수 없다.2일 오전 9시부터 서울광장과 청계천변을 지나 한강까지 달리는 ‘제3회 하이서울 청계천-한강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다음날에는 서울광장부터 청계천 고산자교까지 푸른 물결을 보며 걷는 ‘청계천 시민 걷기대회’도 개최된다. 청계천 복원을 대외에 널리 알리는 국제행사도 예정돼 있다.30일부터 10월1일까지 롯데호텔에서 ‘서울 세계도시 시장포럼 2005’가 개최된다. 중국 베이징, 그리스 아테네 등 30여개국 대도시의 시장·부시장 및 전문가 500여명이 참석한다. 청계천 복원의 의미와 경험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21세기형 환경도시상을 논의한다. 이어 10월9일부터 1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투자환경설명회가 열린다. 청계천 복원으로 높아진 서울의 투자가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자리다.4500여명의 화교가 참석하는 제8차 세계화상대회도 함께 곁들여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청계천은 365일 문화공간 아티스트 50개팀 연중공연 만드는 것 못지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에 비유할 수 있는 서울의 청계천도 예외가 아니다.1년 365일 청계천을 문화 공간으로 가꿀 ‘청계천 아티스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청계천 아티스트는 청계천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칠 거리예술가들을 통칭한다.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서울문화재단(대표 유인촌)이 기획·운영한다. 청계천 아티스트는 서류와 오디션을 포함한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공연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이다.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55개 팀은 23∼24일 이틀동안 관철동 피아노거리에서 열리는 공개오디션을 통해 50개 팀이 선발된다. 이들은 내년까지 거리예술가로 청계천광장, 장통교 등 청계천 주변 10여곳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구역을 나누고, 주중에는 점심·저녁, 주말에는 오후·저녁 등 공연 시간대도 구분한다. 활동기간이 명시된 공식 ID카드 등도 발급된다. 외국의 거리예술가처럼 시민이 공연자에게 기부금을 낼 수도 있다. 사후관리는 엄격하다.3회 이상 공연에 불참했을 때에는 자격이 정지된다. 또 한해 두 차례 오디션을 통해 ‘물갈이’를 유도한다. 서울문화재단은 내년에는 우수 거리예술가에게 영국·캐나다 등의 거리예술 축제인 국제 버스킹 페스티벌 참가 기회를 부여하고,2007년에는 직접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청계천 아티스트는 청계천 복원으로 문화도시로 탈바꿈한 서울을 이끄는 첨병”이라면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의 ‘명품’인 지하철 거리예술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청계천 새물맞이’ 준비 26일~10월3일 교통통제

    ‘청계천 새물맞이’ 준비 26일~10월3일 교통통제

    서울시는 청계천 개통을 기념해 10월1∼3일 서울광장, 청계광장 등에서 ‘청계천 새물맞이 축제’를 개최한다. 1일 오후 6시 서울광장과 청계천 시점부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개통 기념식 ‘청계천 새물맞이’를 시작으로 불꽃놀이, 보아·조수미 등 유명가수 축하공연, 청계천 민속놀이 재현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가 청계천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3일까지 이어진다.(자세한 행사일정은 서울인 1∼3면 참조) 특히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에는 시민 대표들이 전국 8도의 물을 모아 청계천에 흘려보내는 합수(合水)의식이 거행돼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 등에서 채수한 물로, 지역에 따라 인왕산과 북악산의 물은 ‘정화수’, 천지와 백록담 물은 ‘민족수’, 두만강·금강·소양강·낙동강·섬진강 물은 ‘천리수’, 한강과 압록강 물은 ‘통일수’로 각각 명명됐다. 한편 서울시는 청계천 축제 준비 및 진행을 위해 오는 26일부터 10월3일까지 청계천 주변 도로의 통행을 통제할 예정이다. 동아일보∼청계천 모전교 양방향 차선은 26일부터 3일 자정까지 전면 통제된다. 1일 오후 1시30분∼저녁 9시까지 무교동길 및 태평로를 부분 통제하고,2일 서울광장∼무교로∼청계천로 일대 차량 통행을 구간별로 통제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 지하도에 ‘공중인터넷’ 설치

    서울시내 지하도 상가에서 공중전화처럼 유료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20일 시청 앞 서울광장·강남역·강남터미널 3곳의 지하도상가에 초고속 공중(公衆)인터넷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이 시스템은 시내·외전화, 국제전화 등 공중전화 기능은 물론 인터넷 기능도 갖춘 시설이다. 전화를 사용할 때는 일반 공중전화와 요금이 같고 인터넷을 사용할 때는 3분당 100원이 부과된다. 강남역·서울광장·강남터미널 지하도상가에 각각 4대·2대·1대가 설치됐다.
  • [서울광장] ‘사람’이 빠진 집값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람’이 빠진 집값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올초 경기도 분당의 4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요즘 심사가 몹시 불편하다. 남들은 집값이 폭등하기 직전 넓은 평형으로 이사해 떼돈을 벌었다고 부러워하지만 돈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행복의 척도에 대해 누구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방 4칸짜리 아파트를 가지면서 비로소 자신만의 공간인 방 한칸을 챙겼다. 결혼 이후 줄곧 갈망했던 나만의 공간이다. 게다가 홀로 사시는 장모님이 딸집에 왔다가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장모님의 유일한 소일 도구인 TV를 따로 설치한 탓이다. 이사 전에는 장모님의 딸집 방문은 대개 하룻밤을 넘기지 못했다. 밤이면 안방을 내주고 아들 방으로 흩어지는 딸 부부가 부담이 됐고,TV채널권을 두고 손자들과 다투기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장모 취향에 맞춰 꾸민 사위방에서 다리를 쭉 뻗고 TV를 보다가 졸리면 언제든지 자면 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부동산 종합대책 ‘완결편’을 내놓았다. 미니 신도시 건설이라는 공급 확대책도 있지만 대책의 핵심은 2003년 ‘10·29대책’ 이래 일관되게 추진해온 수요억제책이다.1가구 다주택 소유자뿐 아니라 중대형 평형 주택 보유자는 모두 투기적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세금을 대폭 올렸다. 세금이 부담되면 작은 집으로 옮겨가라는 뜻이다. 하지만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고 생활하다 보면 자녀의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방 수는 달라진다. 엄마의 품에 있을 때,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때에는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초등학교 고학년 또는 중학교에 진학하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녀를 위한 별도의 공간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안방이 있는데 남편을 위한 방이 따로 필요하냐는 지적이 있을지 모르나 안방은 어디까지나 아내의 공간이다. 직장 사무실 역시 경쟁의 공간이지 나만을 위한 공간은 아닌 것이다. 중산층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 결혼 초에는 20평형대 아파트에서 시작했다가 30대 후반 또는 40대 초반에는 30평형대,40대 후반에는 40평형대로 집을 넓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별도의 공간 필요성과 맥을 같이한다. 자녀들이 군에 가거나 출가하면 다시 주택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같은 이치다. 특히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과거에는 집 규모 축소는 바로 노후 생계수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집 없는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행복척도가 ‘배부른’ 푸념처럼 비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고시한 최저 주거기준은 4인가족 기준으로 37㎡(11.2평)다. 생계비로 따진다면 최저생계비인 셈이다. 반면 일본은 44㎡(13.3평), 프랑스는 56㎡(17평)다. 시민단체들은 신세대의 체형 확대 및 컴퓨터 등 사이버기기 구비율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최저 주거기준이 너무 낮다고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했다. 따라서 이러한 최저 주거기준을 놓고 볼 때 중산층이 꿈꾸는 주거공간 행복척도는 결코 과도한 욕심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집을 투기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세력에게는 반드시 철퇴를 가해야 한다. 세금 융단폭격을 통해서라도 이들의 불로소득은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 나만의 공간을 가지려는 욕망까지 투기로 몰아선 곤란하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가장이든 맞벌이 부부든 홀로 있고픈 욕구도 커지고 있다. 자산가치로만 평가되는 주거공간 개념에 행복지수도 제목소리를 낼 날을 기대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드골방정식으로 풀어본 연정론/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드골방정식으로 풀어본 연정론/진경호 논설위원

    1946년1월 프랑스 해방의 영웅 드골은 대통령직을 박차고 시골로 내려간다. 의회가 권한을 다 쥐고 있어서 대통령을 못 해먹겠다는 게 이유다. 취임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의 일이다. 사실 당시 프랑스 정국은 대통령을 선출한 하원이 권력을 쥐고 있었다. 마지막 각의에서 드골은 “정당들이 독점하는 정부 형태가 되살아났다. 나는 이런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강압적 독재를 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내가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딕 모리스,‘파워게임의 법칙’) 어디서 들어본 듯하지 않은가.‘여소야대 정국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흡사하지 않은가 말이다. 연정(聯政)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노 대통령이 어제 “당분간 연정 얘기를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연정 제의는 선거제도 개편 논란으로 탈바꿈해 정치권을 달구기 시작했다. 자신을 탄핵한 한나라당에 권력을 통째로라도 줄 테니 연정을 하자며 정국을 흔든 노 대통령은 지금 어디를 보고 있을까. 노무현식 정치의 ‘현란함’에 국민들은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다. 여기서 잠시 드골에게로 눈을 돌려본다.‘드골 방정식’으로 노 대통령과 연정의 함수관계를 한번 풀어보자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그에게 답이 있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사실 드골과 노 대통령은 흡사한 점이 아주 많다. 타협보다 승부를, 휘느니 부러지길 좋아하는 정치적 기질이 닮았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연세대 특강에서 드골을 이렇게 소개했다.“독일 괴뢰정부의 통치를 많은 프랑스인들이 수용했을 때 드골은 수용하지 않았다. 삶의 태도로써 대단히 중요하다.(중략)확고한 지지기반을 갖고도 결국 과반수를 못하고 불과 6개월이 안 돼 정권을 내놓았다.” 시류에 맞서는 소신과 승부사의 기질이 오버랩되는 대목이다. 국민을 직접 상대하며 기존 정치질서에 도전하는 정치행태도 서로 못지 않다. 드골은 주요 고비 때마다 국민투표를 승부수로 삼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에 오르고 또 물러났다. 홈페이지와 메일로 국민을 직접 상대하고, 신행정수도 이전을 국민투표에 부치려 했고, 지금의 정치로는 나라의 발전을 생각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노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드골의 대표적 업적인 과거사 청산이나 미테랑 대통령이 이어받은 지방분권 추진 역시 참여정부의 대표적 국정과제다.“할 소리 하겠다.”며 미국과의 대등한 동맹관계를 강조하고, 국방개혁을 프랑스로부터 벤치마킹한 것을 보면 알게 모르게 드골과 프랑스는 참여정부의 우리 정치에 아주 깊숙이 스며들어와 있는 셈이다. 노심(盧心)을 잘 안다는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이 “노 대통령은 지금 역사와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지만 적어도 드골과 대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대화가 어떻게 끝날지, 그래서 노 대통령이 ‘지역대결구도로 오염된 정치구조’를 어떻게 뜯어고치려 할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정가에 떠도는 탈당설, 한나라당을 제외한 연정 추진설, 대통령직 사퇴와 대선·총선 조기실시설 등등 그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모를 일이다. 분명한 것은 “작년 여대야소 때는 뭘하다 이제 국회가 발목 잡는다고 하느냐.”“연정 얘기 그만하고 민생이나 잘 챙기라.” 라는 등등의 비난은 노 대통령에게 있어서 격이 다른 한가한 소리라는 것이다.“박근혜 대표가 할 소리 했다.”“대통령도 연정 얘기 않겠다고 하지 않느냐.”며 한나라당이 흡족해 한다면 정말 실수하는 것이다. 국민이 원튼 원하지 않든 노 대통령은 승부사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한가위 ‘방콕’ 아서요

    한가위 ‘방콕’ 아서요

    민족이 대이동하는 한가위라지만 서울 토박이거나 이런 저런 이유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올 추석은 연휴기간이 짧아 고향에서 부모님이 올라오는 집들도 상당수다. 서울시내 고궁 박물관 등에서는 ‘나홀로 서울족’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호젓한 고궁 나들이 연휴기간 한복을 입은 관람객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에 입장료를 내지않고 들어갈 수 있다. 고궁에서는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널뛰기, 팽이치기 등의 ‘전통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고궁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에는 방문객이 늘어날 수 있으니 일찍 방문하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고궁의 호젓함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의 궁궐 중 가장 보존이 잘된 창덕궁은 개별관람은 할 수 없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 매시간 15분·35분(한국어 설명)마다 1시간20분 동안 둘러볼 수 있다. 창덕궁은 조선시대 왕실 가족들의 휴식공간일 뿐 아니라 왕·왕자들의 학문연마소로 활용됐던 궁중문화의 산실이다. 산자락 아래 놓인 정자, 연못, 수목 등에서 조선시대의 향취를 맡을 수 있다. 단, 왕과 신하들이 개울에 술을 띄워놓고 마셨다는 옥류천 일대는 추석기간 개방하지 않는다.(02)762-0648.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주관으로 ‘조선시대 수문장 교대의식 및 광화문 개문의식’을 벌인다. 연휴기간 오전 10시와 오후 1,3시에 각각 열린다. 배경은 수문장 제도가 정비되는 15세기 조선전기다. 출연군사들의 갑옷을 비롯해 환도, 등장, 방패 등 무기류와 단령, 철릭, 액주름, 방령 등 조선전기 옛 복식과 소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오전 11시30분·오후 1시30분에는 국왕행차인 ‘왕가의 산책’도 열린다. 왕이 군사·신하들과 함께 침전인 강녕전에서 편전인 사정전까지 행차에서 사정전에서 국정을 보고 받는 모습이다. 행사 중간중간 이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02)732-1931. ●조선시대 영의정 되어볼까 국립민속박물관은 연휴기간 내내 방문객이 조각칼로 나무를 다듬어 솟대를 깎고 손수건에 한가위 관련 민화를 그리는 등의 전통체험행사를 연다. 특히 승경도놀이는 조선시대 서당에 다니던 아이들이 넓은 종이에 적힌 벼슬 이름, 즉 최하관등인 참봉에서 최고관등인 영의정까지 올라가보는 놀이다. 어린이들이 놀이를 하면서 조선시대의 관직체계도 배워볼 수 있다. 17일 낮 12시∼오후 2시 가을 햇곡식을 거둬 만든 술·떡으로 상을 차린 ‘추석맞이 천신굿’이 열린다. 박수무당의 신나는 굿거리를 통해 소원을 기원할 수 있는 기회다.18일에는 오후 2∼4시 조선 정조시대에 완성된 병장무술인 ‘한국전통무예 18기’ ‘풍물마당을,19일에는 황해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던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인 강령탈춤과 ‘강원도 아라리’ 등의 퓨전국악공연(오후 3∼5시)을 볼 수 있다.19일 오전 10시∼오후 3시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전통공예품 만들기, 추석음식 시식, 전통민요 배우기, 전통놀이 체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민속교실도 열린다.(02)3704-3114. ●달밤에 국악, 어깨춤 더덩실 국립국악원은 18일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국립국악원 별맞이터에서 국악공연인 ‘한가위날 달바라기’ 행사를 연다. 우리음악·외국의 민속음악과 재외 동포음악, 한국음악이 어우러지는 공연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무용단, 정악단 등 100여명이 참여한다. 중국 연변동포로 구성된 음악그룹인 ‘아리랑 낭낭’이 연주하는 국악도 감상할 수 있다. 이들이 연주하는 21현 가야금, 젓대(대금), 개량 양금, 개량 해금 등 북한식 악기도 볼거리다. 또 에콰도르인으로 구성된 ‘시사이 코리아’가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안데스 노래·잉카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다. 특히 외국의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우리 민속음악도 감상할 수 있다. 산포냐 등 외국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우리 민요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02)580-3333.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18일(오후 4∼9시)·19일(〃) 한국창극원 주관으로 ‘한가위 국악축제’가 열린다. 궁중무용, 서울굿, 홍보가, 살풀이, 경기소리 등 풍성한 공연이 마련됐다. 행사는 시민들이 다같이 잔디밭에서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모두 하나가 되어 경제문제 등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자는 의미다.(02)742-7278. ●민속주 시음해봐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연휴기간 내내 동춘서커스, 강령탈춤, 두드락, 경기민요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또 닥종이 공예품을 직접 만들어보고 양반복식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 코너도 있다. 문배주, 안동소주, 한주, 추성주, 홍주, 백일주 등 전통 민속주 시음행사도 열린다.(02)2266-6923. 서울역사박물관은 18일 오후 6∼7시 박물관앞 광장에서 깃발만들기, 만장만들기 등 전통 체험행사가 열리고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는 전통그룹의 타악퍼포먼스, 강강술래, 대동놀이 등의 공연이 열린다.(02)724-0114.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광장서 특산물 할인판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추석을 맞아 서울광장·을지로 지하도상가 내 ‘내고향 특산물 장터’에서 지역 특산물을 시중보다 19∼20% 싸게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2월 개장한 ‘내고향 특산물 장터’에는 18개의 매장이 입접해 있으며, 영광굴비·양평한우 등 유명 특산품과 햅쌀·나물·배·한과 등 토종 농수산품을 판매한다. 정국진 상가경영팀장은 “해당지역 군청·농협에서 우수 특산물을 선별해 직판하기 때문에 품질을 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서울광장] 언론이 부동산 컨설턴트?/ 이상일 논설위원

    [서울광장] 언론이 부동산 컨설턴트?/ 이상일 논설위원

    집값·땅값 급등으로 궁지에 몰렸던 정부가 급기야 8·31부동산종합대책까지 내놓았다. 요즘은 세간의 비판 화살이 언론사로 향하는 모양이다.“집값 급등에 대해 대책 세우라고 난리칠 때는 언제고 대책을 마련하니까 세금이 많다고 비판을 하니 말이 됩니까.”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언론사의 ‘오락가락하는’ 논조에 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말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부동산관련 언론 보도태도에 관한 세미나에서 전강수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은 언론사들이 ‘세금폭격’‘세금 테러’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쓰며 8·31종합대책을 미리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남 때리기’라고 매도하면서 부동산부자들의 이해를 대변해 온 일부 언론이 이번에는 동일한 정책을 두고 서민들의 세부담 증가와 임대료 상승 가능성 등을 이유로 비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도 일부 신문이 부동산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잘못 계산함으로써 세금부담을 과장하는 왜곡기사를 썼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부동산보유세의 실효세율이 2009년까지 10배나 뛴다는 식으로 내용을 튀겼다고 소개했다. 사실 오보와 과장기사 등은 우리 언론의 해묵은 문제요, 숙제다. 마감시간에 쫓기는 급박성과 전문성 부족이 빚은 한국 언론의 취약점으로 부동산 보도에서도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언론사마다 타깃 독자층이 부자인가, 서민인가에 따라 세금 등 정부 대책에 대한 접근은 달라질 수 있다. 대책을 촉구하다가 대책의 내용을 비판할 때면 독자들에게는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비쳐질 것이다. 이런 지적사항보다 언론계안에서 스스로 제기하는 부동산기사에 대한 큰 우려는 신문기사가 언제부턴가 부동산컨설팅을 닮아가는 점일 것이다.‘청약 프리미엄 줄어…재개발 노려라’‘주택·재테크 5계명’‘강남 인접… 투자메리트 충분’‘위축된 상가시장 투자 요령’‘테마를 알면 돈이 보인다’ 등 제목만 보면 컨설팅 회사의 투자 권유 팸플릿을 방불케 한다. 6년여전 부동산규제가 풀릴 때 신문 제목도 마찬가지였다.‘어느 지역 아파트로 갈아탈까’‘값 하락-규제 해제… 땅투자 지금이 적기’라거나 ‘부동산투자(금리하락기의 재테크)’등 노골적으로 투기를 부추긴 기사도 있었다. 외국의 유수 신문들에서 찾기 힘든, 정론지나 종합경제신문을 표방하는 한국 신문들의 제목들이다. 8·31대책을 발표한 다음날 한 일간지의 40여쪽 신문중 절반은 부동산기사로 채워졌다. 부동산전문지로 혼동할 정도였다. 매일 2개면 이상의 부동산면을 싣는 신문도 있다. 건설사와 수십만명의 중개업자를 의식한 마케팅전략일 수 있지만 부동산에 지나치게 집중한 모습이다. 수년전 정보기술(IT)붐 때 설익은 정보를 마구 실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었다. 대량의 부동산 기사가 질적으로 충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사는 사실을 통한 선동’이라고 월터 리프먼은 지적했다. 일부의 호가 높은 거래를 보고 ‘가격이 뛴다’고 보도하면 기사가 영향력을 발휘한다. 실제 매물이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부동산값이 오를 수 있다. 선동적인 부동산 기사가 없다고 언론계는 자신할 수 있을까 자성할 대목이다. 부동산 기사의 내용 대부분이 아파트와 토지인 것도 문제다. 저질의 아파트를 고발하고 부동산투기를 일상화하는 기업들, 엉망인 도시계획을 다룬 부동산 기사를 보고 싶다. 부동산기사는 좀 줄이는 대신 더 정밀해야 한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서울이야기 (20)] 문화 르네상스를 꿈꾼다

    2005년 서울. 서울은 지금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다.2002년 월드컵 축구에서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념으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2015년이면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청계천복원 준공일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시청 앞에 광장을 만들어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는 등 문화도시를 향한 꿈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서울시교향악단을 지휘하고, 노들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진행중이다. 뚝섬에 서울숲이 조성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숭례문 광장도 시민품으로 돌아왔다. 도심의 낙후지역을 뉴타운으로 만들고 있다.21세기에 세계적 수준과 어깨를 견주는 삶의 질과 시민 문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문화도시를 향한 꿈은 실현 가능한 목표라 할 수 있다. ●문화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성장동력 문화도시란 한마디로 역사적 정체성과 다양한 문화예술, 다시말해 삶의 질을 갖춘 도시를 말한다. 역사가 살아 있고 다양한 예술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를 문화도시라 할 수 있다. 문화도시는 1985년 유럽각료회의에서 그리스 문화부장관이자 영화배우였던 멜리나 메리쿠리가 제안한 개념이다. 메리쿠리는 유럽 도시 중 역사가 잘 보존돼 있고, 인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실현된 도시를 문화도시로 선정해 발표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스 아테네가 제1회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이후 매년 1∼3개 도시를 문화도시로 발표해 오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꿈꾸는 것은 필연적이다. 무엇보다도 서울이 처한 다급한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2005년 상반기, 서울시 산업생산율은 전년도 동기 대비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 다음으로 높은 하락 수치다. 산업생산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성장동력을 잃어버린 서울이 직면한 이같은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1990년 당시 지식·정보사회 진입과 더불어 앞으로의 산업은 문화·창의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영국과 미국은 각각 창의 영국(Creative Britain,1998)과 창의 미국(Creative America,2002)을 선언했다. 선진국은 이미 지식·정보사회에 걸맞게 산업구조를 문화와 창의 산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문화도시로의 전환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국가적으로는 문화산업에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시로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한류를 관광하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서울이 아닌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 지방으로 직행하고 있다. 아시아를 지배하는 한류가 있다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한류를 체험할 수 없는 현실 역시 서울이 문화도시를 서두르는 이유다. 또한 2008년 문화산업의 시장규모가 무려 1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세계 4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경제규모보다 무려 3000억 달러나 큰 규모다. 이 시장을 놓치면 희망을 찾을 수 없다. 문화산업은 현재 연평균 6.8%씩 성장하고 있고, 특히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이 문화도시를 선언한 것은 이 문화시장을 잡겠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공업 중심 도시에서 지식과 창의성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문화도시=삶의 질 향상 문화도시에의 도전은 산업구조 혁신에만 있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도시의 삶, 즉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세계 주요도시와 경쟁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보자는 데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은 형편없이 낮다.1년에 공연이나 전시를 보는 시민 수는 13% 이하이다. 그나마 보는 횟수는 연 0.12회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 중 26%가 태어나서 한번도 예술행사를 관람하지 않는 도시. 이런 도시에서 문화의 미래와 풍요로운 삶의 질을 기대할 수는 없다.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90위.‘머서휴먼리서치센터’가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 도시 중에서는 도쿄(34위)와 요코하마(36위), 고베(39위)가 50위권에 포함돼 있다. 서울의 경쟁도시인 싱가포르 또한 도쿄와 더불어 34위다. 이런 현실에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없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노무라경제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특급호텔 수, 외국인 학교 수,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 측면에서 외국자본과 인력이 활동하기 어려운 도시로 지적되고 있다. 정보 인프라와 안전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사회적 인프라인 문화와 삶의 질에 있어서는 매우 낮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도시는 지금 자본과 인력을 끌어들이고자 삶의 질 제고와 생활환경 개선에 매진하고 있다. 천혜의 깨끗한 환경을 가진 싱가포르는 부오나비스타 지역에 5만 6000평 규모의 바이오폴리스를 개발해 일과 생활, 연구와 놀이가 어우러진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깨끗함뿐 아니라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 싱가포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 상하이 또한 국제 금융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기 위해 제2차 푸둥지역개발을 설계하면서 세계일류학교 유치, 국제학교 증설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발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시장규모만으로는 안 되고, 외국기업이나 인력이 살 수 있는 도시환경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도시의 핵심은 이처럼 다양한 문화예술과 수준 높은 삶의 질을 갖추는 데 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을 유치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에스플라나드 공연장을 건립했고 상하이는 동방예술센터를, 홍콩은 구룡반도를 문화예술단지로 개발하고 있다. ●청계천·한강문화벨트 조성 등 다양한 변화 서울은 인구 1000만명이 사는 세계 10위의 거대도시다. 수도권까지 포함하면 2500만 명이 몰려 사는 도시다. 이 많은 사람이 살려면 도시는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높이고 주택지와 산업지, 사무지역으로 나누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서울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이러한 서울이 2002년 이후 변화하고 있다. 시민들은 더 이상 혼탁한 환경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시를 깨끗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길이라면 참고 버틴다. 무려 3년이 넘게 걸려도 아무런 불평 없이 참아 준 청계천 복원사업, 도시 한복판 거대한 인터체인지를 없애버린 시청 앞 서울광장과 숭례문 광장 조성,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버스중앙차로제 시행 등은 이제 시민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문화를 우선시하고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빠른 성장을 위해 잠시 포기했던 인간 중심의 가치를 이젠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서울시는 도시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갈 전망이다. 도심과 한강을 연결하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도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한강의 서울숲과 노들섬, 선유도를 연결하는 한강문화벨트를 조성함으로써 미래를 열어가는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20세기 산업혁명의 진원지였던 청계천과 한강을 이젠 서울의 문화발상지와 르네상스의 기원으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 서울의 전략이다. 다른 한편으로 공장 굴뚝연기가 자욱하던 구로산업단지는 상암과 목동, 영등포를 연결하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굴뚝공장은 문화플랜트로서 창의적인 서울 도시를 이끄는 심장이 될 것이며, 홍대주변과 대학로, 인사동은 창의적 인구와 예술이 모이는 문화터미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서울 전역이 문화공장으로 생동하게 된다.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서울시의 정책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시민들의 일상과 라이프사이클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음주 중심 문화에서 가족과 자기계발을 위한 여가활동, 텔레비전 시청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문화향수활동, 눈으로 보기보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을 할 수 있어야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활동이 있어야만 문화도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 ‘서울 이야기’를 통해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이런 서울의 모습과 방향을 진단하고 전망해 볼 예정이다.▲서울의 상징인 한강 이야기 ▲도심의 다양한 열린 문화쉼터 ▲서울의 역사문화공간▲ 신명난 서울의 축제 이야기▲인사동·대학로의 실태 ▲문화로 읽는 청계천 이야기 등이 펼쳐진다. 이어 ▲시민들의 일상과 문화소비 ▲여성들의 문화활동 ▲외국인들의 문화활동 등이 이어질 것이며 ▲도시의 건축 이야기▲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지하철 문화공간 ▲이색적인 문화공간 찾기 등 연재물을 쫓아 가면 자연스럽게 서울의 문화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중심 도시로의 전환과 창조적인 산업 육성, 시민 생활 변화 등이 있어야만 가능한 도시발전전략이기 때문에 손쉽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다. 얼마나 수준 높은 삶의 질과 문화적 수준을 갖췄느냐에 따라 도시 운명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제 서울은 그 운명에 도전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제 그 한강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문화도시를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꿈은 꿈일 수 있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이룰 수 없는 게 꿈이다.20세기 한강의 기적을 21세기 문화의 기적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도전과 꿈은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라도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앙코르 ‘좋은영화 감상회’

    서울시는 28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 10회 좋은 영화 감상회’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이 높아 새달 1∼3일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서 이 행사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앙코르 행사에서는 시민들에게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간 큰 가족’ ‘안녕 형아!’ 등 3편이 상영되며, 영화 상영 전에는 5인조 그룹 보이쳐의 아카펠라 영화음악 공연도 마련된다. 상영 시간은 오후 8시이며 상세한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goodmovie.com)를 참조하면 된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서울광장] 국립대 법인화와 서울대/박홍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립대 법인화와 서울대/박홍기 논설위원

    국립대가 떨고 있다. 더위가 채 물러가지 않았는데 국립대에는 거센 법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꽉 잡아매 웬만한 바람에도 끄덕하지 않았던 ‘국립’ 보호막이 펄렁거릴 정도다. 단순한 내부 조직만 건드리고 지나가는 예전의 바람 세기와는 전혀 다르다. 소유 구조까지 송두리째 뒤엎는 혁신의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며 대학의 구조개혁을 외쳐왔다. 그러나 늘 만만한 사립대만 표적이 됐을 뿐 국립대는 개혁 대상에서 한발짝 비켜나 있었다. 국립대의 힘에 밀려 그다지 힘도 쓰지 못했다. 그러니 사립대가 정부의 방침에 기꺼이 따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법인화는 국립대 50곳을 정통으로 겨냥하고 있다. 국립대를 관리·감독하던 정부가 스스로 손을 떼고 법인체로 전환,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게 하는 제도이다. 총장 선출 및 교수의 임용 등의 인사와 예산·조직 부문까지 대학의 자율에 맡겨진다. 민간기업과 같은 이사회제를 도입, 경영권을 넘겨주는 셈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끊기는 것은 아니지만 철저한 평가는 뒤따른다. 자율에 따른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법적으로 보면 국립대는 정부의 한 행정조직에 불과하다. 법인격을 갖지 못한 탓에 권리나 의무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 단지 정부의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할 뿐이다.‘청소부 한명을 채용하려 해도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게 국립대 총장의 하소연이다.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국립대의 현실이다. 때문에 국립대는 줄곧 대학 자율권의 보장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립대는 법인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총장은 물론 교수·직원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에서 법인직원 즉, 민간인으로 바뀌는 신분상의 불안이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철밥통’이 깨지고 보호막이 걷히는 판이니 탐탁할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마냥 국가의 그늘 아래 안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작 법인화는 지난 1995년 서울대에 의해 제시된 안이다. 당시 서울대는 ‘2000년대를 향한 장기발전 계획’에서 ‘선도적인 교육기관으로 운영상 자율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법을 제정, 특수법인화를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런데 막상 정부와 시민단체에서 법인화를 공론화하자 서울대는 별 말이 없다.‘하던 짓도 멍석을 펴놓으면 하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정부도 지난 5월에야 오랫동안 연구·검토해온 법인화를 교육부 장관의 입을 통해 처음 공식화했다. 지금껏 반발을 우려, 감히 입 밖에도 꺼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국립대 법인화와 관련된 특별법은 9월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국립대의 위상은 높다. 지방에서 지방 국립대의 경쟁력은 최고이다. 지방 사립대는 여러모로 국립대와 경쟁하기가 버겁다. 서울대는 국립대 중의 국립대이자 국내 최고의 대학이다. 또 국립대학교시행령이 아닌 별도의 서울대학교시행령의 적용을 받는다. 서울대는 튼실한 정부 버팀목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공정한 게임을 통한 대학 경쟁력의 확보이다. 국립대는 ‘국립’ 보호막 안에서는 맘껏 기량을 펼 수 없다. 경쟁력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 공정한 게임은 조건이 같아야 한다. 국립대는 이제 보호막을 걷어내고 게임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승자로 거듭날 수 있다. 특히 서울대는 지금보다 한층 더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온힘을 경주해야 한다. 국립대들은 초유의 법인화 바람에 떨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 두려워할 것만도 아니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일본 국립대의 대학 법인화가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서울광장] 대통령의 귀/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의 귀/이목희 논설위원

    대한민국에서 정보가 가장 많은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다.‘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렸다.’는 말은 현실에 맞지 않는다. 충언하는 신하는 정보전달 경로가 한정된 왕조시대나 권위주의 정권에서 필요했다. 지금은 다르다. 언론보도만 유심히 살펴도 “그런 비판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간단히 알 수 있다. 공식·비선 라인에서 많은 보고가 대통령에게 올라간다. 취사선택이 어려울 정도로 온갖 내용이 있을 것이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대통령의 적(敵)은 언로(言路)의 차단이 아니다.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짐으로써 오히려 귀를 닫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는 게 문제다. 대통령이 선호하는 정보창구가 특정인에게 쏠린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100의 정보를 머릿속에 담은 대통령이 10에 못 미치는 정보를 가진 언론인, 기업인, 학자의 ‘훈수’를 가당찮게 여길 수 있다. 청와대 참모도 정보량에서 대통령에게 밀리긴 마찬가지다.1990년대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인사의 회고담.“대통령이 집권 후 한동안 참모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대통령직에 익숙해지고, 정보가 쌓이니까 조금씩 고집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임기 중반을 넘어서는 ‘내가 모르는 게 있나.’라는 식으로 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이다. 수준 높고 다양한 정보가 뒷받침되면 주장의 강도는 당연히 세진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관·민 연석회의에 참석했던 민간인의 전언.“상당히 전문적 내용을 다루는 회의였는데 노 대통령이 80∼90% 혼자 얘기하더라. 대통령이 퇴장한 뒤 참석자들이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놓고 새로 토론을 시작해서 놀랐다.” 대통령은 폼날지 모르나 토론문화·시스템운영은 살아나지 않는다. 대통령 혼자 전 국민을 설복시키기 어렵다. 시스템을 작동시키려면 우선 듣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언론사 편집국장, 정치부장단과의 간담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당초 자유롭게 대화·토론하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연정 등 새롭지 않은 현안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끝났다. 노 대통령이 한정된 인재풀로 돌려막기 인사를 하고 있지만 특정인의 정보에 경도되는 현상은 심해 보이지 않는다. 노태우 정권의 박철언, 김영삼 정권의 김현철, 김대중 정권의 박지원. 개인능력과 충성심을 떠나 대통령이 특정인의 정보를 편애하면 국정은 왜곡된다. 정보기관의 도청파문은 그에서 파생됐다. 집권자의 관심을 붙들어두려면 누구도 모르는 비밀정보가 있어야 했다. 과거 정권에서 대통령이 특정 정보채널에 몰입하는 것을 바로 곁에서 막아보려 한 인사들이 있다. 노태우 정권의 이병기, 김영삼 정권의 박진, 김대중 정권의 박선숙. 그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대통령 신임이 돈독했으되 정권내 위치는 미약했다. 제도적으로 대통령 귀를 움직여보려는 생각이 약했다. 노 대통령 스스로 과묵해지고, 귀를 넓히는 게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로는 그것을 기대할 수 없을 듯싶다. 참모들이 도와야 한다. 참여정부에서 이병기, 박진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이는 윤태영 부속실장이다. 과거 사례를 연구해보기 바란다. 그렇다고 대통령의 생각을 참모가 좌지우지하려 든다면 제2의 김현철·박철언이 된다. 대통령의 귀가 방향성을 갖거나, 닫히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역할은 충분하다. 재미없고, 따분할지라도 공조직 보고를 중시한다면 중간은 간다. 대통령이 정보도 없는 인사가 아는 척해도 참고 들으며 도움이 될 부분을 찾는 모습을 보이도록 해보자. 말을 안 해도 마음으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늦더위 탈출 명소 도심의 오아시스

    늦더위 탈출 명소 도심의 오아시스

    30여년 전만 해도 아이들의 여름철 최고 피서지는 마을 개울가와 강가였다. 때가 끼고 꼬질꼬질한 흰색팬티(?)는 훌륭한 수영복이었다. 빼놓을 수 없는 준비물은 그물. 한참동안 물놀이를 하다 배가 출출해질 무렵 몸놀림 빠른 녀석들이 물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희생양’이 된 메기와 붕어는 강가 뜨거운 돌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갔다. 강가 나들이가 계속될수록 긴 여름 해는 짧게 느껴졌다. 요즘 아이들은 ‘옛 것을 잃어버린 세대’다. 매연으로 찌든 회색 아스팔트 도시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도시의 바닥분수가 훌륭한 여름 놀이터로 변했다. 개방된 공간에서 아이들이 얼마든지 물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닥분수의 ‘원조’는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앞 분수대. 이후 바닥분수는 공간 꾸미기의 ‘공식’이 됐다. 가장 인기있는 곳은 뚝섬 서울숲의 바닥분수다. 하루에도 수백명의 아이들이 공중으로 힘차게 물을 내뿜는 분수에 환호성을 지르며 몸을 맡긴다. 시청 앞 서울광장 바닥분수도 빼놓을 수 없다. 어느새 서울의 명물이 되면서 이곳에서 놀기 위해 가족 단위로 찾는 시민들도 많다. 이밖에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과 강서구 염창동 새벗어린이공원, 송파구 오금동 성내천 공원 등 많은 곳에 바닥분수가 생겼다. 훌륭한 놀이공간인 ‘도시의 오아시스’들이 한여름 폭염을 식히고 있다. 글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지역플러스] 서울공연예술센터 설계작 전시

    서울시는 한강 노들섬에 건립되는 ‘서울공연예술센터(Seoul Performing Arts Center)’의 국제 아이디어 공모전 출품작을 서울광장 등에서 전시한다. 서울광장에서는 18∼31일 수상작 5점을, 광화문 지하보도에서는 31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출품작 315점 전체를 각각 영상으로 보여준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전세계의 건축가들을 상대로 서울공연예술센터의 건축 아이디어를 국제 공모, 지난달 말 당선작 5점을 선정했다.
  • 혼을 담은 무대… 시민들 감동 물결

    혼을 담은 무대… 시민들 감동 물결

    ‘역시 마에스트로 정명훈’ 광복절을 맞아 15일 서울시가 주최한 ‘광복 6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가 혼을 담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1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로 영입된 정씨의 데뷔 무대였다.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날 음악회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됐지만, 미리 입장하려는 시민들로 오후 3∼4시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시는 1만 2000명 남짓 참석하리라 예상했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2만 5000여명이 몰려들었다. 외국대사·국회의원 등 귀빈 300여명도 행사장을 찾았다.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은 차량통행이 통제된 덕수궁앞 차로에 앉아 공연을 감상했다. 시민들의 박수 갈채 속에 무대에 오른 정씨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으로 막을 올렸다. 서울시향이 1945년 창단 때 처음 연주했던 곡이다. 아리랑·사물놀이협주곡 등 국악과 접목된 색다른 음악도 선보였다. 이어 애국가 작곡가 고(故) 안익태 선생의 ‘한국환상곡’으로 막을 내렸다. 옥빛 한복을 입은 정씨가 백범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영상과 함께 곡을 연주, 감동을 더했다. 숭례문 광장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주최 경축음악제가 빨리 끝나 폭죽을 터뜨리자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주부 이정숙(38)씨는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곡들로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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