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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市長學’ 각론에 신경써야/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市長學’ 각론에 신경써야/한종태 논설위원

    #장면 1 지난 12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홍준표 의원이 염창동 당사에서 자신에 대한 음해와 날조로 점철된 자료를 맹형규 전 의원측에서 배포했다며 ‘뒷골목의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흥분했다. 관련자 검찰 고발과 정계은퇴 얘기까지 꺼냈다. 맹 전 의원은 문건 책임자의 문책과 함께 사과했다. #장면 2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외부영입 인사의 지지율이 당내 인사들보다 현저히 앞설 경우 경선없이 전략공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서울시장 후보 출마의사를 밝힌 이계안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당 지도부가 ‘노무현 정신’을 배반하고 있다.”면서 “우리당은 결국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될 것이고 지방선거뿐 아니라 대선까지 실패할지 모른다.”고 일갈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5·31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지방권력심판론을, 다른 쪽에서는 중앙정부심판론을 들먹인다. 지방선거 결과가 내년 말 대통령선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여야의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후보 선정을 가급적 늦추려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선거 결과의 상징성이 가장 큰 서울시장 후보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우리당은 도전장을 내민 당내 인사들은 아예 제쳐놓고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만 매달리고 있다. 장관 퇴임 후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는 탓에,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든 승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한나라당 역시 다수의 후보군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외부영입’ 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후보들간에 이전투구가 심해지면서 박근혜 대표나 이명박 서울시장 등 당내 대주주들은 외부영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눈치다. 지방선거가 70여일 남았음에도 여야의 서울시장 후보는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런 추세라면 4월말이나 돼야 여야 후보들의 라인업이 정해질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4년간 시정과 도정을 이끌 인물이라면 과연 그가 어떤 비전과 행정능력, 특히 강남과 강북의 균형발전을 이룰 통합의 리더십은 갖췄는지, 사람 됨됨이와 임기 만료 후 시·도의 변화된 모습은 어떨 것인지, 제대로 된 공약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시민과 도민들이 파악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단순한 인기도만으로는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장이나 도지사가 되겠다는 총론만 난무할 뿐 당선 이후에 어떤 일을 어떻게 하겠다는 각론은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중앙당이 이런 기류를 조장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물론 반대론자들은 일찌감치 후보를 띄워서 좋을 게 없다고 주장한다. 그래봐야 후보 흠집내기만 횡행할 것이고, 언론과 시민단체의 다양한 검증 대상이 되는 것도 전략적 마이너스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인터넷 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고, 웬만한 광역단체장 후보군은 유권자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덧붙인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인구가 1000만명 수준의 매머드급 지자체다. 이 곳의 장(長)이 되려면 충분한 검증을 거치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정책대결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다. 상황이 이럴진대 후보 등록일(5월16∼17일)을 10여일 앞두고 군사작전하듯 후보를 확정한 뒤 유권자들에게 표만 달라고 해서야 되겠는가. 결국 내달초까지는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여야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올 ‘하이서울 페스티벌’ 주제는 ‘서울人, 서울in’

    ‘제4회 하이 서울(Hi Seoul) 페스티벌’이 5월5∼7일 ‘서울人, 서울in’이란 주제로 서울광장, 청계천, 경복궁 등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서울人, 서울in’은 세계인의 사랑과 관심을 서울로 집중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신문 수도권섹션 ‘서울인’을 본뜬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행사는 ‘도성 밝기, 도성 밟기’. 끊어진 도성을 빛과 그림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옛 발자취를 느끼고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찾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도성외곽과 숭례문, 흥인지문 등 4대문과 홍화문, 광희문 등 4소문에 특수 조명을 설치, 전야제를 포함한 축제기간 내내 ‘빛의 축제’를 펼친다. 축제 이튿날인 6일에는 인왕산, 낙산공원 등을 출발해 도성을 따라 서울광장까지 걷는 행사가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 서울시청 본관 전면은 개나리, 장미, 벚꽃 등 대형 꽃 조형물로 장식한다.‘디자인 서울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베이징, 도쿄, 타이완 등 서울과 자매결연을 맺은 20개 도시를 상징하는 꽃이 피어나는 모습을 그려낼 계획이다. 전야제가 열리는 4일에는 ‘한류의 밤’이란 이름으로 한류 영화의 뒷얘기와 한류 가수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 불꽃놀이가 서울 도심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서울광장과 청계천에서는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외줄타기 공연´ ‘키다리 아저씨’ 등의 퍼포먼스 페이스 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오후7시 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는 ‘넌센스’‘사운드 오브 뮤직’‘드라큘라’등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창작뮤지컬의 주요 장면들을 모은 공연 ‘오 해피 뮤지컬’이 개최된다. 6일에는 살곶이 공원∼청계천∼청계광장∼서울광장 8.5㎞를 걷는 ‘시민걷기대회’와 세계 각국의 민속공연을 즐기고 음식을 맛보면서 탈·가면 만들기를 체험해보는 ‘지구촌 한마당’이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7일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시민 4000여명이 참여하는 대형 줄다리기와 전국 10도의 민속놀이를 모은 ‘대동민속놀이’가 이어진다.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콘서트 대∼한민국’이 열린다. 이번 축제에서는 ‘시민 공모 프로그램’을 통해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직접 참여해 기량을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참가 신청은 다음달 6일까지 축제 홈페이지(www.hiseoulfest.org) 등을 통해 접수한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광장 월드컵응원 모든 단체 개방”

    서울광장 및 청계천 일대 독일 월드컵 길거리 응원행사가 순수 민간 축제로 치러진다. SK텔레콤은 “서울광장의 주인은 서울시민이며 열린 공간이므로 ‘독점’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서울광장 사용 의사를 밝히는 모든 단체와 기업들에 광장을 개방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광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오는 6월 독일 월드컵에서도 범국민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조중래 SK텔레콤 홍보실장은 “2002년 거리응원 때에도 상업적인 요소가 배제됐듯이 이번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면서 “올해 서울광장에서의 월드컵 거리응원에서는 브랜드명은 물론 기업명도 노출되지 않는 순수한 문화축제의 장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서울광장 거리응원을 위한 대형 전광판 및 무대, 각종 공연과 이벤트를 제공하고 SK텔레콤 관계사 임직원으로 자원봉사단을 구성, 현장에서 행사진행을 돕기로 했다. 특히 행사가 주로 심야시간대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 서울광장 및 청계광장에 1000명 이상의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조 실장은 “2002년의 시청광장이 축구와 응원이 결합된 공간이었다면,2006년 시청광장은 e-스포츠·전시회 등이 결합된 온 국민의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총리가 물러나야 할 진짜 이유/이목희 논설위원

    김영삼(YS)정부 청와대를 출입하며 취재했다. 대통령 YS는 이전에 정당생활을 할 때보다 대단히 금욕적이었고, 외로워 보였다. 스스로를 갉아먹는다는 걱정까지 들게 했다. 주변비리,IMF경제위기로 지금은 인기 없는 전직 대통령이지만, 당시 느낌은 그랬다. YS의 과잉의욕과 금욕생활이 대통령직 수행에 오히려 장애라는 점을 간파한 이는 K씨였다.K씨는 YS청와대에서 고위직을 두번 역임했다. 그는 몇차례 YS를 파계시키려 했다. 한번은 YS와 친한 인사의 별장을 빌려 은밀한 파티를 준비했다. 접대하는 여인도 물색했다. 하지만 박정희 시대와 달리 당시만 해도 ‘국민정서법’이 이를 용납할 리 없었다.YS는 “당신, 미쳤나.”라는 한마디로 파티계획을 백지화했다.K씨는 또 YS집무실 주변 경비관계자를 예쁜 여성으로 배치하려 했다. 이번에는 ‘가족정서법’에 걸려 그 역시 무산됐다. 대통령은 임기 중 함부로 교체할 수 없는 자리다.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임명직과 다르다. 왕조시대에는 많은 궁녀를 두기도 했다. 지금 기준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지만 왕의 스트레스 해소를 구실로 한 것이다. 기회가 되면 대통령이 어느 수준의 수도승 생활을 해야 하며, 국민정서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지 본격 탐구해보고 싶다. 몇달전 공무원 틈에 섞여 이해찬 총리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총리는 “주요 회의만 하루에 서너차례 주재한다. 민주화운동하다가 감옥갔을 때보다 지루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가만히 보니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준(準)대통령급으로 커버린 이 총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든지, 아니면 총리직을 그만두어야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3·1절 골프’ 파문이 일자 총리실 관계자들은 “업무스트레스를 풀고, 나빠진 건강을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정황을 알면서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게 더욱 문제다. 이 총리와 측근들은 ‘국민정서법’에 어긋나지 않는 방법으로 총리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어 합리적 판단을 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했다. 이기우 교육부 차관은 이 총리가 3·1절에 골프치겠다는 것을 차마 못 말렸다고 밝혔다. 골프장 관계자들은 “총리가 골프치러 내려온다기에 의아했다.”고 말했다. 골프장 직원조차 이상하게 여기는 일을 이 총리는 아무렇지 않은 듯 실행하고, 측근들은 반대하지 못했다. 정경유착 의심을 받을 인사들과 내기골프까지 했으니 감각이 무뎌져도 한참 무뎌진 셈이다. 국민신뢰를 잃은 이 총리는 버티기 힘든 형국에 몰렸다. 지방선거를 앞둔 열린우리당을 봐서도 총리직을 더 수행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판단력이 떨어져 국가정책이 잘못 결정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일에 찌들려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여겨지면 주위에서 유임하라고 해도 물러나야 한다. 쉬는 게 나라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옳다. 이 총리 사태는 국정운영시스템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참여정부는 분권형을 내세워 과거 청와대가 가졌던 주요 정책결정권 가운데 상당 부분을 총리실로 넘겼다. 이 총리는 많은 국정현안을 최종조율하는 부담을 떠맡아야 했다. 총리실 기구가 따라서 비대해졌다. 총리의 권한은 늘었으나 합당한 자기관리와 보좌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골프파문의 본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를 그대로 가져갈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개헌을 하지 않고 이원집정부제식으로 국정을 이끌려니 무리가 생긴다. 실패한 총리를 또 만들지 않으려면 제도부터 따져봐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여, ‘山의 겸손’을 배워라/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여, ‘山의 겸손’을 배워라/이용원 논설위원

    정치권이 한창 들끓고 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인 최연희 의원이 술자리에서 신문사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쫓겨나다시피 탈당을 하더니, 뒤이어 이해찬 총리가 3·1절에 ‘부적절한’ 사람들과 골프를 치는 바람에 낙마의 위기에 놓였다. 5선 국회의원에 역대 가장 큰 힘을 받고 있다는 총리와, 제1야당 지도부까지 오른 3선의원이 보통사람은 상상하지도 못할 이같은 행동을 한 원인은 무엇일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불손함에서 비롯됐을 터이다. 곧 겸손함이 부족한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정치는 흔히 등산에 비유되고 실제로 정치인들은 등산을 즐긴다. 멀게는 엄혹했던 독재정권 치하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주산악회를 이끌며 정치적 기반을 유지했고, 요즘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함께 북악산에 오르며 때때로 속내를 내비치곤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17대 국회가 개원하기 직전인 2004년 5월 서울신문사가 정리해 출간한 ‘17대 국회의원 인물 정보’를 보면 당선자 299명 가운데 38.8%인 116명이 등산을 취미로 꼽았다. 이처럼 정치인의 산(山)사랑은 각별한데 정작 산의 품성을 제대로 받아들인 이는 거의 없는 듯하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는 산의 미덕 가운데 으뜸을 ‘겸손함’으로 친다. 지난 연말 사자성어 ‘상화하택(上火下澤)’으로 유명해진 주역의 괘에는 ‘地山謙(지산겸)’이 있다.‘땅과 산은 겸손하니 만사가 형통하다.’라는 뜻의 괘이다. 풀어서 얘기하면, 땅의 속성은 아래에서 위로 쌓아가는 것이고 이를 대표하는 게 우뚝 솟은 산이다. 하지만 산은 더이상 자라지 않는다. 도리어 비·바람에 스스로를 깎아 골짜기·웅덩이 등 주위의 낮은 곳을 메워준다. 또 산이 제 살을 깎더라도 그 높이가 실제로 낮아지지는 않으며 위엄 또한 잃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겸손함이니 만사가 형통할 수밖에 없다. 유학자들은 이 괘에서 군자의 덕(德)을 찾았다. 그래서 ‘사람이 겸손하면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빛나고 낮은 자리에 있더라도 누구도 허물하지 않는다.(謙 尊而光 卑而不可踰)’라고 했다. 2000년 넘은 중국의 고전에서만 산이 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설악산 백담사 옆 등산로 초입에는 고은 시인의 시비(詩碑)가 단출하게 서 있다. 제목도 없이 시인의 서명만을 새긴 이 시비의 시는 간단하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못 본/그 꽃’ 그렇다. 위만 바라보고 발걸음을 재촉할 때는 한송이 야생화가 외따로 피어 있는지, 풀잎이 바람에 얼마나 흔들리는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정상에 서거나 중도에 좌절해 하산할 때에야 비로소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이는 보통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심성이다. 그렇더라도 정치인은, 특히 큰 정치를 하겠다는 인물은 산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실천해야만 한다. 큰 정치인이라면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길 때에도 늘 주변을 살펴야 한다. 외로운 한송이 꽃을 보아도,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을 보아도 아픔을 공감해야 한다. 또 산꼭대기(정상)에 오른 뒤에는 끊임없이 제 살을 깎아 주변의 낮은 곳을 메워주어야 한다. 그것이 정상에 선 자의 의무이자,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하는 길이다. 이제 봄이다. 등산로는 형형색색으로 꾸민 상춘객들로 갈수록 붐빌 것이다. 그들 틈에 섞여 산을 오를 정치인들이여, 산의 겸손함을 배우기 바란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서울광장] 비정규직 이름팔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 이름팔지 말라/우득정 논설위원

    16개월에 걸친 진통 끝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했던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민주노동당의 국회 법사위 점거와 야 4당의 공조로 또다시 4월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졌다. 과거 노사정위원회에서의 논의까지 포함하면 4년 가까이 비정규직 법안이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과 노동계, 재계는 기다렸다는 듯이 책임을 떠넘기며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노동계와 재계는 파견 및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한을 2년으로 정부안보다 1년 줄인 환노위 수정안이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며 모처럼 ‘공조’를 보이고 있다. 재계는 노동계의 결사항전을 빌미로 비정규직 입법 자체를 아예 백지화했으면 하는 속셈이다.‘고용 유연성 확보’와 ‘비정규직 고용 안정’이라는 양대 정책 목표 중 고용 안정에만 치우친 입법 내용이 탐탁지 않은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 채용 사유만 제한하면 기업이 어쩔 수 없이 정규직을 채용할 텐데 구태여 잡다한 부대조건을 붙여가며 누더기 법을 만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도 정규직처럼 번듯한 정장을 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면 철 지난 세일품을 구걸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다. 형편만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해결법이다. 하지만 기업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내용을 분석하면 지난해 8월 현재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184만 6000원, 비정규직 115만 6000원이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62.6%다. 노동계 주장대로 비정규직을 850만명으로 보면 정규직 전환 비용은 연간 70조 3800억원이다. 정부 기준을 적용해 540만명으로 보면 연간 44조 7120억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10대 그룹의 전체 순이익은 23조 362억원이다. 2004년 기준 전체 531개 상장회사의 순이익은 49조원이다. 순이익을 몽땅 쏟아부어도 정규직 전환 비용에 턱없이 모자란다. 게다가 사회보험 중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3대 보험의 가입실태를 보면 정규직은 63.8∼75.9%인 반면 비정규직은 34.5∼37.7%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규직 전환에 따른 사회보험 추가비용도 간단치 않은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하청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거래 관행을 시정하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은 허구인 셈이다. 기업으로선 적자를 감수하며 정규직으로 전환할 바에야 공장을 접거나 살 길을 찾아 해외로 떠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치권과 노동계는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게 된다거나, 비정규직을 양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라며 말꼬리잡기식 힘겨루기만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정부안이든, 환노위 수정안이든 보호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비정규직에게는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노동계가 선동하듯이 비정규직을 더욱 곤경에 몰아넣는 악법은 아니라는 뜻이다. 현재 고용구조는 갈수록 줄어드는 정규직 일자리, 광범위한 비정규직 일자리에 다양한 형태의 실업자군이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형태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따라서 실업자는 비정규직으로,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선순환할 수 있게 혈로(血路)를 열어주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해법이다.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비정규직의 참상을 내팽개치는 놀음은 더 이상 계속돼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아파트 중독증’ 에서 벗어나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파트 중독증’ 에서 벗어나자/임태순 논설위원

    사정상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3층 건물의 2,3층에 전세든 것이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다가구주택으로 옮긴 것이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줄곧 아파트에서 살아왔으니 20여년만에 아파트를 벗어난 셈이다. 우리들에겐 알게 모르게 ‘집’하면 ‘아파트’라는 고정관념이 배어 있다. 어느 새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60%를 넘어섰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사오기 전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난방, 온수 등의 불편은 예견했던 일이지만 특히 일반주택에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아이들이 걱정이 됐다. 그러나 아이들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잘 지낸다. 아파트의 발전속도에는 못 미치지만 다가구주택도 많이 진화해 난방과 온수사용에도 큰 문제가 없다. 집 주변을 돌아본 아내도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청과물 가게가 어디에 있고 세탁소 세탁물 가격은 얼마라면서 아파트에선 까맣게 잊고 있었던 ‘동네’,‘이웃’을 느끼게 돼 사람사는 맛이 난다고 했다. 불편한 점도 많다. 당장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아파트였으면 문앞에 떨어져 있는 신문을 살짝 집어 왔을 텐데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어야 한다. 방범도 걱정이 된다. 아파트는 경비가 있어 안심이 됐지만 이제 집의 도난, 도둑 등 안전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집 주변도 청소해야 하고 눈 치우기 조례에 따라 눈이 오면 눈도 쓸어야 할 것 같다. 국민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편리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는 웬만한 것을 다 해결해줘 주부와 가장의 손을 덜어준다. 재테크로서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아파트 가격은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재산을 불리는 강력한 수단이 됐다. 전세시장도 아파트 우선이다. 세입자들도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보다는 시장이 넓어 구하기 쉽고 순환이 잘되는 아파트를 찾는다. 정보통신 강국이 되는 데 기여한 것도 아파트다. 공동주택이다 보니 초고속인터넷망을 깔기가 훨씬 수월하다. 단독주택으로 이사 와서 케이블 TV이용료가 비싼 것을 보고 깜빡 놀랐다. 설치비로 4만5000원을 내고 한달수신료는 3.5배 비쌌다. 아파트분양은 곧 주택정책이라 할 정도로 아파트 중독증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 채권입찰제, 청약저축, 아파트전매, 국민주택규모, 아파트원가공개 등 그동안 쏟아져나온 각종 제도가 모두 아파트와 관련된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뉴타운도 아파트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달동네나 단독주택 지역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할라치면 주민들이 돈이 되는 아파트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얼마전 도봉구에서부터 시내인 용산, 마포를 거쳐 은평구에 아파트를 대량 공급해 강북을 U자형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이 되면서 도시의 건강성, 역사성을 잃어가고 있다. 공동체의식, 커뮤니티, 사람사는 재미 등은 찾아보기 어렵고 단절과 소외, 획일성이 가득하다.600년 역사의 서울은 아파트 열기에 밀려 고도(古都)의 향취를 잃어가고 있다. 내집값만 올라가면 그만이라는 현세대의 이기심과 탐욕심에 아무도 2,3세들이 살아갈 도시의 미래, 서울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멈포드는 “각 세대는 그 세대가 창조한 도시에 자신의 전기를 기록하게 마련”이라고 했다. 도시도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산을 아파트로 병풍처럼 에워싼 서울의 모습에 대해 후손들은 무엇이라고 할까. 우리 모두가 아파트중독증과 대세론, 만능주의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stslim@seoul.co.kr
  • ‘서울광장 월드컵응원’ SKT품에

    SK텔레콤이 서울시청 앞 광장과 청계광장에서 펼쳐질 2006년 독일월드컵 길거리응원 행사 민간 주최자로 선정됐다. 26일 서울시 관계자는 “공모에 참여한 3개 컨소시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SKT가 주관사로 뽑혔다.”고 밝혔다. 선정 사실은 27일 통보된다.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서울문화재단이 진행한 이번 공모에서 SKT는 5개 언론사와,KTF는 붉은악마·현대차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MBC는 독자적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SKT는 공모제안서에 거리응원과 문화행사를 결합, 축제로 승화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고전이 밤 10시, 한국-프랑스, 한국-스위스전이 새벽 4시에 있어 경기 전후시간대를 문화행사로 꾸미기로 했다. 영화·게임영상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안전과 질서대책에도 역점을 뒀다.최용규 김유영기자 ykchoi@seoul.co.kr
  • 시청앞 스케이트장 내일 폐장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26일 폐장한다. 서울시 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하루 평균 2500여명, 총 19만 1000여명이 스케이트장을 이용했다. 체육회는 올 연말 재개장시 대기실, 대여실 등을 조립식 건물 안에 설치해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서울광장] ‘철밥통’ 깨기/오풍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철밥통’ 깨기/오풍연 논설위원

    공직사회가 달라졌다.‘안전지대’‘무풍지대’는 옛말이 됐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기 밥그릇을 찾아먹을 수 없다. 조금이라도 방심할 경우 ‘허(虛)’를 찔려 자리를 내줘야 한다. 이른바 ‘철밥통’의 시대가 끝난 것이다. 공무원 조직은 변하지 않는다고 해 곧잘 철밥통에 비유되곤 했다. 그래서 비난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생명력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 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철밥통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 전주곡은 ‘팀제 도입’ 이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팀제를 처음 시행한 이후 여러 부처·청이 잇따라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우선 능력과 성과중심으로 바꾸자는 게 팀제의 요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곳에서 지각변동이 생겼다.5급 사무관 팀장 아래 4급 서기관 팀원은 더 이상 얘깃거리가 못 된다. 팀장이 국장(2∼3급)을 건너뛰어 바로 관·단장(1∼2급)에 발탁되는 경우도 있다. 연공서열이 중시되던 이전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당사자들은 희비쌍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탈락한 이들을 구제할 방법 역시 신통찮다. 와신상담만이 재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다. 반면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들에게는 몫돈도 주어진다. 행자부가 지난달 공개한 성과평가에 따르면 4급 기준으로 최고 400만원의 보수 차이가 났다. 최고성적인 S등급 400만원,A등급 250만원,B등급 130만원, 최하위 C등급 0원을 각각 상여금으로 받았다. 여기서 그친 것이 다행이었다. 행자부는 최하위 그룹에 속한 직원을 문책인사할 계획이었으나 평가 첫해인 점을 감안해 장관 경고에 그쳤다고 한다. 다음 평가가 더욱 주목된다 하겠다. 또고위직일수록 철밥통이 단단했는데 앞으론 기대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진입장벽부터 크게 높아졌다. 최근 검사장 등 특정직의 인사검증을 통해 10여명이 탈락했다. 이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방향은 옳다고 본다. 이들은 음주운전, 뇌물수수, 병역회피, 위장전입, 편법상속·증여 혐의가 일부 포착됐다는 것. 이같은 검증과정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190여명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가 직접 검증하는 대상은 정부부처 1∼3급과 산하기관 임원 등 2350개 직위에 이른다. 이제 고위직이 되려면 신변부터 정리해야 할 판이다. 노무현 정부가 철밥통을 깨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청와대를 포함한 모든 인사에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느냐는 것이다. 일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이러한 우려에서다. 자기네 식구에겐 관대하고, 남에게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 안 될 일이다. 앞으로 남은 2년 임기 중 국민 모두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을 존경한다. 링컨은 용인술로도 유명한 일화를 갖고 있다. 그가 국무장관으로 임명한 수어드는 링컨을 ‘촌뜨기 애송이’로 보았다. 그랬던 그가 자기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실천력과 용기는 매우 귀한 덕목인데, 우리 대통령은 이를 갖춘 제일가는 인물이라오.”라고 평했다. 노련한 정치인 수어드를 자신의 열렬한 추종자로 만든 것은 다름아닌 링컨의 지도력 때문이었다. 노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혁신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낙오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철밥통’ 깨기는 계속돼야 하지만,‘작은 정부’로의 회귀도 함께 권하고 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차라리 ‘北風’이 불었으면/이목희 논설위원

    북한 땅은 자연부터 달랐다. 버스로 군사분계선을 지나니 돌연 황량한 곳이 나타났다. 이곳저곳의 민둥산들. 미국 서부에서 멕시코 국경을 넘어가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몇㎞ 상관에 세상이 이렇게 달라지나.” 남북한 경계의 느낌은 그보다 더 했다. 페루 등 중남미 빈국을 방문했을 때의 황당한 이질감에 가까웠다. 얼마전 개성공단을 다녀왔다. 개성시내 관광도 했다. 북한 주민들이 못산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실제 눈으로 보니 참담했다. 낯선 자연환경에, 남루한 주민들. 김정일 정권을 향한 분노가 새삼 끓어올랐다.“국제정세가 아무리 불리하게 돌아간다고 해도 그렇지, 주민과 자연을 이렇게 만들다니….” 다른 경로로 북한을 다녀온 대학교수가 비슷한 한탄을 했다.“북한 주민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그런데 군 고위층은 외제차를 몰고 다니더라고요.” 북한땅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닌 남측 사람들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들이다. 그중 한 인사는 “평양이나 개성은 나은 편이고, 시골로 가면 주민 생활수준이 말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는 “곳곳에서 힘있는 계층의 도덕적 타락이 심각하더라.”고 덧붙였다. 문득 양극화를 떠올렸다. 남한에서 지금 양극화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북한의 양극화는 독재권력까지 연관되어 고난도 방정식이다. 연착륙을 시켜야 할 텐데 얼마나 많은 비용과 정치적 대가가 필요할까. 그 비용을 남측이 부담하자는 주장에 동감하는 우리 국민 숫자는 점점 줄고 있는데….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북풍(北風)’의 정치적 파괴력은 이제 없다. 북핵위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등. 겪을 건 모두 겪어서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북한에 강공을 취하건, 시혜를 베풀건 득표에 도움이 될 듯싶지 않다. 시혜 부분은 특히 그렇다. 한국전쟁을 겪은 50대 이상 노·장년층은 김일성·김정일이 밉다.20대 젊은층은 “우리가 잘 살면 되지 북한을 왜 돕느냐.”는 식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통일이 안 돼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북한방문을 연기하라는 한나라당 요구는 타성에 젖은 것이다.DJ 방북이 성사되고, 남북정상회담 등 성과가 있으려면 무언가 ‘대북 선물’이 있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그것을 좋아할 리 없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내 일부 세력들이 5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완벽한 패배를 위해 DJ 조기방북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인들의 얄팍한 표계산은 접어두자. 역사의 긴 호흡에서 북한과 따로 살 수는 없다. 독일이 통일비용을 치르고 있다면 그 역시 민족의 운명이다. 통일이 안 된 상태보다는 낫다고 본다. 북한 주민을 돕자는 ‘북풍’이 선거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일었으면 좋겠다. 지도부와 주민을 따로 떼기가 힘든 게 통일론자의 딜레마다.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독재권력 유지보다 주민복지를 우선하는 생각을 가지도록 이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DJ 방북과 남북 정상회담은 그런 차원에서 추진되고, 여야가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정일을 열차에 태워 남한이나 도라산역으로 억지로 데려오면 뭐하겠는가. 정지작업 없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전시성 합의에만 매달려서도 안 된다.“김정일이 연명하도록 무슨 선물을 줬기에 저러나.”는 식의 냉소가 퍼지면 상황이 도리어 꼬일 우려가 있다.DJ 방북은 김정일이 정신차리고 내부 양극화 해소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연금 반쪽 개혁이라도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연금 반쪽 개혁이라도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청문회에서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친 끝에 취임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의 최적임자’로 지칭했던 유 장관은 앞으로 청문회보다 더 험한 항로를 헤쳐 나가야 한다. 청문회에서는 열린우리당이라는 우군의 지원을 받았지만 국민연금 개혁에서는 전임 김근태 장관처럼 고군분투해야 할지 모른다. 어쩌면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만신창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 장관이 진정한 차세대 주자로 우뚝 서려면 국민연금 개혁에서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안은 크게 ‘더 내고 덜 받는’ 정부안, 덜 받되 나중에 더 내는 열린우리당안, 국민연금을 해체해 소득비례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도입하는 한나라당안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가 하면 노동계는 정부안대로 하면 노후연금이 ‘용돈’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대책없이 반발하고 있고, 재계는 어짜피 노후생활에 크게 도움이 안 될 바에야 보험료율을 더 낮춰 기업 부담을 덜자는 속셈이다. 이처럼 사분오열돼 있다 보니 지난 2년여 동안 국민연금 개혁은 백가쟁명식 논쟁만 무성한 채 제자리걸음 상태였다. 이중 열린우리당안은 이른바 ‘유시민안’이다. 유시민안은 정부안처럼 2003년의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근거로 하고 있다. 현재의 저부담-고급여라는 수급 불균형 구조를 고수하면 2036년 수지적자가 발생하고,2047년에는 적립기금이 소진된다는 위기감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안은 연금 고갈시점을 2070년으로 늦추기 위해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2010년부터 매 5년마다 1.38%포인트씩 2030년까지 15.90%로 인상한다. 그리고 소득대체율(연금급여율)은 현행 60%에서 2007년까지 55%,2008년부터 50%로 낮춘다. 반면 유시민안은 소득대체율은 정부안처럼 60%에서 50%로 낮추되 보험료율은 2008년 재정추계를 본 뒤 정하자는 것이다. 이때문에 필자는 유시민안을 ‘반쪽개혁’이라며 혹평을 가한 바 있다. 국민들이 보다 민감하게 느끼는 부담 증가를 차기 정권으로 떠넘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으로 볼 때 반쪽개혁이라도 추진하라고 권하고 싶다. 정부안처럼 일거에 전면 수술을 단행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선거 일정 등 정치권의 사정을 감안하면 기대난망이다. 선진국들도 국민연금을 개혁하면서 숱하게 정권이 교체되는 홍역을 치렀다. 또 개혁을 마무리짓기까지 10여년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겪어야 했다. 자신이 낸 보험금보다 많이 타는 현 세대가 다음 세대로 부담을 떠넘길지언정 스스로 부담하기를 꺼려한 탓이다. 유 장관은 따라서 반쪽개혁만이라도 완수하겠다는 목표로 열린우리당부터 설득해야 한다. 노 대통령은 당내외의 거센 반발을 뿌리치고 유 장관을 임명한 이상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초연금제는 유 장관이 제안한 효도연금과 적절히 절충한다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과거 국민연금 미납에 따른 도덕적 흠결을 어떻게 극복하고 국민을 설득하느냐는 유 장관의 몫이다. 유 장관은 어쨌든 자의로 시한폭탄이 장착된 난파 위기의 국민연금호에 올라탔다. 전임 장관들처럼 제스처만 펼쳐보이다가 꽁무니를 뺄 바에야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낫다. 유 장관이 전임자들보다 유리한 점은 차기 대권주자들을 향해 국민연금 개혁 청사진과 일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청문회에서의 변신이 연금개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공평과세보다 중요한 성실납세/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공평과세보다 중요한 성실납세/육철수 논설위원

    서너달 전, 친구 P가 입에 거품을 물고 세무사의 험담을 늘어놨다. 얘기인즉, 종합부동산세를 좀 줄여볼까 해서 아내에게 부동산 지분을 일부 넘겼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그만 화근이었다. 세무조사 통지서를 받고 급한 김에 어느 세무사를 찾았는데, 수임료를 300만원이나 달라더란다. 그것도 현금으로.“영수증을 달라.”고 했더니 “전문지식으로 먹고사는 사람한테 너무한 것 아니냐. 세무서 직원들한테 로비하는 데도 돈이 제법 들어간다.”며 되레 무안을 주더란다. 영수증 없이 현금을 챙기는 걸로 보아 소득탈루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자 괘씸하기 짝이 없더라며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모르긴 모르되 변호사·세무사·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탈루는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잘나가는 변호사들은 구속사건 하나 맡으면 수임료가 수천만에서 억대까지 받는다고 한다. 이걸 현금으로 달라 하면 ‘약자’인 의뢰인은 꽥소리 못하고 주는 게 현실이다. 이들에게 봉급생활자의 1년치 벌이는 식은 죽 먹기다. 연간 ‘세원(稅源) 사각지대’에 있는 현금성 지출이 64조원이라는데, 여기에는 전문직도 한몫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전문직이 큰 돈을 버는 것이야 지식과 능력 덕분이라 해도 의뢰인에게 현금을 받아 빼돌리면 소득 추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문제다. 정부가 또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들의 세원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수십년째 고정 레퍼토리지만 이번엔 단단히 벼르는 것 같다. 조세개혁안을 보면 이들의 탈루방지와 소득파악률을 높이기 위해 금융거래 추적, 보험과 연계한 소득추적 등 동원 가능한 수단은 망라돼 있다. 전담 세무조사 인력의 충원도 검토 중이라니 곧 전방위 압박이 시작될 모양이다. 고소득 전문직도 양극화는 있게 마련이겠으나, 월소득이 200만원도 안 되는 변호사·의사들이 수두룩하다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당수 자영업자들도 소득을 숨기기는 마찬가지다. 자영업자 436만명 중 절반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씀씀이는 근로소득자 못지않은데 세금낼 돈은 없다며 늘 오리발이다. 얼마전에는 정부가 1인 이상 고용 자영업자에게 임금지불 내역을 신고하랬더니 난리가 났다. 국가가 국민의 소득을 파악하는 일은 기본이다. 그래야 공평과세를 실현하고, 세금으로 도와야 할 저소득층을 가려낼 수 있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1년 유예로 물러섰다.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제개혁을 망설인다면 실망이다. 정부는 그동안 이들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세원 추적을 소홀히 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늦은 감이 있으나 과세의 주요 목표물이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에게로 옮겨지는 것은 공평과세를 위해 당연하다 하겠다. 그렇다고 무리한 추정 과세는 지양해야 한다.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소득검증시스템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또 다른 과세 불공평을 낳을 수도 있어서다. 요즘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사회니, 양극화 해소니 하면서 소요 재원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자 온갖 명목으로 세금 늘리기에 나서는 듯한 인상이다. 보기에 참 딱하다. 국력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세금은 안 내면서 ‘나 잡아 봐라.’식으로 숨어버리는 불성실 납세자의 인식만 고쳐져도 세무조사나 세입 확대에 쏟는 국가적 낭비는 크게 줄어들 것이어서 더 안타깝다. 결국 국민의 성실한 납세가 선행되어야 공평과세도 이루어지게 돼 있다. 지나치게 정부 편을 든 것 같아 민망하지만 국민으로서, 납세자로서 의무를 다한 뒤에 방만한 재정운용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바로잡는 게 순서일 것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26일까지 연장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스케이트장 운영기간을 오는 26일까지 늘렸다. 스케이트 교실도 23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이달초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하루평균 이용자수가 3000명을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아 운영 기간을 연장했다.”고 말했다. 문의 (02)2282-2164.
  •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2006 大入에 남은 이야기들/이용원 논설위원

    서울대가 주요대학 가운데 마지막으로 엊그제 정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함으로써 2006학년도 대학입시는 외견상 마무리됐다. 우리사회에서 초·중·고 교육의 목표는 어느 대학에 들어가는가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기에 대학입시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2006학년도 대학입시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 몇가지를 간추렸다. 각 대학의 1차 합격자 선정이 끝났지만 많은 수험생에게 최종 입시는 정작 지금부터 시작된다. 중복지원에 따른 연쇄 대이동이 발동해 진학하는 대학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대와 연세대에 중복합격한 학생이 서울대를 택하면 연세대에 빈 자리가 생기고, 이 자리로 서강대 합격자가 옮기면 다시 타대학 합격생이 서강대에 입학하게 되는 식이다. 연쇄이동의 전체 규모를 파악한 통계는 아직 없다. 그러나 학원가와 일선학교들의 경험치를 종합하면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원의 0.5∼1.5배가 움직인다고 한다. 따라서 1차 합격에는 들지 못했지만 ‘대기번호’(추가합격 예비번호)를 받아둔 수험생들은 입학식을 코앞에 둔 3월 초까지 전화벨 울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이같은 연쇄 대이동은 입시의 안정성을 해쳐 학생과 대학 양쪽에 모두 큰 피해를 준다. 그뿐이 아니다. 중복지원은 불공정 경쟁과 극심한 눈치작전의 원인이 된다. 수능시험 결과를 받아 이를 내신성적과 합산한 계산만으로 지원 대학·학과를 고른다면 이는 순진한 학생·학부모이다. 영악한 입시학원에서는 수년간의 통계치와 지원 경향을 분석해 A대학 B학과를 대기번호 몇번쯤으로 합격할 수 있다고 가르쳐 준다. 이는 일반 학부모나 일선교사가 소화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강남에서 이같은 입시 상담을 받으려면 보통 100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올해는 눈치작전도 극심했다. 그 원인은 물론 재수에 대한 부담감에 있다.2008학년도 대입부터는 골간이 바뀌므로 내년 입시에서는 안전 지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여파가 이번 대입에까지 미쳐 재수를 기피하는 수험생들이 대거 하향·안전지원을 했고, 그 틈새에서 눈치작전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올해는 ‘로또 입시’라는 비아냥이 유난히 유행했다. 눈치작전이야 한세대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성적과 지원 대학·학과의 합격선이 뒤엉킨 적은 없었다. 눈치작전을 배짱지원이라고도 하는데 순수하게 배짱만으로 지원대학을 고르는 수험생·학부모는 많지 않다. 이 역시 배짱 뒤에 돈으로 산 전문학원의 정교한 분석이 존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명문대 입학은 아버지의 돈과 어머니의 정보력으로 결정된다.’는 속설이 다시금 위력을 떨친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이 원하는 데 가질 못하고 그 자리를 성적 떨어지는 학생이 차지한다면 이는 분명히 순리에 어긋난다. 성적이 좋은 순으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끔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여학생의 교대 선호는 올해도 두드러졌다. 서울의 한 외고를 예로 들면 한반에서 연세대와 서울·경인 교대에 동시합격한 4명 가운데 3명이 교대를 택했다. 학원가에서는 이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본다. 우수한 인재가 2세 교육의 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은 박수 칠 일이다.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각 학문 분야에 고루 퍼지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각계에서 활약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원인이야 청년실업을 해소 못하는 기성세대에게 있지만, 취업을 보장하는 학교·학과로만 젊은 인재가 쏠리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서울시 청사 역사속으로…

    서울시 청사가 4일부터 철거된다. 1926년 시 청사의 전신인 경성부 청사가 완공된 지 80년만이다. 철거 일정은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새 청사 착공은 이명박 시장 임기 내인 4월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시는 2일 태평로 1가31 일대 연면적 8349.48㎡의 현 청사에 대한 철거 공사에 착수,3월 중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시는 철거 기간을 당초 3개월로 잡았지만 야간·주말 작업을 병행,1개월 안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일부 부서가 남산 이전을 반대, 철거 일정이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시는 3월17일까지 실시 설계 입찰제안서를 받고, 적격자가 선정되는 대로 4월 말쯤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청사가 철거된 뒤 나오는 폐기물은 1만 2750t으로 덤프트럭(15t 기준) 850대 분량으로 추산된다. 철거 비용은 폐기물 처리 비용 2억 9000만원을 포함,9억 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시는 압쇄기(crusher)를 굴착기에 부착해 청사 외벽과 구조물을 으스러뜨리는 공법인 압쇄(壓碎)공법을 이용, 청사를 철거한다. 우선 청사 옥상에 굴착기가 들어갈 만한 큰 구멍을 뚫은 뒤 굴착기를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5층에 투입한다. 굴착기는 청사 내부에서 청사 외벽과 구조물을 하나하나 뜯어내게 된다.5층이 철거되면 4층을 철거하는 순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시는 시민들의 안전과 도심 미관을 고려해 건물 바깥에 6m 높이(2∼3층 높이)의 울타리를 설치하고, 건물 바로 옆에 먼지를 막기 위한 천막을 한 번 더 덮는다. 한편 시청 본청 가운데 서울광장과 접한 본관건물(등록문화재)에 시장 집무실과 대변인실, 홍보기획관, 총무과, 재무과, 예산과, 기획과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서소문 별관으로 이사간다. 시청 뒤뜰의 명물인 적송(赤松) 30여그루도 3월 중으로 서울숲으로 옮겨진다. 새 청사는 2009년 지하 4층·지상 22층에 연면적 2만 6635평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고, 본관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서울의 근·현대사를 담은 역사관 등으로 활용될 계획이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초등생 서울 홈스테이 체험 1~4일 전남학생 3박4일 초청

    서울시는 겨울방학 기간 중 전라남도 지역 초등학생을 서울에 초청해 일반 가정에 묵게 하는 홈스테이 문화체험을 실시한다. 전남 초등학생 40명은 1∼4일 3박 4일 동안 서울타워를 견학하고 서울광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등 다양한 서울 문화 체험을 하게 된다. 또 경복궁을 돌아보고, 지난해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하는 등 우리 역사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도 갖는다. 2004년 서울시와 전남도가 맺은 우호 협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청소년 상호 교류 프로그램이 시작됐으며 올해 여름방학에는 서울 초등학생들이 전남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서울광장] 신년결심과 신년특별연설/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신년결심과 신년특별연설/임태순 논설위원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을 한다. 웰빙시대를 맞아 금연, 금주, 다이어트에서부터 외국어 및 컴퓨터 익히기 등 실용적인 목적까지 다양하다. 그래서 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새로운 결심을 도와주는 ‘결심(決心)상품’이 많이 팔린다. 어학학습기, 금연파이프, 다이어트신발, 몸짱사이클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장수상품이 되지 못하고 대부분 단명하고 만다. 정초를 맞아 굳게 먹었던 마음이 오래가지 못하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이 십상이기 때문이다. 신년 결심중엔 담배를 끊겠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담배인삼공사에 따르면 1월에 급감했던 담배판매량은 몇개월 지나면 다시 원상회복한다고 한다.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는 것은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누구나 다 1년을 새로 시작하는 전환점에서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 출발하려는 심리가 있다. 그러나 마음먹는 것과 행동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마음 먹은 대로 몸이 따라주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연초결심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얼마전 신년특별연설을 했다. 매년 연두회견을 통해 국정운영방향을 밝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는 연두회견 형식으로는 언론에 기자문답 내용만 부각돼 정작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특별회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견의 요지는 우리 사회에 팽배해있는 경제·사회부문의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이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갈수록 확대되는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를 예로 들면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층과 소외층의 교육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평소의 노 대통령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재원이 필요하고 재원확보 방안은 조세논쟁으로 이어질 텐데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별로 득될 것 없는 세금문제까지 과감히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재원확보 방안은 쟁점이 됐다. 무책임하게 어젠다만 던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비판에서 시작돼 적자재정 편성, 증세 등 논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재원논쟁은 지난 25일 신년기자회견에도 반영됐다.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방안이 조세논쟁으로 번진 것을 의식한 듯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면서 대신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원은 세출 구조조정과 예산효율화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1주일전 예산절감으로는 재원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에서 물러선 것이다. 여당과 한배를 타고 있는 대통령으로선 5월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양극화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20대80 사회가 10대90 사회로 변할 만큼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 주거, 교육 등 그 격차는 삶의 질 부분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이 어렵게 말을 꺼낸 만큼 양극화해소 의지는 작심삼일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5월 선거가 있어 부담스럽지만 세금도 손댈 것이 있으면 과감히 손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해야 한다. 더더구나 증세, 감세 논쟁으로 희석돼서도 안 될 것이다. 언행이 일치하여 양극화 해소가 올 한해를 꿰뚫는 화두가 되기를 기대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Zoom in 서울] 2009년 8월… 문화벨트된 서울도심 걸어보니

    [Zoom in 서울] 2009년 8월… 문화벨트된 서울도심 걸어보니

    오는 2009년 어느날 서울의 도심거리. 이곳은 시민들이 문화와 휴식을 즐기는 문화벨트가 됐다. 조만간 유네스코(UNESCO)는 서울 도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고 한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2009년 서울의 도심을 미리 가보았다. ●확 바뀐 광화문 주변 2009년 8월. 화창한 어느 주말 오후 활력이 넘치는 서울 도심거리를 찾았다. 얼마전 예전에 있던 장소에서 14.5m 앞당겨진 곳에 세워진 목조건축물인 광화문. 그 앞에는 돌로 쌓아놓은 월대와 웅장한 해태상이 관악산을 향해 서 있다. 한 초등학생이 아버지한테 물었다.“이 호랑이는 뭐예요?” “이건 호랑이가 아니라 해태야. 관악산의 불 기운을 다스리는 동물이지.” 광화문광장. 시민들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1만 2000여평 되는 광장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한가운데서는 “쿵쿵쾅…쿵쿵쾅…” 음악소리가 연신 터져나왔다. 통 큰 청바지에 노란·파란색 얼룩무늬 티셔츠를 입은 청소년들이 힙합댄스에 여념이 없다. 또래뿐만 아니라 아기를 업은 중년 부부까지 손을 치켜들고 환호를 보냈다. 춤추는 한 청소년이 발을 헛디디자 “와∼ 힘내라. 짝짝짝” 격려의 박수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현대미 넘치는 시청사 지난 4월 새 시청사가 완공됐다.22층 최신식 건물이다. 하지만 일제침략기에 지어진 구 시청사는 박물관으로 변해 ‘암울했던 과거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휴일을 맞아 서울광장에는 가족들로 붐볐다.“난 김밥 말고 저기 유부초밥.” 소풍을 온 가족 가운데 어머니가 딸한테 김밥을 먹여주자 딸은 유부초밥을 달라고 안달이다.“주영이 형 만세!” 아버지와 아들은 풀밭에 누워 신형 DMB휴대전화를 통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보고 있었다. “둥∼둥∼둥∼” 건너편 덕수궁 앞에서 왕궁 수문장 교대식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려퍼지자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조선시대 병사’들이 무릎을 굽히지 않는 팔자보법으로 힘차게 행진하자 일본 관광객들은 ‘스고이’(좋다)를 연발하며 디지털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청계천의 폭포는 이날도 “콸콸콸” 흘러내렸다. 한쌍의 연인이 물가에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한번 건너볼까?” “내 손 꼭 잡아.” 그들은 두손 꼭 잡고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청계천이 복원된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인파로 넘쳤다. 주말이면 청계천변은 ‘차 없는 거리’가 돼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숭례문광장과 쉼터 남대문앞 잔디밭에서 한 예술가가 기타를 치고 있다. 선글라스를 끼고 소리를 질러댄다. 보행로를 건너던 사람들,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리는 차를 탄 사람들이 한번씩 고개를 돌리며 미소를 짓는다. 시민의 문화공간이 된 서울도심. 인근 미국대사관 앞에 줄지어 있던 전경차량이 이날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미선·효순양 추모집회나 농민집회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어느덧 서울도심이 가족과 연인, 친구 등 시민들이 즐기고 뛰놀 수 있는 장소로 변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와 김근태, 그리고 대중성/한종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와 김근태, 그리고 대중성/한종태 논설위원

    손학규 경기도지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 두 사람은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 우선 1947년생으로 동갑이다.. 경기도가 고향인 것도 같고 출신학교 역시 경기고와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학과만 정치학과(손학규), 경제학과(김근태)로 다를 뿐이다. 서울대생 시절에는 유명한 운동권으로 ‘학생운동 3인방’으로 통했다. 이후 손 지사는 노동운동에 투신했고, 김 의원은 통일운동에 매진했다. 두 사람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한 것도 공교롭다. 또 시기는 다르지만 둘 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재임시절 ‘힘 센’ 복지부장관이란 평가를 들은 것도 비슷하다. 진지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 성격도 같다. 그래선지 서로 상대방을 스스럼 없는 친구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차이점도 있다. 김 의원은 30년가량 재야인사로서 한길 인생을 살아온 ‘일관성’이 돋보인다. 까닭에 그를 빼놓고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그에게는 ‘김근태와 친구들’로 통칭되는 마니아 집단이 있다. 물론 그런 탓에 폭이 좁다는 얘기도 듣는다. 반면 손 지사는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좌우 경험이 모두 있어서다. 이념적으로 자유분방한 당내 소장파들이 그의 우군이다. 통합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도 듣는다. 그러나 우파 정당인 한나라당에서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런 두 사람이 차기 대권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지지도가 영 말이 아니다. 대중성에서 취약한 탓이다. 당분간 이런 트렌드는 바뀔 것 같지 않다. 대권 후보군으로서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꽤 괜찮은 상품성에도 왜 그럴까.‘저평가 우량주’를 몰라보는 대중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자신들의 문제점은 없을까. 몇가지가 떠오른다. 우선 매사에 진지하고 사색적이어서 표현이 ‘서술형’일 때가 많다. 두 사람은 연설할 때나 대화할 때나 ‘기승전결’ 방식이 항상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자연히 복문과 중문이 많고 구어체보다는 문어체를 즐겨 사용한다. 말이 어렵다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 물론 그들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60,70년대 학생운동권은 소수정예의 지하 이념서클 중심이었던 탓에 논리 무장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은 단답형과 두괄식을 좋아한다. 에둘러서 표현하는 것에는 지겨워한다. 직설적 화법을 더 선호한다. 우리 정치사에서 표현의 ‘단순화’에 능한 정치인은 아마도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아닐까 싶다. 눌변이기는 하지만 표현을 단순화하는 YS 방식을 두 사람이 벤치마킹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 자신만의 논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사고의 경직성’이 눈에 띄기도 한다. 고집이 세다는 것과 같은 말일 게다. 이럴 때면 참모들의 건의는 한낱 흘러가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자기 PR에도 둔한 편이다. 콘텐츠가 앞서니까 문제없다는 식이다. 상대적으로 미디어에 덜 친화적인 것도 지적할 수 있다. 같은 당의 다른 경쟁후보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전반적으로 이벤트에 약한 것도 두 사람의 단점으로 꼽힌다. 감성적인 이벤트를 잘할수록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로고스보다는 파토스가 흡인력에선 앞선다. 콘텐츠라고 하는 정책과 노선, 그리고 비전에서 나무랄 데 없는 두 사람이다. 중요한 것은 지지도와 연결하는 매개체이다. 김 의원과 손 지사가 이제부터는 소프트웨어에 주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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