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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넷, 검찰개혁 등 33개 정책과제 선정

    총선유권자네트워크(총선넷)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 총선 관련 33개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들 정책과제는 유권자 위원 238명과 일반 시민 2928명의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총선넷은 이들 정책을 각 정당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후보자 약속운동’을 펴 나갈 계획이다. 정책과제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및 통상절차법 개정, 비정규직 권리 보장, 4대강사업 진상조사, 검찰 개혁, KTX민영화 폐기,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 반값 등록금 실현, 재벌의 불공정 행위 규제 등이 포함됐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들 정책을 각 정당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다음 달 3일 답변을 정리해 공개할 것”이라면서 “각 후보들의 정책 성향을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투표 참여 운동도 본격화된다. 총선넷은 선거 나흘 전인 다음 달 7일 서울광장에서 가수 YB, 김C·뜨거운 감자, 나는 꼼수다, 소설가 이외수씨 등이 참여하는 ‘유권자 투표 혁명 개념찬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이어 10일에는 4110명이 참여하는 투표 참여 인증샷 찍기도 진행할 계획이다. 총선넷 관계자는 “총선넷이 선정, 발표한 심판 대상자 중 3관왕 이상을 차지한 44명의 45%에 해당하는 20명이 공천을 못 받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선거운동이 시작된 만큼 정책 제안과 투표참여 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노숙자, 사진작가 변신

    노숙인들이 사진작가로, 청소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27일 노숙인쉼터인 시립 영등포 보현의 집에서 노숙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진강좌인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1기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강좌는 사진을 통해 노숙인들이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고, 세상과 다시 소통함으로써 사회복귀에 한걸음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좌는 사진작가 조세현씨의 지도로 지난 2월 21일부터 6주간 6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강좌에는 15명의 노숙인이 참가했다. 수료생들은 다음 달 중순 서울광장에서 사진 전시회를 갖는다. 시는 오는 5월 2기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오는 8월 중급반 과정을 운영해 우수 졸업자에게는 사진관련 공공 일자리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일자리와 주거 등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서울역 노숙인 20명에게는 6개월간 월 25만원 이내의 월세를 시에서 지원한다. 또 코레일은 이들에게 6개월간 서울역 광장과 역사 내 청소 일자리를 제공한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하루 4시간, 월 15일을 근무하고 월급 40만원을 받는다. 우수 근로자에게는 코레일에서 포터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경호 시 복지건강실장은 “앞으로 노숙인들이 인문학 등 다양한 강좌와 함께 기술 교육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곳곳서 핵안보정상회의 찬반집회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25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핵안보정상회의 반대를 집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민중의 힘’ 소속 회원 및 시민 5000여명(경찰 추산 3000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역광장에 모여 핵안보정상회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을 반대했다. 이들은 “핵안보정상회의는 핵 안전이 아닌 핵을 확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핵안보정상회의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총파업 투쟁을 통해 현 정권과 싸워 나갈 것”이라면서 “선거를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제주 강정마을 회장은 “군부독재 시절에서도 일어나지 않던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힘을 모아 강정마을을 꼭 지켜 내자.”고 밝혔다. 경찰은 77개 중대 6000여명의 병력을 동원, 집회 참가자들의 거리행진 등을 원천 봉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집회 참가자들이 모일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에워싸 접근을 막았다. 반면 시민 50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핵안보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는 행사를 가졌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 [서울광장]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 없애자/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 없애자/곽태헌 논설위원

    4·11 총선에서 국회의원 300명이 쏟아진다. 1948년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19대 국회에서 의원 300명 시대를 열게 됐다. 물론 좋은 기록이 아닌 부끄러운 기록이다. 18대 국회보다 의석은 단 한 석 늘어나는 것이지만 국민이 느끼는 심리적인 충격은 작지 않다. 경제가 좋지 않아 많은 국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선량(選良)이라는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은 희생하지 않고 오히려 의석수를 늘려 국민세금만 축내고 있다. 여야는 민간인으로 구성됐던 국회의장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지난해 11월 제시한 선거구 조정안을 무시하고 동료 의원 봐주기를 위한 꼼수만 생각해 왔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역구가 통폐합되는 곳이 많을 경우 현역 지역구 의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누더기 옷보다도 더 심하게 지역구를 조정하면서 통폐합을 최소화했다. 경기 용인과 충남 천안에서는 동(洞)을 옆 지역구로 떼다 붙이는 편법을 동원했다. 여야는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낸 아이디어로 포장하면서 인구 하한선에 미달하는 세종시를 예외적으로 독립선거구로 신설하기로 했다. 경남 남해·하동, 전남 담양·곡성·구례를 인근 지역과 통폐합했지만 경기 파주와 강원 원주를 분구(分區)했으니 결과적으로 한 석이 늘어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사사건건 싸우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의석 늘리는 데에는 우애 좋게 찰떡 같은 공조를 과시했다. 역시 초록(草綠)은 동색(同色)이었다. 국회의원 세비(歲費)를 줄이고 중의원 수도 80명 정도 줄이는 것을 추진하는 일본과는 정반대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처럼 양심도 없고, 뻔뻔한 정치인들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올해 국회의원 세비는 연간 1억 4000만원이다. 여기에 국회의원의 보좌진, 입법정책 개발비 등을 포함하면 1명의 국회의원 때문에 직접 들어가는 세금만 연간 10억원 가까이 된다. 19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이 한 명 늘면서 매년 이 정도의 세금은 18대 국회 때보다 더 들어가게 돼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일을 제대로 한다면,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면 세비도 아깝지 않고 국회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멀쩡한 사람도 국회의원만 되면 이상해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조직력이 좋은 약사들의 반발이 무서워 가정상비약을 슈퍼에서 판매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반대해 왔던 게 현 18대 국회의원들이다. 예금자 보호 제도를 뿌리째 허물어뜨리는 내용의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키려고 했던 게 현 18대 국회의원들이다. 마땅히 통과시켜야 할 법안에는 팔짱을 끼고 통과시켜서는 안 될,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저축은행법은 통과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게 국회의원들의 현주소다. 일단 4·11 총선에서는 가정상비약 슈퍼 판매를 반대하는 국회의원들과 예금자 보호 제도를 흔들려고 하는 국회의원들을 떨어뜨려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더 나아가 국회의원 300명 시대를 응징하기 위해서라도, 이참에 국회의원 재·보선을 없애야 한다. 시장이나 군수 등 자치단체장들이 없으면 지방행정에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대행체제든, 재·보선이든 해야겠지만 국회의원 몇십명 없다고 이 나라가 잘못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국회도 조용해지고, 몸싸움도 줄어드는 긍정적인 현상이 더 많을 것이다. 18대 국회 때 모두 21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을 했다. 투표율이 40% 될까 말까 하는 재·보선을 위해 227억원을 사용했다. 한 곳당 10억원이 넘는 아까운 세금이 함량 미달 국회의원들을 다시 뽑기 위해 쓰였으니 분통이 터질 일이다. 재·보선 비용으로 한 곳당 10억원씩 뿌리는 것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쓰는 게 훨씬 유익하고 시급한 일이다. 국회의원 없다고 아쉬워할 국민은 없다. tiger@seoul.co.kr
  • [서울광장] 실패 백서가 더 값지다/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실패 백서가 더 값지다/임태순 논설위원

    경남 김해시가 최근 ‘부산·김해 경전철 20년사’ 백서를 발간했다. 부산 사상역과 김해 가야역을 오가는 이 경전철은 1992년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20년 만인 지난해 9월 개통됐다. 그러나 경전철은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 두 지자체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됐다. 수요 예측을 부풀리는 바람에 향후 20년간 김해시 1조 5000억원, 부산시 1조원 등 모두 2조 5000억원의 운영손실분을 사업자에게 메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1조원의 연간예산 가운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빼면 사업 가용예산이 300억원에 불과한 김해시로선 돈 갚을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백서는 주요 정책이나 대형 국책사업을 마쳤을 때 발간하는 정부 보고서로, 업적·치적 과시용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백서는 실패정책에 대한 보고서요 반성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화자찬하고 잘못된 것을 숨기기 일쑤인 우리 행정 풍토에선 이례적이다. 1992년 국무회의 의결로 시범사업이 된 부산·김해 경전철 사업은 1995년 민자 유치 사업으로 지정되고 2002년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건설에 들어간다. 정부는 민자사업에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자 1998년 민자사업법을 개정, 수요 예측에 미달하면 보전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규정을 만든다. MRG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그 뒤 폐지됐지만 김해시의 발목을 잡는다. 하루 이용객을 17만 6000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3만명에도 못 미쳐 차액을 2014년부터 보전해 줘야 할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20년간 대통령선거 4차례, 국회의원선거 5차례, 지방선거 4차례가 치러졌으니 경전철 사업은 정치와 선거바람을 타고 왜곡되고 굴절될 수밖에 없었다. 부산~김해 교통난 해소, 대도시 연계 위성도시 개발, 경전철 인근 택지 개발, 대학 유치 등의 장밋빛 공약이 쏟아져 나와 주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했다. 여기에 국책연구원, 민자사업 참여업자도 수요 예측을 뻥튀기해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초기인 1993년 교통개발연구원은 이용객을 11만 7800여명으로 전망했으나 금호컨소시엄이 사업신청서를 냈던 2000년에는 33만 6000여명으로 부풀려지는 등 수요 예측은 이리저리 춤을 춘다. 김해시의 백서발간은 다목적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심각한 재정부담이 된 민자사업의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자는 것이 가장 크다. 공무원 교체로 행정의 연속성이 단절되고, 장기간 사업이 진행돼 주민들이 사업의 전말을 잘 모르는 점도 고려됐다. 이와 함께 사업을 중앙정부 권유로 시작한 만큼 책임도 나눠 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의도도 숨어 있다. 김해 경전철 사업은 재정여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추진되는 다른 민선단체장의 성과 쌓기식 사업과는 다르다며 선을 그은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의도가 있다고 해도 백서의 의미가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백서는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시행자와 협상은 물론 업무추진 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또 지자체의 정치적 필요에 휘말리는 바람에 사업의 적정성과 비용편익 분석을 냉정하게 하지 못했다고 반성을 한다. 아마 이러한 실패 백서가 좀 더 일찍 나왔으면 단체장의 업적과시용 마구잡이 사업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용인, 인천, 태백시 등의 유사 사례 재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히도 실패를 덮고 가리는 문화에 젖어 경험에서도 배우지 못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로 183조원을 농촌에 쏟아붓고도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는 게 우리들이다. 미리 앞날을 내다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일을 그르친 뒤 살펴보는 ‘사후’(事後) 또는 ‘후견’(後見)지명이라도 있어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게 아닌가. stslim@seoul.co.kr
  • [서울광장] 그린 비즈니스, 거품에서 트렌드로/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린 비즈니스, 거품에서 트렌드로/이도운 논설위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솔린드라 스캔들’로 큰 곤욕을 치렀다. 오바마의 ‘그린 전략’에 따라 정부로부터 5억 2800만 달러(약 53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신생 태양광 업체 솔린드라가 파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원자인 사업가에게 정치적 특혜를 줬다가 실패했다고 주장했지만, 뉴욕타임스는 “녹색 일자리 창출에 혈안이 돼 시장을 잘못 읽은 데서 나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의 클린 테크놀로지 투자 실패 사례는 솔린드라뿐만이 아니다. 에너지 저장 업체 비콘파워도 3900만 달러의 정부 지원을 받은 뒤 파산을 신청했다. 석유 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업계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붐을 일으켰던 그린 비즈니스의 거품이 꺼져 가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정말 그럴까. 며칠 전 미국의 그린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클린 에지’에서 ‘2012년 클린 에너지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올해의 글로벌 클린 에너지 시장을 다섯 가지 트렌드로 분석했다. 첫째는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군대가 클린 에너지 사용과 기술 개발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미군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처다. 1년에 150억 달러(약 15조원)를 지출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미군은 에너지 지출 예산 가운데 10억 달러를 클린 에너지 구입에 쓰기로 했다. 그 비율은 점점 늘어갈 것이다. 두번째 트렌드는 일본의 클린 에너지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다. 일본은 전력의 30%를 원자력으로 충당해 왔다. 2050년까지 원전 비율을 50%까지 늘리려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본 내 54개 원전 가운데 51개가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8월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클린 에너지 사용 비율을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 풍력, 지열, 소수력, 바이오매스 등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번째 트렌드는 상업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뉴욕의 아이콘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중이다. 내년에 공사가 끝나면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38%나 줄어들게 된다. 1년에 440만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줄여 3년 만에 공사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 빌딩은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1을, 도시 온실가스 배출의 80%를 차지한다. 네번째 트렌드는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것이고, 다섯번째는 에너지 저장 시설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990년대 말 엄청난 IT 붐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2000년을 전후해 거품이 꺼졌다. IT 장비와 서비스 가격이 급락했다. 그러나 IT 산업은 죽은 것이 아니다. 값싼 장비와 서비스는 IT를 트렌드로 만들었고, 2012년 현재 시점에서 IT 산업은 꽃을 피우고 있다. 그린 비즈니스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클린 에지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태양전지의 와트당 가격은 2007년 7.2달러에서 지난해 1.28달러로 급락했다. 반면, 미국 내 벤처캐피털의 투자 가운데 클린 테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1.2%에서 지난해 23.1%로 늘었다. 가격은 떨어지고 투자는 늘었다. 결국 그린 비즈니스는 트렌드화하면서 꽃을 피우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은 임기 말로 오면서 탄력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4대강 사업을 녹색성장에 연계시킨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태양광 등 클린 에너지 사업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그린 비즈니스의 미래는 어두운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얼마 전 ‘꿈 많은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스물네 살의 청년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휴학을 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린 비즈니스의 현장을 직접 보려고 한다.”며 내가 취재했던 기업들의 정보를 요청했다. 이런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에 우리나라 그린 비즈니스의 미래가 달린 것이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죽은 노무현과 산 친노/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죽은 노무현과 산 친노/최용규 논설위원

    박연차 수사가 한창이던 2009년 3월, 퇴임한 노무현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치하지 마라.’는 글을 남겼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80일 전이니 친노(親)에겐 유훈이나 다름없다. ‘폐족’을 자처하던 친노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기회로 정치 전면에 등장, 단숨에 민주통합당을 장악했다. 주군의 당부와 달리 화려하게 부활한 친노가 이제 대권까지 넘보게 됐으니 이 또한 운명인지 모른다. 그런데 웬만해선 끄떡없을 것 같던 친노 민주당이 기우뚱거리고 있다. 당 지지율조차 새누리당에 역전됐다. 박원순을 밀어올린 ‘가을혁명’의 주력 20대의 이탈은 민주당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2월 중순부터 상승세가 꺾였고, 20대의 이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민주당 여론조사도 언론에 공개됐다. 젊은이들이 떨어져 나가면 대선은 물론 총선 승리도 장담하기 어렵다. 정치가 생물이듯 민심 또한 생물이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에 화(禍)가 닥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민심의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엉뚱한 길로 질주하는 데 대한 준엄한 경고다. 지금 민주당을 보면 난리법석을 떨어가며 통합을 왜 했는지 헷갈린다. 새 정치는 싹조차 안 보이고 구식정치만 판치고 있다. 당권을 꿰찬 친노 지도부는 일관되게 진영의 논리를 추구하고 있다. 민주진보 진영이 똘똘 뭉치자는 이 논리는 대립과 분열, 갈등을 배태하고 있다. ‘안철수 현상’으로 드러난 민의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이다. 감동과 울림이 없는 ‘정체성 공천’은 진영 논리의 산물이다. 콩 심은 데 콩 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제 아무리 떠들어도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정체성 공천은 현재의 분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게 뻔하다. 한명숙 대표는 위기의 본질이 무엇인지 숙고해야 한다. 임종석·박주선 파동은 현상이지 본질이 아니다. 편을 가르는, 그래서 희망 없는 진영의 논리가 위기의 본질이다. 노 전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것 같다. 노무현의 비서 양정철이 쓴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을 보면 한명숙에 대한 노무현의 애정이 잘 나타나 있다. 2010년 12월 17일 서울 영등포의 한 사무실에서 한명숙을 만난 양정철은 “노 대통령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다음 대통령은 한명숙 총리 같은 부드러운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걸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한명숙은 “노 대통령께선 국민통합을 자주 강조하셨다.”고 회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을 할 때는 아무래도 국민통합을 쉽사리 하지 못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게 된 것도 큰 꿈을 꾸라는 노무현의 당부 때문이라고 했다. 사실 노무현의 국민통합론은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노무현은 2002년 대선후보 출마 연설에서 신뢰와 협동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제대로 구축하느냐 못하느냐에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목 터지게 외쳤다. 앞으로 우리 사회의 생산성은 생산요소의 투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혁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토대가 되는 사회적 신뢰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는 유종근의 신국가론이야말로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신뢰 구축을 통한 국민통합’이 노무현이 추구한 가치인 셈이다. 이는 민주당의 통합정신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진영의 논리를 추구하는 친노의 가치와 사회적 신뢰를 통한 국민통합을 주창한 노무현의 가치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노무현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키겠다며 주군의 유훈을 뒤로하고 정치판에 다시 뛰어든 그들이다. 생전에 노무현은 “잃는 것이 너무 많다.”며 측근들의 정치를 말렸지만 지금 살아 있다면 “정치해선 안 되겠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을 것이다. 앞으로 총선까지는 한달가량 남았다. 변화무쌍한 게 민심이다. 진부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라. 그것이 주군의 뜻일 게다. ykchoi@seoul.co.kr
  • “제주해군기지 반대” 서울도심서 집회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촉발된 구럼비 바위 폭파 반대 시위가 서울 도심에서도 열렸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소속 회원과 시민 등 70여명은 11일 오후 3시에 서울광장에서 “정부는 구럼비 발파 작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우리 모두 구럼비다’라고 적힌 검은색 현수막 안에 들어가 돌 형상을 만들었다.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는 “구럼비 자체가 살아 있는 바위이며 생명체임을 상징하기 위한 퍼포먼스”라고 말했다. 이들은 “시민 모두가 구럼비 바위가 되어달라. 정부는 죽음을 멈추라.”고 외쳤다. 시위는 반전(反戰)에 뜻을 같이하는 네티즌들이 함께하는 ‘피스몹’ 형태로 진행됐다. 피스몹이란 약속 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플래시몹과 반전을 상징하는 평화가 합쳐진 신조어다. 대책회의와 범국본은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한·미 FTA 발효 중단과 구럼비 발파 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삭발식도 잇따랐다. 장성심 한·미 FTA폐기국민행동 제주 운영위원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요구하며 삭발했다. 범국본 관계자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한·미 FTA 발효 예정일까지 집회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0일 저녁 민주통합당 정동영·천정배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 500여명은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중단하고 제주를 평화의 섬으로 남겨두라.”고 촉구했다. 명희진·이영준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2030정치’ 요원한가/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2030정치’ 요원한가/김종면 논설위원

    요사이 국회의원 후보 공천 풍경을 보면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이란 바둑 격언이 절로 떠오른다. 대국적으로 생각하고 멀리 보되 작은 것부터 한수 한수 집중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치권은 반대로 가고 있다. 반상의 대마가 죽는 줄도 모르고 당장 눈앞의 돌 하나 따내기 위해 목을 맨다. 버리는 돌이 있어야 더 큰 집을 지을 수 있음을 모를 리 없는데 ‘사석작전’엔 또 왜 이리 말들이 많은가. 이유가 없지 않다. 공(公)을 내세웠지만 사(私)가 끼어 있고 정(正)을 강조했지만 사(邪)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공천작업이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 새누리당은 탈락자가 온통 친이계이고 민주통합당은 공천자가 범친노계 일색이라고 야단이다. 보복공천이니 폐족 부활이니 뒷담화가 무성하다. 하루하루 부대끼며 살아가기도 벅찬 서민대중에겐 무슨무슨 계 운운하며 그들만의 싸움을 벌이는 것 자체가 짜증나는 일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느니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느니 요란하게 쇄신과 개혁을 외쳤지만 돌아오는 건 정치냉소뿐.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공천 수(手)를 제대로 둬야 한다. 큰 판국에 눈을 돌려야 한다. 2030세대의 등장으로 상징되는 시대변화의 흐름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0대의 60% 이상이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 해결 등을 기대하며 박원순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선거판을 요동치게 한 그 도저한 힘을 벌써 잊었나. 그들은 더 이상 권리 위에 잠자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다. 마그마처럼 꿈틀대며 언제든 솟아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치적 각성을 넘어 ‘행동하는 세대’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올 총선과 대선에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이 분명하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세대투표가 승부를 가를지도 모른다. 시대의 기미를 조금이라도 읽고 있다면 이번 공천에서 2030세대의 정치적 욕구를 수용하고 구체적인 답을 내놨어야 했다. 그러나 여도 야도 신물나는 정치공학에 매달려 혁신을 멀리하는 사이 그들은 또 한갓 정치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역구 공천자 중 20대는 여야 통틀어 새누리당 부산 사상구 손수조 후보 한 명뿐이다.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민주당의 20∼30대 공천은 고작 2%대다. 청년비례대표 공모로 젊은 층을 끌어안겠다는 복안이지만 지역구 인재 키우기 노력이 없는 한 온전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생색내기 이벤트 공천이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세대 모독이다. 손 후보의 공천도 개운치만은 않다. 2030세대에 담긴 시대적 의미를 진지하게 성찰한 ‘소신공천’이라기보다는 야권 유력 대권주자의 대항마라는 콘셉트에 갇혀 좌고우면하다 선택한 ‘억지춘향 공천’이란 인상이 짙다. 도덕적인 확신을 갖고 보다 진정성 있게 접근했더라면 ‘똑똑한’ 공천이란 소리를 들었을 텐데 아쉽다. 2030세대의 정치 지체현상이 심각하다. 386세대가 주요 정치세력으로 등장해 지금의 ‘486’이 되기까지 ‘포스트 IMF세대’는 기성 정당의 문턱도 좀체 넘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정당정치를 부축하기 위해서라도 정치후속세대의 양성은 시급하다. 배경이야 어찌 됐건 손 후보는 ‘2030정치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반항과 부정은 젊음의 특권이다. 시대와 어떻게 길항할 것인가 치열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국회의원 특혜 포기단 결성 공약은 참신하게 다가온다. 200개가 넘는 국회의원 특권에 국민은 쓴웃음을 짓는다. 국회의원직을 먹을 건 적고 할 일은 많은 식소사번(食少事煩)의 고달픈 업종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토양에서라야 정치인다운 정치인, 정치다운 정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나중에 태어난 자의 특권으로 앞세대를 비판하지 말라.”고 했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에 관한 한 별 설득력 없는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철저한 비판만이 개혁을 담보할 수 있다. 부정을 통한 긍정, 파괴를 통한 창조. 그런 2030세대만의 ‘가치정치’를 보고 싶다. jmkim@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 ‘탈핵 풍자화展’ 열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 ‘탈핵 풍자화展’ 열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맞아 국내에서 ‘탈핵(脫核)’을 주제로 한 만화·풍자화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14일까지 서울 견지동 평화박물관 전시실 ‘스페이스99’에서 열리는 ‘탈핵 311 풍자화전(展)’이다. 환경운동연합 등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서울 이후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순회전을 꾸릴 예정이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김용민 시사만화가, 고경일 상명대 교수 등 국내 작가 17명을 비롯해 모리타 겐지 등 일본 작가 3명, 중국·요르단·폴란드·알바니아·쿠바·브라질·불가리아 작가들이 모두 40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쓰나미 충격으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 시민들이 방사능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핵발전소 건설이 경쟁하듯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패러디하고 풍자한 작품들이다.10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1주기 행사가 열리는 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해 3월 11일 발생했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기억하자는 뜻에서 너비 30m 11cm 종이 위에서 만화가와 시민들이 함께 대형 그림을 그리는 행사가 열린다. 16일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에서는 후쿠시마 출신 작가와의 대화, 작품 경매 등 폐막 행사가 진행된다. 수익금은 전액 탈핵 운동에 기부된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고경일 교수는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만화와 위트와 풍자가 넘치는 이미지를 통해 예술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공천 확정자 69명 포함

    총선유권자네트워크가 전·현직 의원 등이 포함된 4·11 총선 심판 대상자 명단을 종합해 발표했다. 모두 223명에 이른다. 총선넷은 이후 총선 주요 의제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공개하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유권자 운동도 펴나가기로 했다. 총선넷에는 국내 1000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총선넷은 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1 총선에서 심판 대상으로 선정된 정치권 인사 223명의 명단을 종합해 공개했다. 총선넷은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대강 사업, 종합편성 채널 출범, 핵발전 확대, 정교분리 원칙 위반, 친일독재 미화 등 6개 항목에 해당하는 심판 대상자 명단을 차례로 공개해 왔다. 종합 명단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정교분리를 뺀 5개 항목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당의 권경석 김정권 박영아 안상수 정갑윤 정두언 정몽준 정옥임 주호영 의원 등 9명이 4개 항목에 중복 선정됐다. 3개 항목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새누리당이 강성천 강승규 김성조 김성회 김세연 김연우 김재경 의원 등 33명이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김진표 의원이 한·미 FTA와 종편 출범, 정교분리 위반 항목에 해당돼 야당 의원 중 유일하게 3개 항목에서 거론됐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이 현직 의원과 의원직 상실자, 사퇴, 불출마자를 합해 1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주통합당 13명, 자유선진당 5명, 무소속 10명 등이었다. 유인촌(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심판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명단에 오른 223명 중 현재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69명이고, 20명은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 총선넷은 앞으로 심판 대상자의 공천 여부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총선넷 공식 홈페이지인 ‘리멤버뎀’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8일부터는 유권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유권자위원회를 구성해 19일까지 인터넷 투표를 통해 이번 총선의 주요 의제를 선정할 계획이다. 총선넷 관계자는 “다음 달 7일에는 서울광장에서 나꼼수 멤버와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투표 참여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라면서 “유권자들이 개별 후보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투표장에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도 탈북자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도 탈북자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구본영 논설위원

    소설 ‘생의 한가운데’를 쓴 루이제 린저는 독일의 유명 여류 작가였다. 나중에 나치 전력이 밝혀져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1970년대 전후 한국에서도 꽤 사랑받았다. 적어도 북한에 관한 그의 무비판적 찬양이 ‘허무 개그’로 판가름되기 전까지는. 린저는 10여 차례나 평양을 찾아 김일성 주석과 교분을 텄다. 김일성이 생일상을 차려준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또 하나의 조국’을 썼다. 1980년대 국내 운동권의 ‘필수 교재’였던 북한 기행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북한엔 감옥이 없다.”, “북한의 노동자·농민은 과로하지 않는다.”는 등 북한 당국의 선전을 앵무새처럼 전했다. 하지만 “김일성을 만나고 인류의 미래를 믿게 됐다.”는 식의 그의 어처구니없는 안목은 유럽에서도 머잖아 웃음거리가 된다. 김일성 사후 헐벗은 북한의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다. 린저가 지상낙원이기를 바랐던 북한을 이탈한 탈북자 인권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체제를 벗어난 이들을 중국이 강제 북송하면서다. 차인표씨 등 연예인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북송 중지 캠페인에 불을 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11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다 병원으로 실려갔다. “안보엔 보수, 경제엔 진보”라던 ‘대권 잠룡’ 안철수 교수도 지난 주말 북송 반대 집회를 찾아 탈북자들과 공감했다. 그러나 야권은 탈북자 문제의 이슈화에 극히 소극적인 분위기다. 특히 진보적 성향일수록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꺼리는 기미다. 민주통합당도, 통합진보당도 묵묵부답이다. 우리 야권이 이러니 정부의 대중 외교인들 무슨 힘을 받겠는가. 정부는 얼마 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의 반인권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중국은 “탈북자 문제의 국제화·난민화를 반대한다.”며 오불관언이다. 우리 내부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판에 무슨 수로 주요 2개국(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을 설득해 내겠는가. 북한 세습체제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은 탈북 기도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두만강·압록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죽는 마당에 용케 탈북한 주민을 다시 북송한다고? 탈북자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강제 북송을 막는 일은 차인표씨의 표현처럼 “인간의 도리”일 뿐이다. 좌우 이념을 초월한, 인간 생존권이 걸린 사안이란 얘기다. 간혹 탈북자 문제에 입을 다물면서 “남북 관계를 감안해서….”라고 핑계를 대기도 한다. 하지만 비겁한 허위의식일 뿐이다. 치부를 덮어준다고 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외부에서 지원하든 비판하든 달라지지 않은 것은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이 ‘김씨 조선’의 지상목표란 점이다. 그러기에 다수 보통 주민들이 배를 곯아도 핵게임을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탈북자들이 양산되고 있지 않은가. 린저도 김일성 체제의 그늘엔 눈 감고 양지만 바라보았지만,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의 삶은 날로 피폐해졌다. 그는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기간 북한에서 수백만명이 아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02년 그가 작고할 때까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혹한 진상에 대해 입을 닫았지만, 어디 북한주민의 인권이 개선되었던가. 보수·진보 어느 쪽이든 유·불리 기준에 따른 진영 논리에 갇혀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정권이 아닌, 북한주민을 돕는 일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이제 진보 진영도 하나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즉, 북한 인권이나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게 진보의 가치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누이와 딸들이 운 좋게 북·중 국경을 넘은 뒤 중국 내 성매매 조직에 팔려가거나, 강제 북송되는 비극 앞에 침묵하겠다고? 참진보라면 그럴 순 없다. 진보적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진실을 대면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결국엔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맞닥뜨릴 환멸을 막아준다.”고 했다. kby7@seoul.co.kr
  •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4월 총선 공천에서 “대구는 왕창 바뀔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는 새누리당이 자신의 텃밭 대구에서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한다는 얘기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당이 진정한 공천 바람을 일으키려면 대구에서 여성들을 ‘왕창’ 전략 공천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지금 여야 당수가 모두 여성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여성들의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이 먹히고 있다. 독일·덴마크·호주·태국 등은 여성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고, 브라질·아르헨티나는 대통령이 여성이다. 핀란드는 총리·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는 듯 우리 정치권도 총선을 앞두고 여성들의 공천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겉시늉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공천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치권은 여성 몫으로 지역구보다 비례대표에 더 치중했다. 진정으로 여성들을 미래의 정치 지도자로 키우려면 지역구에서 뛰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현실적으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재력·인맥 등에서 열세인 만큼, 각 당의 텃밭 지역구에서 일정 의석을 여성 몫으로 할당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각 당의 텃밭에는 굳이 남성들만 공천을 하란 법이 있는가. 새누리당이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서 능력을 갖춘 참신한 여성들을 대거 공천한다면, 국민들에게는 변화와 쇄신의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그것도 계파를 따지지 않고 폭넓게 인재를 중용한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나아가 경북·부산·경남 등 영남으로 확대해 여성을 전략 공천하면 더욱 좋겠다. 혹여 보수적인 정서를 내세워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독립운동가와 교육자를 지낸 임영신(1899~1977)은 이미 63년 전 유림의 고장 경북 안동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것도 당대의 거물 정치인 장택상과 초유의 성 대결을 벌여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호남에 여성을 대거 공천해야 한다. 제헌국회부터 18대까지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여성은 모두 29명이다. 이 가운데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서 당선된 경우는 영남 6명(임영신·박순천·현경자·박근혜·임진출·김희정), 호남 3명(김윤덕·김경천·조배숙) 등 9명에 불과하다. 현 18대 국회에서는 박근혜(대구 달성·새누리당)·조배숙(전북 익산을·민주당) 의원 등 2명뿐이다. 이는 여성들이 정치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국회는 지역구 의원, 그중에서도 다선(多選)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성들은 지역구에서 차곡차곡 선수(選數)를 쌓아 국회의장까지 오른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초·재선의원에 머물다가 정치권에서 퇴장한다. 현 여성의원 중 최다선(4선)은 박근혜·김영선·이미경 의원 등 3명이다. 이 중 박 의원만이 지역구에서 4차례 당선됐다. 나머지 2명은 비례대표 2차례를 빼면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두번이다. 박 의원이 대구에서 내리 4차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정치력도 뛰어났지만 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첫출발 이후 정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회의원 두번, 장관 두번, 총리를 거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이처럼 여성들은 우리 같은 척박한 정치풍토에서는 전략 공천과 공직 임명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남성들은 역차별이라고 발끈할지 몰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지적처럼 여성인력 활용이 여성뿐 아니라 사회 전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bori@seoul.co.kr
  • [서울광장] 숫자 속에 길이 있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숫자 속에 길이 있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올 해 총선과 대선, 이명박 정부의 공(功)·과(過) 평가와 맞물려 정치권이 온통 복지로 쏠리고 있다. 정부는 재정 지킴이를 자처하며 포퓰리즘에 맞설 태세이나 그리 녹록지 않을 것 같다. 정치권이 내걸고 있는 기치가 ‘경제 민주화’, 즉 양극화 해소와 불평등 완화에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경제의 파이를 키워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세원을 확대해 세수를 증가시켜야 한다.”는 성장론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조차 “트리클 다운(낙수) 효과가 전혀 없었다. 낙수효과가 작동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시장과 정부의 실패를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복지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 맞는 방향일까.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은 9위다. 재정적자는 28위, 실업률은 33위일 정도로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성적이 훌륭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설계자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나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라는 전례 없는 악재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장담하는 근거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1%로 노무현정부 때의 4.3%보다 낮지만 OECD 평균 0.3%보다는 월등히 높다 하지만 사회형평성 지수(2000년대 말 기준)에서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소득불평등 상태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315로 불평등 순위가 14위다. 중위 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상대적 빈곤율은 일곱번째로 높다. 생계곤란 비중은 15위, 공공 사회지출은 GDP 대비 7.5%(OECD 평균은 19.3%)로 바닥권인 33위다. 경제규모에 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출에 인색하다는 뜻이다. 보건지출 역시 GDP 대비 6.5%(OECD 평균은 9%)로 31위에 머물고 있다. 반면 부패지수는 21위, 타인에 대한 신뢰지수는 25위, 소수집단에 대한 관용성은 28위, 국가기관 신뢰지수는 32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 밖에 합계출산율은 34위, 여성고용률은 27위, 보육등록률은 20위이며, 공공지출에서 가족급여로 돌아가는 몫은 GDP 대비 0.66%(OECD 평균은 2.2%)로 꼴찌다. 성별 임금격차는 OECD 나머지 회원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1위다. 국민이 국가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탓에 국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극히 낮다 이 명박 정부 들어 악화된 지표는 다른 부분에서도 확인된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기업가처분소득의 연간 실질증가율은 19.1%였으나 가계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6%에 불과했다. 기업과 가계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다. 30대 대기업그룹의 총자산은 2007년 37조원에서 2010년에는 55조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개인은 생존을 위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쓰다 보니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섰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73배로 전년의 5.66배에 비해 악화됐다. 중위소득의 50~150%인 중산층 가구비중은 64.0%로 전년의 64.2%보다 0.2% 포인트 감소했다. 그런가 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2.6%(40만 4168원)에서 2010년 15.1%(54만 2946원)로 확대됐다. 반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는 2007년 7.8%(7만 9243원)에서 2010년 7.4%(8만 5735원)로 제자리걸음이다. 이처럼 소득 간 교육비 지출격차가 계속 확대됨에 따라 저소득층의 신분 상승은 갈수록 요원하다. 가난이 대물림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차기정부의 정책 초점은 기업과 개인 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를 줄이는 데 맞춰져야 한다. 기회의 균등, 패자 부활전, 시장 실패부분에 대한 정부 개입 강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재정 지출 강화 등에 우선순위가 부여돼야 한다. 이것이 숫자가 주는 교훈이다.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인구 전담부처를 신설하자/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구 전담부처를 신설하자/주병철 논설위원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1년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수장의 직급도 부총리급으로 격상됐다. 교육시장과 노동시장의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고 인적 자원의 질을 높여 보자는 취지였다. 초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교육·경영마인드가 뛰어난 송자 전 연세대 총장이 거론되면서 기대감이 컸었는데 이중국적 시비 등으로 낙마하고, 대학교수 등이 입각하면서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참여정부 때 경제관료 출신인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교육부총리로 구원 등판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정부 들어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또 바뀌었고, 직급도 장관급으로 환원됐다. 참여정부 중후반인 2006년 후반쯤에는 강남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적이 있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국민주택규모(25.7평)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자식들이 커가고 소득이 늘면서 중·대형 아파트로 옮기고 싶은데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가격상승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대형 아파트 선호 경향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로부터 몇년 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900만명가량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가시화되면서 중·대형 아파트 얘기는 쑥 들어갔다. 은퇴 후 노후 대비가 더 절실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사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고, 두번째는 인구동태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지 않고서는 시장을 좇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두 사례를 관통하는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코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고용 없는 성장, 청년실업, 저출산과 고령화, 향후 먹거리 등도 이런 코드를 꿰뚫지 못하면 풀기 어렵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8년 4934만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혼 여성 출산율이 1.23명인데, 인구증가율 감소는 고령화 진행 속도로 나타난다. 노인 2명당 아동수가 1명이 되는 2020년부터 1955년생이 노인 인구에 편입되고 이때부터 매년 70만~80만명의 노인인구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고용 창출이 어려워 일자리는 물론 세금 낼 사람도 줄어 사회안전망마저 위협받는다.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인 산업구조 개편도 인적 자원의 효율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고3 가운데 똑똑한 학생은 모두 의대·법대로 진학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대학 문을 나서면 일할 터전이 너무 좁다. 이게 현실이다. 병원은 노동집약적인 성격이 강해 한 곳만 지어도 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법률서비스 시장도 고용 창출효과가 크다. 의료·법률시장의 문을 빨리 열어야 하는 이유다. 교육개혁도 마찬가지다. 우리 대학진학률은 70%를 넘어섰고, 대졸자는 연간 50만명 이상 양산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5~35세 가운데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비율은 OECD 평균이 37%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63%가량 된다. 완전 거꾸로다. 고학력실업자가 넘쳐나니 청년(15~29세)실업률이 8%대를 웃도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이런데도 도시가구의 가구당 가계지출 가운데 13%를 교육비에 쏟아붓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닌가. 이는 대학 구조조정으로 귀결된다. 전국의 전문대 및 대학교 수(330개)가 시·군·구(246개)보다 훨씬 많다. 몇년 뒤부터 본격 시작될 인구 감소 현상은 우리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생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 분명해 보인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일자리 창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찾기에 우리의 생사가 달려 있다. 재한 외국인 100만명시대를 맞아 이민정책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차기 정부에서는 인구문제와 이민 등을 전담하는 부처 신설을 검토해봐야 한다.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 인구문제를 핵심 잣대로 둘 때가 됐다고 본다. bcjoo@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되나’에서 ‘누굴 뽑을까’로/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되나’에서 ‘누굴 뽑을까’로/임태순 논설위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까이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0개월 지나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그래서인지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선거, 특히 대선에 쏠려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끝날 때쯤 되면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될 것 같아.’, ‘누가 되지.’ 하고 묻는다. 또 ‘박근혜는 괜찮아.’, ‘요즘 문재인이 뜬다는데 어느 정도야.’, ‘손학규는 어때.’, ‘안철수는 나와 안 나와.’ 등의 질문도 단골 메뉴다. 국민은 왜 누가 되느냐에 그렇게 관심을 가질까. 다음 5년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 만큼 국민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말처럼 그 자체로 재미가 있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의 등락, 후보자 토론회, 선거유세 등 상황에 따라 판세가 요동치고 수시로 변하니 이보다 더 흥미 있는 드라마도 없을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게임을 계속 관전하려면 정보 습득이 필수적이다. 또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도 작용한다. 직장 동료, 친구 등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면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판단 자료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음증’은 판단의 잣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대세에 편승해 적당히 따라가겠다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여기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심리도 엿보인다. 누가 되느냐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도입된 이후 줄곧 이어져 왔으니 4반세기가 지났다. 국민의 대선에 대한 열기나 열정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결과는 지극히 실망스럽다. 새 지도자는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발하지만 끝날 때가 되면 측근·친인척 비리와 실정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다.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정권이 서로 바뀌면 정치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새로 정권을 잡은 여당은 ‘그동안 당한 분풀이를 하겠다.’며 더욱 다양하고 교묘한 수법으로 야당을 못살게 군다. 야당도 ‘집권 시절 우리도 당했으니 너희도 맞 좀 봐라.’ 하며 더욱 진화된 방법으로 발목을 잡는다. 이러니 정치의 생산성이 높을 리 없고, 정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게 된다. 한국 정치가 낙후된 것은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유권자들은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의 투쟁을 훨씬 더 선호한다. 타협하고 절충하면 야합했다느니 야성(野性)을 잃었다며 비난한다. 유권자들이 대화와 타협보다 대결과 충돌에 더 박수를 보내니 싸움국회, 막말국회, 의장석 점거 등의 극한행동이 끊이지 않는다. 의원들은 또 국민이 선거 때 잠깐 정신을 차렸다가 선거가 끝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치매’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지 않고서야 위헌소지가 높은 카드수수료법, 저축은행법을 입안할 리 있겠는가. 또 지키지 않을 믿거나 말거나식 공약을 남발하고 후손들을 빈털터리로 만드는 사탕발림 복지정책도 주저 없이 내놓는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이젠 좀 유권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누가 되나’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누굴 뽑을까’로 의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귀찮더라도 공약을 세밀히 분석하고 의원들이 지난 4년간 무엇을 했는지 공부하고 평가해야 한다. 누가 당선이 됐는지 ‘결과’에만 관심을 기울일 게 아니라 당선되고 나서 뭘 했는지 ‘과정’도 따져 봐야 한다. 정치발전은 유권자들의 의식과 궤를 같이한다. 유권자들의 수준이 높으면 정치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동안 국민은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에 취해 정치를 손가락질해 왔다. 그러나 그 절반의 책임은 우리들에게 있다. 어리석고 변덕스러운 게 또 대중이기 때문이다. 올해 선거는 유난히 ‘표(票)퓰리즘’이 부산을 떨고 있다. 이럴 때는 국민이라도 똑똑해야 한다. stslim@seoul.co.kr
  • ‘안전 특별구’ 중구

    서울 도심에 자리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짱’인 중구가 각종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안전 특별구’로 변신한다. 구는 누구나 마음 놓고 걸어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014년까지 범죄 예방과 재난 안전, 화재 안전, 생활 안전 등에 중점을 둔 안전 특별구 사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최창식 구청장은 “세계인 누구나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도시 경쟁력을 갖춘 품격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주민과 유관 기관, 종교 단체 등이 참여하는 안전관리위원회를 만들어 안전 특별구 사업을 심의하고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범죄 예방을 위해 주민 중심의 ‘행복한 마을 지킴이’ 사업과 ‘꿈나무 지킴이’ 사업을 벌이고 지역 단체와 연계해 안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골목길 범죄 사각지대에 가로·보안등 1320개를 확충하고, 밝기를 높여 범죄에 취약한 골목길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기능별로 분산돼 있는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를 한데 모아 구청 지하 1층에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하고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을 한다. 수해 취약 지역의 재난 예방에 721억원을 들인다. 서울광장 하수암거 보수·보강 등 하수관거를 정비하고 지하주택 침수 예방을 위한 하수 역류 방지기를 설치한다. 신축 건물에 대한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고 기존 건물은 이른 시일 안에 내진 성능을 보강하도록 했다. 소방차량의 원활한 진·출입을 위해 10곳의 도로 구조를 개선하고 개선이 어려운 25곳에는 비상 소화장치를 설치한다. 가스 안전 사고 우려가 높은 재래시장과 노점, 포장마차 등에 대해서는 매년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가스 누설 점검액 1만개를 배포한다. 노숙인, 쪽방촌 주민, 독거노인을 위해 정기적인 방역 소독과 결핵 무료검진, 감염병 예방 교육도 강화한다.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을 위해 과속 방지턱과 지그재그 차선 등 차량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고, 안전한 어린이 등하교를 돕는 워킹스쿨버스도 연차별로 늘린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광장] 탐욕이 화근이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탐욕이 화근이다/오병남 논설실장

    재벌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재벌 때리기가 험악하다. 국민의 시선이 싸늘해진 지도 오래다. 총선이 두달도 채 안 남은 데다 연말에는 대선까지 예정돼 있어 분위기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 탐욕이 화근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재벌은 날개를 달았다. 규제가 줄줄이 풀리고 고환율·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면서 쉽게 부를 쌓았다. 정부와 국민은 투자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지만, 재벌은 현금을 곳간에 쌓아 놓았다 몸집을 불리는 데 썼다. 최근 3년간 20대그룹의 자산총액은 54%, 계열사는 36% 늘었다. 5대그룹으로 좁혀 보면 자산총액은 59%, 계열사는 51%나 급증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완화 조짐을 보이던 경제력 집중 현상이 외환위기 이전으로 되돌아 간 것이다. 청년실업자가 득실거리고 중소기업이 휘청거리는 새 4대그룹 매출은 국내총생산(GDP)의 53%, 10대그룹 시가총액(673조 3158억원)은 주식시장 전체(1236조 7533억원)의 54.4%까지 치솟았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그야말로 ‘재벌천하’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욕을 멈추지 않아 화를 불렀다. 3세들까지 나서 커피, 피자, 꼬치구이에 골프교실도 모자라 빵, 떡볶이, 김밥, 순대까지 넘봤으니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대통령이 “재벌 2, 3세는 취미로 할지 모르지만, 빵집을 하는 사람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질타하고 나서야 꽁무니를 뺐지만, 재벌의 게걸스러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꼴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은 유효기간 없는 권력이 된 지 오래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 그래서 욕망을 억누르고, 절제와 겸손을 보였어야 했다. “자본주의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발전했지만, 거기엔 절제가 있어야 한다. 기업의 사업 다각화에도 명분이 중요하다.”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그룹 명예회장의 지적은 정곡을 찌른다. 우리 재벌은 오만했다. 재벌을 향한 역풍이 하루하루 거세지는데 눈치조차 채지 못한 모양이다. 여당 의원들마저 “재벌개혁 없이 선진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한 인터뷰에서 “(재벌은) 국민의 99%가 재벌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벌은 그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을 주도하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해 국격을 끌어올리는 순기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시대의 프레임에 갇혀 문어발 확장, 승자 독식, 반사회적 일탈을 멈추지 않아 양극화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역풍을 자초하고 말았다. 특히나 총수의 후예들이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편법 상속·증여를 받는 것도 모자라 서민의 밥그릇까지 빼앗은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미국을 위기로 몰아 넣은 월가의 탐욕처럼 재벌의 탐욕이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재벌개혁을 역사적·시대적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제1야당은 10대그룹의 출자총액 제한, 재벌세 징수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놓았다. 일감 몰아주기는 배임죄, 중소기업 업종 진입은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다스리겠다고도 했다. 여당조차도 순환출자 금지, 단가 후려치기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시장점유율 한도 규제 등을 공약했다. 이쯤 되면 ‘재벌 해체’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벌은 세상 인심을 탓할 것이 아니라 시장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스스로를 지키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문만을 좇다가는 존립 기반인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 있음을 절감해야 한다. 시장과 국민이 없는 재벌이 가능한 일인가. 400년간 12대의 만석꾼을 배출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된 경주 최부자의 육훈(六訓)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바로 오늘, 이 땅의 재벌에 주는 경구(警句)가 아닌가. obnbkt@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지역구 불출마 대단한 건가/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지역구 불출마 대단한 건가/곽태헌 논설위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두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구민 여러분의 뜻을 따라서 더 큰 정치에 몸을 던지도록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간담회를 하는 동안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1998년 4·2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대구 달성 주민들의 압도적인 성원에 힘입어 4선(選) 의원이 됐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랐다. 달성은 박 위원장을 정치에 입문하게 해준 정치적 고향이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박 위원장이 14년간 정들었던 달성을 떠나게 돼 목도 메고 눈물도 나온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결단’이라고 할 만큼 달성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한 게 그리 대단한 것인가. 적지 않은 언론들은 ‘결단’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기자가 과문(寡聞)한 탓인지 박 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텃밭으로는 대구·경북(TK)과 서울 강남권이 꼽힌다. 이곳에는 새누리당 후보로 누가 나서더라도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쉽게 당선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곳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것을 놓고 ‘결단’이라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희생’도 아니다. 박 위원장이 당을 위해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지는 자기희생적인 선택을 했으면 진짜 ‘결단’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저는 정치를 안 하면 안 했지 (지역구를 옮기는) 그런 식으로는 안 한다.”고 당내 일각의 수도권 출마 요구를 일축했다. 이게 박 위원장의 ‘소신’이고 ‘원칙’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당선이 확실하지 않은 수도권에 출마하는 모험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원론적으로 보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가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낙선된 뒤 국회의원직을 유지한다는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어떤 경우든 그만둔다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세금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대선에서 낙선한 뒤에도 금배지를 단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와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도 있지만, 이게 정상은 아니다. 과거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김종필(JP) 전 총재도 대선에서 떨어진 뒤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정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3김은 다른 정치인들보다 특별대우는 받을 만했다. 이제 대선에 출마해 떨어졌으면 조용히 원로로 남는 게 맞다. 전면에 계속 나서는 것은 추(醜)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처럼 대통령 본선 출마도 한번으로 제한할 필요도 있다. 정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도 됐다. 대 선주자가 비례대표 의원이 되는 것은 지역구 출마보다는 문제가 적다. 국회의원을 내놓으면 다음 순위에 있는 후보자가 자연스럽게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일부 측근들은 지역구를 포기했으니 비례대표 1번을 비롯한 상위 순번을 박 위원장에게 추천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본인은 물론 새누리당을 살리려면,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비례대표를 한다면 배수진을 친다는 각오로, 당선이 불확실한 20번 이후를 선택해야 한다. 확실한 대선주자인데 4선이면 어떻고 5선이면 어떤가. 박 위원장이 당선이 불투명한 번호를 받으면 그를 아끼는 많은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 것이다. DJ는 1996년 4·11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비례대표 14번으로 출마했다.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었고 나름대로 성공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는 비례대표 12번 출마를 공언했다. 20%의 지지율이 있어야 당선될 수 있는 쉽지 않은 순번이다. 박 위원장은 큰 꿈을 이루려면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tiger@seoul.co.kr
  • [서울광장] 朴의 세력 vs 文의 세력 vs 安의 세력/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朴의 세력 vs 文의 세력 vs 安의 세력/이도운 논설위원

    대통령은 혼자 집권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이끄는 세력과 함께 집권하고, 통치하고 또 결국은 스러져 가는 것이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의 군부, 김영삼의 민주계, 김대중의 동교동계, 노무현의 ‘386’이 역대 정권의 대표적인 집권 세력이었다. 현재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셋 가운데 한 사람이 연말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세력을 통해 정권을 만들어 갈 것인가. 세 예비후보뿐만 아니라 그들을 뒷받침하는 세력의 면면을 따져 보는 것도 유권자들의 선택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가장 큰 세력을 가진 후보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지난 대선 때부터 박 위원장을 따라온 ‘친박계’ 의원들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친박계는 원래부터 실체가 불분명한 느슨한 집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친박계 의원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용퇴 압력을 받고 있다. 친박계는 박 위원장이 외부에서 영입한 비대위원들과 공직자후보추천위원들에게 밀리고 있다. 또 국가미래연구원 등 각종 정책연구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중요한 세력을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크고 작은 정책적 변화와 인물의 부침이 이어지면서 박 위원장을 뒷받침하는 중심세력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말도 나온다. 몇몇 정치인은 “박 위원장 주변 인물은 워낙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이념이나 정책, 지역 등으로 정의하기 어렵다.”면서 “가장 큰 줄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의 세력은 박정희의 세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는 것이 박 위원장에게 그다지 유리하지는 않을 것 같다.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들도 1970년대로 돌아가는 것은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위원장 스스로 새로운 세력의 정체성을 명확히 해나갈 필요가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의 세력은 박 위원장의 세력에 비해 분명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정권을 이끌었던 인물들, 이른바 ‘친노’ 세력이다. TV 연예 프로그램 출연 이후 인간적인 매력이 부각되면서 문 이사장의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친노가 부활해 다시 정권을 잡는 것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친노 가운데는 정치 개혁과 분배 강화, 남북 화해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도 있지만 편가르기와 아마추어리즘, 무조건적인 친북반미 등을 상징하는 인물도 있다. 문 이사장이 친노 세력 가운데서도 어떻게 옥석을 가리며 사람을 쓰는가를 유권자들은 지켜볼 것이다. 또 동교동계의 핵심인사는 “노 대통령 집권 당시 청와대가 호남 정치권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그 중심 인물 가운데 하나가 문 이사장”이라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이 민주통합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을 세력권으로 끌어안을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관심거리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개인 지지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세력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약하다. 소속된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 참여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력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 한 재벌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최근 만난 정부 고위관계자에게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 하던 사람이 무슨 국가를 경영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안 원장은 여권보다 야권 후보로 인식된다. 그러나 문 이사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민주당도 안 원장에게 쉽게 문을 열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안 원장이 설립한 기부 재단이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가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안 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운 평민당의 총재를 역임한 박영숙 한국여성재단고문을 이사장으로 추대한 것이 주목된다. 오는 4·11 총선은 박·문·안 세 사람이 자신의 세력을 재편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도 이번 총선이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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