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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10분 거리’ 도서관 500곳 확충

    서울시가 시민마다 연 20권 이상 독서를 하는 ‘책 읽는 서울’을 만들기 위해 2030년까지 도서관 500여개를 확충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시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책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책 읽는 서울 환경을 만들겠다.”며 ‘서울시 도서관·독서문화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종합계획에 따르면 시는 10분거리 도서관 확충, 시민 1인당 연 20권 이상 독서, 1인당 장서 2권 이상 보유, 도서관의 마을공동체 거점화, 도서관 운영 질 향상을 5대 목표로, 올해 160억원 등 2015년까지 총 988억원 예산을 투입한다. 우선 현재 공공도서관 120곳을 포함 총 868곳인 도서관을 2030년까지 총 1372곳으로 늘린다. 이에 따라 매년 8곳 이상의 구립도서관을 건립하고, 또 유명인의 기증을 받아 세우는 ‘명사의 작은도서관’, ‘여행하는 도서관’, ‘도서정거장’ 등 다양한 유형의 도서관도 만든다.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에는 도서관 설립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화를 위해 ‘내 생애 첫 증명서-도서관 회원증’을 발급하고, ‘북 페스티벌’을 통해 독서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올해는 신청사 본관에 자리잡은 서울도서관 개관과 연계해 10월 11~13일 서울광장에서 북 페스티벌을 연다. 아울러 시는 전문 사서를 늘리고, 현재 전체 보유 도서 약 20만권의 3.8%에 불과한 전자책 비중도 11%까지 늘리기로 했다. 박 시장은 “독서는 개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며 “서울시도 책으로 시민의 힘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ABL(Anything But Lee, Myung-bak)이 될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들은 말이다. 여야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대북정책 구상을 들어보면 그런 전망이 맞는 것 같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으려는 야당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박근혜 의원도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정권을 잡아도 뒤틀린 남북관계를 한번에 복원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계적이고, 다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접근법 가운데 하나가 남북 간의 ‘녹색성장’ 협력이라고 본다.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정상회의(GGGS) 때다. 당시 나는 ‘녹색성장과 저널리즘’이라는 세션의 토론자로 참가하게 됐다. 행사 전날 밤에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만나 세션의 진행 방향을 협의했다. 그 자리에서 “녹색성장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잠깐 언급해도 되겠느냐.”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션 진행을 받은 BBC의 루시 호킹스 앵커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했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닉 너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국제사회가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으니 짚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찬성했다. 다만 영국의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은 “주민들을 탄압하는 정부가 무슨 녹색성장을 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 당국은 녹색성장에 나름대로 관심을 보여 왔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북한 언론 공동사설을 통해 태양과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의 연구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2005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에도 가입했다. 북한과 우선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는 조림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다. 북한의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땔감과 건설용으로 마구 베어낸 것이다. 그 때문에 북한은 잦은 홍수와 가뭄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만성적인 식량난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UNEP와 함께 북한에서 대규모 조림사업을 벌이고, 이를 유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만들어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현실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북한은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다. 북한은 핵 개발이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만일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착수됐다가 중단된 신포의 경수로 건설 프로젝트가 현실화됐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 전역의 송·배전 시스템이 대부분 망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국 곳곳에 소규모 태양광·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좀더 큰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지열(地熱)로 에너지의 80% 이상을 충당하는 아이슬란드는 지난 2008년에 전문가들을 북한 지역에 파견, 지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백두산 부근에서 대규모 지열발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국제사회가 협력해서 대규모 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 개발에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태양광은 반도체, 풍력은 조선 산업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디딤돌이 될 만한 국내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 태양광과 풍력 산업의 중요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녹색 포용정책. 남과 북, 주변국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글로벌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프로젝트인 것 같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런던의 ‘코리아’ 보고 싶다/오병남 논설실장

    보름 남짓 뒤 런던올림픽 막이 오른다. 같은 도시에서 세 번째 열리는, 아주 특별한 올림픽이다. 27일(현지시간)부터 17일간 204개국 1만 500여명의 올림피안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오늘 결단식을 갖는 우리나라는 금메달 10개 이상, 3회 연속 톱10이 목표다. 북한도 11개 종목 50여명이 참가한다. 런던올림픽은 우리나라와는 각별하다. 태극기를 앞세우고 나선 첫 올림픽이 1948년 런던올림픽이다. 당시의 여정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7개 종목 67명의 선수단(임원 15·선수 52)은 거리 모금과 후원권 판매로 모은 8만 달러를 여비 삼아 서울을 출발한 지 17박 18일 만에 런던에 입성했다고 한다. 복싱 한수안(1926~1998년), 역도 김성집(93·전 태릉선수촌장)이 동메달을 따내 올림픽경기장에 처음 태극기를 올렸다. ‘시간이 시작되는 땅’에서 64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다시 한번 ‘코리아’로 하나가 될 수는 없을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멈춘 개막식 공동입장을 재연할 수는 없을까. 경색될 대로 경색된 지금의 남북관계에 비춰 보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꼭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죽의 장막’을 뚫은 미·중 핑퐁외교에서 보듯 스포츠에는 체제와 이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이 있다. 남북한 스포츠도 그동안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해와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남북 화해의 큰 디딤돌을 놓은 경험도 있다. 1991년 2월 판문점에서의 국제대회 단일팀 구성 합의가 그것이다. 같은 해 4월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코리아’로 출전해 중국을 꺾고 여자 단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46일간 나눈 우정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해 6월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에도 ‘코리아’로 나서 8강에 올랐다. 그리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막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사상 첫 동시입장해 세계를 감동시켰다. 당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감격적인 장면을 지켜보며 전율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동시입장은 올림픽의 가장 극적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총 9차례의 동시입장이 이뤄졌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시입장 맥이 끊겼다. 개막 직전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남북관계는 꼬였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이 중요하다. 동시입장의 부활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동시입장,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일팀 성사를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시드니에서의 합의도 개막식 전날에야 극적으로 이뤄진 점에 비춰 보면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스포츠에서라도 꽉 막힌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뚫어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스포츠에서의 냉전은 더 혹독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세계를 양분했던 시절 남북한 스포츠는 국제무대에서 사생결단의 맞대결을 벌였다. “남북대결만큼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남북한 모두를 짓눌렀다. 북한이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은 1972년 뮌헨올림픽 사격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리호준은 “원수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으로 쐈다.”는 섬뜩한 소감으로 남북대결의 긴장도를 짐작게 해 주었다. “남한 선수에게 진 북한 선수는 아오지탄광행”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나돌았고, 남북대결에서 진 우리선수들도 귀국 때 세관의 어깃장(?)을 겪곤 했다. 남북대결은 메달에 대한 압박감보다 더 무거운 짐이었던 셈이다. 개막식 동시입장이 어렵더라도, 남북한 선수들이 좀 더 따뜻한 우의를 나누고, 다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각종 국제대회에서 스스럼없이 지내온 터여서 특별할 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여파로 교류가 뜸했던 만큼 조금은 서먹할 수도 있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데 망설이거나 인색할 필요가 없다. 남북한 모두 다시 한번 ‘코리아’의 추억을 만드는 런던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obnbkt@seoul.co.kr
  • 민주 대선주자 ‘시민과 가까이’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은 주말을 맞아 대선후보 예비경선의 승리를 위해 시민과 접촉하고 정책을 발표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8일 방출·퇴출 선수로 구성된 고양원더스 야구단을 방문해 패자 부활의 정신을 강조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문 고문은 오전 10시 30분쯤 경기 고양시 대화동 고양종합운동장 부근 고양원더스 훈련장을 찾아 김성근 감독과 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 문 고문은 재기에 성공한 이희성 선수를 만나 “(이 선수는) 고양원더스만의 희망이 아니다. 패자부활이라는 것은 국민에게도 큰 희망이다.”라며 LG입단을 축하했다. 이 선수는 지난해 넥센에서 방출된 후 고양원더스에 입단했고, 지난 6일 LG 입단이 결정됐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지난 7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협동조합 난장 한마당 개막식에 참석, 자신이 협동조합 정책의 원조임을 내세웠다. 지난해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했던 손 고문은 자신이 주창한 ‘저녁이 있는 삶’ 관련 정책에 대해 “정시퇴근제도가 자리 잡으면 일자리 73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8일 외부 일정을 생략한 채 9일 있을 관훈클럽 초청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8일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해양수산부를 부활하고 중소기업부·여성가족복지부·보건체육부를 설치하는 내용의 ‘민주정부 개혁과제와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쓸모있는 바보들’을 위한 변명과 고언/구본영 논설위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에서 파생된 종북 논쟁 탓일까. 요즘 이석기 의원이 단연 뉴스메이커다. 그는 며칠 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농민 집회에서 뜻밖의 수모를 당했다. 시위 농민들로부터 “애국가도 싫다면서 왜 여기 왔느냐.”는 힐난을 들으며 멱살을 잡혔다.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진보정당 의원이 민중에게 멱살 잡힌 상징적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지만, 서울광장의 농민들은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일까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보인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바람보다 빨리 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민초들이 말이다. 이들이 소위 먹물들보다 19대 국회의 몇몇 의원들에게 드리워진 이념 과잉의 불길한 그림자를 먼저 읽었던 모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를 통해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퇴출하려 한다는 소식이다. 두 의원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국회에서 쫓겨나는 일보다 자신들의 행태가 보통 시민의 상식으로부터 외면받는 현실이 아닐까. 반미·자주파(NL), 즉 주사파는 분단이 빚은 희생양일지도 모르겠다. 엄혹한 권위주의 정권에서 배양됐다는 점에서다. 1980년대 광주의 비극과 전두환 군사정권의 등장에 절망한 청년 학생들 중 일부가 ‘적(敵)의 적은 동지’라는 착각에 사로잡혔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상은 한참 변했는데 당시의 굴절된 인식이 아직도 박제돼 있다면 딱한 노릇이다. 물론 이석기 의원이 여전히 민혁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를 당시의 반미·자주 이념에 갇혀 있다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는 그의 발언에서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이 감지될 뿐이다. 특히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며 논점을 흐리는 그의 언사를 보라. 북한 인권이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말끝을 흐리는 NL계 인사들의 화법 그대로다. 우리 학계에서 지난 십수년간 ‘내재적 접근법’이 시류를 탔다. 즉, “북한 내부의 눈으로 북한체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재독 학자 송두율이 원조다. 순수 학문적 맥락에서 북한체제의 과거를 해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진단하는 데는 얼마간 유용성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야 했다. 북한체제의 폭압성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삼지 말아야 했다. 오로지 김씨 왕조의 관점으로만 보면 주민에 대한 인권유린이나 북핵조차 용인하는 종북적 행태로 귀결될 게 불문가지다. 사실 이념의 다양성 보장은 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의 징표일 수 있다. 2차 대전 전까지 의회민주주의 선진국 영국에서도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1000만명의 소련인들을 희생시킨 스탈린체제를 옹호했던 웨브 부부나 버나드 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레닌은 공산혁명에 활용할 만한 서방의 이런 좌파 지식인들을 ‘쓸모있는 바보들’이라고 조롱했다. 반면 작가 조지 오웰은 타고난 좌파였지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성실성과 함께 스탈린체제를 ‘동물농장’으로 고발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비유는 적실하다. 시장경제나 자유주의가 만능일 순 없다. 얼마 전 1인당 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뜻하는 20-50클럽에 가입한 대한민국도 여전히 문제투성이다. 그래서 여당 내에서 진행 중인 경제민주화 논쟁도 보수적 시장메커니즘이 진보적 가치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수령론이라는 봉건왕조적 뼈대에 스탈린주의의 외피를 입힌, 북의 세습체제를 추종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북한주민을 보면서도 종북주의를 털어내지 못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19대 국회에 그런 ‘쓸모있는 바보들’이 있는게 사실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주체사상을 내려놓든가, 아니면 국회를 스스로 떠나야 한다. 그것만이 진보의 순정을 살리는 길이다. kby7@seoul.co.kr
  • [서울광장] 안철수 원톱의 양면성/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 원톱의 양면성/최용규 논설위원

    돌부처 같은 안철수 교수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당 대표를 지낸 손학규, 당내 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문재인 고문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달궈지지 않고 있다. 정세균이 가세했고, ‘리틀 노무현’이라는 김두관도 조만간 이 대열에 합류하겠지만 안 교수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는 한 썰렁한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안철수의 정치적 무게다. 정치를 잘 모른다는 한 중년 여성은 박근혜의 유일한 상대는 안철수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없다. 그냥 안철수란다. 안철수가 안 나오면 기권하겠다는 열성 팬도 적지 않다고 한다. 안 교수가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아도 지지율이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와 쌍벽을 이루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출마를 하든 안 하든 안 교수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혀야 민주당 빅4인 ‘손·문·정·김’도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안 교수에 대한 맹목적 ‘사랑’ 이면에는 불안감이 섞여 있다. 불안은 과연 안 교수가 최고의 선(善)이자, 유일한 답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잔인할 정도로 혹독할 검증과정을 안 교수가 견뎌내고 통과할 수 있느냐가 첫 번째 의문이다. 안 교수가 YS(김영삼)나 DJ(김대중) 등 기성 정치인과 극명하게 갈리는 점은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일 것이다. 이런 매력은 안 교수의 최대 강점이다. 반대로 결정적 약점이라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가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온갖 의혹과 루머로 공격받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근거 없는 악소문을 부풀려 사실인 양 호도하는 세력이 기승을 부리지 말란 법이 없다. 흠집을 내는 게 목적이라면 진실 따위에 관심이 있겠는가. 사사건건 사법당국에 고발할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속시원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닐 것이다. 대선이 끝난 뒤라면 몰라도 대선 전에 진위가 가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 당선이 유력시되던 이회창이 김대업의 병풍에 휘말려 쓴잔을 마셨다. 김대업의 병풍은 훗날 조작사건으로 밝혀졌다. 이런 점을 모를 리 없는 안 교수도 단단히 준비를 하는 것 같다. 시중에 나도는 이런저런 소문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하이에나가 득실거리는 험로를 끝까지 헤쳐나갈 배짱과 강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두 번째 드는 의문이다. 더구나 이게 어디 안 교수 자신만의 문제로 끝나겠는가. 상대의 무자비한 공격과 언론의 혹독한 검증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국민의 눈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안 교수의 지지율이 높은 것은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데 백지처럼 깨끗한 이미지에 시커먼 먹물이 튀고, 진위가 가려지기는커녕 정치적 공방으로 날을 지새운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과 같은 지지율이 꺾이지 않고 끝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가장 핵심적인 의문이다. 안 교수가 적당히 때가 묻은 정객이라면 이런 불안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안철수 원톱엔 치명적인 독이 내재돼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손·문·정·김’의 승자와 안 교수와의 결승전은 그래서 위험한 도박이다. 나올 거라면 예선부터 뛰어들어 털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게 민주당이나 안 교수 모두에게 중요하다. 물론 안 교수가 대선 후보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손·문·정·김’ 중 누구라도 안 교수와의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본선 경쟁력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앞으로 유력 대선 주자들은 개인의 기량을 한껏 뽐낼 것이고, 캠프의 참모들은 지략을 짜내 주군을 옹립하려 할 것이다. 그럼 누가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다 지난 얘기 같지만 4·11총선 패배를 복기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첫째, 편을 갈라선 안 된다. 둘째, 상대방 비방만 해선 결코 승자가 될 수 없다. 뜬구름 잡는 얘기는 버리고, 구체적인 정책과 미래의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있어야 할 자리에 반드시 있고, 꼭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지도자가 감동을 줄 것이다. 안 교수가 됐든, ‘손·문·정·김’이 됐든. ykchoi@seoul.co.kr
  • 농어민 1만5000명 “한·중 FTA 반대”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하는 전국의 농어민 1만 5000명(경찰 추산 1만 2000명)이 3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정부의 FTA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중 FTA로 인해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이 대량 수입되면 국내 농어업이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면서 “한·중 FTA는 농어업 말살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3일 오전 제주 롯데호텔에서 2차 협상을 시작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낙농육우협회 등 한·중 FTA 중단 농수축산비상대책위 소속 32개 단체가 참여했다. 집회에서 김준봉 농수축산연합회 대표는 “한·미 FTA, 한·칠레 FTA를 체결했지만 무역 적자만 늘었다.”면서 “FTA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중국산 저질 식품을 대거 수입해 국민의 건강권만 위협받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균 300%가 넘는 고관세에도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농산물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 농업의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서울광장] 손학규의 ‘주홍글자’ 넘어서기/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손학규의 ‘주홍글자’ 넘어서기/김종면 논설위원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007년 3월 대통령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나는 그의 자기중심적인 정치행태를 비판하는 조그만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이기는 법만 배웠지 아름답게 지는 법은 배우지 못한 삼류 정치꾼의 저질 해프닝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착잡하다고 적었다. 현란한 둔사를 나열했지만 탈당은 누가 봐도 벌거벗은 욕망의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손 고문은 다시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이라는 일생일대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걸림돌을 치우고 디딤돌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주홍글자 이야기도 그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 전력이 지금에 와서는 ‘주홍글씨’가 되어 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그 주홍글씨가 자주 나를 아프게 만들었다.” 얼마나 절박한 심정이었으면 불편한 기억을 불러내며 피맺힌 자기고백을 했을까. 지금도 한나라당이라는 원죄에 갇혀 꼼짝 못하고 있다니 최고통치자가 되겠다는 이의 고백치고는 너무 초라하고 왜소하다. 왜 그렇게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벗어날 도리가 없는 주홍글자에서 탈출할 궁리만 하고 있을까. 안타깝다. 한번 새겨진 주홍글자는 지워지지 않는다. 숨기거나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 선명히 드러난다. 소설 ‘주홍글자’를 떠올려 본다. 목사와 사랑에 빠진 헤스터 프린은 죄악의 상징으로 간통을 뜻하는 ‘A’자를 가슴에 달고 산다. 그러나 소설을 찬찬히 읽어 보면 헤스터에게 그것은 단순한 치욕의 징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남성중심 가부장사회에 도전하고 독선적인 청교도주의의 억압에 저항한다는 적극적인 의미가 담겼다. 헤스터는 죄로 말미암아 인간과 세상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마침내 이 주홍글자의 여인을 “우리 헤스터”라고 부른다. 비평가들이 주홍글자를 종종 ‘펠릭스 쿨파’(felix culpa·행복한 죄)의 관점에서 읽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나는 지금 손 고문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그 같은 ‘관점의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주홍글자관(觀)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담대하게 고백해야 한다. 오 행복한 죄여, 복된 죄여! 이제 주홍글자를 넘어서는 역발상의 정치를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까 고민할 때다. 주홍글자 사용설명서라도 만들어라. 주홍글자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을 정도가 돼야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손 고문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는 중간층을 얼마나 많이 끌어오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더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한 중간층을 우군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중도 후보론’이다. 손 고문이 야권내에서 상대적으로 중도 이미지가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나 중도의 철학과 가치에 투철한지는 알 수 없다. 민주당 대표 시절 그는 ‘허공에 매달린 사나이’처럼 어정쩡한 자세를 보여 실망을 안겨줬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나 KBS 수신료 인상 문제 등에서 보여준 무기력한 ‘시계추 리더십’은 진보·보수 양쪽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사유화한 공권력으로 시민을 유린하던 세력이 북한 민주화를 거론하는 것은 낡은 이념이라고 해 수구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건 중도가 아니다. 여도 야도 진보도 보수도 안정적으로 아우르는 진정한 중도 정치인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것만이 ‘출신 콤플렉스’를 벗는 길이다. 주홍글자 때문에라도 더욱더 ‘손학규 정치’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쇠붙이도 사람도 연단을 통해 강해진다.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치열한 자성의 세월을 보냈다면 손 고문은 더 이상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장자풍도(長者風度)의 성숙한 정치로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요즘 손 고문의 말이 독해졌다는데, 남에게 상처를 주는 속좁은 정치는 하지 말기 바란다. 몇달 후면 대선, 바야흐로 야망의 계절이다. 약점을 강점으로, 시련을 축복으로 만드는 건 손 고문의 몫이다. 주홍글자는 꿈을 실은 배를 움직이는 바람이 될 수도 있다. jmkim@seoul.co.kr
  • 노동계 존재감 부각… 친노동 정책수립 압박

    노동계 존재감 부각… 친노동 정책수립 압박

    민주노총은 28일 ‘경고 파업’으로 본격적인 하계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 내달 13일 금속노조 총파업, 8월 28일쯤 전체 파업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9대 국회개원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친노동 정책 수립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 이날 전국 건설노조가 서울광장에서 가진 대규모 집회에는 1만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도심 교통을 마비시켰다. 오후 2시부터 집회를 가진 노조원들은 ‘임대료 보장’ 등 구호를 외치며 서울광장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내달 2일 교섭 중인 모든 산하노조에서 노동위원회에 일괄조정신청을 내고 10·11일 파업 찬반투표에 이어 13일과 20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김지회 대변인은 “현장에선 장기간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해 파업을 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소속 금융노조도 내달 11일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7월 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채용 중단 ▲대학생 20만명 무이자 학자금 대출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벌여 왔다. 금융노조가 파업하게 되면 2000년 7월 은행의 구조조정 반대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전국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의 파업에선 ‘표준운임제’와 ‘표준임대차계약서’가 최대 쟁점이다. 노동계는 다수 근로자와 업체의 계약을 미리 일정한 형식으로 규제하는 표준약관 법제화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인 화물운송기사와 건설장비기사가 업체와 맺는 사적 계약에 법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이를 관철시킬 경우 파업 이후 안정적인 임금을 유지하고, 노동기본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운임제는 2008년 총파업을 거치면서 ‘이슈’가 돼 벌써 4년이 지났지만 합의가 되지 못했다. 뚜렷한 해법이 없는 가운데 이날 건설노조 파업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대안이 제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건설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인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놓고, 정부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업체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인상하고 계약요건을 보완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그동안 고용주들이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기계임대료 체불이 늘고 있다며 작성 의무화를 촉구해 왔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3개 물류거점의 운송거부 차량은 1199대로 운송거부율도 10.7%까지 떨어졌다. 컨테이너 반출·반입량도 4만 5208TEU로 전일 3만 8803TEU보다 크게 늘고, 장치율(컨테이너기지 활용률)은 43.1%로 평시의 44.5%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오일만·오상도기자 oilman@seoul.co.kr
  • 대정부 투쟁 하루만에… 노조 요구 절반 합의

    대정부 투쟁 하루만에… 노조 요구 절반 합의

    전국 건설노조가 28일 정부의 협상안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대정부 투쟁을 마무리했으나 전국을 휘감은 노동계의 ‘하투’(夏鬪)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노조의 상경투쟁 종료는 무기한 대정부 투쟁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건설노조는 오후 2시 1만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노조원이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한 가운데 강경 투쟁을 이어 갔다. 한때 도심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잡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집회 종료 전에 급변했다. 건설노조 대표들이 정부 과천청사의 국토해양부와 고용노동부를 방문해 상호 간 큰 이견을 보였던 주요 쟁점 사안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 18개 요구안 중 9개에 대해 일부 의견이 접점을 찾은 것이다. 노조가 가장 큰 문제로 꼽았던 장비 임대료 및 임금 체불에 대해 정부는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 건설기계 장비에 대한 임대료 지급보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장비대금지급확인제를 모든 공공공사 현장으로 확대하는 데도 합의했다. 건설장비 표준임대차 계약서 의무화와 관련해선 노조 요구대로 법적 강제는 불가능하지만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부과하는 과태료를 종전보다 인상하고 계약 요건도 보완하기로 했다.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건설 현장의 타워크레인에 대해선 건축물 등에 고정하는 벽제 지지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만 줄로 고정하는 와이어 방식을 택하도록 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시행 중인 노무비구분관리제를 확대해 건설노동자의 적정임금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같이 양측이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전국 단위의 총파업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건설업계에선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촉발된 주요 공공공사 현장의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막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건설노조 측은 “아직 투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역 공사 현장별로 운반비와 임대료 인상 등의 투쟁은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설노조의 파업으로 세종시와 동탄2신도시 등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성하는 건설 현장의 덤프트럭 운행이 이날 일제히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LH의 경우 전체 현장에 투입된 건설기계 2905대 가운데 728대, 타워크레인은 1068대 중 73대의 운행이 중단됐다. 406곳 현장 가운데 첫날 23곳이었던 파업 현장 수는 98곳으로 늘었다.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현장 109곳도 덤프트럭 1898대 가운데 23%인 439대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지만 타워크레인 노조 소속 100여명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물산 본사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건설파업 사실상 타결… 화물연대도 의견 접근

    전국 건설노조의 파업이 28일 정부와 노조 간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며 사실상 타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파업 나흘째를 맞은 화물연대도 운송업계와의 2차 운임 협상에서 의견 차를 좁혀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는 이날 시작한 대정부 무기한 상경투쟁을 마무리하고 사용자인 업체들과 임대료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건설노조는 서울광장에서 1만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조합원이 집결한 가운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간 건설노조 지도부는 정부와의 대표자 면담을 통해 큰 이견을 보였던 건설기계 적정 임대료 보장을 위한 실태조사 등에 합의했다. 박민우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관은 “노조와의 대화가 원만하게 이뤄지면서 노조 집행부 차원의 집회는 오늘로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건설노조는 29일부터 임대료 인상 등을 놓고 지역별 투쟁은 이어 가기로 했다. 화물연대도 오전 국토해양부와 2차 교섭을 벌여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등 제도 개선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다음 주 초쯤 협상 타결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물연대와 컨테이너운송위원회는 오후 3시부터 서울 서초구 방배동 화련회관에서 2차 협상을 벌여 운송료 인상 폭을 크게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화물연대는 운송료 30% 인상안을 제시하고 위원회는 4~5%를 고수했으나 각각 23%와 6%로 양보했다. 오후 7시에 재개된 협상에선 양측의 입장 차가 더 좁혀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민주노총은 오는 8월 말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이날 서울 전역에서 결의대회를 잇따라 열었다. 오상도·이영준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대선용 ‘꼼수정당’ 더이상 안된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선용 ‘꼼수정당’ 더이상 안된다/최광숙 논설위원

    요즘 강릉 단오제가 한창이다. 지금이야 단오제는 유네스코까지 인정한 문화유산이지만 어릴 적만 해도 왁자지껄한 시골 장터 수준이었다. 오락이 없던 그 시절 유랑 서커스단의 공연은 단연 인기 최고였다. 자리가 꽉 차 서서 구경할 정도로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단오가 끝나면 모든 것이 변했다. 강릉시내 남대천변의 유랑 서커스단이 먼저 사라졌다. 둥글고 높게 쳐놓았던 서커스단의 가설무대 천막이 걷히면 왠지 가슴이 휑했다. 며칠 내내 불을 밝히고 요란한 음악으로 사람을 홀리다가 짐을 꾸려 어디론가 떠나버린 서커스단이 어린 마음에는 야속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혹 단오철마다 손님을 유혹하던 유랑 서커스단 같은 ‘유랑정당’이 또 등장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얼마 전 이종걸 민주당 최고위원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대선 출마를 놓고 ‘가설정당’(서류로 등록된 페이퍼정당) 방식을 통한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제시했다. 안 교수가 민주당에 들어오지 않으니 제3의 가설정당을 만들어 민주당원들이 그곳으로 입당하고, 안 교수와 지지세력들도 그리 들어와 거기서 대선 경선을 치르자는 것이다. 다행히도 민주당 내에서 “무슨 정당이 떴다방이냐.”등의 호된 질책이 나오면서 가설정당 얘기는 쏙 들어갔다. 그렇지만 실체 없는 정당을 한시적으로 만들면서까지 안 교수를 끌어들이고 싶은 이들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무리 정권 창출에 몸이 달았어도 공당에서 가설정당까지 운운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 현행 선거법상 경선은 같은 정당 내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당끼리 경선하는 방식의 국민경선제는 법적 근거가 없다. 이를 우회해 가설정당을 만들자는 것은 누가 봐도 편법이고 꼼수다. 문제는 그런 가설정당이 처음 거론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선 막바지에 가설정당의 진화된 새 형태가 나올지, 또는 제3의 신당이 창당될지도 모를 일이다. 진보의 얼굴, 조국 서울대 교수도 이미 ‘진보 집권 플랜’의 실천 방법으로 가설정당 경선 방식을 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정당이란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이들이 정치적 목적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한 결사체다. 그런데 어느 날 정당 밖 사람의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그를 위해 정당을 만든다면, 그것은 정당의 존립 기반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고 정당정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지향점이 같은 사람들이 뭉친 정당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쳐 대선 후보를 내지 않고, 인물 중심으로 정당을 급조했다가 흔적 없이 사라진 일들을 벌써 잊었는가. 대통령의 큰 꿈을 품고 대선을 불과 한달 앞두고 창당했다가 참담한 실패를 맛본 이들이 여기 있다. 이인제 의원은 15대 대선을 코앞에 둔 1997년 11월 국민신당을 창당했지만 당은 다음 해 9월 자진 해산했다. 정몽준 의원도 16대 대선에 나간다며 2002년 11월 국민통합21을 창당했지만 다음 해 6월 대표에서 물러났다. 당은 정당법상 시도당이 적어도 5곳 이상 돼야 한다는 규정에 못 미쳐 2004년 9월 등록이 취소됐다. 17대 대선 출마를 위해 2007년 11월 창조한국당을 만든 문국현 전 의원도 2009년 비례대표 후보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당을 떠났다. 이 당은 지난 4·11 총선에서 국회의원을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해 다음 날 등록이 취소됐다. 정당의 확고한 지지기반 없이는 대통령이 되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대선에서 경험한 바다. 역대 대통령 선거를 통틀어 그것도 여당(기호 1번)과 제1야당(기호 2번)이 아닌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가 당선된 경우는 한번도 없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기호 1번이나 2번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대선 때만 되면 선거용 정당을 만드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꼭 나타난다. 오는 12월 대선에서도 그런 일이 또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은 선거 때 급조된 후 바로 사라지는 뜨내기 정당에 더 이상 눈길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bori@seoul.co.kr
  • 건설노조도 27일부터 파업… ‘하투(夏鬪)’ 심상찮다

    건설노조도 27일부터 파업… ‘하투(夏鬪)’ 심상찮다

    화물연대의 전면 파업에 이어 전국건설노동조합도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해 노동계의 하계투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건설노조는 2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부터 전국건설현장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28일 오후 2시에는 서울광장에서 조합원 2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8월 28일 전체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한편 한국노총도 이날부터 28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하반기 투쟁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도 우리금융 민영화 및 메가뱅크 저지, 및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7월말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노조에서는 7월 13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현대차 등 완성차 원하청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서울광장]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검찰이 바로 서야 한다/우득정 수석논설위원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을 불렀다. 전직 대통령 예우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 사저로 방문조사하거나, 소환조사하더라도 이동거리가 가까운 부산이나 창원지검으로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검찰은 ‘법대로’를 외치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소환조사하더라도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검찰 출두 23일 후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면서 검찰의 ‘공명심’은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이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몰았다’는 시선이 가장 부끄럽다고 한다. 2010년 4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공기업 사장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곽 전 사장이 진술을 번복한 이후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곽 전 사장의 진술에만 의존했던 검찰이 진술 번복으로 궁지에 몰리자 진술을 다시 뒤집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검찰총장 출신 한 인사는 무죄 선고로 검찰수사가 도마에 오르자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의 헤어스타일까지 들먹이며 검찰 지휘부의 무능을 질타했다고 한다. 이처럼 서슬이 시퍼렇던 검찰이 요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 의혹 관련자 전원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서 의혹의 핵심인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에게는 ‘서면조사’라는 편의를 베풀었다. 지난해 10월 청와대가 내놓은 해명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에는 서면조사가 한몫했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검찰이 국선변호인이 된 것 같다.”고 꼬집었고,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이 청와대를 고객으로 하는 ‘서울중앙로펌’으로 전락했다.”고 혹평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조차 “내 상식으로도 조금 의외”라며 특검 도입과 국회 청문회 불가피론을 거론했을 정도다. 이틀 후 “사즉생(死?生) 각오로 성역 없이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재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은 “원숭이에게 검사복을 입혀도 이보다는 수사결과가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최고의 엘리트임을 자부해 온 검찰이 한순간 유인원으로 역(逆)진화하기에 이르렀다. 민간인 사찰을 주도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에 명시된 ‘VIP 또는 대통령실장’ 조사과정에서 정정길·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에게는 서면조사를,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장관에게는 자발적으로 제출한 해명성 진술서를 ‘무혐의’ 결정의 근거로 삼았으니 검찰 스스로 화를 불러왔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본래 피의자나 주요 참고인은 소환조사가 원칙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들이댔던 그 원칙이다. 서면조사는 당사자가 국내에 없거나 출석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검찰이 먼저 이 원칙을 무너뜨렸으니 앞으로 일반 국민이 서면조사로 대체하자고 덤비면 어찌할 건가. 검찰은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검찰 불신을 초래했다고 볼멘소리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치검찰’로 대변되는 권력 줄대기와 눈치보기, 인사철이면 난무하는 로비와 청탁문화가 지금의 검찰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도 결코 빈말이 아니다. 국민의 눈에는 권력과 검찰의 공생관계로 비치고 있다. 항간에는 다음 달 검찰 인사 이전에 현 정부의 모든 의혹을 털어버릴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고삐가 풀리기 전에 인사를 무기로 적당히 ‘마사지’해 온 관행을 빗댄 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대검찰청을 방문했을 때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휘호를 내렸다. 정권의 성격과 상관없이 이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그 답은 검찰에 있다. djwootk@seoul.co.kr
  • “역사왜곡 안돼~”

    “역사왜곡 안돼~”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단군왕검 탄신일(음력 5월 2일) 기념행사’에서 ㈔국학원 청년단원들이 중국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발 묶인’ 외국인·환자… ‘뻥 뚫린’ 시원한 도로

    ‘발 묶인’ 외국인·환자… ‘뻥 뚫린’ 시원한 도로

    전국 택시노조가 요금 현실화 및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안정화 등을 요구하며 24시간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서울·인천 등 도심을 중심으로 전국 도로는 한산했다. 버스와 지하철은 붐볐다. 전국적으로 택시 25만 5581대 가운데 22만여 대가 운행을 멈췄다. 자가용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줄어든 교통량에 뻥 뚫린 도로를 달렸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애먼 시민들만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들, 길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은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굴러야 했다. 일부 회사원들은 택시를 기다리다 지각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시부제를 해제한 데다 시내버스와 지하철 운행을 늘렸다. 또 전세버스와 공용버스 등을 투입, 시민 수송에 나섰다. 뇌병변 1급 장애인 박모(44)씨와 노모 정모(71)씨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 앞 택시정류장에서 택시를 잡지 못해 안절부절못했다. 박씨는 호흡곤란 증세로 3일간 입원했다가 퇴원하던 길이었다. 강서구 등촌동까지 가야 했다. 정씨는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봤지만 “미리 사용등록을 하지 않아 당장 사용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콜택시도 오지 않았다. 정씨는 아들 박씨를 부축하고 지하철 흑석역까지 수백m를 걸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임신 7개월된 김모(33)씨는 배를 감싼 채 땀을 뻘뻘 흘리며 버스정류장을 향했다. 김씨는 “택시가 파업하는 줄 알고 있지만 택시 아니면 이동하기가 불편해 혹시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작정 기다리다 발길을 옮겼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곤욕을 치렀다. 중국계 미국인 제니퍼 루(21·여)는 “강남역 인근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해 놨는데 지하철로 어떻게 가는지 잘 몰라 난감하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중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택시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렌터카나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법을 안내하느라 종일 바빴다.”고 전했다. 전국 택시 파업에 따른 운행률은 전체의 15.7%인 3만 5500대 수준에 머물렀다. 평상시 70%의 5분의1 정도다. 서울은 7만 2000여대 가운데 12.1%인 8800여대만이 정상영업을 했다. 경기는 3만 6000여대 중 1.9%인 673대만 손님을 태웠다. 운행하지 않는 택시만큼 교통량은 감소했고 자가용 출퇴근자는 모처럼 교통체증에 시달리지 않았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송파구 문정동에서 강남구 대치동까지 자가용으로 출근하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평소의 절반 정도로 단축됐다.”고 말했다. 신현규 서울경찰청 종합교통정보센터장은 “서울에서만 6만 4000여대의 택시가 멈춰서면서 상습 정체지역이 사라져 출퇴근길이 일요일처럼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택시파업의 여파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대전·대구·울산에서는 단 1대의 택시도 움직이지 않았다. 특히 전북 전주에서는 일부 시내버스의 파업에다 택시 파업까지 겹쳐 시민들의 불편은 극심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전체 택시 7166대 가운데 70%가량이, 광주에서는 45% 정도가 파업에 동참했다. 부산에서는 1500여명의 택시 기사가 서울광장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했지만 1만 6000여대의 택시는 평소와 다름없이 운행됐다. 한편 택시기사를 비롯한 전국 택시업계 관계자 3만여명(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모여 ‘택시생존권 사수결의대회’를 갖고 LPG 가격 안정화 및 연료 다변화, 택시요금 인상, 감차 보상, 대중교통 수단 인정 등을 요구했다. 이영준·명희진·배경헌·오상도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내몫 챙기기 봇물… 컨트롤타워가 안 보인다

    선거의 해를 맞아 사회 각계 직능 및 이익단체의 집회·시위 등 제 몫 챙기기가 분출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어제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전국적으로 하루 동안 시한부 파업을 벌였다. 포괄수가제 도입에 반대해온 의사협회가 7월 1일부터 1주일 동안 5개 항목의 수술 거부를 예고한 가운데 치과기공사협회도 건강보험에서 틀니 제작 기술료를 별도로 책정해 주지 않으면 다음 달부터 틀니 제작을 거부하겠다며 실력행사에 가세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와 임기말 레임덕까지 맞물려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단체의 요구사항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익이 첨예하게 엇갈려 있는 데다 관련 부처도 여러 곳에 걸쳐 있어 이익의 균형점을 찾아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LPG 가격 현실화와 택시요금 인상, 개인택시 감차 등을 요구하며 실력행사를 벌인 택시업계의 문제만 해도 에너지 가격은 지식경제부, 교통정책은 국토해양부, 택시관리는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분산돼 있다. 부처 간 정보를 교환하고 업무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해결할 수 있지만 정부 내 컨트롤타워의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등은 각자 팔짱만 끼고 있을 뿐 국정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경제부처 수장인 박재완 재정경제부 장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정부의 무력증이 확산된 것은 정치권의 공세 못지않게 청와대와 총리실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회견에서 남은 1년을 하루도 소홀함 없이 일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지만 측근 비리에다, 내곡동 사저와 민간인 불법사찰 검찰수사 후폭풍에 휘말려 국정 추진 동력을 크게 상실했다. 총리실은 의전기능만 수행하는 듯하다. 청와대 비서진도 국정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장막에 가린 채 존재감을 잃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남은 기간이라도 국정이 표류하지 않도록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공연히 일 욕심 부리지 말고 해야 할 일과 다음 정권에 넘길 일을 구분해 임기말 목표를 국민과 공직사회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국무총리와 장관 등 각료들에게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고 본인 책임 아래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 20일 전국 택시 24시간 파업

    택시업계가 LPG 가격 안정화, 대중교통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20일 하루 운행을 중지하고 결의대회를 열기로 하면서 교통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여수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개인·법인 택시가 20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운행을 중지하고 오후 1시부터 서울광장에서 2만명 이상 모여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택시 사업주와 노조가 함께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 요구안은 ▲택시의 대중교통 법제화를 통한 재정지원 ▲LPG 가격 상한제 도입을 통한 가격 안정화 ▲택시연료 다양화 ▲택시요금 현실화 ▲택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감차 시 보상 등 다섯 가지다. 전국의 택시는 약 25만대로 법인택시가 36%인 9만여대, 나머지가 개인택시다. 법인택시는 사업주가 운행 중지를 결정할 수 있지만 개인택시는 강제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면적인 택시파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경찰청장님, 믿어도 됩니까?/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찰청장님, 믿어도 됩니까?/주병철 논설위원

    윤석보(尹石輔)는 연산조(燕山朝) 때 사람으로 풍기 군수가 되었는데, 처자를 고향에 두고 부임했다. 부인은 살림살이가 어려워 선대부터 내려오던 몇 가지 물건을 팔아 밭 한 뙈기를 샀다. 이 말을 들은 석보는 편지를 보내 아내를 나무랐다. “옛말에 임금을 저버리지 않는다고 한 것은 국록 이외에 탐을 내지 말라는 말인데, 내가 관직에 올라 임금의 녹을 받으면서 전에 없던 밭을 장만했다 하면 세상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겠소. 빨리 밭을 물려 버리시오.” 청렴한 벼슬아치의 결기가 느껴진다. “판중추(判中樞) 조오(趙吾)가 합천(陜川) 원(員)이 되었을 때다. 여름에 농어가 넘쳐나는데 썩어도 집안 식구에게는 조금도 맛보지 못하게 해 사람들이 그 청렴함에 탄복했다. 그가 예조정랑(禮曹政郞)이 되었을 때는 살림살이를 걱정한 동료가 쌀 세 말을 보냈는데 받지 않았다. 나중에 공좌(公座)에서 이 일을 자랑하니 흉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청탁을 하는 이가 없었다. 늙어서 시골집에 물러나와서도 청렴하고 삼가는 독실한 군자(君子)였다.” 조선 전기 학자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에 나오는 얘기다. 옛날 얘기를 꺼낸 건 얼마 전 김기용 경찰청장이 경찰 내 ‘부패·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게 생각나서다. 김 청장의 경찰 쇄신안은 역대 청장들이 취임 때마다 들고 나온 단골 메뉴다. 경찰이 비리 경찰 소탕에 아직도 골머리를 썩고 있다니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김 청장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청장이 성공하려면? 우선 김 청장은 ‘부패·비리와의 전쟁’ 선언이 앞뒤가 바뀐 점부터 깨달아야 한다.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청렴은 윗사람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 적어도 내부 전쟁에 돌입하려면 경무관급 이상 수뇌부는 누가 보더라도 청렴의 표상이 돼야 한다. 이들의 직속 라인에 있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옷을 벗겠다는 서약이라도 해야 한다. 전·현직 고위 간부가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조직에 누를 끼치고, 비리 혐의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전쟁을 치러야 할 대상을 ‘전국의 경찰관’으로 특정한 건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부패·비리 근절을 위해 전국적으로 10년 이상된 경찰관을 모조리 뒤바꾸겠다는 김 청장의 호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자칫 부작용만 적잖이 초래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을 골라 본때를 보여야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부패·비리와의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소위 ‘물 좋은’ 강남 권역으로 가지 못해 안달하는 경찰관들이 득실거리는 게 현실이다. 서울 지역 경무관·총경 승진자 중 강남지역 서장이나 과장 출신이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따져보라. 구조적인 문제의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 부패·비리는 ‘인사 양극화’와 직결돼 있다. 수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을 신설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이강덕 전 서울청장은 취임 후 실종팀을, 김용판 서울청장은 주폭팀을 신설했다. 사회적 관심에 따른 대처로 보이지만 수장의 업적이나 치적용이란 비아냥도 있다. 기존의 팀에서 인원을 차출해 새 팀을 만드는 건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메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왕 팀을 만든다면 근원적인 대안 찾기에 초점을 맞춰 접근해야 한다. 주폭팀을 예로 들면 술 먹고 행패 부린다고 무작정 잡아넣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이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을 좀 더 분석해 사회적 범죄 유발을 막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세청장 대행을 지낸 한 인사는 직원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내가 그만두고 나간 뒤에는 하지 않아도 될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하지 말라.” 필요한 일, 해야 할 일을 시키고 이를 앞장서 실천할 때 리더는 빛난다. ‘부패·비리와의 전쟁’은 김 청장 이후 더 이상 신임 청장의 과제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bcjoo@seoul.co.kr
  • 20일 택시파업 땐 지하철·버스 1시간 연장

    20일 택시파업 땐 지하철·버스 1시간 연장

    전국의 택시업계가 20일 대규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의 운행 시간을 1시간가량 연장하고 승용차 요일제를 임시 해제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18일 전국 시·도 교통과장회의를 열고 택시업계 파업에 따른 비상 수송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서울, 부산 등 대도시의 지하철 막차 운행 시간은 30분~1시간 연장되고 시내·마을버스는 첫차와 막차를 각각 1시간 앞당기거나 늦춘다. 출퇴근 시간의 차량 운행 대수도 크게 늘어난다. 서울의 경우 20~21일 종착역 기준 막차 운행 시간은 새벽 2시까지 연장되고 수도권 전철이 하루 44회 추가 운행된다. 버스도 370개 노선에서 하루 총 988회 증차된다. 마을버스는 213개 노선에서 2773회 증차될 예정이다. 또 지방자치단체별로 승용차 요일제를 임시 해제하거나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택시를 대상으로 운행 5부제를 면제할 예정이다. 비상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서는 경찰청, 소방서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택시 운행 중단 사실을 전광판 등을 통해 적극 안내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택시 노사에 운행 중단 자제를 당부하고 전국택시연합회와 개인택시연합회 등에는 불법적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이에 앞서 전국 택시 노사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안정화와 택시요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0일 운행 중단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2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 개최를 결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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