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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 해제 “그런데 왜 이렇게 어둡지?”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 해제 “그런데 왜 이렇게 어둡지?”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 해제 “그런데 왜 이렇게 어둡지?” 서울시는 17일 오전 11시 발령한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오후 4시 해제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48㎍/㎥로 내려가 주의보 해제 수준으로 개선됐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시간당 평균 85㎍/㎥ 이상으로 2시간 동안 계속될 때 발령되며, 50㎍/㎥ 이하로 떨어지면 해제된다. 미세먼지(PM-10) 농도도 오후 들어서면서 옅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으로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하루평균 31∼80㎍/㎥) 수준인 65㎍/㎥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11시 189㎛/㎥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2시를 넘기면서 100㎍/㎥ 이하로 내려갔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오후 4시 5회차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창조경제와 정부3.0, 그거 다른 건가요/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창조경제와 정부3.0, 그거 다른 건가요/정기홍 논설위원

    지난해 좌중에서 있었던 일이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의 개념은 같다”는 말에 “엄연히 다르다”란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 혁신정책의 축인 ‘창조경제’는 개념의 혼란으로, ‘정부3.0’은 정부 간의 일로만 단순 인식되던 시기였으니 당연한 논쟁거리였다. 모두가 이 분야의 전문가였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채 자리는 파했다. 둘의 정책적 성격은 다른 것일까, 다르지만 같은 게 있는 것일까. 말 많던 창조경제와 정부3.0 정책이 2년차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국민들은 생경하기 짝이 없는 이들 정책에 답답함을 느꼈던 터여서 올 한 해의 행보가 자못 궁금해진다. 두 정책은 지금 실행 공간인 온라인상에서 개념의 폭을 다소 좁힌 채 운영되고 있다. 창조경제는 ‘창조경제포털’(창조타운)에서 접수된 아이디어를 벤처비즈니스로 연결하고, 정부3.0은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공공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온라인을 매개로 한 ‘초연결시대’에 당연한 귀결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창조경제는 창조타운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매미채로 안개 잡는 격”이란 비아냥을 물리고 숨통을 튼 듯하다. 최근에는 창조경제 정책을 돕는 기구가 잇따라 설립되고, 전국에 오프라인 공간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확대하면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정부3.0은 어떤가. 정보의 활용도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제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다. 공공부문의 자료 제공이 국민에게 생소한 탓으로 여겨진다. 최근 공공데이터포털의 이용 행태를 조사해 봤더니 공무원의 신상명부 파일을 가장 많이 내려받았다고 한다. 의외의 결과이다. 그다음도 국가인재 데이터베이스(DB)의 현황이었다. 정보의 질을 논하기에 앞서 공직사회가 얼마나 폐쇄적이었으면 이런 결과물이 나왔을까. 문서 원문을 한 해에 1억건을 공개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진다. 아직도 일방향식 공급 자세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야 할 판이다. 지금은 빅데이터 시대다. 자료는 널려 있지만 개인맞춤형 자료를 찾기가 의외로 어렵다. 공급자는 자료의 분석능력이 좋아야 하고, 수요자 입장에선 접근성이 양호해야 한다. 네트워크의 효용성은 사용자 수의 제곱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멧커프법칙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상의 데이터 파급력은 엄청나다. 최근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가 만들어졌다니 빠뜨림 없이 짚어야 할 사안이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개방과 공유, 협업시대를 맞아 지향점은 같다. 정책의 수행과정에서 맡은 임무만 다를 뿐이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정부3.0은 창조경제 구축에 조력자 역할을 한다.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수단이란 뜻이다. 예컨대 공공정보를 개방해 개인과 기업의 비즈니스에 활용케 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민간과 정부 간에, 정부3.0은 공공부문 간의 관계가 더 깊다는 점이 또 다른 면이다. 최근의 창조경제와 정부3.0 간의 경쟁 분위기는 이런 관점에서 눈에 띈다. 실적을 의식한 서로 간의 곁눈질이 잦아졌고, 성과물을 내놓으려는 방식도 점점 닮아간다. 공공데이터포털에서의 정보 다운로드 건수나 창조타운에서의 벤처창업 건수가 창조경제에 도움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긍정의 시그널일 수 있다. 먼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운반 도중에 죽지 않게 하려면 수조에 물메기를 함께 넣어야 한다고 한다. 청어가 물메기에 잡히지 않으려고 긴장한 채 도망다니면서 살아남는다는 이치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놓을 시너지 효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어느 것이 청어이고 물메기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다. 창조경제와 정부3.0은 지금도 수많은 공공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한 땀 한 땀 실밥을 꿰는 일념으로 시시각각 도출되는 문제점을 찾아 고치는 자세가 중요하다. 올 한 해는 창조경제의 성패가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시기다. 개방형 혁신은 어떤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성공해야만 하지 않겠나. hong@seoul.co.kr
  • [서울광장] 교학사 교과서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학사 교과서가 저지른 가장 큰 잘못/서동철 논설위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훑어볼 기회가 있었다. 야당으로 하여금 ‘역사교과서 친일 독재미화 왜곡 대책위원회’까지 만들게 한 ‘문제아’다. 하지만 논란이 빚어진 현대사 대목은 뜻밖에 여간 주의해서 읽지 않으면 보수적 의도를 알아차리기가 쉽지는 않았다. 5·16 군사정변을 다룬 대목만 해도 쿠데타라는 것을 명확히 적시하고 있다. 물론 쿠데타의 결과 오늘날의 경제발전이 가능했다는 느낌을 주도록 서술해 나간 것은 의도적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야당조차 경제 부흥이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 만큼은 부인만 하지는 않는 것 아닌가. 출판사 측이 밝힌 대로 진보진영의 집중공격을 받은 이후 내용의 상당 부분을 수정한 결과일 것이다. 분노가 치미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학자적 양심에 기반하지도 않은 서술로 평지풍파를 일으켰다는 뜻 아닌가. 욕먹으면 얼마든지 내용을 바꿔줄 수도 있는 정도의 부실한 학문적 소신으로 한국사 교과서 편찬에 나선 지은이들의 용기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결국 보수 시각 한국사 교과서의 보급이 사실상 좌절된 것도 역량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고 스스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보수의 무능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보수적 시각의 교과서가 추진된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야당의 주장처럼 여당 실세의 주도로 보수적인 역사학자들을 불러모아 입맛에 맞는 교과서를 만들도록 했는지는 더욱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진보진영의 공세가 거세지자 교과서의 지은이라는 사람이 공공연히 여당 지도부와 자리를 함께하며 ‘외압’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교과서의 학문적 순수성을 스스로 부인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자신들이 만든 교과서가 역사에 대한 소신이 아니라 정치적 요구에 따라 쓰였다고 자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닌 게 아니라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으니 비난이 일자 스스럼없이 고쳐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분명 의미가 있었다. 과거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가 좌 편향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한국사 교과서는 전체적으로 진보적 시각의 서술이 우세하다. 역사란 기본적으로 진보적 사고를 요하는 학문이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럴수록 학생들에게 역사를 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수 교과서의 도입을 반대 할 일은 아니다. 그러니 보수 교과서의 존재조차 부인하려는 진보진영의 움직임은 교학사 교과서를 추진한 보수진영 만큼이나 정치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교학사 교과서는 올해 새로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한 전국의 1794개 고교 가운데 단 한 곳에서만 채택됐다고 한다. 이 학교는 오는 3월 문을 열 예정이라니 아직은 학생도, 학부모도, 동문도 없다. 반대할 사람이 없어 채택된 것으로 보이지만 개교한 이후에는 같은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상을 설득시킬 준비를 전혀 갖추지 못한 채 세상에 나온 교과서의 최후다. 진영 간 대결 양상의 ‘교과서 전쟁’은 결국 보수의 패배로 끝나가고 있다. 당분간은 교육 현장에 보수적 시각의 한국사 교과서는 아예 말도 꺼낼 수 없게 만든 처절한 패배다. 그 결과 다양한 시각의 역사 교육에 대한 기대는 저 멀리 물 건너갔다. 교학사 교과서에 관여한 사람들이 저지른 가장 큰 잘못이다. 여당에서 한국사를 국정교과서로 만들어야 한다고 시대를 거스르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도 보수 교과서를 출범시키지 못한 데 따른 분풀이성 무리수일 뿐이다. 진보진영도 교과서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보수 시각 교과서의 보급을 가로막을수록 국정 교과서를 만들자는 목소리는 커지고, 사회적 혼란 또한 더욱 증폭될 것이다. dcsuh@seoul.co.kr
  • [박찬구의 시시콜콜] ‘거리의 사회학자’가 쓰는 우리시대 연대기

    [박찬구의 시시콜콜] ‘거리의 사회학자’가 쓰는 우리시대 연대기

    1980년대 일선에서 뛰었던 기자들은 당시 우리 사회를 ‘민주화의 시대’로 정의한다. 최루탄과 화염병의 중간 지대에서 기자들은 물 묻힌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아가며 현장을 기록했다. 시위대와 전경 사이에 끼여 골목길에 갇히기도 했다. 민주화 구호를 외치는 대학생도, 이들을 막아선 전경도 목마름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현장 기사가 톤다운되거나 주어가 시위대에서 경찰로 뒤바뀌는 아픈 기억도 남아 있다. 1990년대는 ‘붕괴의 시대’로 기록된다. 하늘과 땅, 지하에서 모든 게 무너지고 떨어졌다. 압축성장기에 쌓아올린 부실과 부정, 부패의 탑들이 한순간에 허망한 최후를 맞는 듯했다. 청주 우암상가 붕괴(1993년 1월), 부산 구포역 열차 전복(1993년 3월), 목포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1993년 7월), 성수대교 붕괴(1994년 10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1994년 12월),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1995년 4월),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6월), 씨랜드 화재 참사(1999년 6월)…. 사고 현장에서 취재 수첩에 기록한 사망자만 1000명을 훨씬 넘는다. 상인동 가스폭발 사고로 희생된 초등학생의 영결식장에서는 눈물로 취재수첩이 젖었다. 연이은 사고 현장에서 생긴 트라우마는 지금도 아물지 않는다. 지하 음식점은 가능한 피하고, 가스밸브는 병적으로 잠가댄다. 구급차 소리에 화들짝 놀라 등골이 서늘해지고, 항공기나 고속버스·열차를 탈 때면 안전벨트를 매는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2010년대는 ‘불통의 시대’로 각인되고 있다. 불통의 경계는 이념과 세대를 갈라놓고, 소통의 공백으로 대립과 불신이 스며든다. 1980년대 시위의 화두가 민주화였다면, 지금 거리 시위는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서울광장이나 대한문 앞, 청계천 등에서 시민들은 소통을 갈구한다. 민주의 시대 거리 시위에서 독재의 그늘을 주시했다면, 붕괴의 시대 사고 현장에서는 고속성장의 역설을 실감했다. 불통의 시대 서울광장에서는 소통 부재로 인한 공동체의 분열을 직시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아프리카 민주화의 촉매제가 되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지구촌 사람들이 분초단위로 안부를 묻는 세상에, 소통이 사회의 의제로 떠오른 건 아이러니한 일이다. 소통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타협으로 균형과 공존을 모색하는 일이다. 혹자는 소통은 권력이며 소통을 위해서는 가진 자, 권력을 쥔 자가 먼저 양보하고 상대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흔히들 사회부 현장 기자를 ‘거리의 사회학자’라고 부른다. 민주화와 붕괴의 현장을 돌이켜보면 폭정과 부패의 희생자는 언제나 평범한 시민이었고, 이를 극복하는 것 또한 거리에서든 투표장에서든 대다수 시민의 몫이었다. 과거 민주화와 붕괴의 교훈을 되새기고 불통의 시대를 넘어설 대안을 공동체 속에서, 또 거리에서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서울광장] ‘협상가’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협상가’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최광숙 논설위원

    협상을 하는 당사자이면서도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 당사자들을 ‘숨은 협상자’(hidden table)라고 한다. 이번 철도노조 측과 협상에 나섰던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공식 협상자라면 그 뒤의 ‘숨은 협상자’는 정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뒤에서 사실상 진두지휘한 박근혜 대통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협상가’로서의 박 대통령은 목표 지향적이다. 22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간의 철도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발급에 성공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협상의 최대 승리자는 박 대통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보면 평소의 원칙주의자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파업 과정에서 “원칙 없이 타협한다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기조를 끝까지 단호하게 밀어붙였다. 파업 개시 13일 만에 어렵사리 이뤄진 노사 교섭이 결렬됐는데도 냉각기조차 갖지 않고 바로 그날 수서발 KTX 면허를 발급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당시 이를 지켜보던 국민들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될까 걱정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면허 발급 이후 파업이 추동력을 잃기 시작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의 일관된 원칙 준수가 협상에서 결정적 힘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다. 보통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원칙만 고집하면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철도노조 파업을 보면 ‘원칙’도 협상의 주요 덕목임을 보여주었다. 일본 소니의 공동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사장은 1955년 소니가 미국에 진출할 당시 OEM방식으로 라디오 10만대를 수출할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했다. 대신 당시 무명의 소니라는 브랜드를 고집하는 원칙을 지켜 소니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뛰어난 협상가, 리더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보는 대신 장기적으로 더 소중한 ‘가치’를 추구한다. 그럼 이번 철도파업 해결 과정에서 ‘대통령’ 박근혜는 어떠했는가. 우선 협상 내내 스스로 세운 목표에서 한 치의 흔들림이 없이 ‘원칙’을 견지해 사태를 해결함으로써 공공부문 개혁의 명분까지 얻은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파업 사태 해결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협상 이론에 ‘80대20 법칙’이 있다. 전체 노력의 80%는 협상 전 사전 준비에 쏟아붓고, 실제 협상 과정에서는 나머지 20%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탄광노조와의 일전(一戰)을 앞두고 1년치 석탄을 비축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한 게 그 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KTX 자회사 설립을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고, 노조 측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대책을 세웠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파업 초기에는 ‘민영화=악’이란 프레임에 갇혀 철도 경쟁의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설명과 설득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미숙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협상가로서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반대 진영까지 설득해 끌어안고 가야 하는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도 부족했다. 정부의 초지일관 강경 기조는 박 대통령의 ‘불통’(不通) 이미지를 강화시키기도 했다. ‘협상가’는 협상에서 이기면 그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다르다. 협상에서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협상 과정과 협상 이후 대처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 앉은 파트너들과의 신뢰 구축을 통해 향후 갈등을 예방하는 등 장기적 안목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협상은 상대를 이기려는 경쟁과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협력이란 양면성을 지닌다. 박 대통령은 이제 경쟁보다 협력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은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bori@seoul.co.kr
  • [서울광장] 갑오년 새해, 어떤 원칙과 신뢰를 지킬 것인가/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갑오년 새해, 어떤 원칙과 신뢰를 지킬 것인가/문소영 논설위원

    갑오(甲午)년이 밝았다. ‘갑오’에서 사람들은 120년 전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1894년 2월 갑오농민운동을 떠올리기도 하고, 같은 해 7월 시작된 갑오경장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해에 일어난 중요한 사건이 하나가 더 있다. 6월에 발발한 청일전쟁이다. 세 개의 역사적 사건은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한 타래의 실처럼 연결되어 있다. 갑오년에 긴장하는 사람이 있는 연유는 2주갑을 맞는 120년 전 갑오년이 이후 조선의 운명을 뒤흔든 중요한 계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1894년 2월 전라도 고부군수 조병갑의 가렴주구에 지친 농민들은 분노해 1차 민란을 일으켰다. 고종은 민란의 원인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해결하지 못했다. 농민들은 4월 2차 봉기했다. 외세배격과 탐관오리 응징, 대원군 복귀, 잡세 철회 등 12개의 폐정개혁안을 요구했으나 조정은 토벌하기로 마음 먹고 청나라에 파병을 요청했다. 조선왕조실록에 고종은 영의정 심순택 등의 반대에도 청군을 요청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는 태도를 취한 것으로 나온다. 당시 고종은 갑신정변 이후 청과 일본이 서로 충돌을 막고자 1885년 톈진(天津)조약을 맺어 어느 한 나라에서 조선에 파병하면 다른 한 나라도 자동으로 파병할 빌미를 준다는 점을 간과했다. 청일전쟁으로 한반도는 전쟁터가 되고, 일본이 압승했다. 이에 일본은 1차 김홍집 내각을 세우고 과거제 폐지, 단발령 등 개혁을 강요했다. 그것이 갑오경장이다. 같은 시기에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은 죽창을 든 농민들을 섬멸했다. 당시 삼남지역의 선비와 양반도 수성대, 민포군 등을 구성해 농민 토벌에 힘을 합쳤다. 120년 전 갑오년이 주는 첫째 교훈은 정부의 결정이 항상 옳지도, 전지전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대 국가가 정부의 오류 가능성을 직시하고 국회와 법원을 두어 시스템으로 삼권 분립을 해놓은 이유다. 둘째 정부가 백성의 삶의 질과 부정부패를 개선하지 못하면 민심 이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셋째 스스로 해결해야 할 내부의 갈등을 외세의 개입을 통해 해결하려고 할 때 심각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된다. 넷째 자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를 정확하게 읽고 예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면 국가적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120년 전의 경장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꼭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성공하는 경장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120년 전 왜 실패했을까. 당시 개혁 드라이브는 단발령에 걸려 민심을 얻지 못한 탓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행복시대’와 ‘100%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 진정성을 믿고자 했다. 그러나 ‘내가 대통령이 돼 다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며 후보시절 약속했던 주요 공약들이 1년 만에 벽에 부딪히거나 무산됐다. 국가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공약을 강행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돼 지니계수가 커지고 있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째 양극화가 진행돼 근로자의 48.8%가 연간 2000만원 미만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대기업을 키워도 낙수 효과(trickle down effect)가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연간 4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그 혜택은 5만여명이 나누고 끝난다. 철도원의 연봉 7000만원이 질시와 분노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좋은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 또한, 국정운영에서 헌법 1조 1항과 2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여론형성의 메커니즘을 설명한 ‘침묵의 나선이론’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면 사람들은 침묵하겠지만, 그 침묵이 정부에 찬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런 사람들까지 다 헤아려 정책을 펴는 100%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symun@seoul.co.kr
  • 노조, 면허발급 강수에 투쟁 동력 상실… 정치권 중재로 ‘탈출구’

    노조, 면허발급 강수에 투쟁 동력 상실… 정치권 중재로 ‘탈출구’

    해를 넘길 것으로 우려됐던 철도 파업은 노사 합의가 아닌 ‘정치권의 중재’를 노조가 수용하는 방식으로 철회됐다. 철도노조가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를 내세워 22일째 파업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명분을 얻은 모양새이다. 더욱이 노조는 파업 중에 “법인의 철도사업 면허 발급을 중단하면 파업을 철회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버텼으나, 정부가 지난 27일 밤 전격적으로 면허를 발급하자 사실상 투쟁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민주노총이 노동계 총파업을 선언한 상황에서 철도노조가 단독으로 파업 철회를 선언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철도 민영화 프레임으로 촉발된 철도 파업은 지난 22일 경찰이 노조 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 본부에 강제 진입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경찰은 비난을 감수했다. 그러자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정부 각 부처가 코레일의 방만경영과 막대한 부채를 부각시키면서 철도 경쟁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국민 다수도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또 노조가 주장하던 ‘민영화’에 대해 정부는 일관되게 부인했다. 노조는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라며 민영화 프레임의 고삐를 놓지 않으려고 했으나 설득력이 떨어졌다. 노조는 조계사 등 종교계와 민주당사 등 정치권에 도움을 구했으나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다. 조계종의 중재로 노사 간 실무교섭이 13일 만에 재개되기도 했으나 처음부터 서로에게 백기투항만 강요하다가 말았다. 정부는 예정대로 강공 드라이브를 더욱 거세게 걸었다. 투입된 대체인력의 업무 적응성 및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열차 사고와 운행 차질이 자주 발생하면서 노조에 대한 시선이 따가워졌다. 파업 첫날인 9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접수된 수도권 전철 고장건수만 13건에 이르렀다. 노조로선 여론의 지지마저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파업의 분수령은 수서발 KTX 법인에 대해 정부의 사업면허 발급이 강행된 것이다. 정부의 강공을 예상치 못한 노조는 당황한 기색을 엿보였다. 앞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오늘 밤 12시까지 전원 업무에 복귀하라”고 최후통첩하면서 노조를 더욱 압박했다. 나아가 코레일은 퇴직 기관사와 기관사 면허소지자 등 147명의 기간제 기관사를 채용했고, 열차 승무원 대체인력도 50명 추가 선발해 교육을 거쳐 재빨리 현장에 배치했다. 파업 노조원을 배제한 채 업무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편에서 정부는 필수공익사업장의 파업 장기화 때 ‘직권면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최 사장의 최후통첩 이후 업무 복귀자가 늘면서 노조의 대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관사 복귀율은 4.7%에 불과했지만 30일 오전 복귀율이 28%를 넘어서며 지난 27일 오전 8시(13.3%)의 2배 이상이 되었다. 지난 28일 민주노총이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면서 ‘정권 퇴진’ 구호를 외쳤지만 이를 바라보는 여론의 반응은 차가웠다. 철도노조의 쟁의 행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이 문제를 정권 차원의 과오로는 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정부와 코레일이 강경 대응을 유지하는 가운데 물밑에선 정치권이 협의를 이끌어내는 ‘양동작전’이 노조를 설득하는 힘이 됐다. 다만 정치권이 노조와 직접 합의에 나서면서 코레일은 들러리로 전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아울러 “정치권이 중재를 하고 결국 노사가 합의하는 형식이 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간 합의 절차가 생략되면서 또 다른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랑의 정치 실현한 ‘김근태 정신’이 그립습니다”

    “사랑의 정치 실현한 ‘김근태 정신’이 그립습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제2주기 추도식 및 추도미사가 지난 28일 서울 창동성당에서 열렸다. 김 전 고문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들과 함세웅 신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장영달 전 의원 등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들은 이후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마석모란공원으로 이동해 김 전 고문의 묘역을 참배했다. 묘역 참배에는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김 전 고문의 서울대 동기인 손학규 상임고문 등이 함께했다. 김 전 고문의 서울대 동기인 손 고문은 추도사에서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사랑의 정치를 실현한 분”이라고 회고하면서 “퇴보하는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김근태 정신으로 투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어 이날 저녁 추모 문화제가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민주주의 안녕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야권 인사들을 비롯해 유족과 지인, 시민 등 500여명이 모여 고인의 뜻을 되새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 선배는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이런 시기에 더욱 그리운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고문의 부인 인재근 의원은 “김근태의 언어 ‘희망’을 잃지 않고 모두 열심히 싸워 2014년을 반드시 점령하자”고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추모제에 들러 인 의원에게 인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로 주변 교통 사정이 여의치 않아 행사장에 도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 세종로 점거…경찰 “물대포 쏘겠다” 경고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참가자들, 세종로 점거…경찰 “물대포 쏘겠다” 경고

    ‘철도민영화 반대’ 등의 기치를 내건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 참가자들이 대거 세종로 사거리 등 차도로 몰려나와 세종대로 일대를 점거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 물대포 사용 경고를 하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28일 174개 중대 1만 3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 집회가 광화문광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 바깥 차로를 에워쌌다. 그러나 오후 5시쯤 서울광장 집회가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이 해산하면서 경찰의 차단막을 지나가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일부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이 차벽으로 세종대로 양방향 차도를 막아 교통이 통제됐다. 그러나 뿔뿔이 흩어져 거리로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를 점거했다. 이어 경찰 차 벽을 따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과 종로구청, 모전교, 대한문 등지로 이동해 산발적으로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의 차 벽 설치에 항의하며 경찰 버스를 흔들기도 했다. 시청 옆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는 경찰의 출입 통제에 항의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 20분 기준으로 도로를 점거한 시위자는 5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한 집회 참가자와 시민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일반 시민도 가세해 시위대 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은 도로 점거를 끝내고 집회를 해산하지 않을 경우 살수차를 동원, 물대포를 사용하겠다는 경고 방송을 했다. 이날 김명환 위원장이 있는 중구 민노총 사무실에서는 금속노조원 등 민노총 조합원들이 들어가려다 건물 인근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트위터 등을 통해 이날 경찰이 김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일대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도 민영화 반대’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시작…민노총 “10만명 추산”

    ‘철도 민영화 반대’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시작…민노총 “10만명 추산”

    ‘철도 민영화 반대’를 기치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이들을 지지하는 단체 및 시민들이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총파업을 결의 또는 지지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약 10만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을 지지하기 위해 한국노총 조합원 1000여명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국대학생연합, ‘안녕들하십니까’ 등의 단체들도 사전집회를 가진 뒤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 참여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참석을 고려했지만 영상 인사로 참석을 대체할 전망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연말에 정부와 싸우고 싶은 노동자가 어디 있겠나”면서 “기본적으로 오늘 집회에서 경찰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와 경찰은 이날 민주노총의 총파업 집회가 불법집회로 변질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조금이라도 불법의 기미가 보이면 곧바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168개 중대 1만 2000여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 특히 수배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가 집회 현장에 나타나면 즉시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집회로 세종대로와 세문안로, 남대문로와 을지로, 종로 등 도심권 주요 도로가 교통 혼잡을 이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큰 충돌 없이 해산…철도노조 수배자 1명 검거(종합)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큰 충돌 없이 해산…철도노조 수배자 1명 검거(종합)

    28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일부 참가자들이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지만 오후 7시30분쯤 대부분 해산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광화문 4거리와 세종로, 남대문 일대, 대한문 앞 등 도로를 점거하고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28일 174개 중대 1만 3000여명의 경찰관을 배치, 집회가 광화문광장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차벽으로 광화문 광장 바깥 차로를 에워쌌다. 그러나 오후 5시쯤 서울광장 집회가 마무리된 뒤 참가자들이 해산하면서 경찰의 차단막을 지나가려다 경찰과 대치하며 일부에서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이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자 경찰이 차벽으로 세종대로 양방향 차도를 막아 교통이 통제됐다. 그러나 뿔뿔이 흩어져 거리로 나온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광장부터 숭례문 앞까지 도로를 점거했다. 이어 경찰 차 벽을 따라 세종대로 동화면세점과 종로구청, 모전교, 대한문 등지로 이동해 산발적으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오후 7시쯤까지 이들을 상대로 자진 해산을 요구하는 방송을 3차에 걸쳐 내보낸 후 선별적으로 검거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선 뒤 세종대로 삼성본관 등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부분 시위대는 해산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는 크고 작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을 벌였지만 현재까지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또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친 뒤 금속노조 조합원 등 350여명이 민주노총이 입주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들어가려고 하자 경찰이 이를 차단하면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을 다시 진입했다는 소문이 트위터 등을 통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속노조 조합원과 대학생들이 경향신문사 건물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았다”며 “경찰은 현재 민주노총 본부에 경찰력을 투입한 사실이 없으며 오늘 진입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 현장에서 철도노조 수배자 1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중구 의주로에서 철도노조 대구지부 간부 H(46)씨를 체포했다. H씨는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철도노조 지역본부 지도부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H씨는 이날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 집회에 참석하다가 경찰에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H씨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철도노조의 일부 주요 간부에 대한 추가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보안을 이유로 정확한 추가 수배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김명환 위원장 등 노조 지도부 2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명을 검거해 구속한 바 있다. 이 중 한 명은 이미 근무에 복귀해 체포 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체포영장 발부자나 피고소인들이 자수하거나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히면 신병처리 등 수사 과정에서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올해, 다시 말해 5년마다 한 번씩 맞는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을 묘사하는 키워드는 ‘불통’이 될 모양이다. 야당은 연신 주술을 외듯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통’을 읊조리고 있고, 안녕들 하신지 묻기 바쁜 세상은 온통 ‘불통’이란 단어로 안부를 전한다. ‘불통’은 이제 세상의 모든 모순과 불의, 그리고 내 고단한 삶의 시발(始發)을 뜻하는 모태어가 된 듯하다. 억울할 법도 해 보인다. 불통이라니, 아니 얼마나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박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그 큰 입으로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형용모순의 해괴한 표현까지 끄집어낸 걸 보면, 그래서 뭇매를 자청한 걸 보면 청와대의 분기탱천이 가늠된다. 박 대통령이 정녕 ‘불통령’인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시장과 산업현장 등을 돌며 만든 박 대통령의 ‘깨알수첩’과 네티즌들의 거친 욕설까지도 끌어안은 청와대 홈페이지, 그 어느 정부에서보다 많은 성과를 거둔 민원해결 실적 등은 청와대가 주장하듯 분명 ‘소통의 증거들’이다. 역사와의 대화 못지않게 바닥 민심과의 소통을 무겁게 생각하는 게 정치인 박근혜의 캐릭터인 듯도 하다. 그러나 정작 소통은 이런 ‘증거’가 아니라 ‘인식’에 의해 존재 여부가 가려진다. 소통이라 말하고 불통이라 듣는다면 둘의 관계는 불통이다. 투입요소가 아니라 산출 결과에 의해 소통과 불통이 결정되는 것이다. 대중권력에 기반한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 한들 대중이 외면하면 그만이다. 정치학자 노이슈타트의 말처럼 ‘설득’(소통)과 ‘흥정’(정치력)의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리더십이 빛을 보는 것이다. 정치학자 그린슈타인이 2000년 펴낸 역저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빌 클린턴까지 11명의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대중과의 소통’, ‘조직·인사 능력’, ‘감성지능’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한 이 연구에서 대통령 평가는 결국 소통에서 갈렸다. 조직·인사 능력이 형편없었던 루스벨트와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생활이 문란하기 짝이 없던 존 F 케네디, 정치 경험이 일천한 로널드 레이건이 역대 가장 뛰어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건 바로 대중과의 소통과 정치력에서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통찰력과 조직관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상황파악 능력이 뛰어났던 리처드 닉슨 등이 인색한 평가를 받은 것도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취임 첫해 성적표가 50% 안팎의 지지율로 마무리될 듯하다. 한국 갤럽의 지난 16~19일 조사에선 48%, 리얼미터의 16~20일 조사에선 51.8%로 국정지지도가 내려앉았다. 대선 때 얻은 득표율 51.6% 언저리를 맴도는 수치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열 달 동안 쉼 없이 달렸건만, 5차례의 해외 순방 등을 통해 26개 나라 정상과 30차례에 걸쳐 회담하고 이를 통해 그들과 신뢰를 쌓고, 그 힘으로 북한발 안보위기와 요동치는 동북아의 격랑을 헤쳐왔건만, 게걸음 치던 경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건만,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시큰둥하다. 게다가 불통이란다. 시쳇말로 본전도 제대로 못 건진 셈이다. 불통 비난에 담긴 메시지는 둘 중 하나다. 소통 방식이 잘못됐거나, 야당의 덧씌우기 공세에 패했거나…. 무엇이든 새 정부의 청와대는 프레임 전쟁에서 지고 있다. “공약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공약 파기”라는 야당의 딱지 붙이기에 파묻혔고, 작금의 철도파업 논란의 와중에선 ‘공기업 민영화’가 이제 더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금기어가 돼 버렸다. 이 홍보수석은 국정 홍보와 대통령 이미지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억울해할 게 아니라 긴장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자처한다면 말이다. jade@seoul.co.kr
  • [포토] 메리크리스마스~

    [포토] 메리크리스마스~

    24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아름다운 나눔 전달식’에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37개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성금 9억3천만원을 박종덕 한국구세군 사령관에게 전달한 뒤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풍선을 날리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광장] 한은 총재도 ‘수첩’에서 나오는가/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은 총재도 ‘수첩’에서 나오는가/안미현 논설위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 31일 끝난다. 한은법 개정으로 새 총재부터는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슬슬 여론 검증이 시작돼야 하는데 자천타천 물밑 하마평만 무성하다. 그래서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차기 한은 총재의 자질’을 묻곤 한다. 가장 강렬한 답변은 외국계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에게서 나왔다. 시장이 원하는 한은 총재의 상(像)을 물었더니 “시장은 한은을 잊은 지 오래”란다. 이 답을 꺼내놓는 데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일에 다들 점심 먹으러 간다는 냉소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이렇게까지 지독히 한은을 불신할 줄은 몰랐다. 이어지는 그의 답변. “김 총재의 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매번 말이 바뀌기 때문이다. 한은이 시장의 신뢰를 너무 잃어 누가 (총재로) 오든 일관성만 갖추면 박수받을 것이다.”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의 ‘주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째 전문성이다. 장관은 몇 달 ‘학습기간’을 가져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 통화정책은 바로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 메커니즘과 시장 생리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다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통화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경제학 박사인 김인준 서울대 교수와 신세돈 숙대 교수는 정책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둘째 독립성이다. 정부로부터의 독립,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킬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금리를 내려 경기를 띄우고 싶어 한다. 시장은 이익 추구가 목적이라 대단히 군집적이고 이기적이다. 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소신도 중요하지만 ‘빚’이 없어야 한다. 금통위원과 우리은행장을 지낸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는 스펙은 무난하지만 ‘박근혜 인맥’으로 분류되는 점이 약점이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도 마찬가지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김대식·최도성 전 금통위원은 현 정권과의 연(緣)이 없어 유리하면서 불리하다. 셋째 뚝심이다. 통화정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린다. 그 사이 온갖 비판과 압력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이를 견뎌낼 뚝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경제관료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는 전문성은 있되 기획재정부의 지지가 약하다. 넷째 국제감각이다. 현 정권이 무척 욕심냈다던 신현송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행을 확정지어 ‘못쓰는 카드’가 돼 버렸다. 다섯째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정도의 도덕성이다. 이미 청문회를 거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이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런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세상에는 좌표에 강한 사람과 파동에 강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파도를 이기는 데만 정신이 팔려 너무 바닷가에서 멀어지면 헤엄쳐 못 나온다. 이럴 땐 좌표에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한은 총재는 파동보다는 좌표에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좌표에 강한 대표적인 인물로 이성태 전 한은 총재를 꼽았다. 하지만 어떤 경제관료는 이 전 총재를 무능하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렇듯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좌표에 강해야 한다는 말은 미국의 돈줄 죄기와 엔저 등 그 어느 때보다 혼돈스러운 국내외 경제상황과 맞물려 공감이 간다. 혹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파문 이후로 대통령의 ‘수첩’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한은 총재까지도 ‘갑툭튀’(수첩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가 돼서는 곤란하다. 미국은 새 중앙은행 총재를 뽑기 위해 올 초부터 1년 가까이 혹독한 여론 검증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하게 밀었던 후보가 탈락했지만 대신 청문회 진통 없이 바통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실력 있고 존경받는 한은 총재가 국회의 박수 속에 취임하는 광경을 보고 싶다. hyun@seoul.co.kr
  • 촛불 든 철도노조 간부 1명 첫 체포

    촛불 든 철도노조 간부 1명 첫 체포

    철도 파업을 놓고 정부가 연일 강경 대응 방침을 발표하고 있지만 철도노조는 파업 11일째인 19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여는 등 파업을 이어 갔다. 코레일이 이날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린 가운데 파업에 참가했다 복귀한 노조원은 992명(오후 3시 기준)으로, 지난 9일 파업 돌입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불법 파업을 주도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간부 1명이 경찰에 체포되는 등 정부의 압박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철도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강원 영월의 현대시멘트는 소성로(가마) 2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산업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이 공장은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을 하루 1000t씩 열차로 수송했지만 파업으로 원료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비축량이 바닥을 드러냈다. 강원 지역 화물열차 운행은 평시 37회에서 10회로 27%에 그치고 있다. 코레일은 20일 이후 노조의 일정이 불투명한 데다 파업 장기화로 현장 조합원들의 피로도 및 불안감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측이 총 네 번의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는 동안 복귀한 인원에 대해서도 파업 참가 기간과 관여도 등에 따라 징계가 이뤄질 예정”이라면서 “복귀 시점 등에 따라 정상 참작은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따라 경찰도 본격적으로 공권력 행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오전 8시를 전후해 각 지방 경찰청별로 대전과 부산, 전남 순천, 경북 영주 등지의 철도노조 지역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하드디스크와 내부 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의 업무 방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영주서는 이날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간부 25명 중 윤모(47)씨를 붙잡았다. 철도노조 영주본부 차량지부장인 윤씨는 영주시 단산면의 동료 노조원 집에 숨어 있다가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신 조회 등을 통해 이들의 위치를 추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사법당국의 체포영장 발부 및 압수수색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3일 이후 사측이 노조의 실무 교섭 제의마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사측이 파업 참가 노조 간부 및 조합원을 상대로 감행한 고소·고발 및 직위 해제를 취소하더라도 수서발 KTX 법인 설립 등의 민영화 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파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오후 6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국 조합원 1만여명이 참여한 ‘철도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어 ▲철도 민영화 반대 ▲국토교통부의 철도사업 면허 발급 중단 ▲노조 탄압 중단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 등을 거듭 촉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첫날부터 ‘북적’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첫날부터 ‘북적’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16일 개장한 가운데 시민들이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내년 2월 23일까지 개방된다. 매주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금·토·공휴일은 오후 11시까지 운영한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국악 서한범·연극 한태숙 등 ‘서울시 문화상’에 7명 선정

    국악 서한범·연극 한태숙 등 ‘서울시 문화상’에 7명 선정

    서울시는 15일 2013년 서울시문화상 수상자로 서한범(68) 단국대 명예교수, 한태숙(64) 극단물리 대표, 이만방(68)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숙자(69) 한성대 명예교수, 주원홍(57) 대한테니스협회장, 윤숙자(65) 한국사립박물관협회장, 장유재(54)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문화 발전과 문화예술 진흥에 이바지한 시민에게 주는 것으로 1948년 제정된 이래 가수 패티김, 만화가 이현세, 첼리스트 정명화 등 624명에게 수여해 온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올해 62회다. 국악 분야에서 선정된 서한범 명예교수는 학자로서 국악계의 수많은 인재를 양성해 온 점과 서울시 국악 강사 지원 사업과 학술활동, 해외교류활동 등을 통해 국악 저변 확대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연극 분야의 한태숙 연출가는 극단 물리의 대표로서 연극 ‘덕혜옹주’ ‘나운규’ ‘배장화 배홍련’ ‘오이디푸스’ 등 다수의 작품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특히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을 통해 각종 연극상에서 받은 수상금을 기부하고 바자회에 자신의 소장품을 기부하는 등 연극인의 복지 향상에 애써 눈길을 끌었다. 서양음악 분야 이만방 명예교수는 국내외 음악제와 학술회의 등에서 작품이 연주 및 연구돼 한국 창작 음악의 국제적 위상 적립에 이바지한 점을, 무용 분야의 김숙자 명예교수는 전통춤의 계승 및 발전에 이바지해 영예를 안았다. 체육 분야의 주원홍 협회장은 테니스 선수 및 지도자 출신으로 장애인 테니스 발전에 공로를 세운 점과 서울시체육회 실무부회장으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점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문화산업 분야의 윤숙자 협회장은 ‘한·중·일 떡과자 교류전’ ‘개성 떡·한과 교류전’ 등을 개최하며 한국 음식 문화를 발굴하고 보존하고자 노력했다. 장유재 대표이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증대에 주력한 점을 평가받아 관광 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서울광장] 빈부격차와 사회정책/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빈부격차와 사회정책/박현갑 논설위원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전임 교황들과 달리 교인들의 현실 참여를 촉구한다. 교황은 ‘가난한 자의 아버지’라는 뜻의 교황명에 걸맞게 빈부격차 해소를 역설한다. 지난 7월 25일 브라질에서 열린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축하연에 몰린 신도들을 만난 자리에서 “불평등에 무감각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은 빈부격차를 키울 뿐”이라면서 “가난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1월 공개될 세계 평화의 날 담화문을 통해서는 “각국 정부가 과도한 소득불균형을 없앨 만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까지 주문했다. 성직 판매나 면죄부를 남발하며 신의 대리인으로 행세하다 종교개혁 운동으로 현실정치에서 물러났던 중세기 교황들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굳이 교황 발언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빈부격차는 세계 각국의 공통분모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진보적 공공정책 연구단체인 ‘센터 포 아메리칸 프로그레스’ 모임에 참석해 “소득 불균형이 확대돼 계층 간 이동 기회가 갈수록 줄어들어 아메리칸 드림을 위협한다”면서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빈곤층은 2008년 3982만명에서 지난해 4649만명으로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인구 중 빈곤층 비율도 13.2%에서 15.0%로 올랐다. 반면 가계당 평균소득은 2008년 5만 3644달러에서 지난해 5만 1017달러로 외려 약간 줄어들었다. 중국도 비슷하다. 베이징대 중국 사회과학조사센터가 ‘중국 가정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상위 5%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하위 5% 가구의 234배에 육박했다. 상위 5%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소득은 3만 4300위안(약 628만원)이었으나 하위 5% 가구의 소득은 1000위안(약 18만 3000원)에 그쳤다. 최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잃은 남아공도 인종차별 정책은 사라졌으나 빈부 격차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통계청의 ‘201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가구주의 소득, 직업, 교육, 재산 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의식 중 상층은 1.9%에 불과하다. 반면 중간층 51.4%, 하층 46.7%였다. 2011년과 비교해 중간층은 1.4% 포인트 줄었지만 하층은 그만큼 늘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관계로 부유층과 빈민층 간 갈등을 꼽았다는 대학생 의식조사도 있다. 빈부격차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하기 힘들다. 소득구조 개혁과 재정 지출 전환 등 경제정책과 함께 복지확대, 교육기회 및 고용 보장 같은 사회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에게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실업자의 재취업을 돕는 등 생산적 복지정책을 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일은 국가의 몫이다. 이런 제도 마련 못지않게 공정한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최근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10위권의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심한 소득 불평등과 빈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공정한 경쟁의 부재와 부의 독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정한 경쟁은 공정한 환경이 마련될 때 가능하다. 공정한 환경조성 의무 또한 국가에 있다. 정부로서는 재정 적자와 글로벌 경쟁이라는 환경에서 빈부 격차도 해소하고 경제성장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국민 또한 마찬가지다. 정부가 무상보육 실시, 공기업 민영화 등 국민 행복과 자유를 증진한다며 증세 등 주머니를 빌리려는 정책이나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을 펴려고 할 때,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세금 부담이나 요금인상 등 내키지 않는 결과물이 나와도 혼란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빈부 격차 확대나 빈곤을 조장하는 불평등한 사회환경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는 태도일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상화언니, 태범이 형처럼 너른 빙판 씽씽 달리자~

    상화언니, 태범이 형처럼 너른 빙판 씽씽 달리자~

    올해도 서울 관악구 ‘강감찬 야외 스케이트장’이 16일 문을 연다. 자치구 스케이트장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링크장 면적만 따지면 서울광장 스케이트장(2100㎡)을 웃돈다. 관악구는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곳에 연인원 5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12일 밝혔다. 스케이트장은 낙성대동 서울시과학전시관 탐구전시동 부지(5510㎡)에 가로 65m·세로 35m·면적 2275㎡규모로 조성됐다. 한꺼번에 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주변에는 매점과 휴게실 등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이용자 안전을 위한 안전 요원도 곳곳에 투입된다. 강감찬 스케이트장이 돋보이는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노는 땅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겨울철 여가 활동 장소로 제공했다는 점이다. 2004년 지어진 과학전시관은 연구실험동(관리동)과 천문대, 생태학습관을 운영하고 있는 데 당초 증축 예정이었던 탐구전시동은 예산 등의 문제로 수년째 지지부진한 상태. 여러 방면으로 창의사업을 추진하던 구는 유휴공간인 전시동 부지를 보고 아이디어를 내 소정의 임대료만으로 스케트장을 조성할 수 있었다. 한시적이지만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다. 구는 올해에도 예비사회적기업과 함께 스케이트장 사업을 하며 지역 내 차상위계층 노인과 청소년 100여 명을 고용해 장비 대여, 빙판 정리 등을 맡길 예정이다. 내년 2월 16일까지 쉬는 날 없이 운영된다. 월~목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40분, 금~일요일과 공휴일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오후 8시 10분까지 문을 연다. 장비 대여료 2000원에 입장료는 1000원이다. 한 번 입장하면 70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평일 오전 9시~낮 12시 6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스케이트 교실이 열린다. 아이스축구, 아이스볼링, 아이스튜브 끌기, 연날리기, 전통 팽이치기, 썰매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교실도 준비된다. 유종필 구청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족 단위 겨울철 여가활동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국론을 분열시켰나/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국론을 분열시켰나/문소영 논설위원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나라에서 살았던 것과 같은 착각이 든다. 헌법과 법에 대한 상식적인 해석이 사라진 이상한 나라 말이다. 음지에서 궂은일을 해야 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전면으로 나와 정치적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를 일삼았다. 주적을 북한으로 재설정했다지만, 공작 대상을 주권자인 국민을 향한 것은 아닌가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다. 청와대 등 권부에서 일했던 공무원들은 검찰총장의 혼외자식으로 지목된 소년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위헌·위법행위라고 비판하면,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반박한다. 적반하장에 답답한데, 대통령은 걸핏하면 ‘국론 분열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서릿발 같은 발언을 한다. 마치 카드 나라 여왕이 특별한 이유 없이 목청을 높였던 “처형하라”(off with his head)를 연상시킨다. 국론 분열을 좌시할 수 없다는데, 대체 어떤 국론을 어떻게 통일해야 한다는 건가.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선거 개입을 했는데 전혀 불공정 선거가 아니었다고 국민이 입을 맞춰야 할까. 검찰이 재차 변경한 공소장에 따르면 국정원이 121만건이 넘는 댓글 공작을 했다는데 ‘일부 국정원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국정원장의 주장에 동의하는 게 국론 통일인가. 나라를 지키고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비하라고 발족시킨 군 사이버사령부가 야당 대선 후보를 폄하하고 나쁜 정치인이라고 트위터를 하고 이를 대량 확산시킨 행위를 칭찬해야 할까. 법원의 영장 없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사실 역시 ‘개인적 일탈’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을 찰떡같이 믿어야만 국론이 통일된다는 건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조선시대처럼 국왕이 “네 죄를 네가 알렸다”하면, 사대부들이 부복한 뒤 머리를 땅에 찧으면서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소인을 죽여주옵소서”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을 가진 나라에서 대통령과 국민의 관계가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시대착오적 망상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부·여당의 정책은 모두 시시비비의 대상이다. 국민이 판단해 반대할 만한 정책은 반대할 것이고, 반대에도 정부·여당이 개선하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야당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다. 국민주권 시대다. 흔히 민주주의의 적은 공산주의가 전부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민주주의의 적은 전체주의다. 이 전체주의에 1945년 한계를 드러낸 나치와 같은 극단적 국수주의체제나 역시 1989년 11월 종말을 고한 공산주의, 근대에 몰락한 왕권신수설에 의거한 절대왕정이나 봉건체제 등이 속한다. 츠베탕 토도로프 프랑스 국립 고등연구원 명예연구원장은 ‘민주주의 내부의 적’이란 책에서 민주주의 핵심을 다원주의라고 했다. 권력 획득의 과정이 비록 정당했다고 해도 민주주의 제도 구축과 최종 목적,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에서 이 다원주의, 다양성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일사불란할 수도 없고, 일사불란해서도 안 된다.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달 예일대 명예교수도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민주주의 체제는) 사회질서의 결함 즉 혼란·갈등이 불가피하지만, 일사불란함이 없어도 비민주주의 체계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 국론이 분열되지 않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전제는 잘못됐다. 서로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갈등은 당연하다. 이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합의해야 하는데, 그 책임은 리더에게 있다. 나를 따르라고 소리칠 것이 아니라, 따라갈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정부와 의견이 다르거나 기분 나쁜 발언을 했다고 배제하거나 정치적으로 탄압해서도 안 된다. 불법적인 과거 정부기관의 행위라도 현직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이 맞다. 더 늦기 전에 잘못을 시인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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