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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변화의 바람이 분다

    국립현대미술관 변화의 바람이 분다

    지난해 2월 타계한 한국화 1세대 작가인 박노수 서울대 미대 교수는 ‘고예독왕’(孤詣獨往)이라 불렸다. 수묵만을 중시하던 당시 화단의 흐름을 거슬러 먹과 채색을 두루 사용한 수묵채색화를 고집한 결과다. 1955년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선소운’(仙簫韻)이 대표적이다. 가로세로 1.5m가 넘는 화선지에 담채로 그린 이 작품은 단아한 여성의 자태 못지않게 붓을 사용하지 않은 섬세한 옷의 주름 표현이 화제를 모았다. 의자에 살짝 걸터앉은 여성의 비례가 맞지 않는다는 ‘옥에 티’는 여태껏 회자된다. ‘선소운’은 작가가 29세 때인 1955년 상명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던 시절, 숙직실에서 한 학생을 모델 삼아 그린 것이다. 작가는 이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작업실을 오갈 때마다 반백의 할머니가 된 이 여학생과 종종 길에서 마주쳤다고 한다. 그림은 프란체스카 여사의 관심을 끌어 경무대에 내걸렸으나 국립현대미술관이 다른 작품과 교환하는 형식으로 가까스로 되찾아 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대한민국예술원 개원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27일까지 덕수궁관에서 이어 가는 ‘어제와 오늘’전에는 이처럼 그림마다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다. 예술원 미술분과 회장을 역임한 박 교수 등 작고 회원 35명과 생존 회원 22명의 작품 79점이 전시된다. 천경자, 서세옥, 김흥수, 엄태정, 백문기, 문학진, 윤영자, 민경갑, 윤명로 등이 현재 최고령층에 속하는 예술원 회원들이다. 생존 회원 가운데 아흔을 넘긴 작가만 7명이다. 이번 전시는 인물 좌상, 미인도 등 비슷한 소재를 한 공간에 모으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인다. 김은호의 ‘미인도’, 장우성의 ‘승무’, 이유태의 ‘화음’ 등 고풍스러운 전통미를 뽐내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음미할 수 있다. 김인승의 ‘청’, 이종무의 ‘자화상’ 등은 인물의 성격까지도 읽어 낼 수 있는 섬세함이 특징이다. 평면 작품 외에 조각과 대형 종이작품들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친일 논란으로 평가절하된 윤효중의 ‘현명’은 한복을 입은 여인이 활을 쏘는 목조각으로, 한때 교과서에 실릴 만큼 뛰어난 조형성을 자랑한다. 강수정 학예연구관은 “이들의 힘겨운 작업이 한국 현대미술의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어제와 오늘’전은 지난해 서울관 개관 이후 안팎으로 파고에 휩싸인 국립현대미술관이 올 들어 치열하게 펼치는 변화의 움직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서울관 개관전이 특정 대학 출신 위주로 짜이고, 난해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미술계는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40만명 넘는 관람객을 모은 덕수궁관의 ‘한국근현대회화100선’전도 국립현대미술관이 특정 언론사에 덕수궁관을 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오해를 샀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달 1일 이란계 예술가 쉬린 네샤트의 대규모 회고전 개막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은 다양한 기획전시를 쏟아 놓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오는 8월 3일까지 열리는 덴마크 비디오 작가 예스퍼 유스트의 국내 첫 개인전 ‘욕망의 풍경’전은 장애와 여성, 자연 등의 요소를 중첩시켜 관습 이면의 인간의 욕망에 대해 진솔한 담론을 끌어낸다.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덴마크관 대표 작가였던 예스퍼 유스트는 휠체어를 탄 트렌스젠더 여배우가 한 청년과 펼치는 스릴러 넘치는 추격전을 ‘이름 없는 장관’(작은 사진)이란 영상에 담았다. 두 개의 스크린에 담긴 영상을 통해 장애와 같은 사회적 편견(관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모습을 비판한다. 최은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팀장은 “올해에만 36개 안팎의 다양한 전시를 세 곳의 전시관에서 마련할 예정”이라며 “작품으로 승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여성, 이란인, 예술가로 항해하는 것이 내 작업”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한 사람의 이란인으로서, 또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마주하는 사건들 사이를 항해하는 것, 그것이 내 작업이지요.” 이란 출신의 여류 미술가 시린 네샤트(57)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까지 낳았지만 한국 방문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미술 팬들에게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고 2010년 몽인아트센터에서는 전시도 열었다. 그의 작품이 다시 서울을 찾았다.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7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서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네샤트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내 작품 속 이란 여성들은 강인하며, 품위와 용기가 있다. 내 작업은 이런 이란 여성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해석을 담는다”고 힘줘 말했다. 영상과 사진, 설치미술을 오가는 네샤트가 주목받은 건 10여년 전의 일이다. 미디어의 벽을 허물고 이를 통해 이란의 정치·문화·역사·여성인권 등을 오롯이 녹여온 작가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격동’)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은사자상(‘여자들만의 세상’) 수상으로 이름값을 드높였다. “아버지는 서구문화에 심취한 의사였어요. 17세 때 아버지의 격려를 받으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1979년 이란 혁명 때문에 가족과 무려 17년이나 떨어져 살았죠. 유학과 혁명, 이민생활이란 시련이 내게 영감을 줬어요.” 다시 찾은 이란은 온통 부조리투성이였다. 반체제 인사로 몰린 네샤트는 1996년 테헤란 공항에서 구금돼 심문까지 받았다. 이후 다시 고국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지난 20여년을 망라하는 작품 50여점이 소개된다. 서울관의 올해 첫 기획전이자 작가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이다. 초기작인 사진 ‘알라의 여인’에선 검은 히잡을 두른 채 총을 든 여인이 등장한다. ‘침묵의 저항’ 역시 총열이 얼굴을 가른 퀭한 눈빛의 여성이 나온다. 강인한 여전사의 모습과 율법에 억눌린 모습이 교차한다. 기진맥진하고 고집스러운 표정이 피로감을 더한다. 이들 얼굴에는 네샤트가 직접 써 넣은 이슬람 문자(파르시어)가 새겨져 있다. ‘당신의 불면은 진정 어린 신념에서 나온다’와 같은 이란 반체제 인사들의 시이거나 사상범과 관련된 이야기다. 서정적인 영상들도 눈길을 끈다. ‘격동’은 텅 빈 객석을 향해 알아들을 수 없는 가사로 노래 부르는 여성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노래할 수 없는 이슬람 여성의 슬픔을 나타냈다. ‘여자들만의 세상’은 남성과 싸울 의사가 없는 평화로운 이란식 페미니즘을 표현한다. 작가는 “나는 이란 출신이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란 여성은 어떠한 억압에도 결코 겁먹지 않으며 침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2000년 초반 한창 수리 보수가 이뤄지던 창덕궁 뜰 안에서 인부들이 술판을 벌인 흔적을 잡았어요.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누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뛰어나오다 그만 대문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죠. 아찔합디다.” 황평우(53)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문화재 감시자’로 통한다. 불 같은 성격 탓에 좌충우돌할 때도 있지만 그가 있어 생명이 위태로운 문화재들이 새 삶을 찾고는 했다. 이런 황 소장과 20여년간 동고동락해 온 단짝 친구는 다름 아닌 카메라다. ‘똑딱이’부터 최근 기종인 DSLR까지 끈질긴 훼손 문화재 고발 현장에는 그의 카메라가 빠지지 않았다. 그가 사진집단 포도청과 함께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갤리러 류가헌에서 사진전 ‘서울의 경계에서’를 이어간다. 역사와 문화의 충돌지인 서울의 불안한 경계를 좁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살짝 들여다본 것이다. 그가 내건 5점의 작품 앞에 서면 고발 위주의 딱딱한 사진일 것이란 편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광화문의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서울 태평로의 위압적인 고층빌딩과 조선 왕릉의 석조물 옆으로 멀리 펼쳐진 아파트숲,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비친 종친부 건물 등이 그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힌 개발의 광풍은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려는 문화재들을 처연하게 만든다.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해뜰녘과 해질녘 번갈아 문화재를 찾았고, 온종일 머무르며 관찰하기도 했죠.” 그는 “선이 아름다운 전국의 산성을 두루 찾아 산세와 어우러진 모습도 찍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광장] 보수 문화와 진보 문화는 달라야 하나/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보수 문화와 진보 문화는 달라야 하나/서동철 논설위원

    고양시에 짧지 않게 살았다. 파주시로 이사한 뒤에도 아침저녁으로 고양시를 징검다리 삼아 건너다니고 있으니 인연은 여전하다. 당연히 관심과 애정도 적지않다. 2010년 지방선거 직후일 테니 벌써 4년이 다 돼 가는 이야기다. 출근길 자유로의 전광판을 보니 고양시의 상징 문구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로 바뀌어 있었다. 진보 성향 정당의 공천을 받고 당선된 새로운 시장의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보수정당 출신 전 시장이 내걸었던 ‘꽃의 도시’와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졌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새로운 상징 문구는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가수의 히트곡 제목을 딴 것이다. 새 시장은 고양시를 그저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화훼산업 도시가 아닌 사람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 문구를 읽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히지만 개인적으로 ‘꽃의 도시’에도 그런 이미지는 이미 충분히 담겨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정치 세력의 이념 교체를 시민에게 문화적으로도 실감케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지금도 이해하고 있다. 단체장의 이념 교체가 이루어진 지역 치고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 고양시는 그래도 정치적 변화에 따른 문화적 변화가 크지 않는 경우에 속한다. 다시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 결과 어떤 변화가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양시의 상징 문구가 다시 ‘꽃의 도시’로 돌아갈지도 알 수 없다. 정치권력의 교체가 문화권력의 교체로 이어지는 것이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문화선진국이라는 프랑스는 우리보다 더욱 심한 듯하다. 자랑스러운 지휘자 정명훈이 프랑스 좌파정권의 지지로 바스티유 오페라의 음악총감독에 올랐다가 물러난 것도 좌우 동거정부가 들어서며 우파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보수적 서울시장 체제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에 오른 그가 시(市) 정치권력이 진보로 옮겨갔는 데도 여전히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정치적 이념이 바뀌면 문화적 이념도 바뀌어야 하는가. 이 물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파리에 새로 세워진 케브랑리 박물관의 전시 방향을 놓고 프랑스 좌우파는 수년 동안에 걸쳐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정치권력이 바뀌고 문화권력이 바뀌어 ‘문화의 내용’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혜택받는 사람’의 면면만 교체될 뿐이니 안타까운 일이다. 김대중 정부가 내세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 기조도 정치적 선전 효과는 컸다. 하지만 문화예술의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에게 집중된 지원금은 누구도 간섭지 않는 ‘눈 먼 돈’에 불과했다. ‘혜택받는 일부 공급자’의 폐해가 여전한 것은 문제다. 기대를 안고 태어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대표적이다. 콘텐츠는 논란이 있다고 치고, 관람료 7000원은 분명 지나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모두 무료인 것과 비교해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서울관의 주도권을 가진 미술인들의 인식이다. 현대미술은 어차피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적 능력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관람료는 비싸야 한다는 것이다. 관람료를 7000원으로 책정한 이유가 교육 수준이 낮고 경제력이 없는 사람은 현대미술을 즐길 자격이 없다는 뜻이라면 걱정은 크다. 일부 보수 미술인이 서울관을 자신들이 따낸 ‘개인적 전리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문화정책당국도 이제는 문화 소비자에 초점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서울관에서 보듯 허점은 적지않다. 문화예술 현장에서도 정치권력의 변화에 따라 ‘혜택받는 공급자’로 영화를 누려보겠다는 미련이 사라지지는 않은 듯하다. 그럴수록 박근혜 대통령이 주창한 ‘문화융성’의 목표는 단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예술 분야만큼은 ‘이념 인센티브’를 끊고, 보수 문화와 진보 문화의 구분이 없는 소비자 중심의 문화정책을 정착시키는 것이다. 문화 공급자가 아니라 문화 소비자가 박수를 쳐야 진정한 문화융성의 시대다. dcsuh@seoul.co.kr
  • 국립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실효성 논란

    국립박물관·미술관 무료관람 실효성 논란

    정부가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도입한 ‘국립 박물관·미술관 무료 관람제’가 정작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27일 국립중앙박물관·미술관 등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2008년 5월부터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 무료 관람제(기획전 제외)를 도입했다. 대상 박물관은 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경주·공주·전주 등 11개 지방 국립박물관이고,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덕수궁관·서울관 등이다. 하지만 이들 박물관과 미술관의 관람객 수가 무료 관람제 도입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무료 관람제 도입 첫해 전국 국립 박물관의 관람객은 575명 9267명이었다. 이는 이전인 2006년과 2007년의 712만 3907명과 595만 7937명보다 오히려 136만 4640명과 19만 8670명이 감소했다. 특히 2009년에는 관람객이 더욱 줄어 569만 8743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당초 국립 박물관 등의 무료 관람제로 전국 250여곳에 이르는 사립 박물관과 미술관이 관람료 수입 급감으로 도산 등의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는 그나마 줄었다. 그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 문화 향유권과 수익자 부담 원칙의 조화 등을 위해 전국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의 무료화를 유료화로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한 이후 관람객이 크게 증가해 부풀리기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2010년 704만 93명, 2011년 741만 2926명, 2012년 715만 118명이었다. 미술관은 무료 관람제 첫해인 2008년 관람객이 82만 6132명으로 전년 77만 6839명에 비해 4만 9293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2012년도 관람객 128만 4038명은 2001년과 2000년의 139만 4689명, 137만 8640명보다 10만명 정도 적었다. 그러나 박물관·미술관의 관람객 감소에도 관리 인원 증가 등으로 인한 연간 사업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국 국립 박물관의 연도별 사업비를 보면 2008년 863억 7700만원이었으나 2009년 957억 8900만원, 2010년 961억 2200만원, 2011년 956억 7400만원, 2012년 961억 3200만원으로 증가했다. 박물관 운영 경비를 이용자뿐만 아니라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국민에게 전가해 수익자 부담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영국박물관이나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경우 입장료가 무료이지만 운영 재원을 세금이 아닌 민간의 기부나 재단의 지원에서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물관 무료 개방에 따라 우리 문화에 대한 싸구려 인식, 관람 질서 유지의 어려움, 문화재에 대한 존중 의식 취약 등 각종 부작용이 양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규 국립중앙박물관 고객지원팀장은 “2005년 중앙박물관 신축 이전 효과가 워낙 커 무료 관람제 도입 효과가 다소 퇴색된 면이 있다”면서 “최근 들어 관람객이 다소 감소 추세인 것은 인근에 문화·전시공간이 많이 확충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공 및 사립 박물관 관계자들은 “국립박물관들이 국민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한 채 무료 관람제와 대관 등으로 안주하고 있다”면서 “박물관 본연의 기능인 발굴을 통한 자료 확보와 전시 특화, 홍보 등 다각적인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은 “박물관 등의 무료화로 인한 각종 부작용 해소를 위해 일정액의 관람료 징수 등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옛 문화 경험하고 흥과 멋 즐겨볼까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1일까지 일주일 동안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교육부는 매달 중순 한 주 동안 특정 분야를 학생들에게 집중적으로 체험시키는 ‘교육기부 주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인성 교육기부 주간’이 펼쳐진다. 이번 달 ‘전통문화 교육기부 주간’에는 청소년들이 옛 문화를 경험하고 조상의 흥과 멋을 즐겁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30종을 운영하기 위해 전통문화와 관련된 8개 기관이 참여했다. 4만 3180명의 학생이 전통문화, 민속문화, 문화유산, 역사 체험 및 탐방 프로그램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다. 8개 기관 중 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서울도보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 20개 코스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영화와 함께하는 정동 근대유산 답사’는 근현대 역사를 비롯해 선조들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이 기관은 설명했다. 가회민화박물관은 ‘민화야 놀자’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게 했다. 문화살림의 ‘손으로 만나는 역사문화교실’은 만들기 활동을 병행하는 참여형 역사문화수업이다. 성균관여성유도회는 ‘예절 다도교육 및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다도와 예법을 상세하게 가르친다. 성암아트홀은 ‘춘향:어허둥둥 내 사랑’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창작발레인 ‘춘향’을 관람할 기회를 준다.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의 ‘전통, 오감, 힐링’이란 시조 오감 체험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프로그램별 일정을 비롯해 교육기부 주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교육기부 매칭사이트(teachforkorea.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는 장고연주가 김덕수, 국악인 안숙선, 한국무용가 조흥동 등의 명사 초청 강연 영상이 게재돼 있다. 차대길 창의재단 교육기부멘토링팀장은 “체험 활동과 동영상 강연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배울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문화단신] 국립현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 개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11일 디지털정보실의 문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술 도서 및 자료 7000여점을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정보실은 2개 층 약 1500㎡의 면적에 도서관과 아카이브실을 갖췄다. 서울관 2층에 위치한 디지털도서관에는 미술관 출판물, 현대미술 관련 단행본 및 전시도록, 연속간행물 등이 비치돼 있다. 전자책과 미술 관련 웹 데이터베이스(DB)의 열람도 가능하다. 3층 디지털아카이브에는 작가 인터뷰 등 미술관 소장 영상물 200여점이 마련돼 있다. 특별열람실에선 한국 현대미술가 100여명의 자료를 볼 수 있다. (02)3701-9605.
  • [글로벌 시대] 서울이 글로벌 톱 관광도시가 되려면/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서울이 글로벌 톱 관광도시가 되려면/장병권 호원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규모가 2008년 689만명에서 지난해 1218만명으로 5년간 연평균 12%씩 증가하는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조선 왕도, 한류 발원지, 유네스코 창의도시, 강남스타일 등으로 축적된 ‘서울’이라는 도시의 관광 매력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서울연구원은 ‘서울관광의 질적 내실화 방안’ 정책리포트를 통해 2013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이 점차 글로벌 관광도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1000만’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너무 성급하게 도출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 일례로 마스터카드사가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20대 글로벌 관광도시 랭킹(Top 20 Global Destination Cities)을 보면, 서울은 2012년 800만명, 그리고 2013년 819만명으로 2년 연속 세계 11위를 차지하였다. 관광소비 지출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 서울은 2012년 106억 달러로 10위였으나 2013년에는 108억 달러로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 2010년 서울시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공동 개발한 ‘관광경쟁력 지수’를 아시아 주요 도시에 접목해봤을 때도 서울은 도쿄, 시드니, 싱가포르, 베이징에 이어 5위에 그친 적이 있다. 이런 실적과 평가 결과로 볼 때, 서울의 관광경쟁력은 양적인 면에서는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할 수 있으나 여전히 글로벌 톱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선할 과제가 많다. 우선 도시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숙박문화가 형성되지 못함에 따라 도시 내 관광호텔과 같은 관광시설을 도시의 유용한 자산으로 형성하는 데 상대적으로 인색해 있다. 예를 들어 2013년 58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 도쿄 대비 서울의 관광호텔 객실 수는 20%에 그치고 있다. 서울 근교지역에서 잠자고 서울로 여행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지기수인데 이들까지도 1000만명에 포함시켜 홍보하는 것은 왠지 궁색해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도심 학교정화구역 내 특색있는 관광호텔 건립 허용과 동시에 별도의 대규모 호텔산업단지 조성을 모색할 단계이다. 또 서울이 글로벌 톱 관광도시라고 하기에 부끄러운 것은 외국인에 대한 환대의식이 낮고 손님을 봉으로 삼으려는 바가지 상혼이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한국의 국제관광 경쟁력이 25위이지만, 관광(객)에 대한 친밀도는 조사대상 140개 국가 중 81위에 그치고 있음은 향후 경제적으로 관광의존도가 커질 서울시로서는 꼭 해결 해야 될 과제다. 여기에 외국인들에게 직접적인 불만요인으로 작용하는 택시 및 콜벤의 불법 바가지 영업, 쇼핑 강요 등의 관행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 나아가 ‘서울관광 경쟁력’의 상승효과가 서울경제에 국한해 발휘되어서는 안 되며, 한국 관광산업을 호황시키고 전국 각지로 외국인 관광객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지역관광의 글로벌 모델을 제공하는 역할까지도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개별여행객들이 언어소통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정보 제공 사업을 혁신적으로 추진하며, 외래객들의 소비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MICE 관광, 의료관광, K컬처 관광 등 고부가가치형 관광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방콕’하긴 아까운 설 연휴… 재미난 것 없을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나흘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연휴를 더욱 알차고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는 문화 공연이 풍성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재충전도 하고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 공연, 전시 등을 소개한다. ◆코미디 한편에 ‘소문만복래’ 이번 설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상차림이 푸짐하다. 특히 한국 영화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코미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돋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칸영화제 수상작 등 볼 만한 외화도 포진해 있다. 이번 연휴에는 한국 영화 네 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지난 22일 개봉해 승기를 잡은 ‘수상한 그녀’는 욕쟁이 칠순 할매가 20대의 몸으로 돌아가 가수의 꿈을 이룬다는 타임슬립형 코미디. 오두리 역을 맡은 심은경의 구수한 사투리와 ‘나성에 가면’ 등 1970~80년대 구성진 노랫가락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좌충우돌 코미디 속에 숨겨진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도 흥미를 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김수현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수상한 그녀’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피끓는 청춘’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드라마와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학원 로맨스로 나팔바지, 맥가이버칼 등이 유행했던 19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국민 연하남’ 이종석이 충청도 사투리와 야릇한(?) 손동작 하나로 여학생들을 홀리는 홍성농고 최고의 카사노바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여주인공 박보영도 과격한 학교 일진을 잘 소화해 가벼울 법한 코미디에 무게 중심을 잡는다. 영화 ‘신세계’의 제작진이 내놓은 ‘남자가 사랑할 때’는 언뜻 진부해 보이지만 은근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멜로 영화다. 연애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사채업체 부장 태일(황정민)이 채권 회수 때문에 만난 호정(한혜진)에게 끌리면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후반부에 신파조로 흐른 것이 다소 아쉽지만 개연성 있는 전개와 소박한 에피소드가 쏠쏠한 재미를 준다. ‘조선미녀삼총사’는 할리우드 ‘미녀 삼총사’의 조선판으로 조선 팔도의 수배범들을 잡는 현상금 사냥꾼의 이야기다. 하지원이 비상한 두뇌와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삼총사의 리더 진옥 역을 맡았다. 진옥은 푼수 같은 주부 검객 홍단(강예원), 활과 쌍절곤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터프한 막내 가비(손가인)와 함께 사라진 십자경을 찾아 달라는 왕의 밀명을 받고 미션 완수에 나선다. 현재 관객 350만명을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겨울 왕국’이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1위인 ‘쿵푸팬더 2’(506만명)의 기록을 깰 것인지도 관심거리. 화려한 볼거리와 귀에 착 감기는 OST 등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흥행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도도한 얼음공주 언니 엘사와 밝고 쾌활한 동생 안나 등 자매의 이야기로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뒤틀어 눈길을 끈다. 명절 때 안 보이면 왠지 섭섭한 청룽(성룡)은 이번엔 신작 영화 ‘폴리스 스토리 2014’로 돌아왔다. 1985년부터 시작된 시리즈의 6번째 이야기로 청룽의 격투기 등 고난도 액션은 여전히 화끈하지만 미스터리를 강조한 스토리로 전작에 비해 분위기는 다소 어두워졌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굿판 공연보며 ‘무병장수’ 서울 예술의전당은 30일부터 2월 1일까지 공연 할인, 사인회, 선물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CJ토월극장에서 상연 중인 뮤지컬 ‘해를 품은 달’(해품달)은 설 당일인 31일 오후 2시와 6시 2회 공연을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해품달’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과 액받이 무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공연엔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전동석이 이훤을 연기하고, 정재은과 조휘가 각각 연우와 양명을 맡는다. 정통 국악 공연도 풍성하다. 서울 국립국악원은 설 기획 ‘청마의 울림’을 31일과 2월 1일 오후 4시 예악당에서 공연한다. 국악관현악과 민요, 판소리, 국악동요,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는 흥과 신명의 무대다. 소리꾼 남상일이 진행을 하면서 판소리 ‘흥보가’의 ‘흥보 박타는 대목’도 부른다. 공연시간 2시간 전부터 야외광장에서 널뛰기, 팽이치기, 짚신썰매,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 민속놀이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02)580-3300.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은 30일 오후 5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설맞이 국악한마당’을 연다. 수제천, 천년만세, 태평무, 민요, 판굿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무병장수와 풍요를 향한 소망을 담은 시간으로 꾸몄다. (051)607-3123.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마당극 ‘허생전’을 앙코르 공연한다.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 ‘허생전’ 속 허생의 집이 남산골 자락이라는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정치·사회·경제적 의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을 춤과 연주, 재담으로 버무렸다. (02)3676-3676.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할인행사를 준비해 관객을 맞는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머털도사’를 퍼포먼스로 옮긴 ‘위저드 머털’은 31일까지 새해 맞이 이벤트로 관람료를 20% 할인한다. 대표적 넌버벌쇼로 꼽히는 ‘점프’의 오리지널 배우들이 뭉쳐 태권도, 애크러배틱, 마술 등을 한데 섞어 판타지 뮤지컬을 만든다. 서울 대학로 AN아트홀에서 공연한다. (02)2038-8182. 유럽 정통 목각인형인 마리오네트를 만나는 ‘목각인형 콘서트’는 2월 1~2일 공연을 60% 할인 판매한다. 관절 마디마다 줄을 연결해 동작을 만드는 마리오네트는 속눈썹까지 움직일 정도로 정교하다. 현장에서 선착순 40팀에 ‘박물관은 살아있다’ 관람권을 선물로 증정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윤당아트홀. (02)766-6007. ‘맛있는 공연’을 표방한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은 2월 2일까지 가족 할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하면 적용된다. ‘비밥’은 전 세계 대표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비보잉, 아카펠라, 비트박스 등 다양한 소리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서울 종로2가 시네코아 비밥 전용관에서 상설 공연한다. (02)766-0815.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민속박물관 윷점으로 ‘운수대통’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이어지는 미술관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숨은 ‘보고’(寶庫)다. 국립현대미술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덕수궁관을 제외한 서울관, 과천관을 무료로 개방한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 종로구 소격동 서울관에선 개관 특별전으로 5개의 주제 전시가 이어진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에는 말의 해를 맞아 말 그림 다색판화로 연하장 만들기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과천관에선 건축가 이타미 준의 대규모 회고전인 ‘바람의 조형’전과 인도·중국의 현대미술을 조망하는 ‘중국·인도 현대미술전’이 계속된다.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선 ‘사진과 미디어: 새벽 4시’전을 비롯해 ‘북유럽 건축과 디자인’전, ‘태도가 형식이 될 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선 ‘2013 서울 포커스-한국화의 반란’전과 ‘스토브가 있는 아뜰리에’전 등이 열린다.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선 ‘운보 김기창 탄생 백주년 기념’전이 계속된다. 이곳 야외공원의 너럭바위와 수백년 된 소나무,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 등은 가 볼 만한 명소다. 이 밖에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선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대규모 개인전과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의 사진전이 각각 마련됐다. ‘애니 레보비츠’전은 31일 방문 고객 중 3대 가족, 또는 모녀 관람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선 ‘국민화가’ 박수근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 박물관과 고궁, 왕릉 등에선 전통문화를 이해하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민속놀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30일부터 2월 2일까지 각종 민속놀이 체험은 물론 공연, 전시 등 40여건의 행사를 진행한다. 말띠 해를 기념하는 체험행사에선 직접 말을 타 볼 수 있고, 대막대기로 걷는 죽마놀이를 즐길 수 있다. 죽마놀이와 말 장난감 놀이를 결합한 가족대항 ‘말로 이겨 보자!-말 놀이 경연대회’, ‘청말이 있는 풍경-한지 쟁반 만들기’, ‘내 손으로 꾸미는 말 저금통’ 등 말을 소재로 한 체험 코너가 풍성하다. 말의 해 특별전인 ‘힘찬 질주, 말’의 관람도 가능하다. 설 세시 행사로는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윷점 보기, 설빔 입어보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이 마련된다. 또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쌍륙, 고누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래떡, 한과, 식혜 등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 외국인 관광객 지난해 1000만명 돌파

    서울 외국인 관광객 지난해 1000만명 돌파

    서울에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열렸다. 서울연구원은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 1004만 5000여명을 기록했다고 ‘서울관광의 질적 내실화 방안’ 정책 리포트를 통해 23일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1217만 5550명(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2012년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율 82.5%를 적용해 이같이 추산했다. 1000만명 돌파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힘이 컸다. 엔저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은 2012년 290만 3175명에서 지난해 226만 7100명으로 22% 줄어든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234만 525명에서 356만 9775명으로 53% 늘었다. 중국인 수가 일본인 수를 처음 추월했다. 연구원은 또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쓴 돈을 1인당 141만 1000원으로 집계했다. 2007년(73만 8000원)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5월 5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이전 통계를 비교한 결과다. 타이완(145만 6000원), 중국(144만 5000원), 일본(139만 8000원) 순으로 썼다. 평균 체류 기간도 5.4일로 2008년(4.8일)보다 증가했다. 숙박 시설은 비즈니스호텔, 이노스텔, 여관, 게스트하우스, 유스호스텔 등 중저가 시설 이용률이 58.2%를 차지했다. 관광호텔은 34.3%에 그쳤다. 최근 7년 새 선호 관광지도 달라졌다. 명동(59.6→83%)과 인사동(36→49%)은 여전했으나 남대문(55→42%), 동대문(62→54%), 이태원(23→16%), 박물관(29→17%) 방문율은 꾸준히 줄었다. 대신 홍대 일대(6→35%), 북촌·삼청동·청와대(6→33%), 압구정·신사동(3→25%), 강남역 일대(10→19%), 대학로(4→15%)가 늘었다. 금기용 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시급히 개선할 것으로 언어 소통과 교통 혼잡, 상품 강매 등을 꼽았다”며 “만족도를 높여 또 찾고 싶은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마지막 주 수요일엔 영화·국립공연 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영화 관람료와 프로농구, 배구 등의 입장료가 할인된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조선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은 무료 개방된다. 국립공연 시설의 공연도 무료나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9일 ‘문화가 있는 날’의 시행을 앞두고 이 같은 혜택 내역을 확정해 21일 발표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저녁 시간대(오후 6~8시)에 상영되는 영화 1회분에 대해 관객들은 누구든 관람료를 8000원에서 50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 국립공연 시설 공연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국립극장, 국립국악원은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특별 무료 공연을 개최한다. 29일 예술의 전당도 뮤지컬 ‘영웅’의 영웅석 300석, 최자현 피아노 리사이틀 전석 등을 30% 할인해 판매한다. 전국 국·공·사립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등 전시관람 문화시설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입장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난해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의 개관 특별전도 이날 무료 개방된다. 이날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경기장에도 초등학생 이하의 자녀와 부모가 동반 입장하면 입장료 반값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포털 사이트의 통합정보안내(www.culture.go.kr/w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문화가 있는 날’/서동철 논설위원

    지난해 11월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이미 도심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많은 시민이 다녀갔지만, 7000원의 관람료에 살짝 마음이 무거웠던 사람도 없지 않았다. 가족 단위 관램객이라면 부담은 조금 더했을 게다. 서울관을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많은 문화시설이 무료로 문을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도 상설전은 물론이고 데이비드 호크니전과 중국인도현대미술전 같은 특별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 ‘문화가 있는 날’은 설 연휴 시작 전날인 29일이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융성위원회가 주도하는 사업이다. 문화융성위는 그동안 문화 여건을 개선하는 작업을 조용히 벌여 왔다. 올해부터 이렇게 개선된 문화 환경을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토록 하겠다는 뜻이 ‘문화가 있는 날’에는 담겨 있다. 전국의 국공립 문화시설은 대부분 무료로 공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같은 국·시립 박물관과 경복궁을 비롯한 고궁, 종묘, 조선왕릉이 그렇다. 국립극장과 국립국악원은 무료 공연을 마련한다. 예술의전당의 ‘새해맞이 음악회’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한국 근·현대 회화 100선전’처럼 민간기획자가 참여한 전시는 입장료를 30~50% 할인해 줄것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민간의 문화·체육 단체와 시설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대표적이다. 오후 6시에서 8시에 시작하는 영화에 한해 할인율 40%를 적용키로 했다. 우선 3사의 전국 직영 상영관 140개가 대상이다.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와 같은 프로스포츠도 입장료 50% 할인을 추진한다. 오는 29일 부산과 고양에서 열리는 남자농구, 청주의 여자농구, 천안의 남자배구, 화성의 여자배구 경기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입김이 미치는 않는 다른 부처의 문화시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의 성공사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관과 국방부의 전쟁기념관, 환경부의 국립생태원, 해양수산부의 국립해양박물관, 여성부의 여성사전시관, 국가보훈처의 독립기념관, 국세청의 조세박물관, 산림청의 국립수목원이 무료 개방에 참여한다. ‘문화가 있는 날’에는 역설적으로 문화 혜택이 아직은 골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시작은 소박하지만 명실상부한 ‘문화가 있는 날’로 성장하기 바란다. 필요충분조건은 당연히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일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손 안의 미술관’을 걷는다… 루브르·MoMA 명화가 多 모였다

    ‘손 안의 미술관’을 걷는다… 루브르·MoMA 명화가 多 모였다

    구겐하임, 루브르, MoMA(뉴욕현대미술관)…. 미술 애호가라면 이들 세계적 미술관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렐 것이다. 그곳에 내걸린 명화를 둘러보며 맘껏 감상하는 즐거움은 모두에게 ‘로망’이다. 2014년 새해에는 첨단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힘을 잠시 빌려 보면 어떨까.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성장해 온 온라인 디지털 미술관들은 최근 국내 화단을 포함해 제3세계 미술이나 영상작품까지 포괄하면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클릭 몇 차례로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들여다보는 시대가 된 셈이다. 구글 아트 프로젝트(www.googleartproject.com)는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된 미술품을 디지털로 변환해 인터넷에 올려놓은 곳이다. 40개국 151곳의 미술관 등 250여곳에 이르는 기관이 소장한 작품 4만여점이 올라 있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소속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4300여점도 등록돼 있다. 2011년 9개국 17개 미술관의 작품 1000여점으로 시작해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이곳에선 공유 기능과 영상 채팅까지 가능하다. 400개 가까운 전시실을 직접 걷는 것처럼 스트리트뷰 기능을 활용해 볼 수도 있다. 네이버 미술검색(arts.search.naver.com)은 루브르, 오르세 등 유수의 미술관 작품 12만여점과 국내 미술작품 7000여점을 간편한 검색으로 찾아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발맞춰 ‘미술관의 탄생-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기록’전과 ‘연결-전개’전 등의 전시도 소개하고 있다. 작품 정보를 통해 제목과 작가, 제작 연도, 소재, 크기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소속 학예연구사들이 직접 올린 작품 설명이 재미를 더한다. 이들 대표 서비스에선 그림의 확대 단추를 누르면 큰 사진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엿볼 수 있다. 붓의 터치까지 보일 정도다. 또 시대·작가·작품별로 다양한 검색이 가능하다. 이 밖에 거대 미술시장으로 떠오른 이웃 중국의 미술정보를 얻으려면 아트론(www.artron.net)을 둘러보면 된다. 미국의 아트넷(art.net)과 프랑스의 아트프라이스닷컴(www.artprice.com)은 세계 미술시장의 동향과 주요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국내 미술계에 관심이 많지만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네오룩닷컴(www.neolook.com)과 뮤움닷컴(www.mu-um.com), 서울아트가이드(www.daljin.com) 등을 찾으면 된다. ‘이미지 속닥속닥’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네오룩닷컴은 1999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미술 전시를 공유하고 있다. 서울아트가이드는 김달진미술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다. 사진전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instagram.com)은 기존 PC가 아닌 스마트폰 환경에서 가장 친밀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전 세계 1억 5000만명의 사용자가 이미지를 공유하며, 미술 작품은 물론 미술관 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와 계절별 풍경까지 사진 및 동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도 언제든지 접근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이곳에서 MoMA는 벌써 22만 6900여명의 팔로어를 확보했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7만 1800여명, 루브르박물관 3만 400여명, 구겐하임미술관 2만 7400여명, 테이트 갤러리 2만 4500여명 등이다. 작품 나열에 그치지 않고 작품 속 숨은 이야기나 전시 준비 과정, 폐장 이후의 사진까지 공유해 재미가 쏠쏠하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디지털미술관은 작품 창조와 관람 방식 모두 기존 미술관과 다르다”면서 “그림·조각·거리미술 등을 시간에 쫓기지 않고 폭 넓게 접근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불황에 허덕, 비리에 삐걱…뭉크도 울고 간 ‘미술계 절규’

    불황에 허덕, 비리에 삐걱…뭉크도 울고 간 ‘미술계 절규’

    수년째 경기 침체와 미술품을 둘러싼 비리에 허덕이던 미술계는 올해도 이렇다 할 전환점을 찾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비자금 조성 의혹에 미술품이 깊이 연루되는 홍역까지 치러야 했다. 미술계의 숙원이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종로구 소격동 시대를 열었지만 기대와 달리 개관전을 둘러싼 잡음이 일면서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가뜩이나 불황의 늪에 빠진 미술계는 올해 악재가 더했다. 미술품 양도소득세가 올해 초부터 시행되면서 미술품 시장을 지탱하던 ‘큰손’들마저 지갑을 닫았다. 작고한 국내 작가의 6000만원이 넘는 미술품을 대상으로 이를 되팔 때 오른 가격의 20%를 세금으로 내게 하는 제도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검찰의 CJ그룹 회장에 대한 탈세, 횡령 수사 과정에서 고가 미술품이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또 한번 ‘미술품=기업 비자금’이라는 해묵은 논란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전재국 컬렉션’으로 불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압류 미술품 600여점이 미술시장에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경매 작품들이 이례적으로 ‘완판’되는 기록을 세워 연말 미술시장을 후끈 달궜다. 경매에 나온 600여점을 모두 합해도 판매가가 5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지난 11일과 18일의 K옥션 경매(80여점·25억 7000만원), 서울옥션 경매(150여점·27억 7000만원) 총액은 이미 50억원을 훌쩍 넘겼다. 미술계의 큰 경사였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지난달 13일 개관한 서울관은 서울대 출신 작가가 개관전 ‘자이트가이스트’전의 80%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술협회를 비롯한 미술인들의 공분을 샀다. 사태는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의 퇴진 운동으로까지 치달았다. 한때 미술관 측이 발전 태스크포스(TF)를 제안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으나 내년 1월로 예정된 정 관장의 임기가 1년 연장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미술계의 반발이 다시 드세졌다. 올 한 해 미술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미술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 초 서울대미술관이 개최한 ‘일본 동시대 미술 70년 리퀘스트’전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의 ‘야나기무네요시’전(5월), 예술의전당의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6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무라카미 다카시’전(7월), 대구미술관의 ‘구사마 야요이’전(7월), 삼성미술관 리움의 ‘히로시 스기모토’전(12월) 등이 줄 이었다. 올해 최대 화제의 작가는 ‘2013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중견 작가 공성훈(48)씨다. 서울시립미술관의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전과 ‘팀 버튼’전은 각각 52만명, 40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거장들의 별세 소식도 유난히 많았다. 지난 2월 다큐 사진의 대가로 꼽히는 최민식 작가의 타계 이후 추상화의 대가 이두식 화백, 한국화 1세대 박노수 화백, 남종화의 거두 신영복 화백, 수묵화의 거장 송수남 화백, 추상회화 1세대 김훈 화백 등이 잇따라 우리 곁을 떠났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종친부와 미술관의 화해/서동철 논설위원

    경복궁 동쪽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안팎은 조선시대 소격서와 종친부, 규장각, 사간원이 들어서 있던 관청 밀집지역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이곳에는 경성의전부속병원이 지어졌고, 해방 이후 이 건물은 수도육군병원으로 쓰였다. 서울 시내 중심부의 요지인 탓인지 병원 뒤편은 국군기무사령부가 차지했는데 얼토당토않게 1981년 테니스장을 짓겠다며 멀쩡한 종친부(宗親府) 건물을 정독도서관 마당으로 옮겨 세운다. 지금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사령관을 대통령으로 배출한 직후 기무사의 위세를 당시에는 누구도 어쩌지 못했다. 기무사 전신 국군보안사령부 시절이다. 미술인들의 소망대로 정부는 2010년 이 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서울관 건립과 함께 종친부 건물의 제자리 복원 또한 당연한 조치처럼 보였다. 일제강점기에 이어 군사정권에 훼손된 역사를 일부나마 되찾는 뜻깊은 일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니 종친부 건물의 제자리 복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일부나마 미술인 사이에 나온 것은 매우 뜻밖이었다. 이 땅은 미술인들이 힘을 합쳐 쟁취한 일종의 ‘전리품’인데 문화재라는 ‘다른 장르’가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반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종친부 건물의 제자리 복원은 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건립과 동시에 추진됐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렇듯 우여곡절을 겪은 종친부 건물의 이전복원 공사가 마침내 마무리돼 20일 현장에서 준공식을 갖는다고 한다. 종친부는 조선시대 10동 남짓한 규모였다고 하는데 남은 건물은 경근당(敬近堂)과 옥첩당(玉牒堂)뿐이다. 미술관 착공과 동시에 이루어진 발굴조사 결과 건물 지하의 옛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확인해 그 자리에 복원할 수 있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던 경근당과 옥첩당의 현판도 다시 걸었다. 경근당 현판은 고종의 친필이라고 한다. 종친부 복원이 반갑지만 여전히 모든 사람의 축복을 받는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서울관이 개관한 이후에도 종친부는 썰렁한 분위기 속에 공사 중이었다. 미술인들에게는 여전히 ‘눈엣가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개관 기념전에 종친부 건물을 활용한 작품 하나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늦었지만 준공식이 미술과 문화재가 화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미술인들은 종친부 건물을 예술적 자원의 하나로 활용하고 문화재 관계자들은 종친부 건물이 역사적 의미를 넘어선 새로운 문화 자산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개관 한 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회 가보니

    개관 한 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회 가보니

    #1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날은 미술관 측이 개관전을 언론에 공개한 지 딱 한 달째 되는 날이다. 다시 찾은 미술관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사람들로 붐볐다. 중년의 단체 관람객을 제외하면 미대생으로 보이는 젊은이나 가족 단위 관람객이 다수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람객은 없었다. 다른 대형미술관처럼 오디오가이드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작품 설명을 듣는 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할 관람객의 동선도 부자연스러웠다. 일부는 우왕좌왕했고, 에스컬레이터나 승강기를 찾기 위해 지하 1층의 홀을 다시 한 바퀴 도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관람객 김은경(30·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입장권을 끊었는데도 전시장마다 다시 검표를 받아야 하는 데다, 어디에서 무슨 전시를 하는지 사전에 확실히 숙지하지 않으면 헤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2 1층 중앙 출입구 바로 옆 카페테리아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미술관은 한산해도 카페는 발 디딜 틈 없다”는 입소문이 돌 정도다. 이탈리안 음식점에 임대된 이 카페는 관람객을 마치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뜨렸다. 서구적 인테리어에 천장에 잇닿은 음료 메뉴판은 ‘Acqua Panna’, ‘Green Tea’ 등 온통 알파벳으로 도배됐다. 반면 이웃한 푸드코트는 차를 마시기 위해 들른 단 두 명의 관람객만 눈에 띌 만큼 한산했다. 한 미술 전문가는 “근현대 한국 미술의 메카를 자처하는 서울관이 고유한 음식 문화를 소개하기보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요리로 서구적 분위기를 돋우는 건 유감”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개관 한 달을 맞은 서울관은 평일에도 하루 2000~4000명의 관람객이 찾을 만큼 단박에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서울관은 독립된 8개의 전시실 외에도 영화관, 도서관, 각종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운영은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온라인 사전 예약제, 친절한 서비스 등은 호평받지만 비생산적인 관람 동선, 취약한 교통 접근성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시내 한복판의 미술관이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며 문화 복지를 구현할지 고민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가장 큰 과제는 자연스러운 관람 동선 확보다. 개관부터 ‘관람자 중심형 미술관’을 내세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일반 관람객 한 명이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에 머문 시간은 1시간 안팎이었다. 이 중 상당 시간이 길을 찾는 데 허비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술 전문가들조차 서울박스 바로 옆에 전시된 백남준의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 1965~1967’(1996년)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칠 정도다. TV모니터 12개로 구성된 작품에 대한 설명은 가로세로 10㎝ 안팎의 작은 안내판 하나에 불과했다. 이는 미술관이 개관 당시 국내에 처음 도입한 분도형 동선 탓이다.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채택한 일종의 분산형 네트워크다. 미술관 측은 “국내에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이다 보니 정착 때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관은 분산형 전시를 위해 6개의 외부 출입구를 모두 개방해야 하지만 여태껏 개방된 곳이 중앙 출입구 한 곳에 불과한 것도 한몫했다. 개관전인 ‘자이트가이스트’전, ‘연결-전개’전 등 전시장별로 따로 입장권을 끊는 개별권 제도도 혼란을 부추긴다. 관람객은 통합권을 끊더라도 전시장을 이동할 때마다 입구에서 다시 입장권 확인을 거쳐야 한다. 미술관 측은 “내년까지 지하철 검표대처럼 스캐너 방식의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술계가 큰 기대를 걸어 온 접근성도 기대치를 밑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 지하철역이나 일반 버스 정류장에서 서울관을 찾으려면 족히 20분은 걸어야 한다. 2시간 간격의 광역 셔틀버스가 하루 네 차례 운행되지만 서울·과천·덕수궁관을 연결할 따름이다. 실질적인 연계교통수단은 마을버스 뿐이며 대부분의 관람객은 택시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2460억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미술관 안에서 사설 갤러리나 다름없는 ‘아트존’을 운영하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서울신문 12월 13일자 22면>. 미술관 측이 밝힌 판매 수수료는 30% 선. 500만원짜리 공예품을 팔면 미술관이 150만원을 챙기는 구조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서울관은 하나의 통합된 공간이라기보다 개별적 공간으로 채워진 느낌”이라며 “세계 어느 미술관도 이처럼 전시 동선이 복잡하지 않다. 관람객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문화 In&Out]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서울대 전용관? 귀족관?

    [문화 In&Out]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서울대 전용관? 귀족관?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조각이 65만원, 접시 79만원, 나무 의자(스툴) 190만원, 조명기구 265만원, 사진액자 460만원…. 13일로 개관 한 달을 맞은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아트숍에서 만날 수 있는 가격표들이다. 청자·주병·사발 등 전통 공예품에 100만~350만원의 큼지막한 가격표가 붙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손가락만 한 크기의 물건에마저 서민이라면 쉽사리 넘볼 수 없는 ‘몸값’이 매겨져 있다. 작가들의 작품을 판다는 취지를 감안해도 관람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들른 관람객들은 놀란 표정으로 줄행랑을 놓을 수밖에 없다. 일부 관람객은 벌써부터 서울관을 ‘귀족관’이라 부르고 있다. 서울관은 혈세가 투입된 개관전(‘자이트 가이스트’전)에 서울대 출신 작가의 작품으로 80% 넘게 채워 ‘서울대관’이란 애칭까지 얻은 상태다. 최근 인원 충원 과정에서 서울대 출신을 다수 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같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술계의 숙원이던 서울관은 개관 이후 오히려 미술계에 분란을 불러왔다. 한국미술협회가 중심이 된 100여개 미술단체는 지난달 말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어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미술관 측은 “미술계와 함께하는 발전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키겠다”며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가라앉는 듯했던 서울관 사태는 최근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다시 정 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면서 불씨가 다시 커졌다. 미술인들은 원로까지 나서 파행을 바로잡는다며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렇듯 서울관 사태는 당분간 ‘소통의 부재’를 해소하지 못할 듯하다. 미술인들은 미술관 측에 진정한 사과를, 상급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는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행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미술관 측은 여전히 작가 선정은 전시기획자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에서 크게 후퇴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작 조율에 나서야 할 문체부는 산하 기관인 미술관 측을 두둔하는 입장이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정 관장은 지적받은 것처럼 엘리트주의와 소통의 부재라는 문제를 지녔다”면서도 “전문가로서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일을 해 나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 관장의 능력은 경영 능력에 방점이 찍혔다. 100억원을 웃도는 기업 후원을 끌어오고, 다양한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기업에 미술관 덕수궁관을 대여하다시피 해 벌이는 전시회도 이 같은 능력에 포함됐다. 방만 경영과 파행 인사라는 미술계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문체부는 올 연말까지 미술관과 미술계를 불러들여 중재하는 3자 대면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쉽게 매듭짓지 못할 문제로 보인다. 그간 소외돼온 미술협회 등이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이면에는 급감한 정부 지원금을 회복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법은 없을까.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별다른 해법이 있겠느냐”면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다른 방식을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하기 위해선 전제가 필요하다. 문제가 된 개관전을 놔두기보다 별도의 개관전을 꾸려 다시 여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우수작가가 많더라도 특정 대학 출신을 내세우기보다는 균형을 맞춰 미술 현장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청계천 상권 활성화·기념품 판매점 설치 약속”

    “청계천 상권 활성화·기념품 판매점 설치 약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지역 중소업체 대표와 소상공인들을 만나, 서울 청계천 지역 상권 활성화와 서울관광기념품 판매점 설치 등을 약속했다.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서울시장 초청 간담회’에서 김사직 종로광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청계천 주변 상권 활성화와 시민 편의를 위해 청계천 전 구간의 진출·입로를 확대해 달라”고 박 시장에게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청계천 복원 당시 인근 광장시장 등과 상권연계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최근 등축제를 하면서 보더라도 진출·입 시설이 너무 적어 혼잡을 빚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재천 서울관광기념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기념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며 “명동이나 인사동 등지에 중소기업 제품 전용 전시판매장을 설치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봉식 동대문구 소상공인회장은 “서울시가 권역별 소상공인 지원센터를 설치·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 밖에 ▲전력난 해소를 위한 겨울철 가스 난로 보급 확대 지원 ▲종로지역 도금업 신규 창업 허가 ▲자동차 관리기업 등록기준 완화 ▲초·중·고 저소득층 졸업앨범 무상제공 ▲자치구별 소상공인회 지원조례 제정 등 다양한 건의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모두 적극 추진하거나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시장은 “소통하는 방법은 많으니 언제든지 의견을 달라”며 “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지만,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떠나자! 용산 속 세계 여행

    용산구가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 및 특색 있는 관광지를 한데 묶어 가이드북을 제작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도는 물론 관광 코스 등의 사진과 일러스트를 수록해 눈길을 끈다. 또 일반적인 정보 제공 위주의 딱딱한 관광 안내서에서 탈피해 용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기법을 곁들였다. 구는 2000부를 한국관광공사, 여행업협회, 서울관광협회, 인천국제공항, 김포공항, 용산역(KTX), 16개 동 주민센터 등 주요 기관과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리움미술관, N서울타워, 블루스퀘어 등 지역 대표 문화 공간에 배포했다. 특히 관광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6개 관광호텔, 이태원·한남동 관광 안내소에 집중적으로 비치했다. 책은 다양한 주제별로 지역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세계를 맛보다, 세계음식’ 편에선 나라·대륙별 대표 음식에 대한 안내와 함께 사진과 그림을 통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개성을 입다, 패션거리’ 편에선 이태원 일대 패션거리로 뜬 로데오거리를 비롯해 각종 아이템이 즐비한 편집숍 등을 소개했다. ‘세월이 주는 매력, 앤티크’ 편에선 이태원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이태원 앤티크 가구거리’를 안내한다. ‘나를 알아가는 문화 공간’ 편에선 국립중앙박물관,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등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에 대해 전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지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알았는데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나를 발견”

    “지나가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참여했으나 나를 발견하고 다시 직업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금융권에서 일하다 권고사직당한 50대 초반의 전문직 남성이 서울 관악고용센터에서 실시하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남긴 소감이다. 고용센터에서는 50~60대의 장노년층은 물론 40대 장년층, 20대 청소년, 주부 등 다양한 계층과 연령대를 대상으로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보통 12~15명이 한 조가 돼 4~5일간 실직 스트레스 대처법, 이력서 작성, 면접 요령 등 취업에 필요한 실무적인 내용을 배운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은 1주일 단위로 진행되며 구직 의욕과 자기 이해에 주안점을 둔 희망 프로그램, 구직 기술을 강조하는 성취(성공 취업) 프로그램, 청소년을 겨냥한 올라 프로그램,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성실(성공적인 실버 취업) 프로그램, 주부 등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주부 재취업 설계 프로그램 등 6개가 있다. 교육 시간은 20~30시간씩 차이가 있다. 민간에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최소한 1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만큼 실직 기간에 한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 애로 사항을 토로하며 위안을 받고 동지애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구직 활동을 한 것으로 인정돼 4주치의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게 이점이다. 교육은 라포르(rapport·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름 대신 섬김이, 또순이 등의 별칭을 정한 뒤 짝을 소개하면서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푼다. 연령대별로 기억에 남는 사건에 대해 평점을 매겨 자신의 인생 곡선을 그리고 성격검사도 하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 간다. 이틀째부터는 친숙해진 관계를 바탕으로 취업 등과 관련된 세부적인 교육에 들어간다. 자신의 강점, 능력을 상대방에게 제시하고 자신이 구직자가 돼 구인자를 평가하기도 한다. 역할 변경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알게 되고 ‘나이가 많은데 일을 잘할 수 있겠느냐’, ‘실직 기간이 긴데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등 실제 면접 과정에서 마주치게 될 까다로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스스로 찾게 된다. 내가 잘하는 것, 재미있어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펴보며 자신에게 적합한 직종을 알아보기도 한다. 이를 바탕으로 취업을 위한 장·단기 목표를 세워 본다. 취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구직 정보다. 워크넷(www.work.go.kr), 잡영(jobyoung.work.go.kr) 등의 인터넷 사이트는 물론 채용박람회, 직업소개소, 지인(전 직장 관계자, 친인척, 교회…) 등 구직 정보처를 샅샅이 훑는다. 전화 접촉 요령을 알려준 뒤 지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기도 한다. 이력서용 사진은 웃는 얼굴에 단정한 모습이 좋으며 면접장에 들어갈 때는 가볍게 목례를 한 뒤 면접관에게 정중히 인사하는 것이 좋다는 등의 면접 요령도 알려준다. 이 밖에 모의 면접 장면을 비디오로 돌려 보며 시선이 부자연스럽거나 손이나 다리를 떠는 것 등에 대해 교정받기도 한다. 서울관악고용노동지청 취업지원2과 이현주 실무관은 “첫날 표정이 굳었던 참가자들이 마지막 날 자신감을 찾으면서 교육장을 나서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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