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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 속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법원 불신 심각…겸허한 인정·적절한 소통 필요”

    혼란 속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법원 불신 심각…겸허한 인정·적절한 소통 필요”

    이흥구(63·사법연수원 22기) 대법관이 7일 퇴임하며 “법원에 대한 불신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선 지금 상황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법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에 대한 불신이 점점 심각해지고 비판과 변화 요구는 매섭다”며 “법원의 힘, 권위는 주권자인 국민에게 나오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소하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법관 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대립 중인 가운데 이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면서 대법관 두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희대(13기) 대법원장은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사전 협의하는 관례를 무시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후속 조치에 관한 질문에 침묵했다. 이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도 오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결원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법관은 “(2024년) 12·3 비상계엄 이후 대법원이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법원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시점에 적절히 소통하며 사법부의 판단과 의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재판뿐 아니라 사법 행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말해야 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하면 말할 기회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시행된 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3법의 배경에도 국민의 불신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법관은 “입법 배경을 보면 불공정하고 충실하지 못한 재판, 당사자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문적이지 못한 재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재판 등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사법부가 권위적인 모습을 내려놓고 전문적이고 투명하며 설득력 있는 재판을 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법관은 지난해 5월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2명 중 10명의 다수의견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오경미 대법관과 함께 무죄 취지의 상고 기각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대법관은 “정치 사건 재판의 여파로 법원이 흔들릴수록 진영의 구분, 대결 등 정치 문법이 아닌 공정한 룰, 공존과 상호 존중 등 법원의 지향점에 충실했는지, 이를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면서 “충분하지 못하면 법원이 정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 나랏돈 ‘9억’ 횡령해 대출 갚고 유흥 즐겼는데…벌금 100만원에 ‘집유’

    나랏돈 ‘9억’ 횡령해 대출 갚고 유흥 즐겼는데…벌금 100만원에 ‘집유’

    국정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연구기획실장이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3부(박정제 민달기 김종우)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최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는 2017년 12월∼2022년 5월 전략연 연구개발적립금 등 9억 4000여만원을 카드비, 유흥비, 대출금 상환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는다. 또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에게 2019년 1월∼2020년 2월 4300여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 타인 명의로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원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앞서 1심은 혐의 대부분을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1심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조씨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조씨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및 청렴성의 수준, 피해 액수, 피해금 사용처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씨가 10억원이 넘는 돈을 반환해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범행 전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으며,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판결은 지난달 27일 확정됐다. 조씨는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인사를 국정원 산하 기관에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서 특혜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검찰은 서 전 원장이 2017년 조씨를 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수사했으나 2024년 7월 무혐의 처분했다. 이 수사 과정에서 조씨의 별도 횡령 혐의가 드러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 아픈 남편 방치해 ‘영양결핍 사망’…40대女 항소심서도 3년형

    아픈 남편 방치해 ‘영양결핍 사망’…40대女 항소심서도 3년형

    건강이 악화한 남편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영양결핍으로 숨지게 하고, 사망 직전 남편 몰래 보험에 가입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4일 유기치사와 사전자기록등위작 등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을 바꿀 만한 사정 변경이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중순부터 경기 김포시 자택에서 건강 상태가 악화한 남편 B(47)씨에게 적절한 치료와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지 않고 방치해 같은 달 27일 오전 9시 3분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지만 병원 치료 등 필요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고, 결국 기아에 가까운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남편이 숨지기 24일 전인 같은 달 3일 남편 사망 시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몰래 가입하면서 보험계약청약서와 부속서류에 남편 명의의 전자서명을 임의로 입력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나상훈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험설계사에게 남편 모르게 보험에 가입할 방법을 문의하고 보험금 수령을 전제로 계약을 진행했다”며 “남편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보험금을 받기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동거하면서 필요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다만 장기간 남편을 부양했고 과거 피해망상 증상을 앓았던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대법 “대법관 제청 오늘 발표 안한다”

    대법 “대법관 제청 오늘 발표 안한다”

    “현재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대법원은 4일 “대법관 제청 관련 현재 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오늘 별도의 공식 입장 발표는 없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날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알려드리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하면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입장 발표 시점이 이번 주라고 했는데 오늘인지’ 등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한 뒤, 전날부터 출근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3일 출근길에 “그동안 업무 관계로 전혀 논의한 바가 없다. 경과를 들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에 대해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당일 퇴근길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우리가 검토 중에 있다. 다음 주 중에 정리가 되면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대법관 제청 관련 후속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위해 새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릴지가 최대 관심사다. 청와대는 사실상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나머지 3명 중에 재제청하라는 취지다.
  • 소송 10년 만에… 대법 “영화관, 장애인용 음성·자막 제공하라”

    소송 10년 만에… 대법 “영화관, 장애인용 음성·자막 제공하라”

    시각·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문화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영화관이 음성 해설과 자막, 이를 위한 수신 기기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 제기 후 10년 6개월 만의 결론으로, 장애인의 영화 관람권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 판결 최초로 ‘이지리드 판결문’(이해하기 쉬운 설명서)과 수어 통역이 제공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김모씨 등 시각 장애인 2명과 청각 장애인 2명이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을 상대로 제기한 차별구제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화면 해설, 자막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면 사회·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 조치가 요구된다”며 “헌법이 개인과 기업의 재산권·경제상 자유 등을 보장하더라도 일정한 범위에서 이런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원심이 상영 횟수와 상영관의 범위를 제한한 것은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 이 부분만 파기환송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좌석 수 300석 이상의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로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선고에선 대법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이지리드 판결문과 수어 통역을 제공했다. 이지리드 판결문엔 그림 안내를 첨부했고 그 옆에 ‘대법원은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냅니다’, ‘이제 이 사건을 다시 재판해야 합니다’ 등 짧은 문구를 덧붙였다.
  • 이승환 측, 2.5억 손해배상 소송서 “구미시장 직접 나와 생각 밝혀야”

    이승환 측, 2.5억 손해배상 소송서 “구미시장 직접 나와 생각 밝혀야”

    ‘구미 콘서트 취소’ 손배소 2심 첫 변론기일구미시 측 “김 시장 나오는 건 쟁점과 무관” 가수 이승환이 2024년 자신의 경북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결정한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3일 시작됐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 이재권)는 이날 이씨와 소속사 드림팩토리, 팬 100명 등이 구미시와 김 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시위가 열리던 2024년 12월 구미시 측은 공연을 앞둔 이승환에게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요구했고, 이승환이 이를 거부하자 공연 이틀 전 대관을 취소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구미시 측은 허가 취소 사유로 ‘관객과 시민단체 간 물리적 충돌 발생 우려’를 주장했다.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 침해’라며 반발했다. 이후 이승환 등은 구미시와 김 시장 개인을 상대로 2억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제기했다. 이날 변론에서 이승환 측 법률대리인은 “문제의 처분을 결정할 당시 김 시장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김 시장에 대한 당사자신문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구미시 측은 “원고(이승환)의 정치적 성향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상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며 “김 시장이 법정에 나오는 것은 쟁점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입장을 들은 뒤 김 시장에 대한 당사자신문 여부를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1심은 구미시가 이승환에게 위자료 3500만원, 드림팩토리에 재산상 손해액 7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콘서트를 예매한 팬 100명에게도 위자료 각 15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다만 김 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달 15일 추가로 변론기일을 열기로 했다.
  • 서울 버스 또 멈추나…노조 “조정 성립 안되면 16일 첫차부터 파업”

    서울 버스 또 멈추나…노조 “조정 성립 안되면 16일 첫차부터 파업”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안을 놓고 진행 중인 쟁의조정이 결렬되면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했다. 서울시내버스노동조합은 3일 “지부위원장회의를 열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통상임금 갈등으로 지난 1월 13일부터 이틀간 전면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노조는 “연초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 기준에 따라 체불 임금을 확정하겠다’는 서울시와 사업주들의 약속을 믿고 파업을 마무리했지만, 사측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약속을 팽개치고 다른 회사들의 새로운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그 기준을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3월부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9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달 31일 서울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오는 9일 서울지노위 1차 조정회의와 11일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15일 2차 조정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사는 고정성 없이 지급된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라는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 이후로 갈등을 겪어왔다. 서울시버스사업자조합은 정기상여금을 연봉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이는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며 다른 지역처럼 새 판례에 따른 수당 지급과 추가 임금 인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을 시간당 얼마로 볼지 계산하기 위한 기준시간을 두고도 의견차가 크다. 대법원은 서울 시내버스 회사 동아운수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월 176시간으로 인정한 2심 판단 이외 다른 부분만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이에 노조는 기준 시간이 176시간으로 확정됐다고 주장하고, 사측은 209시간 또는 230시간으로 판단이 바뀔 여지가 남았다는 입장이다. 동아운수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노조가 낸 같은 취지의 소송은 진행 중이다. 서울시버스사업자조합 관계자는 “대중교통인데도 노조가 연속해서 파업을 벌이겠다고 결의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16일은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이라 시민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업계를 향한 시민들의 질타를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영화관에 장애인용 음성 해설·자막 제공하라” 10년 만에 결론…대법 “비용보다 권리 고려”

    “영화관에 장애인용 음성 해설·자막 제공하라” 10년 만에 결론…대법 “비용보다 권리 고려”

    시·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문화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영화관이 음성 해설과 자막, 이를 위한 수신 기기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송 제기 후 10년 6개월 만의 결론으로, 장애인의 영화 관람권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장애인 4명이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 등을 상대로 제기한 차별구제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화면 해설, 자막 등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인정하면서 상영 횟수와 상영관의 범위를 제한한 원심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봤다. 장애인의 영화 향유권보다 영화관 운영사 측의 비용 부담을 과도하게 고려했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좌석 수 300석 이상의 상영관에서 전체 상영 횟수의 3%로 자막과 화면 해설을 제공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과도한 혼란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장애인 차별의 철폐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기준이 무엇인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기며 재정 부담을 줄일 수단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장애인 4명은 2016년 2월 영화 관람권을 보장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7년 12월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이며 화면 해설이나 자막이 제공되는 영화의 상영 정보를 웹사이트에 안내하고, 상영관에선 점자 자료 문서, 한국수어 통역 등을 제공하라고 했다. 2심은 2021년 11월 상영관 규모, 상영 횟수를 기준으로 편의 제공 범위를 줄였다. 이번 선고에선 대법원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최초로 ‘이지리드 판결문’(이해하기 쉬운 설명서)과 수어 통역을 제공했다. 이지리드 판결문엔 그림 안내를 첨부했고 그 옆에 ‘대법원은 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냅니다’, ‘이제 이 사건을 다시 재판해야 합니다’ 등 짧은 문구를 덧붙였다. ‘법원은 장애인의 권리와 영화관의 사정을 모두 생각해야 하지만 서울고법은 영화관 비용만 너무 많이 생각했습니다’는 문구 옆에는 양팔저울로 장애인의 영화 관람권, 영화관의 비용의 중요도를 비교하는 그림이 실렸다.
  • 술 취한 60대가 버스기사에 10분간 발길질·주먹질… “위험하니 앉아달라” 말에 격분해서

    술 취한 60대가 버스기사에 10분간 발길질·주먹질… “위험하니 앉아달라” 말에 격분해서

    항소심도 징역 2년 6개월 실형 선고 착석을 요구하는 운전기사에 약 10분 동안 주먹질 등을 한 6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이은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65)씨에게 최근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1일 오전 9시 5분쯤 강원 홍천군 영귀미면을 지나던 시내버스 안에서 운전기사 B씨에게 발길질하고 목덜미를 가격하는 등 약 10분 동안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로 인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술에 취한 채 버스에 올랐다가 B씨로부터 “위험하니 앉아달라”는 말을 듣고는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한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중 식당 주인에게 욕설하며 상을 뒤엎는 등 소란을 피우고,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폭력 관련 범행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운전자 폭행과 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인한 누범 기간이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인정된다”며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 청와대 재제청 요구에 사법부 “검토 착수”…조희대, 추천위 재구성할까

    청와대 재제청 요구에 사법부 “검토 착수”…조희대, 추천위 재구성할까

    제청할때마다 후보추천위 구성하게 돼있어청와대가 2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결국 반려하면서 공은 다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넘어갔다. 청와대가 사실상 ‘후보 중에 다시 제청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를 다시 꾸릴지가 최대 관건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도, 청와대의 ‘제청 반려’도 모두 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추천했다. 7개월 가까이 제청이 지연되자 이를 두고 청와대는 김민기 판사를 원한 반면, 대법원은 윤성식 판사를 원하는 등 의견이 충돌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서면 제청’을 통해 손봉기 판사를 제청했다. 결국 10일 만에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제청을 반려하면서 다음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사실상 나머지 3명 가운데 1명을 다시 제청하라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관을 제청할 때마다 후보추천위를 구성하고, 대법원장이 제청할 때는 후보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규정돼 있다. 추천위가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추천하면 추천위는 해산된 것으로 간주한다. 조 대법원장이 후보추천위를 다시 꾸릴 경우 청와대와 사법부 관계는 충돌을 넘어서 파국으로 갈 수도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재제청 요구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고만 밝혔다.
  • 靑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하지 않기로…조희대에 재제청 요청”

    靑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하지 않기로…조희대에 재제청 요청”

    청와대는 2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사법연수원 22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대법관 임명 제청 건에 대해 국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손 후보자에 대한 대법관 제청건이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르러 온 것도 각 기관 간의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는 헌법의 취지에 따른 것”이라며 “이번 노 전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그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고 지적한 강 수석대변인은 “그동안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어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였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가 그 관행을 저버린 것은 지금껏 사법부 독립을 지탱해 온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 대법원장에 재제청을 요청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그 자체로 완결적인 권한이 아니라 헌법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부여한 실질적 임명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권한”이라고 했다. 또 “재제청 요청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라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상호 견제의 한 방식으로서 제청이 각 기관에 대한 존중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된 김성수(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아진 만큼 이날 국회에 임명 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법원장도 대법관의 장기 공석으로 인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최대한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 고치겠다던 상속세·근로소득세는 왜 개편 안 하나[전경하의 집중]

    고치겠다던 상속세·근로소득세는 왜 개편 안 하나[전경하의 집중]

    부부 재산분할, 상속보다 이혼 유리위장 이혼 아니면 증여세 내지 않아한국은 상속 재산 전체에 세금 부과 각자 받은 몫에만 과세하는 게 맞아미국·영국에는 ‘배우자 상속세’ 없어근로소득세 과표, 물가연동제 필요명목임금에 부과하면 ‘사실상 증세’면세 구간·공제·감면도 함께 손봐야세금은 예측 가능성·종착지가 중요증세·감세 필요한 영역 나눠 논의를대선을 앞둔 지난해 상반기 더불어민주당은 상속세와 근로소득세 개편 의사를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의 세제개편안이 나왔지만 해당 내용은 없다. 정책 변화를 언급한 것이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진정한 의도였다면 후속 절차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반면 ‘집값 잡는 데 쓰지 않겠다’던 세금은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논쟁의 핵심이 됐다. 상속세와 근로소득세 개편 논의가 나올지, 나온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쯤 실현될지 궁금하다. ●이혼이 고민되는 부부 재산분할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이혼을 통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받을 재산분할액은 아직 미정이다. 최 회장이 9440억원을 주라는 2심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재상고했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액이 수천억원대로 예상되는데 노 관장은 이 금액에 대해 증여세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재산분할이 아닌 상속이었다면 최고 50%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은 평가액을 20% 할증하므로 상속된 주식의 세 부담은 시가의 60%가 된다. 재정경제부가 창업자가 사망한 게임업체 넥슨의 2대 주주가 된 이유다. 당시 유족들은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 주식을 물납했다. 지난 5월 유족들은 주식 일부를 되사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물납받은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았다는 의미에서 아주 좋은 매각 사례”라고 언급했다. 세제를 담당하는 주무 장관으로서 상속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부부간 재산분할은 상속보다 이혼이 훨씬 유리하다. 종종 위장 이혼 여부를 두고 세정당국과 소송도 발생한다. 유명한 대법원 판례가 2017년에 나왔다. 사건 당사자인 미망인은 30년간 혼인 상태였고 남편에게 전처 소생 자녀 5명이 있었다. 그는 상속 분쟁을 피하려고 82세 남편을 상대로 이혼·재산분할 소송을 했다. 조정 결과 현금 10억원과 40억원의 약속어음 채권을 받았는데 이혼 이후에도 같은 집에 살면서 남편을 돌봤다. 남편은 이혼 7개월 뒤 사망했다. 관할 세무서는 위장 이혼이라며 증여세를 부과했다. 대법원은 위장 이혼으로서 무효가 아닌 이상 재산분할은 증여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다만 재산분할액이 지나치게 과대하고 조세 회피 수단에 불과하다면 정상적 재산분할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며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듬해 서울고법은 혼인 기간, 재산 형성 기여도 등에 비춰 합당한 재산분할액이라며 증여세 처분을 취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3월 ‘(재산의) 수평이동’이라며 “배우자 상속제 폐지에 동의할 테니 이번에 처리하자”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상속세 부과 방식 개편, 배우자 상속세 폐지 등을 주장했다.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5월 유산취득세 도입을 담은 상속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상속세는 사망자 재산 전체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세와 각 상속인이 받는 재산에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 방식이 있다. 상속세의 목적이 상속으로 얻은 경제적 능력에 과세하는 것이라면 피상속인 전체 재산보다 상속인 각자가 실제 얻은 재산을 기준으로 부담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조세의 응능부담 원칙에 맞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유산세 방식은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덴마크 등 4개국이다. 그런데 미국, 영국, 덴마크는 배우자 상속세가 없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4개국이다. 유산세는 다자녀 가구에 불리하다. 외자녀가 10억원을 상속받은 경우와 자녀 두 명이 각각 10억원을 상속받은 경우를 비교해 보자. 자녀 두 명의 상속세는 각각 10억원이 아닌 20억원 기준으로 정해진다. 상속세 연대납부 의무도 생긴다. 상속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상속세도 여기에 불을 지른다. 상속세도 고령자·장애인 등 인적공제가 있다. 상속재산 전체에 적용되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에게 공제가 적용되는 효과가 희석된다. 역시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상속증여세법은 상속 개시일 10년 이내에 상속인이 미리 받은 재산은 물론 비상속인이 5년 이내에 받은 재산도 더해서 계산한다. 만약 창업주가 임직원에게 주식 등을 증여하고 5년 이내에 사망하면 상속재산에 포함돼 세율이 높아질 수 있다.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상속세 납부 인원은 지난해 2만 2524명으로 2020년(1만 181명)의 두 배가 넘는다. 기재부의 상속세 개편 입법안에 대해 참여연대는 자산 규모가 크고 자녀가 많을수록 상속세 감면액이 많아지는 ‘초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 참여연대는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려면 세수 중립성과 조세 형평성 확보를 위해 과세표준(과표) 구간 조정, 공제 항목 축소, 세율 개편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편은 필요하다. ●李대통령 “월급쟁이는 봉인가” 지난해 1월 민주당에 ‘월급방위대’가 출범했다. 당대표 직속기구로 소득세 과표의 물가연동제를 검토했다. 당시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월급쟁이는 봉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물가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안 올라도 누진제에 따라 세금이 계속 늘어난다”며 사실상의 증세를 고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은 과표 구간이나 공제금액을 올리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득이 커질수록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과세 체계에서는 명목소득이 늘어나면 소득자들이 세율이 높은 상위 구간으로 밀려 올라간다(bracket creep). 국회예산정책처는 2007년 ‘물가상승에 의한 소득세 부담 증가 완화를 위한 정책대안’에서 소득세 과표 구간 및 각종 공제제도의 기준금액을 물가에 연동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리 정해진 규칙에 의해 불확실성이 줄고 가구의 소득세 부담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22개국이 물가연동제를 실행하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올해 적용되는 소득공제금액과 과표구간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소득공제금액은 지난해 3만 1500달러(부부공동신고)에서 올해 3만 2200달러로 인상됐다. 최고 소득세율(37%)이 적용되는 소득금액은 75만 1600달러 이상에서 76만 8700달러 이상으로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2023년 최저 소득세율 6%가 적용되는 과표 구간을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소득세율 15%가 적용되는 과표 구간의 상한선은 4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높였다. 다른 구간은 그대로 둬 서민·중산층만의 감세 효과를 추구했다. 8800만원 초과부터 소득세율 35%가 적용되는데 2009년부터 18년째 그대로다. 이후 소득세 개편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38%에서 45%까지 올리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영국은 2021년 물가연동제 적용을 2026년까지 배제했다. 세수 부족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에서 2031년까지 적용배제를 연장했다. 물가연동제라는 규칙은 갖고 있고 세수 상황에 따라 탄력 대응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세를 언급할 때 높은 면세자 비중이 거론된다. 꾸준히 내려왔지만 32.5%(2024년 기준)로 미국(30.9%), 캐나다(13.6%), 일본(14.5%)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근로소득세 물가연동제를 적용한다면 면세점과 각종 공제·감면 등 조세지출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경제적 합리성 보장돼야 고소득·자산가가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만 얼마나 많이 내야 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세금은 재산권 제한이기 때문에 절차적 정당성과 경제적 합리성 등이 보장돼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2008년 종합부동산세의 세대별 합산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 다른 중요한 원칙도 세웠다. 주거 목적으로 한 채만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하고 별다른 재산이 없는 주택 보유자에게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 없이 과세하는 것은 피해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고령자·장기보유공제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완화 등이 나왔다. 올해 발표된 종부세 개편안은 이 항목을 일부 손봤다. 주택 보유자들이 만들어 내지 않은 부동산가격의 폭등까지 더해져 세금의 예측가능성은 훼손됐고 계산 과정은 난수표 수준으로 복잡해졌다. 세금은 납세자가 모두를 부담하지 않는다. 법인세는 가격으로, 주택에 부과한 세금은 임대료나 자산가격으로 일부 전가될 수 있다. 조세 정책은 종착지도 따져 봐야 한다. 매년 발표되는 세제개편안에서 세제의 유지·보수와 정책적 목적의 증세·감세가 필요한 영역을 나누자. 물가상승에 따른 과표구간·공제금액 조정 등을 자동화·정례화하면 입법 지연 등에 따른 왜곡이 줄어들 수 있다. 집값 안정, 지역균형발전, 특정산업 육성 등 정책적 목표를 위한 세금은 목적, 부담계층, 세수효과와 사용처 등을 적극 논의해 보자. ‘좁은 세원 높은 세율’의 우리나라 세정구조는 납세자 간 부담의 불균형을 키워 조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사회통합에는 부정적이다. 이제는 고쳐야 한다. 전경하 논설위원
  • 김건희 전 수행비서 “국빈 티타임용 1300만원 그릇 김여사 사비로 구매”

    김건희 전 수행비서 “국빈 티타임용 1300만원 그릇 김여사 사비로 구매”

    김건희 여사가 영부인 시절 외국 국빈 접대용으로 1300만원대 그릇을 사비로 구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26일 서울고법 형사15-3부(부장 성언주·원익선·이희준)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항소심 첫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를 장기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 온 인물로 김 여사 측 신청으로 증인석에 섰다. 정 전 행정관은 2022년 12월 147만원 상당의 꽃병과 이듬해 1월 1325만원 상당의 그릇을 본인 카드로 결제한 뒤 김 여사에게 현금으로 돌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해외 순방에서 굉장히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는데 외국 국빈이 왔을 때 우리도 다과를 대접해야 했다”며 “관저에 있는 그릇은 1980년대 제작된 것이라 국격에 맞지 않아 국빈 티타임용으로 사비로라도 갖춰놔야겠다 해서 같이 백화점에 가서 샀다”고 했다. 꽃병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 관저에 매주 꽃장식이 많이 들어왔고, 김 여사가 꽃꽂이를 따로 배워서 거기에 맞는 꽃병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 측이 정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받은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가 청탁 대가가 아니라 ‘구매대행’을 맡긴 물품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김 여사가 자신 외에 유경옥 전 행정관 등에게도 물품 구매와 결제를 부탁한 뒤 현금으로 정산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사업가 서씨에게 구매대행의 대가로 돈을 전달하는 모습도 봤다고 진술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급한 돈이 시계 구매대행 계약금이라는 점을 어떻게 알았나’라고 추궁하자 “(그런 사정이 아니라면) 돈을 줄 이유가 없고 이후 시계가 들어왔으니 시계값인가 보다 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수행원에게 물건을 대신 사게 한 경우에는 곧바로 현금으로 정산했던 것과 달리, 수천만원대 시계는 받은 뒤에도 대금이 전액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여사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항소 이유로 제시하며 1심이 유죄로 판단한 금품 수수와 청탁 사이에 대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받았다고 지목된 이우환 화백의 그림에 대해서도 위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감정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작으로 판정되거나 가치가 0원이 된다고 해도 알선수재가 그 자체로 성립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김 전 부장검사가 1억 4000만원을 지급하고 매수한 그림을 수수한 사실 그 자체로 재판부에서 살펴볼까 싶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9일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듣고 변론을 종결한 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같은 달 22일 선고할 방침이다. 김 여사는 각종 인사·이권 청탁 알선 명목으로 귀금속과 금거북이, 고가 그림, 명품 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과 6480만원 추징을 선고받았다.
  • ‘금은방 업주 강도살인’ 김성호, 항소심도 무기징역…“죄질 불량”

    ‘금은방 업주 강도살인’ 김성호, 항소심도 무기징역…“죄질 불량”

    여성 혼자 운영하는 금은방을 골라 업주를 살해하고 귀금속을 빼앗은 김성호(43)가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25일 강도살인과 강도예비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기각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관련해서는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여 김씨에게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존엄한 가치를 침해하는 범죄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을 보면 죄책이 무겁고 죄질도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했고 피해자 유족들은 치유하기 어려운 슬픔을 겪고 있다”며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오래전 벌금형 외에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1월 15일 낮 12시 7분쯤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금은방에서 50대 여성 업주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귀금속 40여 점과 현금 등 23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전 인터넷 등을 통해 여성 혼자 운영하고 주변에 상점이 적은 금은방을 물색한 뒤 흉기와 복면, 갈아입을 옷 등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날에는 인천 연수구와 서울 강서구의 금은방을 찾아 범행 대상을 물색해 강도예비 혐의도 적용됐다. 김씨는 범행 뒤 미리 준비한 정장으로 갈아입고 택시를 여러 차례 바꿔 타며 도주했으며, 훔친 귀금속을 여러 금은방에서 처분했다. 그는 범행 약 5시간 만에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해외에서 머물다가 비자 만료로 귀국한 김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동종 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20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 재개발 구역 밖 공사비 조합 전가 ‘제동’

    재개발 사업구역 밖에 있는 공공 기반시설 공사비까지 조합에 부담시킨 경기 고양시의 행정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고양 능곡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삼성지하차도 확장공사 비용을 놓고 고양시와 벌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방자치단체가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정비구역 밖 공공 기반시설 설치비를 조합에 부담시키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대법원 민사1부는 지난 21일 고양시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해 조합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상고심 소가는 16억 8038만원이며, 조합은 지연 이자 등을 더해 돌려받을 금액이 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지하차도는 능곡과 일산을 잇는 호수로에 있으며, 2022년 왕복 4차로로 확장됐다. 전체 410m 가운데 경의중앙선을 기준으로 일산 방향 170m는 고양시가, 능곡 방향 240m는 조합이 각각 공사비를 부담했다. 그러나 조합이 맡은 240m 가운데 약 27m는 정비구역 밖이었고, 이곳에는 지하차도와 연결되는 옹벽 등 구조물 공사가 포함됐다. 이에 조합은 정비구역 밖 공사비까지 부담한 것은 부당하다며 2023년 고양시를 상대로 67억 43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2024년 2월 조합의 청구를 기각했다. 교통영향평가 등에 지하차도 전체 공사 구간이 포함돼 있어 조합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고양시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서울고법은 정비구역 밖 27m까지 조합의 사업 범위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감정을 거쳐 해당 구간의 옹벽 등 구조물 공사비로 16억 8000만원을 인정해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고양시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수년간 이어진 공사비 분쟁은 조합 일부 승소로 마무리됐다. 한편, 능곡1구역은 토당동 일대 4만519㎡에 최고 34층, 8개 동 643가구 규모로 조성돼 2023년 1월 준공됐다.
  • 반려해도 철회해도 사상 초유…  청와대·대법원 ‘손봉기 기싸움’

    반려해도 철회해도 사상 초유…  청와대·대법원 ‘손봉기 기싸움’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서면 제청한 것을 놓고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이를 반려하고 대법원에 다시 제청할 것을 요구할지 여론을 살피는 한편 대법원은 자진 철회에는 거리를 두면서 청와대와 사법부의 기 싸움이 격해지는 상황이다. 23일 청와대 관계자는 “재제청을 할지 무엇을 할지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았다”며 “계속 고민 중이다. 아직 숙고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협의를 건너 뛰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았다며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러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를 임명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방안이 있지만 전례가 없는 일로 자칫 사법부와의 전면전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사숙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협의를 마친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 건과 함께 임명동의안을 모두 보내 여당의 판단에 맡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자칫 손 부장판사를 인정하는 모양새로 보일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대법원은 청와대의 결정을 기다리는 한편 재제청을 요구할 경우엔 인선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밟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손 부장판사 제청을 자진 철회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청와대와 대법원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향해 ‘희대(稀代)의 대법원장’, ‘정치 플레이어’라고 부르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이번 사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은 제청권이 임명권이라고 착각한다”며 “사퇴만이 무너진 사법 정의와 국민 앞에 속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증인 채택, 법원행정처 폐지 언급 등 조 대법원장을 향해 연일 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탄핵에 대해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며 신중한 분위기를 보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가능성에 대해 “사법부가 조 대법원장 문제에 대해 답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법부가 먼저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대법관 제청 관여를 ‘위헌 중의 위헌’으로 규정하고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모든 것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정지’에서 시작된 일”이라며 “대통령이 대법관마저 자신의 입맛대로 임명하려 한다면, 그날로 법치주의는 끝”이라고 지적했다.
  • “부부관계 상징물일 뿐” 아내 살해한 70대男 뻔뻔한 주장… “납득 어려워” 법원은 ‘일축’

    “부부관계 상징물일 뿐” 아내 살해한 70대男 뻔뻔한 주장… “납득 어려워” 법원은 ‘일축’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8년 선고 아내를 살해해놓고 법정에서 “흉기는 부부관계를 칼로 베어낸다는 상징물로서 챙겼을 뿐”이라며 계획범죄를 부인한 70대 남성이 2심에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1부(부장 김태호·박선영 강효원)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75)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자녀의 집에 있던 배우자 B씨를 찾아가 미리 챙겨온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살인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충동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계획적 살인을 인정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도 계획 범죄를 부인하면서 1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는 부부관계를 칼로 베어낸다는 의미의 상징물로서 지참했을 뿐 범행도구로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확실하게 사망을 담보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흉기를 범행도구로 볼 수 없다”고도 했다. 2심 재판부는 “흉기를 부부관계의 상징물로 지참했다는 설명을 섣불리 납득하기 어렵고, 미리 준비해간 흉기가 실제 범행도구로 사용됐음이 분명한 점을 고려하면 나머지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자녀와 그 가족의 주거지에서 이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피해자를 특별한 죄의식 없이 살해했는데도 범행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한 1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 “공로자·피해자에서 가담자로”… 내란 특검 무혐의 줄줄이 뒤집은 종합 특검, 법원 판단은

    “공로자·피해자에서 가담자로”… 내란 특검 무혐의 줄줄이 뒤집은 종합 특검, 법원 판단은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무혐의 처분했던 인사들을 잇따라 재판에 넘기면서 사건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같은 사안을 두고 두 특검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면서 결국 이들이 내란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법원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지난 19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 등 국정원 지휘부 4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국가정보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초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증언을 한 인물로, 주요 정치인 체포를 시도했다는 이른바 ‘체포조 의혹’을 처음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합특검은 홍 전 차장을 12·3 불법계엄 선포 이후 산하 부서장 회의를 열어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판단해 내란 가담자로 재판에 넘겼다. 계엄 당일 국회로 이동하던 군 부대에 진격 중단을 지시해 이듬해 보국훈장을 받았던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 역시 같은 날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내란특검은 조 전 단장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위헌·위법한 지시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휘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해 비상계엄 조기 종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며 그를 불입건 처분했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조 전 단장이 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예하 병력을 국회로 출동시킨 이상 내란 가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 모두 내란의 진실을 밝힌 ‘공로자’에서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하게 된 셈이다.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을 받은 소방청 지휘부의 경우도 두 특검의 판단이 엇갈렸다. 종합특검은 지난 11일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정 언론사 5곳에 대한 단전·단수 협조 지시를 전달받아 이를 소방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내란특검팀은 이들을 부당한 지시를 받은 피해자로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지만, 이 전 장관이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7년)보다 늘어난 징역 9년을 선고받으며 내란 혐의가 재확인되자 종합특검은 이들을 공범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기소가 진행 중인 내란 재판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홍 전 차장과 조 전 단장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핵심 피고인 재판에서 중요한 진술을 해온 인물들로, 이들이 내란 공범으로 함께 재판을 받게 되면 피고인 측이 두 사람 진술의 신빙성을 더 강하게 다툴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윤성식)는 지난 19일 조 전 원장 항소심에서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지만, 상고심에서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종합특검팀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으로부터 넘겨받은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 무마 의혹과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할 방침인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수사 기간 종료가 초읽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해당 의혹들을 재판에 넘기는 데 무리가 있다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종합특검팀은 관저 예산 전용 의혹 관련 추경호 대구시장(당시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완섭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해 각각 불입건과 기소유예 처분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 靑 “조희대, 헌정사 초유 일방통보…대통령 임명권 존중 없어”

    靑 “조희대, 헌정사 초유 일방통보…대통령 임명권 존중 없어”

    청와대가 21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서면 제청한 것에 대해 “협의를 건너뛴 것이자,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방 통보 절차”라고 비판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오마이TV에 나와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을 두고 “기존 관례를 벗어난 패턴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전례가 없었던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례가 없기 때문에 1987년 이후의 여러 관례를 살펴보고 법률적인 부분들도 검토해 나가면서 이 사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숙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를 임명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는 “협의 절차를 건너뛴 일방적 통보를 한 중대한 상황인 만큼 (그런 방안도) 숙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청와대에 대법원장과 대통령 간 만남을 요구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서면 제청 방식은 민정수석과 협의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둘 다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성 수석은 “대법관 제청의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사실은 있지만, 서면 제청 여부 등 구체적인 제청 방식에 대해선 협의 자체가 전혀 없었다”며 “‘협의가 되면 만날 수 있느냐’라는 대법원 측 문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 ‘협의가 되면 그때 논의하자’고 일반적인 답변을 한 것에 불과하다. (노 처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로 손 부장판사를 각각 이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임명 제청했다. 대법원과 청와대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협의를 마쳤으나, 노 전 대법관 후임 몫인 손 부장판사를 두고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 오세훈 항소심 첫 공판서 “1심, 객관적 증거 부족… 무죄 밝힐 것”

    오세훈 항소심 첫 공판서 “1심, 객관적 증거 부족… 무죄 밝힐 것”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 측이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는 21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오 시장 측 변호인단은 “오 시장은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 자체가 없고, 김씨에게 비용을 대신 지급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명씨가 오 시장에게 먼저 접근해 선거를 돕겠다고 했지만 오 시장은 명씨를 만난 뒤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해 멀리하게 됐고, 오 시장의 측근인 강 전 부시장은 명씨와 다투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 측은 “이후 김씨가 명씨를 달래고 관리하면 오 시장 선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독자적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 시장은 김씨의 행동을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또 “1심은 오 시장과 명씨가 만났고, 명씨가 오 시장 관련 여론조사를 했으며, 김씨가 명씨에게 돈을 줬다는 몇 가지 사실에 막연한 추측을 더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도 “김씨가 자신의 명의로 돈을 보내고 명씨와 의견을 교환했으며 여론조사 결과도 직접 받았다”면서 “만약 비용 지급이 대납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면 명씨에게 돈을 보낸 뒤 오 시장 측에 그 사실을 알렸을 텐데, 김씨는 전혀 비용 지급 여부에 대해 알린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 측은 이어 “오 시장이 조사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대납을 요청했다는 공소사실과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지만, 이를 이어주는 직접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강 전 부시장 측은 명씨 진술을 전체적으로 믿기 어렵다고 본 1심이 10차례의 여론조사를 쪼개 일부만 유죄로 인정한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세 피고인 측은 또 특검의 수사와 기소가 특검법이 정한 대상 범위를 벗어났다는 주장도 폈다. 반면 특검팀은 “여론조사 실시 경과, 휴대전화에서 확인되는 여론조사 자료, 명씨가 여론조사를 유리하게 조작한 내용 등을 종합하면 오 시장이 강 전 부시장과 공모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10회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1심의 일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1심 때 구형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오 시장이 2021년 1월 21일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강 전 부시장에게 명씨와 상의해 조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는지 ▲김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지급을 요청했는지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를 심리하기 위해 명씨와 김씨, 김종인 전 국민의힘비상대책위원장 등 6명을 우선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2일 변론을 마무리한 뒤, 같은달 23일을 전후해 선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을 앞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를 의뢰하고, 김씨에게 조사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도록 요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부정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고,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은 함께 이를 기부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전체 여론조사 중 5회에 대해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의뢰하고 김씨에게 그 비용 21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것이 인정된다며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나머지 여론조사 5회와 비용 1200만원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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