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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찾은 교사들 “학생부 비교과 폐지·고교 서열화 해소로 공교육 정상화해야”

    국회 찾은 교사들 “학생부 비교과 폐지·고교 서열화 해소로 공교육 정상화해야”

    정부와 여당이 대입을 비롯한 교육제도 전반의 불평등을 개혁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현직 교사들이 국회를 찾아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교원단체를 주축으로 한 교육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고교학점제의 안착과 고교 서열화 해소, 대학 서열화 완화 등을 통해 고교 교육이 입시에 매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희망네트워크와 새로운학교네트워크, 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교육 단체들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와 입시 공정성 강화를 위한 공청회’에서 공동 입장문을 내고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가 아닌 수시 비교과영역 정비, 고교서열화 해소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렸으며 정부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교원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 단체는 정시 확대에 대해 “사교육비 지불 능력에 따른 교육 양극화를 초래하며, 문제풀이 주입식 교육으로의 퇴행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고교 학점제를 내실있게 준비해 개인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패러다임을 교체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수능과 내신의 절다평가 전환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시행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대학 서열화를 완화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출발점에서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원단체들은 당기적인 대입 공정성 강화와 관련해 학교생활기록부의 비교과 영역 개선과 외고·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신동하 실천교육교사모임 정책위원은 “학생부에서 개인 봉사활동 실적과 교내 수상실적, 자율동아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정책위원은 “봉사활동은 부모의 인맥과 지역에 따른 격차가 크지만, 지난해 학생부 개편 숙려제 때는 사실상 사문화돼있던 ‘봉사활동 특기사항’만 삭제돼 생색내기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또 “비교과 요소를 대폭 삭제해 부모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학생이 학업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 서열화 해소도 주문했다. 특히 외고·자사고 폐지론의 ‘무풍지대’였던 과학고·영재고 역시 손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과학고·영재고는 초등학생들을 사교육 경쟁으로 내모는 진짜 원인이며, 사교육으로 길러진 영재 때문에 진짜 영재는 과학고·영재고에 입학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진정한 과학영재교육을 위해서는 과학고·영재고의 자체 선발을 없애고 일반고에서 위탁교육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밖에 각 대학의 지역균형선발과 기회균형선발을 확대하고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과 대학 서열해소 등 학벌에 의한 차별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도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과 정시 확대 반대 주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조승래 의원은 “정시를 100%로 확대하자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정시와 수시 비율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면서 “이같은 법안은 대한민국의 대입제도를 1960년대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대해 정치적인 유불리를 따지고 고민하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면서 “집권 여당의 과감한 용기를 촉구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를 주관한 교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발표를 하기 전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국회에 전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서울대 무용론/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서울대 무용론/남시훈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2001년 1월이었다. 눈보라를 헤치면서 논술과 면접을 마치고, 갓 설치된 인터넷으로 서울대 최종 합격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부모님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반지하집에 20년 넘게 살아온 부모님이나, 고등학생으로 입시만 바라보던 나 자신 모두 서울대가 목표였다. 그다음 일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기쁨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서울대에 오기 전에 느끼고 있던 서울대라는 이름이 갖는 위압감은 막상 서울대에 들어오니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졸업 이후의 진로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으며, 다 같은 학부생들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은 아버지의 부유함, 어머니의 인맥에 따라 다르게 기회를 받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명문대생의 좌절과 불만은 여기서 출발한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과 입시만 눈에 보였고 입시 성공의 보상을 과대평가한다. 그러나 들어와 보면 돈과 인맥의 장벽은 대학교 이름값보다 더 높다. 취업도 생각보다 어렵고 내가 입시를 위해 들인 노력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내가 학부생이던 시절에 비해 이러한 어려움이 지금은 더 심해졌을 것이다. 명문대생은 일정한 이득도 누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더 좋은 취업의 결과를 얻는다. 기대보다 낮아도 이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이득은 당연한가. 요즘 상당수의 학생들은 노력해서 얻은 이득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 중 일부는 부모님에게 받은 유전자 덕분이고, 일부는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좋은 환경 덕분이기도 하다. 명문대에 들어와서 얻는 이득 역시 일부는 국가가 지원하는 지원금의 혜택이기도 하다. 정시는 순수한 개인 노력의 결과이고 학종은 부모님의 도움으로 입학하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즉 명문대에 입학하고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것은 능력, 노력, 운, 환경, 사회적 영향이 모두 관련돼 있다. 명문대생의 이득을 모두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일생을 투자하는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본인의 지위와 이득이 다양한 외적 요인에서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의무를 생각하며,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공론을 만들어 내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서울대에서 있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을 반대하는 시위를 생각한다. 이 시위 초반에는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혼재했다. 서울대생들이 학내 문제에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서울대 법대 교수인 조 장관에게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일 수 있었다. 그러나 본인들도 결국 입시 제도의 수혜자라는 점에서 공정성을 주장하려면 스스로 성찰하는 자세가 더 우선돼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이 시위는 비슷하거나 혹은 더 심각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아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서울대 의대 교수에 대해 침묵했다. 또 서울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 및 파업도 함께하지도 못했다. 시위 초반에 젊은이들의 용기를 응원하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수준이다. 최근 대학입시가 이슈가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서울대를 폐지하거나,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학교들과 통합하자는 주장도 있었다. 나는 서울대를 폐지하거나 서울대의 위상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현재 한국에서는 여러 대학교가 철저하게 서열화돼 있고, 이런 가운데 서울대만 없애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서울대가 폐지된다면 다른 명문대가 서울대의 자리를 대체하게 되고,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려면 재학생들이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 서울대생이 본인의 노력을 과대평가하고, 약자는 무시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대의로 포장한다면 무관심과 조롱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 나타나는 선택적 분노는 잘못됐다. 젊은이들이니 틀려도 괜찮고 더 격려해 줘야 한다는 주장은 뒤집어서 말하면 맘껏 떠들어도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무책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철저한 성찰과 비판이다. 그것이 ‘서울대 무용론’을 극복하는 일이다.
  • [박재홍 기자의 교육 생각] 수시든 정시든 금수저는 입시 경쟁서 우위… 공정성 강화 핵심은 ‘교육 개혁’

    ‘조국 사태’ 이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정시 확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학종에 비해 공정하다는 이유다. 합격과 불합격의 이유가 불투명한 학종보다 등급으로 명확히 당락의 이유가 갈리는 수능은 더 공정해 보인다. 하지만 학종이 줄고 정시가 늘어난다고 금수저가 아닌 흙수저들이 명문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질까. 아니다. 입시업체 분석에 따르면 강남구의 수능 국·영·수 1, 2등급 학생 비율은 2005년 12.6%에서 2015년 17.0%로 더 올라갔다. 같은 기간 도봉구의 1, 2등급 학생 비율은 5.9%에서 2.0%로 줄었다. 이렇듯 수능의 강남 쏠림은 계속 심화되고 있다. 학종은 어떨까.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학생을 서울대에 보낸 자율형사립고인 하나고의 서울대 수시(학종) 합격자 수는 2013학년도 43명에서 지난해 52명으로 더 늘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학종에서도 고교 서열화는 과거보다 더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시이건 수시이건 이미 대치동과 목동 등에서 ‘전국구 사교육’을 받으며 대입을 준비한 금수저들의 명문대 진학률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시가 늘어나도 여전히 금수저들은 흙수저들보다 유리한 출발선에서 명문대 합격자 비율을 높일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을 비롯해 정치권에서는 정시 확대론을 키우고 있다. 정시와 수시 비율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당정청 회의 결과에 아랑곳 않고 여야 할 것 없이 정시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수능 중심 정시를 100%까지 확대하자는 고등교육법 개정안까지 내놨다. 사태가 이런데 정작 대입제도 재검토를 지시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무런 말이 없다. 올해 고3이 치르는 대입은 정시가 22.7%, 77.3%가 수시다. 수시 중 학종은 전체의 21.1%, 내신을 중심으로 뽑는 학생부교과전형은 42.4%다. 나머지는 논술 등 기타 전형이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학종과 정시가 올해 전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도 안 되는 43.8%다. 정시 수시 비율은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본질은 학벌 세습을 통한 우리 사회의 계급을 확인한 국민들의 분노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소득 수준이 높은 학생들이 ‘빽’과 사교육의 힘으로 ‘SKY대학’을 독식하고 있다는 인식이 공분을 불러 왔다. 그래서 대입 공정성 강화는 교육개혁으로 풀어야 한다. 흙수저일지라도 재능과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키우고, 대학들이 이들을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는 그 해법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허울뿐인 ‘교육개혁’만 외치지 말고 개혁의 구체적 방향과 대안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정시 확대 빼고 전부 검토… 외고·자사고 폐지 가능성

    與 “시행령 개정으로 일반고 전환” 제안 내년 자사고 재지정 평가 전 추진할 수도 ‘출신학교 차별 금지’ 법안 제정도 나설 듯 ‘조국 사태’ 이후 당정청 논의를 통해 진행 중인 대입 공정성 개선 방안의 범위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여당 내부에서 잇따라 대입 제도 외에 고교 서열화와 사회 불공정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어서다. 당정청 협의를 통해 조만간 제시될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교육·사회 전반에 대한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길지 주목된다. 24일 정치권과 교육계에 따르면 유 부총리는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만나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와 여당은 교육공정성강화 특별위원회(위원장 김태년 의원)를 이번 주 중 출범시키는 한편 공정성 강화 방안의 대체적인 윤곽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국회의원과 외부 전문가 등 위원 명단이 확정되는 대로 출범할 방침이다. 공정성 강화의 구체적 방안은 교육부와 특위를 중심으로 이뤄질 논의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의 일괄적 일반고 전환 가능성과 사회구조적 불공정 개선 방안 등의 포함 여부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공정성 강화 방안에 외고·자사고 일괄 전환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정시·수시 비율 외에 모든 안건이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높였다. 전날 김해영 민주당 의원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외고·자사고의 일괄적 일반고 전환을 제안했다. 같은 날 유 부총리는 시도 부교육감회의 모두발언에서 “학생들이 고교 진학 단계부터 대학 진학, 첫 직장에 입직하는 경로 전체 중 특권계층에 유리한 제도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교육부는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전환”을 고수하며 시행령 개정을 통한 외고·자사고의 일괄적 일반고 전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외고·자사고의 일괄적 일반고 전환이 결정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예정된 각 시도교육청의 외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이전에 시행령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재지정 평가 진행 전에 전환이 이뤄져야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구조적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는 출신학교 차별 금지 관련 내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여당 내 이상민 의원이 지난 7월 ‘고용상 출신학교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 법안은 고용 등에서 출신학교 차별이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대입 공정성 개선 방안과 관련해 “지난 당정청 회의에서 논의된 대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공정 부분이 주요 한 축”이라면서 “그와 함께 사회구조 전반에 걸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른 축으로 투트랙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만 7000여개 유전변이 질환 예측 가능한 3차원 게놈지도 나왔다

    2만 7000여개 유전변이 질환 예측 가능한 3차원 게놈지도 나왔다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게놈의 위치와 형태까지 파악할 수 있는 3차원 지도를 만들어 2만 7000여개에 이르는 유전변이 질환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루드윅 암연구소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공동연구팀은 인체 27개 부위 조직의 3차원 게놈 지도를 해독해 치매, 심혈관 질환 등 2만 7000여 종에 이르는 복합질환 관련 유전변이 기능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다. 과학기술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찾아내려는 시도도 다양해지면서 관련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유전변이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모든 기능을 밝혀내는데는 여전히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여전히 불치병의 영역에 남아있는 이들 질병의 유전적 변이는 DNA가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비전사 지역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기존의 1차원적 DNA 염기서열 분석으로는 질병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핵이라는 3차원 공간 안에 존재하는 게놈들이 공간상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3차원 게놈 구조를 연구한다면 비전사 지역에 존재하는 유전변이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3차원 게놈 구조 연구는 몇 가지 종류의 세포주에만 국한돼 분석돼 있으며 질환과 직접 연관이 있는 각 인체 조직을 표적으로 한 게놈 3차 구조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체 내 27개 조직을 대상으로 게놈 3차원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표적 염색질 3차 구조 포착법’이라는 새로운 실험기법을 활용해 3차원 게놈 지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90만개에 이르는 3차원 게놈 염색질 고리 구조를 찾아내고 이들 중 상당수가 각 인체조직에서 특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던 2만 7000여 개 이상의 질환 연관 유전변이들의 기능을 예측하고 설명해내는데 성공했다. 정인경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복합 질환의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비전사 게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수의 중요 유전변이를 3차원 게놈 구조 해독을 통해 규명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퇴행성 뇌질환을 포함해 다양한 복합 질환의 새로운 메커니즘과 치료 표적 발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선감학원서 ‘굶고, 맞고, 빠져 죽은’ 아이들… 특별법 제정해 달라”

    ‘6일 경기도 경찰국에서는 5일 자정을 기해 도내 전역에서 부랑아 일제단속을 단행해 77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적발된 부랑아 전원은 선감도 선감학원에 수용 조치했다고 한다.’ 1963년 3월 7일 인천의 한 지역 신문에 실린 기사다. 서울시도 1962년 ‘부랑아 없는 서울 거리’를 목표로 집중 단속을 벌여 그해 3000명 넘는 아이들을 고아원 등 전국 보호시설에 분산 수용했다는 기사도 있다. 일부 신문이 과잉 단속을 지적했지만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당시 정부가 눈 하나 깜짝할 리 없었다. 단속 실적에 눈이 먼 경찰과 공무원들은 길거리에서 닥치는 대로 아이들을 붙잡아 갔다. 행색이 남루하거나 집 주소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순식간에 부랑아로 낙인찍혀 영문도 모른 채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 시절 경찰에 붙잡혀 초등학교 시절을 선감학원에서 보냈던 김영배(64) 경기도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대체 누가 부랑아인가”라며 “대부분 부모와 가족이 있었는데 강압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고 말했다.-‘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라고 원망했을 것 같다. “1963년 서울에 사는 큰누나 집에 가는 길에 서울역 앞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그때부터 내 자아는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5년 넘는 세월을 갇혀 지냈다. 선감학원을 나온 뒤로도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저 잊고 살려고 했을 뿐이다.” -외면하려 해도 당시 기억이 또렷하게 남아 있을 것 같은데. “8살 때 붙잡혀 갔다. 아이들을 일렬로 줄 세워 놓으면 제일 앞에 설 정도로 어린아이에 속했다. 잠을 잘 때는 옷을 벗겨 서랍 안에 넣고 자물쇠로 잠갔다. 탈출을 못하게 하려고 그렇게 한 것 같다. 좁은 방에 20명가량의 아이들이 발가벗긴 채로 누워 있는 형상이 꼭 궤짝에 담긴 생선들 같다는 기억이 있다.” -피해 생존자들은 강제 노동과 폭행이 일상이었다고 증언한다. “염전, 농사, 축산, 양잠 등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일일 노동 할당량을 못 채우면 쉴 수조차 없었다. 적어도 3년 동안 저녁때마다 매맞고 시달렸던 것 같다. 그 안에도 서열이 있었다. 아이들 중 힘센 아이들을 ‘사장’, ‘반장’으로 뽑았는데 이 아이들이 기합을 줬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나무껍질, 열매는 물론 곤충, 뱀, 쥐를 잡아먹기도 했다.” -피해자들이 꽤 많을 것 같다. “피해 규모를 알려면 과거 정부 기록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의회가 2016년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지만 조례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로선 선감학원 퇴원연도를 알 수 없는 120명과 1955~1982년 28년간 4571명 등 총 4691명의 원아대장으로 피해 규모를 추정할 뿐이다. 피해 생존자들의 모임에서 출발한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에는 5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형편이 어려워 회비를 못 내는 회원들도 있다.” -한 역사학자는 선감도 비극을 ‘굶어죽고, 맞아죽고, 빠져죽고’ 이렇게 세 단어로 압축했다. “맞는 얘기다. 특히 원아대장에 나오는 퇴원 아동 4691명 중 무단이탈자 833명을 주목해야 한다. 탈출도 아니고 무단이탈이다. 탈출에 성공했다고 할 수도 없고, 죽었다고 할 수도 없다. 땅속에 적어도 300명가량이 묻혔을 것으로 보는데 그래도 500명이란 숫자가 설명이 안 된다. 도망가서 지금 살아 있다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중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른다는 것도 가슴 아프다. 이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망자가 24명뿐이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 -선감도에 묻힌 유해도 발굴해야 할 텐데. “유해 발굴도 순서가 있다. 묘를 파기 전에 우선 누가 죽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사람이 죽었는데 기록이 없다는 걸 믿을 수 없다. 기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유해 발굴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사과를 했나. “올 초 이재명 경기지사를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는데 진상규명을 한 뒤 사과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 말을 듣고는 몸에 병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 그러면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그걸 몰라서 했겠나. 지금으로서는 경기지사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해서 피해 생존자들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 그게 출발이다.” -떨고 계신 것 같다. “선감도 얘기만 하면 그런다. 옛날에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면 가슴이 막 떨린다.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자면서 악몽을 꾼다. 어느 날은 자다가 발길질을 해서 발톱 절반이 깨졌다. 요즘 와서 더 심해졌다. 이게 트라우마라는 걸 이제 알았다. 속으로 ‘괜찮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도 증언을 이어 가는 이유는. “이건 ‘진실 게임’이다. 내가 마음으로 울어야 상대가 그걸 알아준다고 생각한다. 한 달 전에 하던 사업(중장비 임대업)도 관뒀다. 가족회의를 열고 두 가지 일은 못하겠다고 했다. 우리 애들이 ‘아빠,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는데 선감도 일 마무리하시라’고 하더라. 정말 어렵게 사업을 걷었다.” -가족들은 선감도를 언제 알았나. “2014년 처음 선감도 얘기를 꺼냈다. 그전에는 용기가 안 났다. 자랑거리는 아니었으니까. 선감도 생활을 전해들은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애들이 이런 얘기를 했다. ‘아빠는 영웅이야.’ 쑥스러웠다. 가슴에 항상 상처로 남아 있었는데 좋게 얘기해 주니 용기가 나더라.” 김 회장은 인터뷰 도중 손목에 찬 팔찌를 보여 줬다. 둘째 딸이 1년 전에 만든 팔찌라고 했다. 팔찌 가운데에 영어로 ‘영웅’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용기를 내서 증언을 했는데 변화가 있었나. “2017년 11월 국회에 와서 첫 기자회견을 했다. 그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그런데 2년여가 지나도록 한 치의 진전도 없었다. 피해자들이 보호를 받지 못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에 ‘선감학원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정부와 경기도에 특별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생계 및 주거 지원을 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무원들한테 이런 얘기를 한다. 피해 생존자들을 지원해 주면 그들이 죽을 때 그걸 갖고 가냐고. 얼마 안 되는 기간이나마 사람답게 살게끔 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봤자 안정적인 숙소와 쌀이다. 일반인들은 선감도에 들어가 살게 하면서 우리한테는 왜 문을 안 열어 주는지 모르겠다.” -피해 생존자들이 선감도에 다시 돌아가길 원하나. “참 아이러니다. 선감도에 모여 사는 걸 원한다. 당시 함께 갇혀 있던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해 왜 자꾸 선감도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인생에 있어 어린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게 아닐까. 그 시기를 선감도에서 보냈기 때문에 그곳이 고향인 거다. 물론 선감도가 보기 싫어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많다.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기합을 받아도 고통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가 군인 양성을 목적으로 당시 경기 부천군 선감도(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부랑아 수용소다. 해방 이후 1946년 경기도가 인수해 국가의 부랑아 정책에 따라 부랑아 강제수용 시설로 사용하다가 1982년 폐쇄했다. 학원 폐쇄 뒤에도 뒤틀린 삶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인권위가 실시한 피해 생존자 2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기초생활수급자와 월 100만원 이하 소득 생활자가 40%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이하 학력이 82.1%(23명)를 차지한다.
  •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수시와 정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외국의 어떤 제도가 아무리 좋아 보여도 그것을 도입해 시행할 때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같은 과거제도라 해도 중국과 한국에서 서로 다르게 작동했다. 중국의 과거제도가 혈통에 기초한 귀족정치를 붕괴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오히려 귀족적 지배층의 기득권을 굳히는 쪽으로 작동했다. 대간제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대간제도가 황제를 위해 백관을 감찰하는 사정기구로 발전한 데 비해 한국에서는 국왕을 견제하는 간쟁기구로 발전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신생독립국이 미국식 민주주의를 수입했으나, 민주주의 모습은 그 제도를 수입한 나라 개수만큼 다양했다. 이처럼 같은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각 나라의 풍토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켜켜이 쌓인 역사적 경험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식 로스쿨제도를 수입한 법학전문대학원도 같은 예다. 사법시험의 단점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버지가 대법원장일지라도 스스로 사시를 통과해야만 법조계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그런데 로스쿨제도를 도입하면서 법조인의 직업 대물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 중에 법조계 인물이 있는 로스쿨 재학생 비율이 60%를 넘는다는 한때의 통계가 이제는 차라리 자연스러울 지경이다. 한번 법조계에 자리를 잡으면 웬만하면 자기 자식을 법조계에 진입시키는 대물림 현상이 구조화했다. 이것이 바로 같은 로스쿨제도를 시행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서로 다른 민낯이다. 수시전형을 고려한 입학사정관제도도 수입품이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제도는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대학들도 천차만별이며, 명문대들도 각기 건학 이념이 다양하다. 엇비슷한 최고 A급 명문대도 최소 20개가 넘기에 대학 서열화도 강하지 않다. 대학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되 이왕이면 자기 학교의 건학 이념이나 학풍에 부합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사정관제가 강하게 뿌리를 내렸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역사적 경험과 필요의 산물이다. 한국은 1000년 가까이 과거시험에 익숙했고, 20세기에도 국가고시가 곧 출세의 관문이었다. 대학 입시도 시험을 통해 성적순으로 사정했다. 이런 역사공동체에 미국식 사정관제도(수시)를 무리하게 이식할 때 명분은 그럴듯했다. 획일적 교육의 지양, 사교육 문제 완화, 대학 서열화 완화, 입시지옥 완화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내신 성적을 위한 획일적 암기식 교육은 여전하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입시지옥은 여전하고, 대학 서열화는 오히려 더 심해졌다. 예전에는 우수 학생을 서울대가 독식하지 못했다. 한 예로 동일 계열 서울대 최하위권 입학생의 학력고사 성적이 연세대 상위권 입학생의 성적보다 낮은 게 일반적이었다. 그만큼 우수 학생들이 서울대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 퍼졌다. 그런데 미국식 복수 지원제도를 도입한 결과는 어떤가? 서울대와 연세대에 모두 붙는 학생이 적지 않은데, 그럴 경우 거의 100% 서울대로 진학한다. 이런 식으로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숨 막힐 정도의 일렬종대로 서열화했다. 한국의 대학들은 건학 이념이 사실상 없다. 그러니 학풍에도 거의 차이가 없다. 성적에 따른 서열화만 우심하니 대학교 학력 신분이 사회생활을 좌우할 정도로 강고하다. 이런 한국 사회에서 미국식 입학사정관제도(수시전형)는 오히려 불공정의 온상으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대학 스스로 다양성을 갖추지 못했는데, 다양한 재능의 학생을 서류심사로 뽑겠다는 발상부터 설득력이 떨어진다. 조선의 위정자들이 바보라서 과거제(정시)를 끝까지 고수한 게 아니다. 천거제(수시)의 폐단과 불공정성이 전자보다 더 심한 점을 잘 알고 있었다.
  • [사설] 계속고용제, ‘청년 일자리’ 뺏는 식은 안 돼야

    정부가 3년 뒤인 오는 2022년부터 계속고용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업에 소속 근로자의 정년 이후에도 고용 연장 의무를 부과하되 그 방식은 재고용이나 정년 연장, 정년 폐지 가운데 선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된 이후 불과 3년 만에 사실상 재연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 복지지출의 기하급수적 증가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신생아 수)은 0.9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 밑으로 추락했다. 반면 고령화 속도는 더 빨라져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전환했고, 2020년부터는 노동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초연금 등 복지 분야 법정지출은 올해 106조원에서 2023년 150조원, 2050년에는 350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취지가 좋아도 이를 현실에 적용하려면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양질의 일자리’인 대기업에 계속고용제가 도입되면 청년들의 ‘취업 절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조의 입김이 센 일부 대기업에서는 ‘종신 고용’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60세 정년 의무화 당시에도 임금피크제 등 보완책을 내놓았으나 청년 취업난을 가중시킨 뼈아픈 경험도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21.5%에 불과했지만, 청년 일자리에 미친 악영향은 훨씬 컸다. 일자리를 놓고 부모와 자식 세대 간 ‘제2차 갈등’이 시작돼 ‘586세대가 일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세대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 또 계속고용제는 노동시장 및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돼야 한다. 노동 경직성이 완화되고 연공서열식 호봉제는 개선해야 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원 300명 미만 중소기업 526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6.9%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사실은 ‘양질의 일자리’에만 몰리는 노동시장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정부의 고령자고용지원금이나 계속고용장려금 지원 대상을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 제한하고, 대기업에는 계속고용제와 청년 고용을 연계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노인 연령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는데, 이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 및 수급 시기 등과 맞물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사회적으로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 김대희 “안영미, 순수하던 데뷔 초창기 모습 잃었다..공포 느껴”

    김대희 “안영미, 순수하던 데뷔 초창기 모습 잃었다..공포 느껴”

    개그맨 김대희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안영미가 변했다고 폭로한다. 그는 안영미의 인사에 공포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은 것. 이와 함께 그는 눈썹만으로 시선을 강탈하며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18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는 임창정, 승국이, 김대희, 김지민이 출연하는 ‘갑을 전쟁’ 특집으로 꾸며진다. 김대희가 안영미에 대해 폭로한다. 안영미가 순수하던 데뷔 초창기의 모습을 잃었다는 것. 그는 안영미의 인사를 받고 “당황보다 공포를 느꼈다”라고 고백해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런가 하면 김대희는 김국진과 친척 관계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지며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 이어 그는 뜻밖의 삼촌을 공개해 모두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김대희는 김지민 때문에 사훈을 바꾸려고 했다고 털어놓는다. 두 사람은 같은 소속사에 몸 담고 있는 바. 당시 대표였던 그는 김지민이 날린 명언(?)에 감동해 사훈을 바꾸려고 한 것. 그러나 이내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밝혀 궁금증을 더한다. 등장부터 눈썹으로 시선을 강탈한 김대희는 새로운 유행어를 공개해 관심을 모은다. 모두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잠시, 결국 단체로 유행어 중독에 빠졌다는 후문. 또한 그는 ‘기인 열전’을 방불케 하는 특이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고. 김대희는 아내와 막내딸의 충격적인 대화를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과연 무슨 대화를 들은 것인지 궁금증이 커지는 가운데 그는 가족 내 서열 꼴찌라고 고백하며 짠내를 유발할 예정이다. 김대희가 안영미의 인사를 받고 공포감을 느낀 이유는 오늘(18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학종, 금수저 전형 벗어났지만 신뢰도 낮아… 과학적 평가 기준 필요”

    “학종, 금수저 전형 벗어났지만 신뢰도 낮아… 과학적 평가 기준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논란 이후 대학입시 제도와 고교 서열화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강조하면서 대입이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그중 학생부종합전형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시· 수시 비율 조정이 아닌 학종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급하면서 대입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교육부의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벌어진 ‘정시vs 수시’ 논쟁 이후 1년 만이다. 조 장관 딸 논란으로 다시 단두대에 오른 학종을 교육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공교육과 사교육, 학부모 입장을 대변할 세 사람을 지난 11일 서울신문 편집국에 모아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임병욱 인창고 교장, 박은진 전국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대표,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가 각각의 입장에서 바라본 학종의 현실과 개선 방향을 놓고 여러 의견을 쏟아냈다.임 교장과 박 대표는 학종에 대체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 신뢰도가 낮다는 점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임 대표는 사교육계 입장에서 학종의 장점과 한계를 분석했다. 서울의 사립고교인 인창고는 올해 졸업한 학생 85%가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을 만큼 다양성을 중심으로 한 진로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대표는 3년 전 자녀가 대입을 치른 학부모이기도 하다.-현재 학종에 대한 신뢰도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임병욱 “낮다. 대학마다 전형 용어부터 평가 기준이 다 다르고, 평가도 대학 내부적으로 이뤄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 신뢰도를 얻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박은진 “정시 확대에 부정적인 학부모들도 학종의 신뢰도가 낮다는 데는 동의한다. 대학이 학생을 (학종으로) 뽑아도 어떤 기준으로 선발됐는지 모르니 신뢰도가 낮은 것 같다.” 임성호 “(학종으로 대학 진학 가능성이 높은) 내신 2등급 아이들에게는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신뢰도가 낮다. 서울 시내 상위 10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외에 나머지 학생들에게 학종은 ‘나와 상관 없는 전형’ 이다.” -학종은 ‘금수저 전형’인가. 임병욱 “입학사정관제로 시행되던 2007~2010년대 초반까지는 합격 여부에 부모의 영향력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에 부모 신분을 쓸 수 없고 지난해부터 면접관이 학생의 배경을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면접이 시행되는 지금은 금수저 전형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박은진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면 정시는 다이아몬드수저 전형이다. 사회 계급에 따른 학력 편차는 수능이 더 심각하다. 학종의 신뢰도는 문제이지만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을 뽑아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 임성호 “학종 초기에 비해 나아진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지금도 고1 1학기를 마친 학생들은 학생부 컨설팅을 위해, 고3 1학기를 마친 학생들은 학생부를 어떻게 수정할지 묻기 위해 학원을 찾는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가 학생부 작성에 개입할 여지가 있고, 실제 조력을 받는다는 것이 학종의 공정성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본다.” -학종의 평가 과정이 얼마나 불투명하다고 보는지. 임병욱 “2012~2014년 대학에서 입학사정관들과 학종 서류평가를 맡은 적이 있다. 다양한 평가자들이 서로의 평가를 보지 못하고 최종 평가 결과를 취합해 보면 평가자 150여명의 학생별 평가가 거의 일치한다. 대학들의 평가 기준이 그만큼 구체적이고 정확하다. 학종에 대한 대학들의 평가는 생각보다 더 공정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종의 공정성에 대해 신뢰도를 더 가져도 된다.” 박은진 “학교에서도 교사 간 크로스 체크를 하며 학생부의 공정성을 높인다. 불투명한 부분도 있겠지만 평가 시스템은 대체로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임성호 “학종 평가 시스템이 공정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대학에서 떨어진 학생에게 왜 떨어졌는지, 합격생은 어떤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현재 내신 등급을 올리기 위해 전학 가는 학생은 있어도 학종 진학을 목표로 전학하는 학생은 없다는 것이 학종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를 말해 준다.” -일부 학교에서 성적이 좋은 특정 학생들에게 ‘몰아주기’를 한다는 논란도 있는데 임병욱 “정말 일부 학교의 이야기다. 요즘 그런 식으로 특정 학생에게 상을 몰아주면 민원 등으로 바로 문제가 된다. 모든 교내 경시 대회는 시험 범위가 다 예고되고 공정하게 이뤄진다. 일부 한두 학교의 부정이 전체 사례처럼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박은진 “학종이 없던 과거에도 각 학교에서 상위권 아이들 모아 특별 수업을 하거나 특별 학습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등 ‘밀어주기’는 언제나 있어 왔다. 학종이라서 밀어주기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임성호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몇 명을 보냈는지로 경쟁하는 상황이 밀어주기가 없어도 있다고 믿게 만드는 것 같다.” 임병욱 “매년 (인창고) 교내 밴드 경연대회가 있는데 1~5등급 아이들이 뭉친 밴드에서 5등급 아이가 1등급 아이에게 악기를 가르쳐 우승을 했다. 요즘에는 밀어주기가 아니라 이런 협력 수상 사례가 오히려 학종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종이 더 공정해지고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을까. 임병욱 “대부분 무기 계약직인 입학사정관들의 신분을 국가 정책을 통해 안정적으로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평가가 더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신뢰도 쌓인다.” 박은진 “학종에서 떨어지면 대학이 그 이유를 학생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실제 합격한 학생들의 사례도 보여 주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학종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임성호 “평가 결과에 대한 이유를 공개하면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학종 취지인 학교 생활에 충실한 잠재력 있는 인재 선발을 이루려면 대학에 완전한 학생 선발 자율권을 줘야 한다.” -학종의 공정성 강화가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고교 서열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지. 임병욱 “전국 상위 0.01% 학생들이 모이는 전국 단위 자사고에서 서울대에 많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학종이 공정해져도 이미 서열화된 고교 순위를 극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임성호 “학종의 공정성과 고교 서열화는 별개다. 학종은 2007년 입학사정관제로 도입된 이후 계속 공정성이 강화돼 왔다. 하지만 서울대 합격생 자료를 보면 상위 학교들의 합격생 수가 더 많아지는 등 오히려 고교 서열화는 더 공고해졌다. 현재처럼 학종에서 금지 사항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고교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본다.” 박은진 “저는 생각이 다르다. 학종이 취지에 맞게 안착된다면 서열이 낮은 학교의 학생들도 명문대 입학률이 높아져 고교 서열화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비중이 30%로 늘어난다. 적정한 정시 비율은 얼마로 보는지. 임병욱 “정시 비중은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30%는 많다고 본다.” 박은진 “임 선생님 의견에 동의한다. 정시가 확대되면 공교육은 붕괴된다.” 임성호 “현재 학종 논란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업계에서 보면 실제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 1학년 때 학종을 준비하던 아이들도 내신 등급이 내려가면 학종을 포기하고 정시에 매달린다. 정시나 수시, 학종 비율은 사회 논의로 결정할게 아니라 실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각 전형을 준비하는지 등을 조사해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시 30% 비율은 준비하는 학생에 비해 적다고 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자 ‘일반고 중복 지원’ 합법화

    그동안 임시로 허용됐던 자율형사립고와 외고·국제고 지원자의 ‘일반고 중복 지원’이 완전히 합법화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를 위해 교육부가 추진했던 중복 지원 금지가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정부는 17일 이낙연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자의 일반고 중복 지원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포함한 법률안 2건, 대통령령안 13건 등을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4월 자사고 지원자의 일반고 이중지원을 금지한 고교 신입생 선발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마련됐다. 앞서 교육부는 자사고 등이 우수 학생을 선점해 고교 서열화를 심화한다며 2017년 12월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자사고 등이 지난해 2월 “이 시행령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어 지난해 6월 헌재는 이중지원 금지에 대한 가처분을 인용했고, 올 4월에 최종 위헌 결정을 내렸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인력난’ 日기업, 신입사원에 지갑 열고 부장님엔 닫는다

    전자·제약·건설 등 불황 속 인건비 상승 전체 평균 연봉 감소… 기존 사원에 ‘불똥’ 최고 20% 등 능력별 차등 인센티브도 “연공서열형 임금제도 붕괴 가속화 조짐”일본 기업의 취업 문호가 확 넓어졌지만 한국 청년들이 별로 내켜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대보다 너무 낮은 급여 수준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일본 기업의 월평균 초임은 대졸 신입 20만 6700엔(약 229만원), 고졸 신입 16만 5100엔(약 183만원)이었다. 교통비·주거비 등에서 한국 기업보다 지원이 많다고는 해도 당장 액면 월급이 우리 돈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면 선뜻 일본행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만성화된 인재 부족 현상 타개를 위해 최근 일본 기업들 사이에 신입사원 초임 인상 바람이 거세다. 청년층, 디지털 특화형 인재들을 다른 회사보다 한발 앞서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압력을 받게 되는 법. 신입사원 급여 인상은 중장년층 사원들의 시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손 부족 현상이 일본의 오랜 연공서열 임금체계에 커다란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업들의 초임 인상으로 전자, 제약 등 업황이 좋지 않은 업종을 중심으로 중장년 고참사원들의 상대적 불이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초임 인상이 두드러지는 업종은 인력난이 특히 심각한 건설업계다. 일본의 5대 건설사인 다이세이건설은 지난해 4월 대졸 초임 월급을 1만엔 올린 24만엔으로 조정했다. 올 4월에는 가시마 등 다른 대형 건설업체들도 대졸 초임을 24만엔으로 맞췄다. 유니클로를 만드는 패스트리테일링은 내년 봄 대졸 초임을 지금보다 20% 정도 높은 25만 5000엔으로 올릴 예정이다. 초임 인상에 그치지 않고 신입사원 급여를 능력에 따라 차등화해 인센티브로 연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소니는 인공지능(AI) 등에서 높은 능력을 갖춘 인재의 급여를 올해부터 연간 최대 20% 더 높게 책정했다. 최근 경영 여건이 나빠진 전자업계의 경우 초봉은 가파르게 오르지만 전체 평균 연봉은 감소세에 있다. 그 타격은 고스란히 기존 사원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근로 방식 개혁으로 잔업이 줄면서 짭짤했던 초과근무 수당도 감소했다. 한 전자회사의 50대 직원은 “10년 전 50대보다 지금 50대의 급여가 더 적은 것은 솔직히 억울하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초임 인상은 기업의 전체 인건비 예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일손 부족 해소와 디지털 인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느 한쪽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데, 결국 중장년의 주름살이 깊어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초임 상승 폭을 공표하는 기업은 많지만, 중장년의 임금을 어느 정도로 억제하고 있는지 밝히는 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후생노동성 통계를 보면 전체 얼개를 알 수 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40~44세 남성의 평균 연봉은 2008년 797만엔에서 2018년 726만엔으로 10년 새 71만엔(8.9%)이 줄었다. 45~49세도 같은 기간 약 50만엔이 감소했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의 연령대인 20~24세와 25~29세는 같은 기간 각각 15만엔과 17만엔씩 연봉이 늘었다. 급여가 연령이나 근속연수에 비례했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결과다. 야시로 나오히로 쇼와여대 교수는 “인력 부족 및 외국 기업과의 인재 쟁탈전 등으로 젊은층의 급여가 높아지면서 임금 상승 커브가 완만하게 변했다”며 “중장년층은 겨울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으로 기업 수익의 확대 기조가 정체될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임금에 충당할 재원이 부족해져 연공서열형 임금제도의 붕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기초학력 진단평가, 학습 부진 예방할까

    서울교육청의 ‘초3·중1 기초학력 진단평가’ 방침에 교육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계획에 일부 반발의 기류도 있어 제도의 안착까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결과는 학부모들에게 통지되며 기초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단위학교 안에서 보정지도를 받거나 서울학습도움센터 등의 지원을 받는다. 학교별로 평가 결과가 공개돼 서열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단 도구는 학교별로 자율 선택할 수 있으며 학교별 진단 결과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김홍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정책실장은 최근 칼럼을 통해 “학교에서는 수업과 관찰, 상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진단하고 있다”면서 “진단을 통해 선별한 학생들을 별도로 지도하는 데 따른 낙인 효과 때문에 참여도가 떨어져 학습 부진이 개선되지 않는 게 현실인데도 교육청은 진단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초학력 부진은 진단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는 데에 한계가 있어서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전국평등교육학부모회도 성명서를 통해 “뒤떨어지는 아이가 없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각되는 정책”이라면서 “사교육 시장만 뜨거워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사가 지원 대상 학생을 누락시킬 가능성은 낮다”면서 “학교별로 이미 하고 있는 진단을 교육청이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교육부 역시 지난 3월 기초학력 진단평가 의무화 방안을 발표했다가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년 초 진단평가를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제정을 추진 중인 ‘기초학력보장법’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지필시험인 진단평가가 개별 학생의 복합적인 학습 부진 원인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는 학년별 문제은행 형식의 ‘기초학력 진단 보정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시스템 활용률은 60%선에 그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년별로 제공된 문제를 푸는 시스템은 6학년인데 3학년 수준에 머무르는 아이 등 개별 학생들의 제각각인 수준을 명확히 진단하지 못한다”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문제풀이보다 수업 시간에 관찰해 수준을 파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학년 초에 상담과 관찰, 쪽지시험 등을 통해 학생 수준을 진단하고 있는데 별도의 시험을 의무화하는 게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평가 결과를 통지하고 보충수업을 시킬 경우 자녀가 ‘부진아’로 낙인찍힐 것을 두려워한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지원을 거부할 경우 학교로서는 대책이 없다. 학년 초 진단평가를 법제화하면 초등 저학년들까지 사교육에 내몰릴 공산도 크다. 기초학력보장법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학교가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학부모에게 통지할 것을 의무화하는 조항이 검토됐지만, 이 같은 부작용을 감안해 “학교장이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매듭지어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들이 학년 초에 이뤄지는 진단 활동을 강화하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학력 진단평가의 실시 여부가 사실상 각 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진 상황에서 시도교육청들은 저마다의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분주하다. 전북교육청은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평가 대신 수업을 통해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교육청은 각 학교들이 ‘1수업 2교사제’ ‘한글책임교육‘ 등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 반드시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진단보다 처방’에 주력하며 학교와 교사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지원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희정 서울 정릉초등학교 교사는 “복지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초학력 지원보다 생활을 돌보는 것”이라면서 “학생의 생활을 돌보는 것과 기초학력울 돌보는 것을 분리해서 접근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은 “기초학력 지원을 담당하는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행정업무와 수업시수의 부담을 줄여 교사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모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학교장의 권한으로 학생에게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교육청이 꺼내든 ‘초3·중1 기초학력 진단평가’ 카드가 타 시도교육청에 미칠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은 “진단평가의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내년 초까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가씨 대신 ○○씨로? 성차별적 가족 호칭, 혼자 바꾼다고 되나요”

    “아가씨 대신 ○○씨로? 성차별적 가족 호칭, 혼자 바꾼다고 되나요”

    도련님·처남 등 대신 이름 부르기어른들 설득·관습 깨기 어려워“현실 반영 못해…장년 교육도 필요”경기도에 사는 이모(35)씨는 추석에 만난 남편의 여동생에게 ‘아가씨’ 대신 ‘언니’ 라는 호칭을 시도했다. 남편의 여동생이기는 하지만 자신보다 4살이나 많은 기혼자인데 평소 ‘아가씨’ 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다시 ‘아가씨’ 라는 호칭으로 돌아갔다. 이씨는 “시부모님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그냥 부르던대로 부르자고 하셨다”면서 “아직은 시댁·친정 구분 없이 호칭을 통일하거나 이름을 부르는 게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8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가족 내 호칭 개선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기존 호칭이 성차별적이라는 인식은 차츰 확산되고 있다. ‘시댁-처가’를 ‘시댁-처가댁’ 혹은 ‘시가-처가’로 맞추고, ‘도련님·아가씨·처남·처제’ 등 배우자의 손아래 동기는 ‘이름+씨’나 ‘동생’으로 부르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기혼 남성과 여성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이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한다. 여성 차별적 용어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현실에서는 어르신들 눈치가 보여 관습을 깰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모(38)씨는 “남편은 처남을, 나는 도련님을 똑같이 이름으로 부른다면 평등하겠지만, 어른들 앞에 나서서 바꾸자고 설득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수십년 써 온 명칭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것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호칭을 적극적으로 바꿔 쓰지는 못해도 “호칭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매우 높다. 2017년 국립국어원이 10~60대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실태 조사’에 따르면 호칭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86.3% 였다. 유모(34)씨는 “배우자의 서열에 따라 자신의 호칭이 정해진다는 것 자체가 ‘나’를 지우는 것”이라면서 “회사에서 차츰 ‘이름+님’ ‘이름+씨’로 부르듯이, 처음에는 민망해도 나중에는 괜찮아질 것 같다”고 했다. 성평등 호칭이 정착되려면 중·장년과 노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대외협력본부장은 “며느리를 ‘아가’로 부르는 등 기존 표현은 현재의 가족관계를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듣는 사람의 격을 인정해주지 않는 표현도 많다”면서 “대중매체 등 공론장에서도 이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인 평생교육 등을 활용해 시대 변화에 따라갈 수 있는 교육을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자사고 내년 신입생 모집 일정 예정대로…신입생 모집 험난할듯

    자사고 내년 신입생 모집 일정 예정대로…신입생 모집 험난할듯

    서울 자사고들 20일 공동입학설명회 개최자사고 지위 유지했지만 지원율 떨어질 듯2020학년도 고입 일정은 예정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서열화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자율형사립고들은 내년 신입생 모집을 위한 일정에 들어간다. 특히 가장 많은 8곳의 지정취소가 결정된 서울의 자사고들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에 따라 자사고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년 신입생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 드라이브와 지정취소 결정에 따른 불안감 등이 겹쳐 신입생 모집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자사고들은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 주최로 오는 20일 오후 2시 혜화동 동성고 대강당에서 ‘2020 고교선택 자사고 정답’이라는 공동입학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학생부종합전형과 자사고(안재헌 중앙고 교사), 대입제도의 변화 및 2023 대입의 특징(이정형 배재고 교사), 중학생을 위한 고교 선택전략·서울 자사고 설명(안광복 중동고 교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교육청이 자사고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어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고, 2020학년도 고입전형에서 자사고와 외고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녀를 좋은 교육 프로그램과 우수한 학습 분위기에서 공부시키겠다는 소신으로 자사고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대입 수시 비율이 계속 확대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법원이 자사고들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지위는 유지하게 됐지만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최종 자사고 지정취소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이에 대한 불안감으로 자사고 지원율은 전년 대비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교육계 시각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중학생 학부모 45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정 취소된 자사고(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화여대부고·한대부고)들은 지난해 8월 10.3%에서 올해 3.1%로 선호도가 3분의 1로 떨어졌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11일 서울 전체 자사고 21곳의 내년 신입생 입학전형 요강을 승인·확정해 자사고들의 신입생 모집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지정취소된 자사고 중 7곳은 “추가모집 기간을 내년 1월이 아닌 자사고 탈락생의 일반고 임의배정 전으로 해달라”면서 추가모집 계획을 미제출했었지만 서울교육청의 반려 후 자사고들이 추가모집 계획을 제출해 요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자사고와 외고·국제고 등은 일반고와 함께 후기고로 묶여 오는 12월 9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해 외고·국제고는 12월 27일, 자사고는 내년 1월 3일, 일반고는 내년 1월 9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 개혁’ 천명한 정부에 ‘대학 서열화’ 해소 요구 커져 … ‘국공립대 네트워크’ 주목

    ‘교육 개혁’ 천명한 정부에 ‘대학 서열화’ 해소 요구 커져 … ‘국공립대 네트워크’ 주목

    정부가 ‘교육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고교 서열화와 대입 공정성 논란의 근본 원인인 ‘대학 서열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대선에서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어서 공약 이행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어떤 대학 간판을 따느냐에 따라 취업 시장에서의 유불리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소위 명문대 입시의 공정성 요구는 입시를 어떻게 바꿔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모의 직업과 경제력, 사회적 지위에 따라 교육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어떤 입시제도를 도입해도 공평한 기회로 작용하거나 결과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 국장은 “입시에서 변별력을 요구하고 점수 위주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근본 원인인 대학 서열 체제와 채용시장의 불공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시급히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 역시 성명서를 통해 “‘출신대학 차별금지법’ 등을 통해 학벌 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지난 대선에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공약으로 내걸어 대학 서열화 해소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공약은 전국의 국공립대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공동 운영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기능·분야별로 특화하고, 경쟁력을 상향 평준화해 수도권 주요 대학 위주의 대학 서열화를 완화한다는 구상이었다. 이같은 구상은 국공립대들이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학위도 공동으로 수여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정부 출범 뒤 추진된 국공립대 네트워크는 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 운영과 교원 교류, 실험실습기자재 공유, 공동 교육혁신센터 구축·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정부의 국공립대 네트워크 정책에는 입학전형을 통합하고 공동학위를 수여하는 내용이 없이 공동 교육과정에 국한됐다”면서 “대학 서열 완화보다 대학 안팎의 교류 협력을 유도하는 재정지원사업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정권 초 국공립대 네트워크 구상이 ‘서울대 폐지론’으로 비화되며 동력을 얻지 못한 탓이다. 송 정책위원은 “문 대통령의 교육 개혁 주문으로 국공립대 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있겠지만 정부의 사업은 이와 거리가 멀다”면서 “대학 서열화 해소를 위해 정책의 궤도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일반고 강화 위한 ‘고교학점제’ 도입 탄력 받는다

    정규 교과 위주 재편 위해 수업 혁신 필요 절대평가도입, 자사고 폐지 갈등 커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서열화’와 ‘대입 불공정’을 하나로 묶어 교육 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정부의 일반고 강화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이는 구상이 서열화된 고교체제 개편과 맞물릴 수밖에 없어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를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고교 서열화와 대입 제도의 불공정을 동시에 해소하는 것은 ‘고교학점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일반고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변화하는 일반고의 교육을 뒷받침하는 대입 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교육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종의 비교과 요소를 대폭 줄이고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재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정규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기록하려면 고교학점제를 통한 수업의 혁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교학점제가 실현되려면 고교 내신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도입돼야 하는데, 고교 서열을 없애 모든 학교의 내신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다는 조건에서 가능하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상위 학생들을 ‘입도선매’하는 현실에서 특목고와 자사고의 벽을 허물지 않으면 일반고의 상향 평준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2025년 이전까지 특목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현실적인 로드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존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내년에 고교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고 신입생 모집에 나선 데 이어 내년 재지정 평가를 받는 학교들이 지정 취소가 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당국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에서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명무실해지도록 대입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 등 수시를 확대하면 특목고·자사고 중에서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한 학교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금처럼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지정 취소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키우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文 ‘교육 개혁’에 힘 얻는 ‘일반고 강화’ … 특목고·자사고 폐지 갈등 극심해질 듯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서열화’와 ‘대입 불공정’을 하나로 묶어 교육 개혁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정부가 고교체제 개편과 대입제도 개편을 어떻게 추진해나갈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부분적인 손질을 넘어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 진학이 명문대 입학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허무는 대대적인 교육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특목고·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서는 고교 서열화와 대입제도의 불공정을 동시에 해소하는 열쇠는 ‘고교학점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일반고의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변화하는 일반고의 교육을 뒷받침하는 대입제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학종의 비교과 요소를 대폭 줄이고 정규 교과과정 위주로 재편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가운데, 정규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기록하려면 고교학점제를 통한 수업의 혁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서열화된 고교체제의 개편은 일반고의 교육력 강화라는 밑그림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특목고와 자사고가 상위 학생들을 ‘입도선매’해 일반고를 황폐화시키는 현실에서 특목고와 자사고의 벽을 허물지 않으면 일반고의 상향평준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를 가능하게 하는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역시 서열화된 고교체제 아래서는 도입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크다. 교육부는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거친 내년 하반기부터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특목고와 자사고의 존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을 삭제하거나, 특목고·자사고의 지정 취소 권한을 시도교육감에 완전히 이양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내년에는 고교체제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자사고들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데 이어 내년 지정 취소되는 학교들도 같은 방식으로 교육당국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에서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유명무실해지도록 대입제도를 손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특목고·자사고가 강세를 보이는 수능의 영향력을 낮추고 학종 등 수시전형을 확대해 특목고·자사고가 대입에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면 이들 학교의 자발적인 일반고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장은 “학종 등 수시를 확대하면 특목고·자사고 중에서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한 학교는 살아남을 것이고, 지금처럼 수능에 집중하는 학교는 학생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정부의 지정 취소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키우기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체제 변화를 유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교 서열화와 대입제도의 불공정 해소는 대학 서열화의 개선과 맞물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고교 서열 뿐 아니라 대학의 서열도 해소돼야 한다”면서 “학력과 학벌의 기득권 해체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입시제도 자꾸 바꾸지 말아야

    [박철현의 이방사회] 입시제도 자꾸 바꾸지 말아야

    큰딸은 지금 도쿄의 공립중학교 2년생이다. 부모들이 벌벌 떤다는 중2라고 해서 겁을 먹었는데 실제 그 시기를 지내 보니 별 게 없다. 그는 소프트볼부 주장과 학교 학생회장을 하고 있다. 일본 중학교의 학생회장은 중2 가을부터 중3 여름까지 한다. 그 이후엔 고입 수험공부에 매진한다. 서클 활동도 하계대회가 끝나면 중3들은 은퇴한다. 역시 입시 때문이다. 몇 개월 전 아이가 책을 한 권 사왔다. 2019년 고교수험안내다. 혼자 식탁에 앉아 골똘히 책장을 넘기더니 “아빠, 난 고가네이기타고등학교 갈까 봐”라고 말한다. “그래? 좋은 학교니?”라고 물어보니 “응. 서쪽 지역에서는 위에서 다섯 번째. 편차치는 64로 나와”라고 답한다. 그러자 주방에 있던 아내가 “야, 니가 무슨 고가네이기타냐? 공부를 안 하는데. 이대로 가다간 내가 나온 고다이라고등학교 정도밖에 못 가”라고 일침을 놓는다. 편차치를 보니 고다이라는 53, 즉 중위권이다. 두 가지 점에서 놀랐다. 먼저 모든 고등학교가 공립, 사립 가리지 않고 서열이 나뉘어져 있고 그것을 당연한 듯이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뿐만 아니라 인터넷 웹사이트 ‘민나노 고교정보’에 가면 전국 1만여개 고교 서열이 매년 경신된다. 참고로 고가네이기타는 이 사이트에서 전국 758위, 도쿄도 내에서는 634개 학교 중에서 90위로 나온다. 두 번째는 아내가 고등학교 입시시험을 치렀던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교입시제도가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내친김에 찾아 보니 대학입시제도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지금 현재 통용되는, 이른바 ‘대학입시센터시험’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실시돼 왔다. 센터시험 점수를 토대로 각 대학에 지원하고 도쿄대학 등 유명 대학은 2차 시험(본고사)를 치른다. 이 전통은 30년간이나 이어져 오고 있다가 2021년부터 대학입학공통테스트시험이라는 이름으로 바뀔 전망이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목 수가 차이 나고 주관식 필기가 도입된 것을 제외하면 시험 형태 및 그 방식은 기존 센터시험과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러한 개정 논의를 2013년부터 장장 7년간 했다. 물론 일본의 학교교육을 보면 엘리트를 위한 초중고대학 혹은 중고대학 일관교 제도도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 와세다실업학교가 있는데, 이 학교가 초중고대학 일관교의 전형적 예다. 와세다실업초등학교에만 들어가면 일본의 명문대라 불리는 와세다대학까지 바로 들어간다. 100% 추천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비스에 있는 게이오기주쿠요치샤도 마찬가지다. 여기도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와세다와 쌍벽을 이루는 사립 명문 게이오대학까지 무난하게 진학할 수 있다. 이해 가지 않는 불평등한 교육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금수저’들을 대놓고 용인한다. 반면 이러한 상위 1%를 제외한다면 99%는 평등한 환경에서 실력을 겨룬다. 고교ㆍ대학 입시제도가 거의 바뀌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얻는 정보는 거의 동일하다. 큰딸처럼 이런 책을 사봐도 되고, 인터넷만 접속해도 공개 페이지를 통해 수험 정보나 학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원을 한 번도 다니지 않았다는 지방 학생이 도쿄대, 교토대 등 일본 최고의 명문대에 입학한 사례를 빈번하게 확인할 수 있다. 수험생 자신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머리가 똑똑하다면 충분히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는 당연하고 기본적인 원리가 일본에서는 실현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얼마 전 대학입시제도의 전반적 개선을 지시했다고 한다. 어떻게 바뀌어도 상관없는데, 다만 이번에 바꾸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놔두면 어떨까 한다. 제도가 바뀌면 그 바뀐 정보를 손쉽게 체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서 사회적 자본의 강자과 그렇지 않은 부류가 확연히 갈린다. 하지만 바뀌지 않은 채 계속 간다면 적어도 정보에 관해서는 언젠가 평등해질 것이다. 큰딸한테 다시 “너, 그 고등학교 들어갈 수 있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귓속말로 “공부 안 해도 돼. 나 학생회장이잖아. 후훗”이라고 답한다. 추천입학 정보를 스스로 파악한 네가 엄마나 나보다 훨씬 낫구나. 힘내라.
  • ‘특권 입시’에 분노한 민심 돌려라… 曺 임명하며 “교육 개혁”

    낙제 가까운 교육정책 막바지 실천 의지 “정치난국 타개 수단돼선 안 된다”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교육개혁’을 재차 강조한 것은 임기 반환점을 돈 정부가 그간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던 교육 정책에 막바지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조 장관 딸의 입시비리 의혹이 터져 교육 불평등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지금처럼 교육개혁을 방치했다가는 민심 이반이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서열화된 고교 단계에서 형성된 교육 특권이 대입 결과로 이어지는 등 불공정과 특권적 요소를 바로잡아 달라는 국민의 요구에 공감한다”면서 “기회의 공정을 뒷받침할 개혁안을 신속히 마련하고 교육 관련 단체와의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공영형 사립대 도입 등의 국정과제를 제시했지만, 아직 하나도 실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목고·자사고 폐지는 시도교육감의 재지정 평가로 책임을 떠넘겼으면서도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는 교육부가 무효화시키는 이중성을 보였다. 지정 취소된 자사고들도 가처분 신청을 통해 지위를 유지하게 돼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고교 서열화가 해소되지 않은 데다 정시 비율을 확대하면서 고교학점제도 당초 계획보다 3년이나 미뤄졌다. 고등교육의 공공성 강화와 대학 서열화 해소의 기반이 될 공영형 사립대 추진은 정책연구 단계에서 답보 상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구본창 정책국장은 “대입 공정성 강화와 학종 개선은 특목고·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강화와 맞물리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국정과제로 제시했던 교육개혁 정책들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대통령 메시지를 분석했다. 특히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고교체제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내년 외고와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를 거친 뒤 하반기부터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고·자사고의 존립 근거가 되는 조항을 삭제하거나 시도교육감에게 재지정 권한을 완전히 이양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는 학생부에서 자기소개서와 봉사활동 등 이른바 ‘금수저 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교육부가 올해 하반기 중점 추진 중인 ‘사학 혁신’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대통령이 강조한 ‘교육개혁’이 정부가 처한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대통령의 메시지에 교육부가 즉각 입장을 내놓은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교육개혁 과정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을 밝혀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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