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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지능 단백질 모델링, 나노백신…바이오 10대 미래 유망기술에 뭐 있나

    인공지능 단백질 모델링, 나노백신…바이오 10대 미래 유망기술에 뭐 있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축산업 대체 기술과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의 신속개발 기술 등이 가까운 미래에 선보일 유명 바이오기술로 선정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1년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발굴해 23일 발표했다. 연구센터는 기초·생명과학 및 공통기반기술(플랫폼 바이오), 보건의료(레드 바이오), 농림수축산·식품(그린 바이오), 산업공정 및 환경·해양(화이트 바이오) 4개 분야 10대 유망기술을 선정했다. 특히 올해 발표된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에는 포스트 팬데믹 관련 기술이 5개나 선정돼 과학기술 분야에서 코로나19가 미친 영향력이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실제로 평균 10~15년 이상 소요되던 백신 개발 기간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10~18개월로 단축되면서 백신 개발의 새역사가 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보여준 백신 개발 속도는 병원체 유전체의 빠른 서열 분석,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을 통한 구조분석, mRNA, DNA, 바이러스벡터 등 다양한 백신 플랫폼 기술이 결합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다. 우선 플랫폼 바이오 기술로는 ‘생물 유래 화학다양성 확보 기술’, ‘개인 맞춤형 체외 면역시스템’,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모델링’이 선정됐는데 이 가운데 인공지능 기반 단백질 모델링기술은 10대 기술 중에서도 가장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분자물리학적 접근방법과 인공지능 심층학습(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아미노산 서열에서 3차원 단백질 구조와 세포 내 단백질 작용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구글에서 개발한 ‘알파폴드’라는 AI기술도 단백질 구조 예측을 하는 것으로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일부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단서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AI 기반 단백질 모델링 기술은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 생체 내 작용메커니즘, 질병과 연관성, 약물표적 규명으로 신약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레드 바이오에는 합성면역, 단일세포 교정기술, 나노백신 및 나노항체 기술이 꼽혔다. 나노백신·항체 기술은 나노구조체 표면에 다량, 다종의 항원을 노출시키거나 기존 항체보다 작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만드는 것으로 기존 백신이나 항체치료제로 치료하기 어려운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린 바이오분야에서는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엔지니어링, 세포배양 축산 기술이 꼽혔다. 세포배양축산 기술은 감염병 대유행 등의 이유로 공급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축산업을 대체하기 위한 기술로 세포배양을 통해 실험실에서 육류나 우유를 만드는 것이다. 또 화이트 바이오분야에서는 친환경 고분자 생산 미생물, 빅데이터 기반 생태건강성 평가기술이 꼽혔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김흥열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계기로 바이오 혁신기술을 얼마나 잘 준비하고 확보했느냐에 따라 국민 건강은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에 중요하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됐다”라며 “포스트 코로나를 넘어 포스트 팬데믹을 대비할 수 있는 혁신기술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의 집합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무원 연령 낮을수록 자부심·봉사인식 낮아

    공무원 연령 낮을수록 자부심·봉사인식 낮아

    공직사회에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갈수록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와 연차가 낮을수록 공직에 대한 자부심과 봉사 인식, 만족도는 낮은 반면 이직하고 싶다는 비율은 높아졌다. 22일 한국행정연구원이 46개 중앙부처와 17개 광역자치단체 소속 일반직 공무원 4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2020 공직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공직자는 71.5%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가 중요하다‘고 답했지만 20대는 42.3%, 30대는 44.3%만 동의했다. 5점 만점으로 평가한 직무만족도 역시 50대 3.75점, 40대 3.51점, 30대 3.32점, 20대 3.22점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저조했다. 직장을 옮기고 싶다는 이직 의향에 대해서는 50대 이상은 2.63점, 재직 연수 26년 이상은 2.64점인 반면 20대는 3.15점, 5년차 이하는 3.21점으로 갈렸다. 직무 스트레스와 전문성 향상을 가로막는 원인에 대해서는 세대와 상관없이 공통된 답변이 나왔다.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공식 업무 책임과 내 가치관 차이로 인한 내적 갈등’이 1위였고 ‘상급자들의 모순된 요구·지시’ 등이 높게 나타났다.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는 ‘순환보직으로 인한 잦은 인사 이동’과 ‘연공서열식 평가와 승진’, ‘과다한 업무량’ 등을 꼽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울버린 같은 병사 나오나…美 공군, 5배 빨리 상처 치유 기술 개발중

    울버린 같은 병사 나오나…美 공군, 5배 빨리 상처 치유 기술 개발중

    SF 영화 속 캐릭터인 울버린처럼 미 공군이 병사들이 부상을 입었을 때 빠르게 치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과학연구소(AFOSR)는 미시간대 연구진과 협력해 전투 중 입은 상처와 화상 그리고 기타 부상을 인체의 자연적인 상처 치유 속도보다 5배 빠르게 치료하는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을 연구하고 있다. 세포 재프로그래밍의 과정은 세포의 분열 및 성장, 세포의 이동 및 조직과 같은 활동을 제어하기 위해 다른 유전자들을 멈추게 하는 전사 인자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사용해 유전체(게놈)를 수정한다. 전사 인자 단백질은 상처에 직접 뿌리는 분무식 붕대를 통해 투여할 수 있어 외부로 노출된 근육 세포의 상처 표면을 덮는 피부 세포로 변환해 더 빨리 치유할 수 있게 해준다.연구를 주도한 미시간대의 계산의학생물정보학과 부교수이자 수학과 부교수인 인디카 라자파크세 박사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라이브 셀 이미징 현미경’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연구진은 세포의 내부를 고해상도로 볼 수 있어 상처의 치유 과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라자파크세 박사는 “미국에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과학을 인간에 적용하고 의학의 중요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가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수행할 자원이 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유전자를 수정한 뒤에는 필요에 따라 다른 유형의 세포로 변하도록 염기서열을 작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병사가 근육이 드러난 부위에 부상을 입으면 근육 세포를 피부 세포로 재프로그래밍해서 상처를 빠르게 덮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상처에 직접 전사 인자를 적용하는 분무식 붕대처럼 작용할 것이다. 연구진은 “이 방식은 노출된 심부 근육 세포의 표면을 피부 세포로 바꿀 것이며 이는 오늘날 피부 이식 수술보다 더 높은 치유 가능성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정확한 전사 인자를 수학적으로 확인하고 전사 인자가 원하는 변화에 가장 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포 주기의 시점을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때 라이브 셀 이미징 현미경은 알고리즘을 더욱더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연구에 참여한 AFOSR의 프레더릭 레브 박사는 “수학이 그렇게 빨리, 그렇게 유망한 결과를 제공하는 사례는 드물다. 대개 기본적인 수학 연구가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로 제작하는 기간은 보통 몇십 년이 걸린다”면서 “하지만 라자파세크 박사의 경우 거의 몇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교학점제 시험대 선 자사고 “교육과정 뒤엎는 탈바꿈 필요”

    서울 자사고 올해 경쟁률 ‘1.09대1’ 그쳐 수능 위주서 토론·발표수업으로 변화 필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존폐 여는 교육부의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 법정 공방과는 별개로 자사고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입제도 개편 등으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2025년 도입될 고교학점제에 앞서 자사고도 울타리를 허물고 교육과정을 탈바꿈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다.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하나고 제외)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017년 1.7대1에서 2021년 1.09대1로 하락했다. 절반(10곳)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국단위 자사고(10곳)의 정원 내 경쟁률은 올해 1.48대1로 여전히 건재하지만, 이 역시 낮아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말미암은 불안이 영향을 미쳤지만, 수시모집 위주인 대입 체제에 대응해 선택형 교육과정을 갖춘 자사고와 여전히 수능 위주인 자사고들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주요 대학의 정시가 일부 확대돼도 절대적인 비율은 아닌데다 강남 일반고 등 정시 준비에 최적화된 ‘대체재’가 있다”면서 “대다수 광역단위 자사고는 비싼 수업료에 비해 대입에서 크게 유리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학생 모집이 어려워진 자사고는 학급 수를 감축하거나 일반고로의 전환을 선택한다. 2019년 한 해만 총 4곳이 일반고로 자진 전환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일반고에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어 앞으로 자사고 간판을 내려놓는 학교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2025년까지 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허물어지지 않으면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어렵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폭넓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학교 간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핵심이다. 자사고·외고는 이같은 수업 개방에 소극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교 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총 809개 과목)에 자사고는 28개, 사립 외고는 1개 과목을 개설하는 데 그쳤다. 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에는 자사고·외고의 참여가 전무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사고·외고와 일반고 간 서로 학교를 오가며 수업을 들으려 하지 않아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자사고·외고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육과정의 개별화·다양화를 추구하는 고교학점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사고도 변화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재정 여유가 있는 학교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할 수 있지만 학생 수가 줄어 재정난을 겪는 대다수 자사고는 다른 학교와의 네트워크 없이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한 서울 미림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림여고는 수능 위주였던 수업을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수업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지도했다. 자사고 시절 보다 오히려 입시 실적이 좋아진 데 이어 2019년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적지 않은 자사고들의 입시와 수능 위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역량을 발휘할 길이 막혀버린다”면서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열어주고 이웃 학교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도록 한다면 학생들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동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편집 성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동물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세포 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유전체 교정 연구단(단장 김진수)이 염기 교정 효소 ‘DdCBE’(DddA 유래 시토신 염기 편집기)를 이용해 생쥐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 염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시력·청력 뿐만 아니라 중추 신경계·근육·심장 등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널리 알려진 유전체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절단 효소가 목표 DNA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가이드 RNA의 도움이 필요한데 가이드 RNA가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브로드 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 연구팀이 미토콘드리아 DNA를 정밀 편집하는 분자 도구인 DdCBE를 개발했다. 세균에서 유래한 DddA 탈아미노 효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 이중나선의 염기 시토신(C)을 티민(T)으로 바꿀 수 있는 편집 기술이다. 이로써 미토콘드리아 DNA도 교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이는 세포 수준의 연구로 동물 개체 수준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생쥐 세포주(세포 집합)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조합의 DdCBE 가운데 가장 효율이 높은 DdCBE를 선정, 생쥐 배아에 주입했다. 이를 대리모에 이식, 미토콘드리아 DNA의 시토신 염기를 티민 염기로 치환한 유전자 교정 생쥐를 제작해 냈다. 나아가 어미 생쥐의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서열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전달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이날 자에 실렸다. 이현지 선임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동물 배아 수준에서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게 됐다”며 “미토콘드리아 질환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용기 낸 피해자 박철우, 가해자 용납한 구단·연맹·협회는 응답할까

    용기 낸 피해자 박철우, 가해자 용납한 구단·연맹·협회는 응답할까

    가해자를 용납한 V리그의 폭행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실력으로 얻은 강인함이 아니라 물리적인 힘과 서열, 지위를 통해 강자로 군림했던 가해자들에 대한 대중의 분노도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고 있다. 박철우(36·한국전력)는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피꺼솟’의 심경을 남겼다. 2009년 자신에게 폭행을 가했던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행에 대해 “인과응보”라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자 보인 반응이다. 마침 이날 남자프로배구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경기가 있었고 한국전력이 3-1(20-25 25-21 25-15 25-19)로 승리하면서 박철우가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이날 14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끈 박철우는 “이기고 인터뷰하고 싶었다”면서 “선수들이 잘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소감부터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철우는 12년 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렸다. 이 감독을 이름 대신 ‘그분’으로 표현하면서 “그분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힘들었고 경기장에서 마주칠 때마다 쉽지 않았다”고 했다. 박철우가 분노한 이유는 명확했다. ‘그분’이 반성하고 좋은 지도자가 되기를 기원했으나 그 뒤로도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처벌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선처를 했으나 반성하지 않는 모습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분노하게 만들었다.이 감독은 박철우가 폭로한 2009년 이후에 이어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복수의 매체를 통해 “박철우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박철우는 “사과 안 해도 된다. 보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역 레전드 배구 스타로서 박철우는 가해자의 사과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잘못된 관행이 뿌리 뽑히기를 원했다. 피해자가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낸 만큼 이제 공은 가해자를 용납하고 고용한 구단과 한국배구연맹, 대한민국배구협회에게 넘어갔다. 최근 몇몇 선수의 학폭 논란이 불거진 후 배구연맹과 배구협회는 학폭 관련 긴급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학창시절 이력을 가지고 소급 징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팬들의 눈높이로 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감독을 비롯해 다른 폭행 가해자들도 버젓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현재 V리그의 현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학창 시절이 아닌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폭행을 가한 인물들이다. 가해자들이 스리슬쩍 배구계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구단과 연맹, 협회가 길을 열어준 탓이다. 연일 터지는 폭행 논란에 배구계가 역대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구단과 연맹, 협회의 움직임은 굼뜨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한 결단이 늦으면 늦어질수록 여론은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용기 낸 피해자의 목소리에 이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팬들은 계속 기다리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장관은 딸이 지원한줄도 몰랐다던 자사고 진짜 폐지되나

    장관은 딸이 지원한줄도 몰랐다던 자사고 진짜 폐지되나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18일 배제고, 세화고 등 서울의 일부 자사고(자율형 사립고)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자사고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판결로 2019년 서울지역 자사고 평가에서 재지정 취소 판정을 받은 일부 자사고들이 다시금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법원 판결이 시대적 요구인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외면하고 공교육 정상화를 외면했다며 규탄했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 서울시교육청은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항소가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를 하라는 요구도 터져나왔다. 지난해 자사고 지위를 인정받는 판결을 받은 부산 해운대고를 지역구로 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법률불소급 기본원칙을 무시하고 밀어부친 자사고 지정취소는 당연하다”면서 “지금 교육청이 할 일은 항소가 아니라 교육현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국민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사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사고 측은 법원에 자사고 취소 절차가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전교조 등은 “자사고의 설립목적은 입시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의 실현’에 있어 입시교육 위주 교육과정으로 변질하고 사회적 책무성을 다하지 못했다면 재지정 취소는 당연한 것”이라며 법원 판결에 아쉬움을 밝혔다. 자사고 설립 이후 고교서열화는 강화되었으며, 초등학교 때부터 소위 ‘명문고’ 진학을 위한 사교육이 만연해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교육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비판과 ‘특권학교’, ‘귀족학교’란 이름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또 자사고의 재지정 취소는 해당 학교의 폐지가 아니라 특권 교육의 상징이었던 자사고에서 일반고등학교로 전환되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문재인 정권의 자사고 취소 등의 교육 정책은 ‘내로남불’이란 비판의 단골 대상이기도 하다. 최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인사 청문회에서 딸이 서울 목동의 자사고인 한가람고에 진학한 것에 대해 “원래 외국인학교에 입학을 할 예정이었는데, 혹시 자리가 나지 않아 못 들어갈 것을 우려한 딸이 직접 인근 자사고에도 응시한 것”이라며 “저는 사실은 자사고에 입학한 거는 몰랐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히 올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에 학교의 이름을 가리는 ‘블라인드’ 제도가 도입되면서 외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는 불리했던 반면 영재고와 과학고는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2025년 일반고 전환 대상이 아니다. 앞으로 진행될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 판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어질 소송은 경희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양대사법대부속고 소속 재단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이다. 한편 교육부는 자사고의 2025년 일반고 전환을 위해 초중등교육법의 시행령에서 자사고·외고와 관련된 조항을 지난 2019년 삭제했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자사고 일괄폐지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문 정권이 교체되는 2025년에 예고된 자사고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과정의 일대 변혁을 두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혼란상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유전병 치료 가능한 ‘세포공장’ DNA 편집 실험 성공했다

    유전병 치료 가능한 ‘세포공장’ DNA 편집 실험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이 유전병 주요원인으로 알려진 미토콘드리아의 이상을 고칠 수 있는 효소를 이용해 동물에게 적용해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팀은 시토신 염기교정효소 ‘DdCBE’를 이용해 생쥐의 미토콘드리아 DNA 특정 염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미국 브로드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팀이 처음 개발한 DdCBE를 동물에 적용한 세계 첫 사례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9일자에 실렸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공장’이라고 불리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날 경우 시력, 청력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근육, 심장 등에 치명적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에게서 전달되는 모계유전 경향 때문에 모체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결함이 있을 경우 다음 세대로 전달되면서 유전병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이상으로 인한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다.문제는 아직 치료법이 없다는 점이다. 유전체 교정 기술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도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세포 핵 속 DNA에는 적용이 가능하지만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지 못해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은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해 개발된 DdCBE에 주목했다. DdCBE에 대한 세포 수준 연구는 있었지만 질환 치료를 위한 동물 개체 수준의 실험은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조합의 DdCBE를 생쥐의 세포주 수준에서 선별해 가장 효율이 높은 것을 선정했다. 이렇게 선택된 DdCBE를 생쥐 배아에 주입해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에서 시토신을 티민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가 새끼 생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DdCBE를 이용한 DNA 교정이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함으로써 사람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나아가 어미 생쥐의 교정된 미토콘드리아 DNA 서열이 다음 세대에게도 온전히 전달됨을 확인했다. DdCBE가 동물 개체 수준에서 정상 작동함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자사고 지정 취소 불발, 고교학점제 도입에 차질 없어야

    정부는 2025년에 적용될 고교학점제를 그제 발표했다. 현재는 3분의2만 출석하면 고교 졸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성취율 40% 이상인 192학점을 3년간 함께 채워야 가능하다. 이번에 도입하는 고교학점제는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고교 서열화 폐지’라는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최근 서울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취소 결정에 대해 법원이 자사고의 손을 들어 주었기에 고교학점제 도입에 일종의 난항이 예상된다. 자사고 등의 일반고 일괄 전환도 “교육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 위배”라며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어제 자사고인 세화·배재고 학교법인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자사고의 손을 들어 줬다.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운영성과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5년 전보다 10점 높이고, 일부 평가지표를 바꾼 것을 평가 수개월 전에 알려 준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부산에서도 해운대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이겼다.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교육환경의 전면적 변화를 요구한다. ‘내신지옥’이라 불리는 입시경쟁을 누그러뜨릴 제도로 미국, 영국 등 서구 주요 국가와 중국, 일본에서도 시행한다. 그러나 정책 설계와 달리 교원과 학교는 물론 인근 지역에 따라 고교 서열화와 우수학군 쏠림 현상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교원 양성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이 시간표를 짜는 과정을 도와줄 교원과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과목을 가르칠 교원, 학생들의 이동과 공강 시간에 안전을 살필 교원 등도 필요하다. 저출산으로 교사 정원을 줄이겠다는 교원 수급 계획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낯선 제도의 도입으로 학습격차가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행정법원의 어제와 같은 판결로 자사고 등의 일괄 전환이 예정대로 안 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고교 교육은 대입에 종속돼 있다. 고교학점제가 사교육 시장을 더 활성화할지, 모든 학생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될지는 대입 개편 결과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그 대입 개편안은 2024년에야 나온다. 선후가 뒤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12월 수능을 친 2002년생들은 2015년 교육과정 첫 세대지만 수능 개편이 늦어져 과거 체제로 시험을 보는 엉터리 같은 일을 당했다. 이런 실수는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 고교학점제 도입이 대입제도 개편 방향과 동시에 논의돼야 할 이유다.
  • “평가기준 소급적용, 재량권 남용”… 자사고 7곳 지위 회복 가능성

    “평가기준 소급적용, 재량권 남용”… 자사고 7곳 지위 회복 가능성

    법원 “학교에 예측 불가능한 불이익 가해”교육부 운영성과 평가지표 무력화 논란 조희연 “공교육 정상화 시민 열망 외면”자사고 존폐는 결국 헌법재판소서 결정18일 법원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배재고와 세화고가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취소소송에서 자사고의 손을 들어준 것은 교육당국이 자사고 평가 기준을 갑자기 바꾼 뒤 소급 적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1심 선고를 앞둔 나머지 7개 자사고들이 줄줄이 지위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도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사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외면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이날 배재고와 세화고가 2019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위 박탈과 일반고 전환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두 자사고가 소송을 제기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재판부는 “교육청은 2019년 재지정 평가 때 교육청 재량지표와 ‘감사·지적사례’ 평가 지표 등 여러 지표와 기준에 중대한 변경을 가했다”면서 “평가대상 기간이 이미 도과한 후 해당 기준을 소급 적용한 뒤, (두 자사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평가대상 기간은 2015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였는데 교육청이 자사고에 평가계획안을 안내한 건 2018년 11월이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은 대상 학교에 ‘예측 불가능한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가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부산지법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재윤 세화고 교장은 판결 직후 “교육정책에 맞춰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평가를 통해 취소 처분을 한 건 부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해운대고에 이어 두 서울 자사고가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숭문고·신일고도 1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희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의 경우 지난해 9월 변론이 종결됐으나 아직 선고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안산동산고의 경우 수원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그간 교육당국이 진행해 온 자사고 및 특수목적 중·고교 운영성과평가 자체를 무력화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당국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해 자사고와 특수목적 중·고교가 지정된 뒤 5년 주기로 운영성과 평가를 해 왔다. 평가 직전 해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평가지표 표준안을 마련한 뒤, 각 교육청이 최종 평가지표를 확정한다. 자사고가 지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1주기 평가(2014·2015년)에서는 재정과 시설 등 교육 여건에, 2주기(2019년) 평가 땐 교육의 다양성과 사학의 공공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9년 평가지표는 교육부의 공통 표준안(88점)과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 지표(12점)로 구성됐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는 “2014년 평가지표를 거의 그대로 유지했으며 신설되거나 배점이 확대된 지표들은 자사고의 설립 취지나 사학의 공공성, 교육기관의 법적 의무사항 등과 연관돼 학교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시험 범위(전반적인 평가 기준)뿐 아니라 시험문제(평가 지표)까지 미리 알려 줘야 한다는 것인데 자사고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자 고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민적 열망을 무위로 돌리는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다른 소송에서는 운영성과평가에 대한 적법성과 정당성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즉각 항소하기로 했다. 두 자사고는 한동안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자사고 존폐는 결국 헌법재판소에서 결정되게 된다.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에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은 기본권의 침해라며 각각 제기한 헌법소원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 중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특권교육 용인하는 판단” “교육부, 정책 철회해야”

    “특권교육 용인하는 판단” “교육부, 정책 철회해야”

    배재고와 세화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에 교육계도 양분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의 실현이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입시학원으로 변질해 고교서열화를 강화해 온 주범”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교육의 공공성 회복에 역행하려는 자사고의 시도에 힘을 실어 준 만행이자, 특권교육을 용인하는 시대착오적 판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육 시민사회단체 30곳으로 구성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도 “서울시교육청은 즉각 항소해 제대로 된 판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위법·불공정성이 입증됐다”면서 “교육청은 불공정한 평가에 대해 책임을 지고 교육부는 자사고 등을 폐지하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사고의 존폐 논란이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학부모는 “어제(17일) 발표된 ‘고교학점제’를 다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이번엔 자사고가 유지될 수 있다니 대체 고교 교육이 어떻게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일반고 전환·학점제 줄줄이 빨간불

    일반고 전환·학점제 줄줄이 빨간불

    3단계 로드맵 차질… 헌법소원이 변수자사고 법적대응·여론전 본격화할 듯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정 취소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교육부는 2025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고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등 자사고 운영성과평가를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게 고교 서열화 해소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갈등과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고교 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에 따라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해 왔다. 1단계에서 자사고와 외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없앴으며, 2단계에서 각 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일부 자사고를 지정 취소했다. 3단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일괄 일반고 전환’으로, 정부는 지난해 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교육감이 특목고와 자사고를 지정, 고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해 2025년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판결은 이 중 2단계인 ‘단계적 일반고 전환’을 뒤집은 것이다.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들은 3단계인 일괄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도 “헌법에 보장된 교육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행정소송은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제도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것인 반면 헌법소원은 자사고 일괄 폐지 정책 자체의 정당성을 따지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헌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 역시 일괄 일반고 전환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자사고 등이 법적 대응과 여론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는 단위 학교의 울타리를 허물고 교육과정을 공유한다는 구상으로 서열화된 학교 체제의 개편과 맞물린다.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교학점제의 구상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살아난 자사고… ‘서열화 해소’ 제동

    살아난 자사고… ‘서열화 해소’ 제동

    서울 배재고와 세화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고가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데 이어 서울 자사고도 잇따라 지정취소 처분 기각 결정을 받아내며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18일 학교법인 배재학당과 일주세화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평가기준의 소급적용은 처분기준 사전공표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등 재량권의 일탈과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와 세화고는 한동안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에 대해 운영성과 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앞서 법원은 이들 자사고가 본안 소송과 함께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에서 취소 처분 효력을 정지하며 기한을 1심 판결 이후 30일까지로 정한 바 있다. 배재·세화고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변경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평가 항목과 변경 기준은 심사숙고돼 충분한 고지를 거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법원 판단은 해운대·배재·세화고를 제외한 전국의 나머지 7개 고교의 1심 선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정부의 ‘고교 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 중 2단계다. 정부는 3단계로 2025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계획이나 2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난관에 빠지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와 법정 공방 중인 부산, 경기도교육청 및 교육부와 협의하며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동물 DNA, 120만 년 전 매머드 엄니서 발견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동물 DNA, 120만 년 전 매머드 엄니서 발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의 DNA를 과학자들이 발견해냈다. 이는 120만 년 된 신종 매머드의 엄니 화석에서 나온 것이다.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동물의 DNA는 78만~56만 년 전 고대 말에서 나온 것이었다. 스웨덴 고생물유전학센터(CPG) 러브 달렌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진은 1970년대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각각 발굴된 매머드 엄니 3마리분에서 추출한 DNA를 사용해 유전체(게놈)를 분석했다.그 결과 그중 하나가 120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발굴 지명을 따서 크레스토프카 매머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나머지 두 매머드의 엄니는 각각 110만 년, 70만 년 된 것으로, 이들 역시 각 지명을 따서 아디차 매머드와 추코치야 매머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번 발견은 크레스토프카 매머드와 아디차 매머드가 약 250만 년 전 시베리아에서 서식한 유일한 매머드 종인 스텝 매머드와 비슷한 시기에 존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생명과학연구실의 톰 판데르팔크 박사는 “이전 모든 연구는 당시 시베리아에는 스텝 매머드만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줬지만 이번 DNA 분석은 크레스토프카 매머드와 아디차 매머드라는 유전적 계통들도 존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몇백만 년 된 표본에서 DNA 염기서열을 추출해 처음으로 인증받은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들 표본에서 극소량의 DNA만이 남아 있어 이를 추출하는 작업이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달렌 교수는 “이 DNA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됐다”면서 “이들 표본은 바이킹 유적보다 1000배 더 오래됐고 심지어 인간과 네안테르탈인의 존재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약 150만 년 전 마지막 빙기 때 북아메리카에 서식한 컬럼비아 매머드가 크레스토프카 매머드와 털매머드의 교잡종이었다고 제안했다. 컬럼비아 매머드 게놈의 거의 절반이 크레스토프카 계통이고 나머지 절반은 털매머드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연구 공동저자인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파트리시아 페치네로바 박사는 “북아메리카의 가장 상징적인 빙하기 동물인 컬럼비아 매머드는 약 42만 년 전 일어난 교잡화를 통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약 100만 년 전에는 아직 진화가 일어나지 않았기에 털매머드나 컬럼비아 매머드가 없었다. 이 시기는 고대 스텝 매머드의 시대이자 크레스토프카 매머드와 아디차 매머드의 시대이기도 했다. 그리고 많은 종이 전 세계로 뻗어나간 시기였다. 또 기후 변화와 해수면 변화의 주요한 시기이자 지구의 자기극이 위치를 바꾼 마지막 시기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연구진은 아디차 매머드의 게놈과 70만 년 전 살았던 최초의 털매머드의 게놈 그리고 몇천 년 전 매머드의 게놈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아디차 매머드가 털매머드의 조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들 매머드가 어떻게 추운 환경에서 적응했는지, 그리고 이런 적응력이 종분화 과정 동안 어느 정도까지 진화했는지를 조사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매머드 계통 대부분의 적응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느리고 점차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2월 1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트럼프 VS 매코널’ 美 보수 1인자들이 맞붙었다

    ‘트럼프 VS 매코널’ 美 보수 1인자들이 맞붙었다

    트럼프 “매코널과 함께하면 다시는 못 이긴다”매코널 “트럼프가 의회난입참사 부추긴 책임”트럼프, 탄핵반란표 던진 당내 세력 공세 개시매코널, 장기전으로 트럼프 영향력 악화 전략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에 대해 “매코널은 음침하고 뚱하고 웃지 않는 정치꾼”이라고 맹비난 했다. 매코널이 탄핵표결 무효 직후 지난달 6일 의회난입참사에 대해 트럼프 책임론을 주장하며 “수치스러운 직무 유기”였다고 비난한데 대한 반격이다. 대통령으로서 보수진영을 이끌었던 직전 1인자 ‘트럼프’와 백악관·상원·하원을 모두 민주당에게 빼앗긴 상황에서 2022년 중간선거까지 공화당을 이끌어가야 하는 현재 1인자 ‘매코널’이 보수의 미래를 놓고 맞붙은 모양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그(매코널)와 함께 한다면 그들은 다시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그는 필요한 일이나 나라에 옳은 일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필요하고 적절할 때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미국우선주의’를 옹호하는 예비경선 경쟁자들을 지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훌륭하고 강력하고 사려 깊고 공감을 할 줄 아는 리더십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웃사이더’이자 ‘변칙 복서’인 트럼프는 줄곧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비판해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6일 의회난입참사 직전 연설에서는 공화당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상원의원에 대해 “체니 같이 약해빠진 하원의원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코널을 단지 비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핵심판에서 반란표를 던진 당내 반트럼프 진영에 대한 공세를 시작하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실제 빌 캐시디 의원 등 반란표를 던진 7명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반면 매코널 역시 정치 경륜이 깊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공세에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 게 미 언론들의 관측이다. 그는 대중 영합적인 트럼프와 반대로 ‘존경 받는 것에 관심없는’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위해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매코널은 그간 굳건한 트럼프 지지세력을 건들지 않으면서도 절묘하게 트럼프의 ‘사기 대선’ 주장과 선을 그어왔다. 일찌감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면서 트럼프와 멀어지는 듯 했지만, 상원 탄핵절차를 트럼프 퇴임 후로 미뤄 트럼프 측이 퇴임 대통령의 탄핵절차는 위헌이라는 주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탄핵표결 직후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윤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의회 난입 참사)을 부추긴 책임이 있다는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작정하고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WP) 칼럼에서 “이제 트럼프의 공화당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매코넬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탄핵은 결코 최종 단계가 아니었다. 우리는 형사사법제도를 갖고 있다”는 매코널의 연설 내용을 언급했다. 트럼프의 공화당 내 지지세력이 탄핵절차로 인해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트럼프가 각종 수사 대상에 올라 있고 민주당의 공직 박탈 카드도 남아 있다는 점에서 매코널이 향후 시간을 두면서 대응해 나갈 거라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고교생이 수강신청하고 학점 취득 …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

    고교생이 수강신청하고 학점 취득 … ‘고교학점제’ 2025년 전면 도입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학생이 2025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대학생처럼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으로 시간표를 짜 수업을 듣는다. 출석일수를 채우는 데 더해 학점(192학점)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으며 모든 선택과목의 내신 성적은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매겨진다. 교육부는 17일 경기 구리 갈매고등학교에서 간담회를 열고 ‘고교학점제’를 2025년 모든 고등학교에 전면 도입한다는 내용의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교육공약이자 정부의 교육분야 핵심 국정과제다.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고교체제 개편과 맞물려, 경쟁과 서열화에 기반한 고교 교육을 학생 개인의 진로에 따른 ‘개별화·맞춤형’ 교육으로 전환하는 열쇠다. 미국과 영국, 핀란드 등 서구 주요 국가와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2022년 도입할 예정이었으나 2018년 교육부가 ‘정시 확대’로 대입제도를 개편하면서 시행을 미뤘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고교생들은 대학생과 비슷한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그에 맞춰 1학년 2학기부터 배울 선택과목들을 정해 수강신청을 한다. 저마다 개인별 시간표에 따라 교실과 이웃 학교를 오가며 수업을 받는다. 기존의 학급 공동체가 사라지는 대신 학생 10~15명을 묶어 교사 1명이 관리하는 ‘소인수 담임제’가 운영된다. 수업 중간에 공강시간도 생긴다. 고등학교의 수업량 기준은 ‘단위’에서 ‘학점’으로 전환돼 학생들은 총 192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졸업할 수 있다. 1학점은 50분짜리 수업 16회로, 3년간 총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 현행(2890시간)보다 절대적인 학습량은 줄이되 깊이있는 학습을 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다만 특정 학기에 수업을 몰아 듣거나 적게 듣지 않도록 한 학기당 최소 28학점 이상 수강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은 고교 교육 체계가 입시를 위한 경쟁에서 학생 개인에 맞춘 개별화와 다양성으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학교는 1학년 1학기에 ‘진로집중학기’를 운영하고 며 학생 한명 한명을 대상으로 진로교육과 그에 맞는 3년간의 학업 계획 설계를 돕는다. 또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을 최대한 수강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을 개설한다. 이를 위해 학교 울타리도 허문다. 소수의 학생이 선택해 개설이 어려운 과목도 인근 학교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개설하고, 학생들은 정규 수업시간에 인근 학교로 가거나 온라인에서 만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지역사회의 기업이나 기관, 대학 등에서의 ‘학교 밖 교육’으로도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학생들이 단순히 출석일수를 채우는 것을 넘어 최소한의 성취도에 도달하도록 ‘미이수’ 제도도 도입된다. 학생들은 각 과목에서 출석일수의 3분의 2 이상을 채우고 학업성취율이 40% 이상(성취도 E)이어야 해당 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간주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이수’(I·Incomplete의 약자)로 처리된다. 다만 ‘미이수’(I)는 대학에서의 ‘낙제’(F)와 달리 학교의 책임 지도를 강화한다는 취지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미이수가 발생한 학생에게는 학교가 방과후 또는 방학 중 별도의 과제나 보충수업과 같은 보충이수를 지원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을 한 줄 세워 점수를 매기는 평가방식도 대폭 바뀐다. 현재 진로선택과목과 전문교과Ⅱ에 시행되는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는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된다. 현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이 아닌 ‘점수 잘 나오는’ 과목을 선택하는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통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석차등급이 사라지고 A에서 E까지 총 5단계의 성취도가 매겨진다. 단 각각의 성취도를 받은 학생의 비율도 병기해 각 과목의 난이도와 전반적인 성적 분포도 알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데 이어 내년 특성화고, 2025년 전체 고교로 확대한다. 학교에서는 지금보다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며 학생 개인의 진로선택에서 과목 설계, 이수와 졸업에 이르기까지 책임교육이 강화된다. 교육부는 2022년 고교학점제의 내용을 담아 교육과정을 개정하고 교원 수급 기준도 마련한다. 고교학점제와 맞물린 대입제도 개편은 2024년에야 윤곽이 드러난다. 고교학점제가 안착하려면 대입에서 수능은 자격고사 수준으로 영향력이 축소돼야 한다. 교육부는 정책 연구와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미래형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고 2028학년도부터 적용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벌레를 본뜬 고성능 인공지능/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벌레를 본뜬 고성능 인공지능/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미세한 벌레의 신경망을 본뜬 인공지능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모델은 흙속에서 박테리아를 먹고사는 예쁜꼬마선충. 지금까지 인류가 가장 완벽하게 파악한 동물이다. 배양과 보존, 관찰이 쉬운 데다 수명이 2~3주에 불과해 연구에 안성맞춤이다. 길이 1㎜의 이 투명한 벌레는 암수 한 몸이 99%, 수컷이 1%다. 성충의 체세포 숫자는 딱 959개(수컷은 1031개), 신경세포는 정확히 302개(수컷은 385개)다. 다세포 생물 중 유전체 전체의 DNA 서열, 즉 게놈이 모두 밝혀진 최초의 동물이다. 두 차례의 노벨생리의학상(2002년 세포자살, 2006년 RNA 간섭)에 직접 기여했으며 2008년에는 녹색형광단백질 연구에 이용돼 노벨화학상 수상에 한몫했다. 2019년에는 뉴런(신경세포) 전체의 연결망을 그린 지도, 즉 커넥톰이 완성돼 과학저널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했다. 무엇보다 이 벌레는 자연에서 매우 다양한 행동을 한다. 예컨대 좋아하는 온도를 찾아가고, 수컷이 배고플 때는 먹이를, 배부를 때는 짝짓기 상대를 찾아간다. 먹고 배탈이 난 먹이는 다시 먹지 않고, 주변에 먹이가 적으면 알을 덜 낳으며, 술에 취하면 물에서 수영하는 행태와 땅에서 기어가는 행태를 뒤섞어서 보인다. 단순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효율적이고 조화롭게 처리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이 같은 성능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미국 MIT와 오스트리아 과학기술대의 공동 연구진이 ‘네이처기계지능’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이들은 예쁜꼬마선충의 신경계를 모방하는 새로운 수학 모델을 개발해 인공신경망에 장착했다. 인공신경망은 살아 있는 뇌와 마찬가지로 서로 연결된 많은 신경세포로 구성된다. 특정 세포의 활성화 여부는 수신하는 신호를 합산해 결정된다. 합계값이 어떤 문턱값을 넘으면 해당 세포는 자신과 연결된 신경세포들에 신호를 보낸다. 다음 세포들에게서도 동일한 과정이 반복된다. 신경망에서는 이러한 문턱값 혹은 가중치를 매개변수라고 한다. 이들 매개변수에 대한 조정은 신경망이 특정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자동학습 과정을 통해 계속된다. 연구팀은 자율주행차의 차선 유지라는 과제를 선정했다. 도로의 이미지가 계속 입력되면 이를 바탕으로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을지, 왼쪽으로 꺾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들의 알고리즘은 다른 최첨단 기계학습 알고리즘보다 훨씬 간단했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저자들은 “오늘날 수백만 개의 매개변수가 있는 심층학습 모델은 자율주행과 같은 복잡한 작업을 학습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신경망의 크기를 100분의1 규모로 줄일 수 있었다. 이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훈련 가능한 매개변수는 7만 5000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연구팀은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인공지능학술대회(AAAI)에서 진전된 성과를 발표했다. 훈련 단계뿐만 아니라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학습을 계속하는 인공신경망을 개발한 것이다. 유연하게 모습을 바꾼다는 의미에서 ‘액체’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새로운 데이터 입력에 지속적으로 적응하도록 기본 방정식의 매개변수를 변경하는 게 특징이다. “앞으로 로봇제어, 자연어와 영상 처리 등 모든 형태의 시계열 데이터를 처리하는 성공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논문의 주 저자인 라민 하사니는 말한다. 또한 대부분 신경망의 행태는 학습단계 후에 고정되므로 수신하는 데이터 흐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폭우로 인해 자율주행 차량의 카메라 시야가 가려지는 경우에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액체’ 신경망은 예상 밖이거나 잡음이 심한 데이터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새 신경망은 다른 최첨단 시계열 알고리즘을 몇 퍼센트 포인트로 앞서는 성능을 보였다. 대기 화학에서 교통 패턴에 이르기까지 데이터 세트의 미래값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다. 또한 네트워크의 크기가 작은 덕분에 막대한 컴퓨팅 능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과제를 수행했다. 저자들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뛰어난 신경망은 미래 지능 시스템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 신당 창당 논의 vs 당 재건 준비… 美공화 파워게임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이 무죄로 끝난 뒤 ‘트럼프의 그림자’를 걷어 내기 위한 공화당의 파워게임이 시작됐다. 탄핵 불발로 당내 트럼프 지지세를 확인한 친트럼프 성향 의원들이 여전히 극우의 행보를 이어 가려는 반면 중도우파 진영에서는 무너진 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 재건을 목표로 신당 창당도 논의되는 등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더힐은 14일(현지시간) “전직 관리, 활동가 등 공화당원 120여명이 지난주 온라인(줌) 화상회의를 열어 중도우파 정당이나 공화당 내 파벌을 조직해 극단적으로 변한 현 공화당과 경쟁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트럼프 중심의 현재 공화당을 개혁하자는 측이 세력을 형성할 정도로 커졌음을 시사한다. 이날 회의에서 과반수에는 못 미쳤지만 참석자의 40% 정도가 신당 창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당 창당은 아직 이론에 머무는 수준이다. 하원에서 공화당 내 트럼프 탄핵을 이끌었던 서열 3위 리즈 체니 의원도 “당을 쪼개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반대 성명을 낼 정도로 제3정당의 출범 가능성은 아직 적다. 당의 분열은 결국 민주당을 유리하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대신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을 차단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2년까지 공화당을 이끌 매코널 원내대표는 탄핵 직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트럼프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수치스러운 직무유기”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들의 거리두기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마저 최근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걸어갔다. 우리는 따르지도, 그의 말을 듣지도 않았어야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입지는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탄핵 위기에서 두 번이나 살아났기에 오히려 힘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가 향후 당내 반트럼프 세력에 대해 공세를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트럼프는 이제 (탄핵 국면을) 정리하고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돼 있으며, 2022년(중간선거)에 대해 들떠 있다”고 했다. 이번 탄핵 표결에서 트럼프에게 유죄표를 던졌고, 이에 앞서 2022년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리처드 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의 후임으로 벌써부터 트럼프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거론될 정도로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도 여전한 상태다. 따라서 ‘트럼프 손절’을 둘러싼 공화당 내 갈등은 장기화될 수 있다. 트럼프 지지세에도 의회 난입 참사 선동뿐 아니라 백악관·상원·하원을 모두 민주당에 내준 정치적 책임도 있다. 검찰 수사도 변수다. 트럼프는 의회 난입 참사 관련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고, 트럼프의 부동산 관련 금융거래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WHO “中 우한, 2019년 말 이미 13종 변이 코로나 확산”

    WHO “中 우한, 2019년 말 이미 13종 변이 코로나 확산”

    코로나19 기원 규명을 위해 중국 우한을 찾아 조사했던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팀이 2019년 12월 우한에서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던 것을 확인했다. WHO 조사팀장인 페테르 벤 엠바레크 박사는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을 때 이미 유전자 서열이 다른 13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됐다고 밝혔다. 엠바레크 박사는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광범위하게 돌고 있었다”며 “이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조사팀은 이번에 최초로 13종의 유전자 서열이 다른 바이러스 데이터를 중국에서 확보했다. 그는 “이들(바이러스) 중 일부는 화난 수산시장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은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지기 시작한 진앙지로 꼽힌다. 이는 곧 2019년 12월 이전부터 바이러스가 확산됐고 코로나19 감염자가 1000명 이상이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 시드니대의 감염병 전문가 에드워드 홈스 교수는 이 방송에서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했으므로 바이러스가 그보다 더 전에 오랜 기간 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엠바레크 박사는 WHO의 식품안전·동물질병 전문가로 조사팀은 이번 조사를 위해 중국의 과학자들로부터 2019년 우한 일대에서 확인된 174건의 감염 사례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조사팀은 지난 9일 현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우한에서 시작했다고 규정할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反트럼프 vs 親트럼프…美공화 파워게임 시작됐다

    위기 넘긴 트럼프, 개혁파에 공세 나설 듯그레이엄 “트럼프 벌써 중간선거에 들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이 무죄로 끝난 뒤 ‘트럼프의 그림자’를 걷어 내기 위한 공화당의 파워게임이 시작됐다. 탄핵 불발로 당내 트럼프 지지세를 확인한 친트럼프 성향 의원들이 여전히 극우의 행보를 이어 가려는 반면 중도우파 진영에서는 무너진 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 재건을 목표로 신당 창당도 논의되는 등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더힐은 14일(현지시간) “전직 관리, 활동가 등 공화당원 120여명이 지난주 온라인(줌) 화상회의를 열어 중도우파 정당이나 공화당 내 파벌을 조직해 극단적으로 변한 현 공화당과 경쟁할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트럼프 중심의 현재 공화당을 개혁하자는 측이 세력을 형성할 정도로 커졌음을 시사한다. 이날 회의에서 과반수에는 못 미쳤지만 참석자의 40% 정도가 신당 창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당 창당은 아직 이론에 머무는 수준이다. 하원에서 공화당 내 트럼프 탄핵을 이끌었던 서열 3위 리즈 체니 의원도 “당을 쪼개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반대 성명을 낼 정도로 제3정당의 출범 가능성은 아직 적다. 당의 분열은 결국 민주당을 유리하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대신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을 차단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2년까지 공화당을 이끌 매코널 원내대표는 탄핵 직후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해 트럼프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며 “수치스러운 직무유기”였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사들의 거리두기도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낸 니키 헤일리마저 최근 폴리티코에 “트럼프는 가지 말았어야 할 길을 걸어갔다. 우리는 따르지도, 그의 말을 듣지도 않았어야 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입지는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탄핵 위기에서 두 번이나 살아났기에 오히려 힘을 얻었고,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가 향후 당내 반트럼프 세력에 대해 공세를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트럼프는 이제 (탄핵 국면을) 정리하고 공화당을 재건할 준비가 돼 있으며, 2022년(중간선거)에 대해 들떠 있다”고 했다. 이번 탄핵 표결에서 트럼프에게 유죄표를 던졌고, 이에 앞서 2022년 중간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리처드 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주)의 후임으로 벌써부터 트럼프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가 거론될 정도로 트럼프의 당내 영향력도 여전한 상태다. 따라서 ‘트럼프 손절’을 둘러싼 공화당 내 갈등은 장기화될 수 있다. 트럼프 지지세에도 의회 난입 참사 선동뿐 아니라 백악관·상원·하원을 모두 민주당에 내준 정치적 책임도 있다. 검찰 수사도 변수다. 트럼프는 의회 난입 참사 관련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고, 트럼프의 부동산 관련 금융거래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 트럼프는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선거 결과를 번복하도록 압박한 것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는데, 그레이엄 의원도 압박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돼 ‘조직범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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