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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인사설’ 술렁이는 검찰

    지난해 8월 인사 이후 6개월 만에 ‘2월 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7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 수요가 있고, 인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었지만, 6월 지방선거의 과열·혼탁 양상에 대비해 검찰이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점과 대전고검 차장 등 공석인 검사장 자리가 있기 때문에 2월 인사설이 불거졌다. 법무부는 8일 이 법무장관의 발언을 “일반적인 내용의 답변”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순환보직 인사를 할 경우 (검사장급 검사가) 퇴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엄격한 보직서열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의 말이 액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순환보직, 즉 동일한 검사장급 자리로 수평이동해도 당사자가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이면 사표를 내는 등 공석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찰의 순환보직 인사는 대부분 승진인사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촉발된 지난해 8월의 갑작스러운 인사로 지방 검찰청이나 지청으로 발령났던 검사들과 검사장 승진을 앞둔 검사들은 2월 인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당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6개월짜리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당시 대검이나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던 검사들은 인사에 대한 언급을 삼갔고, 검사장급 검사들 일부는 어떤 형태의 인사라도 퇴진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눈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10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질문하는 소설, 경험하는 콜라주’-김중혁론

    고대 그리스의 부타데스(Butades of Sicyon)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의 기원에 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한 여인이 연인을 사랑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불빛에 비친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벽에 그린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옹기장이였던 여인의 아버지 부타데스가 딸의 그림을 본떠 빚은 점토 형상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고 전해진다. ‘실제 대상-그림자-회화-조소’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 속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그림 그리기, 나아가 예술적 표현과 관련하여 두 가지 중요한 전제를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예술적 표현은 사적 욕망의 구체화라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욕망의 대상에 다가가고자 하면 할수록 그 대상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간의 퇴적 속에서 예술적 표현의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시원(始原)의 욕망과 대상을 그저 희미한 화석으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사적 영역(oikos)과 공적 영역(polis)의 경계가 깨지면서 발생한 것이 ‘사회’라는 아렌트의 지적대로라면, 이제 우리의 사회는 개인의 욕망조차 자아를 충족시키는 내밀함에서 벗어나 공적 담론의 장 속에서 공익적 측면을 수용하기를 요구한다. 역사의 진행을 개인 욕망의 발현 과정으로 본다면, 욕망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영역 속에서 욕망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가 중요시된 것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개인적 욕망은 때로 성적(性的)인 원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집단적 도덕성으로 재단되기도 한다. 결국, 계량화가 가능해지고 공적 가치를 따질 수 있는 것만이 우월한 지위를 부여받으면서 순수하고 개인적인 욕망의 발현은 유아기적 망상으로 치부되기에 이른다. 더구나, 매스 미디어의 균질적 정보처리 과정을 거친 다양한 욕망들은 서열화 속에서 재배치된다. 이제 욕망은 비교우위 없는 순수한 발현을 억압당한 채 잘못된 대상에 고착되거나 인터넷의 작은 화면 속에서 일쑤 신경질적으로 해소된다. 마치, 떠나고 없는 연인의 그림자를 향해 말없음을 타박하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말이다. 욕망조차 계열화된 현실에서 소설 행위(쓰기/읽기)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욕망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있다. 다양한 욕망이 부딪치는 공간이 소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야민은 소설이 이야기와 달리, 이전 시대의 경험들과 분리되어서 후대의 경험으로 확장되거나 조언을 포함하지 않는 고립성을 지니고 있음을 지적한다. 게다가 현대 사회의 소설은 정보가 그랬듯이 상품으로서 자본주의적 유통의 과정으로 포획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소설행위의 의미 역시 정보가 소비되는 방식처럼 한 순간 안에서만 소비되고, 우리의 욕망은 자본주의적 만화경 속에 갇히고 만다. 이 글이 김중혁의 소설(‘펭귄뉴스’(2006), ‘악기들의 도서관’(2008). 두 권의 단편집을 제외한 작품으로는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창작과 비평, 2009년 봄), ‘C1+y=:[8]:’(문학과 사회, 2009년 여름), ‘유리의 도시’(현대문학, 2009년 8월), ‘1F/B1’(문학동네, 2009년 가을) 등이 있다. 단편집에서 작품을 인용할 때에는 작품의 제목과 면수만 밝히기로 한다.)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일관되게 자신의 소설 안에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반복·중첩시켜 가며 소설 공간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의 소설은 종국에 이르러 개인의 순수한 욕망을 만날 수 있도록 가벼워지고, 이 가벼움은 다시 무한대의 욕망과 경험들을 가로지른다. 김중혁의 이러한 작업은 부타데스 이후 멀어져 가고만 있는 개인의 욕망을 직접 대면케 하는 동시에 소설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여겨진다. 김중혁 소설의 근저에는 공통 취향을 가진 두 인물들의 반복과 변주가 배치되어 있다. 이 배치가 그의 소설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소설적 긴장감을 형성하는 동시에 공통 취향의 공간은 독자들을 무리없이 공감하게 만든다. 이 두 명의 중심인물들은 때로 쉽게 의기투합하기도 하지만(‘무용지물 박물관’), 결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협력의 지점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두 인물들은 만나지도 않거나(‘자동 피아노’), 아니면 아예 한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비닐광 시대’). 반면에 이럴 때조차 이들은 서로 여전히 “작고 가냘픈”(‘자동 피아노’, 29쪽) 연결점을 가지고 있는데, 말하자면 두 인물들은 매개물을 통해 가까워진 두 개의 항이 아니라 매개물을 통해 반복되고 변주되는 하나의 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인물들은 ‘여성들의 서사적 비중이 축소된 남성적 유대관계’(신수정)나, ‘전형적인 남성 버디(buddy)소설의 면모’(심진경)로도 파악된다. 하지만 소설적 공간의 의미를 구축하는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여 살펴본다면 성구분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다만 반복적 이형태(異形態)가 만들어내는 변화에 동참하게 될 뿐이다. 소설 속에서 상대자로 ‘나’와 같이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영어 이니셜이나 별명으로만 나타나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고유명사를 부여받지 않은 대상은 독립적 역할보다는 ‘나-나’로의 반복과 변화를 이끈다. 가령, ‘나와 B’에서 ‘나’는 ‘B’와 음악으로 인해 ‘핵융합’을 한 것처럼 금방 친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 둘의 관계는 ‘B’에 대한 ‘나’의 일방적인 행위로 시작되고, 전개된다. 음반 가게 점원인 ‘나’가 음반을 훔치려던 ‘B’를 처음 만난 뒤, 몇 번의 이직을 겪는 ‘나’와 무명 기타리스트에서 주목받는 신인 기타리스트가 되는 ‘B’의 사이를 ‘하나로 합쳐’졌다고 보기에 둘 사이는 느슨하다. 음악이라는 공통 취향은 있지만, 근본적으로 ‘B’는 ‘음반을 두 번 정도 듣고 난 다음엔 음반과 거의 똑같이 기타를 연주’(195쪽)하는 전문가이고, ‘나’는 심장에 무리가 가서 아예 전기기타를 배우기도 힘든 인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어느 날 나는 동영상을 보다가 내 습관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화면 속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그를 볼 때마다 왼쪽 엄지로 나머지 왼손 손가락들의 끝을 비비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이의 등을 어루만지듯 매끄러운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 끝을 비비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고 난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그런 행동이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는 그의 손가락 끝을 그리워했던 것일까. 아니면 굳은살 하나 박여 있지 않은 내 손가락 끝이 부끄러웠던 것일까. (…중략…) 한 달 전 기타를 한 대 샀다. 다시 기타를 배우고 싶어졌다. (…중략…) 아직 내 손가락 끝은 너무 무르다. -‘나와 B’, 210~211쪽. 결국, 소설의 마지막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재발견이다. ‘나’는 ‘B’와의 만남으로 인해 이전에는 억압되어 있던 자신 내면의 어떤 지점을 발견하고 다시 이를 통해 내면에 감추어졌던 순수한 욕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잡게 된다. 갑자기 음악(기타)을 위해 생업을 내팽개치거나 하는 등의 결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무른 손가락 끝’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이 순간은 우리가 전망을 가지고 억압과 대결을 펼치든, 현실을 비틀어 냉소적 거리를 두든 오히려 단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현실적 억압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전망이나 목표는 그 자체로 억압되고 조작된 욕망에 노출되어 뒤틀린 결과물이 될 위험성을 항상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결말이 보여주는 의미는 미래에 대한 전망을 그리거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출발점과는 구별된다. 이제 우리는 조작된 욕망에서 벗어나 본래의 욕망, 즉 시원(始原)의 욕망을 대면할 수 있게 된다. 김중혁은 이러한 반복과 변주가 주는 새로운 의미의 발견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그가 자신의 작업에 붙이는 이름(제목)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첫 번째 소설집 ‘펭귄뉴스’에서 우리는 ‘무용지물/ 박물관’, ‘사백 미터/ 마라톤’이라는 제목을 볼 수 있다.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기 힘들 것 같은 두 단어가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면서 묘한 호기심과 낯섦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방식의 명명은 두 번째 소설집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더욱 늘어난다. ‘자동/피아노’, ‘악기들의/도서관’, ‘유리/방패’, ‘무방향/버스’(제목의 /부호는 인용자) 등이 그것이다. 지적한 제목들은 모두 이질적인 두 단어가 A+B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품을 읽은 뒤 우리는 소설의 내용이 A나 B 어느 한쪽과 관련된 이야기거나, A가 B(혹은 B가 A)를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설이 전달하는 의미들은 사실, A∩B를 통해 파생되며 이를 통해 A나 B가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고 그것들의 공통점에 기반하되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 A‘(또는 B’)가 무한대로 풀려 나오게 되는 것이다. 교집합적 운동이라고 새롭게 불러도 좋을 이와 같은 김중혁의 소설적 전략은, ‘반복(repetition)’과 ‘이접(離接.disjunction)’을 통해 모든 ‘토대’를 집요하게 해체하고자 했던 일련의 운동이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 갖는 성과이다. ‘엇박자 D’의 감동적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이 성과를 분명하게 만날 수 있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세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고, 네 사람, 다섯 사람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합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서로의 음이 맞질 않았다. 박자도 일치하지 않았다. (…중략…) 노래는 아름다웠다. 서로의 음이 달랐지만 잘못 부르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화음 같았다. (…중략…) 22명의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이유는, 아마도 엇박자 D의 리믹스 덕분일 것이다. 22명의 노랫소리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목소리가 겹치지만 절대 서로의 소리를 해치지 않았다. 노래를 망치지 않았다. -‘엇박자 D’, 280~281쪽. 공연기획자인 ‘나’가 20여년 만에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합창단 친구 ‘엇박자 D’를 만나 같이 공연을 기획하게 된다. 그 공연에서 ‘나’ 몰래 친구가 준비한 앙코르 장면은 소설속의 ‘나’가 그랬듯 예기치 못한 감동을 준다. 공연을 기획한 ‘엇박자 D’는 합창단 시절, 자발적으로 단장까지 맡을 정도로 유일하게 열성적이었던 친구지만 그는 ‘놀라울 정도의 박치이자 음치’(255쪽)여서 실제 공연 때는 선생님에게 립싱크만을 강요당한다. 그러나 ‘엇박자 D’는 결국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망친 장본인이 된다. 그 뒤 의도적으로 음악을 듣지 않던 ‘엇박자 D’는 전공으로 무성영화를 선택한다. 무성영화를 통해서, 영상과의 필연성에 얽매이지 않는 소리의 자유로움을 깨닫고 위에 언급한 장면을 연출하기까지의 소설적 과정에서 우리는 어렵지 않게 ‘엇박자 D’의 의도를 알게 된다. 실상, 음치라는 것은 ‘자신이 알아낸 게 아니고 들어서 아는 것’이며 ‘평생 그렇게 세뇌’(270쪽) 당해서 살아왔다는 것을 말이다. 개인의 욕망이 자유롭게 표현된 것이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억압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기준이 음치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억압이 작용하지 않는 시원의 욕망을 만남으로써 주체들이 자유롭게 해방되고 나아가 ‘서로의 소리’를 억압하지 않는 ‘화음’을 꿈꾸는 것, 그것이 바로 김중혁이 보여주는 교집합적 운동의 힘이다. 교집합적 운동 속에서 억압되/하지 않는 욕망을 만날 수 있다면, 역설적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교집합의 상태 그대로 남아 있기이다. 운동성을 상실한 모든 것은 결국 그 힘을 잃고 다시 계열화 속으로 수렴될 위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 이러한 위험은 계시적인 교훈이나 전망으로 구체화되면서, 문학작품이 운동성을 상실한 채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아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김중혁은 자신의 소설이 처할 수 있는 이 비극적 운명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여 표준으로 작동하는 모든 것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신의 전략이 지속적 운동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억압적 현실⇒구체적 전망의 필연성’으로 이어지는 고정적 틀 그 자체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망이 다시 억압으로 작동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의 비트(beat)를 억압하기 위한 진압군과 이에 맞선 저항군이 전쟁 중인 현실, 청년 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을 각각 배경으로 삼은 ‘펭귄뉴스’와 ‘유리방패’처럼 비교적 억압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에서 이러한 의도는 더욱 잘 드러난다. 이는 억압의 체계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경계하는 작가 스스로의 부단한 노력으로 읽힌다. ‘전쟁 중인 현실→무감각한 나→저항군인 그녀→그녀와의 우연한 만남→그녀를 따라 저항군이 되는 나’로 이어지는 ‘펭귄뉴스’의 이야기 전개는 전형적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다소 의외로 ‘그녀’의 죽음을 확인한다. 전쟁 중인 현실조차 ‘지루하고 재미없’(263쪽)는 ‘나’에게 ‘그녀’는 ‘모든 살갗이 곤두서’(274쪽)게 하는 유일한 자극이었기 때문에 그 의외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게다가 ‘나’는 ‘그녀’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제 곁에 있던 그녀는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비극적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굳이 감상을 말해야 한다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해야겠군요. 어쨌든 극히, 자연스럽게 그녀는 죽었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 ‘펭귄뉴스’, 357쪽. ‘비트’를 매개로 ‘나’와 ‘그녀’ 사이에서 이루어진 교집합적 상태는 필연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지만, 이것 자체가 지속가능한 운동으로의 전환은 아니다. 교집합적 만남을 통해 변화된 주체는 다른 주체와 거리를 가질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공간 즉, 운동성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그녀’의 죽음 뒤에야 비로소 ‘나’는 그 어디에도 ‘반납’할 수 없는 ‘정말 사적인 비트’(357쪽)를 완성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 그 ‘비트’는 ‘그녀’와 ‘나’만의 매개에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엇박자 D’의 마지막 장면처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쿵쾅’(358쪽)거릴 수 있는 운동으로 변환한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지속적인 운동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파리의 빌레트 공원(Parc de La Villette)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공원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문학·철학·영화 등의 다양한 비건축적 개념을 적극 끌어들인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통해 오히려 건축의 새로운 발전가능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 공원은, 점·선·면의 세 체계를 따라 설계된 각각의 공간이 한 공간 안에서 중첩되고, 분열되고, 해체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게 되어 있다. 설계의도에 따르면, 응집력 있는 구조들을 중첩시켰을 때 하나의 초응집적 거대구조가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정될 수 없는 것, 즉 전체성에 반대하는 것이 생겨난다. 결국 이 공간은 반-맥락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실제 공원 내 기능들의 중첩은 고정된 시설물로서의 기능성과 편의성에서 벗어나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탄생시킨다. 일상 언어학에서 말하는 관습적인 절차나 효과로서의 ‘맥락(context)’을 파괴하는 이 공간은 2000년대 우리 소설이 새롭게 만들어 낸 소설적 공간, 이른바 ‘무중력 공간’(이광호)과 맞닿아 있다. 2000년대 소설들은 종래의 작품들에서 기피해 온 이질적인 소재나 인물군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야기 공간에 낯섦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시기와 비교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소설들이 만들어 내는 공간 자체가, 중력으로 작용하는 어떠한 억압적 기준 없이 자유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단절적인 대화나 전통적 서사 구성을 거부하는 듯한 문체, 현실과 이질감 없이 섞여 있는 환상적 비현실 또한 그 결과물이자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김중혁의 소설 역시 이와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 그러나 현실과 냉소적인 거리를 두거나 이질적인 공간을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수많은 현실들과 겹치면서 동시에 거리를 두는 변별성을 통해 보다 많은 욕망들을 해방시킨다. 따라서 비교적 전통 서사에 충실하게 진행되던 김중혁의 소설은 언제나 결말에 이르러 모든 것을 툭툭 털어버리고 ‘마음이 편안해’(‘자동피아노’, 35쪽)지는 경험을 안겨준다. 이때의 ‘가벼움’이 바로 단순한 현실과의 거리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김중혁만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결과이다. 이 ‘거리두기’ 역시, 앞서 언급한 빌레트 공원에서 폴리(folie)라는 인상적인 개념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프랑스어로 광기, 무분별한 짓이나 말, 정열 등의 의미를 가진 폴리는 이 공원의 설계 단계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점 체계 속의 폴리는 실제 빨간색 철골 구조물들로 형상화되었는데 공원 내에서 쉽게 눈에 뜨이기 때문에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준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세워진 이 폴리는 전체 공간을 나누고 분리시키는 동시에 면과 선 체계의 폴리들과는 상호충돌하고 왜곡되어, 애초 설계자의 의도대로 공원전체가 탈통합적인 공간이 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억압에서 벗어난 공간을 만드는 것은 기준점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모든 것들과의 반복과 중첩, 그리고 다시 그것과의 거리두기에서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M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어쩌면 M과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마지막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얘기를 했지만 그사이 M과 나는 어딘가를 지나온 것 같았다. 어떤 갈림길을 지나온 것 같았다. 그는 왼쪽 길을, 나는 오른쪽 길을 선택했고, 발목에 묶여 있던 끈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르르 풀어져 버린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유리방패’, 180쪽. 위의 장면 속 ‘나’와 ‘M’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지내면서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조차 같이 치른다. 심지어 한 명만 뽑는 회사의 면접시험도 ‘막무가내’로 같이 치르는 이 둘은 전형적인 김중혁 소설의 인물들이다. 이들이 면접시험을 위해 준비했던 일종의 퍼포먼스가 우연히 인터넷 신문에 예술적 시도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순식간에 이들은 면접관으로 불려다니는 유명인사가 된다. 서른 번의 입사시험을 치르는 동안 ‘한때 실패에 중독된 인간들’이었던 주인공들이 ‘실패중독자들을 위로해 주는 입장’(178쪽)이 된 것이다. ‘점수를 받는 사람’에서 ‘점수를 주는 사람’(176쪽)으로바뀌게 된 이 발랄한 치환은 현실의 체계를 뒤엎는 듯 보인다. 자본주의적 서열구조의 확대·재생산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개취업의 기준에 함몰되어온 인물들이 그 틀을 자신들의 힘으로 벗어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 경우보다 오히려 짧은 시간 내-‘스무 번째였는지 스물한 번째였는지의 면접관 일을 마치고 나올 때’(178쪽)-에 ‘피곤’을 느끼고 만다. 애초부터 이들의 ‘자리바꿈’은 사실 무분별하게 정보를 생산해 내는 매스미디어 시스템이 만들어낸 ‘이벤트’였을 뿐이다. 자신들의 변화가 억압이 작동하는 체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 그 체계 안에 다시 포획되고 말았음을 느낀 순간, ‘나’는 ‘M’과 다른 길을 가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교집합적 운동이 다시 체계 내에 갇히고 말 때, 김중혁의 ‘거리두기’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운동성을 확보한다. 교집합적 반복과 변주, 그리고 거리두기까지 포괄한 김중혁 소설의 운동성은 작가 특유의 소재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 공간과 교직(交織)된다. ‘마니아적인 열정과 감수성’(박진), ‘사물들을 해방시키는 수집광’(김형중), ‘등장인물들의 마니아적 취향과 취미를 개성적으로 드러내주는 사물-예술’(심진경) 등으로 평가되는 김중혁의 사물에 대한 애착은 독자들에게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무엇보다도 주목해야 할 것은 작품 속 소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수공업적’ 성격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으로 등장한 ‘정보’의 유통은 후대로 전달되는 경험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따라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에도 진실이 포함되어 있던 시대에서, 진실과 관련 없이 사건만 난무하는 시대로의 변모를 지적한 벤야민의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실시간적 확산이 가능한 정보만이 중요시되고, 전생애에 걸쳐 축적된 개인의 경험들이 획득하는 의미와 그 깊이가 외면되는 것이 여전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수많은 경험들이 구전적인 방식으로 축적되어 있는 이야기를 벤야민은 수공업적 형태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의 특성을 빗대서 말한 ‘옹기그릇에 남아있는 손흔적’은 현대사회에서 하나의 가치가 아닌 시스템의 오류로 취급될 뿐이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김중혁은 경험들이 축적되어 있는 동시에 새로운 경험들을 환기시키는 소재들을 사용한다. 마치 벤야민의 ‘이야기’처럼 그의 소재에는 다양한 욕망과 경험들이 공존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다음에서 작가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론을 먼저 살펴보자. “잠수함 설명하기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아서 제가 집에 있는 잠수함 모형을 하나 가지고 왔어요. 비틀스의 영화 ‘Yellow Submarine’에 등장했던 잠수함이에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이걸 직접 만져볼 수 있다면 좀더 이해가 쉬울 텐데 아쉽네요.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어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한번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그리고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에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이 창문을 통해서 바닷속 풍경을 보는 거죠. 그리고 꼬리 쪽에는 방향을 조종하는 지느러미 같은 게 달려 있어요. 지느러미 아래쪽에는 잠수함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려 있어요. 프로펠러는 바람개비를 생각하면 될 거예요. 그리고 위쪽에는 네 개의 잠망경이 올라와 있는데요, 잠망경은 잠수함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고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 놓았어요. 굽힐 수 있게 만든 스트로 아세요? 그걸 잠망경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음, 그리고…….” (…중략…) “자, 이제 우리가 잠수함이 한번 돼 볼까요? 제가 자주 하는 놀이인데요. 욕조에 물을 받은 다음 스트로를 물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에겐 그 스트로가 잠망경인 셈입니다.” -‘무용지물 박물관’, 33~34쪽. 대상과 직접적 연관없는 “물고기, 바람개비, 스트로” 등을 동원하여 잠수함을 설명하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모든 감각과 경험을 총동원하게 된다. 그리고 이 감각과 경험들 역시 대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우리에게 ‘잠수함’을 경험적 실체로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과정에서 대상을 보편화시키는 정의(定義)는 ‘무용지물’이 되고, 나아가 감각 주체가 스스로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인식방법은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과 달리 “통조림”처럼 압축되지 않고 수많은 감각과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위의 긴 인용문에서처럼 필연적으로 비경제적이 된다. 김중혁이 선택한 소재들의 수공업적 성격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즉, 계열화된 체계 안에서 박제된 상태의 사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되는 사물이 바로 작가의 탐구 대상이다. 먼저, ‘에스키모, 여기가 끝이야’의 지도가 그것이다. 나무를 깎아 만든 이 지도는 에스키모들이 ‘기억과 소리’로 만들고 촉각을 동원하여 ‘상상하는 지도’이다. 일반적인 ‘지도’의 제작과 활용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의 반복적인 경험 안에서 유용한 이 지도는 그 자체로 수공업적 소재라 할 수 있다. 이 지도로 인해 ‘나’는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78쪽)던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게 된다. 사물에 축적된 수많은 경험들이 ‘나’와 중첩되어 나만의 경험을 생생하게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사물 역시 갇혀있던 가치판단의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이다. 이와 같은 탐구는 ‘악기들의 도서관’에서 심화되어 나타난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 ‘아무것도 아닌 채로 죽는다는 건 억울하다.’(109쪽)는 생각이 든 ‘나’가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게 된 악기점에서 만든 이 ‘도서관’은 연주가 아니라 ‘그냥 악기 소리만’ 있는 곳이다. 악기는 애초에 인류가 감정표현과 전달의 도구인 신체를 보충하는 보조수단이었다. 여기에 악기를 사용해온 수많은 사용자들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하나의 도구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악기가 분류되고 체계화되면서 점점 경험의 세계에서 분리되어 전문연주자를 필요로 하기에 이른다. 체계 내로 편입되지 않은 개별적 경험들이 가치를 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제 차단당한 것이다. 사실상 처음부터 박물관에 전시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되기 직전까지도 사물들은 오직 사용자들의 경험과 경험사이에서만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본주의적 체제의 강제성을 보편타당성으로 받아들여 사물들을 분류하고 서열화해 왔던 것이다. 이제 자본주의적 질서로 재편된 박물관 안에서 사물들은 더 이상의 경험을 용납하지 않은 채 개별성을 상실하고, 인간마저 전시물과 같은 운명을 겪게 된다. 김중혁의 수공업적 사물에 대한 탐구는 이와 같은 운명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 노력은 ‘박물관’을 ‘무용지물’로 만들면서, 체계에서 소외된 모든 것들을 ‘악기도서관’으로 이끈다. 여기서 우리는 ‘긁거나 할퀴거나 두드리거나 뜯거나 쓰다듬거나 꼬집으면서’(127쪽) 억압되/하지 않는 개별적 경험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지 않냐? 그보다 더 처음으로, 더 처음” -‘유리방패’, 178~179쪽(인용자 재구성). 시원의 욕망을 꿈꾼다는 것은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전도되고 억압된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기억을 통해 더듬어 가는 ‘처음’은 언제나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하는 데리다는 기원을 아예 결정 불가능한 것으로 본다. 부타데스의 딸이 기억에 의존하여 그림을 그리던 순간부터 실제 대상은 무시될 수밖에 없고, 차라리 현존(presence)과 부재 사이의 ‘놀이’ 그 자체가 의미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자본주의는 모든 차이의 진폭과 오류마저 자신의 안으로 포획하는 강력한 보편타당성을 지향하는 체계이다.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이 자체 내의 심각한 오류를 드러내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자본주의적 처방만이 유효하게 거론되는 현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김중혁의 소설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도 모든 욕망들을 중첩시키면서 멈추지 않고 차이들을 생산한다. 그리고 그는 그 전략으로 모든 경험과 욕망들의 ‘흔적(trace)’이 새겨진 사물을 사용한다. ‘자신만의 생각과 리듬’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괴물에 가까’운 ‘타자기’(‘회색괴물’), 그 어떤 외부조건에도 얽매이지 않고 연주되는 순간마다 ‘자신의 몸을 통째로’ 빌려주는 ‘투명’한 ‘피아노’(‘자동피아노’), ‘수많은 밑그림 위에다 자신의 그림을 그려나가’고 이것이 다시 ‘또다른 사람의 밑그림’이 되는 작업을 하는 디제이들의 ‘비닐레코드’(‘비닐광시대’)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이 사물들이 만들어 내는 차이들이 결국 무한대의 욕망들에 열려 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통해 우리들은 ‘처음’으로 이끌린다. 작가의 이런 의도는 최근작인 ‘C1+y=:[8]:’에서 ‘보드빈터’라는 공간으로 구체화된다. 정글의 특성을 도시에 연결시켜 보다 쾌적한 도심을 만들고자 하는 도시 연구가 ‘나’가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도심을 다니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이 공간은 목숨을 걸고 정글을 탐사하면서까지 만들고 싶었던 공간이다. 그러나 이는 목적지로 충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도심 속 길들의 일부분이며, 수많은 익명의 스케이트 보더들이 ‘단 한 번도 신호등을 만나’거나,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도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길의 연결일 뿐이다. 이 ‘길’이야말로 도시가 생성되기 이전 개인의 욕망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던 ‘첫 길’이며, 그 ‘처음’은 억압 자체가 무화되고 인류전체의 경험과 개인이 분리되지 않았던 시원의 욕망을 바라볼 수 있는 순간이다. 그 길 위로 부지런하게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는 작가의 행보에 시선을 고정시킨 이유는 그의 소설행위가 하나의 답변이 아니라 ‘처음’을 향한 지속적인 질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끝>
  • [금호 정상화 추진] 대우건설 인수 ‘무리한 풋백옵션’ 발목

    [금호 정상화 추진] 대우건설 인수 ‘무리한 풋백옵션’ 발목

    재계 서열 8위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재계에 미칠 파장이 관심을 모은다.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산총액 37조 5580억원으로 재계 8위 규모(공기업 제외)다. 2008년 총매출이 24조원, 영업이익은 1조 27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의 자산총액이 9조 6000억원. 대우건설이 산업은행의 품으로 넘어가면 그룹은 28조원 규모의 재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아시아나 총체적 사업위축 불보듯 그룹의 주요 사업 축은 ▲석유화학·타이어 ▲운송·물류·서비스 ▲건설 분야다.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양대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경영권은 채권단으로 넘어간다. 특히 자율협약을 맺기로 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도 구조조정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여 사업 위축은 그룹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결국 내년 사업투자 계획 축소와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금호석화는 이미 내년도 투자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화는 2008년 기준 매출액이 3조 1825억원으로 합성고무 분야는 세계 1위다. 오남수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본부 사장은 “금호석화와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적인 측면으로 안정적이고 비교적 양호하다. 구조조정 방안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이 사태를 조속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금호의 워크아웃으로 인해 금융회사 건전성이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아시아나에 대한 금융권의 총 여신은 15조 7000억원 규모다. 그룹이 발행한 전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잔액도 각각 2조 9000억원, 1조 6000억원으로 시장 비중은 2% 안팎이다. ●대우건설 재매각 끝내 물거품 금호아시아나를 워크아웃으로 이끈 것은 결국 무리하게 추진했던 대우건설 인수.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12월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3조 5000억원을 투자받아 대우건설을 사들였다. 2009년 12월15일을 기준으로 주식 가격이 3만 15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차액을 전액 보상하는 풋백옵션의 대금은 4조원에 이르렀다. 올 초부터 금호생명, 아시아나IDT 등 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지난해 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풋백옵션 대금은 그룹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룹이 들어올린 대우건설은 ‘승자의 독배’였던 셈이다. 대우건설 재매각 작업은 결렬됐다. 우선협상대상자 2곳은 12월이 되도록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다. 오 사장은 “이행보증금 지급 등 외국 인수·합병(M&A) 관행의 차이를 넘지 못했다. 국내 투자자 한 곳에서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투자 규모나 자금조달 시기가 늦어질 것 같아 결국 지난주 산업은행과 긴밀한 협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주식 50%+1주를 주당 1만 8000원에 매입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추위, 화끈한 액션영화로 날려볼까

    2010년 신정 연휴는 유난히 길다. 가족 혹은 친구들과 잠시나마 여행을 가는 것도 좋겠지만 영하 10℃를 넘나드는 강추위가 예상돼 밖에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다. 괜한 고생 말고 그간 송년회로 녹초가 된 몸도 보살필 겸 집에서 영화를 보며 편안한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신년 연휴 안방극장을 화끈하게 달궈줄 액션 영화들을 소개한다. ●청룽 액션의 총아 ‘상하이 나이츠’ 액션 영화에 청룽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청의 황제가 살고 있는 자금성에 복면을 쓴 자객들이 숨어 들어 옥새를 강탈한다. 살해당한 무사는 딸에게 검은 상자를 건네며 오빠 ‘장웨인’에게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장웨인은 황실 근위병 출신으로 미국 서부에서 생활하는 쿵푸의 달인이다. 아버지의 부음을 접한 웨인은 원수를 갚기 위해 런던으로 향한다. 여기서 동생을 만난 웨인은 아버지를 죽인 자가 영국 황족인 ‘라쓰본’인 것을 알게 된다. 라쓰본은 왕위 계승 서열 10번째로 자기보다 윗 서열에 있는 황족들을 없애버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2003년 2월 개봉작. OBS 1일 밤 12시10분. ●화려한 무술 종합선물세트 ‘엽문’ 중국 무술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엽문’도 있다. 1930년대 중국 무술 달인들의 메카가 된 불산. 그곳에서 ‘엽문’은 고수 중의 고수로 이름을 날린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이 중국대륙을 침략해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불산은 일본의 식민지배 아래 놓인다. 일본은 먼저 ‘민족혼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불산의 무술가들을 비열하게 죽여나가자 엽문은 충격에 휩싸인다. 이에 엽문은 제자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신념을 버리고 자신의 무술을 통해 일본에 저항하기 시작한다. 올해 4월 개봉작. KBS2 2일 밤 11시35분. ●미국 서부 액션극 ‘3:10 투 유마’ 이제 미국 서부의 액션극 ‘3:10 투 유마’으로 넘어가자. 서부 일대를 두려움에 몰아 넣은 악명 높은 무법자 벤 웨이드가 애리조나주에서 체포되자 그를 유마의 교수대로 보낼 호송대가 조직된다. 평범한 가장 댄 에반스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건 호송작전에 자원한다. 3시10분 유마행 열차에 도착하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단 72시간. 벤 웨이드의 끈질긴 탈출시도와 그의 부하들의 필사적인 추격전 속에 대원들은 하나 둘 목숨을 잃어간다. 댄은 3시10분 유마행 열차에 벤을 태울 수 있을까? 2008년 2월 개봉작. KBS2 3일 밤 11시45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설] 예산안 대치로 국회의장 옷까지 벗기려나

    김형오 국회의장이 어제 초유의 준예산 편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초강수를 던졌다. 새해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지 못하면 사퇴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김 의장은 무엇보다 예산안 처리 불발을 국회 기능의 정지로 규정했다. 국회가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데에 책임지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여야 지도부의 동반 책임론도 내걸었다. 한편으론 엄포성 승부수로 보이기도 한다. 그보다는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서열 2위인 국회 수장이 대화와 타협을 촉구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무능국회에 엄중한 경고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인다.새해 예산안은 금액면에서 1.2%에 불과한 4대강 예산에 발목 잡혀 표류 중이다. 오늘로 예산안 처리 시한은 나흘밖에 남지 않아 파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이런 벼랑 끝에서도 민주당은 “4대강 의심 예산 전액 삭감”을 외치고, 한나라당은 “살을 깎을지언정 뼈는 안 된다.”고 버티면서 상대방의 양보를 강요하고 있다. 양측이 막판 대타협을 위한 채널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면 충돌에 대비하는 자세가 심상치 않다. 정면 충돌 대비는 작전용에만 그치고 결국 대타협으로 가기를 기대해 본다.여야는 최악의 상황을 마음속에 그려보면서 한발씩 물러서야 한다. 예산안 연내 처리가 불발되면 김 의장은 사퇴하게 되고, 그러면 여야 원내 지도부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김 의장이 당내 강경파들에게도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 만큼 그들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로 이어진다면 강공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답답하고 백척간두에 서 있는 심정이라는 김 의장의 고백에 여야 지도부와 강경파들은 귀 기울여야 할 때다.
  • [모닝 브리핑] 軍 신병훈련기간 8~10주로 2배 연장 검토

    국방부는 27일 현행 5주인 신병훈련기간을 8~10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복무기간이 현행 24개월(육군 기준)에서 2014년 6월까지 당초 일정대로 18개월로 단축되면 전투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의 하나다. 군 당국은 내년 하반기부터 신병훈련소에서 5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시킨 뒤 연대급 부대에서 병사 특기별 집체교육을 3~5주간 진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군은 또 이병과 병장의 계급 유지기간을 현재 각각 5개월, 6개월에서 2개월씩으로 줄이고, 일병과 상병 근무기간을 7개월로 늘려 병사들 간의 서열 의식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노숙인 대책, 윌리엄과 브루니를 보라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지난 15일 밤 런던 템스강 다리 밑에서 노숙 체험을 했다고 한다. 윌리엄 왕자는 자신이 후원하고 있는 노숙인 구호단체 운영자와 함께 영하 4도의 추위 속에 콘크리트 바닥에 종이박스를 깔고 다른 노숙인과 똑같이 밤을 보냈다. 노숙인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노숙 체험을 자처했다고 한다.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대통령 부인도 파리 자택 부근의 노숙인과 오랫동안 우정을 나눠온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실직자가 양산되면서 노숙인은 어느 나라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무기력한 패배자, 게으른 낙오자로 몰아 경멸하고 피하기만 해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를 주고, 자활 의지를 불어넣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시켜야 할 책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그런 점에서 윌리엄 왕자와 브루니 여사는 노숙인 문제를 대하는 사회 지도층의 모범적인 사례이다. 본지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집계한 노숙인은 지난 11월 현재 2961명이다. 반면 자활단체는 시내 노숙인이 최소 1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초적인 실태 파악조차 부실하다 보니 서울시가 매년 250억원 안팎의 예산을 노숙인 대책에 쏟아붓고도 노숙인 자활과 개선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부랑인과 노숙인의 개념 정립이 불분명하고, 지원 주체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 나뉘어 있는 점 등 제도적인 허점의 보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 佛 브루니·英 윌리엄의 선행 한파로 얼어붙은 유럽 녹이다

    카를라 브루니(42) 프랑스 대통령 부인과 윌리엄(27) 영국 왕자의 ‘노숙자’와 연관된 선행이 한파로 얼어붙은 유럽에 훈훈한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브루니는 자택이 있는 파리 도심 16구에서 만난 노숙인 데니스(53)와 각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어 화제다. 그는 8살인 아들 오렐리앙을 학교에 바래다주다가 길에서 데니스를 만난 뒤 친구가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니스는 프랑스 연예 주간지 클로저와의 인터뷰에서 “브루니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50유로나 100유로짜리 지폐를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종종 음악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브루니는 자신의 최신 음악앨범에 사인을 한 뒤 그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니스는 “브루니가 다음 앨범에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친절한 브루니는 추운 날 길에서 잠을 자야 하는 데니스를 딱하게 여겨 한달 동안 호텔에서 머물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데니스는 “노숙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삶의 방식이 있기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대신 브루니가 선물한 군용 모포로 따뜻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우정은 브루니가 노숙자들이 발행하는 잡지 머캐덤과 인터뷰를 하면서 알려졌다. 브루니는 이 인터뷰에서 “노숙자들의 의지를 거스르면서 그들을 도울 수는 없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니스는 “브루니와 친구가 된 뒤 경찰들이 더이상 성가시게 굴지 않는다.”면서 “아무래도 그가 경찰에 민원을 넣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영국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진 지난 15일 밤 런던 템스강 블랙프라이어스 다리 근처에서 노숙 체험에 나섰다. 청소년 노숙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이날 윌리엄 왕자는 노숙인을 돕는 시민단체 센터포인트 운영자 세이 오바킨과 개인비서만 동행한 채 골목길 쓰레기통 뒤에 자리를 잡았다.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위에 종이박스를 이불 삼아 몸을 누인 윌리엄은 밤새도록 찬 바람에 시달렸다. 새벽녘엔 청소차에 치일 뻔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는 “빈곤, 정신질환, 마약 및 알코올 의존, 가정 해체 등이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면서 “내가 노숙자 문제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울산 2013년 국제중 개교추진 논란

    울산에 국제중학교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2013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중 설립에 신중한 입장이어서 실제 성사여부가 주목된다.울산시는 22일 시청 상황실에서 강동 산하도시개발사업 시행사 등과 가칭 ‘울산국제중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날 MOU에는 박맹우 울산시장과 아이엠케이산업 신용원 대표, 토피아에듀케이션 김석환 대표, 산하지구도시개발사업조합 박형길 조합장 등 4명이 서명했다.국제중은 산하지구 도시발개사업 시행 대행사인 ㈜아이엠케이산업이 학교용지와 건축비 등 143억원을, 영어교육 및 영재교육 전문기업인 ㈜토피아에듀케이션이 70억원을 각각 출연해 설립될 예정이다. 산하지구 내 1만 4400여㎡에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돼 2013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원은 학급당 25~30명씩 총 24학급 600명으로 알려졌다.시 관계자는 “학교법인 설립인가와 설립계획을 교육청에서 승인하면 곧바로 착공할 계획”이라며 “국제중이 개교하면 글로벌 교육인프라 구축은 물론 해양복합관광도시의 질적 수준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현재 전국에는 서울 대원중, 영훈중, 경기도 가평군의 청심국제중, 부산국제중 등 4곳의 국제중이 있다. 국제중 운영을 둘러싸고 수월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으나 사교육비 부담증가와 서열화 초래 등 부정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울산의 국제중 설립을 계기로 국제중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의 2009년은/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2009년은/박홍환 베이징특파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지금 일본을 거쳐 한국, 캄보디아, 미얀마를 돌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가 열린 코펜하겐으로 달려갔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중국의 신장(新疆)지역 외곽까지 장장 1800㎞가 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통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2009년 드디어 G2(주요 2개국) 반열에 오른 중국 최고지도부의 세모 행보가 숨가쁘다. 올 들어 중국 최고지도부 9명은 역할을 나눠 모두 24차례 해외로 달려나갔다. 후 주석과 원 총리가 각각 7차례로 가장 많고, 시 부주석이 3차례,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2차례이다. 자칭린(賈慶林) 정협 주석과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 리커창(李克强) 부총리, 허궈창(賀國强)·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은 각각 한차례 해외순방길에 나섰다. 미국,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가 이들의 외교무대였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최근 “중국이 국제체제를 개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세대 지도자이자 개혁개방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 이래 추구해온 도광양회(韜光養晦·재능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 외교노선과는 사뭇 다른 어조다. 양 부장은 “도광양회의 겸허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말했지만 듣는 입장에서 방점은 오히려 유소작위(有所作爲·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뜻을 이룬다)에 찍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09년 중국 외교의 특징은 다분히 공세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와중에 선진 주요국들이 크게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의 위상은 급부상한 탓일 게다. 그래서일까, 올 중국 최고지도부의 외유 일정에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와 캐나다가 배제된 것이 유독 눈에 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 대한 이들 국가의 환대와 무관치 않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판단이다. 결국 캐나다의 하버 총리는 연말에 백기를 들고 중국으로 달려와 씁쓸한 표정으로 만리장성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중국 외교당국은 통쾌함을 느꼈을 법도 하다. 비록 유력한 차기 지도자이긴 하지만 ‘B급 총리’로 분류되는 시 부주석에 대한 방문국들의 극진한 환대도 중국 외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전세계가 중국과의 관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오히려 시 부주석은 1개월 전 면담신청이라는 관례를 깨고 일왕까지 면담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분신으로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소득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는 웬만한 천민자본주의 국가를 능가한다. 베이징 등 대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면 우리의 1960년대 농촌 풍경과 흡사한 모습이 펼쳐진다. 오죽하면 공산당기관지인 인민일보까지 분배정책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을까. 지난 7월5일 200명 가까운 생명이 희생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는 5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인터넷과 국제전화가 불통이다. 경찰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서 의혹의 죽음을 맞는 범죄혐의자들에 대한 뉴스가 잊혀질 만하면 나오고, 매년 4000~5000명의 광부가 부실한 안전관리 속에 지하 수백m 갱 속에서 고단한 생을 마감한다. 원 총리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G2라는 표현은 합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거대한 인구를 가진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2009년 중국의 모습은 마치 가분수를 연상시킨다. 비대해진 상체를 왜소한 하체가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화려한 외교적 성과의 이면에는 복잡한 내부 모순이 남아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2010학년도 사이버大 신·편입생 모집

    사이버대학교들도 2010학년도 신·편입생들을 모집한다. 모집은 대부분 이번달로 마감된다. 사이버대는 고등학교 졸업자나 검정고시 합격자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특히, 본업을 유지하면서 다닐 수 있어 직장인, 군인, 주부들에게 인기다. 사이버대에 개설돼 있는 학과들은 일반대학에 못지 않다. 영어, 경영, 사회복지, 사회과학 전공 등 뿐만 아니라 외식창업학과, 융합학과, 3D애니매이션학과와 같은 실용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학과도 있다. 전공과 연계해 각종 자격증을 손쉽게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은 사이버대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이다. 저렴한 학비, 장학금 혜택은 덤이다. 2010학년도 오프라인 대학들에 도전장을 내민 사이버대를 소개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 해외연수 등 외국어특성화 교육 한국외대가 55년간 쌓아온 외국어교육의 노하우를 온라인에 재현한 사이버대 중 유일한 ‘외국어특성화’대학이다. 2+2 복수학위제도, 해외 언어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10학년도 입학 지원은 17일까지 1차, 다음달 4일부터 22일까지 2차 지원을 받는다. 전형은 자기소개서(80%)와 논술(20%)로 이뤄지며, 영어·중국어·일본어 어학자격증이 있을 경우 가산점(5%)이 주어진다. 개설된 모집 단위는 영어·중국어·일본어·한국어학부로 구성된 4개의 외국어계열 학부와 경영·언론홍보학부로 구성된 2개의 사회계열 학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실용영어, 테솔(TESOL), 통번역의 세부 전공으로 나뉘어져 있는 영어학부에서 TESOL 전공과정을 이수하면 ‘TESOL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한국어학부 재학생도 한국어 교육실습 등 해당 영역별 지정 학점을 이수하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급하는 ‘한국어 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02)2173-2580, www.cufs.ac.kr ■ 경희사이버대학교 - 경희대와 시너지효과 극대화 오는 28일까지 정보·문화예술, 사회과학, 국제지역, 경영, 호텔·관광·외식학부 등 5개 학부 19개 학과에서 2010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신입생은 고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2학년 편입은 전 대학 35학점 이상, 3학년 편입은 70학점 이상 수료한 경우 지원할 수 있다. 학업계획서(70%)와 논술(30%)을 전형요소로 반영한다. 지난 8월부터 경희대 조인원 총장이 경희사이버대 총장을 겸직하게 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양 학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젝트 진행 및 노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입학생은 경희대와 학점 교류는 물론 도서관, 강의실, PC실습실 등 교내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경희가족으로 경희의료원의 진료비 감면혜택(가족 포함)과 경희대학교 대학원 진학 시 경희동문 장학 혜택도 받는다. 또 대동제, 학술제, 체육대회,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의 다양한 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02)959-0000, www.khcu.ac.kr ■ 한국사이버대학교 - 전공外 모든 강좌 청강 가능 개교 9년 만에 사시합격자 6명, 소방기술사 4명을 배출했다. 연세대, 서강대 등 전국 57개 명문대학이 공동으로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이버대학이다. 17일까지 소방방재, 사회복지, 상담학과를 포함한 16개 학과에서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점당 수업료는 8만원이다. 2010학년도 1학기 입학생 전원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특별전형 입학자 전원과 일반전형 직장인, 주부 지원자에게는 입학 후 1년간 수업료 20%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학사편입학 입학자는 입학 후 1년간 수업료 25%, 협정기관 직장인은 산업체 위탁전형을 통해 졸업 시까지 매 학기 수업료 40%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내년부터 재학 중 자신의 전공뿐만 아니라 교내 모든 강좌를 청강할 수 있다. 졸업 후에는 전공 과목을 평생 수강할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제공된다. 연세대 등 전국 25개 회원대학 도서관 출입 및 도서열람도 할 수 있다. (02)3149-9611, go.kcu.ac ■ 한국디지털대학교 - 고대·POSCO 등과 산학협력 개인의 의견을 서술하는 논술평가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작성한 글은 입학지원서와 함께 제출한다. 수업료는 1학점당 6만원으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최저 9학점(54만원)부터 최대 18학점(108만원)까지 탄력적으로 학점을 신청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이번 우대모집 기간에 직장인, 주부, 농어촌 거주자,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구성원이 합격 후 입학하면 입학금(30만원)이 전액 면제된다. 모집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눈에 띄는 학과로는 전공과목으로 수강만 하면 청소년지도사 2급 필기시험을 면제받을 수 있는 청소년학과와 정보관리전문가나 IT보안 컨설턴트,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될 수 있는 정보관리보안학과가 있다. 국내의 고려대, 미국의 테네시대, 조지아 사우스웨스턴 주립대, 영국의 뉴캐슬대 등의 학교는 물론 POSCO, 한국마이크로소프트, KBS 등의 기관들과도 산학협정을 맺었다. (02)6361-2000, go.kdu.edu ■ 한양사이버대학교 - 선·후배 멘토링 프로그램 강점 70여년 역사를 가진 한양대의 교육 경험에서 비롯된 최고 수준의 콘텐츠와 차별화된 학사행정 서비스가 강점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선·후배가 수업 내용을 공유하고 협력하게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7년 현 교과부가 실시한 원격대학평가에서 ‘종합 최우수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사이버대 중 유일하게 대학원 석사과정을 인가받아 2010학년도부터 경영, 휴먼서비스, 부동산대학원 등 3개 대학원, 8개 전공이 개설된다. 올해 초 테솔(TESOL) 분야 최고의 교육기관인 미국 애너하임대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 6월부터 ‘TESOL 자격증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키로 협약해 외국대학과 공동으로 TESOL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오는 28일까지 입학원서를 온라인으로 접수한다. 전형요소는 자기소개 및 이력경력(30점), 지원동기 및 향후 학업계획(30점), 적성검사(40점)로 이뤄진다. (02)2290-0114, go.hanyangcyber.ac.kr ■ 세종사이버대학교 - 융합경영·자유전공학과 눈길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2010학년도부터 신설되는 ‘융합경영학과’와 학문의 경계를 뛰어 넘는 ‘자유전공학과’가 눈에 띈다. 특히 자유전공학과의 글로벌인재양성과정에선 해외대학 탐방 및 교환학생 프로그램 혜택도 주어진다. 오는 29일까지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지원동기(80%)와 논술고사(20%)를 전형요소로 반영한다. 전형별, 학과별 복수지원이 가능하며, 수능성적과 고교 내신성적은 반영하지 않는다. 모집학과로는 부동산경매중개학과, 금융재테크학과, 융합경영학과, 외식창업프랜차이즈학과, 노인보건복지학과, 아동보육복지학과, 호텔관광경영학과, 상담심리학과, 자유전공학과, 만화·게임·3D애니메이션학과, 유비쿼터스컴퓨팅학과, 정보보호시스템학과 등이 있다. 이번 입시에서는 입학생 전원에게 1년간 수업료 20% 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장애인은 수업료의 20~50%, 다문화가정 및 기초생활수급자는 30~100%, 외국인은 50%의 장학혜택을 받을 수 있다. (02)2204-8000, www.sjcu.ac.kr/entr ■ 서울사이버대학교 - 국내유일 군경상담학과 개설 노인복지학과를 비롯해 군경상담학과, 금융보험학과 등 이색학과가 눈길을 끈다. 특히 군경상담학과는 군내 전문심리상담관(군상담사)과 경찰 및 교도분야 심리상담전문가를 양성하는 국내 유일의 학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대학인 미국 존스국제대학(JIU)과 국내 최초로 창업지도사 자격증, 프로젝트 관리사(PMP) 자격증 과정을 공동 개설했다. 오는 29일까지 2010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고교 내신과 수능성적에 상관없이 고졸 이상 학력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입학원서에 포함되는 지원동기 및 학업계획서를 전형요소로 선발한다. 모집 단위는 인간복지학부, 심리·상담학부, 사회과학부, 경상학부, IT·디자인학부 등 5개학부 14개 학과이다. 가족 2인 이상 재학 시 입학 첫 학기부터 가족장학금 혜택을 부여한다. 직업군인은 입학과 함께 50%의 수업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02)944-5000, www.iscu.ac.kr ■ 서울디지털대학교 - 사회복지·상담심리학부 인기 연간 8000여명의 학생에게 3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약 4000명에 가까운 학생이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수준이다. 오는 22일까지 2010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수능성적과 상관없이 입학지원서, 학업계획서, 학업적성 평가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입학금과 수업료를 할인해 주는 각종 특별전형을 눈여겨 볼 만하다. 직장인, 주부, 자영업자, 검정고시출신, 직업군인, 장애인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인 이상의 가족이 동시에 재학하거나 졸업 후 타 전공으로 재입학해도 장학금이 주어진다. 사이버대학 중 가장 많은 17개 학부 25개 전공이 개설돼 있다. 사회복지학부, 교육학부, 상담심리학부가 인기가 높다.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10여명이 작가로 등단한 문예창작학부도 인기다. 코디네이터, 스타일리스트, MD, 패션에디터 등을 양성하는 디지털패션 전공이 독특하다. 1644-0982, www.sdu.ac.kr
  • 中 지도부 역할 분담 연말 3각외교 총공세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각각 역할을 나눠 연말 외교 총공세를 펼친다. 서열 1위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3위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6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각각 자원, 기후변화, 동아시아 관계 등을 맡아 잇따라 해외순방에 나설 예정이다.후 주석은 12일부터 14일까지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실무 방문한다. 자원외교가 주목적이다. 우즈베키스탄을 포함, 세 나라를 관통하는 중앙아시아와 중국 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통식 참석이 표면상의 이유지만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중앙아시아 각국과의 ‘에너지 연대’ 및 새로운 공급원 확보가 더 큰 목적으로 분석되고 있다.중국은 투르크메니스탄에 3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세계 다섯 번째 규모인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는 한편 원유를 공급받고 있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는 우라늄까지 안정적으로 제공받는 협약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개통하는 1833㎞의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는 연간 400억㎥의 중앙아시아 천연가스가 중국 서부 신장(新彊)지역으로 공급된다.원 총리는 17~18일쯤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개도국의 통일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한 시 부주석은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 한국, 캄보디아, 미얀마를 공식방문한다. 중국 측은 이번에 특히 시 부주석의 일본 및 한국 방문 성사를 위해 매우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 부주석은 이명박 대통령의 코펜하겐 방문으로 이 대통령 면담이 어렵게 되자 일본 일정을 단축하고, 16일 밤늦게 방한하기로 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일본은 시 부주석의 방문에 파격적인 대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의 일왕 면담 요청에 부정적이었던 일본 궁내청이 최근 면담을 수용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일 관계를 고려한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의 노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시 부주석의 이번 한·일 양국 방문을 차기 지도자 이미지 부각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그의 자질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이 같은 지도자들의 연쇄 연말외교에 대해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11일 “지도부의 해외 방문이 각국과의 관계 강화와 국제문제에서 중국의 역할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stinger@seoul.co.kr
  • 복수노조 이견… 재계 갈등 수면위로

    ‘현대차그룹이 뿔났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자사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서운함에서다. 경총도 할 말이 많있다. 노조에 맞서 경영인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복수노조 반대’를 방침으로 정했는데 현대차가 자신들의 특별한 상황 때문에 ‘돌출행동’을 하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현대차 “원안 고수해야” 노사 관계에 관한 한 ‘재계 서열 1위’인 현대차그룹이 3일 경총을 탈퇴하자 재계는 앞으로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그룹은 대책을 논의했다. 복수노조 허용을 놓고 재계 안에 미묘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재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현대차의 경총 탈퇴는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 현대차는 그동안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원안 고수’ 입장이었다. 내년부터 전임자 임금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이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총이 복수노조를 반대하는 다른 그룹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자 불쾌해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탈퇴는 전임자 임금지급을 복수노조 허용 금지에 대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일부의 움직임에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듯싶다.●삼성·LG는 관망세 현대차의 강경 조짐은 이틀 전에도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1일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관련 입장’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현대차로서는 의외의 태도였다. 현대차는 “노사 간 합의 내용에 따라 현행법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 변화를 우려한다.”면서 “노조 전임자의 임금지급 금지는 반드시 현행법대로 내년부터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현대차 관계자도 이날 탈퇴 배경과 관련해 “경총이 회원사의 이해 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회원사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어 더 이상 회원사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노무관리실패 경총에 미룬꼴”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보다 복수노조 금지에 무게를 둔 그룹들은 경총과 현대차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삼성은 “지켜볼 뿐”이라며 관망세를 보였다. LG는 “우리의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노무관리를 실패한 책임을 애꿎게 경총에 미루는 꼴이고, 이탈 행동은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문화계 재계출신CEO 영입 ‘명과 암’

    문화계 재계출신CEO 영입 ‘명과 암’

    서울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또다시 재계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내정됐다. 전임 사장도 CEO 출신이었다. 현재 공석인 예술의전당 사장 자리도 CEO가 거쳐 갔다. 문화계의 CEO 영입 시도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정체된 공연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성급한 기업논리 주입으로 중도낙마를 자초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교차한다. ●이팔성 대표는 관람객 8배 늘려 25일 문화계에 따르면 전날 세종문화회관 신임사장에 내정된 박동호씨는 제일제당 상무를 거쳐 CJ엔터테인먼트와 CJ푸드빌(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운영) 대표를 지냈다. 취임 5개월 만에 지난달 갑자기 사퇴한 이청승씨의 후임이다. 이씨는 한국폴라 대표 출신이다. 지난주 사표를 낸 신홍순 예술의전당 사장은 LG그룹(LG상사)에서 잔뼈가 굵은 LG맨이다. 이씨는 동양화가, 신씨는 재즈 애호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문화에 어느 정도 식견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두 사람이 잇따라 ‘중도낙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또 CEO가 내정되자 문화계는 떨떠름한 표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공연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문화계에 CEO 영입바람이 처음 불었을 때만 해도 이들의 경영 노하우를 예술계에 접목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 결과가 장밋빛만은 아니었던 만큼 CEO 출신 문화 수장들의 장단점을 한번쯤 냉정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계가 꼽는 CEO 출신들의 장점은 역시 ‘장사 감각’이다. ‘고고한’ 문화에 마케팅 개념을 적극 접목,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았다. 증권사(현 우리투자증권) 사장에서 교향악단 대표로 변신해 큰 화제가 됐던 이팔성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05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을 이끌면서 2009년 5월 물러날 때까지 관람객 수를 8배, 자체 수입을 24배 증가시켰다. ●‘야성’ 장점 vs ‘군림’ 단점 신홍순 전 예술의전당 사장도 재임 시절 ‘객석 기부제’를 도입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CEO 출신인 신 사장이 취임하면서 문화 마케팅 사업이 크게 발전했다.”면서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공연장 시설 및 공연의 질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功) 못지않게 과(過)도 많다고 문화계는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문제로 경영 스타일을 꼽는다. 수익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어떻게 벌 것인가’보다 ‘어떻게 쓸 것인가’가 관건인 공연문화의 공공성을 퇴색시켰다는 것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CEO 출신 공연단체장들이 수익성을 우선순위에 놓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떨어지는 클래식이나 국악을 홀대해 내부마찰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권위적인 자세도 단점으로 꼽힌다. 조직을 기업 식의 서열관계로 접근하다 보니 예술인을 부하 직원 정도로 치부하곤 했고, 그 결과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전언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이팔성 대표만 해도 재임시절 정명훈 음악감독을 영입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정 감독과의 관계 설정에 다소 껄끄러운 측면이 있었다.”면서 “감독의 권한이 절대적인 오케스트라 생리를 다소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질검증·선출과정 투명성 강화해야 따라서 자질 검증과 선출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연단체장 선임과정에 참여했던 한 문화계 인사는 “예술적 안목이나 자질은 뒷전이고 ‘이번에는 CEO 출신을 뽑자’는 식으로 방향부터 정하고 보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며 “여기에 정치권 외압까지 더러 가세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은 “‘CEO 출신은 안 된다’라는 식의 문화계 배타주의도 문제지만 문화예술계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CEO들의 노력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동대문구, 연공서열 타파 성과제 도입

    동대문구, 연공서열 타파 성과제 도입

    동대문구는 연공서열보다 행정 효율성과 업무 실적을 중시하는 ‘성과주의 인사시스템(MS;Merit System)’을 도입키로 했다. 방태원 구청장 권한대행은 24일 “급변하는 행정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행정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강화할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방 권한대행은 “이번 조직 및 인사시스템 개편은 지난 8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구 소속 전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가 실시한 조직 및 업무 성과 진단 결과에 따르면 부서별 업무량은 하루 8시간 집중 근무했을 때의 업무량을 100이라고 할 때 평균 73.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직의 구조적 개선과 업무의 경중에 따른 선택과 집중, 불필요한 사무 축소 또는 폐지, 업무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 구조적이고 혁신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현재의 비효율·불합리를 타파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교육개선·특화사업·녹색교통·통합조사2팀 등 4개 팀을 신설하고, 복식부기·가스연료·환경자원센터 건립추진·승용차요일제팀 등 4개 팀을 폐지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을 단행키로 했다. 또 공동브랜드사업과 공동제조사업장 등 불필요한 업무를 정비, 폐지키로 했다. 이들 사무는 그동안 이렇다 할 내용도 없이 형식적으로 추진돼 예산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 돼 왔고, 담당 부서에서도 폐지를 신청한 사업들이다. 민간 위탁 사업도 대폭 확대, 효율적인 행정시스템을 확립하고 민·관 협동 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현재 추진 중인 37개의 민간 위탁사업을 내년까지 4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청소차량 운전, 공원관리, 시설물 관리 등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아울러 담당자 업무분장 표준 모델을 도입해 7급 이상 공무원에게 주요 업무를 맡겨 업무 수준을 높이는 기능직 공무원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6급 직원 전체를 인력뱅크로 운영해 실무 인력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재의 팀장제는 팀장(6급)들이 구체적인 업무 분장을 기피하거나, 팀장과 담당자의 업무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팀장의 업무와 담당자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2차례 팀별 업무추진 실적과 능력을 평가해 하위 5%에 해당하는 팀장들은 무보직 조치하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전문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직무에 대해서는 공모제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가족관계등록·소송·특별사법경찰·보상 업무 등 4개 분야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공모제를 언론보도·성과평가·예산·재산관리 분야 등 8개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실시한 재택근무제도 복무 위주에서 벗어나 실적 위주로 전환하는 한편 대상자도 점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현재 4명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9명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형식적인 복무 중심의 근무에서 벗어나 실적을 중심으로 재택근무자 선발 및 근무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끝으로 근무평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우수 공무원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특별승진을 단행키로 했다. 근무평정에서 최고 등급을 2회 이상 받거나 누적점수가 3점 이상인 직원에 대해서는 연 2회 실시하는 정기심사 때 승진대상자의 20% 범위 내에서 특별승진을 실시키로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2곳 선정] 유동성 3조 확보… 급한불 끌듯

    [대우건설 우선협상자 2곳 선정] 유동성 3조 확보… 급한불 끌듯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을 계기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6조 4000억원)과 대한통운(4조 1000억원)을 잇달아 인수, 그룹 몸집을 불렸지만 과다차입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지난해 말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자구책으로 계열사 매각에 나섰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우건설 매각을 놓고 박삼구·찬구 형제 간에 갈등을 빚으면서 그룹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재계는 금호아시아나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략 6조~7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들과 맺었던 풋백옵션은 물론 지난 6월 채권단과 맺었던 그룹 전체 재무구조개선 약정도 해결해야 한다. 급한 것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해결에 필요한 4조원. 또 대우건설 지분을 파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우건설 ‘인수 총대’를 멨던 금호산업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도 2조원 이상 필요하다.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인 자금도 해결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매각(주당 2만원)으로 3조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통운 유상감자로 이미 1조 4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고, 금호터미널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매각으로 각각 2190억원과 2705억원을 확보했다. 금호생명 매각으로 4000억원이 들어왔고, 금호오토리스, 아시아나IDT 등의 매각으로 1500억원을 만드는 등 6조원 정도를 확보했다. 급한 대로 유동성 위기의 불은 끌 수 있게 된 것이다. 금호렌터카와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프라자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5000억원 정도를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가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현재의 재계 서열을 지키기 위해서는 난제도 수두룩하다. 우선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상품이 없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의 전자·반도체처럼 그룹 곳간을 두둑이 채워줄 만한 돈줄이 없는 게 흠이다. 미래성장산업 투자 여력을 상실한 것은 물론 현재 거느리고 있는 사업의 신규 투자도 어려워 재계 서열이 뒤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찬법 회장이 이끄는 그룹 경영안정도 아직은 미지수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금호산업, 금호석유, 아시아나항공 등 그룹주들이 유동성 개선기대 덕분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금호산업이 7.69% 뛴 1만 2600원에 장을 마쳤다. 재계 관계자는 “이제 응급봉합수술을 마친 상태여서 그룹이 견고하게 지탱하려면 피나는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모닝 브리핑] 김형오의장, 후진타오 中주석과 양국협력 논의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을 방문 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20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양국간 협력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후 주석은 “김 의장의 이번 방문이 양국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양국 관계를 더욱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의회 차원의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김 의장과 후 주석은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도 공통적으로 피력했다. 앞서 김 의장은 방중 첫날인 지난 18일 오후 중국 내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만나 ‘한·중 의회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의회 교류 활성화 등에 합의한 데 이어 19일에는 톈진(天津)대에서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명예박사 학위(관리학)를 받았다. 김 의장은 톈진대에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의 젊은이가 되자.’는 내용의 특별강연을 했다. stinger@seoul.co.kr
  • 전북 女교장·교감 비율 전국최저

    여성의 교직 진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전북도내 각급 학교의 교장과 교감 등 여성의 관리직 비율은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현재 도내 공립 초·중·고교의 교장과 교감 1144명 가운데 여성은 141명으로 12.3%를 차지하고 있다. 여 교장은 623명 가운데 65명으로 10.4%, 여 교감은 521명 가운데 76명으로 14.6%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가 12.3%, 중·고교가 12.4%로 비슷했다. 도내 각급 학교 관리직 여성의 비율은 2007년 8.6%, 2008년 9.6%로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30% 안팎인 대도시에 비해 차가 크다. 초등학교의 경우 강원 9.4%, 충남 12.1%, 충북 12.3% 등과 함께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도내 초등 교사의 64%, 중등 교사의 51%가 여성인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런 현상은 여교사들이 승진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도서벽지나 농촌지역에서의 근무경험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북교육청은 도서벽지 등에 근무하는 교사에게 일정한 승진 가산점을 주고 있으나 여성은 육아 등 어려움이 많아 남성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 승진에 유리한 부장 등의 보직을 될 수 있으면 남성에게 맡기려는 교육계의 보수적인 분위기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북교육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단일 체계에 묶여 있는 남성과 여성을 분리해 승진 서열을 정하거나 여성에게 불리한 승진 가산점을 축소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전북지부 여성위원회 김영선 사무국장은 “승진 체계를 조정해 관리직 여성 교사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여교사에 유리하게 승진 가산점 등을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철도시설공단 대대적 인사혁신 나선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경영효율 향상과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인사개혁에 나선다. 2012년까지 정원(1545명)의 12.8%인 198명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철도시설공단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에 따르면 명예퇴직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퇴직촉진제와 2급 이상 간부에 대한 직급상한제 등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3급 이상 상위직에는 임금과 생산성을 연계하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정년보장형과 고용연장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년보장형은 정년(60세) 3년 전부터 매년 평균 임금을 10%씩 삭감하고 고용보장형은 정년 후 2년간 고용을 보장하되 삭감폭이 12%로 확대되며 별도 직군에 편입된다. 명예승진 후 3개월 이내 퇴직하는 퇴직촉진제도 실시된다. 개인 신청에 따라 이뤄지며 인사위원회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직급이 오르더라도 임금이나 직책 변화는 없다. 연공서열과 고참에 대한 승진예우도 사라진다. 2급 이상 간부에 대해 한 직급에서 장기 근무(1급 10년, 2급 12년)시 직위 박탈 후 임금을 매년 10%씩 깎는 ‘직급상한제’가 도입된다. 직급상한제 적용 이전에 희망할 경우 3급으로 직급을 낮춰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부진자 퇴출프로그램이 실시돼 근무평가 결과 2회 연속 하위자(1급 10%, 2급 5% 이내)는 6개월간 역량강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재교육을 통과하지 못하면 직급 강등과 의원면직 등을 피할 수 없다. 이 밖에 3~4급에 대한 퇴직촉진제와 단기근무 퇴직조건부 승진제 등도 도입된다. 철도시설공단은 관련 규정 및 운영지침 등을 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조현용 이사장은 “전 임직원이 고통 분담으로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가능한 피라미드형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독자의 소리]외고폐지 사교육 해결방법 아냐/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현아

    요즘 외국어고등학교 폐지론으로 말이 많다. 외고가 사교육을 조장하고 서민정책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외고가 이슈로 떠오르기 전에는 어땠는가. 그때에도 소위 ‘명문고’가 존재했다. 이는 외고를 폐지한다고 모든 학교가 평등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외고가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을 위배하고 단지 명문대를 위한 소수 엘리트들의 발판이 되었다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고를 졸업했다고 꼭 외국어를 전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정치, 사회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외고 폐지가 사교육과 고등학교의 서열화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내가 본 외고는 국제화된 사회에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인 곳이지 대학 진학을 목표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단지 외고에 다닌다는 이유로 외고생들의 열정을 무시하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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