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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의 여성멸시·여성의 자기혐오

    오페라 ‘나비 부인’이 그려낸 ‘마담 버터 플라이’에 대해 동양 남자들의 시각은 호의적일 수 없다. 일본 주재 미 해군 남성과 일본인 ‘현지처’ 간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철저히 서양 남자의 시각에서 본 오리엔탈리즘-혹은 동양 여성관(觀)-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얼개는 단순하다. 인사명령을 받고 일본을 떠난 미군이 미국 여성과 다시 결혼하고, 보기 좋게 차인 ‘나비 부인’은 스스로 세상을 뜬다. 백인 남성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만하겠다. 스스로 몸을 내어준 뒤, 자신이 떠난 뒤에도 원한은커녕 연모의 정을 갖는 존재. ‘자신이 버린 여자’에 대한 죄책감마저 그녀가 보여준 사랑의 크기에 의해 정화되지 않는가! 어떤가. 동양의 남자로서 발끈하지 않는가. 여성연구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우에노 지즈코의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나일등 옮김, 은행나무 펴냄) 또한 “이런 (서양 남성을 위한)포르노를 보면서 박수갈채를 보내는 동양인 청중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배알이 뒤틀려 앉아 있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런데 눈을 돌려 보자. 이 땅에서 여성을 보는 남성의 시각은 어떤지. 백인 남성의 시각보다 한결 호의적인가. 책은 일상의 여러 단면 속에 숨겨진 여성 혐오적인 부분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예술 작품 속에서의 여성 혐오적 장치들을 들춰낸다. 저자는 여성 혐오를 가리켜 여자를 성적 도구로밖에 보지 않는 ‘여성 멸시’라고 지적한다. 이 ‘여성 멸시’가 성별 이원제 젠더 질서를 유지하는 핵심 원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들의 유무에 따라 서열이 달라지는 일본 왕실문화, 지극히 남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이름붙여진 태평양전쟁의 ‘위안부’ 등 일본 사회 도처에서 여성 혐오적 요소들을 끄집어낸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 자신도 ‘여성 혐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은 보통 여자와 다르다며 무의식중에 ‘다수의 보통 여성들’을 깎아내리는 여성의 언행은 곧 ‘자기혐오’에 빠진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처럼 책은 온통 기분 나쁜 내용들로 가득하다. 저자 스스로도 불편함을 느끼며 책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아무리 불편해도 눈을 돌려선 안 된다.”고 외친다. 그래선 안 되는 현실이 엄존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인식, 공론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단 한 번의 생각, 이런 작은 것들이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가능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경제프리즘] 동시 발령 신임 금통위원 서열은

    신임 금융통화위원 4명이 지난 23일 첫 출근을 했습니다. 통화정책 독립성 준수 등의 서약을 하지 않으면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엄포를 놓던 한국은행 노조가 ‘팻말 시위’로 투쟁 수위를 낮춘 덕분(?)에 이들은 서약서를 쓰지 않고도 무혈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2004년 서약서를 쓰고서야 사흘 만에 출근할 수 있었던 김종창 금통위원(전 금융감독원장)의 사례를 기억하던 한은 수뇌부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렸지요. ●한은 고심끝 ‘이중잣대’ 적용 그런데 한날 한시에 동시 발령난 4명의 서열은 어떻게 정할까요. 이 서열에 따라 임명장 전달 순서, 방이나 회의장 좌석 배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은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에 문의했다고 합니다. 뚜렷한 잣대를 받지 못한 한은은 고심 끝에 이중잣대를 적용했습니다. 대통령을 대신해 김중수 한은 총재가 임명장을 전달할 때는 한은법에 명시된 추천기관 서열을 따랐습니다. 법에 명시된 기관 서열은 기획재정부, 한은, 금융위원회, 상공회의소입니다. 그렇게 해서 정해방(62), 문우식(52), 하성근(66), 정순원(60) 위원 순으로 임명장을 받았지요. ●내일 첫 회의… 진짜 ‘서열’은 하지만 일단 발령이 떨어진 순간, 서열은 다시 ‘연장자’ 순으로 바뀌었습니다. “금통위원은 추천기관이 아닌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추천기관 서열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이 기준에 의거해 가장 연장자인 하 위원이 금통위실에서 두 번 째로 좋은 방을 차지했습니다. 볕 잘 들고 전망이 가장 좋은 방은 ‘최고참’인 임승태(57)위원의 몫입니다. 나이보다 더 센 게 ‘임명일자’이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임명된 임 위원은 선배 위원들이 한꺼번에 나가는 바람에 졸지에 막내에서 수석으로 벼락 승진했습니다. 하지만 한은 안팎의 가장 큰 관심사는 보이지 않는 진짜 서열, 즉 실력이지요. 26일의 ‘일합’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다음 달 10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26일 금통위원들은 한은 집행부와 함께 첫 본회의를 갖습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中 상하이방의 반격

    올가을 정권교체를 앞두고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기반 정치세력)의 보스인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건재를 과시하면서 향후 정파 간 권력투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 내통한 혐의로 실각설이 나도는 장쩌민 계열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약점을 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상하이방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 전 주석이 청명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초 베이징으로 상경했으며 지난 17일에는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과 회동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0월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 행사 이후 처음이다. 와병설이 나돌며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장 전 주석이 대외활동에 나선 것은 오는 18차 당대회에서 구성될 새 지도부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신문들은 분석했다. 특히 장 전 주석은 최근 군 관계자들과 만나 “보 서기와 저우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을 음해하려는 세력이 아니다. 18차 당대회 때 시 부주석에게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함께 물려주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진정한 음해세력이다.”라고 말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의 알력을 드러냈다고 중국 반체제 사이트 보쉰(博訊)이 전했다. 이에 앞서 보시라이 집안에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스더(實德)그룹 쉬밍(徐明) 회장이 원 총리의 부인 장베이리(張?莉)에도 이익을 제공하는 등 돈독한 사이를 유지했으며, 쉬밍은 물론 그와 장베이리 사이의 연락책인 장베이리의 개인비서 장젠쿤(張建坤)의 신병이 저우융캉에 의해 확보된 상태라고 홍콩의 명경월간(明鏡月刊)이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쉬밍이 저우융캉에게 붙잡힌 뒤 장베이리와의 관계를 털어놓으면서 원 총리까지 보시라이 사건에 연루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타이완 국립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커우젠원(寇健文) 교수는 21일 정치대에서 열린 ‘중국 18차 당대회 최고지도부’ 토론회에서 현재 거론되는 11명의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 중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인 리위안차오(李源潮) 공산당 조직부장과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 태자당인 위정성(?正聲) 상하이시 서기가 최고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태자당인 보시라이가 실각하면서 당초 그가 계승할 것으로 전망됐던 중앙 정법위 서기직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상하이방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태자당인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는 권력서열 2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될 수 있다고 점쳤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보 후원자’ 저우융캉은 누구

    실각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저우융캉(周永康·70) 중앙 정법위원회 서기가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보시라이 해임과 관련, 저우 서기는 당의 비밀조사를 받았으며 그 결과 정법위 서기직에서 면직될 가능성이 있다고 타이완 중앙일보(中央日報)와 싱가포르 연합조보 등이 20일 보도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上海幇)으로 분류되는 저우 서기는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권력서열이 가장 낮지만 공안·사법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검찰·법원·공안(경찰)·무장경찰, 국가안전부(우리 국가정보원에 해당)를 지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 외교가에는 저우가 ‘차기 최고 지도부에 자신이 맡고 있는 정법위 서기직에 보시라이가 오를 수 있도록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실제로 저우는 보시라이의 심복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소재 미국 영사관 망명 시도 이후부터 지난달 15일 보시라이가 충칭시 당서기직에서 면직될 때까지 상무위원 중 유일하게 그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8일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충칭대표단을 만나 공개적으로 보시라이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저우와 보시라이 관계는 ‘금권교역’을 통해 맺어졌다. 중앙에서 밀려나 ‘권토중래’를 노리던 보시라이는 충칭시 당서기 재임시절 저우의 아들 저우빈(周斌)에게 엄청난 사업상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보시라이는 400억 위안(약 7조 2300억원) 규모의 쓰촨성 및 충칭시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를 관련 사업자인 저우빈에게 넘겨 100억 위안의 이득을 취하게 하는 등 특혜를 베풀었다. 이에 저우는 보시라이가 왕리쥔을 통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의 전화를 도청하는 것 등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상무위원은 처벌불가?… 저우융캉, 건재 과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와의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권력서열 9위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원회 서기의 사법 처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저우 서기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 사법 업무 표창 회의를 갖고 당 중앙과 국무원으로부터 표창받은 사법 행정기구 종사자들을 만나 격려했다고 전국 방송 뉴스인 신문롄보(新聞聯播)를 인용해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저우 서기는 이 자리에서 “맑은 정치 두뇌를 유지하고 올바른 정치 입장을 견지해 시종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당 중앙과 의견을 일치하라”고 주문한 뒤 사법 행정기구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한편 간담회도 열었다고 신문은 자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보시라이 사건’의 조사 담당자인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도 배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저우 서기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상하이협력기구 지도자들을 만난 사실도 관영언론에 소개됐다. 그의 건재를 과시하는 소식을 근거로 과거 첸량위(陳良宇) 전 상하이시 서기 부패사건 처리 당시 윗선인 상무위원 황쥐(黃菊)가 조사받지 않았던 것 처럼, 이번에도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돼 그가 무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계열인 그마저 사법 처리되면 중국 정계는 일대 혼란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보쉰(博訊), 명경망(明鏡網) 등 해외에 서버를 둔 뉴스 사이트들은 그가 곧 사법처리될 전망이라고 연일 주장하고 있다. 보쉰은 “저우 서기가 인터넷에 나도는 ‘사법처리설’을 막기 위해 해커들을 대거 고용, 관련 해외 사이트를 공격하고 있지만 곧 입건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두 매체가 장쩌민 계열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 매체들에서 그의 사법처리 소식이 나오는 것은 장쩌민이 저우 서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보쉰은 “보시라이와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조사 당시 ‘시진핑을 비롯한 일부 상임위원들을 몰아내려는 계획을 꾸민 주범은 바로 저우융캉이다’, ‘모든 계획의 배후에 저우융캉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을 통해 보시라이를 소개받은 저우융캉은 자신이 맡고 있는 사법 수장 자리인 정법위 서기직을 향후 보시라이에게 물려주는 한편 그 이후에는 국내외 매체를 통해 시진핑 흠집내기를 시도해 보시라이가 국가주석 자리까지 접수할 수 있도록 계획을 꾸몄다는 설도 제기된 바 있다.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보시라이 사건 조사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중국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해 결과를 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는 중앙서기처의 태스크포스팀에서 맡고 있으며 후진타오 계열인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과 링지화(令計劃) 중앙판공청 주임, 장쩌민 계열인 왕러취안(王樂泉) 정법위 부서기와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中의 두 얼굴] 中, 北 태양절 행사서 ‘우의과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일제히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권력 서열 8위의 상무위원을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태양절 100주년 축하 행사에 대표로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 측은 로켓 발사가 실패한 지난 13일 저녁 최고지도부인 중앙기율검찰위원회 서기 허궈창(賀國强) 상무위원, 외교부의 아시아 담당인 푸잉(傅瑩) 부부장(차관급), 류제이(劉結一) 당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급) 등 정계 및 언론계 인사 80여명을 북한대사관으로 초청해 태양절 축하 연회를 가졌다. 중국은 평양에 공식적인 축하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대신 최고 지도층을 북한대사관 행사에 보내 북·중 간 우의를 다진 셈이다. 앞서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때에도 선전 부문을 맡고 있는 권력 서열 5위의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이 대표단을 이끌고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태양절 축하 행사도 이번과 비슷하게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시점과 맞물려 열렸는데, 그때도 중국은 고위 정부 관계자를 주중 북한대사관 행사에 대표로 보냈다. 당시엔 천즈리(陳至立) 중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 등이 참석했다. 북한대사관 태양절 100주년 축하행사에 참석했던 중국 측 관계자들은 행사에 앞서 북한의 로켓 발사가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 인사들은 전혀 실망한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행동했다고 전했다. 저녁 식사 메뉴로는 갈비, 홍어찜 등이 제공됐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진돗개는 순수혈통 지닌 고유품종” 과학적 입증

    “진돗개는 순수혈통 지닌 고유품종” 과학적 입증

    한국을 대표하는 명견 진돗개(오른쪽)가 유전학적으로 독특한 특징과 순수한 계통을 가진 고유품종이라는 사실이 유전자 해독을 통한 과학적 방법으로 확인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유전체자원센터 박홍석(왼쪽) 박사 연구팀이 진돗개 유전체 해독과 계통분류학적 분석을 통해 다른 개의 품종과 비교한 결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유전체 분야 국제학술지인 ‘DNA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세계 두번째로 유전체 모두 밝혀 전 세계적으로 개 품종은 400여 종에 이르지만 특정 개 품종의 유전체가 모두 밝혀진 것은 2005년 독일 원산종인 ‘복서’에 이어 진돗개가 두 번째다. 연구팀은 2008년생 수컷 진돗개 ‘금강’의 유전체를 기존의 복서 유전체와 비교한 결과, 유전체 염기서열 변이(차이)가 0.2%로 사람의 인종 간 변이 0.1%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다. 박 박사는 “개의 경우 인류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인위적으로 선발과 교배에 의한 유전적 격리 시도가 계속돼왔기 때문에 사람보다 변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진돗개와 복서의 유전자 구조를 비교해 전체 유전자 구조 차이가 0.84%였지만, 후각 기능과 관련한 유전자 변이는 20%에 이를 정도로 후각 유전자 부분에 활발한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후각 유전자 변화는 다른 동물에 비해 종류별로 유난히 얼굴 생김새가 다른 개의 안면골격 형태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진돗개의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을 해독해 진돗개의 순수성을 살펴봤다. 생물의 세포 안에 있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은 생물의 족보에 해당하는 계통분류 비교에 많이 활용된다. 진돗개의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을 전 세계 79개 품종과 비교한 결과, 진돗개는 9개의 영역에서 다른 어떤 품종에도 없는 독특한 변이가 발견됐다. ●사람의 유전병 연구에도 큰 도움될 듯 박 박사는 “이는 진돗개가 다른 종과 섞이지 않고 순수한 혈통을 유지하고 있으며, 다른 개와 분류되는 고유하고 독특한 품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어 “개는 암, 백내장, 면역질환 등 인간과 360가지 이상의 공통된 유전병을 가지고 있는 모델생물인 만큼 이번 유전체 해독이 사람의 유전질병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곰팡이 신분증 나온다

    곰팡이의 각종 정보를 손쉽게 알아낼 수 있는 신분증 역할을 할 ‘DNA 바코드’ 마커(표지)가 결정됐다. 병원균 진단과 동식물 검역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26개국 100여명의 곰팡이 전문가가 참여한 곰팡이 바코딩 컨소시엄은 곰팡이 DNA 바코드 마커로 ‘리보솜 DNA ITS(Internal Transcribed Spacer)’를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4월 구성된 이 컨소시엄에는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의 홍승범·성기호 박사 등 2명이 참가했다. 컨소시엄은 6개의 후보 유전자를 선발해 142종, 742균주에 적용해 염기서열 분석 성공률을 검정한 뒤 리보솜 DNA ITS를 DNA 바코드로 최종 확정했다. DNA 바코드는 사람의 지문처럼 종의 종류를 구분하는 데 사용하는 DNA 염기서열 부위이다. 신분증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DNA 바코드를 통해 생물종의 이름·서식지·습성 등의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다. 홍승범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팀 박사는 “DNA 바코드 정보가 모이면 유해 병원균 진단과 식물검역, 식물의학, 농산물품질관리, 식품 개발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그러니까 네가 돈 뺏은 거 맞잖아.”(경찰)  “저는 진짜 아니라니까요. 돈 뺏은 건 그 형이고, 저는 옆에 있기만 했다고요.”(학생)  지난달 말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바 ‘일진’이라고 불리는 우두머리급 폭력학생들과 그들에 빌붙어 함께 못된 짓을 해온 추종학생들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일진들의 비행과 악행은 단순한 청소년기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강도가 세고 조직적이었다. 흉기를 이용해 학생들을 때리고 협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흉칙한 문신을 새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 대한 기수폭행, 청소년 밀집지역 영역관리 등 조직폭력배의 행태도 나타났다. 수원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작은 마을 수준의 주거단지까지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었다.    ●협박·갈취는 물론 엽기행각까지…진화한 학교 폭력  지난 1월 경기도 수원역 인근의 한 모텔방은 일진들의 술파티로 난장판이 됐다. 소주·맥주병이 뒹구는 방에서 청소년 3~4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자리의 주동자는 동네 ‘통’(우두머리를 일컫는 말로 ‘짱’ 등과 같은 뜻)으로 불리는 최모(17)군이었다. 최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호구’(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피해 학생들을 부를 때 쓰는 은어) 유모(16)군을 불러냈다.  “형이 한잔 줄 테니까 고맙게 마셔. 안 마시면 알지?”  강제로 술을 마신 유군이 취해 비틀거리자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인사불성이 된 유군에게 사람이 못 먹는 것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등 거친 행동을 계속했다. 유군의 인상을 바꿔놓겠다면서 담뱃불로 눈썹을 지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황모(19)군은 후배 박모(17)군을 수원역으로 불러냈다. 박군이 얼마 전 또래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을 들은 터였다. “너 미성년자랑 그런 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신문 안봤어?”  겁이 난 박군은 황군에게 입막음조로 100만원을 갖다바쳐야 했다. 황군은 이런 식으로 빼앗은 돈을 대포차 구입에 썼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일진들이 결합한 대형 연합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광주 일대 중학교 ‘짱’들이 전모(17)군을 우두머리로 해 결성한 이 집단의 이름은 ‘천공’이었다. 이들은 ‘△△네 아이들’, ‘□□팸’ 등 ‘짱’의 이름을 딴 하부 조직을 갖추며 활동을 했다. 조직에 연루된 학생은 125명에 달했다.  이들은 ▲선배들을 보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선배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선배들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광주 일대를 누볐다.  조직 멤버들은 “문신을 해야 한다.”는 등 갖은 이유로 학생들을 협박해 2009년부터 400여차례에 걸쳐 620만원을 갈취했다. 빼앗은 돈은 유흥비로 쓰였다.  멤버들은 재개발로 비어있는 집이나 공사터, 공동묘지 등을 ‘콜로세움’이라고 불렀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혈투를 벌이던 콜로세움에서 이름을 딴 이곳에서 각 학교의 ‘짱’을 뽑는 원정폭력이 벌어졌다.  성인 폭력배들은 이틈을 비집고 들어와 학생들을 돈벌이에 이용했다. 안성을 무대로 활동하는 조폭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모(21)씨 등 20명은 중·고교 일진들에게 2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었다. 이들은 일진들에게 붕어빵, 솜사탕, 군고구마 등 노점 아르바이트를 강제로 시켜 수익금 1000여만원을 상납받았다. 일진들은 모자란 돈을 학생들에게서 빼앗았다. 조폭은 일진에게, 일진은 학생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피라미드식이었다.    ●‘□□팸’ 등으로 이름 바꿔 활동…단속보다 예방이 더 중요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경기지역 일진과 추종 청소년은 모두 286명이었다. 경찰은 최군 등 5명을 구속하고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나머지는 학교에 통보해 선도조치를 받도록 했다.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씨 등 조폭 5명도 구속됐다.  청소년들 사이에 퍼진 ‘일진 문화’는 쉽게 뿌리뽑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 임모군은 “요즘에는 일진 대신 ‘팸’(가족을 뜻하는 영단어 ‘패밀리’의 줄임말)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면서 “아무래도 TV나 신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용어를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임군은 “최근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짱들은 폭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아랫서열의 학생들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천공’ 멤버들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의 어머니는 “경찰에 적발된 학생들 말고 다른 아이들도 몰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학교 내 연결고리 때문에 우리 아이는 아직 외출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가평군 하반기 정기인사 헤드헌팅제 도입

    경기 가평군이 전 직원들에게 인사운영 추진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0일 가평군에 따르면 군수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침체된 공직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인사 관련 위원회 정수를 확대하고 인사 예고제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배수용 부군수의 결단이다. 먼저 공정하고 투명한 예측 가능한 인사를 위해 지난 1월 개개인의 전문성과 인사고충까지 반영하는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희망자 57명 중 33.3%인 19명이 원하는 직무를 배정받았으며, 여기에는 성실성, 창의성, 헌신성이 고려됐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격무 및 선호 부서를 지정하고 이에 따른 직위 공모제와 6급 승진자에 대한 격무부서 의무근무제, 실적 가점제를 실시해 19명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하반기 정기인사에는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을 데려가는 ‘헤드 헌팅’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성실한 직원은 각 부서에서 러브콜을 받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부서를 골라 인사이동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자는 것이다. 연공서열이나 기존 직위가 아닌 성과와 능력위주의 인사시스템이 적용되는 셈이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교권침해 사건 40% “학생·학부모의 부당행위”

    #지난해 3월 경북의 한 초등학교 B교사는 “공부하기 싫다.”며 자신 앞에서 수학 교과서를 찢어 버린 학생을 나무랐지만 해당 학생은 오히려 “이런 체벌 못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학부모 상담을 통해 지도해보려 했지만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집에서도 포기했으니 간섭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교 폭력 가해 학생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하자 다음 날 학생의 부모와 할머니까지 교무실로 찾아와 “내 아들에게 왜 그러느냐.”며 소란을 피웠다. 학부모들은 생활지도부장에게 항의한 데 이어 학교와 학생 전체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교사들은 아무런 대응을 할 수 없었다. 지난해 발생한 교권 침해 사건 10건 가운데 4건은 학생과 학부모의 폭언·협박·폭행 등이었다. 교사의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에도 담임 교체나 보직 사퇴를 주장하거나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2011년도 교권 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가 모두 287건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교권 침해 건수는 2007년 204건에서 2008년 249건, 2009년 237건, 2010년 260건, 2011년 287건으로 최근 5년 사이 1.5배로 증가했다. 교권 침해 유형별로는 학생, 학부모에 의한 부당 행위가 115건(40.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교 안전사고 이후 과도한 피해 보상 및 책임 전가 45건(15.7%), 문제가 발생해 징계를 받은 신분 피해 38건(13.2%), 교직원 간의 갈등 31건(10.8%), 허위 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이 16건(5.6%)이다. 발생 사례가 가장 많은 학생, 학부모에 의한 부당 행위 중에서는 ▲폭행·폭언이 65건(56.5%) ▲담임 교체 요구가 29건(25.2%)으로 많은 편이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이와 관련, “최근 일부 시·도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체벌 전면 금지와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교권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측은 이에 대해 “처벌 등 직접 통제 수단이 사라졌다고 학생들의 교권 침해가 늘었다는 주장은 오히려 교사들의 능력과 사명감을 무시하는 시각”이라며 “처벌이나 통제 말고는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다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반박했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교권 침해의 근본적 원인은 가정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학교와 교사의 능력만으로는 지도에 한계가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고교 서열화가 심화되면서 입시 스트레스가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에게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라면서 “가정의 돌봄 기능 회복과 입시 스트레스 완화가 대안”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커버스토리] 로스쿨 1기 변호사 1451명 ‘첫발’ 떼자마자 양극화

    [커버스토리] 로스쿨 1기 변호사 1451명 ‘첫발’ 떼자마자 양극화

    지난달 23일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발표됐다. 지난 2009년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능력을 갖춘 질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3년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의 결과이다. 응시자의 87.15%인 1451명이 합격했다. 법률시장은 기존의 안주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격동의 시기를 맞았다. 그러나 법률시장의 관행은 공고했다.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서울의 주요 로스쿨 출신과 지방 로스쿨 출신들의 가는 길은 달랐다. 이른바 로스쿨 변호사들의 양극화다. ●연수기관 로펌 400명·기업 400명 등… 400명은 자비 내고 변협 신청 부산대 로스쿨을 졸업한 김모(31)씨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진행하는 변호사 연수과정을 신청했다. 김씨는 “우리도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 법무팀에서 연수 받고 싶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변호사협회에서 하는 연수를 신청하는 거지….”라고 털어놓았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소위 ‘SKY’를 비롯, 성균관대·한양대 로스쿨 졸업생들은 대부분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 법무팀에서 변호사 연수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지방대 로스쿨 출신은 연수 받을 곳을 찾지 못해 30만원을 내고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마련한 연수과정을 수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로펌이나 대기업 법무팀은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자격증 몸값도 ‘뚝’… 금융권 채용 과장급서 대리급 전락 대한변협은 6일 변호사 연수과정에 로스쿨 합격자 400여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변협 측은 “로스쿨 서열화 등의 문제 때문에 학교별 신청자 수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상당수는 지방대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로펌 측은 “일단 검증된 사법연수원 출신을 먼저 받아야 하기 때문에 로스쿨 출신을 많이 뽑을 수는 없는 구조”라면서 “기존의 명문대나 명문 법대 출신이 다른 대학 로스쿨 출신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로스쿨의 한 관계자는 “대형·소형을 막론하고 로펌에서 연수를 받는 졸업생 수는 많아야 400명, 대한변협 연수 400명, 기업과 금융기관이 300~400여명, 나머지 200여명은 공공기관이나 군, 공익법인 등에서 연수할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적당한 연수기관을 찾지 못한 지방 로스쿨 합격자들은 대한변협 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로펌 인턴십 과정 지방대 8% 뿐… 학벌 서열화 심화 로스쿨 졸업 전인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형 로펌에서 인턴십이나 실무수습을 받은 학생의 숫자를 봐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로스쿨 출신 1543명 가운데 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8대 로펌에서 100명 이상 실무를 배운 로스쿨 출신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4곳으로 전체의 71.6%인 1104명에 달했다. 지방대 로스쿨생은 125명으로 8%에 불과했다. 한 지방대 로스쿨 관계자는 “인턴이나 실무수습과정을 받은 로펌에서 연수를 시작하는 일이 많은데 결국 지방대 출신은 학벌의 벽 탓에 전통적인 법률서비스 영역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도 “서열화가 현실화되면서 기존 법률서비스 영역에 진출하는 데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공 영역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 등을 통해 지방 로스쿨 출신 학생들의 길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신진호기자 moses@seoul.co.kr
  • [로스쿨의 그늘] “로스쿨도 대학서열대로…학력차별 서러워”

    “학부 시절에는 학벌 차별 문제를 체감하지 못했는데 지방에서 로스쿨을 다니다보니 서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요.” 고려대를 졸업한 뒤 제주대 로스쿨에 진학한 이모(28)씨는 학벌의 벽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6일 이같이 고백했다. 이씨는 “학부 때는 좋은 학교 나온 사람이 그 전에 더 열심히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입사 등에서 유리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입장이 바뀌어 보니 대학원 기간 동안 내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 하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로스쿨에 진학한 입학생의 출신학교를 분석한 결과 2092명 중 1754명이 서울 등 수도권 대학 출신이었다. 11개 지방 로스쿨도 합격자 945명 중 690명(73%)이 수도권 대학을 나왔다. 이들은 “예전에는 학벌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학벌차별의 피해자가 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부산대 로스쿨에 입학한 김모(26·여)씨는 “학부를 서울에서 나왔는데 고향이 부산이고 해서 부산대 로스쿨에 진학했다.”면서 “처음에는 거점 국립대 로스쿨이라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상황이 전혀 다르더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대학 서열을 그대로 로스쿨에 적용하는 것 같다.”면서 “교육환경도, 같이 공부하는 동기들도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인식 때문에 서울에 있는 명문 로스쿨로 다시 옮길까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방 로스쿨 학생들은 “정부와 대학이 로스쿨별로 특화시켜 학벌 차별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형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회장은 “대학서열화를 깨기 위해 정부가 각 대학별로 특화 발전을 지원하는 것처럼 로스쿨도 기업, 공익, 금융 등 대학별로 특화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재계 2위·서열 2위 관료 홍콩 최대 정경유착

    재계 2위·서열 2위 관료 홍콩 최대 정경유착

    시가 총액 기준으로 아시아 최대 부동산개발 회사인 신홍지(新鴻基) 그룹의 공동 회장 궈빙장(위·郭炳江·60)·빙롄(아래·炳聯·58) 형제와 홍콩 정부 서열 2위인 정무사장 출신의 쉬스런(許仕仁·64)이 비리 혐의로 나란히 체포됐다. 홍콩특구 설립 이래 최고위급 관료와 재벌이 등장하는 정·재계 결탁 스캔들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홍콩의 부패 사정 당국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는 궈씨 형제와 전직 고위 공무원 쉬스런을 뇌물 방지 조례를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하는 등의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홍콩 명보 등 홍콩과 중국 언론들이 30일 일제히 보도했다. 명보는 쉬스런이 지난해 9월 정무사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수년간 궈씨 형제에게 기밀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의 뒤를 봐주는 조건으로 수천만 홍콩 달러를 챙기며 사치 생활을 즐긴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간의 협력이 불법으로 얼룩졌다고 평했다. 특히 사건이 밝혀진 데에는 과거 궈씨 형제로부터 회장직에서 쫓겨난 큰형 궈빙샹(郭炳湘)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신홍지 그룹은 1990년 창업주 궈더성(郭得勝)이 사망한 뒤 3형제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면서 보기 드문 형제애를 과시했다. 하지만 2008년 두 동생이 당시 그룹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던 큰형을 내쫓는 홍콩판 ‘왕자의 난’을 일으켜 경영권을 빼앗았다. 당시 두 동생의 거사가 성공하도록 막후에서 책사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쉬스런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는 큰형 궈빙샹의 복수 성격이 가미돼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쉬스런은 지난해 ICAC가 자신을 수사하는 것을 눈치채고 해외로 재산 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사건이 알려진 뒤 신홍지 그룹의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10% 이상 급락하며 199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 낙폭을 기록해 이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홍콩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여행가방]

    ●‘영암왕인문화축제’ 4월 6일 개최 ‘2012영암왕인문화축제’가 4월 6~9일 전남 영암 왕인박사유적지와 구림마을, 도기박물관 등에서 열린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왕인 박사 일본 가오!’다. 영암군민과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초대형 길놀이로, 퍼레이드에 동참하는 방문객을 위한 깜짝 선물도 준비돼 있다. ‘도포제 줄다리기’ ‘왕인의 길 자전거 답사’ 등 다양한 가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061)470-2255, 470-2349. ●묘목 줄게 헌 책 다오 베어트리파크(대표 이선용)는 식목일을 맞아 오는 31일과 4월 1일, 5일 책을 기부하는 관람객 250명(팀)에게 ‘블랙초크베리’ 묘목을 나눠 준다. 기부된 책은 ‘행복한 도서관 재단’에 다시 기증된다. 2000년 이후에 출간된 도서에 한하며 월간지나 스프링철 도서, 자격시험 수험서 등은 받지 않는다. ●에버랜드서 맹수 체험해 볼까 에버랜드(www.everland.com) 동물원이 다음 달 6일부터 ‘맹수 체험 교실’ 참가 예약을 받는다. 4월 21일~6월 24일 진행 예정이다. 호랑이, 북극곰 등 맹수를 골라 구경하면서 전문 사육사에게 설명을 듣고 먹이를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참가비는 한 가족(4인 기준)에 10만원. 한편 ‘사자사파리’에선 사자들 간 서열 싸움이 한창이다. 지난 23일 에버랜드는 튤립축제 개막과 함께 역대 최대인 25마리의 사자를 사파리에 방사했다. 현재 집권 중인 21대 왕 ‘레오’, 20대 왕 ‘아이디’, 신흥 세력으로 떠오르는 ‘천하’가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싸움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차태현 등 키자니아서 재능 나눔 이벤트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가 배우 차태현·이훈, 가수 윤종신이 출연하는 ‘나도 라디오 스타!’ 이벤트를 벌인다. ‘스타와 함께하는 키자니아 재능 나눔 시리즈’의 하나로, 각각 4월 11일(이훈)과 17일(차태현), 26일(윤종신) 진행된다. 홈페이지(www.kidzania.co.kr) 참조. ●필리핀관광청, 다른 그림 찾기 행사 필리핀관광청은 4월 20일까지 다른 그림 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필리핀관광청 홈페이지(www.7107.co.kr)에서 필리핀 화폐 500페소 그림 두 개를 비교해 다른 부분을 찾아 내면 된다. 추첨을 통해 1등(1명)에게 인천-마닐라 왕복 항공권 1매를 준다.
  • 고교선택제 개편 유보… 혼란만 키우다 ‘원점’

    고교선택제 개편 유보… 혼란만 키우다 ‘원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이었던 ‘고교선택제 개편’이 유보됐다. 1년여에 걸친 연구용역과 공청회 끝에 마련된 최종안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곽 교육감은 고교 체제개편을 위한 사회적 토론을 제안하면서 내년에 다시 손질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공약 실천에만 얽매여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 일선 학교와 학부모·학생들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2013학년도부터 폐지 혹은 개선을 목표로 추진해 온 현행 고교선택제를 최소한 1년간 더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2013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지금껏 고교선택제 이전으로 회귀하는 A안(폐지안)과 현 제도를 보완하는 B안(축소안)을 만들어 이달 초 모의배정까지 실시했다. 하지만 A안은 중부 학교군 내 학급당 평균인원이 42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 문제’가, B안은 선호학교 인근 지역 학생들이 정원 초과로 타학교군으로 전출해야 하는 제도적 결함이 발견됐다. 게다가 채택이 유력했던 B안의 경우 중학교 성적 상위 10% 학생들이 상위권 고교에 많이 배정되면서 학교별 성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개편 목적인 학교서열화를 더 부추긴 것이다. 2010학년도부터 도입된 현행 고교선택제는 학생들이 서울 전 지역의 2개 학교와 거주지 학군에서 2개교를 각각 선택하도록 한 뒤 단계별로 정원의 20%와 40%를 추첨으로 결정하고, 이어 거주지 등을 고려해 나머지 40%를 강제 배정하고 있다. 지난해는 입학 예정자의 87%가 지원 학교를 찾아갔다. 곽 교육감은 이와 관련, “고교선택제가 학교 간 서열화를 심화시킨다.”며 취임 이후 ‘선 축소·후 폐지’를 추진했다. 시교육청 측은 “오는 31일까지는 내년도 배정계획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1년 뒤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선택제뿐만 아니라 고교 체제의 개선 입장을 내놓았다. 곽 교육감은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등을 그대로 둔 채 일반고의 고교 선택권을 일부 조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으로는 고교 양극화로 인한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한 뒤 5월부터 고교체제의 개편을 위한 사회적 토론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일선 학교와 시민단체들은 시교육청이 고교선택제 개편을 장담했다 유보하자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안모씨는 “지난해부터 폐지하겠다고 해 그렇게 알고 있었다.”면서 “당장 내년에 고교에 진학하는 애들이 혼란을 겪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상임대표는 “‘유보’ 조치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라면서 “개편 또는 폐기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가수출신 연기자 안방극장 휩쓴다

    가수출신 연기자 안방극장 휩쓴다

    올봄 안방극장, 가수로 데뷔해 연기로 지평을 넓힌 이른바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수 이승기와 그룹 ‘JYJ’의 박유천은 둘 다 가수 출신 연기자로 동 시간대 각기 다른 드라마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먼저 이승기는 21일 첫 방송된 MBC 수목 드라마 ‘더킹 투 하츠’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고 설정해 놓고 국가 서열 2위의 날라리 왕자 이제하 역을 맡은 이승기는 그동안 ‘1박 2일’ 등에서 보여준 ‘허당’ 이미지를 버리고 깐죽거리는 뺀질남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승기는 극 중 북한 최강의 여전사 장교 ‘김항아’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과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려 나갈 예정이다. ●이승기·박유천 ‘왕가 혈통’ 경쟁 더킹 투 하츠와 같은 날 첫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JYJ’ 출신 배우 박유천이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박유천은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으로 조선시대로부터 300년 후인 21세기 서울, 박하(한지민 분)의 옥탑방에 뚝 떨어지며 좌충우돌 서울생활 적응기를 그려낸다. 그는 왕세자이자 현세에선 홈쇼핑 회사 후계자 역을 동시에 연기한다. ‘여성파워’도 만만찮다. MBC 50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가수 출신 손담비는 화려하지만, 내면에 외로움을 간직한 디바 ‘유채영’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전작인 SBS 드라마 ‘드림’에서 부족한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빛과 그림자’에선 연기력에 관한 우려를 씻어내며 배우 손담비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다. MBC 주말드라마 ‘신들의 만찬’에선 요정 1세대 핑클 출신의 성유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사는 밝고 쾌활한 요리사 ‘고준형’ 역으로 매주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극 중 그녀의 패션이 젊은이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성유리 패션’ 또한 주목받고 있다. ●손담비·성유리 ‘팔색조 매력’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의 경우 그룹 ‘샤크라’ 출신 배우 정려원이 주인공 ‘백여치’ 역을 맡아 열연, 호평을 받았다. 백여치는 어릴 적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은 후 외할아버지인 진시황(이덕화 분) 회장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라 세상 물정에 어둡고 사치스러운 안하무인, 천방지축 캐릭터다. 자신의 뜻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욕을 퍼붓고, 나이 많은 사람에게도 반말을 하는 무개념녀로 그려졌다. 특히 거친 욕설이 나올 때면 ‘삐삐’ 소리가 나며 음소거 처리돼 일명 ‘음소거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외에도 KBS 드라마 드림하이 2에선 그룹 ‘2AM’의 정진운, ‘티아라’의 지연 등이 주연배우로 출연, ‘연기돌’로 거듭나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보 지명] ‘오바마의 파격 용인술’ 신흥·경쟁국들 마음도 녹이나

    66년 세계은행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를 총재 후보로 지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파격 인사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번 말고도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사 스타일로 의표를 찌르곤 했다. 최초의 흑인 비주류 출신 대통령이라는 유전자(DNA)가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의 진앙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미국인 게리 로크를 주중 대사에, 한국계 미국인 성 김을 주한 대사에 임명한 것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묘수다. 한국인과 중국인들은 자신들과 같은 얼굴을 한 미국 대사를 보면서 자존심이 올라갔고 반미 감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또 자기들과 같은 핏줄의 미국 대사가 같은 편인지 상대 편인지 헷갈리게 됐다. 이번에 세계은행 총재 지명을 앞두고 중국과 브라질 등은 “신흥국 출신이 총재가 돼야 한다.”며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김용 후보 지명자 카드가 나오자 중국 등은 즉각 호평을 내놨다. 김 후보 지명자는 아시아계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인이다. 그럼에도 신흥국들은 마치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양 반응할 만큼 오바마의 인사는 절묘했다. 지난해 6월 국방장관에서 퇴임한 로버트 게이츠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오바마는 취임 이후 무려 2년 반 동안 게이츠에게 국방장관을 계속 맡겼고 게이츠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성공적으로’ 일단락 지은 뒤 본인 희망에 따라 물러났다. 오바마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에 공을 세운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각각 국방장관과 CIA 국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하지만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전 정권 사람이라고 무조건 내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챙겨주려고 멀쩡하게 일 잘하고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지도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정적(政敵)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녀를 내각에서 부통령에 버금가는 서열인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물론 오바마에게 수시로 영향을 끼치는 부류는 백악관 참모들이지만 오바마는 결정적 순간에 힐러리의 의견을 존중한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 개입에 부정적이었던 오바마가 입장을 바꾼 것은 유럽 순방 중이던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정책 변화를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가 부통령으로 지명한 조 바이든은 과거 오바마가 워싱턴 정계에 입문했을 때 “똑똑하고 예의 바른 흑인”이라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개인 감정을 배제하고 냉철한 이성에 기반해 정적들을 중용함으로써 오바마는 반대파의 민심을 확보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CEO 칼럼] 국제화시대, 평준화가 정답은 아니다/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국제화시대, 평준화가 정답은 아니다/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경제 영토가 넓어지면서 갈수록 국제교류도 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인재 양성이 시급한 가운데 우리 교육의 실태를 생각해 볼 때라고 할 수 있다. 공직에 몸담고 있을 때 세 차례 해외 파견 근무를 나갔고, 아들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등학교와 대학교 과정을 공부할 수 있었다. 아들이 공부한 현지 초등학교에선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를 함께 배울 수 있었고, 학생들끼리 어울리며 즐기는 이해 위주의 수업이 진행됐다. 교사는 정기적으로 학부모를 만나 적성·진로 상담도 했다. 캐나다에선 매년 평가기관이 중·고교 순위를 공개했다. 공·사립학교 간 차이도 많이 났다. 결과는 그대로 대학 입학 사정에 반영됐다. 또 우리의 고등학교 3학년과 대학 1학년 과정에 해당하는 ‘예비대학’에선 학업성적이 뒤처지면 취업과정으로 전환해 1년 더 이수한 뒤 취직했다. 토론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강의 전 미리 자료를 읽어야 했고, 재수강해서 얻은 학점은 따로 평가받았다. 이런 교육과정을 거쳐 사회에 나온 졸업생들이니 경쟁력이 있었다. 국제 무대에선 2~3개 언어로 남다른 화술을 구사했다. 언어 사용의 능숙함과 전문지식을 토대로 사안의 본질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니 깊이가 달랐다. 우리의 교육환경은 어떠한가.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교육 평준화’도 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세대는 중·고교 입시제를 경험했다. 재학생의 학력수준이 비슷해 선생님들이 강의수준을 맞추기도 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치맛바람이나 과외의 폐해가 심화되자 이를 없애려고 중·고교 평준화를 실시했다.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혼란도 있었다. 일부 학생은 비평준화 학교를 찾아 지방 중·소도시로 역유학을 떠났고, 이른바 명문으로 불리던 고교 간 서열도 달라졌다. 학교 강의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렸고 급기야 학원에서 수강생을 시험으로 뽑는 ‘기현상’까지 나타났다. 아울러 일부이긴 하겠지만 학교에서 잠을 잔다거나, ‘왕따’ 등 학생 간 마찰과 교사 간 갈등이 심화됐다. 급기야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학교 폭력 조직이 활개를 치는 등 공교육이 무너졌다는 탄식까지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 학력은 평준화됐는데, 최근 학생들이 입은 한 유명 아웃도어브랜드 옷의 종류에 따라 계급을 나눈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명문대 입학생 수에 따른 학교 서열 구조 자체도 변함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한 평준화’가 당초 목적을 이뤘는지 고민해 봐야 할 때다. 중·고교 평준화는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전인교육에 목적이 있었는데, 그 효과가 어떠했는지 제대로 따져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평준화 교육의 영향 탓일까. 공공기관에선 일정기간 근무하면 성과와 능력에 상관없이 무조건 자동 승진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많은 기관에선 이를 개선했지만 아직도 일부 기관은 그대로다. 일을 안 해도 기간만 채우면 모두 함께 승진하는데,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생산성이 오를 리 없다. 놀고먹는 ‘철밥통’을 양산할 수 있는 이 제도를 없애자는 경영진에게는 온갖 비난이 뒤따른다. 노조는 머리띠를 두르고 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한다. 법정 스님은 사람은 저마다 다른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능력에 따른 차등 인사가 어느 정도 필요한 이유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펙이 무척 좋다고 한다. 청년실업이 늘어나니 스스로 많은 투자를 해 이룬 것이리라. 다만 그 좋은 스펙을 어디에 활용하도록 해야 할지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다. 어디에 써먹으며, 또 스스로 꿈꿨던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며 꿈을 실현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이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제도를 다시 살펴봐야 할 때다.
  • 중국 정치·공직사회 ‘여성 유리천장’ 여전

    중국 정치·공직사회 ‘여성 유리천장’ 여전

    중국이 남녀평등을 추구하는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들의 정계 진출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공산당원 비율 10년간 4%P 상승 11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여성 대표위원 비율은 21.3%,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여성 비율은 17.7%다. 전인대의 여성 비율은 1949년 제1기의 6.06%와 비교할 때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지만 중국은 세계 55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현재 정부 1급인 성장(省長) 가운데 여성은 안후이(安徽)성 리빈(李斌) 성장이 유일하다. 역대 여성 성장은 1982년 구슈롄(顧秀蓮) 장쑤(江蘇)성장, 2001년 우윈치무거(烏雲其木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주석, 2005년 쑹슈옌(宋秀岩) 칭하이(靑海)성장 등 4명이 전부다. 이들의 재임 기간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1982년 이후 여성 성장 비율은 3%를 넘지 않았다고 신경보(新京報)가 분석했다. 공산당 중앙조직부 통계에 따르면 성장과 함께 1급으로 분류되는 장관급인 부장(部長) 여성 비율은 2010년 기준 3명으로 11%에 불과했다. 2000년의 8%에 비해 3% 포인트 높아졌지만 여성 장관 보유 비율은 세계 61위에 그친다. 전체 여성 공산당원의 비율도 2000년 17.4%에서 2009년 21.7%로 10년간 고작 4.3% 포인트 느는 데 머물렀다. ●차기 최고지도부에 류옌둥 등극 가능성 올가을 열리는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류옌둥(劉延東) 국무위원(부총리와 장관 사이)이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에 이름을 올리느냐는 여성의 정치 진출 한계를 가늠케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 중앙 통일전선부에서 잔뼈가 굵은 공산당원 출신으로 태자당(혁명 원로나 고위층 자제들로 구성된 정치 세력)이면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이라는 풍부한 정치 자산을 갖고 있는 그는 17기 정치국 위원(25명) 중 유일한 여성이다. 정협 부주석을 역임했던 만큼 서열 4위인 정협 주석 후보에 이름이 오르지만, 과거 ‘철낭자’(鐵娘子)로 이름을 떨쳤으나 최고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한 우이(吳儀) 전 부총리보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태자당 일인자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여동생인 정협위원 쩡하이성(曾海生)은 최근 한 회의에서 “이번 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선출될 최고 지도부에 여성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부녀연구소의 부연구원 두제(杜潔)는 “중국 공직 사회에서 여성들은 정직(正職)보다는 부직(副職)에 몰려 있고 또 업무 중요도가 높은 정치·법률·경제 분야보다 사회관리·교육·위생 분야에 많이 포진돼 있다.”면서 “중국 공직 사회와 정치 문화가 아직 남성 위주라는 데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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