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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일반고 전환시 기존 자사고 학생 역량 저평가”“면학 분위기 해칠까 우려…사회경제적 손해”“학비 차 3배 나는데 일반고 전환시 시설공유도 불만”일각선 선발기준 등 ‘특혜’ 자사고 기준 엄격 마땅“서울도 2014~2015년 타지역比 10점 더 높아”교육계 찬반 엇갈려…서울자사고학부모도 반발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발표가 이뤄진 20일 전북도교육청 앞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의 항의집회가 열렸다. 상산고 학부모 100여명은 이날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북교육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통상 자사고 입학을 준비해왔던 중학생 학부모들의 반발과 달리 이미 자사고에 재학 중인 학부모들은 왜 자사고 지정 취소에 이렇게 극렬히 반대하고 나선 것일까.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은 ‘김승환 도교육감은 퇴진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 원천무효’, ‘상산고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북교육은 죽었다’는 의미로 도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근조 조화를 세우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연달아 마이크를 잡고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결정을 성토했다. 한 학부모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은 엉터리”라면서 “다른 시·도에서는 70점만 맞아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데 전북은 79점을 넘어도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부모는 “상산고 자사고 폐지 결정 소식을 듣자마자 아침밥도 거르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달려왔다”면서 “79점을 맞은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탈락시킨다면, 전국에서 살아남을 자사고가 대체 몇 곳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학부모는 ‘소시오패스’나 ‘구속’과 같은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임태형 상산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늘은 한 학교의 운명을 결정하는 재지정 평가 발표의 날”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평가를 담당한 기관의 당사자인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청을 비우고 특강을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던 교육감이 정작 자신은 모두 편법과 불법에, 비정상적인 행위로 자사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등 경력 100명을 도교육청 주변에 배치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업계는 상산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자사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다른 교육청은 70점이고 전북도교육청은 이보다 10점이 높은 80점이 통과 기준이라며 절차상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등의 얘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불만은 다른 데 있다고 보고 있다.복수의 교육단체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일반고보다 3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는 자사고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학교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을 내고 들어오는 입학생들과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자사고를 준비해 들어온 학부모와 재학생들의 경우 면학 분위기가 깨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학비를 싸게 들어온 학생들과 동일 시설을 공유하는 데 대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선발기준 등에서 엄격한 자사고와 다른 일반고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싫다는 게 요지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한 상산고는 자사고 가운데서도 정시 위주,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재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다른 이유는 입시경쟁에서 기존 재학생들이 자사고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부모과 학생들을 인터뷰하는 질적 연구를 진행해보면 일반고 3등급과 자사고 등 특목고 3등급은 다르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자사고를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이왕이면 특목고 3등급을 우대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자사고 학부모들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자사고 전형을 치르고 들어온 학생들의 역량이 저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상산고는 지역 명문고로 외부학생들도 많이 유치하고 있어 사회경제적인 여파도 학부모로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과정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상산고 학부모들이 불만으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 커트라인이 80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아닌 지역마다 다른 교육여건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2014~2015년 1차 평가 당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게 평가 기준을 설정해 자사고 평가기준을 강화했었다”면서 “자사고 평가는 지역여건에 따른 교육감 재량 사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을 추첨 배정하는 일반고와 달리 선발시기와 선발방법에서 특혜를 받고 있는 자사고의 경우 운영과 학교시설의 측면에서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선임연구원은 “사회통합자 전형의 책무를 소홀히 한 상산고도 문제지만 당초 자사고를 설립 기준에 미달이면 마땅히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자사고가 고교서열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자사고를 가지 못한 일반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밀렸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초등학교부터 자사고를 준비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자사고 폐지 수단으로 재지정 평가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엄격한 기준 없이 ‘특권학교’로서 그대로 유지해주는 것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전북교육청은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평가단 평가와 심의 등을 거쳐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밝힌 항목별 점수를 보면 상산고는 31개 항목 중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항목의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고,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점수(2점 만점에 0.4점)도 저조했다. 특히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돼 5점이 감점됐다. 상산고의 평가 점수가 기준점수인 80점에 불과 0.39점 부족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상산고의 생사를 좌우한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감점은 전북도교육청이 2014년과 2018년 상산고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를 근거로 했다.이에 대해 교육계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상산고 운영평가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을 설정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면서 “불공정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인 다른 시·도와 달리 전북은 기준점이 80점이어서 상산고와 다른 자사고 간 심각한 차별이 발생했다”면서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 평가 때 관련 항목을 넣은 것은 정당성도 없고 법령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면서 “상산고도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과 위원회 심의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다른 9개 교육청도 공정하고 엄격하게 운영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서울자학연)는 이날 오전 “서울의 자사고 평가가 공정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며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평일 낮임에도 서울 자사고 22곳 학부모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전수아 서울자학연 회장은 “한 학교라도 지정취소가 결정되면 모든 학교가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교육청이 우리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13개 자사고 평가결과는 다음달 초 나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정정용號, 선장 정정용/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정정용號, 선장 정정용/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배의 선장을 뜻하는 영단어는 캡틴(captain)이다. 머리(head)를 의미하는 ‘cap’에다 유지하다는 뜻을 가진 ‘tain’이 합쳐졌다. 해석하자면 ‘한 무리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사람’이란 뜻인데, 풀고 보니 어쩐지 위압감마저 드는 단어다. 그러나 크든 작든 한 조직의 서열 맨 윗자리에 있는 캡틴은 사실 휘두를 수 있는 권한보다는 훨씬 더 큰 무게의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캡틴이라는 이름이 적용되는 범위는 참으로 넓다. 강과 바다를 떠다니는 크고 작은 배는 물론 수백명을 실어 나르는 비행기의 조종석에도 캡틴(기장)이 있고, 무한대 넓이의 공간를 헤쳐가는 혹은 날아가는 우주선 전체를 통솔하고 책임지는 이도 캡틴이다. 그런 의미에서일까.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최근 특히 축구대표팀의 감독에 ‘캡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무개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아무개호’라고 불렸다. 덩달아 축구 외 다른 종목에도 대표팀 감독의 이름 뒤엔 ‘~호’가 접미사처럼 따라붙었다. 축구대표팀 감독은 24명 안팎의 선수를 조련하고, 실전에 나설 11명의 라인업을 정하고, 전후반 90분 동안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선수들을 통해 구체화한다. 감독 고유의 권한이다. 그러나 경기 결과에 책임지고 유형 무형의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신의 대표팀을 방어해야 하는 이도 대표팀 감독이다. 107년 전 침몰할 당시 끝까지 조타실 키를 잡고 있던 타이타닉호의 선장 에드워드 존 스미스와 나 먼저 살겠다고 허겁지겁 배를 빠져나온 세월호 선장의 경우가 극한의 대조를 보이는 이유다. 지난 16일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준우승은 온 나라를 꼭두새벽에 일으켜 세웠다. 정정용 감독은 골든볼 수상자 이강인과 함께 이 대회 가장 큰 이슈 메이커였다. 그는 이전까지 ‘무명’에 가까운 지도자였다.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10년 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유소년 축구에 매달렸다. 선수 시절이 화려했던 것도 아니다. 프로 경력은 아예 없다. 대학 졸업 뒤에 실업팀에서 뛴 게 현역의 마지막이다. 선수로서도 지도자로도 시쳇말로 광낼 일이 없었으니 그야말로 ‘흙수저’에 가까웠다. 똑같이 4강을 정복했지만 그러나 정 감독의 4강은 36년 전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강산이 세 번 이상 바뀌었다고는 해도 신세대 선수들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정 감독은 “‘투혼’과는 이제 이별하자”면서 즐기는 축구를 선수들에게 내밀었다. 1983년의 4강은 오랫 동안 한국 축구를 지탱한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수직적 서열문화 끝에 보상받은 것임을 우리는 다 안다. 그래서 학연·지연을 깨부수고 월드컵 4강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수평적 리더십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정 감독은 히딩크보다 한발 더 진보했다. 골키퍼 2명을 빼곤 19명을 전부 경기에 기용하는 믿음과 배려로 어린 청년들을 다독였다. 무리를 이끄는 캡틴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이 크면 클수록 조직의 힘은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대표팀을 소집한 지난 4월부터 ‘즐거운 동행’을 끝내고 정정용호에서 내린 정 감독은 이 한 마디로 지난 두 달을 정리했다. “선수들이 있기에 내가 이 자리에 있다”. cbk91065@seoul.co.kr
  • 한국석유관리원, 공공기관 첫 직무급제 새달 도입

    한국석유관리원이 이른바 ‘상후하박’식 임금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직무급제란 업무 성격과 난이도, 책임 정도 등 역할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제도로 근속연수, 나이에 따라 임금이 좌지우지되는 연공서열 임금 체계와는 다르다. 다른 공공기관들도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어서 직무급제를 택하는 기관은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관리원은 19일 이사회에서 직무급제 전면 도입을 의결함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전 직원 급여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석유관리원은 성과연봉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석유관리원이 도입한 직무급제는 기관의 업무 특성과 인력 특성을 반영해 크게 직무 역할급과 역할성과연봉으로 설계됐다. 우선 맡은 직무와 역할에 따라 4단계로 ‘역할등급’을 나눠 기본 급여를 설정한 뒤 같은 등급 내에서도 성과에 따라 임금인상률, 성과급 직급률이 달라지는 구조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기존 보수 체계는 연공서열에 따라 고위직과 하위직 간 임금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직무급제 도입을 통해 기존 고위직의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그 몫을 하위직에 배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석유관리원은 직무급제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가 외부 컨설팅과 노사 협의회를 통해 제도 도입 진행 상황을 수시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직원 90% 이상이 직무급제 도입에 찬성했다. 손주석 석유관리원 이사장은 “직무급제 도입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방향에 부합하고, 동일가치직무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달 인사혁신처가 호봉제가 적용되는 6급 이하 공무원의 보수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직무급제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직무급제는 공공기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 양대 공무원노조는 직무급제가 저임금 고착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폭풍전야 자사고 운명… “일반고 전환돼도 고교 서열화 유지될 것”

    폭풍전야 자사고 운명… “일반고 전환돼도 고교 서열화 유지될 것”

    20일부터 전국 24개 자사고 결과 발표 13곳 최다 서울 평가 따라 폐지 ‘분수령’ 재지정 탈락 이후에도 행정소송 가능성 수월성 교육 수요 높아 특목고 인기 여전 폐지 후에도 ‘지역 명문고’ 쏠림 생길 것 상위권은 제도 관계없이 입시 준비 추천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운명의 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일 전북교육청이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에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인 전국 24개 자사고에 대한 평가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를 포함한 후기고는 오는 8월까지 최종 입학전형을 공고해야 해, 청문 절차와 교육부 장관의 동의 등 일련의 절차가 그 전까지 마무리된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13개교)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는 서울교육청의 평가 결과는 정부의 자사고·외국어고 폐지 정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내년에 휘문고·경문고 등 나머지 9개 자사고와 대원외고·대일외고 등 6개 외고, 서울국제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도 진행할 예정이어서 서울교육청의 ‘칼자루’에 고교체계 개편의 향배가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에서는 일반고 전환 위기에 몰린 자사고와 학부모들이 시위와 법적 대응 등으로 맞서고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교육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지, 고교체계 개편을 앞두고 어떻게 고교 입시를 준비해야 할지 혼란이 적지 않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여러 의문점을 Q&A로 풀어봤다. ①재지정 평가로 얼마나 많은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될까 서울교육청의 경우 조희연 교육감은 제2기 공약 이행 계획서에서 올해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총 5개 자사고가 추가로 일반고 전환을 신청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교육청은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특정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1주기 평가에 비해 문턱이 높아진 만큼 자사고들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커트라인’인 기준점이 1주기 평가의 60점에서 70점으로 높아졌다. 전북교육청의 경우 이보다 10점 높은 80점을 기준점으로 내걸어 전주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가능성은 타지역 자사고들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이 감사 등 학교가 지적받은 사항에 대해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게 한 것도 자사고들에는 ‘결정타’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하나고의 경우 최근 수년간의 감사 결과를 종합하면 해당 항목에서 12점이 감점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고와 숭문고, 한가람고는 5점 안팎의 감점이 예상된다. 그러나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한 자사고들이 행정소송으로 맞설 가능성이 커 좀더 지켜봐야 한다. 자사고들은 “1주기 평가에서 대폭 강화된 평가지표를 재지정 평가 직전인 지난해 말에야 공개했다”면서 “평가의 일관성과 공정성이 없다”고 반발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지표가 본래 목적에서 벗어났거나 평가 대상인 자사고들의 예측에서 벗어날 정도로 일관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신뢰 보호’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고가 감사에서 지적받은 사항이 수사당국으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교육청은 이와 무관하게 감사 결과를 재지정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인데, 자사고의 입장에서는 이 역시 교육부와 다퉈 볼 여지가 있다. ②자사고·외고 폐지 논란의 영향으로 이들 학교의 고입 경쟁률이 떨어질까 실제로 자사고 진학률은 올해 들어 소폭 낮아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올해 중학교 졸업생의 지역별·학교별 고등학교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전체 중학교 졸업자 46만 4369명 중 자사고 진학자는 1만 2277명(2.6%)으로 전년도(1만 3781명·3.0%)보다 0.4% 포인트 감소했다. 외고와 국제고 진학률도 전년도 1.5%에서 올해 1.4%로 줄었다. 앞서 2016~2018년 과학고(영재고 포함)와 외고, 국제고 등을 포함한 특목고의 진학률은 상승세였다. 외고의 모집정원이 전년도보다 200명 줄어든 것과 더불어 올해 고입부터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가 전기고에서 후기고 선발로 바뀌면서 지원자수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사고 폐지 논란에도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고교체계 개편의 ‘무풍지대’인 과학고와 영재고의 입시 경쟁률이 높아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외고와 국제고 입학설명회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다”면서 “외고와 국제고에 대한 관심이 식기는커녕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③자사고·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고교 서열화가 해소될까 자사고·외고 폐지가 곧바로 고교 서열화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 내다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사고나 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지역 명문고’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존 자사고·외고의 명성과 입시 노하우 등이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반고로 전환된 뒤 ‘강남 8학군’과 같은 지위를 얻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외고와 일반고라는 서열이 표면적으로 사라질 뿐 일반고 사이에서의 서열이 생겨날 것”이라면서 “일반고 사이에서 기존 자사고·외고로 학생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의 경우 강북 등 강남 8학군 이외의 지역에 있는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강남 8학군의 인기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육부의 ‘고교체계 개편 3단계 로드맵’의 단계에는 일반고의 교육력을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비롯해 특정 분야의 중점 과정을 설치해 운영하는 교과중점학교, 학교 간 공동으로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 등으로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고교 내신의 절대평가(성취평가) 전환 등 그에 맞는 입시제도 개선이 전제되지 않아 쉽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강북과 전국 각지에 자사고가 사라지면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교육 격차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자사고·외고 폐지를 주장하는 측에서도 해결책을 주문하는 대목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일반고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과정에서 지역 격차에 대한 교육 당국의 세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에서 고등학교가 균등한 교육을 제공하도록 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④자사고나 외고·국제고를 목표로 고입을 준비해도 될까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대다수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면 당장 내년도 고입부터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상위권 학생들은 외고나 국제고, 과학고, 영재고 등으로 몰리겠지만 외고와 국제고 역시 내년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어 고입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결정돼도 자사고 측이 행정 소송으로 맞설 경우 고입 전형이 발표되는 8월 이후에도 자사고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지역 명문고의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임 대표는 “어느 학교에 가든 전교 1, 2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상위권이라면 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에서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상위권 학생이라면 비록 일반고 전환 가능성이 있더라도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를 목표로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고 학생부종합전형 등 수시 모집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왔던 기존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이들 학생에게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윤석열 후보자, 검찰개혁·정치적 중립 책무 막중하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청와대는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며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 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현 문무일 총장보다 사법연수원 5년 후배다. 검찰총장 임기제 도입 31년 만에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 수장에 오르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검찰 조직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역대급 파격 인사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검찰총장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검찰개혁의 완수다. 지난 2년간 검찰은 권력에 굴복하고 기생했던 과오를 반성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셀프 개혁’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한계를 드러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말로만 개혁, 조직 쇄신을 내세울 뿐 정작 제 식구를 감싸는 구태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개혁 성향으로 평가받았던 문 총장이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민주적 원칙에 위배된다”고 반발한 것이야말로 검찰의 조직이기주의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는 검찰개혁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 불가결한 조건이다. 여야 4당이 이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이유를 윤 후보자도 잘 알 것이다. 윤 후보자는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권력자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거부하는 강직한 면모를 보여 준 발언으로 회자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검찰총장은 검찰 조직을 이끄는 리더이지만, 검찰의 막강한 권력은 주권자인 국민이 위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조직이 아니라 국민에 충성하는 검찰총장이 돼야 하는 게 당연한 책무다. 윤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때 청와대 등 권력의 부당한 수사 외압에 단호히 맞서다 좌천된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켜 낼 것으로 믿는다.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도 똑같이 결연한 자세로 임하길 기대한다. 윤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승승장구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등은 “전형적인 코드 인사”, “정치보복성 적폐수사 강화”라며 거세게 비판한다. 6월 국회가 열린다면 인사청문회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이 충성할 대상은 정권도 조직도 아닌 오직 국민뿐이란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100만 시위·무역전쟁 부담에… 홍콩 ‘범죄인인도법안’ 보류

    100만 시위·무역전쟁 부담에… 홍콩 ‘범죄인인도법안’ 보류

    “람 장관, 中 상무위원과 협의 뒤 결정” 시민들 “완전 철폐를”… 파업은 철회홍콩 시민 7명 가운데 1명꼴로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거리시위가 결국 자유를 옥죄는 범죄인인도법안의 무기한 연기를 낳았다. 홍콩에서 거리시위로 친중 정책이 취소된 것은 2003년 국가보안법 추진, 2012년 도덕교육 강화에 이어 세 번째다. 2003년에는 50만명, 2012년에는 12만명이 시위를 벌였지만 이번에는 주최 측 추산 103만명이 참여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1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 정부가 살인범의 인도를 요청하지 않고 있어 범죄인인도법안이 더는 긴급하지 않다”며 “지난 이틀간 검토 결과 법안 추진의 잠정 중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홍콩 정부의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빈과일보 등 일부 홍콩 언론은 한정 중국 상무위원이 지난 9일 대규모 거리시위 이후 홍콩과 가까운 중국 도시 선전에 머물며 람 장관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법안 연기가 결정됐다고 전했다. 한 위원은 중국 권력 서열 7위로 홍콩 관할 업무를 맡고 있다. 법안 연기 결정에는 오는 29일로 알려진 미중 정상의 무역전쟁 담판을 앞둔 중국 정부의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홍콩과 중국이 잘 해결하라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지만 미 국무부의 우려에 이어 미 의회는 홍콩에 대한 기존 특별대우를 매년 재평가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14일 로버트 포든 주중 미부대사를 초치해 내정간섭이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홍콩 정부의 법안 연기 결정에는 지지와 존중 의사를 밝혔다. 홍콩 시위에서는 한국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한국어와 광둥어로 불리는 등 한국인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15일 홍콩 경찰의 시위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집회에서 검은 옷을 입은 홍콩인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들의 인터넷 청원은 2만 건이 넘어섰다. 홍콩 시민들은 16일에도 범죄인인도법안의 잠정 중단이 아니라 완전 철폐를 요구하며 다시 대규모 집회에 나섰으나 17일 파업은 철회하기로 했다. 법안은 자연스럽게 폐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시위를 이끄는 시민인권전선 대표는 “칼은 여전히 홍콩의 심장 근처를 겨누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 연기로 홍콩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일단 달성됐지만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한 일국양제 기한이 28년 남은 상황에서 홍콩의 중국화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인공지능 시대, 정년제도가 필요할까/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공지능 시대, 정년제도가 필요할까/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인류의 미래를 진단한 ‘초예측’(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이란 책에서 미국의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고령자를 자원으로 인식하고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며 “정년제라는 시대착오적인 제도는 폐지하고 고령자에게 고용 기회를 확보해 줘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년제 폐지가 육체노동에는 부적합할지 모르나 관리자, 고문, 감독, 전문직 등 고령자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은 많다”며 “세계에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경우 정년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영향을 받았을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최근 ‘70세 정년’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고령자고용안정법’을 개정해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65세까지 고용하도록 기업들에 의무를 지운 것도 모자라 또다시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인구 감소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과 은퇴 시점을 늦추고 싶어 하는 개인과 국가의 재정여력 등을 두루 만족 시킬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렇다면 ‘고령화 사회’로 가파르게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서도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거나 아예 정년을 폐지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정년 연장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정부는 현행 60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현행 60세 정년으로는 3~4년 내에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대부분 은퇴하게 된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뿐 아니라 실업, 연금 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실제 내년부터 바로 생산가능인구가 23만 2000여명이나 줄어든다고 한다. 반면 65세 이상은 내년부터 10년간 연평균 48만명씩 급증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대책을 찾아야 한다. 문제는 우리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관행에다 최저임금은 올리고 근로시간은 단축했는데 정년마저 의무적으로 늘어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2~3중의 고충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청년들에게는 고용의 기회마저 줄어든다는 불만이 더욱 팽배해질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고령 노동자들 또한 정년 연장을 마냥 환영할 수만 없는 노릇이다. 정년 연장으로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늦어지고, 노인복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러시아의 경우 2010년을 전후로 정년 연장을 추진하다 국민연금 수급 시기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무산된 사례도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섣부른 정년 연장은 자칫 세대 간, 계층 간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되지도 않을 일을 논란만 키우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선거용으로 애드벌룬만 띄우고 있다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년 연장에 앞서 임금체계 개선을 먼저 주문한다. 일하는 방식뿐 아니라 근무형태와 업무성과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사 모두가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현행 60세 정년을 합의한 2015년의 노사정대타협 때 거론된 연봉제와 임금피크제의 확대 등도 모델이 될 수 있다. 각자의 건강상태와 근로의지 등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또 일본처럼 정년 연장, 폐지, 계속고용 등 세 가지 방식을 기업과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65세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도 권고한다. 정부도 정년을 넘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방식으로 정년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미국, 영국처럼 정년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인공지능(AI)과 함께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 근로 정년 제도가 계속 유지돼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AI 등 로봇이 인간의 일을 도와주는 시대에 고령자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 만큼 정년제를 폐지해 70~80세도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린다 그래턴 교수의 주장에 관심이 쏠린다. yidonggu@seoul.co.kr
  • 이재갑 “정년 65세 연장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

    이재갑 “정년 65세 연장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과제라며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적으로 정년 연장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밝힌 데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이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 기념 총회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용부 공동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노동력 규모를 유지하려면 고령자들이 더 많이, 더 오래 일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그 방향(정년 연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년 고용 문제 등이 얽혀 있는 만큼 당장 정년을 연장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이 장관은 “아직 청년, ‘에코 세대’가 늘고 있고 앞으로 몇 년 더 지나야 (증가세가) 해소될 것”이라면서 “에코 세대가 늘어나는데 (정년을 연장하면) 청년 고용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 임금체계는 연공서열이 강해서 (정년 연장에) 바로 들어갈 수 없다”면서 “60세 정년 연장을 의무화한 지 2~3년 정도 됐는데 이게 국내 노동시장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장)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인구 고령화 속에서 정년 연장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얘기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장관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LO 핵심협약 비준이 지연되면 유럽연합(EU)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불이익 조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EU 내부에서 (한국과의 분쟁 해결 절차에 대해) 성과를 내라는 압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안다”면서 “무역 제재는 (한·EU FTA) 규정에 없지만, 그 외 압력이 들어올 가능성은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EU FTA는 EU가 맺은 것 중 노동 규정이 포함된 최초의 FTA”라면서 “(EU가 한국과 분쟁 해결 절차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EU 의회 쪽 압력이 세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정부가 불댕긴 정년연장… ‘65세 공무원’ 시대 올까

    정부가 불댕긴 정년연장… ‘65세 공무원’ 시대 올까

    인사처·행안부 관련법 개정논의 검토 연금공단 “정년연장땐 운영압박 감소” 직무급제·임금피크제·명퇴 논의 시급정부가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사회) 진입에 대비하고자 ‘정년 연장’ 카드를 꺼내들면서 관가 안팎에서도 미증유의 ‘65세 공무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년 연장이 국가재정 부담을 줄이고 공무원 개개인의 경제적·사회적 안정에도 도움을 주지만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의 일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무원 정년 연장을 추진할 때 직무급제와 임금피크제, 명예퇴직 활성화 제도 도입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년 연장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 인구구조 개선 대응 태스크포스(TF) 산하 10개 작업반 가운데 한 곳에서 정년 연장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년 문제와 고령인구 재고용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대한민국 곳간지기’인 그의 입을 통해 정년 연장 논의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국가공무원을 담당하는 인사혁신처와 지방공무원을 맡는 행정안전부도 조만간 관련법 개정 논의 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공무원 정년이 연장되면 공무원들이 연금에 기여하는 기간이 늘어나게 돼 그만큼 공무원연금 운영 압박이 줄어든다”고 순기능을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공공기관 직무급제(호봉제 대신 업무 성격과 난이도, 책임 정도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제도) 도입을 포함했다. 연공서열 중심의 호봉제·승진 시스템을 고치지 않으면 정년 연장 때 막대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정년 연장이 이뤄지면 그만큼 신규 고용을 줄여야 해 세대 간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정된 예산으로 공무원을 채용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60세 이후 공무원의 급여를 지금보다 더 줄이는 임금피크제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국가공무원법 제74조에는 공무원으로 20년 이상 근속한 자가 정년 전에 스스로 퇴직하면 예산의 범위에서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무원들의 ‘이모작’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노동계가 직무급제 도입을 오래 전부터 반대해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능력과 관계없이 시간만 지나면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도 문제지만 직무급 역시 직무·성과 기준을 계량화하기 어려워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정년 연장 논의에 아직 시장에 참여하지 못한 20·30대 청년 세대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다”면서 “2017년 신고리 5·6호기를 둘러싼 탈원전 논의 때 시도한 숙의민주주의 방식을 도입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차명진 “문재인은 빨갱이” 또 막말…민주 “당에서 축출하라”

    차명진 “문재인은 빨갱이” 또 막말…민주 “당에서 축출하라”

    ‘세월호 막말’ 논란을 일으킨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빨갱이’라고 지칭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차 전 의원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는 애국심을 강조하며 약산 김원봉(1898∼1958)을 언급하자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날 처음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탄핵 대상’이라고만 썼다가 수정을 거쳐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차 전 의원은 이 글에서 “김원봉이 누구인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 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놈이다. 그런 놈을 국군 창설자라고 하다니 이보다 반 국가적, 반 헌법적 망언이 어딨는가? 그것도 현충일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란 자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가 더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 한국당 뭐하나?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뭔가”라며 “우선 입 달린 의원 한 명이라도 이렇게 외쳐야 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며 하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차 의원까지 원색적인 단어를 써가며 비난하고 나서자 여권이 즉각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월북 전후 행적을 구분해 공은 공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애국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말한 것”이라며 “이를 이념 갈라치기로 활용해 대통령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을 퍼부은 차 전 의원의 입장은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그렇지 않다면 지난 번처럼 면죄부주기식 징계로 막말 경쟁을 부추기지 말고 이번 기회에 차 전 의원을 당에서 영구히 축출하길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 전 의원은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당원권 3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4월 15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는 글을 써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문 대통령의 김원봉 헌사, 귀를 의심”…김원봉 누구길래

    한국당 “문 대통령의 김원봉 헌사, 귀를 의심”…김원봉 누구길래

    자유한국당이 6일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원 추념사에 발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월원을 ‘살아있는 애국의 현장’이라고 지칭하며 “여기 묻힌 한 분 한 분은 그 자체로 역사이며 애국이란 계급이나 직업, 이념을 초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일 무장투쟁을 위해 임시정부가 좌우합작으로 창설한 광복군을 소개하고,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끈 조선의용대가 편입되면서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귀를 의심” “반국가적 망언” 현·전 의원들 비판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이런 광복군의 독립운동 활약상을 설명한 뒤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덧붙인 것을 문제삼았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귀를 의심하게 하는 추념사”라면서 “6·25 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까지 받고 북의 노동상까지 지낸 김원봉이 졸지에 국군 창설의 뿌리, 한미동맹 토대의 위치에 함께 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이 정부에서 김원봉에게 서훈을 안기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보훈처를 넘어 방송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면서 “여기에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가 종지부를 찍었다”고 말했다. 그는 “6·25 전사자들을 뒤에 모셔두고, 눈물로 세월을 견딘 가족들을 앞에 두고, 북의 전쟁 공로자에 헌사를 보낸 대통령이 최소한의 상식의 선 안에 있는지 묻고 싶다”며 “청와대와 집권세력이야말로 가장 극단에 치우친 세력이라 평가할 만하다”고도 했다.이만희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북한에서 훈장까지 받았다는 김원봉을 콕 집어 언급한 데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언급이 김원봉 등 대한민국에 맞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까지 서훈하기 위한 이 정권의 분위기 조성용 발언은 아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차명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원봉이 누구인가. 김일성 정권 권력 서열 3위,6·25 남침 최선봉에 선 그 놈”이라며 “이보다 반(反)국가적, 반(反)헌법적 망언이 어디 있는가. 그것도 현충일 추모사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썼다. “내가 더이상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라며 “한국당은 뭐하나. 이게 탄핵 대상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일제가 가장 두려워한 독립투사…이념 떠난 평가 필요 김원봉 선생에 대한 정치적·역사적 판단이 엇갈리는 부분은 있다. 영화 ‘암살’, ‘밀정’ 등에서 항일단체 단장으로 그려졌던 그는 1919년 의열단을 꾸려 조선총독·일본군·친일파 등을 암살하고, 조선총독부와 동양척식주식회사 등 주요 기관에 폭탄을 투척하는 등 무장 항일투쟁의 선봉에 섰다. 일제는 김원봉 선생을 두고 “재외 반일 조선인의 거두”라고 표현하며 두려워했다.하지만 이런 업적에도 아직 그가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한 데는 해방 뒤 월북한 행적 탓이 크다. 1947년 김원봉은 극우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자 남조선노동당 지도자 박헌영(1900~1955)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해 국가검열상(검찰총장)에 임명됐고 노동상(노동부 장관)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지냈다. 북한에서 최고위직으로 활동하다가 1958년 숙청됐다. 한국당은 김원봉 선생이 “6·25 남침의 공으로 북한에서 훈장까지 받았다”면서 그를 기리는 데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역사학자들은 김원봉 선생이 월북할 수밖에 없었던 데는 당시 친일파들이 기득권을 잡으면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 테러를 당하고 목숨을 잃었던 상황이 있었다고 전한다. 역사학계에서는 남북을 가른 이념이 아닌, 1945년 해방 전 행적을 기준으로 역사적 인물을 평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좌우합작을 이룬 임시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좌우 이념의 갈등을 극복하고 애국에 뜻을 모으자는 취지”라면서 “애국을 위해 낡은 이념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의미인데 거꾸로 이를 문제삼아 다시 이념 공세에 나서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말은 역사적 사실이며 광복군에 대한 정당한 평가”라며 “약산 김원봉의 월북 이후 행적을 끌어들여 광복군 운동 자체를 색깔론으로 덧칠하는 일이야말로 역사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고의 독립투사조차 포용하지 못했던 뼈아픈 배척의 역사를 이제 뛰어넘을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문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한 데에 공감한다면서 “배는 좌현과 우현의 노가 서로 힘의 균형을 이룰 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우현이 손을 놓고 있어 대한민국호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을 뿐”이라며 “경제가 어렵다며 전국을 돌며 정부를 흔들고 있는 한국당은 본인들이 그 주범임을 깨우치고 이제라도 통합 대한민국으로 함께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학계 “독립운동 서훈, 이념 아닌 1945년 광복 기준으로 평가해야”
  • CNN “‘처형설’ 北김혁철 살아있어…현재 조사받는 중”

    CNN “‘처형설’ 北김혁철 살아있어…현재 조사받는 중”

    언론을 통해 처형설이 제기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현재 살아있으며 구금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4일 보도했다. CNN은 이번 사안을 잘 아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김 특별대표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결렬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또 하노이 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역도 역시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부 국내 언론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물어 김혁철 대표 등을 처형했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혁명화 조치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혁철과 함께 실무 협상을 담당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졌고 통역도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숙청됐다던 김 부위원장이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관람, 3일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 관람 장소에 잇따라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CNN은 김 부위원장이 최근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에 동석한 모습이 포착되긴 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권력 대부분을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을 통해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CNN에 “김 부위원장이 강제노역형에 처해지지 않은 대신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자아비판문’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아 ‘근신처분설’이 나돌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도 전날 김 위원장과 함께 대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 바로 오른편에 앉고 그 뒤에 리수용 당 부위원장이 앉아 오히려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본 신입사원 초임도 차별화…소니 ‘AI개발자엔 20% 추가’

    일본 신입사원 초임도 차별화…소니 ‘AI개발자엔 20% 추가’

    일본 소니가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임금에도 차등을 두기로 했다. 디지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업종과 국경을 넘어 격화되자 일률적이던 신입사원 급여체계를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분야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디지털 인재의 경우 다른 신입사원보다 최대 20% 높은 730만엔(약 73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할 방침이다. 대상은 신입사원의 5% 상당이다. 함께 입사한 신입사원 동기들은 연봉은 평균 600만엔이다. 입사에서부터 철저한 성과·능력 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면서 일본 노동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소니는 급여 산출 기준으로 업무 역할에 따른 등급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그간 입사 후 1년간은 등급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입사 3개월부터 등급이 부여된다. 올 봄 입사한 소니의 신입사원은 400명 정도이다. 내년 신입사원의 경우 4월 입사 직후부터 등급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닛케이는 “구글 등 해외 정보기술(IT)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 간 인재쟁탈전이 치열하다”며 “해외에서는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가진 인재들에게 높은 급여를 제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 최대 기금형 퇴직연금 운용사인 AIJ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세계 AI 정상급 인력 2만 2400명 중 절반이 미국에 집중돼 있으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특히 소니의 새로운 방침은 근무 연한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연공서열주의를 바탕으로 한 일본 노동시장에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성과·능력 중심 임금구조로 변화하는 기업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소니에 앞서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우수 직원 확보를 위해 2020년부터 신입사원의 초임을 20% 높이기로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김여정, 53일 만에 공개활동 포착… 김정은 집단체조 관람 수행

    北김여정, 53일 만에 공개활동 포착… 김정은 집단체조 관람 수행

    김정은, 대집단체조 성원들의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무책임한 일본새 비판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집단체조 예술공연 관람 수행을 통해 공식석상에 다시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평양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의 개막공연을 관람했다며 수행원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김 제1부부장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후 53일 만이다. 국내 일부 언론은 최근 김여정 제1부위원장이 ‘하노이 노딜’의 책임으로 근신처분을 받았다고 전했었다. 이날 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김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그 뒤로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이 자리해 오히려 53일간의 공백 이후 정치적 서열이 더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는다.지난 2일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 당선 군부대들의 공연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이틀 연속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 성원들을 부르시어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 기풍,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사회주의문화건설에서 문학예술부문의 창작가,예술인들이 맡고 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당의 혁명적인 문예정책들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공연 관람에는 리만건·박광호·리수용·김평해·최휘·안정수·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조용원·리영식 당 제1부부장,현송월·권혁봉·장룡식 당 부부장,박춘남 문화상 등이 함께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2021년부터 충주지역 고등학교 펑준화

    2021년부터 충주지역 고등학교 펑준화

    2021학년도부터 충북 충주지역 고등학교 평준화가 시행된다. 충북도교육청은 이와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1만1473명 중 찬성 8696명, 반대 2577명, 무효 200명이 나왔다고 31일 밝혔다.무효표를 제외하고 따지면 찬성률이 77.14%다. 고교평준화 시행조건인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 것이다. 여론조사는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충주지역 초등 6학년, 중학교 1,2학년 학생과 학부모, 교원, 학교운영위원, 충주시의원 등 1만18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별 찬성률은 교원이 83.7%로 가장 높다. 이어 학교운영위원·지방의원 79.9%, 학부모 76.8%, 학생 75.1% 순으로 분석됐다. 평준화 시행을 위해서는 도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여론조사에서 높은 찬성률이 나와 도의회도 충주 일반계고 평준화를 찬성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도교육청은 승인절차를 거쳐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부터 충주고, 국원고 등 충주 동(洞)지역 6개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평준화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내신으로 6개 일반계고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한 뒤 6개 학교에 고루 배치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학생들이 고교를 선택해 원서를 내고 있다. 이러다보니 우수학생들이 특정학교에 몰려 학교서열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김병우 교육감은 “충주지역 일반계고 평준화에 대해 학생, 학부모 등이 압도적으로 찬성했다”며 “성공적인 평준화 추진을 위해 행·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북에서는 청주가 고교평준화를 시행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흡연 무관한 폐암 유전자, 어릴 때부터 나타난다

    흡연 무관한 폐암 유전자, 어릴 때부터 나타난다

    폐암은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간암 등과 함께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암이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흡연이 꼽히지만 최근에는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도 폐암에 걸리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서울대 의대 흉부외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립암센터, 미국 하버드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이처럼 비흡연자들에게 폐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어려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 돌연변이 유전자의 발생 원리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3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8개의 폐암 세포의 전체 유전자 서열 분석으로 얻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암세포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유전체 돌연변이를 검색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 5호 ‘누리온’을 활용해 비흡연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융합 유전자’를 집중적으로 찾았다. 그 결과 융합 유전자 70% 이상이 DNA 곳곳이 잘려나가 소실되고 일부는 연결되는 등 ‘유전체 파열 현상’으로 돌연변이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정밀 유전체 분석을 통해 융합 유전자 돌연변이가 폐암 증상이 나타나기 수십년 전 어린 나이부터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통 유전자 돌연변이는 노화에 따라 일정한 속도로 형성되는데 융합 유전자 돌연변이는 10대 이전 유년기부터 생기기 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영석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흡연 폐암 환자를 조기 진단하고 정밀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프듀는 1~101위 줄세우는 ‘길티 플레저’… 서열주의 사회 보는 듯

    지난 3일, Mnet의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이 시작됐다. 2016년부터 걸그룹 ‘아이오아이’, 보이그룹 ‘워너원’이라는 걸출한 남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지난해 6월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이 참여해 외연을 넓힌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즌4다. 역시 4회째를 맞은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여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의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이번에 프듀를 톺아봤다. 지난 23일 모인 세 사람은 사사로이는 각자의 ‘원픽’(One Pick)부터 프듀의 명과 암, 시리즈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갔다.●평론가, 시인, 기자의 ‘원픽’은? 이정수 기자(이하 이) ‘프로듀스X101’ 열심히 보고 계신가. 각자의 원픽은 누구인지. 서효인 시인(이하 서) 김우석(티오피미디어)이다. 텍스트(가사) 창작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 업텐션 활동하면서 잠깐 쉴 때 쉬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를 팬클럽에 올린 적이 있는데 글이 굉장히 좋더라. 책도 열심히 읽는 것 같아서 그런 멤버도 (아이돌에) 한 명 있으면 좋겠다. 한 픽만 더 꼽자면, 금동현(C9). 귀여워서. 이 손동표(DSP미디어). 끼가 너무 넘쳐서 아이돌을 하려고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감도 있고. A등급 받은 연습생들은 다 춤 잘 추지만 타고나게 잘 춘다는 친구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손동표.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이하 김) 김요한(위)은 보는 순간 직관적인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로 말하면 ‘청춘스타’ 느낌. 다른 한 명은 함원진(스타쉽)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차분한 성품과 아이돌력을 동시에 갖춘 느낌. 시즌2의 정세운 생각이 많이 났다. 그와 같은 ‘박수’조에 속한 김동윤(울림)도 지켜보고 있다.●‘프듀’ 전매특허 ‘악마의 편집’… “프듀가 만든 세계관” 이 3회까지 봤는데 슬슬 ‘악마의 편집’ 느낌이 나기 시작했다. 리더로 뽑혔는데 리드를 잘 못하는 걸로 방송에 나가거나, 여기에 불만 표하는 연습생들은 시청자들의 눈에 안 좋게 보일 수밖에 없다. 서 프로그램을 만든 이상 편집이 없을 수가 없다. 안에 있는 멤버들도 편집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눈치 싸움을 벌이는 게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센터를 맡을 때, 양보할 때 혹은 욕심을 낼 때 등등. 앞으로 연예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일종의 훈련 같기도 하고. 프듀가 만든 세계관이기도 하다.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좀더 압축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방송 분량이 너무 길다. (이번 시즌은 매회 방송 분량이 2시간 이상이다.) 이 제작 발표회 때 ‘악마의 편집으로 희생되는 연습생들이 많은 것에 대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방송사가 제시한 해법 중 하나가 시간을 늘리는 것이었다. 더 많은 연습생들을 1분이라도 더 비추게 하기 위해서. 김 멤버들끼리도 “악마의 편집 당할 거 같은데” 같은 얘기들을 한다. 시즌4쯤 되니까 연습생들이 인성이 좋아 보일 것 같은 포인트를 인식하고 발언하는 게 체감상으로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제작진이 예전보다 편집점을 잡기가 더 어려워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예전에는 하는 말이 다 ‘리얼’이었는데, 지금은 연습생들도 충분히 학습이 돼 있는 상태로 들어오니까. 제작진과 연습생들 사이의 기싸움으로도 보인다.●차별화가 안 보이는 ‘X’… 그럼에도 ‘프듀’인 이유는? 이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가 있어야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까진 ‘차별화’가 안 보인다. 새로 만든 최하위 등급 ‘X’를 부각하지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 X등급 만들면서 오히려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정체성이 이상해진 느낌. X등급이 기존의 최하 등급이었던 F등급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방송 초반 X에 너무 많은 관심이 쏠려서 굳이 연습생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긴장감을 유지해 온 것들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됐다. 이 첫 방송에서 X등급이 되면 퇴출될 것처럼 얘기했는데, 결국 이들을 위한 트레이닝이 따로 마련됐다. 시청자들은 아닌 걸 알고 있고, 그래서 프로그램상에서 연습생들이 놀라고 이런 부분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김 그래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에 안 보낼 걸 알고 있으니까.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듀가 확실히 나은 점은 무엇인가. 김 원조집 손맛은 따라가기 쉽지 않다. ‘더유닛’(KBS2)도 있었고, ‘소년24’(Mnet) 같은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서도 결국 프듀가 가지고 있던 포맷을 거의 그대로 가져갔다. 대결, 커버 무대, 오리지널곡을 투표로 뽑는 것 등. 그러나 프듀는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눈이 멀어지지 않도록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 갈등 상황 만지는 것에서부터 심사위원들 라인업, 무대 찍는 것도 엠카운트다운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이 최근 인기를 끌었던 tv조선의 ‘미스트롯’도 프듀와 굉장히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거의 그대로 가져와도 미스트롯은 성공했다. 서 장르가 다르니까 가능한 얘기. 형식은 같지만 내용이 다르니까. 김 아까 골목상권 얘기했는데 ‘미스트롯’은 같은 메뉴를 가지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지역을 발굴해서 대박 난 집인 거다.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보통 10대부터 30대까지가 주 시청층이다. 미스트롯은 ‘5060’처럼 기존 서바이벌로는 커버가 안 되는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영리한 기획이었다. ●프듀 시리즈는 ‘길티 플레저’… 하지만, 정말 프듀가 문제? 이 프듀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1위부터 101위까지 쭉 줄 세우고, 연습생들 우는 모습 비추고. 경쟁사회를 너무 잔인하게 보여 준다. 서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무력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순위가 매겨지는 게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문제제기를 한다는 게 너무 본질적인 얘기 같아서. 어차피 아이돌이 데뷔하는 과정에서 월평 다 하고 순서 매겨서 나오는데, 그게 TV라는 화면을 통해 공개가 되냐, 안 되냐의 문제 아닐까. 김 십대시절 학교에서 이미 공부로 1등부터 500등까지 줄 세우는 걸 당연시 여긴 한국 사회에서 이제 와서 아이돌들 순위 매기는 걸로 문제라고 말하는 게 가끔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프듀만 문제야?’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어쩌면 한국이니까 이런 프로그램이 나오고 폭넓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더 큰 구조상의 문제는 순위가 매겨지고 등급이 나눠지는데 연습생들은 그 시스템에 전적으로 순응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는 거다. 솔직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없고 트레이너에서 국프(국민 프로듀서)까지 늘상 남의 시선으로만 판단될 수밖에 없다. 반발하거나 부정적 언행을 하면 트레이너들 눈 밖에 나거나 인성 논란에 휘말린다. 서 얘기를 하면 할수록 해선 안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웃음) 일종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행동)다. 보면서 손발이 저리는 지점이다. 요즘 20대들은 ‘무임승차론’에 심취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어느 회사에 공채로 입사한 사람이 있고, 비정규직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근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하면 ‘시험 안 본 사람이 무임승차한다’는 얘기가 바로 나오는 거다. 한 번의 정량화된 평가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한 번의 평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를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프듀를 위한 제언 이 프듀가 이번으로 시즌4인데 전작들 흥행이 잘된 것에 비하면 주목을 못 받는 느낌이다. 앞으로 ‘슈퍼스타K’가 사라진 것처럼 화제성이 줄어들 수도 있고. 프듀가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처럼 좀더 글로벌하게, 범아시아적으로 접근하는 건 어떨까. 홍콩에 합숙소를 만들고 더 다양한 국적의 연습생들을 모으는 거다. 김 기본적으로 투표로 사람을 뽑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팬이 돼 버리면 사람을 끝도 없이 미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후 CJ부터 여타 기획사까지 팬덤만 믿고 애매한 퀄리티의 물건을 내놓는 일이 잦아졌다. 제작자들이 전체적인 완성도와 연습생의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했으면 한다. 사랑하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서 커버곡을 선정할 때 연습생들 달리기 안 시켰으면 좋겠다. ‘이건 경쟁이고, 이기면 장땡이야’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그냥 팀 색깔에 맞는 곡을 주면 안 될까. 김 촬영장에 설치하는 몰래카메라 좀 없어졌으면 한다. 여자 연습생들은 실수로 카메라 망가뜨려서 당황하게 하고, 남자 연습생들은 거울 뒤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식의 성별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설정도 진부하다. 연습생들도 다 알고 치는 고스톱 아닌가. 작위에 작위를 더해 그마저도 연기하는 연습생들을 보고 싶지 않다. 서 잠자는 것도 청소년들에게 맞는 정확한 취침시간, 기상시간을 정해서 했으면 한다. 제대로 된 근로 계약을 하는 거다. 24시간 카메라 돌리는 방식은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는 홍콩 진출이 불가하다.(웃음)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대담자 소개합니다 김윤하(오른쪽) 대중음악평론가. 무대에 반해 시작한 케이팝 ‘덕질’도 어언 1n년차. 서효인(가운데) 시인, 작가, 문학편집자. 그러나 무엇보다 가요 애호가일 때가 가장 평화로운 사람. 이정수(왼쪽) ‘덕업일치’를 실현 중인 문화부 대중음악 담당기자. 그룹 소방차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던 꼬마가 몸만 자랐다.
  • 사회문제를 다양한 장르로 변주… “봉준호가 장르” 거장 반열에

    사회문제를 다양한 장르로 변주… “봉준호가 장르” 거장 반열에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 평단의 주목 ‘살인의 추억’으로 스타 감독 대열 올라 ‘괴물’ 1091만 돌파… 통념 뒤엎은 ‘마더’ ‘설국열차’ ‘옥자’ 사회적 시스템 일침 7번째 장편 ‘기생충’으로 쾌거 이뤄“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칸영화제가 한국영화계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25일(현지시간) 밤늦게 열린 현지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이번 수상은 봉 감독 개인의 성취를 넘어 대중상업영화와 작가주의영화의 절묘한 균형을 모색해 온 한국영화가 이룩한 독보적인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계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영화만의 개성과 저력을 다시금 인정받는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한국영화 향후 100년사에 특별한 전기를 마련한 봉 감독은 번뜩이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다. 작품마다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아우르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놓치지 않은 그는 보기 드물게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두루 호평받았다. 특히 사회문제를 범죄·미스터리, 괴수 블록버스터,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한 그는 “봉준호 자체가 장르”라는 평가를 얻었다. 봉 감독은 지난 22일 ‘기생충’ 상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장르 영화감독’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장르영화가 할리우드의 규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전형적인 규칙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그 틈바구니로 사회적 문제가 표현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이번 수상의 동력 가운데 송강호와의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둘은 ‘기생충’을 포함해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 등 17년간 네 번의 작품을 함께했다. 봉 감독이 조연출이던 시절, 오디션에서 처음 만난 송강호에게 ‘이번 오디션엔 탈락했지만 다음 작품에 꼭 함께하자’고 위로했고, 그 후 ‘살인의 추억’ 감독이 돼 송강호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이야기는 영화계에선 널리 알려진 일화다. 특히 봉 감독은 ‘기생충’ 시나리오를 쓸 때 이미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봉 감독이 수상대 높은 곳으로 송강호를 불러 올린 뒤 그에게 무릎 꿇고 트로피를 바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연세대 사회학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연출부 생활을 거친 봉 감독은 2000년 장편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에서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이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2003년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이 흥행성과 작품성에서 두루 인정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배우들의 대사와 동작, 세트, 소품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는 섬세한 연출을 통해 ‘봉준호+디테일’이란 뜻의 ‘봉테일’이란 별칭도 얻었다. 2006년 한국형 블록버스터 탄생을 알린 ‘괴물’은 최종 관객수 1091만명을 불러모으며 당시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마더’(2009)에서는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모성애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뒤엎었다.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설국열차’에서는 설원을 질주하는 기차를 배경으로 부와 권력에 따라 서열화된 이 시대의 계급 문제를,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7)에서는 슈퍼 돼지와 산골소녀의 우정을 통해 자본주의 대량생산 시스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봉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인 ‘기생충’은 가족 전부가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교사 면접을 보기 위해 글로벌 IT 기업 CEO인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도저히 만날 일이 없어 보이는 가난한 가족과 부유한 가족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빈부 격차 문제를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문제를 한국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이번 수상에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적인 상황이면서도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한 이야기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한국영화가 2000년대 초·중반의 독창성과 개성을 잃어버리고 상업적으로 안전한 영화들만 만든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기생충’을 통해 한국영화가 과감한 도전과 미학적 활기를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 역시 “봉 감독은 자신의 대표작인 ‘살인의 추억’을 객관적으로 뛰어넘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현재이면서 미래”라는 말로 봉 감독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간 칸에 의해 세계 영화 역사의 지형도가 그려져 왔다”면서 “서구영화 역사가들이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한국영화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게 될 텐데 이번 수상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분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기회 고맙지만 낙인·학업 스트레스” 서울대 기균전형 입학생 두번 운다

    “기회 고맙지만 낙인·학업 스트레스” 서울대 기균전형 입학생 두번 운다

    “꿀 빨았네”… 오해받는 ‘기균’ 입학생들 타당·효과적 전형 사실 사회 확산돼야 “기회였지만 숨겨야 할 거라고 생각해요.” “고마운 전형이지만 짐이기도 합니다.” 서울대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기균)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전형을 통해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낙인 탓에 교우 관계를 제대로 형성할 수 없었다. ●10년째 운용… 작년 저소득층 등 172명 선발 이 같은 사실은 26일 서울대 평의원회가 발간한 ‘기회균형선발 특별전형학생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기균에 대해 ‘희망, 노력에 대한 보상, 불평등 해소에 기여, 발판, 좋은 통로, 손 내밀어 줬다’로 표현했지만, ‘약점, 짐, 눈치, 숨겨야 할 것’으로도 인식했다. 서울대는 기회균형 전형을 보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 60명을 심층 인터뷰해 보고서에 담았다. 서울대는 2009년부터 기회균형 전형을 운용하고 있다. 농어촌 학생, 저소득층 학생, 농생명고교계열 졸업예정자, 장애학생, 북한이탈학생 등이 이 전형을 통해 들어온다. 지난해에는 172명이 입학했다. ●“특혜” “쉽게 입학”… 왜곡된 인식 많아 고통 기균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왜곡된 인식이었다. 특히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는 특목고·외고처럼 출신 고등학교의 유형과 입학전형 등으로 나뉘어 끼리끼리 어울리는 문화가 굳어져 있다. 이런 구별 짓기 문화는 기균 전형 입학생들에게 ‘특혜를 받았다’거나 ‘서울대와 어울리지 않다’ 등의 낙인을 찍고 있었다. 학생 A는 “‘나는 재수까지 해서 들어왔는데, 너는 특성화고 나와서 쉽게 들어왔다’고 내 면전에서 말한 선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학생 B도 “기균으로 들어왔다고 소개하니 ‘꿀 빨았네’(쉽게 들어왔네)라는 반응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일반전형·지역균형·기균으로 서열화된 구조 속에서도 기균 내 저소득층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에 대한 차별이 가장 심각했다. 학생 C는 “친구들은 기균을 보면 이 사람이 ‘사배자’(사회 배려자, 저소득층 전형을 부르는 말)인가 아닌가를 역추적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사배자’ 전형으로 들어왔으면 어떡할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기균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잠재적 학습 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입학한 기균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학업적인 측면에서 완벽하게 갖춰진 학생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학생 D는 “입학 후 1학기 동안 공부를 전혀 안 하고 시험 전날 밤까지 술을 마신 친구와 1학기 내내 열심히 공부한 내가 성적이 똑같이 나왔다”면서 “여기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학생 E는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강남 대치동이나 해외에서 살았기 때문에 영어 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았지만, 나는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영어만 배웠기 때문에 힘든 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기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 전 2박3일 캠프, 튜터링 등 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기균 학생들의 학업을 지원하고 있다. 입학 초기의 학업 격차를 극복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 F는 “시간이 갈수록 고등학교 때 배울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이 많이 나오고, 교양 과목은 선행 학습과 별 상관이 없다”면서 “학기가 지날수록 나보다 성적이 낮은 친구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입학 초기의 학업 격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드는 경향은 있으나, 졸업 직전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기균으로 입학한 사실을 숨기거나 동일 전형 학생들과 지내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학생 G는 “기균이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선입견을 갖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친한 몇 명한테만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H는 “내가 ‘핵아싸’(못 어울리는 사람)여서 학과에서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면서 “기균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가끔 모여 저녁 먹는 정도”라고 털어놨다. 지난해 5월 서울대 인터넷커뮤티인 대나무숲에는 기균 학생을 비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학생 I는 “그 글에 화났다는 표시를 하면 괜히 내가 기균이라 화난 것 같이 보일까 봐 망설였다”고 말했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업 격차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들이 더 개발될 필요가 있다”면서 “단과대별로 젠더나 인권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균 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이 사회 진출까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연구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영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균이 특혜가 아니라 학생의 잠재력 측면에서 타당하고 효과적인 전형이라는 사실과 사회 정의 측면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대학들이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전형이라는 이해가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영국 국빈 방문’ 트럼프, 마클 왕자비만 안 만나는 이유

    ‘영국 국빈 방문’ 트럼프, 마클 왕자비만 안 만나는 이유

    새달 3일부터 사흘간 영국을 국빈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리 왕자 부인인 메건 마클 왕자비를 제외한 왕실 주요 인사 대부분을 만난다. 결혼 전 미국에서 배우로 활약하는 동시에 여성인권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던 마클 왕자비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나는 그(트럼프)가 꿈꾸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확신이 더욱 생긴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해리 왕자와 지난해 5월 결혼해 최근 아치 해리슨 마운트배튼 윈저 왕자를 출산한 마클 왕자비는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할리우드 배우이자 해리 왕자보다 3살 연상의 흑인 혼혈 이혼녀라는 꼬리표를 단 채 보수적인 영국 왕실에 입성해 화제가 된 마클 왕자비는 결혼 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을 떠나겠다고 밝힐 정도로 ‘반(反)트럼프’ 민주당 지지자다. 결혼식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 등 정치 지도자도 일절 초대받지 못했다.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버킹엄궁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방문과 관련한 상세 일정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도착 첫날인 6월 3일 버킹엄궁 정원에서 열리는 환영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찰스 왕세자, 부인 카밀라 왕세자빈이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맞이할 계획이다. 환영식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의 시위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열기로 했다. 환영식에 이어 여왕과 해리 왕자,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함께하는 비공개 오찬도 이어진다. 저녁에는 버킹엄궁에서 국빈만찬이 열린다. 만찬에는 여왕과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내외와 함께 영국 주요 인사와 영국 거주 미 유명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빈방문 이틀째인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퇴를 선언한 메이 총리,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와 함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비즈니스 조찬을 한 뒤 총리관저로 자리를 옮겨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날 저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답례 차원에서 리젠트파크에 있는 미 대사관저에서 개최하는 만찬에 찰스 왕세자 부부가 참석할 계획이다. 마지막 날인 5일 여왕과 찰스 왕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기념해 남부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함께 참석한다. 영국 의회는 주요 외국 정상이 의미 있는 방문을 했을 경우 의사당 내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 기회를 부여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에서 초대받지 못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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