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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 “한국인 인질 없어… 이스라엘 단기체류 480명 안전”

    박진 “한국인 인질 없어… 이스라엘 단기체류 480명 안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교전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10일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 단기 여행객 규모는 480명 가량이며 현재까지 여행객이나 교민 피해가 접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국민 일부는 10일 귀국길에 오른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대한항공을 이용해 이스라엘에 들어간 분이 360여명이고 다른 항공사를 이용해 들어오신 분이 약 120여명”이라며 “합치면 거의 480명”이라고 말했다. 당초 외교부는 성지순례객 등 이스라엘 관광객 규모를 360여명으로 추산했으나 외항사 등을 이용한 체류객이 추가 파악되면서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인 피해나 인질이 없는 것이 확인됐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공관에 피해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답했다. 또 “(텔아비브와 인천) 직항편을 이용해 단기 체류자들이 귀국할 수 있도록 조처를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스라엘이 조만간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하마스가 장악 중인 가자지구에도 한국 교민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가자지구 교민들이 안전한 상태라며 소재 파악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는 한국대사관 영향력도 제대로 못 미치는데 철수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지금은 피신 상태에 있지만 상황을 보고 안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는 일가족인 소수의 한국 교민이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8월 1일부터 가자지구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했다. ‘군용기 파견 등 구체적 교민 철수 작전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안전한 귀국을 위해 모든 필요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답했다. 팔레스타인 개발원조 중단 여부에 대해선 우리 개발원조 사업이 서안지구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분쟁 진행현황, 양측의 피해, 국제사회 동향 등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단기체류자 중 191명이 대한항공 편으로 현지를 떠나고 27명은 육로를 통해 인접국 요르단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에는 장기체류자 570여명 외에 단기체류자 480여명이 머물고 있는데, 이들 중 218명이 이스라엘을 빠져나오는 것이다. 또한 12일에는 30명이 터키항공을 이용해 출국한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외교부는 현지 잔류할 단기체류자 230여명에 대해서도 항공편 또는 육로를 통한 출국을 안내 중이라고 밝혔다.
  • 하마스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대체 왜 그럴까

    하마스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대체 왜 그럴까

    균형된 시각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긴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영내에 침입, 민간인들까지 사냥하듯 해치고 인질로 붙잡고 이제 ‘인간방패’로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인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그렇다고 이스라엘 시온주의자들과 극우 연립정권이 정착촌 건설을 무리하게 밀어붙여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삶의 터전에서 밀어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렵다. 그런데 어느 쪽의 편을 들어야 하는 입장으로선 균형보다 이득에 쏠리기 쉽다. 그런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마스의 망동 다음날 미국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열린 하마스 지지 집회를 돌아보자. 연사들은 하마스 요원들이 잔인하게 민간인을 살해한 것을 찬양했다고 야후! 뉴스가 전했다. 이럴 수가 있을까 싶다. 한 연사의 발언이다. “여러분이 지켜본 대로 레지스탕스가 전기 행글라이더를 타고 내려와 적어도 수십명의 힙스터들을 억류할 때까지 그들은 사막에서 레이브 파티를 즐기며 대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많은 이들이 사냥하듯 살해됐고 능욕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렇게 발언하기 힘들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대다수 시민운동가들이 깊은 슬픔에 젖어 있는데 팔레스타인이 핍박받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맹신하는 이들은 이렇게 아주 기본적인 것조차 망각한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이날 집회를 개최한 단체는 미국 민주 사회주의자(DSA)란 극좌 단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자말 보우먼(이상 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등 연방 하원의원들도 속해 있다. 틀라입은 팔레스타인 출신 첫 연방 의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스라엘에 대해 날선 얘기를 곧잘 하는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하원의원도 이 단체에 이름을 두고 있다. 틀라입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하는 정책을 밀어붙여 오늘의 화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다. “봉쇄와 점령, 격리 정책 아래 살아가는 잔인한 현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때 미국 민주당은 이스라엘에 확고한 지지를 보내왔지만 최근 들어 상당한 균열이 발생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계속해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 종교적 근본주의자들, 서안 정착자들에게 휘둘렸다. 미국의 좌파 진영은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받으려는 그들의 열정을 해방 운동으로 받아들였고, 그들의 메시지를 사회적 용어로 주입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해(Black Lives Matter) 운동의 한 활동가는 2021년에 “팔레스타인의 투쟁은 우리의 투쟁”이라고 말했다. 유대인 활동가는 1950년대와 60년대 민권운동의 중심에 있었는데 50년이 훨씬 지나 미국 흑인들과 유대인은 심하게 분열돼 버렸다. 테러리스트가 득세하게 된 하마스와 전체 팔레스타인 사람을 혼동해선 안 될 것이다. 이들 극렬 분자들은 이스라엘이 서안과 가자를 점령한 상태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어린 시절부터 이스라엘이 수많은 동포들을 대테러 작전이란 미명 아래 살해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소셜미디어에 해방이란 목표를 역설하고 공유하며 살아왔는데 어느 것 하나 이룬 것 없이 무고한 사람들만 죽어나가는 것을 보고 좌절하고 좌절한 이들이다. 시위대는 맨해튼 중심가를 행진했는데 “인티파다(봉기) 혁명”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살해된 것을 조롱하는 이도 있었다. 본질적으로 이스라엘을 제거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는 구호 “강부터 바다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될 것(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이란 구호를 즐겨 외쳤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친팔레스타인 진영의 분위기는 자축하며 흥에 겨워하는 것이었다. 시위대는 “700”이라고 외쳤는데 그때까지 이스라엘 측 희생자 숫자였다. 손가락으로 숫자 7을 만들어 보이는 이도 있었고, 참수하는 듯한 손 동작을 하는 이, 손가락으로 승리의 V 자를 그려보이는 이도 있었다. 욕을 내뱉는 이도 있었다. 집회에 앞서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는 “뜨악하고 도덕적으로 이상한” 집회라고 비판했고, 뉴욕 진보 진영에서 떠오르는 신예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은 이스라엘 편에 서겠다고 공언했다. 토레스 의원은 “이스라엘을 악마로 만들어 이스라엘 희생자들의 인간성과 가해자들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부정하는 것은 도덕적 선명함을 빙자해 도덕적 혼동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뉴욕 출신 두 하원의원 어느쪽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의사당에 돌아왔을 때 이미 상당한 혼돈의 일주일을 보낸 뒤라 적수들, 기자들, 의원 보좌관들로부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 토요일의 폭력 사태는 (미국의) 진보 진영을 결속시키고 있다. 그들은 무고한 이들을 살해한 일을 용납하지 않으면서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연대를 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 길을 찾지 못했다고 야후! 뉴스는 결론내렸다.호주 시드니에서는 9일 오페라하우스가 이스라엘 국기 색깔 조명으로 물든 가운데 다른 한쪽에서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는 장면이 있었다. 다음날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지지 군중은 전날 저녁 시드니 도심 타운홀 광장에 모여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까지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페라하우스 계단 아래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면서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반대하는 욕설 섞인 구호를 외쳤다. 주 경찰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와의 충돌을 우려해 유대인 공동체에 대해 가급적 해당 조명식에 참여하지 말고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유대 공동체에서는 자신들에게는 안전을 위해 시내로 나오지 말라고 요청하면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별다른 제재 없이 허용했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NSW주 유대인협회의 데이비드 오시프 대표는 “국가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유대인들에게 시드니 도심으로 나오지 말라고 요청한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자 “폭력 미화는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트뤼도 총리는 오후 수도 오타와의 한 유대인 문화센터에서 열린 이스라엘 지지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했다. 캐나다 전역의 정치 지도자들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하마스 지지 시위를 구분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총리실은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 바이든의 ‘중동 데탕트’ 최대 위기… 네타냐후는 기회와 위기 사이

    바이든의 ‘중동 데탕트’ 최대 위기… 네타냐후는 기회와 위기 사이

    ‘중동의 화약고’가 2년 만에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이면서 전통의 혈맹 관계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나란히 만만찮은 정치적 시험대에 올라서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고, 네타냐후 총리는 지지율 폭락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앞으로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중 문제 등에 외교력을 집중하며 과거에 비해 후순위로 미뤄 두었던 팔레스타인 이슈가 재폭발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국면에서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 데탕트(해빙)’를 추구하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 중재, 이란과의 긴장 완화 등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특히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기한 이란 핵협정을 복원하기 위해 억류 미국인 5명 석방과 이란 동결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 해제를 맞바꾼 것이 야당에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됐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터지자 “미국이 이란에 60억 달러를 주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 지원에 나서면서도 이번 사태를 ‘테러 조직의 공격’ 정도로 축소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최측근 보좌관들을 동원해 기존 약속의 재확인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유대인 정착촌 문제’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인정 여부’ 등을 놓고 물밑 교섭을 계속 진행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재집권 이후 사법부 무력화 입법,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확장 등 강력한 극우 정책으로 국내외 반발을 초래했던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이번 사태가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그간 냉랭했던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갑작스러운 안보 위기에 국내 반대 세력들도 전시 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태도를 바꿨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중동정책센터 책임자 나탄 삭스는 NYT에 “사법개혁안 등으로 내부 갈등을 빚어 온 이스라엘이 당분간 단결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정치적으로 보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무고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대규모 폭격의 희생양이 되고 하마스에 잡혀 간 이스라엘 인질들의 문제가 복잡한 양상으로 치달으면 그의 정치적 몰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 그의 과격한 대외 정책이 이번 하마스 공격의 중요한 원인이 된 데다 허술한 정보망으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을 일으킨 만큼 퇴진 요구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팔레스타인 문제가 중동 지역은 물론 세계적인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하마스의 정치적 의도가 달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더 하셰미 조지타운대 중동정치학 교수는 “하마스의 공격 전에 팔레스타인 문제가 중동에서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미국 내 초당적 합의가 있었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이런 인식이 뒤집어졌다”고 AP통신에 말했다.
  • 2년 준비한 하마스의 ‘기만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완전 봉쇄

    2년 준비한 하마스의 ‘기만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완전 봉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성공은 2021년 10월 양측의 충돌 이후 2년간의 기만전에 따른 결과였다. 세부적 공격 계획 수립에는 이란혁명수비대가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기습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란과 미국의 대리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이스라엘 정보기관 소식통 말을 인용해 하마스가 2년간의 치밀한 기만 작전으로 이스라엘을 방심에 빠뜨리면서 기습 공격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전쟁에 지친 하마스를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하마스와 가까운 소식통은 “하마스는 지난 몇 달간 이스라엘을 오도하기 위해 전례 없는 정보 전술을 사용했다”며 “하마스는 일부러 이스라엘과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모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해 군사 상륙을 연습하고 습격하는 훈련을 했다”며 “이 훈련의 동영상까지 만들어 뒀다”고 했다. 하마스와 함께 공습의 행동대원으로 나선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도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자제하며 기만전에 가담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노동자들이 일자리에만 관심 있고, 전쟁은 벌이려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 애썼다. 실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에게 이스라엘과 서안지구에서 가자지구 임금의 10배를 받을 수 있는 수천 개의 취업 허가증을 제공했다. 기습 작전인 ‘알아크사 홍수’는 유대교 안식일인 7일(현지시간) 오전 6시 30분 시작해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5000발의 로켓을 발사해 방공망인 ‘아이언돔’을 무력화하고 행글라이더로 국경을 넘는 공중 이동, 지상에 도착한 뒤 장벽을 폭파하고 오토바이와 차량을 이용한 지상 이동, 통신 방해 및 교란, 마지막 인질 납치로 4단계에 걸친 공격이 자행됐다. 작전 수립에는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헤즈볼라 그리고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F)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4개 무장단체가 참여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무장단체 소속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하마스의 지난 7일 기습 공격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지난 2일 베이루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규모 공격이 승인됐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은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해 유대교 안식일 날에 1973년 욤키푸르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중 및 지상, 해상 침공을 계획했다”고 했다. 이들 무장단체 대표와 IRGC 장교들은 베이루트에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작전의 세부 사항을 구체화했다. IRGC의 계획은 이들 4개 단체가 사방에서 동시에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다중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WSJ는 밝혔다. 계획은 여러 차례에 걸친 베이루트 회의를 거쳐 세부적으로 개선됐다. WSJ는 무장단체 협력을 주도한 인물로 IRGC의 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다르 이스마일 카니를 지목했다. 이들 무장단체 대표들은 지난 8월부터 레바논에서 최소 격주로 쿠드스군 지도자들과 만나 이스라엘 공습과 이후의 일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카니는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 이슬라믹 지하드 지도자 알나칼라, 하마스 군사 책임자 살레 알아룰리 등과 직접 회의에 참석했으며,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도 최소 두 차례 회의에 참석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란의 직접 개입이 밝혀지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오랜 분쟁이 확대될 위험이 커진다. 하마스의 고위 간부 마무드 미르다위는 “하마스가 자체적으로 공격을 계획했다”며 “이것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우리는 시리아와 레바논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을 둘러싼 다른 테러 군사조직 리더들과 회의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에 맞서 이스라엘군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예비군 약 10만명을 동원했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48시간 동안 예비군 30만명을 동원, 가자지구 분리장벽 주변 지역 통제권을 회복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교전 사흘째인 9일 남부군사령부를 방문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를 지시했다”며 “전기도 식량도 연료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닫힐 것”이라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우리는 인간의 탈을 쓴 짐승과 싸우고 있다. 따라서 그에 맞게 행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16년 이상의 봉쇄 정책으로 빈곤에 허덕여 온 23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은 난민으로 전락할 위기다.
  • “5차 중동전 번지진 않을 것… 안보정세 이용할 北 행보 주시해야”

    “5차 중동전 번지진 않을 것… 안보정세 이용할 北 행보 주시해야”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욤키푸르 전쟁(제4차 중동전쟁) 이후 50년 만에 전면 공격을 당하고 곧바로 팔레스타인에 보복을 가하면서 ‘중동의 화약고’에 불이 붙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대결을 넘어 반이스라엘 성향 이슬람 무장세력이 가세하는 확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 협상을 탐탁잖아 하는 이란이 하마스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들이 맞붙는)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장관은 외무고시 7회로 1973년 외무부에 입부한 뒤 북미과장, 북미국장, 주미대사관 공사, 대테러 및 아프간 문제 담당 대사, 주이스라엘 대사 등 오랜 세월 미국과 중동 문제를 다뤘다. 다음은 일문일답.-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공격은 전례가 없는데. “하마스가 육해공을 망라하듯 로켓포와 패러글라이더, 오토바이, 스피드보트를 동원해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했다. 제가 2002~2004년 이스라엘 대사로 근무할 때도 거의 매주 한 번씩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지만 이처럼 전면적인 공격은 없었다.” -왜 지금인가.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본다. 바이든 미 행정부가 대중동 정책의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며 수교까지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달 사우디가 이스라엘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 30년 만에 대표단을 보냈다. 중동의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승인해 주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과거 ‘이스라엘을 멸종시키겠다’(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고 할 정도였던 이란으로선 탐탁지 않은 전개다. 이란은 이런 상황을 엄청난 위협이 된다고 본다. 애초부터 이란은 사우디와 ‘견원지간’이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니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이 행동에 나서도록 사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마스도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하마스로선 승산 없는 도발로 보이는데. “이스라엘이 하마스나 헤즈볼라의 폭력, 테러, 군사 조치에 그냥 넘어간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보복을 시작했다.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하마스 조직을 제거하려는 군사작전이 될 것이다. 그런데 희생자가 너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등이 이스라엘을 지지하지만, 민간인 희생이 크면 여론이 달라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러시아가 처음 침공했을 때 모든 유럽 국가가 떨떠름했지만, 어린이들이 폭격으로 희생당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져 반전이 이뤄졌다.”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까. 5차 중동전쟁 확전 가능성은. “아닐 것으로 본다. (지난 연말 극우 성향 네타냐후 연정이 들어선 이후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100% 지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바이든 정부 입장에선 전쟁이 오래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빨리 종결시켜 원상회복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할 것이다. 미국으로선 전선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로 나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전쟁의 비극이 장기화하면 결국 이스라엘이 유럽 국가들로부터 비판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스라엘도 단기에 끝낼 생각을 할 것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도 존재감을 높이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진전을 막는 것을 넘어 사태가 너무 확산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대응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은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정치적으로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중국이 중동에 관심을 둔 것은 석유 이권을 노려서다. 게다가 전쟁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보이는데, 중국은 미국과의 대치 상황에서 이란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중국이 중동 평화를 이끌어 내는 해결사 역할을 하겠다고는 했으나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시킨다고 해서 이란과 어색해질 수도 없다. 중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낼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여 서방과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이란과 협조 관계다. 지정학적으로 볼 때 러시아와 이란, 시리아 등 ‘독재국가’들 사이에 묵시적 연계가 있을 수 있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선 안 된다. 중동과 마찬가지로 한반도도 지정학적 위협에 놓여 있다. 북한은 늘 유동적인 상황을 이용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러시아를 움직여 정찰위성 및 핵기술 이전 등 한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동에 무게를 두게 되면 상대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관여’는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런 정세를 어떻게 이용할지 모른다.”
  •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울 수도 없었다”…3시간 동안 ‘죽은 척’해서 살아남은 이스라엘 여성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적인 이스라엘 공습으로 양측에서 1100여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부상한 가운데, 하마스의 무차별 공습에서 ‘죽은 척’으로 살아남은 여성이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BBC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 여성인 길리 요스코비치는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열린 음악 축제 행사를 즐기던 수백 명의 젊은이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닥치는대로 총을 쏘며 배회하는 동안, 들판의 나무 밑에 누워 죽은 척을 해야했다. 그녀는 BBC에 “그들은 차량을 타고 와 총격을 시작했고, 나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차를 타고 달려 도망치다가 나무가 많은 곳으로 피했고, 이후 차에서 내려 들판 한가운데에 있던 바닥에 누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어 “쫓아온 무장대원들이 나무에 숨은 사람을 찾아가 총을 쏘고 있었다. 모든 곳에서, 사방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봤다”면서 “나는 울지도 않고 매우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숨만 쉬고, 눈을 감고 있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무장대원)들은 무려 3시간을 그곳에서 머물며 사람들을 죽였다”면서 “나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고, 군대가 헬리콥터에서 내려와 우리를 구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3시간 동안 아무도 없었고, 오로지 테러리스트들과 나 뿐이었다”고 말했다.이 여성은 당시 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던 다른 시민들의 도움으로 3시간 여 만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지옥’을 빠져나올 때까지도 당국 경찰이나 군인 등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마스의 극단적인 공격 선택, 배경은? 하마스는 이번 대규모 기습 공격에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습과 납치를 감행했다. 미국 정보기관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 등이 이들의 대규모 공격을 미처 예견하지 못한 탓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허용 전까지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있는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 [씨줄날줄] 중동 화약고/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동 화약고/이순녀 논설위원

    2021년 5월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종교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경찰이 충돌을 빚었다. 격렬한 시위가 잇따르자 경찰은 이슬람 성지인 사원 안까지 들어가 강경 진압을 벌였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충돌 나흘째인 10일 “사원에서 병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하며 수백 발의 로켓포 발사로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편대를 출격시켜 가자지구 도심을 공습했다. 양측의 무자비한 보복전은 이스라엘이 5월 20일 유엔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중단됐다. ‘11일 전쟁’으로 인한 양측 사망자는 250여명이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종교와 영토를 둘러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 충돌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1994년 팔레스타인의 자치구로 인정받은 가자지구는 ‘중동의 화약고’로 불릴 만큼 갈등이 첨예한 지역이다. 특히 2006년 온건 성향의 집권당 파타를 누르고 강경파 하마스가 권력을 쥐고, 이스라엘이 2007년부터 가자지구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돼 대규모 무력 충돌 사태가 여러 차례 빚어졌다. 2008년 이스라엘이 전투기로 가자지구를 공습하면서 22일간 전투를 치렀고, 2014년 이스라엘 청년 3명의 납치와 사망 배후로 하마스를 지목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대대적인 전면전이 벌어졌다. ‘50일 전쟁’으로 불리는 이 충돌로 팔레스타인인 2100명 이상, 이스라엘 군인 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마스가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포를 발사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군인과 민간인들을 포로와 인질로 끌고 가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스라엘은 즉각적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의 전기·연료·물품을 차단하는 등 전방위 반격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강경파 극우 내각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노골적인 팔레스타인 억압 정책을 펼쳐 반발을 초래했다. 극단적인 정치세력이 골칫거리인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
  • 이스라엘 내정 불안 틈타 기습 공격… 최강 ‘아이언 돔’도 뚫렸다

    이스라엘 내정 불안 틈타 기습 공격… 최강 ‘아이언 돔’도 뚫렸다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혈사태로 점철돼 온 중동 정세가 다시금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된 가운데 격렬한 반정부 시위 등으로 야기된 이스라엘의 정정 불안, 중동 평화 무드에 제동을 걸려는 하마스의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실세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2021년 10일 전쟁 이후 18개월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도시 공습, 예루살렘 성지 분쟁 지역인 알아크사에서의 폭력,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공격 증가, 16년간의 봉쇄정책 등 일련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며 공격을 정당화했다. 하마스는 약 2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2007년부터 장악해 왔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장벽을 세워 주민들의 이동할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을 제한했으며 정기적 공습을 가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다. 이집트도 남쪽 라파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면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려왔다.가자지구는 실업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경제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팔레스타인과 구호 단체들은 “집단적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인도주의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올해 들어서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700회 이상 공격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횟수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미 외교협회(CFR)의 중동 전문가 스티븐 쿡은 8일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이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쿠드스군의 지도자 에스마일 카니 장군이 이스라엘을 도발하기 위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의 역내 지도자들과 만났다”고 분석했다. 쿡은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한 ‘사법 개혁’에 반발한 반대파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이란과 하마스 등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이 약해졌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공습 결정의 계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군 안보 당국의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의 로켓 방공망인 ‘아이언 돔’을 도입했고, 감지장치가 있는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2021년 말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이 같은 방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이란이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레바논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만나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직 미 정부 관계자도 “이란의 사전 인지와 동의 없이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또 다른 전쟁의 발발로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미국의 지지를 전달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서안의 평화 유지를 당부했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이후 극우화 움직임으로 최근 관계가 나빠졌지만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용어 클릭 ●하마스 아랍어 ‘이슬람 저항운동’을 의미한다. 1987년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점거에 대항한 팔레스타인 최초의 민중봉기 이후 팔레스타인 해방을 주장하며 무장 게릴라 활동을 시작했다. 이스라엘 파괴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철수하면서 차차 입지를 강화해 이듬해 총선에서 승리하며 마흐무드 압바스 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파타 정권을 축출하고 가자지구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 [분석] 하마스는 왜 지금 이스라엘을 공격했을까

    [분석] 하마스는 왜 지금 이스라엘을 공격했을까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혈사태로 점철돼 온 중동 정세가 다시금 극도의 혼미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격은 미국의 중동 내 영향력이 과거보다 약화된 가운데 격렬한 반정부 시위 등으로 야기된 이스라엘의 정정 불안, 중동 평화 무드에 제동을 걸려는 하마스의 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실세인 무함마드 데이프는 “2021년 10일 전쟁 이후 18개월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도시 공습, 예루살렘 성지 분쟁 지역인 알아크사에서의 폭력,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공격 증가, 16년간의 봉쇄정책 등 일련의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번 공격을 정당화했다. 하마스는 약 2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2007년부터 장악해왔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철저히 고립시켰다.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장벽을 세워 주민들의 이동할 자유를 제한하고 생필품 반입을 제한했으며, 정기적으로 공습을 가하는 강력한 봉쇄정책을 폈다. 이집트도 남쪽 라파와 맞닿은 국경을 통제하면서 가자지구는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려왔다. 가자지구는 실업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경제가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팔레스타인과 구호 단체들은 “집단적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전직 미국 외교관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하마스는 아랍 국가에서 가자지구로 들어오는 돈이 부족해지고,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의 허가를 제한하자 불만을 품어 왔다”고 말했다. 유엔인도주의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올해 들어서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700회 이상 공격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다 횟수다. 하마스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입법 권력을 무력화시킨 뒤 사법부마저 장악하려는 시도가 있던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민족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향하는 극우파와 손잡고 재집권에 성공한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를 이스라엘 영토에 강제 합병시키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의 극우 정책 기조가 통제 불가능해 보이자 팔레스타인의 불안은 더욱 가중됐다. 미 외교협회(CFR)의 중동 전문가 스티븐 쿡은 8일 “팔레스타인의 기습 공격이 중동 전쟁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쿠드스군의 지도자 에스마일 카니 장군이 이스라엘을 도발하기 위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슬라믹 지하드의 역내 지도자들과 만났다”고 분석했다. 쿡은 특히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한 ‘사법 개혁’에 반발한 반대파의 시위가 계속되면서 이란과 하마스 등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이 약해졌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공습 결정의 계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고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 군 안보 당국의 ‘정보 실패’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CNN은 이스라엘 양대 정보기관인 신베트(국내 첩보)와 모사드(해외 첩보), 방위군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예측을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린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막기 위해 미국의 로켓 방공망인 ‘아이언 돔’을 도입했고, 감지장치가 있는 스마트 국경 시스템과 지하 벽을 2021년 말 구축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이같은 방어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가 미국의 중동 화해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미국과 방위 조약을 협상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팔레스타인 지원을 중단하려는 것을 막으려는 대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이날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사우디는 중립 입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48년 건국 이래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허용 전까지 관계 정상화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동에 있는 국가들의 적대적 관계를 해소해 중동에 대한 간섭을 줄이려고 노력해왔다. 지난 3월 이란은 적대관계인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스라엘과 사우디도 미국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 중이었지만 당장 영향을 받게 됐다. 사우디의 요구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인정하는 ‘양보’를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이번 공습으로 무산됐다. 이란이 이번 하마스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폴리티코는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레바논에서 하마스 지도부를 만나 이스라엘의 군사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하마스는 이란의 지원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직 미 정부 관계자도 “이란의 사전 인지와 동의 없이 하마스의 공격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존 한나는 “이번 공격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에서 시작되었다”며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평화를 향한 모멘텀을 탈선시키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또 다른 전쟁의 발발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외교정책은 또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공화당은 ‘미국이 전격 동결해제한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8조원)가 하마스의 공격 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고 주장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정책인 중동 데탕트(화해) 전략을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 미국의 지지를 전달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서안의 평화 유지를 당부했다.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의 재집권 이후 극우화 움직임으로 최근 관계가 나빠졌지만, 이스라엘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이스라엘에 복수할 것”…이란, 자체 개발 ‘신형 드론’ 공개 [핫이슈]

    “이스라엘에 복수할 것”…이란, 자체 개발 ‘신형 드론’ 공개 [핫이슈]

    이스라엘과 갈등을 겪는 이란이 자체 개발한 신형 드론을 전격 공개했다.  국영 IRIB 방송의 22일(이하 현지시간)일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국방부는 이날 ‘국방 산업의 날’을 맞아 열린 행사에서 신형 드론 ‘모하제르-10’를 공개했다.  국방부 설명에 따르면, 해당 드론의 작전 반경은 2000㎞에 달하며, 무게 300㎏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또 7000m 고도에서 시속 210㎞의 속도로 최대 24시간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신형 드론 모하제르-10은 앞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해 온 드론인 모하제르-6보다 무장 능력을 대폭 키웠다. 모하제르-6의 작전반경은 2000㎞로 신형과 동일하지만, 무장 능력은 신형보다 260㎏ 적은 40㎏에 불과하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에도 신형 자폭 드론 ‘메라즈(Meraj)-532’를 공개한 바 있다. 이란 국방부는 메라즈-532가 폭약 50㎏을 탑재하고, 최장 450㎞를 날아가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메라즈-532는 차량에 실린 채 발사되며, 최대 3.66㎞ 고도에서 3시간가량 비행이 가능하다.  이란 국방부 측은 “신형 드론은 빠른 속도로 생산되고 있으며, 향후 혁명수비대가 수행하는 전투와 훈련 등 다양한 임무에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이란의 새로운 드론 개발 소식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에도 긴장감을 안겼다.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샤헤드-136 자폭 드론에 이어 신형 드론까지 러시아에 공급될 경우, 우크라이나 본토로 향하는 이란제 드론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동시에 이란과 긴장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도 이란의 신형 드론 공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신형 드론 모하제르-10이 공개된 행사장에는 이란어와 히브리어로 “숨을 곳을 준비하라”고 쓰인 현수막이 설치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 문구와 관련해 최근 고조된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 상황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인 겨냥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보복을 경고한 바 있다.  이란 현지 언론은 “이번에 공개된 신형 드론은 최대 2000㎞를 날아 이스라엘까지 단번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또 현지 언론이 공개한 모하제르-10의 포스터에는 이스라엘의 핵시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모하제르-10이 비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등 양국 간의 긴장감을 드러내는데 드론이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으로 ‘흥한’ 이란 앞서 이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다량의 공격용 자폭 드론을 제공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인 뒤, 대부분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했다.  이란은 러시아에 자폭 드론을 수출했다는 의혹을 줄곧 부인해왔지만, 미국 정보 당국은 이란이 지난해 7월부터 샤헤드-136 등을 러시아에 건넨 것으로 보인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개전 이후 러시아군의 핵심 무기가 된 이란제 자폭 드론에 한국산 부품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미국 CNN의 지난 1월 보도에 따르면, 샤헤드-136에 들어간 부품은 총 52개로, 이중 40개가 미국기업 13곳이 제조한 것이었다.  드론의 두뇌 격인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인 NXP가 제조한 것이며, 마이크로컨트롤러, 전압조정기, 디지털신호컨트롤러 등 20여개는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제품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견된 드론의 전체 부품 중 82%가 미국산이었다. 이란에 첨단 부품을 수출하면 대이란 무기 금수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2231호) 위반이지만, 이란이 민간용도로 수입해 무기에 탑재하면 사실상 적발이 불가능하다.
  •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불가역적’ 대북 공조·한일 훈풍… 3국 정상 ‘외교 정점’ 찍는다

    1943년 5월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이곳’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구상했다. 1978년 9월 지미 카터 미 대통령 중재로 ‘이곳’에 온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비밀협상 끝에 요르단강 서안의 총성을 멈췄다. 현대사 변곡점마다 물꼬를 튼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1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머리를 맞댄다.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첫 단독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주하는 세 정상의 머릿속을 헤아려 봤다. 2년차 대외정책 디테일 채우는 尹한미관계 정상화→한일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북핵 맞설 ‘입체적 안보’ 재편 넘어 경제협력도 강화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미동맹 강화→한일 관계 복원→한미일 3각 공조 완성’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차 대외정책 구상에 정점을 찍는 ‘빅이벤트’라는 평가가 17일 대통령실 안팎에서 나온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윤 대통령은 5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으로 ‘셔틀외교’를 완전히 복원한 뒤 같은 달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때 한일·한미일 연쇄 정상회담으로 3국 협력에 깊이를 더했다. G7 계기 한미일 회담은 “3국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키자”는 합의와 함께 5분여 만에 종료됐는데, 3국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G7때 풀어내지 못한 ‘디테일’을 채우고 더욱 공고한 협력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이토록 한미일 공조 강화와 이번 정상회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남북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려면 지금껏 제한적 정보 공유를 했을 뿐 사실상 별개로 움직여 온 한미·한일 안보 협력을 입체적이고 유기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성향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인 ‘가치외교’와 한미일 3각 공조가 역진 불가능하도록 서둘러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느껴진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자유 진영 대 전체주의 진영’ 내지는 ‘신냉전 질서’로 글로벌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모호성 대신 미국, 일본과 확실하게 손을 잡는 쪽을 택한 측면도 있다. 경제적 이해관계와도 무관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유럽 등 서방이나 일본과는 협력을 강화할 유인이 커졌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세 나라는 전 세계 7개뿐인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에 속해 있다. 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의 3분의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유의미한 외교 성과로 평가받는다면 잇따른 국내 정치 악재를 돌파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내년 총선까지 8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뉴 시프트’ 여는 바이든3국 파트너십 강화로 ‘대중 견제’ 인태 전략 공고화최고 수준 북핵 대응 협의체 만들되, 대화에도 방점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새 시대를 여는 ‘뉴 시프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 견제 수단이었는데, 한미일 파트너십은 이 지역 안보·경제 양자 측면에서 모두 필수 조건이었다. 하지만 한일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함부로 간섭하기 어려웠던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층 넓고 깊어진 ‘동맹과 파트너십’을 인태 지역에서 구가할 전망이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지난 몇 달간 한일 정상의 용기 있는 결단을 지켜봤다”며 “(이번 회의가) 21세기 3국 관계의 본질적 의미를 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정상의 과거사 해결 노력에 대해 “숨이 멎는 듯한(breathtaking) 유형의 외교”라고 평가했고,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회의 다음날인) 19일과 (전날인) 17일은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언급은 하지 않되 3국 공조를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창설된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 협의체)와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급변한 인태 지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를 비롯한 전방위 공조를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이날 국무부 외신센터(FPC)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3국 간 공식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이미 한국, 일본과 개별적인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한미일 공동성명에는 인태 질서 구축을 위한 최고 수준 협의체로서 북핵 대응과 안보, 첨단기술, 인적교류 등에 대한 협력 구축이 포함될 전망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 테이블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핵미사일 개발이 아닌 외교가 유리하다는 점을 인식시키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미래에 3국 정상 누구도 국내 정치 사정으로 이런 공조가 후퇴하지 않도록 묶어 놓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커비 조정관은 “3자 협력 증진은 전력 질주가 아닌 마라톤”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흔들림 없는 공조’ 띄우는 기시다회의 정례화로 정권 바뀌어도 ‘한일 관계 안정’ 기대 공식 의제선 빠졌지만 오염수 방류 이해 구할 수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8일(현지시간)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안보 분야에서 3국의 공조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틀을 만드는 것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17일 오후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엄격해지는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가 흔들리는 중에 과거보다 단단해지고 있는 미국 및 한국과의 관계를 토대로 3국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 및 회의 정례화 등이 한일 관계에 정권 교체라는 변수가 생겨도 변하지 않는 협력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탔지만 4년 후 한국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일어나 지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불안함이 적지 않다. 요미우리신문은 “한미일 회의 정례화는 정권의 사정에 좌우되지 않는 중층적이고 안정적인 틀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에서 반일 색이 강한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한일 관계가 악화한 과거의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고 3개국의 협력 관계를 더 심화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가장 큰 동맹국인 미국 외에 한국과도 연계를 강화하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방류 계획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문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로 모처럼의 관계 개선 분위기가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구했지만 한국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오염수 관련 한미 정부의 지지를 꾀했지만 우리 정부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결국 최종 의제에서는 빠지게 됐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한일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거론하며 또다시 이해를 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 방류 시점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세스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英왕실 볼라… 잡초밭 된 안동 ‘로열웨이 공원’

    英왕실 볼라… 잡초밭 된 안동 ‘로열웨이 공원’

    영국 여왕·아들 대이어 찾은 길예산 10억 썼지만 폐허로 방치양국 우호관계에 악영향 우려 지난 7일 오후 경북 안동시의 첫 관문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 바로 옆에 조성된 ‘로열웨이(왕가의 길)’ 기념 공원(8579㎡)은 온통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소나무와 느티나무 등 30여 그루가 무더기로 말라 죽어 있었다. 태풍이라도 불면 곧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공원에 세운 장승은 사람 키만큼 자란 수풀에 가려 구분이 어려웠다. 줄지어 선 쉼터에는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줄 그늘막 하나 없었다. 곳곳에는 비닐봉지·캔·빈병 등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뒹굴고 있었다. 공원 옆에 축사까지 있어 악취까지 진동했다. 안동시가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아들 앤드루 왕자가 대를 이어 방문한 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 폐허가 돼 방치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 10월 공원 준공한 이후 관리는 ‘나 몰라라’하고 있기 때문이다.공원 조성을 위해 안동시는 약 10억원을 들여 기반시설 등을 조성했고, 한국도로공사는 부지를 무상 제공했다. 공원에는 영국 국화인 장미 1672그루를 비롯해 관목류 2833그루, 소나무 등 189그루를 심었다. 쉼터 6동(정자1, 퍼걸러 5), 주차장(44면) 등 편의 시설도 갖췄다. 특히 영국 여왕을 상징하는 왕관 모형이 설치됐다. 시는 당시 공원 조성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휴식공간이 되고, 영국과 안동의 특별한 인연을 되새기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시는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20년 뒤 2019년 5월 아들 앤드루 왕자가 방문했던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과 봉정사 연결 32㎞ 구간을 로열웨이로 명명하고 홍보해 왔다. 로열웨이는 엄마와 아들 등 영국 왕실 사람들이 잇따라 걷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민 김모(74)씨는 “안동시가 영국 왕실과의 우호 관계를 기념하고 이어가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원이 관리 부실로 사실상 폐허가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제초 작업을 하고 미비한 시설을 보완해 재단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풀베기 작업을 하고 고사목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뒷북 행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편 안동시는 이날 이와 같은 영국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영국 청소년들을 초청하기 위해 영국대사관과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 “영국 왕실이 볼까 두렵다”…10억짜리 ‘로열 웨이(The Royal Way) 기념공원’ 폐허로 변해

    “영국 왕실이 볼까 두렵다”…10억짜리 ‘로열 웨이(The Royal Way) 기념공원’ 폐허로 변해

    지난 7일 오후 경북 안동시의 첫 관문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 바로 옆에 조성된 ‘로열웨이(The Royal Way·왕가의 길)’ 기념 공원(8579㎡)은 온통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소나무와 느티나무 등 30여 그루가 무더기 말아 죽은 상태였다. 태풍이라도 불면 곧 쓰러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공원에 세워진 장승은 사람 키만큼 자란 수풀에 가려 구분이 어려웠다. 줄지어 선 쉼터에는 쨍쨍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줄 그늘막 하나 없었다. 곳곳에는 비닐봉지·캔·빈병 등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뒹굴었다. 공원 옆에 축사(畜舍)까지 있어 악취가 진동하곤 했다. 안동시가 지난해 9월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아들 엔드루 왕자가 대를 이어 방문한 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공원이 폐허가 돼 방치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 10월 공원 준공한 이후 관리는 ‘나 몰라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원 조성을 위해 안동시는 예산 약 10억원을 들여 기반시설 등을 조성했고, 한국도로공사는 부지를 무상 제공했다. 공원에는 영국 국화인 장미 1672그루를 비롯해 관목류 2833그루, 소나무 등 189그루가 심겨졌다. 쉼터 6동(정자1, 퍼걸러 5), 주차장(44면) 등 편의 시설도 갖췄다. 특히 영국 여왕을 상징하는 왕관 모형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시는 당시 공원 조성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휴식공간이 되고, 영국과 안동의 특별한 인연을 되새기는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시는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 20년 뒤 2019년 5월 아들 앤드루 왕자가 방문했던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과 봉정사 연결 32㎞ 구간을 로열웨이로 명명하고 홍보해 왔다. 로열웨이는 엄마와 아들 등 영국 왕실 사람들이 잇따라 걷는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민 김모(74)씨는 “안동시가 영국 왕실과의 우호 관계를 기념하고 이어가기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조성한 공원이 관리 부실로 사실상 폐허가 됐다”면서 “지금이라도 제초 작업을 하고 미비한 시설을 보완해 재단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풀베기 작업을 하고 고사목을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뒷북 행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한편 안동시는 이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방문 등 지금껏 영국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2023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영국 청소년들을 안동으로 초청하기 위해 영국대사관과 긴밀하게 접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이스라엘 검찰총장, ‘네타냐후 방탄 입법’ 사법심사 대법원에 청구

    이스라엘 검찰총장, ‘네타냐후 방탄 입법’ 사법심사 대법원에 청구

    이스라엘 검찰총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위한 ‘방탄 입법’에 대한 사법심사를 대법원에 청구했다. 연립정부가 국내외 반발과 비판을 무릅쓰고 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입법을 강행한 데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지난 3월 크네세트(의회)에서 처리된 총리 직무 부적합성 결정 관련 기본법 개정에 대한 사법심사를 대법원에 청구했다. 집권 우파 연정 주도로 진행된 당시 기본법 개정의 골자는 총리의 직무 부적합성 심사 및 결정의 주체와 사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당시 법 개정으로 총리 직무의 부적합성 심사는 정신적·육체적인 문제가 있을 때만 가능하고, 직무 부적합 결정은 총리 스스로 내리거나 각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만 가능하게 됐다. 또 총리가 각료 투표 결과를 거부하면 의원 3분의 2(120명 중 80명 이상)가 찬성해야 직무 부적합 결정이 내려지도록 했다. 결국 대법원의 총리 탄핵 판결이나 검찰총장의 총리 직무 부적합 결정권을 제거한 당시 입법은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를 위한 ‘방탄 입법’으로 불렸다.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은 당시 의회가 부패 혐의로 재판받는 네타냐후 총리의 법적인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법안 처리 권한을 잘못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법원 판결을 거스르면서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입법의 목적이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법관이 판단할 경우 사법심사를 가능하게 하는 ‘헌법적 권한의 남용’ 원칙에 따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법원은 ‘헌법적 권한의 남용’ 원칙을 이미 폐기된 법률에 대해서만 인용해왔으며, 현행 법률에 적용한 사례는 없다. 따라서 대법원이 검찰총장의 요청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네타냐후 총리는 “법원이 헌법에 준하는 기본법에 대한 사법심사를 실행할 권한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의회에 기본법을 쉽게 고칠 권한이 있는 만큼, 대법원이 이를 사법심사로 뒤집을 권한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등 보수 연정은 의회에서 야당 의원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찬성 64, 반대 0으로 ‘이스라엘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의사당 안에서는 “부끄러운 줄 알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법에는 대법원의 사법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한편, 의회의 단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고, 의회가 대법관 선임 결정권도 갖는 안이 포함돼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는 영국 채널4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내전에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통과 직후 “오는 11월 말까지 야당과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 히스타드루트의 총파업 예고로 민간 기업들은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만명의 예비군이 자발적 복무를 거부하면서 국방력에 누수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시민들은 건국 이래 75년간 유지해 온 세속적 자유민주주의 국가 모델에서 종교적이면서도 권위주의 국가로 후퇴할 것을 걱정한다”고 분석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가속화로 팔레스타인과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비유대인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해질 수 있다. 이틀 전부터 수만명이 의회와 대법원, 수도 텔아비브를 지나는 아얄론 고속도로에서 국기를 흔들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거리의 벽과 울타리엔 “우리는 독재자를 섬기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아니면 반란이다”, “네타냐후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하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나붙었다.
  • 이스라엘 민주주의 최대 위기… ‘사법부 무력화’ 법안 통과 후폭풍

    이스라엘 민주주의 최대 위기… ‘사법부 무력화’ 법안 통과 후폭풍

    이스라엘 사법부의 행정·입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사법개혁안이 크세네트(의회) 문턱을 넘으면서 이스라엘 민주주의는 참담한 위기에 놓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등 보수 연정이 24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야당 의원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64대0의 표결로 ‘이스라엘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의사당에서는 “부끄러운 줄 알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는 영국 채널4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내전에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통과 직후 “오는 11월 말까지 야당과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NYT는 “의회 휴회기인 7월 말까지 보수 연정이 법안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 히스타드루트의 총파업 예고로 민간 기업들은 휴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만명의 예비군이 자발적 복무를 거부하면서 국방력에 누수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에는 대법원의 사법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한편 의회 단순 과반 정당이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수 있고, 의회가 대법관 선임 결정권도 갖는 안이 들어 있다. NYT는 “이스라엘 시민들은 건국 이래 75년간 유지해 온 세속적 자유민주주의 국가 모델에서 종교적이면서도 권위주의 국가로 후퇴할 것을 걱정한다”고 분석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가속화로 팔레스타인과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비유대인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심해질 수 있다. 전날부터 수만명이 의회와 대법원, 수도 텔아비브를 지나는 아얄론 고속도로에서 국기를 흔들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거리의 벽과 울타리엔 “우리는 독재자를 섬기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아니면 반란이다”, “네타냐후로부터 이스라엘을 구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가 붙었다.
  • “가자지구 자유로워지면 여러분도” EU 사절 패러글라이딩에 이스라엘 발끈

    “가자지구 자유로워지면 여러분도” EU 사절 패러글라이딩에 이스라엘 발끈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가 자유로워지면 여러분도 똑같이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파견된 유럽연합(EU) 외교관이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취지의 패러글라이딩에 나서 이스라엘이 반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서안·가자지구 대표부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틀 전 스벤 퀸 폰 부르크스도르프(독일) 대표가 가자지구 해안 상공에서 패러글라이딩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가자지구 하늘에서 처음으로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을 위해 패러글라이딩하는 EU 대표”라는 설명이 달렸다. 부르크스도르프 대표도 앞의 말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스라엘에 봉쇄된 가자지구는 2007년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며 팔레스타인 주민 210만명이 세로 40㎞에 가로 11㎞ 좁다란 면적에 몰려 살고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하마스 등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되풀이되며 갈수록 삶의 조건이 힘들어지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가자지구 봉쇄가 국제 인도주의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패러글라이딩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가자지구 내 무장 단체들을 선전하는 “도발적인 행동”이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유럽 외교관은 자신이 EU와 회원국을 대표한다는 점을 오래 에 잊었다”면서 “그는 계속해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가자지구를 장악한 테러 조직의 선전 도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르크스도르프 대표가 임기 막바지 이틀 동안 지중해를 찾아 카약을 탄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EU 서안·가자지구 대표부 대변인은 해당 패러글라이더 기구가 부르크스도르프 대표의 개인 물품이라며 “현지 스포츠 활동”에 대해 이스라엘 당국에 사전 고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네타냐후, 시진핑 만난다는 압박 통했나…재집권 7개월 만에 美 초청

    네타냐후, 시진핑 만난다는 압박 통했나…재집권 7개월 만에 美 초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 7개월여 만에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았다. 재집권한 뒤 미국을 방문해달라는 초대를 받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압박 카드가 먹혔는지 모르겠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진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이 구체적으로 언제 이뤄질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초청 사실을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연말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그동안 미국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받지 못했다. 그가 주도하는 초강경 우파 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과 사법부 무력화 입법 추진 등을 둘러싸고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착촌 확장 정책이 미국이 지향해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해 왔다. 또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깨는 것이라면서, 이를 철회하라고 압박해왔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사법부 권한 축소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내각 일부의 극단적 행동과 사법부 권한 축소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스라엘이 가능한 활기차고 독자 생존이 가능한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이어가기를 바란다”며 “이는 변화와 개혁이 광범위한 동의에 기반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CNN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네타냐후 정부를 “수십년간 경험한 정부 가운데 가장 극단적”이라고 꼬집은 일도 있다.
  • 유물이 된 페도라·채찍… 현대 고고학자는 ‘과학’ 중무장

    유물이 된 페도라·채찍… 현대 고고학자는 ‘과학’ 중무장

    1982년 시작된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의 40년 여정이 최근 개봉한 영화 ‘인디아나 존스 5: 운명의 다이얼’로 마무리되고 있다. 페도라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성궤, 성배, 누르하치 유골 등을 찾아 전 세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인디아나 존스는 일반인이 알고 있는 전형적인 고고학자의 모습으로 각인됐다. 지금도 고고학자들은 인디아나 존스처럼 먼지를 뒤집어쓰고 유물 현장을 지키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와 달리 인공위성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각종 실험기구로 중무장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프랑스, 이집트, 네덜란드, 벨기에, 미국 공동 연구팀이 약 3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벽화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 7월 13일자에 실렸다. 고대 이집트 회화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름다움보다는 완전함이다. 그림에 들어가야 할 모든 요소가 엄격한 규칙에 따라 영원히 보존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림을 수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문제는 벽화 아래쪽 원화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수정됐는지 분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이에 연구팀은 휴대용 ‘X선 형광 분광’(XRF) 장치로 이집트의 나일강 서안에 있는 귀족들의 무덤 네크로폴리스에 있는 예배당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분석했다. 이들 그림은 기원전 1200~1300년 전 람세스 시대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그림 속 인물들의 팔 위치가 바뀌고 람세스 2세 초상화에 그려진 왕관과 주변 배경들이 수없이 수정됐음을 밝혀냈다. 또 스페인 세비야대 역사·고고학과, 오스트리아 빈대 분석화학과, 법의학센터 공동 연구팀은 펩타이드 분석을 통해 고대 청동기 시대 이베리아반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누렸던 사람은 남성이 아닌 여성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7월 7일자에 게재됐다.2008년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 2200~3200년 전 청동기 시대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됐다. 당시 사회에서 높은 지위를 누렸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의 주인공은 지금까지 17~25세의 남성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유골의 앞니와 어금니에서 추출한 시료로 치아의 법랑질을 형성하는 단백질인 아멜로게닌 펩타이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X 염색체에 있으며 아멜로게닌을 생성하는 아멜렉스(AMELX) 유전자의 존재를 발견했다. 아멜렉스는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 나타나는 대표적 유전자다. 유골의 주인이 여성임을 의미하는 증거로 연구진은 유골의 주인공에게 ‘상아 부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또 상아 부인이 매장된 지 2~3세기가 지나 만들어진 청동기 시대 무덤들에서도 최소 15명의 여성 유골을 발견했으며 무덤 속에는 비싼 유물들도 함께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베리아 청동기 시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높은 지위를 누렸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스라엘, 21년 만에 서안지구 대공습… 팔레스타인 “모든 접촉·치안 협력 중단”

    이스라엘, 21년 만에 서안지구 대공습… 팔레스타인 “모든 접촉·치안 협력 중단”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21년 만에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여 난민촌이 전쟁터가 됐다. 이스라엘군은 3일(현지시간) 드론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의 새로운 거점이 된 북부 제닌의 난민촌 내 여러 건물을 공습하고, 병력을 투입해 무장세력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9명이 사망했으며, 100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가 집계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 후 모이는 장소이자 관측소, 무기 및 폭탄 저장소, 통신센터로 쓰이는 건물들을 집중 타격했다면서 조직원 20명을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서안 지역에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감행한 것은 2002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이스라엘 봉기) 이후 21년 만이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은 물론 치안 협력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닌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지도부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갖는 젊은 세대가 새로운 항쟁의 중심지로 택한 곳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따라서 제닌에서는 지난 몇 달 동안 유혈 충돌이 자주 일어났다. 지난달 19일 이곳에서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이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아 다치자 이스라엘 연정의 강경파들은 강경 대응을 주문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자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최근 제닌은 테러의 온상이 됐다. 이스라엘은 제닌에 있는 테러 세력의 은신처를 끝장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인을 해치려는 자가 있어야 할 곳은 감옥 또는 무덤뿐”이라며 “끝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작전 계획을 미리 미국에 알렸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서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국민 보호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극우성향의 네타냐후 총리가 밀어붙이는 유대인 정착촌의 무리한 확대와 사법부를 무력화하는 사법개혁에는 반대하고 있어 그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스라엘, 서안에서 21년 만에 대규모 군사작전…팔 수반 “접촉 중단”

    이스라엘, 서안에서 21년 만에 대규모 군사작전…팔 수반 “접촉 중단”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무장조직 소탕에 나서자,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스라엘과의 접촉 중단을 선언했다. 아바스 수반은 3일(현지시간) 자치정부 지도자들과 회의 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모든 접촉은 물론 치안 협력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수반의 결정은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서안 북부 제닌의 난민촌 일대에서 군사작전을 감행한 데 대한 반발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드론을 동원해 난민촌 내 여러 건물을 공습하고, 지상군 병력을 투입해 무장세력들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 지금까지 모두 9명이 사망했으며, 100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보건부가 집계했다. 앞서 보건부가 부상자를 50여명으로 집계했을 때 적어도 10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현장에서 20여명의 무장단체 대원들을 체포했으며, 로켓 등 100여점의 무기도 압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제2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병력을 동원한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무장세력을 소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 후 모이는 장소이자 관측소, 무기 및 폭탄 저장소, 통신센터로 쓰이는 건물들을 집중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자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해 “최근 제닌은 테러의 온상이 됐다. 이스라엘은 제닌에 있는 테러 세력의 은신처를 끝장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누구든 이스라엘인을 해치려는 자가 있어야 할 곳은 감옥 또는 무덤뿐”이라며 “끝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규모 서안 작전 계획을 사전에 미국에 알렸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서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안보와 자국민 보호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하는 유대인 정착촌의 무리한 확대, 자신의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사법개혁에 반대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 이스라엘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이스라엘군이 공격한 제닌의 난민촌은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의 주요 은신처로, 지난해부터 이스라엘군의 수색이 잦았고 그 과정에서 유혈사태도 빈발했던 곳이다. 지난달 19일 제닌의 난민촌에서 작전 중이던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이 급조폭발물(IED) 공격을 받아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이스라엘 연정 내 강경파들은 강경 대응을 주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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