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이 살기 위한 길(사설)
◎생활쓰레기 종합대책의 지향과 과제
지난 8월 서울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된 생활쓰레기 분리수거의무화가 내무부에 의해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어차피 이 방법만이 국민적으로 환경 오염문제에 대처하는 거의 유일한 길이므로 우리는 이번 내무부가 자못 신속하게 문제를 정리했다고 말하고 싶다.
더욱이 이번 내무부의 「생활쓰레기 처리 종합대책」은 단순히 쓰레기분리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구조적 체계화의 안을 설정했다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쓰레기를 원료로 하는 대체에너지 생산 지방공사를 설립하겠다든가 농어촌지역에 8천5백개의 적환장을 만들겠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쓰레기수거의 각 단계별 기능적 시설들은 그 나름대로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 부담은 쓰레기를 오늘날처럼 그저 모아다가 매립하는 단순구조보다 오히려 경제적인 것이다. 쓰레기 1t을 매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기실 5백만원이나 된다. 서울의 경우 이 비용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본 일이 있다. 그 결과 쓰레기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분을 3.9%만 추출해내도 연간 1백억원이 절감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경오염 개선에 대한 접근은 언제나 경비 대 효용을 따지게 되는데 폐기물처리에 있어서는 그 대부분의 경우들인 경비 이상의 것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 이 모든 다단계 접근책이 서로간 효율적으로 같은 시간에 모일 수 있는 것이냐에는 아직 많은 난점이 있다. 국민의 분리수거는 곧 시작될 수 있지만 이것만 해도 3가지 비닐봉지가 가정단위마다 적절히 보급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는 알 수 없다. 그러니 분리된 쓰레기별로 처리시설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또 재활용분을 재생산에 직결시킬 수는 있는 것인지의 문제는 따지지 않아도 현재로서는 그저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계획일 뿐이다. 우리는 이 작업들이 실제로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또 계속 주시해 볼 것이다.
일본만 해도 소각시설만 2천 개를 넘는다. 이것은 일본의 가연성 쓰레기 90%를 소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쓰레기의 부피를 15분의 1로 줄인다. 그리고 소각 때 나오는 폐열은 소각장 자체의 에너지로 쓰고 인근 주택가의 난방용으로까지 공급한다. 최근에는 전력회사에 돈을 받고 팔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매립시설만도 2천5백 개소를 갖고 있다. 이러한 전체구조적 총량에의 대응책이 있어야만 쓰레기와의 전쟁은 가능한 현실이 되는 것이다.
더 실질적으로는 재생용 물자에 대한 국민적 협조도 필요한 일이다. 종이만 해도 최근 우리는 폐지는 무조건 버리고 새 종이들만을 쓰고 있다. 폐지수집은 인건비가 더 들기 때문에 수집조차 방치되고,폐지 그 자체가 수입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경우에도 또 하나의 과제는 재생산된 용지를 써주겠다는 소비자의 태도인 것이다. 독일은 이미 이러한 재생산품을 써야 한다는 홍보를 정부가 직접 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이 의도적으로 이 재생산품들을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환경의 문제가 개발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해온 대표적 나라 중의 하나다. 그리고 이제 와서 어느날 갑자기 환경과 개발의 연계성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따라서아직도 환경의 문제가 얼마나 광범위한 하나의 틀 속에 있는 것인가를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어휘로도 삼림의 황폐,토양손실,기상변화,농약의 증가,생물적 손실들이 모두 한덩어리의 문제이고 한 순환선상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세계단위로 보면 연간 6백만㏊가 사막화되고 있고 1천만㏊의 열대림이 황폐화되고 있다. 그리고 2천만㏊의 농경지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 추정으로 앞으로 10년내에 임산품 수출 개발도상국 30개국 중에서 20개국이 수출불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임산품 수입국이고 따라서 더 비싼 원자재비를 부담하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과 그 이해의 작업이 또 조직되고 교육되어져야만 할 것이다. 덮어두었던 환경문제이므로 느닷없이 보이는 진실의 개봉이 손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당장 귀찮은 일이라는 인식 속에 계속 있기가 쉽다.
더구나 쓰레기분리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을 때 또다른 저항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태료는 받겠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분리수거를 강조하는 것이 목적임을 이해하도록 돼야 한다. 깨끗한 환경만들기의 문제가 나 자신의 일임을 국민 모두가 깨닫는 일이 더 급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