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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두식의 루어낚시 따라잡기] 서산 대호만

    올해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려 충분한 수량을 확보한 호수마다 대부분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비가 자주 내리면서 호수로 새물이 많이 유입되고, 또한 극심한 일교차이를 보이는 지금 시즌이 낚시하기에 가장 까다로운 계절 중 하나다. 표층수온의 온도 변화가 눈에 띄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배스의 경계심도 극도로 예민해져 이른 새벽과 일몰 이후 등 가장 활성도가 높은 피딩타임(취식시간) 이외엔 배스의 모습을 쉽게 보지 못하게 된다. 먹이 사냥할 때를 제외하곤 주로 깊은 수심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이 시간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배스의 입질을 못볼 수도 있다. 경험에 비춰 보면 이 시기에는 물고기를 사냥할 때 살아 있는 미끼와 루어의 분별력이 뛰어나다. 사람의 존재도 금방 파악하기 때문에 얕은 곳의 배스는 공략하기 상당히 어렵다. 서해대교를 지나 두세 개의 방조제를 지나면 충남 서산시 대호만 방조제가 나타난다. 수면적이 넓기 때문에 보트낚시도 가능한 곳이다. 바로 옆 바다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와 낚시하기 만만한 곳은 아니지만, 이곳 배스들은 너무 순진해서 입질과 동시에 그냥 물고 늘어진다. 그래서 초보자들도 쉽게 배스를 낚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연안 밖의 지형과 수중으로 연결된 지형들을 관찰하며 바닥 탐색용 채비를 멀리 캐스팅한다. 이어 바닥을 질질 끄는 기법으로 수심과 수중 높낮이를 대략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싱커가 이동하면서 전해오는 느낌으로 장애물이 될 만한 지형지물의 분포, 바닥 상태 등의 정보를 파악한다. 바닥의 높낮이 경사가 심한 곳, 바닥 재질의 변화가 있는 곳이 입질 가능성이 높다. 캐롤라이나 리그나 텍사스 리그는 불확실하고 다소 먼 포인트를 탐색해 배스를 잡아내는데 유리하지만, 배스가 붙을 만한 지형을 찾아내 입질을 받은 후에는 정지 상태의 액션 연출에 효과적인 다운 샷 리그로 교체해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 먼저 깊이를 감안, 다소 무거운 싱커를 선택해 웜을 완전히 가라앉히고, 가벼운 셰이킹을 해주며 반응을 살핀다.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조금 끌어 준 다음 셰이킹을 반복한다. 루어의 출현 자체가 배스의 경계심을 유발시키기 때문에 리트리브는 되도록 천천히, 거의 움직임이 없을 정도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낙하 동작(폴링)에 반응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지그헤드의 셰이킹이 유리하다. 그러나 먹이활동 모드가 아닌 상태로 바닥에 머물고 있는 배스에겐 최소한의 액션과 최대한의 시간으로, 느리면서도 지속적인 정지 동작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웜 자체의 부력으로 바닥 가까이 떠 있을 수 있는 플로팅 타입 웜을 이용한 다운 샷 리그가 가장 적합한 패턴이다. 한국스포츠피싱협회 홍보이사
  • 서산 천수만은 기러기 천국

    세계 최대 철새도래지 충남 서산 천수만에는 기러기류의 철새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올 2∼6월 천수만 철새도래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14목ㆍ33과ㆍ90속ㆍ172종의 조류 16만 2000여마리가 관찰됐다. 매월 2차례씩 천수만 서산A지구 5개 지점과 B지구 3개 지점에서 관찰한 것으로, 천수만 철새들을 전수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기러기류 조류가 12만 2000여마리로 압도적으로 많고, 종류는 참새류가 60종으로 가장 많았다. 간월호를 중심으로 한 A지구에서 12만 7000여마리가 관찰됐다. 이 가운데 가창오리가 3만 75마리로 23.6%, 큰기러기가 1만 5424마리로 12.1%를 각각 차지했다.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는 1마리, 황새 15마리, 노랑부리저어새 146마리, 저어새 4마리, 호사도요 2마리 등 법적 보호종도 28종이 발견됐다. 맹금류인 붉은배새매와 잿빗개구리매도 각각 3마리와 2마리가 관찰됐다. 부남호가 중심인 B지구에선 3만 5000여마리가 관찰됐다. 이 가운데 큰기러기가 9041마리로 25.5%, 쇠기러기는 7208마리로 20.3%의 높은 서식분포를 보였다. 법적 보호종도 노랑부리저어새 13마리, 매 12마리, 참매 5마리, 큰덤불해오라기 2마리, 큰고니 16마리, 조롱이 및 흑두루미 등 19종이 있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9) 불암산 학도암 마애관음보살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39) 불암산 학도암 마애관음보살

    마애불(磨崖佛)이란 벼랑바위에 새겨놓은 부처이지요.‘백제의 미소’로 유명한 서산 마애삼존불처럼 바위 속에서 부처가 걸어나오고 있는 듯 높게 돋을새김해놓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통일신라 말기부터는 갈수록 평면화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면 아예 선각(線刻)에 가까워지지요. 이런 현상을 두고 조각기법이 퇴화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시대가 떨어지는 마애불은 이렇듯 세상의 평가가 후하지 않으니, 기대를 갖지 않게 마련이지만 뜻밖에 조선 후기 것이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학도암 마애관음보살좌상이 그렇습니다. 학도암(鶴到庵)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불암산(佛巖山) 남서쪽 기슭에 있는 작은 암자입니다. 관음보살상은 절 바로 뒤에 우뚝 솟은 높이 22m의 거대한 바위에 새겨졌지요. 학도암에 오르면 왼쪽으로는 멀리 삼성동 무역센터 너머로 청계산이 산세를 자랑하고, 가운데로 눈길을 옮기면 관악산과 남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산 아래 마들에서 시작된 건물 숲은 끝간 곳이 없는데, 군데군데 솟은 산은 회색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불경에 관음보살은 작고 흰꽃이 피어 있는 바닷가 봉우리에 살고 있다고 했으니, 이곳에 관음보살좌상을 새긴 사람도 분명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학도암 마애불은 1872년 명성황후의 시주로 조성된 것으로 사지(寺誌)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학도암은 1624년(인조 2년) 창건된 이후 줄곧 작은 암자였다고 하지요. 절터가 가파른 경사지여서 앞으로도 큰 규모의 중창불사는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곳에 왕실의 발원으로 거대한 마애불이 조성되었다는 것은, 관음보살의 상주처로 꼭 맞는 환경조건을 가졌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학도암 마애불이 예기치 않은 감동을 주는 것도 이처럼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상징성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지요. 높이가 13.4m에 이르는 학도암 관음보살은 일단 크기로 참배객을 압도합니다. 그러면서도 자비의 화신인 관음보살의 성격에 걸맞게 부드럽고 넉넉해 보이지요. 전체적으로는 조각이라기보다 그림처럼 느껴집니다.‘화폭’으로 쓰여진 바위는 자연석으로는 보기 드물게 희고 판판합니다. 좋은 ‘그림’의 바탕에 좋은 재료가 뒷받침되었습니다. 실제로 학도암 마애불은 화승이 그린 밑그림을 바탕으로 새긴 것입니다. 마애불에는 명문(銘文)도 남겨놓았는데, 화승을 뜻하는 금어(金魚) 장엽의 이름이 보입니다. 명문에는 또 김흥연 이운철 원승천 박천 황원석 등 석수(石手) 5명의 이름도 올려놓았지요. 마애불전문가인 이경화는 법명(法名)을 쓰지 않는 석수들을 1865년 시작되어 1872년 마무리된 경복궁 중건과 연결지었습니다. 선의 강약과 리듬을 살려내는 솜씨로 보면 궁중에서 실력을 쌓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장엽의 작품인 삼척 신흥사 아미후불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균형감각과 유려한 필선을 장기로 하는 그가 비계에 매달려 초본대로 바위 표면에 관음보살상을 그려놓으면 궁중 석수들이 선을 따라 새겨나갔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쯤되면 마애불 전통의 퇴화가 아닌 회화와 조각이 만나는 새로운 전통을 창조한 것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요. 불암산이 뒷동산이나 다름없는 중계동 주민이라면 우리 동네에 정말 훌륭한 문화유산이 있다는 자부심을 한껏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dcsuh@seoul.co.kr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1) 마마 전문치료 두의(痘醫) 유상

    조선시대에 가장 무서운 병 가운데 하나가 마마였다. 마마는 누구나 평생 한번은 걸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병인데, 심하면 죽었고, 가볍게 나아도 얼굴에 흉터가 생겼다. 심하게 얽으면 곰보라고 했는데, 조선시대 초상화를 살펴 보면 얼굴에 얽은 자국이 심한 분들이 많다.‘역사인물초상화대사전’에 200여명의 초상화가 실렸는데,17세기 후반에 태어난 인물들의 얼굴이 특히 많이 얽었다. 예를 들어 16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20년 동안 태어난 분들 가운데 정수기, 박필건, 오명항, 이덕수, 어유룡, 윤봉근, 정현복 등의 얼굴에 마마자국이 심한데, 이들은 숙종과 비슷한 연배이다. 이 시기 인물들의 절반 정도는 마마를 심하게 앓았던 후유증을 평생 지니고 살았던 셈이다. ●왕실이 가장 두려워했던 전염병 마마 마마를 전문으로 치료한 의원이 두의(痘醫)인데, 가장 빠르게 승진했다. 임금들이 두의를 특히 고맙게 여긴 이유는 얼굴에 흉터가 생기면 왕노릇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평생 수많은 신하와 외국 사신들을 만나야 하는데, 성형수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로서는 얼굴이 심하게 얽은 임금을 만나야 하는 신하도 마음이 괴롭고, 임금도 편치 못했다. 왕과 세자의 마마를 모두 치료해 지중추부사까지 오른 유상(柳 )은 대표적인 두의이다. 왕실에서 마마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현종 즉위년(1659) 9월5일 기사에 실린 이야기를 살펴 보자. 인조가 청나라 태조에게 항복한 뒤에 심양에 인질로 끌려 갔던 봉림대군이 돌아와 즉위하자 청나라에 복수할 준비를 했다. 효종은 송시열과 함께 북벌책(北伐策)을 추진했는데, 세상을 떠나던 해인 1659년 3월11일 희정당에서 송시열을 만나 북벌에 관해 의논했다. 몸이 차츰 약해지는 것을 걱정한 효종이 10년을 기한으로 청나라 칠 준비를 하자고 했다.10년이 지나면 효종 자신이 나이 쉰이 되어 기력이 약해지고 송시열도 늙을 테니, 북벌을 실현하기 불가능하다고 했다. 효종은 그러면서 아들의 마마 이야기를 했다. “세자가 매우 현명한데, 비록 부자지간이라 하더라도 어찌 그 장단점을 모르겠는가? 세자는 성품이 온순하고 효성스러운데다 견고한 의지가 있으니, 문치(文治)로 국가를 보존할 임금이 될 것이다. 깊은 궁중에서 자라 병가(兵家)의 일을 알지 못하니, 억지로 어려운 일을 책임지울 수 없다. 아직 마마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어린아이처럼 보호하고 있다.” 효종은 세자의 마마를 걱정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두 달 뒤에 종기를 고치지 못해 세상을 떠났다. 쉰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겨우 마흔이었다. 효종의 아들인 현종도 마마를 걱정했다. 현종 8년(1667) 2월에 원자를 세자로 책봉하는 책례(冊禮)를 치르기로 했는데, 나중에 숙종이 된 원자는 그때 일곱 살이었다. 그러나 한달쯤 전에 마마가 유행하자 현종은 행사보다 아들의 건강이 더 걱정되었다. 몸이 약해 자주 온천에 다니던 현종은 1월18일에도 침을 맞다가, 영의정 정태화를 불러 명했다. “세자가 책례를 마친 뒤에 사례의 전문(箋文)을 올리는 것은 중요한 의례이다. 그러나 지금 마마가 치성하고 있는데 세자가 연일 외정에서 예를 행하고 있으니 염려스럽다.” 그러나 정태화가 ‘내정에서 하는 것은 너무 구차하니, 동궁 소속 관원들만 외정에서 참여하여 간략하게 치르자.’고 아뢰어 그대로 하였다. 그만큼 마마는 왕에게도 무서운 병이었다. 이듬해 5월17일에 궁인이 마마를 앓자, 현종이 창경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마마는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공기로도 전염되었다. 그래서 지엄하신 임금도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현종 12년(1671) 2월29일 실록에는 “팔도에 기아, 여역, 마마로 죽은 백성을 이루 다 기록할 수가 없다.”고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마를 앓지 않고 왕위에 오른 숙종과 마마 전문의원 유상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숙종 완쾌되자 유상의 품계를 두 계급 이상 올려 명성대비는 숙종이 마마를 겪지 않은 것을 늘 걱정했다. 숙종이 왕위에 오른 지 8년째 되던 1683년 10월에 몸에 두창(痘瘡)이 나자 깜짝 놀라 목욕재계하고 자신이 대신 죽기를 청했는데,11월에 마마가 깨끗이 나았다. 허준이 ‘두창집요(痘瘡集要)’를 편찬한 뒤부터 두창이라는 말이 널리 쓰였는데, 일생에 한번은 걸린다고 해서 백세창이라고도 불렸다. 그랬기에 숙종은 늘 마마를 걱정했으며, 내의원에 두의를 두었다. 한의학에서는 두창이 걸리는 이유를 태독설과 운기설로 설명했는데, 태(胎) 안에 있을 때에 어머니의 나쁜 기운을 물려 받았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두창에 걸린다는 것이 태독설이다. 그랬기에 명성대비도 숙종이 어렸을 때에 마마를 앓지 않자 평생 조바심하며 걱정했던 것이다. 명성대비가 기도하여 숙종의 마마가 나았다고 기록되었지만, 실제로 치료한 의원은 유상이다. 10월18일에 숙종의 마마 증상이 시작되었는데, 이틀 뒤에 유상을 불러 진료케 했으며, 의원 일곱 명이 번갈아 숙직했다. 현종이 왕궁을 비워두고 온천에 행차했을 때같이 십며칠 치의 군호(軍號)를 미리 정해 올렸으며, 숙직하는 군사도 새로 뽑지 않고 활쏘기 시범도 중지시켰다. 왕이 마마를 앓기 시작하자 비상사태에 들어간 것이다. 숙종의 증세는 나날이 심해져, 열흘째 날에는 청성부원군 김석주가 안부를 물어도 혼미한 상태로 턱만 끄덕일 뿐이었다.28일에야 비로소 곪은 데가 아물며 딱지가 생기기 시작했다.29일에는 가벼운 죄수들을 석방하라고 사면령을 내렸다. 11월1일에 딱지가 떨어져 완쾌되자, 대비의 수라상에도 고기와 생선이 오르게 되었다.5일에 시약청(侍藥廳)을 해체하고, 군사들의 비상체제도 원상으로 복구했다.10일에 유상을 종2품 동중추부사로 초자(超資)하고, 금관자를 내려 주었다. 상을 줄 때에는 품계를 하나씩 올리는 것이 관례인데, 유상의 경우에는 두 계급 이상 올렸다는 뜻이다.14일부터 의원들에게 지나친 상을 주었다는 논란이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언관들도 유상의 공로는 인정했다.17일에 종묘 사직에 경사를 아뢰었으며, 전 승지 이현석이 ‘성두가(聖痘歌)’를 지어 기쁨을 표현하자, 많은 사람들이 외워 전하였다. 그 정도로 왕의 마마는 큰 사건이었다. 12월4일에 유상을 종4품 서산군수로 임명했다. 그러나 이튿날 “임금의 환후가 평상시 같이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멀리 내보낼 수 없다.”고 하여 한양 옆의 고양군수로 옮겨 주었다. 언제라도 불러 들일 수 있는 곳에 둔 것이다. ●감꼭지를 달여 마마를 치료했다는 전설까지 유상이 숙종의 마마를 치료한 비법이 ‘청구야담’에 실려 있다. 유상이 영남관찰사를 따라 책실(冊室)로 내려갔는데, 몇 달 동안 할 일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관찰사에게 말했다. 금호를 건너 우암창에 이르기 전에, 종이 변을 보겠다고 고삐를 맡겼다. 유상이 채찍을 들어서 한번 치자, 나귀가 깜짝 놀라 달아났다. 하루가 다하도록 멈추지 않다가, 날 저물 무렵에야 어떤 집 마루 앞에 멈춰섰다. 마루에 있던 노인이 아들을 부르더니 “손님이 나귀를 타고 오셨으니, 나귀도 잘 먹이고 손님도 잘 모시라.”고 했다. 인사를 나눈 뒤에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자 주인이 긴 칼을 차고 나가면서 “내 책은 보지 마시오.”라고 했다. 유상이 휘장 속을 보니 의서(醫書)가 가득해 아무 책이나 들춰 보았다. 주인이 돌아와 함께 잠자리에 누웠는데, 첫닭이 울자 주인이 “빨리 떠나라.”고 했다. 한낮이 되어 판교에 다다르자, 액정서 아전들이 열댓 명이나 길가에 줄지어 서서 유상에게 빨리 서울로 들어가자고 재촉했다.“지금 성상께서 마마를 앓으시는데, 꿈속에 신령이 나타나서 의원 유상을 부르라고 했다오.” 구리개를 넘어서는데 어떤 할미가 마마에 걸렸던 아이를 등에 업고 있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묻자 할미가 설명했다.“이 아이는 곪긴 속에 출혈이 심해 숨까지 막혔었다오. 다들 팔짱을 낀 채 죽기만 기다렸는데, 지나가던 스님이 시체탕(湯)을 달여 먹게 해서 효험을 보았지요.” 말린 시체탕은 감꼭지를 달인 약인데, 딸꾹질에 복용했다. 듣고 보니 어젯밤 보았던 의서에도 시체탕이란 말이 있었다. 왕을 진찰했더니, 할미가 업고 있던 아이와 같은 증세였다. 그래서 시체탕을 올렸더니 곧바로 효험이 있어, 신의라고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고 한다. 병균이라는 개념이 없던 조선시대에 두창은 귀신에 의해 생겨났다고 믿었다. 민간에서는 두창신을 중히 여겨 왔으며, 여러 가지 금기(禁忌)가 생겨났다. 그래서 그 귀신을 마마, 손님이라고 높이 받들었던 것이다. 고을마다 여단( 壇)을 쌓아 놓고 전염병이 돌 때마다 여제( 祭)를 지냈는데, 억울한 원혼(魂)을 달래 전염병이 돌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마마가 유행하면 마마배송굿이나 하던 시대에 유상은 숙종뿐이 아니라 1699년에는 세자,1711년에는 왕자와 왕비의 마마까지 모두 치료했다. 더 이상 승진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으니, 왕실의 마마를 치료하던 의원은 조선 최고의 전문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상의 아들이 대를 잇지 않았기 때문에, 전설까지 생겨난 그의 의술은 전수되지 못했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인사]

    ■ 한국석유공사 ◇전보 △거제지사장 崔康植△생산운영처장 李承國△서산건설사무소장 權承周■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 許栽準△뉴패러다임센터소장 鄭寅樹△임금직무혁신〃 金東培■ 한국경제신문 (한국경제신문)△편집국 과학벤처중기부장 겸 오피니언부장 鄭求學△한경비즈니스 프로슈머편집장·유통전문기자 姜昌東(한경닷컴)△콘텐츠전략실장 尹津植■ 금호생명 ◇지점장 △새포항 黃武洙△상주 高永煥△영남 朴敬澤△제일 李熙東△영일 李善璋△대구중앙 金權淳△포항 金渭順■ 대우증권 ◇지점장 신임 △목동역 李德載△일산마두 李次敦 ◇지점장 전보 △반포 梁在喆■ 현대해상투자자문 △마케팅본부장 한영수
  • 국내 억새산행 1번지

    국내 억새산행 1번지

    ▲포천 명성산(923m) 수도권 시민들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억새 산행 명소.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 사이에 절정을 이룬다. 억새 탐승만을 위해서라면 삼각봉까지 갔다가 자인사로 하산하는 3시간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된다.13∼28일 명성산과 산정호수 일대에서 제 11회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가 열린다.www.pcs21.net,031)538-2067. ▲창녕 화왕산(757m) 봄철 붉은 진달래와 더불어 가을철 억새 명산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억새꽃이 만개할 때면 정상부 약 17만㎡가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 장관을 이룬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여러 등산로 중 읍내에서 곧게 치달은 자하골길을 많이 이용한다.20일 갈대제 행사가 열릴 예정. 억새태우기 행사는 유동적이다.www.cng.go.kr/hwawangsan,055)530-2244∼5. ▲밀양 사자평고원 국내 최대의 억새군락지다. 고원의 넓이만도 400만㎡를 헤아린다. 예로부터 사자평고원 억새밭의 아름다움을 일러 ‘광평추파(廣平秋波)’라고 하여 재약산 8경중의 하나로 꼽아왔다.10월말 절정 이룰 듯.tour.miryang.go.kr,055)359-5643. ▲장흥 천관산(723m) 팔도를 통틀어 억새 명산으로 인기가 높다. 단순히 억새밭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석같은 기암들이 널렸고, 그 뒤에 크고 작은 섬들을 끌어 안은 쪽빛 바다가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장천재∼장안사∼연대봉∼장천재의 원점회귀산행이 억새 탐승에 최적격이다. 제 14회 천관산 억새제가 7일 열린다.travel.jangheung.go.kr,061)860-0224, 관산읍 860-0602, 대덕읍 860-0603. ▲홍성 오서산(790m) ‘서해 바다의 등대’로 불리는 오서산은 주능선 일대에 형성된 억새밭의 풍광이 뛰어난 산행지.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이어서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한다. 일반적인 산행코스는 광천읍에서 가까운 담산리 상담 마을에서 시작해 정암사를 거쳐 정상으로 연결된다.tour.hongseong.go.kr,041)630-1114. ▶산행문의 한국등산중앙연합회 02)3675-7217, 한국등산문화중앙회 02)2274-7710, 한국등산문화탐방클럽 02)876-2559.
  • 간월호 2897억 들여 수질 개선

    5급수로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려운 충남 서산 천수만간척지 간월호(서산A지구)의 수질이 크게 좋아진다. 농촌공사 천수만사업단은 3일 2017년까지 2897억원을 들여 배수갑문과 방조제를 고치고 해미면 석포리 등 5곳에 양수장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간이배수장을 철거한 뒤 첨단 배수장 8개를 만들고 물관리자동화 및 수질 예·경보시스템을 도입한다. 인공 습지도 조성하고 퇴적 오염물질을 준설한다. 인공 습지는 간월호로 흘러드는 농경지 배수와 하수처리장 방류수 등을 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5곳의 유역에 88.5㏊가 조성된다. 퇴적 오염물질은 오니(汚泥) 전용펌프 등을 이용해 퍼낸다. 총 2647㏊의 간월호 가운데 퇴적물 오염도가 높은 중·하류지역 225㏊가 주 대상지이다. 이 지점에는 40㎝에서 3m까지 오니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수만사업단은 이 작업이 끝나면 간월호 수질이 화학적산소요구량(COD) 4급수로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항공기 소음피해 소송 잇따를듯

    항공기 소음피해 소송 잇따를듯

    법원이 최근 항소심에서 대구비행장 인근 주민에게 국가가 소음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전국 비행장 인근 주민들의 소음 피해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민간과 군사 겸용 지방공항 인근의 피해 소송이 핫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에 60만~200만원씩 지급´ 판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는 최근 대구비행장 인근인 대구 북구 검단동 주민 869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주민들에게 각각 60만∼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투기 소음으로 주민들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고 군용기는 민항기보다 소음 피해가 더 크다.”고 밝혔다. 대구 검단동 주민들은 2004년 8월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2월 1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이번 항소심에서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지난해 말 경기 평택주민 677명이 제기한 미군기지 항공기 소음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도 법원은 “국가는 296명에게 거주 지역과 기간 등에 따라 월 3만∼4만 5000원씩 모두 4억 1640여만원의 위자료를 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구비행장 소음 피해로 소송을 제기한 주민들은 검단동을 포함해 모두 27만 2000여명이다. 대구 동구 불로·입석·지저·검사·방촌 등 10개동 15만 2000여명이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또 2005년 초 대구 북구 산격·복현·조야·무태·관음 등 9개동 12만여명도 같은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대구 동구 효목, 신암5동과 북구 칠곡 등 주민 13만여명은 이번 법원의 판결로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주·강릉 등 소송 중인 곳도 수두룩 광주공항 주변 지역의 주민 국모씨 등 3만 2000명은 2005년 9월 소음피해보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을 비롯, 2004∼2006년 모두 5건의 관련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강원 강릉시 입암동과 성덕동 주민 2만 6600여명도 2005년 10월 국가를 상대로 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충남 서산시 해미면 주민 5237명도 지난해 7월 서울지법에 공군 20전투비행단 비행장 소음피해와 관련해 집단소송 중이다.1명당 1000만원씩 523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이다. 앞서 해미면 귀밀리 김모씨 등 13명은 2001년 손배소를 제기해 3개월전 2심에서 “정부가 배상을 하라.”는 대전고법의 판결을 받아냈다. 경북 포항공항과 예천비행장 주변 주민들도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이들 지역의 경우 2001년에 주민대표 50여명이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냈으나 2억 8000여만원에 이르는 소송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2004년 12월 취소했었다. 이 외에도 충북 청주와 전북 군산 등 6개 비행장 주변 주민 10여만명도 소음과 관련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놓았다. 대구비행장에는 전투기와 민항기가 하루 64∼68회 운항된다. 이로 인해 환경부의 2006년 조사 결과, 대구공항 인근 지역의 평균소음은 87웨클로 항공법상 항공기 소음 한도인 75웨클을 크게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 한도 넘어 고통 호소 광주공항도 광산구 지역에서만 75웨클 이상 지역에 1만 1054가구 3만 1547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 가운데 7200여가구 2만 300여명은 80웨클 이상의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탁 전국항공기소음피해주민연대 상임 대표는 “이번 서울중앙지법의 판결로 다른 지역 소음피해 주민들도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현행 항공법상 소음피해 구제 내용이 민간 항공기에 대해서만 적시돼 있고 전투기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법령 재정비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국 종합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부고]

    ●정선이(화가)선숙(동부화재)선아(주엽공고 교사)세진(회사원)세화(〃)씨 부친상 민석기(김포시청 계장)김학성(전 서울신문 인사부장)박인희(안양대 교수)씨 빙부상 26일 김포우리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31)985-1741●김종희(사업)종학(현대건설 부사장·서산개발사업단장)종성(사업)종훈(〃)종진(〃)씨 부친상 2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3010-2231●이종철(사업)봉철(롯데그룹 정책본부 이사)병철(슈웨이기센 한국지사장)씨 모친상 김유정(사업)씨 빙모상 22일 제주 한라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30분 (064)749-5444●곽상일(KLPGA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씨 모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410-6914●김형철(MBC 보도국 네트워크팀장)명옥(미국 거주)명희(〃)씨 모친상 24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2650-2753●박용석(전 국제상사)용태(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씨 부친상 서영태(전 세우 회장) 윤수관(주식회사 EOC 대표) 문지현(미국 거주)씨 빙부상 25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2072-2091●천광훈(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사 과장)정환(성균관대 국문과 교수)씨 부친상 25일 부산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6시30분 (051)607-2659●이호재(가나아트센터 회장)성재(동양 대표)동재(갤러리아트사이드 〃)옥경(가나화랑 〃)씨 부친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410-6917●김병철(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 선수)씨 부친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3410-6920●문상규(함양여중 교장)경주(자영업)세근(한국철강 과장)씨 부친상 김용재(한우리월드 상무)씨 빙부상 24일 마산연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55)222-9914●정천복(대전여상 교사)천귀(VTC코리아 차장)천수(KB데이타시스템 과장)씨 부친상 곽승지(연합뉴스 영문북한팀장)이용식(청주 한벌교회 목사)씨 빙부상 25일 대전 충남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42)257-1705●정웅기(조선일보 호남취재본부장)씨 별세 병기(우영조경 고문)창명(전 고창고 교사)월기(천주교 신부)씨 아우상 23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8시 (02)590-2697●김재거(한국은행 지식경영팀장)씨 빙모상 25일 대구 경북대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 (053)420-6147●한기주(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투수)씨 조모상 23일 광주 한국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30분 (062)380-3041●강성구(건국대 충주캠퍼스 총무처장)화자(경희대 의과대 마취통증의학부 교수)씨 부친상 22일 건국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30분 (02)2030-7901●정양섭(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방섭(전 광주 효광중 교장)효섭(국세청 감찰관)영섭(광주 밀리오레 전무)귀섭(중흥건설 과장)남섭(전 국회의원 보좌관)씨 모친상 덕균(경향신문 편집부 기자)씨 조모상 24일 광주 상무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62)600-7400●정영모(전 장흥교도소장)씨 별세 진호(KT 충남본부 윤리경영팀)진숙(충남 계룡초등학교 교사)씨 부친상 유순식(충남 서천여중고 교장)김정열(세계일보 교열팀 기자)씨 빙부상 24일 충남 공주시 계룡농협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8시 010-3451-9006●최원용(대영인터내셔널 공장장)길용(성가신협 과장)씨 부친상 박동호(화승그룹 이사)씨 빙부상 24일 부산 보훈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51)601-6795●최항기(사업)형기(전 쌍용자동차 부사장)영기(사업)예숙(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사원)씨 모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30●기광호(사업)진석(이프 대표)재종(사업)경현(〃)진수(퓨쳐모션 대표)씨 모친상 조박(사업)이태인(공군 준장)씨 빙모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2)3010-2293●박윤규(경북대 의대 교수)정규(한국전력 경산지점장)경규(자영업)씨 모친상 장정순(대구가톨릭대 교수)씨 시모상 26일 경북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53)420-6141●김형갑(전 함태초등학교 교장)씨 별세 홍기(대한주택공사 과장)영기(TYCO일렉트로닉스 USA글로벌 매니저)씨 부친상 오영만(전 삼흥기획 대표)이석표(하이트맥주 강남·강북특판지점장)김두홍(명성Hi-com 대표)이규학(영동전기안전관리공사 〃)씨 빙부상 2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30분 (02)3010-2291●장종건(전 파라다이스건설 고문)씨 별세 석우(사업)석원(미국 거주)씨 부친상 곽호(이지함피부과 원장)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65
  • 밤~새 車렷!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26일 고향을 찾았던 수도권 시민들이 한꺼번에 귀경길에 오르면서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 등은 오늘 새벽까지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40만여대가 몰리면서 귀경길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추석 당일인 25일 귀경한 차량이 예상했던 36만대보다 3만대가량 적었던 탓에 ‘귀경 전쟁’은 한층 더 심했다. 귀성길이 상대적으로 편한 반면 귀경길이 힘들었던 이유는 연휴가 지난해에 비해 하루 늘어난 닷새였지만 추석이 연휴 넷째날인 까닭에 21∼24일 분산된 귀성 차량들이 25∼26일 한꺼번에 귀경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고속도로 구간별 상행선 소요시간은 부산∼서울 7∼10시간, 대전∼서울 4∼6시간, 대구∼서울 5∼8시간, 강릉∼서울 3시간30분∼5시간, 광주∼서울 6시간30분∼8시간 등이었다. 이는 출발ㆍ도착지 톨게이트 기준으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온 이후 집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합하면 실제 걸린 시간은 훨씬 더 많았다. 경부선은 서울 방향 회덕분기점∼입장휴게소 73㎞, 안성∼오산 19㎞, 영동선은 인천방향 이천∼마성터널 32㎞, 서해안선은 서울 방향 무창포∼광천 28㎞, 홍성∼서산 15㎞, 당진∼매송 49㎞ 구간에서 차량들이 시속 20㎞ 안팎의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중부선도 하남 방향 오창휴게소∼일죽 42㎞, 호법분기점∼마장분기점 3㎞, 마장분기점∼중부1터널 28㎞ 구간, 제2중부선은 마장분기점∼하번천터널 25㎞에서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했다. 역귀성길에 올랐던 차량 22만대가량이 이날 오후부터 서울을 빠져나가면서 하행선 역시 곳곳에서 정체 현상을 보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충남 ‘명품숲’ 2만 3000㏊ 조성

    충남도는 2017년까지 리기다소나무숲 2만 3000㏊를 경제성이 뛰어난 ‘명품숲’으로 바꾸기로 했다. 26일 도에 따르면 1960∼70년대 집중적으로 심은 9만 5000㏊의 리기다소나무숲 가운데 31년 이상된 리기다를 뽑아내고 안면송, 해송, 백합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느릅나무, 굴참나무 등 경제성 좋은 수종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리기다소나무숲은 도내 전체 산림면적 44만 1000㏊의 21%이다. 사업에는 모두 944억원이 들어가고 묘목 5983만 그루가 필요하다. 도는 당진 ‘두견숲’, 청양 ‘고로쇠숲’, 예산 ‘헛개·소사숲’, 서산 ‘산벚숲’, 연기 ‘비목숲’ 등 보전가치가 높은 향토숲 100곳도 육성한다. 또 헛개, 마가목, 느릅, 참죽, 참옻, 산수유, 산초, 초피, 복분자, 오갈피, 산사, 매실, 백합나무 등 고부가가치의 ‘웰빙 바이오숲’ 1000㏊를 조성한다. 도는 명품숲 조성 사업으로 153만여명의 고용 창출과 230만㎥의 산업용재 공급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먹을거리 산책] 전어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 ‘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등등 전어(錢魚)의 맛과 영양을 나타내는 속담이 수두룩하다. 옛날부터 전어를 가을에 주로 먹었고 또 맛과 영양에 반했다는 방증이다. 전어는 봄에 알을 낳는다. 부화한 새끼는 여름 내내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 등을 먹고, 가을이면 20㎝ 정도로 성장한다. 이때를 전후해 지방질이 1년 중 가장 많아지며 뼈도 부드러워 진다. 가을에 먹는 전어가 유독 고소한 이유다. 자연산은 전체적으로 몸통의 색상이 투명하고 깨끗한 반면 양식은 다소 탁하고 까무잡잡한 편이다. 자연산과 양식의 차이는 꼬리에 있다. 자연산은 거친 물결을 헤치며 빠른 속도로 다녀야 하는 환경에 있기 때문에 꼬리의 곡선이 날카롭고 찢어져 있다. 투명 빛에 가까우면서 끝 가장자리만 까만색이다. 양식은 편히 놀고 먹다 보니 꼬리의 곡선이 부드럽고 완만하다. 바다 수면에 가깝게 생활해 햇빛의 영향으로 꼬리 전체가 검은색을 띤다. 외관상으로 양식은 몸길이가 짧고 통통한 반면, 자연산은 길고 매끈하다. 올 가을 전어는 유래 없는 풍어로 가격이 저렴하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전어의 70%는 자연산이다. 활어 상태의 횟감용 전어 자연산은 1㎏(15㎝ 16마리)에 6000원, 양식은 1㎏(5㎝ 25마리)에 2000∼3000원에 거래된다. 자연산은 충남 서산에서 주로 출하되고, 양식은 경남 남해에서 주로 출하된다. 구이용으로 쓰이는 일본산은 5㎏(25㎝ 이상 25마리)에 1만 2000∼1만 5000원에 판매된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윤영돈 과장
  • [단독] 가스관리소 지진감지장치 85% ‘먹통’

    지진이 났을 때 가스누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전국 가스공급관리소에 설치된 ‘지진감지장치’ 대부분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에 설치된 장치 중 85%는 지진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90%는 부품이 단종돼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한국가스공사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이명규(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가스공급관리소에 설치된 92개의 지진감치장치 가운데 80개가 ‘성능 저하’로 리히터 규모 1∼3의 지진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진감지 장치가 신뢰성이 있으려면 평소 지진값이 1gal(1㎝/sec2) 이하를 가리켜야 한다. 그러나 시설이 낡아 평소 지진값이 1gal 이상인 곳이 80개에 이른다.73개는 진동이 없는 상태에서도 10gal 이상을 가리키고 있고,7군데는 아예 고장이 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이 흔들릴 정도’를 의미하는 리히터 규모 4가 15∼20gal에 해당된다. 올 1월 강원도 오대산 인근에 리히터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해 건물 벽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가 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나도 대부분의 장치가 이를 감지할 수 없는 셈이다. 더욱이 2005년 폐업한 업체의 제품이 대다수여서 제대로 수리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스공사는 “2000∼2004년에 설치한 82개의 지진감지장치가 낡아서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부품이 단종됐다.”면서 “지난해 순천, 광양, 창원, 고성, 서산 등에 설치된 지진감지장치 7개가 고장났지만 유지보수가 곤란한 상태”라고 보고했다. 이 의원측은 “지진이 나지 않아도 가스공사 상황실에 빨간불이 켜질 정도지만 공사는 이를 사실상 묵인해 왔다.”면서 “국내 연간 지진발생 횟수는 2000년 29회에서 지난해 50회로 1.7배 이상 늘고 있지만 대응을 미뤄 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는 “소방방재청이 올해 9월 제정을 추진했던 지진재해대책법이 시행되면 그 기준에 따라 기기를 교체할 예정이었다.”면서 “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제정 이전이라도 가장 낡은 기기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서재희 한상우기자 s123@seoul.co.kr ●지진감지장치 가스시설 인근 지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사고예방 조치를 하기 위한 장치를 말한다. 도시가스사업법 시행규칙 제17조해 의해 2000년부터 설치·운영되고 있다.
  • 한나라당 작년 지방선거 ‘공천장사’?

    한나라당이 지난해 5·31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지방의원들에게 수천만원씩 거둔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공천장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부 돈을 돌려받지 못한 의원들은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잇따라 터진 공천비리로 인해 한나라당은 허태열 사무총장 명의로 후보자들부터 받은 일체의 정치자금을 되돌려 주라고 각 시·도당에 지시했다. 그러나 충남도당만은 선거비용 명목의 특별당비를 계속 요구했다고 이들 의원은 주장했다. 충남도당은 기초의원 입후보자 15명과 광역의원 2명으로부터 3800만원에서 5200만원씩을 걷었다는 것이다. 모두 합하면 6억여원에 달한다. 그러나 중앙당의 반환 방침을 알게 된 후보들이 뒤늦게 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충남도당은 “대선자금으로 쓰겠다.”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모철순 서산시 의원은 “당에서 사무처장이라는 사람이 우리 여성의원들에게 대선자금으로 쓸 것”이라며 “돈을 받고 싶으면 의원직을 포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당은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도당 김용기 사무처장은 “선거비용으로 쓴 것이고 쓰다 남은 부분을 돌려 주려고 했다. 그런데 의원들이 전액을 환불해 달라는 것이다.”며 “당시 충남 선관위에서도 문제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충남도당은 이 돈을 ‘기타 수입’으로 처리, 선관위에 신고했고 당의 회계계좌인 만큼 공천헌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별당비와 달리 기타 수입은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기초의원 3명은 올초 당 지도부에 탄원서를 보내 중앙당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지만 답을 못들었다고 주장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첫삽 뜨는 기업도시… 갈길 까마득

    첫삽 뜨는 기업도시… 갈길 까마득

    10개 혁신도시 중 최근 제주혁신도시가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진척이 어려울 것이라던 기업도시가 18일 태안에서 첫 삽을 뜬다. 태안기업도시는 현대건설이 사업을 추진한다. 태안은 아산·서산과 함께 서해안 시대의 거점지역으로 현대의 서산농장과도 인접해 사업 추진력과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만하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도시는 아직 사업진척이 지지부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발전 축 태안, 14조원 생산유발효과 태안군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는 태안읍과 남면의 천수만 간척지 B지구 1464만㎡로 일산 신도시와 맞먹는 규모다. 현대건설이 태안군과 함께 2020년까지 9조 156억원을 투입, 인구 1만 5000명 규모로 조성한다. 14조원의 생산 유발,16만명의 고용 유발 등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완공 후 2조 4000억원의 관광 매출과 6만여명의 취업 효과도 예상된다. 주민들은 착공 하루를 앞두고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로 구성된 태안군 기업도시유치추진위원회 강홍순 위원장은 “기업도시가 안면도로 가는 길목에 있어 그곳 주민들은 피해가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민은 반기고 있다.”며 “주민들은 기업도시가 낙후된 태안지역 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을 뺀 전국 5개 기업도시의 일부는 참여업체간 이견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 토지보상 등 문제도 향후 추진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전남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는 법정 자본금의 10%에 크게 미치지 못해 건설교통부 기업도시위원회의 심의·승인을 얻어내기 어려운 상태에 있다. 자금금이 374억원으로 전체 개발비의 10%인 1240억원에 못 미치고 있다. 쌍룡·프라임그룹 등이 출자하고 있다. 이들은 무안읍, 청계·망운·현경면 일대 35㎢의 부지 가운데 15.3㎢만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무안·무주·원주 등 착수시기 지연 전남 해남·영암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도 참여업체간 이견으로 지연되고 있다. 선도사업인 ‘F1(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를 열 경주장만 우여곡절 끝에 얼마 전 착공됐을 뿐이다. 전북 무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도 당초 올해 말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2008년 말로 늦춰졌다. 이 착공시기마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한전선이 추진하고 있으나 주민반발이 있는 데다 문광부 승인 및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탓이다. 강원 기업도시도 토지보상을 둘러싸고 토지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12년까지 부지조성을 끝내고 기업체들의 입주를 받을 예정이나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지 의문이다. 충북 충주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는 내년 2∼3월 착공될 예정이다. 참여업체간 이견으로 3개월 늦어졌다. 포스코와 주택공사, 임광토건 등이 참여한다. 하지만 전체 부지의 54%가 사유지여서 ‘보상비가 너무 낮다.’ ‘고향을 떠나지 않겠다.’등의 이유로 주민과 토지주들의 반발이 예상돼 적지않은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종합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국내 최첨단 도시 조성” 기업도시 이끄는 진태구 태안군수

    “국내 최첨단 도시 조성” 기업도시 이끄는 진태구 태안군수

    “10조원이 투입되는 충남 서북부지역이 국내 최고의 해안 생태 관광자원과 스포츠·웰빙 산업이 결합된 최첨단 도시로 다시 태어납니다.”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는 17일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의 국내 첫 착공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었다. 그는 “태안 등 충남 서북부 지역의 발전은 물론 정부가 역점과제로 추진해 온 국가균형발전의 틀을 잡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군수는 “관광·레저 등 산업기능과 주거·교육·의료·문화가 한데 어우러진 자족형 복합도시로 지역경제에 천문학적인 효과를 미쳐 태안뿐만 아니라 서산 등 충남 서북부경제를 견인할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과정에서 14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16만명의 고용유발 등 경제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완공 후 관광객 소비지출로 1조 4000억원,2조 4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6만여명의 취업유발 효과도 예상된다. 인근에 천혜의 관광자원이 산재해 있고 수도권, 중국과 가까워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태안군은 세계적 자연자원인 철새보호를 위해 부남호 주변에 382만 2000㎡에 이르는 ‘버드존’을 조성하고 부남호에 인공섬, 모래톱도 조성할 계획이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남해와 만나는 또다른 방법-망운산(望雲山)

    남해와 만나는 또다른 방법-망운산(望雲山)

    ‘보물섬’ 경남 남해의 산들은 어디를 올라도 파란 남해와 만날 수 있다. 다랑논과 멀리 앵강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설흘산, 다도해의 일출이 더없이 아름다운 금산 등이 그 중 손꼽히는 명산이다. 이제 남해의 명산 목록에 망운산을 추가해야 할 듯하다. 깨끗한 풍모와 드넓은 기상으로 다도해를 보듬으며 우뚝 선 망운산은 최근에 와서야 외지인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발 786m로 남해에선 최고 높이의 산이다. 금산, 설흘산 등이 남해를 찾는 외지 손님들의 산이라면, 망운산은 남해군민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산이다.360도 어느 방향에서든 푸른 다도해와 만날 수 있는 말 그대로 풍경의 ‘보물산’이다. 글 사진 남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산중에 핀 연꽃 ‘화방사´ 망운산 오르는 길은 남해읍 공설운동장 인근에서 시작하는 코스와 서상면 예계마을 코스, 고현면 대곡마을 화방사 코스 등 다섯개 가까이 된다. 이번 산행은 망운산 중턱의 절집 화방사(花芳寺)를 들머리 삼았다. 그리 가파르지 않아 오르기 수월할 뿐 아니라, 산행 내내 다도해는 물론, 닥나무 군락지나 망운암 등 많은 볼거리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소요시간은 왕복 3시간 남짓. 절 아래 약수터에서 맑은 물로 목을 축인 다음, 돌다리와 몇 개의 나무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화방사 일주문과 만난다. 청아한 독경소리가 들려오는 돌계단 저편에 화방사가 연꽃 같은 자태로 앉아 있다. 호구산 용문사, 금산 보리암 등과 함께 남해 3대 사찰이라 일컬어지는 곳.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망운산 남쪽에 연죽사를 건립한 것이 화방사의 시작이라 전해진다. 임진왜란 등을 거치며 소실된 것을 인조 15년(1637) 서산대사의 제자 계원과 영철 두 선사가 현 위치에 ‘연화형국’이란 뜻의 화방사로 지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뭍의 대가람과 비교할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대웅전 좌우에 시립한 응진전과 명부전, 강당 역할을 담당하는 채진루 등이 짜임새있게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단아한 자태의 절집이 왜 진작 사람들의 이름에 오르내리지 않았을까. 큰 사람 밑에서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어도 큰 나무 아래서는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없다던가. 남해의 명찰 금산 보리암의 명성에 가려진 탓일 게다. 깊은 차향 우러나는 다원과 반야교를 차례로 지나면 햇빛 한 점 볼 수 없는 숲길이 이어진다. 깊은 정적 사이로 간간이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계곡물 소리가 반갑다. 망운암 못미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닥나무 자생지는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 철쭉보호지역 아래 약수터에서 길이 양갈래로 나뉘어진다. 약수터 뒤로 난 길보다 오른쪽 임도를 따라 걷는 편이 다소 수월하다. #일망무제가 동행하는 산길 정상을 향해 임도를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바다 건너 멀리 하동 화력발전소와 광양제철소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은 어떨까. 임도를 버리고 동네 앞산처럼 야트막한 산자락을 타고 올랐다. 평탄한 정상 능선길을 따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절경이 펼쳐졌다. 일망무제. 산의 기운을 빨아들인 구름이 하늘로 솟구치는 가운데, 우람한 내륙의 산봉우리들은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고, 점점이 떠 있는 섬들 너머로 사천과 고성, 광양, 여수 등 바다에 기댄 도시들의 자태가 두 눈 가득 들어온다. 정상표지석에서 KBS송신소 아랫길로 300m쯤 더 가면 망운산 전망대 겸 산불감시초소다. 억새가 거센 바람에 몸을 누이는 전망대 앞 공터에서 하늘 향해 두 팔 뻗고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보시라.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남해고속도로 순천 방향 진교나들목에서 내려 남해대교를 지나야 한다. 국도 19호선을 타고 남해읍으로 향하다 고현면 이어마을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 남짓 더 가면 화방사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5분 정도 더 가면 화방사 주차장. 다소 돌아가더라도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사천에서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 국도 3호선을 따라 달리다 창선교와 1024번 도로, 이동면 등을 차례로 지나는 길을 고려하시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남해공용터미널(055-864-7101)에서 대곡행 버스(1000원)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화방사로 가기 위해서는 대곡에서 하차한다. #이곳도 가보세요 승용차로 망운산을 찾았다면 해안관광도로를 따라 사촌 해수욕장과 가천 다랭이 마을, 상주 해수욕장을 거쳐 창선·삼천포대교까지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도 좋다. 미조 상록수림, 물건방조어부림, 원시어업 죽방렴 등 많은 볼거리가 동행하는 코스다. 상동면 지족1리 죽방렴 옆에서는 바다낚시가 잘 된다. 어촌계에서 만든 좌대나 어선 위에서 6시간 낚시를 즐기는데 미끼 포함 2만4000원.010-4842-5511.
  • 너도나도 “복지향상에 수익 짭짤” 공공기관 골프장 확대 빈축

    너도나도 “복지향상에 수익 짭짤” 공공기관 골프장 확대 빈축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앞다퉈 골프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공무원 등 관계자들의 복지 향상은 물론, 수익도 짭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 세금이 직·간접적으로 투입되는 공공기관에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공군은 2013년 경기 오산시에 9홀 골프장을 신설하고, 충남 서산시와 경남 사천군에 각각 9홀 골프장을 18홀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용만 200억원에 육박한다. 또 육군은 2009년까지 60억원을 들여 항공학교에 있는 6홀 골프장을 9홀로 확대한다. 육군은 1993년 제주도에 골프장 건설을 위해 땅을 샀으나 투자 여력이 없어 방치하다 올 상반기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해군도 전남 해남군에 9홀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국방부와 군이 운영하는 9홀 이상 골프장은 모두 27곳이다. 민간인은 현역 군인 등과 동행해야 골프를 칠 수 있다. 군인 등 회원의 입장료는 일반인의 16%인 3만원 수준이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충남 천안시 천안상록 골프장(27홀) 외에 지난해 말 경기 화성시에 화성상록 골프장(18홀)을 개장했다. 공단은 또 경남 김해시와 전북 남원시에 각각 골프장을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토지 매입 작업을 80% 정도 완료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등은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공무원과 군인에게 혜택이 큰 골프장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도 골프장 건설에 적극적이다. 강원 강릉시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18홀 규모의 골프장 2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18홀 골프장 신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고, 강원 태백시도 내년 6월 27홀 골프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국토생태본부 처장은 “골프장을 조성하려면 필연적으로 산을 깎아야 한다.”면서 “골프장용 잔디를 심고 유지하려면 지하수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지하수가 고갈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방시대] 말뿐인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지난 학기 대전에 사는 중학생 서너명이 서산의 한 아동센터에 와서 공짜로 잠잘 곳을 문의했다. 가출 청소년임을 직감한 상담원은 관련 기관을 찾아 보호하고자 했으나 당장 이들을 보호할 곳이 아무 데도 없다는 사실에 기가 막혔다. 가출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쉼터는 멀리 천안에 있었고 그나마 제한된 수용 인원 때문에 그 곳으로 보낼 수도 없었다. 집으로 돌려 보내고자 이런 저런 이야기로 달래고 있던 중에 이들은 잠시 틈을 타 가버리고 말았다. 우리나라에는 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Community Youth Safety-Net)가 구축돼 있다. 지역 사회의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연계해 가출이나 비행, 약물, 성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기 청소년을 돕는 시스템이다.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야심차게 구축한 것이다. 전국 청소년(상담)지원센터가 CYS-Net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헬프콜 1388을 통해 위기 청소년이 발견되면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담 복지서비스를 전달하도록 돼 있다. 즉 지역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과 연계해 원스톱 서비스 전달 체계를 갖춘 것이다. 언뜻 보면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대단히 잘 돼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시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충청 지역에서만 보더라도 지역 사회의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네트워킹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기 청소년들이 발견돼도 지역에서 연계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없다. 지역 내 허브기관이 하루 24시간 이 역할을 해 나갈 여건도 안돼 있다. 현재 청소년지원센터는 시·군 단위로 1곳이 있다. 대부분 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고 매우 열악한 상태다. 지역마다 약간 차이는 있겠지만 지자체는 대부분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예산을 그야말로 쥐꼬리보다도 짧게 책정하고 있다. 단체장의 마인드나 지역 의회가 청소년 문제나 청소년지원센터의 기능을 별로 중시하지 않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지방의 시·군은 특별지역 외에 대개 상담원 1명이 모든 역할을 떠맡고 있어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청소년 문제는 불행하게도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그 문제의 양상도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진다. 이제는 비행 청소년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일반 청소년이라도 가정문제나 심리적인 문제로 가정 밖에서 일시적 보호서비스가 요구되는 일이 많아졌다. 수요가 없어 줄어든다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지금은 청소년보호시설이 지역 곳곳에서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가을엔 마음이 우울해지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난다. 지역사회가 모두 위기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한 자원이라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온통 위험요소들로만 가득하니 마음이 무겁다. 충청지역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제도권 내 청소년 쉼터는 2곳뿐이다. 지역지원센터가 위기 청소년을 발견하더라도 네트워킹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길을 가다 보면 위기 청소년을 위한 홍보 문구가 눈에 많이 띈다. 웬만한 사람들은 위기 청소년들을 위한 헬프콜인 1388을 거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 1388을 아무리 눌러 봤자 별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 어떤 생각이 들까. 또한 위기 청소년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 문제로 이어질 때 그 파장은 또 어떻겠는가. 기왕에 힘들여 좋은 제도를 만들었으니 그 효과가 한번 제대로 나게 해 보자. 국가와 지자체는 제도만 번듯하게 만들어 홍보할 게 아니라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뒷받침도 해야 한다. 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과 교수
  • [기고] 고유가 시대,바이오에너지 개발 시급하다/ 명정식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7월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배럴당 78.2달러로 1983년 이래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수개월내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유가의 급등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와 소위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 달러화의 약세 등에 기인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이제 40년 남짓한 원유 가채량의 한계 때문이다.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6%가 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대체에너지 개발에 적극 눈을 돌려야 한다. 고유가시대를 맞아 옥수수, 사탕수수, 유채 등의 농산물에서 만들어지는 바이오연료에 주목하고 그 활성화 방안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먼저 대체에너지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정치권의 초당적 지원과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가 필요하다. 스웨덴은 2020년까지 원유의존도 0%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바이오에너지분야에서 연평균 성장률이 30%가 넘는 미국도 2020년까지 화석연료의 10%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EU도 2010년까지 자동차 원료의 5.75%를 대체할 계획이며, 브라질은 바이오에너지를 주요 수출품목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총수요의 2.2%만을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며, 그나마 바이오에너지는 그중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보적인 단계이다. 원료 생산용 대규모 농지조성 및 이에 수반되는 금융·세제지원, 우리 토양과 기술에 맞는 수익성 품종의 개발과 보급, 원료의 가공기술 및 설비지원, 상업화를 위한 기술도입과 소비촉진 등 정책적 의지와 지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아울러 뒤늦게 출발한 만큼 관련 행정체계를 일원화하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바이오에너지산업은 전후방 산업 연관효과가 큰 부가가치 산업이다. 생산, 제조공정,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고용창출과 서비스 창출효과가 큰 생명, 에너지 전략산업인 것이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바이오연료차를 브라질에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곡물 메이저 카길사는 독일에 연산 200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생산공장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연산 50만t 생산규모이지만 이마저도 수요가 부족한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국토의 적극적 개발을 통한 도농의 균형적 발전이다. 환경평가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국토의 70%가 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농지확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것이다. 임야를 개간하여 서산목장이나 여의도 공원같은 대규모 유채꽃농장이나, 옥수수밭을 조성해보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고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반듯하고 보기 좋게 정리된 조림지나 드넓은 꽃농원도 없는 이 땅에 적지 않은 관광수익원이 될 것이고 도시민에게는 재충전의 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유통을 통해 농업부문의 고용을 증가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도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바이오연료 개발과 식량수요 증가로 향후 10년간 농산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우리도 2013년부터는 이산화탄소 저감의무국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이 땅, 불과 수년내 어쩌면 집권기간에 고민해야 할 문제임에도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에너지 정책을 제시하는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다.‘바이오에너지 개발을 통해서 맑은 공기 마시며 출근하는 도시!’ 다음세대에 물려줄 후회 없는 투자이며 권하고 싶은 대선 공약이다. 명정식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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