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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과 나눔 위로와 만남 템플 스테이

    ‘연말 산사에서 격의 없이 만나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위로와 나눔의 시간을 가져보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법진 스님)이 연말연시를 맞아 지난 한 해를 결산하는 이색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잇따라 마련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기존 템플스테이 행사와 달리 추억과 나눔, 위로와 만남의 테마에 초점을 맞춘 한시적 행사들이다. 이 가운데 대구 파계사가 마련한 ‘청춘(靑春) 템플스테이’는 이른바 2030세대를 위한 ‘위로’의 장. 22∼23일, 2013년 1월 12∼13일 두 차례에 걸쳐 위로와 힐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템플스테이는 젊은 참가자들이 직접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만드는 데 중점을 둔 행사라는 점이 특징. 힐링 감성시간인 힐링자자(自恣), ‘새벽의 별’ 명상과 참선 등으로 짜여진다. 서울 금선사가 22∼23일 1박2일 일정으로 마련한 템플스테이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 이 사찰의 템플스테이 200회를 맞아 지난 200회 동안 참가했던 3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마음 나누기’를 비롯해 법문 듣기, 다도 강습, 타종 프로그램으로 짜여지며 기존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던 사람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이 밖에 서산 서광사가 내년 1월 말까지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는 ‘나눔’의 자리. 매주 일요일 오후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차별 없이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누고 있다. 한편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템플스테이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전국 109개 사찰에서 각각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사찰음식 나눔 캠페인을 비롯해 노동자·장애인·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사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과 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02)2031-2032.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내포신도시/서동철 논설위원

    충남 홍성과 예산 일원에 세워진 내포(內浦)신도시가 새해 정식 출범한다. 충남도청이 80년 남짓한 대전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터전을 잡는 것이다. 충남도청은 올해 안에 이사를 마무리하고, 1월 2일 새 청사에서 ‘내포시대’를 선언한다. 충청남도는 조선 고종 33년(1896년) 전국을 8도에서 13도로 개편하면서 처음 설치됐다. 줄곧 공주에 있던 도청은 1932년 교통과 상업의 중심지로 떠오른 대전으로 옮겨 갔다. 이후 1989년 대전광역시가 분리되자 도청 이전 논의도 본격화됐다. 내포신도시라는 이름은 지난 2010년 ‘도청 이전지역 새 이름 공모’의 당선작이다. 응모자는 ‘내포’의 당위성을 역설하면서 풍부한 역사 및 인문지리 자료를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들도 응모작 가운데 ‘내포시’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한결같이 무릎을 쳤다고 한다. 충남도청이 들어설 새로운 도시의 역사성을 이만큼 완벽하게 보여 주는 이름을 다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포는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주변 10개 고을을 지칭한다고 이중환(1690~1752)은 ‘택리지’(擇里志)에서 설명했다. 태안, 서산, 당진, 홍주, 예산, 덕산, 결성, 해미, 신창, 면천이 이에 해당한다. 내포는 바닷물이 내륙으로 드나들던 지역을 뜻하는 일반명사였지만, 서쪽으로는 바다와 만나고 내륙으로는 평야가 넓어 살기 좋은 이 지역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일찌감치 탈바꿈한 것이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며 장거리 항해의 안녕을 빌던 가야산 서쪽의 서산마애불은 삼국시대부터 이 지역이 대중국 교류의 전진기지였으며, 가야산 동쪽 덕산의 전시관에서 볼 수 있는 부보상의 역사 또한 내포가 상업 활동의 중심지였음을 알려 준다. 나아가 추사 김정희의 예술혼을 낳은 내포의 정신 문화가 20세기에도 김좌진 장군과 윤봉길 의사의 충절로 이어졌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민도 없지 않다. 두 지역 민심이 이견을 보이며 내포가 행정구역 명칭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일산신도시나 분당신도시처럼 그저 편의상 명칭으로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한 울타리 안에 지어진 도청과 도의회의 주소가 홍성과 예산으로 갈리게 됐다는 웃지 못할 뉴스도 들린다. 두 지역민에게 내포 지역이 공유한 동질성을 기억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같은 DNA를 가진 사람들이 화합의 정신을 되살린다면 더 큰 문제라도 얼마든지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걸음마다 서산대사의 숨결이…

    조선시대 고승 서산대사(1520~1604)가 지리산에 머물며 오갔던 옛 산길이 자연친화적 탐방로로 단장돼 개통됐다. 경남 하동군은 6일 지리산국립공원 안 화개면 범왕리 신흥마을과 대성리 의신마을을 잇는 4.2㎞의 옛길을 자연친화적인 탐방길로 조성해 지난 5일 개통했다고 밝혔다. 의신계곡을 따라 조성된 이 옛길에는 중간 중간에 쉼터와 안내판 등이 설치됐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이 산길 탐방로는 서산대사가 출가해 지리산에 머물면서 오갔던 옛길로 주변에 쌍계사, 칠불사 등 고찰이 인접해 있다. 서산대사가 도술을 부렸다는 전설이 깃든 의자바위 등 서산대사의 발길과 흔적이 있다. 숯가마터, 주막터 등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었던 옛길의 흔적이 길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의신마을 주민들은 새로운 찻길이 뚫리기 전까지 화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이거나 지고 이 옛길로 다녔다. 하동군과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서산대사의 발자취를 비롯해 옛길에 남아 있는 흔적 등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을 개발해 이야기가 있는 옛길 탐방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군은 옛길 탐방로가 지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많은 탐방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누가 더 버틸까”… 태양광 업계 퇴출공포

    “누가 더 버틸까”… 태양광 업계 퇴출공포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한국실리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은 지난달 30일 만기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공장 가동도 전면 중단했다. 한국실리콘은 폴리실리콘 생산규모가 연간 1만 5000t으로 국내 2위, 세계 5위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법정관리 승인 여부는 오는 10일쯤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는 자산규모 9000억원대의 한국실리콘이 80억원을 갚지 못했다는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국내 3위 업체인 웅진폴리실리콘도 2010년 차입한 30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함께 거액을 대출해 주는 것)을 갚지 못해 부도를 맞았다. 결국 오명 웅진에너지 회장이 웅진폴리실리콘의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4위 KCC도 지난해 말부터 충남 서산 대죽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자산 3237억원을 손실처리했다. 사실상 대죽 공장의 재가동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폴리실리콘 설비 신규 투자를 준비하던 LG화학 역시 사업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지난해 6월 전남 여수공장에 5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가 업황이 개선되지 않자 그해 12월 투자를 보류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로써 업계 1위 OCI를 제외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모두가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OCI도 3분기(7~9월)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빛을 전기로 바꿔 주는 실리콘 결정체들로 태양광 전지의 핵심 소재다. ‘폴리실리콘→잉곳(가공을 위해 규격에 맞춰 생산한 덩어리)→웨이퍼(잉곳을 잘라 만든 얇은 판)→태양광 전지→모듈(태양광 전지들을 붙여 놓은 판)→발전소’로 이어지는 태양광산업 가치 사슬의 시작이기도 하다. 2008년만 해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때 kg당 50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말에는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낙폭이 이어져 최근에는 15달러 선에 진입했다. 공급 초과 상황이 지속돼 제품 가격이 생산 원가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화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 등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각각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설립을 준비하는 등 신규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태양광 업계는 당분간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느냐 하는 ‘치킨게임’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의 폭락이 태양광 산업 전반의 연쇄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길섶에서] 서산대사와 눈/임태순 논설위원

    눈이 오면 서산대사의 선시(禪詩) ‘눈길을 밟으며’가 생각난다. “눈 덮인 벌판을 지날 때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 발자국은 뒷사람들의 길이 된다.”는 내용이다. 읽을수록 ‘처신을 바로 하라.’는 경구를 눈에 빗대어 참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펑펑 내린 엊그제 회사 근처 사무실에 들렀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니 귀퉁이에 붙어 있는 ‘금주의 명언’이 눈에 쏙 들어왔다. “당신이 올라갈 때 사람들에게 잘하세요. 왜냐하면 내려올 때도 그들을 다시 만날 것이므로.” 미국의 극작가 윌슨 미즈너가 한 말이라고 한다. 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 다시 마주쳐 조금 전 올라가면서 뭐 잘못한 게 없나하고 돌아봤다. 동양과 서양에서 300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경구가 나온 것이 신기하다. 밖으로 나오니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지만 두 사람의 말이 생각나 발걸음을 떼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았다. 눈 내린 날에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철새, 도시로 떠나다

    철새, 도시로 떠나다

    “‘이농’(離農), 이거 사람만 하는 게 아닙니다. 철새들도 도시가 좋다고 합니다.” 도래지는 철새가 눈에 띄게 줄었고, 도심 하천은 많이 늘어났다. 농약을 많이 쳐 도래지에 미꾸라지 등 먹잇감이 사라진 반면 도심 하천은 생태사업으로 깨끗해졌다. 요즘 전국의 도심 하천 곳곳에 흰뺨검둥오리, 쇠부엉이, 청둥오리, 고방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찾아오고 있다. 서울에서 독수리가 처음으로 발견됐고, 시는 한강 선유도 공원에 철새관찰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도심하천, 생태사업으로 환경 좋아져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9일 대전 도심 하천에서 46종 수천 마리의 겨울철새가 서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백로류인 왜가리와 쇠백로, 천연기념물 210호 큰고니와 327호 원앙도 찾았다. 한국환경생태연구소 강태한 박사는 “백로는 물고기를 잡아먹고, 오리류는 수초와 부유물을 좋아하는 데 대전 등 도심 하천이 생태 사업으로 이런 것들이 풍부해졌고, 철새들이 은신하거나 휴식하기 좋은 모래톱과 갈대숲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지난여름 광주에서는 도심 한복판에 처음으로 백로와 왜가리 등 철새 수백 마리가 찾아왔고, 대전 등에서도 쇠백로 등 여름철새가 목격됐다. 조삼래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쫓지 않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은 것도 도심 하천에 철새가 늘어난 이유의 하나”라고 말했다. 올겨울 들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해있지 않은 충북 청주시 인근 하천에 주로 바다에서 활동하는 겨울철새 갈매기가 찾아와 화제가 되고 있다. 조류 전문가들은 “괭이갈매기가 겨울철 먹이를 찾아 금강을 따라 내륙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륙 깊숙이까지 들어온 경우는 흔치 않다.”고 놀라워했다. 도심 하천을 찾는 철새는 수심이 얕아도 되는 청둥오리 등 수면성이 대부분이지만 잠수성 철새도 간간이 발견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은 “대전은 갑천 하류에 라버(고무)댐이 설치돼 수심이 3m 정도로 깊어지면서 잠수성 철새들이 자맥질하며 놀거나 물고기 등을 잡아먹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논병아리는 물론 비오리, 흰죽지 등 잠수성 철새도 일부 발견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경계거리가 먼 두루미는 사람과 300~500m 떨어져야 해 대전 등 도심 하천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서산 AB지구, 10년간 철새 40만마리↓ 철새가 도시를 찾는 것은 농어촌 도래지가 살기 팍팍해진 탓이다. 충남 서산AB지구는 철새가 10만 마리밖에 안 된다. 10여년 전만 해도 50만~60만 마리였다. 현대건설이 경작할 때는 농기계로 벼를 베 논에 낙곡이 지천이었지만 일반인에게 분양된 몇년 전부터 낟알뿐 아니라 볏짚까지 거두기 때문이다. 농약도 많이 쳐 미꾸라지 등 먹잇감이 크게 줄었다. 철새 먹잇감인 벼를 확보하기 위해 ‘생물다양성협약’ 면적을 늘리지만 철새 감소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금강도 마찬가지다. 60만 마리까지 찾았던 가창오리가 올해는 2000~3000마리에 그쳤다. 최근 금강하구에서 열렸던 군산세계철새축제와 서천 철새축제 모두 관람객이 실망하고 돌아갔다. 전홍태 서천군 조류생태관전시관 생태해설사는 “낙곡과 볏짚도 줄었지만 4대강사업으로 모래톱과 수풀이 사라진 게 큰 원인이다. 수심은 깊어져 수면성인 가창오리가 특히 급감했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에서는 “50만명에 달하던 관람객이 10만여명으로 줄었다.”며 축제 폐지론까지 터져 나온다. 희귀 철새도래지인 경북 구미 낙동강 해평습지도 4대강 사업으로 원형이 파괴돼 철새가 크게 줄었다. 예전 이맘때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천연기념물 203호 재두루미와 228호 흑두루미 등 세계적 희귀 철새 2000~4000마리가 찾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지난해 1400여마리에 이어 완공 첫해인 올해 860여마리만 왔다. 박희천 경북대 생물학과 교수는 “낙동강 사업으로 해평습지의 모래톱이 대부분 사라져 철새들이 내려앉을 곳이 없다.”며 “올해는 해평습지가 희귀 철새도래지로 남느냐, 못 남느냐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고 내다봤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선택 2012 D-20] 朴 “文이 집권하면 나라 두쪽” 文 “朴, 빵점정부 공동책임자”

    [선택 2012 D-20] 朴 “文이 집권하면 나라 두쪽” 文 “朴, 빵점정부 공동책임자”

    ■“무책임한 변화땐 국민 혼란 文 집권땐 국제사회 고아될 것” 文 직접 지칭 비판 강도 높여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8일 이틀째 충남 지역에 머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 갔다. 특히 문 후보 역시 이날 충청에서 유세를 펼치는 것을 의식한 듯 비판의 강도를 더 높였다. 지금까지 문 후보를 “야당 후보”라고 지칭했지만 이날은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라며 정면으로 부딪쳤다. 전날 ‘준비된 미래’ 대(對) ‘실패한 과거’ 구도를 내놨던 박 후보는 이날은 ‘책임 있는 변화’ 대 ‘무책임한 변화’로 문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는 오후 태안읍에서 가진 유세에서 “선거 때마다 누구나 변화를 얘기하지만 무조건 바꾼다고 국민의 행복과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무책임한 변화는 오히려 국민을 더 혼란스럽고 고통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쇄신도 이뤄지고 발전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시대의 첫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으로 변화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문 후보와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전날에 이어 “자신들의 코드에 맞게 나라를 뒤엎는 데만 온 힘을 쏟았다.”고 참여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국민이 준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이제 와서 다시 정권을 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천안에서는 참여정부를 “역대 최악의 양극화 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민생과 상관없는 이념에 빠져 나라를 두 쪽으로 만들고 갈등과 분열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일, 도박이 되지 않겠느냐.”, “문 후보와 그 세력들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고아가 될 것”이라는 등 비판의 수위도 매우 높아졌다. 박 후보는 “저는 만사 제쳐 놓고 무엇보다 민생을 챙길 것이고 국민대통합으로 모두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며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박 후보는 이날 충남 홍성, 예산, 서산, 태안, 당진, 아산, 천안 등 7곳에서 유세를 펼치고 “충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리고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고 나라를 지켜 주었다.”면서 “실패한 과거 정권의 부활을 막아주시고 책임 있는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오후에는 경기 평택, 오산, 수원으로 이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29일에도 서울 서부권, 경기 김포, 인천 등에서 유세를 이어 가며 최대 부동층으로 꼽히는 수도권과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예산·태안·천안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朴의 새누리, 세종시법안 발목” ‘정권심판론’으로 친노프레임 극복 “과학벨트 예산 국고 지원” 약속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8일 ‘이명박 정부 빵점론’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으며 충청 민심에 호소했다. 새누리당의 ‘친노(친노무현) 프레임’ 대응 전략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박 후보에 대한 공격 포인트도 ‘유신 독재세력 잔재의 대표’에서 ‘MB정권 공동 책임자’로 바꿨다. 선거 구도가 자칫 ‘박정희 대(對) 노무현’ 구도에 갇힐 경우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무당파 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한 까닭이다. 문 후보는 이날 대전역, 신탄진을 비롯해 세종·당진·아산·천안시를 돌며 ‘중원유세’를 펼쳤다. 대전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문 후보는 박 후보가 자신을 “실패한 정권의 핵심 실세”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잘한 것 하나도 없는 빵점 정부”라고 전제한 뒤 “박 후보는 빵점 정부의 공동 책임자”라고 맞대응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 한계에 대해 저희도 성찰 많이 한다. 그러나 잘한 것도 많았다는 게 국민들의 평가다.”라면서 “참여정부 성적을 100점 만점에 짜게 줘서 70점 어떤가.”라고도 했다. 연설 서두에서 “참여정부가 못다 이룬 꿈을 마저 이루기 위해 제가 나왔다.”고 밝힌 문 후보는 안철수 지지층을 겨냥해 “안 전 후보가 흘렸던 눈물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미안한 심경부터 드러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겠다.”고 거듭 밝힌 뒤 “결승에 나갈 후보를 후보 간 협상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겠다.”고 역설했다. 결선투표제 공약을 이번 대선의 핵심 화두로 삼아 개헌 논의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충청 지역민들의 숙원 사업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예산 전액을 국고로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세종시로 자리를 옮겨서도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대한 비판 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그는 “박 후보가 세종시는 본인의 신념이자 소신이라고 주장했는데, 새누리당은 얼마 전 국회 행안위에서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을 무산시켰다.”면서 “박 후보는 겉과 속이 다른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종시 특별법을 원안대로 연내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세종시를 사실상의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당 쇄신 차원에서 지난 18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해찬 의원도 참석해 문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문 후보는 아산시 온양온천역 앞에서 가진 유세에서 충남 논산 출신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중 있는 정치인으로 띄웠다. 그는 “안 지사가 차세대 국가 지도자로 전국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전국적 정치지도자로 커 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세종·아산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산 가로림만 정반대 사업 ‘충돌’

    충남 서산 가로림만에서 상충되는 두 사업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해양 생태계 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정부는 최고의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바다숲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27일 서산시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가 전국 9개 바다숲 사업 대상지의 한 곳으로 지곡면 도성리~팔봉면 고파도리 일대 가로림만을 선정했다. ●정부, 해조류 군락지 등 조성 농식품부는 2015년까지 20억원을 들여 이 일대 모래에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 군락지를 만들고 바위 등에 인공 어초를 설치해 조개와 물고기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 면적은 가로림만 해상 100㏊다. 바다숲이 만들어지면 비타민, 미네랄 등 인체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한 수산물이 생산돼 어민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와 서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로림만은 조력발전소 건설이 진행되는 곳이다. 한국서부발전이 1조 22억원을 들여 가로림만에 2㎞의 방조제를 쌓고 설비용량 520㎿, 연간 발전량 950GWh 규모의 조력발전소 건설을 2007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바다숲 선정위원회의 한 심사위원은 “조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고시되지 않아 무산된 걸로 알고 가로림만을 선정했다.”면서 “조력발전소와 바다숲은 엇박자 사업으로, 조력발전소가 추진되면 바다숲은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서부발전 “사업 보완… 계속 추진” 이에 대해 서부발전이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설립한 ㈜가로림조력발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가 환경부로부터 세 번 반려돼 보완 문제를 협의하고 있을 뿐 포기한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 박정섭(서산 도성어촌계장) 가로림만조력발전건설 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동시 추진은 안 된다.”며 “서해안 최대 어류 산란장인 가로림만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조력발전소 건설을 반드시 저지하겠다. ”고 강조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프로야구] 더 할까, 말까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바뀐다

    [프로야구] 더 할까, 말까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바뀐다

    “현역 연장과 은퇴 가능성 모두 반반이다.” 박찬호(39·한화)가 거취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박찬호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찬호장학회의 야구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후 6시가 내년도 보류선수 명단 제출 시한이어서 당초 이 자리에서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화가 박찬호를 보류선수 명단에 넣으면서 고민할 시간을 조금 더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국에서 뽑힌 17명의 초등생에게 장학금과 협찬품을 전달한 박찬호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가서 여러 사람들과 만나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이켜보고 은퇴 후 할 일에 대해 확인했다.”며 “(거취는) 조금 더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미국으로 떠난 박찬호는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미국과 일본을 거쳐 올해 한화로 복귀한 박찬호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맏형으로 후배들을 이끈 리더십까지 더해 성적 이상의 효과를 팀에 가져다 줬다. 문제는 몸상태. 고질인 허리 통증이 재발한 데다 팔꿈치 통증에도 시달리는 등 비시즌 동안 내년 정규리그를 소화할 정도의 컨디션을 회복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 그러나 고국에서의 야구에 매력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박찬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뀐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면서도 고민했고, 시즌 뒤 후배들에게 전화와 문자를 받기도 했다.”고 복잡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또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매일 30분씩 뛰는데 다저스 시절에는 경사를 3도로 놓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그렇게 못 뛰었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뛰어 보니 되더라. ‘내가 체력이 좋아졌나’, ‘내년에 더 잘하려고 그러나’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구단의 양해를 얻어 충남 서산에서 진행되는 마무리 훈련을 건너 뛴 박찬호는 2개월의 비활동 기간을 거쳐 선수등록 마감일인 내년 1월 31일까지는 결심을 해야 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서산 알바생 성폭행 사장은 징역 9년형

    충남 서산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협박해 자살에 이르게 한 피자 가게 사장 안모(37)씨에게 1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용철)는 22일 안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강간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에 신상정보 공개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지난 8월 8일 오후 5시 피해자에게 ‘죽이겠다’며 문자로 협박하고 같은 날 모텔로 불러내 성폭행한 뒤 강제로 신체 사진을 찍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法 “자살 내몰아 죄질 나빠” 재판부는 “유부남인 피고인이 미혼인 피해자를 만나 관계를 맺은 뒤 피해자가 자신의 사촌동생을 만난다는 이유로 ‘죽이겠다’며 극도의 공포심을 야기해 피해자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한 점에서 죄질이 극도로 나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고, 당시 정황상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예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해 강간치사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지난 8월 8일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여대생 이모(23)씨를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은 뒤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씨는 성폭행을 당한 이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 “엄벌 않다니…” 법정서 눈물 이양의 어머니 김모(50)씨는 선고 직후 법정에서 눈물을 쏟으며 “사람을 죽였는데 9년이 뭐냐. 엄벌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긴다.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고 외치며 30분간 항의했다.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법 감정보다 형벌이 적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신환 공동 대표는 “항소하면 대전지법에 서산 지역의 분위기를 알리고, 대전 시민단체와 연대해 안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서명운동 등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김문이 만난사람] 연기인생 50년 연극 ‘보물’로 감동 준 배우 전무송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떠올려 본다. 63살의 세일즈맨은 오늘도 장거리 출장을 갔다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밤늦게 귀가한다.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아들과 만나지만 계속 사소한 언쟁을 벌인다. 힘겨운 하루를 마감한 그 다음 날 세일즈맨은 평소 꿈이었던 자동차를 과속으로 몰아 죽음의 길을 택한다. 24시간의 일을 포착해 다룬 이 연극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20세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역할, 가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의미를 담아내 언제 봐도 진한 감동을 자아내게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 하면 생각나는 연기자가 있다. 전무송(71)씨. 1983년 이 연극에 처음 출연한 이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출연했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지난 4월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이 ‘세일즈맨의 죽음’을 한국식으로 각색한 ‘아버지’와 지난달 대구시립극단에서 올린 원작 무대 등 올해에도 여러 차례 출연했다. 23일에는 ‘아버지’로 속초 무대에 선다. 이처럼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씨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이외에도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해럴드 핀터의 ‘생일파티’ 등도 전무송과 함께 걸어온 작품들이다. 연극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를,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아버지 같은 인자한 역할을 자주 맡았다. 전씨는 최근 연기 인생 50년을 맞아 자녀들이 헌정한 무대 ‘보물’(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또 한번 명품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많은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딸 전현아가 극본을 쓰고 사위 김진만이 연출했으며 아들 전진우는 아버지와 함께 배우로 무대에 올라 훈훈한 화제를 만들어냈다. 연기 인생 50주년에 이보다 더 뜻깊고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인생에서 새로운 ‘보물’을 얻은 전씨를 지난 19일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연극 ‘보물’을 마치고 난 하루 뒤여서 자연스럽게 뒤풀이 얘기가 나왔다. 예술의전당 인근 식당에서 삼겹살로 ‘쫑파티’를 했는데 동료 배우와 소설가, 불교계 인사 등 여러 사람이 참석해 자리를 빛내 줘 기분이 좋았다며 웃는다. 특히 외국에서 소식을 들은 팬들까지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공연 기간 내내 좌석을 채워주신 관객들에게 더없이 감사하죠. 딸과 사위, 아들에게 50년 기념이다 뭐다 하지 말고 그냥 차분하게 해 나가자고 했지요. 우리네 인생살이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잖아요. 객석과 함께 웃고, 울고, 호흡하며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느끼도록 해주는 울림이 있는 시간을 갖자고 했지요. 그런데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고 관객들로부터 예상밖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그동안의 대표작들로 50주년 무대를 꾸미라고 했지만 내놓을 만한 뭐가 없어 안 하려고 했는데 자녀가 후배 입장에서 만들어 준다고 해서 할 수 없이 기념공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만에 동료인 오영수씨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자신의 연극인생에서 ‘보물’처럼 뜻깊은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번 공연을 앞두고 언론과 많은 인터뷰를 한 터여서 전씨에게 되도록 같은 질문을 안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 됐다. 문득 신문배달원 때의 일을 꺼냈다. 등록금이 없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던 시절, 그는 인천에 있는 서울신문 보급소에서 1년 남짓 근무했던 적이 있다. 그 생각이 나서 반갑게 “서울신문 전직 사우가 되는 셈이네요.”라고 했다. 전씨는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웃으면서 말한다. “당시 보급소 사장님이 시조작가이자 인천시 역사를 연구하는 분이셨죠. 제가 결혼할 때 주례까지 봐 주시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 사장님이 남산 드라마센터의 개관작인 연극 ‘햄릿’ 티켓을 주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동경했고 ‘햄릿’을 꼭 보고 싶어 했거든요.” ‘햄릿’ 출연진은 장민호, 김동원, 황정순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어서 더욱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을 축소한 것 같은 무대를 보며 놀라고 사람들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연기를 펼치는 광경에 감탄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서 팸플릿을 몇 번 들여다봤다. 이때 뒷면에 쓰여 있는 공고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서울예술대학 전신)에서 학생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원서를 내고 오디션을 본 다음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했다. 당시 희곡작가 동랑 유치진은 연중무휴 공연하는 극장을 목표로 드라마센터를 세웠고 배우를 제때 구하기 어렵자 배우 양성소로 연극 아카데미를 만들었던 것. 이때가 1962년으로 신구, 반효정, 이호재, 민지환씨 등이 동기생이었다. 극작·연출로는 윤대성, 오태석, 노경식씨 등 많은 인물이 1기생으로 출발했다. 전씨의 연기인생도 이렇게 시작됐다. “당시 유치진 선생님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지요. 아마 처음에는 겉멋으로 연극을 하려 했던 것 같았나 봐요. 유치진 선생님이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훌륭한 인간이 돼라’고 하셨지요. 배우는 무대에서 말하는 데 10년, 연기하는 데 10년 걸린다고 하셨지요. 저에게는 큰 숙제였고 그 숙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벌써 50년이 됐습니다. (잠시 생각하고 나서)선생님은 지금도 어려운 연중무휴 공연을 내걸 만큼 연극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1964년 동랑 레퍼토리 극단에 입단해 유치진의 ‘춘향전’에서 이몽룡역을 맡아 프로 무대에 데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걸어오게 된다. 그동안 후회는 없었을까. 몇 번 고비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연극인이라고 하면 춥고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됐다. 딸을 낳았을 때 우윳값도 없어 연극을 때려치우고 풀빵 장수나 하겠다고 하자 부인이 “연극배우 전무송과 결혼했지 풀빵 장수랑 결혼했느냐.”고 하면서 적극 말렸다. 또한 부인이 이 장사 저 장사를 하면서 전씨가 연극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왔다. 그의 아들과 딸이 연극계에 뛰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부인이 일을 나가면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 연습실에 자주 데리고 다녔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는 경찰도 되는 사람, 의사도 되는 사람으로 비쳤다. 전씨는 그런 고마운 가족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일까. 1977년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햄릿을 번안해 무대에 올린 ‘하멸태자’를 떠올린다. 연극 역사상 첫 해외 나들이로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는 물론 ‘브라보’를 외쳤다. 언론에 ‘뉴욕 하늘에 샛별이 떴다’는 제목의 기사가 나가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여권이나 비자 받기도 어려운 시절에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순회공연까지 했다. ‘하멸태자’는 지난해 똑같은 극장에서 다시 한번 공연돼 언론과 비평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아마 오늘날의 한국 연극 발전에 작은 씨앗이 됐을 것”이라고 술회한다. 그가 간직한 ‘연기자의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외가 쪽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릴 때 어머니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서산에서 자주 놀았다고 추억한다. 인천에서 통통배를 타고 7시간 만에 도착하면 외삼촌이 늘 반겼다. 함께 논두렁에서 물을 푸기도 하고 저녁이면 외삼촌한테 옛날이야기와 구전민요를 들었던 광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삼촌은 이야기꾼처럼 재미있게 잘 풀어나갔고 소리 또한 아주 잘했다.”고 회고한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우리 사우끼리 만났으니 소주 딱 한 잔 어떤가.”라며 정겹게 웃는다. 그의 법명은 다정(茶亭)이다. 영화 ‘만다라’와 TV드라마 ‘원효대사’등에 출연하면서 지관스님과 인연을 맺어 법명을 받았다. 비록 목탁 구멍 속의 작은 어둠일지라도 올곧게 연기자로서 반백 년 살아온 인생. 다정처럼 여유가 담긴 행복한 미소에서 그동안 연극과 가족이라는 큰 ‘보물’을 얻었다는 것을 문득 느낄 수 있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전무송은 남산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1기·1964년 ‘춘향전’ 데뷔 194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황해도 해주, 어머니는 충남 서산 출신이다. 인천중과 인천공고를 나왔다. 중학교 때는 야구부, 고등학교 때는 밴드부 등에서 활동했다. 1962년 남산 드라마센터 부설 연극아카데미(현 서울예술대) 1기생으로 입학해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프로 무대 데뷔작은 1964년 유치진의 ‘춘향전’이다. 이후 ‘하멸태자’ ‘세일즈맨의 죽음’ ‘고도를 기다리며’ ‘생일파티’ 등의 연극, ‘만다라’ ‘길소뜸’ ‘아부지’, ‘원효대사’, ‘왕과 비’ 등 수십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1977년 연극 사상 첫 해외공연인 뉴욕 라마마 극장을 시작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가졌다. 주요 수상으로는 제1회 연극비평가상 연기상(1978), 백상예술대상 연기상(1986년), 이해랑 연극상(2005), 동아연극상 연기상(2006) 등이 있다. 딸과 아들, 사위가 모두 연극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서로의 손과 발 되어주는 장애인 잉꼬부부

    서로의 손과 발 되어주는 장애인 잉꼬부부

    서로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부부가 있다. 걷지 못하는 아내의 발이 되어 주는 남편, 한 쪽 손이 없는 남편의 손이 되어 주는 아내. 이들 부부의 웃음 뒤에는 가족을 위해 평생 마늘을 까며 생계를 꾸려온 아내 정옥자씨의 힘겨운 희생이 있었다. 20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되는 EBS ‘희망풍경’에서는 생의 모진 풍파를 함께 겪으며 20년 넘게 살아온 박근우-정옥자씨 부부의 모습을 통해 함께한 삶이 가져다 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소개한다. 충남 서산에 살고 있는 박근우씨 부부. 훈훈한 인상과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이들 부부는 동네에서 소문난 잉꼬부부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아내 정옥자씨와 왼쪽 손목이 절단된 남편 박근우씨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세월 불편한 몸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아내를 위해 이제는 남편 박씨가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 일산을 오가며 6개월간 집을 비운 근우씨. 그 이유는 장애인 보장구 수리기능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드디어 한 달 전 서산에 보장구 수리 센터를 열었다. 사실 박씨가 보장구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은 아내 때문이라고 한다. 박씨는 “아내가 타는 휠체어가 고장이 잦아 몇 년 동안 고생을 많이 해서 아예 기술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제1회 전국장애인 보장구 수리기능대회에 참가하게 된 박씨. 누구의 실력이 좋은지도 가늠해 보고 모르는 점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한다. 보장구 수리기능대회는 박씨처럼 장애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아직은 시작 단계다. 전국적으로 이런 기술을 보유한 장애인들이 얼마나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도움을 줄지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는 뜻깊은 대회다. 아내의 열렬한 응원 속에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결혼 후 단 둘이 떠나는 첫 나들이. 부부의 얼굴에 아이처럼 들뜨고 설레는 표정이 번진다. 새벽녘 아내가 싼 맛있는 김밥이 소박하지만 소중한 이들의 소풍 길에 흥을 돋운다. 노란 단풍과 시원한 바람에 아내의 휠체어가 신나게 굴러간다.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아내, 누구보다 든든하고 힘이 되는 남편. 카메라에 담긴 이들 부부의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함께 따라가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불황에 ‘치료비 먹튀’ 늘어 충남 의료원 ‘끙끙’

    지난 2월 말 신모(62)씨는 천안의료원을 떠나야 했다. 막노동을 하다 갑자기 뇌경색이 와 의료원에서 3개월간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비 282만원을 내지 못했다. 의료원이 시집간 딸을 찾았지만 딸도 자동차를 압류당할 만큼 생활이 어려웠다. 신씨는 결국 사회복지시설로 보내졌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충남 의료원들이 경제불황으로 치료비를 못 내거나 ‘먹튀’ 환자들이 늘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충남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천안·공주·홍성·서산 등 4개 의료원이 받지 못한 진료·치료비는 모두 2억 2895만원에 이른다. 천안의료원은 2010년 850만원이던 미수금이 올해는 9월까지 4254만원으로 벌써 5배나 급증했다. 서산의료원도 2010년 146만원에서 지난해 551만원, 올해는 9월까지 840만원으로 6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는 경기불황이 주원인이다. 생활고를 겪는 수도권 거주자들이 지하철을 타고 천안에 와 진료를 받은 뒤 달아나는 일이 많아진 것도 있다. 의료원이 공공시설인 데다 서울보다 감정에 호소하기 쉬워서다. 천안의료원 관계자는 “서울역~천안역 간 전철요금이 3000원도 안 되지 않나.”라면서 “공공의료기관이라 진료비를 악착같이 받으려고 하지 않는 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미수 환자 10명 가운데 2명은 먹튀”라고 설명했다. 정광훈 서산의료원 총무계장은 “미수금을 받으려고 내용증명을 보내도 ‘돈이 없다’는 환자들이 부지기수다. 현장을 방문하면 생활이 딱해 어찌하지 못할 때도 있다.”면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외지에서 왔다가 몸이 아파 의료원에 온 환자도 있다.”고 혀를 찼다. 정 계장은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병실을 잡은 뒤 지인끼리 돌아가며 입원했다 달아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충남의 의료원은 지난해 천안 29억여원, 공주 15억원, 홍성 11억원 적자를 봤다. 염승임 천안의료원 원무계장은 “치료비를 받으려고 집을 찾았다가 전기와 수도가 끊길 정도로 어려워 라면 한 박스를 사주고 올 때도 많다.”면서 “의료원은 세금으로 운영돼 감사를 받아야 하고, 미수금이 계속 쌓이면 적자에서 벗어나기도 어려워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서울 첫눈 내렸다… 14일 최저기온 0도

    14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다. 낮에도 6도밖에 안 돼 쌀쌀하겠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확장하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이날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아침에 전국적으로 초겨울 날씨가 나타나겠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서울을 비롯 청주·서산 등 곳곳에서 첫눈이 관측됐다. 서울은 평년에 비해 8일, 지난해보다 9일 이른 시점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수원·세종 0도, 춘천 영하 3도, 인천·청주 1도 등 영하 3도에서 영상 7도, 낮 최고기온은 5도에서 12도로 전날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남부 서해안, 충남 서해안, 전남·북에는 오전에 비나 눈이 오고 중부지역과 남부 산지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달 하순까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겨울철새를 맞는 두 시선

    겨울철새를 맞는 두 시선

    전북 군산시는 겨울 진객이라며 철새를 반긴다.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를 낀 군산시는 매년 11월 하순 철새축제를 개최하고 관광객들을 불러모은다. 그러나 바로 인접한 익산시와 김제시는 철새가 두렵다. 관내 양계농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방역활동을 하느라 초비상 사태에 돌입한다. 철새가 조류인플루엔자(AI)를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도 해당 부서마다 철새를 보는 시각이 상반된다. 관광과에서는 관광상품이지만 축산과에서는 방역대상이다. 탐조객과 사진작가들도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를 기다리지만 양계농가들은 철새떼가 축사 위로 날아가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만큼 몸서리친다. 이같이 두 얼굴을 가진 철새가 도래하는 시기를 맞아 지자체와 농민들이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철새맞이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오는 21일부터 25일까지 ‘제9회 군산세계철새축제’를 개최한다.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금강철새조망대와 습지생태공원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강원 철원평야에도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와 독수리 등 수십만 마리의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루면서 철새탐조관광이 시작됐다. 철새들이 탐조객을 불러들이면서 동송읍 양지리와 갈말읍 문혜리 일대의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한겨울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부산 낙동강하구에코센터도 제3회 겨울철새 맞이 행사 ‘낙동강하구! 겨울철새와 만나다’를 개최한다. 17~25일 에코센터 및 낙동강 하구 일원(을숙도, 명지갯벌, 아미산전망대 등)에서 실시된다. 충남 서천 천수만, 전남 순천만과 영암호 등에도 겨울철새들의 개체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과 비례해 탐조관광객들의 발길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과 농민들은 이 같은 탐조행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경기도의 경우 고양, 김포, 안산시가 철새도래지 관광자원화 또는 생태자연학습장화 사업을 추진하는 반면 경기도는 이달 초부터 철새도래지와 주요 서식지에 대해 광역방제기와 소독차량을 동원해 소독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도는 한국조류보호협회가 파주시 장단반도 독수리 월동지에서 펼치는 먹이주기 행사 기간을 짧게 하고, 가금농장 관련자들의 행사 참여를 자제토록 했다. 충남 서산시도 철새로 연간 1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지만 축산농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천수만 근처에서 닭 5만여마리를 키우는 양모(54)씨는 “‘버드랜드’를 만들어 철새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 다른 한쪽에선 철새 때문에 소독을 강화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철새에 먹이 줄 돈이 있으면 빚더미에 앉아있는 축산농가들이나 지원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서산시는 철새가 많이 찾는 11월을 맞아 천수만과 1㎞가량 인접한 5개 축산농가에 소독약 4250㎏을 배포했고, 철새퇴치제까지 나눠줬다. 철새퇴치제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철새가 축사 지붕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농민들의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 철원군 지역 양계장과 농민들은 “두루미와 재두루미, 독수리 등 천연기념물과 쇠기러기떼 등이 겨울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지만 청정지역인 철원지역에 언제 조류 독감 소식이 들려올까 조마조마해 독수리떼를 볼 때마다 걱정스럽기만 하다.”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서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명무 한성준·명창 심정순 부활

    명무 한성준·명창 심정순 부활

    한성준(1874~1941)은 100여종에 이르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에 올리면서 한국춤의 새로운 공연미학을 정립했다. 10대에 춤과 농악, 줄타기 등을 익히고, 이동백·김창환 등 명창들의 북장단을 도맡으면서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도 이름을 날렸다. 1938년에는 근대 전통춤 교육의 산실인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설립해 후진을 양성했으며, 신무용가 최승희, 조택원에게 전통춤을 전수했다. 일제강점기에 그가 지켜낸 우리 춤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숨쉬고 있다. 춤전문자료관 연낙재는 한국춤문화시리즈 ‘내포제 전통춤의 재발견’을 준비하고, 첫 번째 시간으로 민속무용가 한성준을 재조명한다. 14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헌정기념관에서 학술세미나 ‘한성준 춤의 문화유산적 가치와 현대적 계승방안’을 열고, 19일에는 충남 홍성에서 한성준의 영향을 받은 후대 무용가가 공연을 연다. 이애주 서울대 교수의 승무, 정재만 숙명여대 교수의 살풀이춤, 이흥구의 춘앵전, 조흥동의 한량무, 김매자의 산조춤으로 구성했다. 28일 서산문화원에서 열리는 두 번째 시간에는 명창 심정순(1873~1937)을 집중조명한다. 전통적인 가야금 명인이자 판소리 명창으로 널리 알려진 심정순은 경기·충청의 소리인 중고제의 마지막 계승자이다. 대를 이어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큰아들 심재덕은 각종 우리 악기에 능통해 이화여대에서 국악을 가르쳤고, 가수 심수봉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심정순의 딸 심화영은 충남무형문화재 제27호로 승무의 대가이다. 이날 학술세미나와 함께 펼치는 공연에서는 이애주·이현자·정재만·조흥동의 춤사위에 이어 심화영의 손녀 이애리가 승무를 선보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다시 주목받는 조희팔 전방위 뇌물스캔들

    검찰과 경찰이 동시에 수사에 나선 김모(51) 부장검사 비리 사건을 계기로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 사건이 다시 한번 주목되고 있다. 사기 행각을 벌인 조씨가 뿌린 뇌물로 경찰 공무원들이 여럿 구속되거나 직위해제된 데 이어 이번에는 현직 부장검사가 조씨 측근으로부터 2억 4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 모임인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관계자는 11일 “조희팔 사기 사건 뇌물 리스트에서 검경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김 부장검사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김 부장검사 말고도 검사 라인 중 더 윗선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검경이 서로 경고를 하는 거다. 서로 밥그릇 싸움하는 것밖에 안 된다.”면서 “두 기관은 밥그릇 싸움보다는 실체를 밝혀내는 데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실련 주장대로 조씨 측의 뇌물제공 의혹으로 경찰 공무원들이 여럿 옷을 벗었다. 조씨 사건 수사책임자였던 대구지방경찰청 권모 총경은 조씨 등으로부터 9억원을 받았다는 의혹 끝에 지난 1월 파면됐다. 조씨 일당이 2008년 충남 태안 앞바다를 통해 중국으로 밀항할 때 서산경찰서 등에 5억원을 건넸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지난 9월에는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에 근무하면서 조씨 사건을 담당했던 정모(37)씨가 직무유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정씨는 2008년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조씨 등으로부터 수십만원 상당의 골프와 술 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일당은 경찰뿐만 아니라 검찰에도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수사의 직접적 계기가 된 김 부장검사의 경우 경찰이 조씨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차명계좌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조씨 회사의 자금을 관리하던 조씨의 핵심 측근인 강모(52)씨로부터 2억 4000만원을 건네받은 최모씨 계좌의 실소유주를 찾는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가 나왔다는 것이다. 조희팔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 사기 사건이다. 조씨 일당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안마기와 건강용품 등을 빌려주는 사업을 통해 연 35%의 고수익을 올리게 해 주겠다고 속여 5만여명의 투자자로부터 4조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MB(이명박) 정권에서는 절대 나를 못 잡아간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조씨는 밀항했던 중국에서 지난해 12월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 5월 경찰의 발표였다. 하지만 특임검사인 김수창 당시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은 조씨 사망설을 의심하며 중국 공안에 조씨 사망에 대한 확인을 요청해 둔 상태다. 검찰은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길섶에서] 억새와 갈대/노주석 논설위원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떠나보낸 전성기를 아쉬워하는 듯 백발 같은 꽃잎을 황혼을 향해 날리고 있다. 온몸을 동원한 억새들의 군무는 화려하나 지는 가을에 대한 시름은 깊어간다. 서울 상암동 난지도 쓰레기 산 정상 6만여평을 축복처럼 뒤덮은 억새를 구경하러 하늘공원에 올랐다. 억새와 갈대의 차이를 모르는 ‘아스팔트 킨더’가 생각보다 많은가 보다. 친절한 안내판이 붙어 있다. 정리하면 억새는 척박한 산이나 비탈에 피고, 갈대는 강기슭이나 바닷가 개펄에서 자란다. 갈대는 사람보다 키가 크고, 억새는 사람보다 작다. 갈대가 남성적이라면, 억새는 여성스럽단다. 억새의 장관을 구경하기 좋은 곳으로 하늘공원을 비롯하여 포천 명성산, 창녕 화왕산, 홍성 오서산, 장흥 제암산, 장수 장안산, 정선 민둥산 등 7곳이 꼽힌다. 억새의 퇴장을 아쉬워하지 말지어다. 갈대의 향연이 이어진다. 안산 시화호, 순천 순천만, 해남 고천암, 서천 신성리에 가면 ‘가을, 제2막’이 절찬공연 중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부고] 12대 국회의원 명화섭

    제12대 국회의원을 지낸 명화섭 전 의원이 지난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5세. 충남 서산에서 출생해 1985년 신민당 소속으로 제12대 국회의원(인천 중·남)에 당선됐다. 유족으로는 아들 기충(자영업), 기홍(전 국민투신 채권운용부장), 기현(한국가스기술공사 강원지사장)씨, 딸 기희씨 등 3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인천 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032)462-9261.
  • 충남 태안 기업도시조성 첫발

    착공되고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5년여간 지지부진하던 충남 태안 기업도시 조성 사업이 본격화된다. 충남도는 5일 현대도시개발이 제출한 태안읍 송암리 태안기업도시 내 골프장 착공 신고가 태안군의 승인으로 사업이 본격 닻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07년 10월 착공식을 치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부지 소유주인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계속 표류해 왔다. 태안 기업도시는 2020년까지 9조원(현대 2조 6600억원, 외자 6조 3400억원)을 들여 태안군 태안읍과 남면 서산B지구 부남호 일대 1464만㎡에 모두 108홀 규모의 골프장과 리조트, 웰빙병원, 정주영기념관, 첨단복합단지, 테마파크, 국제비즈니스단지, 청소년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관광레저형 기업 도시다. 이 중 처음으로 골프장이 523억원이 투입돼 142만 2000㎡에 36홀 규모로 내년 말까지 건설되며, 내년 상반기에도 36홀이 추가로 착공된다. 리조트 내 일부 콘도 등도 내년 말 완공된다. 도는 태안 기업도시가 완공되면 1만 5000여명이 상주하고 연간 관광객 770만명, 생산유발 효과 16조 9000억원, 고용 파급효과 22만명 등이 예상돼 태안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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