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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유치원 비리 근절 못 해온 것인가, 안 해온 것인가/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In&Out] 유치원 비리 근절 못 해온 것인가, 안 해온 것인가/조성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지난 31일 국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 정책 토론회’가 있었다.원장들의 방해로 파행됐던 지난 5일 토론회로부터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12일 감사적발 명단 실명 공개 이후 폭발적으로 증폭된 국민적 관심과 공분이, 정부의 사립유치원 종합 대책 발표를 이끌어냈고 관련 토론회를 가능케했다. 십수년간 철옹성 같은 적폐세력에 부딪혀 일보의 진전도 이뤄내지 못했던 유아교육 개혁 논의가 기적적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계기였다.이 대목에서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정부는 과연 그간 유치원 비리 근절을 못 해 온 것일까, 안 해 온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곧, 여론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후에도 정부가 유아교육 개혁을 꾸준하게 이행해 갈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이번 유치원 사태는 국민들의 참여가 만들어 낸 일종의 승리 서사로 묘사된 측면이 많았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유치원 비리와의 전쟁이 이제 막 승리의 서막을 올렸을 뿐, 실상 제대로 된 변화는 아직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는 걸. 그간 유아교육 개혁을 위한 수많은 보고서들이 발표됐다 .다만 추진되지 못했을 뿐이다. 이번 안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2017년도 2월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95개소 어린이집 유치원을 특정 감사한 후 발표했던 ‘유치원 어린이집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보고서에는 이번 발표에 포함된 국가회계관리 시스템의 도입 뿐 아니라,교원인사관리 시스템, 설립자 등 교직원 급여기준 공시 지침 마련, 지원금 환수 등 처벌규정 마련 추진 등과 같은 보다 폭넓은 대책과 추진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정부 발표안이 국민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정부안은 ‘기본은 해낸’안일 뿐, 일면 작년도 발표안보다 후퇴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간 비리 유치원을 키운 건 8할이 교육당국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부는 정부법무공단과 서울 고검 송무과에 ‘감사적발 유치원 명단공개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해 공개해도 된다는 답을 얻고 지난 7월 5일 관련 교육청 담당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지난 5월 30일 국무조정실과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지 40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비리 유치원 사태가 촉발되기 전까지 당국은 관련해 일체의 추가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두 기관과의 행정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110여개 지원청이 감사적발 명단 공개를 거부처분 하는 중에도 전남, 울산 등을 중심으로 한 20여개의 교육지원청에서는 이미 전수조사와 명단 공개를 진행해 온 바 있다. 결국 현재의 미비한 법 제도 하에서도 담당 부처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유효한 변화가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 교육청의 시민 감사관들의 괄목할만한 활약은 이번 사태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자리 잡았다. 법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정책과 법안을 발의하는 것보다도 더욱 중요한 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의지, 그 자체다.당장의 강력한 요구에 밀려 추진된 관련 정책들이, 용두사미로 전락하게 되진 않을까 두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발표가 또 한 장의 종이 조각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정치하는엄마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고 문책하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느냐”는 질타를 받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떳떳한 어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반복해 질문을 던지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정부는 그간,유치원 비리 척결을 못 해온 것인가, 안 해 온 것인가!”
  • ‘제3의 매력’ 이상이, 모태 바람둥이→딸바보 “결혼 없이 공동육아”

    ‘제3의 매력’ 이상이, 모태 바람둥이→딸바보 “결혼 없이 공동육아”

    지난 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 박은영, 연출 표민수)의 배우 이상이가 2018년 현재로 시공간을 옮겨오면서 박규영과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함께 양육하는 ‘코-페어런츠’ 라이프를 선보여 과거 모태 바람둥이와는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상반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이상이는 11회 방송에서 온리원(박규영 분)과 연애를 시작한 현상현으로 등장했다. 2013년의 상현은 리원을 만나면서 바람둥이 라이프를 완전히 청산한 듯, 리원을 신경 쓰는 모습 뿐만 아니라, 요리 공부를 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유학을 떠난 온준영(서강준 분)을 대신해 온남매 집에 드나들며 가족들을 살뜰히 챙겼다. 준영이 떠난 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상현은 무거워진 분위기를 띄우려 “사실 강력반 형사가 애초부터 준영이랑 어울리기나 했나요? 이제서야 자기 자리를 찾은 거죠. 우리 준영이 요리 학교 수석 먹는 거 아닙니까?”라며 농담을 던졌으나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리원이 “한 사람 나갔으면.. 한 사람 또 들어와야지.. 인생이 그런 거니까..”라고 말한 뒤 임신 소식을 담담하게 알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2018년 현재, 서른둘의 상현은 리원과 함께 살지만 5년 전에 매꼬롬했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딸 아이를 돌보는데 여념이 없는 딸바보의 모습이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준영이 개업할 식당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니가 도와줘야 된다. 매제!”라고 말하자, 상현은 코웃음을 치며 “매제는 무슨. 나 니 동생이랑 결혼 못 했거든? 애는 같이 키우지만 부부는 아니야.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내가 뭐 어쩌다가 코-페어런츠..?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에 코가 꿰어서..”라고 넋두리를 했다. 2018년의 상현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이상이는 과거에 모태 바람둥이이자 자유연애주의자의 삶을 꿈꿨던 상현이 리원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딸을 얻었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함께 양육만 하는 ‘코-페어런츠’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미워할 수 없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표현해 극을 한층 더 유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이끌고 있다. 이상이는 드라마 ‘투제니’, ‘슈츠’, ‘의문의 일승’, ‘슬기로운 감빵생활’, ‘안단테’, ‘맨홀’을 비롯해 영화 ‘인랑’ 그리고 뮤지컬 ‘레드북’,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인더하이츠’,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미친키스’ 등 브라운관과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매 작품마다 높은 캐릭터 싱크로율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신흥 신스틸러’로서 앞으로의 활약에 더욱 기대를 더하고 있다. 한편 ‘제3의 매력’은 특별하지 않지만 내 눈에는 반짝거리는 서로의 ‘제3의 매력’에 빠진 두 남녀의 연애 대서사시를 담은 드라마로 JTBC에서 매주 금,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용 타계, 불법 ‘영웅문’ 중고가 높아질까?

    김용 타계, 불법 ‘영웅문’ 중고가 높아질까?

    ‘중국의 셰익스피어’로 칭송받는 김용(金庸·진융) 작가가 30일 타계하면서 그의 작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 워낙 팬이 많은 데다가,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며 향수에 젖은 이들이 작품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나온다. 구하기 어려운 국내 초판본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 정식 출판계약을 맺은 출판사가 홍보 활동에 나설 예정이어서 책 판매량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94세를 일기로 타계한 무협 판타지 거장 김용은 14억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 수준의 대접을 받는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만화방, 대서소 등에 깔린 무협지 원작자로 인식되는 식으로 저평가됐다. 그러나 탄탄한 서사를 기반으로 중국 대륙을 무대로 펼쳐지는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에 여전히 많은 팬이 그를 기억한다. 그가 낸 15종의 소설 가운데 ‘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로 구성된 18권짜리 ‘사조삼부곡’이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졌다. 고려원에서 1985년 ‘영웅문 3부작’이란 이름으로 출간해 수백만권 이상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려원이 낸 책은 정식 판권계약을 맺지 않은 책으로, 지금 기준으로 볼 때 ‘불법저작물’에 해당한다. 나라 간 저작권 보호를 위해 1866년 스위스 베른에서 스위스, 영국, 독일, 벨기에 등 10개국이 ‘베른 협약’을 체결했는데, 우리나라는 이 협약에 1996년 가입했다. 이전 출판물은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1996년 이전 책은 내용을 고치지 않으면 여전히 재출간도 가능하다. 정식 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도 고려원의 ‘영웅문 3부작’은 워낙 인기를 끌었던 까닭에 절판되고 나서 초판본 희소가치가 뛰었다. 예컨대 온라인 중고거래 카페에서는 상태가 좋은 ‘사조영웅전’ 초판본 6권이 20만원을 호가한다. 책 상태가 아주 좋은 초판본 ‘영웅문 3부작’은 백만원을 넘는 사례도 있다. 작가 타계에 따라 희소성이 더 올라가지만, 고려원이 부도를 맞고 나서 2004년 다시 세운 고려원북스 측은 현재 재출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원북스 관계자는 31일 “2004년 이후 김용 작가 책은 다시 내지 않고 있다. 재출간 계획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고려원처럼 정식 출판계약을 맺지 않은 중원문화 출판사는 ‘천룡팔부’, ‘녹정기’, ‘소오강호’를 여전히 내고 있다. 다만 정식계약을 맺지 않은 터라 ‘김용 특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킨 어렵단 전망이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저작권 인식이 희박하던 때에 냈던 책을 버젓이 내는 일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 출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꺼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김용 작가 측과 정식 계약을 맺은 곳은 김영사 측은 김용 호재를 맞게 됐다. 김영사는 김용의 소설 15종 가운데 6종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다. 2003년 ‘사조삼부곡’ 18권을 낸 데 이어 이번 달에는 김용이 직접 수정한 세 번째 ‘소오강호’ 정식 출간 완역본 8권을 냈다. 내년에는 ‘천룡팔부’와 ‘녹정기’를 이어 출간한다.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나머지 소설 9종에 관해서는 판매 현황을 지켜본 뒤에나 나설 예정이다. 최정은 김영사 홍보실장은 “소오강호 완역본을 낸 뒤 김용 선생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건강상 이유로 하지 못했다. 이번 소오강호 정식 출판과 함께 내년에 여러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었다”면서 “내년 출간하는 2종의 판매를 본 뒤 다른 작품 정식 출간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종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모든 순간이 기적”

    종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모든 순간이 기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와 남지현이 숱한 위기를 넘기고 다시 기적 같은 사랑을 시작했다. tvN의 시청률 역사도 새로 썼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14.1%, 최고 16.7%를 기록, 월화드라마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등극하며 지난 8주간의 여정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14.4% 최고 1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마지막까지 압도적인 시청률로 지상파 포함 전체 월화드라마 최강자에 오른 것. 또한 최종회 시청률은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7.1%, 최고 8.8%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 이율(도경수)은 김차언(조성하)의 함정임을 알면서도 홍심(남지현)을 찾기 위해 스스로 전장으로 향했다. 끝까지 율과 대립하던 김차언은 결국 “좌의정 김차언이 저지른 죄는 오로지 좌상의 목숨으로 받을 것이다. 그의 자식들에게는 그 죄를 연좌하지 않겠다”는 왕(조한철)의 백지 교지를 남긴 채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일 년 뒤, 선위를 앞둔 율은 신분을 복권하고도 송주현 마을에 살고 있는 홍심을 찾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밀어내는 홍심에게 “돌이켜보면 네 낭군으로 살았던 그 백일 간은 내게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는 절절함이 담긴 일기를 전했다. 마치 봄날처럼 흩날리는 벚꽃 아래서 율은 “나는 그 여인과 남은 날들을 같이 하려 한다. 그 어떤 난관이 있어도. 가자, 궁으로”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설마 이게 청혼입니까”라며 웃는 홍심에게 “아니, 지금 제대로 하려 한다”며 입을 맞췄다. 이처럼 오랜 시간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던 ‘백일의 낭군님’이 남긴 것을 되짚어봤다. #1. 도경수X남지현, 청춘 로맨스 케미 방송 전부터 싱그러운 청춘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불어넣었던 도경수와 남지현. 왕세자 이율과 기억소실 원득이라는 두 명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려낸 도경수는 안방극장에 새로운 로맨스 남주로 떠올랐다. 도경수와 함께 달달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펼쳤던 남지현 역시 당차고 사랑스러운 윤이서와 홍심으로 완벽 변신해 배우로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도경수와 남지현의 혼인 로맨스를 가득 메운 탄탄한 서사와 솔직한 사랑 표현은 시청자들이 지난 8주 동안 매 순간 설렐 수 있었던 이유다. #2. 배우들의 열연+쫀쫀한 대본+감각적 연출, 완벽한 시너지 발휘 최고의 배우들과 베테랑 스태프들의 만남은 그야말로 ‘백일의 낭군님’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캐릭터로 묵직한 존재감을 떨친 조성하, 조한철, 김선호, 한소희, 김재영과 감초 연기로 큰 호평을 받은 안석환, 정해균,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등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밀도 있게 이끌어나갔다. 또한, 시청자들의 예측을 뒤집는 쫀쫀한 전개를 펼친 노지설 작가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감정선 하나 놓치지 않은 이종재 감독의 호흡은 회가 거듭할수록 더욱 빛을 발했다. 여기에 촬영, 의상, 음악, 편집, 조명, DI(디지털 색보정), 미술 등 모든 분야의 스태프들의 열정이 완벽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3. tvN 청춘 로맨스 사극 대표작 탄생 ‘백일의 낭군님’은 왕세자와 최고령 원녀의 혼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살벌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궐내 정치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tvN 청춘 로맨스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듯 시청률 역시 매회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압도적으로 지상파 포함 전체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지켜오며,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14.4%, 최고 16.7%를 기록, ‘도깨비’, ‘응답하라1988’,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등극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매주 월요일, 화요일을 ‘백낭데이’로 만들며 큰 사랑을 받았던 ‘백일의 낭군님’. 완벽한 해피엔딩과 유종의 미를 거둔 높은 시청률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남겼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사랑이 끝나도 이야기는 남는다

    [지금, 이 영화] 사랑이 끝나도 이야기는 남는다

    영화 ‘필름스타 인 리버풀’의 원제는 ‘필름스타 돈 다이 인 리버풀’(Film Stars Don’t Die in Liverpool)이다. ‘유명 영화배우는 리버풀에서 죽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이 제목은 배우 겸 작가 피터 터너의 회고록에서 따왔다. 실제 그가 겪은 이야기로 이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제목을 좀 더 들여다보자. 우선 리버풀. 이곳은 피터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그와 함께 유명 영화배우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지역이다. 그 유명 영화배우는 누구일까. 바로 글로리아 그레이엄이다. 그녀의 전성기는 1950년대였다. 1950년에는 험프리 보가트와 같이 영화 ‘고독한 영혼’을 찍었고, 1952년에는 영화 ‘악당과 미녀’에 출연해 제25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은막의 스타였던 글로리아와 배우 지망생 피터가 처음 만난 해는 1979년이었다. (사실 두 사람의 첫 대면은 1978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영화는 뒤에 이어지는 서사적 시간을 조밀하게 하려고 수정을 가했다.) 런던의 소박한 다세대주택에서 조우한 이들은 이웃에서 곧 연인이 되었다. 당시 글로리아가 56세, 피터가 27세였다. 둘의 나이 차이에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앞서 밝힌 대로 이것은 실화다. 영국 작가 줄리언 반스 역시 젊은 시절 나이 차이가 이 정도 나는 여성과 애정을 나눴던 일화를 소설로 썼다. 이 작품에 나오는 구절을 아래에 옮긴다. 글로리아와 피터가 했던 연애와 그 후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 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줄리언 반스 ‘연애의 기억’ 중) 남들이 뭐라고 쑥덕거리든, 설령 지금은 우리가 헤어졌을지라도, 서로 사랑했던 단 하나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각자에게 진실한 것으로서 간직된다. (글로리아가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것과 상관없이) ‘유명 영화배우는 리버풀에서 죽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의미를 나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납득할 수 있었다.이 작품에서 피터 역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이었던 제이미 벨이, 글로리아 역은 다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네트 베닝이 맡았다. 배우 연기를 자세히 평가할 능력이 나에게는 없다. 다만 그들이 가장 빛났다고 느꼈던 한 장면만은 언급하고 싶다. 객석이 빈 연극 무대에 두 사람이 올라가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를 주고받는 부분이다. 이때 피터와 글로리아는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그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이를 신경 쓰지 않고, 밀어를 속삭인다. 그 순간 그들이 완벽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보였다. 정말이다. 허 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진짜 소설가로 산다는 것

    진짜 소설가로 산다는 것

    소설가/박상우 지음/해냄/356쪽/1만 6000원 매년 11월, 신춘문예 시즌이면 신문사마다 몇백 편의 소설 원고가 쏟아진다. 그중에 어떤 글이 당선되는지도 궁금하지만 그중에 딱 한 명, 당선된 그가 이후에 어떤 삶을 사는지도 궁금하다. 등단했다고 해서 모두가 스타 소설가가 되는 것은 아니니. ‘소설가’는 등단 30주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이면서 소설 창작 강좌를 통해 18년 동안 소설가 지망생들과 함께 호흡한 소설가 박상우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가’ 이야기다. 실전 지침서를 표방한 책답게 소설가가 되는 길, 소설가로 사는 길에 대한 통렬한 고언을 가득 실었다.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소설가로 산다는 것’에서 조급해지기 쉬운 지망생 시절 마음을 다잡는 법과 연마해야 할 것들, 등단 그 후의 생활을, 2부 ‘소설 창작에 대하여’에서는 소설을 쓸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부터 올바른 소설 독법을 설명했다. 3부 ‘소설가를 넘어, 문학을 넘어’에서는 문학을 평생의 업으로 삼기 위해 그 너머의 인생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상, 김동인, 에밀리 브론테, 헤르만 헤세 등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소설가 지망생 입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소설 잘 쓰는 법’이다. 자기 뇌의 활성화 시간대를 체크해 가장 능률이 높게 나타나는 시간대에 하루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쓰는 것이 좋다.(57쪽) 소설가로서의 감성을 가꾸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클래식 음악 감상’을 추천했다. 3분 내외인 대중가요나 팝에 비해 훨씬 길고 복잡한 서사구조가 소설 창작에 도움이 된단다. 혼자서 하는 여행도 외로울지언정 그만큼 얻는 게 많다.(51쪽) 심사위원 2~3명이 몇백 편을 심사하는 신춘문예 예심의 비밀도 그려진다. 심사위원들은 원고의 도입부 몇 단락만 읽어 보면 필력을 판단할 수 있다. 맞춤법, 띄어쓰기, 표현에 이르기까지 도입부가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심사위원들은 더이상 읽지 않는다. 소설가, 그 이후의 삶은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지망생 시절부터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가가 되겠다’는 뜻을 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목표가 글이 아니라 ‘소설가’이기 때문에 오래 견디며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견딘다. 21세기, 인공지능(AI) 시대에 문학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그는 영화와 게임, 오락 위주의 장르 문학, 이동통신 매체들의 비약적인 발전 앞에 시대적 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살아가는 당신의 우주에서는 당신만이 유일무이한 스토리텔러입니다.”(319쪽) 일견 안일한 듯 보이지만, 반박이 불가한 내용이다. 소설가가 내는 모든 소설집은 한 우주 안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작은 똑같거나 비슷한 일을 두 번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주제의식, 새로운 작품 세계에 대해 치열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 30년, 아니 그 이상을 ‘절차탁마’하는 대선배의 삶. 문학을 살려는 소설가 지망생들이 새겨들음 직한 조언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방탄소년단, 빅히트와 7년 재계약 “더 멋진 모습 위해 최선 다할 것”

    방탄소년단, 빅히트와 7년 재계약 “더 멋진 모습 위해 최선 다할 것”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18일 빅히트는 사내 구성원들과 주주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방탄소년단과의 깊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7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6월 데뷔해 올해로 활동 6년차이며,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은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남긴 상태에서 빠르게 재계약을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재계약이 계약종료 시점을 바로 앞두고 이루어지는 반면, 조기 재계약은 프로스포츠 등 일부 최고의 스타들에게 적용되는 선진적인 방식이다. 이로써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방탄소년단만의 음악과 서사를 이어가게 되었다. 이번 재계약은 빅히트가 집중해온 콘텐츠 제작 능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히트는 데뷔 때부터 방시혁 대표를 필두로 한 빅히트 사단을 통해 강력한 콘텐츠 제작 능력으로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지원해 왔다. 앨범 프로듀싱은 물론,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무대 연출 등 음악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방탄소년단을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 반열에 올렸다. 또, 소셜미디어에서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는 등 빅히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 빅히트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아티스트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 빅히트의 철학이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을 위해 재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 백여명 규모인 방탄소년단 전담팀을 더욱 강화하여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전부터 지금까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음악은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일깨워 준 방시혁 멘토를 존경한다“며, ”그동안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빅히트와 함께 전 세계 팬들을 위해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방탄소년단이 가는 길

    [홍석경의 문화읽기] 방탄소년단이 가는 길

    방탄소년단에 대한 기사가 넘치는 이 시절, 기명 칼럼을 또 ‘방탄’으로 할까 잠깐 고민했다. 신문의 글은 뜨거운 주제를 따르는 법. 하고 싶은 말들이 웅얼거리는 방탄을 주제로 또 쓰자.티켓의 판매 속도나 공연장 안팎의 열기, 방탄이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최초’ 타이틀에 세계의 미디어는 놀라고 있지만, 온라인으로 형성된 방탄의 세계 팬들에게 이런 양적 성과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닌 듯하다. 팬들은 이들의 성취를 보며 단지 “대견하다”, “자랑스럽다”고 반응한다. 오랜 시간 무언가를 공유한 가까운 존재의 성취에 대한 감정이입이다. 그만큼 힙합 아이돌이라는 모순적인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출발한 방탄의 행보는 남다른 것이었고, 세계의 팬들에게는 독보적인 것이다. 2013년 데뷔 때 16~20세, 학교 생활의 명암을 거칠게 그려 내던 소년들은 그들의 팬덤 아미(ARMY)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앞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나갔고, 청춘의 고뇌와 기쁨을 담은 ‘화양연화’ 연작을 거쳐 드디어 4부작 ‘러브 유어셀프’에 이르렀다. 방탄 팬덤의 핵심을 이루는 Z세대(15~29세). 이들은 유튜브로 공유하고 트위터로 소통하며, 더이상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모바일로 모든 문화 소비를 수행하고 매개하는 세대다. 이들은 또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가 가져온 초유의 전지구적인 경제사회 조건, 즉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 삶의 조건이 후퇴했거나 후퇴할 위험에 처한 세대에 속한다. 방탄은 이 세대가 공유하는 불안, 자괴감,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 소박한 희망을 내용으로 하는 음악과 이야기로 소통을 했다. 케이팝 속에서 주변부적 위치를 차지했던 이들과 같은 상황에 속했던 작은 소속사의 평범해 보이던 청소년들의 노력과 연대를 통한 성공은 전 세계의 Z세대에게 위안과 출구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보인다. 적어도 현장에서 만난 팬들의 말과 온라인에서 방탄의 노래에 울고 웃는 팬들의 방탄 경험은 이러하다. 내가 가장 어두운 곳에 있을 때 방탄의 음악이 나를 구했다고. ‘러브 유어셀프’의 타이틀 곡 ‘아이돌’을 통해서 방탄 또한 힙합 아티스트와 아이돌 사이 정체성의 고민을 끝낸 듯싶다. 이들은 “우리를 뭐라고 부르든 나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고 노래하고, 유엔 연설을 통해서는 “세계의 젊은이여, 스스로를 사랑하는 데 우리를 이용하라”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9월 초 로스앤젤레스에서 월드투어를 시작한 지 5주가 지난 지금 이들은 모든 영웅담이 그랬듯이 길 위에서 스스로의 서사와 운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기대 속에 미국 언론은 이들을 비틀스에 비교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은 신세대의 리더로 방탄을 지목했다. 미국 언론이 방탄을 과거와 현재의 영미 팝보이 밴드들이 아니라 비틀스와 비교한 것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일이다. 1960년대 팝문화 속에서 노동자 계급 청년문화를 대변하던 록그룹 비틀스의 부상과 인기가 신자유주의 무한경쟁 속에 짓눌려 있던 청년 세대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힙합 아이돌 방탄과 상동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홍대 앞이나 대학 캠퍼스를 메우는 한국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제 21~25세 사이의 이 청년들은 어깨에 쏟아지는 세계의 시선과 기대를 어떻게 소화하고 있을까. 그 걱정이 기우임을 16일 베를린 공연에서 방탄의 리더 RM이 보여 주었다. 공연을 끝내면서 RM은 젊은이과 저먼(독일인)의 발음 유사성을 이용해 “우리는 젊은이이고 여러분도 젊은이다. 우리는 모두 저먼이다”라고 말했다. 동서로 나뉜 베를린을 방문한 케네디 대통령의 1963년 연설 속 “이히 빈 아인 베를리너”(나는 베를린 사람이다)를 연상시키는 이 말놀이는 단순한 말놀이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공연장의 열렬한 독일 팬들에 대한 존경과 공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한때 “초통령”으로 불리던 방탄이 이제 세계의 젊은이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가 느껴진다. 공연 현장에서 만난 방탄의 세계 팬들도 방탄이 세대를 대표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연 현장에서 느끼는 관객 연령대의 확장은 이러한 ‘방탄소년단 세대’의 팝문화 속 전진을 말해 주고 있었다.
  •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요?

    하지 않으면, 나중에 언제요?

    1990년대 초반 지어진 신도시의 대단위 아파트.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약사 세영은 온 동네 소식이 고여드는 약국에서 누구의 물음에도 적당한 수준의 온기로만 답하는 사람이다. 대학 강사를 그만둔 남편 무원은 아버지의 유산인 지방의 호텔을 경영하며 아파트의 재건축위원회 일을 맡아보고 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이 가족은 올해도 10년째 아내의 생일을 무심히 넘겼다.겉으로라도 평온해 보였던 가정은 딸 도우의 중학교 학부모회 일을 맡아보던 세영이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불참하면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한다. 그 학폭위에서 가해 학생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지고, 피해 학생은 어느 날 화단 앞 시체로 발견된다. 정이현(46) 작가의 신작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현대문학)는 ‘아마도 나는, 나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집필 계기를 묻는 질문에 2007년 출간된 ‘오늘의 거짓말’에 실린 단편 ‘어금니’를 떠올렸다. “아들이 낸 음주운전 사고를 해결하는 남편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한 여성의 이야기였습니다. 그의 마지막 독백 ‘아마도 나는, 나와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이다’에서 그 ‘것이다’라는 어미가 오랫동안 저를 붙들었습니다.” ‘그 것’이 자식을 위해 방관자일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에 대한 자책인지 혹은 그 자책을 넘어선 반성인지, 작가는 궁금했다. 전작 ‘상냥한 폭력의 시대’(2016)는 도시인들의 상냥한 얼굴 뒤에 숨겨진 섬뜩한 폭력을 다뤘다. ‘알지 못하는…’에도 예의 그 ‘상냥한 얼굴’은 등장하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비롯되는 폭력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나’를 여성으로 알고 있는 이들의 오해를 바로 잡으려 들지 않고(무원),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는 학폭위에 ‘다 아는 애들’이라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는(세영) 식이다. 작가는 그 ‘하지 않음’ 이후의 시간이 궁금했다.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일 수 있지만, 그 이후에도 여전히, 어쩌면 더 무겁고 깊은 책임감이 존재를 내리누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 않음’은 ‘나중에’라는 말로 변형돼 자기 합리화에 일조한다. 그 회피 이후의 시간까지 논하기에,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중편 분량이 적당해 보인다. 그는 “일반적 단편 3개 정도의 분량은 처음이었기에 페이스 조절이 쉽지 않았다”며 “문장의 긴장도가 높은 단편의 호흡으로 가는 게 맞는지, 상대적으로 서사의 완급 조절을 해야 하는 장편의 호흡으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혹시 험한 꼴을 당할까 두려워 조문을 만류하는 세영에게, 딸 도우는 말한다. “나중에… 언제요? 엄마, 시간이 없어요.”(122쪽) 그때 하지 않으면 다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음을, 아이는 어리석은 어른들을 일깨운다. “사실 밖에서 볼 때 세영 가족들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고통이 더는 타인의 것만이 아님을 인식하는 순간 더 이상 예전처럼 회피하며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마냥 ‘남 일’은 없음을 인식하는 순간 그들의 내부에서 무언가가 ‘꿈틀’ 움직였을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황규관의 고동소리] 빅데이터가 되기를 거부하는 글쓰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라고들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인간 고유의 활동으로 여겨져 왔던 지적 노동의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만 그나마 인간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여러 사람이 꼽는 분야가 바로 예술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예술 작품도 인공지능이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차원의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즉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데이터이며 새로운 데이터를 창조하는 능력만이 인간의 존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컴퓨터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뇌과학의 성과가 결합해 만들어졌다. 뇌과학이 인간의 학습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고리, 즉 시냅스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내자 컴퓨터 기술은 인공신경망이라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인공신경망을 최대한 복잡하게 만든 다음 거기에 빅데이터를 들이부어 인공신경망 스스로가 학습을 하게 만든 것이다.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것의 결과물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극히 초보적인 상식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우리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할지 자신 있게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 및 바람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따져 볼 이유는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존재론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것은 구체적인 삶을 위협하면서 등장할 것이다. 윤재철 시인은 ‘창의성’이란 시에서 창의성은 “허리 꺾어지도록 끝없는 반복에서/풀리지 않는 그 고통에서”, “불꽃 튀듯 생겨나는 것”이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시인에 의하면 창의성이란 반복되는 몸의 활동이 어떤 불가해한 장애 앞에서 섬광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인간은 단지 뇌가 아니라 몸 전체를 통한 온갖 감각의 파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이기에 여기서 시인의 통찰은 자못 깊다. 또 뇌에 저장된 정보로 희화화되고 있는 기억도 데이터가 아니라 현실의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재해석되는 서사 또는 은유나 이미지에 가깝다. 그러니까 인공지능에게 육체적·지적 노동을 빼앗긴 현실 조건에서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지이거나 속임수에 가까운 것이다. 마르크스는 ‘자본론 1권’에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과학이 독립적인 힘으로 노동 과정에 도입되는 정도에 비례해 노동 과정의 지적 잠재력을 노동자로부터 소외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지적 잠재력’은 창의성이라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인간이 생산해 내는 언어나 또는 시청각적 창작물을 데이터로 환원한 후 다시 빅데이터로 삼으려는 기술공학적 발상은 존재 자체를 비트(bit)로 환원시키려는 퇴폐적인 모험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퇴폐적인 모험은 그치지 않고 시도되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는 빅데이터가 무형의 자본이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를 피할 수 없는 사태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우리의 현재가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이데올로기 효과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승리의 환호성을 함께 지를 수 있는 다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 변두리의 고독한 소수자가 되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글쓰기에도 드러난다. 가급적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즉 지극히 일반화된 논리와 어휘를 무비판적으로 구사하려는 욕망들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는데, 나는 그것들을 ‘빅데이터가 되고 싶어 하는 글쓰기’라고 부르려 한다. 그런 글들은 사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생략한 채 ‘좋아요’를 구걸하는 글을 쓴다.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자신이 쓴 글이 빅데이터가 되는 게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 같지만, 그것은 인공지능 시대의 자본이 되려는 욕망에 가깝다. 진정 창의적인 글은 빅데이터 되기를 거부하는 글이다. 이런 글쓰기를 ‘소수자 글쓰기’라고 부른다.
  • 사카모토 “영화 주제가 우정의 소중함이듯 한·중·일 참여 의의”

    사카모토 “영화 주제가 우정의 소중함이듯 한·중·일 참여 의의”

    ‘함께’ 메시지와 BIFF 지향점 맞닿아 감독 “차이 인정하면 밝”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개된 영화 ‘안녕, 티라노 : 영원히, 함께’(이하 ‘안녕, 티라노’)는 지난 4년간의 진통을 딛고 올해 힘차게 일어선 부산영화제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다. 영화와 영화인, 관객과의 화합을 목표로 새 출발점에 선 부산영화제로서는 ‘우리 모두 상처를 지니고 있지만 어디서든 함께한다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와 닿을 터이기 때문이다.영화 ‘안녕, 티라노’는 ‘명탐정 코난’ 시리즈로 영화팬들에게 잘 알려진 시즈노 고분이 감독을,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아 일찍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고 녀석 맛있겠다’로 잘 알려진 일본 동화작가 미야니시 다츠야의 그림책 ‘티라노사우루스’ 시리즈 중 12탄 ‘영원히 함께해요’를 원작으로 삼았다. 덩치는 크지만 어둠을 무서워하고 빨간 열매만 먹는 육식 공룡 ‘티라노’와 날개가 있어도 하늘을 날지는 못하는 아기 공룡 ‘푸논’이 함께 천국으로 향하는 여정을 담았다. 모습도 성격도 다른 두 공룡이 서로의 내면에 깊이 새겨진 상처와 트라우마를 보듬고 시시각각 마주하는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냈다. 내년 국내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사와 권선징악의 교훈적인 결말을 따르고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현대인들이 되새길 만한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 시즈노 고분 감독은 지난 6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나라들 사이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지금의 현실처럼 이 작품에는 서로 다른 (공룡) 종족 간의 싸움이나 갈등이 많이 등장한다”면서 “영화 속 티라노와 푸논처럼 (눈앞의) 차이나 문제점을 무시하지 말고 직접 행동함으로써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작품의 의의를 설명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골든 글로브상과 그래미 어워드, 아카데미 음악상을 모두 받은 영화 음악의 거장이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사카모토는 “작품을 만들 때 음악가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많은 관객을 고려한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데 그런 점에서 볼 때 심각한 실사 영화보다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드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보는 만큼 폭넓은 연령층이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완성된 작품을 처음으로 관람한 사카모토는 부산을 강타한 태풍 콩레이 때문에 잊지 못할 일을 경험했다. 야외에 마련된 극장이다 보니 양쪽에서 들이치는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영화를 봐야했던 것이다. 그는 “영화 속에서 (내용상) 폭풍우가 치고 비가 오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마다 비바람이 들이쳐서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주제 중 하나가 ‘우정의 소중함’인 것처럼 사카모토에게도 이번 프로젝트가 갖는 우정과 협력의 의미는 남달랐다. 그는 “이번 작품의 제작 및 투자에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하는 데 의의가 크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이번 작업을 총괄 기획한 강상욱 프로듀서의 뜨거운 정열이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수입사 미디어캐슬의 이사인 강 프로듀서는 ‘아톰’을 만든 데즈카 프로덕션의 시미즈 요시히로 대표와의 소통을 통해 사카모토의 참여를 이끈 주인공이다. 강 프로듀서는 “제작자나 스태프에게는 국적이 있지만 영화는 국적과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전파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음악감독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사카모토 류이치 선생과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개막식에서 부산영화제가 수여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소감으로 “한반도에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축하 인사를 건넨 사카모토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 역시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좋아해서 평소에 많이 보는데 영화 속에서 본 얼굴들이 개막식 날 나와 같은 열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면서 “다만 팬으로서 정말 좋아하는 김태리씨가 (현장에) 오지 않은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며 개막식 후일담을 들려줬다. 부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나인룸’ 첫방송 D-1 김희선X김영광X김해숙, 미리 보는 관전포인트 4

    ‘나인룸’ 첫방송 D-1 김희선X김영광X김해숙, 미리 보는 관전포인트 4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이 첫 방송까지 단 하루만을 남겨둔 가운데, 시청자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나인룸’은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 분)와 운명이 바뀐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분) 그리고 운명의 열쇠를 쥔 남자 ‘기유진’(김영광 분)의 복수를 그린다. 본방송에 앞서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나인룸’의 시청포인트를 짚어본다. 1 뜨거운 워맨스부터 아슬아슬 로맨스까지! ‘나인룸’에는 ‘인연’과 ‘악연’으로 이어진 김희선-김영광-김해숙-오대환이 있다. 네 사람은 각자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 나가면서 보는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먼저 김희선과 김해숙은 접견실 ‘9번방’에서 운명이 바뀐 이후, 끊임없는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몸을 되찾으려는 자와 자유의 몸으로 복수를 꿈꾸는 자의 치열한 생존 게임을 통해 김희선과 김해숙의 뜨거운 워맨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김희선-김해숙의 운명을 뒤바꾸는데 결정적 역할인 김영광은 김희선에 대한 순애보적 사랑으로 연상연하 케미를 선보이면서도, 김해숙의 인생을 뒤쫓으며 김해숙과의 또 다른 케미를 예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대환은 김희선과 과거 악연으로 얽혀 티격태격하는 의외의 케미로 웃음을 전파할 예정이다. 2 궁금증 폭발 ‘미스터리 사건’ X 심장 쫄깃 최후의 ‘복수전’! ‘나인룸’은 김희선-김영광-김해숙 사이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운명체인지를 시작으로 매회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펼쳐질 예정이다. 운명이 뒤바뀐 김희선이 추악한 진실을 추적하는가 하면, 김해숙은 영혼을 되찾기 위해 감옥 안에서 고군분투한다. 각기 다른 이유로 복수를 위해 내달리는 두 여자의 강렬하고 폭발적인 스토리에 이목이 집중된다. 또한 운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영광은 미스터리한 사건의 중심에 있다. 김영광이 숨겨진 비밀을 끈질기게 파헤치고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 이경영-임원희-김재화-손숙, 대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열전! 김희선-김영광-김해숙-오대환을 비롯해 이경영, 임원희, 김재화, 손숙 등 믿고 보는 대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역대급 캐스팅을 바탕으로 구멍 없는 연기열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 특히 배우들의 오랜 연기 내공이 입체적 캐릭터들을 탄생시키며 극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먼저 이경영은 운명이 뒤바뀐 김희선-김해숙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며, 이복형제이자 숙부-조카 사이인 김영광에게는 끊임없는 견제와 감시를 펼쳐 극에 긴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어 ‘법무법인 담장’ 소속의 변호사로 등장하는 임원희는 김희선과 변호사 선후배 케미를, 김재화는 극중 김해숙과 교도소 감방 동기 출신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손숙은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으로 등장해 짠한 감동을 선사하는 등 다채로운 재미를 예고하고 있다. 4 ‘선 굵은 연출력’ 지영수 감독 X ‘강렬 스토리’ 정성희 작가 의기투합! 선 굵은 연출력을 자랑하는 지영수 감독과 강렬한 스토리를 선보이는 정성희 작가가 ‘나인룸’에서 만나 관심을 모은다. 지영수 감독은 힘 있는 연출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김희선-김영광-김해숙의 관계와 각각의 캐릭터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극 전반에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형성, 긴장감을 극으로 치닫게 만드는 섬세한 연출로 보는 이들의 눈길을 휘어잡을 예정. 정성희 작가는 촘촘하게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하나씩 짚는다. 과거의 살인 사건을 시작으로 현재 진행형인 사망 사건까지 유기적인 짜임새와 풍성한 스토리텔링을 전한다. 김희선-김해숙의 운명체인지라는 큰 줄기의 사건을 중심으로 베테랑 제작진이 만들어갈 ‘웰메이드 서사’가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가을 안방극장을 소름 돋게 만들 인생리셋 복수극,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은 오는 6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다윈과 마르크스’ 저녁식사 한다면 무슨 얘기 오갈까

    ‘다윈과 마르크스’ 저녁식사 한다면 무슨 얘기 오갈까

    두 사람/일로나 예르거 지음/오지원 옮김/갈라파고스/368쪽/1만 6500원다윈과 마르크스가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고? ‘진화론과 유물론 창시자의 가상 대담’이라는 책 소개를 보자 머릿속이 순간 멍해진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을까. 책을 펼치기 전 둘은 어떻게 만날지, 식사 자리에서는 어떤 대화가 오고 갈지 가슴이 뛴다. 둘의 저녁 식사를 서빙하면서 대화를 몰래 엿듣는 상상마저 해 본다.신간 ‘두 사람’은 동시대, 같은 공간에 살았던 위대한 사상가 두 명을 조명한다. 각각 진화(evolution)와 혁명(revolution)으로 세상을 흔든 찰스 다윈과 카를 마르크스다. 실제로는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두 사람 모두 건강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해 가상의 주치의 ‘베케트’가 둘을 잇도록 했다. 베케트는 케임브리지 의대를 나왔지만, 신에 대한 의심을 품어 대학에서 쫓겨난 진보 성향의 의사다. 그는 다윈에게 ‘마르크스가 진화론을 아주 철저히 읽었다’고 알려 주며 만나 보길 권한다. 마르크스에게도 다윈의 이야기를 계속 해 준다. 급기야 둘은 서로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두 사람은 1881년 10월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 그러나 정작 둘을 만나게 한 것은 베케트가 아닌 마르크스의 사위 에이블링이다. 런던에서 열린 자유사상가 회의에 온 에이블링은 다윈에게 뵙기를 청해 저녁 식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 예고하지 않고 자신의 장인인 마르크스를 대동한다. 잘 차려진 식사 자리에서 진화론과 유물론이 현란한 공방을 펼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제대로 된 토론 대신 불편한 말들만 오간다. 진화론을 공산주의에 활용하려는 마르크스 측에 대해 다윈은 결국 “나는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라고 말한다. 심지어 마르크스를 가리켜 “당신은 이상주의자 같다”는 말까지 던진다. 이날 저녁 식사가 파투 나버린 이유는 ‘종교’ 때문이다. 신학을 전공하고 사제가 되려던 다윈은 자연 관찰에 몰두하면서 ‘부작용’으로 창조주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그가 이에 관한 죄책감에 시달린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마르크스 역시 랍비를 가장 많이 배출한 유대교 집안 출신이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가 개신교로 전향한 이력이 있다. 한 명은 자연의 진화를 통해, 한 명은 인간의 혁명을 주창하며 신을 배신한 셈이다. 마르크스의 절친한 친구인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입관식에서 저자를 대신해 둘의 위대함을 이렇게 요약한다. “다윈이 유기적인 자연 현상 속에 숨겨져 있던 발전의 법칙을 발견했듯, 마르크스는 인간 역사의 발달 법칙을 발견했다.” 저자는 다윈 전기를 읽다가 둘의 만남을 구상했다고 한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1873년 ‘자본론´에 다윈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헌사를 직접 적어 보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인물이 가까운 곳에 살았다는 점도 눈여겨봤다. 마르크스는 런던 메이틀랜드 파크 로드에서 살았는데, 다윈이 사는 곳에서 불과 30㎞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저자는 다윈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그가 남긴 1만 5000통의 편지와 메모를 꼼꼼히 읽었다. 그리고 그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견해를 어떤 식으로 펼치는지 연구했다. 마르크스가 엥겔스와 주고받은 서신을 철저히 분석해 그의 말투를 온전히 살려냈다. 다윈은 보수적인 신사였으며 자연과학자로서 공산주의 운동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반면 마르크스는 생활고에 찌든 채 프로이센의 감시 속에서 망명 생활을 했다. 저자는 “조사를 하면 할수록 두 인물이 상반된 성격이라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고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이 맞닿은 종교를 지점으로 둘을 영민하게 맺었다. ‘종의 기원’과 ‘자본론’을 제대로 읽지 않았더라도 책을 읽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사상의 핵심을 이루는 ‘진화’와 ‘혁명’의 뼈대를 서사 구조 속에서 잘 녹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루한 사상 공방 대신 위대한 업적에 가려진 두 인물의 인간적인 고뇌를 살려낸 게 더 낫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다윈의 아내인 엠마, 마르크스의 집안일을 수십년 동안 도운 렌첸 데무스를 비롯한 주변 인물과 다윈이 정원을 거닐며 연구하는 모습, 마르크스가 병을 치료하는 집의 묘사 등이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다. 다만 둘의 저녁 식사에 서빙하면서 이야기를 엿들어 보겠다는 기대는 일단 접어 두는 게 낫겠다. 그리 유쾌한 자리는 아닐 테니.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그레천 칼슨 지음, 박다솜 옮김, 문학수첩 펴냄)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듣는 ‘로저 에일스 스캔들’의 주인공인 전 폭스뉴스 앵커 그레천 칼슨의 책. 자신이 몸담았던 폭스뉴스의 창립자인 에일스 회장을 성희롱 혐의로 고발한 칼슨은 성추문의 피해자로서 어떻게 자존감을 잃지 않고 꼿꼿이 살아갈 수 있었는지, 자신의 경험담을 고백한다. 378쪽. 1만 3000원.에어비앤비의 청소부(박생강 지음, 은행나무 펴냄) 제1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를 펴낸 작가 박생강의 장편소설. 이태원의 에어비앤비에서 하룻밤 묵게 된 주인공 ‘나’가 전직 해커 출신 청소부 ‘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생판 모르던 타인의 삶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그렸다. 176쪽. 1만 1500원.대한민국 독서사(천정환·정종현 지음, 서해문집 펴냄) 해방 이후 지난 70년간의 한국 독서문화사다. 방방곡곡의 학교와 도서관·서점, 대학과 교회에서 열렸던 독서회들, 버스와 지하철 등에서 펼쳐진 독서 풍경을 되돌아본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부터 ‘자본론’까지 우리가 사랑한 책도 톺아본다. 336쪽. 1만 7000원.삶의 진정성(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 지음, 김현정·김문주 옮김, 더블북 펴냄) 기업 교육 현장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의 저자가 쓴 리더의 성, 돈, 행복, 죽음에 관한 인생 탐구. 전 세계 40개국의 리더·경영자들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통해 일과 인생의 균형을 꾀하는 리더십을 소개한다. 435쪽. 1만 9800원.법원을 법정에 세우다(신평 지음, 새움 펴냄) 판사 재임용 탈락 1호, 돈키호테 등의 별칭으로 불리는 ‘영원한 내부 고발자의 고백’. 저자는 동료 교수의 공무 출장 중 성매매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로 기소당한다. 절절한 재판 투쟁 기록이 사법 피해자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전한다. 376쪽. 1만 5000원.클래식과 함께하는 사회 탐구(권재원 지음, 다른 펴냄) 클래식 음악에 대한 쉬운 접근을 돕는 사회과학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음악을 왜 ‘고전’이라 부르는지, 카를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 같은 이들은 클래식 음악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사회학자 아빠’의 목소리로 쉽게 풀이해 준다. 204쪽. 1만 3500원.
  • 평화·화합의 이름으로…아리랑, 광화문 울린다

    평화·화합의 이름으로…아리랑, 광화문 울린다

    록 공연·스트리트댄스 경연도 서울아리랑상엔 日 슈이치 감독도심 속 복합예술축제인 ‘2018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오는 12일부터 3일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은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해 서울시 등이 공동 주최하는 축제로 2013년부터 매해 10월 열리고 있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춤추는 아리랑’이다. 춤과 음악, 연희 등에 담긴 ‘아리랑’의 모습과 평화·화합의 메시지를 함께 전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12일 개막공연 ‘춤추는 아리랑’은 황호준 음악감독과 김유미 안무감독이 함께 만든 아리랑 대서사시다. 관현악으로 녹음된 웅장한 음악 위에 아역배우 김설과 서울아리랑페스티벌 앙상블 등의 노래, 김유미 무용단의 창작춤이 함께한다. 이어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등이 우리 문화의 역사를 표현하는 ‘오천년의 혼’, ‘아리랑은 한 배를 타고’ 등을 펼쳐낸다. 13일에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록밴드 YB를 비롯해 데이브레이크, 로맨틱펀치 등 록그룹들이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군다. 이들은 자신들의 대표곡과 록음악 코드에 맞게 편곡한 새로운 아리랑을 함께 선보인다. 특히 메인 무대에 서는 YB는 지난 4월 평양 공연에서 노래한 ‘1178’을 노래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할 예정이다. 이날 주최 측이 올해 신설한 ‘제1회 청소년 스트릿댄스경연대회’도 함께 열린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판놀이길놀이’가 펼쳐진다. 사물농악대와 시민 등 2000여명이 함께 만드는 초대형 놀이판이다. 육군 군악의장대대 소속 취타대와 진도북놀이보존회, 우도농악, 호남좌도농악 등 20여개 단체가 참여한다. 사물농악대 참여 인원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 1178㎞와 같은 숫자인 1178명으로 구성해 남북 평화의 상징성을 더했다. 한편 주최 측은 올해 ‘서울아리랑상’ 수상자로 이시다 슈이치 일본 카시와시립고 취주악부 음악총감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슈이치 총감독은 2001년 한국 방문 때 처음 접한 아리랑을 자신이 이끄는 취주악부 단원들에게 가르치며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 아리랑을 널리 알린 공을 인정받았다. 2002년 세계취주악대회에서 연주한 아리랑은 심사위원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자세한 일정은 서울아리랑페스티벌 홈페이지(www.seoularirangfestival.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서인국, 1회 만에 시청자 홀린 ‘존재감’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서인국, 1회 만에 시청자 홀린 ‘존재감’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 단 1회만으로 시청자들을 70분간 안구 고정시키며 결이 다른 미스터리 멜로의 탄생을 알렸다. 첫 등장부터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서인국의 존재감, 서인국-정소민-박성웅-서은수의 운명적 만남, 1분 1초도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고속주행 스토리, 영화 같은 영상미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며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케 했다. 지난 3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연출 유제원/극본 송혜진/기획 스튜디오드래곤/공동제작 유니콘,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이하. ‘일억개의 별’)은 방송 전후 각종 SNS와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일억개의 별’ 1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4.0%, 최고 5.1%를 기록했다. tvN 채널 타깃 시청층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2.2%, 최고 3.2%까지 치솟으며 케이블, 종편 포함한 순위에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 전국 가구 기준) ‘일억개의 별’은 첫 방송부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인물들의 관계와 이들의 섬세한 감정을 놓치지 않는 감각적인 영상미, 흡인력을 극대화한 배우들의 호연,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스토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이 날 방송은 의문의 여대생 투신자살 사건과 함께 유진강(정소민 역)의 절친한 동생이자 금수저 도예가 백승아(서은수 분)의 도예전으로 숨 막히는 서막을 열었다. 특히 각 인물의 삶에 커다란 변곡점을 만들 ‘자유롭고 위험한 괴물’ 김무영(서인국 분)의 강렬한 등장과 함께 그가 유진강-유진국(박성웅 분) 남매, 백승아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운명적으로 조우해 향후 이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해나갈지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특히 김무영-유진강의 첫 만남은 향후 두 사람이 펼칠 충격적 운명 로맨스를 예고하듯 그 자체로 묘한 설렘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백승아의 도예전 주차장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 유진강은 첫 대면부터 비상식적이고 예의없는 그의 행동에 불편한 심기를 느꼈다. 하지만 기막힌 인연처럼 자꾸만 얽히게 되는 그에게 묘한 짜릿함을 느끼게 되는 등 두 사람의 특별한 첫 만남이 이어질 관계 변화에 흥미를 더했다. 이와 함께 김무영-유진국-백승아의 첫 만남은 안방극장을 쫀쫀한 긴장감을 물들였다. 유진강의 오빠이자 형사 유진국은 우연히 마주친 김무영의 텅 빈 듯 무심한 눈빛에 극도의 긴장을 느끼고 그를 예의주시하게 됐다. 또한 백승아는 남자친구 장우상(도상우 분)과 말다툼하던 중 김무영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를 보이고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자신의 속을 꿰뚫는 듯한 김무영의 충동질에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쾌감을 맛보게 된 후 그에게 거침없이 빠져드는 등 김무영-유진국-백승아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 향후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그런 가운데 유진국이 조사하던 여대생 투신자살 사건이 ‘자살로 위장된 살인사건’으로 판명돼 시청자들을 숨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흩어져있던 수십 개의 스노우볼이 원래 자리에 놓여져 있는 등 사건 전후 현장 모습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똑같았고, 이에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유진국의 모습과 백승아의 망가진 팔찌를 원래대로 고치는 김무영의 모습이 동시에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여대생 자살 사건과 김무영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키며 앞으로의 스토리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유제원 감독은 그 동안 그가 선보였던 멜로와는 결이 다른 ‘일억개의 별’로 디테일하면서 감각적인 연출력을 확인케 했다. 긴장감 넘치는 음악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각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물론 극을 더욱 쫀쫀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송혜진 작가는 일련의 만남을 통해 얽히게 된 인물들의 인연과 서사를 예측 불가한 전개 속에 담아 몰입도를 높였다. 서인국-정소민-박성웅-서은수 등 배우들의 연기와 극 중 인물들의 존재감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베일에 싸인 서인국의 미스터리한 매력이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고 정소민은 때묻지 않은 순백의 매력을 발산해 향후 두 사람의 로맨스가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을 높였다. 또한 박성웅은 관록의 연기파 배우답게 서인국 앞에서는 형사의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다가, 정소민 앞에서는 세상 둘도 없는 동생 바보의 모습으로 돌변하는 등 극과 극 매력을 뽐냈다. 여기에 서인국의 게임 타깃이 된 서은수의 청초한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등 앞으로 네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궁금증을 최고조로 치닫게 했다. tvN 수목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괴물이라 불린 위험한 남자 무영(서인국 분)과 그와 같은 상처를 가진 여자 진강(정소민 분) 그리고 무영에 맞서는 그녀의 오빠 진국(박성웅 분)에게 찾아온 충격적 운명의 미스터리 멜로. 오늘(4일) 밤 9시 30분 2회가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美 천재 작가의 어린 시절을 읽다

    美 천재 작가의 어린 시절을 읽다

    “열한 살 무렵, 나는 진짜로 약간 진지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진지한 의미로 말해서, 다른 아이들이 집에 가서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뭐든 연습하는 것처럼, 나는 매일 학교에서 집으로 와 세 시간 동안 글을 썼다. 나는 글쓰기에 사로잡혀 있었다.”한 세기를 풍미한 천재 작가의 10대 시절 습작이 세상에 나왔다. 시공사에서 발간한 ‘내가 그대를 잊으면’에는 헤밍웨이와 더불어 20세기 소설의 지형도를 바꾼 미국 문학의 거장 트루먼 커포티가 열네 살 때부터 열일곱 살 무렵까지 쓴 단편 14편이 실렸다. 이 책은 작가 사후 30여년이 지난 2014년 가을, 우연한 기회에 세상에 나왔다. 한 출판 편집자와 기자가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커포티의 유작인 ‘응답받은 기도’의 나머지 부분을 찾던 중 도서관에 보관돼 있던 이들 단편들을 발견한 것. 각 2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단편들에 유려한 서사는 없다. 대신, 치열한 심리묘사와 번뜩이는 반전이 있다. 두 부랑자의 마지막 동행길을 긴장감 있게 그린 ‘길이 갈라지는 자리’, 입 안에 상처가 난 것도 잊고 뱀독에 물린 아이의 상처를 빨다가 불에 덴 듯 놀라는 여자 ‘밀 스토어’, 자신의 도벽을 어쩌지 못하는 아이 ‘힐다’ 등이다. 특히나 그 나이 또래 심리묘사가 일품이다. 예를 들어 교장 선생님 앞에 불려가 범행을 추궁당하는 힐다의 머릿속은 이렇다. ‘힐다는 자기의 차분한 목소리에 놀랐다. 마음속은 추웠고, 떨렸으며, 책을 든 손은 얼마나 꽉 맞잡았던지 따뜻한 땀이 느껴질 정도였다.(중략) 이 사무실과 책상 위에서 환히 반짝거리는 싸구려 장신구들을 향한 혐오감이 구토처럼 치밀어 올라 덮쳤다.’ 어른이 되어 복기하기에는 너무 아득한 이야기다. 커포티는 1966년 대표작 ‘인 콜드 블러드’를 발표해 부와 명성을 거머쥔 이래 1984년 알코올·약물 중독으로 사망할 때까지 별다른 작품을 내지 못했다. 시공사는 얄궂게도 치기 어린 시절에 쓴 ‘내가 그대를 잊으면’과 마지막 역작인 ‘인 콜드 블러드’를 한데 엮어 ‘특별 선집 세트’를 냈다. 커포티의 뉴욕타임스 부고에는 ‘명성과 부, 그리고 쾌락을 좇는 데 자신의 시간과 재능, 건강을 탕진했다’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내가 그대를 잊으면’은 말년엔 돈맛에 취했던 천재 작가가 오롯이 자신의 재능을 좇는 데 시간을 바쳤던 시기의 글이다. 입으론 “돈 벌려고요”라고 말하면서 랩 가사에 들어갈 단어를 치열하게 고르는 어린 래퍼들 같은, 결기를 느낄 수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흉부외과’ 엄기준X서지혜 숨겨진 관계 공개 ‘궁금증 UP’

    ‘흉부외과’ 엄기준X서지혜 숨겨진 관계 공개 ‘궁금증 UP’

    ‘흉부외과’ 엄기준과 서지혜의 관계가 밝혀진다. SBS 수목드라마 ‘흉부외과’는 지난 방송에서 몰입도 높은 전개와 더불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그 기대에 부응했다. 드라마 초반에는 현재 어느 시점에서 대통령후보자가 이식 받을 심장을 가지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박태수(고수 분), 그리고 심장이식수술의 집도를 맡은 최석한(엄기준 분)간의 극도의 대립을 보여준 바 있다. 이후 과거시점으로 돌아간 뒤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또한 과거의 서사를 통해 이 둘이 어떻게 만나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보여줬다. 현재까지 보여진 모습에서 석한은 태수의 어머니를 수술해 살려줬고, 본인의 펠로우로 뽑아준 은인이자 멘토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 이로 인해 극 초반 전화통화중 심장을 둘러싸고 선보인 팽팽한 갈등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이와 더불어 태수는 아르바이트를 간 병원에서 응급환자를 데리고 온 윤수연(서지혜 분)과 만나고, 이후 환자를 수술하려다 크게 대립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어 3일 수요일에 방송될 SBS ‘흉부외과’에서는 세 주인공 중 아직 관계가 드러나지 않은 석한과 수연의 관계가 밝혀질 예정이어서 또 다른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 태수는 “최석한교수님이 살린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다”라고 말해 석한이 과거에 수연을 수술해준 적이 있음을 암시했다. 또한 지난 방송에서 윤현목(남경읍 분)의 대사를 통해 석한과 수연이 과거 사제지간이었다는 사실도 유추해볼 수 있었다. 현재까지 보여진 끈끈한 브로맨스의 태수와 석한, 그리고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친 태수와 수연의 관계와 더불어 석한과 수연은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지 사뭇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흉부외과’ 이번 회에서는 수연이 다시 돌아와 석한과 마주치는 장면, 이에 따라 석한이 과거를 회상하는 모습이 그려진다”라며 “특히, 이번 회에서는 태수의 어머니가 더욱 위급해짐에 따라 태수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도 꼭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흉부외과’는 3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우각시별’ 이동건 등장, 이제훈과 어떤 관계? ‘궁금증 UP’

    ‘여우각시별’ 이동건 등장, 이제훈과 어떤 관계? ‘궁금증 UP’

    ‘여우각시별’ 이동건의 등장이 드라마 전개에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동건은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에서 공항공사 운영기획팀장 서인우 역을 맡았다. 서인우는 여유 있는 카리스마와 친화력 넘치는 리더십으로 공항공사의 명실상부한 젊은 실세다. 전날 방송된 SBS ‘여우각시별’에서는 해외 파견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서인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국에 귀국한 서인우는 착륙이 지연된 비행기의 서비스를 체크하는 등 남다른 행동으로 공항 직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제2터미널로 발령을 받은 서인우는 양서군(김지수 분)과 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물론 이수연(이제훈 분)을 긴장하게 만들며 앞으로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이동건의 첫 등장은 각 잡힌 행동,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우월한 비주얼로 시선을 압도하며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그는 대사가 많이 없는 짧은 등장이었지만, 주변 인물을 긴장하게 만들며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특히 이동건을 먼저 알아본 이제훈이 그를 경계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둘 사이에 어떤 서사가 있는지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은 비밀을 가진 의문의 신입과 애틋한 사연을 가진 사고뭉치 1년 차가 인천공항 내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서로의 결핍과 상처를 보듬는 휴먼멜로다. 매주 월, 화 오후 10시 방송. 사진제공=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검찰, ‘신규택지 유출 논란‘ 신창현 의원실 압수수색

    검찰, ‘신규택지 유출 논란‘ 신창현 의원실 압수수색

    검찰이 1일 신규택지 자료 유출 논란을 빚은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사무실과 김종천 과천시장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지헌)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의 신 의원 사무실과 경기도 지역구 사무실, 과천시장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까지 약 3시간 반 동안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신 의원의 소속 상임위원회였던 국토교통위원회 업무 관련 서류와 하드디스크,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신 의원은 지난달 5일 본인의 지역구인 과천을 포함해 경기도 8곳의 신규택지 후보지 관련 자료를 정부 발표에 앞서 사전 공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는 신규택지 지역과 부지 크기, 가구 수 등이 포함됐다. 자료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는 자체 조사 결과 최초 유출자가 경기도 파견 국토교통부 소속 직원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김 시장도 자료 사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시장은 “지역의 주택공급 과잉 개발이 우려돼 상의하려고 지역구 국회의원인 신 의원에게 8월 29일 전화를 걸었고 시청 비서실을 통해 문서사진 자료 4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11일 “직무 관련 비밀 엄수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신 의원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12일 이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신 의원은 소속 상임위를 국토위에서 환경노동위로 옮겼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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