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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회복세… 체감경기는 ‘제자리’

    경기 회복세… 체감경기는 ‘제자리’

    경기는 정말 상승 중일까. 경제 지표상으로는 확실히 그렇다. 그러나 체감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실제 소비는 생각만큼 늘지 않고 있다. ●오르막 타는 경제지표 6월 산업 생산은 전년보다 7.6%나 증가했다. 올들어 가장 높고 5월보다 1%포인트 높다. 설비투자도 9.1%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매출)도 7.5% 증가했다.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수출은 17개월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였다. 재정경제부는 최근 “국내경기가 1분기에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확장국면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국책·민간 연구소들은 잇따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3개월간 경제 지표 등을 감안하면 완연한 경기 회복세라 할 수 있다.”면서 “1인당 국민소득(GNI)과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지난해보다 높아 특히 구매력 측면에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5일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이 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경기 낙관론이 우세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소비자 태도지수는 51.2로 전분기보다 2.7포인트 올랐고 3분기 연속 상승세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6분기(18개월) 만에 기준치(50)를 넘어선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으로 보기에는 ‘그늘’이 많다고 말한다. 특히 내수시장이 회복되지 않고 있고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아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제자리라고 진단한다. ●체감 경기는 “글쎄”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5% 성장에서 올해 잘해야 4.6∼4.7% 성장하는데, 경기 회복으로 보기 힘들다.”면서 “수출호조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좋은 것)’ 경기 흐름이 경기 상승세를 이끈 것이지 내수 회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가 아니라 수출의 증가에 의지해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분기 민간소비는 1분기 1.5%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0.8% 증가에 그쳤다. 배 박사는 “큰 그림에서 경기가 ‘완만한 횡보세’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올초 빠르게 회복하던 소비 부문이 최근 크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원은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보다 0.9%포인트 높은 4.9%를 기록했지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1분기 수준인 4.1%에 그쳤다.”고 환기시켰다. 주원 연구위원은 “투자나 수출 호조로 경기 회복이 촉발되더라도 이후 소비 확장세가 동반되지 않으면 경기 회복 지속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비지출의 계층간 파급 효과가 미약하고 주가 급등이 차익 실현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점 등을 소비 회복세 약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하반기에 딱히 고용유발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괴리 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석달째 제자리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업황 실사지수(BSI)는 87로 지난 5,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그대로다. 안미현 이영표기자 hyun@seoul.co.kr
  • 기업들 비정규직 ‘게눈 작전’

    이랜드 학습 효과인가. 비정규직보호법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무더기 계약해지와 외주용역화가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1일 노동부 관계자는 “비정규직보호법의 시행에 맞춰 불거졌던 무더기 계약해지와 외주 용역화 추세가 시행 한 달여만에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와 한국노총에 따르면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에 따라 비정규직근로자의 계약해지와 외주화 용역을 계획하고 있었던 사업체는 10∼20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는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영업소 등 공공기관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랜드 사태가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번지면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해지와 외주용역화를 실행에 옮기려는 사업장은 크게 줄었다. 대부분 계획 자체를 미루거나 다른 해법을 찾고 있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은 당초 계약기간 만료로 공석이 된 콜센터 직원 등 비정규직 자리를 외주화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사는 최근 외주화 방침을 유예하고 금융 노사협상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 은행 노사는 16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세부 사항은 노사가 협의해 결정한다는 내용의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갈등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대학병원은 당초 간호 보조직, 원무과 수납직 등 파견직원 120여명을 도급으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노사 합의로 계획을 철회했다. 파견근로자 160명 가운데 2년 이상 근속자 12명은 정규직화하고 나머지 파견근로자는 차후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형 유통점인 H사는 지난달 3일 비정규직 근로자 1240명 가운데 계산원 106명의 업무를 외주화하기로 노사간 합의를 이끌어냈다. 전국 7개 매장 소속 정규직 계산원 558명은 배치 전환하고 대신 비정규직 계산원 106명은 용역으로 전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환 과정에서 근로자, 노조 등과 10차례 이상의 충분한 협의가 있었고 현실적인 불이익이 따르지 않도록 한 것이 갈등을 없앨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3100명), 부산은행(606명), 외환은행(1000명), 산업은행(131명), 신세계(5026명), 홈플러스(2600명), 롯데마트(4500명), 보건의료노조 산하 병원(5500명) 등은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에 따라 정규직(무기계약)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곳으로 알려졌다. 이민우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법 시행 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계약해지와 외주화 등으로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처리하던 분위기가 최근들어 좀 더 지켜보거나 다른 방안을 찾는 등 신중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노총의 실태조사에서는 산하 사업장의 20%가량이 외주용역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른 노사간 갈등의 불씨가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에 따른 사업장의 외주화 및 계약해지 설문조사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용어 클릭 ●외주화 회사 업무 일부를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도급과 용역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건설·제조업 등 장비와 인력이 동시에 공급되는 경우를 도급, 청소·서비스업 등 인력 위주의 업무는 용역으로 표현된다. ●배치전환 근로자의 업무 위치를 바꿔주는 것으로 인사상 전보에 해당된다. 근로 조건과 신분상의 변화는 없지만 업무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 “금산분리 완화 매듭지으려 했는데…”

    3일 이임식을 앞둔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산분리 완화 문제를 끝내 매듭짓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소신과 뚝심’의 윤 위원장은 18년 끌어온 생명보험사 상장의 길을 임기 중에 열어 최대 치적으로 평가받지만, 금산분리 완화 주장으로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공격을 받고 있다.윤 위원장은 1일 마지막 합동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글로벌 금융회사를 육성하고 산업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실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 “다만 문제제기를 충분히 했고 공론화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소임을 다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공개석상에서 금산분리 원칙 완화가 필요하다는 소신발언을 자주 한 것도 이같은 아쉬움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가진 오찬간담회에서도 금산분리 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비스업, 특히 금융서비스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회사가 되려면)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산투자가 필요하다.”며 “인재 영입 등 모든 것에 자본이 투입돼야 한다. 빚을 내는 것보다는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점에서 (자본의 속성을 가리지 말고)활용할 수 있는 자본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언론과의 원만한 관계도 주문했다. 그는 “언론은 금융감독당국이 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창구”라며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성과가 있는 금융회사 CEO들은 연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소신도 재차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금융회사 역시 능력있고 성과있는 CEO는 계속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임기가 보장되고 연임할 수 있어야만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회의에 참석해 보면 우리나라보다 못한 나라의 공무원이 더 대접받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며 “수십년간 계속 같은 일을 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말탐방] e세상에도 행복 배달중

    [주말탐방] e세상에도 행복 배달중

    “자동차는 안 될텐데요.” 시작부터 만만치 않다. 서울 노원우체국 박동일(35) 집배원은 자동차로 동행하겠다는 말에 워낙 골목골목으로 다녀 자동차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급하게 다른 집배원이 출퇴근용으로 쓰는 50㏄ 오토바이를 수배했다. 박 집배원과 하루 동안 우편배달 현장을 동행할 준비는 그렇게 끝났다.‘부모님전 상서’로 대표되는 편지보단 이모티콘으로 대표되는 이메일이 더 익숙해진 시대가 됐다. 이메일 시대에 집배원의 하루를 동행하면서 변화한 우체국의 모습을 살펴봤다. 1. 준비(오전 7시·노원우체국) 23일 박 집배원은 출근하자마자 우체국 3층 집배실에서 우편물 분류에 열중했다. 같은 주소의 우편물만 함께 넣는다고 끝이 아니다. 같은 주소라도 우편배달함의 위치에 따라 가장 빠르게 배달할 수 있는 순서로 정리한다. 노원우체국엔 ‘집배순로 자동구분기’가 있어 박 집배원의 출근시간에 1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집배순로 자동구분기는 한글 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우편물을 집배원이 배달하는 경로로 구분해준다. 종전의 자동분류기는 같은 우편번호의 우편물을 구분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일반 편지, 카드, 책자 등 우편물의 크기가 워낙 다양해 결국엔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박 집배원이 우편물 분류와 등기우편, 택배물건까지 모두 챙기고 출동준비를 마친 시간은 오전 9시. 이날 배달할 분량은 우편물이 1820통, 등기우편이 86건. 택배가 17건이다. 2. 배달1(오전 9시30분·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 첫 배달지인 상계주공 15단지 아파트에 도착했다. 편지들을 우편함에 넣은 뒤 택배와 등기우편 때문에 15층으로 올라갔다. 사람이 없어 전달 실패. 두번째인 10층에도 마찬가지다. 박 집배원은 “요즘은 맞벌이가 많아서 집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휴대전화번호와 등기우편이 왔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철수했다. 그는 “전에 종이로 된 등기대장을 들고 다닐땐 비가 오면 다 젖어 고생했다.”며 웃었다. 요즘은 집배원마다 개인용휴대단말기(PDA)에서 등기에 찍힌 바코드를 확인하고 전자서명을 받는다. 3. 배달2(오전 10시10분·상계1동 북부현대·상계대림아파트) “어, 박동일씨 안녕하세요.”,“네 어머니 안녕하세요.” 북부현대아파트에서 우편함에 편지를 넣던 박 집배원에게 아주머니 한 분이 이름도 정확하게 말하며 인사를 건넸다. 박 집배원은 “등기를 배달하는데 아들 이름이 내 이름하고 똑같아서 그뒤로 반갑게 어머니라고 하면서 인사하고 있다.”면서 “친절한 인사 한마디에 힘이 난다.”고 말했다. 박 집배원의 어머니는 괜찮다는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집에까지 올라갔다가 음료수를 들고 내려왔다. 그는 “집배업무도 서비스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집배원은 앞서 한 회사에선 여직원이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걸 기억해내 “이젠 일 좀 익숙해졌냐.”고 묻기도 했다. 언제나 ‘맑음’만 있는 건 아니다.“초인종을 왜 여러번 누르냐.”는 불평을 듣기도 했다. 계속 초인종을 눌러도 응답이 없어 “누구 없느냐.”고 하자,“아무도 없다.”고 상식 이하의 답변을 한뒤 “지금은 목욕 중”이라며 등기우편을 경비실에 맡기고 가라는 사람도 있었다. 4. 배달3(오후 1시20분·상계1동 1090-2번지) “편지왔어요? 뭐예요. 에이 또 돈 내라는 거구만.” 구청에서 날아온 등기우편을 받은 50대 아주머니의 반응이 별로다. 그래도 박 집배원에게 더운 날 고생한다며 음료수와 피로회복제를 건네주었다. 그는 “요즘은 편지를 배달해도 반가워하지 않는다.”면서 “맨 광고 아니면 신용카드다, 휴대전화다 해서 돈 내라는 요금고지서를 전달해 주니 반응이 좋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배달한 1820통의 우편물 중 손으로 주소가 쓰인 편지는 2통에 불과했다. 그는 “집배원들 사이에서는 군대나 교도소를 제외한 다른 곳에선 편지를 안 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집배원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원우체국에서만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처음 집배원을 시작할 때만 해도 편지도 많았고 연말연시엔 크리스마스카드, 연하장을 처리하느라 집에 못들어 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5. 완료(오후 3시40분·상계1동 우림루미아트아파트) 오후 4시가 가까이 돼서야 모든 배달이 끝났다. 모든 우편물을 한번에 오토바이로 옮길 수 없어 상계1동 우체국에 차편으로 보냈던 것도 모두 배달했다. 이날 오토바이로 이동한 거리만 20㎞였다. 오토바이로 이동한 거리만 이럴 뿐 아파트를 오르내린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알지도 못한다. 그나마 이날은 택배신청이 없어서 시간이 적게 걸린 편이다. 우체국 택배도 신청하면 가까운 곳에 있는 집배원이 물건을 받아 간다. 하지만 배달만 끝났을 뿐 업무가 끝난 건 아니다. 다시 노원우체국으로 돌아간 박 집배원은 반송할 우편물에 반송도장을 찍었다. 이튿날 배달할 등기우편물도 미리 분류하던 박 집배원은 “예전과 달리 집배원이 더 이상 정이 묻은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전령사가 아니라는 생각엔 서글프다.”면서 “하지만 비록 몇 통 되진 않을지라도 편지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여자 집배원도 있어요- 박근옥씨 “같은 엄마의 입장이라 그런지 군대간 아들이 보낸 편지나 옷가지를 배달할 땐 저도 마음이 찡해지죠.” 박근옥(48) 집배원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를 이렇게 말했다. 노원우체국엔 112명의 집배원이 있다. 이중 여성 집배원은 4명.5월 말 현재 전국의 1만 5330명의 집배원 중 여성 집배원은 4.7%인 752명이다. 박 집배원은 “집배원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면서 “특히 비나 눈이라도 오면 오토바이가 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가 넘어지면 처음엔 울기도 했다는 그는 이젠 11년차의 베테랑 집배원이다. 박 집배원은 “10년 넘으면 오토바이가 넘어져도 그냥 바로 다시 세워요.”라며 웃었다. 박 집배원은 ‘여름’은 여성 집배원에겐 당황스러운 계절이라고 말했다. 더위로 집에서 속옷 등 편하게 입고 있다가 그대로 편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집배원 하고 얼마되지 않을 때 속옷만 입고 편지를 받으러 나온 사람을 보고 얼마나 놀랐던지 서명을 받는 등기우편물 대장마저 던져버리고 도망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도망은 쳤지만 우편물은 배달해야 하는 법. 그는 결국 아파트 경비원과 함께 배달을 끝냈다. 남자 집배원도 여성 동료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한 집배원은 “여자라고 전혀 우대하는 것이 없다. 남자도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박 집배원은 “요즘엔 경매, 법원 편지 등 좋지 않은 소식만 전해서 그런지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듣기 힘들어졌다.”면서 “그래도 군대나 외국간 가족이 보낸 편지를 받을 때 기뻐하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다다익선’ 우체국 서비스 알면 유용한 우체국 서비스들이 많다. 먼저 이사를 한 뒤에도 종전 주소로 오던 우편물도 받아볼 수 있다.‘주소이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3개월간 종전 주소지로 배달되는 우편물을 자동으로 새 주소지로 보내준다. 이사하기 전 주소지의 우체국이나 집배원에게 구두나 서면으로 신청하면 된다. 우체국 홈페이지에서도 신청할 수 있다. 집을 자주 비워 등기우편물을 받기 힘들다면 아예 대리수령인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등기우편물 대리서비스는 우편물을 받을 수 없을 경우 이웃 등을 대리인으로 신청하면 우체국에서 대리수령인에게 배달한다. 이웃은 물론 인근 슈퍼, 약국 등을 대리수령인으로 정할 수도 있다. 또 등기우편물을 받지 못했을 땐 5일 이내에 원하는 날에 다시 배달해 준다. 등기우편물 창구교부제를 이용하면 못받은 등기우편물을 가까운 우체국이나 우편취급소에서 등기우편을 받아볼 수 있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각종 민원서류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도 있다. 민원우편서비스는 졸업증명서, 호적등·초본, 병적증명서, 경력증명서, 건축물 대장 등 600여종의 민원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준다. 우체국이나 인터넷우체국으로 신청하면 일주일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동창회 등 각종 모임 안내문 등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야 한다면 전자우편서비스가 유용하다. 일일이 내용을 복사하고 봉투에 넣을 필요 없이 편지내용과 보낼 주소만 우체국에 접수시키면 된다. 우체국에서 우편물 인쇄는 물론 동봉, 발송까지 해결해주는 ‘원스톱’서비스다. 편지봉투, 엽서 등 종류도 다양하고 원하는 로고나 광고문안도 넣을 수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경기 회복’ 탄력 붙나

    ‘경기 회복’ 탄력 붙나

    수출호조와 증시활황에 따른 금융 서비스업 등의 호조에 힘입어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4.9%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이달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예측치 4.7%보다 0.2%포인트가 높이 나타난 것으로 경기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07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민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성장했다. 이를 전분기와 비교하면 1.7% 성장한 것으로,2005년 4분기(1.7%)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대비 2분기 경제성장 전망치 1.4%를 웃돈 수치다. 2분기 실질 GDP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은 건설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이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한 데다 제조업이 원활하게 재고조정을 마무리하며 활발한 생산활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설비투자와 재화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됐다. 제조업은 반도체, 선박 및 승용차 등의 호조로 전기보다 3.6% 성장했다. 서비스업의 증가세는 증시활황에 힘입어 금융·보험업이 전년 동기보다 8.1%(전기 대비 3.6%)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10년뒤 한국’ 이것이 고민

    지난 10년간 세상은 급변했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세상은 더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10년 뒤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하지 않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어떤 것을 대비해야 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 환경·문명 충돌 심화… 삶의 질 더 나빠져 10년 뒤 한국사회는 경제와 환경, 문명과 생태계, 인간과 자연의 충돌로 환경적·사회적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 크게 쇠락할 것이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고 경제사회 발전의 지속성마저 멈춰버릴지 모른다. 현재 국민소득이나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삶의 질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등 우리가 매일 접하는 땅과 물과 환경이 심하게 오염돼 아토피, 비염,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등 각종 환경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다. 서울은 4년 연속 세계 최고의 대기오염 도시로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이 해마다 발표하는 삶의 질 측정수단인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42개 국가 중 최하위권인 122∼136위 사이를 오르내린다. 앞으로는 경제 지상주의나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크게 도전받게 될 것이다. 난개발, 부실공사가 사회적 악으로 지탄받고 그것을 주도한 정치인이나 관료 및 기업들은 사회적 죄인으로 지목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은 앞다퉈 그린벨트 해제, 산림과 농지 전용, 막개발과 난개발 등 개발시대의 패러다임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건설과 연관되는 이른바 ‘토건국가’의 폐해가 노골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사회 지속가능성의 악화도 우려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 및 이혼 증가율, 교통사고 사망률, 청소년 범죄율, 음주 사망률, 저출산 고령화 현상, 노사간 극한대립 등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의 지속가능성이 나빠지면 삶의 질 하락과 사회 양극화 및 대립을 더욱 부추겨 사회의 지속가능성마저 악화시키는 동반 상승현상이 나타난다.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10년 뒤에는 스스로 역사적 죄인으로 지목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환경친화형 발전, 녹색주의 개발,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경제정책 등 한마디로 경제와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화시키는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김성훈 상지대 총장(전 농림부장관) ■ 경제 성장능력 저하… 재정부담 급증 최근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국가부채가 증가하는데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급속한 노령화와 경쟁력 둔화 등으로 성장능력이 떨어져 세입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부분 연구기관의 미래 잠재 성장률은 4% 수준이다. 둘째, 노령화로 각종 연금과 의료보험의 재정부담이 급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노령화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빨라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중이 7%였는데,2019년에는 14%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보험에서 노인의료비 비중이 1985년 4.7%에서 2006년 22.8%로 늘어났고,2010년에는 28% 수준으로 전망된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재정지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도입된 기초노령연금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초래할 것 같다. 셋째, 재정지출 구조면에서 공무원 인건비,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복지비 지출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비전 2030 희망 한국’에 따르면 2006∼2030년 복지지출 증가율이 연 9.8%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넷째, 통일시 북한 재건을 위한 막대한 비용이 예상된다. 그 비용조달을 위해서는 증세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막대한 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국가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통일 비용 조달을 위한 부채까지 늘어난다면 국가부채는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의 경우 통일되던 1991년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40.4%에서 2004에는 67.0%로 크게 늘어났다. 최종찬 롯데그룹 고문(전 건교부장관) ■ 다인종·다문화 가속화… 민족 정체성 혼란 10년 뒤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환율변동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성장속도를 유지해 나간다면 8년 후인 2015년쯤에는 국민소득 3만달러가 달성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때쯤이면 고령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 등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에 대한 고민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화도 질적, 양적으로 한층 진전되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가 늘어나면서 교역량도 크게 늘게 될 것이다. 또한 국제간 교류협력관계가 확대되면서 해외 인력과 문화의 국내유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다인종·다문화사회에 접어들 것이며, 민족주의적 배타성보다는 어떻게 하면 세계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산업구조도 지금과는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는 지능형 로봇, 미래형자동차, 지능형홈네트워크 등 10대 차세대 성장산업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제조업이 재편되고 서비스업의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또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기존 기술이 다른 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도 계속 생겨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자본, 기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가간, 기업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경쟁대열에서의 탈락도 그만큼 빨라지고 기업의 수명도 단축될 것이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고령인구 14%… ‘누워 지내는 노인’ 일반화 10년 뒤 대한민국은 성장하는 중국과 회복하는 일본 사이에서 여전히 성장 동력의 모색과 창출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글로벌 생산체제가 급속히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는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고 광범위한 자유무역협정(FTA)과 남북 및 주변 열강들과의 역학 관계는 대한민국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교육과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파생되는 문제가 고민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국내 정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북한 체제의 전환과 주변 열강들의 각축은 심화하면서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져줄 수 있다. 예컨대 탈북자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남북간 정치문제뿐 아니라 남한내 사회적 갈등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와 농촌에서의 국제결혼 및 혼혈아동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회 이슈로 다가올 것이다. 이는 우리 국민의 정체성과도 결부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는 지금과 다른 형태의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외국으로 진출,‘기러기 아빠’를 양산했으나 10년 뒤에는 ‘가족의 해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외국 대학이 국내로 진출하면서 국내 대학들은 입시제도보다 국내·외 우수 인력의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어 출산 장려와 보육, 노인복지 문제도 크게 부각될 것이다.10년 뒤 우리 사회는 고령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현재 일본사회를 특징짓는 ‘네타키리(寢たきり, 즉 누운 채)’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다. 뇌졸중ㆍ중풍 등으로 누워 지내는 노인들이 일반화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간병의 장기화와 의료비 증가, 연금재정 고갈 등이 발생하는 고령사회의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이다.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 나노기술 이용 테러 위험… 北체제 큰 변수 10년 뒤 한국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추세이며 특히 한국은 그 정도가 심하다.10년 뒤 인구증가율은 마이너스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고령화 인구 비율도 13.8%로 증가하고 2030년에는 무려 24%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우리는 이민정책을 포함한 노동인구 활용을 고민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정보기술(IT) 혁명은 18세기의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대 변혁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나노기술,IT기술의 융합이 차세대 기술 혁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동감한다. 생명공학은 인류복지 증진을 위한 질병, 웰빙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만 생명 복제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은 아직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이며 이 역시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혁명이고 동시에 테러와 같은 나쁜 용도로 사용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10년 뒤 이러한 차세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수준 격차를 고민할 가능성이 많다. 우리들은 남북 통일이라는 시기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아주 중요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10년내에 북한체제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국에는 무엇보다도 큰 과제가 아닐 수 없으며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할 문제다. 앞으로의 10년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임상규 삼성경제硏 연구전문위원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공병호가 본 ‘10년뒤 한국’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공병호가 본 ‘10년뒤 한국’

    2017년의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앞으로 10년을 내다보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난 10년, 그러니까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이후 10여년 동안 우리 자신과 사회가 어떤 변화를 경험해왔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전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있다. 급속한 변화 혹은 급변하는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성하지만 현재와 단절된 모습의 엄청나게 변화된 미래보다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점진적으로 변화된 미래상이 더 올바를 것이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내다볼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현재를 바탕으로 조심스럽게 미래를 특징지을 수 있는 중요한 트렌드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첫째, 인구 구성비 변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또렷해질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한국 경제는 서서히 역동성을 상실해 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노령인구의 증가와 생산 가능인구의 감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06년 말 한국개발연구원은 ‘인구 구조 고령화의 경제 사회적 파급 효과와 대응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2003년부터 2050년까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2020년대에는 연 2.91%,2030년대는 연 1.60%,2040년대는 연 0.74%로 계속적으로 저성장 국가로 한국이 탈바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대의 잠재성장률이 4%인 점을 고려하면 30년동안 거의 제로 퍼센트에 가까운 성장률로 떨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민의 증가 추세, 한반도의 통일, 제도개혁의 향방 등에 따라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10년동안 잠재성장률은 점점 떨어지는 추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에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수는 무려 500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은퇴가 기정 사실로 자리를 잡게 되는 2015년과 2020년에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은 각각 12.9%와 15.6%로 높아지게 된다. 반면 14세 이상의 인구 수는 각각 13.7%와 12.4%로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의 65세 이상 인구와 14세 이하의 인구 비중이 각각 9.5%와 18.6%를 차지하였음을 고려하면 인구 구성비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추세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는 현상을 목격하는 10년이 될 것이다. 둘째, 중국 경제력의 급속한 성장은 한국 사회의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미래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 제조업이 당면하게 될 10년은 최근 중국 자동차 업계의 근황을 전하는 한 베이징 주재 특파원의 다음과 같은 기사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대당 600만원대의 초저가 중국산 소형차가 2008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기술로 만들어져 기존 중국산 차보다 품질은 월등히 좋지만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 저렴한 차종이어서 ‘한국차 킬러’가 될 가능성이 많다. 미국 3위 자동차회사인 크라이슬러의 톰 라소다 사장은 7월4일 베이징에서 중국 1위 토종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Cherry)의 인퉁야오 회장과 소형차 공동개발에 관한 협정문에 서명했다. 치루이자동차는 이날 유럽시장과도 수출 계약을 했다.” 어중간한 가격에 어중간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많은 제조업들이 어려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구조조정의 와중에 휩쓸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생존을 위한 제조 기업들의 중국, 인도 그 밖의 제3국으로의 이동과 같은 현지화 전략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특별한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 한 한국 사회에서 성장률을 높이고 실업률을 크게 낮추는 일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별한 스킬(기술)이나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해외 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젊은이들의 일자리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 자체가 저성장과 고실업 현상의 심화에 힘을 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제조업의 상징적인 분야이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제조업이 당면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시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노사관계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한국 제조업의 샌드위치 상황과 위기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산업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의 소비자가 될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중국산 상품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앞으로 10년은 위기감의 증대와 혁신에 대한 각성을 사회 전체가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고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의 선택에 한국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기대 밖의 변화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상황을 크게 호전시킬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위기 상황은 늘 부정적인 면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중간한 상품 생산이 가져다주는 어려움은 반대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사회 전체에 혁신 필요성을 크게 부각시킬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과 창의적인 발상을 위한 제도개혁과 분위기 일신과 같은 혁신 능력 강화를 가져올 것이다. 특히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제도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될 것이다.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될 변수는 초·중·고 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해외 유학생들이다. 이들은 한국의 교육 제도 개혁에 일조를 하게 될 것이다. 교육 수요자들의 발로 뛰는 투표가 변화와 혁신에 대한 움직임을 가져오고 이런 요구를 정치인들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한국 교육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적 인재의 양성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제도의 개혁이 성공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 운동이 성과를 거둔다면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상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시 제도개혁의 방향이 한국의 앞으로 10년 모습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는 정치 지도자의 선택이 결정적이라 할 수 있다. 미래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도자의 선택에서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지혜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할 수 있다. 넷째,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걸출한 성과를 거두는 기업들이 상당 수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에까지 확산될 것이다. 업종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까지 내수 시장에서 실력을 점검 받은 기업들 가운데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공하는 기업들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의 그 어떤 분야보다도 한국 기업의 생존과 성장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다섯째, 금융업의 눈부신 성장은 앞으로 10년을 특징짓는 또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의 보조자 역할을 맡아왔던 한국 금융업은 외환위기의 쓰라린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자본통합법 등과 같은 제도 개혁에 힘입어서 큰 성장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에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의 성장은 금융업 자체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자산 운용 분야에서 걸출한 성과를 거두는 금융업의 등장은 투자자들의 부가가치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자율이 주어졌을 때 한국인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앞으로 한국의 금융업이 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외에 앞으로 유럽, 아세안, 일본, 중국 등과의 협정이 부분적으로 성사됨으로써 한국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크게 확장될 것이다. 자율, 창의, 개방, 도전 등과 같은 시대정신이 다시 한번 한국 사회의 중심을 차지할 수 있다면, 한국인들은 과거의 부진을 씻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공병호는 대표적 자유주의자다.1990년대 말 한국경제연구원 산하 자유기업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경쟁에 기반한 시장 논리를 거침없이 설파, 이름을 알렸다. 경남 통영이 고향이다.“멸치잡이를 하던 아버지 덕분에 일찍이 자본주의의 치열함을 깨달았다.”는 게 본인의 고백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2000년 3월 인티즌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 코아정보시스템 사장을 잠깐 맡기도 했다.2001년 10월 개인 이름을 브랜드로 내건 지금의 경영연구소(공병호 경영연구소)를 세웠다. 외부 강연과 경영 컨설팅, 책 등을 쓰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Metro] 금천구 여성취업 박람회 개최

    금천구는 13일 시흥동 신천지 웨딩홀에서 여성취업박람회인 ‘잡(Job)아라. 당당한 그녀! 2007 우먼페스티벌’을 12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천구와 서울지방노동청, 서울관악지청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금천구 지역업체와 구직여성들을 연결해 일자리 찾기를 돕는 지역 중심의 여성 구직박람회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판매업, 서비스업, 행정보조, 캐셔, 전산입력, 제조업, 회계 등 30여개의 업종에서 참가해 즉석면접 후 직원을 선발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보험사 지급결제 허용 검토

    정부는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에도 입·출금 통장을 통한 카드대금 결제나 자금이체 등 지급결제 대행을 허용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기름값 상승에 따른 자영업자와 서민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화물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과 등유에 붙는 특별소비세 등을 낮출 방침이다. 중소기업의 상속·증여세는 완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5%에서 4.6%로 0.1% 포인트 올리면서 하반기 경제기조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1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경제점검회의 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올해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논의했다. 먼저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에 따른 금융의 겸업화 추세에 맞춰 보험산업을 ‘종합적인 자산·리스크 관리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증권 등과의 조율을 전제로 보험사에 지급결제 대행 기능을 주고 건전성 요건만 충족하면 자회사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도록 했다. 이럴 경우 보험사와 은행이 상호 업무를 교환해 대행하는 초보적인 ‘어슈어 뱅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감독당국의 심사를 받던 상품개발과 판매도 자율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지급결제 기능과 맞물려 보험사가 예·적금 상품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한 서민과 농어민들이 난방용으로 쓰는 등유의 판매부과금(ℓ당 23원)을 폐지하고 등유에 붙는 특소세(ℓ당 134원)는 낮추기로 했다. 또한 1t짜리 화물차를 소유한 자영업자 기준으로 2005년보다 38만원 정도 늘어난 유류비 부담을 절반 정도 줄여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1t짜리 화물차에 연간 13만원씩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과 유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의 단순경비율을 낮추기로 했다. 단순경비율은 수입에서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비율이다. 이렇게 되면 이삿짐센터와 용달서비스업 등 250여개 업종이 세제상 혜택을 보게 된다. 골프나 요트 등 고급 레포츠 산업을 육성하고 해외 관광소비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2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대책도 이달 말 발표하기로 했다.IT를 활용하는 기업에는 세제와 금융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는 고용창출과 생산성 증대 등을 전제로 상속세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금융·서비스업 투자전망 한국, 세계 세번째로 밝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금융 및 서비스업 투자에서 한국이 세계에서 세번째로 전망이 밝은 국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홍콩 경제일보가 9일 보도했다. 미국 회계·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전세계 20개 신흥 경제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분야 투자에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비즈니스 환경이 우수한 국가 3위에 올랐다. 서비스 산업의 90%를 내수로 충족하고,10%를 해외에 제공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서비스 산업의 전망성을 비교 분석했다. 한국에 이어 체코, 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칠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투자에서는 베트남이 중국을 제치고 가장 투자전망이 밝은 국가로 조사됐다.PwC는 이들 20개 신흥 경제국에서 생산품 50%를 내수로,50%를 수출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생산원가, 시장규모, 세제, 교통운임비, 관세, 채권 신용등급 등을 비교했다.jj@seoul.co.kr
  • 경북 지역특성 살린 학교 잇따라

    경북 지역특성 살린 학교 잇따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학교 운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를 매개로 지역 홍보와 농·특산물 판매, 관광객 유치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는 속셈에서다. ●포도 주산지 영천, 와인학교 내년 개교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인 경북 영천시는 내년부터 가공시설과 실습실, 전시실 등을 갖춘 ‘와인학교’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총 10억원을 들여 내년 7월에 영천시 오미동 농업기술센터 내에 문을 열 예정인 와인학교는 연간 지역 포도농가와 대도시 소비자 등 5000여명을 대상으로 와인에 대한 이해, 제조기술, 창업 과정 등을 교육하게 된다. 또 포도 수확 체험와 연계하는 등 와인학교를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올해 하반기에 와인학교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 프랑스·일본 등 와인 선진국에 전문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시는 와인학교 운영으로 연간 관광객 1만여명 유치와 20여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중종 영천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은 “와인학교를 발판으로 앞으로 세계와인박람회를 유치하고 와인대학 및 박물관 등으로 구성되는 와인 테마파크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천지역에서는 2198㏊에서 연간 3만 7000t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울진군, 친환경 농업 그린사관학교 문열어 이에 앞서 경북도와 울진군은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그린사관학교’ 운영에 들어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5월 공모한 지역 인적자원 개발 및 인적자원 연계사업으로 경북도가 제출한 ‘에코 타운 조성을 위한 인적자원 개발 패키지-사람과 자연이 만들어가는 친환경 도시’ 사업이 최종 선정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는 국비 12억원 등 총 17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울진 로하스(LOHAS·친환경 및 웰빙특구)와 연계해 추진될 그린사관학교는 경북도 주력산업(친환경 농업 및 레포츠·서비스업) 종사자의 역량 강화와 신성장 동력산업(신재생에너지 산업, 해양바이오 산업) 핵심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야별 사업(교육인원)은 ▲친환경 에너지(5개 기업 및 1395명) ▲친환경 농업(700명) ▲친환경 레포츠·서비스(350명) 등이다. ●‘반딧불이의 고장´ 영양군, 생태학교 운영 반딧불이의 고장 영양군도 지난해부터 수비면 수하리 ‘영양 반딧불이 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수하리 일대는 2005년 재정경제부가 주관하는 지역특구사업에서 반딧불이 특구로 지정됐다. 반딧불이 생태학교는 반딧불이 체험·전시관을 비롯해 각종 수서식물 및 곤충 전시 등 친환경 생태 학습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생태학교 내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에서는 천체 관측 및 별자리 관찰이 가능하다. 특히 군은 2008년까지 이 일대에 총 118억원을 들여 통나무집과 온돌 초가집, 원두막, 음식 체험실, 방앗간 등을 갖춘 명실상부한 반딧불이 체험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영양군 관계자는 “농산물 생산 및 판매 때 영양이 청정지역임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온 만큼 반딧불이의 존재가치는 매우 높다.”면서 “반딧불이생태학교를 중심으로 생태체험 관광코스를 개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미국의 조용한 시골도시 세인트조지 ‘은퇴자 천국’ 된 까닭은

    미국의 조용한 시골도시 세인트조지 ‘은퇴자 천국’ 된 까닭은

    미국 시골 도시 세인트조지가 은퇴자들의 ‘제2의 고향´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유타주 남서쪽에 있는 이 도시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비싸고 살기가 빡빡한 대도시를 벗어나 집값 등 물가가 싸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병원, 대학교, 공항, 체육관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은퇴자들이 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6일 “세인트조지가 몰려드는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 때문에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세금감면과 편의시설 확충 등 은퇴자들의 조기 정착을 위해 시 정부가 마련한 각종 서비스는 은퇴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실버타운의 전형으로 부상한 이 도시의 지난해 인구는 12만 6000명.2000년과 비교하면 40%나 늘었다. 늘어난 인구의 대부분은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다. 워싱턴DC에서 이사온 톰 휠러는 “스노 캐넌의 붉은 바위들을 가로질러 아담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이 좋다.”면서 “옥외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퇴직하고 최근 이사온 빌 오스틀러도 “쉬엄쉬엄 이곳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일주일에 세번은 자전거로 도시 전체를 순례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이 몰려들면서 건축, 식당, 소매등 노인 관련 서비스업종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인구통계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은 살던 곳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세인트조지와 같은 곳이 있으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세인트조지가 실버타운으로 각광을 받자 다른 주들과 도시들도 3조달러(2760조원)로 추정되는, 베이비붐 세대들과 함께 딸려올 그들의 재산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시시피, 아칸소, 텍사스주는 실버타운 건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앨라배마, 플로리다, 웨스트 버지니아, 와이오밍주도 은퇴자를 위한 웹사이트, 안내서를 만들고 세금우대책을 제시했다. 인구 가운데 55∼64세 비율은 뉴햄프셔, 버몬트, 플로리다주와 함께 로키산맥 서부지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서부지역이 은퇴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에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소도시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세인트조지는 은퇴자 유치에 있어 ‘별중의 별´이다. 은퇴자 유입에서 1990년에서부터 2005년까지 가장 큰 이득을 올렸다. 은퇴자 정보센터장 토머스 워젤은 “좋은 병원은 노인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절대적인 요소”라면서 “병원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 실버타운이 형성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구가 늘면서 부작용으로 세인트조지는 암구와 같은 자연경관이 훼손돼 인위적인 성장에 대한 논란도 있다. 미국 지역정부들은 앞으로 수십년 동안 더욱 가속화될 고령화시대를 위해 세금 감면, 첨단 노인병원 설립 등 은퇴자들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보고서에서 “55∼64세의 은퇴자 비율이 가장 적은 뉴욕주조차도 2010년께엔 그 비율이 주 전체인구의 33%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55세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100여만명이 해마다 거주지를 옮길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프리미어리그 팬이 K리그 재산

    축구산업과 영화계 관계자들이 눈여겨 볼 만한 통계가 나왔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축구를 비롯해 야구와 농구, 배구 등 스포츠 업종의 5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무려 2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업 전체의 평균 증가율보다 무려 4배가 넘는 수치다. 반면 1990년대 이후 여가산업의 중추 역할을 해온 영화는 0.7% 감소했다. 서비스업 전체가 5.6% 정도 소폭 증가한 것에 비하면 올 상반기 영화산업은 마이너스 성장인 셈이다. 겨울과 봄이 흐르는 사이에 배구와 야구가 관중몰이를 선도하고, 농구와 축구가 그 뒤를 받치는 양상으로 전개된 스포츠 산업의 매출 증가는 여러 생각을 갖게 한다. 우선 그 매출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로배구의 약진은 오랜 침체 끝에 지난 겨울에야 간신히 기운을 차린 것으로 앞으로 얼마나 더 유지될지 걱정이다. 야구와 축구도 평균 관중은 증가했지만 두 종목은 몇몇 인기 구단이 전체를 짊어지고 가는 형국이다. 프로축구의 경우 FC서울과 수원을 제외하면 거대한 경기장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그 우승 1순위로 꼽히는 성남이나 전통의 명문 울산의 관중석도 실력과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형편이다. 영화의 경우 뮤지컬 열풍 등으로 저녁 문화 시간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특별한 대작이 없어 시장을 이끄는 힘이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더 걱정스러운 점은 ‘영화’ 자체의 침체라기보다 ‘산업’의 침체라는 데 있다. 열악한 제작 환경과 이해관계가 뒤엉킨 배급 구조, 복잡한 유통망 등을 개선하지 않고 ‘물건’만 나오기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나 마찬가지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매출 증대라는 보고서와는 무관하게 여전히 축구장은 쓸쓸하다. 관중석은 좀처럼 차지 않는다. 그래서 역발상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 프로축구의 하드웨어는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프라는 단단하면서도 명쾌하다. 축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팬들은 점점 늘고 있다. 밤 늦도록 축구 게임에 몰입하고 새벽까지 프리미어리그를 시청하는 젊은이들은 잠재적인 K-리그 팬들이다. 축구가 자신의 취향과 기질을 맡길 수 있는 ‘문화적 매체’라는 것을 일찍부터 허락한 팬들도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80년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은 문화적 허기를 달래기 위해 영화에 몰입했고, 그로 인해 90년대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가 열렸다.2000년대의 젊은이들은 대표팀과 유럽축구에 열광하고 있지만 바로 그 열정이 K-리그의 인프라와 접목될 경우 전국의 축구장은 후끈 달아오르게 될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서비스생산 5.6% 증가

    주춤거리던 서비스업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부동산 업종은 2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 서비스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이는 지난 3·4월의 각각 5.1%에 비해 0.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계절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4월보다 1.3% 증가했다. 통계청은 “최근 주식시장 활황세로 금융 및 보험업 생산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지난달 금융 및 보험업은 1년 전보다 12.7% 증가했다. 지난해 작년 1월 17.5%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래 1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업은 일반은행과 저축 및 투자기관, 신용카드, 할부금융업의 호조로 15.1% 증가율을 보였다.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도 증가율이 4월의 2배에 가까운 12.4%를 기록했다. 의료업도 11.7%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오락 문화 및 운동 관련 서비스업 6.9%, 사업서비스업 6.2%, 운수업 5.1%, 도소매업 4.2%, 통신업 4.1%, 숙박 및 음식점업 2.7%가 증가했다. 반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및 임대업은 1년 전보다 0.3% 하락해 2004년 12월 -2.4%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업은 3.8% 하락해 2004년 12월의 -5.4%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미FTA 농어민 피해 85% 보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보는 농어민들은 향후 7년간 소득감소분의 85%를 현금으로 지원받게 된다. 매출액이 25% 이상 줄어드는 제조·서비스업체는 구조조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고령농이 은퇴 후 토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제도와 농업전문 사모펀드(PEF)도 추진된다. 정부는 또 FTA 체결 이후 시설 및 연구개발(R&D)을 강화, 세계적 제네릭(복제약) 기업과 신약을 육성하기 위해 제약산업에 앞으로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초 정부의 ‘혁명적 대책’ 공언과 달리 보완책의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8일 이같은 ‘한·미 FTA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업 부문에서 피해 품목에 대한 소득보전비율을 85%로 상향 조정해 7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한·칠레 FTA로 피해를 본 농가에는 80%가 지원된다. 아울러 폐업하는 농어민에게는 5년간 폐업 지원금이 지원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2013년까지 농업에 119조원, 수산업에 12조 4000억원 규모의 투·융자금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와 임시 국무회의를 잇따라 열고 한·미 FTA 협정문을 최종 확정짓는다. 김균미 이영표 오상도기자 kmkim@seoul.co.kr
  • [사설] 경쟁력 빠진 FTA 농업지원대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 서명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어제 국내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한·미 FTA 발효로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과 수산업 부문에서 생산감소액의 85%를 7년간 현금으로 소득보전해 주고 폐업 농업인에게 5년간 폐업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지난 4월 한·미 FTA 타결 직후 내놓은 대책과 비교할 때 소득보전율 비율이 80%에서 85%로 높아진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FTA 협상주역들과 농림부장관 등이 공언한 ‘혁명적 지원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한·칠레 FTA 지원대책에 비해 이번 대책은 보상기준이 훨씬 더 엄격해지고 폐업을 유도하는 등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미 FTA 반발을 무마하는 데 치중한 탓에 소득보전 지원책에 비해 경쟁력 강화대책은 미흡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자칫하면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10여년간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원을 쏟아붓고도 농업 경쟁력이 제자리걸음한 전철을 되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농촌의 당면한 어려움을 헤아리면서도 온정주의적인 접근방식을 경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유럽연합(EU), 중국, 일본과의 FTA 등 국내 생산기반을 흔들어놓을 만한 시장 개방조치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이같은 일정까지 감안한다면 이번 한·미 FTA 지원대책은 장기 전략개념의 부재(不在)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한·미 FTA 발효 이후 피해 규모가 가시화되면 대응전략과 지원방향도 전면 손질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농수산업과 서비스업을 포함한 우리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머독, 야후도 눈독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야후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머독이 거느린 뉴스코퍼레이션이 자사 소속 미국 1위 인맥관리(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업체 마이스페이스를 야후 주식 25%와 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야후 주식 25%의 가치는 19일 현재 약 111억 달러다.2005년 5억 8000만 달러에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한 뉴스코프는 이 제안이 성사될 경우 20배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뉴스코프는 이와 함께 같은해 6억 5000만 달러에 사들인 온라인 게임업체 IGN 등 다른 디지털 기업 지분도 야후에 넘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야후도 인맥관리서비스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위 업체인 페이스북을 10억 달러에 인수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신문은 그러나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인데다 협상 파트너였던 테리 시멜 전 CEO 후임으로 제리 양이 복귀했기 때문에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계 ‘비정규직 해법’ 골머리

    경제계 ‘비정규직 해법’ 골머리

    근속 2년 이상 비정규직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재계가 예상보다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기업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논의 중이며 신세계 등 상당수 기업이 세부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아직 유예기간이 2009년 7월까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입법과정에서 재계를 설득해야 했던 정부조차 놀라는 모습이다. 물론 모든 기업이 다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웃소싱을 통한 도급직 전환을 추진해 직원들의 반발을 부르는 곳도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은 제조업보다 유통·은행·통신 등 서비스업종에서 활발하다. 신세계에 이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한화갤러리아 등이 정규직 전환에 잇따라 가세했다. 일부 기업은 이미 비정규직 업무를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을 안 받는 도급직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LG생활건강과 CJ홈쇼핑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극한대립이 일어나는 회사도 있다. 이랜드 뉴코아는 비정규직 캐셔 150명을 외부용역업체 소속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에 반발해 비정규직들이 전국 지점(아웃렛 15개, 백화점 2개)에서 반대농성을 하고 있다. 현행대로 유지하는 기업도 많다.SK텔레콤은 “비서·서무보조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이 400여명 있지만 정규직 4600명과 하는 일이 워낙 다른 데다 비용부담도 있어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비정규직 1700여명에 대해 2년 근속 요건에 따른 영구계약만 할 뿐 연봉제 등 근로조건은 지금까지 하던 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정년은 보장해주겠지만 기존 정규직처럼 호봉제 등은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2년의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인 것은 직원들의 생산성과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선제대응의 측면이 강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연간 150억원이 추가로 들지만 이들의 생산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정규사원으로서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는 등 다방면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LG텔레콤측도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여기에다 비정규직보호법 중 차별시정제도가 올해부터 적용된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크다. 차별시정제도는 똑같은 일을 할 경우 정규직 근로자와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차별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즉 2009년 7월 이전에라도 현재와 같은 차별적 임금·처우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이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만 하면 기존 정규직과 똑같은 처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원칙적으로 정년이 보장되고 정규직에 준하는 복지후생 혜택을 받지만 임금이나 인사에서는 전혀 다른 체계를 따른다. 연봉이 적고 승진도 일정 수준(과장 등)까지밖에는 할 수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하고 있어 당초 기대보다 빠른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히 차별시정제도가 당장 올 7월부터 발효되므로 기업들이 더욱 신속히 시행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 주현진 김효섭기자 windsea@seoul.co.kr
  • OECD “분양가 상한제 축소해야”

    OECD “분양가 상한제 축소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등의 조치가 민간부문의 공급주택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사회복지지출의 현저한 증가가 국민들의 조세부담률을 높일 경우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확대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은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강조, 지난해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은 비합리적이었음을 시사했다. OECD는 20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는 4.3% 성장이 예상되지만 제조업·서비스업, 대·중소기업간 불균형과 소득격차가 심화되고 고령화의 급진전으로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특히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은 단기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민간부문의 주택공급을 감소시켜 전체 주택공급과 가격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주택공급이 탄력적으로 이뤄진 뒤에는 최근의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당초 보고서 초안에 ‘시장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로 거론됐던 이른바 ‘반시장적’ 표현은 이번에 빠졌다. 아울러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므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목표달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부동산 조치는 적합한 별도의 조치가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한은의 지급준비율 인상이 유동성 증가 억제뿐 아니라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한 것으로 해석, 지준율 인상이 비합러적인 조치였음을 간접적으로 꼬집었다. OECD는 또한 “정부지출의 제한과 세제개혁을 재정과 조세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면서 “선진국의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사회복지지출의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HAPPY KOREA] 해외편 유럽(상) 독일 과학도시 울름

    [HAPPY KOREA] 해외편 유럽(상) 독일 과학도시 울름

    |울름(독일) 글 장세훈특파원|독일 남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울름은 천재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출생지로,‘과학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수십만평 규모의 과학기술단지 및 배후주거단지를 조성해 노키아·지멘스·벤츠 등 첨단 다국적기업들을 유치했다. 고용 창출 효과만 1만명에 이른다. 단지 조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쯤 되면 ‘부동산 투기 바람’이 휩쓸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땅투기를 잠재우는 ‘큰손’ 역할을 지방정부가 하고 있다. ●도심은 자동차 통행금지… 보행자 천국으로 알렉산더 베치히 도시계획·환경 담당 부시장은 “농지 등이 매물로 나오면 시에서 우선적으로 사들인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이렇게 땅을 매입해 왔으며, 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때는 이중 일부를 팔아 비용을 충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울름은 전체 3600만평(118㎢)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1210만평(4000㏊)을 보유하고 있다. 과학기술단지도 시 소유 땅에 조성됐다. 개인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치히 부시장은 “과학기술단지 입주 기업의 투자 위험을 줄여주기 위해 땅은 시가 소유하고,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을 취했다.”면서 “물론 기업이 원하면 분양하며, 이는 시의 재정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도시를 감싸고 있는 녹지대 역시 모두 시 소유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도시 북쪽으로만 개발을 유도하며, 나머지 지역은 난개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아예 개발계획 자체가 없다. 공장 신설 등으로 자연을 훼손하면 개발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면적만큼 보존지역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특히 녹지에 대한 보존은 철저히 지형을 고려해 이뤄지고 있다. 도시의 ‘바람길’ 역할을 하는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는 보존 ‘1순위’이다. 베치히 부시장은 “바람길은 도심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인 만큼 지역별 기온차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울름이 성공한 원인은 개발 못지않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한 균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은 주민 의견부터 수렴하게 된다.‘밀실 행정’‘깜짝 발표’ 등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도심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지어진 커뮤니티센터가 있기에 가능했다. ●주민 위한 최고의 선물은 ‘소통과 조화´ 시 심장부에는 160m가 넘는 탑과 전통 고딕 양식을 자랑하는 600년 된 울름대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대성당 앞마당에 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이 바로 커뮤니티센터이다. 건축 양식에 있어서도 ‘신·구 조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대성당과 커뮤니티센터 사이의 너른 공간은 큰 장터가 선다. 당초 이곳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하지만 울름은 도심을 ‘보행자 천국’으로 재설계하기 위해 과감히 자동차 통행을 금지시키고, 보행자 전용공간으로 꾸몄다. 대성당과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시청 주변 주차장 역시 카페와 노천광장 등으로 탈바꿈했다. 베치히 부시장은 “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도심을 관통하는 왕복 6차선 도로를 뚫었다.”면서 “주민간 원활한 소통을 가로막는 이 도로를 통해 새로운 인식이 싹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축소됐다. 빈 공간으로 남게 된 길 중앙부는 지하주차장과 박물관 등으로 채웠다. 때문에 도심 한복판에 각종 공공시설을 짓기 위해 들어간 부동산 매입비용은 ‘제로’다. ‘소통과 조화’가 울름의 내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울름은 도나우강 왼편에 자리잡고 있으며, 강 반대편에는 바이에른에 속한 노이울름이 있다. 두 도시에 자동차·생명공학·이동통신 관련 1만여개 기업이 몰려 있어 인근 35만명의 생활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두 도시는 구조적·경제적·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얽혀 있지만, 서로 다른 법규와 제도 등으로 수많은 갈등도 내포하고 있다. 베치히 부시장은 “두 도시가 연관된 문제는 양측 주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조정위원회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면서 “대화와 합의를 통해 갈등을 조정하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shjang@seoul.co.kr ■ “눈을 즐겁게”… 공공디자인의 파격 |빈·잘츠부르크·빈하우젠 장세훈특파원|양은냄비에 담겨진 구수한 설렁탕은 상상하기 힘들다. 공공디자인은 바로 음식의 맛을 배가시키는 그릇과 같다. ●빈 임대주택 기피시설서 관광명소로 서로 다른 화려한 색채와 모양의 창, 직선을 배제하고 곡선으로 이뤄진 내·외부 구조, 널찍한 놀이터와 카페, 건물을 덮고 있는 푸른 옥상정원.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케겔가 3번지에 자리잡은 ‘훈데르트 바서 하우스’는 언뜻 봐서는 값나가는 상업건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서민층을 위해 시가 제공한 임대아파트다. 건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세계적 건축가 훈데르트 바서가 설계한 곳으로 1985년 완공됐다. 바서는 이곳 외에도 쓰레기소각장 등 이른바 ‘기피·혐오시설’에 대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곳 임대아파트는 10∼15평 규모로 빈에서도 소규모에 속한다. 임대료도 일반아파트에 비해 30∼40% 이상 저렴하다. 자칫 슬럼화가 우려되는 곳이지만, 넘쳐나는 관람객들로 건물 앞은 늘 ‘만원’을 이룬다. 양광식 순천향대 교수는 “이상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잘츠부르크 ‘간판거리´ 관광객 북적 소금 광산이 유명했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현재 전체 인구 15만명 가운데 전통적인 임·축산업 종사자는 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관광·서비스업 등 3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잘츠부르크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연간 3만 5000달러 이상으로, 오스트리아 전체 2만 8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관광의 힘이다. 잘츠부르크가 관광객들에게 주는 즐거움은 음악만은 아니다.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온 미로처럼 얽혀 있는 골목길 역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모차르트의 생가를 중심으로 많은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는 상점마다 독특한 모양의 간판이 내걸려 있다. 불법 간판에 신음하는 우리나라 거리와는 그야말로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문맹자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빵과 가위 등을 상형문자처럼 사용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과 예술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대표 상품’이 됐다. ●빈하우젠 자연훼손 최소화한 택지개발 독일 북부의 한적한 소도시인 빈하우젠은 국제적인 상업도시인 하노버와 차로 30분 거리다. 때문에 하노버로 출퇴근하는 도시근로자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시 당국은 최근 이들을 흡수하기 위해 ‘친환경 생태주거단지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에서 택지를 개발한 뒤 주변 땅값의 절반 수준으로 분양하고 있다. 택지개발은 물론 재건축·재개발이 이뤄지면 주변 땅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상황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총 20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이 입주를 마친 생태주거단지는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다. 건물 터는 기존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렸으며, 마을 진입로는 콘크리트포장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헬프리트 폰도르프 시장은 “저렴한 가격에 분양하는 대신 자연 소재 건축재료를 활용하고, 지열·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토록 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높다.”면서 “나무 한 그루도 마음대로 베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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