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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GC인삼공사가 KOVO컵 우승 노릴 수 있을까

    KGC인삼공사가 KOVO컵 우승 노릴 수 있을까

    여자프로배구 KGC 인삼공사가 지난 1일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 예선 2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으며 ‘절대 1강’ 흥국생명과의 경기에 배구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배구계에서 인삼공사는 비시즌 기간 내부 FA를 모두 붙잡았지만 외부 영입이 없어 하위권에 머물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인삼공사는 ‘디우프 원맨팀’에서 국내 선수 기여도가 높으면서 조직력이 강한 팀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단적인 예가 세터 염혜선이다. 세터 이다영의 흥국생명 이적 후 리그에서 ‘세터 연쇄 이동’이 일어났음에도 인삼공사는 염혜선 세터를 고수했다. 염혜선은 이번 대회에서 그날 공격이 잘 통하는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볼 배급을 하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인삼공사는 팀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기존 선수들의 공격이 덩달아 살아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첫 경기에서 센터로 돌아온 정호영(12점)이 맹활약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레프트 최은지(16점)와 고의정(13점)이 펄펄 날았다. 첫 날 정호영이, 둘째 날 고의정이 생애 첫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했다. 고무적인 것은 인삼공사는 내부 육성만으로 팀 약점을 보강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원곡고를 졸업하며 2018~2019시즌 전체 1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고의정은 데뷔 첫 해인 2018년 12월 훈련 도중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된 뒤 약 1년의 재활 끝에 작년 12월에 팀에 복귀했다. 지난 1일 사실상 풀타임 활약하며 프로 데뷔 후 첫 두 자리 수 득점(13점)을 올렸다. 온전한 몸을 만든 프로 3년차부터의 활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은지의 가치는 공격(총 23점)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나고 있다.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리시브 정확 11개, 디그 20개,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리시브 정확 12개, 디그 18개로 팀 내 수비 기여는 리베로 오지영에 버금갈 정도다. 인삼공사의 ‘정신적 지주’ 한송이는 팀 공격이 안풀릴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두 경기에서 각각 11점과 12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경기 당 평균 32득점을 올리던 디우프도 두 경기 연속 팀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역대 리베로 최고 연봉 오지영의 수비 기여도 여전하다. KOVO컵에서 2018년 우승, 지난해 준우승한 인삼공사가 만약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한다면 흥국생명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서 배구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영택 인삼공사 감독은 지난 1일 “지금 우승을 이야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시즌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숙자 KBS 해설위원은 “염혜선 세터의 볼 배급이 굉장히 잘 되고 있다. 다른 팀은 세터와 외국인이 바뀌며 어수선한데 인삼공사는 2년째 같은 멤버가 손발을 맞추며 조직력이 탄탄하다”면서도 “인삼공사가 흥국생명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흥국생명에 비해 높이가 밀리지 않는 팀이라 디우프 선수 기량이 지금보다 올라온다면 게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인삼공사는 박은진·한송이·정호영 등 중앙 뎁스가 너무 좋아졌기 때문에 서로 좋은 경쟁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 같다”며 “또 레프트에서는 최은지 뿐만 아니라 최은지 대각 포지션으로 들어오는 고의정이나 고민지 선수도 같이 리시브를 잘 버텨야 흥국생명과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위원은 “흥국생명은 서브 공격으로 흔들어서 2단 공격으로 뚫기 힘든 팀이다. 김연경이 합류하며 공격라인 뿐만 아니라 수비라인에서 대폭 강화가 이뤄졌다. 공수가 다 되는 레프트가 이재영 혼자 있을 때와 두명이 있을때의 차이가 너무 크다. 우리나라 최고 레프트 2명, 받고 때리고가 가능한 레프트가 둘 다 있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띵동, 구독하신 【자동차·명절선물세트·게임】 왔어요”

    “띵동, 구독하신 【자동차·명절선물세트·게임】 왔어요”

    # 직장인 진삼열(37)씨는 얼마 전까지 ‘전통주’를 구독했다. 최근 입소문을 타는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다. 한 달에 한 번 전통주 2~4병과 함께 어울리는 안주를 집으로 보내 준다. 가격은 월 3만 9000원. ‘가성비’는 나쁘지 않다. 진씨가 꼽은 술담화의 최대 장점은 ‘큐레이션’이다. 전국 각지 양조장에서 찾은 전통주를 전문가의 안목으로 매번 다르게 구성해 준다는 것. 진씨는 “평소 고르기 어려운 전통주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어 애주가들에게 제격”이라면서 “조만간 기회가 되면 다시 구독할 것”이라고 말했다.‘구독경제’가 일상을 접수하고 있다. 신문이나 잡지, 심지어 유튜브와 넷플릭스 구독도 옛말이다. 요즘은 빵·커피·막걸리·자동차 등 업종을 불문하고 너나없이 구독 서비스의 세계로 뛰어들고 있다. 상품의 트렌드가 급속하게 변화하면서 더이상 무언가를 소유하는 게 의미가 없어진 결과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좋고 기업들은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서 좋다. 이렇게 서로 ‘윈윈’하는 구독경제는 어디까지 성장하게 될까.●구독경제 선봉에 선 야쿠르트 아줌마 롯데제과는 국내 최초 과자 구독 서비스인 ‘월간과자’ 2차 모집 예약분이 지난달 20일 실시한 지 6일 만에 조기 ‘완판’됐다고 1일 밝혔다. 앞서 회사는 지난 6월 1차 모집을 선보였을 때도 무려 3시간 만에 예약 정원을 모두 채우면서 인기를 실감한 바 있다. 월 9900원만 내면 롯데제과의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한 과자박스를 집으로 보내 준다. 2차 모집에서는 1만 9800원짜리 ‘마니아팩’을 추가하기도 했다. 구독 기간은 3개월. 여기서 재미를 본 롯데제과는 한 달 뒤인 지난 7월 ‘월간나뚜루’를 내놓기도 했다. 월 2만 6400원에 매월 다른 구성의 아이스크림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매월 다른 테마를 적용하고 그에 맞는 제품들을 브랜드 매니저가 엄선해 제품을 구성하는 방식”이라면서 “앞으로도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롯데제과의 이런 시도는 올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먹거리 구독이 엄청나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과거 집집마다 우유를 배달시켜 먹던 시절이 있었다. 골목을 쏘다니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풍경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등 판로가 다양해지면서 다소 시들해졌으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프레시 매니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면서 주목을 끌었던 구독경제 전통의 강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부터 가정간편식(HMR)·밀키트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배상면주가(막걸리·모둠전), 오설록(차), 블랙워터포트(커피원두) 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구독경제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굳이 집으로 배달해 주는 것만 구독은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은 ‘빵 구독’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했는데, 일정 구독료를 내고 현장에서 찾아 가는 방식이다. 지점과 브랜드마다 구독료는 다르지만, 월 3만~5만원으로 4000원이 넘는 유명 베이커리의 빵을 매일 하나씩 맛볼 수 있다. 강남점 등에서는 월 6만~8만원으로 커피 등 음료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정기구독권’을 선보이기도 했다. 추석 선물을 원하는 시점에 나눠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우세트 2종, 청과세트 1종으로 오는 11월까지 최대 4회에 걸쳐 제품을 나눠 수령할 수 있다.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자동차도 구독하는 시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시범으로 선보인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을 지난 4월부터 대폭 확대했다. 구독을 위해 대기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기존 현대셀렉션은 쏘나타, 투싼, 벨로스터만 이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신형 아반떼, 베뉴, 쏘나타, 투싼, 그랜저, 팰리세이드 등 현대차의 주요 차종을 거의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요금제도 다양화했다. 기존에는 월 72만원 하나였지만, 이번에는 베이직(59만원)·스탠더드(75만원)·프리미엄(99만원) 3단계로 나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요금제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차종과 서비스가 다르다. 구독료에는 차량 관리 비용과 보험료, 자동차세 등 비용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가입자의 절반은 ‘밀레니얼 세대’로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서비스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AJ그룹의 모빌리티 업체 ‘링커블’은 연중 필요한 만큼만 자동차 이용권을 구매하는 ‘오너스’(OWNERS)를 내놓기도 했다. ●올 세계 구독경제 시장 626조원 전망 구독경제의 급속한 성장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015년 4200억 달러였던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올해 5300억 달러(약 6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에 따르면 인접국 일본은 최근 8년간 ‘서브스크’(구독경제)의 성장률이 378%나 된다고 한다. 수제맥주(비어투고), 게임(플레이스테이션나우), 화장품(블룸박스), 카메라(구패스), 의료상담(닥터스미)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이라는 책을 펴냈다. 자본주의 사회가 상품을 소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접속’하는 방식으로 넘어갈 거라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전국 만 15~64세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58.2%)은 소유보다는 구독이 ‘가성비’ 있는 소비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센터 변신… 정호영의 ‘재발견’

    센터 변신… 정호영의 ‘재발견’

    흥국생명, 기업은행 완파… 조 1위 확정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 정호영(19)의 재발견은 이영택 KGC 인삼공사 감독의 계획대로 되고 있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 개막전 첫날인 지난 30일 GS칼텍스를 상대로 짜릿한 3-2 역전승을 이끈 KGC 인삼공사의 정호영은 패색이 짙던 3세트에 센터 박은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이 감독은 작전 타임 때 염혜선 세터에게 정호영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 감독의 계획대로 GS칼텍스는 정호영의 높은 타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호영은 블로킹, 속공을 연거푸 성공하며 3세트에만 8점을 올렸다. 3세트 막판에는 2연속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마무리하며 팀 에이스 발렌티나 디우프(21점)·한송이(11점)를 깨웠다. 선명여고를 졸업하며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받아 프로에 입단한 정호영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 20경기에서 20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고심 끝에 올 시즌을 앞두고 레프트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 감독도 정호영의 뜻을 선뜻 수락했다. V리그 명센터 출신인 이 감독은 31일 “정호영은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보면 원래 센터가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정호영은 프로 지명 전부터 190㎝ 장신이면서 높은 타점을 갖춰 공격력은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리시브 등 수비는 고질적 약점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수비 부담이 큰 윙 스파이커 대신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센터 포지션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정호영은 중학교 때인 2016년 9월 라이트 공격수로 배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주로 라이트를 맡는 V리그 특성상 지난해에는 레프트 포지션을 맡았다. 정호영은 “비시즌에 센터 훈련을 많이 하며 자신감이 붙었다”며 “이영택 감독님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흥국생명은 이날 IBK 기업은행에 3-0 싱거운 승리를 거두면서 2승으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IBK 기업은행은 러시아 국가대표 안나 라자레바(26점)가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선전했지만 김연경(18점)과 이재영(17점)이 버티는 흥국생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정호영의 재발견에는 이유 있다

    정호영의 재발견에는 이유 있다

    한국 여자 배구의 미래 정호영(19)의 재발견은 이영택 KGC 인삼공사 감독의 계획대로 되고 있다. 정호영은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KOVO) 대회 여자부 개막전 첫 날인 지난 30일 GS칼텍스를 상대로 짜릿한 리버스 스윕 역전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정호영은 패색이 짙던 3세트에 센터 박은진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이영택 KGC 인삼공사 감독은 작전 타임 때 염혜선 세터에게 센터 정호영을 공격 옵션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연거푸 주문했다. 이 감독의 계획대로 GS칼텍스는 정호영의 높이와 타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호영은 속공과 블록킹에 연속 성공하며 3세트에만 8점을 올렸고 막판 2연속 서브에이스로 세트를 가져오며 선수들의 승부욕에 기름을 부었다. 그의 깜짝 선전은 잠 들어 있던 에이스 디우프(21점)와 한송이(11점)를 깨웠다. 선명여고를 졸업하며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정호영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 V리그에서 20경기(35세트)에서 20득점으로 부진했다. 그는 고심 끝에 올시즌을 앞두고 레프트에서 센터로 포지션을 변경하기로 결심했고, 지난 5월 면담에서 이 감독에게 “센터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뜻 수락했다. 물론, 이 감독으로서도 포지션 변경 수락은 위험 부담을 떠안는 일이었다. 배구는 각 포지션별 전문성이 커 포지션 변경 실패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3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면담을 하면서 너를 센터로 바꾸면 나는 ‘제2김연경을 센터로 바꿨다’고 욕을 먹을 것이고 너도 아쉬운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것 다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V리그 명센터 출신 이영택 감독은 이날 “정호영은 ‘리틀 김연경’이라는 수식어를 떼고 보면 원래 센터가 어울리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정호영은 프로 지명 전부터 190cm 장신이면서 높은 타점을 갖춰 공격력은 인정받았지만 리시브 등 수비는 고질적 약점으로 지목됐다. 프로에서 날개 공격수(레프트,라이트)로 중용되면서 단점이 더 부각됐고, 정호영의 자신감은 더 떨어졌다. 정호영의 공격력을 부각시키면서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줄어드는 센터 포지션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사실 정호영은 중학교 때부터 배구 국가대표로 발탁될 때도 라이트 공격수로 뛰었다. 하지만 주로 외국인 선수가 라이트를 맡는 V리그 특성 상 자연스레 레프트 포지션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지난 30일 데뷔 후 첫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국가대표 계속 차출되면서 항상 피곤해서 축 쳐져 있었는데 지금은 몸 상태가 좋아졌다”며 “이런 적이 처음”이라고 했다. 올시즌은 코로나19로 비시즌 때마다 있었던 국가대표팀 차출이 없어지면서 체력을 비축한 것도 활약의 이유가 됐다. 정호영은 “시즌 전 센터 훈련으로 블록킹 따라가는 연습을 많이 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센터로 잘 바꾼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영택 감독님이 누구나 아는 이야기보다는 직접 센터로 뛰며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주시는데 큰 도움이 됐다. 제2동작을 어떻게 잡아야할지에 대해서도 짚어주신다”고 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정호영의 성장이 눈에 띈다”면서 “앞으로 한국 여자 배구를 짊어져야할 선수 중 한명인데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선전이 반갑다”고 평가했다. 2001년 8월 23일생인 정호영은 지난주에 겨우 만 19세가 넘은 어린 선수다. 이 감독은 “호영이는 훈련 더 하고 잘 성장하고 있으니까 그대로 계속 하다보면 굉장히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다”라고 격려했다. 정호영은 “중학교 때부터 악플이 이어져왔다”고 고백하며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많은 기대를 받았고 기대만큼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내가 잘못하면 욕먹는게 당연하지 넘기니까 괜찮았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기대를 해주시니까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힘 반만 썼다는데도… 반해 버렸어요! ‘흥벤저스’

    힘 반만 썼다는데도… 반해 버렸어요! ‘흥벤저스’

    “기량 50%만 발휘” 엄살에도 공수 활약11년 만의 국내 프로 무대서 7득점 수확‘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 완벽 뒷받침흥국생명, 개막전 현대건설에 3-0 완승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배구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가볍게 몸을 풀면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어 명실상부 세계 최고 클래스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김연경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 프로배구(KOVO)컵 대회에서 선발 출장해 7득점 하며 현대건설에 3-0(25-15 25-13 25-22) 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의 국내 복귀 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슈퍼 쌍둥이’ 이재영·다영(24)이 프로배구에서 처음으로 함께 뛰는 무대라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김연경은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임대 선수로 뛰던 2010년에 프로배구 컵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선수에 올랐지만 ‘정식 흥국생명 선수’로 국내 경기를 치른 건 2008~2009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이후 11년 만이다. 김연경은 경기 시작 전 동료 선수들이 스파이크를 때리면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고 코트 위에서 부족한 점을 지적해 주며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리더 역할을 해냈다. 김연경은 58분간 뛰면서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를 1개씩 기록했다.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해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공격·수비·높이에서 기여하며 레프트 이재영이 팀 내 최다 득점(19점)을 올릴 수 있게 도왔다. 루시아(9점), 김세영(7점), 이주아(7점) 등이 승리에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루시아 프레스코(194㎝·등록명 루시아), 김연경(192㎝), 김세영(190㎝) 등 평균 신장 190㎝가 넘는 흥국생명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대건설 에이스 양효진과 지난 KOVO컵 MVP에 빛나는 고예림, 정지윤이 각각 8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세트 8-8 동점에서 루시아의 후위공격을 시작으로 이다영의 서브, 김세영의 블로킹으로 점수 차를 벌려 나간 흥국생명은 이다영의 오픈 공격과 김연경의 블로킹 등으로 21-13까지 달아났다. 흥국생명은 2세트 12-12 동점에서 이재영의 연속 4득점을 시작으로 23-12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3세트 16-10에서 김연경을 빼고 이한비를 투입한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박현주의 연속 득점으로 격차를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흥국생명은 팀 공격 성공률에서 45.45%로 32.22%인 현대건설을 크게 앞섰다. 흥국생명 공격수들은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경기 누적 리시브 효율 40.48%로 27.69%인 현대건설과 큰 차이를 보였다. 김연경은 경기 후 “오늘 제가 가진 기량의 50%도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모든 분들이 저희가 잘한다고 하는데 느슨해질 수 있다. 팀의 원래 시스템에 맞추려고 하고 있고 경기 중간에 제가 보이는 건 짚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 선수가 단순히 점수를 몇 점 내는 게 중요하지 않았고 도수빈이나 루시아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도 큰 작용을 했다”고 분석했다. 제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 센터 한송이에 “레프트 다시 해볼래?” 이유 있는 농담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 센터 한송이에 “레프트 다시 해볼래?” 이유 있는 농담

    이영택 여자프로배구 KGC 인삼공사 감독이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GS칼텍스와의 첫 경기에서 짜릿한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둔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이 감독은 30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작전 타임을 불러 3세트에 새롭게 투입한 정호영을 공격 옵션으로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정호영은 3세트에만 8득점을 올렸다. 3세트 막판 고민지와 정호영이 3연속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디우프·한송이가 살아났다. 디우프는 이날 초반 부진했지만 결국 21득점을 올렸고, 한송이는 블록킹 득점만으로 5득점(총 11점)을 올렸다. 정호영은 디우프 다음으로 많은 12점을 올렸다. 인삼공사는 정호영이 선전하면서 박은진과 한송이 셋이 함께 센터 포지션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지게 됐다. 이 감독은 한송이의 레프트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오늘 경기 총평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것에 대해서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봄부터 훈련을 해왔는데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긴 것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정호영 선수가 비 시즌을 마치고 급격히 성장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호영 선수는 원래 신장도 좋고 점프도 좋고 높이도 좋은 선수였습니다. 지난 시즌 레프트 포지션을 하다보니 수비에 부담을 느꼈습니다. 정호영 선수는 공격과 블록킹을 못해 교체됐던 게 아니라 리시브와 수비를 못해서 교체가 됐는데 수비 부담이 줄어드는 센터 포지션에 들어가서 본인 장점을 발휘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대회 앞두고 정호영 선수가 분명히 잘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해준 것 같습니다.”-인삼공사는 레프트에서의 약점이 계속 지적됐는데요. “아직 부족합니다. 최은지 선수가 상대 메레타 러츠와 매치업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고전했습니다. 계속 훈련하겠습니다. 훈련하면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삼공사가 초반에 선수들이 몸이 덜 풀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지난 시즌도 5세트까지 가는 경기가 많았습니다.(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26경기 중 절반을 5세트를 치렀고, 8승 5패로 선전했다.) “지난 시즌 5세트를 많이 했는데요. 오늘은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일단 디우프 선수가 몸 상태가 안좋았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되게 고전을 했고요. 중간에 디우프 선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러츠와 어긋나게끔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언제까지나 5세트까지 하진 않겠죠. 저희 선수들도 힘들고요.”-한송이 선수도 맹활약했는데 평가해주신다면요. “지난 시즌 센터 포지션으로 변경 한뒤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워낙 본인 커리어가 대단한 선수입니다. 언제든지 본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지금과 같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합니다.”-정호영 선수가 센터되면 한송이 선수를 레프트로 원위치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어제 한송이 선수와 농담으로 그런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희 팀에 지금 레프트 선수들이 부상이 많아서요. 송이한테 ‘레프트 다시 해볼래?’했더니 ‘그럴까요?’ 하고 송이도 농담으로 받았어요. 일단 지금 상황을 유지해보겠습니다. 저희 팀 레프트 선수들을 더 성장시키겠습니다. 한송이나 박은진이 불안한 모습 보이면 정호영 선수를 대체 선수로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제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스몰마켓’ 인삼공사 정호영 재발견하며 리버스 스윕 승리

    ‘스몰마켓’ 인삼공사 정호영 재발견하며 리버스 스윕 승리

    여자프로배구 ‘스몰 마켓’ 팀 KGC인삼공사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플레이로 GS칼텍스와 맞붙은 2020 제천·MG새마을금고 프로배구(KOVO) 컵 대회 첫 경기에서 짜릿한 ‘리버스 스윕’ 승리를 거뒀다. KGC인삼공사는 1세트(12:25)와 2세트(18:25)를 큰 점수 차로 내줬고 3세트도 중반까지 큰 점수 차로 뒤지며 3대0 셧아웃 패배 위기에 처했다. 22-24로 패색이 짙었을 때 인삼공사는 상대 이소영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고, 고민지 서브는 상대 진영에 꽂혀 24-24 듀스 상황으로 이끌었다. 레프트에서 센터로 전향한 정호영이 스파이크 서브를 포함해 2연속 서브에이스로 3세트를 뒤집었다. 정호영은 3세트에만 8득점을 올리며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4세트에서는 ‘회춘송이’ 한송이와 지난 시즌 득점왕 발렌티나 디우프가 맹활약했다. 한송이는 19대 11로 앞서던 때 GS칼텍스 러츠와 강소휘의 연속 공격을 블록킹 2개로 막아낸 뒤 공격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팀 에이스 디우프가 위기 순간에 득점 결정력을 보여주며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4대4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5세트, 정호영이 블록킹 득점에 성공한 뒤 점차 흐름이 KGC 인삼공사로 기울었다. 8-4로 앞선 상황에서 GS칼텍스 러츠의 백어택과 안혜진의 서브 에이스로 14-11까지 추격당했지만 결국 승리했다. GS칼텍스는 메레타 러츠·강소휘·이소영 삼각편대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러츠는 팀내 최다 득점인 28득점을 올렸고, 이소영·강소휘도 각각 17득점으로 활약했다. 승장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호영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정호영 선수가 원래도 신장도 크고 점프도 좋은 선수였다”며 “레프트 포지션하면서 공격과 블록킹을 못해 교체되는게 아니라 리시브 등 수비를 못해서 교체됐는데 수비 부담이 줄어드는 센터 포지션 들어가서 본인 장점 발휘하는 센터 포지션에 들어가면서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분석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KGC 인삼공사의 달라진 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정호영 선수가 생각했던 것 보다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여자프로배구를 짊어져야할 선수 중 한명인데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다”고 높게 평가했다. 정호영 선수는 “센터 출신인 이영택 감독님이 누구나 아는 이야기보다는 직접 경험하면서 느낀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주신다”며 “센터 포지션으로서 제2 동작을 어떻게 하면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말씀해주셨다”고 했다. 정 선수는 악성 댓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최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악플달지 말라”는 말을 한 적 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악플은) 꾸준히 이어진 건데 팬들의 기대만큼 제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안보면 괜찮은데 사람 심리가 보게 된다. 이제는 내성이 생겨서 내가 잘못하면 욕먹는게 당연하지 넘기니까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구팬들을 향해서 “새로 들어가는 시즌에 지금 보다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테니 꾸준한 관심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제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언더독의 반란’, 한국전력의 이유 있는 KOVO컵 우승

    ‘언더독의 반란’, 한국전력의 이유 있는 KOVO컵 우승

    ‘언더독’ 한국전력이 29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년 제천·MG새마을금고컵 KOVO컵 대회 결승전에서 최강팀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전력은 풀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러셀과 박철우의 활약에 힘 입어 세트스코어 3대2(25-18, 19-25, 25-20, 23-25, 20-18)로 승리했다. 이날 27득점, 서브에이스 4개로 활약한 한국전력 카일 러셀이 기자단 투표 30표 중 20표를 획득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러셀은 3세트 막판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1-2로 한국전력이 세트 스코어 앞서가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이 “연습 경기 때 기량을 보여주지 못해 중도 교체까지 고려했다”던 러셀은 실전에서는 미국 배구 국가대표로서의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번 대회 통틀어 러셀은 99득점을 수확했다. 러셀은 리시브가 약점으로 지적 받아 상대팀 서브 목적타를 많이 받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좋은 모습을 보였다.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도 “한국전력에서 러셀의 존재가 경기력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비록 MVP는 차지하지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24득점을 기록한 박철우는 베테랑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줬다. 5세트에서 상대에게 챔피언십 포인트를 내주며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위기 순간에 연속 공격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한국전력으로 끌고 왔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최약체로 분류됐던 한국전력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건 박철우 없이는 설명할 수 없었다. 여기에 레프트 이시몬의 안정적인 수비가 뒷받침됐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철우가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을 코트장 안에서 끌어주는 리더 역할을 하면서 중요한 순간에 점수를 내줬다”며 “박철우 선수 뿐만 아니라 이시몬 선수도 뒤에서 잘 받쳐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 감독은 “지난 시즌 거치며 선수 지도 방법에서 제가 많이 깨우친 게 있었다”며 “선수 심리를 적절하게 바꿔주고 분위기도 바꾸려고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어 “팀 분위기 변화를 위해서 즐기자는 말을 자주 한다”며 “즐기는 문화 속에서 어려움 극복해가는 모습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MIP는 ‘제천의 아들’ 임동혁(대한항공)이 수상했고, 라이징스타상은 한국전력 세터 김명관이 선정됐다. 김명관은 이날 블로킹 득점 5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줬다. 웜업존에 있던 조근호도 블로킹 득점 5점을 포함 9득점으로 팀 내에서 러셀, 박철우 다음 많은 득점을 올리며 깜짝 스타가 됐다. 6년만에 코트 위로 돌아온 안요한은 코트 안팎에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 그는 병역 기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하며 지난해부터 구단 통역으로 일해왔다. 올해 KOVO컵 대회 8주 전 팀에 합류해 체중 18kg를 감량했고, 레프트에서 센터로의 포지션 변경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양팔을 양쪽으로 크게 벌리는 세리머니로 팀을 하나로 집중시켰다. 8주 전 돌아 온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폼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러셀의 통역을 맡으면서 코트 안팎에서 도움을 줬다. 제천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아하! 우주] 이것이 별의 ‘알’…베일 속 가린 태어나기 전 별 모습 포착

    [아하! 우주] 이것이 별의 ‘알’…베일 속 가린 태어나기 전 별 모습 포착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작은 세포 하나에서 시작하듯이 별 역시 크기와 형태가 다양해도 중력에 의해 뭉친 작은 가스 덩어리에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학자들은 별의 탄생하는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지만, 본격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 빛나기 이전 단계의 가스 구름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았다. 작고 어두울 뿐 아니라 대부분 큰 성운 내부 깊숙한 곳에 자리잡아 고성능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오사카 부립 대학의 천문학자인 카즈키 토쿠다와 그 동료들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파 망원경 중 하나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430광년 떨어진 가스 성운인 황소자리 분자구름(Taurus Molecular Cloud) 내부를 관측했다. 황소 자리 분자 구름은 많은 별이 탄생하는 가스 성운으로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어 별의 생성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연구팀은 ALMA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해서 황소자리 분자구름 내부 깊숙한 곳에서 생성되고 있는 가스 덩어리 32개와 아기 별 9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사실 관측이 쉽지 않은 영역이지만, 일반적인 광학 망원경보다 긴 파장을 관측하는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 망원경인 ALMA의 관측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 포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사진) 이 가스 덩어리들은 아직 임계 질량에 도달하지 못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앞으로 가스를 더 모아 아기 별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 연구팀은 이 가스 덩어리들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는 별의 ‘알’(stellar egg)이라고 설명했다. 32개의 별의 알 가운데 12개는 다른 것보다 더 많이 자라서 이미 내부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별의 알이 별로 부화하는데 필요한 가스의 밀도가 대략 입방 센티미터 당 수소 100만개 정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별에 비해 상당히 낮은 밀도이지만, 주변 가스에 비해서는 밀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강한 중력으로 더 많은 가스를 흡입해 커지는 데 충분하다. 점점 커지면서 중력이 더 강해지면 결국 내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데 충분한 질량에 도달해 아기 별로 탄생한다. 오래 전 태양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 태어났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과거로 돌아갈 순 없지만, 발생 초기 단계에 있는 별과 가스 성운을 연구해 태양과 태양계 행성들이 어떻게 생성되었는지 알아낼 순 있다. 앞으로 더 강력한 망원경과 관측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그 과정을 더 자세히 알아낼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세계 집값 상승률…한국은 63개국 중 37위 ‘중하위권’

    세계 집값 상승률…한국은 63개국 중 37위 ‘중하위권’

    “서울뿐 아니라 전국 대상, 빌라도 포함된 수치”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세계 중하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세계 실질주택가격 지수(Global Real House Price Index)는 167로 해당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IMF는 2000년 2분기를 기준(100)으로 물가 상승을 반영한 세계 63개국의 집값을 단순 평균한 해당 지수를 분기마다 산출하고 있다. 지수는 2008년 1분기 160까지 상승했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4분기~2012년 3분기에 144까지 하락했다. 이후 차츰 살아나 2017년 2분기(160)에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꾸준히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의 세계 집값 상승은 무엇보다도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통화 완화 정책으로 풀려난 글로벌 유동성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보면 2018년 4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63개국 중 45개국의 집값이 오른 가운데 한국 집값 상승률은 1.1%로 중간보다 낮은 37위에 그쳤다. 이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개국만 보면 한국 집값 상승률은 26위로 중하위권이다. 63개국 중 가장 집값이 많이 오른 국가는 필리핀(20.0%)이었고 포르투갈(10.5%), 라트비아(10.4%) 등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또 독일(3.4%), 프랑스(2.3%), 중국(2.3%), 미국(1.6%) 등 주요국을 비롯해 싱가포르(1.6%), 대만(1.4%) 등도 한국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일본(1.0%), 이탈리아(0.1%), 영국(-0.6%), 홍콩(-4.4%), 호주(-5.3%) 등은 한국보다 낮았다. 하지만 IMF가 제시한 한국 집값 상승률은 국내에서 체감되는 가파른 아파트 가격 상승 추세와는 거리가 있다. ‘평균’ 통계의 착시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9년 3분기까지 1년간 아파트 가격이 전국은 3.2%, 서울은 6.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IMF 수치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오른 빌라 등 모든 유형의 주택까지 포함한 데다 물가 상승률까지 반영된 것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IMF가 2010년을 기준(100)으로 집계한 OECD 소속 32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도 한국(90.56)은 이탈리아(90.36)에 이어 소득에 비해 집값이 2번째로 덜 오른 국가로 나타났다. 또 임대료 대비 주택가격(2010년=100)도 한국은 99.65로 해당 수치가 있는 39개국 중 33위에 그쳐 임대료 대비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OECD도 전날 공개한 ‘2020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 집값과 관련해 “장기 추이로 볼 때 전국 단위의 실질주택가격 등은 OECD 평균과 비교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유’하면 더 잘살 줄 알았는데… 노동자 보호장치 없는 사회로 퇴행

    ‘공유’하면 더 잘살 줄 알았는데… 노동자 보호장치 없는 사회로 퇴행

    그야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플랫폼 경제’, ‘긱 경제’, ‘주문형 경제’로도 불리는 새로운 경제모델은 노동자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여 준다. 남 밑에서 이래라저래라 소리 듣지 않고, 돈 벌고 싶을 때 언제든 유쾌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경제 모델이 노동자들의 주머니를 채워 주고, 노동자의 권리도 신장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사실상 초기 산업사회 모델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노동자는 일한 시간이 아니라 생산량으로 임금을 받는 ‘일하는 기계’로 전락한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의 안전 역시 뒷전이라 주장한다. 산업재해 보상은커녕, 차별과 성희롱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개인으로 일하기 때문에 노조 결성 역시 쉽지 않다. 저자는 화려하고 경쾌해 보이는 이면을 들여다보니, 결국 지난 수세기 동안 노동자들이 쌓아 올린 노동자 보호장치들이 없었다고 설명한다. 에어비앤비, 우버, 태스크래빗, 키친서핑 등 주요 공유경제 서비스 4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80명을 만나 이를 증명한다. 최신 스마트폰을 들고 이리저리 뛰지만 결국 큰돈을 벌지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플랫폼이 독점적 위치에 올라도,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져도, 노동자에게 피해가 간다. 이런 현상은 2009년 9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대 침체를 겪으면서 생겨났다고 봤다. 2007년 400만명이던 시간제 근무자는 이후 800만명까지 늘었다. 아웃소싱, 소득의 급변성, 대량 정리해고 등 노동계 이슈가 공유경제에 얽혀 있다. 저자는 공유경제가 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좀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 그리고 각종 보호장치를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갖출 것을 요구한다. 배달·숙박 플랫폼의 갑질 횡포, 그리고 대리기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역시 이 문제를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 FC서울 부활 신호탄 쏘나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 FC서울 부활 신호탄 쏘나

    ‘돌아온 슈퍼서브’ 윤주태(30)가 올해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며 최용수 감독마저 사퇴한 프로축구 FC서울의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서울이 2020시즌 K리그1에서 거둔 4승 중 절반, 그것도 연패를 끊어내는 2승이 모두 그의 발끝에서 나왔다. 윤주태가 반전의 주역이 될지 주목된다. 윤주태는 지난 1일 K리그1 14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에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멀티골을 터뜨려 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그의 활약에 서울은 3연패를 끊어냈다. 앞서 지난 6월 말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뿜어내며 5연패에서 허우적대던 팀을 건져 올린 것도 윤주태였다. 골 냄새를 맡는 데 일가견이 있고, 반 박자 빠른 정확한 슈팅력을 갖춘 윤주태는 2011년 연세대 시절 독일 무대에 진출했으나 연착륙하지 못하고 2014년 국내로 유턴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주로 후반 조커로 투입돼 결정적인 한 방을 자주 터뜨리며 슈퍼서브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정규리그 26경기에서 9골(1도움)을 넣었는데 출전시간으로 따지면 90분당 1골 이상의 놀라운 결정력을 뽐냈다. 하지만 이후 데얀 등 빅네임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서서히 존재감을 잃었다. 상주 상무에 다녀와서도 마찬가지. 지난해에도 단 1골에 그쳤고 올해도 1월 발목 부상을 당해 7라운드에야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선발 2경기(풀타임 1회), 후반 교체 투입 4경기, 전체 출전시간 270분에 알토란 같은 세 골을 터뜨리며 총제적 난국에 빠진 서울 공격력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서울은 외국인 공격수들의 부진에 최전방을 도맡고 있는 박주영, 조영욱도 각각 2골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기성용을 영입하긴 했으나 공격진을 보강하지는 못했다. 윤주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윤주태는 성남전 뒤 최 감독에게 “그냥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 싸움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늘 다 쏟아부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닥터마틴X제주라프, 아트 컬래버레이션 ‘라이트 탭 댄스’ 공개

    닥터마틴X제주라프, 아트 컬래버레이션 ‘라이트 탭 댄스’ 공개

    예술과 문화 그리고 자유와 혁신으로 상징되는 영국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닥터마틴(Dr. Martens)이 제주라프(LAF, Light Art Flash)와 협업한 공간예술 작품 ‘라이트 탭 댄스(Light Tap Dance)’를 선보인다. 빛과 색의 예술을 결합한 미디어 아트 클러스터인 제주라프와 닥터마틴의 컬래버레이션은 닥터마틴의 역사가 담긴 헤리티지 모델들에 제주라프만의 감각을 더해 새로운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비주얼 웨이브와 꿈을 좇는 리듬이 가득한 두 브랜드의 협업 작품 ‘라이트 탭 댄스’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설치된 제주라프 본관에 전시돼 있다. 전시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다채로운 조명과 레트로 퓨처리즘의 음악이 어우러져 시청각적 일탈을 경험할 수 있다. ‘닥터마틴X제주라프’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은 수백 족에 달하는 닥터마틴의 헤리티지 모델들이 전시공간과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후 좌우를 가리지 않고 도전과 혁신을 거듭해온 닥터마틴의 브랜드 철학을 시각화했다. 화이트로 뒤덮인 공간과 닥터마틴 제품들 가운데 부분부분 존재감을 나타내는 신발들의 오리지널 컬러는 문화, 예술, 젊음의 진정성을 의미하며 닥터마틴과 제주라프가 지향하는 도전과 혁신 정신을 나타낸다. 새로운 시대와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는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서브컬처, 특히 유스컬처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성장해온 닥터마틴의 브랜드 정신을 보여준다. 또한, 경쾌한 리듬으로 공간을 채운 레트로 퓨처리즘의 음악은 4인조 일렉트로니카 밴드 최첨단맨의 작업으로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듯한 컨셉을 통해 이 시대의 감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미디어 아트 클러스터 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뮤지션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닥터마틴이 예술과 음악에 가지는 긴밀한 연결고리를 실현해낸 작품이다. 닥터마틴 코리아 마케팅팀의 우상진 부장은 “이번 제주라프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패션 브랜드를 넘어 사회와 고객들에게 그동안 받아온 사랑을 환원하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더불어 “향후에도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끊임없는 협업을 통해 문화적 브랜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지난달 21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광밍(光明)구 진룽제(金融街) 화파룽위화푸(華發融御華府) 아파트단지 394가구 신규 분양 청약에 8998명이 몰렸다. 청약 당첨 확률은 4.37%밖에 안 된다. 청약금이 1인당 100만 위안인 만큼 90억 위안(약 1조 5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전날인 20일 밤 선전시 바오안(寶安)구 신진안하이나궁관(新錦安海納公館)단지 5가구 분양에도 청약자 1171명이 몰렸다. 신진안하이나궁관 청약당첨 확률은 고작 0.4%에 불과하다. 주택 1채를 놓고 234명이 경쟁한 셈이다. 앞서 3월 선전시에선 신축 아파트 288채가 온라인에서 8분 만에 완판됐다. 지난 28일 기준 전 세계 사망자 수가 65만명을 돌파했을 만큼 무서운 코로나19도 중국의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한 것이다. 1년 전 2000여가구 가까운 1차 분양 물량이 나왔을 때 927명만 청약에 참여했던 상황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인 롄자(家) 자오원하오 상하이지사 중개사는 “지난 3월에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말에는 점심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며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다수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 경기의 급속한 하강으로 평가절하할 것을 우려해 주택을 일종의 피난처로 생각하며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를 필두로 중국에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경제회복에 가속이 붙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경기부양을 위해 푼 돈이 부동산으로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신용융자 대출 규제를 푼 점도 부동산 구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5월(8.1%)의 증가세도 뛰어넘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 지원에 주력하면서 건설 활동 활성화와 신용규제 완화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주택 투자는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이던 지난 2월 주택 투자가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1.9% 증가했다. 중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중국헝다(恒大)그룹은 3월부터 부동산 판매가 급증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1월 전망치보다 23%나 높였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금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부동산에 몰린 돈은 무려 52조 달러(약 6경 270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규모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이고 미국 채권시장 전체를 넘어선다. WSJ는 “(이를 근거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미국의 2000년대 부동산 고점을 뛰어넘은 데 이어 미국과의 격차를 점점 크게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6년 기준 연간 9000억 달러가 몰리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곤두박질친 미 부동산 시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2015년 9100억 달러로 미국을 추월했고 올해 6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무려 1조 4000억 달러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WSJ는 “지난달 유입 자금은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소매업체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선전에 부동산을 구매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부동산에 납치됐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택 소유가 불법이었지만 지난 1998년 주택소유권을 인정한 뒤 현 중국 도시 가구의 95%가 한 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보급률 65%보다 훨씬 높다. 중국 부동산 붐은 그간의 경제 성장을 이끈 촉매제이자 중국 중산층의 부의 원천인 동시에 정부 재정을 불려 주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기업으로 가야 할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부작용도 속출했다. 시대적 광풍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많은 가구들이 엄청난 빚에 시달리게 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간 가계대출 증가액 11조 6000억 달러 가운데 중국이 57%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19%에 그쳤다. 일부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은 이미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인 도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18년 현재 중국 전체의 평균 주택 가격은 평균 소득의 9.3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8.4배)보다 높았다. 톈진(天津)의 고급아파트 가격은 1㎡당 9000달러로, 영국 런던 최고가 지역의 평균 가격 수준이다. 하지만 런던 시민의 가처분소득은 중국 톈진보다 7배나 높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은 중국 경제에 희소식이지만, 부동산 가격의 거품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7년부터 “주택은 살기 위한 곳이지 투기를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섰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주택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 가계금융 차입 비율이 57.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부동산 매수자들은 정부가 시장이 무너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란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 대다수 중국 가계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사회 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도시 부동산은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는 얘기다. 돈 많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계속 주택 구매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중국인 부동산 투자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미국에서는 증시가 상승하지만 중국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들이 보유 토지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하고 주택가격을 올리기 위해 구매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내 최소 26개 성에서는 선수금 조건을 완화하거나 보조금을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당황한 중국 중앙정부는 산둥성 지난(濟南), 광둥성 광저우(廣州) 등 12개 도시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중국 시난(西南)재경대 중국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떨어진 반면 다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가계금융 전문가 간리(甘犁) 텍사스 A&M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것은 투기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기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주택을 주식시장이나 해외 자산보다 더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팬데믹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에 투자할 여지가 늘었고, 이는 곧 더 큰 주택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감독님 말씀 잘 듣기가 목표” 김연경은 ‘모두의 팀’ 꿈꾼다

    “감독님 말씀 잘 듣기가 목표” 김연경은 ‘모두의 팀’ 꿈꾼다

    “올 시즌 세 가지 목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감독님 말씀 잘 듣기’입니다.” 11년 만에 국내 코트에 다시 서는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의 새 시즌 출사표는 의외였다. 김연경은 29일 경기 용인 흥국생명 체육관에서 가진 팀 미디어데이에서 “합류 초반에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볼 훈련은 이틀 전부터 했다. 몸 상태는 아직 50% 정도”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흥국생명 훈련에 합류해 2주 남짓을 보낸 상황이었다. 김연경은 복귀 시즌 목표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우선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운을 뗀 그는 “개인적으로는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을 하고 싶다”면서 “마지막으로는 감독님 말을 잘 듣는 게 목표”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연경은 2009년부터 일본 JT 마블러스, 터키 페네르바체, 중국 상하이, 터키 엑자시바시 등에서 뛰면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여자 배구선수로는 이제껏 아무도 겪어낸 적이 없는 경험을 쌓았다. 그래서 ‘감독 위의 감독’으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감독 지시를 잘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김연경은 이를 의식한 듯 ‘감독님 말씀 잘 듣기’란 목표를 세웠다면서 ‘기우’로 돌린 것이다. 옆에 앉은 박미희 감독은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할 것”이라는 김연경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김연경은 “첫째 목표인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좋은 동료와 팀 분위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쌍둥이) 이재영, 다영도 있고 (주장) 김미연도 있어 너무 좋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김연경+쌍둥이의 팀’이 아니라 선수 모두의 팀이 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연경 “올해 목표 중 하나는 감독님 말씀 잘 듣기”

    김연경 “올해 목표 중 하나는 감독님 말씀 잘 듣기”

    “올 시즌 세 가지 목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감독님 말씀 잘 듣기’입니다.”11년 만에 국내 코트에 다시 서는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의 새 시즌 출사표는 의외였다. 김연경은 29일 경기 용인 흥국생명 체육관에서 가진 팀 미디어데이에서 “합류 초반에는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볼 훈련은 이틀 전부터 했다. 몸 상태는 아직 50% 정도”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지난 14일 흥국생명 훈련에 합류해 2주 남짓을 보낸 상황이었다. 김연경은 복귀 시즌 목표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우선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운을 뗀 그는 “개인적으로는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서브·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을 하고 싶다”면서 “마지막으로는 감독님 말을 잘 듣는 게 목표”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연경은 2009년부터 일본 JT 마블러스, 터키 페네르바체, 중국 상하이, 터키 엑자시바시 등에서 뛰면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여자 배구선수로는 이제껏 아무도 겪어낸 적이 없는 경험을 쌓았다. 그래서 ‘감독 위의 감독’으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감독 지시를 잘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김연경은 이를 의식한 듯 ‘감독님 말씀 잘 듣기’란 목표를 세웠다면서 ‘기우’로 돌린 것이다. 옆에 앉은 박미희 감독은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할 것”이라는 김연경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김연경은 “첫째 목표인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좋은 동료와 팀 분위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쌍둥이) 이재영, 다영도 있고 (주장) 김미연도 있어 너무 좋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김연경+쌍둥이의 팀’이 아니라 선수 모두의 팀이 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기아차, 라파엘 나달과 후원 5년 더 연장

    기아차, 라파엘 나달과 후원 5년 더 연장

    기아자동차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과의 후원 계약을 2025년까지 5년 더 연장했다. 이로써 2004년부터 시작된 기아차와 나달 간의 파트너십은 21년 연속 이어지게 됐다. 기아차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나달과 후원 계약을 연장하는 온라인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재계약 조인식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기아차 본사와 나달의 고향인 스페인 마요르카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진행됐고, 나달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라이브 방송에는 13만여명의 팬들이 접속했다. 나달은 또 테니스 코트에서 ‘서브로 타깃 맞히기’, ‘제자리 돌아 상대 공 받아치기’, ‘묘기 샷 치기’ 등을 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나달은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로 테니스를 즐기지 못했던 팬들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선사할 수 있어 즐거웠다”면서 “기아차는 17살 때부터 함께하며 테니스 선수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내 여정에 큰 부분을 차지해왔기에 코트 안팎에서 함께하게 될 앞으로의 5년도 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나달은 세계 4대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총 19번의 우승을 차지한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이달 기준 세계 랭킹에서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도 꺾지 못하는 중국의 부동산 ‘광풍’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도 꺾지 못하는 중국의 부동산 ‘광풍’

    지난달 21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광밍(光明)구 진룽제(金融街) 화파룽위화푸(華發融御華府) 아파트단지 394가구 신규 분양 청약에 8998명이 몰렸다. 청약 당첨 확률은 4.37% 밖에 안 된다. 청약금이 1인당 100만 위안인 만큼 90억 위안(약 1조 5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전날인 20일 밤 선전시 바오안(寶安)구 신진안하이나궁관(新錦安海納公館)단지 5가구 분양에도 청약자 1171명이 몰렸다. 신진안하이나궁관 청약 당첨 확률은 고작 0.4%에 불과하다. 주택 1채를 놓고 234명이 경쟁한 셈이다. 앞서 3월 선전시에선 신축 아파트 288채가 온라인에서 8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지난 18일 기준 하루 사망자 수가 7630명에 이를만큼 무서운 코로나19도 중국의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한 것이다. 1년 전만 해도 2000여가구 가까운 1차분양 물량이 나왔을 때 927명만 청약에 참여했던 상황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桑田碧海)나 다름없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인 롄자(鏈家) 자오원하오 상하이지사 중개사는 “지난 3월에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말에는 점심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며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의 다수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 경기의 급속한 하강으로 평가절하할 것을 우려해 주택을 일종의 피난처로 생각하며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를 필두로 중국에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경제회복에 가속이 붙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가 높아진 데다 경기부양을 위해 푼 돈이 부동산으로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신용융자금 대출 규제를 푼 점도 부동산 구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6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5월(8.1%)의 증가세도 뛰어넘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 지원에 주력하면서 건설 활동 활성화와 신용규제 완화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은 6월 한달 간 전년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주택 투자는 코로나19 사태의 한 복판이던 2월에 주택 투자가 급감했는 데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1.9% 증가했고 중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중국헝다(恒大)그룹은 3월부터 부동산 판매가 급증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1월 전망치보다 23%나 높였다고 WSJ는 덧붙였다.이에 힘입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금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부동산에 몰려있는 돈은 무려 52조 달러(약 6경 270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규모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이고 미국 채권시장 전체를 능가한다. WSJ은 “(이를 근거로) 많은 경제학자는 중국 부동산 버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미국의 2000년대 부동산 고점을 뛰어넘은데 이어 미국과의 격차를 점점 크게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2006년 기준 연간 9000억달러가 몰리며 정점을 찍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곤두박질친 미 부동산 시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2015년 9100억 달러로 미국을 뛰어넘은데 이어 올해 6월 기준 12개월 간 무려 1조 4000억달러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WSJ는 지난달 유입 자금은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소매업체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선전에 부동산을 구매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부동산에 납치됐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불법이었지만 1998년 주택소유권을 인정하면서 현재 중국 도시 가구의 95%가 한 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보급률 65%보다 훨씬 높다. 중국 부동산 붐은 그동안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중국 중산층의 엄청난 부를 창출하는 원천이었으며, 정부 재정을 불려주는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기업으로 가야할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게 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많은 가구들이 엄청난 빚에 시달리게 됐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 간 가계대출 증가액 11조 6000억달러 중에서 중국이 57%나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19%에 그쳤다. 일부 중국 도시 주택가격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시와 맞먹는 수준이 됐다. 2018년 현재 중국 전체의 평균 주택가격은 평균 소득의 9.3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8.4배보다 높았다. 톈진(天津)의 고급아파트 가격은 1㎡당 9000달러로 영국 런던의 가장 비싼 지역의 평균 가격 수준이다. 런던 시민의 가처분소득은 중국 톈진보다 7배나 높다.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은 중국 경제에 희소식이기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의 거품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7년부터 “주택은 살기 위한 곳이지 투기를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섰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10년 동안 주택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도대출이 포함된 가계금융의 차입 비율이 57.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부동산 매수자들은 정부가 시장이 무너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란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 대다수 중국 가계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사회 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도시 부동산은 경제 전반의 상황과 관계없이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는 얘기다. 그래서 돈 많은 중국인들은 계속 주택 구매 동기가 유발될 수밖에 없다. 한 중국 부동산 투자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미국에서는 증시가 상승하지만 중국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들이 보유 토지를 부동산개발업체에 매각하고 주택 가격을 올리기 위해 구매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적어도 26개 성에서는 선수금 조건을 완화하거나 보조금을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당황한 중국 중앙정부는 산둥성 지난(濟南), 광둥성 광저우(廣州) 등 12개 도시에 부동산 규제 완화들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중국 시난(西南)재경대 중국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떨어진 반면, 다주택자들의 주택 구매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가계금융 전문가 간리(甘犁) 텍사스 A&M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것은 투기의 명백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기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주택을 주식 시장이나 해외 자산보다 더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펜데믹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에 투자할 여지가 늘었고, 이는 곧 더 큰 주택 문제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하! 우주] 초거성 베텔게우스의 비밀…갑자기 어두워진 이유는 흑점 때문

    [아하! 우주] 초거성 베텔게우스의 비밀…갑자기 어두워진 이유는 흑점 때문

    최근 밝기가 40%까지 급격히 떨어져 천문학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켰던 오리온자리 알파별 베텔게우스의 기이한 변화는 일시적으로 항성의 표면 절반을 가린 흑점 현상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오리온자리는 북반구 하늘에서 유일하게 1등성 두 개를 가지고 있는 겨울 별자리의 왕자다. 이 별자리의 왼쪽 위 귀퉁이를 보면 불그스레 빛나는 별 하나가 있는데, 요즘 지구촌 밤하늘에서 가장 '핫'한 별인 베텔게우스다. 칼을 쳐들고 있는 사냥꾼 오리온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근에서 유난히도 밝게 빛나는 베텔게우스는 그래서 아라비아어로 ‘겨드랑이 밑’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인 베텔게우스는 크기가 무려 태양 지름의 900배에 달하는 적색 초거성으로, 밝기는 태양의 10만 배를 훌쩍 넘는다. 만약 베텔게우스를 우리 태양 자리에 끌어다 놓는다면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확실히 베텔게우스에 먹혀 사라질 것이며, 별의 표면은 소행성대를 지나 목성 궤도 너머까지 미칠 것이다.덩치가 큰 별일수록 강한 중력으로 핵융합이 급격히 진행되는 바람에 연료 소모가 빨라 얼마 살지 못한다. 베텔게우스의 나이는 800만 년 정도로, 아직 1000만 년이 채 안되었는데도 별이 부풀어오르고 급격한 밝기 변화를 보이는 등 말기 증세를 보여, 천문학자들은 이 별이 조만간 폭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슈퍼노바(supernova), 곧 초신성 폭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베텔게우스는 올봄 희미한 상태에서 벗어났으며, 5월에 들어서자 원래의 밝기를 되찾았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베텔게우스의 이 같은 회복은 별이 커가는 과정에서 별을 탈출한 물질이 넓은 공간에 퍼져 있는데, 이 물질이 별빛을 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새로운 연구는 베텔게우스의 밝기가 떨어진 것은 베텔게우스 자체에 그 원인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자들은 올해 1월에서 3월까지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의 서브밀리미터 파를 사용하여 이 초거성을 정밀 조사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칠레의 아타카마 패스파인더 실험 망원경(APEX)의 서브밀리미터 파 관측으로 얻은 이미지를 포함하여 지난 13년 동안 이루어진 베텔게우스의 관측치와 비교했다. 파장이 가시광선의 수천 배에 달하는 서브밀리미터파는 별먼지를 관통할 수 있어 성간 먼지를 연구하는 데 이용된다.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인 타비샤 다마와르데나 대표저자는 “베텔게우스는 서브밀리미터 이하 파장의 빛에서도 20%나 어두워졌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는 곧 급격한 광도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먼지와는 관련이 없으며, 별 자체의 원인으로 그 같은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몇 년간 관측하면 베텔게우스의 급격한 감광이 흑점 사이클과 관련된 것인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떤 경우든 베텔게우스는 미래 연구에서도 흥미로운 대상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텔게우스의 표면온도는 대략 3230℃ 정도인데, 이 결합 데이터는 베텔게우스의 감광이 표면 온도가 약 200℃도 떨어진 것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또 베텔게우스의 고해상도 이미지에 나타난 광도가 비대칭적 차이를 보이는 점을 근거로 광구의 50~70%가 거대한 흑점으로 덮여 있으며, 이 구역이 밝은 구역보다 낮은 온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JCMT의 선임 과학자 스티브 마이어스도 “베텔게우스와 같은 이전 세대의 별들은 실제로 지구상이나 우리 몸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원소들을 초신성 폭발로 은하계에 분포시켰다”고 설명한 후 “우리는 이 별이 언제 폭발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밝기를 추적하면 흥미로운 별의 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역사를 더욱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6월 29일(현지시간) ‘천체 물리학 저널 회보’에 게재되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데스크 시각] 암호화폐는 악당들의 기술이 아니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암호화폐는 악당들의 기술이 아니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월스트리트’(1987)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실체를 까발린 작품이다.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러스)는 전용 제트기를 타고 다니는 거물 투자자다. 그의 돈벌이 실체는 내부자 거래를 통한 주가조작이다. “탐욕은 좋은 것”이라는 속물적 신념을 가진 게코는 “탐욕은 통한다”(greed works)며 부정부패를 사업 수단으로 삼았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3)의 주인공 조던 벨포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게코의 업데이트 버전이다. 대형 주식 사기를 저질러 실제 복역했던 벨포트는 현란한 말솜씨로 쓰레기나 다름없는 잡주들을 팔아 돈방석에 오른다. 그의 사기술이 집약된 영화 속 대사가 “저들(대중)을 안달나게 해야 해”다. 게코나 벨포트의 월가 후예들은 더 큰 사고를 쳤다. 거래 가능한 채무증권이라는 기상천외한 금융상품을 만들어 돌린 폭탄은 2008년 전 세계에 연쇄적인 신용 붕괴 위기를 촉발했다.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암호화폐는 미 중앙은행이 전쟁 치르듯 달러를 찍어 뿌린 구제금융에 대한 저항의 산물이다.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 1월 첫 비트코인을 발행한 후 발표했던 “화폐 통화의 역사는 신뢰 위반으로 가득하다”는 비판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지난 8일부터 보도하고 있는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는 암호화폐가 새로운 부의 수단으로 떠오른 2017년 이후 3년의 혼란상을 담은 ‘리부트 기획’이다. 두 달 넘는 취재 중 탐사부 기자들이 만난 암호화폐 업계의 조희팔과 주수도들은 강남의 모델하우스나 방문판매 사무실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텔레그램 채널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다단계 호객을 하고 있었다. 반년 만에 벤츠 뽑았다는 자극적인 선전은 중·고교생부터 은퇴자들까지 끌어들였다. 버는 사람보다 잃는 사람이 더 많은 피라미드 밑변에는 가정해체, 자살 등 극단적 비극들이 이어졌다. 가상자산 사업자인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호객도 다르지 않다. 무료 코인을 뿌리는 ‘에어드롭’ 이벤트에 낚여 시세가 폭등하는 걸 본 열에 아홉은 거래소로 몰려들었다. 거래소들은 코인 현금화 조건으로 일정 현금을 투자하도록 해 사업을 확장했다.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와 n번방, 향정신성 약물 졸피뎀과 마약 거래, 범죄 수익 세탁까지 다크웹 범죄에 암호화폐가 악용됐다. 이런 난장판이 아무 규제도 존재하지 않는 무정부 해방구에서 3년간 벌어졌다. 법무부가 2017년 12월 발족한 ‘가상통화 대책 TF’를 기점으로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이 협의한 범정부 암호화폐 규제안과 투기 대책은 오락가락하다 유야무야됐다. 지난 3년간 암호화폐 범죄 피해액이 3조 3800억원 규모라는 대검찰청 집계는 ‘유야무야의 결과’를 집약한다. 암호화폐는 악당들의 기술이 아니다. 일상에 심화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의 씨앗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10’부터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블록체인 지갑 서비스를 공식 탑재했다. 스타벅스는 세계 각국 화폐로 확보한 20억 달러(약 2조 4000억원) 규모의 사이렌오더 예치금을 암호화폐로 바꾸는 이른바 ‘스타벅스 은행’을 구상하고 있다. 신흥국들은 이미 달러 대체재로 비트코인을 거래한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한 대책일 뿐 암호화폐의 산업 기반을 다질 법제도적 인프라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가 적극 입법해야 한다. 이 글을 빌려 서울신문의 탐사 보도는 지난 3년간 범죄 수단으로 전락한 암호화폐의 오명을 걷어내려는 사회적 고발임을 밝힌다.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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