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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위협 키웠다”

    우리 시대 세계 평화의 최대 위협은 무엇일까. 많은 서방국가 지도자들의 주장처럼 테러일까. 영국의 연구기관 옥스퍼드 리서치그룹(ORG)은 10일 발간한 책 ‘테러 이후-세계를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진실’에서 ▲기후변화 ▲자원을 둘러싼 각축전 ▲국제사회의 군사화 ▲절대 다수 인구의 주변화 등이 테러보다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크리스 애보트, 폴 로저스, 존 슬로보다 등 이 보고서의 공동연구자들은 “테러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강대국들이 취한 위험한 정책, 즉 과도한 군사력을 통해 현상유지를 꾀하고자 한 정책은 실패했으며, 진정한 위협이 무엇인지도 헷갈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5∼10년 안에 각국 정부가 협력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1세기 중반 우리 지구는 너무도 불안정한 혹성이 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모든 곳에서 테러집단 지도부와 정치적 협상을 시작해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는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도입해야 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는 꾸준한 재건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라크를 ‘테러와의 전쟁’ 장소로 만든 것이 그 지역에서 새로운 테러 행위만 야기했을 뿐이라며 이라크에서 다국적군이 물러나고 대신 유엔 안정화 병력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러 ‘냉전 회귀’

    러시아가 또다시 미국에 발끈하며 각을 세웠다. 이번엔 옛 영역이던 동유럽 미사일방어망(MD)을 추진하려는 미국에 ‘군사적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핵 및 첨단 미사일 증강, 이동식 미사일 배치 확대, 핵 잠수함 이동배치 등 군비를 대대적으로 늘려 미국에 맞대응하겠다는 결연한 모습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11일 전했다. 가디언은 “러시아는 체코와 폴란드에 대한 미국의 요격미사일 및 레이더 기지 건설을 중대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들을 요격 범위에 넣으려고 전력을 이동·조정하고 있고, 핵 잠수함의 경우 미국 레이더의 포착이 어려운 북극으로 이동시켜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된 이스칸다르 미사일의 타격 범위에 미국이 새로 건설하는 미사일 관련 시설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러 관계가 옛 소련 해체 이후 가장 불편한 상황에서 자칫 과거 냉전시대처럼 양대 군사 초강대국의 군비경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제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러시아의 적극 외교가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의 대결과 충돌 양상으로 확대되는 조짐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돈방석에 오른 러시아는 ‘제왕적 통치권’을 휘두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일사불란한 지휘 아래 자신감을 되찾고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미국 국방부의 움직임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속았다는 느낌”이라고 러시아의 격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게서 MD 관련해 어떤 사전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 “유럽과 세계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미국측에서 이와 관련,(협력의)신호를 보내 왔지만 우리는 나름의 전략 구상에 따라 독자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 하원도 같은 날 “미국의 동유럽에 대한 MD 시도가 유럽을 분열시키고 새로운 냉전을 일으킬 것”이라며 미국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독일 사민당 지도자 커트 베커는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 땅에서 다시 새로운 군비경쟁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반발과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동유럽 MD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전략문제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가 ‘MD는 북한·이란 등 불량국가들의 불장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결국 목표는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세계 압박의 완충지대였던 동유럽이 하나둘씩 민주화되고 미국 군사기지들이 들어오고 있는 데다 MD까지 튀어나오자 러시아로선 더이상 참기 어렵다는 태도여서 미·러 관계가 점입가경에 이를 전망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이란 “농축우라늄 대량생산 가능”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9일 이란이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적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또 서방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려는 압력을 멈추지 않으면 핵비확산조약(NPT) 탈퇴까지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나탄즈에서 열린 우라늄 농축 성공 1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평화적인 핵 기술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의 권리”라면서 “서방국가는 이란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고 CNN,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러나 우라늄 농축활동이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이란 국영 TV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연설에서 ‘굿 뉴스’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나탄즈 핵시설에 원심분리기 3000대를 설치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란측 핵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은 이날 “(서방이)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더 압력을 행사한다면 의회의 명령에 따라 NPT탈퇴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원심분리기 3000대에 농축을 위한 우라늄가스를 주입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 핵연료 생산을 시작했음을 시인했다. 산업적인 수준의 우라늄 농축이란 천연우라늄을 원자로에 장전할 수 있는 핵연료를 제작할 정도의 농도(4∼5%)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으로 이는 곧 이란이 러시아의 도움없이 핵연료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엔안보리와 미국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우라늄 농축 대량생산 능력을 선언함에 따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유엔안보리는 이미 두차례에 걸쳐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이란이 핵 사찰을 거부할 경우 더욱 강도높은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젠 포스트 BRICs] 외국자본의 블랙홀 터키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경제가 최근 몇년새 급성장한 데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정의발전당)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에르도안 총리는 2003년 터키 기업에 대한 국가 장려금을 없애는 내용의 ‘외국인 투자법’ 개정을 단행했다. 내·외국인 차별을 없앤 것이다.‘거스름돈이 한 수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던 터키 리라를 전격 개혁(화폐 단위를 줄이는 디노미네이션), 새 터키리라(YTL)를 만들고 행정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외국인, 은행·땅 집중 사들여 무스타파 알페르 ‘터키외국인투자자협회’ 사무총장은 “올해는 대선과 총선이라는 두 가지 큰 선거가 있어 경제가 좀 어렵겠지만 현 정부의 재집권 가능성이 매우 높아 내년과 내후년 경제는 훨씬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자본이 돈(은행)과 땅(부동산)을 계속 사들이는 것도 이같은 낙관론에 힘을 실어준다. 터키의 부동산값은 최근 몇년새 2∼10배 급등했다. GE캐피털은 터키의 대형은행 가란티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알리 사르칸 에큐테킨 가란티은행 지점장은 “터키 전체 은행의 자본금이 도이체방크 하나 정도밖에 안되는 데다 은행업의 수익성이 좋아 외국자본의 금융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터키상공회의소는 ‘라이벌’ 두바이나 카자흐스탄이 아닌, 터키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로 크게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중동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지만 터키처럼 송전 역할은 하지 않는다는 것, 둘째 중동은 터키만큼 유럽이나 서방국가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 셋째 부유층이 중동보다 많다는 것이다. 메수트 타시킨 홍보 담당 임원은 “카스피해의 유전이 터지면 송유관은 반드시 터키로 지나가야 한다.”며 “유럽연합(EU) 가입이 이뤄지면 터키 몸값은 더 급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2005년 10월 EU 가입 협상이 시작된 것만으로도 터키의 국가 신뢰도는 급상승했다. ●세금 과다…지하경제 만연 그렇다고 터키의 경제가 온통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금이다. 부가가치세율이 18%나 된다. 의료보험료 등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 비용은 임금의 70%나 된다. 실질 인건비가 싸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분식 회계와 지하 경제가 만연한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더딘 행정처리와 관료주의도 심각한 병폐로 꼽힌다. 참다못한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의 터키법인 대표가 ‘나는 불법노동자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언론에 기고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CJ터키 지석우 법인장은 “터키정부가 자국 기술자를 보호한다며 이공계 인력에는 취업비자를 잘 내주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출신인 그도 취업비자를 받는 데 2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외환시장의 불안감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20%나 되는 높은 이자율 탓에 단기 투기성 자본(핫머니)이 대거 들어와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에는 환율이 25%나 급등해 ‘국가 부도설’(모라토리엄)까지 나돌았었다.EU 가입도 영국과 프랑스의 ‘제동’으로 불투명한 실정이다. 박은우 코트라 이스탄불 무역관장은 “터키가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엄청난 나라임에는 분명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hyun@seoul.co.kr ■ 터키 어떤나라 |이스탄불 안미현특파원|터키 이스탄불의 중심가인 탁심거리.‘터키의 명동’답게 멋쟁이 젊은 여성들로 넘쳐난다. 하지만 이슬람 여성들의 외출 필수품인 ‘히잡’이나 검은색 ‘차도르’는 보기가 어려웠다. 어쩌다 눈에 띄는 여성도 우리식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을 따름이다. 터키는 인구의 99%가 이슬람(수니파)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차림이 가능할까. 터키의 국부(國父)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 초대 대통령의 세속화 정책 덕분이다. 정치나 경제가 종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 정책은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의 히잡 채용을 금지시켰다. 직장 근무시간 중의 기도도 금지했다. ‘라이언 밀크’(Lion Milk)라는 술도 마신다. 포도를 발효시킨 일종의 곡주다. 알코올 도수(45도)가 높아 물을 타서 마신다. 물을 부으면 우리나라의 밀키스처럼 우윳빛으로 변해 ‘라이언 밀크’라는 애칭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터키어로 에페 라크다. 터키 젊은이들은 맥주바도 곧잘 간다. 금·토요일이 휴일인 다른 이슬람권과 달리 터키는 두바이처럼 토·일요일에 쉰다. 서방국가와의 비즈니스를 고려해서다. 이는 터키를 ‘유라시아의 용’ ‘이슬람권의 개혁총아’로 올려놓았지만 ‘무늬만 이슬람’라는 비난도 동시에 초래했다. 그럴 때면 터키인들은 이렇게 말한다.“We’re Muslims but not strict”(우리는 이슬람이다. 다만 엄격하지 않을 뿐) 한때 유럽·아프리카·아시아 3대륙을 호령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후예답게 자긍심도 대단하다. 터키 곳곳에 유난히 월성기(빨간색 바탕에 달과 별을 그려넣은 터키 국기)가 많이 펄럭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다. 우리와 달리 아직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hyun@seoul.co.kr ■ “현대車공장 체코에 뺏긴게 최대 실책” “현대자동차의 두번째 유럽공장을 체코에 빼앗겼을 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분노했는지 모른다.” ‘장관급’인 터키 이스탄불 상공회의소 무라트 얄츤타시 회장은 아직도 분이 삭지 않은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얄츤타시 회장은 “유럽 자동차 기지로서의 터키 위상을 굳히기 위해서라도 현대차 공장은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 때문에 (공장 유치를 위해)현대차에도 열심히 로비했고 우리 정부에도 땅과 세금 혜택을 촉구하는 콘야지역 사업가 공동 명의의 서신까지 보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막판에 터키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바람에 현대차 2공장이 ‘더 좋은 조건’의 체코로 가버렸다는 것이다. 터키 이즈미트에 유럽 1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오는 25일 체코에서 2공장 기공식을 갖는다. “터키의 최근 3년간 성장이 그 이전 53년간의 성장과 맞먹는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터키의 저가 생산력과 한국의 높은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더 가공할 만한 폭발력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한국의 기업들은 터키의 불안한 정치 상황과 널뛰기 외환시장, 높은 물가에 아직도 불안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그는 “옛날 얘기”라고 무질렀다. 물가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10년 주기설로 터지던 쿠데타도 잠잠해졌다는 것이다. 다만 과다한 세금과 높은 간접세 비중(70%)이 투자 저해요인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 꾸준히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얄츤타시 회장은 “최근 들어 터키 경제인들이 중국으로 많이 가고 있다.”면서 “마음으로 따지면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더 가까운 만큼 (한국이)산업박람회나 전시회 등을 더 활발히 개최해 터키 돈과 기업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터키 기업의 한국 투자는 현재 단 한 건도 없다. 자신의 요리사도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얄츤타시 회장은 “춤은 두 명이 추는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맺었다. 경제교류 확대를 위해 한국과 터키 서로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비유였다. 그가 꼽은 터키내 유망 투자업종은 자동차, 소매유통, 에너지, 건축,IT(정보기술)였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이 시리즈는 화·금요일자에 게재됩니다.
  • 이란, 억류 영국군 15명 석방키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영국 해군 15명 억류 사건을 둘러싸고 13일간 고조돼온 이란·영국간 외교 갈등이 4일 전격 해소됐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샤트 알 아랍 수로에서 이란 영해를 침범한 영국 해군장병 15명을 처벌하지 않고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들을 사법처리할 권리가 있지만 대통령령으로 사면, 용서한다.”면서 영국 국민들에게 이들의 자유를 ‘선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페르시아인들의 새해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끝낸 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옆방으로 건너가 정장 차림으로 대기하고 있던 영국 해병 15명과 일일이 악수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 초반 이슬람 성전인 코란을 한동안 인용한 뒤 서방의 중동 침략 현대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영국 해병을 체포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에게 무공훈장 메달을 수여했다. 회견에서 아마디네자드는 “블레어 총리에게 남의 나라를 점령하지 말고 정의와 진실을 생각할 것, 그리고 자신보다는 영국 국민들을 생각하라.”고 일장 훈계를 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블레어 총리는 자신의 국민들에게 진실(영국 해병이 이란영해를 침범했다는 사실)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로이터 통신은 병사들이 5일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석방 발표는 앞서 이란 최고 안보관리인 알리 라리자니(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가 영국의 나이젤 세인발드 총리 외교보좌관과 통화한 후 이뤄졌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런던 주재 이란 관리의 말을 인용,“토니 블레어 총리의 최측근인 나이젤 세인발드가 알리 라리자니와 3일 밤 전화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영국 정부가 이란이 그동안 주장해온 “영국 해군들이 이란 영해를 침범했음을 시인하라.”는 요구를 들어줬을 공산이 크다. 이란은 이들을 억류한 뒤 4차례에 걸쳐 국영 방송을 통해 15명 중 유일한 여군 1명을 포함해 이란 영해 침범을 자백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내보냈었다. 지난달 23일 영국 해병들이 억류된 이후 영국 정부는 이란과의 석방 협상에서 시종 이란에 끌려다니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난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영국 정부는 시리아에도 영국 해군 병사들의 석방문제와 관련해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수정기자 외신종합 crystal@seoul.co.kr
  • 우크라이나 의회 해산… 정국 혼미

    |파리 이종수특파원|친 서방 성향의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과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의 권력 다툼으로 우크라이나 정국이 갈수록 혼미해지고 있다. 유셴코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대 국민 연설에서 “의회를 해산하고 5월27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유셴코 대통령의 이날 발표는 앞서 가진 정당 지도자들과의 7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결렬된 뒤 나온 것이다. 그러나 야누코비치 총리가 장악하고 있는 의회는 유셴코 대통령의 결정을 무시하고 의정활동을 계속하기로 의결했다. 아울러 이날 열린 임시국회에서는 대통령이 서명한 5월27일 조기 총선 실시에 필요한 자금을 동결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유셴코 대통령은 연설에서 “야누코비치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친 서방 성향의 국회의원들을 빼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어 “국회 해산은 나라의 주권과 영토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내려진 조치”라며 “이는 대통령의 권한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렉산드로 모로츠 국회의장은 “유셴코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반발했다. 의회도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영국 BBC방송과 프랑스 언론들은 두 사람의 이날 충돌로 우크라이나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주말에도 두 사람의 지지자 3만여명은 각각 수도 키예프 도심에서 따로 집회를 열고 가파르게 대치했다. 유셴코 대통령 지지자들은 2004년 유셴코가 일으킨 ‘오렌지 혁명’의 진원지인 도심 광장에서 ‘조기 총선’을 요구하면서 거리시위를 벌였다.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선 야누코비치 총리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유셴코는 2005년 대선에서 야누코비치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그러나 이듬해 3월 총선에서 유셴코가 이끄는 정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 야누코비치를 총리로 임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두 사람의 권력 다툼이 본격화됐다. 유셴코는 지난달 30일 “야누코비치가 헌법을 어기며 권력 확대에 몰두하는 행위를 그만두지 않으면 국회를 해산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총리가 이끄는 연립정권은 정국 안정화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강력히 비난했다.vielee@seoul.co.kr
  • 中 권력구도 ‘지각변동’ 예고

    中 권력구도 ‘지각변동’ 예고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권력 지형에 강력한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중국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중앙정치국과 핵심 권력의 집합체인 당 중앙위원회 구조가 오는 가을 17차 당대회에서 바뀌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주요 내용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7차 당대회에서 현재 9명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7명으로 줄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여기서 많게는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원 물갈이 될 것으로까지 한때 예상됐었다. 그러나 이 작업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3세대 지도부와의 ‘지분 정리’가 원활치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정치국에서 상무위원 수를 7명으로 줄이되, 현재 15명으로 구성된 (일반)위원의 수를 늘리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국 상무위원의 수는 후 주석이 권좌에 오른 2002년 11월 16기 당 대회에서 9명으로 늘어났다. 권력의 핵인 상무위원의 수가 많다는 것은 권력 분산을 의미한다.5년 전 상대적으로 ‘약화된’ 권좌에 올랐던 후 주석으로서는 이를 원래대로 돌린 뒤, 집권 2기를 시작하고 싶어했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당 중앙위와 정치국의 자릿수가 아예 2배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는,3∼4세대 지도부간 진행되고 있는 주고받기식 셈법이 대단히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도는 “현재 당 지도부는 차기 지도자의 인력 풀을 확대해 보다 젊고 능력있는 젊은 관료들이 대거 진입할 수 있도록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주요 직위에 대한 경선이 허용되면 ‘당내 민주화’가 진일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민주화’를 명분으로 내건 중앙위원과 정치국원 자리에 대한 문호 확대가 실현된다면, 후 주석으로서는 완전한 권력 장악에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물타기’를 통해 장쩌민 전 주석계열의 힘을 빼는 동시에 자신의 측근을 대량 포진시킴으로써 권력 구도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물론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도 없지는 않다. 한편 보도는 “5세대 새 지도부의 면면이 이번 17차 당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방 세계는 후 주석이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서기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문은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처럼 후계자를 지정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후 주석은 2012년 퇴임할 때 자신의 후계자를 지정하는 그런 권한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j@seoul.co.kr
  • 中 슈퍼컴퓨터 시장도 넘본다

    中 슈퍼컴퓨터 시장도 넘본다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이제 초정밀 하이테크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인 비약 단계로 도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슈퍼컴퓨터’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을 중점과제로 선정, 세계 시장 장악에 도전하고 있다고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CPU ‘자체 디자인’ 이 두가지는 서방 초대형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최첨단 기술집약 분야.‘기술 중국’에 국가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다. 앞서 중국은 향후 13년간 7조원을 투자, 대형 항공기를 자체적으로 개발·제작하기로 했었다. 중국은 우선 자체 디자인 CPU 생산에 착수했다.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센터와 이탈리아-프랑스합작회사인 STM이 공동으로 작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어 중국은 전자표준협회를 통해 슈퍼컴퓨터 표준모델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확대되는 저우추취(走出去) 가전기업으로는 처음 해외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로의 진출(走出去)’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창홍전기는 체코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1000만달러짜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럽시장을 겨냥,HDTV로 시작해 에어컨, 냉장고, 휴대전화 등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헝가리·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을 값싼 생산 기지로 활용, 서유럽으로 가는 통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창홍은 인도네시아, 호주, 한국 등에도 생산기지를 세우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최근 중국의 해외진출은 분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컴퓨터제조에서 금융까지 확대돼 있다.PC제조업체인 롄상은 IBM PC부문을, 가전업체 TCL은 톰슨을 인수했다. 자동차 메이커 치루이는 다임러와 제휴, 미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인도네시아 은행을 인수했다. ●IPO도 미국 앞질러 지난해 중국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이 미국보다 많았다.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통해 모집한 자금은 620억달러.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아메리칸증권거래소 등이 모집한 480억달러를 앞질렀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140건의 IPO가 있었고 건당 평균 IPO 금액은 4억 4000만달러로 전년도보다 69% 늘었다. 올해도 중국은 모두 580억달러의 IPO로 미국의 500억달러를 앞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업그레이드 차이나’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 英·이란 ‘인질 공방전’ 가열

    英·이란 ‘인질 공방전’ 가열

    이란에 억류된 영국인 15명을 놓고 영국과 이란간 갈등이 자존심 싸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측은 28일(현지시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토대로 영해 침범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며 “이란측이 자료를 번복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억류된 15명의 모습과 이들의 ‘고백’ 장면을 방영하고,“‘실수로’ 월선했다고 해도 이를 인정해야 해결된다.”고 영국을 압박했다. ●유일한 여성대원 통한 심리전 이란측은 이날 억류된 병사들이 둘러앉아 건강하게 밥을 먹는 모습을 국영 TV를 통해 방영했다. 특히 유일한 여성 대원으로 관심을 모았던 파예 터니(26) 일등 항해사를 집중 부각했다. 이슬람 규범대로 검은 스카프를 쓰고 TV에 나온 터니는 “명백히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며 영국측 잘못을 인정했다. 또 “이들이 매우 친절하고 우호적이며 동정적이다. 우리는 세 끼 식사와 충분한 음료를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방영됐다. 가족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 역시 비슷한 내용으로 주 런던 이란 대사관을 통해 공개됐다. BBC방송은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 방송은 언제 녹화했는지, 강압하에 말을 하는 지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방송이 나온 뒤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면서 “가족들을 힘들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영해 침범 증거 공방 영국 국방부는 28일 GPS 자료를 검토한 결과 나포 당시 자국 군인들의 위치가 이란과 이라크 영해 경계선에서 이라크 영해 쪽으로 1.7해리(3.15㎞) 떨어진 지점이었다고 말하고, 이란측이 자료를 한 차례 번복했다고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나포 직후인 지난 24일 이란측은 좌표를 제공했는데, 이는 이라크 영해상의 것이었으며, 영국측이 항의하자 지난 26일 이를 수정한 좌표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마누셰르 모타키 외무장관은 “여성 대원인 터니를 가장 이른 시일내 석방할 것”이라고 말하고 “조사가 끝난 뒤 영국 관리들이 억류된 자국 군인들을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선 영국 군인들이 이란 영해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영국이 인정해야 하며, 실수로 이란 영해에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영국이 그 실수를 입증한다면 문제는 해결된다.”고 밝혔다. 영국은 현재 이란 관리들의 비자 발급을 중단했으며, 억류 문제 협의를 제외한 이란과의 모든 외교 행위를 단절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통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유엔안보리는 28일 “영국 해병들이 유엔 안보리 위임 및 이라크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영해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었으므로 이들이 즉각 석방돼야 한다.”는 내용의 초안을 회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이란과 서방 사회의 핵 갈등을 기저에 깔고 있어 조기 해결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사우디 美와 거리두기?

    대표적인 친미 아랍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 분쟁과 관련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미국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28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개막한 아랍연맹(AL)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미군의 이라크 주둔에 대해 “불법적인 점령”이라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 서방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금융 봉쇄를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아랍 국가들이 종파주의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외세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압둘라 국왕의 이러한 발언은 사우디가 지난달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간의 공동내각 구성 원칙을 담은 ‘메카 선언’을 중재하는 등 아랍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을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압둘라 국왕은 이달 초 레바논 분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리야드로 초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불편한 심기에 아랑곳 없이 이란과의 협상에 기꺼이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무스타파 하마르네 요르단대학 전략연구소장은 압둘라 국왕의 이같은 독자 행보에 대해 “사우디가 언제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편을 들기보다 동맹 국가들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 정부에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연맹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2002년 베이루트 회의 때 채택했던 평화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사우디가 당시 제안한 이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땅을 모두 반환할 경우 모든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한다는 내용이다. 평화안의 수정을 원하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입장을 지지하는 미국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결정이다. 한편 아랍 정상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비롯해 이라크, 레바논,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지역 현안들에 대한 공통의 입장을 정리해 29일 발표하고 이틀간의 회의를 마칠 예정이다. 압둘라 국왕을 비롯한 친미 아랍 국가들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란 뇌관’ 영국서 터지나

    지난 23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영국 해군 병사 15명을 나포한 것과 관련, 분위기가 심상찮게 전개되고 있다. 나포 하루 뒤인 24일 유엔 안보리가 이란의 핵 활동과 관련해 추가 결의안(1747)을 채택하고,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국제적인 인질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이란이 영국 병사들을 인질로 삼아 서방과의 핵 협상을 위한 카드로 쓰고자 한다면 이번 사태가 ‘이란 뇌관’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외신들은 이란의 모타키 외무장관이 나포된 영국 해군 15명과 관련해 “이란 영해를 불법 침범했다.”면서 영국·미국 등 서방의 석방요구를 일축했다고 보도했다.또 군 대변인은 이란혁명 수비대에 나포된 영국군 병사들이 이란 영해에 들어왔음을 시인했다고 말하고, 이란군은 위성항법장치(GPS) 등 장비들을 증거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은 스파이 혐의로 기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EU창설 50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베를린에서 “영군 병사들은 분명히 이라크 영내에 있었으며 이란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고 “지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해군 병사 15명은 23일 이라크와 이란의 국경을 가르는 페르시아만의 샤트 알 아랍 수로 어귀에서 상선을 검색하던 중 이란 해군 함정에 포위된 뒤 이란 해역으로 끌려갔다. 영국 정부는 유엔 결의안에 따라 영국군이 이라크 영해에서 상선 한 척을 검색하던 중 이란 함정들에 포위돼 이란 해역으로 끌려갔다고 발표했다. 외교협회(CFR)의 중동문제 전문가인 주디스 키퍼는 미국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상황은 단순히 이란·미국간 대결이 아니라, 중동과 지구촌 전체를 위험스럽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강경파인 미국의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는 “이번 나포는 이란 최고위층의 의도된 행위”라면서 “유럽인들의 약한 고리를 이용하기 위해 영국군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유엔안보리의 추가 결의안에 맞서 “합법적인 핵활동을 1초도 중단 못한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부분 중단하겠다고 대립각을 세웠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이색&뜨는 新직업] (7) 컨시어지 레클레도르

    [이색&뜨는 新직업] (7) 컨시어지 레클레도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1층 로비. 투숙객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로비 안내 데스크로 다가왔다. 이때 이 호텔 ‘컨시어지(Concierge)’인 남정희(46) 주임이 고객의 요청에 앞서 먼저 라이터를 건네 이 남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담배를 꺼냈다가 주머니를 뒤지는 손님을 멀리서 보고 데스크로 오실 줄 알았다.”고 말했다. ●고객을 위한 개인 비서 역할 남 주임과 같이 VIP고객 등 호텔 투숙객들의 곁에서 개인 비서와 같은 친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는 다소 생소한 직업이다. 컨시어지는 중세 프랑스에서 귀족들을 보좌하며 뭐든 다 해주는 집사를 칭하는 것으로 ‘촛대지기(comte des cierge)’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고급 호텔이나 휴양지 등에서 정보와 지리에 익숙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자동차 렌트부터 유명 식당 및 공연 소개, 항공권 예약, 관광지 안내, 우편물 발송 등의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VIP 고객의 취향에 맞는 객실 배치와 기기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남 주임은 ‘컨시어지의 꽃’으로 불리는 ‘레클레도르(프랑스어로 황금열쇠)’로 세계컨시어지협회가 공인한 국내에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이들에겐 제복 깃에 두 개의 황금열쇠 배지를 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레클레도르는 전세계 560명, 우리나라에는 서울에 11명과 부산에 3명 등 14명밖에 없다. 서울 시내 17개 특급 호텔 중 레클레도르를 고용하고 있는 곳이 7군데밖에 없어 앞으로 고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레클레도르는 다양한 지식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갖춰야 한다. 신문과 잡지를 꼬박 챙겨 읽고 괜찮은 레스토랑은 직접 가서 맛을 보고 식당 지배인과 안면을 튼다. 공연기획사 직원들과도 인연을 터 둬야 한다. 손님이 미리 예약하지 못해 표를 구하기 어려운 공연 티켓을 알음알음으로 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손님에게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관할 경찰과 보험사 등에도 인연을 맺어둬야 한다. ●다양한 지식·폭넓은 인간관계 필수 남 주임은 18년 전 컨시어지가 됐고 5년 전 현재 국내 레클레도르 가운데 6번째로 황금열쇠를 달았다. 남 주임에겐 손님과의 추억이 하나 둘이 아니다.10여년 전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인 노신사가 찾아와 당시 친분을 쌓았던 한국 병사와 찍은 빛 바랜 사진을 내밀며 “이 사람을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였지만 남 주임은 사진을 보고 자신이 군 생활을 했던 곳과 비슷한 풍경임을 떠올린 뒤 직접 이틀 동안 휴가를 내 전북 김제 일대를 훑은 끝에 50년만의 재회를 이끌어냈다. 대를 이어 손님이 찾아오기도 한다. 최근엔 한 손님이 오더니 대뜸 이름을 부르며 “아버지가 수년전 여기 와서 당신의 서비스를 받고 감동해 한국에 가면 꼭 찾아가라고 했다.”고 말해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처음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답도 기대했었는데 이젠 손님의 요구뿐만 아니라 먼저 알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손님이 기뻐한다는 사실만으로 나도 함께 기쁠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글로벌 시대 수요 급증 레클레도르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적어도 호텔리어 경력이 7년 이상이어야 한다. 여러 개의 외국어 구사능력도 갖춰야 한다. 남 주임은 영어와 일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요즘 중국어를 따로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우리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 주인은 “우리말을 조리있게 하지 못하면 외국어도 서투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말하기 연습을 통해 손님이 신뢰할 수 있는 어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클레도르는 호텔리어의 상징이자 명예일 뿐 자격을 땄다고 해서 급여 수준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남 주임은 “레클레도르가 되고싶은 사람은 젊을 때 배낭여행을 다니며 전세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사는 방식을 존중하며 겸손함을 배우하고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을 무대로 한 국제 비즈니스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호텔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납니다. 외국인들이 머무는 숙소에서 한국의 진면목을 소개하는 ‘최일선 민간외교관’ 역할을 우리 레클레도르가 해야죠.”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MBC ‘W’ 이라크 난민 생활 조명

    20일은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지 꼭 4년이 되는 날이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으로 전락해 버린 이라크 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으며 아직도 전쟁의 상처에 신음하고 있다. MBC 국제 시사프로그램 W는 오는 23일 오후 11시부터 이라크전쟁 4주년 특집으로 이라크의 난민 문제를 보도한다. 2003년 전쟁 발발후 지금까지 이라크 밖으로 탈출한 난민들은 200만명에 이르고, 이라크 내에서 난민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180만명으로 추산된다. 난민들은 고통스러운 삶은 말할 것도 없고 갖가지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미국은 그동안 겨우 몇백명의 난민만 받아들였다. W는 이라크 전쟁이 만들어낸 참상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을 시리아와 요르단에 급파했다. 이라크에는 서방 취재진들이 바그다드의 그린존(미군 사령부가 있는 안전지역) 내에서만 머무를 뿐 외부취재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W는 이라크인 취재원과 접촉하고 그들과의 의견교환을 통해 필요한 취재를 할 수 있었다.
  • [특파원 칼럼] 민생의 이면/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지난 5일은 천안문 광장 일대에 가장 많은 오성홍기(五星紅旗)가 내걸리는 날이었다. 그 많은 깃발들이 다리미로 다려놓은 듯 깃대와 직각으로 펼쳐졌다. 바람이 연출한 장관이었다. 여간해선 펴지지 않는 광장 중앙의 초대형 깃발도 힘차게 나부꼈다. 바람 많은 베이징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일이다.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5차회의는 이런 가운데서 시작했다. 이보다 하루 앞서 개막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이번 양회(兩會)는 ‘민생’이라는 단어로 출발했다. 물론 중국 언론이 내건 표제어다. 많은 서방 매체들도 이에 초점을 맞춰 이번 양회를 보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투명성도 강조됐다. 하지만 올 양회는 범상치 않은 바람만큼이나 예전과 다른 이면을 보여줬다. 우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글이 느닷없다.‘사회주의 초급단계의 역사적 임무와 대외정책의 몇가지 문제에 관해’라는 제목의 글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분석처럼 그저 “최근 잇따르는 민주화 압력과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개혁 요구에 대한 당국의 공식 반응”일 뿐인가. 발표 시점이나 공개 장소도 없이 2월27일자로 국영 신화통신이 전재한 형식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취임 이래 이같은 방식으로 글을 낸 적이 없다. 이처럼 이례적인 일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비정상적 상황은 비정상적인 인사(人事)로 대변된다. 오는 10월 열리는 17차 당대회는 4세대 지도부의 2기 출범식.3세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다. 따라서 각 성(省)의 서기와 성장 인사가 마무리돼 힘의 토대가 구축돼 있어야 할 때다. 그러나 인사는 지금까지 14곳에서만 이뤄졌다. 예전 같으면 이미 지난해 말에 다 끝나야 할 일이다. 한 중국 인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6월까지 정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지지만, 그마저도 달성될지 의문이다. 각 단위에서 이른바 ‘미세 조정’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급하다.‘후진타오(胡錦濤) 2기’가 자신만의 실핏줄 조직을 갖지 못한 채 출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인사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후 주석의 힘이 과거 전임자들만큼 충분치 못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인사에 대한 예측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연 9인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7명으로 줄어들 것인지, 쩡칭훙(曾慶紅)은 살아남을 것인지, 새 상무위원의 반열에는 누가 오를 것인지, 반부패 수사의 칼날은 어디까지 겨눠질 것인지…. 인사는 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인사는 당사자들의 주변 사람과 그들의 대규모 사업, 얽히고설킨 그들의 네트워크를 운명짓는다.“주요 인사들은 지금 모두 살얼음을 걷듯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가 갈 만하다. 지난 2월의 춘제(春節)에 묻혀 조용히 지나갔던 덩샤오핑(鄧小平) 서거 10주년에 대해서도, 혹자는 “제 앞가림에 정신이 없는데 추모고 뭐고 신경 쓸 틈이 어디 있겠느냐.”고 했다. 이쯤 되니, 원자바오 총리의 글은 “1차적으로 후 주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어떤 노선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선언한 행동이란 해석이다. 지금 중국의 핵심부가 얼마만큼 민감한 상태에 놓여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다. 17차 당대회의 중요성과 민감성을 두고 한 경제계 인사는 “올해 당 대회 이전까지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당 지도부의 물갈이는 아예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환율도, 증시도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북핵 문제도 이 기간만큼은 잠잠해야 한다.16일 양회가 끝났다. 중국 핵심부의 소리없는 전투는 진행형이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녹색공간] 노파심이 필요한 때/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아흔을 바라보시는 할머니는 열살 아이를 가진 다 큰 손녀의 안부가 아직도 염려스러우신가 보다.“어린 애를 감나무 가지 꼭대기에 매달아놓은 것 같다.”며 매사에 조심하라고 당부를 거듭하시고는 그도 충분치 않으셨는지 손녀사위에게까지 부탁하신다.“최 서방, 우리 정임이 잘 보살펴줘야 혀∼.” 말 그대로 할머니의 마음, 노파심이다. 어릴 때에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듣기조차 짜증스러웠던 그런 말들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늘 이런저런 불안과 걱정을 지고 살다 보니 그렇기도 하겠고, 가끔은 내 할머니의 노파심이 기우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닫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위험에 대해서는 조심할 도리가 없다. 하지만 긴가민가 싶을 때에는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고, 이제는 나도 내 딸에게 이른다. 만에 하나라도 위험이 있을 것 같으면 일단 막거나 피하고 볼 일이다.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유기농식품을 고르며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게 엄마의 마음이다.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도 노파심이 대세다. 특정 지역에서 일어난 오염사고나 눈으로 보기에도 분명한 공해가 환경문제였던 과거에는 수은중독은 미나마타병, 카드뮴중독은 이타이이타이병처럼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규명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환경문제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뭔가 문제가 있다 싶을 때도 심증만 있을 뿐 증명을 하기는 매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명을 못 하니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다고 누군가 주장한다면?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오늘날 우리의 정서를 볼 때 아마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다. 지난달 정부는 여섯 가지 유해물질을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내용의 고시를 예고하였다.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놀고 배우는 용품들에 유해물질들이 들어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이번 조치를 통하여 규제하려고 하는 유해물질 중에는 우리가 독성물질로 잘 알고 있는 납이나 석면도 들어있지만,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구분되는 프탈레이트류와 노닐페놀도 포함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다소의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국민건강 보호를 우선 고려하는 사전주의원칙을 적용하였다는 것인데, 간단히 이해하자면 환경정책에 노파심이 작용한 것이다. 교통사고나 자연재해, 또는 석면이나 담배처럼 이미 유해성이 증명된 위험에 대하여 조치를 취하는 사전예방과는 차원이 다른 원칙이다. 사전주의원칙이란 ‘사전’에 ‘주의’하자는 원칙이다. 즉, 어떤 물질이나 행위가 환경에 피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원인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잠재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으나 1972년 스톡홀름 선언을 시작으로,1992년 리우선언,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에 나타나듯이 사전주의원칙은 국제환경법 분야의 규범적 원칙으로 이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사전주의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이번 조치는 환경정책의 국제적인 대세에 부합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에 한껏 예민해진 국민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인 어린이에게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에서 기존 조치들과 분명히 다르다. 늦었지만 후세에 듣게 될 원망 중 하나는 덜었다. 그런데 요즘 상수원보호지역을 두고 벌어지는 유해물질 논쟁을 보고 있자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 환경오염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제 막 환경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한 사전주의원칙이 다른 이유 때문에 꺾이는 것은 아닐까. 이번엔 진짜 노파심으로만 끝나면 좋겠다. 박정임 KEI 책임연구원
  • 美 ‘이란 편집증’

    미국은 대(對) 이란 편집증(Paranoia) 환자? 미국 연방정부가 이란을 의식, 박물관에 전시 중인 퇴역 전투기까지 압수하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이란 최고위 군부 인사가 망명하는 등 첩보전까지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터키에서 실종된 전 이란 국방차관이자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창설자로 알려진 알리 레스자 아스가리(63)가 서방에 망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방 정보기관은 망명지가 미국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지낸 그는 하타미 정부시절 국방차관을 지냈다. 헤즈볼라의 테러, 요인 암살 등 구체적인 작전 내용과 이란의 미사일 구매 및 무기거래 내용, 그리고 핵개발 내부 정보 등 최고 기밀 정보를 틀어쥐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9일 주요 정보기관이 아스가리 전 차관의 망명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1979년 이란 혁명 이후 첫번째 최고위 망명자가 된다. 아스가리 망명도 신빙성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달 7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호텔을 예약하고도 투숙하지 않았으며 가족까지 동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전 국장인 대니 야톰은 “현재 나타나는 모든 징후들이 치밀하게 계획된 망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정부가 캘리포니아의 한 박물관에 전시 중인 퇴역 전투기 F14를 압수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F14 톰캣 전투기는 영화 ‘탑건’에 나온 기종으로도 유명하다. 압수 이유는 이 퇴역 전투기 부품들이 이란에 밀매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미 세관이 지난 17개월동안 정밀한 감시 체제를 펼치고 있어 밀매 자체가 근거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란은 현재 전 세계에서 F14 비행대대를 운용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로,1979년 혁명 후 미국의 수출금지 조치로 전투기 부품 교체에 애를 먹고 있다. 이란이 운용 중인 F14기 79대는 혁명 이전 미국이 수출한 것이었다. 한 유럽 공관의 대사는 “(이번 조치를) 이란에 대한 미국의 편집증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열린세상] 이라크 석유와 군사독트린/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에너지안보실장

    이라크 전후 처리의 중요한 한 축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이라크 내각이 승인한 석유법은 이라크의 석유 수입을 인구 비례에 따라 18개주에 골고루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석유 자산의 채굴·생산권을 최대 32년 동안 서방 다국적 기업에 넘기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2006년 10월 이라크 의회에서 통과된 연방제 법안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면서 설정한 중요한 목표중의 하나는 “전쟁 이전과 이후의 국경선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가분열이나 연방제는 애당초 의도한 그림이 아니었다. 이 방향으로 일이 진행될 경우 갈등이 갈등을 낳는 구조가 형성되어 지역 불안정이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이라크 내 질서 유지가 워낙 어렵다 보니 문제점을 알면서도 봉합한 측면이 강하다. 이미 발생한 이란과 이라크 시아파 간의 동맹은 시리아, 레바논과 더불어 ‘시아파 초승달 세력’과 수니파 주변국가와의 갈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쿠르드 자치정부의 입지가 보다 확고해지면 터키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이다.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제도적 형태와 무관하게 독립된 국가발전의 길로 나가고 있었다. 나라 없는 설움이라는 비유가 무색할 정도로 유엔이나 주요 국제기구에서 활약을 하던 인사들이 국가건설에 참여함으로 인해 주변 국가에 산재된 쿠르드인들의 결속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터키는 자국 내 쿠르드족이 이라크의 쿠르디스탄을 중심으로 뭉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해서라도 국가 차원의 예방 조치를 취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터키 정부를 위협하는 쿠르드반군(PKK) 소탕을 테러와의 전쟁으로 규정하고 이미 국제적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거리낄 것이 없다는 인식도 가지고 있다. 이라크 석유의 처리를 지켜 보면서 미국이 중동에서 가지는 국가이익의 중요성을 강조한 카터독트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현재 미국이 구사하는 대중동정책은 카터독트린에 기반해 발전되어 왔으며 미국의 국가안보정책이나 군사정책 작성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 왔다. 조만간 발표될 러시아의 군사독트린에는 에너지안보를 위한 군사 분야의 비중과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안보전략에서 에너지 초강국으로의 위상 강화를 천명한 데 이은 후속조치이기도 하다. 2006년 중국이 국방백서를 통해 밝힌 해상 권익의 강화도 따지고 보면 해·공군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별 국가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보동맹으로 출발한 상하이협력기구가 에너지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특히 옵서버국가인 이란과 파키스탄은 강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서방권과의 배타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군사독트린에 에너지문제가 명기되는 현상은 사안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또한 자원 확보를 둘러싼 대외정책이 밀접한 군사 협력 없이는 국가이익을 충분히 구현하기 어려움을 반영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는 군사적 갈등이 쉽게 촉발될 수 있다는 개연성도 가지고 있다. 주변 국가들이 하나 같이 군사독트린에 에너지안보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원을 시장에서 돈을 주고 매입하면서 갈등 발생 시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방 관련 연구기관에서 에너지안보연구실을 만들고 난 이후 주변 국가의 군사 독트린을 보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는가 보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에너지안보실장
  • 3대의 엽기적인 애정행각

    3대의 엽기적인 애정행각

    조·부·손(祖·婦·孫)의 3대가 한 마을에서 간통을 했다고 발칵 뒤집힌 마을 사람들. 전 부락 25호의 호주 25명이 간통자의 집 사립문에 새끼줄을 매고 간통가족을 추방하려다가 전 부락 25호 호주가 무더기로 입건되어 웃지 못할 화제를 빚고 있다. 법과 윤리는 어느쪽이 더 당당할까? 친척 건드리고 쫓겨났던 오(吳)노인집에 꼬리문 소문 친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조·부·손 3대가 무질서한 성(性)관계를 맺어 왔다는 사실이 폭로되자 분개한 마을 사람들이 한 가족을 마을에서 몰아내기 위해 사립문을 새끼줄로 묶는 등 폭력행위를 가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 광산군내의 ○○부락은 25농가에 1백50여 주민이 법을 모르고 평화스럽게 살아가는 외딴 마을. 이 마을에 깊이 뿌리박혔던 전근대적 봉건사상은 해방과 더불어 하나씩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윤리관은 달라졌고, 그래서「섹스·모럴」에도 붉은 신호등이 켜졌는지 모를 일이다. 정절을 최고의 미덕으로 내세웠던 이 마을은 지난 해 겨울부터 수군거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지난 5월 중순 분노의 사화산이 폭발하고 말았다. 할아버지 며느리 그리고 손자 등 3대가 고유한 부부유별(夫婦有別)의 풍속을 무시하고 친족들과 근친상간, 또는 동네의 총각 머슴과 놀아났다는 것. 사고는 이 마을 오홍식(吳洪植) 노인(가명·85)이 지금으로부터 30년전 당시 55세의 나이로 혈기 왕성한 정력을 쏟을 길 없어 가까운 친척인 오충남(吳忠男)씨(가명)의 큰 어머니와 관계를 맺다가 들통이 난데서 비롯됐다. 남편 일찍 여읜 며느리는 수절 4년, 머슴과 눈맞아 얼굴을 못들게 된 그는 귀양살이(?) 봇짐을 꾸려 함평군 문장면으로 내뺐다. 그 당시만 해도 이 마을의 규율은 엄격했다. 잘못을 저지르면 당연히 마을을 쫓겨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태는 자꾸 변했다. 그는 정든 고향을 버릴 수 없었음인지 추방 5년만에 다시 살던 마을로 돌아왔다. 주민들도 반대는 없었다. 오노인은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근신하는 마음으로 하나뿐인 외아들을 결혼시켰다. 일 잘하고 건강한 류옥체(柳玉體)여인(가명·43)이 며느리로 들어왔다. 18세에 시집 온 류(柳)여인은 옥동자까지 낳았다. 그러나 류여인은 결혼한지 6년만에 6·25동란으로 남편을 잃고 말았다. 그 때가 24세의 꽃다운 청춘. 단란했던 가정은 산산 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때부터 커다란 시련이 청상과부 류여인을 덮치기 시작했다. 남편생각에 일손은 잡히지 않고 뜬 눈으로 몇 날을 지새기도 했다.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조차 모를 일이었다. 『어린것이 불쌍하지…』-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가다듬고 4년동안 수절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류여인을 칭찬했다. 그러나 타오르는 육욕을 억제하기란 힘들었다. 그녀는 어느날 이 마을에서 고용살이하는 총각 머슴과 눈이 맞았다. 그들은 눈짓으로 사랑의 말을 속삭여왔지만 고유한 향약(鄕約) 바로 그것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았다. 그들은 감시의 눈을 피해 들판에서만 밀회를 가졌다. 만나면 만날수록 신명이 났다. 길일(吉日)을 택해 수풀이 우거진 숲속을 밀실(密室)로 삼고 도취경에 빠져 서로 껴안고 뒹굴었다. 그러나 얄궂은 마을 청년들의 「서치·라이트」는 기어코 이들의 정사장면을 비추고 말았다. 손자가 친척과 추문내자 온마을이 추방운동 벌여 『○○네는 총각 머슴과 배가 맞았다면서…』 소문은 삽시간에 온 마을을 휩쌌다. 어린이, 아낙네 할 것 없이 모두가 이들의 험담에 열을 올렸다. 류여인은 그대로 앉아 무정한(?) 마을에서 함께 섞여 살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총각머슴 새서방과 몰래 괴나리 봇짐을 꾸려 어디론지 마을을 등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르도록 마을은 태평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지난 66년 이미 어른이 된 류여인의 아들 相根(상근)씨(가명·26)가 어머니 주소를 알아내어 다시 마을로 모셔왔다. 그때는 주민들도 더 흉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해 겨울 또다시 마을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저주로 발칵 뒤집혔다. 총각인 상근씨가 손자뻘 되는 오삼랑(吳三郞)씨(가명·29)의 아내 정복순(鄭福順)여인(가명·27)과 정을 통하다가 삼랑씨에게 꼬리를 잡힌 것이다 이들의 추행현장을 붙잡은 삼랑씨는 기가 막혔지만 창피한 생각에 아내만 친정으로 쫓아버리고 사건을 일단 덮어두기로 했다. 이 약점을 노린 상근씨는 『광주에 집 한 채만 마련해주면 모든 사실을 비밀에 붙이겠다』고 거꾸로 삼랑씨에게 뻔뻔스러운 협상을 제의하여 문제가 표면화되어 버린 것. 협상은 결렬됐다. 두 사람 사이에 좋지않은 말이 오고 가면서 모든 추행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어쩌면 3대에 걸쳐 그럴 수가, 그 조상에 그 자식은 어쩔 수 없는 법』이라고 주민들은 분개해서 쑥덕거렸다. 문제는 험악해졌다. 마을대표들은 마을회의를 긴급히 소집, 『미풍양속을 해치고 마을을 욕되게 했다』는 죄명(?)을 들어 오씨 가족을 마을에서 몰아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표들을 통해 이 뜻을 류여인에게 전했다. 류여인은 『8순이 넘은 시아버지를 남겨두고 그냥 떠날 수는 없다』고 며칠동안만 참아주기를 애원했다. 그러나 약속날이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주민들은 또다시 마을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했다. 실력행사(?)까지 들어가자는 것에 의견이 일치됐다. 지난 5월 21일 이장 李敦雨(이돈우)씨(46)를 비롯한 마을대표 25명이 오씨집에 몰려가서 강제 퇴거를 명령했다. 이에 오씨 가족은, 『유부녀 간통이 얼마나 대단한 죄냐? 요즈음은 서로 눈만 맞으면 사는 세상인데 뭣 때문에 죄가 되느냐?』고 팽팽하게 맞섰다. 대표들은 주민의 의견에 따라 오씨집 사립문을 새끼줄로 꽁꽁 묶어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그리고 농사일도 절대로 돕지 말자로「따돌리기」벌을 내리기로 결의했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자 경찰은 주민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하기에 이른 것. 한편 법을 모르는 이 마을 주민들은『법이 이런 줄은 몰랐다. 3대에 걸쳐 간통한 놈들을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간통이 명확히 드러났지만 친고죄이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알려주면서 노한 주민들을 달래고 있다. <광주(光州)=정일성(丁日聲) 기자> [선데이서울 70년 7월 12일호 제3권 28호 통권 제 93호]
  • 이란·사우디 정상 “종파갈등 공동대처”

    이슬람 양대 정파인 시아파와 수니파간 충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종파간 갈등을 부추기는 시도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압둘라 사우디 국왕은 지난 3일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이슬람 세계를 분열하려는 어떤 음모도 용납하지 않기로 했다고 사우디 관영통신 SPA가 4일(현지시간)보도했다. 회담을 마치고 테헤란으로 돌아온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압둘라 국왕과 이슬람 세계를 분열하려는 ‘적들의 음모(enemy plots)’에 대해 논의했다.”며 “다행히도 양국은 적들의 위협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어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이라크 문제에 대해 공통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라크와 레바논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놓고 시아파와 수니파, 반미와 친미 세력을 대표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이란과 사우디간 첫 회동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더욱이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안이 논의되고 있고, 오는 10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서방 관련국들이 모이는 안보회의를 앞둔 시기에 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걸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이란의 핵기술 개발 문제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협력이 중동 지역은 물론 양국 관계에도 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미국에 의해 탈레반과 사담 후세인 정권이 사라진 중동 지역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란의 시아파 동맹은 이라크에서 주도적인 세력으로 자리잡았으며, 테헤란의 영향력은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수니파가 집권하고 있는 사우디와 요르단과 같은 나라들은 이란의 성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동에서 시아파와 수니파간 균형이 깨지길 바라지 않는 사우디와 이란으로선 이번 회담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의 한 전문가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의 공격 위협과 새로운 제재 정책에 따른 고립의 위험으로부터 아랍권과 이슬람권, 전 세계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번 회담을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마디네자드 ‘거친 입’ 국익 해친다”

    이란의 우라늄농축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 이란 압박이 점차 강해지면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거친 입’을 비판하는 이란 내부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즉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P5)과 독일 등 6개국이 영국 런던에 모여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방안을 논의한 26일(현지시간)에는 아마디네자드의 반대세력인 개혁파는 물론, 보수 강경파의 언론들이 “불필요한 거친 언사로 서방을 자극, 국익만 해친다.”며 일제히 아마디네자드를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이란 최고 권력자로, 아마디네자드의 후원자 역할을 해온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최근 아마디네자드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이란 권력구도에 미칠 파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최근 유엔이 요구한 우라늄 농축 중단 시한을 넘긴 뒤 “이란이라는 기차는 브레이크도 후진기어도 없으며, 얼마전 해체해 다 날려버렸다.”는 말로 서방을 자극했다.2005년 6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이스라엘을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겠다.’란 말로 시작한 거친 외교 수사의 연장선상이다. 이란의 개혁논조 신문인 ‘에테마데 멜리’는 “기차의 브레이크는 목적지에 안전하게 닿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위대한 이란 유권자를 대표해야 하는 당신은 이 나라의 이름과 위엄에 맞게 말하라.”고 아마디네자드를 압박했다. 보수파 신문인 라잘라도 “외교정책에선 유약한 발언도, 쓸데없이 공격적인 언어도 사용해선 안된다.”며 ”우리의 외교 수사는 이란의 고대 문명과 이슬람 문화를 반영하는, 미개하지 않은 계산된 언어의 조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보수 양 진영의 아마디네자드 비판은 아마디네자드 집권 이후 심화된 경제난과 국제 사회로부터의 고립, 미국의 이란 공격 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지방선거에서 아마디네자드 진영이 대패한 이후 “허덕이는 경제는 돌보지 않은 채 ‘말’로 서방을 공격하는데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만연해 있다. 민심을 완전히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란의 정치 분석가들은 아마디네자드를 후원했던 하메네이의 최근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이란내 최고위 인사들을 불러 회의를 주재하면서도 아마디네자드를 배제했다. 같은 날 그는 “헌법상 보장된 기업의 사유화를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을 비난했다.1989년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하메네이가 행정부의 수반 ‘대통령’을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브레이크 없는 기차’발언 다음날 런던에 모인 6개국 대표들은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는 중국·러시아측의 입장 차이로 인해 구체안을 도출하지 못했지만 새달 1일 전화로 회담을 갖고 무역 및 무기거래 제한 등 추가 제재 방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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