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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러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中·러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이래 최대의 연합 군사훈련이 9일부터 펼쳐진다. ‘평화 작전-2007’로 이름 붙여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연합 훈련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 우루무치에서 시작된다. 이어 러시아 우랄산맥 기슭 첼라빈스크 등에서 10일간 대대적인 훈련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훈련은 처음으로 SCO 회원국 전체가 참여,SCO가 ‘군사 연합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8일 베이징의 한 군사전문가는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SCO를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뿐 아니라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잇는 미국의 ‘태평양 연대’에 대항하기 위한 실질적 군사 연합체로 이끌고 싶은 속내를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훈련은 강력한 단결을 서방 국가에 대한 과시하려는 성격도 강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을 비롯해 6개국 회원국 정상들이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정상회담을 개최, 무게감을 더했다. 각국 국방장관과 총참모총장 등도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 우랄산맥 근처의 첼라빈스크에는 이미 중국과 러시아의 전투기·탱크 및 군 병력이 이달 초부터 집결한 상태다. 중국측 1600명, 러시아측 2000명을 포함한 병력 6500명이 동원됐다. 군사 전문가들은 2005년 훈련에서 결정적 장애로 드러났던 언어소통 문제가 얼마나 해결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보급지원 문제 등의 진행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편 중국 인민해방군으로서는 외국군의 체제와 경험 및 군사이론 습득을 위해 군사대표단 해외 방문과 외국군과의 다양한 연합훈련을 적극 추진해온, 본격적인 성과를 과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중국은 2002년 중국-키르기스스탄 대테러 훈련으로 중국군 최초의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이듬해 SCO간 중국군 최초의 다자 연합훈련을 실시했었다.<표 참조> 중국으로선 이처럼 대규모 병력이 해외에 파견된 것도 처음이고 공군기가 외국에서 훈련을 갖는 것도 처음이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서 독자 개발한 최신예 전투기 젠-10기를 선보일 예정이며 샤오룽(梟龍·FC-1) 전투기, 수송기 등을 동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별히 최신형·첨단 무기가 사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대적인 홍보와 선전이 뒤따를 전망이어서 신무기 사용은 곧바로 대외적인 공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은 ▲6개 회원국 훈련참가부대 지휘관에 의한 전투사열 ▲지휘관 참모 훈련 및 연합 대테러훈련 실시(8월11∼17일) ▲보전포 훈련 시범 및 퍼레이드 등으로 진행된다. 회원국간 상호 현 군사 및 전략 정세에 대한 평가도 실시된다. jj@seoul.co.kr
  • 후진타오식 군 장악 ‘한발 한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창군 80주년을 맞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군 장악 여부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집권 2기의 시작인 17대 당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홍콩지 “당근·채찍정책 병행”서방에서는 지난 1월 중국군이 미사일로 위성을 격추하고 잠수함이 미국 키티호크호에 접근하는 등 후 주석의 방침과 어긋나는 듯한 일들이 발생하자 후 주석의 군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워 왔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민해방군 80주년 특집기사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군대를 이미 장악했다고 분석했다.‘문민 지도자’인 후진타오는 그만의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 정책을 병행, 군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패문제가 불거진 사령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사례는 중국에서 이례적이다. 신문은 350억위안(4조 5000억원)을 투입해 군 월급을 인상하며 현대화·과학화를 강조,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 장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군대를 사열함으로써 공산당에 대한 군의 복종 의식도 높여가고 있다. 이와 함께 후 주석은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31일 전후세대 소장급 장성을 주력 집단군의 사령관으로 대거 발령했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지도부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연경화(年輕化) 정책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베이징군구 사령관이었다가 이듬해 해임됐던 저우이빙(周衣氷) 중장의 아들 저우샤오촨(周小川·51) 베이징 위수사령부 부사령관이 윈난(雲南)성 제14집단군 군장으로 이동했다. 또 싱웨이(邢偉) 총참모부 군사훈련 및 병종부 부부장을 베이징 담당 제38집단군 참모장으로, 류레이(劉雷) 난장(南疆)군구 정치부 주임을 산시(陝西)의 21집단군 정치위원으로 발령하는 등 모두 6명의 소장파 장성이 야전군 지휘부로 옮겼다. ●전후세대 소장급 대거 사령관 발령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승계받은 지 3년째이지만, 비관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많은 이들은 군부에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세력이 견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32명의 상장 가운데 후 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에 오른 이후 모두 15명이 상장으로 승진했으나 절반이 넘는 17명이 장쩌민 시절 승진자라는 얘기다. 장쩌민은 임기 중 류화칭(劉華淸), 장전(張震) 등 원로 장성을 군사위 부주석으로 내세워 군을 장악해 나갔다. 후진타오도 궈보슝(郭伯雄), 쉬차이허우(徐才厚)에게 대임을 맡겼으나 이들은 장쩌민 계열이다.jj@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탈레반측은 자신들이 설정한 시한이 임박할 때마다 시한을 재연장하고 요구조건을 조금씩 바꾸는 등 목표를 최대한 관철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4일 저녁 탈레반측과의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탈레반 죄수 석방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 인질 23명의 석방조건으로 수백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인질과 직접 통화하려면 10만달러를 내라고 요구한 탈레반측으로선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도 보인 셈이다. 협상 시한인 24일 저녁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가 지나도 인질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거래를 계속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쳤다. 철군, 수감자 석방 등 서방세계와 투쟁을 위한 명분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다 금전적 보상도 추가되면서 탈레반측의 본심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애초 탈레반 무장세력이 지난 19일 한국인 23명을 인질로 붙잡은 이후 처음 내건 석방조건은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였다. 동의, 다산부대 요원 200명의 조건없는 즉각 철군을 내세웠다. 그리고 하루 뒤 철군 시한인 21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가 임박하자 한국정부의 태도가 적극적이라면서 시한을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로 늦췄다. 한국정부가 올 12월로 예정된 철군이 이미 예정대로 작업 중이라며 적극 대응한 데 대한 응답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 정부에 “한국인 인질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숨통을 트여줌으로써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림수였다. 이후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 미국 등의 반응을 살펴가며 협상의 완급을 조절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탈레반측은 한국 정부와 직접 교감함으로써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로 방향을 선회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의 가즈니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의 석방을 추가로 요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피랍사태 해법’ 전문가 제언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피랍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슬람원리주의를 신봉하는 탈레반 무장 세력이 장악한 지역에 파병국인 한국 국민이 무리지어 들어간 것 자체가 아무런 안전장비 없이 외줄타기를 한 것과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피랍된 한국인들이 선교를 목적으로 아프간 땅을 밟은 것도 문제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교수는 23일 “미국 등 서방 세력에 의해 정권을 빼앗긴 탈레반 추종자들에게 피랍된 한국인들이 기독교인인지 불교신자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저 파병국이자 미국의 동맹국가인 한국 국민일 뿐”이라면서 “정부에선 우리 군이 아프간 재건을 돕기 위해 갔다고 말하지만 탈레반엔 위선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미국가선 한국도 美동맹국일 뿐” 최 교수는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분쟁 국가나 국군이 파병된 곳, 특히 반미 국가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가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가더라도 ‘친미국가’로 낙인찍힌 한국 국민이 아프간이나 소말리아, 이라크 등에 가는 것은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외국군의 철수, 아프간 정부에 붙잡힌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 더 나아가 피랍자들의 모국과 이면 거래를 통한 투쟁자금 확보 등 정치적 행위”라고 못박았다. 장 교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공격적인 선교 방식에 대해서도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극히 일부이겠지만, 독실한 수준을 넘어선 기독교 원리주의자들이 의료사업 등을 구실로 이슬람 국가에 무리하게 선교를 하러 들어가는 것도 문제”라면서 “내 가족이 중요하면 남의 가족도 아껴야 하듯이, 내 종교가 존중받길 원하면 남의 종교도 존중하는 이성적 행동을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독교인들도 외형에 치중하는 선교, 문명 충돌을 야기하는 선교 방식을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전준비 없는 분쟁국 여행은 위험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아프가니스탄 같은 분쟁지역에 대해 충분한 사전답사나 준비없이 종교적 신념 만으로 덤벼드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 교수는 “아프간의 경우 알라와 기독교는 형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신론자보다는 기독교인에게 우호적”이라면서 “다만 선교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현행법에도 금지하는 범법 행위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 특히 가즈니, 칸다하르는 탈레반 거점 지역으로 정확한 정보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보이며 대규모 선교 자체가 위험한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군대를 파병하든 비정부기구(NGO)를 보내든 현지 문화나 언어에 소양을 가지고 보내야 한다. 충분한 사전 지식과 미묘한 사회적 갈등 구조를 알고 가야 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열정 만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위험국가 문화·정치 소양교육 필요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국가가 나서서 소외된 지역에 대해 꾸준히 전문가를 양성해야 이런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아프간은 아직은 유목 사회이기 때문에 많은 결정이 연장자그룹(부족원로회의)의 영향을 받고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탈레반도 그들의 조언을 듣는다. 하지만 한국 정부나 학계에 연장자 그룹과의 채널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 연구원은 “90년대 중반까지 위험국가에 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했던 것처럼 일부 국가에 한해서는 문화, 정치 등의 소양교육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일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날개 단 ‘해리 포터’

    전세계가 해리 포터의 마지막 마법에 빨려들었다.20일 밤 11시1분(이하 현지시간) 전세계 서점에서 일제히 발매되기 시작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최종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이 순식간에 팔려나가면서 마지막 열풍에 휩싸여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21일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팬 수천명은 현지 시판시간인 21일 오전 7시보다 이른 꼭두새벽부터 긴 행렬을 이뤘다. 서점 앞에서 밤을 새우는 인파도 많았다. 베이징 도심 왕푸징 서점은 문을 연 지 40분 만에 200여권을 판매했고 베이징도서빌딩은 이날 하루에만 모두 2301권을 판매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전쟁터인 아프가니스탄과 대표적인 이슬람 폐쇄국가 이란에서도 포터의 인기는 사막의 열풍 같았다. 아프간의 운송 회사 팩스턴 인터내셔널의 간부 존 코놀리는 이날 완결편 50권을 두바이에서 수입, 판매 개시 2시간여 만에 항공편을 통해 수도 카불로 공수해왔다. 미국, 유럽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도 사기 힘든 책을 단 2시간 만에 손에 쥔 것이다. 무슬림 국가 이란은 출판물에 대한 검열이 엄격하고 이슬람교 율법상 마법이 금지돼 있는데도 이 시리즈만큼은 책, 영화 모두 검열 절차를 통과했다. 이란어 번역판은 몇 주 뒤에야 출간되지만 일부 지식층 독자들은 외국 서적을 파는 책방에 두 달 전에 선 주문을 하는 등 서방세계와 똑같은 ‘난리’를 겪고 있다. 한편 마지막편인 7권의 판매속도는 주인공 해리의 고향인 영국 WH 스미츠 서점 400곳에서 초당 15권이 팔려나가 6권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초당 판매기록 13권을 경신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중동, 세계경제 신흥 허브로 각광

    중동, 세계경제 신흥 허브로 각광

    “경제 불모지 중동이 세계 투자의 허브가 됐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동이 밀려드는 투자로 세계경제의 신흥 주도세력으로 뜨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유가에 따라 넘쳐나는 오일 달러를 전과 달리 계획적으로 사회간접자본 및 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는 등 중동 현대사에서 처음으로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이집트, 모로코, 리비아, 시리아 등 역내 대부분의 국가들은 과거의 폐쇄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문을 열어젖히고 외국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다. 이 때문에 중동 경제가 지난 3년 동안 매년 5%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연평균 성장률 8%보다는 낮지만 1998년부터 5년 동안 이 지역 연평균 성장률 3.7%를 넘어서는 것이다. ●중동지역 외국인 직접투자 5년새 5배 늘어 국제금융협력기구(IFC) 통계에 의하면 이집트와 모로코의 2006년 외국인 직접투자는 각각 63억달러(5조7645억원)와 25억달러로 5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중동지역의 아랍권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도 지난해 190억달러(17조 3850억원)로 5년새 5배나 늘었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금융 기관들은 대규모 사업을 담보로 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의 33%를 중동지역에 투자했다. 시장 잠재력을 평가하면서 이 지역 영업을 서둘러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서방쪽에 가까웠던 이집트, 요르단, 모로코는 물론 리비아, 시리아 등과 같은 나라들까지 보호주의 경제정책을 버리고 산업기반 갖추기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 국가에선 민간기업 출신 신세대 각료를 기용하는가 하면 공기업 매각과 투자 장벽 제거 등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환경조성에 적극적이다. ●월가 파이낸싱 자금의 33% 중동으로 중동국가들은 고유가로 중동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일회성 선심용 프로젝트나 서구 패션도시에서의 ‘흥청망청 쇼핑’으로 수십억달러를 낭비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민간 투자자들은 석유화학과 같은 산업에 자금을 쏟아붓으며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반면 중동국가들의 정부 투자기관은 미국의 맨해튼 호텔에서부터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부동산까지 세계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지구촌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WSJ “두 자릿수 실업률 해소 위해 투자유치 올인” 중동국가들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1990년대 저유가시대의 경험과 자각 때문이다.1990년대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서 산유국들이 석유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문제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또 9·11테러를 계기로 산업 다각화에 착수했다. 중동국가들은 전체 인구의 절반인 3억명이 20세 이하인 젊은 국가여서 경제적 잠재력이 큰 편이다. 반면 두 자릿수의 높은 실업률로 2020년까지 8000만∼1억개의 새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이 지역 경제 성장률이 최소 6∼7%는 돼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중동국가들이 투자 유치에 ‘올인’하기 시작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WSJ는 지적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광주 시내버스전용차로 확대

    광주시내 버스전용차로가 대폭 늘어난다. 광주시는 20일 대중교통 활성화를 통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조기 정착을 위해 오는 11월부터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현재 29.5㎞에서 47.2㎞로 늘려 운영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행중인 버스전용차로 구간은 ▲상무로(옛 광주서부경찰서∼옛 상무대 입구 3.5㎞) ▲죽봉로(동운고가도로∼농상광장 2.9㎞) ▲서문로(광주대 입구∼백운광장 2.3㎞) ▲대남로(농성광장∼남광주사거리 9.8㎞) ▲남문로(옛 노동청∼용산초교 2.6㎞) ▲북문로(광주장애인복지관∼동운고가도로 1.6㎞) ▲필문로(서방사거리∼조선대 3㎞) 등 7개 노선이다. 시는 이 노선 가운데 현재 한쪽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버스전용차로를 양방향으로 확대하고 서암로(서방사거리∼경신여고 6.4㎞) 구간을 신설한다. 시는 이에 따라 9월까지 차선 도색 등 시설공사를 마치고 버스전용차로 변경고시를 한 뒤 10월 중 계도 및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버스 전용차로가 확대되면 버스 운행속도가 빨라져 자가용 출퇴근자들의 버스 이용이 늘어나는 등 도심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준공영제 시행과 함께 시내버스의 정시성이 확보된 만큼 이번 전용차로 확대는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한국의 미래 어디로] 고령화·기후변화 대비…생명·환경산업 키워야

    앞으로 10년 뒤에 무엇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릴까. 우리가 안고 있는 과제들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이며, 새로 나타나는 도전은 무엇일까. 우리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전략을 짜서 준비해나가야 할 것인가. 서울신문은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과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을 초청해 창간기념 대담을 갖고 10년 과제와 대응전략을 짚어봤다. 우 위원은 2030년까지의 과제와 대응방안을 진단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비전 2030’ 보고서 작성에 민간책임자로 참여했다. ●정문건 부사장 앞으로 10년은 한마디로 도전과 긴장으로 점철된 10년이 될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 경제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에 힘입어 호황을 누려왔지만 앞으로 금리는 상승하고 유동성은 축소돼 금융시장은 불안해질 겁니다. 중국 경제불안이 현재화되고, 기후변화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잠재성장률 4%대의 성장세가 유지되면 2017년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을 테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서 12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양극화 문제도 그다지 개선되지 못할 겁니다. ●우천식 선임연구위원 비전 2030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 진입의 안정된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2017년은 새로운 전환의 기반공사를 판가름하는 시기가 될 겁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도전과 긴장이 지금보다도 더 응축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년이 외환위기로 푹 가라앉았다가 갑자기 반동하는 조정기였다면, 앞으로는 외부 충격으로 우리 경제가 갑자기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충격을 흡수하는 내부 역량을 어느 정도까지 확장하느냐가 앞으로 10년을 결정할 것입니다. ●정 부사장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우선 한국경제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둘째로 앞으로 1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신수종산업을 찾아야 합니다. 요즘 정보통신(IT) 산업의 융합이 회자되고 있습니다.IT산업이 확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들어갔다는 말이지요. 새로운 기술혁신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기술을 서로 융합해서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로 2017년이 되면 고령화사회에 진입한다고 하지만, 기업에서 쓸 수 있는 25∼55세 인력은 2009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글로벌 혁신인재를 교육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 기능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복지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정수요는 팽창할 수 밖에 없고, 통일 변수도 가시화될 겁니다. 그때 재정 내실화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겁니까. 지금 같은 정부 기능으로는 한국경제의 업그레이드가 어렵습니다. ●우 위원 세계적인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 박사는 한국이 직면할 3대 위협으로 저성장속 양극화, 고령화, 북한으로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정체성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가 직면할 5대 과제로는 첫째가 성장동력이고, 둘째가 사회안전망입니다. 사회안전망은 돈을 퍼붓는다고 될 일이 아니고, 이념을 떠나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는 세계화의 문제인데, 세계 경제에 일부분만 접속돼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몇몇 기업을 빼고는 대부분 섬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넷째로 1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많지만 3만달러 시대의 인재는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 뿐 아니라 정치까지 포괄하는 큰 개념으로서 사회자본을 짜는 일입니다. 저출산·고령화를 방치해도 안 되겠지만 대책을 세우더라도 투입비용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된 처방인지는 또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정 부사장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제도들은 모두 임시방편이었습니다. 기업·금융·정부·노동시장·사회경제 시스템 등 전반에 걸쳐 영미식 시장제도를 한꺼번에 이식하려 했다는 얘기지요.10년 동안 세계의 모든 자본주의 모델을 다 실험했지만,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제도를 찾지 못했다고 봅니다. ●우 위원 우리나라가 미국 경제를 지향해서 제2의 미국식이 될까, 아니면 유럽식이 될까요?이는 철학적 기반과도 관련이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아이덴터티(정체성)를 찾아야 합니다. 여지껏은 먹고 사는데 바빴지만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다룰만한 지적 리더십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순수한 복지국가형이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입증됐지요. 시장에서는 신자유주의적 논리 밖에 없지만 그것 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사회안전망을 효율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시장경쟁 단계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해야 하고 규제도 완화돼야 합니다. 하지만 경쟁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개인보호도 강화해야 합니다. 비전 2030에서는 이런 두개의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제 쓸데없는 이념논쟁은 끝내야 합니다. ●정 부사장 정부와 기업 차원이 아니라 개인들은 어떻게 10년 뒤를 준비해 나가야 할까요. 이제는 세컨드 라이프(제2의 인생)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은퇴 후 살아갈 기간이 굉장히 길어지기 때문에 생애 소득 플랜을 짜야 합니다.IT 이후에는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해답은 ‘고령화’와 ‘기후 변화’라는 두 단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 의료기술과 생명과학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20세기가 물리학의 시대였다면,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리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기는 하드웨어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면, 생물학의 시대에는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 친화적인 기술이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생명공학, 환경에너지 산업이 신수종 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IT분야에서 우리가 해왔던 노력을 앞으로는 에너지·생명공학·환경 분야에 투자해야 합니다. 기업에 맡겨서는 안 되고 정부도 나서서 향도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세금으로 우주개발, 첨단 군사무기개발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취약합니다. ●우 위원 인재 문제가 중요한데요,BNIC(BT·NT·IT·Congo(인지과학)) 융합기술 분야에서 전문가가 거의 없습니다. 미래기술과 차세대 동력기술을 아무리 얘기해도 사람이 없으면 소용이 없겠지요. 향후 10년동안의 경제산업은 중간재·자본재·부품소재 등에서 탄력을 받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으로부터 역수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막을 도리도 없습니다. 이 분야까지 침식당하면 우리나라는 허리가 동강나고 머리와 다리만 남게 됩니다. 치명적인 양극화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려면 과학기술을 정비하는 게 최대 관건입니다. ●정 부사장 일본 경제는 최근 부활하고 중국이 추월해 오면서 우리나라는 샌드위치 신세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꼴이 됐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미국과 중국간 무역 전쟁에 돌입할 겁니다. 미·일 경제전쟁에서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어냈듯 미중간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반사이익을 챙겨야 합니다. 서방국가와의 FTA는 일본과 중국에 앞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원교근공 전술이라고나 할까요. 미국의 공대에서는 전통적인 공대 교수를 줄이고 생물학 분야를 전공한 교수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구조조정이 일어났나요? ●우 위원 미국,EU 등과 FTA를 강화하고, 중간재·자본재 비즈니스 분야에서 중국 진출의 거점이 된다면 우리가 미·중간의 경제 긴장관계에서 완충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인재양성에서 GKBN(Global Korean Brain Network) 개념을 정립해야 합니다. 안에서 인재를 찾지 못하면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단 두 명뿐이랍니다. 이런 분야에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 들어와도 오래 버티지를 못합니다.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스파이 피살’ 英·러 관계 악화일로

    영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랭하게 얼어붙고 있다.‘스파이 피살사건’으로 경색된 두 나라 관계가 외교관 추방과 보복 조치 경고로 이어지면서 점입가경 상황이다. 영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러시아 외교관 4명을 추방했다.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살해 혐의자 안드레이 루고보이의 신병 인도를 러시아가 거부한 데 대한 제재 조치다. ● ‘보복보고서´ 이번주 하원 제출 17일 BBC에 따르면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와 함께 “양국 사이에 협의 중인 비자발급기한 단축 논의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총리까지 가세한 상태다. 독일을 방문 중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외교관 추방에 대해 러시아의 사과 요구를 일축하며 “어떤 사과도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영국 입장을 확인했다. 게다가 영국 측은 인도 거부가 계속될 경우 교육, 무역 그리고 반테러 분야 협력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같은 보복조치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이번 주 하원에 제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유가 속에 초강대국으로서 자존심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미하일 카미닌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질세라 즉각 성명을 발표했다.“영국의 조치는 부도덕하며 우리를 도발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영국 정부는 이에 걸맞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드미트리 페스코브 대통령 대변인도 “이런 소모전에 뛰어들고 싶지 않지만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으르렁대는 사자와 곰”으로 비유되는 두 나라의 갈등은 ‘스파이전’에다 경제적 갈등까지 겹쳐져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푸틴 대선 앞두고 민족주의 고취 냉전 후에도 모스크바와 런던에서 양측 정보기관원들이 치열한 정보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러시아의 자원국유화에 따라 손해본 영국 기업들이 이를 갈고 있다. 영국계 다국적기업 BP 등은 최근 러시아 내 사업권을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에 넘긴 일도 있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반서방·강한 러시아’를 내세우는 크렘린측이 신병 인도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 민족주의를 고취하며 표심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용어클릭] ●리트비넨코 암살 사건 영국으로 망명해 반푸틴 활동을 벌이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전 KGB 요원이 2006년 11월1일 런던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 정보요원 안드레이 루고보이를 만난 뒤 같은 달 23일 사망한 사건. 사인은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은 루고보이를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러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구해왔다. 루고보이는 “영국 정보기관 MI6가 리트비넨코를 채용했으나 통제에서 벗어나자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설도 있다.
  • 北, 외자 1억1500만弗 유치

    이집트 최대 건설업체인 오라스콤(OCI)이 북한에 1억 1500만달러(약 1055억원)를 투자, 시멘트 합작 사업을 벌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6일 전했다. OCI는 평양 남쪽 100㎞ 떨어진 북한 최대 시멘트 공장을 보유한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지분 50%를 확보했다. 북핵 사태로 지지부진했던 해외투자 유치 등 서방에 대한 북한의 경제 개방 조치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번 대규모 외자 유치 발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 조치를 단행하는 등 핵문제 해결이 진전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1989년 조업을 시작한 상원시멘트는 북한의 대표적 국영 시멘트 공장이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외화벌이기구 산하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을 마련하는 전담 부서인 39호실 직속으로 알려져 있다.김미경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씨줄날줄] 뉴스 이데올로기/함혜리 논설위원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전파 미디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인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어 위성 방송과 케이블 등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뉴미디어는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어 ‘세계는 하나’라는 지구촌의 이데올로기를 확산시켰다. 그 선봉에 선 것이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이다. CNN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91년 걸프전쟁 때 현지상황을 생생하게 전세계에 방송하면서부터이다.CNN인터내셔널은 유럽,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 등 6개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는 24시간 세계뉴스 방송망이다. 세계 212개국에서 2억가구가 CNN을 시청하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운영하는 뉴스전문채널 BBC월드도 CNN에 못지않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200여국가에서 2억 8000만가구가 시청하고 있다. 지구촌의 수억 인구가 미국과 영국의 시각에서 선별되고, 강조되고, 배제된 뉴스들을 시청하고 있는 셈이다.CNN과 BBC가 전세계의 뉴스 이데올로기를 장악했다는 표현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자유시장 옹호자들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앵글로-색슨적인 시각에서 제작된 뉴스가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글로벌 미디어 제국주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뉴스전달 기술이 발달하고, 다양한 뉴스원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국에서 자국과 지역의 시각을 반영한 뉴스전문채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타르의 알자지라, 중국의 CCTV-9, 러시아투데이에 이어 프랑스에서는 미국 CNN과 영국 BBC에 맞서 프랑스적 가치관을 전파하려는 뉴스전문 방송 프랑스24가 지난 연말 출범했다. 이란에서는 서방언론의 지배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24시간 영어뉴스채널이 지난 2일 공식 출범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영방송도 이달 20일 아프리카 대륙 전역을 대상으로 영어위성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닫힌 세계를 깨어나게 했다. 다양한 뉴스 전문채널의 등장은 이 세상에 다른 시각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유럽에 ‘新 냉전 공포’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시도에 러시아가 초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유럽에 ‘신냉전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5일 “냉전 종식 후 러시아와 서방의 가장 심각한 대치”로 표현했다.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이 폴란드와 체코 등 동유럽에 MD체제 구축을 강행할 경우에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뒷마당이나 다름없는 서부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겠다고 경고했다.●英언론 “냉전종식후 가장 심각한 MD 대치”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제1부총리는 4일 “미국이 동유럽에 MD체제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할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MD체제 구축에 한층 많은 유럽국가들을 참여시키고 러시아 남부의 첨단 레이더기지를 활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미국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상태다. 이바노프 부총리는 또 “만일 우리의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면 ‘새로운 냉전’이라는 용어도 자연스럽게 잊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닌그라드는 유럽 국가들에는 러시아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격으로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유럽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면 유럽국가들은 러시아의 미사일 사거리 안에 놓이게 돼 안보 위협을 받게 된다.●푸틴 후계자 유력 이바노프 제1 부총리 발언 주목 특히 이번 발언은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인 이바노프 부총리의 발언이어서 더 주목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도 “미국의 미사일 방어벽 구축이 실현되면 유럽은 ‘화약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 등 ‘불량국가’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폴란드와 체코에 요격미사일·레이더기지 건설을 통한 MD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를 저지하려고 노력 중이며 아제르바이잔의 공동기지 사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MD체제 구축이나 코소보 장래를 둘러싼 양국간 대립과 관련해 신냉전 도래를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신냉전이 시작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유럽은 공포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측서 신냉전을 운운하는 것은 러시아의 연말 총선과 내년 초 대선 등을 앞둔 정치적 위기 조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호주 국방 “이라크전은 석유 때문”

    “이라크전쟁은 석유 때문이다.” 이라크전쟁에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호주의 브랜단 넬슨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쟁의 ‘진짜 이유’를 밝혔다. BBC방송은 5일 “넬슨 장관이 호주가 이라크전쟁에 참가하는 것은 중동지역에서의 석유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넬슨 장관은 호주가 걸프지역에 병력을 주둔시키는 최대 이유는 이라크에서의 인도주의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호주는 2003년 이라크전 개전때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가했으며 약 15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호주방위백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넬슨 장관은 석유의 안정적 확보가 전략적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지역은 서방등 전세계에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전쟁에 참가한 연합국 가운데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로 석유를 직접 언급한 것은 호주정부가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 주도의 연합국 정부는 이라크전쟁이 석유 때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발언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넬슨 장관의 이번 발언은 그동안 이라크 전쟁이 이라크에서의 민주주의 회복이 아니라 석유 때문이라는 반전론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현재 국내 석유소비량의 20 %가량을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김정일 “한반도정세 완화 기미”

    |서울 최광숙기자·베이징 이지운특파원|북한을 방문 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3일 오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양 부장은 김 위원장과 만나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는 전면 실현돼야 하며,6자회담 참여국들은 각자가 약속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해서 6자회담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전하기를 희망한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최근 한반도 정세가 일부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6자회담 당사국들은 당연히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양 부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을 보도하면서 양 부장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구두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으나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친서에 대해 사의를 표시,“중국과 북한간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위원장이 양 부장과의 면담 형식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국대 이철기 교수는 “김 위원장이 양 부장을 만난 것은 미국 보수파 등 서방 일각에서 북한의 2·13합의 이행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에 대해 북한이 이행 의지와 북·미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갖고 있음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6자회담 등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미국은 북한이 영변원자로를 폐쇄하기 이전에라도 5만t의 중유 물량 중 일부를 북한에 공급하는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측도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에 좀 더 협력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bori@seoul.co.kr
  • ‘이란의 CNN’ 첫 전파

    핵개발 의혹에 따라 미국 및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이 24시간 영어뉴스 채널을 개국,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 2일(현지시간) BBC 등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본부를 둔 ‘프레스 TV’의 개국 소식을 전했다.400여명의 직원과 전세계 26명의 특파원을 보유한 프레스 TV는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영어권 국가를 상대로 방송을 할 예정이다. 방송은 뉴스뿐 아니라 스포츠, 문화 및 다큐멘터리, 좌담 프로그램들도 신설할 예정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개국 기념식에서 “서방은 영토와 사람의 마음을 점령하는 데 언론을 이용했다.”며 “프레스 TV는 억눌린 사람들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스 TV의 모하마드 사라프라즈 부사장은 “9·11테러 이후 세계 미디어는 두 진영으로 극명하게 양분됐다.”면서 “우리는 편향된 서방의 언론뿐만 아니라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비호하는 알자지라와도 다른, 공정한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프레스 TV는 첫날 방송에서 선동적인 어조로 뉴스를 진행했으며 뉴스 리포트가 대부분 60초 이상으로 지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반미 성향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인터뷰와 러시아 문화 다큐멘터리 등을 방영해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런던 테러에 영국 정부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등 서방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 정부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대변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반기문 총장의 6개월 성적표는 A플러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6개월 성적표는 A+.” 다음달 2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반 총장의 세계분쟁 해결과 유엔 개혁 노력들이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전 미국대사는 최근 언론 등을 통해 반 총장의 성적을 “A+”라고 높이 평가했다. 잘메이 할릴자드 현 대사는 “반 총장의 취임 6개월은 훌륭했다. 그는 개인 외교와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주요 업무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반 총장이 각국의 복잡한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세계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인 유엔사무총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반 총장의 지난 6개월 동안 주요 행보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 분쟁 해결과 유엔 조직 개혁에 방점이 찍힌다. 특히 수단 다르푸르 사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그가 발벗고 나선 최우선 순위의 외교현안이다. WP는 반 총장이 팔레스타인의 로켓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고 이란에 북한의 핵프로그램 폐기 약속을 배우라고 지적하는 등 김치처럼 ‘매운’ 충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 총장은 ‘현장’에 충실하다. 발로 뛰는 외교로 해법을 찾는 게 그의 스타일이다. 취임 후 8차례의 출장으로 모두 20여개국을 방문했다.1월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 참석,3월 이라크 전격 방문 등도 빼놓을 수 없다.6월 중순에는 수단으로 하여금 평화유지군을 수용하도록 이끌어 냈다. 지구 기후변화 대응에 국제 사회가 동참토록 노력했다.6월초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정상회담에서 참가국들에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내부적으론 유엔 사무국의 조직 효율화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13개 직위를 개방하고 비대해진 평화유지국 분리안을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한편에선 반 총장이 취임 당시부터 제기된 ‘친미파’ 꼬리표를 아직 떼지 못했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유엔의 중동정책이 미국 편향적이란 비판이다. 실제로 반 총장이 ‘중동 쿼텟(중동평화중재 당국)’에 참여하는 유엔 대표를 페루 출신에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영국 출신으로 교체한 예도 이를 방증한다. 반 총장은 최근 뉴스위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주요 국제문제에 개입하는 유엔의 역할을 세계 여론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나의 낙관론을 뒷받침해 주고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데도 더 많은 성과를 거두리라 확신한다.”고 ‘반기문식 스타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EU, 中의 阿 진출 ‘위기감’

    |파리 이종수특파원|거세지는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유럽연합(EU)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EU집행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정책보고서에서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처하려면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등한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어 “오는 12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리는 EU-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관계 개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EU집행위가 회원국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 것은 중국의 아프리카 교역이 급증하면서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을 견제하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책보고서에 참석한 한 EU관계자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큰손이 됐다.”고 말했다. EU가 지난해 아프리카와 교역한 규모는 2000억 유로(250조여원)로 여전히 세계 최대다. 그러나 중국도 430억유로로 오르며 최대교역국 자리를 넘보게 됐다. 최근 중국이 각종 지원과 원조 확대를 노리고 아프리카에 물량 공세를 퍼부으면서 유럽 등 서방과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신경전을 벌여 왔다.vielee@seoul.co.kr
  • [홍콩 반환 10년 현장을 가다] (상) 안정과 민주사이의 홍콩인들

    [홍콩 반환 10년 현장을 가다] (상) 안정과 민주사이의 홍콩인들

    오는 7월1일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금융·무역의 허브, 동양의 진주 홍콩의 밤거리는 계속 불야성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코스모폴리탄 홍콩인은 과연 중국의 공민(公民)에 머물고 말 것인가. 사회주의 중국에 맞선 민주의 보루는 어찌 될 것인가.1997년 전반 중국 회귀를 앞두고 쏟아진 이런 질문들에 10년이 지난 오늘 몇 개의 답변은 가능할 듯하다. 현지 탐방을 통해 3회에 걸쳐 홍콩 특집을 싣는다. 2005년 12월 홍콩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한다. 막강 홍콩 경찰의 방어벽이 세계무역기구(WTO)체제 반대에 나선 한국의 원정 시위대에 무너졌다. 예고된 시위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을 사전답사까지 했던 홍콩경찰이지만, 시위대의 노련한 작전에 맥없이 1차 저지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시위대의 ‘밀기’에만 신경쓰다가 ‘밀었다, 당겨’는 전혀 준비하지 못했다고 한다. ‘유도의 원리’에 우르르 앞으로 넘어진 홍콩 경찰들 위로 한국인 시위대의 진격 모습이 TV로 생생하게 전달되자 홍콩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한국 사람이야 ‘그 정도 갖고 뭘’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홍콩인들의 충격은 컸습니다. 그 일 이후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몰라요.” 홍콩 한인회 김구환 부회장의 말은 ‘안정’에 대한 홍콩인들의 집착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실감할 수 있었다. 홍콩인의 안정에 대한 집착은, 곧 ‘혼돈’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이다. 홍콩의 최근 역사는 안정희구 성향을 잘 보여준다.1967년 노동 파업으로 시작돼 반식민지 운동으로 번졌던 반영(反英)폭동 때도 노동자 탄압이나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보다는 결국 시위대만이 혼란의 주범으로 각인된다. 사회 질서가 불안해지고, 자본이 홍콩을 빠져나가자 홍콩인 대다수는 시위대를 원망하게 된다. 이는 홍콩인들이 ‘안정’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실제 안정이 흔들리면 홍콩인들도 크게 흔들렸다. 홍콩 반환이 결정된 1984년 중국과 영국의 연합성명 발표 이후 본격화된 홍콩인의 해외 이주는 1989년 천안문 사건으로 중국이 혼란에 빠져들자 절정을 이루게 된다. 캐나다 서부도시 밴쿠버가 돈 많은 홍콩인들의 집단 이주로 ‘홍쿠버’로 불리게 된 것도 이후의 일이다. 현재는 상황이 변했지만…. 굵직한 사건 때마다 ‘안정’은 가치판단의 기준이 된다. 홍콩인의 중국 본토 자녀 흡수 문제의 분수령이 됐던 2000년 홍콩 입경처 방화사건을 보자. 심사과정 등에서 심하게 모욕을 당한 일부 ‘대륙인(중국본토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불을 지르며 난동을 부린다. 그러나 홍콩인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홍콩을 혼란에 빠뜨릴지도 모를 ‘대륙인의 폭력’에 시선을 집중한다. 그 결과 대륙인이 홍콩에서 당한 인권모독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한 해 전만 해도 ‘홍콩인들이 본토에서 낳은 자녀는 홍콩인이 될 수 있다.’는 종심(終審)법원의 판결로 대륙에 남은 홍콩 자녀들의 입경이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위 난동으로 ‘폭도’,‘홍위병’ 등의 단어가 들먹여지자 여론은 험악해져 갔고, 판결은 허망하게 뒤집힌다. 안정이 기준이었다. 2003년 홍콩에서는 50만명이 모여 시위를 벌인다. 영국 식민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홍콩 정부가 국가전복행위를 금지한 국가안전법을 입법화하려 하자 회귀 기념일인 7월1일 시민들이 반대시위를 통해 이를 무산시킨다. 많은 이들은 여기서 민주주의의 단초를 찾는다. 행정수반 둥젠화의 하야와 직선제 요구가 본격 제기된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4년 국회의원 선거는 예상과 달랐다. 친중파(親中派)의 승리.“시민들이 중국과의 대화를 통한 ‘안정’을 바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언제 홍콩에 자유와 민주가 있었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영국 식민시기의 자유도 결국은 민주주의 없는 ‘시장의 자유’ 또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자유일 뿐인데, 보편적 자유인 양 찬양됐다는 얘기다. 주로 중국쪽 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1997년 반환을 앞두고 영국 식민정부에 의해 진행된 정치개혁을 식민통치의 잔재를 남기려는 술책이었다고 비난한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정치전문 대기자 크리스 영은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콩의 민주는 중국과 영국이 홍콩문제를 해결한 80년대 중반 무렵에 싹이 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 식민정부는 홍콩 반환이 확정된 1984년부터 반환 직전까지 상당한 자치권과 국제적 자율성을 부여한다. 선거권·피선거권·정치참여권은 중국 반환 결정 이후 부분 도입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명예로운 퇴각을 위한 정치개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홍콩에서 만난 상당수 홍콩인들은 ‘민주화’에 대한 질문 자체에 민망한 표정들을 지어 보였다. 그들은 대체로 “우리는 안정속의 번영을 원한다.”고 답했다.‘민주’라는 가치에 집착하지 않아 보였다. 진정한 민주와 자유가 없던 영국 식민 시절부터 ‘안정’된 상황에서는 언제든지 번영을 누려 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글 사진 홍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一國兩制’ 일거양득 효과 |홍콩 이지운특파원|‘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는 홍콩 반환을 앞두고 홍콩인뿐 아니라 영국 등 서방 세계를 안심시키는 주요 기제로 작용했다. 이는 나아가 대(對) 타이완 통일 원칙으로도 적용되고 있다. 눈엣가시와도 같은 티베트 문제에도 마찬가지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게 귀국을 종용하는 당근,‘고도의 자치’도 일국양제의 변형이다. 왕전민(王振民) 칭화대 법학원 부원장은 “일국양제를 통한 통일 구상은 중국인의 통일관을 바꿔 놓았다.”고 말했다.“게다가 이는 아무도 대가를 치르지 않고 통일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의 성공은 중국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이번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정치선전이 진행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국양제는 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것이다. 그는 1978년 중국 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사회주의를 핵심으로 하되 경제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두 체제를 병행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당초 선전(深) 등 경제특구에서 적용했던 것이다. 일국양제 10년에 대해서는 일단 좋은 평가가 우세하다. 마거릿 베킷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홍콩을 방문,“지난 10년간 정치·경제적으로 약간의 부침이 있었지만 당시의 불길한 예언은 결코 실현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12년 전 홍콩에 대한 전망 보도가 잘못됐다고 시인하면서 홍콩 반환 10년의 변화상을 전하며 “홍콩은 아직 죽지 않았고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전했다. jj@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선조들의 멋과 여유의 상징이자 시원한 바람으로 삶의 활력을 더해주는 부채. 과연 진품명품에 의뢰된 부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부채의 숨은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오래된 삼륜차도 의뢰됐다. 요즘 자동차와는 달리 바퀴가 세 개인 점이 눈길을 끈다.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추억의 시간여행. 과연 이 삼륜자동차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TV탐험 멋진 친구들(KBS2 오전 9시45분) 인기 드라마부터 예능 프로그램까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았던 장면 TOP7을 선정한다. 이번 주에 TV 속 시청자를 사로잡은 명장면은 무엇일까? 주말 드라마 ‘행복한 여자’의 미워할 수 없는 사위. 사고뭉치 황서방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김재만. 무명시절의 어려움부터 드라마 촬영 현장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들어본다.●문희(MBC 오후 7시55분) 문희와 유진의 약혼식 날 오과장은 문희와 유진이 부모님에게 드리는 감사의 영상 메시지를 이벤트로 마련한다. 예쁜 며느리, 예쁜 딸이 되겠다는 영상 메시지에 진수자는 눈물을 글썽인다. 한편, 장한나가 처음부터 하늘이를 데려오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라며 당시의 상황을 얘기하려 하자 영철은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 것이냐며 말을 자른다.●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40분) 운동, 다이어트와 함께 건강비결로 각광 받는 영양제. 그러나 최근 덴마크에서는 비타민을 복용한 사람들의 사망률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보고서가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라도 적절한 종류를 적절한 양만큼 먹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데….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먹을까?●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비 더 보이스(Be The Voice)’는 작곡과 보컬을 맡은 ‘와다 준코’와 기타와 키보드,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스즈키 순지’로 구성된 일본의 듀오. 감성적인 보컬과 간결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비 더 보이스’가 펼치는 이번 공연에는 플루트(색소폰), 베이스, 퍼커션 연주자도 함께 내한해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온두라스의 수도인 테구시갈파는 중앙아메리카 대륙에서도 가장 위험한 도시의 하나다. 온두라스의 극빈 가정 아이들은 생존을 위해 마약, 매춘, 범죄에 손을 대고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의 온두라스 지부는 청소년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는 등 연간 40만달러의 비용을 필요로 하고 있다.
  • “김태촌에 협박 안 받았다” 배우 권상우 법정 진술

    폭력조직 범서방파의 전 두목 김태촌씨에게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배우 권상우(31)씨가 법정에서 “협박을 받은 바 없고 김씨의 처벌도 원치 않는다.”고 진술했다. 권상우씨는 15일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안창환 부장판사) 1호 법정에서 열린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58·지난해 11월 구속)씨의 심리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이같이 진술했다. 권씨는 또 “‘피바다’라고 했는지 ‘피곤하다’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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