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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NN 넘보는 中신화통신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다음달 7일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위성방송을 송출한다. 중국인터내셔널TV(CITV)로 명명된 신화통신의 위성방송은 중국어부터 시작한 뒤 내년부터는 영어방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상 미국의 CNN이나 아랍권의 알 자지라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9일 중국 언론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판 CNN’으로 불리는 CITV는 신화통신 창립 78주년 기념일인 다음달 7일 첫 방송을 내보낸다. 중국과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미주와 유럽 쪽으로 시청권을 넓혀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시각으로 세계 뉴스를 전하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중국을 홍보하게 될 CITV의 등장은 올 초부터 예고돼 있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 1월 신화통신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국가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라.”고 특별지시했다. 이를 위해 450억위안(약 7조 7000억원)의 예산을 책정, 3개사에 각각 150억위안씩 배정했다. 인민일보는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를 창간했으며, CCTV는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외에 러시아어와 아랍어 채널을 신설했다. 신화통신은 지국 설치 국가를 100개에서 180여개국으로 늘리는 중이다.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20억위안의 예산을 배정받아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미디어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것은 언론시장을 주도하는 서방매체가 중국의 어두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 주요 매체 간부들과 최근 잇따라 접촉한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주요 매체들의 자신감이 대단하다.”며 “세계 미디어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전했다. stinger@seoul.co.kr
  • 이란제재 평행선 못 좁히는 美·러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이란의 석유 정제를 막기 위한 추가 제재안을 승인했다.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 수위를 높이는 반면 러시아는 여전히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이 29일(현지시간) 서방과의 핵협상 합의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전달한 가운데 관련국간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오바마 정부도 추가 제재 고려 AP통신 등에 따르면 외교위는 28일 이란 석유 정제를 돕거나 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정제석유제재결의안(RPSA)을 재적 47명 중 43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란 석유 정제와 관련된 계약이 건당 20만달러 이상이거나 전체 계약액이 50만달러를 넘을 경우, 해당 개인 혹은 기업은 1년간 미국에서 사업은 물론 은행 거래를 할 수 없다. 단 대통령은 위반 주체가 미국의 안보 이익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할 경우 제재를 보류할 수는 있다. 의회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정부도 제재를 고려 중이다. 제프리 펠트먼 국무부 근동담당 부차관보는 의회에 출석해 “정부는 (의회가 제공한) 1996년 이란 제재안을 위반한 20개 기업 명단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달리 러시아는 여전히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인 세르게이 프리코드코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 대한 제재는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2가지 수정안 요구할 듯 IAEA에 전달한 이란의 최종 입장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9일 전국에 중계된 방송을 통해 “서방의 핵 협상 합의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핵 연료, 핵 기술, 발전소 등과 관련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핵 협력을 위한 조건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마디네자드의 이 같은 발언이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 ‘자반’의 보도를 인용, 이란이 합의안 중 2가지를 수정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첫번째 수정 사항은 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한번이 아닌 단계적으로 국외로 반출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농축 우라늄 반출과 서방의 원자로 핵연료 제공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란 핵사찰단은 이날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빈의 IAEA 본부로 복귀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이란 “핵합의안 수정해야 수용”

    이란은 유엔의 중재로 마련된 핵협상 합의안 일부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이란 국영 알-알람 TV가 2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익명의 핵 협상 관계자 말을 인용, “이란은 합의안의 큰 틀을 받아들이겠지만 매우 중요한 변화를 원한다.”며 “48시간 안에 최종 입장을 통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이란은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 미국, 러시아, 프랑스 대표단이 참여한 가운데 마련된 핵협상 합의안의 수용 여부를 이번 주 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해야 한다. 이란을 제외한 모든 협상 참가국들은 합의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합의안은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을 러시아로 보내 가공처리한 뒤 의료용 원자로 가동을 위한 연료봉으로 만들어 이란에 돌려주는 방안이다.이란이 수정을 요구하는 사항은 러시아에 보낼 농축 우라늄의 양으로 전망된다. 합의안은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 1500㎏ 중 1200㎏을 러시아에 보내도록 요구하고 있다. 농축 우라늄은 가공을 거쳐 핵무기 연료로도 쓸 수 있다. 이란으로서는 존재만으로도 서방 세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농축우라늄 대부분을 넘겨줄 경우 별다른 협상카드가 없다.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장 알라에딘 보루제드디는 “서방이 과거 합의를 수차례 위반했기 때문에 이란은 농축 우라늄을 한번에 내줄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나눠서 건네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한편 미국은 이란 핵 합의안을 마련한 유엔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 등 6개국이 이란에 대한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IAEA, 이란 핵사찰 착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4명이 25일(현지시간) 이란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 사찰을 위해 수도 테헤란에 도착, 본격적인 사찰작업에 들어갔다고 이란 통신 메르흐가 이날 보도했다. 이번 사찰은 이란이 미국 등 서방과의 핵 협상 합의안 수용을 보류한 뒤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사찰단은 이날부터 사흘간 테헤란에서 100㎞ 떨어진 남부 콤시(市) 인근 산악지대에 건설 중인 새 우라늄 농축시설이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되는지를 살펴본다. 한편 이란은 합의안과 관련한 입장을 조만간 IAEA에 전달할 예정이다. 합의안은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러시아와 프랑스로 보내 의료용 원자로 가동에 쓰이는 연료봉으로 재가공해 이란에 되돌려주는 방식을 담고 있다.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이란, IAEA 핵 합의안 초안 거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마련한 핵 합의안을 일단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이란 국영TV는 23일(현지시간) 협상팀 관계자가 “우리는 (농축 우라늄 해외 반출이 아닌) 핵연료 수입을 원한다. 다른 협상국의 건설적이고 믿을 수 있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지난 21일 이란과 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서방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란 핵 문제에 대한 합의안 초안이 마련됐다. 이 안에 따르면 일단 이란이 보유한 3.5%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보내 농도 20%의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전환한다. 이를 다시 프랑스에서 의료용 원자로 가동을 위한 연료봉으로 제작한 뒤 이란에 돌려주게 된다. 초안에 합의한 뒤 IAEA는 협상국 정부에 이날까지 수용 여부를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이에 러시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미국 정부는 이날 IAEA안을 받아들이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하지만 이란이 핵연료 수입을 주장함에 따라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긴급 회의가 열렸다고 BBC통신이 레바논 국영통신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현 상황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이란이 합의안 초안을 거부함에 따라 협상은 사실상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동안 이란은 연구용 핵연료를 수입하면 핵 개발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은 이 경우 가공 정도에 따라 핵무기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해외 반출안을 제안했다.서방국가가 어렵게 성사된 협상 테이블을 깨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란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는 더욱 어렵다. 협상의 ‘판’ 자체가 깨질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방국가 입장에서는 그동안 이란의 제재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고수해온 러시아와 중국을 설득할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하지만 ‘핵 없는 세상’ 구상을 구체화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는 제동이 걸린 셈이다. 미정부가 이란의 공식발표를 기다리면서 즉각 반응을 내놓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또 이란이 실제로 핵 무기를 개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면, 협상이 깨질 경우 이란이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란은 1500㎏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핵무기 1개를 충분히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결국 미국의 전망대로 빠르면 2010년에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핵협상 합의안’ 이란 수용 불투명

    핵 프로그램을 놓고 7년 동안 밀고 당기기를 해온 이란과 서방국가가 농축우라늄 국외 반출을 골자로 한 핵 협상 초안을 마련, 이란 정부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란 내부에서는 부정적인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이란, 협상안 거부 명분 없어 모하마드 레자 바호나르 이란의회 부의장은 22일 관영 IRNA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오스트리아 빈 핵협상에서 마련된 합의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바호나르 부의장의 발언이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이란의 정치권이 그만큼 합의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알리 아스카르 솔타니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이란대사가 “원칙적으로 이번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지만 정부가 이를 곧바로 반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이란이 최종적으로 합의안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을 추구한다고 주장해 온 이란이 합의안을 거절할 만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안에 서명을 할 경우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더라도 시기는 최소 1년 정도 늦춰지게 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망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 핵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이 없다.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더욱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서방 국가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3일간의 협상 끝에 이란이 보유한 농축우라늄의 75%를 연말까지 러시아로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초안에 합의했다. 이 농축우라늄은 러시아에서 20%의 저농축우라늄으로 전환되고 프랑스로 옮겨져 의료용 원자로 가동을 위한 연료봉으로 만들어진 뒤 이란으로 돌아간다. 각국은 23일까지 수용 여부를 IAEA에 통보해야 한다. ●“이스라엘-이란 30년만에 비밀회동”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이 지난달 말 이집트에서 비밀리에 만나 중동지역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메이라브 자파리-오디즈 원자력위원회 국장과 이란의 알리 아스가르 솔타니에 IAEA 대사는 지난달 29∼30일 카이로에서 여러 차례 회동을 가졌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식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협의를 벌인 것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했다. 이란 측은 “제네바와 빈에서 열린 핵 회담의 성공에 악영향을 주려고 펼치는 심리전”이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프간 새 대통령 날씨가 좌우?

    아프가니스탄 결선 투표가 다음 달 7일로 예정됐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예정일까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이번 선거는 사실상 ‘시간과의 싸움’이 돼 버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결선 투표 전에 아프간 추가 파병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결선 투표의 최대 적은 탈레반이 아닌 날씨다. 혹한기 날씨로 선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 파키스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프간 북동부 와칸 계곡과 카불 서쪽 와르다크 지역 등에서는 이미 눈이 내려 통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추운 날씨만으로도 투표는 원활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아프간인들은 현재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투표소까지 갈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탈레반은 여전한 위협 요소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결선 투표 결정이 발표된 직후 “다음 선거에서는 과거와 다른 수법으로 방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투표의 공정성이다. 지난 8월 대선의 부정부패가 이번 선거에서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대선은 자신들에게도 뼈아픈 교훈이 됐다며 ‘유엔 책임론’을 언급했다. 반 총장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정행위와 관련된 직원 200여명을 모두 교체할 것”이라며 “모든 투표소를 일일이 방문해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로서는 훈련된 선거관리요원을 또다시 충원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결국 어렵게 결선 투표가 성사되더라도 탈레반의 공격과 각종 부정행위, 낮은 투표율로 얼룩진 지난 선거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투표율이 극히 저조하다면 선거의 정당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한 서방 외교관계자는 더타임스에 “비용도 많이 들고 유혈과 부패로 얼룩질 이번 선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차라리 2위인 압둘라 압둘라 후보가 선거를 포기한다면 하미드 카르자이만큼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이란軍테러 ‘피의 보복’ 이어지나

    18일(현지시간) 4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란의 시스탄 발루체스탄 주(州) 테러가 무장단체인 ‘준달라(신의 군대)’의 소행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준달라는 시아파 페르시안이 다수인 이란 체제에 맞서 20년 넘게 반군 활동을 펴온 수니파 발루치족 무장단체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준달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 그간 핵협상으로 온난기류가 흐르던 서방과 이란의 관계가 다시 냉랭해지고 있다.일단 이란은 이번 테러에 미국과 영국이 개입했다고 비난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이번 테러는 ‘거대한 사탄인 미국과 그 동맹자인 영국’의 지원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복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장과 국영방송 등도 미국과 영국이 테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이란의 괜한 트집잡기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사실 미국은 지금까지 대(對) 중동정책의 일환으로 중동의 민족·종교 갈등을 교묘히 이용해 왔다. 예컨대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한 뒤 수니파 정권을 축출, 시아파 정권을 세워 두 세력 간의 격한 마찰을 야기시켰다. 이라크 국민들의 ‘반미통합’을 막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소수 민족인 쿠르드족을 지원하면서 이라크의 분열은 가속화됐다.이란도 내부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라크와 상황은 비슷하다. 수니파 발루치족은 시아파 페르시안이 주류인 이란 사회에서 1~3%에 불과, 상당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 반미주의 국가인 이란 내부에서 준달라의 부상은 미국 입장에서 껄그러울 이유가 없다. 미국이 이들을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ABC방송은 지난해 “준달라가 테러 대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도움을 비밀스럽게 받고 있다.”고 보도, 파문이 일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이 이란에 독이 된다고 말하긴 이르다. 이란 정권도 ‘준달라 테러’와 ‘미국 배후설’ 카드를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이란의 경우 시아파 페르시안이 90% 이상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 반미주의 통합이 다른 중동 지역에 비해 용이한 탓이다. 이런 까닭에 이란 정권과 공영방송은 준달라 테러만 터지면 미국을 거론했다. 특히 지난 6월 대선 시위로 입지가 좁아진 이란의 반미·보수세력에게 이번 테러는 반미의식을 통해 국민을 통합시키고 힘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문제는 이란이 1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서방과 갖는 2차 핵협상이다. 지난 1일 제네바에서 열린 1차 핵협상에서 이란과 서방은 핵시설 투명성을 강화하는 대가로 이란 농축 우라늄의 제3국 가공 방안을 추진한다고 합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추진 일정 정도만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이 준달라 카드를 이용하려 한다면 핵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날 핵협상 직전 알리 시르자디안 이란원자력기구(IAEO) 대변인은 “핵 협상 결과가 어떻든 간에 우라늄 농축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파키스탄, 탈레반 대규모 소탕작전

    파키스탄, 탈레반 대규모 소탕작전

    파키스탄 정부군이 17일(현지시간) 자국 탈레반 세력인 ‘파키스탄 탈레반운동(TTP)’에 대한 대규모 소탕작전을 단행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병력 3만여명을 투입해 이들을 ‘발본색원’하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파키스탄軍-탈레반의 ‘최대 전쟁’ 친(親)서방 파키스탄 정부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2003년부터 와지리스탄에서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펼쳐왔다. 와지리스탄은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래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핵심 세력이 이주해온 곳으로, 반(反)서구 테러의 배후기지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작전이 눈길을 끄는 것은 규모 면에서 최대이기 때문. BBC방송은 “정부군이 탈레반 세력의 주요 은거지인 남와지리스탄의 마켄 지역에 대해 세 방향에서 동시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면서 “3만여명의 병력을 투입, 6년간 진행된 파키스탄 정부군의 공격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정부군이 전투기와 야포 등을 동원해 적진을 포격하자 무장세력 측도 로켓포와 방공포 등으로 응수하는 등 첫날부터 양측 간에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18일 성명을 통해 작전이 시작되고 24시간 동안 탈레반 60명과 정부군 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정부군이 패배했다고 자신하는 등 취재진의 접근이 금지된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전쟁의 직접적인 시발점은 지난 8월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도자 바이툴라 마흐수드가 미군의 공격으로 사망하면서부터다. 이후 후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가 지난 4일 미군과 정부군에 대해 ‘피의 복수’를 선포하고 산발적 테러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테러로 15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자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 세력에 대한 ‘발본색원’을 선언, 작전을 개시했다. 하지만 정부군의 작전이 녹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이 지역에서 수차례 소탕작전을 펼쳤다. 이후 2000여명의 전사자를 내면서 평화협정이라는 ‘모래성’을 쌓았다 부수기를 반복했다. ●험난한 지형에 정부군 속수무책 정부군이 이렇듯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은 와지리스탄의 험난한 지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장세력이 험난한 산악도로를 통해 게릴라전을 펴게 되면 정부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BBC는 “공격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와지리스탄 지역의 도로가 모두 차단됐고 군수 물자 수송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탈레반 세력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현지 최대 부족인 마흐수드 부족이 정부군과 평화협정을 맺은 바 있지만 실제로 협정을 지지하는 부족원은 소수다. 2대 부족인 와지르 부족도 표면적으로 중립이지만 상당수가 무장세력에게 우호적이라 정부군의 어려움은 크다. AFP통신은 파키스탄 전문가인 라히물라 유사프자이의 말을 인용, “와지리스탄에서의 전쟁은 간단하지 않다. 스와트 밸리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설령 정부군이 전투에서 승리한다 해도 부족민들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내 이웃의 익살과 해학 그대로 표현해야”

    “내 이웃의 익살과 해학 그대로 표현해야”

    │프랑크푸르트 문소영특파원│ “해학과 익살은 모든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 감정들을 책에도 담고 표현해야 합니다.” 중국 제3세대 작가 위화(49·余華)를 15일 제61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현지에서 만났다. 위화는 올해 주빈국인 중국 정부가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들을 프랑크푸르트에 초청해 참가하게 됐다. 주빈국관 홀에서 바쁘게 걸어가던 위화를 우연찮게 만나 즉석에서 인터뷰를 청하자, 그는 다음 약속시간까지 약 40분이 남았다며 흔쾌히 응했다. 그는 중국어로 말하고 영어로 통역됐다. 170㎝가 채 안되는 단신의 위화는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아주 폭이 좁은 갈색 넥타이에 짙은 감색 양복의 말쑥한 차림새였다. 한국에서 발행된 소설 책표지에 그려진 위화는 1930년대 한국의 작가처럼 후줄근했는데 말이다. ●서민의 고단한 현실 담은 작품 성향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와 ‘형제’, 단편소설집 ‘무더운 여름’, 영화화돼 세계적으로 알려진 장편소설 ‘인생’ 등을 통해 국내에 널리 소개된 위화는 중국 현대를 사는 서민들의 고단한 현실을 익살과 해학을 담아 조명해 왔다. 마치 이런 식이다. 그 전날 중국대표 작가간담회에 참석한 위화는 “1980년대 발치사와 소설가는 같은 수입의 직업군으로, 300위엔 정도 받았다. 그래도 발치사보다는 자기 작품을 출간해서 남에게 보여주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발치사를 그만 뒀는데, 지금은 발치사 쪽의 벌이가 더 좋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중국의 격변이 소설의 배경 1960년생으로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발치사로 일한 위화는 다른 사람의 쩍 벌린 입을 들여다 보면서 평생 이를 뽑고 싶지 않아 이를 악물고 방안에 처박혀 소설을 썼다고 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우선 엉덩이와 의자 사이에 우정을 쌓고 오랜 기간에 걸쳐 그 우정을 유지해야 했다.’는 것이다. 갓 스무살이 넘은 나이에 말이다. 중국 작가라고 하면 공산주의 체제에 저항하거나 반정부적인 것을 연상하기도 하는데, 위화의 작품에서는 주로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가족들 사이의 끈끈한 애정, 인간 내면의 변화 등이 다뤄진다. 위화는 소소한 인간군상의 삶을 다루는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나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정부와 관계하기보다는 내 이웃의 삶에 대해 관심이 있고, 잘 알고 있어서 소설에서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서술해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그 인간들의 삶의 배경으로 공산당 정부의 수립, 문화혁명, 1980년대 이후 개방과 개혁 등이 등장한다. 그런 정치·사회적 격변은 등장 인물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체제에 대해서 위화는 “공산주의 사회에서 사는 일은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있다. 이를테면 문화혁명기(1966~76년)에는 중국에서 자유결혼이 시작됐다. 그 전에는 얼굴도 못 보고 결혼했는데 젊은 남녀가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을 했다.”며 다소 방어적으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글이 공자식의 유교적 가치와 연결해서 해석되는 경향에 대해 “나는 공자주의나 유교식 윤리가 아니라 중국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문화혁명 이후 중국 문화가 복잡해지고 지금도 개방을 통해 서방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 방문할 것 위화의 단편소설 ‘전율’에는 20대에 데뷔해 유명해졌으나 이제는 잊혀진 시인이 나온다. 자신을 사랑한 여성 팬과 10년간 4차례나 사랑을 나누는 상황이 전개된다. 20대 초반에 소설가로 데뷔해 주목을 받은 그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위화는 아주 유쾌하게 웃으면서 “나는 바람둥이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는 “다만 여자들을 남자들보다 더 사랑하고, 여자들이 있는 세상은 더 안전하고 신선하고 아름답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 봄이나 늦어도 겨울 이전에 한국을 방문해 독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글ㆍ사진 symun@seoul.co.kr
  • 시리아 손잡은 터키

    중동의 친(親) 서방국 터키의 행보가 심상찮다. 이스라엘과 합동 군사훈련을 취소하는 대신 반(反) 서방국인 시리아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는 13일(현지시간) 터키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양국 간에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뒤 나온 더 강한 외교적 공조다. 알리 하비브 시리아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지난 봄 터키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번보다 더 포괄적이고 규모가 큰 훈련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터키는 전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이스라엘 등이 참여하는 ‘아나톨리아 이글’ 훈련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바 있다. 터키와 이스라엘 정부는 “훈련 취소가 양국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외무장관은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훈련 취소의 원인임을 시사했다. 터키 정부의 외교 노선이 이같이 변화하게 된 배경에는 ‘중동의 균형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 중동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실제 친서방 노선을 표방해 온 터키는 최근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 이집트가 독점해 온 서방과 중동과의 중재에 큰 역할을 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첫 중동 국가 순방지로 터키를 택한 이유도 이러한 터키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럽연합(EU) 가입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터키의 외교노선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EU 정회원으로 가입하려는 노력에도 불구, 프랑스 등의 반대에 부딪혀 가입하지 못할 것이란 터키 국민의 회의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러 푸틴총리 訪中 35억弗 경협 선물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13일 베이징에서 14차 중·러 정례회담을 갖고 양국 간 35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전날 밤 베이징에 도착한 푸틴 총리는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 총리가 주최한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양국 총리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과 국제 및 지역 문제 등을 논의했다. 원 총리는 푸틴 총리에게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총리는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총리를 수행해 방중한 러시아 기업인들은 이날 중국 측과 총 35억달러 규모의 협정 및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중국 개발은행과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VEB)간 5억달러 규모의 차관 계약을 비롯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중국에 매년 70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약 및 교통과 사회간접자본 건설, 자원개발 등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외신들은 당초 양국이 푸틴 총리의 방중 기간 총 34개 분야, 55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협정을 체결한다고 보도했으나 협정의 규모는 당초보다 줄어든 35억달러로 결정됐다. 양국은 또 탄도 미사일 발사 통고에 관한 정부간 협정을 포함해 이민에 관한 협정, 비즈니스 거래와 ‘고속열차를 이용한 러시아 여행’ 등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원 총리와 푸틴 총리는 회담이 끝난 뒤 협정 조인식에 참석해 기업인들이 체결한 계약을 승인하고 정부간의 협정에도 서명했다. 양국 총리는 이날 저녁 회담이 끝난 뒤 중국과 러시아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기념행사와 중국에서 진행된 ‘러시아어의 해’ 행사 폐막식에도 함께 참석했다. 두 총리는 1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총리회담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담은 서방측 주도의 기구들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안보 협의체 성격으로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 회원국과 이란, 인도, 파키스탄, 몽골 등 4개 옵서버 국가, 초청국인 아프가니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이 참가한다. 이번 회의는 회원국 간의 경제와 사회, 문화 협력 방안과 함께 대테러 공조 방안, 국제범죄 조직 척결 등 안보 문제도 논의할 전망이다. stinger@seoul.co.kr
  • ‘웨서방’ 스나입스, 다단계 사기 당해

    ‘웨서방’ 스나입스, 다단계 사기 당해

    국내에서 ‘웨서방’으로 불리는 흑인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47)가 거액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포스트는 지난 11일 “스나입스가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다단계 회사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떼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검찰은 최근 한 유령투자회사의 다단계 사기행각을 조사하는 도중 스나입스가 이 회사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날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투자금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스나입스는 1999년과 2001년 세금 탈루로 130억원(1140만 달러)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로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 형이 선고된 바 있다. 현재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난 상황다. 신문은 “사기를 당한 시점이 그가 불법으로 세금 환급을 받았을 때와 일치하는 점으로 미뤄 환급 받은 세금 중 일부를 이 회사에 맡겼다가 날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스나입스는 2003년 한국인 박나경 씨와 결혼해 국내에서 ‘웨서방’이라는 애칭으로 불렸으며 결혼한 이듬해에는 전용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중국이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기니에 70억달러(약 8조 2000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의 ‘불량’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단, 리비아 등과 석유 거래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프리카가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지만 유럽과 미국은 아프리카에 미래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中CIF·기니정부, 개발회사 설립 모하메드 시암 기니 광업장관은 중국인터내셔널펀드(CIF)가 사회간접자본, 광물개발, 석유 탐사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상이 연말쯤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암 장관은 “앞으로 5년에 걸쳐 70억달러 이상이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소재한 CIF는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손앙골과 중국의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연결고리로 활동 중이며 앙골라 정부에 수십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 투자는 CIF가 75%, 기니 정부가 25% 지분을 갖는 기니개발회사를 만든 뒤 이 회사가 각종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에 자원개발권을 이양한 앙골라, 콩고 등이 자원 개발에 따른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반면 아프리카연합은 17일 기니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기니의 군정 지도자 무사 카마라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반정부 시위대에 정부군이 발포, 150명 이상이 숨진 것에 따른 조치다. 카마라는 20년간 독재를 했던 랑사나 콩트가 지난해 숨지자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다. 인권단체와 유엔기구들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中자본 기니군사정권 좌우할 듯 기니의 2008년 국내총생산(GDP)은 45억달러로 추정된다. CIF가 투자할 70억달러는 1년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군사정권의 생명줄이 될 전망이다. 야당 지도자인 시디아 투레 전 총리는 “어떻게 그렇게 큰돈이 기니 경제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협상 진행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투자를 둘러싼 군벌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니는 알루미늄의 원재료인 보크사이트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철광석의 매장량도 풍부해 독재자들이 서방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재할 수 있던 동력이 됐다.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채산성이 있는 석유의 매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터키·아르메니아 100년만에 화해

    1차 세계대전 당시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에서 이뤄진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이후 한 세기간 등을 돌렸던 터키와 아르메니아가 10일(현지시간) 역사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국교수립·관계발전 의정서에 서명하고 앞으로 2개월 안에 국경을 개방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대표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협정이 실제 이행되기까지는 ‘덫’이 널려 있다. 이날도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성명을 둘러싼 양측의 의견 대립 때문에 3시간이나 늦게 기념식이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양국의 ‘화해 이정표’를 세우는 데 미국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힐러리 장관의 막후교섭이 힘을 발휘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윈윈 게임’이다. EU 가입국 후보인 터키로선 유럽행 석유·가스 보급로인 남부 코카서스에 대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이번 협상 타결에 힘써온 미국에도 이득이다. 에너지 자원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보낼 미군의 대체 이동로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메니아는 서방국과의 무역, 투자 확대로 경제발전의 새 장을 열게 된다. 국경이 열리면 민생도 빠르게 회복될 전망이다. 하지만 의정서를 인준해야 할 양국 의회는 국내 저항에 직면하게 됐다. 아르메니아인 150만명에 대한 오스만 제국의 대량 학살과 국외 추방은 아르메니아인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아르메니아인들은 터키가 대량 학살을 인정할 때까지 관계를 정상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역사학자들도 ‘대학살’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터키인들은 대규모 희생은 인정하나 질병 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협정에는 이를 조사할 역사위원회 설립안도 담겼다. 그러나 아르메니아인들은 이 위원회가 되레 수정주의 역사를 만들어내 범죄를 희석시킬까 두려워하고 있다. 터키의 동맹국인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의 나고르노 카라바흐주 영토 분쟁도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다. 1989~1992년 분쟁에서 패한 아제르바이잔은 터키를 부추겨 1993년 아르메니아와 국교를 단절하고 국경도 폐쇄하게 했다. 레젭 타입 에르도간 터키 국무총리는 11일 “아르메니아가 먼저 나고르노 카라바흐주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건강한 삶을 위해 신토불이 한옥을”

    “건강한 삶을 위해 신토불이 한옥을”

    “건강한 삶을 위해선 가옥도 신토불이(身土不二)가 중요합니다.” 초대 한옥문화원장을 지낸 신영훈(74) 대목수가 7일 서울대를 찾아 ‘한옥예찬’에 나섰다. 이날 오후 교내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열린 ‘한옥 거장으로 한평생’이라는 강연에서 연사로 나선 그는 학생들에게 장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과 옛 한옥에 대한 학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신 전 원장은 한옥의 가장 큰 장점으로 쾌적성을 꼽았다. 난방을 위한 ‘구들’과 냉방을 위한 ‘대청’이 공존하는 구조는 한옥만이 지닌 특성으로 기후가 비슷한 다른 나라의 가옥 중 이처럼 효율적인 냉·난방 체계를 갖춘 형태는 없다는 것이다. 신 전 원장은 “19 92년 프랑스 파리에 고(故) 이응로 화백의 기념관(고암서방)을 한옥 형태로 지었는데 복사열을 이용한 구들장을 본 현지인들이 무척 놀라더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한옥이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한옥을 바로 알기 위한 실증 노력이 부족하다고 신 전 원장은 꼬집었다. “학생들이 나무도 직접 깎아 보고 흙도 만져 보며 건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그는 “이 과정을 통해 옛사람들이 집에 담았던 철학과 이치를 깨닫고 발현한다면 21세기의 집은 한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패널로 참여한 ‘한옥지킴이’ 피터 바돌로뮤도 “건축은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 철학, 경제 등 국민성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한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55년 고(故) 최순우(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선생의 강의를 들은 뒤 국립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한옥에 빠졌다는 신씨. 숭례문과 석굴암 복원 등을 도맡았고 한옥문화원장을 역임하면서 한옥 장인의 길을 걸었다. 지난 9월에는 딸 지용(44)씨와 함께 강원 홍천군에 학생들의 한옥 건축실습공간인 ‘지용 한옥학교’를 세우는 등 ‘한옥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국내조폭과 호형호제… 사고치면 서로 숨겨줘

    [서울신문 탐사보도-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국내조폭과 호형호제… 사고치면 서로 숨겨줘

    외국인 폭력조직과 국내 폭력조직의 연대가 심상치 않다. 세력 확장과 활동의 안전·편의성이 주된 이유로 파악됐다. 일본(야쿠자), 중국(삼합회), 러시아(마피아) 등 전통 조직뿐 아니라 중국(옌볜 흑사파), 태국,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의 신흥 조직들도 한국 폭력조직과 연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과 경찰은 이들 조직 간 연합으로 외국인 폭력조직의 범죄가 내국인을 상대로 확대되고, 국내 조직의 범죄가 국제화하는 것을 예의 주시하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동포(조선족) 폭력조직이 가장 활발하게 국내 폭력조직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외국 조직과 달리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폭력조직인 ‘옌볜 흑사파’는 2000년부터 국내 폭력조직과 연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영등포 중앙동파, 주안식구파, 간석오거리파 등과 손을 잡았고, 영등포 시장파, 구로동파, 대림동파 등과도 연합전선을 모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리봉·대림·영등포 등에서 활동하다 보니 이권을 둘러싸고 국내 조직과 마찰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공생을 위해 공조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고 친 조직원들을 서로 숨겨주는 사이로까지 발전했다.”고 밝혔다. 옌볜 흑사파의 한 조직원은 “두목들끼리는 선후배처럼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 조직은 대림동의 폭력조직과 ‘형님, 동생’ 하며 지낸다.”면서 “오락실, 유흥업소 등을 둘러싼 이권싸움이나 폭력행사 등을 조선족 폭력조직에게 맡긴다.”고 전했다. 동남아 조직들도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방글라데시 폭력조직은 경기 지역의 한 폭력조직과 손을 잡았다. 전통 외국인 폭력조직의 유대관계는 이미 공고하다. 중국 삼합회는 서울의 J파와 연계하고 있다. J파는 경찰 집중 단속으로 많이 와해되긴 했지만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삼합회는 J파와 경기 지역의 콘도 등을 빌려 정기적으로 단합대회도 하고 있다. 일본 야쿠자는 부산, 수원 폭력조직과 연계해 있고, 러시아 오르가니자치아는 부산, 인천 조직과 손잡고 있다. 경찰은 이 밖에 전국 조직망을 구축하고 있는 베트남,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신흥 폭력조직들의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계도 경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폭력조직은 대부분 국내 폭력조직과 공조 체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면서 “이들 조직 간의 연계를 차단해 한국이 외국인 폭력조직의 범죄 온상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폭력조직과 국내 폭력조직의 연계는 ‘윈윈’이 가능하다는 이해관계와 맥을 같이한다. 현재 일부 외국인 폭력조직은 한국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일삼고 있지만 대부분 자국민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입원이 적어 조직이 클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면서 “한국 폭력조직과 연계하면 범죄 대상을 한국인으로 넓혀 수입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폭력조직도 외국 조직과 연합하면 활동 범위를 해외로 넓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 사업가와 동포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폭력조직원들과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 외국인 폭력조직과 연계하고 있다.”면서 “작년과 재작년 베트남 하노이시에 우리나라 서방파, 양은이파 조직원들이 건너가 골프 사업하는 국내인을 납치, 갈취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하노이 폭력조직과 연계해 이뤄진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폭력조직은 경찰 관리 대상에 올라 있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기 쉽지 않다. 범행 순간 수사기관에 인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 폭력조직원들은 신분 추적이 어렵다. 지문 등이 등록돼 있지 않아서다. 경찰은 국내 폭력조직이 외국인 폭력조직원을 돈으로 매수해 살인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 조직원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국외로 나가버리면 잡기가 힘들다.”면서 “외국인 폭력조직 파악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탐사보도팀
  • [엄마와 읽는 동화] 덜렁이 할머니와 깔끔이 엄마/박재형

    [엄마와 읽는 동화] 덜렁이 할머니와 깔끔이 엄마/박재형

    “지훈아, 여기 둔 종이 안 봤니? 친목회 돈 받고 적은 걸 놔뒀는데.” 엄마가 당황한 표정으로 방문을 열며 물었다. “아니요. 전 책을 읽고 있었던 걸요.” “그래? 그럼 누가 손을 댔지?” 엄마는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집안 여기저기를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여기 두었는데…….” 엄마는 몇 번이나 응접테이블 위와 아래를 기웃거렸다. 깔끔하게 정리된 테이블 위에는 먼지 하나 앉아 있지 않았다. “잘 생각해 봐. 내가 조금 전에 요 위에다 종이를 놔뒀거든. 그런데 없잖아.” “난 백 번 말해도 안 봤어요.” “귀신이 곡을 하겠네. 그럼 어디로 갔지?” 엄마는 다시 테이블 주위를 살피셨다. “혹시, 네가 보고 시치미 떼는 거 아니냐? 봤으면 얼른 내 놔라.” 엄마는 미심쩍은 얼굴로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엄만, 난 절대로 보지 않았어요.” 나는 너무나 억울해서 눈물이 다 나올 뻔했다. 그동안 엄마의 잔소리에 얼마나 시달렸는데 애꿎은 나에게 덤터기를 씌우려 하다니. 나는 엄마의 물건에는 정말 손끝 하나 대지 않는다. 잘못했다가는 엄마의 잔소리가 끝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혹시 그럼, 엄마가?” 엄마는 의심의 화살을 외할머니에게 겨누었다. “엄마! 왜 또 외할머니를 의심하세요?” 나는 혹시나 하면서도 외할머니 편을 들어드린다는 생각에 큰 소리쳤다. 외할머니는 성격이 찬찬하지 못해서 가끔씩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의심이 가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가 의심하는 건 싫었다. “혹시나 해서 그러는 거지.” 엄마는 사라진 종이를 찾지 못해 다시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리 엄마는 참 깔끔하다. 뭐든지 어질러진 꼴을 못 보신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물건은 찾기 쉬운데 두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래서 외할머니 방에 들어가면 온갖 물건이 방안 가득 널려 있다. 아니 이부자리만 빼고 약이랑 할머니 소지품, 잡동사니들로 가득하다. “난 건망증이 심해서 안 보이는데 두면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 수가 없어.” 그래서 엄마와 외할머니는 자주 다투시지만 외할머니는 고집을 꺾지 않으신다. 엄마는 청소귀신, 정리귀신이 씌운 모양이다. 가구들은 늘 반질거렸고, 물건이 하나라도 제자리에 없으면 난리를 피운다. “너무 깨끗하면 복이 달아난다. 대충대충 청소해라.” 외할머니가 이따금 엄마에게 잔소리를 해도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으신다. 오죽하면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가 다니러 왔다가 엄마의 깔끔을 떠는 모습에 혀를 차더니 좀처럼 놀러오지도 않는다. 먼지가 보이지 않는데도 할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냉큼 걸레질을 하니 할머니는 마음이 편치 않으신지 안절부절못하다가 시골로 내려가신 적이 있다. “원 불편해서 다시 가겠냐?” 아빠가 할머니에게 놀러오라고 전화를 하면 할머니는 못마땅한 듯이 말씀하신다. “당신 왜 그래? 어머니가 편하게 지내다 가게 하지.” 아빠가 엄마에게 나무라면 엄마는 “내가 뭐 어머님이 싫어서 그런 게 아녜요. 먼지가 앉아서 닦은 것뿐이지.”하고 변명을 하신다. 그런 엄마가 종이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걸 보며 나는 슬그머니 기분이 좋았다. “물건은 제자리에 두어야 해. 그래야 집안이 늘 깨끗하지, 손님이 와도 안 부끄럽고. 찾기도 쉽고. ” 노래를 부르는 엄마가 종이를 찾지 못해 헤매다니 고소하기까지 했다. 엄마가 내 마음에 들지 않은 건 청소나 정리뿐이 아니다. 무엇이든지 정확하지 않으면 엄마는 마음을 놓지 않으신다. 시장에 갈 때에도 정확하게 살 물건을 써서 꼭 그것만 사가지고 온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 싸게 나와도 엄마는 눈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러니 먹고 싶은 과일이나 떡볶이, 어묵 같은 걸 맛볼 수가 없다. 옷이나 신발 같은 걸 살 때도 싸고 좋은 것을 산다면서 하루종일 돌아다녀 진을 다 빼기 때문에 나는 엄마가 사다주신 걸 아무 소리도 안 하고 받아들인다. “신발이 잘 정리되어야 도둑이 안 들어. 도둑이 들어왔다가 아 이 집은 신발장을 보니 물건을 함부로 놔두지 않겠다 하고 가버리지.” 신발이 가지런하지 않으면 엄마의 잔소리 테이프는 자동으로 돌아간다. “책을 읽었으면 제자리에 꽂아야지.” 만일 책을 읽다가 방바닥이나 거실에 두었다가는 잔소리가 금세 날아와 귀에 꽂힌다. 그래서 나는 책에 손도 대지 않는다. 책정리를 안 했다고 꾸중을 듣느니 차라리 안 읽고 말지. 그러면 또 책을 읽지 않는다고 꾸중을 하신다. “너 책을 많이 읽어야 똑똑한 사람 되고, 좋은 대학에 가는 거 알아 몰라? 학생이 책도 안 읽고 무슨 공부를 한다는 거야? 남자는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 알지?” 엄마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지만 그래서 더 화가 난다. 그래도 살 맛 나는 건 외할머니 때문이다. 외할머니는 일을 대충대충 하시고, 아니 오히려 덤벙대신다. 빨래를 할 때도 대충대충 하시기 때문에 외할머니가 한 빨래를 엄마가 다시 할 때도 있다. “엄마, 세탁기에 넣어서 빨면 되잖아요. 왜 만날 손으로 빤다면서 잘 문지르지도 않고 비눗물도 잘 헹구지 않는 거예요?” “왜 비싼 전기를 써서 빨래를 하니? 손으로 대충해도 되지. 멋을 낼 옷도 아닌데 좀 더러우면 어때?” 외할머니는 아무 일도 아닌 것에 왜 그리 성화냐는 듯이 심드렁하게 대답하여 엄마를 더욱 화나게 만들 때도 있다. 할머니는 잘 잊으신다. 시장에 갔다가 돈만 주고 물건을 안 가지고 올 때도 있고, 돋보기안경은 벌써 몇 개째인지 모른다. 그럴 때면 할머니는 울상을 지으며 건망증 때문이라거나, 노망이 들었다거나, 때로는 치매에 걸린 것 같다고 하시면서 쩔쩔매실 때가 많지만 조금만 지나면 다시 잊으신다. “엄마, 이 종이에 살 물건을 다 썼으니까 꼭 이 종이를 보면서 사야 해요.” 엄마가 바빠서 외할머니에게 시장가는 것을 부탁하면 외할머니는 그중에서 몇 개는 빠뜨리실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내가 다시 시장으로 달려가야만 한다. 공부하기 싫을 때는 시장에 가는 핑계로 놀 수 있으니까 나는 횡재를 한 셈이다. “누가 엄마고, 누가 딸인지 모르겠네.” 할머니가 실수를 하면 엄마는 외할머니가 못마땅해서 중얼거릴 때가 많다. 아무튼 잔소리와 청소와 정리하러 태어난 사람처럼 엄마는 극성이시다. 엄마가 종이를 찾으러 방으로 거실로 들락거릴 때, 외할머니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엄마, 혹시 여기 둔 종이 못 봤어요?” “종이? 어질러졌기에 쓰레기봉투에 넣어 아까 버렸는데. 난 또 쓰레긴 줄 알았다.” “정말이에요? 엄마는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는 원망스러운 눈길로 외할머니를 쳐다보더니 급히 밖으로 나가셨다. “난 또 네가 종이를 아무렇게나 놔둔 줄 알고 엄마가 보기 전에 얼른 치우려고 했지.” 외할머니는 난처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했다. “잘했어요, 할머니. 엄마도 당해 봐야 잔소리가 줄어들지요.” 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매일매일 깔끔을 떠는 엄마가 종이를 찾지 못해 난리치는 걸 보는 건 흐뭇하기까지 했으니까. 한참 후, 엄마는 종이를 들고 현관문을 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다시는 아무거나 버리지 마세요. 한참 찾았잖아요. 쓰레기차가 다녀갔으면 어쩔 뻔했어요?” “알았어. 다신 손대지 않으마.” “내 물건에 손대지 말고 엄마 방이나 깨끗하게 치우세요. 누가 오면 엄마 방문을 열어볼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니까요.” 엄마는 기회는 이때라는 듯이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난 네가 내 물건에 함부로 손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외할머니는 미안한지 변명처럼 이야기했다. “내가 언제요? 난 엄마 물건에 함부로 손댄 적이 없는데요.” 엄마도 변명처럼 대답했다. “내가 말해주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정리를 한다면서 내가 쓰던 물건에 손대서 내가 찾느라 애먹고 있는 걸 넌 모르지? 너도 나이가 들면 다 나처럼 잊기 대장이 돼. 너라고 안 늙을 줄 아냐? 엉엉엉”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말을 하다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그동안 엄마에게 당한 설움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모양이었다. “엄마도 참.” 엄마는 더 말을 못하고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외할머니가 우는 걸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한참 동안이나 서 있다가 외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할머니, 울지 마세요.” “알았다. 내가 철딱서니 없이 울었구나. 철이 없게.” 외할머니가 눈물을 그쳤다. 나는 눈물을 흘리던 외할머니가 하나도 철이 없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외할머니는 또 실수를 하실 것이다. 그땐 내가 응원을 해 주어야지. 나는 외할머니의 손을 꼬옥 잡았다. ●작가의 말 몇 년 전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철이 들어 많이 후회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아픕니다. 대화를 많이 하고 배려를 해드려야 한다는 걸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상대방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작가약력 1951년 제주에서 태어남. 아동문예 신인상, 계몽아동문학상, 제주문학상 받음. ‘검둥이를 찾아서’ ‘내 친구 삼례’ ‘이여로 간 해녀’ ‘다랑쉬오름의 슬픈 노래’ ‘까마귀오서방’ 등의 창작집이 있음. 현재 서귀포학생문화원장(http://iyudo.hihome.com)
  • [환경] 60여년 인적끊긴 DMZ… 멸종위기종 뛰논다

    [환경] 60여년 인적끊긴 DMZ… 멸종위기종 뛰논다

    철책에 가려진 채 60여년이 흐른 비무장지대(DMZ) 생태계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서부지역(파주·연천) 비무장지대를 조사했다. 이어 올해 9월15일부터 19일까지 조사한 중부지역 탐사결과를 4일 발표했다. 민·관 합동 18명으로 구성된 탐사단(단장 김귀곤 서울대 교수)이 발표한 철원·역곡천 유역·김화남대천 지역 등 중부지역 비무장지대 11곳의 생태계 조사내용을 분석, 정리했다. 중부지역 DMZ 11개 조사지역에서는 대형 무척추동물을 비롯해 육상곤충, 어류, 양서류, 조류, 포유류 등 7개 분야 총 450종(식물 334종, 동물 116종)이 관찰됐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된 구렁이와 2급인 묵납자루, 참매, 새매, 삵 등이 다수 서식하는 것도 확인됐다. 쑥방망이, 용굿나물, 쥐방울덩굴, 흑삼릉 등 7종의 희귀식물과 금꿩의 다리 등 산림청에서 지정한 특산식물 8종도 발견됐다. ●11곳서 식물 334·동물 116종 관찰 철원은 서부와 동부지역을 연결하는 중간지역으로 물, 습지, 산림이 한데 어우러진 다양한 습지여서 독특한 식물들이 발견됐다. 특히 내포강산 지역은 북한의 서방산 아래 위치한 평강 고원지대로 광활한 자연경관과 습지가 잘 형성돼 물억새, 달뿌리풀, 버드나무 등이 군락을 이룬다. 한탄강의 민들레 벌판 자연지역과 계곡, 만도벌판 자연지역은 생태계가 서로 잘 연결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경관도 뛰어나 자연생태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조사지역 가운데 철원평야의 경우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난 화산활동으로 독특한 현무암 지대가 잘 발달돼 있다. 동고서저형인 한반도 지형 특성상 동쪽으로 갈수록 습곡이 잘 형성되었으나 6·25 전쟁 때 포탄에 의해 산지 일부가 손상돼 평지 또는 낮은 구릉으로 변한 곳도 있다. 하진현 계곡 주변 능선에는 풍화작용으로 지상에 노출된 화강암과 화강편마암이 솟아 있고 금성천은 조사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었다. 서울대 김귀곤 교수는 “이번 조사가 군 수색로로 한정돼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평야·산악지형이 혼재된 중부 비무장지대 특성상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할 것으로 보여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철원평야 현무암 지대 잘 발달 조사지역에서 ‘옥에 티’라면 역시 외래종의 서식지 점령이다. 조사지역에서는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황소개구리와 단풍잎돼지풀, 양미역취, 미국쑥부쟁이 등이 눈에 띄어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향후 겨울철 추가조사를 실시해 조류와 포유류 서식 현황을 정밀 조사하고 내년에 동부지역(화천, 양구, 고성) 생태계 조사를 완료하여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범위와 생태·평화공원 조성계획을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생태계 교란 외래 동식물도 확산 한편 지난해 서부지역(파주·연천) 생태계 조사에서는 비무장지대가 묵논 습지 등이 잘 보전돼 있을 것이란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서부지역 비무장지대에서는 180종의 동식물 서식이 확인됐고, 멸종위기 희귀종도 13종이나 발견됐다. 특히 파주 대성동 저수지는 철새들의 쉼터였고, 연천 고왕산 계곡과 사미천 지류에서는 멸종위기종 묵납자루와 천연기념물 어름치가 서식하는 게 확인됐다. 중부지역 비무장지대 역시 서부지역의 광활한 평야와 동부지역의 습곡활동에 의해 형성된 산지지형의 특징을 모두 나타내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다는 게 재확인됐다. 공주대 조삼래 생물학과 교수는 “연천평야는 반 세기 넘게 인적이 끊어지면서 마을과 농경지가 자연습지로 바뀐 게 확인됐다.”면서 “내년 동부지역까지 조사가 끝나면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생태지도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이란·서방 제네바서 핵협상

    이란과 ‘P5+1(5개 유엔 상임이사국+독일)’의 핵협상이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협상과 함께 미·이란 간 별도의 양자 접촉도 진행됐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협상단을 이끄는 윌리엄 번즈 국무차관이 이란측 파트너를 만났다.”고 밝혔다. 서방국들은 이번 협상을 이란 핵 문제 타결의 중대한 고비로 여기고 있다. 특히 중동 문제에 유화책을 펼쳐온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로서는 다시 ‘채찍’을 들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협상 참가국인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 제재 의지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러시아로서는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 철회에 대한 빚을 갚을 차례가 됐기 때문이다. 추가 제재에 부정적인 국가로는 중국이 꼽히지만 표면적으로 반대의 강도는 약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의 대응은 시종일관 강경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번 핵 협상에서 제3자를 통한 농축 우라늄 조달안을 제시한다고 AFP통신이 30일 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번 협상의 의제 중 하나는 우리의 원자로에서 어떻게 연료를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회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에게 피해를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협상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는 중동·아랍 국가다. 서방국가들의 대이란 정책이 더욱 강경하게 나올 경우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다. 이집트 외무부 호삼 자키 대변인은 “서방국들이 이란을 추가 제재로 압박한다면 이란이 그냥 기다리고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복수에 나설 텐데 어디에 복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란의 핵개발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없지만 서방의 강경책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회담을 하루 앞둔 30일 무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와 모타키 장관 간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리며, 이번 핵 협상을 놓고 이란 정부 내 이견이 노출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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