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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대선 결선투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탄생하나

    우크라 대선 결선투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탄생하나

    ‘재벌 출신 현직 대통령이냐,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이냐.’ 친서방 노선을 표방한 옛 소련 국가 우크라이나가 21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 결선 투표를 실시했다. 결선 투표에는 재선에 도전하는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53)과 코미디언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맞붙었다. 지난달 31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결선 투표에서 5년 임기의 대통령이 선출된다. 1차 투표에서는 젤렌스키 후보가 30.2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포로셴코 대통령(15.95%)을 크게 앞섰다. 여론조사에서도 젤렌스키가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지난 9~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투표할 계획이고 찍을 후보를 정했다’고 응답한 유권자 가운데 72.2%가 “젤렌스키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5.4%에 머물렀다. 결선 투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됐다. 앞서 19일 공개 토론에서 포로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안보 위협에 대적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강조하면서 젤렌스키의 ‘무경험’을 지적하고 군 통수권자로서 자질을 집중 거론했다. 젤렌스키는 포로셴코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끝낼 적임자로 자처하면서 포로셴코가 재임 중 자신의 부를 키웠을 뿐 동부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고 맞받았다. 전문가들은 젤렌스키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면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친서방 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올 여름도 폭염 궁금하다면 러시아 캄차카를 보라고?

    올 여름도 폭염 궁금하다면 러시아 캄차카를 보라고?

    지난해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정도로 무더웠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올해도 지난해 같은 폭염이 나타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 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에 있는 캄차카 지역의 기압 변동이 강하게 나타날 경우 한반도 폭염 예측이 쉽지 않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차동현 교수팀은 한반도에서 발생했던 97개의 폭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반도 폭염은 캄차카 지역 블로킹 현상에 좌우되며 캄차카 블로킹이 강하게 나타나면 폭염 예측 정확도 역시 눈에 띄게 떨어진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분석결과는 21~2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2019 한국기상학회 기후분과 봄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블로킹은 한반도가 포함된 중위도 편서풍 지역에서 상층 고기압과 저기압이 정체되면서 동서방향의 바람은 약해지고 남북 방향의 바람이 강해지면서 지상 기압계의 흐름을 차단하는 현상이다.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면 겨울철에는 혹한, 여름철에는 폭염이 예상치못하게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폭염 예측 정확도를 분석하기 위해 97개의 폭염사례를 유사한 특성을 가진 5개의 집단으로 분류한 뒤 각 집단별로 기상청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델로 폭염지속기간과 강도에 대한 예측 성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반도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캄차카 지역 블로킹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관측사상 최악의 폭염을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환지구원격상관이 동시에 나타난 폭염이었으며 2016년 폭염은 캄차카 블로킹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폭염보다 강도가 약했던 캄차카 블로킹의 영향을 받은 2016년의 경우 예측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2018년 폭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은 예측 모델이 잘 작동했지만 캄차카 블로킹 현상 때문에 발생한 2016년 폭염에 대해 예측모델은 한반도 폭염이 조기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폭염에도 캄차카 블로킹 현상을 삽입해 모델링을 하면 폭염 예측 오차가 나타난 것이 확인됐다. 차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상청에서 활용하는 모델의 예측성능이 폭염 발생 특징에 따라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예측성이 떨어지는 폭염이 나타날 경우 이를 보완할 예측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열리는 기상학회 기후분과 봄학술대회에는 국내외 기후관련 전문가 250여명이 참석해 90여편의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하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첫인상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첫인상이 탐탁지 않던 사람이 좋아지려면 특별한 계기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공주를 입에 올릴 땐 ‘백제의 수도’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주의 첫인상이지요. 공주에서 백제를 걷어내고 새로움을 찾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 발걸음은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제민천으로 향합니다. 제민천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뾰족한 종탑을 인 고딕식 성당, 옛 충남도청에 들어선 박물관,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남은 교회 등 공주의 근대를 증언하는 건축물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만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러 간다. 기점은 금강에서 발원한 하천, 제민천으로 삼는다. 아담한 하천 주위에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 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다. 건물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남짓. 슬렁슬렁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하천 따라 피는 벚꽃과 따사로운 햇살이 길동무가 돼 준다.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공주의 100년 전을 들여다보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건축물을 매개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중세 고딕 양식의 장엄함… 공주중동성당 제민천 근처의 국고개 길, 언덕 위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공주 최초의 성당인 공주중동성당이다. 천주교가 서해안을 통해 충청도로 들어오면서 현대식 성당이 만들어졌는데 공주중동성당도 그중 하나다. 1936년에 착공해 1년 만인 1937년에 완공됐으니 바지런히도 지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뾰족한 아치형의 창과 출입구, 하늘로 치솟은 종탑에서 알 수 있듯 성당은 서양 중세의 고딕 양식을 따른다. 성당 안 천장은 회백색 6각형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내부는 미사 시간 전후로 잠깐씩만 개방해 상시 관람이 어렵다. 성당 앞마당에 서면 맞은편 충남역사박물관과 공주 시가지가 보인다. 아득한 옛날의 백제 대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중동성당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충남역사박물관이다. 옛 국립공주박물관이던 건물은 현재 충청남도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박물관에 들어서려는데 벚나무 30여 그루가 발을 붙잡는다. 이맘때면 박물관 앞마당은 벚꽃 동산이 된다. 벚꽃 감상 최적의 포인트는 안내소 옆 언덕. 벚나무들이 성당 쪽으로 기울어 자라 우거진 벚나무와 성당이 훌륭한 구도를 빚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공주의 봄이 한창이라고 속살댄다. 충남역사박물관의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가 찾은 역사, 땅속 이야기’ 전시가 한창이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아산 명암리 밖지므레 유적, 예산 가야사지 등 충남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의 백제 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금동신발은 아직 금빛이 영롱하다. 동판을 금으로 도금한 신발을 신고 금동관모와 함께 잠들었으니 신발 주인의 권위를 짐작할 만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건 충남도청 옛 도지사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충남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보던 공간을 재현했다. 도지사 사무인계서, 충청남도의회속기록, 휴대용 주판, 타자기 등 충남도민들의 삶을 뒷받침한 행정도구들이 가득하다.●공주 항일운동거점지… 공주 제일교회 제민천교 근처의 빨간 벽돌 건물은 공주 제일교회다. ‘수원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수식어가 붙은 교회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으로 운영된다. 2층짜리 박물관은 교회 역사, 선교사의 옛 사진과 물품, 공주 항일운동을 주도한 교회 목사이자 독립유공자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다.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교회를 둘러싼 이야기는 길고도 깊다. 1902년 한 채의 초가집으로 시작해 1931년에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 6·25전쟁으로 폭격을 받았지만 굴뚝과 지하는 멀쩡해 교회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의 개척자 고(故) 이남규 선생의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 등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 외벽의 앳된 소녀와 외국인 선교사의 벽화다. 소녀의 정체는 유관순 열사, 외국인 선교사는 이곳에서 활동한 사애리시 선교사다. 둘은 천안 지령리 교회(현 매봉감리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총기와 신앙심을 알아본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관순양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서울의 이화학당에 보내 줄게요. 우선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 소녀는 이튿날 선교사를 따라 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 2년 과정을 수료한다. 영명학교는 공주 제일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다. 당시 교회가 선교와 교육 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교회는 사회와 호흡했다. 영명학교를 비롯해 방은두병원, 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을 건립하고 공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교회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평범한 고딕식 교회가 달리 보인다. 원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이 묻는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건축물인가. 백제와 근대를 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백제의 문화유산도 공주의 근대 건축물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물은 그대로 아름답다.●소박한 시가 피는 풀꽃문학관 제민천 서쪽, 낮은 언덕에 진갈색 목조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의 이름은 풀꽃문학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꽃을 가꾸고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문인들과 소통한다. 시인은 공주와 인연이 깊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인은 공주사범대에 입학한 뒤 언젠가 공주에서 살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된 곳이 2014년 문을 연 풀꽃문학관이다. 공주시는 1930년대 초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단장했다. 일본 헌병대장의 관사가 문학관이 되자 공간을 둘러싼 공기도 변했다. 꾸밈없는 그의 시어만큼이나,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만큼이나 소박한 분위기다. 가장 큰 방인 강의실에는 12폭 병풍이 있다. 한 폭마다 시인의 대표작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살펴볼 만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 복도를 따라 시가 담긴 액자가 쪼르르 놓여 있다. 4월의 풀꽃문학관은 꽃으로 눈부시다. 앞뜰에 수선화, 할미꽃, 부채붓꽃 등 소담한 봄꽃이 앞다투어 핀다. 여름에는 애기원추리와 옥잠화가,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상사화가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성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곳이 공주라는 사실을 아는가. 공산성 맞은편 언덕에 있는 천주교 순교 유적지, 황새바위성지가 바로 그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후 수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위에 이른다. 공주에 천주교 순교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얼까. 조선 시대 선조 때인 1603년, 공주에 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인 충청감영이 들어섰다. 오늘로 말하면 충청도청인 셈이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에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충청감영으로 이송됐고 배교를 거부하면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참수를 당했다. 공개 처형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이 공산성에 몰려와 구경을 하고, 순교자들 의 시신이 제민천을 피로 물들였단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는 200여년 전의 슬픈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다. 성지에 얽힌 사연을 모르면 꽃구경하기 좋은 뒷동산 같다. 순교자 광장은 순교탑, 무덤경당, 열두 개의 빛돌이 삼각형 구도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로마서의 한 구절과 성지 부근을 발굴하다 나온 십자가가 걸려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예수의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순교한 337위와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비석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간 황새바위 광장의 끝에 야외제대가 있다. 12개의 비석 뒤에는 337위 순교자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존창 루도비코’처럼 이름과 세례명이 알려진 이가 있는가 하면 ‘이씨’, ‘강서방’처럼 이름이 없는 이들도 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사람들, 믿음이 두려움을 이긴 사람들의 이름이다. 위대한 이름 위로 후두두 벚꽃이 떨어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통과해 공주IC 교차로에서 ‘공주보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웅진로를 거쳐 중동교차로에서 ‘대전 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성당길을 따라가면 공주중동성당이다. →맛집 : 고가네칼국수(856-6476)는 농약을 쓰지 않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낸다. 먹는 방식이 전골과 닮았다. 한우 사골육수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는다. 시장정육점식당(855-3074)은 날밤을 육회에 버무린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아삭한 밤과 쫀득한 육회가 잘 어울린다. →잘 곳 : 공주한옥마을(840-8900)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한옥 리조트다. 개별 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을 갖춘 독채로 운영된다.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구들장 방식이라 전통 난방을 체험할 수 있다. 제민천 부근의 정중동호스텔(010-6360-4653)은 여관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다. 회백색 벽돌의 외관에서 근대 건축물이 연상된다. 1인실, 2인실, 패밀리룸 모두 개별 욕실이 딸려 있다.
  • 스트롱맨 리더십·스포츠광 공통점 김정은·푸틴 첫 만남 ‘케미’ 터질까

    스트롱맨 리더십·스포츠광 공통점 김정은·푸틴 첫 만남 ‘케미’ 터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주로 예상되는 첫 정상회담에서 개인적인 케미스트리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 정상은 32세 나이 차이에 출신 배경과 성장 과정도 상이하지만 독재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이념과 가치보다는 실용과 이익을 중시하는 ‘스트롱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975년부터 15년 넘게 공산주의 소련의 핵심기관인 KGB에서 승승장구한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친서방 정책을 추진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2012년 3기 집권 이후에는 크림반도를 병합하는 등 반서방 노선으로 돌아서면서 자국의 강대국 지위를 강화하려 하는 등 국익을 극대화하고자 형식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극단적 현실주의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북한 독재체제하에서 드물게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서방의 사고방식을 학습한 김 위원장 역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과감하고 실용적인 경제·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국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는 ‘아픔’도 공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반군을 지원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듬해부터 러시아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다 2017년부터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을 회복했다. 두 정상은 스포츠광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농구 우상인 미 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2014년 북한에 직접 초청하기도 하고 농구를 국가적 스포츠로 띄우는 등 농구팬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유도 유단자이며 지난 2월에는 소치에 있는 유도 국가대표 훈련장을 찾아 직접 유도 기술을 선보이는 등 건강을 과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지난해부터 오랜 준비 끝에 만나는 만큼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기싸움 차원에서 특유의 지각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때마다 짧게는 수십분 길게는 수시간 늦게 등장해 상대 정상을 기다리게 함으로써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리비아 내전 격화…미군도 “일시 후퇴” 선언

    리비아 내전 격화…미군도 “일시 후퇴” 선언

    리비아에서 통합정부군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동부 군벌 사이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며 내전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리비아 주둔 병력 일부를 일시적으로 철수시켰다고 A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리카 지역을 관할하는 토머스 발트하우저 미국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리비아의 안보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운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병력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세력 소탕 작전에 나선 리비아 정부군을 지원하고 현지에 있는 자국 외교관들을 보호하고자 소수의 병력을 현지에 주둔시켜왔다. 미국이 현지에서 일시 철수시킨 병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이후 리비아에 얼마의 병력이 잔류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외에 인도도 “리비아 상황이 갑자기 악화됐다”며 6일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활동해온 자국 병력을 리비아에서 철수시켰다. 앞서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은 지난 4일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한 뒤 이날 트리폴리 외곽에서 처음으로 공습을 진행했고, 정부군도 LNA 토벌에 나서는 등 무력 충돌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충돌로 4∼6일 사흘간 양측에서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정부 측은 또 트리폴리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교전으로 11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했다고 7일 밝혔다. 사망자가 민간인인지, 군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칼리파 하프타르가 지휘하는 LNA는 군사 행위를 중단하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무시한 채 정부군과 계속 교전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트리폴리 근방 40~50㎞까지 접근했고 트리폴리 남쪽에 있는 국제공항을 장악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군과 LNA의 교전이 격화하며 리비아가 다시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하는 반정부군에 의해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의 지원으로 2015년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가 출범했으나, LNA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LNA가 동부를 각각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분단된 상황이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LNA의 트리폴리 진격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하려고 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저지했다고 AFP통신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는 모든 당사자가 교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트럼프 발맞춘 나토 수장 “방위비 늘려야”

    창설 70주년 기념한 美의회 합동 연설서 “INF 위반한 러 위협 맞서 방위비 증액을” 펜스, 獨·터키 콕 찍어 비판… 결속력 흔들 4일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서방 최대 군사동맹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보조를 맞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고 천명했다. 나토의 최대 주주 격인 미국이 방위비 증액에 몸을 사리는 독일과 러시아 방공미사일을 도입하려는 터키를 콕 찍어 비판하는 등 결속력을 강화하려는 나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맹의 파열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 창설 70주년을 하루 앞둔 3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우리의 주요한 위협”이라며 “러시아는 미국과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위반했으며 이제 INF를 다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안보무임승차론’과 관련해서도 “회원국들은 방위비를 더 늘려야 하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원국들은 지난 2년간 방위비를 410억 달러(약 46조 6000억원) 늘렸고 내년에는 추가 지출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모두에 좋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를 ‘한물간 기구’라 비난하며,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기로 한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고 대립각을 세워 왔다는 점에서 이날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전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나토 70주년 관련 포럼에서 독일의 방위비와 관련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이 자주국방과 공동방위를 무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의 방공미사일시스템 S400을 도입하기로 한 터키에 대해서도 “터키는 역사상 가장 성공한 군사동맹인 나토의 중요한 파트너로 남을지, 아니면 무모한 결정으로 동맹을 위험에 빠뜨리길 원하는지 선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의 일대일로 정상포럼 보이콧한 미국

    중국의 일대일로 정상포럼 보이콧한 미국

    미국이 중국이 주최하는 주요 국제협력 행사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을 사실상 보이콧하기로 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달 말 베이징에서 열리는 정상포럼에 고위관리를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불투명한 재정지원 관행, 허술한 관리체계,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규범·기준에 대한 멸시를 두고 우리는 계속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규범을 무시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때문에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개발을 증진하고 규칙을 토대로 하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이 근본적으로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중국, 아시아, 유럽을 잇는 육상·해상 교역로를 복원·확충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진전과 더불어 국제협력 수위를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중국이 개최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개최된 초대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이번과 달리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파견했었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이달 말에 열리는 제2회 정상포럼에 대략 40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의 면면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훈센 캄보디아 총리 등은 이미 참석을 확인했다. 중국의 세력 확장과 함께 진행되는 일대일로를 둘러싸고 서방 국가들에서는 불순한 저의를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들 국가는 중국이 국제사회 영향력을 높일 수단으로 일대일로를 활용하며 교역로에 있는 국가들에 불투명한 프로젝트를 통해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떠안긴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경제적으로 세력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저개발국에 권위주의 체제를 이식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는 인식도 목격되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 주요 7개국(G7)의 회원국이자 동맹국인 이탈리아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 때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히자 공개적으로 거센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참가국들에 부채를 억지로 떠넘긴 적이 없고 프로젝트의 목적은 합동개발일 뿐”이라며 서방의 시선을 편견으로 일축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미측의 불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언론 보도로 소식을 접했다”면서 “미국의 결정이라면 더더욱 미국에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일대일로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투명한 제의라면서, 중국은 뜻을 같이하는 국가가 함께 일대일로를 건설해 혜택을 함께 누리기를 원한다”며 “이미 약 40개국의 정상과 100개국의 대표단이 올해 일대일로 포럼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우크라 대선서 대통령役 국민배우 돌풍

    우크라 대선서 대통령役 국민배우 돌풍

    現 대통령·前 총리와 경쟁서 지지율 1위 1차서 과반 안되면 결선…당선은 미지수러시아와 서방 간 세력 각축장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31일(현지시간)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 1차 투표가 실시됐다. 역대 최다인 39명이 입후보한 상황에서 코미디언이자 배우 출신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돌풍을 일으키며 페트로 포로셴코(53) 현 대통령과 율리아 티모셴코(58) 전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젤렌스키는 인기 정치 풍자 드라마인 ‘국민의 종’에서 2015년부터 주인공 대통령 역을 맡아 국민 배우로 급부상한 인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그럼에도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레이팅의 최근 조사 결과 유권자 중 26.6%가 젤렌스키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답변해 1위를 차지했다. 포로셴코 대통령과 티모셴코 전 총리는 각각 17%를 얻는 데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현 포로셴코 정권에 대한 실망이 이변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몰아낸 대규모 반정부 시위 후 당선된 친서방 성향의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유럽화 추진과 부정부패 척결 등의 변화를 약속했으나 5년간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되찾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내전으로 1만 3000여명이 희생됐다. 선거를 앞둔 지난 30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의 충돌로 군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그러나 정치 신예의 돌풍이 당선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면 당선자가 확정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최다 득표자 2인이 겨루는 결선투표가 오는 21일 치러진다. 세 후보자 모두 EU·나토 가입을 포함한 유럽화를 지지하고 있어 누가 당선되든 친서방 정책 노선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때 ‘케서방’이었던 니콜라스 케이지, 일본인과 네 번째 결혼 나흘 만에 파경?

    한때 ‘케서방’이었던 니콜라스 케이지, 일본인과 네 번째 결혼 나흘 만에 파경?

    한국계 미국인 앨리스 김과 결혼해 한때 국내 팬들에게 ‘케서방’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미국 배우 겸 감독인 니콜라스 케이지(55·본명 니콜라스 킴 코폴라)가 최근 일본인 여성과 혼인신고를 한 지 4일 만에 갈라섰다고 CNN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케이지는 2004년 로스앤젤레스 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엘리스 김을 만나 세 번째 결혼에 골인한 뒤 슬하에 아들 1명을 뒀으나 12년 만인 2016년 파경을 맞았다. 케이지는 자신의 네 번째 결혼 상대인 일본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코이케 에리카와 함께 지난 23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연방지방법원에 혼인 신청서를 냈으나 일주일이 채 지나기 전인 27일 혼인 무효 확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법원에 혼인 신고를 할 당시 케이지는 만취 상태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난 결혼 안 할 거야”라는 등의 농담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카리브해에 위치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처음 만나 1년간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에서 시한부 알코올 중독자 역을 맡아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싹쓸이하며 배우로서 명성을 쌓은 케이지의 결혼 생활은 늘 순탄치 않았다. 1995년 배우 패트리샤 아퀘트와 결혼했으나 6년 만인 2001년 이혼했으며 이듬해 ‘로큰롤의 황제’ 앨비스 프레슬리의 딸 리사 마리 프레슬리와 재혼했으나 그들의 결혼 생활은 4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앨리스 김과 부부로 산 기간이 가장 길었다. 케이지의 자녀는 1988년 교제했던 배우 크리스티나 펄턴 사이에서 낳은 아들 1명이 더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화웨이 지난해 1000억달러(113조6300억원) 매출 기록

    화웨이 지난해 1000억달러(113조6300억원) 매출 기록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의 압력 속에서도 지난해 1000억달러(113조6300억원)를 넘는 매출 기록을 달성했다. 29일 환추스바오 등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발표한 2018년 재무보고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7212억 위안(약 1070억 7000달러)으로 전년보다 19.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출액은 화웨이가 지난해 연초에 제시한 매출 목표치인 1022억 달러를 초과한 것이다. 매출 증가율도 2017년의 15.7%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9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25.1%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율은 2017년의 28.1%보다 소폭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화웨이가 연구개발에 들인 돈은 1015억 위안으로, 매출의 14.1%를 차지한다. 약 10년간 화웨이가 쓴 누적 연구개발비용은 4800억위안에 달한다. 화웨이 선전본사에서 열린 재무보고서 발표행사에서 궈핑 순환회장은 “올 1~2월 판매는 30%를 초과했고, 올해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이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고, 국가 안보를 빌미로 동맹국들과 우방국들에게 5G 정보 통신 시스템 구축에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크게 선방한 좋은 성적이다. 다만 미국의 압박이 더 커지게 되면, 화웨이는 앞으로 경영상에서 더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다. 궈 회장은 미국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최근들어 미국은 서방 우방국에 5G 네트워크 구축과정에서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는데 이런 행태는 너무 보기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외부의 압력에 대해 회사는 상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회사 운영을 더 개선하려 한다”면서 “미국의 압력은 화웨이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식인까지 강요한 광기… 아프리카, 독재는 살아있다

    식인까지 강요한 광기… 아프리카, 독재는 살아있다

    아프리카에는 독재자들이 유난히 많았고 여전히 적지 않은 독재가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장베델 보카사와 적도기니의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 우간다의 이디 아민은 ‘아프리카 독재 3인방’으로 통한다. 하지만 악명과 달리 그들이 저지른 만행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이 펴낸 이 책은 그 이면을 샅샅이 들춰 흥미롭다.●보카사·아민·응게마 ‘아프리카 독재 3인방’ 독재자 연구로 유명한 준 스티븐슨은 일갈한 바 있다. “부조리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수치와 무력감을 느끼며 자란 아이가 권력을 쟁취했을 때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연배로 모두 45세에 권좌에 올라 8~13년간의 통치 끝에 1979년 권력을 잃은 ‘아프리카 독재 3인방’은 그 일갈에 딱 맞는다. 소외된 변방의 볼품없는 집안 출신인 3인방은 불우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공통으로 갖고 있다. 보카사의 아버지는 사소한 일로 프랑스 관리에 의해 살해됐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 졸지에 고아가 된 뒤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보카사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군 입대를 택했다. 가봉의 비천한 출신인 응게마는 부모를 거의 만나지 못한 채 삼촌 손에서 늘 불안감을 느끼며 자랐다. 그 불안증 탓에 지성인과 과학, 기술을 극도로 혐오했다고 한다. 천민 계급에 속했던 일자무식의 이디 아민은 신분의 굴레를 벗기 위해 식민지 군대의 취사병으로 입대했다. ●유럽 국가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 그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권력 근처에도 가지 못했을 이들은 어떻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오랜 세월 서방 통치하에 있었던 아프리카 식민 국가에서 변변한 인재가 양성될 리 만무했을 터. 독립 후에도 이들 나라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유럽 국가들이 택한 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기존의 충성파들이었을 것이다. 유럽 강국들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 3인방은 결국 정상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들의 정권 유지법은 측근 정치와 반대 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이다. 저자는 이렇게 쓰고 있다. “보카사 옆에는 주눅 든 가신과 권력을 탐하는 아첨꾼들이 있었고 응게마에게는 일가친척, 씨족이 있었으며 아민에게는 외국 용병들이 있었다.” 보카사에게 국가를 잘 통치하는 건 자신을 칭찬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에 불과했다.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제복 차림의 대형 사진을 관공서, 기업의 모든 사무실에 달게 하는 칙령을 발표할 만큼 개인적인 판타지의 실현을 최우선 목표로 삼은 탓에 기묘하고 비생산적인 정책이 양산됐다. 부하들을 주기적으로 총살했고 1979년 학생 반란사건 때는 잡혀 온 학생들을 직접 고문, 살해했다. ●폭정으로 30만명 죽고 200만명 난민 신세 적도기니에선 응게마가 정권을 잡은 지 1년 만에 정부조직이 와해됐고 일관성 있는 정책은 모두 실종됐다. 수도는 그야말로 유령의 도시가 됐다. 응게마는 훗날의 정적까지 체포해 숙청했다. 반식민운동으로 명망 높았던 대부분의 명사들이 독립 수개월 만에 모두 잔인한 죽음을 맞이했다. 아민은 측근에 둘러싸여 맥주를 마시며 정책을 논의했지만 이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아이디어는 그저 몽상에 불과했다. 아민은 수감된 죄수가 망치로 다른 죄수를 죽여 먹도록 했으며 마을주민 전체를 기관총으로 몰살, 악어에게 던져 주기도 했다.이 3인방이 남긴 상처는 엄청나다. 최소 30만명이 죽고 200만명이 난민, 실종자가 됐다. 이들이 정권에서 물러난 지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군부 동요, 부족 분쟁이 판을 치며 아프리카의 가장 낙후된 국가로 남아 있다. 적도기니에선 주기적인 체포며 무자비한 구타, 숙청이 행해지고 있다. 우간다에는 선거부정과 부패의 만연, 인권 유린, 국가부채 문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20년 이상 장기 집권 중인 독재자가 7~8명이나 된다. 여전히 ‘독재의 온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다당제가 확립되고 언론의 비판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를 볼 때 아프리카에서 무소불위의 독재자를 찾아볼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는 시련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희망의 길을 걸어온 저력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의 저력이 발휘될수록 독재자들이 설 땅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 성장률, 그것이 알고 싶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 성장률, 그것이 알고 싶다/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얼마 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6.0~6.5% 구간을 제시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경기둔화 등을 감안해 구체적 수치 제시보다 목표 구간을 설정했다. 아마도 올해 성장률 최종치는 ‘결코’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발표될 것이다. 중국 총리는 해마다 3월 전인대에서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해 그해 최종치를 ‘귀신’처럼 알아맞힌다. 지난 5년간의 성장률 목표치(최종치)는 2018년 6.5% 안팎(6.6%), 2017년 6.5% 안팎(6.9%), 2016년 6.5~7.0% 구간(6.7%), 2015년 7%(6.9%), 2014년 7.5%(7.3%) 등이다. 목표치와 최종치 변동폭은 최대 0.4% 포인트에 불과하다. 변동폭이 작은 국가 세계 1~4위는 방글라데시와 라오스, 베트남, 중국이 차지한다. 땅덩어리가 크고 14억 인구가 살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교역하는 경제 대국은 글로벌 경제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탓에 변동폭이 크다. 미국과 일본 등은 분기마다 수정치를 발표하고 변동폭도 훨씬 더 크다. 중국 정부가 입맛에 맞게 통계를 마사지하는 ‘조작설’이 간단없이 나오는 까닭이다. ‘화이부실(華而不實), 시진핑의 중국몽’은 중국 통계 마사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소련 붕괴의 주요인 중 하나가 통계 마사지라고 지적한다. 소련 공식 통계에 따르면 1928~1985년 국민소득은 90배나 늘어났다. 실제로는 고작 6.5배 증가했다. 성장률 역시 연평균 8.3%이지만 사실은 3.3%로 절반도 안 된다. 소련이 통계를 마사지한 것은 국가가 계획을 세웠으니 무조건 이를 달성해야 하고, 통계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수뇌부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소련 계획경제를 전수받은 중국의 관료들도 실적을 부풀리는 경우가 많아 소련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책은 주장한다. 이런 사정을 간파한 서방 경제학자들은 중국 통계의 ‘속살’을 드러내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인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중국 공식 통계가 조작됐다는 오랜 의구심을 공론화했다. 브루킹스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성장률이 2% 포인트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2016년의 경우 GDP 규모가 12% 부풀려졌는데 2016년과 같은 수준으로 통계가 마사지됐다면 지난해 GDP는 정부가 발표한 90조 위안(약 1경 5000조원)보다 10조 8000억 위안이나 적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브루킹스의 주장은 중국의 경기 하강세가 정부의 주장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공식 성장률은 6.6%다. 브루킹스의 주장을 단순 대입하면 실제는 4% 수준에 그쳤다. 미 콘퍼런스보드는 중국 성장률을 4.1%,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5%대,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3.3%라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공식 통계가 쓸모가 별로 없는 ‘지상담병’(紙上談兵)이라고 폄하한다. 통계 마사지는 중국 내정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다. 중국 경제의 부침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절박한 문제다. 더구나 헛된 숫자놀음을 할 만큼 현재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기본 경제지표마저 불로킹당하면 어떻게 대처할 수 있겠는가. 답답한 노릇이다. khk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블랙호크 대체할 ‘슈퍼 헬리콥터’ 뜬다…SB-1 초도비행 성공

    [핵잼 사이언스] 블랙호크 대체할 ‘슈퍼 헬리콥터’ 뜬다…SB-1 초도비행 성공

    현재 미국과 여러 서방 국가에서 운용 중인 UH-60 블랙호크나 CH-47 치누크는 실전에서 여러 번 검증을 거친 우수한 군용 헬리콥터지만, 오랜 시간 운용한 만큼 2020년대 후반부터 2030년대 초반부터 단계적으로 차기 헬리콥터로 교체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 육군은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헬리콥터 프로젝트인 미래 수직이륙기 (Future Vertical Lift, FVL)를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 유력 후보인 벨 V-280 Valor는 최근 시속 280노트(시속 518㎞)의 최고 속도를 달성하면서 이름값을 했다. V-280 밸러는 틸트로터기로 수직이착륙 시에는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올리고 이후 로터를 90도 회전시켜 고정익기처럼 비행해 항속 거리와 속도를 동시에 늘렸다. V-280에 가장 유력한 대항마는 시코르스키–보잉의 SB-1 Defiant(이하 SB-1)이다. SB-1은 지난 21일 플로리다에서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사진)SB-1은 두 개의 로터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동축 반전식 헬리콥터로 고속으로 비행하기 위해 별도의 후방 로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헬리콥터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하지만,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사실 SB-1은 이 회사가 개발 중인 S-97 레이더의 대형 버전이다. S-97 레이더는 미 육군 차세대 스카우트 헬리콥터 사업에 참여한 기체로 OH-58 Kiowa의 후계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이렇게 수직 2개, 수평 1개의 로터를 사용하는 기술을 X-2 테크놀로지라고 불리는데, 로터 자체를 90도 수직으로 회전시키는 틸트로터 기술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틸트로터 기술은 고정익기처럼 비행하고 헬리콥터처럼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서로 떨어진 두 개의 큰 로터를 사용하는 만큼 부피도 커지고 이착륙에 필요한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구조 역시 복잡해 V-22 오스프리 같은 경우 상당히 고가일 뿐 아니라 정비 소요가 크다. X-2 테크놀로지는 상대적으로 작고 간단한 구조를 지녔지만, 기본적으로 고정익기처럼 비행이 불가능해 속도나 비행 효율 면에서 불리하다.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미 육군이 최종적으로 누구를 선정할지는 알기 어렵지만, 어느 쪽이 선정되든 기존의 군용 헬리콥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미 육군은 AH-64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 역시 교체할 계획이어서 가까운 미래에 전통적인 형태의 헬리콥터 대신 차세대 수직 이착륙기가 새로운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中일대일로 길 터준 伊… 美·EU ‘발끈’

    美 “헛된 인프라 사업에 정당성 부여” 메르켈·마크롱 “잘못된 길 가고 있다”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중국의 ‘현대판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 사업에 공식 참여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자 우려와 견제 목소리가 쏟아졌다. 게럿 마커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중국의 헛된 인프라 프로젝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라며 “경제적으로 이탈리아에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고, 장기적으로 이탈리아의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지난 22일 로마의 한 행사에서 “중국의 약탈적 경제모델을 살펴보고 결정을 재고할 것을 충고한다”며 “중국은 세계 패권을 위해 탐욕스러운 입맛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의 ‘쌍두마차’ 격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탈리아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라레푸블리카가 23일 전했다. EU 지도자들은 유로존 경제 규모 3위인 이탈리아가 EU 공동보조에서 벗어나 중국과 밀월 관계를 구축하자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연립정부의 실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일대일로 MOU 서명식과 22일 만찬 자리에도 불참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중국이 ‘자유시장’을 갖춘 나라라고 말하지 말라. 국가안보에 관해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번 MOU 서명은 구속력은 없지만 일대일로에 참여하는 첫 서방 국가가 나왔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합의에는 동유럽을 잇는 요충지인 슬로베니아와 접경한 트리에스테항, 북서부 제노바항 공동개발 등 29개 조항에 25억 유로(약 3조 2000억원) 상당의 상호협력 분야를 명시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탈리아에 이어 24일 남부 니스 지역과 모나코 공국을 방문한 뒤 보로쉬르메르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25일 파리에서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나면 이튿날 메르켈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이 파리를 찾아 시 주석과 만날 계획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중국 개최 국제기구, IDB 연차총회 전격 취소

    중국 개최 국제기구, IDB 연차총회 전격 취소

    중국 청두에서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던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가 전격 취소됐다. IDB는 22일(현지시간) 밤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를 취소하고,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 연차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기구의 연차총회가 일주일을 앞두고 취소되고 새로운 곳에서 열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두 대통령’ 내분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합법적인 대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이견 속에서 미국이 IDB 이사회를 움직여 중국에서 열릴 연차총회를 전격 취소시켜버린 것이다. 미국은 중국측이 미국이 인정한 새로운 베네수엘라 IDB 대표에 대해 비자를 내주지 않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정권의 기존 대표를 받기로 한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왔다. 게럿 마커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3일 트위터에 “중국이 IDB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으며, 베네수엘라의 민주적인 이행을 가로막은 행위는 IDB 일원으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또 “중국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몰이해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에서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대선 불법성을 주장하며 자신이 임시대통령이라고 선언,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배경으로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는 물러서지 않고 대치하는 국면이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마두로 대통령이 IDB의 베네수엘라 대표로 임명한 오스왈도 페레스를 미국에서 추방하고, 과이도 의장이 지명한 미 하버드대 경제학자 출신 리카르도 하우스를 인정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IDB는 미국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 재무부 관리들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중국이 (미국이 대표로 인정한) 하우스만을 인정하지 않고 그의 비자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IDB의 오래된 의례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세계은행 총재 내정자인 데이빗 말패스 미 재무부 차관이 여러차례 IDB측에 이번 연차총회의 중국 개최를 재고하라고 촉구해 왔다고 전했다. 미측은 특히 “미국이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가 IDB 대표로 지명한 인물을 중국이 배제한다면 이번 회의를 참석하지 않고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언론을 통해 흘려왔다. 중국과 대다수 회원국들은 미국이 일부 동맹국들과 함께 청두 연차총회에 대한 보이콧을 물밑에서 경고해 왔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예상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IDB를 움직여 회의 자체를 무산시키고, 다른 곳에서 총회를 열기로 하는 등 초강수를 두자 당황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나라-두 정부’ 사태가 지속될 경우, 베네수엘라 문제를 둘러싸고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유사 사태가 재연될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중 간 국제사회에서의 갈등과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IDB 총회는 중국이 IDB 가입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돼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의 기름을 대가로 지난 10여년간 5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은 자신의 ‘앞마당’인 중남미·카리브 지역에 중국이 대규모 원조·투자 등을 앞세워 진출하는 것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IDB는 중남미·카리브해 국가의 경제사회 개발 지원을 위해 1959년 설립된 국제금융기구로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유럽국가 등 비차입국과 중남미 지역 차입국 등 48개 회원국이 가입돼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이탈리아 맨먼저 실크로드 복원 및 확장에 참여, 다음 차례차례로?

    이탈리아 맨먼저 실크로드 복원 및 확장에 참여, 다음 차례차례로?

    이탈리아가 주요 선진국들의 우려에도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한 줄기 빛을 던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로마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일대일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이 문서가 구속력을 갖는 국제조약은 아니지만,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첫 국가가 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유럽연합(EU)으로부터는 중국 기업의 불공정 경쟁 등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와중에 이탈리아가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그리고 유럽에서는 동유럽과 그리스, 포르투갈 등 비주류 국가에 국한되던 일대일로를 유럽 선진국까지 확대하는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어서다. 2013년 첫 발을 내디뎌 현재까지 1조 달러(약 1100조원)가 들어간 이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가만 150개에 이른다는 게 중국의 설명이다. 중국은 경제와 무역을 겨냥한 구상이라고 주장하지만 서방은 중국이 지정학적, 군사적 확장을 꾀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개럿 마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최근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중국의 ‘헛된’(vanity) 인프라 프로젝트에 합법성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방은 이탈리아의 전략 산업과 기술, 민감한 정보가 중국에 넘어갈 위험성에다 슬로베니아와의 접경에 위치한 트리에스테 항만과 북서부 제노바 항구의 투자와 개발에 참여할 길을 열어준 것은 서방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결정했다.지도에서 보듯 중국은 네덜란드 로테르담부터 중국 시안까지 전통적인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 동부와 인도를 거쳐 푸저우까지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도 기획하고 있다. 해서 우간다 국제공항에 접근하는 도로 50㎞를 닦는 데 100만명의 중국인을 투입하고 있고, 탄자니아에서는 작은 어촌을 대륙 최대 항구로 개발하고 있다. 3년 전 그리스 아테네의 관문인 피레우스 항구의 운영권 51%를 인수했다. 철저하게 ‘이탈리아 우선’을 외쳐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부 장관 겸 부총리는 “트리에스테와 제노바 항만 투자를 누군가에게 허용하려면 한 번이 아니라 수백번은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는데 이날 서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료들은 국제조약도 아니고 약속을 지켜야 하는 조항도 별로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실 이미 중국이 얘기하는 아시안 인프라 투자은행(AIIB)에 대해 가장 먼저 서명하는 나라는 영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투자무역부의 미셀레 게라치 차관은 “차례로 하나씩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모든 나라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의 이웃 나라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에 차례대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탈리아가 앞장을 섰다는 점에 놀라워한다는 점도 이해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IS 궤멸됐다면서 “여전한 위협”, ‘한 방’에 정리될 리가 없지

    IS 궤멸됐다면서 “여전한 위협”, ‘한 방’에 정리될 리가 없지

    이슬람 국가(IS)가 궤멸됐다고 모두가 반색하고 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IS의 무장조직 거점이 사라졌지만 휴면 조직이 언제든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어 여전히 주요 위협이 되고 있다며 경계했지만 일단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족 주축의 시리아민주군(SDF)은 지난 23일 IS의 마지막 거점 바구즈의 은거지 건물에 노랑색 깃발을 내거는 데 성공했다. 이 대목에서 영국 BBC의 그래픽을 보자. IS는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뒤 이라크의 알카에다 지부로 성장해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에 항거하는 전선에 뛰어들었다. 2014년 시리아와 이라크의 버려진 영토를 장악해 예지자 무함마드의 적통을 의미하는 칼리프 왕조(Calipathe) 창건을 선언했다. 가장 막강했을 때 시리아 동부와 이라크 서부까지 약 8만 8000㎢를 수중에 두고 스스로를 국가로 선포할 정도로 대단했다.한때 800만명을 국민으로 통치한다고 얘기했고 원유 채굴과 납치 강도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부를 축적해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도 할 정도로 막강했다. 하지만 5년 동안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SDF 등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며 계속 쪼그라들어 이라크 접경의 바구즈 마을의 몇백㎡로 입지가 줄었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에 이미 IS를 영토에서 박멸했다고 선언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IS가 영토를 잃었다고 묘사하는 것은 “잘못된 수사의 증거”라고 말했다며 “그들은 모든 권한과 권능을 잃었다”고 표현했다. 약간 형용 모순처럼 시리아가 “해방됐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IS에 대해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디스트 세력은 여전히 이 지역에 은거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부터 동남아 필리핀까지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관리들은 무기를 들고 숨은 IS 휴면 조직원이 1만 5000~2만명 정도 된다고 보며 이 지역을 재건하려고 애쓰는 이들의 등뒤에 총부리를 겨눌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IS는 바구즈 함락이 임박한 시점에도 아부 하산 알무하지르 대변인으로 알려진 인물의 음성 파일을 통해 칼리프 왕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최고 지도자 아부 바카르 알바그다디는 숨을 곳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인데도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또 하나, 지금까지 SDF가 IS와 치열하게 맞붙어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알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내전으로 다른 전선에 집중하느라 SDF의 주축을 이루는 쿠르드민병대 지역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리아 쿠르드의 도움 없이는 IS 궤멸이 어렵다고 판단한 미국 등의 외교적 노력도 주효했다. 하지만 공동의 골칫거리를 격퇴한 뒤 시리아 정부가 SDF를 토사구팽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렇게 되면 힘을 비축한 IS 잔존 세력들이 그 틈바구니를 파고들려 할 것이다. 골칫덩이가 그렇게 속시원하게 정리되지 않는게 이 지역 정세이고 일반적인 국제 정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선거 앞둔 터키… 에르도안, 뉴질랜드 테러 악용

    선거 앞둔 터키… 에르도안, 뉴질랜드 테러 악용

    막말에 외교갈등 비화… 보수 표심 노려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호주 국적 남성이 저지른 뉴질랜드 총기테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뉴질랜드와 호주 양국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터키와 뉴질랜드, 터키와 호주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의 막말에 대한 터키 측 입장을 직접 들어보겠다며 윈스턴 피터스 외무장관 겸 부총리를 터키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호주는 호주 주재 터키대사를 불러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하고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5일 뉴질렌드 테러 발발 이후 최근까지 선거 유세장에서 용의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여 줬다. 그는 또 1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인, 호주인 등 1만명이 학살당한 1915년 터키 갈리폴리 전쟁을 언급하고, “반(反)무슬림 정서를 품고 터키에 오는 뉴질랜드인과 호주인은 선조들처럼 ‘관에 담겨’ 고향에 돌아갈 것”이라고 막말을 해 서방의 빈축을 샀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3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키 보수 표심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탈리아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

    이탈리아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

    중국 시진핑 정부가 이탈리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 진출의 교두보이자 유럽연합(EU)의 대중국 정책에 영향을 끼치는 지렛대로 이탈리아를 공략하는 모양세이다. 21일(현지시간) 오후 로마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방문을 양국의 전략적 관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앞서 이탈리아 도착에 하루 전인 20일 현지 유력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이탈리아-중국, 새로운 협력의 시간’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중국은 이탈리아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양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호소했다. 시 주석은 이 신문 1면 상단과 8, 9면에 걸쳐 실린 기고문의 서두에서 “각각 서양과 동양의 문명을 대표하는 이탈리아와 중국은 지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역사적, 문화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고대 로마와 고대 중국이 동서양의 문명을 잇는 통로였던 ‘실크로드’를 매개로 2000년 전부터 서로 교류했던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의 상호 관계의 지침을 확립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이탈리아와 협력해 새로운 실크로드인 일대일로를 구축하려 한다”고 이탈리아 방문의 주목적을 언급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이에 호응해 중국과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 사업의 참여를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공식화하고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대일로 참여가 국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미국과 EU 등 전통적인 우방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의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확장 정책을 경계하고 있는 미국과 EU 국가들은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함으로써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며 바짝 경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전략 산업과 기술, 민감한 정보뿐 아니라 유럽으로 향하는 교두보가 될 주요 항구들을 중국에 내줌으로써 이탈리아가 서방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탈리아 연립정부 내에서도 극우성향 정당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국가 안보가 최우선”이라면서 일대일로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등 온도차가 존재한다. 그러나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이 이끄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은 이를 ‘기우’로 취급하면서 일대일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시 주석은 내년에 양국이 수교 50년을 맞는다면서 항만, 해운, 통신, 의약, 문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발전시키면서 우의를 더욱 두텁게 다질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23일까지 로마와 시칠리아 팔레르모를 돌며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정부 인사, 경제계 대표 등 500명의 공식 수행단과 120명의 기자단을 이끌고 이탈리아를 찾는 시 주석의 방문으로 로마 시내에는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로마 경찰청은 시 주석이 묵는 호텔이 위치한 보르게세 공원 일대와 대통령궁, 총리궁, 상·하원 등이 소재한 시내 중심지를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철통 경비에 나섰다. 해당 지역에서는 집회와 시위, 비행 및 주정차가 전면 금지되고 승합차와 대형 차량의 시내 진입도 봉쇄된다. 시 주석이 로마의 상징인 콜로세움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22일 오후에는 일반 관광객의 콜로세움 출입도 차단될 전망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20세기 최악의 인종청소 전범 카라지치, 유엔 항소심 40년형→종신형

    20세기 최악의 인종청소 전범 카라지치, 유엔 항소심 40년형→종신형

    “전쟁 범죄의 심각성과 피고의 책임을 살폈을 때 1심에서 받은 징역 40년형은 너무 가볍다.” 1992∼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대규모 ‘인종 청소’를 지휘한 장본인인 세르비아계 정치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73)가 유엔 산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항소심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TY는 20일(현지시간) 카라지치가 2016년 1심의 40년형 선고에 불복해 제기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그의 항소를 기각하고 오히려 형량을 늘렸다. 카라지치는 유고 연방이 유지되길 원하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내전을 일으켜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 주민 등 수십 만명의 학살을 지휘했다. 그는 내전 이후 13년의 도피 생활 끝에 지난 2008년 체포된 뒤 대량학살, 전쟁범죄, 인권침해 등 11개 혐의로 기소돼 2014년 9월 종신형을 구형받았지만 2016년 3월 ICTY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0년형을 선고받았다. 카라지치는 내전 막바지인 1995년 7월 동부 스레브레니차의 네덜란드 평화유지군이 보호하는 안전지대 안에서 8000명의 남성과 소년들을 대상으로 학살을 자행했고, 수도 사라예보에 40개월 이상 포격 공격을 가하고 저격수를 배치해 민간인 1만여명을 숨지게 했다. 짙은색 정장과 붉은색 타이 차림으로 경호원에 이끌려 법정에 나온 그는 이날 주심 판사로부터 종신형을 선고받을 때 거의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영국 BBC 등이 전했다. 그는 3심을 요구할 수 없어 확정됐다. 반면 이날 법정을 찾은 피해자들의 친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과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무니라 수바시치는 “그는 마땅히 그럴만하다”며 “난 아들을 다시 보지 못하는데 (카라지치는) 평생 캄캄한 구멍 안에 머물러야 한다. 난 고통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세계와 전범들에게 하나의 메시지가 돼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친구들이 오마르스카 수용소에 끌려가 처형당하는 것을 지켜봤던 사트코 무야지치는 달콤쌉싸래하다고 했다. “만족스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살아 이 장면을 지켜보지 못했다. 그래서 진짜로 기쁘다고 말하기 어렵다.” 24년 전 비극의 현장인 스레브레니차의 추모센터에 모여 TV를 통해 선고 장면을 지켜보던 희생자들의 친지들도 손뼉을 치면서 눈물을 흘렸다. 한편 카라지치의 변호인은 보스니아 N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법에 기반하지 않은 순전히 정치적인 판결로 보스니아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카라지치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자행된 전쟁 범죄에 ‘도덕적인 책임감’은 느끼고 있으나, 형사적인 책임은 없으며 “이번 판결은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체제인 ‘스르프스카 공화국’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라는 서방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르프스카 공화국의 라도반 비스코비치 총리 역시 현지 방송에 출연해 이번 판결을 정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아무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를 겨냥해 저질러진 범죄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정식 국명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인 이 나라는 현재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로 구성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FBiH), 세르비아계 위주의 스르프스카 공화국(RS) 두 체제로 나뉘어 있다. 이슬람 신자가 주류인 보스니아계 주민이 전체의 절반을 이루고, 정교회를 믿는 세르비아계 31%, 가톨릭 신도들인 크로아티아계 15%, 유대인과 집시 등 기타 민족 4%로 이뤄져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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