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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분양대책 효과 ‘글쎄… ’

    정부와 한나라당이 11일 지방 미분양아파트 해소 대책을 내놓은 것은 건설 경기를 더 이상 악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3월 말 현재 미분양 물량은 공식 통계로 13만 1757가구이지만 실제는 25만여가구나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분양아파트 해소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서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조치라지만 ‘소비자 프렌들리’(friendly)가 아닌 ‘건설업계 프렌들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 요구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업체의 가려운 곳만 긁어주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여당이 미분양 적체를 불러온 고분양가·과잉공급을 따지지 않고 건설사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 거품을 빼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청약하고 자연스럽게 미분양 적체가 해소되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얘기다. 분양대금 납부조건을 완화하면 담보인정비율을 10%포인트 높여주겠다는 대책도 ‘눈가리고 아웅’ 격이다. 계약금 비중을 낮추거나 중도금 무이자 융자 혜택 등은 이미 보편화된 영업전략이다.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반영된 상태라서 분양가 인하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실제 분양가 인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면 업체만 살찌우는 대책으로 전락할 우려가 짙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청약통장까지 사용한 기존 계약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통장을 사용한 경우는 분양가를 모두 내고,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를 10% 깎아주면 기존 계약자의 반발이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가 쉽게 응할지 의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확대하기 위해 분양가를 깎아줄 경우 종전 분양자들에게 분양가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면서 “분양이 많이 이뤄진 단지에서는 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한 것도 큰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집값이 올라 양도차익이 확실시된다면 몰라도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 미분양주택을 구입한 뒤 2년 이내에 수도권 집을 팔고 지방으로 내려가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건설업계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형 대한주택건설협회 상무는 “주택 미분양 적체를 해소하려면 일시적인 양도세 면제와 같은 획기적인 조치가 따라야 하는데 알맹이가 빠져 투자 수요를 유발하기에 한계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 “수도권 업체를 달래줄 미분양 대책이 빠진 데다, 분양가를 깎아주는 것도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수입차 1대당 수리비 국산 3대 비용 맞먹어

    수입차 1대당 수리비 국산 3대 비용 맞먹어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5%를 넘어선 가운데 교통사고가 났을 때 수입차에 지급되는 보험금이 국산차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해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승도 보험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자동차보험 물적담보 손해율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6 회계연도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들이 국산차에 지급한 평균 수리비(자기차량 손해 보험금)는 83만 953원이었다. 그러나 수입차는 평균 245만 3258원이 지급돼 국산차의 2.95배나 됐다. 차급별 평균 수리비는 ▲소형은 국산차 68만 2299원, 수입차 178만 80원으로 2.61배 ▲중형은 국산차 80만 5608원, 수입차 210만 9550원으로 2.62배 ▲대형은 국산차 112만 4966원, 수입차 255만 4535원으로 2.27배의 차이가 각각 났다. 승합차는 격차가 더욱 커서 국산차 67만 7351원, 수입차 204만 8795원으로 3.02배였다. 기 연구위원은 “신규등록 차량 가운데 수리비가 비싼 수입차의 비중이 2000년 0.42%에서 2007년 5.13%로 가파르게 오르면서 보험회사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 상승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수입차로 인한 손해율 상승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런 추세는 중형 이하 수입차가 늘어나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는 연간 등록대수가 1만대를 넘기 시작한 2002년부터 배기량 2000㏄급 이하 수입차 비중의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2000㏄ 이하 수입차의 비중은 2002년 15.9%에서 지난해에는 24.2%가 됐다. 기 연구위원은 “수입차의 수리비가 높게 나오는 것은 부품가격, 정비수가 등이 국산차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면서 “수입차 부품시장을 활성화하고 지나치게 부풀려진 공임을 현실화하는 방법을 정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병원·교육비 서민 짓누른다

    병원·교육비 서민 짓누른다

    최근 5년간 저소득층의 병원비와 교육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1·4분기 중 2인 이상 전국 가구 소득1분위(하위 20%) 저소득층의 월 평균 가계소비지출 10개 항목 중 보건의료비는 9만 7308원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2003년 1·4분기의 6만 1113원에 비해 59.2%나 뛰어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가계소비지출 평균 증가율 23.8%의 두 배가 넘는다. 보건의료비 항목 중에서는 병원 외래·입원, 치과진료 등 보건의료서비스가 5년 동안 3만 4723원에서 6만 5253원으로 87.9%나 늘었다. 교육비도 같은 기간 9만 2745원에서 13만 1812원으로 42.1% 늘어나 10개 가계소비지출 항목 중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교육비는 납입금·교재비·보충교육비로 구성되는데, 이중 필수지출에 해당하는 납입금이 75.7%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납입금은 사립대, 국립대, 유치원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대학 등록금 폭등이 서민 가계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가구집기 가사용품의 올해 1·4분기 지출액은 3만 7968원으로 5년 동안 35.3% 불어나며 가계소비지출 항목 중 증가율 3위를 기록했다. 가구집기 가사용품 중에선 보육료 등 가사 서비스가 5년 동안 126.2%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출금액 증가는 물가 상승이나 소비성향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도 “필수소비 항목은 물가 상승이 주된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병원비, 학교 등록금, 보육료 부담이 커진 것은 소비 증가보다 물가 상승 쪽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물가 2배 오를 때 경유값 10배 ‘껑충’

    물가 2배 오를 때 경유값 10배 ‘껑충’

    치솟는 기름값과 사교육비 부담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힘들다. 기름값 때문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국제유가 예측을 잘못해 2차 에너지 세제개편을 엉터리로 추진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뿐 아니다. 늘어나는 사교육비 부담으로 서민들의 허리는 더 휘고 있다. 소득 상·하위간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5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경유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05년 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달 149로 조사됐다.1990년 16.5보다 803% 급등,9배가 됐다. 휘발유는 같은 기간 26.4에서 118.4로 348.5% 뛰어 4.5배로 올랐다. 5월 품목별 물가지수가 발표되지 않았으나 5월 중 기름값이 10% 정도 더 오른 점을 감안하면 현재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1990년과 비교해 10배와 5배로 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같은 기간 51.7에서 108.8로 110.4% 올랐다. 기름값이 다른 품목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자 경유를 쓰는 화물차 운전자와 영세자영업자 등은 경유값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 2차 에너지 세제개편을 추진하면서 휘발유와 경유,LPG의 가격 비율을 100대85대50에 맞춰 세금을 조정했다. 특히 휘발유 값의 절반에 불과하던 경유는 두 차례나 세금을 인상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8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 예측은 세제개편을 끝낸 지난해 7월부터 빗나가기 시작해 결국 경유 값은 휘발유 값을 앞질렀다. 정부는 잘못 올린 세금을 내려달라는 요구에 “국제유가 상승세를 감안할 때 세금인하는 효과가 없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교육비 지출 1년새 16% 급증 도시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이 1년 사이 16%나 급증했다. 월평균 사교육비는 16만 5000원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 학부모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1·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도시가구의 ‘학원 및 개인교습비’ 지출은 월평균 16만 4657원으로 지난해 1·4분기 14만 2319원보다 15.7% 늘었다. 통계청이 사교육비를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 1·4분기의 10만 8128원 이후 가장 높다. 또 5년 만에 사교육비는 52.3% 급등, 같은 기간 소득 증가율 31.8%와 소비지출 증가율 28.6%를 크게 웃돌았다. 사교육비 증가율은 지난해 2·4분기 10.2%,3·4분기 11.9%,4·4분기 10.7%에 이어 4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1·4분기 기준으로 사교육비가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5.5% ▲2004년 5.9% ▲2005년 5.7% ▲2006년 6.4% ▲2007년 6.0% ▲2008년 6.6%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소득이 낮은 하위 20% 가구도 소득은 월평균 7% 느는 데 그쳤으나 학원과 개인교습비가 90%를 차지하는 보충교육비는 16.4%나 급증했다. 하위 20%의 사교육비는 월평균 5만 4878원으로 상위 20%의 32만 9389원과 비교해 상·하위 20%의 사교육비 격차는 6배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치솟는 기름값 파장] ‘경유 직격탄’… 버스업계 아우성

    [치솟는 기름값 파장] ‘경유 직격탄’… 버스업계 아우성

    경유값 급등으로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버스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버스업계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파산 위기까지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전국의 시내·시외버스 사업장 530여곳으로 구성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정부 쪽에 유류세 전액환급 등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도산위기 호소… 준공영제 지역도 긴장 전주에서 춘천, 부산, 서울 등 전국의 주요도시 190곳을 운행하는 전북고속은 다음달부터 버스 250대 가운데 30대 정도를 운휴할 계획으로 노동조합과 협의 중이다. 하지만 노조는 운휴에 들어가면 400여명의 운전자 가운데 45명 정도는 휴직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서혁 전북고속대표는 “경유값이 1900원대까지 오르면서 월 매출 30억원 가운데 20억원을 기름값으로 지출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면 버스운송사업자는 거의 다 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17대의 버스로 대전을 중심으로 당진, 서산, 부천, 안양 등지를 운행하는 한양고속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경수 대표는 “유류비와 인건비가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시내버스의 경우 경영상 적자를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하는 준공영제 실시로 어려움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경유값이 2000원을 넘어서면서 사정은 달라지고 있다. 지자체에서 보전받는 유류비용만으로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경유차량 19대를 보유한 대구의 달구벌버스는 4월말 기준으로 월 평균 유류대금을 7740만원 지출했다. 대구시에서 보전받은 유류비용 7200만여원을 웃돈다. 매달 유류값으로만 500만여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올들어 4월까지 보조금 283억원을 지원받은 부산시 버스운송사업조합도 비슷한 입장이다. 하병곤 이사장은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경유값 급등으로 38%까지 올랐다.”고 걱정했다. 서울지역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우신운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시의 공동구매로 경유를 공급받고 있어 아직은 충격이 덜한 편”이라면서도 여파가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 대당 월 평균 351만원 적자” 최근 경유값 급등으로 시외버스 한대당 유류비용이 지난해 5월 485만 5000원에서 올해 5월 664만 2000원으로 늘어났다. 연합회는 “버스 한대당 한달 평균 351만원 정도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중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부회장은 “유가폭등이 지속된다면 버스운송 사업의 존립기반이 위태롭다. 유류세 전액환급과 요금인상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준공영제가 실시되지 않는 대부분의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서는 사정이 더욱 어렵다. 연합회가 이들 지역에서 운행하는 41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3%에 이르는 219개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다. 버스운송사업자들은 경유에 부과되는 유류세의 전액 환급과 요금 인상을 바라고 있다. 이들은 특히 현재 ℓ당 201.53원씩 부과되고 있는 경유의 유류세를 택시와 같이 전액 환급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환급금액은 연간 3000억원대에 이른다. 이에 대해 강영일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은 “다음달로 끝나는 유류 보조금 지급 기한 연장을 기획재정부 등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서울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야 영수회담 뭘 논의했나

    여야 영수회담 뭘 논의했나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간의 20일 조찬회동의 주 메뉴는 쇠고기 개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문제였다. 물론 양측은 국정전반을 놓고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첫 만남을 가진 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지만, 회동 결과로만 보면 ‘동상이몽’에 그쳤던 것 같다. 특히 청와대가 한·미 FTA 처리를 약속하는 합의문을 미리 준비해 오고,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에 맞춰 서민생활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자 손 대표는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쇠고기 개방 ▲한·미 FTA ▲남북관계 ▲대 국민 소통 ▲서민경제 등 현안을 놓고 2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30여분 설전 손 대표는 최근 쇠고기 파동을 청와대의 대국민 소통 문제와 연결시키며 재협상 필요성을 거듭 촉구했다. 손 대표는 “국민의 건강주권을 지키는 문제에 대해 현재 벌어지는 불확실성을 확실히 보장해 줘야 한다. 반드시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한·미 추가협정 내용을 언급하며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하는 방법과,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과 더불어 미국 기준도 포함하는 SRM 부분도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30여분 동안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 손 대표가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30개월 미만이라도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수입 금지 ▲미국 도축장에 대한 감독권 보장 ▲내장·사골·꼬리뼈 수입금지 보류 등을 요구하며 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자영업자들의 자율 결의를 예로 들며 맞서는 등 두 사람은 시종일관 평행선을 달렸다. ●靑, FTA비준안 합의문 사전 준비 이 대통령은 17대 국회에서 한·미FTA의 처리를 위해 민주당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 반면, 손 대표는 한·미 FTA 비준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FTA를 거론하기 어렵다며 ‘선 대책, 후 비준’입장을 고수했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측은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약속하는 합의문을 미리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참으로 예의없는 행동이다. 사전 양해도 없이 어떻게 합의문을 내밀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李 “인도적 지원은 변함없다” 손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남북문제에 관한 한 이 대통령이 너무 ‘강경론자’로 비쳐진다.”며 선공에 나섰다. 손 대표는 북한의 요청이 없더라도 식량은 지원해야 하고, 이를 뛰어넘어 보다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북관계를 지속적 협력관계로 만들고, 평화정착 단계로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6·15 공동선언이나 지난해 10·4 남북정상선언 등의 실적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핵폐기 진전여부 ▲사업 타당성 ▲재정 부담 현실성 ▲국민 동의 여부 등 정부의 4대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이어 “인도적 지원 방침은 변함없다. 다만 새 정권이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남북관계를 조정하고 있을 뿐이지 북을 적대시하진 않는다.”고 전제한 뒤 “지금 말할 상황은 아니지만 곧 북한문제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안 할 건지 논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서민 경제·인사 파동 등도 거론 이명박 정부의 ‘반 서민대책’과 인사 파동 문제도 비중있게 거론됐다. 손 대표는 “국민들이 이 대통령을 뽑아준 건 경제를 살리라는 요구였는데 국가통제식의 경제정책을 시행하려 한다. 대운하와 의료보험 민영화 등 스스로 만든 덫에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서민과는 먼 정부”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며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소통 부족을 인정한다. 그러나 (부자 내각은) 본의가 아니다. 좀더 서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측은 다음달 3일 취임 100일에 맞춰 ‘서민생활 종합대책’을 국회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측에서는 개원 협상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이벤트’에만 치중한다고 눈을 흘기고 있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친환경 먹거리 불티

    친환경 먹거리 불티

    조류인플루엔자(AI)와 미국 쇠고기 광우병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돼지고기·생선·야채·과일·유기농 가공식품의 매출이 늘고 있다. 특히 웰빙 열풍에 먹거리 불안이 겹치면서 친환경 식품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2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돼지고기 매출은 이달 들어 19일까지 AI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특히 무항생제 인증 돼지고기는 36% 증가했다. 연초(1∼3월)만 해도 일반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보다 2%, 무항생제는 5% 증가에 그쳤었다. 서민들이 많이 가는 대형마트에도 고가의 무항생 돼지고기가 인기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서는 같은 기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반 돼지고기는 52.5% 늘었다. 무항생제 돼지고기도 43.7%나 더 팔렸다. 무농약이나 저농약 방식으로 키운 친환경 과일과 야채 판매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친환경 야채·과일 매출은 연초(1∼3월)에는 지난해보다 8% 느는 데 그쳤으나 이달 들어 19일까지의 증가율은 25.3%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일반 야채는 8% 늘었지만 친환경 제품은 66%나 급증했다. 롯데백화점 식품 매장에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올리브유, 두부, 식초 등 유기농 가공식품(올가)도 이달 들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나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4분기(1∼3월)에도 올가 매출 증가율은 60%를 넘어섰으나 이달 들어 100%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수요가 늘면서 업계가 친환경 야채와 과일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친환경 먹거리 쪽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8개 주요 점포를 시작으로 롯데백화점만의 무항생제 돼지고기 브랜드인 청풍명월을 내놓고 행사를 하고 있다. 다음달까지는 전체 점포에 공급된다. 이마트는 20일 전국매장에서 ‘살아있는 햇 꽃게’ 판매에 들어갔다. 바닷물을 오존으로 살균처리해 꽃게의 폐사율을 낮추는 기법을 도입, 대형마트에서도 살아있는 꽃게를 팔게 됐다.28일까지 할인행사를 한다. 암컷 햇꽃게가 300g에 1만 2800원. 한편 닭고기 소비는 위축을 넘어 사실상 패닉 상태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모든 유통 업계에서 이달 들어 19일까지 매출 감소율은 65%나 됐다. 전달만 해도 감소율은 30% 수준이었다.AI 발생 전인 1∼3월에는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I와 미 쇠고기 광우병 논란으로 채식주의가 늘고 있다.”면서 “몸에 좋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을 찾으려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그는 ‘야누스’… 그래서 더 보고싶다

    그는 ‘야누스’… 그래서 더 보고싶다

    지금 TV 드라마는 한 인물이 두가지 색깔의 삶을 살아가는 이른바 ‘이중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중 신분, 빙의(憑依, 타인의 영혼이 옮겨 붙음), 기억상실증, 남장 여자 등 이중캐릭터를 묘사하는 소재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이중캐릭터가 단골로 등장하는 쪽은 뭐니뭐니 해도 의적류 사극물. 이들 작품의 주인공은 원래 평범한 서민이지만, 남몰래 사회 부조리에 맞서며 이중신분으로 살아간다.21일 첫 방영되는 SBS ‘일지매’(연출 이용석, 극본 최란)에서 주인공(이준기)은 낮에는 저잣거리 건달 용이로, 밤에는 부조리 타파를 위해 암약하는 의적 일지매로 맹활약한다. 드라마 둘을 겹쳐서 보는 듯 캐릭터가 판이하다. 정체를 숨겨야 하는 용이는 더없이 경쾌하게 그려지는 반면, 일지매의 활약상에는 마치 무협물에서처럼 비장미가 넘쳐난다. 이런 이중적 면모는 6월 방영될 KBS ‘최강칠우’(연출 박만영, 극본 백운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칠우(문정혁)는 낮에는 의금부 말단 관리였다가 밤에는 자객으로 변신한다.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는 이들의 변화무쌍한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감상을 선사한다. 이중캐릭터를 구현하기에 맞춤한 소재로는 ‘빙의’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누구세요’의 차승효(윤계상)는 빙의를 통한 양면적 인물상을 구사해 시청자들에게 감상의 즐거움을 두배로 부풀렸다. 기억상실증도 이중캐릭터를 표현하기엔 더없이 요긴한 소재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MBC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국정원 요원 이수현(이준기)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마피아 조직원이 되는 등 극대비되는 인물로 그려졌다. 남장 혹은 여장, 쌍둥이 형제로의 위장 등으로 두 인생을 살기도 한다. 오는 10월 방송될 SBS ‘바람의 화원’(연출 장태유, 극본 이은영)에서 문근영이 어떤 빛깔의 다중적 매력을 뿜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극중에서 그는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도화서 화원이 되는 미스터리 인물 신윤복이 된다. 스스로 두가지 삶을 선택한 주인공 캐릭터로는 2005년 KBS 2TV에서 방송된 ‘부활’이 대표적 선례. 죽은 쌍둥이 동생을 대신해 그의 삶을 살아가는 형사를 연기한 엄태웅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중캐릭터는 대체로 극중 주변인물들은 눈치채지 못하도록 설정한 가운데 TV밖의 시청자들과만 은밀히 교감한다는 대목에서 극적 긴장감과 묘미를 자극한다. 또 한 인물이 이중의 인격체를 입는다는 점에서 복잡한 인간 내면심리를 엿보는 쾌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배우의 1인2역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커다란 매력포인트. 이러한 장치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어가는 효과장치로 더없이 유용하다.‘일지매’ 연출을 맡은 이용석 PD는 “보통 주연과 조연의 배치를 통해 발랄함과 진중함의 비중을 조율해 가기 마련인데, 주인공 자체가 이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면 주·조연 관계의 진부한 설정을 굳이 따를 필요가 없어진다.”면서 “고정되지 않은 입체적 캐릭터를 소화하게 되는 배우 입장에서도 연기폭을 빨리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느냐에 따라 인물형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중캐릭터 드라마의 인기는 다양한 삶을 갈망하는 현대사회 대중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1조 클럽] 국민은행- 금융지주사 추진… 제2의 도약 준비

    [1조 클럽] 국민은행- 금융지주사 추진… 제2의 도약 준비

    국민은행이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국내로는 최고·최대 은행의 위치를 10년은 능히 유지할 수 있도록 확고한 영업기반을 다지는 한편 해외로는 ‘아시아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뱅크’를 추구하고 있다. 첫째, 지금까지 소매금융을 통해 다져진 기반을 기초로 서민금융에서부터 카드, 자산운용, 신탁, 보험, 증권, 투자금융업에 이르기까지 전 금융서비스 영역에 걸쳐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자본시장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증권·은행간 시너지를 통한 수익 창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지난 3월11일 KB투자증권으로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들에게 다양한 자금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채권 및 주식 평가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자산 유동화 업무를 강화하고 개인고객에게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에 따른 금융빅뱅에 대처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30일 이사회를 개최, 금융지주회사 설립 추진을 공식 결의했고 지주회사 설립추진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20일 이사회를 개최해 KB금융지주회사(가칭) 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설립 시기는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를 받은 후인 2008년 9월쯤으로 예정하고 있다. KB금융지주회사(가칭)는 출범 시점에 국민은행,KB부동산신탁,KB창업투자,KB데이타시스템,KB신용정보,KB자산운용,KB선물,KB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두게 된다. 카드사업 부문은 지주회사 설립 후 1년 안에 분사할 계획이다. ‘아시아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뱅크’가 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해외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동·서남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등 세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국민은행 삼각 네트워크(KB Triangle Networ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이사회를 열어 카자흐스탄의 BCC의 지분 50.1%를 인수하기로 의결한 것은 대표적인 해외투자로 손꼽힌다. 우선 지분 30%를 인수한 뒤 추가 주식 매입이나 신주 발행을 통해 50.1%까지 매입해 경영권을 획득할 계획이다. 알마티에 본부를 둔 BCC는 2007년 말 기준 총자산이 73억 2100만달러로 카자흐스탄에서 자산 규모 6위의 중견 상업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투자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인수·합병(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며, 단순한 자본 투자의 범위를 넘어 경영 참여를 통해 핵심 역량을 이전함으로써 BCC를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선도은행으로 발돋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동남아시아 지역에 지분인수를 통한 시장진출을 검토하고 있고 원칙적으로 M&A, 지분인수를 우선 추진하되 현지 여건에 따라 사무소, 지점 또는 현지법인을 지속적으로 설립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광저우에 지점을 개설하고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베트남 호찌민시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올해는 중국 쑤저우와 헤이룽장성 하얼빈 두 곳에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2008년 도입된 국제결제은행(BIS)의 신BIS협약(바젤Ⅱ) 시행에 발맞춰 리스크 관리에서 국제적 모범 기준을 충족시키고 감독당국으로부터 인정받아 국내외 신인도를 크게 제고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고유가시대 경제성 재발견 소형차 슝~슝~

    고유가시대 경제성 재발견 소형차 슝~슝~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소형차는 다 합해 5만 4883대였다. 전체 내수판매 98만 6416대의 5.6%에 불과했다.1994년 64만 4449대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소형차 연간 판매량은 2005년 10만대 밑으로 떨어진 뒤 갈수록 곤두박칠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거의 설 자리를 잃은 채 태반이 수출용 운반선에 몸을 싣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가 국내에서 소형차 마케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포니’,‘엑셀’,‘프라이드’의 신화는 재현될 수 있을 것인가. ●연간 1만대 판매도 허덕허덕 현재 국내 소형차 모델은 현대자동차 ‘클릭’과 ‘베르나’, 기아자동차 ‘프라이드’,GM대우 ‘젠트라’ 시리즈가 전부다. 지난해까지 소형차에 포함돼 있던 ‘모닝’은 경차의 배기량 기준 조정(800㏄→1000㏄)으로 그쪽으로 옮겨갔다. 내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 소형차의 판매량은 참담한 수준이다. 프라이드가 2만 5919대로 비교적 선전했을 뿐 베르나(7561대), 클릭(6101대), 젠트라(2961대)는 1만대의 문턱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의 중형세단 ‘쏘나타’의 판매량은 11만 9133대나 됐다. 이런 국내 사정과 달리 수출은 탄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젠트라는 지난해 17만 822대가 ‘시보레’(모델명 아베오),‘폰티악’(웨이브·G3),‘홀덴’(바리나) 등 다양한 GM그룹 브랜드로 세계 각지에 수출됐다. 클릭도 14만 2220대가 해외로 나가 현대차에서 아반떼(16만 9861대) 다음으로 많은 수출량을 기록했다. 베르나는 12만 9189대로 그 다음이었다. 프라이드도 11만 1074대가 수출됐다. 소형차 부문은 우리나라가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에 비해서는 품질 경쟁력이 월등하고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들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세계 굴지의 자동차 강국이 된 결정적 이유 중 하나가 소형차의 높은 국제 경쟁력이었다. 물론 이 대목은 ‘글로벌 명차’를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는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외환위기 기점으로 판매량 급감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국내 자동차 시장의 3분의2 이상은 소형차들의 차지였다. 내수판매 50%의 벽이 깨진 것은 95년이었다. 전체 시장 114만 9409대의 49.2%인 56만 5943대가 팔리면서 처음으로 40%대로 내려앉았다. 결정적인 타격은 97년 외환위기와 함께 찾아왔다.97년 40.7%였던 소형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이듬해 23.2%로 뚝 떨어졌다. 국가경제가 파탄난 상태에서 같은 기간 내수시장 전체가 115만 1287대에서 56만 8063대로 반토막 나기도 했지만 소형차(46만 8117대→13만 1690대)가 입은 타격은 이보다 훨씬 컸다. 여기에는 서민경제의 위축과 다양한 레저용차량(RV)의 출시 등이 이유로 꼽힌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힘들어지면서 소형차의 주요 구매층이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 때맞춰 대거 출시된 RV들도 소형차가 위축된 주요인이었다. 값싼 경유를 쓴다는 장점과 낮은 자동차 세금 등을 앞세워 소형차 구매층을 대거 빨아들였다. 그 이후 소형차의 내수시장 비중은 줄곧 20%선에서 정체를 거듭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20일 “외환위기의 충격이 가셨는데도 소형차의 판매비중이 회복되지 않은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중고차 시장의 활성화였다.”면서 “질 좋은 준중형 이상 중고차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소형차 신차를 장만할 돈으로 더 큰 중고차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열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80년대 중반∼90년대 초반 소형차를 중심으로 ‘마이카 붐’이 일었을 때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소형차를 구매했던 사람들이 차를 바꾸는 시점에 다시 소형차를 사지 않고 준중형 이상으로 차급을 높였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개인들의 소득이 늘고 사회 전체가 고령화됐다는 것, 자동차업계가 소형차보다 마진이 높은 준중형 이상 차종에 주력했다는 것 등도 소형차의 내수시장 몰락을 부채질한 이유였다. ●업계, 소형차 마케팅 강화 시동 업계는 최근 들어 소형차에 대한 국내 마케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제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7일부터 베르나와 클릭의 안전·편의장치 선택사양을 하위모델로 대폭 확대했다. 고급형에만 장착할 수 있었던 CD·MP3플레이어, 전자제어 잠김방지 브레이크(EBD-ABS) 등을 보급형 차종에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부터 가격할인·비교시승·이벤트 등 다양한 판촉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제네시스’(현대)와 ‘모하비’(기아)에 집중했던 마케팅 여력을 상당부분 소형차 쪽으로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도 젠트라(세단)와 젠트라X(해치백)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 초부터 20대와 여성층을 주 타깃으로 정하고 직접 찾아가는 시승행사를 진행해 왔다. 이달 초에는 840명으로 구성된 ‘젠트라X 시승단’ 발대식도 가졌다. 앞으로 자동차 레이싱에 젠트라X를 투입해 남성 수요층에 대한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달 젠트라는 총 716대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판매수량 자체는 많지 않아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3월(245대)에 비해서는 3배, 지난 2월(346대)에 비해서는 2배다. 대우차 관계자는 “차를 처음 구매하면 나중에 차를 바꿀 때 같은 회사 차를 사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소형차 시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코 놓을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소형차 부활 가능할까 현재 구도에서 소형차는 준중형 이상과 경차 사이에 어중간하게 끼인 상태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마티즈’,‘모닝’ 등 경차에 밀리고 차의 품격과 가치라는 측면에서는 준중형 이상 차종에 치인다. 특히 올해부터 모닝이 경차로 편입돼 각종 혜택이 늘면서 소형차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준중형 이상을 선호하는 한국적 특성도 영향을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자동차를 ‘운송수단’으로 생각하지만 한국에서는 ‘애장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경차인 마티즈에까지 선루프를 다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유가의 영향과 함께 기존 보유차량 외에 ‘세컨드카’로 차를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형차의 수요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가 한 대 있는 상황에서 편하게 운송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소형차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경차가 비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소형차는 넉넉함에서 앞선다. 업계의 마케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도 관건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2만 8404대가 팔렸던 모닝이 올 들어서는 3월까지 불과 석달 동안 2만 6025대가 팔리는 돌풍을 일으킨 것처럼 소형차 시장도 업계의 마 케팅 전략에 따라 다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문열린 의사당 FTA·출총제·추경 합의까진 ‘먼길’

    문열린 의사당 FTA·출총제·추경 합의까진 ‘먼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15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4월 임시국회를 오는 25일부터 한 달간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야가 다뤄야 할 법안처리의 범위와 우선순위를 놓고 입장차가 커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해 양당이 총선 이후 정국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힘겨루기를 벌일 가능성도 높다. 여야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을 처리한다는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지만 이에 수반되는 현안 법안에 대해서는 맞서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여야가 극명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 비준안 처리가 핵심 쟁점 한나라당은 FTA 비준동의안 처리는 웬만한 민생법안을 수십개 처리하는 것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다고 보고 단독 표결처리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이달내 동의안 처리에 따른 피해대책을 마련하는 등 전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표 회담에서 “FTA는 우리가 통과시켜 줌으로써 미국 비준에 도움이 되고 압력도 행사할 수 있다.”며 “중대한 국익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가급적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FTA로 피해를 입는 국내 산업과 농업분야의 피해보상 대책,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한 이후 국회에서 통과시켜 줘야 한다는 ‘조건부 찬성론’을 유지하고 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 의회가 처리를 안 하고 있는데 우리만 덜렁 처리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쇠고기 시장도 완전 개방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신중한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60여개 법안 처리 놓고 여야 대립 대기업 규제완화 법안을 놓고도 양당이 대립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상법 개정안,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지방투자촉진특별법 등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재벌 편들기’ 논란을 제기하며 사안별 심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한나라당은 작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4조 7000억원가량을 내수촉진에 쓰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예산편성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민생법안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은 미성년자 피해방지 처벌법(일명 혜진·예슬법), 식품안전기본법, 군사시설 인근 개발법안, 낙후지역 개발촉진법 등을 우선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은 등록금 상한제, 유류세 추가 인하 등 서민 물가안정 관련 법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아동보호특별법 등에 비중을 둔다는 입장이어서 상임위별로 여야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종락 한상우기자 jrlee@seoul.co.kr
  • 세제 ‘감세 모드’로 전면 손질

    세제 ‘감세 모드’로 전면 손질

    정부는 모든 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되 3단계로 나눠서 세제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참여정부처럼 차기 정권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 조세개혁은 추진하지 않고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 조기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개편 대상은 상속세나 소득세 등 직접세뿐 아니라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가 모두 포함되며 부동산 세제는 당분간 현행 체제를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라 모든 세목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만 시기를 새정부 출범과 6월 임시국회,9월 정기국회 등으로 나눠 법개정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1단계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유류세 인하와 원자재 할당관세 조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2단계로는 법인세율 인하와 중소기업을 위한 최저세율 인하, 서비스 수지 개선 차원의 호텔과 골프장 세제지원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에서 발표한 종합소득세율 과표구간별 1%포인트 인하와 일부 생필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하 등은 당정 협의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 시기는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의원 발의로 당이 강행할 것에 대비, 미리 세수감소 등의 효과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과표구간별로 8∼35%인 소득세율을 1%포인트 인하하면 세수는 1조 7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3단계로는 ▲세목의 통합이나 폐지 ▲직접세와 간접세의 비중 ▲이미 발표한 연결납세제도나 국세의 신용카드 납부 등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계가 요구한 상속세 폐지 또는 완화 문제를 비롯해 부가가치세 등의 소비세제 전반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정기국회에 법안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방향만 정하고 공론화 과정을 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중장기 조세개혁은 아니며 1∼2년내로 세제개편을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는 “참여정부가 세원을 크게 넓힌데다 새 정부에서 예산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감세 정책을 펴더라도 당분간 재정 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순히 세율을 인하하거나 세목을 폐지하고 통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조세제도의 근간을 다시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즉 ▲우리 실정에 맞는 세제인지 ▲선진국에 있는 제도인지 ▲선진국에 없지만 성장동력 확충 등을 위해 신설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세제는 논의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관련 세제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방침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유기농식품의 질주

    지난해만 해도 대형 마트 유기농 매장에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던 주부 전혜숙(43·서울 노원구 중계동)씨는 “유기농 식품이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며 “부침가루 등 가끔 먹는 것은 유기농을 사게 된다.”고 말했다.“예전만큼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소비 형태의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다. 부자들이나 가는 곳으로 여겨졌던 유기농 식품 매장에 서민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제조·유통 업체의 진출도 활발하다. 바야흐로 유기농의 질주가 시작됐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는 3183억원이다. 전년도 2533억원에 비해 25.6% 성장했다. 하지만 30조원에 이르는 전체 식품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어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정책연구단 박성훈 박사는 7일 “유기농 식품 시장의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르다.”면서 “2011년이면 1조원대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3∼4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커진다는 설명이다. 업계도 같은 견해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기농 식품의 고성장은 국내외 식품업계의 ‘뉴 트렌드’”라며 “전세계 유기농 식품 산업은 지난해 490억달러로 전년의 390억달러보다 25.6%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대상 청정원, 풀무원, 동원F&B, 오뚜기 등 국내 유명 식품 업체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유기농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4일에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이 대열에 합류했다. 유기농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진수 사장은 “유기농 사업 시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한 만큼 소비자의 호응이 클 것”이라고 성공을 낙관했다. 대형 할인점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인 59개 매장에 유기농 전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10개 이상 낼 계획이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총선 D-5]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경제

    [총선 D-5]이젠 정책부터 따져보자-경제

    ■금융산업 규제 완화 한나라 “국제경쟁력 강화” 민주 “기업 사금고화 우려” 기업의 은행소유 등을 금지하는 ‘금산분리 정책’ 완화에 대해 각 당은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계적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은 사금고화 우려와 세습수단 악용 등 부작용이 많은 만큼 현행 유지 입장을 보였다. 대선에 이어 총선에서 기업 규제 완화 측면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공약한 한나라당은 “제2금융권에 대한 금산분리의 우선 완화와 금융감독기능 강화를 전제로 은행 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금산분리 원칙은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의 은행 소유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보다 많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친박연대도 “외국 투기자본과 비교해 국내 자본이 역차별받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의견을 냈다. 다만 금융감독기능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통합민주당은 “산업자본에 의한 은행 소유는 내부거래에 대한 견제 기능 축소와 산업과 금융의 동반부실 가능성 등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면서 “대기업의 은행 경영권 장악을 허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사금고화와 세습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는 만큼 금융감독 역량강화와 제도 보완이 이뤄질 때까지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국내 은행의 70%가 외국계 자본 소유인 현실에서 적대적 M&A 등 외국계 투기자본으로부터 금융권을 지켜 내기 힘들다.”면서 “제조업만으로는 1인당 소득 3만∼4만달러 선진국에 오를 수 없고 금융산업의 대형화, 글로벌화를 가로막는 규제는 완화, 폐지해 금융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는 산업자본이 주요 은행을 지배하는 사례가 없다.”면서 “선진국에서는 (금산분리가)경영권 세습을 위한 지배구조 강화에 동원될 우려가 있어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창조한국당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민간 매각안을 철회하고 오히려 공기업 은행자산 비중을 높여 중산층 서민의 낮은 이자 대출 등 은행활용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현수 평택대 무역학과 교수는 “한나라당은 기업 규제를 풀자는 대원칙에서 금산분리 완화를 주장하고, 다른 당들은 기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환경은 이해하지만 금산분리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라면서 “한나라당은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 상생 협력을 이끈다는 입장이며, 열린우리당 등은 금산분리 완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주종관계를 심화시키는 만큼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 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수도권 규제 완화 대체로 표 의식 ‘조건부 당론’ 민노당만 반대 입장 뚜렷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규제완화’를 주창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2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토지개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나라·창조한국·친박연대 ‘조건부 찬성´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각 당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한나라당·창조한국당·친박연대는 ‘조건부 찬성’, 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은 ‘조건부 반대’, 민주노동당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민노당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당론이 명쾌하게 수렴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워낙 입장차가 커 각 정당에서 표를 의식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한나라당은 “좋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에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도 “대신 지방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출확대 정책으로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단서를 내걸었다. 창조한국당은 “수도권에 인구와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지 않도록 하되, 성장관리권역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외국 기업에는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박연대는 “국토균형발전의 기조는 유지하되, 내·외국인의 역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균형발전 비전제시 미흡” 반면 통합민주당은 “수도권 규제는 중앙정부·수도권과 지방간의 합의에 의한 수도권·지방 상생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조건부 반대의사를 밝히면서도 “수도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산업, 동북아 허브구축을 위한 금융 및 물류산업 등을 위한 규제완화 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수도권 표심을 겨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자유선진당은 “지방경제 공동화와 수도권·지방간 갈등 방지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적인 수도권 규제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건부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은 “수도권은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100대 기업 본사의 92%, 벤처기업 77%, 중앙행정기관 84%, 주요대학 65%가 집중되어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한다면 각종 개발사업이 쏟아져 인구집중과 환경오염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수도권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문석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원간 합의 등 고민의 흔적이 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하면서 “집중화를 통한 효율보다 균형발전이 의미있게 논의되는 현실에서 각 정당이 지역발전에 대한 비전없이 정리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부동산 보유세 인하 각 당 보수적·소극적 태도 한나라는 입장 표명 유보 경제분야 총선 공약 가운데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인하 문제는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참여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며 보유세를 강화, 일부 납세자를 중심으로 ‘세금폭탄’ 논쟁이 제기된 사항이다. 당별로 일부 시각차가 있긴 있으나 부동산 공약은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측면이 강하다. 다른 분야 공약들에 비해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 보유세만 놓고 볼 때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 친박연대는 완화 또는 과세 대상 축소 입장을 밝혔다. 대선 때 완화 입장을 밝혔던 한나라당은 총선에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투기 방지 위해 필요 vs 1가구1주택자 완화 부동산 보유세 인하에 대해 통합민주당은 “부동산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주택가격의 변화율을 감안해 종합부동산세율, 기준시가, 재산세율의 적정한 조정방안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보유세 인상은 왜곡된 세금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 중 하나이며, 오히려 투기로 인한 소득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반대했다. 부동산 정책에 있어서도 1가구1주택 법제화를 공약하는 등 다른 당들과 확연하게 대비된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종부세 면세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1가구1주택 장기거주자, 노령자에 대해 종부세를 감면해 주는 등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찬성의견을 냈다. 창조한국당도 “부동산 보유세의 과표 적용을 고가 보유자와 저가 보유자로 나눠 적용해야 한다.”며 조건부 찬성했다. 친박연대도 투기적 요인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단서아래 조건부 찬성했다. ●보수적이고 구체성없는 공약 많아 한나라당은 대선 과정에서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부동산 정책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총선에서는 “종부세의 근간을 유지하되 과세 대상을 축소하고 장기보유 1가구1주택에 대한 부담완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재산보유세 증가에 맞춰 등록세와 취득세의 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으나 찬반 입장은 유보했다. 노태욱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관련 공약들을 하나하나 뜯어 보면 재정부담이 많기 때문에 구체성이 더 요구되지만 각 당들의 공약은 당의 성향에 맞춰 각색된 부분이 적지 않다.”면서 “특히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각 당들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측면에서 소극적인 공약을 내세워 민주노동당을 제외하고는 큰 차별성을 찾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총선 D-5] 수도권·3040·텃밭 “다 잡아라”

    [총선 D-5] 수도권·3040·텃밭 “다 잡아라”

    ‘수도권 장악,30∼40대 우군 만들기, 지지층 결집.’ 18대 총선을 6일 앞둔 3일 여야는 막판 3대 변수를 향해 총력전을 펼쳤다. 수도권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가 거주하는 최대 격전지다. 비중도 비중이지만 공천을 통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영·호남 물갈이로 지지층을 양분하면서 수도권의 파괴력은 한층 커졌다. 부동층도 40%에 이른다. 현재 양당은 수도권 40여곳에서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당 지도부는 이날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한나라당은 안상수·박희태·김덕룡 중앙선대위원장과 맹형규 수도권 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열어 수도권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은 경기 성남 신상진(중원)·김태년(수정) 후보와 안양의 이종걸(만안)·이석현(동안갑) 후보, 그리고 김부겸(군포)·백원우(시흥갑) 후보 곁에서 유세를 펼쳤다. 30∼40대 젊은층의 마음을 붙잡는 데도 전력을 기울였다. 양당은 이들 상당수가 부동층을 형성하고 있는 데 주목한다. 양당의 고민을 들어 보자. 한나라당의 선대위 관계자는 “50∼60대에 비해 30∼40대에 부동층이 많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선대위 박선숙 전략기획본부장은 “30∼40대에서 견제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투표장에 가지 않으려 한다. 부동층이 다른 야당으로 분산되면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양당은 이같은 의중을 반영하듯 민생·지역 이슈를 경쟁하듯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종합소득세의 물가연동제화 ▲소득공제 금액 상향 등 경제활성화 대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경제난에 대한 민주당의 책임론을 덧씌웠다. 민주당은 민생 제일주의를 표방하며 세금(근로소득세 인하)·교육(등록금 후불제)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학부모 유권자들을 고려, 최근 여아 성폭행 사건에 대비한 아동특별보호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적 우군인 지지층 결집도 챙겨야 한다. 양당은 이번 총선을 관통하는 ‘안정론 VS 견제론’ 구도를 지지층 결집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 안정을 위해 강력한 여당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으론 박근혜 전 대표 유세 동영상으로 당내 친박 표심을 공략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손학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1% 부자정부 VS 99% 서민국회’상을 부각시켰다. 악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를 겨냥, 한반도 평화정착을 주장하며 개혁적 유권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구혜영 한상우기자 koohy@seoul.co.kr
  • 물가관리 52개품목 선정 안팎

    물가관리 52개품목 선정 안팎

    “자장면은 관리 대상이지만 짬뽕은 아니다.”“맥주는 서민층이 먹는 주류로 볼 수 없다.”“의류를 대표하는 것은 셔츠가 아니라 바지이다.” 정부가 25일 가격관리 대상 생필품 52개를 선정했다. 월 소득 247만원 이하 가구들이 주로 구입하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시로 급하게 만들다보니 선정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선정 원칙을 4가지로 제시했다.▲서민층 구입빈도 ▲생활비 지출비중 ▲서민생활 안정 ▲최근 가격상승이나 변동폭 등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지출비중 등을 감안, 먼저 50개 품목을 제시했다. 이어 소비자단체가 세제와 유아용품, 밀가루, 설탕, 유선방송료 등을 추가했고 티셔츠와 운동화를 뺐다. 기획재정부는 “통계청 조사기준으로 선정하다 보니 기준이 다소 들쑥날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의식주 관련 품목 가운데 식품류는 24개인 반면 의류는 1개뿐이다. 당초 셔츠와 운동화가 포함됐으나 가격의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의류를 대표하는 품목으로 바지만 정했다는 것. 바지는 남자와 여자 바지로 구분되며 가격 변동폭이 적다고 덧붙였다. 교복비도 고려했으나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제외시켰다고 했다. 또한 스낵과자와 빵, 납입금, 학원비 등은 품목별로 선정됐으나 자장면은 외식품목 가운데 특정 상품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같은 중국집에서 자장면 값은 그대로 두고 짬뽕이나 탕수육 등의 가격을 올릴 개연성이 있다. 재정부는 “외식 품목에는 설렁탕과 된장찌개 등이 포함돼 외식 품목 자체를 관리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은 생필품을 고르는 취지와 동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장면은 서민의 대표적 외식 품목”이라고 밝혔다. 스낵과자는 최근 논란을 빚은 새우깡을 비롯해 대표적인 제품군을 선정, 평균지수를 선정한다. 학원비와 납입금도 초중고 및 대학 관련 가격을 평균하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정육점에서 파는 부위별 가격을 합산해 지수화한다.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기준이 아니다. 주류의 경우 맥주는 서민 품목이 아니고 막걸리는 소비량이 적어 제외됐다.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는 전·월세비를 뜻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생필품 52개로 물가 잡겠다는 발상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52개 생활필수품목을 집중 관리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밀가루, 라면, 배추, 세제, 휘발유, 자장면, 전철요금, 학원비, 쌀 등 서민가계에서 지출비중이 높으면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생필품 50개 집중관리’ 지시를 내린 지 8일만에 품목과 관리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이들 품목에 대해 10일 주기로 가격동향을 조사하고 수입에서 생산, 소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점검키로 한 만큼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누르는 데 적잖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을 점검하더라도 ‘인위적으로’ 관리할 계획은 없다고 주장한다. 유통체계 개선과 매점매석 단속, 할당관세 인하, 시장진입 애로요인 해소 등 경쟁 촉진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앞으로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같은 시장친화적인 접근법으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벌써 52개 생필품의 담당부처를 구획정리하는 등 관료적인 통제발상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렇게 된다면 시장친화적인 수단은 뒷전으로 밀리고 경쟁적으로 가격 통제에 나설 것이 뻔하다. 물가는 수요측면에서는 통화량, 소득, 소비성향 및 인플레 기대심리 등이, 공급측면에서는 생산기술 및 설비투자, 수출입, 자연조건 등이 영향을 미친다. 또 원자재가격, 환율, 임금, 세금, 금융 및 유통비용 등 비용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이렇게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물가가 결정됨에도 공급부문에서만 관리를 강화한다면 시장 왜곡과 함께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단기 성과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근본 처방에 주력하기 바란다.
  • 이미 오른 물가 잡을 길 ‘막막’

    이미 오른 물가 잡을 길 ‘막막’

    대형 할인점이 자기 상표로 휘발유를 팔 수 있는 이른바 ‘이마트 주유소’가 앞으로 국내에서 등장한다. 또한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학원비와 자장면, 유류, 소·돼지고기 등 52개 품목이 정부의 가격관리 생필품으로 선정되고 곡물, 사료용 원료 등 수입 원자재의 관세도 면제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수입물가는 0.27%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각각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 주유소´ 등장한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의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계획’을 마련, 이날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52개 가격관리 생필품은 통계청이 소득 40% 이하 계층에서 자주 구입하고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을 고른 뒤 소비자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서 확정됐다. 정부는 대형할인점 등이 자기 상표로 석유제품 시장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석유제품 유통체계를 현재 4개 메이저 정유회사의 과점 체제에서 경쟁 촉진 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재정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석유류의 할당관세 인하에 따라 수입산 휘발유 등이 국산 유류보다 저렴해지고, 이에 따라 국내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대형할인점 주유소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형할인점과 접촉했고, 사업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격통제땐 품질저하 우려 재정부는 할당관세 인하 등을 통해 52개 가격관리 품목 중 37개 품목의 가격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의 수많은 중국음식점들이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다고 이미 올린 자장면 값을 알아서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계절적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한 농산물을 관리 대상으로 삼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LG경제연구원 이광우 선임연구원은 “생계와 직결된 식료품 물가 안정은 저소득층을 위한 대안이지만 그 외의 품목들은 계층별 소비 비중을 감안하지 않고 선정되면서 ‘서민 고통 완화’라는 당초 대책의 목적이 흐려졌다.”면서 “무리한 가격 통제는 품질 저하와 가짜 상품 범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52개품목 10일마다 가격점검 관리품목에는 쌀, 밀가루 등 농축수산물 13개를 비롯해 ▲라면, 식용유 등 가공식품 11개 ▲휘발유, 바지 등 공업제품 9개 ▲도시가스료, 시내버스료 등 공공요금 9개 등이 선정됐다. 임종룡 국장은 “10일 주기로 52개 품목의 가격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매월 1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뒤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가격 동향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면서 “이를 통해 최대한 가격 안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부는 수입물품에 대해 기본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긴급 할당관세 품목을 현행 46개 품목에서 4월부터 82개 품목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부양책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규제완화와 세금감면 및 유연한 통화정책 등을 통해 투자촉진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할 것을 제시했다. 물가상승은 유가나 원자재 값 상승에 따른 비용측면이 강한 만큼 금리인하로 기업의 비용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대안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격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시장개입 불사해야? 현오석 국제무역연구원장은 “기업환경개선과 규제완화 등 구조적인 개편을 통한 투자촉진책과 병행해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지만 현실적으로 대처 방안은 뚜렷치 않다.”면서 “이런 경우 재정을 확장하면서 조기에 집행하는 한편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등 경기 사이클을 관리하는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일 국민대 경제학부 겸임 교수는 “선진국들이 규제가 너무 약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만 규제를 푸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행정 편의적 규제나 후진국형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하지만 법무부가 밝힌 차등 의결권이나 포이즌 필 등 선진국형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시장이 정부 개입을 원한다면 과감히 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안정만으로는 물가 못 잡는다…가격규제와 노사정 대타협을?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만큼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장점도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환율 상승이 무조건 나쁘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물가와 성장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상수지 적자가 현재 큰 폭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환율 조정을 통해 수입물가 상승을 보완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물가상승 기대감은 임금 등 모든 물가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관세·조세 인하와 함께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오석 원장은 “금리를 낮추면 통화가 풀려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논리가 있지만 지금은 ‘코스트 푸시’에 의한 물가상승으로 금리를 낮추면 기업의 비용부담이 줄고 투자촉진으로 성장을 높여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상수지 적자 폭 줄이려면 서비스업 개혁해야 최성호 경기대 서비스경영대학원 교수는 “성장의 돌파구는 서비스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에서 충족하는 의료·교육 서비스를 국내로 돌리려면 인프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도 피상적이어서는 곤란하며 행정기능에 초점을 맞춰 교육여건 등 생활서비스 인프라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비스산업 육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봉현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 실장은 “서비스업이 자체 경쟁력이 있어 고용과 생산비중이 높아졌다기보다는 제조업에서 밀려난 구조조정의 여파일 수 있다.”면서 “국내에 외국 수준의 서비스 공급을 늘린다고 수요가 쉽게 창출될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비스 산업이라는 개념이 너무 다양하고 정부가 산업정책 차원에서 이를 육성할 여지도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백문일 김재천 이두걸기자 mip@seoul.co.kr
  • “자율 강조는 ‘사교육 조장’ 무언 메시지”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은 매력적인 정치 구호지만 수사(rhetoric)에 가깝다.” 24일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한국교총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김장중 교육과 사회연구소 소장은 ‘중등교육정책과 사교육비’에 대한 토론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김 소장은 기숙형 공립고교 150개 지정에 대해 “145개 시·군의 368개 일반계 공립고 중 150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218개 학교는 어떻게 되느냐.”면서 “특히 이들 기숙형 공립고교가 학력을 높여 일류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학교로서의 기능이 중시되면 ‘공립입시학원화’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에 대해서는 “현재 특목고처럼 등록금이 비싸고 직·간접적인 학비가 많이 들 경우, 사교육비는 줄어들지만 교육비 지출총액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산층 이상 가정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자사고, 자율고, 기숙고 등 좋은 학교에 대부분 들어가면 나머지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어떻게 되느냐.”면서 “서민층 학부모들의 좌절과 불안은 국가와 사회안정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입 3단계 자율화에 대해서는 “제도가 정착되면 사교육비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그러나 올해 대입에서도 상위권 대학이나 수시모집의 경우 논술의 비중도 결코 무시할 수 없으며, 따라서 대입자율화 효과는 상당기간 추이를 분석해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비 감소 방침에 대해서는 “사교육비 감소는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아니다.”라면서 “자율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성격과 이미지는 ‘경쟁이 불가피해져 사교육이 필요할 것’이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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