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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정부의 복지공약 재원대책 요구 당연하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복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공세에 총력 대응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까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 공약에만 연간 43조~67조원, 앞으로 5년간 220조~340조원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한다. 복지 확대와 양극화 해소가 시대적 과제이기는 하나 여야는 퍼주기식 약속만 쏟아낼 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꼬리를 흐리고 있다. 재정부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서민복지 분야가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일하는 복지’와 ‘지속가능한 복지’에 초점을 맞춰 대차대조표를 작성하고 재원대책 마련을 정치권에 촉구하고 나선 것은 나라 곳간을 책임진 당국으로선 당연한 대응이다. 우리는 그동안 ‘무상 시리즈’로 시작된 정치권의 복지공약 경쟁에 대해 재원 조달 방안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해 왔다. 재원 확보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는 공약은 말 그대로 공약(空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복지전달체계를 개선하고 세제를 정비하면 추가 부담은 지워지지 않는다지만 삼척동자도 알 만한 거짓말이다. 올해 복지예산(92조원)의 절반이 넘는 돈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돌려막기나, 자투리 돈을 모으는 식으로 어떻게 천문학적인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인가. 민주통합당이 내걸고 있는 상위 1% 부자와 대기업 증세도 역효과나 부작용 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구호일 뿐이다. 증세를 하거나 적자 국채를 발행해 복지 재원을 조달하겠다면 그나마 정직한 약속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증세는 조세 저항 때문에, 적자 국채 발행은 미래세대의 저항과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독배’(毒盃)가 될 가능성 때문에 정치권이 선뜻 입에 올리지 못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이 정치권의 복지 공약 남발에 현혹되지 않아야 할 이유다. 복지 혜택이 늘어나면 당장은 달콤할지 모르지만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그 돈을 털어야 한다. 지금 내 주머니에서 나가지 않더라도 언젠가 나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그게 경제다. 정부도 정치권의 공약 남발을 손가락질하기에 앞서 중구난방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복지 지원기준을 정비하고 양극화 해소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새누리 35개·민주 30개 복지공약 年67조 재원 더 필요”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 공약이 모두 실행될 경우 앞으로 5년간 많게는 340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치권의 공약들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를 넘은 정치권의 복지 요구에 대해서는 복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면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김동연 2차관을 팀장으로 하는 복지 TF 첫 회의를 열고 새누리당 35개, 민주통합당 30개의 복지 공약을 분석해 추계한 재원 규모를 공개했다. 연간 기준으로 43조~67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고, 5년을 기준으로 하면 220조~340조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복지 예산 92조 6000억원에 추가로 요구되는 것이다. 정부가 정치권의 복지 공약에 소요될 재원 규모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두 당이 내놓은 항목 중 유사하거나 중복된 항목은 단일 항목으로 계산됐다. 김 차관은 “현재 정치권의 공약들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한정된 재원 여건에서 정제되지 않은 복지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면 꼭 필요한 서민 복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의 복지 공약이 모두 실행될 경우 재정이 얼마나 악화되느냐는 질문에 “엄청난 숫자가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재앙”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세나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증세는 국민들의 조세 부담을 높이고 국채 발행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 조세연구원은 현 복지제도만 유지해도 공공사회 복지 지출이 205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0.8%(2009년 9.6%)까지 늘어나 국가채무가 GDP 대비 137.7%(2009년 33.5%)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경남도 ‘노는 땅’에 임대아파트 만든다

    경남도가 놀리고 있는 공유지에 서민·근로자용 장기 임대아파트를 짓는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이 공유지 임대주택 건립사업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집값과 서민 주거 안정 등 정부 주택공급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도는 15일 도청 회의실에서 김두관 지사와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유지 개발을 통한 서민·근로자 임대주택 개발사업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사업은 경남도 소유의 유휴 공유지를 임대주택 용지로 제공하고 신탁회사에서는 이 공유지에 서민·근로자용 소형 임대주택을 건립해 30년간 장기 임대로 투자자금을 회수한 뒤 토지와 주택을 도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다. 협약을 통해 경남도는 임대주택 사업지 선정과 임대주택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 등의 업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사업구조·금융구조 및 사업시행을 위한 신탁사 선정 등에 관한 자문 업무를 한다. 경남도와 하나은행은 먼저 1~2개 단지를 시범적으로 선정해 사업성 검토를 한 뒤 서민·근로자용 임대주택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성이 확인되면 시범사업을 하면서 추가 사업지를 계속 선정해 임대주택 건립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경남도는 도유지 가운데 적정 부지를 대상으로 근로자 기숙사, 다세대 주택, 아파트 등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건립하고 시·군 공유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상으로 제공하는 공유지에 임대주택을 건립하면 기존 임대주택 보다 임대료를 40%쯤 낮게 책정할 수 있는 것으로 경남도는 예상하고 있다. 경남도는 임대주택 부족이 집값과 전세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서민생활이 불안해지면서 지역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어 도민 부담과 도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서민용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공유지 임대주택 건립 방식의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협약식에서 김두관 지사는 “서민·근로자를 위한 임대주택 건립사업은 도정이 도민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협약을 계기로 저렴하고 양질의 임대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저소득층 자녀 울리는 국가장학금제

    저소득층 자녀 울리는 국가장학금제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대대적으로 개편한 국가장학금 제도가 시작부터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조 5000억원을 투입해 가족 소득과 개인 형편 등을 따져 ‘맞춤형’ 장학금을 제공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정작 필요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이 돌아가지 않는 누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가장학금 신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소득분위만 따져 장학금을 나누는 현행 방식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하는 소득분위에 따라 수혜 대상과 액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부채 등 가계 형편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소득 3분위까지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되는 유형Ⅰ과 소득 7분위까지 소득과 성적을 고려해 지원하는 유형Ⅱ로 나뉘어 있다. 두 유형 모두 소득, 부동산, 자동차 등을 포함한 소득액이 기준이어서 “수입이 모두 노출되는 월급쟁이 서민들만 불이익을 보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로 급여가 낱낱이 파악되는 ‘유리지갑’ 직장인의 자녀와 빚 부담을 안고 있는 서민층 자녀가 국가장학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오모(25·여)씨는 어머니 명의의 은행 대출 빚이 수천만원이나 되지만 한달에 250만원가량인 아버지 월급 때문에 장학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오씨는 “빚이 더 많아 월급이 의미가 없는 사람은 어쩌라는 거냐.”고 반문했다. 반면 부모 재산을 친척 등 타인 명의로 돌리는 ‘꼼수’를 부린 학생들은 손쉽게 장학금을 탔다. 경기도 K대 2학년 이모(21·여)씨는 자영업자인 아버지 앞으로 수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있지만 유형Ⅰ·Ⅱ에 모두 선정됐다. 이씨는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 2채와 건물 한 동을 친척 명의로 돌려 유형Ⅰ에서 70만원, 유형Ⅱ에서 45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 수법이 국가장학금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그래도 소득분위에 따른 지급이 가장 객관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소득만 속이면 장학금 타기는 일도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학생 강모(21·여)씨는 “경제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친구들이 장학금을 받는 걸 보고 다른 친구들도 ‘다음 학기에는 미리 주소를 옮겨놔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정부와 대학의 신청 독려에 따라 자신의 소득분위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학생들이 대거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큰 혜택을 주겠다는 당초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대학들의 등록금 납부가 시작됐으나 국가장학금 수혜자 선정은 계속 늦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장학금을 제외한 차액만 납부하면 된다고 알고 있는 대다수 학생들이 수혜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는 “아직 심사 중인 학생들은 먼저 등록금을 내면 심사 결과에 따라 나중에 환급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증세·재정확대 서민에 부담될 수도 기업경쟁력 높여 복지·성장 동시에”

    기획재정부는 12일 ‘강소국 경제의 잠재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선거를 앞두고 제기되고 있는 포퓰리즘 정책과 기업압박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증세와 복지재정 확충이 근로의욕 저하, 투자 위축, 자본 유출 등으로 이어져 결국 서민 생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 보고서는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도시와 노르웨이·룩셈부르크·덴마크·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 스위스 등을 강소국으로 꼽으며 “홍콩은 개인소득세와 기업법인 세율이 근로·투자 의욕을 저해시키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낮고, 스위스 주 정부도 감세 정책을 펴 근로 의욕을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에 대해서는 “높은 조세부담률과 함께 높은 사회보장 비용 부담률로 인해 국가경쟁력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신호체계를 무시한 정책의 인기영합주의, 급격한 유턴정책 등은 국가 신인도를 저해하고 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 투자 위축을 유발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38%)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5.5%에 비해 높은 수준이고, 세계적으로 경제위기 이후 악화된 재정을 건전화하는 과정에서도 법인세가 지속적으로 인하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이어 “특정 계층에 대한 증세만으로 한계가 있고, 오히려 계층 간 갈등만 유발해 사회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세를 인하한 스웨덴 등 유럽 강소국 모델처럼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복지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유럽 강소국의 높은 경제자유도와 복지지출 간 상관관계를 감안, 기업 규제를 지속적으로 철폐·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카드사 기름값 인하전 불붙나

    카드사 기름값 인하전 불붙나

    일반주유소보다 50원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알뜰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경우 ℓ당 최대 200원까지 포인트 적립을 받는 ‘통큰 주유 카드’가 다음달 출시된다. 현재 ℓ당 최대 60~120원가량 할인하거나 포인트 적립하는 여타 카드사들이 가격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3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ℓ당 100원씩 할인하고도 7조원 정도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NH카드, 새달 출시 예정 NH농협카드는 알뜰주유소에서 ℓ당 최고 200원 혜택을 제공하는‘채움 알뜰주유카드’를 오는 3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알뜰주유소는 휘발유 등의 유통 과정을 줄여 여타 주유소보다 ℓ당 최대 100원까지 싸게 파는 곳으로, 2월 중에 250여곳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NH카드는 알뜰주유소와 농협이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 등 총 540여곳에서 ℓ당 최대 200원의 포인트를 적립하는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일반주유소에서는 80원의 혜택을 준다. NH카드의 전략은 카드사가 최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분산된 카드 혜택을 기름값에 집중한 점이다. 또 월 카드 이용액을 ▲20만원 ▲50만원 ▲100만원 ▲150만원 이상으로 나누어 등급마다 포인트 적립액을 차등 적용할 예정이다. 이외 현재 1회 10만원씩 월 4회까지(40만원 상한) 포인트를 주는 구조를 횟수와 상관없이 월 30만원까지로 축소했다.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서민들이 적은 액수로 자주 기름을 넣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기름값 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H카드의 ‘통큰 주유 카드’가 예정대로 출시되려면 이달 안에 금융감독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주유 할인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ℓ당 기름값 할인은 60원, 포인트 적립은 80원의 가이드라인을 운영해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상품 신고서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카드 허가는 수익성과 과당경쟁 여부가 모두 고려된다.”고 말했다. ●이달 금감원 허가 여부 고비 또 브랜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반발도 무시하기 힘들다. 산술적으로 주변 주유소와 ℓ당 최대 200원(원유가격 100원+카드 할인차 100원)까지도 가격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중산층의 몰락과 분노/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열린세상] 중산층의 몰락과 분노/박광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는 중산층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통계청의 2006년도 계층 간 분포율을 볼 때 53.4%가 중산층이고 45.2%가 하류층이었다. 그런데 최근의 여론을 보면 중산층의 몰락이 더욱 깊어지면서 45%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산층을 경제적 개념으로 해석하든, 시대적 사회에서 바라보는 주관적 시각으로 이해하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나라의 중산층에 균열이 시작됐고 다시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불길한 현상이다. 중산층의 몰락을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금융회사들의 탐욕에서 시작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의 광범위한 구조조정으로 재벌 등 기업의 자금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대형은행과 카드사들은 가계대출과 카드론을 경쟁적으로 늘리기 시작했고 2003년 카드대란으로 번져 홍역을 치른다. 그럼에도 금융회사들은 2005년부터 주택시장이 호황을 구가하자 무차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최근 90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대출로 연간 50조원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중산층의 실질소득이 감소함에도 오히려 교육비와 의료보험 부담이 커지고 공공요금 등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 지출은 더욱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대출받아 구입한 주택의 가격은 속절없이 하락하여 이제는 애물단지가 되어 중산층들의 시름은 한없이 깊어만 가고 있다. 쓰러져 가는 중산층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지 않으며 처절한 경쟁에서 살아남아도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고 호소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만큼 비슷하게 따라가는 정도만 되어도 만족하겠다는 소박한 희망마저도 실현하기 어렵다고 푸념을 한다. 신분 상승이나 계층 이동 기회가 적어짐으로써 동료를 적으로 인식해야 하는 삭막한 좌절감도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중산층의 허탈한 마음의 절규를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되어야 한다. 서제막급(噬臍莫及)이란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닿지 않는다는 의미로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문왕이 신(申)나라를 공격하기 위해서 등(鄧)나라를 경유해야 했다. 문왕이 병사들과 함께 등나라에 도착하자 문왕의 삼촌이었던 등나라의 왕 기후(祁候)는 반갑게 맞았다. 이때 기후의 신하 담생(聃甥), 양생(養甥)은 “문왕은 머지않아 등나라를 공격할 것이니 지금 없애지 아니하면 훗날 배꼽을 물려고 해도 입이 미치지 않아 후회할 터이니 계획을 세우라.”고 간언하였다. 기후는 조카를 죽이면 후세에 사람들의 욕을 피할 수 없다고 간언을 무시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등나라는 문왕에 의해 멸망하였다. 중산층 문제는 결코 늦지 않았다. 우리의 지혜로 충분히 풀 수 있다. 중산층의 분노를 기대가 컸기 때문에 나타나는 실망스러운 감정의 표출로 볼 것이 아니라 변화를 갈망하는 백성들의 바람으로 보아야 한다. 체제와 근본적 이념의 영역까지 동시에 다루어야 할 격동의 시대적 전환점에 서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경제적 양극화와 정신적 피해의식의 심화로 사회는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며, 집단행동으로 혼란이 가중되어 나라는 엄청난 사회비용으로 다시 10년 이상 후퇴할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 중산층은 어느 나라나 보편타당성의 중심에 있어 미래의 성장동력이자 변화의 주관자이다. 중산층을 육성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지속하는 한편, 유연성 있는 고용정책을 견지하면서 복지와 연금문제를 보완해야 한다. 특히 주택가격의 안정과 서민고통 해소를 위해 아파트를 유동화하여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제도의 시행은 빈곤층의 근원적 치유에 우선순위를 배려해야 한다. 노자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아무리 큰일이라도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고 설시한 바 있다. 흩어진 마음을 다시 긍정적인 열정의 마음으로 바꾸어 쉽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데 혼신을 다해 보자.
  • [사설] 정치권은 혹한에 늘어선 구직행렬을 보라

    지난주 토요일자(4일자) 서울신문을 비롯한 주요 신문에는 길게 늘어선 구직행렬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렸다. 하루 전날 경기도·의정부시·신세계가 공동으로 의정부 민자역사에서 마련한 취업박람회장을 찾은 서민들의 모습이었다. 4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 입점할 38개 기업(78개 브랜드)이 1500명을 뽑는 채용박람회에 영하 20도의 강추위에도 1만 3500명이 몰렸다. 박람회 주최 측은 6000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6000장의 이력서는 순식간에 동났다. 이 사진은 요즘 일자리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월급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근무여건이 꼭 좋다고만 볼 수 없는 일자리이지만 20~60대들이 앞다퉈 구직행렬에 나선 것은 그만큼 취업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말해준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갈 곳이 없는 청년층, 직장에서 밀려난 뒤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는 40~60대들이 한곳에 운집한 것이다. 일자리에 목말라하는 우리 이웃을 보는 것 같아 우울하기만 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4월 총선, 12월 대통령선거만 염두에 두고 표 계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나라의 곳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앞다퉈 퍼주기식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포퓰리즘 공약 남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정치권은 나라의 살림이야 어떻게 되든 표만 얻고 보자는 얄팍한 계산으로 선심성 공약 경쟁을 펼칠 게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필요한 게 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최상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이다. 정치권은 실현 가능성도 없거나 비생산적인 공약을 쏟아낼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 다퉈야 한다. 정부와 기업도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대 28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업은 비용 부담 증가를 이유로, 근로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기업, 노조는 어려울수록 나누는 자세로 일자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내것만 지키려다가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 다단계혐의 20개社 이달 직권조사

    정부는 대학생 다단계 혐의가 있는 20여개 업체에 대해 이달 안에 직권 조사를 실시하고, 하반기부터는 조사 범위를 변종 다단계 및 후원 방문판매 분야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 중 IPTV 서비스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조사하고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에서 사용하는 대출·여신거래약정서, 전자금융거래약관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해 금융·온라인 분야의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피해를 줄여 나가도록 했다. 정부는 3일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서민 생활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또 유학 수속·어학연수 절차 대행(6월), 온라인게임(9월), 노인 요양시설(12월)의 표준약관도 제정·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맹사업 분야의 모범 거래 기준도 마련해 최근 급성장한 커피전문점 등을 중점 감시 대상으로 선정했다.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시장 이용 시 신용카드 소득 공제 규모를 늘리고 골목 슈퍼 1만곳을 현대식 점포인 나들가게로 육성하며 소상공인연합회를 법정 대표로 육성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부근의 주정차 허용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대학 등록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산학 협력 활성화 등을 통해 대학 재정 수입을 다각화하고, 학교회계에서 교직원 연금 등 법정부담금을 충당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대학 주요 평가지표에 ‘등록금 부담 완화 지수’도 반영한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 환경의 악화 등으로 서민 생활 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친서민 중점 과제 55개를 선정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국세청 세무조사 ‘부자 탈세’ 정조준

    국세청은 탈세 혐의가 큰 기업인, 와인 등 주류수입업체, 대자산가, 사채업자, 입시학원 등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대상에는 그룹 외형이 연매출 5000억원 이상으로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중견기업도 포함됐다. 하지만 연매출액 100억원 이하 중소법인은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기업은 세무조사가 2년간 유예된다. 국세청은 31일 전국 조사국장 회의를 열어 이와 같은 ‘2012년 세무조사 운영계획’을 확정했다. 반사회적 탈세 엄단과 사회적 약자 배려로 집약된 운영계획에 따라 국세청의 칼끝은 올해 부유층의 편법증여, 국외펀드를 가장한 우회투자 등 ‘가진 자의 탈세’를 정조준할 전망이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국세청은 올해 경제여건이 좋지 않고 조사인력이 한정돼 세무조사 규모를 예년과 유사한 1만 8000건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 재산규모와 비교해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주식·부동산 부자, 경영권 승계 중인 중견기업 사주를 대상으로 편법 증여 등을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첫 기획 세무조사 대상으로 무자료 거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가공경비 계상 등으로 탈세한 의혹이 짙은 사업자 6명을 정했다. 이들은 서민 생활과 밀접한 주류·커피 등 기호 음료, 육류 등 관세 인하 수혜품목을 수입·유통하면서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을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막대한 소득을 올리면서 세금을 빼돌린 고소득 자영업자 48명을 겨냥한 조사도 벌인다. 여기에는 불임부부·산모의 현금결제를 유도해 매출을 숨긴 산부인과, 산후조리원, 자금난에 처한 중소 건설사를 상대로 고리를 챙긴 사채업자, 고액수강료를 받으면서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은 입시학원 등이 포함됐다. 주식의 고·저가거래, 채권의 차명은닉 등 수법으로 재산을 대물림한 부유층 11명과 국외 사업소득을 조세피난처의 유령회사로 위장하는 등 역외 탈세 혐의가 있는 14개 업체도 조사할 방침이다. 창업 2~3세대로의 경영권 인계 과정에서 역외거래를 이용한 변칙 탈세행위, 국외비자금 조성, 외화 밀반출, 원정도박 등 국민정서에 반하는 탈세행위 등이 주요 표적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악덕 부동산 임대업자와 ‘전면전’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고 임대료를 줄여 신고하는 악덕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해 국세청이 전면전에 들어갔다. 거액의 세원을 찾고 영세상인 등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상가 임대차 과정의 탈세를 추적하는 첨단 ‘부동산 임대업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이번 주부터 서울 강남권에서 가동한다. 국세청은 30일 부동산 임대로 막대한 부를 쌓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 사례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분야별 세원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현동 청장이 최근 간부회의 등을 통해 “중소기업은 고용과 생산 활동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부동산 임대업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의 세원을 철저히 추적해야 한다.”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국세청은 우선 임대인의 임대료 신고 내역, 임차인 정보 등 객관적인 임대차 자료가 담긴 국토해양부의 3차원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국세정보시스템을 연계한 ‘부동산 임대업 관리 시스템’을 이번 주에 가동하기로 했다. 대상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임대 사업자다. 서울 강남·서초구는 고소득 임대업자들이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남의 한 임대사업자는 15층짜리 건물을 소유·관리하면서 임대계약서를 줄여 신고하는 방법으로 5년간 32억원의 매출을 누락하고 배우자, 자녀에게 불법증여한 사실이 적발됐다. 지난해 국세청은 600여건의 임대계약서와 금융 조사를 통해 이런 탈세 사실을 확인하고 50억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건물별 임대료, 임차인 영업 현황 등을 비교 평가함으로써 탈세 가능성이 있는 사업자를 찾아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운영 성과를 연내에 분석, 전국에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 전에 임대·전대 계약서를 확보, 본조사 때 금융조사를 병행해 매출 누락 여부도 철저히 검증하기로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현상황 내수마저 위축… ‘재벌세’는 반대”

    “현상황 내수마저 위축… ‘재벌세’는 반대”

    둔화되는 수출 증가율을 대체할 내수마저 위축되고 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고 내수를 살리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올 포퓰리즘적 정책과 어떤 차별화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야권에서 검토 중인 이른바 ‘재벌세’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여건 악화로 제조업·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경제심리가 움츠러들면서 소비·투자 등 내수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위험 요인들이 어느 때보다 크고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비해 0.4% 성장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4% 성장으로 연간 성장률 3.6%에도 못 미친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3.4% 줄어들어 2009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제조업의 경영애로 사항을 물은 결과 내수 부진을 꼽은 비율이 지난 6월 14.7%에서 점차 늘어나 12월에는 18.3%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8.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달에는 연초의 기대심리 등으로 내수 부진을 꼽은 비율이 16.3%로 줄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상황(17.9%)과 더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차관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전망치 4.4%보다 0.9% 포인트 낮은 것이다. IMF가 지난 25일 세계경제 수정 전망에서 아시아 신흥공업국(NIEs:한국·타이완·홍콩·싱가포르)의 전망치를 3.3%로 기존 전망보다 1.2% 포인트 낮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으로 물가안정, 서민생계비 부담 감소 등에는 이견이 없지만 증세 여부를 둘러싸고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박 장관은 “‘재벌세’처럼 국제 표준을 뛰어넘는 규제나 중과세는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자회사로부터 받은 주식 배당금의 익금불산입(소득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국제 표준에 비해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를 강화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차입금 가운데 주식 취득에 사용된 부분에 대해 과세하는 것도 국제 기준보다 좀 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기업 집단의 양식과 윤리는 강조돼야 하지만, 국제 표준보다 과도한 규제나 제한으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한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은 모기업이 자회사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을 소득으로 보고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과 대기업 집단이 금융기관 차입(대출)을 통해 계열사에 투자할 때 차입이자 비용을 세법상 비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경하·이경주기자 lark3@seoul.co.kr 김종인 與 비대위원도 “반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도 30일 민주통합당의 재벌세 검토에 대해 “특정 계층을 상대로 한 세금은 존재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뉴타운정책 재검토] 주거도 인권… 소유자 우선서 거주자 보호로 전환

    [뉴타운정책 재검토] 주거도 인권… 소유자 우선서 거주자 보호로 전환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직접 밝힌 ‘서울시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은 소유자보다 거주자를 우선하도록 정비사업의 초점을 바꾼 게 핵심이다. 집을 투자 대상으로서 ‘사는 것’이 아니라 생활 터전으로서 ‘사는 곳’으로 인식한 것이다. 세입자 주거권을 대폭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주택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시 방침대로 될 경우 2002년 도입된 뉴타운 개발 사업은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추진위 없는 곳은 연내 해제 시는 사업 시행 이전 단계에 있는 610곳에 대한 실태조사를 올해 중 모두 끝낼 계획이다. 추진위원회가 없는 317곳은 7월까지 조사 대상 선정 및 실태조사를 마치고 이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연내 구역을 해제하거나 재추진할 방침이다. 추진위가 있는 293곳은 실태조사를 10월쯤 시작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시 일정대로 실태조사와 주민 의견 수렴을 할 경우 내년 하반기쯤에는 서울시내 정비 구역의 해제 또는 재추진 여부가 대부분 정해질 전망이다. 이어 서울시는 내년 1월에 미래주거 재생정책 방안을 확정해 실행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세입자 주거권 보장 시 방침에 따르면 기초생활 수급자 등 세입자 주거권은 대폭 강화된다. 기초생활 수급자는 세입자 대책 자격 유무와 관계없이 주거복지 차원에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는다. 세입자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세입자가 원하면 재개발사업 구역 내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도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한번 임대주택에 입주하면 다른 임대주택으로 이주하는 것이 금지됐었다. 이와 함께 야간, 호우, 한파 등 악천후와 동절기에는 이주와 철거를 금지하도록 해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도울 계획이다. 철거 제한 시기를 명문화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정책이다. 박 시장은 “기존의 뉴타운·재개발은 소유자와 승자만의 논리가 지배하는 구조였다. 투기자본에 내쫓겨 원주민들은 난민이 되고 서민들이 살 집이 없어져 전·월세가 폭등했다.”면서 “뉴타운·재개발로 인한 고통이 사라질 때까지 모든 수단·방법을 동원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과제는? 이번 뉴타운 정비 방침으로 기형적 도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초 뉴타운을 계획할 때 도로나 학교, 공공기관 등의 배치를 큰 틀에서 계획했는데 구역별로 구역 지정을 해제하면 ‘절름발이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이 성공하려면 중앙정부의 협조도 필요하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매몰 비용이 큰 정비 구역은 시 지원만으로는 사실상 해제 절차를 밟기 힘들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건기 시 주택정책실장은 이와 관련, “지정이 해제될 경우에는 주민 중심 재생사업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기반시설 설치 지원이나 집수리비 융자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런 비용을 원인 제공자 중 하나인 정부도 함께 부담하자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 뉴타운 사업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이던 2002년에 처음 도입됐다. 첫해 시범 뉴타운 3곳을 시작으로 이듬해 2차 뉴타운 12곳이 지정됐다. 이후 오세훈 전임 시장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뉴타운 지정 공약을 남발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稅/주병철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재벌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재벌의 성장 과정에 불합리한 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과거 재벌의 과오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재벌이 한국 경제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무시해선 안 될 것이다. 재벌의 성장은 한국 경제에 분명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1991년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 때 저술한 ‘재벌, 성장의 주역인가, 탐욕의 화신인가’라는 논문의 결론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의 정의는 독특하다. 철저하게 선(善)과 악(惡)의 개념으로 분류한다. 이분법적 논리다. 대개 선보다는 악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1960년대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후 고만고만하던 기업이 수출 주도적 경제성장을 일구는 주역을 담당하면서 온갖 특혜를 받고 재벌로 성장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우리 경제에 무소불위의 지배력을 행사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정점으로 재벌은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자업자득인 점이 많다. 하지만 억울한 점도 있다. 민주통합당이 그제 대기업 계열사 주식 보유분에 대한 배당금을 소득으로 봐 세금을 물리고, 대기업 계열사 투자를 위한 차입금 이자를 비용에서 제외시키는 등 ‘재벌세(稅)’를 들고나왔다. 재벌을 선보다는 악의 축으로 여기는 분위기를 반영한 듯하다. 한명숙 대표가 재벌의 독점·독식·독주 등 ‘3독’을 재벌과 중소기업·노동자·서민의 공생공존으로 전환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게다. 사실 재벌세가 뜬금없는 것 같지만 학계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상존해 왔다. 경제학이 태동한 200여년 동안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로 손꼽히는 칼 마르크스와 슘페터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마르크스는 골고루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부자나 기업들에 높은 세율로 누진과세를 해야 하며, 부의 세습을 막기 위해 모든 상속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의 운명을 비관적으로 본 슘페터는 조세제도가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인 이윤의 이중과세를 없애고 간접세의 비중을 높이며 상속세율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세금은 세금 부담자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받아들여져야 하고, 세금 때문에 생산자나 소비자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재벌세는 공평성, 효율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이러다 재벌들이 조세피난처(tax heaven)라도 찾아 나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고졸·지역채용 확대… 공공기관 ‘열린고용’

    고졸·지역채용 확대… 공공기관 ‘열린고용’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127개 공공기관장,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열린고용 및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공공기관 워크숍’에서는 공공기관의 ‘공적 역할론’에 대한 주문이 잇따랐다. 이 대통령은 “남다른 각오가 필요하고 오늘 이 자리가 서로 결의를 다지고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많이 알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행동을 해야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공공기관이 국민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과 열린고용, 서민생활 안정, 경기둔화 대응, 중소·협력업체 지원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공공기관이 경영효율화와 자산매각 등 원가절감을 통해 공공요금 안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농산물 가격과 주거비, 교육비 안정 등을 위해 현장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들은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서부발전은 연료다변화와 경영효율화를 통해 전기료 인상요인을 흡수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새마을호, 무궁화호의 운임 인상을 억제하고 올리더라도 경영 개선을 통해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주요 농산물 상시 비축, 사이버거래소 활성화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한국장학재단은 교육비 부담을 덜어 주고자 학자금 대출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고졸자 채용 확대와 채용 이후 조직 내 안착을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 인사규정을 개정해 고졸 채용자가 대학 진학 시 학비를 지원하고, 입사 3년 후부터 승진시험 응시기회를 부여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고졸자에게 6급 직위를 부여하고, 승진 및 급여지급 수준을 명확히 규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내 중공업사관학교에서 고졸 채용자의 이론과 실무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입사 7년 후에는 승진 및 연봉에서 대졸 신입사원과의 차별을 없앴다. 경북 경주시로 이전한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신규채용 인원의 20% 이상을 지역인재로 할당했다. 동반성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공공기관도 많다. 한국서부발전은 맞춤형 지원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액을 증대시키고, 발생 수익은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현지 사업 운영 노하우 및 네트워크 등에 대한 상담지원을 실시했다. 포스코는 중소기업의 자금유동성 확보를 돕기 위해 납품 후 3영업일 이내에 주 2회에 걸쳐 납품대금 전액을 현금결제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외부와의 의사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6개 언어 SNS 채널을 통해 한국문화 및 관광 홍보에 나섰다. 공공기관은 이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투자 예정액의 57%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27개 주요 기관이 1분기까지 14조 4000억원을, 상반기까지 30조 5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대학생 전세주택을 지난해 800호에서 올해는 1만호로 늘릴 예정이다. 보금자리주택 착공 물량은 지난해보다 8000가구 증가한 7만 1000가구로 늘렸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1호점을 개점한 알뜰주유소를 올해 700개, 2013년까지 980개로 늘릴 계획이다. 재정부는 상반기 중 공공기관의 일자리 창출 및 고졸자 채용 추진 실적 등을 점검하고, 경영실적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성수·임주형기자 sskim@seoul.co.kr
  • ‘49% 法의 허점’… SSM, 골목 점령

    ‘49% 法의 허점’… SSM, 골목 점령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 밀집 지역. 자동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 앞을 몇 십 년째 지키던 동네 구멍가게가 최근 대기업의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가게를 운영하던 김모(58·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10년 가까이 월세를 올리지 않았던 주인이 갑자기 두 배 가까이 월세를 올려달라고 해서 정들었던 가게를 그만두었다.”면서 “그런데 그 자리에 대기업의 편의점이 들어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자회사의 편의점들이 ‘편법’으로 동네 골목길을 속속 점령해 나가고 있다. 기업형슈퍼마켓(SSM)과 편의점 등은 정부의 상생법과 유통법 등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해마다 2000~3000개씩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은 수 천 개씩 사라지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자회사가 운영하는 편의점은 2006년 9928개에서 2011년 2만 650개로 급증했다. SSM은 234개에서 928개로 무려 694개나 늘었다. 대형마트의 사업체 수도 2003년 265개에서 2009년 442개로 증가했다. 이에 비해 매장 면적 150㎡ 이하의 영세한 동네슈퍼마켓은 2006년 9만 6000개에서 2009년 8만 3000개로 매년 4000∼5000개씩 감소했다. 또 전통시장도 2003년 1695곳에서 2010년 1517곳으로 7년 동안 178곳이나 문을 닫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정부가 전통시장과 동네슈퍼를 살리고자 만든 유통법과 상생법의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가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이들 법안에 따르면 SSM의 경우 전통시장 반경 500m 내 설립을 제한하고(유통법), 프랜차이즈형 SSM 가맹점을 직영점과 마찬가지로 사업조정신청 대상에 포함(상생법)시켰다. 하지만 문제는 점포 개점 시 들어가는 비용의 51% 이상을 본사가 부담할 경우에만 사업조정신청 대상으로 적용받는다는 것이다. 즉 대기업들은 49%의 지분만 소유하면 손쉽게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GS슈퍼마켓 등 유통업체들은 가맹점 업주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완전 가맹 모델’이나 개점 비용의 49%는 본사가 부담하고 51%는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경우 등 다양한 가맹 형태를 발굴해 점포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정부의 규제가 닿지 않는 업태인 편의점을 통해 동네 뒷골목까지 빠른 속도로 점령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독과점으로 물건 가격이 상승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편의점은 유통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해마다 3000여개 이상씩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유통업체들이 높은 월세를 내세우며 건물주를 설득해 세들어 있는 구멍가게를 내쫓고 그 자리에 편의점을 개설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도덕적 비난을 피하고자 대기업 편의점들은 임대와 운영을 분리하는 ‘편법’을 이용한다. 즉 건물 주인과 직접 임대차 계약한 뒤 편의점을 열고 그 운영은 회사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에게 재임대해 맡기는 형식이다. 박세진 시장경영진흥원 연구원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SSM과 편의점의 동네상권 장악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유럽 등 선진국처럼 좀 더 강력한 규제를 마련해 진정한 동반성장, 상생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市 “누적적자 4兆…고심끝 결정” 시민단체 “대중교통 활성화 역행”

    서울시가 2007년 4월 이후 4년 9개월에 걸친 고심 끝에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은 누적된 대중교통 관련 적자폭과 물가인상 수준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는 어려운 경제여건과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부담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운송원가를 모두 반영할 경우 지하철은 400원 정도의 인상이 필요하지만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폭을 절반 이상 줄였다는 말이다. 시에 따르면 2010년까지 5년간 누적된 적자가 지하철 부문 2조 2654억원, 버스 부문 1조 5392억원으로 총 4조원에 가깝다. 시는 ▲연료비 등 물가상승 ▲무임수송 비용 증가 ▲환승 할인에 따른 손실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재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등을 적자 증가 원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은 2010년(연인원 2억 2000만명) 운송적자의 46.5%인 2228억원에 이른다. 이지현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승용차 통행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의 종합적인 고려 없이 대중교통에만 이용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는 요금 인상은 대중교통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내 교통혼잡 비용은 7조원을 넘지만 교통유발부담금 총액은 시 전체 교통혼잡 비용의 1%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승용차 이용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국진·강병철기자 betulo@seoul.co.kr
  •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Weekend inside] 설·추석때 뛴 물가, 그 다음달에 또 뛴다

    결혼 11년차인 직장인 김모(40)씨는 설을 앞두고 명절 때면 찾아오는 부부싸움이 고민이다. 해마다 목소리가 높아지더니 최근에는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김씨는 “맞벌이 부부라서 평소엔 가사를 분담하는데 명절에는 남편이 도와줘도 한계가 있고, 연봉 등이 다른 형제와 비교돼 싸움이 일어난다.”면서 “명절 후 이혼율이 높아진다는 소문이 진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업주부인 유모(45)씨는 명절이 지나도 오르는 물가가 버겁다. 유씨는 “명절 물가는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감내하겠는데 명절이 지나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잘사는 집이야 명절 음식으로 한동안 보낼 수 있겠지만 서민들은 먹거리 재료를 구입해야 해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명절과 관련된 ‘생활의 속설’은 많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지내면서 마음을 다잡고 적극적인 취업활동에 나선다든지, 노총각·노처녀가 집안 어른들의 결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명절 이후에 결혼이 늘어난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얘기들은 단순히 속설일까? 서울신문은 20일 통계청, 한국거래소, 한국은행, 고용노동부 등의 통계를 이용해 지난 5년간(2007~2011년) 총 10차례의 설·추석을 대상으로 ‘명절 속설’들이 실제 통계와 일치하는지 분석해 봤다. 우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명절 다음 달에 오르거나 유지된 경우는 전체의 70%(10차례 중 7차례)였다. 한 달간 평균 0.32% 포인트 올랐고, 2007년 추석의 경우 다음 달에 0.7% 포인트까지 물가가 치솟기도 했다. 최근에는 상승 폭이 줄어 지난해 설에는 0.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의 물가 대책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명절 용품을 중심으로 명절에 맞춰 공급량을 늘리다 보면 명절 직후에는 공급이 크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명절 물가 대책의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명절 다음 달에 이혼건수가 많아진 경우는 90%(10차례 중 9차례)에 달했다. 2008년 추석이 있었던 9월 이혼건수는 6704건이었지만 10월에는 9603건으로 무려 43.2%가 급증하기도 했다. 한 통계학자는 “설이 주로 있는 2월보다 3월의 이혼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2월의 날짜 수가 다소 적은 것도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추석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 때 ‘명절 증후군’이 이혼 증가의 주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이혼을 원하는 부부에게 4주의 숙고 기간을 부여하는 ‘이혼숙려제’가 도입됐지만 명절 다음 달에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결혼건수가 명절보다 다음 달에 늘어난 경우도 80%(10차례 중 8차례)였다. 하지만 결혼은 이혼과 달리 원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명절이 없는 달로 결혼을 미룬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취업은 명절 전보다는 이후가 유리했다. 10차례의 명절 중 다음 달에 실업률이 줄어든 경우가 8차례였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아무래도 기업 입장에서 많은 일들이 일단락되는 명절 이후에 채용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20대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는 명절 다음 달 줄어든 경우가 10차례 중 7차례였다. 젊은이들이 명절을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취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도 명절로 받은 보너스를 투자하는 경우가 늘면서 ‘설 랠리’가 있을 법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증권가에는 ‘명절 보너스는 증권회사가 아니라 카드회사로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방식은 명절과 무관하지만 지난 5년간 기관은 설 전보다 설 이후에 상대적으로 매수를 늘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길다 보니 요즘같이 장이 불안할수록 큰돈을 움직이는 이들은 투자를 한 템포 쉬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면서 “설 이후 기관의 매수 종목을 살펴보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박근혜 “출총제 보완… 재벌 남용 막겠다”

    박근혜 “출총제 보완… 재벌 남용 막겠다”

    박근혜(얼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를 보완, 재벌의 사익 남용을 막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막고 성장동력 확충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출총제를 폐지했지만 대기업들에 의해 남용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출총제는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해 지난 1987년 처음 도입됐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 기업의 자율 경영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폐지됐다. 박 위원장은 출총제 보완 방법과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생각 중”이라면서 “지금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된 적이 없으며,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할 생각은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또 집권하면 현 정부에서 통폐합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비대위는 또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서민들이 제2금융권에서 빌린 전세자금의 대출이자를 절반 수준으로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은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2금융권에서 빌린 현행 14% 정도의 고금리 대출을 7% 안팎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소득 4500만원 이하 세입자가 대상이다. 비대위는 또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를 현행 업계 최저 수준인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3세 의무교육] 보육비·양육수당 내년부터 어떻게 달라지나

    [3세 의무교육] 보육비·양육수당 내년부터 어떻게 달라지나

    내년부터는 3~4세 전면 무상 보육이 시행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맡기는 보육은 사실상 0세부터 5세까지 비용을 전액 지원받게 되는 셈이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양육은 0~2세 아동의 경우 소득 하위 70%까지 지원을 받게 된다. 올해는 만 0~2세와 만 5세가 무상보육 대상이다. 0세(올해 기준 2011년생)는 39만 4000원, 1세(2010년생)는 34만 7000원, 2세(2009년생)는 28만 6000원을 받는다. 2006년생인 5세의 경우 누리과정으로 월 20만원을 지원받는다. 단, 현금이 아니라 쿠폰 형태의 바우처로 지급된다. 만 3세(2008년생)와 4세(2007년생)는 올해는 소득 하위 70%까지 보육료가 지원된다. ●학부모 “특수수업비 등도 지원을” 3세는 19만 7000원, 4세는 17만 7000원을 받는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소득과 상관없이 3~4세도 5세와 같은 22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공통과정인 누리과정 지원액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오른다. 내년에는 22만원, 2014년에는 24만원, 2015년에는 27만원, 2016년에는 30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0~5세 아이들은 내년부터 전 계층이 지원받게 되지만 집에서 키우는 아이의 양육수당은 만 0~2세로 한정된다. 올해는 0~2세 차상위계층(소득 하위 15%) 이하의 경우 12개월 미만은 20만원, 24개월 미만은 15만원, 36개월 미만은 10만원을 받는다. 내년부터는 대상이 차상위계층 이하에서 소득 하위 70%까지 확대된다. 차상위계층 이하는 올해와 같이 10만~20만원을 받고, 차상위계층~소득 하위 70%는 연령 제한 없이 10만원씩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양육수당 지원 대상이 올해 9만 6000명에서 내년에는 64만 1000명으로 6배 이상 늘어난다. ‘바우처’로 지급하는 보육료와 달리 양육수당은 현금으로 지급된다. 부모들은 환영했다. 보육지원 강화가 서민들의 경제적 상황은 물론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육아 단계에 접어든 30대들이 특히 반겼다. 14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회사원 조모(35)씨는 “외벌이라 보육비 부담이 컸다.”면서 “실질적인 의무교육이 만 3세부터 가능해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던 아내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맞벌이를 하는 김모(34·여)씨는 “올해 아이가 만 4세여서 이번 조치의 대상은 아니다.”면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특수수업비·종일반비 등이 부담인데, 이런 문제도 해결을 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저출산 해결에 도움될 것” 기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단순히 보육지원 강화에 그치지 말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부모들이 믿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김동현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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