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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눔 세상]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쌀독’

    [나눔 세상] 퍼도 퍼도 마르지 않는 ‘쌀독’

    “쌀을 퍼 가세요.”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의 한 영세민 임대아파트 상가. 이 상가 쌀가게 앞에는 최근 아무리 퍼내도 줄지 않는 ‘요술 쌀단지’ 하나가 생겼다. 이곳에서 10여년째 쌀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50)이 혹시나 쌀이 떨어져 끼니를 걱정하는 불우이웃을 위해 쌀을 가져가라며 쌀단지 하나를 내놓은 것. 주인은 “지난해 말 대구 불로동에서 어린이가 굶어 죽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 동네에도 혹시나 쌀이 없어 밥을 굶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몰라 쌀단지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기초생활수급자는 물론 장애인, 혼자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생활형편이 딱한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는 동네다. 한달에 임대료가 3만원인 12평짜리 아파트 1500여가구 가운데 절반 가량이 기초생활수급자이며,130여가구는 전기·수도요금을 제때 못내고 있을만큼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쌀단지를 내놓은 후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누군가가 쌀 한 사발씩을 퍼가면 쌀가게 주인은 매일 다시 쌀단지를 채워 놓는다. 주인은 “처음에는 불경기 탓에 아무리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렵다지만 쌀이 없어 밥을 못해먹는 사람들이 과연 있겠느냐 싶었는데 쌀을 퍼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주로 혼자 사는 노인과 장애인들이 쌀을 퍼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쌀가게 주인은 이들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쌀 단지에 ‘다들 어려우시죠. 뜨거운 밥 지어 드시고 힘내세요. 절대 미안해 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라고 적어 놓았다. 또 편안한 마음으로 쌀을 퍼갈 수 있게 쌀단지를 가게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가게 모퉁이에 내놓았다. 하지만 요즘 이 쌀단지는 주인이 쌀을 채워넣지 않아도 매일매일 배가 부르다. 쌀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너도나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구입한 쌀 가운데 일부를 단지에 붓고가기 때문이다. 주인은 “자신도 형편이 어려운데 구입한 쌀 가운데 일부를 단지에 붓고 가는 손님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각박한 세태이지만 아직 세상은 따뜻하고 살만한 곳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쌀 장사가 쌀 좀 퍼주는 게 무슨 대수로운 일이냐.’면서 끝내 이름조차 밝히기를 거부했고, 사진 촬영도 한사코 사양했다. 한편 이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자 인근에 있는 달서구청 공무원들의 자원봉사 모임인 ‘사랑으로 행복한 사람들’도 쌀을 모아 단지를 채우기로 했다. 김영진 회장은 “동네 주민들이 너도나도 릴레이식으로 쌀을 갖다 붓는다는 소식에 가슴이 뭉클했다.”면서 “앞으로 매주 한번씩 쌀을 모아 단지를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판교, 분당만 못하다”…묻지마 청약은 위험

    “판교, 분당만 못하다”…묻지마 청약은 위험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대한 끝없는 ‘대박 신드롬’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근 분당 신도시와의 비교를 근거로 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가 분당보다 주거환경은 뛰어나지만 임대 아파트와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서민 중심의 주거단지여서 입주 후에도 분당의 아파트 가격을 웃돌 가능성은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저밀도지역은 수천만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서울·수도권 무주택자들의 ‘묻지 마 로또복권식’ 판교 행렬은 주택마련 전략에 큰 낭패를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다. 판교만 생각하다가 다른 좋은 단지를 놓치게 된다는 경종이다. 최근에는 지방에 살던 장기 무주택자가 판교 당첨을 노리고 수도권으로 이사하는가 하면 수도권 거주자는 이들의 청약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가 분당보다 녹지율이 높고 개발 용적률이 낮아 입지 여건은 뛰어나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판교가 서민형 주거단지라는 점에서 기대치만큼의 시세차익을 낼지는 미지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 근거로 판교에 임대아파트가 1만가구가량 들어선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전체 공급 가구 수의 35%에 달한다. ●임대아파트 비율 15%대 35% 지금까지 건설된 신도시 가운데 임대 아파트가 35%나 된 곳은 없다. 분당의 경우 임대 아파트의 비율은 고작 15.8%다. 여기에다가 가격이 덜 오르는 단독주택이 많이 들어선다. 판교의 단독주택은 모두 3200가구로 분당(2664가구)보다 많다. 반면 전용면적 25.7평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는 분당이 3만 23가구로 전체의 30.7%인 반면, 판교는 6998가구로 23.5%에 불과하다. 입주 후 판교는 서민 주거단지로 분류돼 집값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컨설팅 업체에 판교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전용면적 25.7평, 분양 평형 33평형) 당첨시 시세차익 분석을 의뢰한 결과, 분양가를 평당 925만원으로 잡을 경우 최대 1억 3000여만원의 시세차익이 나는 것으로 나왔다. 입주시까지 들어가는 총 비용은 분양대금(3억 525만원)에다 금융비용(연리 6% 가정하면 2213만원), 취득·등록세(1000만원), 입주 후 금융비용(5060만원) 등 8273만원을 합해 모두 3억 8798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시세가 평당 1600만원일 경우 제반 비용을 제외하면 시세 차익은 1억 4001만원이다. 그러나 시세가 평당 1500만원이면 차익이 1억원 정도로 줄어든다. 알려진 것처럼 가구당 2억∼3억원의 시세차익은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사 한광호 대표는 “판교는 기본적으로 서민층 신도시로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다.”면서 “수백대1의 경쟁률을 뚫고 당첨되더라도 서울 인근의 입지 좋은 단지와 차이가 크지 않은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내는 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밀도 지역인 서판교 지역은 시세 차익이 수천만원대에 머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판교가 주목을 받자 이 곳에서 아파트를 분양, 회사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주택업체들의 택지 쟁탈전도 치열하다. 전용면적 25.7평을 초과하는 채권입찰제 대상 아파트 용지를 따내기 위한 것이다. 업체들은 택지를 공급받기 위해 채권을 높게 써낼 가능성이 커 그 부담은 분양가로 전가된다. 따라서 택지 채권입찰제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2000만∼2500만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넘으면 분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사설] 설 물가 심상찮다

    설을 앞두고 수요가 많은 농수축산물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제수용품은 최근 1주일새 가격이 폭등했다. 농협 하나로클럽에 따르면 배 10개들이(7.5㎏) 한 상자의 소비자가격은 지난주보다 53%나 올랐고 사과(32%)·감(10%)도 급등했다. 제수용 나물인 시금치(25%)·도라지(22%)·고사리(11%)도 값이 크게 올랐는데, 한파와 남부지방의 폭설까지 겹쳐 설이 다가오면서 채소류의 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중이다.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에 돈이 풀렸다고는 하나, 이렇듯 가격이 껑충껑충 뛰니 설 수요와 맞물려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단법인 전국주부교실연합회가 서울지역의 백화점·할인매장·재래시장 등에서 파는 27개 성수품을 조사한 결과,4인 가족기준 설 차례상 비용이 평균 18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이들 품목의 값은 더 오를 것이어서 실제 비용은 20만원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게다가 제수용품이 아닌 품목도 덩달아 올라 설 물가 불안은 가중되고, 연초 물가상승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지수인 생활물가의 지난달 상승률은 5개월 만에 가장 높아 서민가계를 압박하는 판에, 주요 도시의 택시·시내버스 요금까지 들썩인다.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3% 초반대로 잡았다지만 설 명절이 낀 연초물가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 이를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올해의 경우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히지 않아 다음주 설연휴를 전후한 물가는 큰 변수다. 당국은 설 성수품 공급을 원활히 하고, 연초 공공요금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민생올인’ 임채정 의장 국회 연설

    ‘민생올인’ 임채정 의장 국회 연설

    1일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올해 여권의 국정 기조가 이념보다는 실용으로, 개혁보다는 민생으로 변화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개혁’이란 단어 대신 ‘선진’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선진화’는 박근혜 대표가 지난해 대표연설에서 제목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한나라당이 ‘지적재산권’을 주장해 온 단어다. 임 의장은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선진국가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인과 노동자, 기업과 금융기관 등 각 분야별 타협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를 본격적인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를 만드는 한해가 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재정 조기 집행, 제2의 정보통신산업 활성화, 종합투자계획 신속 추진,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등 이미 제시된 정책 과제들을 재확인했다. 특히 임 의장은 연두회견과 달리 과거 분식회계 집단소송 유예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과 관련,“과거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한번 정리할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전향적인 ‘대기업 정책’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 소상공인 자금지원 5100억원으로 확대, 규모화된 쌀 전업농 7만호 육성, 보육시설 1200억원 지원 등 서민중산층 대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으로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데 진력했다. 이어 대대적이고 질적인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출신의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을 교육부총리로 중용한 의미를 재삼 부각시켰다. 임 의장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과 특별법 제정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정부 여당의 후속 대책을 국가 중추행정기관의 과다한 이전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야당과의 절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치권을 아우성치게 했던 ‘개혁입법’에 관한 언급은 살짝만 언급, 실용 기조를 확인했다.“개혁입법은 이번 국회에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마무리 되기를 기대합니다.”란 완곡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특히 임 의장은 야당을 자극하는 말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임 의장 연설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성장 제일주의의 낡은 상품이 진열된 오래된 쇼윈도를 연상시킨다.”고 평가절하했을 뿐 다른 야당의 비판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서민들의 희망을 읽고 싶다/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겨울 숲에서 만난 그루터기는 긴 세월 그을린 나이테 위에 풀꽃 하나를 키우고 있었다. 그루터기는 재생의 상징이다. 동강 난 삶을 한 뼘씩 새 생명으로 키우면서 작은 식물과 눈높이를 맞춰 살아간다. 부르튼 껍질은 곤충의 터전으로 내주고, 생채기 도려낸 틈새는 버섯의 겨울나기 보금자리로 내주었다. 그렇게 옹기종기 모여 살며 봄을 기다리는 풍경은 흡사 우리네 서민의 삶을 닮았다. 각진 세상일수록 작지만 아름다운 삶의 풍경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 언론에서 일반적으로 다루는 미담기사는 훈훈한 서민의 삶을 대변한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은 대부분 명절이나 연말에 치중되어 있고 기사 프레임도 틀에 박혀있다. 훈훈한 뉴스 소재가 굳이 사람일 필요는 없다. 지금의 뉴스 패러다임을 보면 기업과 정치권력 일정표를 안내하고 여기서 파생된 모의고사 문제집을 해설하는 것 같다. 취재망의 시각이 출입처 중심의 6H원칙 뉴스에 쏠려있는 까닭에 사건뉴스만 양산된다. 그 밑바닥에 미디어는 이성과 합리적 매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 고정관념과 관행은 이데올로기 대립과 갈등의 윈인이 되기도 한다.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눌 여유도 없이 ‘부실 도시락’,‘연예인 파일’,‘한·일협정 문서공개’,‘군부대 폭력’,‘노조 채용비리’ 등의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정말, 지도자들이 달동네 후미진 골목을 찾거나 새벽길을 열어놓은 미화원과 땀방울 뚝뚝 흘리며 우동 한 그릇 먹는 장면 등을 보도로 접하는 일은 이상에 불과한 것일까? 들길에서, 집어등 불빛 아래서 삶을 일구고 그물질하는 서민의 온기가 서린 현장 이야기가 그립다. 감성과 감동 없는 보도는 분노와 분열과 허무만 낳는다. 통계청·소비자보호원·대한상공회의소 등의 조사에 따르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003년, 2004년 국민 1인당 여가활동비는 꾸준히 상승, 한달 평균 12만 6000원(직장인 23만 3400원)이었다고 한다. 또 연초 한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에서는 직장인 47%가 적은 임금을 받더라도 레저를 즐기고 싶다고 응답했다. 어려워도 낙천주의를 지향하고 틀에 박힌 사회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욕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정서적 가치가 결코 경제적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의 연장선상에서 서울신문이 보도한, 제주 생태계의 보고 ‘곶자왈이 죽어간다’(1월17일),‘멸종위기 고래SOS’(1월17일),‘새만금 환경갈등 풀 열쇠 찾을까’(1월24일),‘가로변 까치집’(1월20일),‘세계 평화의 섬’(1월28일),‘로드 킬, 야생돌물이 죽어간다’(1월31일) 등은 생활주변의 소재를 통해 생명·환경의 중요성과 정서적 삶을 환기시켜준 사례이다. 또,‘세상을 움직이는 힘, 돈 아닌 희망입니다’(1월8일),‘전세금 1500만원? 장기까지 기증 약정’(1월13일),‘삯바느질로 모은 4억 장학금으로’(1월15일),‘따뜻한 라면’(1월25일),‘신용불량 과일상 인생 역전’(1월26일),‘공존’(1월27일),‘눈물세상 닦아준 청소아줌마’(1월29일) 등의 기사와 칼럼은 온몸으로 사는 서민의 애환을 전했기에 감동이 있었고 공동체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5%의 자본권력이 이 사회 상층부를 이룬다 한들,95%의 개미 인생들의 삶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의 역사이며 문화임이 분명하다. 시인 워즈워드는 “인간은 감탄과 희망과 사랑으로 산다.”고 했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다.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일굴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열정이 바로 희망이다. 그 징검다리로서, 계몽자로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그 거울 역할을 하는 언론의 모습을 그려본다. 박상건 서울여대 겸임교수
  • “소비심리 살아나나” 설 판매 호조

    “소비심리 살아나나” 설 판매 호조

    ‘내수부진이 끝나는가.’ 백화점·할인점의 설 선물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 판매 초반인 25∼27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나 늘어났다. 법인을 대상으로 상품권을 판매하는 특판 매출도 39%가 증가했다. 인삼·버섯·더덕 등 건강식품 세트(166%), 한과세트(165%),3만원대의 생필품세트(88%), 옥돔세트(78%) 등이 크게 늘어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지난해 광우병 파동으로 고전했던 갈비·정육·햄세트의 경우 500%가 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도 특판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축산선물세트는 갈비세트가 320% 급증한데 힘입어 82% 늘어났으며, 곶감세트도 7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 대목 초반인데도 이미 ‘명품’세트인 5스타 신고배(300세트 한정·9개·9만원)는 140개, 사과(200세트 한정·12개·11만원)는 110개나 판매됐다. 현대백화점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기간(14∼26일) 매출이 소폭(0.3%) 늘어났고, 갤러리아백화점도 특판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할인점의 경우 신세계 이마트는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6%, 롯데마트(19∼27일)는 8.8%, 삼성테스코 홈플러스(20∼26일)는 4.3%가 증가했다. 이같은 설 선물수요 증가는 소비심리 호전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백화점 매출의 증가세가 할인점보다 가파른 점,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등이 내수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음을 뜻한다는 분석이다. 이선대 롯데백화점 과장은 “논란이 있겠지만 백화점의 경우 내장객수가 10% 이상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데다 매출 증가세도 할인점을 크게 앞서 소비심리 회복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재래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이운석 동대문종합시장 영업부 주임은 “재래시장의 소비심리 회복을 정확히 관측하기는 힘들지만 봄신상품 등을 준비하려는 도매시장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동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도 “직거래장터·알뜰시장 등이 크게 늘어난 덕분인지는 몰라도, 올 들어 장사가 제법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설 선물로는 2000원짜리 수건 세트 등 1만원 이하의 ‘초저가형’ 선물이 뜨고 있다. 홈플러스는 1만원 이하의 저가형 상품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리고, 부담없는 2000원,5000원,8000원짜리 양말·다기·식용유·비누 세트 등 서민형 상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랜드마트는 지난해 5개에 불과했던 1만원 이하의 상품을 올해에는 25개 품목으로 크게 늘려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만 9800원짜리 초특가형 갈비 세트는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김규환·안동환·이재훈기자 khkim@seoul.co.kr
  •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주영하 지음

    참 기발한 발상이 아닌가? 그림을 통해 음식의 역사를 보고, 음식의 역사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상을 엿본다는 것 말이다. 지금까지의 음식사 연구가 백과사전적 혹은 민족적 정체성 확보를 위한 계몽주의적 경향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림 속 음식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신선·발랄하기까지 하다. ●음식사의 계몽성 거부… 저자 상상력 덧칠 한국학중앙연구원(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민속학)인 주영하의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사계절 펴냄)는 음식사의 계몽성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도발적이고, 풍속화 속 음식에 돋보기를 들이댔다는 점에선 문화적이다. 저자는 ‘음식의 변화상은 이른바 ‘유행’이라는 풍속의 그릇에 시대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서 밝힌다. 대부분 조선 후기에 그려진 23편의 풍속화에 담긴 음식과 인물들에게 돋보기를 대고, 그림 안팎을 넘나들며 나는 듯 펼쳐나가는 저자의 상상력이 유독 돋보인다.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들 사이에 비석이 뽐내듯이 서 있다. 그 아래 난 길에 아이를 안은 아낙이 쓰개치마를 머리에 두르고 겸연쩍은 듯 황소의 등에 올린 등거리에 앉아 있다…. 그 옆에서 갓과 두루마기를 갖추어 입은 양반이 술 한 잔으로 들병이와 수작을 부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젊은 양반 부부에 놀란 듯 오른손으로 하릴없이 귓밥을 만지작 거린다.’ 김홍도의 ‘행려풍속도병’(行旅風俗圖屛·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대한 묘사다. 지은이는 그림에 ‘노방노파’(路榜 婆)란 화제(畵題)를 붙였다. 그림의 주인공이 노방(길가)의 노파(술독을 지키는 할머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술이다. 노파의 독에 담긴 술은 청명주나, 한산소국주 같은 ‘앉은뱅이’ 술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야 객지를 떠돌아 성읍에 다다른 과객의 호주머니를 훔칠 수 있지 않겠는가! 김홍도의 ‘벼타작’(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서 저자가 보는 것은 타작에 여념이 없는 농군들 옆에 돗자리를 펴고 비스듬히 누워 곰방대를 문 채 졸고 있는 양반, 아니 양반 같은 이다. 거드름이 잔뜩 밴 그는 ‘분명 소작인의 타작을 감시하기 위해 온 지주의 대행인 마름’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 옆엔 술병과 술잔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비록 소작인이라 ‘반타작’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타작은 즐거운 듯 얼굴마다 웃음이 가득하다. ●농군옆에 술병 놓고 졸고있는 양반… 이어 음식인 쌀에 대한 ‘수다’가 시작된다. 한국 음식의 반찬은 쌀밥을 먹기 위해 마련된 부식이라는 이야기부터 쌀로 만든 술과 과자, 제물로서의 쌀,‘쌀의 나라’이면서도 몰락해가는 현대의 쌀밥 등등. 19세기 작품인 ‘야연’(野宴·국립중앙박물관 소장)에 이르면 소나무 아래서 기생들을 옆에 끼고 숯불에 쇠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양반들의 주연이 마냥 흥청거린다. 여기서 지은이는 동국세시기를 지은 홍석모(洪錫謨)를 떠올린다. 홍석모가 이 풍경을 보았다면 아마 “요사이 한양풍속에 화로에 숯불을 활활 피워놓고 번철을 올려놓은 다음 쇠고기를 기름·간장·계란·파·마늘·고춧가루에 조리하여 구우면서 화롯가에 둘러앉아 먹는다. 이것을 난로회(煖爐會)라 한다.”고 동국세시기에 기록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상상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은 남자 다섯에 여자 둘. 지은이가 보기에 이들은 권세가들과 기생이다. 어지간히 취했을 법한 남정네들이 기생들과 어우러져 즐겼을 듯한 걸죽한 입담을 지은이 또한 거침없이 펼쳐나가고 있다. 안중식의 작품인 ‘조일통상장정(朝日通商章程) 기념 연회도’엔 서양음식이 등장한다. 조선 관리 몇 사람과 일본 사람, 서구적 풍모의 인물들이 사각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각자 앞엔 접시와 나이프·스푼 등 서양식기가 세팅돼 있고, 상 중앙엔 꽃을 담은 조선꽃병이 서양식 촛대와 함께 놓여 있다. 마치 양복 입고 갓 쓴 어색함이 가득해 절로 웃음이 터진다. 이 그림은 1883년(고종 20) 6월22일 조선측 전권대신인 민영복과 일본측 전권대신인 다케조에 신이치 사이에 조인된 조일통상장정 조인식을 끝낸 뒤 있었던 연회를 그린 것이다. 재미 있는 것은 자리 배치인데, 양 협상 당사자가 마주 앉지 않고 상석에 앉은 민영목 오른쪽으로 다케조에가 아랫사람 입장에서 앉아 있는 모습이다. ●시대적·정치적 상황 곁들여 설명 저자는 당시의 복잡한 시대적·정치적 상황을 설명하며 그림의 의미를 풀어본다. 또 커틀릿과 포도주, 위스키가 당시 어떻게 조선 관리들에게 받아들여졌을지 다양한 시각에서 상상력을 발휘한다. 책은 다양한 풍속화에서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뿐만 아니라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음식, 조선 관료들의 음식을 골고루 끄집어내 조선 사회를 엿손다. 거대담론이 아닌 시시콜콜한 음식이야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지만, 사소한 일상 자체로 역사와 대면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한 의도가 읽힌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문닫는 저축銀 속출 서민 금융피해 우려

    서민들의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부실대출을 일삼다 적발돼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은행보다 이자를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고객들이 맡긴 돈을 대출자격이 없는 대주주 등에게 멋대로 빌려주거나, 위험성이 큰 부동산대출에 함부로 투자하다 돈을 떼이며 부실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5곳이나 문 닫아 금융감독위원회는 28일 부산 중구 대창동 플러스상호저축은행에 대해 오는 7월27일까지 6개월동안 예금지급과 수신, 대출, 환 업무 등을 모두 정지하는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또 이 저축은행의 전 대표 박모(48·여)씨 등 대주주 11명을 불법대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저축은행에 대해 상시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이후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상호저축은행은 플러스를 포함해 경남 한나라, 부산 한마음, 경남 아림, 서울 한중 등 5개에 이른다. 플러스상호저축은행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미달 ▲출자자에 불법대출 ▲동일인 대출 한도 초과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 이 저축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지난 2003년말 6.04%에서 같은해 11월말 -5.55%로 11.5%포인트 급락했다. 이에 따라 플러스상호저축은행은 앞으로 1개월 안에 경영개선계획을 금감위에 제출해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공개매각 처분된다. 파산절차를 밟게 되면 예금자는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인당 5000만원까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서민들의 금융피해 우려 최근 일반 은행의 저금리 때문에 일부 여유자금이 저축은행에 몰리고 있으나 경영 악화와 대주주의 도적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심화되고 있어 애꿎은 서민들의 금융피해가 우려된다. 전국 113개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수신액은 31조 2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었다. 은행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이 3.5% 수준인데 반해 저축은행은 1.5배가량인 5.3% 이상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해 11월말 기준 여신 규모는 28조 9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고위험 자산인 부동산대출은 29.4%인 8조 5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여신은 5.1% 증가에 그쳤으나 부동산대출은 14.9%나 늘었다. 금감원은 최근 저축은행의 적정금리로 4.58∼5.29%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부동산대출 비중이 큰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밀착감독 등 특별관리를 하고 추가충당금을 쌓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임원 선임에 대한 결격 사유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소유주택 명의이전하면 파산시 면책혜택 못받아

    Q. 직장을 옮기면서 저축한 돈 1000만원, 퇴직금 2000만원에 주택담보대출 7000만원을 받아 2001년에 부천에 연립주택(현 시가 9000만원)을 샀습니다. 벤처회사에서 월 180만원의 급여를 받아 처와 2자녀와 함께 비교적 단란하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회사사정이 안 좋아 2002년부터 월급을 못 받아 약 6개월간 카드로 생활했습니다. 이 와중에 큰아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마저 당해 입원치료비 1500만원도 카드 현금서비스로 막았습니다. 이것들을 2년 동안 돌려막았더니 금융권 채무가 약 7000만원이 됐습니다. 지난해 결국 회사가 문을 닫아 대출금 연장과 돌려막기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아는 사람 하는 말이 다른 금융권에서 집을 압류하기 전에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 놓으라고 합니다. 저도 평생 모은 돈으로 마련한 생활터전을 지키고 싶습니다. -고민관(43) A. 민관씨의 고민을 이해는 하지만 말리고 싶습니다. 파산법은 채무자는 언제든지 자기가 가진 것을 다 채권자에게 내놓고 그 시점에 있는 모든 계약상의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례는 보통의 서민이 파탄에 이르는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직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받던 급여의 상실, 예측하지 못하던 사고의 발생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이나, 교육비 지출의 부담도 중산층이 몰락하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지금의 개인 파산법은 이런 경우에 면책을 부여하는 경향입니다. 민관씨는 면책사유에 별 장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파산법의 혜택을 받으려면 파산법이 정하는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파산은 채무자가 가진 것을 내놓고 대신에 빚진 것을 면제 받는 것인 이상, 채무자가 가진 것을 내놓지 않고 감추게 되면 파산법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면책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고민관씨의 명의로 되어 있는 주택은 사실상 채권자의 것입니다. 이것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리는 것은 채권자의 것을 ‘훔치는’ 행위입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은닉, 손괴 또는 채권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것에 해당하여 면책을 받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민법에 의한 사해행위 취소로 되어 종국적으로 지키지도 못합니다. 팔아서 외국으로 달아날 것이 아닌 바에는, 현재 가진 것을 채권자를 위해 보관하면서 면책을 얻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채권자가 경매를 실행할 때까지 1년 정도의 기간은 월세를 내지 않고 살면서 재기 자금을 비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금 1000만원까지는 주거생활 안정 차원에서 보유를 할 수 있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 [우리구 올해는] 문병권 중랑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문병권 중랑구청장

    “철도청과 망우복합역사 건립을 위한 공동협약서를 체결할 때 민자역사 유치를 위해 저만큼 ‘발로 뛰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보지 못했다고 철도청 관계자가 말하더군요.”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누구보다 현장에서 직접 구정을 살펴 ‘발로 뛰는’구청장으로 유명하다. 비록 무산됐지만 지난해 법조단지 유치경쟁을 벌였을 때 다른 구는 실무자가 설명회에 참가했지만 문 구청장은 자신이 직접 나서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재래시장·중소기업 육성 힘쓸 것 문 구청장의 ‘현장위주’ 행정은 재래시장과 중소기업 육성을 직접 챙기며 서민경제를 지켜나가는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 구청장은 서울 동북부의 ‘로데오거리’라고 불리는 동부시장 개선사업을 지난해 마무리했다. 올해는 동원시장, 면목시장, 태릉시장 등을 현대화할 생각이다. 면목시장에는 구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공동상표 제품전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문 구청장은 “재래시장이 무너지면 서민경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망우복합역사 등에 들어설 현대화된 상업시설과 재래시장이 공존하도록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최우선 과제는 중화동 312일대 30여만평에 ‘중화 뉴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문 구청장은 “중화 뉴타운 개발의 최우선 목표는 매년 재발되는 수해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구의 뉴타운 사업이 노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경제적 이익을 고려한 것이라면 중화 뉴타운사업은 주민의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는 셈이다.“동남아 지진해일과 같은 기상이변이 발생해도 중랑구만이 안전해질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나설 것”이라는 그의 다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문 구청장은 도시에도 주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휴식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는 사업이 용마산 지역의 온천개발 사업이다. ●‘중화뉴타운’ 개발이 최우선 목표 면목동 산74의1 일대에 진행되는 이 사업은 서울에서도 충분히 레저단지를 만들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생각이다. 문 구청장은 “서울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다면 누구나 이곳을 찾을 것”이라며 “도시에서도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녹색도시로 중랑구를 가꿔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 등산으로 체력관리를 한다는 문 구청장은 “이렇게 체력을 다져 내일도 주민들이 있는 현장이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며 웃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제수품값 껑충… 설물가 ‘비상’

    설 명절을 앞두고 채소와 과일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서민가계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6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제수용품 도매가격은 1주일 전에 비해 최고 14.0%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주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락가격이 크게 올라 도매가격은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품목에서는 도매가격 상승이 소매가격 오름세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경락가격이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은 품목별로 다르긴 하지만, 평균 1주일 정도”라면서 “2월초 쯤이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도매가격 기준으로 시금치는 1주일 전인 지난 19일에는 4㎏에 5300원에 거래됐으나 26일에는 5600원으로 뛰었다. 양파는 1㎏에 496원에서 516원으로, 배추는 1㎏에 192원에서 202원으로 각각 올랐다. 제수용 과일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15㎏ 한 상자 기준으로 사과는 5.8%, 배는 7.9%, 단감은 14.0%나 올랐다. 특히 사과와 단감은 한달 전에 비해 각각 23.5%,29.7%나 인상됐다. 차례상에 오르지 않는 품목들도 가격이 덩달아 뛰고 있다. 도매가격 기준으로 1주일 사이 감귤(15㎏)은 2만 5000원에서 2만 8600원으로 14.4% 올랐다. 한달 전과 비교해서는 73.9% 오른 가격이다. 오렌지(18㎏)는 1주일 사이 1.8%, 키위(10㎏)는 5.6% 올랐다. 채소류도 마찬가지다. 호박(8㎏)은 4.0%, 대파(1㎏)는 2.0%, 오이(15㎏)는 32.7% 올랐다. 이에 따라 소비단체 관계자들은 올해 차례상 비용이 지난해(15만 240원보다)보다 최소한 10% 안팎은 더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발행 1주년 독자경품 당첨자 100명

    ■ 키보드 (20명) 김세동(서울 강북구) 김연주(충남 아산시) 김영석(서울 성북구) 김정은(서울 동작구) 김지선(서울 송파구) 김철주(서울 영등포) 김형수(경기 남양주) 박상의(대전시 서구) 박재원(충북 청주시) 박종관(서울 중랑구) 오정미(서울 관악구) 우상빈(대전 유성구) 윤혜미(광주시 북구) 이성준(전북 전주시) 이진우(인천시 남구) 이창준(서울 강서구) 이호준(경기 용인시) 장희규(전북 남원시) 전성광(전북 군산시) 정현진(경남 김해시) ■ 마우스 (80명) 강다윤(경기 고양시) 강대진(충남 태안군) 권성안(서울 강서구) 권수빈(경남 사천시) 김남성(서울 송파구) 김미라(서울 관악구) 김미란(서울 강북구) 김선미(부천 원미구) 김송이(서울 금천구) 김수일(전북 전주시) 김순남(인천시 남구) 김순임(서울 중랑구) 김승희(서울 중 구) 김영훈(경기 남양주) 김유정(서울 은평구) 김은정(서울 도봉구) 김은주(서울 노원구) 김일영(충남 천안시) 김종은(서울 관악구) 김현주(서울 영등포) 도철기(서울 성북구) 류우준(부산 동래구) 마은정(서울 서대문) 문미현(부산 금정구) 박명신(인천시 서구) 박미라(서울 강서구) 박상인(서울 강남구) 박세우(서울 영등포) 박영민(서울 은평구) 박은실(충북 청주시) 박종희(경남 진주시) 박현주(서울 노원구) 배상현(충북 청주시) 배수임(울산 울주군) 배숙현(대구시 남구) 백경숙(강원 태백시) 백승철(경남 김해시) 서민철(서울 양천구) 서순정(전북 김제시) 서재원(강원 원주시) 성애선(서울 양천구) 손태민(서울 노원구) 송병훈(인천 연수구) 송성길(강원 강릉시) 송승하(대전 대덕구) 송지선(서울 동작구) 송형호(경기 남양주) 신상준(서울 동대문) 신약수(충북 청주시) 여름이(충북 증평군) 오승희(서울 양천구) 유미애(충남 서산시) 유영인(서울 종로구) 유인석(서울 송파구) 윤정두(경기 성남시) 윤천수(대전시 서구) 윤혜영(경기 수원시) 이강로(충남 서산시) 이강철(서울 동대문) 이상호(서울 양천구) 이세진(전북 전주시) 이윤선(서울 동대문) 이은지(경기 안성시) 이정화(경남 마산시) 이현정(경기 구리시) 이혜란(경기 고양시) 임연희(서울 강서구) 전은영(서울 강북구) 전종목(부산 부산진) 전형준(충남 논산시) 정영규(경남 김해시) 정흥래(서울 노원구) 최경미(서울 종로구) 최경식(대구 달서구) 최성영(경기 고양시) 최종순(서울 구로구) 피혜진(서울 서대문) 한새얀(서울 구로구) 한인자(서울 성동구) 허미선(부산 사하구) 지난 발행 1주년 선물대잔치에 3000여명의 독자여러분께서 응모해주셨습니다. 독자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당첨자 중 서울독자들께서는 2월14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신문사로 직접 방문해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단 토요일은 휴무입니다. 지방 독자께는 우편으로 배송해드립니다. 상품수령 문의는 (02)2000-9212 ★52호 정답 5명
  • “정치와 가까우면 공익과는 멀어져”

    “변호사단체가 권력에 매몰돼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 속에서 새로운 단체를 계획했습니다.” 중도성향의 변호사단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이 출범한 25일 창립을 주도하고 공동대표를 맡은 이석연(51·사시 27회) 변호사는 기존 변호사단체에 대한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을 이끈 이 변호사는 특히, 참여정부 출범 이후 권력실세로 떠오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변호사는 “권력은 개혁과 이상주의를 내세워 갈등·분열을 조장하는데 법조인들은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동조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법조계를 안타깝게 지켜보며 대안세력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6월 뜻을 같이하는 4∼5명의 변호사와 새로운 변호사 단체의 창립을 논의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행정수도이전 헌법소원사건 등으로 준비가 늦어지다 이날 발기인 55명, 회원 135명으로 시변이 출범한 것이다. 시변은 30∼40대 소장 변호사가 중심이다.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강훈(51·사시 24회) 변호사가 이 변호사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변호사는 “시변은 정당이나 정치세력과 제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 사무총장을 지낸 그가 1998년 민변에 가입했다 탈퇴한 이유도 강한 정치적 성향 때문이었다. 그는 “단체가 특정 이념이나 체제논쟁에 쏠리면 소외 계층을 돌보는 공익봉사에 소홀해진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시변은 앞으로 서민을 위한 법률자문이나 높은 수임료 탓에 낼 수 없었던 공익 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시변이 과거 운동권에 몸담았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전향’한 386세대가 주축이 ‘뉴라이트 운동’과 연대할 것이란 추측이 많다. 이 변호사는 “동참할지 여부는 회원의 뜻을 모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뉴라이트가 자유주의·시장경제를 위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면 법률적 자문에 응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이문동

    [우리동네 이야기] 동대문구 이문동

    550년 전에 요즘 말로 방범초소가 있었던 곳….1960년대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별칭)가 권력을 휘두른 무시무시한 중앙정보부, 그것도 본청이 있어 아주 평범한 시민도 “혹시….”하며 께림칙한 표정으로 지나갈 만큼 살벌했던 곳….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은 조선시대 초기 지명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서울시내 몇 안 되는 동네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무려 40여년 동안이나 중정(中情) 본청이 411번지,257번지 일대에 자리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지역이기도 하다. 이문동은 조선시대 7대 임금인 세조가 1465년 11월 하명해 세워진 이문(里門)이 있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이문이란 성문이나 일반가옥의 대문과 비교할 수 있는 것으로, 대로(大路)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골목길 또는 큰길로 이어지는 작은 길 어귀에 마을 문으로 설치된 것이다. 그러나 자율방범대와 비슷한 제도로 운영됐으며 이문동이 지역의 관문 노릇을 했다는 점을 가리켜주는 대목이다. 먼 옛날 얘기로 들리긴 하지만 한때는 ‘신도시’였다는 점도 엿보인다. 이를 증명하듯 지금도 전철과 경원선 등 철도망의 기차가 끊임없이 지나다니고 있다. 또 중랑천 둔치에는 동부 간선도로가 뻗어 있어 서울 교통의 ‘숨통’ 역할을 해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와 바로 옆에 자리한 경희대 등이 모인 대학촌이기도 하다. 북쪽으로는 성북구와 경계를 이뤘으며 강원도 청평 등 물 맑고, 산 좋은 수도권 유원지와 맞닿아 대학생을 비롯한 단체의 이동통로 구실도 톡톡히 해낸다. 이문동에 서울시민들도 잘 모르는 놀랄 만한 사실이 숨어있다. 시내에서 두 군데에 불과한 연탄공장이 자리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연탄을 때는 소외계층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것으로, 동대문구가 내건 ‘따뜻한 역사의 고장’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곳이라고 하겠다. 대학가 인근이어서 물가가 싸다는 점에서 동네 이름처럼 서민들과 친근한 지역이다. 따라서 시장, 마켓 등 근린생활권이 발달했다. 먹자골목에서는 3000원대에 ‘민생고’가 해결된다. 하지만 뉴타운 조성 등 서울시내 곳곳이 그렇듯 최근 들어서는 개발 바람도 불어닥치고 있어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불명예(?)를 떨쳐내기에 바쁘다.S사가 지은 R아파트 등 고품격 주택단지가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 그 물증이다. 어언 600년 역사를 바라보는 이문동은 1∼3동으로 나눠졌다. 면적은 합쳐서 1.76㎢,2만 2200여가구에 6만 700여명이 살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5)겨울 동해 별미, 도루묵·양미리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5)겨울 동해 별미, 도루묵·양미리

    사람들은 왜 기를 쓰고 ‘고급 어종’만 찾을까. 고급 어종만이 고급화한 스스로의 미각을 만족시킨다고 믿는 것일까. 평범 속에 진리가 있듯, 흔하디 흔한 물고기들이 외려 우리의 미각에 들어맞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구한 세월, 그 맛의 유전자가 혀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동해에서 겨울철 진미를 찾아 나섰다. 동해안 겨울 진미는 단연 명태다. 그러나 이곳 명태잡이는 ‘사형선고’를 받은지 오래다.‘북양태’와 ‘일본산’이 득세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만만치 않은 어획량을 유지하면서 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선 ‘도루묵’과 ‘양미리’에 자꾸 눈길이 간다. 그런데 정작 도루묵과 양미리에 관한 일반인의 지식 수준은 의외로 낮다. ●미끈한 생김새에 비린내도 없는 ‘도루묵’ ‘실컷 일을 해놨더니 망조가 들어 그르치는 상황’을 일컬어 ‘말짱 도루묵’이라고들 한다. 도루묵이 오죽 하찮게 보였으면 속담에서조차 이렇게 허투루 비교되고 비하될까. 일설에는 전쟁통에 피란가던 임금이 이걸 먹고는 너무 맛이 있어 은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다. 그 후 전쟁이 끝나 환궁해서 그 맛을 다시 보려고 이걸 청해 먹었는데 옛날 그 맛이 아니었다. 그래서 “도루 물리라.”고 한 데서 도루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것이다. 그 임금이 선조라는데,‘믿거나 말거나’이다.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말짱 도루묵’은 없다. 값이 비싸져 ‘도루묵이나 먹자.’는 말도 쉽게 할 수 없다.‘도루묵을 먹다니….’정도로 바뀌어야 격에 맞게 됐다. 도루묵은 깔끔한 신사 같다. 비린내가 거의 없다. 말쑥하게 차려입고 외출에 나선 미끈한 멋쟁이 같은 생김새다. 맛도 외모를 닮았다. 비린내를 풍기면서 뭉기적거리는 생선이 아니라선지 일본인들은 이 도루묵을 보면 군침을 삼키며 달려든다. 더군다나 알 밴 도루묵은 금값이다.2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도루묵은 상당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도루묵 값이 비싼 것은 바로 일본 수출 때문이다. 정의철 동해수산연구관은 “우리 수산물 값은 일본으로의 수출 여부가 좌우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 후 일본 수출길이 막히자 값도 눅어졌다.2년 전쯤의 일이다. 도루묵은 일본 시마네현 쪽에서도 많이 잡힌다. 우리 바다의 도루묵이 산란한 뒤 일본쪽으로 회유하는 것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생태 조건을 가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기호도가 높은 만큼 일본 학자들의 도루묵에 대한 관심은 높다. 점착성 침성란을 가진 도루묵은 연안 저층성 어종으로 보통 수심 200∼300m 사이에서 서식한다.2003년 연간 생산량은 1900t이었다. 지난 70년대 초반만 해도 해마다 2만 5000t까지 잡혔으나 요즘은 1500∼5000t 정도가 고작이다. ●서해안 전통어법 동해안에서도 행해져 도루묵은 산란기가 가까워지면서 딱딱해진 알을 듬북 같은 해초에 잔뜩 산란해 놓는다. 바람이라도 불 양이면 파도에 밀려온 도루묵알이 거품일 듯 해변을 뒤덮는다. 알을 주워다 파는 일은 불과 얼마전까지 흔했던 해변 풍습. 아예 유리상자로 물 속을 들여다 보며 작업하는 ‘창경바리’로 해초에 붙은 알을 채취해 내다팔기도 했다. 이 모든 게 흘러간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조업 반경은 고성으로부터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 북부다. 물고기마다 제 집과 고향이 있듯 강원 북부가 도루묵의 원적지쯤 된다. 그 밑에서도 잡히기야 하지만 양도 적고, 맛도 덜하다. 속초항에서 만난 어부 노만선(52)씨는 “예전에는 개도 안 물어갔다.”고 회고한다.‘말짱 도루묵’이란 표현은 그만큼 흔하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으리라. 도루묵은 유자망(흘림그물)이나 기선저인망으로 잡는다. 그런데 강릉 사천진의 김덕중 어촌계장이 재미있는 증언을 했다.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몰려온 놈들을 ‘주벅’으로 잡았단다. 고문헌에 ‘주박(柱泊)’으로 표현되는 우리의 전통 정치망이 동해에서 확인되는 순간이다. 굵은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쳐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던 전통적인 서해안 어법이 동해안에서도 행해졌다는 새로운 발견. 사천진에서는 ‘물밑 주벅’이라고 하여 닻을 물밑에 고정시켜 그물을 놓았다. 대략 35년 전까지 행해지다 사라진 어법이니, 잊혀지기 전에 이를 기록해 둔다. 주벅으로 잡던 시절에는 부둣가에 가마니를 깔고 잡힌 도루묵을 산처럼 쌓아 뒀다. 오늘날은 기선저인망으로 100m가 넘는 바다 밑을 샅샅이 훑고 다니니 어족고갈은 불보듯 뻔하다. 도루묵 조리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찌개와 구이, 찜은 익히 알려져 있고, 살짝 말려서 볶기, 그리고 뼈째로 토막낸 도루묵회도 별미다. 도루묵회는 도시인들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먹어보니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통통하게 알이 밴 도루묵을 석쇠에 올려놓고 노릇노릇 구워 ‘톡톡’ 알터지는 소리를 음미하며 먹는 미각이야말로 겨울철에 동해를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별미 중의 별미가 아닐까. 예전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획 어종인 도루묵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주는 이 없으니, 이른바 ‘고급 어종’이라는 무식한 선별 기준의 비객관성에 대하여 일침을 가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 흔해서 대접 못 받는 ‘양미리’ 이곳의 또 다른 별미 양미리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속초 청초호변의 ‘삼숙이 생선구이집’을 찾았다. 주인장 이름이 삼숙이란다. 생선 장사 수십년에 ‘창피한 줄도 모르고’ 자신의 이름을 쓴 간판을 내걸었다. 그녀의 생선장사 스케줄을 보면 동해 어종의 생활사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5월 초에 시작한 산오징어 장사가 추석 전까지 이어진다. 추석이 지나면서는 양미리 장사를 하고, 이어 11월20일을 전후해 양미리 성어기가 되면 서서히 도루묵이 잡히기 시작한다. 도루묵 장사는 양미리보다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난다. 도루묵 장사는 11월에 시작해 12월 중순이면 대충 끝나며 그 이후에 파는 것들은 모두 냉동 도루묵이다. 양미리 장사도 12월이면 ‘종을 치며’ 그 후로는 냉동 양미리를 말려서 시장에 낸다. 양미리가 제 대접을 못 받는 이유는 단 하나,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양미리는 동해안 전역에 세력을 펼친다. 그렇게 흔해선지 사람들은 양미리의 진가를 제대로 모른다. 말려서 볶거나 구워먹기도 하며, 날것으로 김치찌개를 끓이기도 한다. 그런데 양미리를 추어탕처럼 곱게 갈아서 탕으로 끓여먹는 조리법은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수입 미꾸라지탕을 둘러싼 논란이 많은 처지에 동해에서 지천으로 잡히는 100% 국내산 양미리탕에 아무도 관심을 돌리지 않는 게 이상하다. 필자가 음식 장사라면 반드시 염두에 둘 건강식 메뉴다. 확실히 우리는 우리 해산물에 관한 활용도와 이해도가 실망스러울 만큼 저급할 뿐더러 보수적이기까지 하다는 사실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식해도 만들어 먹는다. 가자미식해처럼 좁쌀을 사용해 시원하게 담가 먹는다. 해산물 요리에 관한 고정관념을 이제는 깨끗이 버릴 일이다. ●양미리는 본디 ‘까나리’가 맞아 동해안 수산연구 전문가인 동해수산연구소의 양용수 박사는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완전히 까뒤집는다. 그에 따르면 양미리는 본디 까나리가 맞다. 양미리는 동해안에서 붙인 이름일 뿐이다. 양미리가 까나리라면 그 누구도 선뜻 동의하기 어려우리라. 까나리답게 양미리는 여름잠을 잔다. 모래밭에 기어 들어가 시원한 여름잠을 즐기는 별난 족속이다. 이 즈음에는 먹이를 먹으려고 잠시 외출했다가 잡히곤 한다.‘발치기’라고 해서 해저의 모래바닥에 그물을 깐 뒤 잠수부가 들어가 발로 모래밭을 밟으면 양미리들이 놀라서 튀어나오는데 이걸 잡아들인다. 산란 전까지는 계속 모래 속에서 살다가 산란기가 가까워 ‘외출’이 시작되면 이 때부터는 ‘누인 그물’이 아니라 ‘세운 그물’로 잡아들인다. 물고기의 삶과 이에 대응하는 인간의 교묘한 머리싸움이 이처럼 어법까지 발달시켰으리라. 그 양미리 값은 얼마나 될까.20마리 1두름에 2000∼2500원 선이다.1마리에 200원꼴이니 이보다 값이 눅은 생선이 있을까. 전국에서 양미리가 가장 많이 건조되는 주문진의 덕장을 찾아가니 줄에 엮는 작업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두름당 인건비가 고작 300원이란다. 손이 날랜 이가 200두름, 즉 하루에 4000여마리를 엮고서 6만원 정도를 받는다. 평균은 이보다 못해 고작 100여두름을 엮어 일당 3만원 정도를 번다. 한달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해봐야 100만원 벌이도 안된다. 낮은 양미리 가격이 이처럼 어촌의 저임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양미리는 명태를 비롯한 각종 낚시미끼로 팔려 나간다. 양식장에서는 광어 등을 시장에 내기 전에 보신용으로 양미리를 먹인다. 그만큼 영양가가 높고 먹을거리로서도 종합적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이다. ●도루묵·양미리에서 평범 속의 진리 깨달아 한가한 ‘생선타령’이나 하려고 양미리와 도루묵에 얽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이 아니다.‘고급 어종’ 운운하며 그릇된 상식으로 해산물에 관한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들 밥상문화를 뒤집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말짱 도루묵’은 더 이상 없다. 마리당 불과 200원에 지나지 않는 양미리, 아니 동해까나리의 전방위적 품격과 용도에서 평범 속의 진리를 깨닫는다. 겨울 별미를 찾아 떠난 동해 여행에서 양미리와 도루묵을 살폈으니, 그 새로운 재발견의 기쁨을 어찌 홀로만 즐길 수 있으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였거늘, 관해의 즐거움 중에는 먹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니 하찮은 먹을거리 하나도 제대로 알고 먹을 일이다.
  • 전기·도시가스 요금 조기인하

    정부는 21일 공공요금 산정기준을 개정, 올해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물가안정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민 주택용 전기요금, 도시가스 요금, 건강보험약가, 고속철도(KTX) 요금 등 인하 요인이 있는 요금은 빠른 시일 안에 내리기로 했다. 신학기를 앞두고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학원비 실태점검도 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과천 정부청사에서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설연휴 기간 지원 및 물가안정 회의’를 열고 상반기 물가상승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임금 상승률, 원재료가격 상승률 등이 위주였던 공공요금 산정 기준에 이익금 등 공기업의 경영상황까지 반영되도록 공공요금 산정기준을 오는 3월까지 고쳐 공공요금이 합리적으로 조정되도록 했다. 공공요금 산정기준이 개정되면 이익이 많이 나는 공기업이 제공하는 공공재 요금은 인상폭이 크지 않게 된다. 정부는 또 이달부터 내린 도시가스 도매요금을 오는 3월 추가 인하하고 서민주택용 전기요금, 건강보험약가,KTX최저요금(1만 600원)과 동대구∼부산, 서대전∼광주 구간 등의 요금을 상반기에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이미지 정치의 허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미지 정치의 허실/김경홍 논설위원

    며칠 전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가 광부 작업복을 입고 지하 탄광의 막장체험에 나선 사진이 일제히 신문에 실렸다. 또 어저께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공부방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급식 및 교육지원 상황을 살펴봤다. 민생정치, 현장정치를 강조하는 정치적 제스처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득 10여년 전의 정치 현장으로 돌아가 봤다. 한 정당의 대표가 해외방문에 나섰다. 초청한 나라의 공항에 도착하자 환영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대표가 주변을 둘러보니 수행기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비행기에 탔던 기자들은 30분쯤 후에 공항에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초청 당사자들에게 부탁해 환영행사는 한번 더 치러졌다. 그렇게 해서 TV나 신문에는 환영행사가 크게 보도됐다. 탄광도 예외는 아니었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근로자들을 위로한답시고 정치인들은 너나없이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이 방문하는 탄광에는 이른바 VIP용 ‘관광갱도’가 있다. 여기서 얼굴에다 탄가루를 적당히 묻혀 사진을 찍고나면 현장정치는 완성된다. 과거에만 그랬을까. 지금도 해외에 나가는 국회의원들은 방문국의 유력인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공을 들인다. 지난해 총선 때도 정치인들의 ‘이미지 정치’에는 예외가 없었다. 너나없이 단골 방문현장인 재래시장, 역과 터미널, 양로원을 찾아 서민들의 애환을 듣고 아픔을 함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 결과가 뚜렷하게 정책이나 정치에 반영됐다는 징후는 없다. 탄광 광부의 삶이나, 시장 상인들의 벌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져야 할 것이 아닌가. 지금은 국회가 열리지 않는 정치 방학중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해외방문에도 나서고, 지역구의 생활현장도 부지런히 찾고 있다. 정치가 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짜증만 부추긴다면 그 정치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세상이 조용하다고 한다. 이 기회에 정치인들이 현장에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당동벌이(黨同伐異)’였다. 같은 무리와는 똘똘 뭉치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비유다. 그 전해의 사자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었다. 우리 사회를 나쁜 쪽으로만 풍자했지만 그렇다고 반박할 만한 여지도 없다. 지난 2년간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패거리 싸움만 했다는 지적은 분명히 옳다. 소득 2만달러 국가를 건설하려면 우왕좌왕하고 패거리 싸움이나 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선진한국과 사회통합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의장은 신년회견에서 ‘선진사회협약’ 체결을 제안하면서 민생현장을 최우선하는 실사구시의 정책을 통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올해를 정쟁이 없는 해로 만들자고 선언했다. 구름잡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여야가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서민들이 볼 때 대수롭지 않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사안들로 정치세력이 싸움을 벌이는 것은 애당초 시간낭비다. 정치가 싸움만 포기하면 선진한국은 절반이상 달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 정당들이 약속을 지키는지, 못 지키는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에 ‘구대동존소이(求大同存小異)’란 말이 있다. 상대가 나와는 차이가 있다고 해도 서로를 인정하고 큰 것부터 합의해 나가라는 얘기다. 지금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일은 ‘무정쟁’에 합의하는 일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1조2000억 서민복지추경 제안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 교육, 의료권 확대와 빈곤층 보호를 위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서민 복지 추경예산을 편성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정도의 예산은 금년에 배정된 예산 중 관공서 운영비, 특수활동비와 같은 예산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새만금사업과 같은 난개발을 중지하는 것 등을 통해 국민의 세 부담을 늘리지 않고도 확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KBS ‘인간극장’ 소리없는 인기몰이

    KBS ‘인간극장’ 소리없는 인기몰이

    톱 스타를 앞세운 화려한 볼거리도, 인기 개그맨의 요절복통할 입담도 없다. 그저 진솔한 우리네 가족이야기일 뿐. 하지만 시청자들의 눈과 귀는 화면을 떠나지 못한다.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이 홍수를 이루는 요즘 안방극장에서 KBS 2TV 휴먼다큐멘터리 ‘인간극장’이 소리없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9시 뉴스대에 방송되면서도 웬만한 인기 드라마를 능가하는 20% 안팎의 시청률을 올리며 주목을 끌고 있다. 시청자들이 호평을 쏟아내는 이유는 화면속 우리 이웃의 소박한 삶과 구구절절한 사연이 주는 감동 때문.‘인간극장’을 첫 방송부터 5년째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용두 프로듀서는 그 인기 비결을 ‘자연스러움’이라는 한 마디로 설명했다. “보고 나면 뒤끝이 괴로운 감동보다는 자연스레 신선한 자극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추구하려고 해요.” 김 프로듀서가 ‘인간극장’에서 추구하는 ‘휴먼다큐’란 과연 어떤 것일까.“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고 긍정적인 힌트를 얻어 자신의 인생관을 업그레이드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는 특히 ‘최소한의 연출’을 강조했다.“특별히 비판적으로, 교훈적으로 느껴지도록 연출하려 들지 않아요. 그냥 느끼게 하면 돼요. 논리적 재구성은 오히려 ‘독’이 되니까요. 자연스러움이 최고의 ‘약’입니다.” ‘인간극장’이 첫 전파를 탄 것은 지난 2000년 5월. 초창기엔 주로 소외된 이웃의 어려운 삶을 무거운 색채로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는 인위적으로 밝고 건강한 이야기로 방향을 바꿨고, 이후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아졌다.“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고 난 뒤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야 하지 않겠어요.” ‘인간극장’은 휴먼 다큐멘터리로서는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식을 추구한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50분짜리’를 탈피해 일일 드라마처럼 ‘시리즈 형식’으로 편성하는 것.“분량 제한은 없어요. 소위 ‘보여줄 게’ 많으면 시간제한 없이 일주일이고 이주일이고 계속 방영하죠.”지난 2000년 9월 방영돼 화제를 몰고온 ‘작은거인 4형제’는 총 15회분이 방영되기도 했다. ‘인간극장’만의 주인공 선정 기준이 따로 있다고 김 프로듀서는 말한다.“우선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어야 해요.‘놀아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사람요. 두번째는 ‘진정성’을 가져야 합니다.‘유희’는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고요.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늘 점검해보는 사람이에요.” 18년째 다큐·교양 프로그램만 제작해 온 김 프로듀서는 특히 ‘외주 제작’과 ‘6㎜ 카메라’가 ‘인간극장’을 끌고 가는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한다.‘인간극장’의 경우 총괄 기획을 담당하는 김 프로듀서만 KBS소속이고, 나머지 20여명의 프로듀서와 작가, 카메라맨 등은 모두 외주 프로덕션 소속이다. “외주 제작이다 보니 철저하게 ‘작품성’으로 승부하려 합니다. 나태하게 안주하려는 자세는 찾아 볼 수 없죠.”특히 주인공이 촬영을 눈치채기 쉬운 방송사 ENG 카메라는 소위 ‘자르는’ 편집을 할 수밖에 없지만, 주인공이 의식하지 못하게 밀착 취재가 가능한 6㎜카메라는 ‘편집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김 프로듀서는 다큐멘터리 외주 제작에 대한 주위의 낮은 인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외주 제작 다큐·교양 프로듀서와 작가의 경우 드라마 외주 제작진의 몸값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홀대받고 있는 게 현실이에요. 제대로 된 몸값을 매겨줘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극장’은 중간에 우여곡절도 많았단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하리수를 국내에 처음 소개할 당시 겪었던 에피소드.“2001년 6월 ‘그 여자 하리수’란 제목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회사 ‘윗선’에서 ‘어떻게 공영방송에서 트랜스젠더를 다루느냐.’며 제작 불가입장을 통보했죠. 결국 제가 책임지겠다고 우겨서 간신히 방송을 탔는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는 등 결과는 좋게 나타났어요.(웃음)” 기회가 되면 세상 속 ‘악한 사람’을 소재로 한 휴먼 다큐멘터리도 만들고 싶다는 김 프로듀서는 올 한해 ‘인간극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인물과 가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거라며 미소짓는다.“‘엘리트 극장’도,‘연예인 극장’도,‘서민 극장’도 아닌 다양한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보여드릴 거예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장차관 늘리고 복지직 동결한 정부

    참여정부 들어서 장·차관급 정원이 106명에서 119명으로 12.3%나 늘었다. 전체 공무원의 수도 참여정부 들어서만도 4만명이 늘었다고 한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세계적 추세에서 공무원 정원이 늘어가는 한국적인 현상이 탐탁지 않지만, 증원 붐 속에서 정작 늘리기로 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은 2년동안 한 명도 증원하지 않아 더욱 놀랍다. 복지직 공무원 수가 동결된 것은 예산편성기술상 관련부처 내부에서의 우선 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부처 공무원과의 관계에서 보면 복지직의 순위는 최우선이어야 맞다. 그렇다면 4만명이나 다른 분야의 공무원이 증원되는 동안 복지직 공무원이 동결된 것을 관련부처 내의 일로 치부하고 쳐다보기만 한 총리실이나 행정자치부, 기획예산처의 무신경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통괄조정기능은 왜 있으며 예산배분기능은 왜 있는지 모를 일이다. 머리만 키우고 손발을 묶은 꼴이고, 줄여야 될 일반행정은 키우고 늘려야 할 복지행정은 동결시킨 셈이다. 공무원 정원관리나 예산배분이 국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행정편의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구의 5살짜리 어린이 아사(餓死)와 결식아동의 부실 도시락 등 국민을 가슴 아프게 한 사건의 이면에는 복지담당 공무원의 일손 부족이 큰 원인이다. 그런데도 지난 2002년 7200명이던 복지직 공무원 정원이 2년 연속 예산이 없어 동결됐다. 복지직 공무원의 실제 근무자는 지난해 말 현재 7102명으로 정원조차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러니 일선의 전담공무원이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도 없다는 하소연은 당연한 일이다. 복지직 공무원의 임무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어서 증원을 서둘러야 할 부분이다. 고위직 증원에는 그토록 후하면서 현장에서 국민의 손발이 되어줄 일선 공무원을 늘리는 데는 인색하다면 진정한 서민의 정부, 복지국가라고 부르기 어렵다. 예산을 종합적으로 보는 정부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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