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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정부 첫내각 발표] 李당선인 “넥타이 다 풀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오후 8시 새 내각 국무위원 내정자를 발표한 지 2시간 뒤 워크숍을 강행했다.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워크숍에 국무위원과 청와대 수석 내정자와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 등을 참석시켜 첫 합동 스킨십을 가진 것이다. 장관 내정자 발표가 늦어진 탓에 이들은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관한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했다. 참석자들이 지난 워크숍에서 있었던 이 당선인의 발언을 녹화한 비디오를 20여분 정도 시청했을 무렵 워크숍장에 들어간 이 당선인은 박수를 유도하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아이구, 밤 늦게 미안합니다.”라며 자리에 앉은 이 당선인은 “넥타이는 다 풀었습니까.”라며 농을 던졌다.인수위 기획조정분과 맹형규 간사는 “일을 열심히 하러 온 사람들은 아직 못 풀었습니다.”라고 받아 넘겼다. 이 당선인은 “새로운 조직법에 의해 발표를 했어야 했는데, 오늘은 현행법에 의해 우선 발표하게 돼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어떻게든 적법 절차를 지키려고 했다.”고 말하며 우회적으로 통합민주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한편으로는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되는 과정에서 이 정도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무거운 분위기가 한풀 꺾이도록 유도했다. 이 당선인은 “국무위원 청문회는 27∼28일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리미리 업무를 파악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요즘처럼 세계적 경제 위기가 닥쳐 오는 속에서 어떻게 하면 금년 목표를 달성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지 밤새워 토론하고 결론내고,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공직자 보고만 들어서는 살아 있는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현장 확인을 많이 해 달라.”는 요청도 잊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과거 국무회의에 8개월 정도 참석했는데, 부처들끼리 완전히 벽에 가려져 있다.”면서 “국가적 상황이 있으면 자기 부처 소관이 아니더라도 국무회의에서 적극적인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농민을 포함해 서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표하자마자 밤 늦게까지 (워크숍을) 해서 미안하다.”고 하던 이 당선인은 “첫 시작으로 이렇게 하면 앞으로 잘 풀리지 않겠느냐.”며 곧바로 고삐를 죄었다. 그는 “국민은 이렇게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든든할 것”이라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등록금 문제에 관심 가졌으면/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년

    [옴부즈맨 칼럼] 등록금 문제에 관심 가졌으면/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년

    한국사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의 삶은 대체로 이런 기반 위에 꾸려진다. 고시원에서 산다고 하면 한 달 집값은 25만원가량이다. 기타 생활비까지 합해 알뜰히 살면 30만원 선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대학생만의 특수문제인 등록금이다. 필자가 다니는 학교의 올해 등록금 인상률은 8.9%다. 타 단과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록금 액수가 적은 사회과학대에서도 어느덧 한 학기 350만원을 넘어섰다. 한 학기를 6개월로 친다면 다달이 60만원에 가깝게 들어가는 셈이다. 독립적으로 삶을 꾸리고자 한다면 월 120만원의 수입이 필요하다. 학업을 병행하며 그 정도의 비용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삶은 정말로 고달파진다. 일반적인 시가대로라면 일주일에 두번씩 가는 과외를 네 개는 뛰어야 마련할 수 있는 액수다. 최저임금 3780원. 딱 그 수준에서 월급 주는 여타의 아르바이트로는 답이 안 나온다. 정부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하면 졸업하는 순간 3000만원가량의 빚을 떠안게 된다. 매월 쌓여 가는 이자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TV광고에 혹해 혹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채라도 끌어다 쓰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이뿐이랴. 청년실업에 대한 흉흉한 괴담도 여기저기에서 들려 온다. 일상이 호러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할 때 일상이 고달픈 호러가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최저임금에서 등록금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벌 수 있는 만큼 벌고 나머지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림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 당장의 고달픈 일상이야 회피할 수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부담이 부모에게 전가되고 있을 뿐. 역시 해결은 대출인 경우도 상당하다. 분명 서민들의 삶에 개인이 어찌할 수 없을 만큼의 과중한 부담이 주어지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 등록금이 자리하고 있다. 10년 전 학기당 100만원대였다는 등록금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했고, 결과는 등록금 연 1000만원 시대다. 등록금이 상승해 온 과정을 살펴보자. 정작 돈을 내는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록금 인상의 명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이해 당사자인 학생들과 협의테이블을 만드는 대학들이 있기는 하지만 협의라는 외형으로 인상률을 통보하는 자리일 뿐이다. 지난 2월 각 대학들은 다시 높은 수준의 등록금 인상률을 발표했다. 높은 등록금은 한국사회에 상존하는 문제이지만, 기사를 낼 때가 있다면 사람들이 고지서를 손에 받아 들고 관심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지금이 적기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등록금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높은 등록금 인상률에 대한 문제 제기는 물론 지난주 등록금 상한제 입법화 움직임에 대한 기사도 찾아볼 수도 없다. 19일자 9면에 ‘저 소득층에 불리해지는 정부 학자금 대출’을 보도했지만 미흡한 느낌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1월15일자 12면에 관련기사가 보이기는 하지만 ‘장학금 신청 아는 게 힘’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단독으로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등록금 낼 돈 없으면 장학금 받으세요’뿐이다. 이성을 가진 개인이 자신의 이해에 관련된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자유를 확장해 나가리라는 것이 민주주의가 내거는 약속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한다. 각 구성원의 이해에 관련된 정치적 결정들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쟁점화시키는 바로 그 역할이 언론에 주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간다. 등록금과 같이 민생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들을 때에 맞춰 깊이 있게 다루어내지 않는다면 언론은 제역할을 어떤 식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최용락 연세대 사회학과 3년
  • 잘 나가는 전북

    잘 나가는 전북

    전북 서해안 일대에 새로운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군산지역에 대기업이 잇따라 진출하고 새만금을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이 가시화되자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18일 전북도와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 대기업과 협력 업체들이 군산에 입주하고 경제자유구역 지정, 새만금특별법 통과, 옥산 수원지 상수보호구역 해제 등으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일고 있다. ●군산 지가 상승률 도내 평균 4배 웃돌아 새만금지구는 동북아의 경제중심도시로 건설한다는 새정부의 발표가 잇따르면서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도 새만금사업과 병행해 추진될 전망이다. 이같은 개발 바람에 부동산 값이 들먹이고 있다. 지난해 말 도내 지가변동 표본지 평가에서 군산의 지가 상승률은 0.416%로 도내 평균 0.095%를 4배 이상 웃돌며 가장 크게 땅값이 올랐다. 특히 그동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토지이용이 제한됐던 조촌정수장(4만 8000㎡)과 옥산 제2수원지(200만㎡)가 사업 폐지와 함께 환경부의 승인을 받아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옥산면과 회현면 등 농촌지역의 땅값이 2∼3배 뛰었다. 군산시는 이 일대에 택지를 조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잇단 대기업의 투자와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호재가 많은 군·장산업단지 일대도 최초 분양가에 비해 두배 가량 상승하거나 필지당 2000만∼3000만원이 오른 상태지만 땅을 매입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올해 초 군산∼장항선 개통으로 내흥동으로 이전한 군산역 주변의 역세권 개발지역도 잠재적인 투자지로 인식되면서 땅값이 오를 기세다. 아파트 분양가도 지난해 초 평당 500만원대에서 올해는 600만원대로 상승해 서민의 경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추가 상승 기대로 매물 없어 그러나 전반적인 지가 상승에도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와 차기정부 출범 이후 토지 실거래의 차익에 부과되던 양도소득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매물은 자취를 감춘 채 가격 상승만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모처럼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활기를 띠고 있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고 실질적인 매물 거래가 없어 ‘속 빈 강정’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심상정도 탈당… 민노 분당의 길로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17일 탈당 선언과 함께 진보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민노당 분당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노회찬 의원에 이어 평등파를 대표하는 심 의원이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민노당내 자주파와 평등파의 동거 체제는 창당 8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심 의원은 조승수 전 의원, 노회찬 의원 등과 함께 임시정당 형태인 ‘진보신당 연대회의’를 구성해 총선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이미 탈당해 진보신당을 준비하던 조 전 의원측도 적극 화답했다. 조 전 의원이 속한 새진보정당운동은 “심 의원의 ‘진보신당 연대회의’ 제안이 우리의 구상과 다름없음을 확인했다.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새진보정당운동은 이날 효율적인 통합작업을 위해 자진해산을 결정했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민노당 틀로는 진보정치의 희망을 만드는 데 한계에 다다랐음을 고백한다. 민노당을 떠나 진보신당의 새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총선 전 진보신당 창당 입장도 분명히 했다. 심 의원은 “당면 총선에서 이명박 정권에 맞설 견실한 진지를 구축하고 대중적 진보정당의 기초를 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를 위해 진보신당 건설을 위한 연대회의를 제안한다.”고도 했다. 창당 작업은 ‘2단계’로 이뤄질 전망이다. 심 의원은 “진보신당 연대회의 이름으로 총선을 치르고 실질적 의미의 창당은 총선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곧바로 탈당을 결행하지는 않기로 했다. 심 의원의 한 측근은 “17대 국회가 28일 끝나는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의원직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 무책임하게 손 놓고 떠날 수만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민노당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과 최순영·이순영 의원은 분당을 막기 위한 마지막 사투에 나섰다. 천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함께할 방법을 다시 찾아봐야 한다. 비정규직과 서민의 작은 버팀목이 되려면 분당·분열의 모습은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노당 혁신 방안도 밝혔다.그는 “민노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내 위기를 수습하고 재창당을 준비하겠다.”고 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민 등치는 ‘폭리 병원’

    서민 등치는 ‘폭리 병원’

    속초시에 사는 박모(52·여)씨는 지난달 귀에서 자꾸 울리는 소리가 나 근처 M이비인후과를 찾았다. 치료비로 1만 1500원을 지불한 박씨는 두 달 전 가입한 질병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초진차트를 복사해 달라고 병원에 요구했다.5500원 이상 치료비가 나오면 나머지를 지불해 주는 보험이라 청구해도 고작 6000원이 지급되지만 근근이 생계를 꾸리고 있는 박씨에겐 소중한 돈이었다. 하지만 병원에선 발급비로 1만원이나 요구했다. 분통이 터졌지만 간호사가 “우리 병원은 원래 그렇게 받는다.”고 맞서 결국 보험 청구를 포기했다. 회사원 황모(24·여)씨도 독감에 걸려 서울 여의도 S내과에서 두차례 치료를 받은 뒤 8000원을 냈다. 손해보험사는 황씨에게 “원래는 진단서가 필요한데 소액보험지급이니 간단한 초진차트만 복사해 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병원은 복사비로 1만원을 요구했다. 황씨도 보험 청구를 포기했다. 병원들이 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초진차트 발급에 터무니없이 많은 복사비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몇천원의 소액 보험료를 챙기려는 서민들이 폭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초진차트는 병원에서 환자가 특정 병에 대해 처음 진료를 받아 어떤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항을 간단하게 적어 놓은 기록이다. 보험사에선 보험 가입 시점과 병을 처음 앓게 된 시점을 비교해 병에 걸린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 차트를 요구한다. 대형병원도 마찬가지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주부 이모(26·여)씨는 지난해 10개월된 아들이 감기로 열이 40도까지 올라가 급히 K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치료비가 5만 8000원이나 됐다. 태어난 직후 질병보험에 가입했던 걸 떠올리고 초진차트를 발급하려 했더니 병원측은 5000원을 내라고 했다. H생명보험 관계자는 “서민들이 본인 의료 부담금을 몇천원이나마 줄여 보려고 민영보험에 드는데 잉크값과 종이값만 드는 복사비를 1만원씩 받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이정례 건강보장팀장은 “병원들이 복사비마저 수익사업으로 보고 있어 관리감독이 시급하다.”면서 “진료기록부는 내 기록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복사비도 실비만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땅한 제재장치가 없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곽명석 사무관은 “현재 의료법상 수수료는 건강보험 비급여 부분에 해당돼 의료기관에서 과다징수해도 강제력이 없는 행정지도에 그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5월 일괄적으로 수수료를 고지하고 위반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의료계의 반대 때문인지 통과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데스크시각] 5년뒤 박수 받는 대통령 보고싶다/손성진 경제부장

    [데스크시각] 5년뒤 박수 받는 대통령 보고싶다/손성진 경제부장

    “7.7%의 성장을 달성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 호기롭게 출범했던 참여정부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역대 어느 정권이나 매양 출발은 씩씩했지만 마지막은 참담했다. 참여정부도 국민들의 외면 속에 쓸쓸한 퇴장을 맞고 있다. 출범 당시의 기세는 간데없다. 평가야 다를 수 있겠지만 실패에 가까운 결말 앞에서 참여정부는 또 다른 시행착오의 하나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동기는 순수했다. 그러나 현실과 유리된 채 밀어붙이기식 개혁은 반감만 샀다. 새 길을 내려다 때로는 스스로 진흙탕에 빠지는 우도 범했다. 참여정부는 5년 전 경제분야 공약에서 이렇게 밝혔었다. 물가안정을 이룩해 성장잠재력을 더욱 확대시키겠다고 했고 25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기업관련 규제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준조세를 정비해 기업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완화시키겠다고 소리쳤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서민경제의 주역으로 육성하겠다고 약속도 했고 투자환경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 물가는 오르고 있고 2000∼2006년 평균 잠재성장률은 4.8%로 실질성장률 5.2%를 밑돌고 있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으며 기업 규제는 변한 것이 없다. 소기업과 소상인은 거의 고사 상태에 빠져 있다. 투자환경은 개선된 것이 없어 외국인들은 가장 여건이 좋은 경제자유구역에도 투자를 꺼리고 있다. 물론 성과를 낸 부분도 있겠지만 경제 공약들 대부분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외생변수 탓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또한 변명이 되지 못한다. 결국은 정부의 리더십이 약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규제를 풀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해놓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소기업과 소상인을 살리겠다는 약속은 정책적인 뒷받침이 부족했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불만이고 소상인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와중에 서민, 빈민층은 더욱 어려움에 빠졌다. 참여정부 최대의 실정이 양극화 심화라는 데 이견은 있을 수 없다. 겉으로는 서민을 위한 정부를 표방했지만 결과는 거꾸로가 됐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공을 넘겨 받았다. 우습게도 ‘7.7%의 경제성장’과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5년 전 공약은 지금과 비슷하다. 출발선에서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의 과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5년 후에 차별화된 평가를 받는 것은 약속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목표의 100% 달성은 불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돌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해진 목표를 향해 얼마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나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바라는 것은 지난 정부들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다. 장밋빛 환상에 국민들은 오래 빠져 있지 않는다.6개월이나 1년이 지나면 환상이 아닌 결과물을 요구한다. 지키지 못하는 약속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실천하는 과정에 충실하다 보면 목표는 저절로 가까워진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존경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 32대 루스벨트다. 신체 장애를 극복하고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인물이다. 대공황이 닥쳤을 때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두려움 그 자체다.”라며 국민들을 독려했다.‘뉴딜 정책’을 앞세워 미국을 구해냈던 그는 국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네번이나 당선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금 과연 웃을 수 있는 기분일까. 봉하마을에서는 떠들썩한 환영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국민들도 봉하마을 주민들과 같이 퇴임하는 대통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줄지 궁금하다.2013년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에는 활짝 웃는 대통령에게 전국 곳곳에서 큰 박수를 보내는 국민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손성진 경제부장 sonsj@seoul.co.kr
  • 이달 소비자물가 ‘魔의 4%’ 돌파?

    이달 소비자물가 ‘魔의 4%’ 돌파?

    2월 소비자물가가 4%를 뚫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격인 생산자물가가 1월에 6%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다.‘이자폭탄’으로 신음하던 서민들의 가계가 이제는 ‘물가폭탄’까지 맞게 생겼다. 한국은행은 올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5.9%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2004년 11월 6.8% 상승한 이래 3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1%에서 10월 3.4%,11월 4.4%,12월 5.1% 등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5개월째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소비자물가도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2.3%에서 10월 3.0%,11월 3.5%,12월 3.6%로 꾸준히 상승했고, 올 1월 3.9%로 4%에 바짝 다가섰다.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간의 상관관계를 볼 때 2월 소비자 물가는 마의 4%에 도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같이 생산자 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원유 및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2006년 국제유가(서부텍사스유·WTI)가 평균 61.05달러였지만, 올 1월 91.75달러까지 올랐다. 밀·옥수수 등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해 배합사료가 전년 동월대비 28.3%, 밀가루 등 식료품도 6.9%나 상승했다. 화학제품도 전년 동월대비 10.6%, 비금속 광물도 5.0% 올랐다. 또한 농림수산품이 설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늘어난 데다 출하를 조절하면서 전월보다 2.9% 올랐다. 특히 딸기, 배, 감, 사과 등 과실류 가격은 14.6%나 뛰었다. 국제원유가 상승에 따라 화물운송비가 전년 동월대비 8.2%, 증권수수료 등도 23.2% 껑충 올라갔다. 건설업계 서비스료도 전년 동월대비 10.0% 뛰었다. 한은 물가통계팀 윤재훈 과장은 “연말·연초에 업체들이 원가 상승 부담을 도·소매 가격인상을 통해 전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자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시, 수돗물 수질 무료 검사

    오는 2010년까지 서울시 260여만 가구의 수돗물에 대한 무료 전수 수질검사가 실시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14일 수돗물 ‘아리수’가 음용수로서 안전하다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지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수돗물 수질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주택 등 65만 가구에 대해 수질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 95만 가구,2010년 100만 가구 등 전체 260만 가구에 대해 ‘아리수 품질확인제’를 실시한다. 탁도와 산성도(pH), 잔류염소, 철, 구리 등 5개 항목 검사를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실시해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것이 확인되면 ‘수질적합’ 필증을 발부해 준다. 또한 수질검사를 통해 옥내수도관이 낡아서 수질이 악화된 것이 확인되면 옥내수도관을 교체 또는 개량토록 안내할 예정이다. 특히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서민주택(단독주택 165㎡, 공동주택 85㎡이하)에 대해서는 교체 또는 갱생(세척 후 내부 코팅)에 드는 공사비용의 최대 80%(150만원)까지를 지원한다. 지금까지 수돗물 품질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노후 배급수관(350㎜이하)에 대한 정비는 올해 100% 완료된다. 허방련 수질과장은 “대부분 시민들이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으로 음용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최태환칼럼] 진보의 진화는 없는가

    [최태환칼럼] 진보의 진화는 없는가

    교사인 친구가 있다. 늘 생각이 젊다. 전교조 활동에 꽤 열성이다. 민주노동당 지지자다. 친구들은 “의식있는 늙은 노동자”라고 놀렸다. 앞서가는 가치를 실천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부러워했다. 얼마 전 그를 만났다. 대통령 선거때 투표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의외였다. 민노당이 미덥지 못하다고 했다. 세상 변화를 읽지 못하는, 외곬 시각의 성난 얼굴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는 “서민의 고단함을 헤아리는 따뜻한 시선을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여전히 제도권 밖 시절의 낡은 가치와 행동 양식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다. 최장집 고려대교수가 지난 대선 결과에 대해 새겨들을 분석을 내놓았다. 유권자들이 보수화됐다는 진보 인사들의 진단은 성급하다고 했다. 유권자의 정치 성향이 5년 만에 급격히 바뀌었다는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서민의 뜻을 받들 만한 정당이 없었기 때문에 투표율이 극히 낮았다.”고 했다. 민노당이 정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자주파와 평등파의 친북(親北)갈등 역시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대선은 민노당에도 엄청난 시련이었다. 지지율은 느닷없이 무대에 올라 원맨쇼를 한 이회창당이나 문국현당에도 크게 못 미쳤다. 참담한 패배였다. 이대론 안 된다는 경고였다. 변화의 주문이었다. 대중과 소통하는 진보의 재창출의 요구였다. 진보를 진보시켜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새로운 콘텐츠의 제시 없이는 진보 역시 생명력을 가질 수 없음을 확인했다. 서민, 소외 계층이 공감하는 유연한 사고 없이는 미래가 없음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집안 싸움에 골몰이다. 친북·종북(從北) 논란에 휘청대고 있다. 분당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창당 8년 만에 반토막 위기다. 보수 진영은 민노당 내분과 다툼을 즐기는 분위기다. 민노당이 친북 정당임이 드러났다며 희색이다. 민노당 안에서 친북, 종북 고백이 나왔으니, 더 이상 색깔논쟁이 필요없어졌다며 비아냥댄다. 물론 통일 지향과 북한 관심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진보의 전유물일 수도 없다. 하지만 북한 정권에 대한 경향성은 국민들의 외면을 불렀다. 진정한 진보라면 오히려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에 보다 더 관심을 갖는 게 마땅하다. 세상 민심을 등진 화석화된 집단은 고립만 부를 뿐이다. 18대 총선이 50일 남짓 남았다. 지난 대선 때와 분위기가 별반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으로의 쏠림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안정론이 견제론을 앞지르고 있다. 한나라당 압승을 점치는 전망이 적지 않다. 총선 후보자 지원에서도 나타났다. 한나라당 창구는 사상 유례없는 러시였다. 지난 총선을 떠올린다. 탄핵 역풍이 열린우리당의 제1당 탄생을 유도했다. 한나라당의 오만에 대한 심판이었다. 선거는 후보자의 됨됨이나 능력보다는 당이 선택의 기준이었다. 정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연결됐다. 한나라당으로의 쏠림이 우려되는 이유다. 이럴 때일수록 쏠림을 견제할 세력과 집단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진보 진영의 활성화도 중요한 한 축이다. 그럼에도 민노당은 지금 시민 참여 속의 진보, 진보의 진화를 거부하고 있다. 제도권 밖으로 몰릴 위기다. 현실화된다면 한국정치의 퇴보가 아닐 수 없다. 민노당 지지여부를 떠나 진보의 분열·추락을 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착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yunjae@seoul.co.kr
  • 학교용지 환급법까지 ‘보이콧’

    노무현 대통령이 12일 학교용지부담금 환급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자신이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에 대해 이 법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의결한 것이다. 노 대통령 임기 중 6번째 거부권이다. 그러나 법안은 지난달 국회에서 여야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기 때문에,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법안은 재의결된다. 반대로 국회가 재의결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법안 재의 요구안을 의결한 뒤 “재의 요구의 취지가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천 대변인은 거부권 행사 결정 배경에 대해 “특별법이 법적 안정성과 유사 사례와의 형평성, 국가재정 운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부담금 납부자 구제를 명분으로 위헌결정 효력을 소급하여 환급하는 최초의 입법 사례를 만들 경우, 위헌 결정이 있을 때마다 이해 당사자들이 소급입법을 요구해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60건에 이르는 조세·부담금·연금·보상금 관련 법률이 위헌판결을 받았고, 소급 효력을 인정할 경우 환급이 필요한 법률은 모두 54건이다. 정치권의 반응은 뚜렷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국민 감정과 동떨어진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재의결하겠다고 밝혔다. 소속의원이 대표발의한데다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안인 만큼 총선을 앞두고 밀릴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배어있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정부의 재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정부의 건조한 논리로 많은 서민의 가슴에 마지막 상처를 입힌다면 국민적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단 노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한 뒤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를 앞두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인, 법안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심도있게 검토해 향후 법률안 통과 노력에 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혜영 홍희경 박창규기자 koohy@seoul.co.kr
  • 통합민주 공동대표 문답

    통합민주 공동대표 문답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합당을 전격 선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0일 손학규 대표께서 모바일투표 얘기를 했는데 합당 이후에도 유효한 것인가. -(손 대표)앞으로 같이 협의해서 하겠다. 모든 것을 같이 협의할 것이다. 한 식구가 되었으니 신의를 바탕으로 해서 협의하고 합의해서 해나갈 것이다. ▶구 민주당에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해체된 지 4년만에 통합키로 했는데. -(박 대표)감개무량하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 절차상 통합신당이 결성될 때 우리가 들어가면 다 함께 망한다. 그래서 못했다. 이제 대선에서 국민의 뜻이 밝혀졌고, 민주개혁세력이 나누어졌기 때문에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이렇게 했다. 이명박 정부가 소외계층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과거 역사를 볼 때 과연 진정성이 있는지 우려하는 국민이 많이 계신다. 우리가 합쳐서 힘을 함께 하면 세계화시대에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는 정책 대안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관위 신고 절차와 공천심사위원회와 최고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하나. -(통합신당 신계륜 사무총장)실무적 절차를 아주 빨리 진행하면 이번 주 안에 선관위 신고를 마치고 바로 신당 창당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 과정에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숫자를 가지고 합의한 적은 없다. 서로 이해하고 서로 양보하면서 진행되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신당-민주당 통합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11일 4·9 총선을 58일 앞두고 통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총선 구도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의 4당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한 구여권이 한데 뭉치면서 총선 국면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양당 합당은 지난 2003년 9월20일 새천년민주당 내 신당파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면서 갈라선 지 4년 5개월만이다. 양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통합선언까지 하는 등 두 차례 통합협상을 진행했으나 노선과 지분 등의 이견으로 최종 타결에 실패했다. 통합신당 손학규,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과 쇄신을 위한 공동선언식’을 갖고 “중도 개혁주의 정책 노선에 기반한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 한나라당의 1당 독재를 견제하고 서민, 중산층 보호에 앞장서겠다.”며 합당을 공식 선언했다. 양당은 통합정당명을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으로, 정책노선은 경제성장과 소외계층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중도개혁주의로 하기로 합의했다. 손학규-박상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으며 ‘공동대표 합의제 운영’을 당헌에 명시키로 했다. 협상 쟁점이던 공동대표 등록문제의 경우, 손 대표 1인만 선관위에 등록키로 합의했으며 인재영입위원장도 손 대표가 맡기로 했다. 통합정당의 최고위원회는 심의기구로 두고, 공천심사위원회 등 각종 의결기구는 양당 대표가 합의해 구성키로 했다. 최초 전당대회는 총선 후 3개월 내에 개최키로 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지방시대] 새정부,지역 특수성과 소수 배려해야/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지방시대] 새정부,지역 특수성과 소수 배려해야/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입춘(立春)을 맞이한 제주섬은 제주시내 옛 도심의 중심인 관덕정 일원에서 ‘탐라국 입춘 굿놀이’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따뜻한 봄기운을 맞이하는 절기이기에 추위와 액운이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들 제주목관아 마당으로 나와 굿도 보고 국수도 먹으며 서로 어우러진다. 올해는 무자년,60년 전 제주를 휩쓸고 간 4·3사건이 일어난 지 한 주기가 흘러간 해라서 입춘을 맞은 제주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절절하다. 올해는 또한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해이다. 경제 우선주의를 내걸어 성장 동력을 키우고 서민·중산층의 주름살을 펴겠다던 대통령 당선인의 희망찬 약속들이 바로 눈 앞에서 실현될 듯 많은 새로운 정책들이 국민 앞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새 정부의 시책에 따라 각계 각층이 갖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이전 정책의 연속보다는 단절과 변화에 초점을 두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럼에도 국민의 공감을 전제한 위에 지역과 사회계층간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은 민주 국가의 기본 방침일 것이다. 제주도가 소수와 약자, 특수성을 대표하는 지역임을 고려할 때 국가 형평성을 가늠하는 시범적인 지역이 될 수 있다. 그 사례로 최근 인수위와 한나라당의 제주도 관련 정책 및 조직 개편 내용을 들여다 보자. 제주4·3사건위원회의 폐지, 농촌진흥청 폐지, 영어교육도시 특구의 확산 등이 현재까지 제주지역에서 거론되는 사안들이다. 모두 제주도민들의 의구심과 반감을 사고 있는 정책 변화이다. 제주4·3사건위는 반세기에 걸친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1999년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어렵게 만들어진 특별법에 따라 만들어진 정부 기구이다. 국가의 법에 의해 원만하게 과거청산 작업이 진행 중인 이 시점에서, 새 정부가 위원회를 폐지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 데 대해 제주도민들은 의아해 하고 있다. 중앙의 지역에 대한 인식이 천박함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주민의 청원, 국회의 입법, 정부의 집행, 민원 해소로 나아가는 민주 국가의 운영질서를 정부가 나서서 뒤집어 엎는 행위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농촌진흥청 폐지에 대해서 제주지역의 농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제주의 국립 난지농업연구소는 감귤시험장 운영, 흑우 개량, 말 육종 등 제주형 특수 농업·축산업의 육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을 하루 아침에 폐지한다는 것은 결국 지역에 대한 형평성 인식이 부족함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은 ‘교육 국제화 특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이 법이 추진되면 제주특별자치도법에 의거한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제주의 특수성을 전제로 한 특별자치도의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 교육산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특수 지역에 대한 배려로서 제공된 형평성이 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 살리기’와 ‘실용’을 내세운 새 정부와 한나라당은 최근 부동산 완화정책, 영어몰입교육 정책, 농업·해양 관련 부처 통폐합 등에서 보듯이 자칫 사회 계층, 지역간 형평성을 잃어 버릴 정책 테스트를 하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낮은 곳의 서민 대중, 지역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제주가 다시 변방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제주섬 사람들의 마음도 살필 수 있었으면 한다. 박찬식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
  • 미분양 주택 11만가구 넘어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1만가구를 넘어섰다. 1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11만 2254가구로 집계됐다.1998년 8월(11만 4405가구)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1만 754가구가 늘어났다. 집을 다 지을 때까지 분양되지 않은 주택도 1581가구(10.0%) 늘어 지난해 말 현재 1만 7395가구나 됐다. 미분양 아파트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1억원 이하의 서민형 아파트는 갈수록 줄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수도권에서 서민형 주택인 1억원 미만(상한가 기준) 아파트는 모두 16만 7276가구로 집계됐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2월(40만 7847가구)보다 59%(24만 571가구)가 줄었다. 특히 서울에서 1억원 미만 아파트가 가장 많이 줄었다. 참여정부 출범 초 3만 4464가구였으나 2008년 2월 현재 2733가구로 92.1%(3만 1731가구)나 감소했다. 강북·강서·광진·동대문·마포·서초·영등포·중구 등 8개구에는 5년 동안 집값이 오르면서 1억원 미만 아파트가 자취를 감췄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신당 “새정부 벌써 실망” 한나라 “기대 너무 커 부담”

    신당 “새정부 벌써 실망” 한나라 “기대 너무 커 부담”

    4·9총선을 앞두고 지역 텃밭 다지기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은 소속 정당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수도권 서민·중산층, 영어정책 우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독재에 대한 견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너무 커서 부담이 될 정도”라고 했다. 통합신당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대변인은 “상황이 어렵지만 인수위의 오락가락 행보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새 정부의 영어교육정책을 보면서 수도권 서민과 중산층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고 견제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3월 초가 되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광산구의 같은 당 김동철 의원도 “지역 여론이 통합신당에도 호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나라당 독주에 대한 견제론이 조금씩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쪽 세력이 완전히 무너지는 데 대한 우려가 크더라.”고 한나라당 견제론에 힘을 실었다. 한나라당 견제 세력으로서 통합신당이 힘에 부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노원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견제가 필요하긴 한데 과연 신당이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MB에 힘 실어주자는 의견이 대세” 이에 반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설날 민심 탐방을 통해 국민의 마음이 이명박 정부로 이미 넘어왔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 달서구병의 김석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빨리, 원활히 정부를 가동할 수 있도록 국회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빨리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대선 때 약속한 대운하나 대구 국가 공단등의 지역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천 소사의 차명진 의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차 의원은 “아직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잘 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서민들 잘 살 수 있도록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서울 영등포갑의 고진화 의원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는 있지만 서민 피부로 느끼는 민생경제 해결 대안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인수위와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비 문제나 민생 경제 관련 문제에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김해시 갑의 김정권 의원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커서 부담이 될 정도”라면서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당내 화합에 좀더 신경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최근 문제가 되었던 공천갈등을 지적했다. 구동회 박창규기자 kugija@seoul.co.kr
  • [공정거래 독버섯 카르텔-(2) 기름값 담합] 세녹스, 유류세 한푼 안 내 단속?

    고유가 고통에 세녹스 등 유사 석유제품에 관심을 갖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는 유사 석유제품의 제조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손쉽게 거둘 수 있는 유류세도 정부 단속의 한 이유”라면서 “정부는 서민을 범법자로 만들기보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립환경연구원은 2001년 세녹스를 휘발유와 섞어 사용하면 휘발유만 쓸 때보다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질소산화물이 각각 34%,25%,14% 정도 줄어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경쟁력도 있었다. 생산원가는 휘발유보다 비싸지만 휘발유에 붙는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가 없어 판매가는 ℓ당 990원에 불과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세녹스는 잘만 만들면 휘발유보다 환경에 좋다. 미국에선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산업자원부는 세녹스는 용제인 석유제품과 톨루엔과 메탄올인 석유화화학제품을 섞은 유사 석유제품이라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산자부 석유산업팀 관계자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 세녹스에 대해 실험한 결과, 환경과 자동차에 모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립환경연구원과 상반된 주장을 폈다. 하지만 유사 석유제품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주유소에서 가짜 휘발유를 팔다 634건이 적발된 게 이를 보여준다. 지난달 31일에도 100억원 상당의 유사 휘발유를 판매한 제조업자 등이 적발됐다. 민노총 화물연대의 한 간부는 “영남 지역에서 공업용 알코올과 경유를 섞어 파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유사 경유는 화물차에 손상을 줄 수 있는데도 워낙 밥벌이가 힘들어 불안해하면서도 주유하는 운전자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업상 자동차를 쓸 수밖에 없다는 회사원 A씨는 “자유로에서 세녹스 판매업자들을 보면 구매 유혹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
  • [이명박 정부 국정 청사진] 핵심목표 선정에 담긴 뜻

    [이명박 정부 국정 청사진] 핵심목표 선정에 담긴 뜻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기본방향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5일 선정한 5대 국정지표와 이를 구체화한 21대 전략목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중 국정지표는 이명박정부의 향배를 보여주는 가늠자인 셈이다. 전략목표는 전략목표의 하위개념이자,192개 세부 국정과제들을 분류한 이른바 ‘캐치프레이즈’이다. 국정지표와 전략목표를 관통하는 핵심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 규제에 치우친 정부의 몸집과 기능은 줄이되, 세금을 깎고 규제를 풀어 기업의 투자를 북돋우고 시장의 자율적 작동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결국 ‘경제 살리기’로 수렴된다. 5대 국정지표의 첫머리를 ‘활기찬 시장경제’가 장식한 것도 경제 살리기에 대한 새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유가와 미국경제 불안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목표를 뚜렷하게 설정하지 않을 경우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인재 대국’에서는 교육 개혁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서민 가계를 압박하는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체감경기’가 살아날 수 없다는 상황인식 속에서 사교육의 진원지에 해당하는 영어 교육에 대수술을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규제 완화, 인재 대국을 위한 교육 개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잠재력이 커지면 ‘글로벌 코리아’로 도약 가능하다는 인식도 바탕에 깔려 있다. 아울러 ‘섬기는 정부’에는 예산 절감과 공공기관 혁신을 통해 일 잘하는 실용정부를 구현하겠다는 목표가,‘능동적 복지’에는 평생·맞춤·통합형 복지의 기틀을 만들어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의도가 각각 담겨 있다. 국정운영의 기본 방향은 이 당선인의 수정·보완 지시에 따라 미세조정이 추가로 이뤄지게 되지만, 큰 틀에서 밑그림은 확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국정과제는 단순히 기존 공약을 점검한 결과물을 나열하는 차원을 넘어 상당 수준의 실행력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큰 틀의 방향과 로드맵을 인수위 차원에서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이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각 정책마다 구체적인 예산소요 계획과 법령 제·개정 계획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춘투없는 봄을 기다리며…/이동구 사회부 차장급

    [데스크시각] 춘투없는 봄을 기다리며…/이동구 사회부 차장급

    오는 25일 새 정부가 출범한다. 이에 맞춰 대통령직 인수위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조직을 줄이고 영어교육을 강화하는 등 사회 전분야에 ‘변화’라는 처방을 내리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찾는 국민의 여망을 반영하려는 듯 많은 ‘친 기업정책’들을 공언하고 있다. 출자총액제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 지주회사 요건 완화, 기업 세무조사 축소 방침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류세와 통신비 인하로 대변되는 서민생활비 경감 대책 등도 눈에 띈다. 그런데 왠지 한쪽이 허전하다. 기업을 위한 정책은 눈에 띄지만 근로자들을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몇년째 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차별문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근로자 인정, 산별교섭 등 소위 노동계가 주장하는 현안들은 기업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정부 정책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대선 며칠전 한국노사관계학회 주최로 열린 ‘차기정부의 노동정책,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토론회에서 노사 대표들은 한결같이 노동정책의 일대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새 정부는 지금까지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더구나 주무 부처인 노동부마저 노동자 관련 정책보다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노동부는 인수위 보고에서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책,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 연장 등을 내놓았다. 인수위 측은 “비정규직 등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고용보험료 감면 등의 방법으로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노동부 측에 요구했다. 반면 노동계가 요구해왔던 다른 사항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입장을 유보했다. 당선인은 ”기업과 노동자가 다를 수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는 노동계의 소외감과 우려감이 커져가고 있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과 민주노총간의 간담회 무산은 노동계를 보는 차기 정부의 시각을 단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법과 원칙’을 무시하면 대화의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신년사에서도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은 잊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사관계에서는 ‘대화와 타협’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김대환 노동부장관 시절에는 노동계의 불만이 고조되었던 반면 대화와 타협을 중요시했던 이상수 장관 때는 경영계의 불평이 높았다. 어느 쪽이 올바르고 성공한 정책이었는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경영자와 노동자의 입장차가 서로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흔히 노사 관계는 ‘양날의 칼’에 비유된다. 한쪽만을 옹호하면 다른 쪽은 소외되고 위협적으로 변한다.20∼30년 동안의 노동운동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노총을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정책연대를 맺은 한국노총만이 아니라 민주노총까지 파트너로 끌어안아야 한다. 경영자총협회가 올초 노사관계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9%가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경영자들의 이런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차기 정부는 노동계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민주노총과도 손을 맞잡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친 기업정책을 보다 활발히 펼칠 수 있는 기틀이 된다. 새 정부는 유독 ‘프렌들리(Friendly·친하다라는 뜻)’라는 말을 좋아한다. 진정한 ‘Friendly’는 다른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까지 설득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어느 쪽에도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끌어내는 데 좀 더 많은 관심과 지혜를 모아주길 바라는 마음, 사용자와 근로자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새 정부가 힘차게 출발하는 새 봄에는 ‘춘투(春鬪)’라는 말은 들리지 않길 기대해 본다. 이동구 사회부 차장급 yidonggu@seoul.co.kr
  • [사설] 새 정부 국정과제 더 다듬어야

    대통령직 인수위가 어제 새 정부의 5대 국정지표,21개 국정전략목표,192개 국정과제를 선정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실행을 염두에 두고 재정리했다고 인수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 국정과제를 본격 실천하기에 앞서 다듬고 보완해야 할 대목이 있다고 본다. 이달 말 만들 예정인 최종보고서는 보다 완성된 내용을 담아야 할 것이다. 이 당선인은 국정과제 보완방향으로 서민경제대책과 규제완화를 강조했다. 올바른 상황인식이라고 본다. 이 당선인이 대선에서 압승한 배경에는 경제회생 여망이 담겨 있다. 아직 새 정부가 출범하지 않았지만 세계경제 침체로 우리 경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인수위가 마련한 국정청사진에는 7% 성장률 달성과 30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을 그대로 담고 있다. 실천이 불투명한 장밋빛 약속으로는 국민 마음을 잡을 수 없다. 새 정부가 의욕만 앞서 무리한 정책을 남발하지 않게 국정과제의 완급도 조절해야 한다. 인수위가 휴대전화 요금과 유류세 인하, 영어몰입교육 등 정책혼선을 빚다가 여론의 비판을 자초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새 정부 국정지표의 첫머리를 ‘활기찬 시장경제’가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천이 담보되지 않거나 설익은 정책으로 기업과 서민이 이를 체감하지 못하도록 해서야 되겠는가. 새 정부 출범 초 서민생활 안정과 과감한 규제완화 대책이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제 인수위 활동기간이 20여일 남았다. 인수위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지만, 이 당선자의 지지율을 오히려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같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국정과제를 차분히 재정리한다면 국민 시선은 다시 따뜻해질 수 있다.
  • 인수위 순풍 출항-역풍 조짐

    인수위 순풍 출항-역풍 조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최종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가 그동안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의욕적으로 정책을 가다듬어 왔다는 긍정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설익은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인수위 출범 초기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금융·산업분리 완화 등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적) 정책을 쏟아내면서 기업·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반부터 각종 개혁 정책이 당초 취지와 달리 여론의 역풍을 불러오거나, 정치 공방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주춤하는 형국이다. 특히 ‘영어 공교육 프로젝트’는 인수위가 ‘너무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대 여론은 물론, 기존 교사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는 반발도 거셌다. 또 인수위의 ‘새 정부 출범 이전 통신요금 20% 및 유류세 10% 인하’ 방침은 서민층을 중심으로 잔뜩 기대를 끌어모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논의’ 또는 ‘현실성 재검토’ 쪽으로 한발 물러서고 있다. 이 중 통신요금 인하 대책을 놓고는 시장원리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업계 자율’ 쪽으로 후퇴하자, 현실을 무시한 채 의욕만 앞세웠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인수위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지지도가 당선 이후 최고치에서 지금은 60%대로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이 3일 “인수위는 1차 제품을 만들어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는 역할에 그치고, 최종적인 상품은 새로운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른바 ‘컨베이어벨트’론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부정적 기류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새로운 정책을 꺼내들기보다는, 그동안 제시됐던 방안들을 정리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가 읽혀진다. 또 민감하거나 중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정책보다는 물가 안정 등 당장 일반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민생 대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당선인이 지난주 영어 공교육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인수위는 원칙과 방향을 잡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해당 부처가 치밀하게 정책을 짜서 집행하라.”고 주문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지난 2일 일부 참모들과 인수위 활동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인수위는 설연휴를 전후해 최소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원대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수위 활동 종료시점은 오는 24일이지만,‘조기 납회’하는 분위기다. 인수위 관계자는 “로드맵과 국정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는 인수위가 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부적인 집행과제는 새정부로 넘기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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