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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크카드 >신용카드…전통시장 카드사용 최대 400만원 공제

    체크카드 >신용카드…전통시장 카드사용 최대 400만원 공제

    내년부터는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그것도 전통시장에서 써야 연말소득 정산에서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다.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2014년 말까지 연장됐다. 7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전통시장에서 사용한 금액의 30%까지 소득공제를 해준다. 체크카드는 소득공제율이 25%에서 30%로 높아진다. 현재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 한도는 300만원이지만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경우에 한해 100만원이 추가돼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가 우대되는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규정된 전통시장 구역 내 상점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등록 시장은 816곳, 인정시장은 467곳이다. 정부는 해당 상점에 소득공제 우대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신용·체크카드 소득공제는 총 급여의 25%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 주어진다. 현재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나눠 사용 금액을 계산했으나 내년부터는 신용카드→체크카드→전통시장 사용분 순으로 공제 문턱(총 급여의 25%)을 채운 뒤 남은 금액에 대해 공제 금액이 계산된다. 체크카드와 전통시장에서 쓴 금액에 높은 공제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월 급여 400만원, 연봉 4800만원인 근로자가 신용카드 2000만원, 체크카드 400만원 등 총 2400만원을 썼다고 하자. 현재 소득공제는 총 급여의 25%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 각각 적용한 뒤 이를 넘는 1200만원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의 20%인 200만원과 체크카드 사용액의 25%인 50만원을 합해 총 250만원이다.(표 참조) 그러나 내년부터는 전통시장에서 쓴 금액을 제외한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우선 계산된다. 위의 예에서 신용카드 400만원을 전통시장에서 썼다면 총 신용카드 사용액 2000만원 중 400만원을 뺀 1600만원으로 우선 소득공제 하한선을 채운다. 소득공제 문턱을 넘는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해서는 20%, 체크카드 사용액은 30%, 전통시장 사용액에는 30%씩 적용돼 소득공제 금액이 320만원으로 70만원이 늘어난다. 문제는 전통시장에서 카드를 얼마나 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재정부는 이번 조치로 전통시장을 찾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카드 단말기 보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의 소득을 확보하는 효과도 노린 셈이다. 올해 말까지 가입하는 금액에 대해 적용되던 생계형 저축, 세금우대종합저축 등에 대한 과세 특례는 2014년 말까지 3년 연장됐다. 60세 이상, 장애인, 기초수급자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 저축은 저축 원금 3000만원까지 이자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부부의 경우 최대 6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저축 원금 1000만원까지의 이자 소득에 대해 15.4%(주민세 1.4% 포함) 대신 9.5%(농어촌특별세 0.5% 포함)만 내는 세금우대종합저축을 들 수 있다. 파생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과세 근거를 명확하게 하기로 한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 이자소득과 결합한 상품, 배당소득과 결합한 상품 등에서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도 이자와 배당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중구, 추석연휴 전통시장 주변 주차 허용

    중구, 추석연휴 전통시장 주변 주차 허용

    중구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4일까지 주변의 주정차를 낮시간에만 허용한다고 7일 밝혔다. 남대문·중부·방산종합·서울중앙·신중부시장 등 5곳이다. 또 도로여건 탓에 주차시설물 설치가 불가능한 평화·동화·광희·방산·약수시장 등 13곳의 주변도로에 대해서는 주정차 단속을 완화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주변의 고정식 폐쇄회로(CC)TV 30대 운영도 한시적으로 중지된다. 그러나 2열 주차와 코너 주차, 허용구간외 주차, 장기주차 등 주변 교통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속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에 따른 일조량 부족, 평년보다 빠른 추석으로 인해 과일과 채소 가격이 크게 올라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통시장 주차 허용 구간의 확대와 단속 완화로 서민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정부, 8·15 경축사 뒤 ‘감세철회’ 물밑작업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할 일이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이었나.”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 감세가 9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결국 철회로 결정되자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다. 외형상 한나라당 요구에 정부가 응한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정부 내에서 조용한 물밑작업이 진행돼 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애초 정부안에는 철회안 없어 소득세·법인세 감세 철회안은 애초 정부안에는 없었다. 감세 철회 가능성이 점쳐진 시점은 지난 8·15 경축사. 이명박 대통령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강조하면서 정부는 감세정책 손질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재정부 1급 이상 간부들은 지난달 15일 회의를 갖고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다음 날 홍남기 대변인이 “세입에서 확충노력, 세출에서 조정노력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조세수입을 늘리는 방안에는 증세도 있고 감세 조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세 조정이) 제기될 수 있는 메뉴로 모든 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朴재정 지난주 말 감세카드 접어 홍 대변인의 발언은 즉각 정부가 ‘감세 철회 카드 꺼내는 게 아니냐’(서울신문 8월 17일자 1면)는 보도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 감세 철회는 대세였기 때문이다. 감세 철회라는 재정부 실무진의 결론은 이미 지난 주초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세론자’인 박재완 재정부 장관이 “약속된 감세는 이행돼야 한다.”고 수차례 공언했던 터. 결국 박 장관은 지난 주말쯤 최종적으로 감세 철회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지도부 “철회” 배수진 7일 고위 당정협의에 앞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추가 감세안을 포함시키면 당정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지난 5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 의장이 추가 감세 철회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물러설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김성식 정책위부의장은 “그동안 수차례 이뤄진 실무 당정협의에서 정부가 추가 감세의 ‘감’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 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봤기 때문”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조조 대군에 맞서 장판교를 지켜낸 장비처럼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일 당·정·청 지도부가 총출동한 ‘매머드급’ 고위 당정협의 당시 홍준표 대표는 “추가 감세 철회는 당의 기본 입장이다.”면서 “정부에서는 딴소리가 안 나오게 해달라.”고 쐐기를 박기도 했다. 전경하·장세훈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소득·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 잘한 일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어제 소득·법인세 최고구간에 대한 추가 감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선 당초 계획대로 감세를 진행한다. 감세 기조를 유지하겠다던 정부가 정치권의 논리에 굴복했다는 얘기를 듣긴 하겠지만, 경기 상황이 썩 좋지 않고 유럽 등과 같은 재정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재정 건전성 확보가 관건이란 점에서 잘한 일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추가 감세 철회 합의에 따른 세수증가분(2013년 2조 8000억원)은 재정 건전성 회복과 서민 복지재원 확충에 활용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는가. 사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부자 증세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우리만 소득·법인세를 감면하는 것도 타이밍이 적절하지는 않은 터였다. 이를 반영하듯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11 세제개편’도 고용과 공생발전의 큰 틀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친서민정책을 표방한 이후 2010년 공정사회, 올해 공생발전이라는 키워드를 주창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고용증대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소득세 면제 등이 그런 것들이다. 재벌 오너들의 변칙적인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따른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획기적이다. 실효성 여부가 관건이다. 다만 물가안정을 위해 설탕·밀가루 등 독과점 고착화 품목에 대한 기본관세율을 무리하게 내려 국내 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재정 건전성 제고와 기업경영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세수 확보와 법인세율 인하가 불가피하다. 이번에 법인세율 인하 대상에서 대기업만 제외한 것은 국민 정서와 무관치 않다. 법인세율을 낮추면 결국 재벌 오너들의 주머니만 두둑해지는 것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부자와 재벌 오너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세제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법인세율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재정 건전성 제고도 저출산·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복지 관련 씀씀이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세원을 넓히는 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 “고생하는 집배원 미담 알리며 보람”

    “고생하는 집배원 미담 알리며 보람”

    “홍보 업무를 맡으며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때마다 최선을 다했는데, 끝나고 나면 왠지 허전했다. 홍보는 늘 나를 배고프게 했다. 현직에 있을 때 좀 더 멋있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성열(60)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 홍보팀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0년이라는 세월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팀장은 지난 6일 40년 정든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는 1951년 충북 음성에서 6남매 중 종손으로 태어났다. 1970년 12월 인천시에서 일반 행정직(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 체신부 발령을 받은 뒤 1984년 공보관실에서 근무하면서 홍보와 인연을 맺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을 거치며 공직 생활 40년 중 28년을 홍보에 전념했다. 1991년부터 올해까지 출입기자단으로부터 감사패를 7번이나 받을 정도로 홍보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팀장은 2005년 우본에 홍보팀을 신설하며 공공조직에 ‘기업형 홍보’를 처음 도입했다. 그는 “다른 정부기관은 단순히 공보 업무만 하면 되지만 우본은 서비스상품 판매 등 사업도 하고 있어 마케팅도 겸해야 했다.”면서 “‘기업형 홍보’를 도입한 뒤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 ‘홍보 마케팅 교육 과정’도 개설했다. 그곳에서 7~9급 공무원들을 교육해 홍보요원을 대거 양성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국민들이 우본에 보내온 집배원들의 미담이 활력소가 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국에 1만 7000명 정도의 집배원이 있는데, 매일 한 건 이상의 훈훈한 사연이 우본에 들어왔다.”며 “집배원들의 미담을 언론에 알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개선할 점도 지적했다. 최 팀장은 “공보조직의 인원과 예산으로는 ‘기업형 홍보’를 하는 게 쉽지 않다.”며 “우본의 특수성에 맞도록 홍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우본은 금융 부분이 있는데 대출을 못한다.”며 “요즘처럼 힘들 때 서민들에게 저리로 대출해줄 수 있다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대출이 가능하도록 법 체계를 정비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홍준표 한나라 대표 “대북정책 ‘유연한’ 상호주의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7일 대북정책 기조를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하고, 대북 지원도 기존 퍼주기식 지원에서 벗어나 북한의 식량생산 기반 조성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의 대북정책도 상호주의 원칙은 유지하되 좀 더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북정책 기조의 전향적 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에 북한의 농업발전 및 식량자급 기반 확충을 위한 새로운 대북사업을 제안한다.”며 “북한이 원하는 2~3개 지역에서 관개개발, 간척개발, 토지정리사업을 시범적으로 추진해 보자.”며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특히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 “역대 대북정책은 퍼주기식 식탁용 원조에 머물렀으나,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북한의 농업생산력 회복을 통해 식량 생산의 기반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대북 지원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저수지·관개수로 조성 등 치수사업 외에 ▲북한이 누에고치 생산을 하고 한국은 견직을 하는 잠업지원사업 ▲참깨·녹두 등 고소득 작목 재배사업 ▲축산·과수·특용작물에 대한 경협식 계약재배사업 등을 우선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홍 대표는 이와 함께 “내가 직접 개성공단을 방문해 입주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책을 찾아볼 용의도 있다.”면서 “개성공단이 활성화된다면 개성공단과 파주 일대를 연결하는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수 있고, 철원·고성 지역도 통일경제특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 카지노 자본 등을 유치하는 북한의 ‘금강산 특구’ 계획과 관련해서는 “남북 교류와 경협 추진에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은 (현대 아산과의) 금강산관광 계약 파기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금강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홍 대표는 또 비정규직 근로자와 대학생 자녀를 둔 저소득층 등 서민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해 현재 정규직의 50% 수준인 임금을 80% 수준으로 상향시키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 근로자도 4대 사회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대학등록금 인하 약속도 지킬 것”이라며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되, 강도 높은 부실대학 구조조정도 함께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고졸 채용 확대를 위해 ‘학력차별 금지법’을 제정하고,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부업체 이자율을 현재 39%에서 30%까지 낮추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위해서는 이공계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야 한다.”면서 “세계 수준의 이공계 100만 인력을 육성하고 이공계 우대 교육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제 개편안 키워드 ‘상생과 공정’

    7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 담긴 화두는 상생과 공정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이 집중되고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 부담을 늘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으로 고소득자와 대기업은 3조 8000억원의 세 부담이 늘어나는 반면 서민 중산층과 중소기업은 3000억원의 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세법 개정 발표를 열흘 늦춘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생발전’ 화두를 담기 위해서다. 제목도 ‘공생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2011년 세법 개정안으로 달았다. 공생발전의 대표적 사례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다. 정부는 2007년에 현대차 그룹의 물량 몰아주기에 대해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증여세 과세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대기업의 반발 등에 따라 흐지부지됐으며 이명박 정부 초기의 친기업 기조 등에 따라 과세 방안은 서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공정사회를 강조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4년 만에 정부안으로 채택됐다. 재벌 총수 일가의 물량 몰아주기를 통한 부의 무상 이전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변칙적인 상속·증여세 회피를 막기 위해 특수관계법인 간에 일감을 몰아줘 발생한 이익에 대해서는 증여로 간주해 철저히 과세하겠다.”고 말했다. 비영리 법인에 대한 편법적 증여를 막기 위해 인건비 한도를 설정하고 그 한도를 넘은 금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도 공생발전 화두가 반영된 결과다. 상생 차원에서 상대적 약자인 중소기업과 청년,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혜택이 집중 추진됐다. 우선 일하는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근로장려금(EITC)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자녀가 없는 가구도 장려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지만 자녀 수가 많을수록 연간 총소득 상한을 높이고 최대 지급 금액도 높게 책정해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중소기업 관련 혜택도 두드러진다. 중소기업의 채용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에 사회보험료를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하는 청년에게는 근로소득세 면제가 제시됐다. 제조업에 비해 미진한 서비스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의 연구개발(R&D) 분야도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에는 서비스업도 포함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상생 협력 출연금 세액 공제 대상도 확대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4조4000억 추가 과세… 2013년 균형재정 ‘청신호’

    4조4000억 추가 과세… 2013년 균형재정 ‘청신호’

    정부가 마련한 2011년 세법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2013년까지 늘어나는 세수는 3조 50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균형재정을 2013년으로 1년 앞당기겠다는 정부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법인세·소득세 감세 철회, 특수관계법인 간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신설 등으로 4조 4000억원을 더 과세하게 되는 반면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중소기업 취업 청년 소득세 감면 신설 등으로 9000억원이 줄어든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가 논의할 예정인 법인세 중간세율 구간이 정부 주장대로 2억원 초과~500억원 이하로 정해질 경우 세수는 2조 4000억원이 늘어난다. 여당의 안대로 2억원 초과~1000억원 이하로 의견이 조율되면 여기에 4000억원이 추가된다. ●소득세율 유지로 6000억 세수 정부는 과표 8800만원 초과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현행 35%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6000억원의 세수를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특수관계법인 간 일감몰아주기에 증여세를 물리게 되면서 1000억원이 더 과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수치가 대기업 전수조사를 통해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제 과세액은 좀 더 늘어날 수는 있다. 반면 증여세 신설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분량 감소 등으로 오히려 세수 효과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를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1조원가량 세수가 확보된다. 이는 당·정·청 협의를 거치면서 2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당초 정부는 고용창출에 따른 기본공제율은 2~3%, 고용 증가에 비례에 지급하는 추가 공제는 3%로 계획했지만 당정협의 과정에서 각각 3~4%, 2%로 조정됐다. EITC의 경우, 연 최대지급액이 12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늘어났고 부양자녀가 없어도 배우자가 있으면 지급받을 수 있는 등 규모와 대상이 확대되면서 재정 지출이 2000억원 추가됐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취업 후 3년간 소득세를 100% 감면키로 하면서 줄어드는 세수는 9000억원이다. ●서민·中企 세부담 3000억 줄어 소득별로 보면 총 급여 5200만원 이하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세 부담은 3000억원 줄어드는 반면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내야 하는 세금은 3조 8000억원 늘었다. 당초 정부는 2013년까지 세수가 73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판 당정협의 과정에서 법인세 중간세율 신설 등에 합의, 세수 증대 효과가 커졌다. 정부가 소득세·법인세 감세 계획을 철회하기 이전에 국회에 제출한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1조~1조 3000억원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당정협의를 거쳐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 제출된 안대로라면, 재정적자가 2013년 균형재정을 이루고 2014년 이후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정부의 목표 도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원자바오/최용규 논설위원

    13억 중국 인민 사이에 ‘서민 총리’라는 애칭을 달고 사는 원자바오(溫家寶·69) 중국 총리. 서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풍모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그다. 대중적 스타다. 2006년 춘제(春節) 아침, 그 유명한 ‘11년된 점퍼’ 사건은 인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고 했고, 추앙의 대상이 됐다. 한 칠순 노인이 “우리가 이런 총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조국과 인민에 희망이 있다.”고 눈물을 훔쳤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원자바오가 권부로부터 ‘왕따’당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2009년 7월 17일 자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원자바오는 경제 문제부터 정치·국방에 이르기까지 ‘적’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를 비롯해 권력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쑹핑(宋平)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 등과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배경은 뭘까. 원자바오는 2008년 9월 유엔 연설에서 ‘보편적 가치’를 언급했다. 해외순방 때는 ‘서구 정치모델’을 수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강경론자와 보수 공산주의자들로부터 공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을 터. 원자바오의 그 같은 개혁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의 정치 궤적을 더듬어보자. 톈진 출신인 원자바오는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전 총리의 모교인 톈진 난카이 중학교를 다니면서 그를 우상으로 삼아 공부했다. 저우언라이를 닮았다는 평가와 무관치 않다. 베이징에선 서기처 농업담당 서기로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당시 총서기를 보좌했다. 자오쯔양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해석도 무리는 아니다. 학자들은 원자바오 왕따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개혁적 성향 외에 국민들에게 고도의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 개방 위주로 30년 이상 경제를 발전시킨 만큼 이젠 정치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중국은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이끌어 가는 집단지도체제다. 돌출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9명이 모여 국가 대사에 의견을 모은 뒤 대외적으로 발표한다. 그런데 원자바오가 여러 차례 도발을 감행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읽었다는 얘기다. 기실 중국의 정치개혁은 시기와 방향성이 문제다. 그래서 원자바오의 발언은 유효하다. 서민 총리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두 금융수장 왜 한은 때리나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잇달아 내놔 주목된다. 기준금리의 적절한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한국은행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동작구의 청각장애아동 시설인 삼성농아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제어하려면 총유동성 관리가 적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해결책 가운데 한국은행이 담당하는 유동성 관리를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소득을 늘림으로써) 부채 상환 능력을 높이고, 서민금융기반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을 부여한 한은법 개정을 거론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한은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두 수장의 잇따른 언급은 금융당국의 대응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절한 속도로 올려야 예금과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해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고 불필요한 대출이 억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한 은근한 불만의 표시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가 5.3%를 기록하는데 그간 설립목표인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은 무엇을 했나.”라면서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에다 한국은행이라는 ‘시어머니’가 추가됐다고 불평한다. 개정된 한은법은 한국은행의 자료제출 요구 대상 금융기관을 확대하고, 금감원은 한국은행의 공동검사 요구에 1개월 안에 응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후 4년이 지난 의결서 또는 의사록 전문을 비공개로 제출해야 한다.”면서 “또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결산서를 외부감사 후 국회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각각 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추석 다가오는데… 속타는 시장… 속타는 서민

    추석 다가오는데… 속타는 시장… 속타는 서민

    ■온누리 상품권 도입 2년… 많이 풀었다는데 “다 어디 갔지?”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누리상품권을 풀었다는데 상품권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전국에 전통시장이 몇 개인데 그 정도로 되겠어요.”(안양중앙시장 상인 이모씨) “남편 회사에서 재래시장 상품권이 나와 시장을 찾았는데 ‘현금을 주면 안 되겠느냐’는 얘기를 들었어요. 상인들이 아직 상품권에 익숙지 않은 것 같아요.”(안양시 안양동 이모씨) 정부가 대형 마트에 밀려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전통시장을 돕기 위해 도입한 온누리상품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인은 물론 고객에게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추석을 엿새 앞둔 6일 경기 안양중앙시장에서 만난 이씨는 “추석이 코앞이지만 대목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이씨는 30년째 안양중앙시장에서 떡볶이·순대 등을 팔고 있다. 그는 “어제는 1만원권 상품권 한 장 들어왔다.”며 “서민들에게 상품권 보급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 현금 요구도” 안양중앙시장은 지식경제부가 전통시장을 돕기 위해 자매결연을 맺은 곳이다. 최중경 장관도 최근 두 번이나 방문해 온누리상품권 유통 현황 등을 점검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관심을 갖는 만큼 안양중앙시장은 수도권 내 온누리상품권 활성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었다. 안양중앙시장 내 상점들과 통로의 좌판에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을 알리는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2009년 7월 도입 이후 2년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 상품권은 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다. ●“30년 장사… 요즘 경기 최악” ‘남성복 직매장’을 운영하는 배모(여)씨는 “30년간 이곳에서 장사했는데 요즘이 제일 힘들다.”며 “최근 상품권을 구경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30년간 야채를 팔아온 김모(여·‘공주야채나물’)씨도 “지난해보다 경기가 더 안 좋다.”며 “상품권은 거의 들어오지 않아 지금으로선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한우전문점 박모(여)씨는 “지난해보다 한우 가격이 50% 이상 떨어졌는데도 매출은 10분의1이나 줄었다.”며 “상품권조차 제대로 돌지 않아 별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온누리상품권에 거는 상인들의 기대는 컸다. 20년째 과일을 팔아온 형제청과 김모씨는 “지난해에는 상품권이 월 매출의 2~3%밖에 안 됐는데 올해는 월 매출의 10% 정도를 차지한다.”며 “온누리상품권은 분명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매출서 비중↑… 시장 활성화 기대도 수산물가게인 형제수산 남모씨도 “상품권이 월 매출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한다.”며 “올해는 기업이나 정부에서 상품권을 많이 구입했다고 하니 상인들의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주부 이모(37·안양동)씨는 “상인 중에는 상품권을 돈으로 바꿔야 해 꺼리는 이들도 있다.”며 “상품권 대신 현금을 낸 적도 있다.”고 했다. 대전 태평시장을 이용하는 정모(34·대전 태평동)씨는 “가맹점이 적어 상품권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온누리상품권의 유통 확대를 위해서는 사용범위(가맹점)를 넓혀야 한다.”며 “신도시 등 주변에 전통시장이 없는 지역에서는 인근 소상점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의 편리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개인 파산 늘고 돈 빌릴 곳 없고 회생승인 1년새 49%↑ 대부업체 대출 13%↓ 많은 자금이 필요한 추석을 앞두고 금융회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가운데 서민들의 대부업체 대출마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서민들은 불법 사채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 파산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88개 회원업체의 대출실적은 지난 7월 4945억원으로 4월(5692억원)보다 13.1% 줄었다. 같은 기간 대출 승인율 역시 17.8%에서 8.8%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8월 대출 실적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최고이자율이 연 44%에서 39%로 인하된 데다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에서 대출자원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면서 “800여곳의 업체가 연말까지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절반은 불법 사채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신용 서민들을 위한 2금융권의 햇살론(연 10~13%)도 올 들어 인기가 시들해졌다. 올 들어 월 400억원대의 대출만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누적 대출은 1조 7000억원으로 금융회사의 연간 출연금(목표치) 2조원에 못 미친다. 대출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회생이 승인된 채무자는 1206명으로 지난해 8월(809명)에 비해 49.1%가 급증했다. 올해 1~8월 중 채무자 숫자와 증가율 모두 최고치다. 올해 1~8월의 개인회생 승인자 총계는 79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72명보다 40.7% 늘었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개인워크아웃’ 역시 8월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무자료거래·차명계좌 이용 등 농축산물 유통 21명 세무조사

    국세청은 유통질서를 어지럽히고 세금탈루 혐의가 높은 농·축·수산물 제조 및 유통업자와 대형음식점 업주 등 21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국세청 김재웅 조사2과장은 “중점관리대상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과 각 지방청 ‘유통거래질서 분석전담팀’을 통해 정보를 수집·분석한 결과 서민생활 밀접 품목의 유통거래질서가 문란한 것으로 파악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자는 농·축·수산물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이용해 무자료 거래 등을 일삼은 유통업체와 식자재 및 음식료품을 제조·가공하면서 거짓(세금)계산서의 수수 등을 통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업체 등이다. 농산물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편승해 과도하게 음식요금을 인상하면서도 현금매출분 수입금액 누락 등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의 대형음식점도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대상자와 연계된 전·후방 거래에 대한 동시조사를 실시하고 금융거래 현장확인 등을 통해 누락소득을 추적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무자료거래나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가 확인되면 세금 추징은 물론 조세범처벌법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파악한 농축수산물 유통업체와 대형음식점 등의 탈루 행위는 국가 전체적으로 세수 확보에 걸림돌이자 물가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게 당국자의 인식이다. 어묵을 만들어 전국 도매상과 음식점에 판매하는 A업체 대표 김모씨는 무자료 거래와 차명계좌를 이용해 탈세하다 적발된 케이스다. 김씨는 친인척 명의의 위장업체인 반제품 가공공장을 차린 뒤 연육 등 원재료 25억원어치를 무자료로 매입해 본인이 운영하는 공장에서 어묵을 만들어 왔다. 김씨는 법인세 등 40억원을 추징당했고 조세포탈범으로 고발됐다. 라면과 커피 등을 시중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에 판매하는 중간도매상 B업체는 라면대리점에서 싼 값에 라면을 사 무등록 중간도매상에 무자료 판매하고 매출자료를 맞추기 위해 거짓 세금계산서 50억원을 발행했다. 업체 대표 김모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임직원 명의로 차명계좌 9개를 개설해 자금세탁을 거쳐 개인 용도로 돈을 쓴 혐의도 적발됐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랜드마크(landmark·상징건물)라는 말은 1960년대 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케빈 린치가 처음 사용했다. 이는 주로 한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의미로 그 이후 널리 쓰였다.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추상적 공간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랜드마크는 동서양에서 그 역사적 맥락이 서로 다르다. 넓은 평원을 바탕으로 신도시 형태로 발전해 온 미국이나 유럽은 평평한 땅 위에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마천루 형태의 랜드마크를 가지려는 욕망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마다 우뚝 솟은 대표적 건조물을 랜드마크로 설정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뤄져 있고, 도시마다 산을 끼고 발달해 왔기 때문에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 랜드마크의 의미를 가지기는 사실상 어려웠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부산은 최근 10여년 동안 해안가를 끼고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국에서 50층 이상 고층건물이 가장 많이 들어선 도시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100층을 넘는 건물들이 세 곳에서 잇따라 지붕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고층건물이 새로운 상업, 관광의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넘쳐나지만 난개발과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면 과연 이러한 건물들이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까?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랜드마크로서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경험에 의하면 고층건조물은 집객력은 높지만, 다양한 인구계층을 끌어안는 삶의 포용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가 랜드마크를 지향하는 고층건물을 둘러싸고 인간의 정서적인 면을 냉랭한 콘크리트 건물과 절묘하게 조화시켜 표현한 ‘랜드마크’라는 소설에서 랜드마크형 고층건물이 인간을 얼마나 메마르게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랜드마크의 의미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워낙 고층건물이 많아지고 식상하다 보니 높이보다는 역사성이, 또 역사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민의 삶의 상징적 표현이 되지 않으면 랜드마크로서의 특성을 가지기 어렵다. 건축가 승효상이 얘기했듯이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산세가 이미 중요한 랜드마크’인 우리들의 도시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드는 집합의 아름다움’이 우리 고유의 도시 이미지이자 랜드마크인 것이다. 진정한 랜드마크는 산세를 훼손해 부조화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모양은 작더라도 그 주위의 흐름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산복도로(山腹道路)다. 이곳은 해발 70~150m 지역에 30여㎞에 이르는 부산 중심부 산허리를 둘러싸고 형성된 오밀조밀한 집합 주거지역이다. 이곳은 구릉지 주거지역과 산지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구불구불한 부정형의 공간배치와 기하적 구조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한 생태건축적 전시장이자,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서민적 주거공동체의 교과서다. 게다가 적절한 높이, 피란민의 역사성, 서민적 삶의 상징적 표출 등 랜드마크의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도시의 물리적인 현실로부터 추출해 낸 그림이 바로 도시의 이미지라는 점을 뼈저리게 감안한다면, 바로 이곳 산복도로에서 부산의 랜드마크 역사를 다시 쓸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은평 “두꺼비하우징 사업 계속 추진”

    은평 “두꺼비하우징 사업 계속 추진”

    “달동네를 밀어 버리고 아파트를 짓는 정책을 서울시도 포기하고 ‘휴먼타운정책’으로 돌아섰다. 따라서 은평구의회는 원래의 집을 고쳐 살자는 ‘두꺼비하우징’ 조례를 통과시킨 뒤 힘을 합쳐 시 예산을 따와야 하는데, 왜 이리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5일 은평구의회가 끝내 ‘두꺼비하우징’ 조례를 본회의에서 부결시킨 직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4월에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웠다. 구의회의 한나라당 출신 의원들은 두꺼비하우징 사업을 강력히 반대했다. 구는 지난해 11월 의회에 관련 조례에 대해 보고한 뒤 올 4월 조례를 제출했고, 공청회를 거쳐 입법 예고까지 했다. 그러나 구의회 재무건설위원회는 올 5월 이 안을 부결시켰다. 구에서는 관련 조례를 수정해 다시 제출했지만 재무건설위에서 재차 부결시켰다. 이에 구의장이 이날 관련 조례를 직권상정했으나 본회의에서 다시 부결시켰다. 김 구청장은 “서민들을 위한 주택정책이다. 구청장은 서민들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주거 권리를 보호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서울시에서도 좋다고 판단해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지역을 개발하면 원주민은 떠나고 외지인만 들어오는데, 그렇게 한다는 것은 헌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주거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대기업의 건설회사가 뉴타운을 지으면 동네의 철물점, 전파상, 인테리어점 등이 모두 문을 닫는다.”면서 “두꺼비하우징은 동네의 건설 관련 자영업자들이 동네의 집들을 수리하고 동네 미장이나 목수들에게 일감이 돌아가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구에서 추산해본 결과 두꺼비하우징 사업을 펼치면 1조원 이상이 지역을 중심으로 회전되기 때문에 동네 자영업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침체되고 있는 지역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김 구청장은 “물론 관련 조례가 없어도 ‘사회적 기업’ 조례를 통해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예정이고, 구민 공모주 형태로 시민 참여를 확대하겠다.”면서 “다만 공익사업을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에만 맡겨 놓으면 서민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까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한옥 보전에 앞장서온 서울시가 1960~70년대 근·현대 건축물을 보전하면서 달동네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재개발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아날로그 서울’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앞으로 백사마을을 방문하면 1970년대의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의 백사마을 주택재개발구역 18만 8899㎡ 중 약 23%인 4만 2000㎡를 보존구역으로 설정해 1960∼70년대 서민들의 집과 그 집들이 형성한 끝없이 이어지는 골목길, 가파른 계단길 등을 고스란히 보존해 재개발한다고 5일 밝혔다. 김효수 서울시주택본부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백사마을은 과거를 간직한 저층집 354채와 새 아파트 1610여 가구가 공존하며 서울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로 강제 철거를 당한 청계천과 영등포 지역 등의 주민이 옮겨 오면서 형성됐는데,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다가 2008년 1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기 전까지 신규 주택이 단 한 채도 들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 형태를 온전하게 간직한 지역으로 남았다. 주택 노후로 2009년 5월에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고층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문·도시경관·주거복지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사라져 가는 주거지 생활사로서 지역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고심하던 끝에 서울시가 보존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보존되는 주택은 SH공사에서 매수해 백사마을 주민과 세입자 750가구에 최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40여년이 지나 보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노후·불량 주택들의 외관은 1970년대 모습을 남기고, 내부는 살기 편하도록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다. 김 본부장은 “원래 살던 분이 계속 살면서 백사마을의 공동체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임대료는 임대 아파트보다 싸겠지만, 현재 기준이 없어 ‘창의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 등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16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은행들 얌체짓에 서민만 고통받는다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 증가 억제 방침에 따라 대출 한도를 조정하면서 서민들과 자영업자 등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중순 대출 증가 한도를 어겨 대출 자체가 중단됐던 농협,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지난 1일부터 대출을 재개한 이후 대출 규제를 피하면서 교묘하게 이문을 챙기는 영업을 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서민층이 늘고 있다. 신규 대출자에게 종전 같으면 신용도 등에 따라 1.6% 포인트까지 혜택을 주던 우대금리를 없애 버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영업자들에게는 개인 신용대출이나 개인 주택담보대출로 하던 사업자금 대출을 기업대출로 전환해 순수 개인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는 식이다. 대출자가 예금이 있는 경우 대출금과 상계해 대출고객의 대출액을 줄이는 편법도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는 금융당국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3%대를 웃도는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을 손보기 위해 대출 총량규제를 도입한 게 화근이었다. 기준금리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카드를 쓰지 않고 창구지도로 유동성을 줄이겠다고 나서면서 일을 그르쳤다.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프로답지 못하다. 더 고약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비뚤어진 영업방식이다. 금융당국의 잘못을 은행권이 교묘히 악용하는 바람에 피해가 고스란히 고객과 서민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눈앞의 예대마진에만 매달리지 말고 종전의 금융기관 역할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한다. 매년 영업이익을 1조~3조원 내는 우량 시중은행들이 ‘통큰 서비스’는 못할지언정 서민층의 허리를 더 휘게 해서야 되겠는가. 가계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 첫번째 피해 당사자가 시중은행이란 점을 알았으면 한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을 쥐어짜서 관리하겠다는 구태의연한 발상을 버려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규제만으로 되지 않는 만큼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범정부 차원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소득이 늘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부채상환능력을 높이는 게 해법이다.
  •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원로 5인에 길을 묻다] “금리 올려라… 고통 이겨야 미국식 부동산 폭락 막는다”

    경제 원로들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물가와 가계부채를 지적하고 해법으로는 기준금리 인상을 들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은 7,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중 금리는 이미 상승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에 대해 은행에서는 “물가 상승 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중 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현정택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4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와 올해 금리 인상 기회를 놓친 것을 질타했다. 근본책을 외면하니 휘발유값 100원 올리기, 시중은행 가계부채 줄이기 등 물가·가계부채 분야에서 미봉책에 매달린다고 지적했다. 이외 부자 감세가 아닌 부자 증세를 통해 저소득층을 도와주고, 공정한 대·중소기업 경쟁을 위해 2009년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의 부활을 검토하자는 제언도 있었다. 물가안정을 위해 약사,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이해집단의 이익을 줄여 유통단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계 원로들의 의견은 명확했다. 박승 전 총재는 “기준금리는 실물자산(부동산 등)과 금융자산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서 “금리가 낮으면 실물자산의 수요가 늘기 때문에 물가 인상 폭 감소뿐만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변동 금리가 대부분인 서민의 가계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그 고통을 참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미국과 같이 저금리에 산 부동산이 가격 하락으로 붕괴되는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올해 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로, 오는 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된다. 강봉균 전 장관 역시 “올해 안에 금융위기 이전의 금리수준(4%대)까지 올려야 빚의 가수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신규대출 억제로 가계부채를 잡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계부채·일자리 등 모든 어려움을 다 해결하려고 하면 경제정책의 초점이 흐려진다고 조언했다. 현정택 전 원장은 금리가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년의 시차가 걸린다고 했다. 지난해 이미 금리를 올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물가 상승의 원인을 기상이변 등에서 찾고 해결책으로 기름값 인하, 농축산물 수입 등에 매달리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의 근본적 원인이 통화량 증가라는 것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물가가 3%만 넘어도 당황하는데 우리는 5%대까지 기록한 상황이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를 3%±1%로 잡은 것은 4%까지 목표라는 것이 아니라 3%가 목표이되 오차 범위를 명시한 것”이라면서 “한국은행과 정부가 물가 목표를 4%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7월에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한 것이 실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8일 대외불안과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10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로들은 양극화를 우리나라 경제의 큰 문제로 꼽았다. 박승 전 총재는 “싼 물건으로 물가 안정을 수출하던 중국이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수출국으로 변하고, 미국과 유럽의 재정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저성장 고물가 시대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결국 문제는 분배”라고 밝혔다. 그는 성장의 열매가 대기업 위주로 쏠리면서 서민은 가난해지는 ‘빈곤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총재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대기업과 부유층에서 20조~30조원의 사회복지세를 걷어 극빈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면서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 등 세계 선진국도 부자 증세의 바람이 불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김병주 명예교수는 패자를 감싸 주는 따뜻한 경제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물가 문제에 있어서 약사,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중간상들의 이익을 줄여 서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형편상 한계가 있는 수출 공세보다 내수 확대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투자를 안 하는 이유는 결국 정부가 만들어 내는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세제 혜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노사 문제가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정택 전 KDI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를 부활시키는 것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2009년 폐지되면서 몇 년 사이에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가 너무 많이 늘었다는 뜻이다. 그는 “내수 확충을 위해 서비스 산업이 살아나야 하지만 교육, 의료, 관광 분야 등에서 많은 규제들이 없어지지 않고 있는 데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 내는 대학 시스템도 부족하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공기업 민영화 등이 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봉균 전 장관은 정부는 되도록 보수적으로, 기업은 낙관적으로 시장 전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 불안에 외국 자금의 흐름을 너무 좋게 해석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녹색 성장을 하면서 경제 성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 역시 과도하게 기대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수석은 “각종 정책이 시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지금이라도 경제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우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토대부터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참조기 41.2% ↑ 물비누 6배차 … 물가, 사람잡는다

    참조기 41.2% ↑ 물비누 6배차 … 물가, 사람잡는다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정부가 지난 2일 추석 성수품 특별점검 품목으로 지정한 농축수산물 15개 중 5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지 어획량 감소 등 공급 자체에 문제가 있어 가격 오름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전망이라 정부의 긴급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열흘새 가격 큰폭 상승 추석 제수 품목 이외에도 일부 생활용품들이 최대 6배의 가격 차이가 나는 등 잘못된 유통구조 때문에 치솟는 물가고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주요 명절 성수품 중 참조기와 쇠고기·오징어·배추는 열흘 전보다 가격이 오름세다.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은 참조기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참조기(10㎏ 상자)의 경락(경매) 가격은 지난달 22일 2만 9014원이었지만 지난 2일에는 4만 967원으로 무려 41.2%나 상승했다. 조기 값이 폭등한 이유는 산지 어장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영항 여수수협 조합장은 “조기가 주로 잡히는 흑산도 인근에서 한달가량 조기가 거의 잡히지 않았다.”면서 “최근 2~3일부터 조금씩 잡히기 시작해 앞으로는 조금 안정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오징어(중품 1마리)의 전국 소매 평균 가격은 같은 기간 2714원에서 3113원으로 14.7% 상승했다. 물오징어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아르헨티나 근해 포클랜드에서의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물가 상승세를 이끌어왔다. 올 하반기 국내 조업 현황도 저수온 문제로 불투명한 상태다. 이 밖에 긴 장마의 영향으로 고랭지 배추(상품 1포기) 가격은 3993원에서 4182원으로 4.7% 올랐고, 한우 불고기(1등급 500g) 가격도 같은 기간 1만 4885원에서 1만 6630원으로 1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쓰가루 사과(아오리 사과·상품 10개) 가격은 1만 7614원에서 1만 7032원으로 3.3% 하락했고, 원황 배(상품 10개) 가격도 같은 기간 3만 6259원에서 3만 1293원으로 13.7% 하락했다. 하지만 쓰가루 사과는 후지나 홍로처럼 색이 붉지 않아 제수용품으로 대체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배도 원황보다는 햇배인 신고 배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사과와 배의 체감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한편 8월 소비자물가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목욕용품 등 생활필수품이 판매장소에 따라 가격이 최대 6배에 이르는 등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기후, 원자재가 상승뿐만 아니라 잘못된 유통구조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65개 판매점, 101개 품목, 314개 상품을 대상으로 작성한 ‘8월 4주 생필품 가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고가격이 최저가격의 1.5배 이상인 제품은 모두 187개(59.6%)이다. 이 가운데 2배 이상인 제품은 74개(23.6%)이다.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품목은 즉석밥, 참치 캔, 아이스크림, 생수, 생리대 등 주로 편의점에서 많이 판매되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생수인 ‘농심 삼다수’ 500㎖ 낱개 판매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350~390원이지만 세븐일레븐에서는 750원, 훼미리마트와 GS25는 850원으로 가격차가 360~400원이다. ●8월 소비자 물가 3년만에 최고 편의점의 경우 24시간 영업하는 특성상 유지비 등이 더 많아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이 비싸지만 똑같은 상품을 2배 이상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생필품 가운데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목욕용품인 ‘해피바스 에센스 로맨틱 바디워시’였다. 최저 가격은 2000원이지만 최고 가격은 6.3배인 1만 2700원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같은 제품임에도 판매 장소에 따라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서 “생필품을 사기에 앞서 해당 제품의 적정 가격을 확인해 보고 사야 똑같은 제품을 비싸게 주고 사는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길회·황비웅기자 kkirina@seoul.co.kr
  • “서민적인 원자바오 직원에겐 골칫거리”

    ‘서민 총리’로 불리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골칫거리’ 상관으로 여기는 부하 직원들의 평가가 폭로 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일부 공개됐다. 주중 미국 대사관의 조너선 알로이시 정무참사관이 2003년 말 작성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원 총리는 측근이나 지방관료들이 만든 연출된 일정과 경직된 보고를 극도로 싫어한다고 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전문에는 왕전야오(王振耀) 전 민정부 재난구호국장이 2002년 당시 부총리였던 원 총리를 수행해 세 차례 지방도시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가 소개됐다. 중부 지역 도시를 방문한 원 총리에게 시장이 비상대책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자 원 총리는 “원고 없이 하라.”고 지시했다. 인용해야 할 통계가 많아 시장이 계속 원고를 보며 보고를 하자 통계수치에 관한 한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원 총리는 “몇 년 동안 여기서 일했으면 시민생활을 반영하는 통계를 줄줄이 꿰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깜짝 놀란 시장은 원고를 한쪽으로 치운 뒤에도 원 총리가 안 볼 때마다 힐끔힐끔 원고를 훔쳐봤고, 이런 시장에 대해 원 총리는 “저런 불쌍한 사람, 한겨울인데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네.”라고 꼬집었다고 왕 전 국장은 전했다. 왕 전 국장은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원 총리의 지적 호기심과 관료 시스템을 참지 못하는 성미가 부하 직원들과 측근들에게는 두통거리”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서민출신’ 노다 지지율 60%대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내각이 6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재일 한국인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야당의 공세에 직면할 전망이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출범한 노다 내각의 지지율은 니혼게이자신문 조사에서 67%로 가장 높았고 요미우리신문 조사 65%, 교도통신 조사 62%, 마이니치신문 조사 56%, 아사히신문 조사 53% 등이었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대표 경선 직전까지만 해도 노다 재무상이 총리감으로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5%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 보면 국민들이 노다 내각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노다 총리의 서민 행보도 연일 화제다. 그는 3일 오전 총리 관저에서 가까운 도쿄시내 도라노몬에 있는 이발소에 들러 1000엔(약 1만 3500원)짜리 이발을 했다. 이 이발소는 노다 총리가 재무상 시절부터 자주 찾는 곳이다. 흰색 재킷에 노타이 차림의 노다 총리는 10분 만에 이발을 마쳤다. 기자들이 이발한 소감을 묻자 “(머리를 깎으니) 개운하다.”고 말했다. 서민 출신의 노다 총리는 지난달 29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확정된 뒤 자신을 ‘금붕어가 아니라 미꾸라지’라고 표현했다. 진흙속을 돌아다니는 미꾸라지처럼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취지다. 언론에서는 노다 총리의 미꾸라지 발언 이후 아예 새 내각을 ‘미꾸라지 내각’이라고 부르고 있다. 노다 총리는 지난 1일 신임 총리 신분으로 자민당과 공명당 등의 야당 당수들을 찾아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양손으로 상대의 손을 꼭 잡고, 상대에게 자신의 뒤통수가 보일 때까지 깊고 조용하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노다 총리의 철저히 ‘낮은 자세’는 지바현 후나바시에서 정치와는 무관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반(지역 기반)도, 간판(지명도)도, 가방(돈)도 없이 정치 활동을 하며 겪은 고난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노다 총리는 정치헌금문제를 돌파해야하는 첫 시련에 직면했다. 산케이신문은 노다 총리가 자신의 정치자금 관리 단체를 통해 재일 한국인 2명으로부터 약 30만엔(약 400만원)의 정치헌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정치자금규정법은 외국인이나 외국인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만엔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노다 총리의 정치헌금 수수는 공소시효인 3년이 이미 지났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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