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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도 내는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논란 가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폐해를 보완하기 위해 변호사 업계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정치권에서는 입법안 발의까지 고려하고 있어 법안이 상정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는 비(非)로스쿨생들에게도 변호사 시험 응시 기회를 주자는 것으로, 법학 전문 지식을 평가하는 사법시험과 달리 기본적인 법학적 소양을 평가하며 예비시험 합격 시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의 로스쿨이 서민층 자녀들의 법조계 진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노영희 변협 수석 대변인은 7일 “변호사 예비시험은 로스쿨과는 별개”라면서 “로스쿨 도입 때부터 계층 간 장벽의 보완책으로 논의됐기 때문에 로스쿨과의 양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선종문 서울변호사회 부회장은 “로스쿨이 당초 취지와 달리 서민층 학생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등록금부터 인턴, 취업에서 고위직 자녀들의 우선 채용 등 기득권 강화로 운영되고 있다. 변호사 예비시험은 서민층 자녀들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강조했다. 로스쿨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김성주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법학협) 회장은 “예비시험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은 현 고시제도의 폐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환상이며 고비용의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의 기형적 진입 통로로 활용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아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김모(28)씨도 “로스쿨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다른 시험을 도입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말했다. 법학협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로스쿨 제도 설립취지의 실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여러 차례 토론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필요하다면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해외 각국의 변호사자격 취득 절차’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면서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때까지 여론 수렴 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행복기금에 고객 뺏길라” 개인회생 호객하는 로펌

    국민행복기금 채무조정 신청 개시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법무법인(로펌)들이 지나친 개인회생 호객행위에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상당수가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개인회생 판정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며 채무자들에게 개인회생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 개인회생·파산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H법률사무소는 7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개인회생은 행복기금보다 강력한 구제제도라는 것을 채무자들이 명심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띄웠다. 이어 “행복기금은 채무 감면율이 최고 50%지만 개인회생은 90%까지 면책받는다”면서 “행복기금은 6개월 이상 연체해야 하지만 개인회생은 3개월만 이자를 안 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로펌은 잘못된 정보로 채무자를 유혹하기도 한다. ‘행복기금 운영 기간에는 개인회생 판정을 받기 어려워진다’, ‘행복기금 신청에서 탈락하면 개인회생도 받지 못한다’ 등의 광고 문구다. J법률사무소는 “행복기금이 본격 시행되면 개인회생 허가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루빨리 개인회생으로 채무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선전했다. 한 로펌 변호사는 “개인회생 신청은 건당 120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다”면서 “개인회생·파산·면책 전담 로펌들이 행복기금 접수가 시작되면 고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허위·과장 광고나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개인회생 신청 채무자는 올 들어 2월까지 1만 68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710명)에 비해 이미 23.0%가 증가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행복기금이 출범한 지난달부터 중소형 로펌을 중심으로 앞다퉈 개인회생과 행복기금을 비교, 상담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개인회생 신청 유도가 급증했다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재 ‘1397 서민금융 콜센터’에는 행복기금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6000~7000통씩 들어와 상담 인력을 늘려야 할 판이다. 개인회생은 연체 기간에 관계없이 담보채무는 10억원 이하, 무담보채무는 5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원금의 90%까지 감면해 준다. 감면받고 남은 채무도 통상 5년간 갚으면 면책되며 사채까지 채무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행복기금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6개월 이상 연체한 1억원 이하 채무에 한정되는 데다 감면율이 최고 50%다. 남은 금액은 10년에 걸쳐 나눠 갚아야 하고 금융회사와 대부업체 채무만 조정받는다. 그러나 행복기금은 2년이 지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지만 개인회생은 5년간 ‘관리 대상자’ 기록이 남아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신청 절차도 개인회생이 더 복잡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회생의 경우 사채까지 면책 판정을 받는 것은 맞지만 이는 단순히 서류상 법적 효과를 의미할 뿐이지 불법 사채업자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로펌들이 돈벌이를 위해 개인회생의 좋은 점만 강조하고 불리한 점은 숨기며 채무자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4·24 재·보선 첫 주말유세… 후보들 기선잡기 총력

    4·24 재·보선 첫 주말유세… 후보들 기선잡기 총력

    4·24 재·보선을 앞두고 첫 주말 유세에서 후보들은 각기 다른 전략을 앞세워 초반 기선 잡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서울 노원병의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선거 구호로는 ‘진심 정치’를 내걸었다. 창동 철도차량기지 이전 등 세부 지역공약을 앞세우고 여당의 이점을 살려 조직력을 바탕으로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꺾겠다는 전략이다. 허 후보는 노원지역 체육 동호인 모임과 종교행사 등을 찾은 자리에서 “주민들이 지역 발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새 정치와 낮은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서민, 중산층과 밀착된 낮은 정치, 주민 목소리를 반영하는 작은 정치, 국민 말씀을 실천하는 생활정치, 이런 기본을 지키는 정치가 바로 제가 생각하는 새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노회찬보다 더 노회찬처럼 서민을 위한 민생정치’를,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심판론을 내세우면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부산 영도의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와 김비오 민주통합당 후보, 민병렬 통합진보당 후보도 주말 기선제압에 나섰다. 김무성 후보는 지역인사들로만 꾸린 ‘100% 영도사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중앙당 관계자들의 선거지원도 사양하고 최대한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의 김 후보도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김 후보의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영록 당 사무총장은 문 의원에게 재·보선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 문 의원 측도 “당의 요청이 있으면 검토해 보겠다고 밝힌 만큼 그에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8일 영도에서 열리는 비상대책회의에서 문 후보의 구체적인 지원방법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 황인석 민주당 후보, 천성인 통진당 후보가 출마하는 충남 부여·청양에서도 각 후보들은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큰 정치를 하겠다”면서 충청권 정치세력의 구심점이 되겠다고 밝혔고 황 후보는 “지역활동 경험으로 시민이 중심이 되는 생활정치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정권 출범 초기 40%의 역대 최저의 지지율로 상징되는 박근혜 정부의 민심이반과 실정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제2금융 연대보증 이달말 폐지 추진

    정부는 제2금융권에 남아 있는 연대보증 관행이 ‘무책임한 처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이달 말까지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저축은행, 상호금융, 할부금융사, 보험사 등 2금융권의 연대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2금융권의 연대보증 규모를 대출 연대보증 51조 5000억원, 이행 연대보증 23조 3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대출 연대보증은 돈을 빌려주면서 신용이나 담보를 보강하라고 요구할 때 이뤄진다. 이행 연대보증은 서울보증보험 등 보증보험사가 계약 불이행이 발생하면 책임지겠다고 보증하면서 부족한 보험료를 연대보증으로 메우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대출 연대보증자가 약 141만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1인당 3700만원꼴이다. 보증을 서 준 채무자가 대출 만기를 연장하면 연대보증 채무도 자동 연장된다. 특히 대출금액이 많은 중소기업 등 법인 대출자가 대출금을 늘리거나 대출 방식(신용대출, 담보대출 등)을 바꿔도 연대보증인은 따라간다. 이행 연대보증에는 55만 4000명이 매인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4200만원씩 보증보험사에 연대보증을 선 셈이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업계, 학계가 참여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TF는 이달 말까지 연대보증 폐지 방안을 구체화한다.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형태로 각 금융회사의 여신업무관리규정에 연대보증 폐지를 원칙적으로 담되 불가피한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신용이 부족한 서민이 생계에 필요한 돈을 빌리는 것은 예외로 허용하지만, 금융회사가 연대보증 책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보증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표준약관을 만들 방침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강성노조가 구조조정 거부…간호사 명퇴금 1억3000만원”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강성노조가 구조조정 거부…간호사 명퇴금 1억3000만원”

    홍준표 경남지사는 4일 “진주의료원은 강성노조가 중심이 돼서 도의 구조조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2008년부터 5년 동안 경남도가 36차례, 도의회가 11차례에 걸쳐 의료원 측에 구조조정을 요구했으나 강성노조가 모두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주관해 경영진단을 해 보라는 도의 요청까지도 노조가 찬반투표를 거쳐 62% 반대로 거부해 버렸다”며 폐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이 공공의료 후퇴라는 지적에 대해 홍 지사는 “공공의료법 개정에 따라 서민들이 민간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으면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의료기관에 지원을 하기 때문에 공공의료에는 차질이 없다”며 “폐업이 서민의료나 공공의료 정책의 후퇴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진주의료원 폐업은 개별적인 특수 상황으로 강성노조의 해방구가 된 의료원의 강성노조원을 배불리는 그런 정책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은 한 달에 26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의사들이 있고 단체협약에 따라 간호사 한 명이 명예퇴직할 때 1억 3000만원씩 받아간다”면서 “직원들 인건비와 복리후생비가 지나치게 높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복지 정책을 확대하려면 복지와 관련해 새는 돈도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원 환자 진료 문제에 대해 홍 지사는 “마산의료원으로 옮기기를 희망하는 환자는 옮겨 주고 폐업할 때까지 남아 있는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출직 도지사로서 내년에 선거가 있는데 의료원 폐업 결정을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폐업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다. 홍 지사는 “한 명의 환자라도 있으면 끝까지 진료한다고 했기 때문에 폐업 시점은 단정할 수 없고 환자가 모두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난 뒤 폐업하게 될 것”이라며 폐업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근혜 vs 反박근혜… 노원병이 요동친다

    박근혜 vs 反박근혜… 노원병이 요동친다

    4·24 재·보궐 선거가 4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세 곳의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 권력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 중 최대 관심 지역은 새누리당 허준영, 통합진보당 정태흥, 진보정의당 김지선,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나선 노원병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허 후보의 상계동 선거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황우여 대표는 “노원병은 새누리당과 새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국민행복국가의 중심적 시험대”라면서 교통 문제 해결 등 지역 공약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김 후보는 “노회찬보다 더 노회찬처럼 서민을 위한 민생 정치의 길을 가겠다”고, 정 후보는 “박근혜 불통 정권에 확실히 맞서겠다”고 각각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안 후보도 “국민과 함께 권력의 독선과 독단에 경종을 울리겠다”면서 “박근혜 정부가 스스로 혁신하고 거듭나지 못하면 국민과 함께 새 정치의 이름으로 견제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안 후보 지원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영도, 10일 부여·청양에서 각각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등 표심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초반 판세는 노원병의 경우 안 후보가 우세하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영도와 부여·청양에서는 각각 새누리당의 김무성, 이완구 후보가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영도에서는 민주당 김비오, 통진당 민병렬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부여·청양에서는 민주당 황인석, 통진당 천성인 후보가 일전을 벼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집권여당으로서 현안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춘 ‘지역 일꾼론’을, 민주당 등 야권은 최근 인사 파행 논란을 고리로 한 ‘정권 경종론’을 각각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후보 등록을 통해 1171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대선 당시 후보 등록을 앞두고 중도 사퇴했기 때문에 그의 재산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전체 재산의 90%인 1056억원은 안철수연구소 보유 주식에 대한 평가액이다. 당초 안 후보가 보유하던 안랩 주식은 372만주(37.1%)였으나 지난해 2월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재단’) 발족을 위해 보유 주식의 절반인 186만주를 출연한 바 있다. 나머지 재산은 예금 102억원과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전세권 12억원 등 현금성 자산이다. 소유 부동산이 없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30대 그룹 투자 ‘허와 실’] 투자 실천 미지수… 산업부선 “100% 달성” 엄포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을 비롯한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취합해 공개하면서 이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투자·채용 계획이 아무리 거창해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국민이 체감할 만한 경기훈풍은 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민·관합동 투자·고용협의회를 구성해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포럼에서 “규제 완화 건의 사항은 확실히 (처리)할 것이니 투자·고용계획 이행은 확실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로 투자·채용 계획 이행 여부를 꼼꼼히 챙겨 100% 달성을 이끌겠다는 장관의 엄포다. 하지만 실제 투자·고용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수출이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당분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30대 그룹은 홍석우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151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 실적은 138조 2000억원에 그쳤다. 삼성·현대차 등 10대 그룹 역시 121조 5140억원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5조 3936억원을 덜 투자했다.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등이 계속되면서 집행을 미루거나 중단했기 때문이다. A그룹 고위관계자는 “연초에 발표하는 투자·고용 계획은 전년도 하반기에 전망한 근거를 토대로 만든 것이어서 이를 100% 지키기는 어렵다”면서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하다 보니 수치가 약간 과장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리 소홀에도 책임이 있다. 연초에는 30대 그룹의 공격적인 투자·고용을 압박하지만, 연말에 이를 실제로 달성했는지는 확인조차 하지 않는다는 게 재계의 솔직한 설명이다. B그룹 고위관계자는 “어차피 정부가 실제 투자 이행 여부는 면밀히 따지지 않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없는 해에도 정부의 기대에 부응해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이 투자에 소극적인 만큼 경제를 살리고 서민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정부가 이렇게라도 나설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기업의 몸사리기식 경영이 이어지면 내수 경기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 투자 금액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투자가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이뤄지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기업이 많은 돈을 투자해도 대부분 해외에 공장과 설비를 짓는 데 쓰인다면 결국 국내 일자리 창출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만큼 (정부가) 투자의 내용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경남도 “누적부채 279억…인건비 비중 83%”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 경남도 “누적부채 279억…인건비 비중 83%”

    경남 진주의료원 사태가 악화 일로에 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이 강성노조 해방구여서 경영개선 요구가 먹혀들지 않아 폐업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도에서 36차례, 도의회가 11차례 경영개선을 요구했으나 모두 노조가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단체협약의 휴업 때 평균임금 100% 지급 규정도 근로기준법의 70%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10년 근무 뒤 퇴직한 노조원들에게도 진료비 감면혜택을 줘 하루 9만원인 1인실을 6760원만 내고 사용한다.  보건복지부 운영진단 결과 2011년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가 77.6%로 민간병원 42%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의료원 평균 인건비 비율 69.8%보다도 훨씬 높다는 주장이다. 입원환자 수익은 비슷한 민간병원 대비 83% 수준인 데 비해 인건비 비율은 157%로 높다. 지난해에는 인건비 비율이 82.8%로 더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의사 13명의 평균 연봉은 1억 9000만원, 간호사 125명은 3100만원이다. 도는 의사의 경우 인근 A종합병원 2억 1100만원보다 낮고 B종합병원 1억 7500만원보다 높으며 간호사는 근속연수가 높을수록 연봉이 민간병원보다 많아진다고 밝혔다. 민간병원과 진료비 차이가 없는 데다 공공진료 비중도 4.5%에 지나지 않아 민간의료기관이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게 더 낫다며 폐업해도 공공의료 차질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진주의료원은 이처럼 안팎의 전반적인 여건이 수익을 낼 수 없는 악순환 고리에 갇혀 있다는 것이 경남도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누적부채가 279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손실이 70억원 가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도는 경영이 이 지경인데도 노조는 부채탕감과 예산지원만 요구할 뿐 구조조정은 반대해 파산위기를 불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진주의료원 노조는 폐업을 강행하기 위한 엉터리 숫자놀음이라고 반박한다. 노조 측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것은 급여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수익이 낮기 때문이며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은 동일한 임금체계를 갖고 있어 진주의료원만 고임금 구조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2008년 합의했던 임금인상 체계를 지금까지 그대로 적용해 6년간 임금이 동결된 데다 진주의료원 간호사 평균 연봉은 전국 평균 3200만원보다 100만원 적다는 주장도 폈다. 노조 측은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17곳이 인건비 비중이 70%대이고 진주의료원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지방의료원도 7곳에 이르지만 폐업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정원이 늘어났다는 도 주장에 대해서도 노조는 2007년 16명, 2008년 41명이 늘어난 것은 신축이전에 따른 것이며 지난해 오히려 23명이 줄었고 올해도 명예퇴직 등으로 24명이 줄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공공의료사업비로 계산된 액수만으로 공공의료 수행 잣대를 삼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진주의료원은 환자 1인당 하루 평균 입원진료비가 4만~5만원 저렴해 공공의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이 경영개선을 위한 경영진단을 거부했다는 도의 주장에 대해서도 복지부 진단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똑같은 진단을 다시하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에 노사 공동 입장이 반영되는 경영진단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진주의료원에 남아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계속 진주의료원에서 진료를 받기를 원한다”며 휴업 중단을 촉구했다.  시민 강모(65)씨는 “진료 비용이 저렴하고 시설도 깨끗해 진주의료원을 자주 이용한다”며 “인명을 다루는 공공의료기관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문을 닫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의료원의 진료 수준을 높여 환자들이 늘어나는 선순환 체제로 경영을 개선해 적자를 최소화하고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김모(53)씨는 “진주시내에 이런 시설이 없다. 다른 곳은 시설이 노후됐고 서민들이 이용하기에는 비용도 비싸 의료원이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가인권위원회는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와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이 낸 긴급구제 요청에 대해 “현재로서는 긴급구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28조 재원 추가 마련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28조 재원 추가 마련

    3일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는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에 무게 중심을 뒀다. 현금영수증,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기준 강화와 코스피 200선물 거래세 부과 등이 포함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정부는 370조원으로 추정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향후 5년간 28조 5000억원의 세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수단은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다.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기존 세무조사와 FIU 자료를 활용한 체납 세액 징수 등 두 방식으로 양성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이 재산 은닉 혐의가 있는 체납자의 가족 등에 대한 금융 거래 조회를 추진할 수 있는 것도 FIU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관세청도 여행자 휴대품과 특송화물에 대한 신용카드 사용 내역 조회를 연 1회에서 실시간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하반기부터는 외국 등에서 카드로 면세 기준(미화 400달러)을 넘는 물품을 산 내역이 관세청으로 넘어가 관세 등이 부과될 수 있다. 관세청은 국세청과 협의 없이 국세청 정보를 활용하겠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가 서민 생활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전통시장에서의 현금 거래나 상가 권리금 등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여겨졌던 사적 거래도 적발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 역시 이를 의식해 ‘영세 자영업자 등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고소득 자영업자와 대기업을 타깃으로 한다’고 해명했지만 ‘빈대(검은돈)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서민경제)을 태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지나치게 강조해 지상경제를 위축시키면 그에 따른 세수 손실이 지하경제 양성화로 더 걷게 된 세수보다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세연구원장을 지낸 원윤희 서울시립대 정경대학장은 “특정 연령과 직업 등에 따른 세금 납부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표준에서 벗어나는 대상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는 등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정부는 공공기관의 기관장 평가를 기존 1년에서 3년 단위로 바꾸고 상임이사와 감사 임기는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창조경제 수행을 위해 ‘범부처 창조경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프로그램 간 우선순위를 조정해 내년 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올해 해야 할 프로젝트는 예산을 절감하거나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다.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재정 지원 실천 계획인 ‘공약가계부’도 5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 사전 조치… 한달간 휴업

    경영 부실을 이유로 폐업이 결정된 경남 진주의료원이 폐업 사전 조치로 3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경남도 윤성혜 복지보건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이 다음 달 2일까지 한달 동안 휴업한다고 밝혔다. 도는 휴업 발표문을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에 따른 입원 환자들의 안전과 직원들의 고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조 측에 대화를 제의했으나 노조가 불응하고 중앙정치권과 민주노총까지 관여하는 이념 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어 불가피하게 휴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는 “더 이상 서민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 귀족 노조의 병원이 된 진주의료원에 대해 구조조정 등의 경영 개선이 불가능해 지난 2월 26일 폐업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윤 국장은 “휴업 기간이 끝나기 전에 폐업이나 휴업 연장 등의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진주의료원 노조 등에서 요구하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어 응하지 않겠다”며 노조 등과 폐업 철회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남도의 휴업 조치에 노조와 야당 도의원,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유지현 보건노조 위원장은 “경남도의 휴업 조치가 관련 법 위반이나 인권 침해 소지는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경남도는 휴업 결정을 하루속히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대하며 경남도청 현관 앞에서 지난 2일부터 농성을 하고 있는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 소속 석영철, 여영국 도의원은 “홍준표 도지사가 대화를 거부하고 휴업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분노하며 수위 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부모 배경·돈·직위 없는 서민들에겐 희망이 없다”

    국내 대형 로펌들의 정치인, 고위 공직자 자녀 ‘낙하산 인턴 채용’<서울신문 4월 3일자 8면>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로펌들이 대학생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을 동·하절기 인턴으로 채용하면서 정치인, 고위 공직자 등 부모의 배경이 좋은 학생들을 우선 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일반 지원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데 대해 잘못된 사회구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나승철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3일 “일부 로펌들은 인턴은 말할 것도 없고 변호사도 부모 직위만을 보고 채용한다”면서 “서민층 자녀들을 울리는 ‘비상식적인’ 로펌들을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로스쿨생 사이에 로펌들의 낙하산 인턴 채용에 대한 불만이 널리 퍼져 있는 걸로 안다”면서 “언론에서 지적을 해도 음성적으로 이뤄져 로펌들은 꿈쩍도 안 한다”고 털어놨다. 네이버, 다음 등의 인터넷 공간도 뜨겁다. 네티즌 ‘행복한**’은 “고등학교 1학년인 우리 아들 꿈이 검사라서 로스쿨에 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부모가 능력 없고 재산도 없고 ‘백’도 없다”면서 “꿈이 생겨 도전해 볼 거라고 잠도 줄여 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나중에 상처받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네티즌 ‘민애**’는 “우리는 고려시대 음서제가 폐지된 것이 옳은 것이라고 배웠다. 지금 우리 시대는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갔다”고 지적했고, 네티즌 ‘pel**’는 “가진 자에겐 정의가 없고 서민들에겐 희망이 없다”고 한탄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에 재학 중인 A씨는 “S로펌 인턴 채용에 응시했는데 함께 면접을 본 로스쿨생들은 모두 떨어지고 공식적으로 지원 하지 않은 학생이 선발됐다”면서 “담당자에게 일주일 넘게 이유를 말해 달라고 항의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도 했다. 답변을 회피하던 채용 담당자는 결국 ‘최종 선발 이틀 전에 전직 장관 B씨가 자녀를 뽑아 달라고 부탁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으니 이해해 달라’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S로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잘 모르는 일”이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씨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씨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에 최종구(56)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이 임명됐다. 금융위원회는 3일 정례회의를 열고 최 차관보를 신임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융감독원장이 제청하면 금융위 의결로 결정되며 임기는 3년이다. 최 부원장은 고려대 경영대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나왔다. 행정고시 25기로 최수현 금감원장과는 동기다. 재무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주로 국제금융 쪽에서 경력을 쌓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도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 친분이 두텁다. 최 차관보가 수석부원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금감원 조직개편과 임원 및 국·실장 인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넉 달째 공석인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급)과 사실상 2년 가까이 공석인 서민금융 담당 부원장보를 새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임원의 절반 정도를 바꾸는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겨울 견뎌낸 꽃, 위안부 할머니와 닮았어요”

    “겨울 견뎌낸 꽃, 위안부 할머니와 닮았어요”

    “꽃은 시들지만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피잖아요. 할머니들의 삶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서민정(12·수원 선행초 6)양은 지난 1월 책상맡에 앉아 ‘꽃’이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을 지었다. 반 친구들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하면서 피해 할머니들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양은 마음을 담아 시를 쓴다면 할머니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소녀는 자신의 느낌을 한 자 한 자 종이에 옮겼다. ‘눈앞이 캄캄하지만/ 용기도 일어나고/ 온몸에 힘이 빠져도/ 노력을 했고/ 많은 것을 포기했기에/ 당당하게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우리는 그런 당신을/ 꽃이라 부릅니다’ 지난 1월 16일 눈 내리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집회 현장에서 할머니들에게 시를 전달하자 할머니들은 말없이 서양의 손을 꼭 잡았다. “할머니들의 표정이 웃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우시는 것 같기도 했어요.” 서양의 시는 지난달 22~31일 서울 대학로 무대에 올랐던 연극 ‘빨간시’의 공연 안내 책자에 실렸다. 연극은 위안부 문제와 잘못된 성 접대 관행 등을 엮어 성을 유린당한 여성의 고통을 이야기했다. 연극을 연출한 극단 고래의 이해성(44) 대표는 “민정양의 시가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할머니들의 삶과 꿈에 대해 상징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다”면서 “기교가 아닌 마음으로 쓴 점이 느껴져 공연 책자 첫 면에 실었다”고 말했다. 서양은 “5학년 사회 교과서에서 할머니들 사연을 처음 배웠다. 역사의 피해자이신데 한동안 과거를 숨긴 채 죄인처럼 사셨다는 이야기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어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으셨을 텐데 다 이겨내고 진실을 알리려 활동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러워 그 삶을 꽃에 비유해 보니 시가 됐다”고 했다. 서양을 비롯한 어린이들을 인솔해 수요집회 현장을 찾았던 유영길(32)교사는 “사회 교과서에 위안부 피해에 대한 내용이 몇 줄 언급돼 있지 않아 그림책 ‘꽃할머니’ 등을 아이들에게 읽혔더니 민정이 같은 여학생들은 마음으로 고통을 이해하더라”고 전했다. 극작가가 꿈인 서양은 “특히 독도나 위안부 문제처럼 잘못된 역사 문제를 바로잡는 내용의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하) 사후관리가 문제

    지난달 25일 금융발전심의위원회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금융권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행복기금’의 자활 기반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화두였다. 위원들은 “서민금융은 단순히 연체율이나 대위변제율(빚을 못 갚은 대출자 대신 대출금을 갚아준 비율) 등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단 한 명의 대상자라도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성과평가 지표로 담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복기금을 ‘빚 구제’가 아닌 ‘사회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신 위원장과 최 원장도 이 같은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행복기금 실행 및 사후관리 통합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다. 금융위,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가 모두 모여 후속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TF팀을 총괄한다. 정 부위원장은 “TF를 통해 (행복기금 수혜자와) 일자리 연계 등의 세부 내용을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10년 장기상환에 따른 부담 경감과 연체 위기에 몰린 성실상환자 보완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행복기금을 통해 빚을 탕감받은 채무자가 나머지 빚을 꾸준히 성실하게 갚아 나가면 추가 감면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8~9년 잘 갚던 채무자가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연체 상황에 몰리면 가혹하게 곧바로 협약을 무효화하는 대신 상담 등을 통해 상환기간을 유예해줄 계획이다. 그렇더라도 갈 길은 멀다. 금융 당국은 기금 수혜자들의 자활 기반 마련과 재연체 방지를 위해 미소금융 등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미소금융의 사후관리 시스템도 엉성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돈과 사람이 부족한 탓에 1대1 전문 컨설팅보다는 단순 연체자 위주의 상담과 일손 지원에 그치는 실정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미소금융 이용자 지원 현황’에 따르면 사후 컨설팅이라고 해봤자 ▲현장 방문 월 1회 이상 지도 병행 ▲자원봉사 지원 ▲차량을 이용한 순회방문 정도다. 현장 방문도 더러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있다. 자원봉사단도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학생 중심이다. 미소금융 측은 “그나마 사후관리를 지원하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실제, ‘서민금융 3종세트’로 불리는 새희망홀씨나 햇살론에는 아예 사후관리 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서민금융 통합 상담전화인 ‘1397’처럼 사후관리도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존 신용회복제도인 (법원의) 개인회생이나 파산 프로그램과 연계해 앞으로도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채무자만을 대상으로 ‘통합 구제 제도’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당장은 고용 연계 내지 창업·취업 지원 프로그램 참가를 의무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추가 재정 투입은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금과 연계된 어떤 사업에도 나랏돈이 들어가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재정 투입을 반대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로펌 인턴마저 낙하산… 장관·의원님 자녀에 밀린 토익 만점자

    로펌 인턴마저 낙하산… 장관·의원님 자녀에 밀린 토익 만점자

    ‘토익 990점, 해외 연수 2년, HSK 6급, 수상 경력 5회, 공인회계사 등 각종 자격증 다수 보유.’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27)씨의 ‘스펙’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며 쌓은 성과물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적이지만 지난해 대형 법무법인(로펌) 3곳에 인턴 지원을 했다가 모두 떨어졌다. 그중 한 로펌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함께 면접을 본 로스쿨생들은 모두 떨어지고 지원조차 하지 않은 학생이 선발된 것이다. 이씨가 항의하자 채용 담당자는 “최종 선발 이틀 전에 전직 장관 A씨가 자녀를 뽑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한 달 넘게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에 힘을 쏟았는데 너무 허탈하다. 법조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스펙조차도 노력보다 부모 ‘빽’이 있어야 된다는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대형 로펌들이 서민층 자제들을 울리고 있다. 법조인을 꿈꾸는 학부생과 로스쿨생들의 ‘필수 스펙’으로 통하는 ‘로펌 인턴’ 채용에서 개인의 능력보다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등 이른바 ‘빽’ 좋은 부모의 자제들을 우선 선발하고, 힘없는 부모의 자제들을 들러리로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10대 대형 로펌들은 인턴 채용 때 정치인, 고위 공직자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로펌들은 보통 7~8월, 12~1월에 하계·동계 실무 인턴들을 모집한다. 로펌 인턴 경력은 학부생들에겐 로스쿨 지원 때 가점이 되고, 로스쿨생들은 로펌 변호사 채용 때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인턴 모집 경쟁률은 수십대1에서 100대1에 달한다. A로펌의 채용담당 변호사는 “로펌 인턴은 주로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선발하고 객관적 수치화가 어렵기 때문에 결정권자의 재량에 따라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고위 공직자들이 자녀를 넣어 달라는 청탁을 많이 하고, 로펌도 향후 수임과 홍보 효과를 위해 고위 공직자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뽑는다”고 밝혔다. B로펌의 변호사도 “여름 인턴 시기에는 수백 장의 지원서가 쏟아지기 때문에 해외 유학파나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 아니면 서류 검토도 하지 않지만 서울대보다 더 쳐주는 것이 부모의 직업”이라면서 “10대 로펌에는 현역 의원이나 법관, 전직 장관 등의 자녀들이 대거 인턴으로 채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예컨대 4명을 채용하면 두 명은 실력이 우수한 학생으로, 나머지는 고위급 자녀를 우선 선발로 뽑는다”고 밝혔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직원이나 인턴을 채용하는 것은 로펌 경영에 관한 부분이라 협회 차원에서도 해결할 방안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선종문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은 “사법시험의 경우 연수원 성적만 좋으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기득권을 강화하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서민 자제 구제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근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길섶에서] 엄마손 김밥/정기홍 논설위원

    불황기에 눈길이 더 가는 게 서민들의 사는 모습이다. 집 근처 지하철 통로에는 오래전부터 30대 후반의 아주머니가 자리를 지키며 김밥을 판다. 이태 정도로 여겨지는데, 홀로 지키던 김밥 좌판이 요즘 문전성시다. 지난 토요일 아침 나절에도 젊은이들이 수월찮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손님을 기다리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참 미련하다는 생각을 가졌을 정도였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하루벌이 삼아 나왔겠거니 했는데, 세월에 숙성된 김밥 맛이 이제서야 입소문을 타는 모양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다. ‘엄마손 김밥’이란 삐뚤삐뚤하게 쓴 간판(?)도 큼지막하게 다가왔다. 며칠 전, 그 옆에 6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떡 좌판을 깔았다. 짐작하건대 김밥 아주머니가 손님을 끌자 손수 빚어온 떡을 팔려고 나온 것 같다. 몇 가지 상념들이 스쳐갔다. 불경기는 우리에게 밀려왔지만 언젠가는 밀려갈 것이다. 희망이란 단어에 따옴표를 꾹 눌러 찍어본다. 이 할머니에게도 ‘희망’은 있다며….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새 정부 첫 부동산종합대책]9억 아파트 8년 보유뒤 팔면, 5년이후 차익만 양도세 부과

    [새 정부 첫 부동산종합대책]9억 아파트 8년 보유뒤 팔면, 5년이후 차익만 양도세 부과

    정부가 1일 내놓은 ‘4·1서민주거안정대책’은 시장 정상화 대책과 박근혜 대통령의 주택정책 실천에 초점이 맞춰졌다. 시장을 살리는 대책으로는 ▲주택공급 조절 ▲세제규제 완화 ▲리모델링 규제 완화로 요약된다. 박 대통령의 주택정책 실천방안으로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지원 ▲보편적 주거복지 프로그램 제시 등이다. 정부가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주택시장을 살리는 선제 대책을 내놓은 것은 2008년 글로벌경제위기 이후 가라앉은 주택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주택 구입 수요가 전세 수요로 옮겨붙어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이사·인테리어 등 관련 서민업종의 어려움도 감안했다. 주택거래 침체가 민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금융시장 안전성에도 악영향을 주어 거시경제 전반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기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공주택 공급조절에 손을 댔다. 공공분양 주택은 연 7만 가구에서 2만 가구로 축소하되 60㎡ 이하 주택만을 공급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신규 보금자리지구 지정을 중단시켰다.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세제지원도 눈에 띈다.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가 올해 말까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로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전액 면제한다. 예를 들어 생애 최초로 6억원짜리 집을 사면 지금도 취득세 감면으로 1%의 세율을 적용받아 660만원(취득세 600만원+교육세 60만원)만 내면 되지만 이마저도 면제된다. 더욱이 이 혜택은 상반기까지인 취득세 일시감면과 달리 연말까지 가능하다. 종전처럼 2%를 낸다면 132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또 이들에게는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은행권 자율로 적용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로 완화한다. 양도소득세도 한시 면제된다. 연말까지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주택자가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9억원·85㎡ 이하 주택을 구입할 경우 5년간 양도세를 전액 면제한다. 1가구 1주택자에게는 집을 쉽게 팔 수 있고, 다주택자는 양도세 부담 없이 주택을 사들일 수 있게 한 것이다. 9억원 짜리 집을 사서 8년 뒤 집을 팔면 5년간 양도차익 만큼은 과세대상에서 빼주고 이후 차익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내면 된다. 5년간 집값이 3억원 오르고 나머지 3년간 2억원이 더 올라 5억원이 뛰었다면 5년간 오른 3억원을 빼고 2억원에 대해서만 부과한다. 매수자가 다주택자라도 같은 혜택을 받는다. 종전 보유주택을 양도할 때 신규 구입 주택은 주택 수를 계산할 때 빼준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수급불균형으로 인해 떨어진 집값도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며 “거래량이 15% 정도는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편적 주거복지 대책도 제시됐다. 2017년까지 소득 5분위 이하 520만 무주택가구의 64%, 2022년까지는 550만 가구가 공공 주거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위해 연간 공공임대 11만 가구, 공공분양 2만 가구 등 공공주택 13만 가구를 공급한다. 철도부지·국공유지를 활용하는 행복주택 20만 가구를 2017년까지 공급한다. 올해는 6~8개 지구에서 1만 가구를 시범 공급할 계획이다. 저소득층에 임대료를 지원하는 주택바우처제도 올해 사업 모델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중) 일자리 연계시켜라

    [불안한 출발 국민행복기금] (중) 일자리 연계시켜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후보자 때이던 지난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행복기금은 (가계부채 문제의) 근본 대책이 아니다”라면서 “일자리를 통한 소득, 복지 등과 연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에도 자활 지원 등 ‘물고기 잡는 법’을 누누이 강조했다. 금융위는 고용주가 국민행복기금 수혜자(채무 재조정을 받아 신용 회복 절차에 들어간 사람)를 채용하면 고용주에게 기금에서 연간 최대 920만원의 고용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행복잡(Job)이 프로그램’을 그대로 원용했다.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 ‘신원보증보험’도 패키지로 도입했다. 횡령 등 직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사업주가 손해를 입게 되면 보증보험회사가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하지만 도입 2년이 넘도록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원보증보험 신청자도 전무한 상태다. 31일 캠코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올 2월까지 행복잡이 프로그램의 지원 혜택을 받은 사람은 6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2011년에는 35명이 신청해 지원을 받았지만 2012년에는 24명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올 들어서도 1~2월 통틀어 신청자가 2명뿐이다. 고용 보조금 지급액 누계도 1억 2740만원 남짓이다. 1인당 202만원에 그친 셈이다. 지난해 말 시행된 신원보증보험은 4개월이 다 되도록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캠코 측은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채무자가 신청을 꺼리는 탓”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이 캠코 취업지원센터를 통해 금융채무불이행자를 소개받아 채용하더라도 당사자가 채무불이행자라는 사실에 대해 공개하기를 거부하면 고용보조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채무자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정부의 고용보조금 지급 대상이라는 사실을 기업에 알릴 수 있게 돼 있다. 캠코 측은 “고용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기업들이 채용에 훨씬 적극적일 텐데 의외로 공개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캠코의 행복잡이 프로그램은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한다. 금융위는 국민행복기금의 경우 비정규직에게도 고용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기존 취업 지원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 대상 확대는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기업이 개인정보를 유출하지 못하도록 먼저 방어막을 만든 뒤 채용과 동시에 고용보조금 지원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수혜자와 협약을 맺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수혜자 역시 빚을 연체한 책임이 있고 혜택을 본 만큼 취업에 적극성을 띠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감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행복기금 수혜자들이 찾을 수 있는 정규직 자리가 많지 않다는 현실을 감안해 비정규직도 고용보조금 지원 대상에 당연히 넣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민금융 담당 관계자는 “이런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안내문 발송 등 홍보를 강화하고 전담 상담인력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월세자금 대출’ 신한·우리銀 신경전

    ‘월세자금 대출’ 신한·우리銀 신경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반(半)전세 월세자금 대출 상품을 동시에 내놨다. 이자가 연 15~24%에 이르는 제2금융권 대신 낮은 금리로 월세 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그런데 서로 ‘자기네 상품이 진짜 서민을 위한 것’이라며 다투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신한월세보증대출’을 1일부터 판다. 금리는 연 5.88~6.68%이며 보증료는 은행이 부담한다. 아파트, 연립, 다세대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에 반전세나 월세로 사는 서민이 대상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9일 ‘우리월세안심대출’을 출시했다. 금리는 연 4.70~6.05%로 신한은행보다 낮다. 급여나 공과금 이체, 적금 납입 등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대출금리를 추가로 최대 0.7% 포인트 깎아준다. 두 상품의 가장 큰 차이는 신용대출이냐, 보증대출이냐다. 우리은행 상품은 신용대출이어서 이미 신용대출을 많이 받은 상태라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다. 신한은행 상품은 서울보증보험과 계약을 맺은 보증대출로, 월세자금 용도로만 쓸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매월 월세가 임대인 계좌로 자동이체된다. 이미 전세자금대출을 받았다면 대출한도가 줄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최고 한도는 5000만원이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이 자행 출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선수를 쳤다고 비판한다. 우리은행은 “출시가 예정됐던 상품”이라며 펄쩍 뛴다. 당초 4월 1일 상품 출시 계획을 공표하려던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이 보도자료를 언론에 돌린 뒤 상품 출시 계획을 공표했다. 상품의 실효성을 놓고도 신경전이 치열하다. 신한은행 측은 “서민은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용대출과 상관없는 보증대출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은행 측은 “서민에 대한 최대 혜택은 낮은 (대출)금리”라고 맞받아친다. 두 은행의 싸움 이면에는 금융 당국을 향한 ‘충성 경쟁’도 엿보인다. 반전세 월세 자금 대출은 금융 당국이 의욕을 갖고 활성화시키겠다고 공언한 상품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조만간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상호금융 감독체계 일원화되나

    상호금융 감독체계 일원화되나

    자산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과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호금융의 감독체계가 일원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원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여러 부처가 연관돼 있어 좀체 진척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감독 일원화가 지론인 전문가가 금융 당국의 ‘넘버2’로 입성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찬우 금융위원회 신임 부위원장은 금융연구원 재직 시절 상호금융의 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보고서를 꾸준히 써 왔다. ‘상호금융기관 감독제도 개선방향’ 보고서(2008년 1월)에서는 “현행 상호금융기관 감독 제도는 불공정경쟁, 지배구조 불합리성 등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면서 “통합법 제정 및 감독권 일원화를 포함해 감독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상호금융은 농협과 수협의 각 지역 단위조합,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산림조합 등을 말한다. 각각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안전행정부, 금융위, 산림청 등이 관리감독을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352조원을 돌파하며 전년보다 23조원 가까이 늘었다. 평균 연체율은 3.86%로 전년 대비 0.29% 포인트 올랐다. 건전성이 나빠졌는데도 감독이 제각각이라 효율적 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민금융은 저신용계층 대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정 부위원장은 ‘공적 대안금융기관 설립의 필요성’ 보고서(2007년 10월)에서 “대부 시장의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제도권 금융기관이 저신용 계층에 대한 소액 신용대출을 확대해 대부 시장을 대체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서민금융 정책의 개선방향’ 보고서(2011년 1월)에서는 “서민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저신용 고객에 대한 의무대출 비율 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금융 당국이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가계 부채에 시달리는 이들을 구제하는 한편 저신용자에 대한 맞춤형 대출 정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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