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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논쟁] 설·추석·어린이날 ‘대체공휴일제’ 도입

    [이슈&논쟁] 설·추석·어린이날 ‘대체공휴일제’ 도입

    정부가 27일 설·추석과 어린이날을 대체휴일 대상으로 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입법 예고했다. 명절과 어린이날이 휴일과 겹치면 직후 평일에 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휴식 권리를 확보하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규정은 사실상 공공부문에 적용되는 것이지만 일부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노사협약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게끔 해놔 민간 부문에서도 일부는 대체공휴일제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민 휴식권’이라는 취지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적용 대상과 범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중소업체와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도입을 앞둔 대체공휴일제를 향한 찬반 목소리를 들어 봤다. ■ <贊> 박경원 서울여대 행정학과 교수 “토요일 포함땐 年 최대 6일 중첩 명절엔 가족의 정 나눌 시간 필요” 해마다 새해 달력이 나오면 제일 먼저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쳐 있는지, 연휴를 즐길 수 있는 날이 있는지 살펴보곤 한다. 우리나라는 날짜 지정 방식이 공휴일제로, 해마다 실제 공휴일 수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향후 10년간 공휴일이 일요일이나 다른 공휴일과 중첩되는 일수가 연간 최소 1일에서 최대 4일이나 되고, 토요일을 포함할 경우 최소 3일에서 최대 6일까지 실제 공휴일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요일(52일) 외에 일반 공휴일이 15일이며, 공직 선거일이 5년에 3일이다. 토요일은 공휴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주 40시간 근무제로 인한 휴무일이다.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제정해 일반 공휴일 11일을 시작으로 1989년에는 19일로 가장 많은 휴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국군의 날, 한글날, 식목일, 제헌절을 공휴일에서 제외했다가 2012년에 다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공휴일이 많다, 적다의 문제는 쉽게 비교할 수 없다. 다른 나라를 보면 영국 8일, 독일 10일, 프랑스 11일, 일본 15일 등이다. 미국이나 독일 등 연방제 국가는 주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고, 요일제 공휴일 방식이 주를 이룬다. 날짜 지정 방식이더라도 대체공휴일제를 적용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으로 공휴일이 보장된다. 각 나라의 공휴일은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기반에서 오랫동안 만들어져 온 관습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논의되던 대체공휴일제는 ‘국민 행복’이라는 화두 아래 도입이 확정됐다. 그러나 찬반은 여전하다. 반대 논리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생산 차질을 불러오고 인건비가 증대되며, 임시·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 서민 계층의 소득이 감소되는 한편 상대적 박탈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 측은 공휴일을 근로자에게 확보해 주어야 한다는 당위적 논리를 편다. 또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근로시간이 연간 1776시간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이보다 314시간 많은 2090시간이다. 따라서 과로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휴식을 통한 재충전과 삶의 질을 향상할 필요도 있다고 한다. 공휴일 증대에 따른 관광 활성화와 이와 연관된 고용 창출 및 관련 산업 유발 효과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논의는 나름대로 전제와 시나리오로 추정된 비용과 편익을 주장하고 있으나, 동일한 기준과 전제 속에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계속 평행선을 긋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공휴일을 살펴보면 거의 모든 나라가 택하는 새해 첫날(1월 1일),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과 추석 각 3일, 우리 민족의 뿌리를 기념하는 개천절,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기념하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기 위한 한글날, 이외에 우리의 역사적 아픔과 시련을 극복한 민족적 위대함을 기리기 위한 3·1절, 광복절, 현충일, 그리고 불교의 석가탄신일과 기독교의 예수탄신일의 종교적 휴일, 마지막으로 미래의 새싹을 위한 어린이날까지 그 성격도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는 설날과 추석에 민족적 대이동이 일어난다. 명절이 어느 요일이냐에 따라 고향에 갈 수 있고, 없고 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대체공휴일제로 설날과 추석은 확실하게 확보하여 점점 메말라 가는 가족들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많은 가정에서 어버이날의 의미로도 활용하는 어린이날도 가정 친화적인 공휴일로서 확보한 것이 바람직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다. 근로자, 사용자, 국가 등 각자의 처지가 다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업종별로 체감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국민 행복과 사회 통합적 차원에서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며,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反> 김판중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 “일용직·자영업자 등 상대적 박탈감… 국내외 경제상황 고려땐 시기상조” 최근 정부와 새누리당이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부분적 대체공휴일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당정이 설·추석 연휴와 어린이날에 한해 대체공휴일제를 적용하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노동계와 야당이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합의대로 대체공휴일제가 도입되면 연평균 약 1.1일의 휴일이 늘어난다. 올해부터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2일가량의 휴일이 증가하는 셈이다. 대체공휴일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도입 근거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 국민 휴식권 확보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몇 가지 중요한 문제점을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체공휴일제가 도입되면 실제로 국민의 삶의 질이 올라가고 내수가 진작될까? 오히려 대체공휴일제 도입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공휴일 수는 선진국에 비해 적지 않다. 올해부터 한글날이 추가됨으로써 근로자의 날을 포함한 공휴일은 16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 등 선진 6개국 평균 11일보다 많다. 겹치는 공휴일을 고려하더라도 3일 정도 많다. 여기에 연차 휴가까지 고려하면 근로자 휴일 수는 135~145일이다. 선진국에 비해 휴식권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국민소득과 노동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데 휴일 수는 더 많은 국가가 되는 것이다. 물론 휴일이 증가하면 일부 계층은 지금보다 더 많은 휴식을 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대기업, 정규직 등 지금도 근로 조건이 좋은 근로자에게 해당되는 경우다. 오히려 일용직,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은 휴일 증가에 따른 소득 감소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서 결국 양극화가 심해질 우려가 있다. 근로 조건이 좋은 근로자들 역시 휴식이 늘어나기보다는 일은 기존과 똑같이 하고 임금만 더 받는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 비용 증가와 생산 차질을 감수해야 것이 자명하다. 결국 대체공휴일제 도입은 근로자 간 양극화를 초래하고 경제 활력 저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주 40시간 근무제가 5인 이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된 점을 고려하면 영세·중소기업에는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의 이중고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당정 합의안이 공휴일 법률화를 제외하고 대체공휴일제의 적용 범위를 축소함으로써 산업 현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국가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체공휴일제 도입이 시기상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휴일을 늘려서 국내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것도 경제 상황이 뒷받침돼 국민의 지갑이 두둑할 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적지 않은 이자 부담에 짓눌리는 현실에서 휴일이 증가한다고 국내 관광에 지갑을 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대체공휴일제 도입만이 근로자의 휴식을 늘리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조한 연차휴가 사용률을 제고하면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고 휴식권 보장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공휴일이 겹치는 것이 문제라면 차라리 대체공휴일제 대신 선진국처럼 공휴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다. 쉬는 날이 많아지는 것을 마다할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높은 파고가 몰려올 때는 휴식을 취하기보다 어서 키를 잡는 것이 세상의 순리다.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 등의 험한 파도가 우리 경제를 덮칠 조짐이 보인다. 경제가 출렁이는 현시점에서 과연 공휴일 확대가 시급한 사안인지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화는 의지가 관건이다/박현갑 논설위원

    의지가 관건이다. 개인이든 국가든 의지 유무에 따라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변화는 의지가 행동으로 구체화될 때 생긴다. 실천하지 않는 의지는 꿈일 뿐이다. 방향성도 중요하다. 미래로 인도할 가훈이나 국정운영지표 같은 지도와 나침판이 필요하다. 의지가 잘못 표출되면 그런 가정과 국가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상반된 사례가 둘 있다.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한 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2205억원의 추징금 중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17년째다. 그런데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집과 친·인척 사무실 압수수색에 처남 구속 등 전광석화 같은 검찰 수사 압박에 놀랐는지 추징금을 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예 추징금 230억원을 다 내겠단다. 보통의 국민이라면 수천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을 일이 없다. 이보다 적게라도 있다면 빚을 내서라도 갚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게다. 전 전 대통령이 최소 7000억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을 17년간 굴렸다면 이자 수입만 해도 원금에 버금갈 정도로 쌓였을 터. 그런데 추징금엔 법정이자도 물릴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동생과 사돈을 상대로 맡긴 비자금 350억원과 불어난 이자를 돌려 달라고 요구하다 두 사람이 자기가 낼 추징금을 대신 내는 조건으로 이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한다. 이자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는 전직 대통령과 추징금은 형벌이 아니어서 원금 외에 체납에 따른 가산금리 부과 등 후속조치를 할 수 없다는 정부를 쳐다봐야 하는 국민들로서는 자괴감만 쌓였다. 이런 불만은 전직 대통령 추징금 환수 촉구로 이어졌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해결하려 한다. 과거 정부는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화답에는 박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 간 악연도 한몫했을 법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후보 선출 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자택은 예방했으나 연희동은 외면했다. 집권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을 듯하다. 결국 전두환 추징법은 사회정의를 바라는 국민 여론과 이를 받아들인 박 대통령의 의지가 빚은 성과물인 셈이다. 추징금 환수조치가 원칙 있는 사회 만들기라는 국민 의지의 실천이라면, 최근 복지정책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혼란은 민심과 동떨어진 지도자의 의지가 가져올 폐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기초노령연금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노인에게 준다는 대선공약을 대폭 축소하면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실현이라는, 지키기 어려운 공약에 매달리고 있다. 증세가 아니라던 세제개편안은 증세안이었다. 게다가 증세 대상은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산층과 서민층이었다. 여론 질타에 하루 만에 세제개편 수정안을 내는 국정운영도 그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중산층 잣대로 증세대상을 삼았다지만 조령모개 행정의 전형 같아 우울할 따름이다. 살림살이가 늘면 쓸 돈도 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은 복지 수혜자이면서 납세자이다. 세금은 피하고 싶고 무상보육과 급식, 무상교육에는 환호한다. 이 같은 이중적 정책환경을 인식하고 복지공약을 줄이든지, 세금을 더 걷든지 합리적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복지위기에 따른 폐해가 먼 나라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 국가부도 위기사태에 처한 그리스에서는 앞치마 대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성매매에 나서는 가정주부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버스요금 1.20유로(약 1800원)가 없어 몰래 버스에 탔던 19세 학생이 무임승차 단속원을 피해 달리던 버스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지는 사태가 있었다. 국민을 성매매로, 죽음으로 내모는 일만은 피해야 하지 않겠나. eagledu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고전소설 낭독하는 이 시대 ‘마지막 전기수’ 정규헌 선생

    [김문이 만난사람] 고전소설 낭독하는 이 시대 ‘마지막 전기수’ 정규헌 선생

    전기수를 아시나요? 예나 지금이나 ‘이야기’(스토리 텔링)는 흥미롭기 마련이다. 조선후기 때 전기수(傳奇·기이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노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고전소설을 낭독해주는 일을 했다. 단순히 책을 보고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문장에 가락을 붙여 마치 시를 읊으며 1인극을 하듯이 소설을 낭독했다. 때문에 대부분 머릿속에 외워서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동과 말투를 실감 나게 흉내 냈다. 그러다 보면 하하 웃는 사람, 훌쩍훌쩍 우는 사람이 생겨났고 그들은 다음 편을 손꼽아 기다렸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심청전’ ‘구운몽’ ‘사씨남정기’ 등 고전소설이 많이 등장했으며 아울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그런 소설을 읽고 싶어했다. 하지만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문맹자들이 많았던 터라 이들을 위해 소설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던 것. 김홍도의 풍속화에도 시골 사랑방에서 책을 읽어주는 광경이 등장할 만큼 전기수는 서민사회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전해진다. 당시 전기수는 직업적으로 돈을 받느냐 안 받느냐에 따라 강담사(講談師) 또는 강독사(講讀師) 등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전기수는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데 딱 한 사람이 있다.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하고 문명화된 사회에서 우리의 전통 전기수의 맥을 유일하게 잇는 정규헌(77) 선생. 말 그대로 이 시대의 마지막 전기수인 셈이다. 28일 오전 서울도서관(서울시청 자리)에서 모처럼 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앞선 지난 22일 충남 계룡시의 자택에서 정 선생을 만났다. 그는 집에 소중히 간직해 온 고전소설을 여러 권 꺼내 펼친다. ‘사씨남정기’ 등 김만중의 소설을 비롯해 ‘춘향전’ ‘심청전’ ‘옥루몽’, 그리고 1930년대 나온 ‘삼국지’도 있었다. 대부분 표지와 속지 등은 세월만큼이나 색이 바랬다. 그의 집에는 이 같은 고전들이 30권 정도 보관돼 있다. “1960년대에는 이런 책들을 육전소설이라고 했어요. 왜냐하면 당시 쌀 한 되가 3전이었는데 6전을 주고 책을 사서 읽는 소설이란 뜻에서 그랬지요. 일부에서는 딱지본(딱지치기할 때 사용한다는 뜻)이라고도 했는데 그건 정석이 아닙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딱지본이라고 하면 안 되지요.” 그가 고전소설을 얼마나 애지중지 여기는지 잠시 엿볼 수 있었다. 정 선생의 앞에 놓인 고전소설은 대부분 한글로 쓰였으되 띄어쓰기가 전혀 안 된 것이어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어떻게 이 책으로 줄줄이 읽어 나갈까. 그러자 “지금은 나이가 들어 그러지 못하지만 한창 젊었을 때는 100권 정도는 달달 외웠다”고 말한다. 잠시 시연을 부탁했다. “자, ‘심청전’ 중간 부분에 나오는 대목이여. 심청이가 공양미 300석에 팔려나가는 날 아침 선인(뱃사공)들이 도착해 심청이를 데려가려고 하는 장면이지. 심청이가 읊는다. ‘여보시오 선인네들, 오늘 행선(배가 나간다는 뜻)하는 줄은 내가 이미 알거니와 부친이 알지 못하오니, 잠깐 지체하옵시면 불쌍하신 우리 부친 진짓상을 올려 잡수신 후에 말씀 여쭙고 떠나리다’, 선인들이 불쌍하고 가엽게 여겨 ‘그리하오’ 허락하니 심청이 들어와서 눈물 섞인 밥을 지어 진짓상을 올려, 북받쳐 오르는 울음을 부친 귀에 들리지 않게 속으로 흐느끼며~.’ 고저장단이 있어 얼핏 창(唱) 같기도 하고 이야기 전개의 자세한 상황과 감정 묘사가 있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도 하다. 그 옛날, 글을 모르던 마을 사람들이 모여 흥미진진하게 들었음직한 광경 또한 어렴풋이 그려진다. 이에 대해 그는 “얘기책을 읽는 데는 우리만의 독특한 방법, 즉 사연에 가락을 붙여 읽었다. 이렇게 하면 음악을 즐기며 내용을 감상하고 듣는 사람에게 더욱 흥취를 돋우고 실감 나게 했다”면서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문화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어느 지역이나 고전소설을 읽는 문화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한 마을에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 한두 명만 있어도 그들이 책을 읽어줌으로써 비록 글을 모르는 사람도 지식을 쌓고 인성을 갖추고 지혜를 터득할 수 있었지요.” 당시 소설은 대부분 양서(良書)로 사필귀정, 고진감래의 철학을 담고 있어 올바른 삶을 살면 나중에 반드시 영화(榮華)가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해줬다고 그는 말한다. 고전소설을 읽는 시기는 추수를 끝낸 농한기로 마을 사랑방에 모여 읽었으며 내용에 심취해 밤을 지새우는 일도 많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밤이 깊어지면 제사를 모신 집에서 제삿밥을 갖다주고 사랑방 주인은 고구마를 삶아 주고 그것도 모자라면 동치미라도 꺼내 먹으며 따뜻한 정과 훈훈한 인심으로 날을 밝혔다. 또한 심청이가 아버지의 만수무강을 빌며 인당수에 뛰어드는 대목에서는 여기저기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고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의 지혜로 조조 군사를 쳐부술 때에는 통쾌하게 손뼉을 치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사랑방을 빌려준 주인은 방 안 가득히 앉아 있는 소설책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대·소변을 얻고자 하는 속셈(?)도 있었다. 왜냐하면 비료가 귀했기 때문이다. “한 마을에서 사나흘 머물다가 다른 마을로 가는 경우도 많았지요.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때라 이 마을 저 마을 소식도 전해주고 때로는 중매까지 서주면서 후한 대접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 정월 초에는 동네 아줌마들에게 토정비결을 읽어줬는데 서로 붙잡아 놓지 않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책을 읽게 됐을까. 고전소설 강독은 그의 부친한테 전수받았다. 부친은 충남 청양에서 주로 활동했다. 당시 고전소설 강독을 하는 사람들이 집에 자주 찾아올 만큼 부친의 활동 범위는 넓었다. 일주일에서 열흘 이상 외지로 돌아다니는 날이 많았다. 강독의 대가로 받은 것은 약간의 용돈과 명주옷 등이었다. 부친은 일흔 살까지 활동했다. 부친이 주로 읽었던 작품은 ‘삼국지’와 ‘유충렬전’ 같은 군담류였고 ‘은방울전’ 등 생소한 소설을 자주 선택해서 읽었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영향을 받은 정 선생은 8살 때 부친한테 한글을 터득하고 고전소설을 읽는 법을 몰래 배웠다. 일제강점기여서 한글을 배우는 것을 금기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밖에 나가서는 절대 비밀로 했다. 9살이 되자 하루는 부친이 고전소설 한 권을 주면서 한 번 읽어보라고 했다. 재미가 그만이었다. 11살 때 광복이 되자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고 동네 마을 어른들한테 불려가 책 읽는 실력을 발휘했다. 이를 대견스럽게 여긴 부친은 틈틈이 강독의 가락에 대해 지적을 해주기도 했다. “제가 책 읽는 법을 배우게 된 건 이야기 책을 아주 잘 읽으셨던 선친 덕분이었습니다. 아버님이 안 계실 때는 이따금 혼자서 읽어 보고 어머님 앞에서도 읽어 보았으며 이 소문이 차차 동네에 알려지면서 어머님 친구분들에게도 읽어 드리고 동네 사랑방에 가서 어른들에게 읽어 드리기도 했습니다. 칭찬하시는 소리에 무릎이 아픈 줄 모르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지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그의 행동반경은 더욱 넓어졌다. 10리 밖 마을에서도 초청받을 만큼 그의 이름이 알려졌다. 게다가 11살 때 터득한 토정비결로 여러 동네 아줌마들한테 인기가 ‘짱’이었다. 지금은 TV나 라디오 등 볼거리와 들을거리들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이야기 책이 아니면 전혀 세상만사를 알 수 없을 때였다. 그런 까닭에 어려서부터 귀둥이 대우를 받으며 신명 나게 책을 읽었다고 술회한다. 세월이 좀 지나자 마을마다 스피커가 설치되면서 스피커를 통해 책을 읽어 주기도 했다. 그는 책 읽는 것만으로는 생활이 안 돼 29살 때 대전에서 종이 만드는 일을 하면서 잠시 책 읽는 일을 멈춘다. 55살 되던 해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책 읽는 일을 시작했다. 헌 책방을 돌아다니며 고전을 뒤졌고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아 1인극에 출연했다. 대학에서 주최하는 세미나 등에 가서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근래에는 1997년과 2003년 공주 민속극 박물관에서 주최한 아시아 1인극 대회에 초청받아 30분씩 강독을 하며 진가를 발휘해 주목을 끌었다. “고전낭독은 판소리의 어머니요, 아버지입니다. 판소리 무형문화재는 여러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전기수)은 인정을 잘 안 해줍니다. 원래 동네마다 책 읽는 사람이 다 있었는데 이젠 아무도 없어요.” 5년 전쯤 전북 임실에 고전소설을 읽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지만 이미 작고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다. 이제 유일하게 혼자 남은 그는 지나온 세월을 돌이키면서 “후세에 전해주려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아무런 욕심 없이 양심껏 책을 읽었다”면서 지금이라도 후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면서 이렇게 호소한다. “요즘에는 눈과 귀를 황홀하게 현혹하는 기상천외한 오락물들이 많아 이 소중한 문화를 전수받고자 희망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회 지식인이나 관계 당국의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남을 위해 음악적으로 글을 읽는 세계 유일한 이 문화가 끊기게 될까봐 애석할 따름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정규헌 선생은 1936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났다. 청양중학교를 졸업했다. 일제 강점기인 8살 때 한글을 몰래 익혔다. 9살 때부터 아버지한테 고전소설 강독을 배웠다. 11살 때 토정비결을 터득했다. 광복이 되면서 고전소설 낭독을 본격적으로 익혔고 13살 때부터 인근 마을 등지에서 책 읽기를 했다. 29살 때 생계유지를 위해 직장을 잡아 책 읽기를 중단했으나 55살 때부터 다시 책 읽기에 나섰다. 1997년과 2003년 공주 민속극 박물관에서 주관한 아시아 1인극 대회에 초청받아 강독공연을 펼쳤다. 이 밖에도 여러 세미나 등에 초청을 받아 고전소설 강독의 문화와 역사성을 강조했다. 2008년 2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39호로 등록됐다.
  • [시론] 전월세 대책의 출발은 규제 혁신부터/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전월세 대책의 출발은 규제 혁신부터/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국민의 마음을 흔들더니 전월세, 전기요금 등 또다시 국가적인 큰 관심거리가 생겼다. 중산층 국민들의 근심거리를 늘리는 민생·서민과 관련된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도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월세의 급상승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큰 불안을 주고 있어 박근혜 대통령도 대책을 세우도록 특별히 지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거래와 전월세의 상황은 매우 불안하다. 주택 거래량은 취득세 감면 혜택이 만료된 6월 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주택 가격은 내려가는 데 비해 전세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 가면서 전세 물량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주택 수요자들은 현재의 주택 가격이 소득 수준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소유자들은 기존 주택 가격을 유지하려고 애쓰면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들은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감당하며 주택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주택 수요자는 주택 매수를 포기하고 전월세로 전환했고, 주택 소유자도 주택 매도를 포기하고 대신에 전세 혹은 월세로 전환한 후 다시 전세를 얻는 구조가 됐다. 최근 전세 가격이 주택 가격의 60% 수준에 가깝게 됐는데도 주택 매수세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이와 같이 주택 수요자와 공급자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부동산 대책이 나와야 한다. 지금까지 거론돼 온 전월세 등 부동산 대책들은 규제정책(분양가 상한제 폐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 실물정책(공공 임대주택 보급 확대 등), 금융정책(전월세 대출 확대, 주택대출 제한 폐지 등), 조세정책(다가구주택 및 미분양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 감면의 영구 추진, 월세 소득공제 확대 등) 등 다양하다. 여러 규제들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던 시기에 생긴 것들이다. 그러나 이제 부동산 침체를 맞는 시점에서는 새로운 대책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 부동산 열기가 심했던 시기에 도입된 각종 규제를 과감히 제거하고, 주택 매수 여력이 없는 저소득층 전월세 수요자들을 위해 별도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주택 보유가 전세보다 더 불리하게 규제되면 전월세 폭등은 막기 어렵다. 따라서 첫째,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융 및 세제 등 규제를 가급적 두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급주택 기준 9억원의 상향조정, 대출규제 완화, 종합부동산세 완화, 취득세 및 양도세의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월세 수요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대, 전세자금 공급 확대 및 월세 세액공제 도입 등이 필요하며, 전월세 상한제 등 규제는 시장을 왜곡할 수 있어 재고돼야 한다. 규제를 풀면 부동산 과열이 일어나고, 대출이 급증하며, 무주택자들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는 주택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에 곧 안정과 균형을 찾을 것이다. 과열되면 조정하면 된다. 오히려 현재와 같이 주택 및 전월세 시장이 불안한 상태로 있는 것이 문제다. 국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큰 폭의 주택 가격 하락 등이 발생한다면 대출 및 전세 자금의 상환불능 사태 등으로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음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가격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급격한 가격 하락보다는 안정화 내지 연착륙이 필요하며, 동시에 저소득 전월세 수요자에 대한 별도의 배려가 요구된다. 이는 주택거래 시장에 손을 대지 않고 전월세만 떼어서 대책을 내놓을 수 없는 이유다. 정부가 곧 전월세와 관련한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월세 등 부동산 대책이 향후 어떠한 영향을 줄지 더욱 면밀히 분석해 주택 거래 및 전월세 시장의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 28일 발표 ‘전세시장 안정대책’ 윤곽

    오는 28일 발표될 전세시장 안정대책의 윤곽은 전세 수요를 구매 수요로 전환시키는 동시에 전세 물량 확대로 그려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먼저 전세에 대한 수요를 구매로 전환시키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의 서민·근로자 주택 구입 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자격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이며 연리 2.6~3.4%로 빌려준다. 그러나 일반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 자격은 연소득 4500만원으로 제한되고 금리도 4%로 높다. 대출 대상 주택도 생애최초는 전용 85㎡ 이하 6억원 이하지만 근로자·서민 구입자금은 3억원 이하 주택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의 대출 자격을 생애최초 구입자금 수준으로 완화하는 동시에 대상 주택을 6억원 이하로 높이고 금리도 3%대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 수요자들을 구매시장으로 끌어들여 거래 정상화를 유도하는 동시에 전세 수요를 줄이기 위한 유인책이다. 이와 별도로 정부 부처 사이에 논의 중인 취득세 영구인하 방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률안 개정도 포함된다. 정부는 이들 정책이 구매 수요를 늘리는 수단이지만, 결국 전세 수요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세 주택 확대 방안도 찾고 있다. 올해 예정된 3만 6000가구의 매입·전세 주택의 물량을 늘리고 9월 중에 이를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이 강구된다. 물론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꾸준히 추진된다. 매입임대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사서 시세보다 30~40% 싸게 임대해 주는 방식이고 전세임대는 신혼부부, 저소득층이 전세를 얻으면 LH가 집주인과 계약한 뒤 싼값에 재임대하는 것이다. 전세 수급 조절과 함께 구조적으로 월세 전환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 월세 세입자의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의 월세 전환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월세 소득공제를 확대하거나 세액공제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월세는 연간 비용의 40%(공제한도 300만원)를 소득에서 공제받고 있다. 해당 공제한도를 연간 400만~500만원으로 확대해 주거나 소득공제 대신 일정 한도 내 월세금의 10~15% 정도를 세액공제로 돌려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금융지원도 강화된다. 국민주택기금을 활용, 최고 1억원까지 마이너스 통장 형식으로 전세금을 대출해 주는 상품도 출시된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늘리고 시중은행에 월세 대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年 100% 이자 악덕 대출 여전

    일부 대부업체들이 연 100%가 넘는 살인적 이자율을 적용하는 등 고금리 횡포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5045명을 대상으로 사금융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2.7%가 등록 대부업, 미등록 대부업, 개인거래 등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사금융 이용액은 1인당 평균 1317만원이었고 업체 유형별로 등록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790만원, 미등록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이 2140만원이었다. 평균 금리는 연 43.3%였다. 등록 대부업은 38.7%, 미등록 대부업은 52.7%였다. 상당수가 법정 상한 금리(30%)를 지키지 않고 있었다. 특히 미등록 대부업체 이용자의 20%는 법정 상한을 3배 이상 웃도는 연 100%의 이자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사금융 이용자의 연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88.5%였지만 미등록 대부업체 이용자는 208.1%에 달했다.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 제도를 활용한 적이 있는 사금융 이용자는 7.2%에 불과했다. 나머지 사금융 이용자 가운데 35.7%는 ‘지원 기준에 맞지 않는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어린이·청소년 책꽂이]

    아이들이 꿈꾸는 세상(가스 선뎀 지음, 이영랑 그림, 김선희 옮김, 파라주니어 펴냄) 16개국 64만명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우물 기금을 만든 캐나다의 라이언, 소아암 연구를 돕기 위해 미국 전역에 레모네이드 좌판 1000여개가 깔리게 했던 알렉산드라 등 세상을 바꾼 세계 25명의 ‘평범한 아이들’의 실화를 소개한다. 1만 1000원. 한국음악, 자연을 품은 우리 소리(원일 기획·감수, 노유다 지음, 유지연 그림, 해와나무 펴냄) 궁중 행사에 쓰인 궁중음악이나 선비들이 즐겼던 풍류음악, 아리랑과 같은 민족음악까지. 가야금 2인자 ‘한소리’, 국악계의 숨은 고수 ‘고래고래 할머니’ 등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우리 음악 이야기를 신명 나게 풀어놓는다. 1만 3000원. 범블아디의 생일 파티(모리스 샌닥 지음·그림, 조동섭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세기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알려진 모리스 샌닥의 생애 마지막 책. 삶을 아름답게만 묘사하는 기존 그림책의 틀을 깨고 아이들의 갈등과 두려움, 고통을 그대로 묘사하는 작가답게 어른과 아이 사이의 갈등과 해소 과정을 재치 있게 그렸다. 고아로 고모 집에 입양된 돼지 범블아디가 흥미롭다. 1만 1500원. 만화보다 재미있는 민화 이야기(정병모·전희정 지음, 조에스더 그림, 열다 펴냄) 민화는 조선시대 평범한 서민들이 그린 것으로, 획일적이지 않은 예술적 감각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품고 있다. 민화 속에서 뛰어노는 동물과 향기를 뿜어내는 꽃, 민화 속에 펼쳐진 풍경이나 깃든 소원 등을 통해 옛 조상들의 수많은 꿈을 만나본다. 1만 1000원.
  •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주택 85㎡ 넘어도 6억 안되면 세입자 세금공제 받는다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주택 85㎡ 넘어도 6억 안되면 세입자 세금공제 받는다

    정부는 중산층 및 저소득층 지원을 오는 28일 발표할 부동산 전·월세 대책의 핵심 방향으로 정했다. 그간 내놓은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영구 인하 등의 정책이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정부 정책에서 소외받은 계층을 맞춤형으로 돕겠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2009년과 2011년 부동산 전·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정책을 되돌아보면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활성화될 수 있는 마법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서민과 중산층 전·월세 세입자 중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도움을 주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전·월세 소득공제 대상을 현재 국민주택 규모(85㎡·25.7평) 이하에서 ‘고가 주택(매매가 6억원 이상) 전·월세 입주자를 제외한 사람들’로 개편하는 방안이나 소규모 임대인들의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 주는 방안은 이런 방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전·월세 소득공제 요건은 국민주택 규모 이하라는 ‘면적’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강북 및 수도권 외곽지역이나 지방에 위치한 85㎡ 이상의 저가 중대형 주택에 사는 세입자들은 소득공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구조다. 반면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의 고가 소형 주택에 전·월세로 사는 고소득층은 소득공제를 받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고가 주택 전·월세 세입자를 매매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은행 대출을 제한하는 방안 등은 시장의 부작용을 고려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는 은행대출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다”면서 “고가 주택에 전·월세를 사는 고소득자의 경우 은행들이 대출금을 돌려받기가 쉬워 금융 리스크 측면에서 안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정책은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에 대해서는 부분 도입조차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월세 상한제란 세입자가 희망하면 1회에 한해 계약을 연장할 수 있고, 전·월세 인상률을 5% 이하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전·월세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 이면계약이 많아지고, 처음 계약할 때 4년간 전·월세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세입자에게 오히려 불리하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취득세율 영구 인하 방안에 대해서도 인하폭과 소급적용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취득세율 인하 혜택이 종료된 지난달 초부터 발생한 주택거래에도 영구 인하된 세율을 소급해 적용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 7월 이후 거뒀던 취득세를 납세자들에게 돌려줘야 하고, 이는 결국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아직 취득세 인하 방안은 소급적용 여부, 세율 인하폭 등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정치권에서 소급적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지자체에 세수를 보전해 주는 문제가 달려 있어 부처 간 협의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1 부동산 대책에 포함됐지만 현재 국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신축운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의 방안은 9월 정기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정치권과 협조할 방침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정책 나올 때마다 거래 끊겨” “양도세 중과 폐지도 가진 자들 얘기”

    “제발 정부가 대책 좀 안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성공한 정책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소비 심리만 위축시킬 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하반기 전·월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당정이 오는 28일 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거래가 뚝 끊겼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반응이다. 22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 최모(48)씨는 “아무리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고 해도 9월 이사철을 앞둔 이 시기쯤이면 거래 문의 전화나 방문 손님이 꽤 오기 마련인데 정부가 또 무슨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니까 거래가 완전히 끊긴 상황”이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정부 대책 발표로 집값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사지 않으니 나오는 매물은 전·월세밖에 없고 가격도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매매를 활성화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양도세 중과세 등을 폐지한다고 해서 매매가 활발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는 차라리 부동산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국민의 소득을 올려줄 고민을 해야 한다. 소득이 올라가면 전세 살던 사람도 내 집을 갖게 되고 그런 분위기 속에 부동산 시장은 안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의 부동산 중개업자 정모(52·여)씨의 반응도 비슷했다. 정씨는 “지난 4·1 부동산 대책 발표 때에도 발표를 앞두고 거래가 뚝 끊겼었다”며 “지금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은 집값이 계속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안 사고, 서민들은 비싼 전·월세에 시달리면서 내 집 마련의 꿈조차 꾸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부동산센터의 조재완(60) 사장은 “양도세 중과세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은 솔직히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이 워낙 얼어붙었기 때문에 돈을 가진 자가 집을 사들이면 그만큼 전세 물량이 늘어나고, 전셋값이 떨어지는 효과는 볼 수 있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주택 수요자들은 집값 하락 우려 속에 전셋값 폭등을 해결할 정부 대책에만 목을 매고 있을 뿐이다. 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안모(32)씨는 “요즘은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이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살까 생각했지만 직장 선배들이 지금 집 사면 손해 본다고 말려서 우선 전세로 알아보고 있다”며 “하지만 전세도 나온 물량이 없어 구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원칙·신뢰 사라지고 10대 실정만 남겼다”

    민주당은 22일 박근혜 정부 6개월을 ‘사라진 원칙과 신뢰의 6개월’이라며 “불통정부, 무능정부, 무책임정부”라고 비판하고 ‘10대 실정(失政)과 국민기만 10대 공약’을 지목했다. 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가정보원 개혁을 주장하며 22일째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투쟁하는 상황을 반영한 대공세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반년 동안 박 대통령이 얘기했던 국민행복시대가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닌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원칙과 신뢰의 정치는 지난 6개월 동안 많이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여전히 오기정치로 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은 “박 대통령은 지난 6개월간 국기문란과 민주주의 파탄, 인사 파탄, 경제무능과 재정위기를 심화시켰다. 대선공약 폐기 및 뒤집기로 국민을 기만하고 대결적 남북관계를 초래하는 등 원칙과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실정의 근본원인으로 소통불능을 꼽았다. 10대 실정으로는 ▲권력기관의 국정 농단으로 민주주의 파탄 ▲고집불통 수첩인사·유신인사·지역편중인사 등 인사파탄 ▲경제무능·재정위기 심화 ▲부자감세 철회 거부 ▲중산층·서민·농어민·영세자영업 지갑 털기·한반도 신뢰가 아닌 불안 프로세스 가동 ▲방송의 공공·공익·공정성 훼손 이명박(MB) 정권 답습 ▲비정규직 미화 고용정책·노동 없는 정부 ▲실체 없는 창조경제에 대한 집착·불안한 미래 성장전략 ▲MB 정부의 참극 4대강 사업에 수박 겉핥기식 검증하는 정부 ▲위기의 민생·서민 없는 정부 등을 선정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사설] 전기요금 현실화 선결 과제 잘 챙겨야

    새누리당 에너지특위가 어제 전기요금 현실화 방안을 내놓았다. 현행 요금 체계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주택용 누진제를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전력부족 사태가 낮은 요금으로 인한 과도한 사용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전기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개편안은 동·하절기 ‘요금 폭탄’으로 서민층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온 현행 6단계인 주택용 누진제를 3단계로 줄이고, 원가와 괴리가 큰 현행 누진율을 완화하는 것이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구간(200kWh 이하)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소비가 많은 구간(200~600kWh)은 단일요율을 적용했다. 900kWh 이상 구간은 요금을 더 많이 부담케 했다. 전력 소비 피크시간대의 수요를 억제해 한국전력의 전력 구입비 부담을 완화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방안이다. 우리의 가정용 요금은 프랑스의 47.6%, 독일의 25.3%, 일본의 34.1%, 영국의 42.2%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편안이 연료비 연동제 등으로 저소득층 등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에너지특위는 전체 가구의 62%가 사용하는 구간(200∼600kWh)의 경우 단일요율을 적용해 부담이 완화된다고 설명하지만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세연구원 등의 보고서에서도 누진제 구간을 줄이면 저소득층 가정의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의 전기 소비구조가 다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요금체계를 바꿔야 하는 당위성은 있겠지만 10월에 있을 정부의 종합개편안에서 참고해야 할 대목이다. 개편안에서는 산업용 요금체계 현실화 방안이 빠졌다. 그동안 논란이 컸던 사안이라 종합개편안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요금을 올리든 내리든 가정용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전력 사용량 상위 20개 기업에 준 요금 할인으로 한전의 손실이 7552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속도를 못 내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구축이나 원전을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강화 방안도 더 나와야 한다. 이번 여름 전력난은 ‘절전 애국심’으로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은 다시 올해와 같은 위태한 전력수급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 전기요금 개편안이 세제 개편안처럼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원전 비리 척결 등 선결 과제들부터 잘 챙겨야 한다.
  • [사설] 전월세대책 정쟁 아닌 민생 차원서 접근하길

    전·월세 대책이 여야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부동산 정책은 특히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임차인과 임대인, 건설업체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 전·월세 대책을 시행하려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소득세법 등을 고쳐야 한다. 여야의 원만한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의 입장만 최선책이라고 고집하지 말고 서민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절충안을 9월 국회에서 찾아야 한다. 당정은 그저께 협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임대주택 공급 확대, 금융·세제 지원 강화 등을 전·월세 대책의 큰 방향으로 정하고, 다음 주 최종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양도세 중과세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건설업계가 줄곧 요구해온 사안이다. 반면 민주당은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어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그런데도 당정이 다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나 임차계약 갱신 청구권 보장 등은 일단 제외하기로 하자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선 형국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주택 매매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곧 전·월세를 안정시키는 근본 처방인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을 줄이면 주택 매입 수요가 살아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면서 전·월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취득세를 낮춰서 부동산 거래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논리와 비슷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양도세 중과 또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전·월세 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다. 지난번 대책에서는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민간이 분양하는 공급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가 규제를 없애 민간 부문의 공급을 더 늘리겠다는 것인지, 건설업체의 경영 개선을 꾀하려는 것인지 정책의 목표를 명확히 하기 바란다. 불필요한 정쟁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주택 전·월세 문제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간에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 소유자들은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임대수익을 올리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주택은 소유에서 거주의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전세제도가 언제 소멸될지 모르지만, 임차인들은 월세에 비해 부담이 적은 전세를 찾는다. 공공 전세 물량을 늘리고, 월세도 시장에서 연착륙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임대시장을 활성화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여야는 신경전을 접고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 치열하게 논쟁한 뒤 접점을 찾기 바란다.
  • 與 “누진제 축소로 국민부담 덜어”… 값싼 산업용은 손 안 대 논란

    與 “누진제 축소로 국민부담 덜어”… 값싼 산업용은 손 안 대 논란

    새누리당 에너지특위가 밝힌 전기요금 체제 개편방안은 지난해 9월 한국전력이 정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축소 방안을 대부분 수용했다.<서울신문 2012년 9월 5일자 1, 3면> 당시 한전의 누진제 축소 방침은 저소득층의 전기요금 부담을 가중시키고 전기요금 인상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 개편을 통해 누진제에 따른 전기요금 국민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손대지 않기로 해 최근 세제개편안 수준의 국민적 반발이 예상된다.새누리당 에너지특위 개편안의 핵심은 현재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로 개편하는 것이다. 현행 요금제 구간은 1단계(사용량 100㎾h 이하), 2단계(101~200㎾h), 3단계(201~300㎾h), 4단계(301~400㎾h), 5단계(401~500㎾h), 6단계(501㎾h 이상)로 나뉜다. 또 전력사용량에 따른 요금은 1단계 59.10원, 2단계 122.60원, 3단계 183.00원, 4단계 273.20원, 5단계 406.70원, 6단계 690.80원 등 최저와 최고 요금 간의 격차가 11.7배에 이른다. 여기에 별도로 사용량에 따른 기본요금이 적용된다. 이런 까닭에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여름과 겨울철 서민층에 ‘전기료 폭탄’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은 현재의 6단계를 3단계로 축소해 전력 사용량 900㎾h 이상은 요금 부담을 늘리고 200㎾h 이하는 현행수준을 유지, 200~600㎾h 구간에는 단일 요율을 적용하면 전반적인 국민 전기료 부담은 덜고 많이 쓰는 가정은 더 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새누리당은 또 개편안에 전기요금의 연료비 연동제 시행도 담았다. 연료비 연동제는 유가와 유연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등 발전연료의 시세 변화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제도다. 오는 10월부터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될 경우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의 평균 연료비(기준연료비)를 기준으로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의 평균 연료비(실적연료비)와 비교해 변동폭을 오는 11월 전기요금에 조정요금 형태로 추가 반영하게 된다.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새누리당이 권고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검토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오는 10월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되레 서민과 저소득층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험로가 예상된다. 실제로 한국조세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요금제 구간을 3구간으로 줄이고 누진 배율을 3배 축소할 경우 최저 소득층인 소득순위 1분위 가구의 전기요금 증가율이 13.9%로 10분위 가구의 증가율(3.4%)보다 훨씬 높아 저소득 가구에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편안에 따라 2단계로 통합되는 201~600㎾h 구간에 단일 요율을 적용하면 기존의 평균값 이상을 적용할 수밖에 없어 현행 기준 사용량 300㎾ 이하 대다수 가구들의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려면 현재 원가의 약 92% 수준인 전기요금을 10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조치가 먼저 시행돼야 하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전력 대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정비 방안이 빠진 점도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지난 20일 발간한 ‘2012년도 발전설비현황’에 따르면 주택용 전기의 판매단가는 112.61원/㎾h로 용도별 전기 판매단가 중 가장 비쌌다. 반면 산업용 전기의 판매단가는 92.83원/㎾h로 주택용 전기 판매단가의 약 82% 수준에 그쳤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朴대통령 “전·월세난 해법은 공공임대주택 확대”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전·월세난 해법과 관련해 서민들이 적정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미분양 주택의 임대주택 전환 후 공급, 월세 부담 인하책 강구 등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하반기 주택정책의 최대 역점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복지 확충, 특히 전·월세난 해결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지 않도록 가을 이사철이 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연이틀 전·월세 문제 해결을 독려한 것은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전세 시장에 집중된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돌려 매매와 전세시장 간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며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서 월세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 월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철도부지 등에 짓는 서민 임대주택과 관련해 “몇개 지구에서는 시범적으로 성공 모델이 우선 도출될 수 있도록 하고 단순한 임대주택 이미지가 아니라 젊고 활기 넘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주기 바란다”면서 “정말 쾌적하고 살고 싶은 임대주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최광숙의 시시콜콜] “만화, 누가 돈 내고 보나요?”

    [최광숙의 시시콜콜] “만화, 누가 돈 내고 보나요?”

    만화팬으로서 올여름 극장가에 ‘설국열차’를 비롯해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약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반가운 마음이 절로 든다. ‘설국열차’는 봉준호 감독이 서점에서 선 채로 읽고 바로 영화로 만들 것을 결심하게 했다는 프랑스 만화가 원작이다. ‘레드 더 레전드’는 미국 만화, ‘미스터 고’와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우리나라의 만화가 원작이다. 과거 출판계에서도 홀대받던 만화가 영화, 드라마, 게임, 연극, 뮤지컬, 캐릭터 등으로 무한 변신하고 있다. 21세기를 흔히들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 하는데, 그야말로 만화가 스토리텔링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일찍이 만화가 제9의 예술로 불리면서 대중문화로 인정받고 있다. 만화의 상상력을 높이 평가한 미국 할리우드가 만화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린 지 오래다. 월트디즈니사가 지난해 만화 제작사 마블코믹스를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마블코믹스는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등 슈퍼히어로 캐릭터 1000여개를 보유한 회사다. 일본은 만화가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잘 구축돼 있다. 우리의 만화산업은 어떤가. 2011년 만화산업 매출액은 7515억원 정도다. 6년째 정체 상태다. 뉴미디어시대에 만화가 웹툰과 스마트툰으로 이동하면서 공짜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자연 만화창작 생태계가 무너졌다. 몇몇 스타작가들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창작물인 만화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털 네이버의 경우 공짜 만화 공급처로 비판받게 되자 고육지책으로 광고 수익의 일부를 작가에게 나눠주는 PPS(Page Profit Share)라는 수익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콘텐츠 무료 서비스 원칙만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오죽하면 드라마, 영화로도 만들어진 ‘각시탈’, ‘타짜’, ‘식객’ 등 30년 넘게 히트작을 낸 허영만 화백은 지난 4월 ‘만화 유료화’의 기치를 내걸고 ‘식객2’를 모바일 SNS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카카오페이지’에 독점 연재를 시도했겠는가. 하지만 60대 중반 접어든 작가의 비장한 도전에도 매출은 미미하다고 한다. 모바일에서 ‘식객2’를 보려고 편당 500원 혹은 월정액 2000원을 결제해야 하는데 만화 콘텐츠를 돈 주고 보겠다는 이들이 적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에 소설을 구연하는 전기수(傳奇叟)라는 직업이 인기였다. 전기수가 거리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면 ‘까막눈’의 서민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전기수들은 가장 재미있는 대목에 이르면 입을 꼭 다물었다가 청중들이 엽전 한 닢씩 던지면 그제서야 목청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것을 ‘요전법’이라고 한다. 만화 콘텐츠를 공짜로 대하는 이 시대가 돈 주고 재미난 이야기를 듣던 조선시대만도 못한 것 같아 씁쓸하다. 논설위원 bori@seoul.co.kr
  • [9월 전월세 대란 현실화] “심각은 한데… 단기 묘수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20일 급히 전월세난과 관련한 당정 협의를 갖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최근 전월세 문제 때문에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이 크다”며 당정 협의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날 당정 협의는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연이틀 국무회의에서 전월세난 해결을 강조한 만큼 당정 간 대책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전세 공급 확대와 전세 수요 축소, 전월세 부담 완화 등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다 논의했다”면서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기간에 전월세 대책을 마련할 묘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이 “주택 매매 시장은 한여름은커녕 한겨울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는 등 거래가 실종된 상태”라고 지적했듯이 주택시장 침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4·1 부동산 대책에서도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대책의 실효성이 없었다고 평가된다. 사실 정부, 여당도 최근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전월세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해 왔지만 이렇다 할 묘수가 없어 더 이상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여당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법안들을 이번 9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야당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통과되지 못한 바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고] 증세 없는 복지? 깨진 독부터 고쳐야/김수덕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

    [기고] 증세 없는 복지? 깨진 독부터 고쳐야/김수덕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

    정부는 소득공제 대신 세액공제라는 방법으로 1조 3000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이 ‘증세없는 복지’가 아니라는 것은 소득세를 내는 납세자라면 어느 누구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는 소위 박근혜 복지예산으로 거론되는 134조 8000억원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이다. 지난 6월 12일 감사원은 28개 공기업 부채가 2011년 말 현재 329조원이며, 이 중 9개 공기업의 부채가 2007년 말 128조원이던 것이 2011년 말 284조원으로 121%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2년 말을 기준으로 하면 이는 135%로 껑충 올라가고 단 1년 동안 증가한 부채액만 17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2013년도 공공기관 지정현황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을 모두 합쳐 295개다. 28개 기관의 부채가 2012년 기준으로 350조원에 육박할 것임을 감안할 때, 295개 기관의 부채 규모는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 규모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게다가 경영공시에 나타나는 부채가 전부를 표시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예를 들면, 2012년 말 자산규모 40조 6000억원인 가스공사는 러시아와 약속한 최소 150조원 규모 이상의 파이프라인 가스 도입 외에도 2010년 말 이후 1년반 동안 250조원 이상의 천연가스 장기 도입계약을 진행한 바 있으나, 이와 관련하여 발생한 자산취득과 부채증가 내역은 재무제표상 어디에서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기 체결된 가스도입량은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상 예상되는 수요를 이미 초과한다는 문제까지 안고 있다. 한 기업의 예가 이렇다면, 295개에 이르는 각 공공기관의 속사정이 어떤지는 사실상 모두 알 방법이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공기업의 문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지난 정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정부예산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공기업인 수자원 공사의 부채로 해결한다든가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번 정권 역시 135조원에 가까운 공약상 복지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국민행복정책 수행을 위해 주택·토지·에너지·금융 등 관련 공기업이 그 역할을 공기업 부채로 수행해야 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가 공기업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 그래도 청년실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음 세대에 공기업의 부담까지 고스란히 넘기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항아리가 깨져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세액공제 정책안을 발표하면서, 특히 이렇게 확보된 예산에 4000여억원을 더하여 저소득 서민층의 복지에 사용될 것이라고 함으로써 납세자의 도덕심을 흔들고 있다. 과연 국민들은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항아리는 이미 밑바닥이 깨져 있는데, 국민들한테는 이 깨진 독에 계속 물을 부어달라는 것이 납득이 되는 일일까. 깨진 독을 고치거나, 아예 새 항아리를 마련한 뒤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 최소한의 순리이며,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합당한 방법이 아닐까.
  • 금융 취약계층 ‘바꿔드림론’ 선호도 높았다

    금융 취약계층 ‘바꿔드림론’ 선호도 높았다

    소액대출, 채무 재조정 등 금융 취약계층 지원제도 가운데 채무자들이 상대적으로 만족하는 것은 ‘바꿔드림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여기는 지원 제도는 ‘소액대출’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신용회복기금 이용자 1000명(채무 재조정 400명, 바꿔드림론 400명, 소액대출 2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캠코가 서민금융 지원제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2인 67.0%가 “신용회복기금의 서민금융 지원제도가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소액대출’, ‘채무 재조정’, ‘바꿔드림론’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은 바꿔드림론이었다. 바꿔드림론 이용자의 60.6%가 “이용 후 경제적 상황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2008년 12월 시작된 바꿔드림론은 20% 이상 고금리 채무로 채무 상환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10%대의 은행권 이자로 전환해주는 제도다. 현재까지 신청 건수가 18만여건이며 연말까지 20만건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채무 재조정’의 경우 응답자의 25.2%만 “경제적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신용회복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성실하게 채무를 갚은 채무자에 한해 저리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소액대출’의 경우 이용자의 44.4%가 제도 이용 후 경제적 상황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채무상환 부담이 줄었다”는 응답도 바꿔드림론 이용자가 64.6%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채무 재조정(50.7%), 소액대출(42.9%)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를 이용해 채무 상환 부담을 줄였다고 하더라도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았다. 바꿔드림론 이용자의 44.3%가 “이용 후에도 고금리 대출을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들은 서민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제도로 ‘소액대출’(25.3%)을 가장 많이 들었다. 채무가 연체된 이유로 가장 많이 나온 것은 ‘사업실패’였다. 채무 재조정 이용자 400명을 대상으로 채무 연체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33.6%가 사업실패를 꼽았고 그 다음으로 ‘생계비’(15.7%), ‘실직’(14.9%), ‘보증’(13.2%) 순이었다. 채무 재조정 이용자의 상당수는 장기 채무자였다. 채무가 연체된 후 캠코의 채무조정 약정을 체결할 때까지 걸린 시간으로 ‘5년 이상’이 72.9%에 달했다. 5년 이상 장기 채무자 가운데 7년을 넘겼다고 응답한 사람도 40.0%나 됐다. 응답자들이 답한 적정 채무감면율을 평균으로 냈을 때 원하는 채무감면율은 50.6%로 나왔다. 캠코는 보고서에서 “사후 지원인 채무 재조정에 비해 사전 지원인 바꿔드림론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면서 “채무 재조정자는 채무감면율을 확대하고 바꿔드림론 및 소액대출 이용자는 지원금액 규모 확대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4) 민주 서영교

    [19대 초선 의원-정치와 도전] (4) 민주 서영교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는 내가 잘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출마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의정 활동 1년에 대해 서영교(49·여) 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갑)은 매우 자신 있게 말했다. 힘들지만 행복하다는 것이다. 요즘 서 의원은 몸이 두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만 해도 오전에 라디오인터뷰, 민주당 을지로(을을 지키는 길)위원회 회의, 베트남전 파병 용사 토론회, 위안부 수요집회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에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자원재활용연대(고물상) 관계자들을 만나 고물상 유예기간 연장법안 처리와 재활용자원수집업 선진화촉진법 제정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럼에도 서 의원은 “힘들다, 아프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국민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법과 행정을 편하게 바꾸는 일이 행복하고 좋다”고 말했다. 바쁜 의정 활동 가운데 당에 대한 나름의 평가도 내놨다. 서 의원은 “두번의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당이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거나 시작한 일을 끝까지 뒷받침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규탄 등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장외투쟁과 함께 민생을 챙기는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민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누구를 만나든 “서민의 영원한 다리, 서영교입니다”라고 말하고 다닌다. 입법 활동도 민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 의원은 대기업의 어음만기일을 한 달 이내로 규제하는 어음법 개정안,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가해 학생과 다른 학교에 배정되도록 한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발의했다. 그는 “거래 대금으로 받은 어음을 ‘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역구 중소업체들의 하소연과 중학교에 가면 가해자들과 같은 학교에서 만나는 게 두렵다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고민을 듣고 만든 법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랑구에서만 43년을 살아 지역 사정을 속속들이 안다는 점도 유리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회 입법정책개발 우수 의원상을 받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서 의원은 ‘갑을 논란’ 당시 대표적인 을(乙)이었던 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로부터 받은 감사패를 다른 어떤 상보다도 소중하게 여긴다. 그는 “남양유업 사태처럼 결국 국회의원의 역할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숨 쉴 구멍’을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작은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원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9월 전월세 대란 현실화] 전세 씨 마르고, 집주인 월세만 고집… “옥탑·반지하 말고 방 없어”

    [9월 전월세 대란 현실화] 전세 씨 마르고, 집주인 월세만 고집… “옥탑·반지하 말고 방 없어”

    #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선모(29)씨는 요즘 회사 업무가 끝나도 노트북만 끼고 산다.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대기업에 입사하면서 고향인 경북 포항을 떠나 어렵게 중랑구에 보증부월세(반전세)로 집을 구했지만 월세 계약만을 고집하던 집주인이 보증부월세로 하는 대신 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52㎡(16평)의 빌라를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40만원으로 계약한 선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주변 전세가가 많이 올랐으니 월세를 30만원 정도는 더 받아야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달 월급을 쪼개 월세와 전세자금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는 선씨는 중랑구나 동대문구 쪽으로 전세를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선씨는 “월세 지출을 줄이고 싶어 가급적이면 전세 위주로 알아보고 있는데 옥탑이나 반지하 말고는 형편에 맞는 집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결혼한 직장인 안모(31·여)씨는 자신과 남편의 직장이 모두 서울 광화문 인근에 있지만 신혼집은 경기 용인시 죽전에 차렸다. 맞벌이 부부인 데다 은행 대출을 받으면 회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파트나 주택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워낙 매물이 없는 데다 간혹 있는 매물은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이다. 안씨는 “지금은 단둘이 살아서 긴 출퇴근 시간을 감내하고 있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태어나면 집 평수도 늘려야 할 텐데 그러면 서울 재진입은 엄두도 못 낼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9월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예견됐던 ‘전세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고공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집을 가진 사람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주택이 증가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거래된 전월세 주택 가운데 10가구 중 4가구는 월세인 것으로 조사돼 월세 거래 비중은 20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월세 주택 거래량 83만 6637건 가운데 월세 주택은 모두 32만 5830건으로 전체의 3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월세가 늘고 전세 비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물량을 월세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맡겨 낮은 이자 수익을 챙기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불황 탓에 매매 물량은 줄어들고 주택 수요가 전세에 집중되면서 전세 대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20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당부 사안과도 맥이 닿아 있다. 박 대통령은 하반기 전월세 대책 마련을 강조하면서 “전세 시장에 집중된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돌려서 매매와 전세시장 간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과다하게 공급된 분양주택용지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거나 분양 예정인 주택이나 미분양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당장의 전세 대란을 막고, 장기적으로 전세와 매매시장의 균형을 맞춰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 전세난에 시달리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공공임대주택”이라면서 “청와대 전월세 시장 안정화 대책의 기본 방침은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인 5.3%에 불과한데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정권의 변화와 상관없이 장기 비전을 갖고 10% 이상이 될 때까지는 정책을 흔들지 말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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