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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중국] 中부동산 ‘버블’ 무너지나?…대도시 집 값 연일 하락세

    #베이징 차오양취 타이양궁(太阳宫) 부근에 거주하는 진 씨. 그는 지난 2016년 89평방미터 규모의 아파트를 1250만 위안(약 20억 700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최근 진 씨가 소유한 해당 아파트 매매가는 1190만 위안(약 20억 원)으로 약 60만 위안 가량 하락했다. 같은 지역 내에 두 채의 아파트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진씨는 이 같은 부동산 매매가격 하락세 탓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가 보유한 총 세 채의 부동산은 모두 베이징 10호선 지하철 부근에 소재, 역세권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하락세 역파는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진 씨는 “평수가 큰 아파트일수록 구매하겠다는 수요자가 없다는 점에서 하락폭은 더욱 크다”면서 “방 3개, 거실 1개, 욕실 2개 등의 제법 큰 규모의 아파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182만 위안(약 3억원)이 하락했다”고 했다. 이처럼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 값 하락세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대형 프랜차이즈 부동산 중개업체 ‘중위안디찬(中原地产)’의 장다웨이 수석 분석가는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일명 1선 도시로 불리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 하락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벌써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진단, “차오양취 올림픽 공원 인근의 대저택의 경우 지난 수 개월 동안 단 한 차례 거래도 없었다”고 밝혔다. 장 분석가는 “현재 중국의 주택 매매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 침체 양상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대표적인 1선 도시들에 이어 2~3선 도시들도 차례로 주택 매매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중국 남방 지역의 대표적인 1선 도시 광저우의 주택 매매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얼어붙은 분위기다. 중국 유력 경제지 ‘21세기징지바오다오’는 최근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 대표적인 1선 도시 ‘베이상광선(北上广深,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의 주택 매매 가격은 4개월 연속 평균 0.3% 이상 하락했다. 이 가운데 광저우의 주택 매매가격이 0.4% 하락, 이어 상하이와 선전이 각각 0.3%, 베이징이 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택 매매 가격 하락세의 원인에 대해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집값 안정화 조치가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일명 ‘3가합일(三价合一)’로 불리는 부동산 가격 정상화 정책은 ‘부동산 실거래가’와 ‘평가액’, ‘인터넷 서명 가격’ 등을 통일해 정부에 등록, 공시하는 정책이다. 해당 정책이 시작된 이후 주택 매도인과 매매인은 과거 암암리에 행해졌던 이중계약 등 부동산 불법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드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중국 정부의 엄격한 가격 제한과 무분별한 대출 금지 정책, 높아진 양도세 등도 지속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쑹딩 중국종합개발연구원 주임은 “몇 해 전까지 주택을 구매하면 무조건 크게 오르는 매매 가격 탓에 큰 돈을 벌 수 있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융권 대출 등을 통해 주택을 구매, 위험한 투자를 했던 이들은 집 값 상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빚을 갚아야 하는 형국”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사납금 유지 업체는 과태료·감차 처분 “하루 12시간 일하던 환경 개선 기대”“전국에 사납금이란 이름으로 노예의 삶을 사는 모든 택시노동자의 노예의 사슬을 끊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사납금 폐지와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500일 넘게 20m 높이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 온 김재주(5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땅으로 내려왔다. 전주시가 “지역 택시회사들이 전액관리제를 제대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확약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10일 만에 땅을 밟기에 앞서 김 지회장은 페이스북에 전국적으로 실질적인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당연한 요구로 2017년 9월 4일 조명탑에 오를 때만 해도 이렇게 길게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에 규정돼 있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해 달라는 것에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확약에 따라 택시지부는 시청 안 모든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김 지회장의 고공농성도 510일 만에 마무리됐다. 앞서 사측과의 교섭 타결로 426일 만에 굴뚝에서 내려온 섬유회사 파인텍 노동자들보다도 84일이나 더 길게 고공농성을 벌인 것이다. 그간 김 지회장은 조명탑에서 “택시기사들은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채우려고 매일 12시간 넘게 일하고도 월 150만원을 손에 쥐지 못한다”며 사납금이 장시간 노동의 핵심 원인이라고 외쳐 왔다. 김 지회장은 이번 확약서와 관련해 “전액관리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액관리제가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도록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확약서에는 전액관리제 위반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면허취소를 통해 감차 처분(운행 택시수를 줄이는 것)을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다만 시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택시회사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건 상태인 만큼 시가 패소하면 추가 처분이 중단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셧다운 항복’ 하루 만에…트럼프 “장벽 건설 양보한 것 아니다”

    ‘셧다운 항복’ 하루 만에…트럼프 “장벽 건설 양보한 것 아니다”

    상하원 즉시 임시 예산안 만장일치 통과 “장벽 예산보다 많은 60억 달러 경제 손실” 중도층 이탈·보수층도 트럼프에 등 돌려 지지율 하락·여론 악화에 ‘빈손’ 합의 선택역대 최장인 35일째 이어졌던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일단락됐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약 6조 3897억원)를 고집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국민 여론 악화 등 정치적 수세에 몰리자 결국 고집을 꺾고 한시적 예산 통과라는 ‘타협안’을 선택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민주당 여야 지도부는 이날 다음달 15일까지 3주간 셧다운을 풀고 정부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의 ‘선 셧다운 해제, 후 협상’ 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상·하원은 곧바로 임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서명함으로써 예산안 효력이 즉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셧다운을 끝내고 정부 문을 다시 여는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모두 알다시피 내게는 매우 강력한 대안(국가비상사태 선포)이 있으나 이번에는 쓰지 않기로 했으며, 앞으로도 쓰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빈손’ 합의에 나선 것은 급격한 여론 악화가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ABC와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41%)보다 4%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취임 이후 2년간 평균 국정운영 지지도는 38%로 최근 72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AP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34%로 취임 후 최저를 나타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초강수를 뒀지만 중도층 이탈만 가져왔고 예산 확보도 실패하면서 보수 지지층도 실망시켰다”면서 “지지율 하락과 여론 악화에 꼬리를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최장 셧다운으로 최소 6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금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예산으로 의회에 요구한 57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트럼프 정권에 대한 비난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언론은 민주당의 완승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도에 셧다운 패배가 더해지면서 먹구름이 더욱 짙어졌다”고 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 대한 항복”, WP는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겼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패라는 평가가 이어지자 26일 트위터에서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전날 밤에도 이번 합의가 “결코 양보가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그는 2월 15일까지 민주당과 ‘공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셧다운에 다시 돌입하거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펠로시 의장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높은 벽을 실감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셧다운 또는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마케도니아 ‘北마케도니아’로 국호 변경…그리스와 28년 분쟁 종식

    마케도니아 ‘北마케도니아’로 국호 변경…그리스와 28년 분쟁 종식

    그리스와 이웃한 발칸반도의 나라 마케도니아의 국호가 ‘북마케도니아’로 공식 변경됐다. 이로써 1991년 9월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마케도니아가 독립한 뒤 국호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그리스와 마케도니아간 28년간의 분쟁이 종지부를 찍게됐다. 그리스 의회는 25일 오후(현지시간) 이웃 마케도니아와 지난해 체결한 마케도니아 국호 변경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153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그리스 의회의 비준에 앞서 마케도니아 의회는 지난 11일 국호 변경안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승인했다. 그리스는 1991년 옛 유고 연방의 한 구성국이던 마케도니아가 독립한 뒤 ‘마케도니아’라는 국호를 인정하지 않고 그동안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의 약자를 따 ‘FYROM’으로 불러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 국호 사용이 그리스가 자신들의 선조로 여긴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과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356~323년)의 역사적 정통성을 빼앗가려는 움직임으로 여겨왔다. 그리스는 자국 북부에 자체 행정구역인 마케도니아주를 운용하고 있다. 알렉산더 대왕에 대한 자부심이 큰 그리스는 이에 마케도니아가 기존 국명을 고수하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지난해 6월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변경하는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EU와 나토 가입을 더 이상 막지 않기로 하는 역사적 합의안에 서명했다. 국명 변경에 완강히 저항하던 마케도니아는 2017년에 실용적인 성격의 자에브 내각으로 정권이 교체된 덕분에 전 세계 최악의 외교 분쟁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국명 변경 협상에 착수할 수 있었다. 양국 총리가 합의안에 서명한 이후 두 나라 모두에서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대 시위가 이어졌으나, 40대 초반의 젊은 두 총리는 역내 안정과 발전을 위해 미래를 위해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파 설득에 나섰다. 치프라스 총리는 24일 밤 의회 연설에서 “양국의 협상과 토론, 대화가 이어져 온 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우리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과정의 종착지를 향하고 있다”며 합의안 비준을 촉구했다.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의회에서의 비준이 쉽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국 국민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며 합의안을 승인한 그리스 의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당국이 수색 못하겠다면 살라 가족이라도” 벌써 3억여원 모금

    “당국이 수색 못하겠다면 살라 가족이라도” 벌써 3억여원 모금

    영국과 프랑스 당국이 에밀리아노 살라(28) 수색을 사실상 포기한 가운데 살라 가족이라도 하게끔 하자는 데 22만 파운드(약 3억 2000만원)의 돈이 걷혔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시티와 이적 계약을 맺고 21일 카디프로 가기 위해 영국 해협을 건너다 실종된 아르헨티나 출신 살라와 데이비드 입봇선 기장을 찾으려는 노력은 24일 중단됐다. 그 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많은 축구 스타들, 심지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나서 외교적 노력을 다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했지만 주말에도 수색은 재개되지 않았다. 사고 경비행기가 실종된 채널 제도의 한 섬인 건시 항만관리 책임자를 지낸 피터 길은 두 사람을 수색하는 일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는 격인데 우리는 건초더미가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살라의 가족이 두 척의 배를 구해 계속 수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고펀드미 홈페이지가 26일 개설되자마자 이같은 돈이 모였다고 BBC가 전했다.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 등 많은 축구선수들과 함께 모두 448명이 정성을 모았다. 옛 소속팀 낭트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 레스터시티의 윙어 드모라이 그레이, 파리생제르망(PSG) 미드필더 애드리언 라비옷, 바이에른 뮌헨의 코렌틴 톨리소 등도 뜻을 함께했다. 고펀드미 홈페이지를 만든 것은 파리에 본부를 둔 축구 대행사 스포트 커버(Sport Cover)로 26만 파운드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사 고객 명단에는 살라도 포함돼 있다. 이와 별도로 살라 수색을 재개해 달라는 프랑스의 온라인 청원에는 이제 8만명 이상이 서명해 동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510일 만에 풀린 택시 전주 완전월급제 망루 시위

    전주지역 택시회사의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전북 전주시청 망루에서 진행된 노조의 농성이 510일 만에 풀렸다. 전주시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택시지부(이하 노조)는 26일 오전 시가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전주지역 택시회사에 대해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확약서에 서명했다. 전주시는 이날 전액관리제를 위반한 택시회사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감차 처분을 하기로 했다. 전주시는 또 전액관리제 정착을 위해 택시회사들의 차고지를 반기별로 한차례 지도·점검하고 택시운행정보 관리시스템도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과거 전주시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택시회사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건 상태인 만큼 전주시가 패소하면 이들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노조는 전주시청 안의 모든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의 10m 높이 조명탑 위에서 농성을 해왔던 김재주(57) 민주노총 택시노조 전북지회장도 망루에서 내려왔다. 2017년 9월 4일 첫 농성을 시작한 지 510일 만이다. 김 지회장은 “전액관리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액관리제가 전주시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도록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는 “합의점을 찾게 돼 다행”이라며 “전액관리제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는 노조의 농성 이후 전액관리제 시행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20여 차례에 걸쳐 노조와 협상을 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마케도니아→‘북마케도니아’ 국호 변경…그리스와 갈등 해소

    마케도니아→‘북마케도니아’ 국호 변경…그리스와 갈등 해소

    국호 논란이 끊이질 않던 마케도니아가 공식적으로 ‘북마케도니아’가 됐다. 그리스 의회는 25일 오후(현지시간) 마케도니아 국호 변경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그리스는 그동안 마케도니아를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의 약자를 따 ‘FYROM’으로 불러왔다.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이 그리스의 역사와 유산을 도용하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도 봤다. 갈등이 지속되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작년 6월 마케도니아가 국명을 ‘북마케도니아’로 변경하는 대신 그리스는 마케도니아의 EU와 나토 가입을 더 이상 막지 않기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양국 총리가 합의안에 서명한 이후 두 나라에선 민족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두 총리는 역내 안정과 발전을 위해 ‘과거에 발목을 잡히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화해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논리로 반대파를 설득했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지난 11일 국호 변경안 등을 담은 헌법개정안을 승인했다. 그리스 의회는 지난 24일 합의안의 비준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의원들의 갑론을박이 치열해 표결을 늦췄다. 치프라스 총리는 24일 의회 연설에서 “그리스는 이번 합의로 역사와 상징, 전통을 되찾을 것이고, 마케도니아는 우리의 친구이자 우방, 지역 협력과 평화, 안보를 위한 지원 세력이 될 것”이라며 합의를 촉구한 바 있다. 합의안을 강력히 지지해 온 EU를 비롯한 서방은 마케도니아에 이어 그리스 의회도 합의안을 비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그러나 그리스 내에선 치프라스 총리가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 합의 과정에서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합의안이 발효될 경우 30년에 걸친 양국의 갈등이 해소돼 발칸반도의 안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뿐만 아니라 마케도니아의 나토 가입이 실현돼 이곳에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에 제동을 거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정보 공개해선 안돼”

    대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정보 공개해선 안돼”

    밀실에서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논란이 일어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문서를 ‘일반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최근 일본의 초계기 위협 비행으로 한-일 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협정 정보가 공개되면 협정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응전략이나 일본 측의 입장에 관한 내용이 노출돼 향후 상대 국가들의 교섭 정보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고, 외교적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정보공개를 할 수 없다고 한 원심 판결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일 양국은 2011∼2012년 수차례 외교·국방 과장급 협의를 거쳐 협정 문안에 임시 서명했고, 정부는 2012년 6월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 협정을 즉석 안건으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밀실협정’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정식 서명을 보류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체결 준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회의록 등을 공개하라고 외교부에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2013년 9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협정 체결 과정에서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던 점, 한일 간의 역사적 특수성, 협상에서 미국의 압력 여부, 졸속 처리 관련 의혹 파악을 위해 협상 체결 경위와 내용을 공개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협정 관련 내부 보고서 등에는 일본 측 제안에 대한 대응과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 등이 포함됐다. 우리나라의 대응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면 다른 협정 상대 국가들이 교섭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며 정보공개를 해선 안 된다고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혼자산다’ 성훈·기안84, 패러글라이딩 도전 ‘감출 수 없는 얼간美’

    ‘나혼자산다’ 성훈·기안84, 패러글라이딩 도전 ‘감출 수 없는 얼간美’

    ‘나혼자산다’ 성훈, 기안84의 일탈이 펼쳐진다. 25일 방송되는 MBC ‘나혼자산다’에서는 새로운 얼간이 조합으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성훈과 기안84는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 모습이 공개된다. 전직 수영선수였던 성훈은 철인 3종 경기까지 섭렵하며 평소 액티비티한 스포츠를 자주 즐겨 왔다. 반면 기안84는 반복되는 패턴의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은 물론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꺼려해 익스트림 스포츠에는 꽤 거리가 먼 상황. 이처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이날 성훈은 활공장에 도착해서도 태연하게 생명 포기 각서(?)에 서명을 하는 등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기안84를 당황하게 만든다. 또 기안84는 강사에게 거듭 안전을 확인하며 잔뜩 겁먹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 그의 패러글라이딩 도전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장비를 착용하는 순간까지도 걱정이 태산이었던 기안84는 결국 홀로 연습을 감행, 막간을 이용한 총검술로 불안을 무찌르려 애를 썼다고. 자신만만했던 성훈 역시 급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꾸만 장비 착용이 제대로 된 것인지 되묻는 등 감출 수 없는 얼간미(美)를 발산했다고 해 안방극장에 시원한 웃음 폭탄 투하를 예고했다. 한편, MBC ‘나혼자산다’는 25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기농 중심지 괴산군 축구 메카 꿈꾼다

    유기농 중심지 괴산군 축구 메카 꿈꾼다

    충북 괴산군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팔을 걷어 붙였다. 군은 뛰어난 접근성과 청정 자연환경 같은 강점을 홍보하고 지역민들을 결집시키는 방법 등으로 유치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25일 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괴산읍 전통시장 일원에서 범군민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이날 이차영 군수를 비롯해 괴산군체육회, 종목별 협회 회원, 괴산군민 등 300여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군은 군민 2만명 이상 서명을 받아 이달 중 대한축구협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군이 유치에 성공하면 축구종합센터 예정부지가 될 장연면은 마을 주민설명회를 열고 있다. 심재화 면장은 마을회관을 찾아다니며 “축구종합센터가 장연면에 들어서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지역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적극적업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주민들은 일자리 창출, 지역 농산물 판매 증가, 상가 활성화 등이 기대된다며 서명운동 등 군의 유치활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괴산군의회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괴산군 유치 지지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국토 정중앙에 위치한 괴산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경유하고 청주공항과 중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최적의 입지”라며 “축구종합센터가 괴산군에 들어서면 지역균형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군은 오는 29일 군청에서 충북축구협회 대의원 회의를 개최해 도내 축구인들의 지지도 이끌어내기로 했다. 태상호 군 체육진흥팀장은 “괴산은 유기농 중심지라 선수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신청서를 제출해 다른 시군들도 전폭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종합센터는 대한축구협회가 2023년까지 1500억원을 들여 33만㎡ 규모에 스타디움, 축구장 10면, 천연잔디구장 2면, 풋살장, 농구장, 테니스장, 실내구장 등을 건립한다는 사업이다. 경기장과 함께 숙소, 식당, 체력단련장, 축구협회 사무동, 기록물보관소, 자료실, 회의실, 유스호스텔, 축구박물관, 프레스센터, 연회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대한축구협회는 서류심사 후 프레젠테이션 및 현장실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 지자체를 선정하고 협회 대의원 총회를 거쳐 오는 3월 말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文대통령, 조해주 임명 강행… 한국당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文대통령, 조해주 임명 강행… 한국당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靑 “국회 존중 차원 합의 기다렸지만 무산” 조, 청문회 거치지 않은 선관위원 첫 사례 나경원 “정치 편향 인사… 2월 국회 거부” 한국당 행안위 의원들 릴레이 연좌농성 바른미래당도 “청문회 방해 관련자 고발”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정치 편향 논란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도 열리지 못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임명했다. 자유한국당은 2월 국회를 포함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겠다고 반발해 정국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긴급의원총회을 열고 “선거에 관한 모든 업무를 보는 선관위 상임위원에 캠프 출신 인사를 임명하는 것은 앞으로 부정선거도 획책할 수 있다는 메시지”라며 “지금부터 국회 일정을 모두 거부하고 2월 국회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정치적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직에 대해 대선 기간에 특보로 활동했다는 야당의 지적이 나왔다면 이를 수용하고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인사청문요청안은 지난해 12월 21일 국회에 제출됐지만 2017년 문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공명선거 특보로 활동한 전력이 드러나 불공정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야당은 청와대 인사 검증 담당자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여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 9일 개최한 인사청문회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이콧으로 30분 만에 파행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19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재요청했으나 여야의 이견 속에서 결국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조 위원은 국회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선관위원 후보자가 임명된 첫 사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명 브리핑에서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의 합의를 기다렸지만 무산돼 안타깝다”며 “선관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행안위 간사인 권은희 의원은 “한국당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23일 오후부터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자고 했으나 (민주당은) 모든 접촉을 끊고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했다”며 반박했다. 한국당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조 위원의 임명 반대 릴레이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5일 인사청문회를 방해한 관련자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첫 농성 주자로 나선 이 의원는 “제보에 의하면 조 후보가 대선 백서에서 빠질까 봐 안달했다”며 “특히 조 후보는 대통령의 후보 지명 전인 11월 이미 백서에서 이름을 삭제하려고 노력했는데 삭제와 흔적 지우기 작업에 청와대 인사수석실이 관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국영상대 학생에게 갑질 전직 교수 수사의뢰

    한국영상대가 학생들에게 갑질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교수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대학은 최근 사표가 수리된 A교수를 세종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고 24일 밝혔다. A교수는 학생들에게 교내 연애를 금지하는 이른바 ‘CC 금지 및 장학금 환수각서’에 서명하게 하는 등 강압적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제보자는 “교수의 강압을 견디지 못해 CC 명단을 만들었고 리스트에 있는 학생들은 전부 좋지 않은 학점을 받았다”며 “학과 행사에서 CC를 했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말도 안 되는 온갖 욕설과 수모를 줘 큰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학생 위에 마치 왕처럼 군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복숭아축제 등 외부 축제·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의 수입 일부를 학과발전기금으로 넣게한 뒤의 사용처 불분명, 이른바 ‘원산폭격’과 ‘속옷 춤 강요’ 등이 있었다는 추가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A교수는 SNS 등에 학생들의 폭로가 잇따르자 최근 사표를 냈다. 대학 측은 사표를 수리했으나 A교수의 갑질·폭력 의혹이 표면화되자 수사를 의뢰했다. 대학 관계자는 “A교수의 행위를 미리 알았으면 조사해 해임·파면 조치했을텐데 사표 이후에야 알게 됐다”며 “익명의 SNS 제보 등으로 알려진 것이어서 정확한 피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A교수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해임·파면 등 징계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A교수는 최근 SNS을 통해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태릉 합숙’ 싫어 뛰쳐나온 소녀…美서 공부·운동하며 변호사로

    체육계의 ‘미투’ 폭로가 잇달아 터지면서 성적이 전부인 양 운영돼 온 한국 체육계의 낡은 관행들이 도마에 올랐다. 대표적 적폐로 지적받는 게 엘리트 선수들의 ‘합숙 훈련’ 문화다. 1960년대 이후 ‘선수촌에서 같이 먹고 자며 고강도 단체훈련을 해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았는데 이 요람에서 지도자가 선수를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한 의혹이 드러난 것이다. 이미 19년 전 합숙 관행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던 당돌한 중학생이 있었다. 전 수영 여자 국가대표 장희진(33)씨 얘기다. 50m 자유형 한국신기록 보유자였던 그는 중2 때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입촌을 조금 미루고 싶다”고 했다. “기말고사 공부를 해야 해서”가 이유였다. 어른들은 여중생의 소신을 ‘장희진 파동’으로 규정했다. 대한수영연맹은 “나라를 생각하는 희생정신이 없다”며 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안민석(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당시 중앙대 사회체육학부 교수 등 전문가들이 그를 돕고 나섰고,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하지만 장씨는 이듬해 미국으로 향했다. 한국에선 수영과 공부를 둘 다 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다. 이후 20년 가까이 지났다. 어찌 보면 예언자였던 그는 체육계 미투 바람을 어떻게 바라볼까. 미국에서 변호사가 됐다는 그와 23일 연락이 닿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제명됐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선수촌에서 합숙은 할 테니 학교에서 7교시 수업까지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고요. “기말고사 때까지만이라도 수업을 듣게 해 달라”고 했는데도 안 된대요. 엄마가 “희진아, 그냥 집에 가자”고 하셔서 나왔는데 그걸 ‘무단이탈’이라고 하더군요. ‘무단이탈이라니… 선수촌이 감옥인가?’ 싶었죠. 결국 대표팀 탈락 소식을 듣고 엄청 울었어요. →성적 욕심이 없었나요? 수영이 정말 좋았다면 합숙 훈련을 할 법한데요. -단순히 말하자면 부모님과 떨어지기 싫었어요. 저는 지금도 집을 좋아하고 가족들과 아주 친해요. 어릴 땐 어땠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신 상황은 상상하기 어려웠죠. 억지로 하는 합숙은 싫었어요. 우리나라에선 태극마크를 달면 학교 수업도 못 듣고 훈련만 해야 하잖아요. 저는 수영을 재미있어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억지로 훈련시켜서 운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수영을 정말 좋아하지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장씨에겐 수영만큼 학업이 중요했다. 그의 어머니는 당시 “우리 딸은 국가대표를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즐겁게 운동하다 성적이 잘 나온 건데 갑자기 태릉에서 종일 합숙하라고 했다”면서 “선수촌에선 소질 있는 선수를 데려다가 운동에만 모든 걸 쏟게 한다. 또 혹여나 대표팀에서 탈락하면 수영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을 만들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중학생의 ‘반기’에 체육계는 시끄러워졌다. 안민석 등 교수 200여명이 장씨의 뜻을 지지하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예상 밖 역풍을 맞은 수영연맹은 징계를 철회했다. 이때 교수와 체육 지도자 등이 주축이 돼 ‘체육시민연대’라는 국내 첫 체육시민단체를 만든다. 이 단체의 창립 슬로건은 ‘공부하는 학생 선수, 운동하는 일반 학생’이다. 장씨는 올림픽이 끝난 이듬해 미국으로 떠난다.) →미국에 간 이유는 뭔가요. -미국 유학한 아버지 영향이 컸어요. 체육특기생이었던 아버지의 친구가 훈련 뒤 책가방을 메고 강의실로 달려가더래요. 특기생이라고 학점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위기였대요. 저희 어머니는 고교 음악 교사였는데 원하는 대학 가려고 성악뿐 아니라 공부도 아주 열심히 하셨어요. 부모님들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부와 수영 모두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미국으로 유학가겠다’고 먼저 말씀드렸죠. →직접 경험해본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미국 고등학교에선 ‘운동 때문에 수업을 빠진다’는 게 없어요. 수업 출석과 시험 성적이 운동 기록만큼 중요해요. 미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 같은 천재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선수는 그렇지 않거든요. 엘리트 선수 대열에서 언제든 낙오할 수 있죠. 미국에선 공부 비중이 85%라면 운동 비중은 15%였어요. 미국에선 하루 1시간 30분씩 주 5회만 연습했는데 기록은 한국에서와 비슷했어요. 짧은 훈련시간에 목표량을 달성하려고 효율적으로 훈련한 결과죠. (장씨는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고등학교)를 다니며 3년간 미 동부지역 고교연합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지역 언론인 보스턴글로브가 선정한 ‘올해의 수영선수’가 됐다. 2005년에는 수영특기생으로 4년 장학금을 받으며 명문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 입학했고, 2008년엔 금의환향해 베이징올림픽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2011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이듬해 은퇴했다. “이제 수영 실력은 동네 아줌마 수준”이라고 농을 던진 그는 2017년부터 텍사스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왜 로스쿨에 갔나요. -어릴 때 대표팀에서 쫓겨나는 일을 겪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어요. ‘정부는 어떤 기능을 하지?’, ‘법은 무슨 역할을 하지?’ 같은 관심들이 생긴 거죠. 외교학 석사를 딴 뒤 로스쿨에 갔고, 로펌에서 일하면서 가정법원 사건을 주로 맡고 있어요. 선수 경험이 재판할 때도 도움이 돼요. 수영과 재판 모두 집요함이 중요하거든요. 운동선수들은 ‘대충 해야지’라는 생각을 절대 안 해요. →한국 체육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다고 보나요. -소질 있는 아이들을 어렸을 때부터 운동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죠. 격리된 선수촌에서 온종일 훈련하다 지치면 다른 걸 배우거나 생각할 수 있겠어요? 미국에선 체육 특기생이라 해도 운동 끝나면 다 같이 숙제하러 도서관에 가는 게 일상입니다. 수영할 땐 수영만, 공부할 땐 공부만 생각하는 게 버릇이 됐죠. 물론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메달을 따는 건 중요해요. 하지만 너무 성적에 매몰되다 보면 선수 이후의 삶을 고민할 겨를이 없어요. →체육계 미투 폭로를 어떻게 보나요.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크지만, 문제 제기는 긍정적이라고 봐요. 고칠 기회니까요. 미국에서는 영화계를 시작으로 ‘미투’ 폭로가 나왔죠. 체육계뿐 아니라 힘과 권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사회 모든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고 봐요.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다 같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운동선수 가운데 ‘난 지금껏 운동밖에 안 했는데 공부가 될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인생에서 뭘 하기에 늦은 때란 없는 것 같아요. 미국 법대 동료 중 아버지뻘인 사람도 있었어요. 다른 일 하다가 늦게 입학했죠. 저는 미국 로펌 면접 볼 때 수영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게 강점이 됐어요. ‘운동을 꾸준히 했으니 열심히 하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하더군요. →앞으로 뭘 하고 싶나요.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선수들을 위해 일하고 싶어요. 금메달 못 따도 열심히 하는 선수 중에 폭력·성폭력 피해를 본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선수들의 권리도 찾아주고 싶어요. 운동만 하다 보면 자기 권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알려주고 싶어요. ‘자, 이게 네 떡이다’ 하고요.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감히 화장지에 알라신을”…난데없는 M&S 보이콧 운동

    “감히 화장지에 알라신을”…난데없는 M&S 보이콧 운동

    영국의 다국적유통기업 마크앤스펜서(M&S)가 화장지 때문에 난데없는 보이콧에 휘말렸다. 영국매체 메트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무슬림들이 M&S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은 한 무슬림 남성이 인터넷에 “M&S 화장지에 알라가 새겨져 있다”는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남성은 M&S의 알로에 베라 3겹 화장지 엠보싱이 알라를 뜻하는 아랍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영상에서 3500원짜리 화장지 세트를 구입했다고 인증하며 자동차 지붕 위에 뜯어 펼쳤다. 그리고 화장지를 클로즈업해 엠보싱이 알라 문양과 같음을 확인시켜줬다. 그는 “형제자매들이여 M&S 보이콧 하자, 매일 변기에서 쓰는 화장지에 어떻게 알라의 이름을 새길 수 있는가”라며 불매를 부추겼다. M&S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엠보싱은 알로에베라의 잎을 형상화한 문양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영상은 일파만파 퍼졌고 많은 무슬림이 남성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 무슬림은 #보이콧마크앤스펜서 라는 해시태그를 전파하고 있으며, 어느 유튜브 이용자는 “M&S 수준이 이렇게 낮을 줄 몰랐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비판했다.  사미라 악타르라는 이름의 무슬림은 페이스북에 영상 캡처본을 공유하며 “정말 역겹다. 많은 무슬림에게 혼란과 슬픔을 줬다. 알로에베라 잎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M&S의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청원사이트(change.org)에는 해당 화장지의 엠보싱을 교체해달라는 청원도 등장했다. 무사 아메드는 “우리 알라신을 모욕하는 비열한 행동”이라며 서명에 동참했다. 이슬람교도들의 불매운동은 나이키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997년 나이키 운동화의 불꽃 모양 로고가 아랍어로 알라를 뜻한다는 무슬림들의 주장에 나이키는 결국 해당 운동화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M&S는 1884년 마이클 마크스라는 폴란드계 유대인이 영국 리즈의 커크게이트 시장에 세운 페니 상점이 그 시초다. 1894년부터 토마스 스펜서와 동업하면서 상호명을 변경했다. 일부 무슬림은 창업주인 마크스가 유대인인 점을 언급하며 화장지의 엠보싱이 이슬람을 욕보이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항진 여주시장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참석

    이항진 여주시장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참석

    경기 여주시는 이항진 시장이 22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3차 경기도 시장군수 정기회의에 참석하여 도-시군 현안사항과 협치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고 23일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염태영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장 등 31개 시·군 자치단체장과 경기도 관련 부서 실국장이 배석한 이번 회의에는 ‘경기도 사무와 공공시설물 시군 이양’,‘도시재생 공모사업 확대 및 이양’, ‘신규 도비보조사업 어린이집 보육 운영비 지원’ 등의 주요 안건이 도와 시군간의 공동정책 사업으로 심도 있게 논의됐다. 정기회의 이후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관하는 정책협력위원회가 연이어 개최되어 경기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 지방정부협의회’,‘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경기교육발전협의회’의 구성을 위한 경기도-경기도교육감-도내 시군이 상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합의문에 서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날 회의에서 이항진 여주시장은 통계에 근거한 정확한 행정 수요 분석과 정책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도 도지사와 시장군수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미 연방대법원 “성 전환자 군 입대 금지” 트럼프 손 들어줘

    미 연방대법원 “성 전환자 군 입대 금지” 트럼프 손 들어줘

    미국 연방대법원이 22일(현지시간) 트랜스젠더(성 전환자)의 군 복무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대법관 5 대 4의 결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군은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에 집중해야만 하고 미군 내 트랜스젠더가 가져오는 엄청난 의료비용과 혼란의 부담을 짊어질 순 없다”고 밝힌 뒤 8월 트랜스젠더 군 복무 금지 지침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트랜스젠더의 입대뿐 아니라 현재 복무 중인 성 전환 군인에 대한 의료 혜택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버락 오바마 미 전 정부 시절인 2016년 6월 성 전환자의 군 복무 허용 조치가 추진되면서 1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17년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행이 6개월 미뤄졌고, 이후 아예 금지 조치가 발표된 것이다.인권 옹호단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연방순회항소법원은 해당 지침이 미 헌법에 어긋난다며 중단하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미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긴급심리 청원을 제출했고, 연방대법원이 이날 하급법원의 명령을 해제한 것이다. 법무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 “여러 하급 법원이 전국적으로 시행 정지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군의 효율성과 능력을 저해하는 과거 정책을 1년 넘게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미국인들의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법정에서 싸우겠다”면서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균형추가 기울었다. 이날 나온 찬성표와 반대표 비율도 5대 4다. 미 랜드연구소는 2016년 현역 성 전환 미군의 수를 최대 6600명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정부는 현역 군인들의 경우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는 등 일부 조건에 따라 계속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양승태 구속하라”vs“풀어줘라”…법원 밖도 ‘전쟁터’

    “양승태 구속하라”vs“풀어줘라”…법원 밖도 ‘전쟁터’

    노동단체-태극기 부대 30m 거리두고 ‘맞불집회’공무원노조 측 “법원 구성원으로 마음 무거워”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는 장외 여론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양 전 원장의 재임시절 피해봤다고 호소하는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며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콜텍지회 등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구속을 촉구하는 단체들은 “양 전 원장의 대법원이 내렸던 판결 탓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면서 “양승태를 구속하고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 ‘법외노조’(법상 노조 아님) 통보를 받았던 전교조의 권정오 위원장은 “고등법원이 전교조의 지위를 회복해줬음에도 대법원이 다시 빼앗아갔다”면서 “그럼에도 (양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거래해 전교조를 법외노조 상태로 되돌린 것을 치적으로 자평했다”고 말했다.김갑수 공공운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양승태의 대법원이) 1·2심 판결을 뒤집고 KTX 승무원의 코레일 정규직 임용을 인정하지 않는 등 판결로 수많은 사람들에 고통을 줬다”면서 “노동자들의 억울함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지회장은 “콜텍 노동자들이 13년째 거리에서 농성하고 있다. 노동자의 삶을 가지고 재판 거래 대상으로 삼은 양승태를 구속해야 마땅하다”고 호소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역시 “정리 해고 10년이 지나 서서히 일상을 찾고 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느꼈던) 두려움은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친자본 정책에 사법부가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발언을 들은 조석제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본부장은 “법원 구성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그는 “양승태의 구속영장 기각은 법원조직 보호 처사 아니다. 제 식구 감싸기와 보은적 처분을 내렸다는 국민의 싸늘한 여론을 법리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었다. 법원본부는 지난 16일부터 ‘양승태 구속 서명운동’을 벌여 3253명의 구성원들과 1만 12명 국민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23일 영장 재판부에 전달했다. 반면 양 전 원장 구속 반대 집회를 연 보수단체와 인사들도 법원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주장을 폈다. 이들은 “사법부는 좌파정권 눈치 그만보고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공정재판을 하라”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을 응원하려고 현장을 찾았다는 석동현 자유한국당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검찰이 직전 대법원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사법부를 붕괴시키는 자해 행위”라고 주장했다.충돌은 없었지만 양측은 오전동안 동-서로 나뉘어 30m 가량의 거리를 두고 날을 세웠다. 양 전 대법관의 구속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우리 쪽엔 경찰이 많아 기자들이 올 수 없는데 저쪽은 왜 자유롭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경찰 법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스피커로 방송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오전 9시부터 9개 중대 총 540여명 가량을 법원 앞 도로에 배치했다. 법원 방호팀은 양 전 원장이 지나가는 경로에 일렬로 늘어서서 긴 ‘인간띠’를 만들었다. 양 전 원장은 열띈 여론전을 벌이는 시위대를 지나쳐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주민투표·소환 청구 온라인 서명 가능… 주민 참여 문턱 낮췄다

    주민투표·소환 청구 온라인 서명 가능… 주민 참여 문턱 낮췄다

    의회 동의 얻으면 생활권 단위 주민투표 투표권자의 4분의1 찬성해야 안건 확정 투표결과는 투표율 관계없이 항상 확인 소환 청구요건 청구권자 규모 따라 결정주민이 지역 행정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투표·주민소환제가 대폭 손질된다. 투표를 보이콧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됐던 개표 요건을 폐지한다. 주민소환 청구요건도 지방자치단체 인구 규모에 맞게 구간을 차등화한다. 행정안전부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주민투표법·주민소환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주민투표와 주민소환제는 간접 민주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직접 민주제 요소로 꼽힌다. 주민투표는 지자체 업무 결정에 주민이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며 주민소환은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소환하고 해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주민투표와 주민소환은 각각 2004년, 2007년 도입됐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실시된 사례는 각각 8건에 그쳤다. ‘있으나 마나’ 한 제도라는 지적이 나오자 행안부는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과거엔 지자체가 조례로 정한 안건에 대해서만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지역에 과도한 부담이 되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모두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구역 제한도 폐지했다.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으면 시·군·구나 읍·면·동 같은 행정구역 단위뿐 아니라 생활권 단위로도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광역자치단체가 다르면 개정된 법으로도 생활권 단위의 주민투표 실시는 어렵다. 에컨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등 3개 지자체로 나뉜 위례신도시에서는 여전히 따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투표율 3분의1 이상이던 현행 개표 요건은 아예 폐지된다. 이것이 투표 안건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의 보이콧 등으로 악용되면서 주민 의사를 왜곡하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투표율에 관계없이 항상 결과를 확인한다. 다만 소수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투표권자 총수의 4분의1 이상에 해당하는 인원이 찬성할 때만 안건을 확정한다. 주민소환 청구요건도 인구 규모를 고려해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법에선 인구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청구요건을 획일적으로 규정하는 탓에 인구가 많은 지자체는 청구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웠다. 지자체 청구권자 규모에 따라 구간을 설정한다. 5만 이하, 5만 초과~10만, 10만 초과~50만, 50만 초과~100만, 100만 초과~500만, 500만명 이상 등으로 나눠 청구 기준을 달리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종이로 된 서명부에 자필로 성명이나 주소를 기재하는 방식으로만 주민투표나 주민소환을 청구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류가 잦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앞으로는 온라인 서명부에 전자서명을 하는 방식으로도 주민투표 등을 청구할 수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씨줄날줄] 합숙 담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합숙 담판/황성기 논설위원

    “우리는 무기를 갖추었기 때문에 서로 불신하는 게 아니라, 서로 불신하기 때문에 무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1985년 11월 19일 스위스 제네바의 호숫가 성(城)인 ‘플뢰르도’에서 이뤄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첫 만남은 레이건의 이런 말로 시작됐다. 두 정상은 첫날 미국이 마련한 플뢰르도 회담에 이어 이틀째 주제네바 소련 대사관에서 회담을 이어 갔다. 2박3일 회담에서 군축에 대한 입장차가 커 두 정상은 만남 그 자체에 의의를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듬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 이어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오가면서 정상회담을 가진 끝에 냉전 종식이란 역사적 합의를 하게 된다. 미 대통령의 휴양지에 머물면서 네 차례 전쟁을 치른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무기한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사례가 1978년 9월의 캠프데이비드 회담이다.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를 불러들여 세기의 ‘끝장 합숙 담판’을 시킨 이가 지미 카터 대통령이다. 워싱턴 북쪽으로 120㎞ 떨어진 메릴랜드 캐톡틴산맥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 별장은 80만㎡가 넘는 군사시설이다.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돼 회담을 나누는 데 절호의 장소다. 카터가 사다트와 베긴 사이를 오가며 벌인 13일간의 협상에서 양국은 평화조약에 서명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50㎞ 떨어진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가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2월 말로 예정된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 의제를 다룰 실무협의가 2박3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캠프데이비드처럼 군사시설은 아니지만, 호수로 둘러싸인 산속 리조트라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회담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스웨덴은 북한과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양측 수도에 공관을 둘 만큼 서방 국가 중에서 북한에 가장 가깝다. 주평양 스웨덴대사관이 미국, 캐나다 등의 이익대표부를 겸하고 있어 무슨 일만 생기면 대북 창구 역할도 한다. 지난해 3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 일행이 스웨덴을 방문했는데, 마르고트 발스트룀 외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의 중재역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스웨덴은 북한 일에 적극적이다. 북·미 협상 장소 제공도 그 일환이다. 북·미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동선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서로에 대한 압박 효과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감도 있다는 뜻이다. 이번 끝장 합숙 담판으로 불신을 걷어 내고 장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70년 적대관계 청산을 발표하는 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기대도 들게 한다. marry04@seoul.co.kr
  •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독립 결의, 흰 천에 빼곡히 들어차다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독립 결의, 흰 천에 빼곡히 들어차다

    “완전독립(完全獨立)을 위하야(여) 노력(努力)하자” “삼천만민족(三千萬民族)에 기둥이 되자” “조국(祖國)을 爲(위)하야(여) 피를 흘리자” “피흘림 없는 독립은 값없는 독립이란 것을 자각하자!” “우리는 한국(韓)의 억게(어깨)가 데(되)자” “열열(熱熱)한 혁명(革命)의 투사가 되어라”.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와 태극 문양이 새겨진 흰색 천에 빼곡이 적힌 문구들. 한자와 한글이 뒤섞여 단숨에 읽어내리기는 힘들지만 태극기 가운데 아랫 부분에 “굿(굳)세게 싸우자”라는 한글 문구만 보더라도 이 태극기에 담긴 의미가 가볍지 않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1940년 중국 충칭에서 조직된 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 대원 70여명이 직접 적은 문구가 새겨진 이 태극기는 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9호)다. 가로 87.8㎝, 세로 61.8㎝ 면직물에 독립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꽉 채워 넣었다. 이 태극기는 광복군 제3지대 제2구대에서 활동하던 문웅명(일명 문수열)이 1945년 2월경 광복군 동료 이정수에게 선물 받은 것이다. 1946년 1월 문웅명이 다른 부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동료 대원들이 태극기 여백에 대원들의 결의를 담은 글귀와 서명을 적어넣었다. 조국의 완전한 독립에 대한 염원과 자유에 대한 열망이 단단한 필체에서 엿보인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과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가 사용됐다. 이 태극기를 제작하고 글귀를 적은 인물들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당시 태극기 제작기법과 형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독립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또 다른 태극기 유물 중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태극기 목판’(등록문화재 제385호)도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 3·1운동 당시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해서 사용됐다고 알려진 가로 32㎝, 세로 30㎝ 정사각형 형태의 인쇄용 판목이다. 6.5㎝의 두께의 원목에 4괘와 태극 문양을 칼로 새겼다. 태극기 형태와 사용 흔적 등을 살펴볼 때 1920년 전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인쇄기술을 이용하기 쉽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극기를 제작하는 시도 자체는 매우 위험했을 터다. 일본인들의 눈을 피해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데 사용된 이 목판은 3·1운동 당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독립에 대한 의지로 똘똘 뭉쳤던 한민족의 의지를 보듬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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