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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非이재명계 60명 집단행동… ‘경선 연기’ 연판장

    非이재명계 60명 집단행동… ‘경선 연기’ 연판장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 측 의원 60여명이 17일 대선 경선 연기를 요구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지도부가 18일 최고위원회에서 당헌·당규대로 ‘9월 경선’ 일정을 확정하려 하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연판장은 경선연기를 주장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에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칙론’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 의원 60여명은 이날 의총 소집 요구서를 작성해 오는 18일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총은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원내대표가 소집할 수 있다. 민주당은 당초 오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경선 연기에 대한 지도부 의견을 모아 이번주 내 논의를 매듭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총이 소집될 경우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정 전 총리 측의 전면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재명계 정성호 “민생 심각한데 연판장 참담” 與 경선 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 예고

    이재명계 정성호 “민생 심각한데 연판장 참담” 與 경선 연기 두고 계파 전면전 예고

    더불어민주당 내 비이재명계 의원 60여 명이 대선 경선 연기를 위한 의총 소집 요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18일 최고위원회에서 당헌·당규대로 9월 경선 일정을 확정하려고 한 계획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경선연기 논란이 계파 간 전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정세균 전 총리 측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의원 60여 명은 이날 대선 경선 일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이 요구서를 오는 18일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경선 연기에 대한 지도부 의견을 모아 논의를 매듭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원총회 소집이 이뤄지면, 논의는 미뤄질 수도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의원총회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원내대표가 소집할 수 있다.의원총회가 소집되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측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최고위원단이 이낙연계, 이재명계 등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경선연기에 대한 지도부 내 입장도 갈릴 전망이다. 경선연기에 대한 논란을 이른 시일 내에 있는 종식시키지 못한다면 당의 내분이 위험수위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경선 연기론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이광재·김두관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등 여러 대선 주자들이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지사와 추미애 전 장관, 박용진 의원 등은 경선 연기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지사 쪽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이 이날 성공포럼 단체대화방에서 비판 메시지를 남기면서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 의원은 “민생의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 지고 있는데 집권 여당에서 오직 특정인 특정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당헌을 견강부회식으로 왜곡 해석하여 경선연기 하자며 의총 소집 연판장이나 돌리는 행태를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다”면서 “대선 실패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탐욕적 이기심의 끝이 어딘지 걱정된다”고 질타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성남 택시기사 살해범, 구치소서 보호관찰관들 공격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수감 중인 20대 남성이 구치소에 조사차 찾아온 보호관찰관들을 폭행해 상해를 입혔다. 17일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A씨(22)는 지난 11일 오전 자신을 접견하러 온 성남보호관찰소 직원 2명을 볼펜 등으로 폭행했다. 이들 보호관찰관은 A씨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찰 필요가 있는지 사전 조사하기 위해 구치소를 방문했다. A씨는 한 보호관찰관이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며 관련 서류에 서명을 요구하자,건네받은 볼펜으로 보호관찰관의 머리를 3차례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말리던 다른 보호관찰관의 머리도 볼펜으로 찌르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따라가 주먹으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4일 밤 경기 성남시에서 자신이 탄 택시의 운전기사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그는 2015년부터 정신질환으로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돈 5달러 주고 산 그림, 알고보니 데이비드 보위 작품

    단돈 5달러 주고 산 그림, 알고보니 데이비드 보위 작품

    캐나다의 한 매립지 기부센터에서 단돈 5달러(약 4500원)를 주고 산 그림 한 점이 영국의 전설적 록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그린 작품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C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보위의 잃어버린 작품은 지난해 11월 온타리오주 중동부 마처시립매립지 입구에 있는 기부센터에서 한 여성이 우연히 구매했다. 여성은 단지 그림을 좋아할 뿐 전문 수집가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처음에 단지 흥미로운 그림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 나중에 작품 뒷면에서 데이비드 보위라고 쓰인 서명을 발견하고 토론토 기반의 순수미술 전문 경매업체 카울리 애벗과 접촉했다.이에 대해 업체 대표 롭 카울리는 “캔버스 뒷면에 붙어 있는 라벨에 데이비드 보위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고 서명도 분명하게 써 있어 의뢰인은 그것이 진짜인지를 궁금해했다”고 회상했다. 또 “익명을 원한 여성은 인터넷으로 몇 가지 사전 조사를 했다 그래서 작품을 찾은 지 몇 달이 지나서 우리에게 연락했다”고 설명했다.‘디 헤드 46’(DHead XLVI)이라는 제목이 새겨진 라벨이 붙어 있는 이 초상화는 데이비드 보위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년간 그린 약 47점의 초상화 시리즈와 매우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업체는 보위의 친필 서명 전문가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보위의 작품에 대해서도 매우 잘 아는 앤디 피터스를 통해 해당 작품이 진짜라는 점을 확인했다. 피터스는 “이 그림을 한눈에 알아봤다. 2000년대 초 지금은 사라진 보위의 작품을 팔던 웹사이트에서 판매한 그림으로 뒷면의 사인은 확실히 보위가 직접 쓴 것”이라면서 “보위는 사인을 자주 바꿨지만 그만의 독특한 필체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당시 보위는 이번 작품을 포함한 초상화에 모두 디 헤드로 시작해 로마 숫자로 이어지는 제목을 붙였다. 여기서 디 헤드는 데드 헤드(Dead Head)의 약자이고 로마 숫자는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작품의 모델은 밴드 멤버나 친구 또는 지인 등 다양하고 일부 자화상도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작품이 누구를 모델로 삼은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작품은 경매 업체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 중이다. 처음에 9000달러에서 1만2000달러 사이에 판매되리라 생각됐지만, 현재 입찰가는 3만8100달러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된다. 즉 이 작품을 찾아낸 현재 주인은 단돈 5달러에 몇천 배의 수익을 얻는 것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타투법 발의’ 류호정 “홍준표 외에도 눈썹문신 의원들 참여”

    ‘타투법 발의’ 류호정 “홍준표 외에도 눈썹문신 의원들 참여”

    국회 앞마당에서 ‘타투입법’을 외치며 타투를 한 등을 내 보이는 드레스 시위를 펼쳤던 류호정(29) 정의당 의원이 법안 발의에 필요한 10명의 의원을 모으기 위해 무소속 홍준표 (67)의원을 찾아간 일화를 밝혔다. 류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과 인터뷰에서 파격 드레스 시위를 펼친 이유에 대해 “여기에는 맥락이 있다”며 “작년 국정감사 때 노동자 옷을 입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때 안전모를 쓴 적이 있다”라며 이번에도 같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그분들의 생존이 걸린 절박한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국민들께 알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때 ‘쇼’라는 비판을 들을지언정 제가 옷을 한번 입으면 훨씬 더 많이 알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현재 타투이스트들이 불법 영역에 있는 까닭에 성폭력을 겪는다든지 협박을 당한다든지 돈을 뜯긴다든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그래서 그분들의 작품을 제 몸에 새기고 온몸으로 드러내 알릴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등이 스케치북으로서는 가장 넓은 곳 아니냐”라며 타투를 한 등을 내 보인 사연을 소개했다.류 의원은 국회의원 평균연령이 54.8세이기에 타투입법 발의에 필요한 10명을 모으려는 노력을 했다며 그 중 하나로 홍준표 의원 공략을 꼽았다. 그는 “정의당 의원(6명)만으로 어떻게 나머지 4분을 설득해 볼까 생각을 해 봤더니 국회에도 눈썹 문신한 의원들 몇 분 계시더라”며 홍 의원을 찾아가 “‘눈썹 문신하셨잖아요’라며 법안 서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류 의원은 “홍 의원이 흔쾌히 웃으면서 법안 살펴보시고 공감해 주시더라”고 한 뒤 “홍준표 의원 외에도 눈썹 문신하신 의원들이 좀 참여했다”며 그분들 덕에 법안이 발의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홍준표 의원은 한나라당 대표시절이던 2011년 9월 눈썹 문신을 했다. 당시 홍 대표는 “스트레스로 탈모현상이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눈썹까지 빠져 문신을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바이든 “얼굴 마주보니 좋아” 푸틴 “이견 있었지만 건설적 회담”

    바이든 “얼굴 마주보니 좋아” 푸틴 “이견 있었지만 건설적 회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당초 소인수 회담, 1차 확대 회담, 짧은 휴식, 2차 확대 회담 순으로 4∼5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1차 확대 회담까지 한 뒤 예정보다 짧게 3시간정도 진행됐다. 회담을 마친 푸틴은 “이견은 있었지만, 이번 미러 정상회담은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크렘린은 “미러 정상이 전략적 안정 공동 서명에 사인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동 기자회견은 진행하지 않았다. 미러 관계가 잔뜩 악화된 상황을 반영한 듯 시작 전부터 회담 장소는 열기로 고조됐다. 푸틴이 오후 1시 10분쯤 예정대로 먼저 등장하고, 바이든이 뒤를 이어 도착하며 양측 정상은 1시 24분쯤에 마주했다. 바이든은 짙은 남색 정장에 밝은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푸틴은 검은색 정장에 보라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회담 장소인 18세기 고택 ‘빌라 라 그렁주’를 마련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프랑스어로 “두 정상을 맞이하게 돼 영광이다. 양국과 세계를 위해 유익한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고 인사하고, 영어와 러시아어로 각각 “성공을 빈다”고 말했다.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악수한 미러 정상은 회담장이 마련된 빌라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푸틴이 이례적으로 회담장에 일찍 도착하며 오후 1시 35분 정도로 예정된 회담은 지체 없이 진행됐다. 푸틴은 정상회담에서 기선제압용으로 상습 지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장인 1층 도서관에서 나란히 앉은 두 정상은 덕담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푸틴은 “회담 제안에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양국 사이에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번 회담이 생산적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바이든은 “얼굴을 마주보며 만나는 게 항상 더 좋다”며 양국의 협력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을 대동한 소인수 회담이 진행됐다. 점심 무렵 시작했지만 식사도 없이 이뤄진 소인수 회담은 2시간 정도 진행됐다. 당초 1시간 15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길어졌다. 이어 오후 3시 5분쯤 참모진이 추가된 확대 회담을 끝으로 3시간여만에 미러 정상회담이 끝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과 미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의혹 등으로 양국 관계는 줄곧 경색됐다. 최근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구속을 놓고도 미국의 비판이 이어지며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번 회담에서도 바이든은 2026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 스타트)과 대선 개입 의혹 등 첨예한 의제를 꺼낼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양국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가 성과로 평가된다. 기후변화, 군비축소 등 논의할 만한 공동의 주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사이 이견이 큰 만큼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확실한 진전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언론의 취재 경쟁도 뜨겁게 펼쳐졌다. CNN은 회담 전 양국 기자들이 서로 입장하려고 경쟁하면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웨딩드레스는 어떻게 흰색이 되었나/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웨딩드레스는 어떻게 흰색이 되었나/미술평론가

    시청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이 결혼 등록부에 서명을 하고 있다. 신부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오렌지꽃 화관과 베일을 썼다. 흰 바지와 흰 셔츠, 검은색 재킷을 입은 신랑은 톱해트를 손에 들고 신부가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한 세기 전의 그림이지만, 신부의 모습은 지금과 다름이 없다. 혼례가 가지는 의미는 시대와 종족에 따라 다르다. 어떤 문화에서는 결혼을 여성이 어린 시절과 작별하고 자신이 자라온 환경에서 유리되는 것으로 생각해 애도하는 방식으로 결혼 의식을 치른다. 어떤 문화든 혼례를 사회적으로 공식화하는 점은 같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옛날처럼 획일적인 결혼식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는다. 주례를 생략하기도 하고, 신랑과 신부가 함께 손잡고 입장하기도 한다. 코로나라는 괴변은 하객이 없는 결혼식을 낳기도 했다. 그래도 변함없는 것은 신부의 순백색 웨딩드레스가 아닐까 한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웨딩드레스 색이 다양했다. 부유층은 황금색, 푸른색 등으로 드레스를 지어 입었고, 보통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색깔과 상관없이 제일 좋은 옷을 골라 입었다. 어쩌다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이 있었는데, 흰색이 선택된 이유는 값비쌌기 때문이었다. 깨끗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흰옷은 부와 지위의 과시였다. 19세기 후반은 산업혁명으로 물자가 흔해져서 유행이란 게 처음 생겨난 시기였다. 1840년 빅토리아 여왕은 앨버트 공과 결혼할 때 흰색 예복을 입었다. 영국인들은 여왕 부부를 낭만적으로 이상화했으며, 축복받은 가정의 모범으로 생각했다. 젊은 여성들은 판화에서 본 여왕의 패션을 모방해 흰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오렌지꽃 화관을 쓰기 시작했다. 패션 잡지들은 이에 가세해 흰색이 신부의 순진함과 순결함을 상징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술도 흰 드레스를 부추겼다. 흑백 사진에서는 흰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영국의 제국적 영토 확장과 더불어 빅토리아 여왕이 입었던 허리를 조이고 스커트를 잔뜩 부풀린 흰색 웨딩드레스도 전 세계로 퍼졌다. 오늘날 영국은 식민지를 잃고 유럽 서북쪽의 섬나라로 되돌아갔지만, 흰색 웨딩드레스의 제국은 여전하다. 미술평론가
  • ‘꽝’으로 끝난 강동희 복권

    ‘꽝’으로 끝난 강동희 복권

    승부조작으로 국내 농구계에서 영구 퇴출당했던 강동희(55) 전 원주 동부(현 원주 DB) 감독의 복권 시도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났다. ●KBL “앞으로 이 사안 재논의 없을 것” KBL은 15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강 전 감독의 제명 처분 해제 건을 심의한 뒤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정위는 “강 전 감독이 국가대표 선수로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위선양에 기여한 점, 징계 후 지속적으로 재능 기부 및 봉사 활동에 힘을 쏟는 한편 부정 방지 강사로 활동하며 후배 선수를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스포츠 환경 조성이 더 시급해 본 안건을 기각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BL은 또 “앞으로 이 사안에 대해 재논의하지 않겠다는 게 KBL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주변인들이 ‘사면’ 백방으로 뛰었지만… 재정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무려 4시간에 걸친 난상토론을 거쳐 강 전 감독의 제명 징계 처분 해제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당초 재정위 일정이 공개되자 KBL이 강 전 감독을 사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방열 전 대한민국농구협회장도 징계 해제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기 말인 이정대 총재가 이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9개 구단 감독의 탄원 서명을 직접 받았다는 서울 SK 전희철 감독은 “동희형과는 대표팀 시절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하고 인품을 잘 아는 터라 발 벗고 탄원서 서명을 받았다”며 “멍에를 벗을 줄 알았는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 전 감독은 2011년 2~3월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브로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고 KBL에서 영구 제명 처분됐다. 강 전 감독은 형기를 채운 뒤 프로스포츠협회 부정방지 교육 강사 활동 등으로 속죄의 세월을 보냈다. 전 감독은 “강 전 감독이 명예회복 의지를 보인 건 농구를 하는 고등학생, 중학생 두 아들 때문이라고 하더라”는 말도 보탰다. 실제로 강 전 감독은 징계가 해제되더라도 지도자로 코트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었다. ●학폭 논란 와중 ‘긁어 부스럼’ 우려한 듯 KBL이 고심 끝에 재심 요청을 기각한 것은 농구팬 사이에 ‘승부조작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는 반발을 의식한 결과다. KBL이 학폭 논란 등이 채 가시지 않은 국내 스포츠계에 또 다른 시빗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시선도 부담이었다. 결국 KBL이 강 전 감독 구하려다 오히려 상처만 더 깊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택배 분류인력 투입 시기 일부 진전… 수수료 접점 못 찾아 막판 줄다리기

    택배 분류인력 투입 시기 일부 진전… 수수료 접점 못 찾아 막판 줄다리기

    노사정, 이달 말 표준계약서 작성 합의절반씩 내던 산재보험료도 사업주 부담근무시간 줄면 노동자 수입 감소 과제로수수료 조정 등 논의해 오늘 결론 낼 듯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막판 조율에 돌입한 가운데, 택배 노동자 약 4500명은 1박 2일 동안 상경 집회에 돌입했다. 노동 시간을 줄여야 하는 택배 노동자들의 수수료 등에 대해 노사정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배송 지연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다만 전격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 약 4500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1박 2일 집회를 열었다. “분류 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즉각 시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은 택배 노동자들은 이날 공원 내 문화의광장을 점차 메웠다. 조합원들이 앰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택배노조의 파업은 이날까지 일주일째 이어졌다. 택배노조는 1차 사회적 합의를 사측이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택배사들이 자동화 기기 설치나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항변하는 데 대해 ‘의지가 부족하다’고 반발한 것이다. 심야 배송도 계속돼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 노동자 임모(47)씨가 지난 13일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이날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논쟁 끝에 분류인력 투입 시기에 대한 의견 차를 좁혔다. 연말까지 택배사가 분류인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합의기구는 이달 말까지 표준계약서를 작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생활물류서비스법이 시행되는 7월까지 새 위탁계약서를 만드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주와 택배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하던 산재보험료도 오는 9월부터 일반 노동자들처럼 사업주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택배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할 방안은 쟁점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주 평균 60시간 아래로 근무 시간을 줄일 것을 제시했지만, 택배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건당 수수료를 조정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아 노조는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합의기구는 16일 ‘택배비 분과’까지 논의해 최종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또한 우정사업본부가 “소포우편물 분류 비용을 수수료로 지급했다”는 데 대한 반발도 거세다.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조합원 중 약 120명은 “분류작업 비용을 받지 못했다”면서 지난 14일부터 여의도포스트타워를 점거 중이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국가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민간 택배사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합의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두 사안에 대한 중재안을 검토하고 가능하면 16일 사회적 합의문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집시법과 감염병예방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택배노조 집회 주최자 등을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수원시 ‘스포츠 메카 부상’... 축구·야구·배구 이어 농구 프로팀까지 유치

    수원시 ‘스포츠 메카 부상’... 축구·야구·배구 이어 농구 프로팀까지 유치

    경기 수원시가 프로농구단을 유치하며 스포츠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이 연고지를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수원 KT로 출발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수원시는 축국, 야구, 배구에 이어 농구까지 4대 프로스포츠를 보유한 유일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됐다. 덕분에 올가을부터는 수원시민들이 이들 4대 프로스포츠 모두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수원삼성블루윙즈 수원삼성블루윙즈는 가장 오랫동안 수원을 연고지로 한 프로구단이다. 1995년 창단과 동시에 수원에 둥지를 틀고 26년간 수원시민들과 사랑을 주고받았다. K리그1에 소속된 수원삼성블루윙즈 축구단은 2019년 5번째 FA컵 우승을 거머쥐며 FA컵 최다 우승팀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창단 당시 수원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다가 2001년부터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건립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이용 중이다. 지붕이 큰 날개 모양이어서 ‘빅버드’라는 애칭을 가진 경기장에는 축구를 향한 수원시민들의 애정이 가득하다. 건립 당시 ‘1시민 1좌석 갖기 모금운동’으로 39억여 원을 모아 4만여 석의 좌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민의 힘으로 완성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매년 15만~20만 명의 관중이 모였다. 또 굵직한 국제대회는 물론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수원시민에게 기쁨을 주고, 수원지역 경제를 활기차게 했다. ◇수원FC 수원시민구단인 수원FC도 올해 K리그1에서 뛰고 있다. 2003년 수원시청축구단으로 창단한 뒤 실업리그에서 승승장구하다가 2013년 프로축구 2부 리그에 참가하며 수원FC로 이름을 변경했다. 프로리그를 시작한 지 3년만인 2016년 1부 리그로 승격해 수원삼성블루윙즈와 한 연고지의 두 팀이 경쟁하는 ‘더비’ 경기로 수원시민은 물론 축구계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그러나 아쉽게 강등됐던 수원FC는 지난 2020년 말 김도균 감독 지도로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펼치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재승격되는 경사를 일궈냈다. 수원FC의 홈구장은 수원종합운동장이다. ‘캐슬파크’라는 별칭의 경기장은 창단 이래부터 현재까지 수원FC의 보금자리다. 2018년 18번의 홈경기를 치러내며 4만5000여 명, 2019년 5만3000여 명의 관중을 모았다. 수원시 조례를 근거로 운영되는 만큼 지역 및 국내 축구발전에 기여하고, 유소년 선수 발굴과 축구 인프라 형성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소외계층을 위한 축구클리닉 운영과 사랑의 밥차 제공, 등굣길 안전지킴이 활동, 지역 행사 참가 등 구단주이자 든든한 팬인 수원시민들과 다양하게 소통한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수원을 연고지로 선택한 세 번째 프로구단은 프로배구 구단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1977년 창단해 2005년 프로로 출범했다. 2006년 마산에서 수원으로 옮겨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정규시즌마다 시민들에게 시원한 기쁨을 선물하고 있다. 수원에 둥지를 튼 이후 역대 두 번의 정규시즌 우승과 세 번의 준우승을 기록한 여자 프로배구 명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된 지난 2019-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수원시민의 사랑에 보답했다. 수원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수원체육관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하는데, 지난 5년간 2만5000~3만3000여 명의 관중을 동원할 정도로 인기도 높다.◇한국전력 빅스톰 프로배구 남자팀인 한국전력 빅스톰도 프로팀으로 출범한 2008년부터 수원을 연고지로 운영되고 있다. 1945년 남선전기 배구부로 창단한 뒤 1961년 한국전력공사 배구단으로 구단명을 변경해 역사가 깊은 배구팀이다. 홈구장은 수원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다. 연간 홈경기 관중 수가 4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티켓파워도 높은 편이다. 정규시즌 우승 경험은 없지만, 2016년과 2017년, 2020년 KOVO컵 우승을 기록했다. 팀의 전력을 평가하는 성격의 대회에서 최근 3회 우승함으로써 저력을 보여준 셈이다. 수원시 내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구교실을 진행하고, 관내 중학교 배구연합을 대상으로 배구 클리닉을 시행해 프로 선배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눠주기도 했다. 여기에 산의초교 등 지역 내 20여 개 학교의 경기관람을 지원해 학생들이 생생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특히 2019년에는 입장 수익을 환원하기 위해 쌀(10kg) 400포를 기부했으며, 사회복지관, 청소년 쉼터, 아동복지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지원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kt wiz 프로야구 열 번째 구단인 kt wiz는 수원의 자랑이다. 2012년 10구단 승인을 앞두고 격렬했던 연고지 경쟁에서 수원시와 kt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2013년 1월, 30만 명 서명운동, 시민연대, 시민서포터즈 창단 등 뜨거운 수원시민의 열망에 KBO는 만장일치로 수원을 연고지로 한 kt wiz의 창단을 승인했다. 홈구장은 수원야구장을 사용한다. 수원 kt 위즈파크는 야구단을 위해 총 47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증축 및 리모델링한 전용 구장이다. 내외부 시설을 보수하고, 편의시설을 갖춰 2만여 석 규모의 어엿한 야구장을 만들었다. 홈구장에는 매년 60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모여들었다. 2015시즌부터 정규리그에 참가해 3년 연속 10위에 머물렀던 kt는 지속적으로 시즌 순위를 올리더니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 및 최종 3위를 기록하는 ‘마법’을 부렸다. 수원시민의 사랑에 kt wiz도 화답한다. 매년 정규시즌 회원 티켓 구매금액의 3%를 적립해 기부금을 조성한 뒤 이를 다양한 공헌 활동에 활용한다.◇KT 소닉붐 올겨울, 수원에서 농구 경기도 직관할 수 있다. 부산의 프로구단 KT 소닉붐이 이전해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수원에 프로농구 구단이 생기는 것은 20년 만이다. 프로농구 원년에 수원 삼성 썬더스가 수원을 연고로 창단됐으나 2001년 연고지를 이전한 뒤로 프로농구 경기를 만날 수는 없었다. KT 소닉붐은 1997년 광주 나산 플라망스로 창단돼 여수와 부산 등을 거쳐 수원으로 오게 됐다. 구단의 연고지는 부산이지만 훈련장은 수원에 있어 KBL의 연고지 내 훈련장 이전 방침에 따라 이전이 진행됐다. 홈구장은 2016년 준공된 서수원칠보체육관을 사용한다. 서수원권에 프로구단이 유치되면서 북수원과 동수원 중심의 프로구단 경기장도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민들이 활기차고 역동적인 스포츠를 즐기실 수 있게 됐다”며 “프로농구 구단 유치가 지역경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거대양당 ‘침묵’ 차별금지법 논의되나…이재명·윤석열 입장도 관심

    거대양당 ‘침묵’ 차별금지법 논의되나…이재명·윤석열 입장도 관심

    정의당, 거대양당 지도부와 유력 대선주자에 입장요구이재명 “윤 전 총장 대답한 다음에 제가 하는 것 생각”민주당·국민의힘 조심스럽게 논의 필요성 인정정의당이 15일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국회청원 10만 명을 돌파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이 대답하고 난 뒤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하면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정치·사회적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10만서명 보고 및 입법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은 이미 차별금지선을 넘었다”며 거대양당의 대표와 대선주자들에게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여 대표는 “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이재명 지사를 비롯한 대선 주자들께 묻겠다. 차별금지법 없는 대한민국이 기본과 공정이 있는 나라인지 답하셔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선주자들께 똑같이 묻는다. 차별금지법 없는 대한민국이 공정과 공존의 나라인지 답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 뒤 ‘정의당이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했다’는 질문을 받고 “저도 거기에 대해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닌데 윤석열 총장이 먼저 대답한 다음에 제가 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반 입장에 따라 종교계나 진보층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윤 전 총장에게 논쟁적인 현안에 입장을 내도록 압박한 것이다. 민주당이 차별금지법 논의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6월 국회에서 실제 논의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6월 중 정책위에서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논의한 뒤 당내 고위전략회의에 제안하고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차별금지법안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합리적인 보수를 내세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논의 자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백십 접종 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으로 결정된 것이 없어서 당 대표로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차별 금지에 대한) 저희 당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차별금지법을 대표발의한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젯밤 KBS 열린토론에서 차별금지법에 관한 견해를 묻는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의 질문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상당히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며 “이 대표는 성적 자기정체성과 같은 개인의 특성을 차별해서는 안 되며, 제도화는 사회적 논의의 대상이라고도 말했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앞으로 2주 후면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 딱 일 년이 된다”며 “오랜 시간을 불합리한 이유로 질질 끌려온 사회적 논의를 국회가 책임감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내년 부산교육감 선거 앞두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추진

    내년 부산교육감 선거 앞두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추진

    내년 부산시교육감 선거와 관련,중도·보수진영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부산좋은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는 15일 오전 부산시의회 회의실에서‘ 부신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자 간담회’를 가졌다. 조금세 추진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들어 학생들의 학력저하 등 교육문제가 심각하다”며 2010년 이후 진보교육감이 당성돼 평등 교육을 중시하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성진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박수종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이자 광명고 진로진학부장,부산교총 회장을 지낸 박종필 금정초등학교 교장,박형준 부산시장 캠프 총괄선대위원장 출신인 박한일 한국해양대 전 총장,부산교대 총장을 지낸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출마 소견을 발표하고 이어 후보단일화에 노력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참석자들은 오는 12월 초· 중순까지 부산시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를 확정하기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각 후보 대리인들이 정책발표회(토론회) 횟수·일정·방법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핵심 쟁점인 여론조사 방법·횟수와 관련,정치권에서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는 것을 보고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정윤홍 추진위원회 위원은 “내년에 대통령선거가 있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어질 것을 우려해 일찍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해고 통보드립니다^^” 갑질 피해 경비원들 사과받는다

    “해고 통보드립니다^^” 갑질 피해 경비원들 사과받는다

    지난 4월 29일 서울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에서 근무하던 16명의 경비원은 근로계약 갱신을 이틀 앞두고 일방적인 해고 통보가 남긴 문자를 받았다. 새로운 경비 용역업체는 44명 중 16명을 해고하면서 “애석하게도 같이 근무할 수 없음을 통보드립니다^^ 행복하세요^^”라며 웃음 이모티콘이 다섯 개나 포함된 문자를 보냈다. 아파트 관리주체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신규 용역업체에 해고 이유를 문의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답을 하지 않았다. 경비업체는 ‘해고가 아닌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를 알게 된 아파트 입주민들은 복직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입주민들의 인터넷 카페에도 “다시 와서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응원 댓글이 달렸다. 주민들은 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에게 서명 내용을 전달하고 경비용역 업체와 아파트입주자대표를 부당해고로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고발하기로 했다. 경비원들은 지난달 14일 노원구청에 진정을 냈다. 진정서에는 아파트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오랜 시간 경비원들을 대상으로 부당한 업무지시와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해고가 두려워 연차 휴가도 쓰지 못하고, 휴게 시간에도 일을 하고, 빗자루 같은 소모품도 자비로 썼다는 내용이었다. 경비원들은 이는 공동주택관리법과 서울시 주택관리규약을 위반한 행위인 만큼 구청에서 아파트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원구청장은 경비업체와 아파트 관리업체,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를 불러 면담을 진행하며 중재에 나섰다. 오승록 구청장은 업체들이 관리하는 아파트단지가 많으니 경비인력에 결원이 생기거나 추가로 필요할 경우 해고경비원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을 요구하는 한편, 법적 하자가 없더라도 업체 측이 정서적으로 접근해 관련 문제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한 달 반 만인 15일 노원구의 적극 중재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구는 오는 16일 경비원과 관리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3자 협약식을 진행한다. 이번 합의로 해고를 통보받은 16명 중 복직 의사를 밝힌 6명의 경비원이 전원 복직하게 됐다. 주요 합의 내용은 재계약 이틀 전 적절하지 못한 방식으로 해고를 문자로 통보한 경비원 측에 정식 사과, 해고 경비원에 대해 6월 이내(최대 한 달 넘지 않을 것) 관내 아파트 복직, 경비원들의 1년 이상 근로계약 보장, 향후 관리업체의 업체 승계 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 등이다. 오 구청장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양보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노력해준 양측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입주민과 경비노동자들의 상생·배려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원구가 앞장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복되는 경비원들 부당 해고 이유는 ‘2019년 전국 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참여 경비원 3388명 중 94.1%가 ‘1년 이하 계약’을 맺고 있었고 ‘3개월 계약’도 21.7%나 됐다. 간접고용 형태인 경비원들은 길어야 1년에 한 번씩 계약을 갱신해야 하고, 2~3개월의 단기 계약으로 일하는 경비원들도 많기 때문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갑질을 당해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노원구의 사례처럼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가 새로운 경비용역업체가 계약을 맺을 경우 이전 업체 소속 경비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없어 집단 해고가 이뤄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입주자 대표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지자체에서 관리를 강화하는 등 고용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설] ‘反中’ 부각된 미국 주도 G7과 한국의 과제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현지시간 13일 폐막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미국 개최를 건너뛴 G7 정상회의는 중국 문제, 코로나 대응을 비롯해 기후변화, 북한·이란 핵문제 등 다양한 국제사회 현안을 논의하고 공동성명으로 정리했다. 성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서방 시각에서 본 중국 문제를 총망라해 ‘대중 전선’에 각을 세운 점이다. 또한 2022년으로 설정한 코로나 종식을 위해 백신 공급에 노력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를 촉구한 점이 손꼽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주도의 색채가 두드러진 G7 회의였다. 미국은 일부 국가의 중국 관련 이해상충이 있었음에도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존중, 홍콩의 자치권 인정, 대만해협·남동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 조사 등 중국에 민감한 이슈에 관한 의견을 성명에 담았다.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중국 문제가 담긴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스몰 서클’이라며 G7의 대중 공동전선을 평가절하했지만, 미국 주도의 선진국 연합을 과시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로선 큰 성과이며 중국에는 타격이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대 구상 ‘일대일로’에 맞서는 중·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40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또한 중국으로선 압박일 것이다. 한국은 호주, 인도 등과 게스트로 초대받아 국제사회 현안에 참여함으로써 대중 관계에 부담을 지게 됐다. 한국이 서명한 ‘열린사회 성명’에는 국제사회가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받고 있으며 권위주의 정부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듯 보이지만 청와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G7의 G10이나 G11으로의 확대 개편이 거론되는 마당에 대중 전선 합류는 불가피성이 있다. 반중 성명에 신중했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를 참조해 정교한 외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한국이 G7에 초대받은 것은 국가 위상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G11 확대론이 주춤해졌지만 한국의 참여는 시간문제다. G7은 선진국 카르텔에서 벗어나 국력을 감안한 재조정이 있어야 한다. 일본이 한국의 G11 참여에 반대하며 ‘아시아 유일의 G7 국가로서 영향력 유지’라는 논리를 내세웠다면 어불성설이다. 또한 일본은 한국이 제안했던 영국에서의 약식 한일 정상회담 약속을 취소했다는데 협소한 일본 측 판단은 정말이지 유감이다. 마지막으로 G7 정상들이 촉구한 대북 외교도 재가동돼야 한다. 한미는 8월 연합훈련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해 북미 대화의 문을 열 지혜를 짜내길 기대한다.
  • [데스크 시각] ‘따라하기’만으로는 우등생이 될 수 없다/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따라하기’만으로는 우등생이 될 수 없다/유용하 사회부 차장

    나름 교육열이 뜨거운 동네에 살고 있다. 주변에 학원들이 많다 보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요즘도 주말 아침에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기가 쉽지 않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삼삼오오 모여 교육 정보를 나누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 테이블의 목소리 큰 학부모들 덕분에 의도치 않게 엿듣게 된 내용은 ‘아무개는 어느 학원을 다녔더니 성적이 올랐다더라’, ‘문제집은 뭐가 좋고, 국어 성적 높이려면 무슨 책을 읽혀야 한다더라’ 등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전교 1등 하는 친구가 ‘실력 수학의 정석’이라는 참고서로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는 내 실력을 생각 않고 따라하다가 하마터면 수포자가 될 뻔했었다. 공부하다 막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참고서나 학원 수업으로 보충한다면 분명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1등 하는 옆집 아들, 딸 공부 방법만 흉내내서는 성적 향상은커녕 공부에 흥미를 잃고 부모와의 관계까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별 사례를 보편적 원리로 이해하는 데서 나타나는 인지 오류라 할 수 있다. 이런 인지 오류는 과학기술 정책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미국의 화성 탐사와 미국 주도 유인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참여를 위한 국제협정 공식 서명,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등으로 한국의 우주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은 우리의 우주 기술 분야 국제협력 가능성을 높였고, 우주산업 육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협정 서명만으로 당장 우주 선진국이 된 것 같은 분위기는 좀더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아르테미스 협정 서명은 미국 중심의 유인 달탐사에서 참여국들의 협력 원칙만 제시하고 있을 뿐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로 우주 개발에서 우리가 부족하고 필요한 부분을 명확히 파악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발사체, 우주 관측 및 탐사, 자원채굴, 심우주통신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주 개발을 위한 정확하고 치밀한 목표 설정과 연구개발(R&D) 추진 계획표가 필요하다. 최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 우주기업들의 활동 반경이 커지면서 정부 우주기구 역할은 점점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우주 기술 확보로 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기초체력 확보 방안보다 ‘우주청’ 설립 같은 우주 선진국 따라하기 주장은 논의의 앞뒤가 바뀐 것이다. 올해 정부와 민간 R&D 투자 금액을 합한 국가 R&D 예산은 처음으로 100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국가 R&D 투자 규모로는 세계 5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비중은 세계 2위 수준이다. 양적 성장을 이룬 지금 이제는 ‘추격형 R&D’에서 벗어나 ‘선도형 R&D’를 통한 질적 성장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주 분야를 비롯해 각종 과학기술 정책의 논의들은 여전히 추격형 R&D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주 선진국이 거쳐온 길을 좇는다고 해서 반드시 우리에게 성공이 찾아온다고는 할 수 없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열심히만 해서는 우등생이 될 수 없는 법이다. edmondy@seoul.co.kr
  • 난민 정책·선거법 실패 땐 해리스 탓? 위기 몰린 2인자

    난민 정책·선거법 실패 땐 해리스 탓? 위기 몰린 2인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시작부터 유별난 주목을 받았다. 고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는 도전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보니 당선자 시절부터 ‘유력한 차기 후보’로 거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정신 건강’에 의혹이 일었는데, 이로 인해 ‘사실상 해리스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게다가 취임 초기 해리스 부통령의 행동은 이런 의혹을 살 만했다. 외국 정상과의 잦은 ‘단독 통화’가 특히 그랬다. 유럽의 한 대사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의 부통령들보다 통화량이 훨씬 더 많다. 모든 사람들에게 잠재적인 대통령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단독으로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통화를 한 직후이긴 했지만, 폭스뉴스는 “경험이 거의 전적으로 국내 영역인 그가 외교안보 영역에도 깊이 관여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는 또한 미국·캐나다 간 첫 양자 회담에도 참여했는데, “바이든이 첫 부통령 임기에서 가져본 적이 없는 기회”였다. 3월 초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통화를 한 뒤에는 “노르웨이와 미국의 강력한 동맹을 심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발표가 뒤따랐다. “부통령은 노르웨이 총리가 미국과 긴밀한 안보 파트너십을 맺고 전 세계의 개발과 보건 안보 노력에 아낌 없이 기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그러나 머지않아 해리스 부통령은 이런 화려함에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 백악관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디지털 격차 해소 및 광대역 통신망 확대 총괄 역할에,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용 확대 태스크포스 등을 책임지게 됐지만 미국 언론은 그에게 맡겨진 두 가지 ‘궂은일’에만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의 가장 큰 어려움은 ‘남쪽 국경’ 우선 ‘이민자 문제 해결’이다. 집권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어려움은 남쪽 국경으로부터 찾아왔다. 정권의 순조로운 출발 분위기 속에 유일하게 ‘이민정책’만이 부정 평가가 많았다.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의 ‘이민법’을 주요 공략 포인트로 삼아 많은 공감을 이끌어 냈는데, 막상 당선된 뒤로는 자신에게 가장 아픈 지점이 됐다. 1월 취임 직후 서명한 행정명령 17건 중 6건이 이민 관련 조치였다. ▲불법 이민자 110만명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주고 ▲미성년 이민자들에게 영주권 및 시민권 취득 조건을 완화하고 ▲트럼프 정부에서 ‘한 해 1만 5000명’으로 제한한 난민 인정 규모도 ‘12만 5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는 영 딴판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월 국제구조위원회(IRC·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자료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현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적은 난민을 받아들인 대통령이 됐다”고 공격했다. 올 한 해 4510명의 난민을 인정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IRC는 “트럼프 정부가 마지막 해 인정한 난민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라고 밝혔다.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자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이 일을 전담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개국 이른바 ‘노던 트라이앵글’의 부패를 문제의 본질로 보고,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하는 등 호기 좋게 시작했으나, “오지 말라”(Do not come)는 말로 궁지에 몰렸다. 지난 7일 과테말라시티에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행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었지만 워낙 단호한 어투에 큰 비난이 쏟아졌다. 못 오게 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도가 없는 일인데, 못 오게 하기 어려운 현실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국경에 방문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 갈 거다. 가 봤다”며 당황한 듯 답했다. USA투데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5년 바이든 부통령에게 10억 달러를 쥐여 주며 이민자 문제를 맡겼지만 결국 실패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에게 ‘수류탄’을 넘긴 다음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내보냈다.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해리스 부통령의 앞날도 흐려졌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해리스에게 또 다른 어려움 맡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오클라호마 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늘 나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점점 더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투표권 보호를 위한 전반적인 입법 노력을 이끌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녀의 리더십과 여러분의 지원으로 우리는 다시 한번 극복할 것”이라면서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이 내준 새 숙제에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은 “바이든, 해리스에게 또 다른 어려운 역할 맡겨”라는 제목을 달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연방 차원의 입법을 통해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개별 주의 투표법 개정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 하고 있다. 선거법이 당장 내년 중간선거와 4년 뒤 대선 기본 판을 형성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민주당과 공화당은 사생결단 전선을 형성해 왔다. 민주당의 법은 유권자 등록 절차를 자동화하고 최소 2주간 조기투표 실시, 사전 및 부재자투표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지난 대선 이후 미국인들이 투표하기 더 어렵게 하는 법안들이 전국에 걸쳐 380개 이상 발의됐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나는 전국에 걸쳐 투표권 강화를 위해 투표권 단체, 공동체 기구, 민간 영역 등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근본 이유는 당내 ‘반란표’ 때문이었다. 민주당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 의원은 “투표법은 결코 당파적 방식으로 다뤄져선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표현까지 써 가며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 그는 현행 필리버스터 규정을 낮추는 일에도 반기를 들었다. 어느 한 당이 60석 이상을 갖지 못한 구조에서는 무제한 토론으로 법안 통과가 한없이 늦어질 수 있어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규정을 낮추려 했다. 이렇게만 되면 민주당은 여야 협상 없이도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이에 맨친 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문을 싣고 “필리버스터는 민주적 정부 형태를 보호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다. 이를 폐지하면 이 나라의 방향을 바꾸는 법안들이 당파적 이해에 따라 움직이는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선언했다. 최근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선거법 법안 처리에 실패할 가능성을 내다봤고, CNN은 한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필리버스터와 관련해 맨친이 여론의 주류를 대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조사에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표의 수가 60표 이하로 내려가는 문제에 관해 32%만이 찬성했다. 46%는 유지를 원했고 16%는 기준을 더 올리기를 원했다.결국 두 가지 숙제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우수한 점수는 고사하고 낙제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패전 처리용’으로 등판시켰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래도 해리스 부통령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바이든의 신임을 잃고 차기 대선을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미국 부통령, 쉽지 않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반중’ 판 키우는 美… 동참에 선 긋는 韓… 초조함 못 감춘 中

    ‘반중’ 판 키우는 美… 동참에 선 긋는 韓… 초조함 못 감춘 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중국 포위’ 구상에 주요국 정상들이 호응하면서 ‘글로벌 반중 연대’ 흐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중 블록’ 요청에 상당수가 반발하거나 소극 대응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발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코로나19 재조사와 대만해협, 신장·홍콩 인권 문제 등이 총망라된 데 이어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도 중국의 도전에 맞서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동맹과의 합의를 통한 중국 견제’를 표방한 바이든의 외교 정책이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공고화되고 있어서다. 미국이 동맹과 국제기구를 활용해 중국을 더 정교하게 압박한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주영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G7 공동성명은 중국에 대한 음해다.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다”며 “미국 등 몇몇 나라의 음흉한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대중국 전략에 이견이 있다”며 “중국이 자기 일을 잘하고 각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면 미국의 전략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현재 중국 지도층은 ‘전 세계가 미국의 편에 서서 중국과 맞서 싸우려 한다’는 고립감을 느낀다”며 “바이든이 속한 미국 민주당은 동맹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자는 생각을 가진 의원이 90% 이상이다. 반중 노선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를 반영하듯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뤼셀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중국이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기술, 사이버안보, 정보 전쟁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중국 문제가 전례 없이 강한 방식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G7뿐 아니라 나토 30개 회원국과도 대중 압박·견제 기조를 공식화하겠다는 취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14일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의 부상이 우리의 안보에 야기하는 도전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이 속도를 내면서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확대해석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 내고 한미 동맹 강화로 움직였다고는 하지만, 최대 교역국이자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지닌 대중 관계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G7 정상회의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초청국 신분이기에 ‘공동성명(코뮈니케)’에 참여하지 않은 게 외교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초청국인 한국이 서명한 ‘열린사회 성명’은 권위주의 정부 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담고 있어 사실상 중국 견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 고위관계자는 “성명 자체는 어느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전 세계 공통의 어려움을 지도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공동으로 협력해서 시정을 해 보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빈 공동취재단·베이징 류지영 특파원·서울 김헌주 기자 superryu@seoul.co.kr
  • 성소수자 손녀 위해 누른 첫 ‘버튼’… 할아버지에겐 응원글이 쏟아졌다

    성소수자 손녀 위해 누른 첫 ‘버튼’… 할아버지에겐 응원글이 쏟아졌다

    김모(77)씨는 며칠 전 난생처음 휴대전화로 국민청원 동의 버튼을 눌렀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사이트에 게시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었다. 모바일 기기 조작에 서툰 그가 딸의 도움을 받아 가며 청원에 참여한 건 남자에서 여자로 성확정(MTF·male to female)된 트랜스젠더 외손녀(21)를 위해서였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청원을 홍보한 김씨는 “고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회가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는 법을 왜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지난달 24일 시작된 이번 청원은 14일 오후 4시 43분쯤 10만명이 동의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회는 해당 청원을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처럼 많은 시민이 가족이나 친구, 낯선 이들에게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린 덕분이다. 손녀를 위해 올린 김씨의 글에 많은 이들이 호응해 차별금지법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스물다섯 살인 MTF 딸을 둔 홍경욱(51)씨는 친인척과 친구 등 15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 차별금지법 청원을 소개했다. 그중 60명이 차별금지법에 동의했다. 홍씨는 “딸의 중학교 선생님에게도 문자를 보냈는데 ‘응원한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누구나 나이가 들고, 소수자가 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자신과 주변인을 지키기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기독교계를 비롯한 일부 집단은 차별금지법이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딸의 어머니인 권명보(56)씨는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이나 아동,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법이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하는 목적의 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청원 인증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20대 여성인 세피르(닉네임)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는 23일까지 10만명이 차별금지법 청원에 동의하면, 홍보글을 리트윗한 사람 중 2명에게 게임 희귀 아이템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세피르씨는 “청원을 모르는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싶어 게임 계정에서 홍보했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내가 나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높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4월 22일부터 27일까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8.5%는 차별금지 법률 제정에 찬성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나온 ‘열린 사회 성명’에 공동 서명한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성명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반대하며 모두가 완전하고 평등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신장도 각국 정상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열린사회 성명’ 이름 올린 韓 “특정국 겨냥 아니다” 선 그어

    ‘열린사회 성명’ 이름 올린 韓 “특정국 겨냥 아니다” 선 그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초청국 신분으로 ‘정상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게 결과적으로 한국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도치 않게 반(反)중국 전선에 깊이 개입되면 미중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 나서는 게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이 참여한 G7 열린사회 성명도 사실상 중국 견제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정부는 “특정국 겨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1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G7 정상회의가 중국을 직접 겨냥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미중 갈등의 전선이 G7으로 대표되는 서방 세계 대 중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G7 회의를 중국 견제의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이런 이유로 개최국 영국의 초청을 받은 한국 정부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이번 G7 회의에서 채택된 성명 중 ‘열린사회 성명’에 참여했다. 공동성명은 G7 회원국들만 서명을 하지만 열린사회 성명에는 초청국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 성명에는 국제사회가 대내외적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하고 권위주의 정부, 빈부격차, 인종차별, 선거방해, 가짜뉴스 등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았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G7 회의 준비 과정에 참여한 정부 관계자는 “성명 자체는 어느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그런 어려움을 지도적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공동으로 협력해서 시정을 해 보자 하는 차원에서 만든 성명”이라고 말했다. G7을 확대 개편하는 데 일본 측이 반대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G7을 G10 또는 G11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 그런 제안도 올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도 14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동성명에 중국 문제를 거론한 것과 관련, “G7과 한국, 호주, 인도, 남아공 등 초청국과의 세 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은 기후변화·환경, 열린사회와 경제 등 3개 확대회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중국 인권 등을 비판한 공동성명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한국 입장에선 초청국 정도가 딱 좋은 셈”이라면서 “중국 때리기에 휘말리는 것보다 실질을 얻으면서 갈등을 피하는 쪽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 공동취재단·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손녀 위해 난생 처음 청원 70대…차별금지법 청원에 담긴 10만 가지 사연

    손녀 위해 난생 처음 청원 70대…차별금지법 청원에 담긴 10만 가지 사연

    김모(77)씨는 며칠 전 난생처음 휴대전화로 국민청원 동의 버튼을 눌렀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사이트에 게시된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었다. 모바일 조작에 서투른 그가 딸의 도움을 받아가며 청원에 참여한 건 남자에서 여자로 성확정(MTF·male to female)된 트랜스젠더 외손녀(21)를 위해서였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청원을 홍보한 김씨는 “고 변희수 하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국회가 사람을 차별하지 말라는 법을 왜 안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는 기준인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이번 청원은 14일 오후 4시 43분쯤 10만명이 동의했다. 김씨처럼 많은 시민이 가족이나 친구, 낯선 이들에게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알린 덕분이다. 25살인 MTF 딸을 둔 홍경욱(51)씨는 친인척과 친구 등 15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 차별금지법 청원을 소개했다. 그 중 60명이 차별금지법에 동의했다. 홍씨는 “딸의 중학교 선생님에게도 문자를 보냈는데 ‘응원한다’는 답을 받았다”면서 “누구나 나이가 들고, 소수자가 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은 우리 자신과 주변인을 지키기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보수 기독교계를 비롯한 일부 집단은 차별금지법이 종교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며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딸의 어머니인 권명보(56)씨는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여성이나 아동,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법이지, 헌법상 권리를 제한하는 목적의 법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청원 인증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도 있다. 20대 여성인 세피르(닉네임)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오는 23일까지 10만명이 차별금지법 청원에 동의하면, 홍보글을 리트윗한 사람 중 2명에게 게임 희귀 아이템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세피르씨는 “청원을 모르는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어 게임 계정에서 홍보했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내가 나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에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높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4월 22일부터 27일까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2020년 차별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8.5%는 차별금지 법률 제정에 찬성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나온 ‘열린 사회 성명’에 공동 서명한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성명은 “모든 형태의 차별을 반대하며 모두가 완전하고 평등하게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신장도 각국 정상들이 공유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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