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스트레스’ 탈모 원인과 치료
겨울로 접어드는 지금쯤이면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시시때때로 빠지는 머리카락은 가뜩이나 버거운 스트레스를 더하게 한다. 탈모, 정말 대책이 없는걸까.
# 탈모란 빠지는 머리카락 개수가 50∼100개 정도면, 모발의 수명이나 성장주기로 볼 때 정상으로 본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면 병적인 탈모에 해당한다. 두피 상태나 두피질환, 호르몬 불균형, 내과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모발 주기에서 성장기 모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거나, 모낭은 살아있으나 모발이 없는 휴지기가 길어지는 것이 바로 병적인 탈모다.
# 남성형 탈모 대머리를 말하며, 유전적 소인이 강하다. 원인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다. 탈모는 사춘기에서 20∼30대 사이에 시작한다. 앞머리에서 정수리로 이어지는 부위의 모발이 점차 가늘고 짧아지다가 나중에 앞머리 탈모된 부위와 정수리 탈모된 부위가 서로 만나 대머리가 된다. 탈모는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것뿐 건강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스트레스다. 최근 한 대학병원 조사 결과 탈모로 고민하는 20∼60대 인구가 3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남성형 탈모의 원인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소인과 남성호르몬, 그리고 노화이다. 이밖에 혈액순환 장애,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및 지루성피부염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임상적으로는 두피에 남성호르몬이 작용해 발생하며, 여기에 유전적 소인과 노화가 작용한다. 따라서 유전적 소인이 강해도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없으면 대머리가 되지 않으며, 안드로겐이 많아도 유전적 소인이 없으면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 남성형 탈모의 증상과 진단 아침에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 수가 유독 많으면 탈모 가능성이 높다. 또 머리밑이 가려워지면서 지성 비듬이 많아지는 경우에도 탈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힘이 없거나 예전과 비교해서 이마가 넓어진 경우도 탈모에 해당된다. 자신의 머리카락 8∼10개 정도를 잡아 가볍게 당겼을 때 1∼2개 정도 빠지면 정상, 그 이상이면 탈모로 구분한다.
# 여성 탈모 여성들은 산후 탈모가 가장 많다. 즉, 출산 후 일시적으로 휴지기 모발이 증가해 탈모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회복되나, 스트레스나 영양부족 등으로 산후 탈모가 영구 탈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여성도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을 갖고 있지만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훨씬 많아 남성들처럼 완전한 대머리는 되지 않는다. 대신 머리 주위에서 서서히 탈모가 진행되다가 나이가 들면 두피의 위 부분이 훤히 보이는 경과를 보인다.
탈모가 주는 스트레스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크다. 탈모 때문에 우울증과 강박,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런 반응은 스트레스를 낳아 탈모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밖에 원형탈모나 정신적 장애로 인해 자신의 모발을 습관적으로 뽑아내는 발모벽, 화상이나 감염 후 두피에 흉터가 생겨 모낭이 영구적으로 파괴되는 반흔성 탈모, 여성들이 고무줄로 머리를 너무 단단히 묶을 때 나타나는 견인성 탈모, 갑상선 기능 이상에 의한 내분비성 탈모 등도 남녀가 겪는 탈모에 해당한다.
# 탈모 치료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으로는 프로페시아 복용, 호르몬제 국소 도포, 병변내 주사, 자외선치료, 두피 마사지 등이 있으며,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인조모발 이식술과 자가모발이식술, 조직 확장법, 두피 피판술 및 축소술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자가모발 이식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CTG’라는 장비를 이용해 탈모 진행을 억제하고, 탈모의 초기 증상인 머리카락의 가늘어짐을 개선하기도 한다. 임상 결과 36주 이상 치료한 환자의 66.1%에서 모발이 재생하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자가모발 이식술은 자신의 후두부 모발을 이용해 탈모된 부위에 재배치하는 방법으로, 부작용이 없고 생착률이 매우 높다. 한번에 많은 양의 이식이 가능한 ‘메가세션(megasession)’이 최근에 도입됐지만 이 방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환자의 탈모상태와 헤어라인을 고려해 적적한 양을 이식하는 것이 좋다. 또 탈모가 계속 진행되는 경우라면 앞으로 진행될 탈모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식된 자가모발의 생존율은 보통 80∼90% 정도. 이식된 모발은 한 차례 빠졌다가 3개월 후쯤 다시 나기 시작해 9개월 후쯤 완성된다. 따라서 수술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모발의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
■ 도움말: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