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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엉뚱한 신장을…유명 의사, 황당한 의료사고 파문

    [여기는 남미] 엉뚱한 신장을…유명 의사, 황당한 의료사고 파문

    볼리비아의 한 명의가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이제 겨우 3살 된 아이가 투석에 의존하게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바스티안이라는 이름만 공개된 아이는 최근 산타크루스의 암전문병원에서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한쪽 신장에 종양이 생기면서 받게 된 수술이다. 수술은 볼리비아에선 명의로 소문난 로제르 모레노. 워낙 이름이 알려진 의사라 가족들도 수술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수술을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의사가 헷갈린 신장의 수. 종양이 발견돼 제거해야 할 신장은 한쪽이었지만 웬일인지 의사는 신장 두 개를 모두 제거해버렸다. 졸지에 신장을 모두 떼어낸 아이는 투석에 의지해 목숨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의학계는 "명의가 그런 실수를 했다는 게 믿기 않는다"고 경악했고 사고를 인지한 검찰은 수사에 나섰다. 볼리비아의 유명 앵커 호르헤 로블레스가 신장을 기증하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그는 "내가 신장 1개를 내놓을 테니 실수를 한 의사도 신장 1개를 기증하라"고 공개 요구했다. 사고를 낸 의사는 아직 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증자가 나서도 아이는 당장 이식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한 의사는 "이런 수술을 받은 직후 이식은 불가능하다"며 "아이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어날 때까진 투석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볼리비아에선 의료과실을 엄중히 처벌하자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정부는 지난해 의료과실을 강력히 처벌한다는 형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현행 형법으로도 의료과실 처벌은 가능하지만 과실 입증이 힘들고 절차도 까다로워 피해자가 소송을 내기조차 힘들다는 이유에서 마련한 개정안이다. 개정안엔 의료사고를 낸 의사에게 막중한 벌금과 면허박탈 등의 처벌과 징계를 내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집단 이기주의가 형법 개정을 무산시켰다. 공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개정안 페기를 요구하며 장장 47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의회는 결국 백기 투항했다. 현지 언론은 "명의가 낸 의료사고로 피해자를 위해 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형법 개정이 다시 동력을 찾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볼리비아의 야당의원 로스 산도발은 "의료 행위를 보다 전문적으로 규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번 사고로 또 다시 드러났다"며 형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집주인 부르는 게 ‘값’… 주택시장 균형가격 붕괴

    집주인 부르는 게 ‘값’… 주택시장 균형가격 붕괴

    9월 첫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 171.6 2003년 7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 기록 “거래 규제로 매수세 줄고 공급은 더 줄어 가격 경쟁 없이 호가가 시세 형성 악순환 집주인, 수요자 나서면 값 올려 거래 안 돼” 매물 부족·추가 상승 기대·불안 심리 겹쳐주택시장에서 시장 균형가격이 무너졌다. 집주인이 부르는 값이 시장가격으로 굳어지는 비정상 시장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매물 급감과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하면서 매도·매수인 간 가격 흥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조사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마을 1단지 푸르지오그랑빌 99㎡짜리는 지난해 9월 13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를 타고 값이 꾸준히 올라 지난 5월에 16억 4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부동산114에 나온 이 아파트 호가는 18억 4000만원이다. 이주호 반석공인중개사 대표는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가운데 집주인이 꼭 팔려고 내놓은 ‘진성 매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래전에 나온 매물이거나 집주인이 팔 생각 없이 가격 흐름을 간 보려고 던져 놓은 매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거래 규제로 매수세가 뜸해졌지만, 공급이 더 줄어들었다”며 “매물 부족으로 가격 경쟁이 원활하지 않아 호가가 올라가고 시세로 굳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짜리 시세는 17억 8000만~18억 2000만원에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6억 9000만원(10층 기준)에 팔렸다. 한 달 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층의 매물은 17억 6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다 보니 집주인이 내놓은 호가가 시장가격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거래 성사 단계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공인중개사의 가격 흥정도 먹혀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18억원 이하로 나온 매물은 오래전에 나왔던 물건이고, 실제 매매 단계에서는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기 때문에 18억원 이하 매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산동 5가 용산파크타워 아파트 118㎡짜리는 지난 2월 14억 3000만원에 거래되고 나서 5월에는 15억 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시세는 17억원에 나와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그나마 수요자가 나타나면 집주인이 값을 올리는 바람에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요는 분명히 감소했는데 호가가 오르는 이유로 시장가격 형성 틀이 무너진 것을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물 부족에 따른 거래 감소,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 회수, 수요자 불안 심리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안양시, 석수 2동 행정복지센터 주변 도시재상사업 탄력

    경기 안양시는 석수 2동 행정복지센터 주변 도시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지역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석수2동 행정복지센터 주변지역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 주민편의시설 확충, 주차장 설치, 예술광장 조성 등 물리적 환경개선사업과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일자리 창출, 문화·역사 프로그램, 세대별 맞춤형 지원 등 지역역량강화사업도 동시에 진행해 나간다. 이번 도시재생 뉴딜상업은 서면심사, 현장평가, 발표대회 등 결과를 종합해 대상지를 선정했다. 시는 도시재생사업추진단,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특별팀,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등 조직을 만들어 재생 뉴딜사업 선정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또 지역주민,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사회단체,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해 국토교통부 소규모 재생사업, 경기도 정원 리뉴얼사업, 문화체육관광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등의 공모사업에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안양시 박달1동과 안양8동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최대호 시장은 “원도심 기능 회복과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새로운 인구를 유입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벤투의 반전 디테일 축구

    벤투의 반전 디테일 축구

    과묵·강인한 인상 깨고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승우 “분·초 단위 세밀한 훈련 돋보여” 상황 따라 전술 변화도… 기존 감독과 달라 데뷔 2연승 상대 내일 칠레전 리더십 주목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시절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포르투갈 대표팀으로 뛰었다.그의 성격은 과묵함, 강인함, 고집스러움 등의 단어로 표현돼 왔다. 사령탑으로 있었던 포르투갈 대표팀과 그리스 프로축구 올림피아코스, 중국의 충칭 당다이리판에서도 구단이나 노장 선수들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대표팀을 맡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도 그가 ‘정답’만을 말하고 혹시나 논란이 될 말은 엄격하게 피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벤투 감독은 짧은 기간 지극히 수평적인 리더십을 보여 주었다. 그는 팀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는 구성원으로서 선수를 대했다. 수비수 장현수는 “선수는 물론 코치진에게도 따로 터치하지 않는다.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고, 코스타리카전 두 골에 관여했던 남태희도 “확실히 선수들을 믿고 운동을 맡긴다. 새로운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재성은 “처음 봤을 때는 강한 카리스마를 느꼈는데 막상 겪고 보니 웃음도 많고 농담도 잘한다. 무엇보다 잘 챙겨 준다”고 말했다. 지동원은 “미팅할 때도 팀 운영과 전략 구축 과정에서 선수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대화하는 감독”이라면서 “겉보기와는 달리 밝고 부드럽다. 엄격하긴 하지만 권위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자신의 축구 색깔도 분명히 드러냈다. 그가 앞서 한국을 거쳐 간 다른 감독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여 준 것은, 하나만을 고집하지 않는 전술의 ‘다양성’이다. 그는 처음엔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상대의 공세를 막을 때는 순간적으로 4-4-2 전술로 변신했다. 공격할 때도 측면 윙백의 오버래핑을 활용해 상대의 측면을 부수다가도 중앙에서 3~4명의 선수가 짧은 원터치 패스로 중앙을 돌파하는 장면도 연출했고, 상대 수비가 올라서면 여지없이 기성용(뉴캐슬)의 정확한 패스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했다. 점유율과 스피드. 벤투 감독의 색깔을 압축하는 단어다. 기성용은 “볼을 소유할 때는 세밀하게 할 것을 요구하고, 특히 공격 때에는 스피드와 세밀함을 강하게 주문한다”고 평가했다. 이승우는 “훈련 때는 시·분·초까지 쪼개 체계적인 훈련을 이끌고 있다. 작은 것까지 빠뜨리지 않고 지시하는 섬세함과 세밀함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친선경기를 벌인다. ‘간판’ 알렉시스 산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출전하지 않지만 핵심 미드필더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을 비롯해 ‘센추리클럽’에 빛나는 수비수 듀오 가리 메델(베식타스·A매치 111경기)과 마우리시오 이슬라(페네르바체·A매치 100경기) 등이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로, 여섯 차례의 평가전 상대 가운데 우루과이 다음으로 강한 상대인 칠레전에서 벤투 감독의 리더십과 전술이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나이지리아 두 정당, 대선 경선 출마하는 여성은 공탁금 절반 할인

    나이지리아 두 정당, 대선 경선 출마하는 여성은 공탁금 절반 할인

    나이지리아의 두 거대 정당이 대통령 선거 당내 경선에 입후보하는 남녀를 차별(?) 대우해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무하마드 부하리 대통령이 당수인 모두가 진보 의회(All Progressives Congress)당은 남성 입후보자에게는 12만 5000달러(약 1억 400만원)를 내게 하고 여성은 절반으로 깎아준다. 야당인 국민민주당( PDP)은 남성 출마 희망자에게 3만 3000달러(약 3700만원)를 요구하면서 여성은 절반만 내도록 하거나 아예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우리는 어떨까?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대선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예비 후보는 1억원, 컷오프를 통과해 본 경선에 나서면 3억원을 내게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예비 후보의 기탁금을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공탁금으로 3억원의 공탁금을 내게 하고 10~15% 득표하면 절반을 돌려주고 미만이면 전액 국고로 귀속했다. 나이지리아는 우리보다 훨씬 액수가 적지만 연간 일인당 평균 소득이 2000달러(약 22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정도 액수도 큰 문제가 되는 것 같다. 1999년 군부 통치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한 뒤 2011년 사라 지브릴이 당시 집권당이었던 PDP 경선에 나서 딱 한 표만 받고 고배를 든 이후 두 정당 모두 여성 후보가 도전하지 않고 있어서다. 하지만 남성 후보들은 난립하고 있어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이 나라 공직 가운데 최고의 지위인 대통령이 부자가 되는 유일한 길로 인식될 정도로 부패가 만연돼 있어서다. 주요 정당은 경선 공탁금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 APC는 2015년 대선 때의 공탁금 7만 6000달러에서 곱절 가까이 올렸다. 부하리 대통령은 당선된 뒤 은행 대출을 받아 공탁금을 냈다고 털어놓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이자를 물어내고 대출금을 상환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재선을 겨냥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젊은이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대선 경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알하지 무마카이 우나가는 “순수한 의도를 갖고 나라를 위해 일하겠다는 이들의 열정을 꺾는다”고 힐난한 뒤 공탁금이 권력을 잡은 이들이 나라를 거덜내게 만드는 초대장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PDP는 반대로 공탁금을 거의 절반으로 내렸다. 하지만 이 돈은 아프리카에서 형편이 나은 축에 들어가지만 여전히 유럽이나 미국 등에 견줘 가난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나라의 보통 사람이나 젊은이들이 공직에 도전할 꿈을 접게 만든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의 공탁금 부과에 대해 어떤 제재나 개입도 하지 않아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예키니 나베나 APC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유한 기부자의 손에 정당이 놀아나지 않게 하기 위해 공탁금은 있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PC 쇄신위원회 위원이며 언론인인 카심 아펙부아는 일간 ‘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대통령에 도전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민주주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스스로 진보에의 문을 잠궜다”고 힐난했다. 이다얏 하산 민주주의와 개발 센터 사무국장은 “이들 정당은 전에는 정치에서 돈의 역할을 숨기려고만 하다가 선거철이 되면 ‘돈 없으면 경선도 없고, 돈 없으면 공직도 없다’고 노골적으로 밝힌다”며 “이것은 민주주의를 부자들의 잔치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친서 오는 중…긍정적인 내용일 것으로 믿어”

    트럼프 “김정은 친서 오는 중…긍정적인 내용일 것으로 믿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현재 오는 중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이 내게 보낸 개인적 서한이 오고 있다”면서 “이 서한은 어제 국경에서 건네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새로운 통신기기가 생기기 한참 전에 활용됐던 품격 있는 방식”이라면서 “긍정적인 서한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관해 말하자면 참 흥미롭다. 처음에는 거칠게 시작했다. 사람들은 내가 너무 거칠다고 생각했다. 내가 백번은 말했듯 인질들이 돌아왔고, 미사일과 로켓 (발사), 핵실험이 없다. 이런저런 레토릭(수사)들이 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말했다. 지난 5일(한국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방북했을 때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변함 없는 신뢰’를 표하며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하는 등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논의 속에서 북미 양국 정상 간 신뢰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한 가운데 양국 정상이 다시 톱다운식 ‘친서 외교’로 직접 대화에 나서면서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에 언급한 발언 등을 염두에 둔 듯 “나와 그 사이에 오간 레토릭은 매우 좋은 것들이었다”면서 “그는 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그는 나에게 편지를 썼다. 이 편지는 나에게 배달되는 중이며, 아마도 곧 보게 될 것”이라면서 “환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국경’은 판문점으로 추측되나, 구체적인 친서 전달 경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유해 추가 발굴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판문점에서는 북미 장성급 회담이 열렸다. 이를 통해 친서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친서가 어떤 경로로 미-인도 외교·국방 장관 간 2+2 회의 참석 차 해외 출장 중이던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특사단을 통해 전달된 김 위원장의 발언을 거론, “여러분이 봤듯이 어제 북한에서 나온 건 매우 흥미롭고 매우 긍정적인 발언이었다”며 “그가 나에 대해 언급한 것과 트럼프 행정부 재임 기간 비핵화를 하길 원한다고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발언이었다. 그보다 더 긍정적 발언은 있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6년 다툰 흑산공항…고성오간 마지막 토론회

    16년 다툰 흑산공항…고성오간 마지막 토론회

    7일 국립공원위원회 주관으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흑산공항 건설 종합토론회는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방청객으로 참여한 신안군 주민은 “신안 주민들이 개돼지로 보이나. 어렵게 올라온 신안 주민이 얘기하는 데 왜 말을 막나”고 소리를 높였고,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장정구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장은 “흑산공항을 건설해봤자 섬지역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환경파괴만 발생할 뿐”이라고 맞섰다.흑산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토론회 밖에서도 벌어졌다. 신안군 주민 50여명은 토론회가 열리는 오후 2시쯤 외교부서울청사 앞 인도에 모여 현수막을 들고 흑산공항 건설 찬성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생활편익을 위해 반드시 흑산공항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태묵(51) 흑산상태도 이장은 “환경단체들은 입으로만 반대한다. 하루라도 섬에 와서 주민으로 생활을 해 봤으면 말을 안 한다. 울릉도는 제대로 되고 있는데 우리한테만 이러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본에는 흔한 일VS사업성 없고 환경만 파괴 본격적인 토론에 나선 공항건설 찬성 측 토론자들은 흑산공항 건설이 ‘주민들의 교통기본권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을 이어갔다. 이보영 서울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은 “흑산도의 여객선 항로는 안개가 자주 발생해 수시로 노선이 통제된다”면서 “흑산군 응급수송체계를 구축하는 등 주민들의 교통기본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공항건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찬성 측 토론자로 나선 박우량 신안군수는 “일본에는 이런 종류의 작은 공항이 아주 흔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적지 않은 사례가 있는데 하나의 사례를 가지고 왜곡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공항건설 반대 측 토론자들은 흑산공항은 교통해소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공동대표는 “보완요구사항이었던 철새 대체서식지 조성관련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흑산도 토지이용계획 상 철새 대체서식지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대 측 토론자로 나선 황해섬네트워크 섬보전센터장은 “국토교통부가 섬주민들의 교통권 해결을 위한 본질적인 방법을 찾는 대신 흑산공항만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공항 건설 대신 선박공영제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결정 미루는 사이…지역주민·환경단체 갈등만 증폭흑산공항 건설사업 논란은 지난 2002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경비행장 개발방안 조사’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후 주춤하던 논의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비행장 목적으로 추진되던 흑산도 공항을 ‘소형공항’형태로 확대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환경부는 소형공항 건설이 가능하도록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서는 국책연구기관들이 ‘입지 부적절성’ 등을 지적했지만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됐다. 문재인 정부는 흑산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난 7월 20일 제123차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전문가 검토, 지역주민 의견 추가 청취, 종합토론회 개최 등을 다시 거치기로 결정했다. 관련부처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생존권을 외치는 지역주민과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환경단체 사이에 갈등만 증폭됐다. ●16년 끈 흑산공항 건설…이달 19일 흑산공항 최종결정 3시간 40분 동안 치열하게 이어간 토론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5시 40분에 사회를 맡은 전재경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의 폐회선언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토론 이후 국립공원위원회 위원들이 타당성, 여론 등을 따져보고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흑산공항 건설 최종결정은 9월 19일 있을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때 정해질 예정이다. 이번 흑산공항 건설 결정 여부는 울릉도 공항 등 소형공항의 건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왜 한국 예비군 훈련비는 세계 최하위인가

    동원훈련 보상금 3만 2000원 인상 예정미국 등 해외선 현역과 동등한 수준 보상“왜 내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 하나”예비군 예우 위해 적정보상 반드시 필요 정부가 ‘동원훈련 보상금’을 올해 1만 6000원에서 내년에는 2배인 3만 2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착각하지 마세요. 일당이 아닙니다. ‘2박 3일’에 1만 6000원인 것을 2배로 올려주겠다는 겁니다. 이 문제는 남성, 특히 갓 군대를 제대한 이들에게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물론 정부 예산안일 뿐이고 아직 국회 의결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동원훈련 보상금은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입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도 또다시 생업을 포기하고 훈련을 받아야 하는 분들을 우리는 과연 제대로 예우하고 있을까요. 알아보려면 비교대상이 있어야 하겠지요. 마침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얼마 전 국방부 의뢰로 외국의 예비군 훈련비 적정 보상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냈습니다. 8일 자료를 입수해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우리나라 예비군 훈련비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간략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예비군 훈련은 ‘동원훈련’과 ‘일반훈련’으로 나뉩니다. 동원훈련은 2박 3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현역과 마찬가지로 군 병력으로 ‘동원’돼 막사에서 기상하고 훈련하는 것을 말합니다. 2007년 처음으로 동원훈련 보상금이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금액은 3000원이었습니다. ●택시타면 ‘합승’해야 하는 열악한 훈련비 보상금은 2008년 4000원, 2010년 5000원, 2014년 6000원, 2016년 7000원으로 조금씩 오르다 지난해 1만원, 올해 1만 6000원이 됐습니다. 교통비는 집에서 입영장소까지 30㎞ 이하일 때 기본 3500원에서 거리에 따라 점차 높여 61㎞ 부터는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100㎞라면 1만 1614원을 준다는 뜻이지요. 버스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아마 많은 분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겁니다. 교통비도 2008년 처음으로 1㎞당 92.55원을 주다가 점차 높여서 그나마 이만큼 올라간 것입니다. 하루치를 주는 일반훈련비는 더 열악합니다. 보상금은 없고 식비는 6000원, 교통비는 30㎞ 이하일 때 기본교통비 7000원, 31㎞부터는 동원훈련처럼 1㎞당 116.14원을 지급합니다. 급해서 택시라도 타려고 하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방법은 불법인 ‘합승’을 선택하는 것 뿐입니다.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처음 만난 4명이 택시에 함께 타는 경험도 종종 해보셨을 겁니다. 생업을 포기하는 대가도 가혹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동원훈련 참가자 653명을 조사했더니 생업을 할 때 평균 일당 8~10만원이 35.4%로 가장 많았고 11만~13만원(19.9%), 14만원 이상(19.3%), 5~7만원(17.0%) 등의 순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의 인상을 막은 것은 예산당국이었습니다. 이미 소속직장에서 ‘공가’ 처리하고 급여를 받기 때문에 추가 보상하는 것은 ‘이중 수혜’라는 겁니다. 또 “근로계약 관계가 아닌 ‘국방의 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의 급격한 인상은 어렵다”고 제동을 걸었습니다. ●예산당국 “국방의 의무를 왜 추가 보상하나” 이 과정에 ‘애국페이’라는 비난이 나왔습니다. 왜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는 문제 삼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지금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아마 화를 삭히기 어려우실 겁니다. 나와 내 자식 또는 친구, 동생이 오로지 국가를 위해 희생만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지적입니다. 그래서 “식비와 교통비를 왜 내 호주머니에서 추가로 내면서까지 훈련을 받아야 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해마다 예산당국은 소액 인상을 고수했습니다. 참다 못한 국방부가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어 실비 변상이 아닌 일당 수준의 보상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맞서면서 결국 내년 동원훈련 보상금을 2배로 인상하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부족한 교통비와 식비 문제는 다음 기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대신 우리 제대군인 예우를 위해 먼저 외국의 사례부터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미국’을 가봤습니다. 2~4년간 예비군으로 복무하는데 ‘주말 소집훈련’이 월 1회 2일(16시간), ‘연례훈련’은 2주간 동원훈련 형태로 진행됩니다. 연례훈련은 ‘지역 예비군 훈련센터’에서 주특기 위주의 개인훈련을, 동원소집훈련은 지정부대에서 집체훈련을 합니다. ‘마일즈’ 등 과학화 장비를 활용한 사격, 전술훈련 위주입니다.남녀 모두 병역의무가 있는 ‘이스라엘’로 가보겠습니다. 남자는 부사관 또는 병사로 32개월, 여자는 24개월을 복무하고 남녀 모두 38~44세까지 예비군으로 편성됩니다. 예비군은 지상군훈련소(NGTC)에 입소한 뒤 마일즈 등을 활용한 전술훈련을 해 훈련강도는 비교적 높습니다. 그렇지만 하루 8만~14만원의 훈련비를 주고 기본급, 특별급, 보조금, 세금 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줍니다. 1개월 복무 기준으로 최소 181만원, 5일 이내로 복무하면 생업 일당의 140%를 줍니다. 여기에 훈련기간에 따라 10~37일까지 무려 40만 5000~162만 2000원의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그렇지만 예산 부담은 많지 않습니다. 전 국민이 매월 소득의 1.5~5% 수준의 보험금을 납부하고 1개월 미만 복무자는 보험기금으로, 1개월 이상은 세금으로 봉급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훈련비 세계 최하위인데 지급규정도 불분명 ‘독일’은 ‘부대예비군’과 ‘지역예비군’으로 나뉘는데 1년에 최대 30일을 훈련합니다. 사격, 구급법 등 다양한 훈련을 받는데 기본적으로 현역에 준하는 봉급을 주고 동원기간 생업을 못해 수입이 줄어들면 100%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대만’은 어떨까요. 1994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는 12개월, 이후 출생자는 4개월로 현역 복무기간이 매우 짧습니다. 그리고 1년에 예비군 훈련 기간은 평균 7일 정도인데 일당 개념으로 훈련비를 주고 2일 이상 복무하면 해당 계급에 준하는 수당을 지급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동원훈련은 식비, 교통비를 제외한 보상금이 2박 3일 1만 6000원, 일반훈련은 보상금 없이 하루 교통비 7000원, 식비 6000원을 제공하니 격차가 크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예비군 훈련비나 보상금에 대한 법 규정도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예비군법 제11조(실비변상)는 ‘예비군부대의 지휘관 및 동원 또는 훈련소집된 예비군 대원에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급식과 그 밖의 실비 변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했습니다. 오로지 책임만 있을 뿐 변변치 않은 훈련비조차 ‘할 수 있다’는 애매모호한 조항으로 묶여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국방부는 늘 예비군 훈련비 편성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예비군 훈련 강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일즈 장비 등을 활용한 첨단 전술훈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어 적정 수준의 보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다행히 정부는 2022년까지 동원훈련 보상금을 최저임금의 50%인 9만 1000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당장 2배 인상을 앞두고 있는데, 국회에서 어떤 결정을 할 지 제대군인과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질 전망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홋카이도 초유의 ‘블랙아웃’… 태풍 이어 강진에 日패닉

    홋카이도 초유의 ‘블랙아웃’… 태풍 이어 강진에 日패닉

    화력발전소 멈춰… 295만여 가구 정전 신치토세공항·신칸센 철도 등 ‘올스톱’6일 새벽 일본 북부 홋카이도에 ‘진도 7’의 강진이 발생해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32명이 실종됐다. 또 홋카이도 전 지역의 295만 가구가 정전되는 초유의 ‘블랙아웃’(대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공항과 철도 등 외부와의 교통도 두절됐다. 제21호 태풍 ‘제비’가 오사카 등 서일본을 할퀴고 간 지 이틀 만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3시 8분 홋카이도 남부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최고의 진동은 아쓰마초의 진도 7로 관측됐다. ‘진도’는 일반적인 지진 에너지의 크기를 뜻하는 ‘규모’와 달리 실제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일본의 자체 기준이다. 0(평상시)부터 1, 2, 3, 4, 5약(弱), 5강(强), 6약, 6강, 7까지 10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지진은 가장 강력한 것이다. 홋카이도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현재의 진도 기준을 채택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NHK의 오후 10시 집계 기준으로 대규모 산사태와 토사 붕괴가 발생한 아쓰마초에서 8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무카와초 1명, 신히다카초 1명, 삿포로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곳곳에서 산사태와 토사 붕괴가 발생하면서 주택이 매몰돼 32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한국인 피해는 여행객 1명이 경상을 입은 것 외에는 없다”고 밝혔다. 홋카이도의 모든 화력발전소가 멈춰 서면서 전 지역 295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홋카이도의 전기 공급이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1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홋카이도 관문인 신치토세 공항은 정전 및 터미널 건물 파손, 누수 등으로 폐쇄됐고 홋카이도와 혼슈를 잇는 홋카이도신칸센을 포함해 모든 철도의 운행도 중단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지진이 처음 관측된 뒤 진도 1~4의 지진이 수십 차례 이어졌다고 밝히면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강의 지진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2~3일 사이에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있는 그대로… 소박한 일상이 오고갔다

    있는 그대로… 소박한 일상이 오고갔다

    당시에 지어진 프랑스풍의 건물들은 개·보수를 거쳐 호텔과 카페로 재단장했다. 테라스는 백인 백패커들로 넘쳐난다. 거리를 걷다 보면 검은 전통 옷을 입은 흐몽족이 막대기로 등을 긁으면 ‘꾸르륵 꾸르륵’ 하고 소리를 내는 두꺼비 기념품을 팔기 위해 주위를 맴도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단호하게 거절 표시를 하지 않으면 이들에게 하루 종일 쫓겨 다녀야 한다. 아마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바이 섬싱 포 미’(Buy something for me)일 것이다. 밤에 자려고 호텔 침대에 누우면 두꺼비 울음소리가 귓가에 맴돌 정도다.●새소리·바람소리가 반겨주는 캇캇마을 하지만 이 거리를 벗어나 20분 정도만 계곡을 따라 걸어 ‘캇캇 마을’(Cat Cat Village)에 들어서면 비로소 ‘아, 이곳이 사파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당신 귀를 씻어줄 것이다. 나무등짝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진짜 두꺼비 울음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캇캇 마을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프랑스인들이 검은 옷을 입는 이들을 검은 고양이처럼 여겨 캣캣마을이라고 부르는 것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사파 시내에서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소수민족 마을이자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이기도 하다. 흐몽족이 산비탈을 깎아 만든 다랑논 풍경도 볼 수 있는데, 쌀과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이 논은 세계 3대 다랑논으로 불린다.사파 시내에서 오토바이로 1시간 정도를 가면 지앙 타 차이 마을이 있다. 레드 자오족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자오족은 흐몽족과 함께 베트남에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소수민족 중 하나다. 중국과 라오스 국경 일대에도 넓게 분포하는데, 놈다오라는 독자적인 문자와 의학술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지구상의 많은 소수민족이 그렇듯이 이들 역시 관광객들을 상대로 민예품이나 작은 인형, 액세서리를 팔며 생계를 꾸려간다. 예전에는 가끔 성냥갑 속에 아편을 숨긴 채 다가와 판매하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매주 일요일 亞 최대 소수민족 재래시장 사파에 간다면 일정에 일요일을 넣는 것이 좋다. 매주 일요일이면 박하에서 아시아 최대의 소수민족 재래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박하 역시 해발 900m의 고원 지대에 자리한 곳으로 플라워(꽃)흐몽족을 비롯해 자오, 자이, 푸라, 투 라오족 등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시장에는 주로 꽃흐몽족이 모인다. 울긋불긋 화려한 색으로 수놓은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몰려든다. 시장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버스에서 내리면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줄지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에 닿는다. 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노천 이발관에서는 아저씨가 이발을 하고 있고 시장 한 편에서는 흐몽족이 순대와 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들이 집에서 직접 만든 빗자루는 하나 사오고 싶을 정도다. 시장 아래쪽에는 우시장도 벌어진다. 커다란 뿔을 단 물소들이 팔려 나가길 기다리고 있다.●노천이발관·우시장… 우리네 5일장 닮아 시장의 모습이 우리네 5일장과 너무나 비슷하다. 여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물건값을 흥정하고 젊은 아가씨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웃음꽃을 활짝 피운다. 남자들은 술판을 벌이기도 한다. 시장 자체를 즐기기 위해 온 것 같다. 시장 한 편에는 공산품과 기념품을 팔기 위해 제대로 천막 치고 만든 상점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베트남의 주 부족인 킨족이라고 한다. 하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진을 찍자고 하면 쑥스러워하면서도 거절하는 일은 별로 없다. 일부러 포즈를 취해주기도 한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여행수첩 하노이에서 사파에 가려면 하노이B역에서 라오까이 가는 야간열차를 타는 것이 좋다. 하노이B역에서 밤 10시 전후로 출발해서 라오까이역에 새벽 6시쯤 도착한다. 라오까이역에서 하노이로 가는 열차도 비슷하다. 대부분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출발. 라오까이역 앞에 사파로 가는 미니버스들이 많다. 흥정은 필수. 역에서 가까운 곳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사파 가는 노선버스가 운행된다. 미니버스와 가격을 잘 비교해 보자. 라오까이역에서 박하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파 여행 중 일요일이 낀다면 사파에서 박하시장 당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숙소나 메인 스트리트 근처에 있는 여행사에서 예약할 수 있다. 박하시장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절정에 달할 무렵에 시장을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커다란 망원렌즈로 무장한 ‘사진 마니아’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사파의 날씨는 예측불가다. 비 오다 개고 개었다 싶으면 다시 비가 내린다.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사파 여행 최적기는 가을이다. 강수량이 적고 다랑논도 황금빛으로 물든다. 우리나라 초겨울 옷이 필요하다. 숙소의 난방도 꼭 확인해야 한다.
  • ‘빈민 아파트’ 논란에도 영등포구 청년주택 추진된다

    ‘빈민 아파트’ 논란에도 영등포구 청년주택 추진된다

    청년임대주택을 건립을 두고 일부 지역 주민들이 ‘빈민아파트’라고 칭해 논란이 일었던 서울 영등포구에 청년주택 496가구가 들어선다.<서울신문 4월 7일자 9면> 서울시는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들어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승인했다고 6일 밝혔다. 내년 3월 착공해 2021년 하반기에 준공 후 입주 예정이다. 영등포구 역세권 청년주택은 총 6316.4㎡의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19층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은 87가구, 민간임대주택은 409가구로 구성된다. 전용면적은 17㎡형 238세대, 26㎡형 32세대, 33㎡형 96세대, 37㎡형 66세대, 41㎡형 64세대가 건립될 계획이다. 약 40%를 신혼부부용 주택으로 구성한다. 또 커뮤니티시설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청년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지상 2층에 들어설 887㎡ 규모의 ‘청년 무중력지대’는 청년들의 취업 및 창업, 공부, 모임 등을 지원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서울시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지상 1~2층에는 1125㎡ 규모로 1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한다. 청년주택은 도심 역세권에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청년 주거난을 해소하고자 도입됐다. 만 19~39세가 대상이다. 그런데 앞서 지난 4월 이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청년임대주택 정책을 반대하며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됐었다(서울신문 4월 7일자 9면 [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 청년주택이 들어서면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고, 해당 지역이 슬럼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이 언론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님비(NIMBY)현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정대로 서울시 청년주택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다만 일부 주민들의 반발과 주거 마련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혼부부를 위해 신혼부부 비율을 20%에서 40%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여성 대상 범죄 집중단속 100일’ 648명 검거…구속 18명

    ‘여성 대상 범죄 집중단속 100일’ 648명 검거…구속 18명

    몰래카메라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경찰이 최근 100일간 집중 단속한 결과 관련 사범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청은 지난 5월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전국적으로 ‘여성 대상 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계획’을 추진,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 유포 사범 64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8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관계부처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제보받은 음란 사이트와 웹하드 등 불법 촬영물 유통 플랫폼 536개를 제보받아 각 지방경찰청에 맡겨 수사 중이다. 현재까지 사이트 22곳을 폐쇄 조치했다. 경찰은 불법 촬영물이 확인되면 즉각 방통심의위에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여성가족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에 연계해 피해자가 법률 상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집중단속 기간에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97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79건보다 2.3%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불법촬영은 2125건에서 2005건으로 5.6% 감소했다. 불법촬영 피의자 구속률은 1.4%에서 2.8%로, 기소의견 송치율은 70.5%에서 73.9%로 높아졌다. 경찰은 불법촬영 범죄 단속과 더불어 가정폭력 현장 대응도 강화했다. 7월 한달간 가정폭력 가해자 퇴거, 피해자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6% 늘어났고, 가정폭력 검거 건수는 14% 증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연인 간 데이트 폭력은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하루 평균 신고 건수가 상반기보다 41.8% 늘었고, 일 평균 형사입건도 22.6% 증가했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 사건에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피해자의 불안감을 일으키는 구체적 행위를 확인하면 경범죄처벌법으로 가해자에게 범칙금 통고 처분을 내렸고, 서면 경고장도 발부했다. 피해자에게는 수사·신변보호, 접근금지 가처분 등 지원 제도를 안내했다. 경찰은 여성청소년 수사부서에서 여성 경찰 비율을 종전 18.3%에서 22.9%까지 확대했고,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과장을 맡은 여성 비율도 각각 47%와 11%까지 높였다. 아울러 각 수사 부서와 지구대·파출소의 모든 팀장을 ‘피해자보호관’으로 지정하고, 지방청 소속으로 범죄 피해자 상담·지원을 담당하는 ‘위기개입상담관’ 41명을 새롭게 배치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일본 홋카이도 6.7 강진…39명 실종되고 전역 300만가구 정전

    일본 홋카이도 6.7 강진…39명 실종되고 전역 300만가구 정전

    6일 새벽 일본 홋카이도에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39명이 실종됐으며 130여명이 다쳤다. 홋카이도 전역의 약 300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고 곳곳에서 단수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신치토세 국제공항이 폐쇄되고 신칸센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도 마비상태에 빠졌다. 이번 지진과 관련해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접수된 게 없으나 최종 확인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제21호 태풍 ‘제비’가 오사카 등 서일본을 할퀴고 간지 이틀 만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전 3시 8분 홋카이도 남부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쓰나미(지진해일)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최고 진도는 아비라초의 ‘6강(强)’으로 관측됐다. 최대도시인 삿포로시에서도 진도 5강의 진동이 관측된 것을 비롯해 홋카이도 전역은 물론 인근 아오모리현 등에서도 흔들림이 느껴졌다. 기상청은 정전 등으로 관측 데이터가 들어오지 않은 일부 지역의 경우 진도 7의 진동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진도’는 일반적인 지진 에너지의 크기를 뜻하는 ‘규모’와 달리 실제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일본의 자체 기준이다. 0(평상시)부터 1, 2, 3, 4, 5약, 5강, 6약, 6강, 7까지 10단계로 구성돼 있다. 6강은 사람이 기어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으며, 고정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움직이거나 쓰러지는 것이 많아지는 정도를 나타낸다.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NHK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으로 1명이 사망하고 39명이 실종됐으며 13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마코마이시에서 82세 남성이 자택 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했고, 아쓰마초에선 주택 5채가 무너져 주민이 매몰됐다. 삿포로시에서도 주택 2채가 붕괴했으며 무로란시에선 석유 관련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홋카이도 내에 있는 모든 화력발전소가 멈춰서면서 전역 295만 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홋카이도전력은 수력발전소를 가동해 화력발전소에 전원을 공급, 운전 재개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정상화 시기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도마리무라에서도 진도2가 관측돼 원자로 3기가 모두 운전 정지됐으나 별다른 이상은 없는 상태라고 홋카이도전력은 밝혔다.이번 지진으로 인한 교민과 관광객 등 한국인의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현규 삿포로총영사는 오전 “현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하루 10편 정도의 항공편이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는 만큼 앞으로 피해신고가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강(强) 정도의 지진에 주의하고 특히 2~3일 사이에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하는 일이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지진 활동에 주의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1분 만인 오전 3시 9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가동하고 긴급대응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진 발생 20여분 만인 오전 3시 30분 피해 및 복구 상황 등에 대한 1차 브리핑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애경그룹 2세 ‘채형석 시대’ 열리나

    애경그룹 2세 ‘채형석 시대’ 열리나

    비누·세제→항공·관광·유통 다각화 주역 ‘42년 본사’ 옮겨 ‘홍대시대’ 시너지 모색애경그룹이 42년 만에 지난달 본사를 이전하며 ‘홍대시대’를 시작한 가운데 본사 이전을 주도한 채형석(58) 총괄부회장에게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채 총괄부회장이 앞서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 전문 기업이었던 애경을 화장품, 항공사, 호텔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는 만큼 본사 이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채형석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채 총괄부회장이 조만간 그룹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 총괄부회장은 애경의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의 장남이다. 현재 애경그룹은 채 창업주의 부인인 장영신(82)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미 채 총괄부회장은 고령인 장 회장을 대신해 2000년대 중반부터 경영 일선에서 그룹 내 주요한 사업을 주도해 왔다. 특히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해 2006년 취항에 나서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항공, 관광, 유통으로 다각화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초반에는 애경의 항공업 진출을 두고 무리수라는 평이 우세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쟁사의 견제 등으로 설립 첫해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채 총괄부회장은 사업을 접는 대신 외려 2010년 AK면세점을 매각하는 등 자금을 마련해 항공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당시로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고 항공업을 확대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후 제주항공은 흑자로 돌아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조 2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홍대 통합사옥 ‘애경타워’에는 지주회사인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AKIS, 마포애경타운 등 5개 계열사와 제주항공 국제영업팀이 입주했다. 또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호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와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AK&홍대’가 들어서 계열사 간의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 역시 채 총괄부회장의 작품이라는 후문이다. 실제로 채 총괄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 워크숍에서 “올해 새로운 홍대 시대를 열어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대도약을 할 것”이라면서 “애경그룹의 퀸텀점프를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정조가 임명한 장승 우두머리, 수호신 되어 노량진 품었구나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정조가 임명한 장승 우두머리, 수호신 되어 노량진 품었구나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차 동작-장승배기의 전설 편이 9월의 첫 주말인 지난 1일 진행됐다. 5회에 걸친 여름야행 프로그램이 지난주 마무리되고, 장승배기의 전설을 품은 동작구에서 주말 오전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서울 그랜드투어는 올 연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에 열린다.치열한 예약전쟁에서 승리한 낯익은 얼굴과 새로운 얼굴 40여명이 이날 오전 10시 정각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6번 출구를 출발했다. 장승배기역은 집결지와 출발지로 알맞은 장소이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 한 쌍이 정겹게 참가자들을 맞아주고, 옆에는 벤치도 마련돼 있다. 일행은 장승과 장승제가 열리는 동작도서관을 지나 송학대에 올랐다. 높이 40m의 선유봉 절집이 폭파되면서 갈 곳을 잃은 돌부처를 모신 극락정사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저를 구경했다. 고구동산 길과 서달산 자연공원으로 이어지는 제법 깊은 숲길을 트레킹한 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짧지만 긴’ 투어를 마무리했다. 적당한 높이의 산자락과 숲에 안긴 동작은 한강 남쪽의 강변도시라는 고정관념을 불식시켰다.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사저 거실 안까지 들어가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현장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섭외, 참석자들을 감동시켰다. 또 숭실대 캠퍼스 안 한국기독교박물관 관계자는 휴일인데 출근해 문을 열어줬다. 희망자에 한해 담당 학예사가 1시간짜리 해설을 제공했다. 모두 27명이 참여한 전자 설문조사에서 주관식 소감을 밝힌 11명은 “김 전 대통령 사저와 기독교박물관 탐방이 인상적”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 유익한 트레킹” “특별한 대접을 받은 기분”이라고 답했다. 동작구는 동작진(동재기)이라는 한강의 나루에서 이름을 따왔다. 노량진과 흑석진이라는 만만찮은 이웃 나루와의 경쟁을 물리치고 자치구 지명을 거머쥐었다. 동작이라는 지명 아래 노량진과 흑석진을 품었으니 한강진(한남동)과 용산 사이 서울 강남과 강북을 잇는 주요 간선망을 통합한 셈이다.조선 시대 한강(경강)에 놓인 13개의 주요 나루는 동쪽에서부터 광진(광나루)~송파진(송파나루)~삼전도(삼전나루)~뚝도(뚝섬나루)~두모포(두무개나루)~한강진(한강나루)~서빙고(서빙고나루)~동작진(동재기나루)~노량진(노들나루)~용산(용산나루)~마포(삼개나루)~서강(서강나루)~양화진(양화나루)을 꼽는다. 경강을 한강·용산·서강 등 3개의 나루로 크게 나누면 3강이고, 여기에 마포·양화진 2개를 더하면 5강이라고 파악했다. 두모포·서빙고·뚝섬을 합쳐 8강이라고도 호칭했다. 모두 강북 쪽 나루이다. 그러나 현대의 나루인 다리는 강남쪽 노량진(한강대교, 제1한강교)에 먼저 놓여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했고, 이어 양화진(양화대교, 제2한강교)과 한강진(한남대교, 제3한강교)에 각각 개설됐다. 연도로 따지면 광나루에 놓인 광진교가 2번째이지만 제2한강교라는 영예를 얻지 못했다. 전국과 서울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 부설 순서에서 동쪽 나루가 밀린 탓이다. 한강나루와 다리의 역사를 보면 서울과 전국, 서울과 세계를 잇는 물화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 3강, 5강, 8강 사례로 보면 한강 건너편 강남에 위치한 동작진이나 흑석진, 노량진은 주요 나루로 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강진의 강남 쪽 부속 나루쯤으로 여겼다. 다만 노량진은 나루의 역할보다 강남 쪽 군사기지의 역할이 컸다. 한강진이라는 나루의 개념 속에는 반포대교가 놓인 서빙고와 강 건너 사리진(신사동)은 물론 동작진, 흑석진, 노량진이 포함됐다. 경강이 점차 한강이라고 불린 이유도 한강진의 압도적인 존재감 때문이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한강진은 한강 이남으로부터 수도 한양을 수호하는 가장 중요한 군사기지였다. 한강진의 강북 쪽 나루 기능은 서빙고나루가 맡았고, 강 반대편에 사리진, 동작진, 흑석진, 노량진이 늘어섰다. 한강진은 서울의 물류가 광주, 과천, 시흥을 거쳐 삼남(충청·경상·호남)으로 내려가고, 올라오는 중앙통로였다. 강원도와 함경도로 가는 동쪽 통로는 광나루, 강화도를 거쳐 서해로 나가는 길목은 양화진이 담당했다. 동작과 노량진은 강폭이 좁아 서울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최단거리였지만 마포와 서강에 비해 물이 얕아 큰 배가 다니지 못하는 게 흠이었다. 진경산수화 시대를 개척한 겸재 정선이 1744년에 그린 ‘동작진’에는 산과 고개 그리고 나루로 이뤄진 온화한 풍광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민가가 빼곡한 오늘의 국립현충원 자리 뒤로 관악산과 청계산이 솟아 있고, 남태령을 거쳐 과천으로 가는 길과 반포(서릿개), 흑석동의 수려한 모습도 담겨 있다. 흑석동 앞 한강을 ‘금호’(琴湖)라고도 불렀는데 이 일대에 권문세가의 별서(별장)들이 즐비했다. 흑석동이 일제강점기 ‘명수대’라는 국적 불명의 일본인 별장지대로 둔갑하면서 망가진 것도 빼어난 경관 탓이다. 국립현충원은 선조의 조모 창빈 안씨가 이곳으로 묘를 옳긴 뒤 선조가 이후 역대 왕의 혈통을 장악한 천하의 명당이다. 다행히 현충원이 들어서면서 명당을 노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좌절시켰다. 동작진이 동재기나루~사당~남태령~과천으로 가는 길이라면, 노량진은 노들나루~장승배기~시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수원에서 합쳐진 뒤 삼남으로 흩어진다. 두 길 모두 정조라는 걸출한 임금에 의해 전설이 만들어졌다. 정조는 옛 수원(경기도 화성)에 마련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찾을 때 두 길을 이용했다. 정조재위 24년 가운데 모두 66회의 행차가 있었는데 이 중 현륭원 참배가 12차례였다. 1795년 노들나루에 배다리를 놓고 건너기 이전까지는 주로 남태령을 넘었다. 한번은 남태령 고갯마루에서 쉬면서 고개이름을 묻자 과천현 이방이 “남태령”이라고 답했다. 여우고개로 알고 있던 정조가 되묻자 이방이 “요망한 짐승의 이름을 댈 수가 없어서 남쪽의 가장 큰 고개라는 뜻에서 둘러댔다.”라고 고했다. 그 뜻을 가상하게 여겨 남태령이라고 명명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장승배기라고 부르는 지명과 이곳에 세워진 두 개의 장승 또한 정조의 작품이다. 민가가 없고 숲이 울창한 곳에 가마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던 정조가 “이곳에 장승 두 개를 세우되 남자장승에는 천하대장군, 여자장승에는 지하여장군이라고 이름을 새기라”라고 명했다. 어명에 따라 세워진 노량진 장승은 팔도 장승의 우두머리 대방(大房) 장승이 됐고, 임금의 행차 길을 알리는 노량진의 랜드마크가 됐다. 또 “경기 노강(노들강) 선창(부두) 길목에 대방 장승을 찾아가서 문안한 연후에 원통한 사연을 아뢰기에…”라는 판소리 ‘변강쇠가’가 전한다. 변강쇠가 경상도 함양의 장승을 뽑아다가 장작으로 사용해 재로 변한 장승이 원통해 노량진 대방 장승을 찾아가는 대목이다. 이후 전국 길의 경계나 마을입구, 절 입구에 장승이 세워졌다. 장승은 장생, 벅수라고도 불리면서 액을 막는 마을의 수호신이나 이정표가 됐다. 망원동, 염곡동, 우면동, 염창동, 흑석동 등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 여러 곳에 장승이 세워졌고, 장승배기라는 지명이 붙었다. 노량진에 배다리를 놓고 관리하는 주교사라는 관청이 들어서고, 왕이 쉬어 가는 ‘용이 꿈틀대고 봉황이 높이 난다’는 뜻의 용양봉저정이 주교사 옆에 세워졌다. 공식 명칭은 노량진행궁이다. 조선 최고의 볼거리는 왕의 행차였고, 그중 노들나루 배다리 건너기가 압권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송파(백제의 꿈) ●일시 : 9월 15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 장소 :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 트위터 “대통령도 트윗 오남용시 퇴출”…트럼프 ‘막말 트윗’에 경고

    트위터 “대통령도 트윗 오남용시 퇴출”…트럼프 ‘막말 트윗’에 경고

    소셜네트워크(SNS) 기업 트위터는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이용 약관을 위배해 오·남용 범주를 넘으면 플랫폼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막말’ 트윗이 미국 사회의 분열을 부추기고 트위터의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과 함께 트워터가 정치적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응한 것이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와 바이자야 가디 최고 법률정책책임자는 5일로 예정된 연방 의회 청문회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트위터의 독설적인 트윗 대응 정책은 뉴스 가치가 있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일정한 여지를 주고 있긴 하지만 대통령이나 누구도 포괄적인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만일 북한 지도자들이 그들의 수사를 계속한다면 그들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의 적들에게 폭력적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비판론자들은 이 트윗들이 트위터의 서비스 이용 약관을 위배한 것으로 징벌적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주장한 흑인 출신 전직 백악관 직원 오마로자 매니골트에 대해서는 ‘그녀는 하류 인생’이라며 ‘미친’(deranged), ‘개’(dog)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도시 CEO는 트위터의 콘텐츠 관행과 관련된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과 관련된 문항을 전화로 통보받았다고 밝혔지만,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도시 CEO는 의회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소셜미디어들이 보수의 목소리를 압살하려고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트위터는 어떤 결정을 할 때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위터가 미국의 진보, 보수 양쪽 진영으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트위터가 트럼프의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트윗을 허용하고 음모이론가인 알렉스 존스와 백인 우월주의자 리처드 스펜서의 사이트를 폐쇄하지 않고 중단시킨 것을 문제삼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보수파는 “우파의 시각을 묻어버리려는 차별적이고 불법적인 트위터의 관행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산업재해 재수없어, 절차 어쩌나…나홀로 싸움, 서러움 울컥

    일하다 다쳤다는 증거 대라니… 말리는 회사, 복잡한 절차 “일하다가 다쳤다는 증거가 없지 않느냐.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대구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최모(38)씨는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면서 회사 임원들에게 수시로 이런 취지의 얘기를 들어야 했다. 최씨는 2015년 작업 도중 허리를 다쳤고, 회사는 이를 쉬쉬했다. 최씨는 지난해 퇴직과 함께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그는 “10개월 정도 지나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과정을 견뎌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내가 신청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자세히 알 수 없어 답답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산재보험은 일을 하다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얻게 되면 이에 대한 보상과 다친 노동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위해 존재하는 제도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과 함께 4대 보험으로 분류될 정도로 모든 노동자에게 꼭 필요한 제도로 인식된다. ●산재 신청 매년 11만여건… 올해는 더 늘어 하지만 일부 사용자의 몰염치한 태도와 산재 신청을 죄악시하는 풍토 등으로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노동 현장에서 ‘산재 노동자’로 한 번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또 각종 사고성 산재가 아닌 질병성 재해는 산재를 신청해도 깜깜이 절차로 진행된다. 가장 기초적인 사회안전망으로 꼽히지만, 내가 신청한 산재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행정서비스가 공급자 중심이어서 그렇다. 4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신청은 총 11만 3716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11만 4167건, 2016년 11만 3858건으로 해마다 11만여건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6월 기준으로 6만 5390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여건 많았다. 산재 신청은 치료를 위해 4일 이상의 요양이 필요하면 접수할 수 있다. 산재보험 신청은 사용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가 한다. 근로복지공단 고용·산재보험 토털서비스(total.kcomwel.or.kr)에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고, 팩스나 우편, 방문 제출도 가능하다. 산재 신청서에 사용자의 확인을 받는 규정은 올해부터 사라졌다. 사고성 재해는 공단에서, 질병성 재해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심사한다. ●재해자 자료 제출 요구권조차 보장 안 돼 산재를 신청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업무로 인해 병이 걸렸다는 증거를 찾는 일은 오롯이 노동자 본인의 몫이다. 재해자의 자료 제출 요구권이 보장돼 있지 않고, 사업주가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이 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서다. 회사에서 산재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하거나 재요청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고용노동행정 개혁위원회(개혁위)도 지적했다. 개혁위는 지난달 “산재를 은폐하고, 산재 접수를 방해하고, 산재에 해당되는지를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불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산재 신청서도 서식이 복잡하고, 노동자에게 지나친 증명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어렵게 증거를 찾아 제출해도 질병성 재해를 인정받는 데는 6개월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남편의 산재를 신청했던 김모(48·여)씨는 “처음에 신청서를 쓸 때만 해도 이 정도로 긴 싸움이 될 줄은 몰랐다”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사 일정은 물론 이후 절차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직업별 질병 노출 매트릭스 구축해야” 산재를 신청해도 공단의 조사 일정, 판단 기준, 절차, 내용 등에 대한 안내조차 받지 못한다. 노동자들은 산재를 신청하면 공단이 어떻게 조사하는지, 불승인이나 행정소송 이후 어떻게 처리되는지, 신청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 반면 형사나 민사 재판엔 본인 재판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앞으로의 일정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이와 관련, 개혁위는 “직업별·직무별 종사 기간에 따른 질병 노출 매트릭스를 구축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산재 처리 절차를 밟으면서 서면 통지를 비롯한 안내 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예컨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사 개최 일정, 역학조사 일정, 방법 등을 미리 서면으로 알리는 게 대표적이다. 또 산재가 승인되지 않았을 때 취할 수 있는 행정소송이나 재심사 청구 안내, 산재 승인 이후 받을 수 있는 보상 내역을 알려줘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권동희 법률사무소 새날 노무사는 “산재 신청서에서 사업주 날인을 받지 않는 간단한 서식 변경에도 수십년이 걸렸다”며 “노사가 모두 얽혀 있고 각각의 이해관계가 달라 절차나 기존 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산재보험은 대표적인 사회보험이다. 사회보험의 원리에 맞게 노동자의 접근성과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廢신아조선소 세계적 관광 명소로… ‘통영의 구겐하임’ 꿈꾼다

    廢신아조선소 세계적 관광 명소로… ‘통영의 구겐하임’ 꿈꾼다

    경남 통영시 미륵도 해안에 수년 동안 방치된 ㈜신아sb 조선소. 14만 5000㎡에 이르는 신아조선소와 주변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단지로 개발하는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산업 불황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도시재생을 통해 되살리는 ‘글로벌 통영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남도, 통영시가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이 재생 사업은 폐업한 조선소를 재개발하는 우리나라 첫 사례이며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경제기반형 사업이다.통영시와 LH는 국제 공모로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등 폐조선소 재생의 세계적인 모델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아조선소는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인 미륵도 북동쪽 바닷가에 있다. 조선 경기가 호황이던 10여년 전에는 500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며 수주잔량 기준 세계 16위에 오르기도 했다. 조선업 장기 불황에 부실 경영이 겹쳐 2015년 파산했다. 조선소의 상징인 크레인은 흉물이 됐다. 조선소 주변 주거지와 상가도 빈집이 늘어 쇠락했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파산한 신아조선소 일대를 관광·문화 복합단지로 재개발하면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판단, 2016년 LH에 폐조선소 도시재생 사업 검토를 제안했다.LH는 지난해 10월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공공기관 제안 방식으로 신아조선소 도시재생 사업을 신청해 지난해 12월 선정됐다. 최찬용 LH 국책사업기획처장은 “신아조선소 재개발 사업은 사회·지역 공헌을 위해 참여한 공익 사업”이라고 말했다. 신아조선소 재생사업은 조선소 부지와 주변 주거 지역 등 모두 51만㎡를 2026년까지 관광문화단지와 해양수변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예상 사업비는 민자를 포함해 1조 1041억원이다. LH와 통영시가 공동으로 시행한다. LH는 조선소 부지 매입 등에 1200억원을 투입했다. 정부에서도 2020억원을 투입해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 버금 가는 국립미술관 조성 등 세계적인 문화공간 조성 사업을 지원한다. 민간에서 7404억을 투자해 아쿠아리움, 호텔, 쇼핑몰 등 관광·상업 시설을 건립한다.재생사업이 마무리되면 폐조선소 일대가 바다를 낀 문화관광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조선소 본관 건물은 신산업 업무 복합 시설로 단장된다. 높이 53m, 폭 60m에 이르는 골리앗 크레인을 비롯해 독 시설 등은 조선소 역사를 보여 주는 관광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통영시는 인구도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LH는 지난 3월 신아조선소 부지 매입을 완료한 데 이어 내년에 사업 인허가 및 설계 보완을 거쳐 2020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LH는 사업 기본 계획부터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사업 마스터플랜을 국제 공모해 1차로 7개 팀을 선정했다. 오는 10일 당선 작품을 발표한다. 당선작 1팀에게는 35억원의 설계용역비와 설계권을 준다. 심사에서 탈락한 6개 팀에도 초청비로 팀당 1억원을 준다. LH 관계자는 “최고의 도시재생 설계를 만들기 위해 파격적인 용역비를 내걸고 국제 공모했다”며 “국내외 실력 있는 설계 업체가 많이 참여해 세계적인 작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대근 LH 국책사업기획처 과장은 “신아조선소 재생사업은 도시재생이 필요한 다른 지역에도 모델 사업이 될 수 있어 사업에 온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와 통영시, LH는 신아조선소 재생사업 성공을 위해 지난 7월 30일 신아조선소 현장에서 ‘통영 폐조선소 재생사업 기본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와 강석주 통영시장, 박상우 LH 사장, 주민 대표 등은 적극적인 사업 지원과 협조를 약속했다. 경남도는 신아조선소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 1만 2000개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관광서비스업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높아지는 등 파급 효과가 커 지역 경제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영시는 통영 관광의 거점 지역인 미륵도에 세계적인 관광문화복합단지가 들어서면 천혜의 한려수도국립공원과 통영국제음악당, 통영케이블카, 다도해 등 주변 해양관광지와 연계해 관광객 유치에 동반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강 시장은 “폐조선소 재생사업 전국 첫 사례인 신아조선소 재생사업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시·군별 주요 고용지표 집계 결과에 따르면 통영시는 실업률(6.2%)이 전국 2위, 고용률(51.3%)은 전국 최저와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일방적 DNA 채취 헌법불합치

    헌재 “법원에 의견 진술 기회 없어”DNA 채취를 위한 영장 발부 과정에서 당사자에게 법원에 의견 진술을 하거나 불복할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간부 최모씨 등이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5조가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헌재는 또 단순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적법한 DNA 채취에 대한 법률 근거가 사라져 심각한 법적 공백 상태가 우려된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덧붙였다. 국회가 이날까지 법 개정을 완료하지 않으면 2020년부터 DNA 채취가 전면 금지된다. 헌재는 “DNA법에는 영장 청구 시 판사가 채취 대상자 의견을 직접 청취하거나 서면으로 대상자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가 명문화돼 있지 않다”며 “이에 따라 DNA를 채취당한 당사자는 사망할 때까지 자신의 DNA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돼 범죄 수사에 이용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트럼프 “대북특사 좋은 성과 진심으로 기대”

    트럼프 “대북특사 좋은 성과 진심으로 기대”

    文 “남북관계 개선, 평화체제에 기여” 비핵화 긴밀 공조·유엔총회 회담 추진 정의용, 文대통령 친서 들고 오늘 방북 中 시진핑, 9·9절 평양 방문 결국 무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얼굴) 미국 대통령은 4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그 결과를 알려달라”고 밝혔다. 이에 문재인(왼쪽)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중대한 시점이며 이는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긴장 완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남측의 대북 특사단 파견 전날인 이날 밤 9시부터 50분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 및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 관계 진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갖고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두 정상 간 통화는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6월 12일 이후 84일 만이다. 이번 통화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을 불식시키는 한편, 빛샐틈 없는 공조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상은 또한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북특사단 단장으로 특별기 편을 이용해 5일 ‘당일치기’ 평양행에 나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의 친서를 휴대하고 갈 예정”이라며 “오후 늦은 시간까지 북측 지도자들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고 도착 이후 세부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9월 평양 정상회담의 구체적 일정·의제 논의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 남북관계 발전·진전 협의를 진행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합의의 발판 마련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 정착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9·9절(북한 정권수립일)을 맞아 시진핑 국가 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8일 방북한다고 보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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