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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사받던 기소중지자 경찰서서 음독 자살

    【고양=김명승기자】 10일 하오4시45분쯤 경기도 고양경찰서 형사계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중이던 백승구씨(61·무직·충남 당진군 송악면 기지서리)가 극약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형사계 의자에 앉아 있던 백씨가 화장실에 다녀온 뒤 「극약을 마셨다」며 쓰러져 서울 청구성심병원으로 옮겼으나 2시간 뒤인 하오6시50분쯤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백씨의 양복 상의주머니에서 잡초제 5백㎖들이 빈병을 찾아냈다. 백씨는 이날 하오3시10분쯤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고양시의 동생집에 다녀오던중 삼송리검문소에서 검문을 받다 사기혐의로 충남 당진경찰서에 의해 지명수배된 것으로 밝혀져 연행됐다.
  • “공포의 27일…범인자살에 허탈”/「보복살인」에 아들잃은 김만재씨

    ◎파출소서 생활… 중상부인 면회하는게 고작/“다시 일해야 할텐데… 아내 치료비는 어떻게…” 『살아서 만났어야 했는데.그래야 그토록 원한이 사무친 이유도 듣고 내가 그동안 겪은 고통도 모두 다 말해주었을 텐데…』 지난달 10일 아들(11)을 보복살인범 김경록에게 잃고 중상을 입은 부인마저 병원에 입원시킨 채 또 다른 보복대상으로 지목돼온 김만재씨(38). 김씨는 살인극이후 수원경찰서 송죽파출소에서 딸 유미양(13·국교6)과 함께 경찰의 보호를 받아오다 범인 김이 숨진 채 야산에서 발견됐다는 말을 전해듣고 27일만인 7일 낮 12시30분쯤 초췌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김씨는 『내가 찾아나서서라도 나를 죽이려 한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스스로 죽었다니 허무하기만 하다』는 말로 그동안의 심경을 대변했다. 그동안 김씨가 한 일이라고는 이른아침 딸을 학교에 보내고 파출소에서 서성이다 하오에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부인(37)을 면회하고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죽은 동생과 엄마를 생각하며 파출소 한켠에서 눈물지을 때는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아 똑같은 복수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는 김씨는 『지금이라도 아들 현이와 애엄마가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어올 것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 병상에 누운 아내와 딸을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텐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아직도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아내의 치료비는 또 어떻게 해야 할지…』 그동안 비어 있어 핏자국만 지워진 채 어지럽기만 한 집안을 둘러보던 김씨의 얼굴은 보복살인의 잔인함이 몸서리쳐지는 듯 어느덧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법정에서 증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줄 알았다며 애초에 증언할 생각도 안했을 겁니다.증인 하나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이 사회를 어떻게 믿고 살 수 있겠습니까』 김씨는 독백이라도 하는 듯 조용히 마지막 말을 덧붙이며 다시 한번 치를 떨었다.
  • 러 재무 경질싸고 진통/판스코프 임명

    ◎쇼힌부총리 “협의 없었다” 사의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안드레이 바빌로프 재무장관서리의 후임에 블라디미르 판스코프 전재무차관을 임명했다고 인테르 팍스통신이 4일 보도했다. 판스코프신임재무장관(50)은 옛소련하에서 재무차관으로 있으면서 예산정책을 담당했었다. 옐친대통령은 지난 1일 루블화폭락사태의 책임을 물어 세르게이 두비닌 당시 재무장관서리를 해고하고 바빌로프를 재무장관서리로 임명한 바 있다. 한편 알렉산드르 쇼힌 경제장관겸 부총리는 이날 재무장관인선과정에서 자신과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 경상수지 적자 증가/걱정할 수준 아니다

    ◎9월까지 누적액 44억$… 내용을 보면/자본재 수입증가 26%,기업 설비투자 확대/외환보유 순외채 2배… 외자 59억$ 순유입/“경기 건전”… 내년 상반기 이후 수지개선 전망도 하반기에 흑자로 돌아서리라던 기대와 달리 경상수지적자가 날로 늘어나자 현재의 경기를 겉으로만 호황이고 속으로는 멍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의 적자는 결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그 내용이 지극히 건전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적자의 건전성 여부는 크게 두가지로 판단한다. 상환능력과 적자의 내용이다. 상환능력을 말해주는 외환보유액은 9월말 현재 2백23억8천만달러다.한국은행이 은행권에 빌려준 외화자산(약 80억달러)을 제외한 금액이다.연말의 총외채는 4백70억∼4백80억달러,순외채는 1백억∼1백10억달러로 추정돼 외환보유액이 순외채의 2배가 넘는다. 순외채는 올해의 국민총생산(GNP·4천억달러 추정)의 2.5%수준이다.만성적인 채무국인 중남미국가가 30%를 웃도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낮다. 9월까지의 적자누적액 44억달러도 GNP의 1%남짓하다.GNP의 2.3%인 미국이나 8%인 태국에 비하면 결코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경상수지와 함께 종합수지를 구성하는 자본수지의 경우 올 9월까지 58억7천만달러가 순유입됐다.더구나 보다 안정적인 장기자본이 단기자본보다 6배나 많다.한국을 믿고 돈을 빌려주려고 줄을 서 있다는 얘기와 같다.80년대초 적자가 문제된 것은 당시 국가신용도가 낮아 돈을 빌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적자내용도 마찬가지다.적자가 늘어난 것은 물건을 판 것보다 사들인 것이 많기 때문이지만,사들인 물건이 주로 자본재나 원자재다.올 9월까지 자본재의 수입증가율은 25.8%로 전체수입증가율 17.6%를 크게 웃돈다. 자본재의 수입이 많다는 것은 기업들이 경제전망을 밝게 보고 설비투자를 그만큼 늘린다는 뜻이다.설비투자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생산능력과 기술수준향상으로 나타난다.현재의 수입이 장차 수출능력으로 바뀌는 셈이다. 연간 적자가 87억3천만달러이던 91년이나 45억3천만달러이던 92년과는 적자내용이 사뭇 다르다.당시에는 경기를인위적으로 부추기기 위해 내수와 건설경기를 진작한 결과 수입이 늘어난만큼 생산능력은 높아지지 않고 소비만 늘어났다. 물론 나라경제도 가정의 살림처럼 빚이 많이 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빚이 계속 늘기만 하면 결국 파산하기 때문이다.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수출과 수입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은행은 현재 수입증가세를 주도하는 자본재가 내년 상반기이후에는 수출을 확대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며 국제수지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 “12·12는 군사반란”/검찰 수사결과 발표

    ◎전·노 전대통령등 34명 기소유예/전씨 좌천 막기위해 사전계획/대통령 재가없이 정총장 연행 79년 12월 12일에 발생한 12·12사건은 당시 군부의 일부 소장파 세력이 사전 모의에 따라 실행한 군형법상 군사반란사건으로 최종 규정됐다. 「12·12사건」고소·고발사건을 조사해온 서울지검은 29일 수사결과발표를 통해 이사건의 피고소·고발인 38명 가운데 사건을 직접 모의했거나 적극 가담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등 34명을 군형법상 반란수괴및 불법진퇴 등 혐의를 적용,기소유예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또 피고소인중 반란부화뇌동에 해당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당시 정호용 50사단장과 신우식특전사 작전차장,김진선수경사 작전처보좌관등 3명과 82년 사망한 백운택 71방위사단장 등 4명에 대해서도 「공소권 없음」을 결정,역시 불기소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사건발생후 15년동안 정치·사회적으로 국론소모와 분열의 원인을 제공해온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사법적 처리가 최종 마무리됐다. 서울지검조준웅 제1차장은 이날 수사결과발표문에서『12·12사건은 유신체제 붕괴로 사회전반에 민주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소장 군부세력의 리더였던 당시 전두환 합수본부장이 10·26사건 관련 혐의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정승화 계엄사령관을 제거,군의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합수본부장 본인에 대한 좌천 인사조치를 사전 차단하고 소장 군부세력의 군내 입지를 보전할 목적으로 사전 계획하에 실행한 군사반란사건임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피고소인측은 12·12가 「10·26사건 관련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정총장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충돌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10·26조사와 직무상 전혀 관련이 없는 국방부군수차관보와 수도권부대 주요 지휘관들이 총장 연행문제를 협의한점 ▲거사 직전 특전사령관등 육본 직할부대장들을 연희동요정으로 유인한 점 ▲일부 장군들이 집단으로 대통령에게 총장 연행재가를 요청한 점 ▲병력동원,핵심 지휘관 체포,국방부·육본 등의 점령 등에 대해 사전 모의,결정한 점 등에 비춰 전전대통령등 신군부측의 군권 장악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따라 전두환 전대통령에게 군형법상의 반란수괴 및 불법진퇴,상관살해 및 상관살해미수,초병살해 등의 혐의를,노태우 전대통령과 유학성·황영시·차규헌·박준병·백운택·박희도·최세창·장기오·장세동·김진영·허화평·이학봉·허삼수등 14명에 대해 군형법상 반란모의참여와 중요임무종사등 혐의를,권정달,조홍등에게는 반란중요임무행사 등의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이 하극상에 의한 군사반란을 꾀함으로써 헌정사를 후퇴시킨 점등이 인정되나 이들을 기소할 경우 재판과정에서 과거사가 재론되는등 법적 논쟁이 계속돼 국가분열과 대립양상이 재연됨으로써 국력을 소모할 우려가 있으며 이들이 이미 5공청문회와 대선 등을 통해 국민적 심판을 받은 것으로 판단돼 불기소처분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조사에 따르면 전두환 전대통령은 79년 11월 중순부터 정승화계엄사령관이 자신을 합수본부장에서 한직으로 좌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인사조치를 차단하고 군내입지를 보전할 목적으로 유학성 국방부 군수차관보,황영시 1군단장,차규헌 수도군단장,노태우 9사단장등과 접촉해 정승화 총장을 연행·조사하는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이어 12월7일 노태우 9사단장과 회동,12월12일을 최종 거사일로 확정하고 박준병 20사단장,박희도 1공수여단장,최세창 3공수여단장,장기오 5공수여단장 등과 공모하는 한편 이학봉 합수부 수사1국장,허삼수 보안사인사처장,우경윤 육본범죄수사단장 등에게 정총장 연행계획을 수립토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 정총장 연행시에 대비,허화평 보안사령관비서실장,조홍 수경사헌병단장에게 정병주 특전사령관,장태완 수경사령관,김진기 육본헌병감등 육본직할부대장들을 신군부 핵심인물의 집결시간인 12월 12일 하오 연희동 소재의 요정으로 유인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전대통령측은 거사 당일 하오 7시10분쯤 허삼수,우경윤,성환옥과 보안사 수사관 7명,수경사 33헌병대 병력 60여명을 한남동 총장공관으로 보내 「대통령 재가하에 김재규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한 진술을 받아야 한다」며 정총장에게 동행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M16 소총으로 위협,강제 연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전대통령은 같은날 하오 삼청동 총리공관에 머물고 있던 최규하대통령에게 찾아가 정총장의 연행 재가를 요청하다 거절당했으며 재차 유학성·황영시·차규헌·백운택·박희도등 장군들과 함께 총리공관으로 몰려가 집단으로 재가를 요청하는등 2차례에 걸쳐 재가를 요청했다.이들은 결국 다음날인 13일 상오 5시10분쯤 노재현 국방장관을 위협,신현확 총리서리가 배석한 자리에서 대신 재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위헌소지… 결과 승복못해”/전·노씨/“기소유예 부당… 새달 항고”/고소인측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은 29일 변호인단 발표문을 통해 「12·12사태」와 관련,자신들에게 군형법상의 반란 혐의를 인정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전전대통령쪽은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직 대통령쪽에서는 『정승화씨의 10·26 내란방조 혐의에 대해 80년3월 확정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검찰이 확정판결의 내용을 뒤집은 것은 월권이며 헌법위반의 소지가 있다』면서 『당시 합동수사본부가 정씨를 연행·수사한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 행위이며 군통수권자인 최규하 대통령에게 사전보고와 사후재가 절차를 모두 밟았다』고 주장했다. ◎정승화씨 등 21명 회동 정승화전육군참모총장등 12·12사태 관련 고소인 21명은 29일 상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음식점에서 모임을 갖고 검찰의 수사결과에 불복,내달 2일 서울고검에 항고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전총장은 이날 『군사반란죄가 인정된다면 당연히 기소를 해서 법원의 판결을 받게해야 마땅했다』며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해 내달 2일 항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12·12당시 3군사령관이었던 이건영씨를 제외한 고소인 21명이 모두 참석했다.
  • 원각사 사적비도 훼손/보물3호… 금가고 모서리도 부서져

    서울 종로구 종로2가 탑골공원내 국보 제2호 원각사지 10층석탑이 산성비와 고의적 훼손 등으로 심하게 손상된데 이어 이 공원에 있는 보물 제3호 원각사 사적비도 최근 균열이 생기는 등 관리소홀로 훼손된 사실이 드러났다. 원각사복원추진위원회 소속 청청스님은 29일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성종 2년(1471년)에 세워져 원각사의 건립전말이 기록돼 있는 높이 4·5m의 원각사 사적비가 산성비와 고의적 훼손 등으로 앞뒤 여러면에 금이가고 모서리가 부서져나가는 등 심하게 훼손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방치돼 있어 붕괴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 끊어진 다리/김향숙 소설가(일요일 아침에)

    멀리서,또 가까이 다가 가 보아도 집의 외양은 아주 훌륭하다.온갖 최신 자재와 기법을 동원해서 볼품없던 옛집을 남들이 다 놀랄만큼 빠른 시일 안에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을 시켜놓은 결과에 만족한 집주인은 집자랑을 하고 싶어 자주 잔치를 벌이곤 한다.그동안의 노고를 치하받는 재미에 빠져 든 집주인은 훌륭한 집의 외양에 비해 손볼 곳이 너무나 많은 집안의 문제점들에 대해선 알고 싶어 하질 않는다.아니 알고는 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 모르는 척 하고 지낸다. 썩어가는 하수도,벽의 균열된 틈서리로 끊임없이 흘러 내리는 물,허약한 버팀목들.그것들은 다른 사람들 눈에 쉽게 뜨이지 않는 것이므로.또 멋진 집의 외관에 도취하는 마음이 큰 탓에 아무 일도 아니라고 치부해버리고 싶은 지도 모른다.집주인에게 중요한 것은 외양이나마 번듯한 집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고 또 남들로부터 치하를 받는다는 점이기 때문이다.집주인은 가끔씩 물이 새는 벽과 갈라진 벽과 벽의 틈서리를 보긴 하지만 수리비는 오히려 집의 외양을 고치는데 쓰고 싶어 한다.손이 많이 가고 비용 또한 많이 드는 내부수리를 한다고 해서 집값을 더 올려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제껏 우리가 이룩한 번영이란 것의 실체가 바로 이 집장수 마음으로 지은 집의 꼴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수십명을 죽게 하고,수십명을 다치게 한 동강난 성수대교를 TV 화면으로 보는 동안 갖게 된 생각의 한 갈래이다.줄을 이었던 온갖 사건들에 면역이 된 탓에 가슴이 구두 밑창처럼 딱딱해졌다고 믿었음에도 또다시 어이없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차츰 두려워지기까지 했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여러 참사들,그리고 가장 최근에 있었던 교통사고를 낸 당사자들이 도로에서 시비를 벌이던 끝에 뒤에서 오던 버스에 부딪혀 죽은 사고 소식들을 접할 때는 그저 난데없기만 하더니 이번에는 횡액같은 죽음이 좀 더 실감있는 것으로 다가오질 않았던가.문제의 성수대교가 우리 가족이나 내가 자주 건너 다녔던 다리들 중의 하나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때문이었을 것이다. 학교로 직장으로 가는 시각이었던 까닭에 희생자가 이처럼 많은 것이겠지만 전쟁을 치르는 상황도 아닌 터에 꽃다운 나이인 수명의 여고생을 포함한,그 수많은 귀중한 생명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만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마치 이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 할 수 없는 사건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보여 주기라도 하는 듯한 이 사건은 너무나 황당한 일이 아닌가.저마다 맡은 책임을 다하지 않은 무책임한 마음들이 모여 다리를 만들고 집을 만들다 보면 결국 제물이 되는 것은 우리들 사람 목숨이란 것을 잘 알면서도 이러한 사고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또 한동안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관변단체들의 습성이 되다시피한 방관적 태도,시공업체의 불성실함을 지적하는 질책의 말들 속에 둘러싸이게 될 것이다.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에 대한 온갖 분석과 처방전들 또한 범람하게도 될 것이다.감리를 외국인에게 허용하겠다는 시장개방정책을 추진중이라는 빠른 사후 약방문이 벌써 나왔다고 한다. 이럴 때의 공무원 처신은 여느 때처럼 몹시 날렵해 보이지만 그 발표야말로 우리 스스로 자신들을 더 이상 믿지 못한다는 불신의 골을 보여주는 극명한 예라 할 것이다.성수대교 시공업체인 동아건설이 엄격한 감리를 거쳐야 한다는 해외에서의 대공사는 곧잘 성공적으로 치러 냈다니 이 또한 안타까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참사도,공무원은 업자에게 업자는 또 공무원에게 책임의 화살을 쏘아대는 그러한 구조적 사슬에 의한 결과이겠지만 이젠 정말 우리들 자신들을 깊이 들여다 보아야 할 때라고 하겠다.겉모습만 휘향황 집의 규모를 더욱 늘리고 더욱 그럴싸한 모습으로 증축해 가는 일을 멈추고 뼈아픈 내부점검의 기간을 가져야 하는게 아닐까. 두동강이 난 성수대교의 흉한 모습은 바로 기형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망가뜨려진 정신의 꼴,바로 그것으로 여기는 계기가 되어 준다면 느닷없이 죽어 간 많은이들의 희생이 조금은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 두루봉동굴 머리뼈 복원한 「흥수아이」(한국인의 얼굴:2)

    ◎4만년전 어린이… 뒤통수 나온 짱구형/중기 구석기시대 해당… 5살로 귀여운 얼굴/시신에 흙뿌리고 꽃 장식… 장례의식 엿보여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 맨 먼저 자리잡은 인류는 전기구석기인이다.그 시기는 대략 지금으로부터 70만년전이다.그러나 전기구석기인이 남긴 몸골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했다.다만 중기구석기와 후기구석기시대를 살았던 선사인의 뼈가 출토되고 있을 뿐이다.남북한을 통틀어 10여군데 유적에서 이 뻐가 발견되었다. 이 가운데 당시 사람모습을 살려내는 데 필요한 얼굴관련 뼈화석은 몇점에 지나지 않는다.4만년전 중기구석기시대 것으로는 충북 청원 두루봉 출토 어린이 머리뼈가 있다.그리고 북한의 평양 북쪽 승리산에서 나온 아래턱뼈와 역시 평양교외 만달리유적 출토 머리뼈는 1만년전에 끝난 후기구석기시대 뼈화석으로 판명되었다.남북한 고고학자들은 이들 유적에서 출토된 뼈화석을 자료로 구석기인의 얼굴을 복원해냈다.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의 어린이는 아주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고학계가 얼굴을 복원하고나서 지어준 이름은 「흥수아이」.죽은 지 4만년만에 얻은 이 어린이의 이름은 두루봉에서 석회석을 채굴해온 한흥광산 현장소장 김흥수씨 이름에서 따왔다.그의 제보로 구석기유적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에 그 공헌도를 기려 명명된 이름이라 할 수 있다.흥수아이에 대한 체질인류학 분석결과 5살때 이 동굴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아이의 머리크기는 1천2백∼1천3백㏄,키는 1백10∼1백20㎝ 정도로 헤아려졌다.특히 뒤통수가 튀어나와 요즘의 말로 표현하면 짱구형.아래턱도 둔탁하게 보인다.머리뼈를 잰 결과는 현대인과 선사인의 특징을 함께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학계는 흥수아이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면 구석기인이 옮겨다닌 발자취와 우리 조상의 기원문제를 풀어줄 고리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흥수아이가 살던 시대에도 구석기인은 문화행위를 발전시켰다.그 같은 정황은 장례의식으로도 나타났다.지난 1983년 발굴당시 흥수아이의 주검은 편편한 석회암 낙반석 위에 누워 있었다.일부러 바로 펴놓은 주검위에다가 고운 흙을 뿌렸다는 사실이 관찰되었다.주검을 아무렇게나 마구 버리지 않고 고이 장례를 치러준 것이다.그 까닭은 구석기인도 영혼이 영생하는 사후세계를 믿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흥수아이의 주검 곁에서는 여러 종류의 식물꽃가루가 채집되었다.이들 꽃가루 분석에서 국화꽃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그래서 흥수아이가 죽었을 당시 국화꽃이 주검 주변을 치장한 장의용으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많다.또 국화꽃이 가을꽃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흥수아이가 죽음을 맞은 계절을 가을로 추정했다.꽤 높은 고지대 석회암동굴에 국화꽃이 자생할 리 만무하고 보면 국화꽃을 분명히 의도적으로 꺾어왔을 것이다. 주검을 꽃으로 치장한 실례는 이라크의 구석기유적 샤니다르동굴에서도 발견되었다.이 역시 꽃가루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서 확인된 것이다.구석기인은 장의용 말고도 일상생활을 통해 꽃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그 같은 증거를 남긴 유적은 앞서 이야기한 바 있는 사슴뼈조각 인물상 출토지 청원 두루봉동굴(서울신문 94년10월14일자 11면)이다. 이 동굴에서는 많은 양의 진달래꽃가루가 채집되었다.진달래꽃가루가 집중적으로 검출된 장소는 동굴입구 한쪽 모서리다.진달래는 본래 호산성식물.그런데 두루봉일대는 알칼리성 토양으로 되어 있다.이는 바로 두루봉동굴에 살았던 구석기인은 꽃을 좋아한 나머지 다른데 멀리서 꽃을 꺾어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인류는 태초부터 아름다움을 식별하는 심미안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 청원군 두루봉동굴 조각(한국인의 얼굴:1)

    ◎20만년전 사슴뼈에 새긴 첫 인물상/높이 27㎜,가로41㎜의 예술품/짝 눈에 벌린 입… 귀여움이 가득 사람의 얼굴은 감정의 희노애락에 따라 표정이 무한하게 변한다.천의 얼굴이라 말하는 까닭도 여기있다.특히 지역과 민족,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얼굴이라고 한다.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얼굴을 가진 사람들인가.여기 해답을 던져주기 위해 유구한 역사를 더듬어가며 우리 스스로가 그려낸 얼굴들을 살펴보기로 했다.이는 역사속에 투영된 민족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얼굴에는 눈·코·입이 달려있다.사람의 몸을 대표하는 부분이 얼굴이기도 하다.얼굴은 인격을 상징하거니와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그래서 원시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얼굴을 신앙의 대상으로도 삼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20만년 이전부터 얼굴을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음이 밝혀졌다.그 대표적 유물이 충북 청원군 문의면 노현리 두루봉 동굴에서 나온 구석기시대 인물상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 인물상은 사슴 왼다리 위쪽뼈를 새기개로 쪼아 조각한것이다.비록 코를 만들지 못했을 지라도 눈과 입은 뚜렷이 표현되었다.귀도 어느 정도를 형상화한 두루봉 뼛조각 인물상은 한마디로 귀여운 모습이다. 처음에는 얼굴 전체를 둥굴게 만들 작정을 했던 모양이다.그러나 여의치 않자 관절부분을 다듬어 평행을 이루게 했다.왼쪽 모서리를 떼어내려고 쪼았던 흔적이 본의 아니게 귀가 되어버렸다.눈과 입은 뽀족한 새기개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오른쪽 눈은 2번,왼쪽 눈은 1번을 쪼았다.입 만큼은 5번 정도를 쪼아서 벌린 입을 만들어냈다. 눈은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차이를 보인다.입을 중심으로 해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불균형수법이 적용되었다고나 할까….볼록한 면을 얼굴이 되도록 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다.아래턱은 약간 길쭉하게 표현했다.예술성이 분명히 들어있다.높이 27㎜,가로 41㎜,무게 49.8g에 불과한 뼛조각 인물상은 품에 넣고 다녔던 지닐 예술품인듯 싶다. 불교가 융성했던 역사시대에 작은 불상을 만들어 품에 지녔다.이같은 호신불 처럼 원시인들은 사람 얼굴을 만들어 신앙의 대상으로 여기면서 늘 몸에 지녔을 것이다.실제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머리숭배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학설도 나왔다.이는 오스트리아의 인류고고학자 요하네스 마링거에 의해 제기되었다.특히 가족일원의 머리뼈에서는 경외심마저 느낄 정도였다는 것이다.조상의 머리뼈를 빌려 수호신의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청원 두루봉은 석회암 동굴지대.인물상 뼛조각이 출토된 동굴은 발굴 당시 명명한 제2굴이다.충북대 이융조(이융조)교수팀이 지난 1976∼8년까지 3차례에 걸쳐 발굴했다.불을 피우는 화덕자리와 숯,열매를 깨는데 썼던 돌망치,짐승의 가죽을 벗기거나 자르는데 사용한 긁개와 자르개 등의 석기도 발견되었다. 이 동굴에서는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질 젓소·쌍코뿔이·큰원숭이·사슴 등의 뼈도 나왔다.모두가 중기 홍적세 더운 시기에 살던 짐승들이다.가장 많이 잡혔던 사슴 이빨의 분석에서 사슴사냥은 9∼10월에 성행했다는 결론도 얻어냈다.인구고고학 방법으로 출토된 뼈를 분석한 결과 5식구가 이 굴에서 2천7백일 살았다는 문화모형이 만들어졌다.
  • “재침공 꿈꾸지 말라” 발빠른 대응/미 항모 급파 등 으름장

    ◎“외교무능 오명 벗을 마지막기회” 판단/클린턴,선거의식해 과잉행동 가능성 미국은 이라크측의 쿠웨이트국경으로의 병력이동에 대해 걸프전 당시와 같은 쿠웨이트 침공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일단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측은 만에 하나 사담 후세인이 중간선거를 앞둔 클린턴 미행정부를 시험하려 들지 모른다는 생각에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은 7일하오 『후세인이 미국의 결의를 의심한다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제2의 걸프전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리부터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항공모함의 신속한 이동 등을 지시했다. 미국이 취한 조치는 ▲페르시아만에 항공모함 1척 파견 ▲유사시 즉각적인 동원을 위한 육군 일부에 대한 경계령 발령 ▲이라크에 대한 정찰활동 강화 ▲남부 걸프지역에 있는 2천명의 미해병대를 쿠웨이트국경쪽으로 이동토록 명령 ▲인도양에 배치된 중무장 전투함들의 걸프지역으로의 신속이동 등을 들 수 있다. 미국은 이번 이라크군병력의 이동이 침공규모는 아니라 할지라도 전혀 통상적인 수준과는 다른 사단급 병력의 국경이동인 점을 들어 유엔안보리의 소집도 요구해놓고 있다. 이날 하오 미국방부의 고위관리는 백악관에서 가진 배경설명을 통해 『미국은 절대 과잉반응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24∼48시간동안의 이라크군 병력의 이동상태를 면밀히 파악해보면 이번 병력이동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사분석가들은 이번 병력이동은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이 다음주부터 유엔안보리에서의 대이라크 경제봉쇄조치 완화문제의 논의를 앞두고 일종의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산 원유의 해외판매를 봉쇄한 유엔제재조치를 완화시키려면 유엔결의안을 준수해야 하며 대결적인 전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한달 앞두고 있는 클린턴행정부는 민주당의 대참패가 우려되는 가운데 후세인으로부터도 「농락」을 당하는 것은 결코 참을 수가 없는 입장이다.클린턴대통령의 취임이후 보스니아사태,소말리아사태,북한의 핵개발문제,최근의 아이티사태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입으로만 강하고 행동은 없는』 나약한 「초강대국」으로 인식되어왔다.그리고 항상 「말로만 번드레한」 클린턴의 외교정책에 미국민들도 식상해하고 있어 클린턴행정부는 본의아니게 대이라크 과잉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방·걸프국 바짝 긴장/쿠웨이트 주유소 석유주입 차량쇄도/이스라엘선 “안보리 앞둔 이라크의 쇼” 미국·영국 등 서방국가들과 이스라엘 등 중동국가들은 8일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접경지대를 향한 대규모 군사이동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그러나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지대는 이라크군의 대규모 이동으로 고조된 긴장에도 불구하고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7일 군함 1척을 쿠웨이트 해역으로 급파했으며 프랑스와 이스라엘 등은 이라크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이스라엘 군사소식통은 그러나 이라크의 대규모 병력이동은 오는 10일 이라크 제재 문제를 논의할 유엔안보리회의를 앞두고 벌이는 쇼에 불과하다고 분석. ○…쿠웨이트 접경지대로 이동한 이라크군은 쿠르드족 반군과 대치중이던 최정예부대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라크 정부대변인은 국영통신을 통해 병력이동을 확인했으나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는 이라크군의 병력이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4년간에 걸친 미국의 제재로 이라크인은 어려운 고통을 겪고 있다며 경제제재 해제를 요청.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한 쿠웨이트는 국방력 강화를 위한 무기구입 의사를 미국에 전달.쿠웨이트가 구입을 희망한 품목들은 AH­64 아파치 공격용 헬기 16대를 비롯해 6억9천만달러 상당의 미사일과 로켓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 국민들은 이라크군의 병력이동에 공포심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은 초조와 우려감을 나타냈다.주민들은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경고연설 장면을 보기위해 텔레비전 주변으로 몰려들었으며 일부 주유소는 연료를 채우려는 자동차로 붐볐다. 한편 쿠웨이트정부는 접경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역내 협력체인 걸프협력회의(GCC)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사바 알아흐마드 쿠웨이트총리서리는 아무르 무사 이집트외무장관과 GCC 6개 회원국들및 시리아 이집트 등으로 구성돼 있는 「다마스커스선언」 참여국들의 긴급회의 소집가능성도 협의.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은 지난 91년2월 걸프전이 끝난 후에도 지금까지 이라크 주변에 막강한 병력을 유지하며 각종 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 올해의 워스트 드레서/힐러리여사 또 망신

    미국의 유력 주간지 「피플」은 최근 94년 한햇동안 전세계 유명인 중에 옷을 가장 잘 입은「베스트 드레서 10인」과 패션감각이 뒤진 「워스트 드레서 10」을 선정 발표했다. 베스트드레서에는 미국 영화배우 트레이시 울멘,앵커우먼 바버라 월터스,보컬그룹 보이스멘,가수 바버라 스트라이센드,영화배우 톰 행크스와 휴 그랜트등이 선정됐다. 한편 「워스트 드레서」에는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미국 대통령 부인과 사라 퍼기 영국 앤드루왕자비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피플은『퍼기의 경우 어깨패드를 강조하고 머리띠를 경우에 맞지 않게 하는 등 왕족의 패션품위에서 벗어났으며 힐러리는 자신의 강렬한 이미지를 반감시키고 나이에 맞지 않는 파스텔톤의 옷을 자주 입고 불필요한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달고 다녔기 때문』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밖에 올해 옷을 잘 못입은 사람들에는 코믹배우 브렛 버틀러,배우 킴 필드,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탤런트 수잔 루시 등이 꼽혔다.
  • 로마/카타콤베(아랍서 지중해까지:18)

    ◎기독교도 숨던 지하무덤… 미로수백㎞/「쿼바디스」의 아피아가도 주변에 산재… 땅굴 곳곳 교인들 수난 흔적 길 모퉁이에 있는 작은 가게를 구경하다 깜박 카메라를 놓고 나왔는데 두어 블록이나 걷고 있을때 『시뇨레! 시뇨레!』하면서 주인이 쫓아왔다.베네치아에서 만들어와 판다는 세라믹 액세서리들의 그 담백한 아름다움에 잠깐 정신을 놓았었던 것 같다.자리까지 비운 채 여기까지 유실물을 갖다주러 오다니 싶어 얼굴이 붉어진 것은 비단 그 가게주인이 예쁜 아가씨였던 때문만은 아니다.잊은 물건 으레 찾으러 들이닥치겠지 싶어 필자 같았으면 오불관언 그냥 버티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아무 것도 아닌 이런 사소한 일이 실은 한 나라의 민도랄까 문화적 수준을 제풀에 측정케 만들고 절감케 한다.이탈리아 사람들은 너무 친절해서 모르는 것도 아는 척 곧잘 나서기 때문에 골탕을 먹는 수가 있다고도 하지만(하긴 필자도 그 때문에 엉뚱한 길을 헤맨 적이 한번 있기는 하다),이 아가씨의 친절은 여태까지도 쉬이 잊혀지지가 않는다.남의 얼굴에다 제 얼굴 디미는 간판들이나 판을 치는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미덕이요 소양이다.피곤한 신경으로 거리를 걷다보면 간판들의 그런 번잡스러움 같은 것까지가 그 나라의 수준을 금세 헤아리게 만든다. ○친절한 시민 인상적 소위 앞서간다는 나라들의 그것은 대체로 그저 눈에 뛸 정도의 글씨로 숨듯이 얌전한 반면 후진 나랄수록 그 요란함과 새치기는 극성스럽다.TV나 신문·잡지의 광고 역시 예외일 리가 없다.잠자리에 들기전 하다못해 잠깐이라도 TV를 켜는 새버릇이 이번 여행중에 붙은 것도 순전히 그 탓이었을 것이다.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책광고·상품광고 같은 것이 우리처럼 허풍스럽고 요란한 나라가 또 있을 것 같지 않아 겸연쩍고 창피했다.2등은 쓰레기처럼 잊혀지는 존재므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제1이어야 한다느니,「정복할 것이냐 당할 것이냐」하는 따위 히틀러의 발악이 무색할 지경의 광고까지 태연히 횡행하는 사회이니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로마 국립공원 뜰은 장식삼아 여기저기 놓인 세계 유명인사들의 대리석 흉상들로도유명한데 관광온 이쪽의 원로 하나가 이승만 대통령의 흉상도 있을지 모른다는 농담을 듣고 열심히 그것을 찾아다녔다는 얘기가 있다.결국 찾지 못하자 귀국해서는 그 얘기를 글로까지 썼다는 것이다.이런 얘기의 우스꽝스러움은 「유명인사」라는 그 개념상의 차질에 있다.독재를 했건 뭘 했건 유명하기만 하면 「문화적 인물」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고 이 원로는 착각을 한 것이다.인도의 간디수상도 신청을 했다가 거절을 당했는데 이 무슨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일까보냐는 개탄이 나올 법도 하다.이 얘기를 해준 것은 60년대에 이주해서 30여년째 로마에서 살고있는 H씨이다.문청(문청)시절 어울려 다니던 친구로 이번에는 10여년 만의 해후인데 불혹의 연치가 완연한데도 그 유머러스하고 직재적인 사고방식은 여일했다.그 무렵의 친구들이 모르는 새 모두 소원해졌는데도 이 H씨만은 예 그대로 와락 반가운 느낌부터 앞선 것도 그 탓이었을 것이다.끝내 로마에다 뼈를 묻을 작정이냐는 농담에,집과 차와 가재도구를 다 정리해 귀국해봤자 강남에서 몇달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되레 역습이다.자녀들이 장성하자 사위만은 모국청년으로 골라야겠다 싶어 몇 차례나 기회를 만들었으나 돈 타령,땅타령,줄리어드다 하버드다 하고 외국유학 얘기만 나오다 대화가 끊겨 끝내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사돈될 사람들 간에도,당사자들 새에서도 대화가 그 모양으로 단절돼 내심으로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데이트 몇번하면 으레 제 소유물로 알고 자질이야 있건 없건 유학물 먹은 일이나 자랑삼으면서 연애 따로,결혼 따로를 당연한 듯이 생각하는 이쪽 젊은이들의 그런 사고방식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근교의 아파트단지 식당에서 제대로 된 한국음식을 모처럼 배불리 먹여주고 그녀가 차로 데겨간 곳은 카타콤베 앞이었다.로마에 와서 뭘 봤느냐는 물음에 실은 아무 것도 보고싶지 않았다는 필자의 동문서답이 마음에 걸려서 였을까.카타콤베는 옛 로마 서민들의 지하무덤이다.왜 아무 것도 보고싶지 않았느냐고 이번에는 그녀도 묻지 않았다.숙소에서 확인한 TV채널만도 20여개가 넘고 인근 지방의 유선방송까지 합하면 천여 채널이 넘는다는 각종 정보홍수에 에워싸여 살다보면 문명이니 문화적인 혜택이니 하고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그런 온갖 빤히 눈에 보이는 세계가 되레 지겨워질 나이에 그녀 역시 이르른 것같다.정부 각 기관과 문화관과 대기업의 본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로마의 신시가지 에우르 구역을 도중에 거치면서 필자는 과천을 제풀에 연상하고 있었는데,카타콤베들은 그 너머 구아피아가도 인근에 흩어져 있었다. ○10만명 매장된 곳도 로마제국 때 닦여진 길이다.붉은 언덕과 짙은 색깔의 나무들이 갑자기 사방을 에워싸면서 차량마저 끊기다시피해 한적한 시골을 연상시키는 이 가도는 아닌게 아니라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속담을 역으로 연상시켰다.지금은 관광자원이 돼버린 옛 제국의 영화가 하층민들의 무덤까지도 그냥 버려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물론 이 무덤들이 특별히 유명해진 것은 박해를 받던 그 무렵 기독교도들의 지하 은신처요 포교활동의 근거지였다는 까닭이 더 크다.도망을 치던 베드로가 예수의 환영을 만나 저 유명한 대사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읊조리던 데가 아피아가도였고 그때 남은 예수의 발자국모형이 보존된 도미네 쿼 바디스교회가 이 인근에 있다.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쿼 바디스」나 「성의」 같은 것에도 물론 카타콤베가 나온다.지하 2·3층,어떤 것은 5층까지 파내려간 이 부근의 수십기 카타콤베들은 복잡한 미로와도 같아서 혼자서는 들어갈 수가 없고,10만여명이나 매장된 곳도 있으며,그 길이를 합하면 수백㎞에 이른다고 한다. 입구에서는 각국 언어별의 가이드들이 여남은명씩 되는 관광객들의 조를 짜고 있었다.어쩌다 네덜란드어 가이드를 무심코 따라들어가 설명은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나 구태여 그런 것이 필요한 것같지도 않았다.사람 하나가 간신히 비집고 들어갈만한 흙벽의 좁다란 통로와 역시 흙으로 된 계단을 몇번이나 꼬부라지며 내려갔는지 알 수가 없다.가이드의 랜턴불빛에 기괴하고 참담한 낙서와 그림들이 홀연히 벽에서 나타나는가 하자 어디로 이어지는지도 모를 샛길들이 곁으로 불쑥불쑥 들이닥치곤 했다. 이런지하에서 길을 잃고 미아가 돼버린다는 제풀의 상상은 기묘한 것이었다.나는 왜 여기 있는가,이번 여행은 뭐땜에 떠나왔는가 하는 따위 상투적인 의문들이 그제야 근거를 찾고 입지를 얻은 듯한 느낌이랄까,갑자기 천지가 막막했다.초기 기독교도들의 그것뿐 아니라 중세의 여러 종교적인 박해에도 이곳은 피난처가 됐던 모양으로 지상으로 올라오는 중간중간의 작은 방들에는 그 수난의 표상들과 기념물들이 흔적이나 조각들로 새겨지거나 놓여 있거나 했다.화살에 목이 꿰인 성 아무개,칼로 순교당한 누구 하는 식의 그런 전시물들 역시 숭엄한 분위기이기는 해도 청량한 느낌은 아니다.로마시내에는 4천여 승려들의 해골을 수백년에 걸쳐 모아놓은 해골사원이라는 으스스한 곳도 있지만,이런데를 특별히 찾는 사람들 역시 일반적인 심성의 그런 관광객들은 아닐 것도 같다. ○중세에도 피난처로 겨우 한시간 남짓이나 머물다 나온 지하에서 로마라는 한 도시의 허상을 통째로 별견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하면 아마 과장일 것이다.사람사는 세상에는 으레 있게 마련인 그 말할 수 없이 구질구질한 거래와 아귀다툼들이 이를테면 로마라 해서 어떻게 이런 지하세계 같은데로 깨끗이 모두 매몰될 수가 있겠는가.필자가 카타콤베 속에서 저절로 떠올린 로마의 그 허상이란 것도 실은 숙소근처의 가게에서 사흘째 눈독을 들이고 있던 싸구려 골동품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우리 돈으로 2만여원쯤 되는 그 놋쇠물병은 연륜이랄 것도 쓸모도 별로 없어 보이는 얄팍한 물건 같았으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떤 곡선형태라는 그 한가지 점만으로도 어딘가 정답고 신선하게 느껴져 값을 깎자느니 안된다느니 하고 며칠째 줄다리기를 해오고 있었던 것이다.도무지 무뚝뚝해 보이기만 하는 가게의 뚱보주인은 필자가 들를 때마다 『적당하고 좋은 값』이라면서 배짱을 부리고 있었다.이쪽 역시 기어이 에누리를 해서 그것을 손에 넣고야 말겠다는 집념에 들떠 있었다는 것도 아니다.구태여 따지기라도 한다면 한계가 빤한 피조물인 인간들에게 눈곱 정도로나 허용된 소위 그 「자유」라는 명제나 「자유스럽고 싶다」는 감정을 두고 필자도,그도 사실은 줄다리기흉내를 즐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 8월 경상적자 10억6천만불/한은 발표

    ◎1월이후 최고… 올들어 38억8천만불/올예상 25억불 크게 웃돌아 올해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한 25억달러를 훨씬 웃돌 전망이다.하반기에 수출이 본격적으로 늘며 경상수지가 균형 또는 5억달러의 흑자로 돌아서리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의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는 각각 8억2천만달러와 2억9천만달러의 적자를,이전수지는 5천만달러의 흑자를 보임으로써 이를 합산한 경상수지는 10억6천만달러의 적자로 나타났다.올 들어 1월의 14억1천만달러 적자 이후 두번째로 큰 적자이다.이로써 올들어 매달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이어지며 전체 적자 규모가 38억8천만달러로 늘었다. 이강남 한국은행 조사2부장은 『8월까지의 경상수지 및 9월의 무역수지 추이와 수입허가서(I/L)발급동향 등을 감안하면 당초 예상한 올해의 적자폭 25억달러는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8월에 적자가 커진 것은 수출이 작년 8월보다 16.7%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음에도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수입이 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30.1%나 폭증했기 때문이다.자본재는 작년 8월보다 40.1%가 늘어난 33억1천만달러,원자재는 25.6%가 늘어난 42.6%가 수입됐다.특히 대일 무역적자는 10억5천만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올 누계가 78억1천만달러로 늘었다. 원유·기계류·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단가도 작년 8월 대비 2.1%가 오르면서 9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부장은 『국제수지를 개선하려면 늘어나는 소비를 억제하는 등 총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8월 말의 외환보유액은 전 달보다 4억8천만달러가 늘어난 2백20억3천만달러이다.
  • 중순에 첫 얼음/10월 기상전망/대체로 맑고 건조

    10월에는 중순에 서리내리는 곳이 많겠으며 얼음어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은 30일 10월 기상전망을 통해 이같이 내다보고 『대체로 주기적인 날씨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다』고 밝혔다. 상순에는 저기압이 한두차례 통과하겠으며 상층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흐린 날이 많겠다.
  • “밤이면 외출하기 겁난다”/“민생치안 어디갔나” 질타

    ◎잇단 연쇄납치 살인사건에 시민들 공포/권 여인 충격 못벗어 병원 입원/밤마다 살인마 생각에 치떨려…/구사일생 세 여인 악몽의 순간 회상 『밤이 무서워 외출하기 겁이 난다』,『민생치안은 어디로 갔는가』­. 「지존파」연쇄납치살인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살인마 온보현(37)의 부녀자연쇄납치살인사건이 터지자 시민들이 경악·분노와 함께 두려움에 떨고 있다. 더욱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자행되는 살인·강도·강간등 범죄에도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범인들의 뒤만 따라다니는 형국이어서 치안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말로만 강력범죄를 소탕하겠다고 큰 소리칠 것이 아니라 부녀자들이나 선량한 시민들이 마음놓고 밤길을 다닐 수 있는 근본적인 치안대책을 마련,다시 범죄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범인 온은 28일 사체발굴현장에서 태연히 범행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등 전혀 뉘우치는 기색없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전율케 했다. 살인마 온의 손아귀에서 극적으로 벗어난뒤 당시 충격으로 서울 송파구 석촌동 N병원에 입원중인 노래방여주인 권모씨(43)는 범인이 27일밤 경찰에 자수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선뜻 믿기지 않는듯 「악몽의 10시간」을 회상하며 몸서리를 쳤다. 권씨는 『지난 1일 상오9시20분쯤 관할 김제경찰서에 신고했으나 공조수사는 커녕 늑장수사로 20여일동안이나 범인을 붙잡지 못하는 바람에 2명이 잇따라 살해되는 참극을 빚었다』고 경찰의 늑장수사를 원망했다. 온은 지난 1일 상오1시쯤 송파구 석촌동에 있는 노래방영업을 마치고 천호동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석촌주유소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권씨를 납치,길동사거리에서 갑자기 신장쪽으로 우회전한뒤 속도를 내며 30㎝가량의 흉기를 옆구리에 들이대며 『소리치면 죽인다』고 위협했다. 온은 새벽6시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김제군 금구면 삼동리 야산으로 차를 몰고가 이미 파놓은 깊이 1m,넓이 2m의 구덩이에서 권씨를 또 욕보인뒤 손발을 묶고 입에 휴지까지 집어넣으며 『영원히 가라.2시간뒤 와서 살아 있으면 풀어 줄 수도 있다』는 말을남기고 떠났다. 온이 사라지자 권씨는 온몸을 비틀며 20여분만에 가까스로 끈을 푼뒤 달아나 납치 10시간만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 11일밤 구로구 독산동 인공폭포앞에서 납치돼 강원도 횡성 야산으로 끌려가 성폭행당한뒤 현금 31만원을 빼앗긴 엄모양도 온으로부터 『네가 명이 길면 저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너같은 것은 칼로 한번 긋고 시작해야 하는 건데…』라는 협박을 받으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었다. 이번 사건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는 엄양은 『10여시간이나 범인에 끌려다니는동안 경찰의 검문한번 없었다』고 원망했다. 지난 13일밤 10시쯤 강동구에서 온에게 납치,경북 김천으로 끌려가 성폭행당한 노모양도 『홀어머니와 동생을 돌보아야 한다며 눈물로 애원해 간신히 죽음을 모면했다』고 전율하며 『이제 겁이 나서 외출하기조차 두렵다』고 악몽을 되새겼다.
  • 청도 폭력살인사건 관련/주범 1명 사형 구형

    ◎6명엔 10년이상 중형 【대구=남윤호기자】 대구지검 공판부 황보중검사는 24일 청도폭력조직 살인사건 주범 장승국피고인(32·경북 청도군 풍각면 송서리 467)등 관련피고인 14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장피고인에게 살인죄등을 적용,사형을 구형했다. 또 장피고인과 함께 보복살인에 가담한 박시오(20·경북 경산시 정평동 222),김모피고인(19·경남 마산시 합포구 유록동)에게 각각 무기징역을,서모피고인(18·마산시 합포구)등 3명에게는 징역 15년을,고모피고인(18·경남 마산시 회원구)등 6명에게도 각각 징역 10년이상을 구형했다.검찰은 또 이들의 도피를 도와준 박수봉피고인(33·청도군 청도읍 고수5리 479)등 3명에게는 범인은닉및 도피혐의를 적용,징역 1년6월씩을 구형했다.
  • 제2개혁사정/민원관련 하위직 중점

    ◎청와대 등 5개부처에서 무기한 교차감사/개발정보 누설·인허가 비리등에도 “메스” 김영삼대통령이 강도 높게 천명한 지속적인 공직사정을 위한 정부의 후속조치들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감사원은 23일 각종 세무비리에 대해 개원 이래 최대의 특별감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총리실도 이날 전 부처 감사관회의를 소집,공직비리 발생을 근절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시달했다. 연일 이어지는 대책회의를 통해 제2의 사정방향이 제도개선에 앞서 비리 공무원의 인적 정리를 우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고 있는 듯 비친다.지난해가 상위직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민원관련 하위직이 주 대상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소 서두른다는 느낌까지 줄 정도로 정부가 움직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인천 북구청의 세무비리가 너무 엄청나기 때문이다.일반 국민들은 물론 공무원 사이에서도 『어떻게 저렇게까지 썩을 수가 있느냐』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무리를 하지 않고서는 국민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가장 시련을 겪을 분야는 역시 세무행정쪽이다.세무행정에 대해서는 네갈래,다섯갈래로 감사나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청와대 및 총리실의 암행감사가 있고 감사원 감사와 함께 내무부 및 부처별 자체 감사도 진행된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인천 북구청에서 나타난 징수·수납관련 비리는 20여년전에 성행했던 낡은 수법으로 요즘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해 최근에는 세금부과부분만 집중감사해왔다』고 말했다.다시말해 감사원등 감독기관의 허를 찌른 비리가 발생한 것으로도 이해된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최대의 인원을 투입한 감사를 펼치면서도 감사기간은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밑바닥부터 샅샅이 살펴 비리가 뿌리뽑혀질 때까지 지속적 감사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감사원과 관련기관은 이미 원천세 징수분야에서 비리가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원천세 관련 비리가 발견된 기관이 벌써 10여개를 넘어섰다는 관측도 있다.인천 북구청에 버금가는 비리커넥션이 또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무행정과 함께 공공요금징수 비리,개발정보 누설,통관관련 비리,인허가 비리가 이번에 사정의 도마위에 오르게 된다.건축·보건위생·환경·교통·소방·병무등 전반적인 민원업무도 비리개입 여부를 조사받게 된다. 이번의 「총체적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된 공직자는 물론 법령상 최고 기준에 따라 엄벌된다.당분간 공직사회에 찬 서리가 두껍게 내릴 것임에 틀림없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몰아치기식 사정이 공직사회의 복지불동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지 않을까 걱정한다.너무 즉흥적이고 범죄자 잡듯 공직사회를 파헤치는 것보다 제도개선으로 서서히 아랫물 맑기를 실천하자는 주장도 있다.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강성」쪽으로만 흐르고 있다.
  • 태연하게 토막내고 태우고…/최치봉 전국부기자(현장)

    ◎소름끼치는 번행 재연에 “아연” 「공포의 지하실」­지존파의 엽기적인 범행현장엔 범행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듯 시체탄 냄새가 코끝을 진동했다. 21일 하오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 회산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범인들의 아지트에선 경찰의 현장검증이 진행되고 있었고 집주변엔 끔직한 장면의 재연모습을 본 주민들이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인간살육이 이뤄졌는데도 이웃 주민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철저한 보안속에 범행이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대문에 조직원들끼리 연락하는 비밀 초인종 2대를 달아놓은 모습이 보여 범인들의 주도면밀한 계획범행의 실체를 증명해 주고 있었다. 대문에서 20m쯤 떨어진 30여평건물본채는 거실과 방 3개,부엌,보일러실등으로 이뤄졌고 집바로 뒤편은 야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출입문 우측 첫번째 방에는 함께 기거한 이경숙의 옷가지가 걸려 있고 방바닥에는 「야인」 「뼁끼통」 「꿈의 해몽」등 소설책과 피묻은 수건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유리창이 깨진 바로 뒷방과 옆방에는 범인들의 옷가지와 화투짝등이 나뒹굴고 있었다.거실에는 TV 1대와 소윤오씨의 몸값으로 받은 돈으로 구입한 새 주방용품과 살림살이가 흩어져 있고 검거당시 반항한 흔적으로 거실문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있었다. 김현양과 강문섭은 서울지검 강력부 김홍일검사의 지휘로 실시된 감금실에 대한 현장검증에서 태연하게 살해상황을 재연했다.김등은 소씨는 공기총으로,소씨부인 박미자씨는 식칼과 도끼로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재연했다. 이들은 먼저 소씨를 살해한뒤 『살려달라』며 부들부들 떠는 박씨를 흉기로 배를 찔러 그자리에 쓰러 뜨렸다.그들은 이어 사체를 토막내고 이를 소각로로 옮겨 불을 붙여 태우는 소름끼치는 행동을 거리낌없이 재연했다. 3평크기의 소각로는 송풍기와 기름보일러 연통이 집뒤 산쪽을 향해 나있어 연기가 나도 이곳 주민들의 눈을 피할 수 있도록 제작되는등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따라 설계돼 있었다. 두시간여동안 현장검증작업을 마친 한 수사관은 『30여년을 범죄와 함께 뒹굴었지만 이같은 끔찍한 사건을 접하기는 처음』이라며 수사관생활에 회의를 느낀다고 말했다.
  • 「지존파」의 경우(신세대범죄 왜 흉악해지나:상)

    ◎죄의식없이 살인·성폭행 자행/불만스런 현실,책임을 사회에 전가/수단·방법 안가리는 흉포함에 경악 지금 우리나라의 20대는 어디에 서 있는가.그들은 왜 「살인조직」까지 결성,무고한 사람들을 연쇄적으로 납치하여 끔찍한 살인행각까지 벌이게 되었는가.얼마전 돈때문에 친부모를 살인방화한 어느 20대 아들의 패륜을 보며 몸서리쳤던 시민들은 또한번 경악하고 있다.일부 청소년들이 범죄와 비행의 구렁텅이로 전락하고 전도된 가치관을 갖게된 근본 원인과 처방책을 긴급 시리즈(3회)를 통해 알아본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 20대들의 전반적인 모습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나약함과 의지력 상실,확립되지 않은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명화 YMCA청소년 상담실장은 『강력 범죄마저 서슴지 않는 20대의 행각은 학력과 출세위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이들이 현실을 부정,외면하고 순간적인 쾌락과 충동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청년들사이에서는 이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땀흘리며 노력하는 것보다는 눈앞의 물질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며 쉽게 살아가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일선 수사관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20대의 강력범죄는 같은 세대사이의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사회와 가정에 대한 소외감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서울 성북경찰서 강력2반장 정홍균경위(46)는 『최근들어 20대 청년들의 범죄가 더욱 흉포화하는 반면 죄의식은 갈수록 없어진다』면서 『오렌지족과 같은 일부 젊은이들의 파행적인 행태가 유행하면서 이들과 비슷한 또래들의 범죄를 부추기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 동대문경찰서의 한 간부는 『최근 가정이나 사회에서 소외된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이 강령이나 행동방침을 정해 놓고 합숙을 하며 범죄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불만스런 처지를 사회의 책임이라고 잘못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전도된 보상심리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은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상상할 수 없이 잔인하고 포악한 범죄도 서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을 상실한 채 강도·강간·살인 등을 예사로 저지르고 자기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게 특징이다. 이들의 범행수법이나 행동강령,합숙생활 등은 살인과 폭력을 정당화하고 그 속에서 영웅을 탄생시키는 3류 폭력·범죄 영화와 흡사하며 실제로 폭력 비디오물·영화·소설·만화를 보고 그 수법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고려병원원장 이시형박사(60·신경정신과)는 『소외된 청년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동안 우리 사회가 방치해온 가치관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균관장 최근덕교수(61·성균관대 유학과)도 『청소년의 일탈행동은 올바른 가정교육이 실종되고 학력과 출세만을 지향하는 사회 풍토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현실에서 소외된 일부 청소년들을 포용해 그들의 고민과 문제점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가위를 맞으며/김광언(일요일 아침에)

    여름 짓는 일을 하늘 아래 으뜸가는 업(농자천하지대본)으로 삼아온 우리 겨레는 한가위를 가장 큰 명절로 손꼽아 왔다.설 대보름,수릿날 따위의 명절을 아니 쇤것은 아니었지만 정월은 농사 시작의 달인지라 자연 마음이 조이고 수릿날은 농작업의 힘겨운 마루턱에서 한숨을 돌리는 판이라 느긋할 수가 없었다.「오월 농부,팔월 신선」이라는 말 그대로 기껍고 뿌듯하고 먹지 않고도 배 부른 명절은 한가위뿐이었던 것이다.이를 맞는 기쁨이 얼마나 크고 설렛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일렀겠는가. 우리가 이날을 명절로 삼은 것은 적어도 삼국시대 초기 이전부터다. 신라 셋째 임금인 유리왕때(32년) 두 공주가 성안 부녀자들을 각기 거느리고 칠월 보름부터 한달 동안 두레 삼기 내기를 해서 진쪽이 한턱을 내었으며 그 잔치를 가위라 불렀다는 삼국사기의 내용은 우리가 다 잘 아는 터이다.7세기에 나온 중국의 역사책 「수서」의 「팔월 보름이면 왕이 풍악을 베푼다」는 내용도 신라 궁중의 한가위 풍속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우리와중국 그리고 일본은 예부터 같은 문화권을 이루어 왔지만 한가위를 오직 우리만 손꼽은 사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앞에서 한가위를 「더도 말고 덜도 말기」를 바라는 명절이라 했지만 이날을 우리가 언제나 배 두드리며 쇤 것은 아니다.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무렵에는 돈이 달린 정부에서 전공무원들에게 봉급을 주지 못하고 그대신 보리쌀을 배급하는 지경이었다. 우리집은 방이 넷이나 딸린 큰 집(?)이었던 데다가 할아버지 아버지 두 분이 체신부 공무원이었던 만큼 살림 형편은 중상류에 이를만 하였음에도 송편조차 빚을 수가 없었다.중학교 2학년이던 내가 휘황한 달빛이 마당에 가득찬 한가위날 밤 홀로 마루 끝에 앉아 「송편도 없는 한가위」를 그지없이 처량하게 느꼈던 것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우리 집이 이러하였으니 당시 국민 거의 모두가 「배고픈 한가위」를 맞았음에 틀림없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한가위 풍속도 크게 달라졌다.공휴일이 사흘로 늘어나면서 고향을 찾는 인파가 구름처럼 늘어나서 이른바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진다.더구나 올해에는 일요일까지 이어져서 적어도 2천5백만 이상이 움직이리라 한다.따라서 이들이 끌고 나서는 자동차들은 전국의 도로를 메우고도 남을 것이다.지난해에는 서울서 대전까지의 2백여㎞에 8시간 반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자동차가 15%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올해에는 열시간을 잡아야 한다는 보도다.「고생길」이던 귀성길이 이제는 「지옥길」로 바뀌었다.그리고 고속도로변은 다시 인분과 소변의 바다를 이루고 쓰레기는 산처럼 쌓일 것이다.정부에서 버스 전용차선제와 요금을 휴게소에서 내는 중불제 따위의 대책을 세웠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겉으로 보면 한가위 명절은 더할 수 없이 풍요롭게 느껴지지만,실상은 썰물처럼 도시로 빠져나갔던 농촌 사람들이 고향 나들이를 하느라 법석을 떠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이날 베풀어지던 행사는 자취를 감추었고 명절 놀이를 펼치는 마을조차 드물어졌다. 예전의 한가위는 우리 모두의 명절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이산가족 상봉의 날로 쪼그라들었다.한가위의 거품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져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우리가 한가위의 참뜻을 되새겨 볼 때이다.농사의 풍년을 가져다 주신 조상님의 음덕에 감사하고 한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단란을 누린 예전의 차분하고 정겨웠던 한가위,이웃과 즐거움을 나누고 한껏 신명 떨음을 펼쳐서 흥겹고 기쁨에 찼던 한가위.이러한 명절을 되찾아야 한다.그리고 많은 사람의 기꺼움 뒤에는 반드시 적지 않은 이의 서러움이 서리는 법.찾아 주는 이 없는 불우 시설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도 한번쯤은 기억해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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