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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4) 외환(外患) 속의 내우(內憂)

    [병자호란 다시 읽기] (64) 외환(外患) 속의 내우(內憂)

    재원 문제 때문에 청북(淸北) 지역의 성곽 수리와 군량 공급마저 여의치 않았던 상황에서 노유녕에게 십만 냥 가까운 은화를 뜯겼던 것은 너무나 큰 손실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노유녕이 다녀간 뒤 상당히 고무되었다. 명 조정이 왕세자를 책봉해 주었으니 이제 자신의 생부 정원군(定遠君,元宗으로 추숭)의 신주를 종묘(宗廟)에 모실 수 있다고 여겼다. 신료들이 인조의 의도에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조정에는 다시 소용돌이가 일었다. ●너무 비싼 책봉의 대가 왕세자 책봉례를 주관하려고 왔던 노유녕을 접대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유녕에게 줄 은과 인삼을 마련하기 위해 조정은 전라도 수군들에게서 포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부역(赴役, 군역을 지기 위해 지정된 근무지로 나아가는 것)을 잠시 면제해 주는 조처까지 취했다. 비록 잠시 동안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라도 수군을 스스로 무장 해제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에 일본이 침략이라도 해 올 경우 과연 어떻게 막을 것인가. 당시 일본과의 사이에 이렇다 할 사단이 없었기 망정이지 참으로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노유녕을 접대하는 문제 때문에 생긴 피해는 고스란히 하층민들에게 전가되었다. 특히 시전(市廛) 상인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노유녕이 데려온 수행원 가운데는 중국 상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조선 측에 교역을 요구했는데, 문제는 공정한 거래를 하려 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조선 상인들이 선호하는 비단과 명주를 내놓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잡물들을 내놓고 조선 상인들에게 은과 인삼을 요구했다. 상인들은 말도 안 되는 늑매(勒賣)에 몸서리를 쳤지만, 조정의 강요로 이 정치적인 거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1634년 7월, 노유녕 일행이 숙소로 돌아가는 것을 목도했던 시전 상인들은 그의 행렬을 바라보며 일제히 통곡했다.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에서 비롯된 소극적인 저항의 몸짓이었다. 이 ‘중원의 대도(大盜)’는 통곡 소리에 짜증이 났는지 조선 측 역관과 수행원들에게 짜증을 냈다. 보고를 접한 인조는 시전 상인들 가운데 주동자를 색출하여 하옥시키고 그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평시서(平市署) 관원들을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칙사의 심기를 어지럽게 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탐욕스러운 노유녕을 접대하는 과정은 몹시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인조에게는 참으로 중요했다. 명 조정이 세자까지 책봉해 준 이상, 자신의 왕통은 이제 확실해졌다고 여겼다. 그러니 자신의 아버지 원종의 신주(神主)를 종묘에 모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인조 “원종은 선조의 아들” 배향 지시 노유녕이 귀국한 직후인 1634년 7월22일, 인조는 신료들에게 원종의 신주를 속히 종묘에 모시라고 지시했다. 부묘(廟, 종묘에 신주를 모시는 것) 업무를 주관하는 예조의 관원들은 곤혹스러웠다. 그들은 ‘별도의 사당을 세워 신주를 모셔도 전하의 효성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어 막중한 전례(典禮) 문제를 함부로 처리할 수 없다며 대신들과 상의하라고 권유했다. 삼사의 관원들도 들고일어났다. 대사헌 강석기(姜碩期) 등은, 임금 자리에 즉위한 적도 없는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는 것은 불경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면, 대신 다른 임금의 신주를 옮겨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조는 격노했다. 명 조정에서 이미 승인한 이상, 원종은 ‘선조(宣祖)의 아들’이 되었다며 종묘에 들이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신료들이 동의하지 않자 인조는 강석기 등의 관직을 삭탈하고 도성 밖으로 내쫓으라고 지시했다. 인조는 승지들이, 강석기 등을 쫓아내라는 자신의 명을 즉각 거행하지 않자 ‘승지 또한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인조는 원종의 부묘를 관철시키기 위해 ‘오버’하고 있었다. ●예조·삼사 “전례없고 불경한 일” 반발 사실 인조로서는 그럴 만도 했다. 자신의 생부를 추숭하고, 그의 신주를 종묘에 들이는 것은 인조반정 이후 11년 동안의 숙원 사업이었다.‘반정’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즉위했던 그로서는 왕권의 확립을 위해 절실한 사업이었다. 보다 못한 영의정 윤방(尹昉)이 한마디 거들었다.‘삼사의 논의는 곧 온 나라의 여론인데, 삼사 관원들을 쫓아내면 조정이 붕괴될 수도 있다.’며 반대하는 신료들에게 관용을 베풀라고 요청했다. 윤방의 완곡한 간언(諫言)에 대한 인조의 대답은 한껏 날이 서 있었다.‘옛말에 꼬리가 커지면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는데, 서인(西人)들이 오래 정권을 잡다보니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었다.’며 쏘아붙였다. 인조가 이렇게 서인들을 대놓고 비난한 것은 유례가 없었다. 그들은, 한낱 왕손(王孫)에 불과했던 자신을 지존(至尊)의 자리로 추대한 은인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인조는 자신이 왕이 되는데 서인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 것도 서인이라고 여겼다. 윤방에게 쏘아붙인 말은 ‘추대된 임금’으로서 인조가 지녔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인조의 ‘강공(强攻)’은 멈추지 않았다. 원종을 부묘하는 것에 반대하는 신료들을 변방으로 유배하라고 계속 지시했다. 인조반정의 원훈(元勳)인 김류(金 )마저 부묘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호위대장(護衛大將) 직에서 해임했다. 또 김류가 거느리고 있던 군관(軍官)들도 전부 빼앗아 다른 장수들의 휘하로 편제했다. 인조는 서인에 대한 견제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정온(鄭蘊)을 도승지로, 이성구(李聖求)를 대사헌으로 삼았다. 정온은 광해군 시절 북인(北人) 출신으로 서인 반정공신들의 행태를 노골적으로 비난해 온 인물이었다. 이성구는 부묘에 대해 찬성하는 인물이었다. ●姜鶴年, 인조에게 직격탄을 날리다 부묘에 대한 인조의 집착은 정치판에 파란을 몰고 왔다.1634년 8월에는 성균관 유생들까지 나서서 인조를 비난했다. 전 군수 홍무적(洪茂績)은 상소를 통해 ‘전하의 독단 때문에 멸망의 조짐과 광해군 시절의 혼란이 닥쳐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인조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서인들이 자신의 당파만 감싸고 모든 잘못을 임금에게만 전가하여 백성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반박했다.1634년 윤 8월, 인조는 결국 원종의 신주를 종묘에 모시는 것을 관철시켰다. 인조는 자신의 왕통을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했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았다. 부묘 논의 과정에서 반대하는 신료들과 감정의 골이 몹시 깊어졌다. 조야의 사대부들로부터 ‘공론을 무시하는 임금’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1634년 11월, 강학년(姜鶴年)은 인조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인조가 자신을 장령(掌令)으로 임명하자 서울로 올라오는 대신 상소를 올렸다. 그는 상소에서 인조의 실정(失政)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특히 광해군의 아들을 죽인 것, 숙부 인성군(仁城君)을 죽인 것, 생부 정원군을 추숭하여 부묘한 것 등을 통렬하게 비난했다. 그는 곧이어 ‘반정을 일으킨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반정 이후 전하가 보여준 행태를 보면 포악한 자가 포악한 자를 갈아치웠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통박했다. ‘포악한 자가 포악한 자를 갈아치웠다(以暴易暴).’라는 표현은 충격적이었다. 인조반정의 정당성, 나아가 인조정권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상소 내용이 알려진 직후, 조정은 그야말로 뒤집어졌다. 강학년을 죽이고 강화도에 있는 광해군까지 죽여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타났다. 강학년의 발언은 충격적이었지만 당시 조선이 처한 상황을 보면 ‘발언’ 때문에 흥분할 여유가 없었다. 이미 가도를 무력화시킨 후금의 마수가 야금야금 조선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조선은 또 다른 ‘내우’에 휘말려 ‘외환’의 실체를 직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김원우 소설 ‘모서리에서의… ’

    김원우 소설 ‘모서리에서의… ’

    김원우(61·계명대 문예창작과 교수)씨가 오랜만에 장편소설과 산문집을 함께 냈다.‘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강 펴냄)은 ‘일인극 가족’ 이후 9년 만에 출간하는 장편, 또 ‘산책자의 눈길’(강 펴냄)은 등단 31년 만에 첫선을 보이는 산문집이다. ‘모서리에서의 인생독법’은 지방 국립대 의대에서 병원장을 지낸 월남민 의사 박성득의 생애를 제자 최 원장과 여 교수가 추모 문집을 만들기 위해 복원한다는 이야기다. “학교로 오는 길에 대구 성서공단이라고 큰 공장지대가 있어요. 이곳에서는 동남아 이주 노동자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지켜보다 보니 자연스레 난민(難民)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러다 보니 지난해 안식년을 이용해 그동안 추적해온 이들 삶의 한 갈래인 월남 난민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내놓게 됐다는 것.‘난민의식’으로 철저히 무장한 그답게 이 작품에서도 난민의 생애를 살다간 박성득을 통해 “근본으로 돌아가 변두리에서 인간의 본성, 윤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문학평론가 정호웅(홍익대) 교수는 “이 작품은 한국 소설 어디에서도 그 비슷한 경우를 찾을 수 없는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통해 성격 창조의 한 모범을 보였다.”면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소설 형식을 일궈온 창발의 작가 김원우의 진면목 하나를 이로써 다시 알겠다.”고 평했다.1만원. 산문집 ‘산책자의 눈길’은 작가가 등단 이후 써온 에세이들을 모아 엮은 것. 문단의 제도적 적폐들에 대한 고발성 글과 횡보 염상섭 소설에 대한 총론ㆍ각론, 김정환 시인과 신수정 문학평론가가 나눈 대담으로 구성돼 있다.1만 5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요즘 신부는 ‘섹시’를 입는다

    요즘 신부는 ‘섹시’를 입는다

    “아니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홀딱 벗고 그런대냐?” 길거리의 미니스커트족과 핫팬츠족을 향한 비난? 아니다. 바로 친구나 친척집의 결혼식장에 다녀온 엄마들이 신부들을 보며 혀를 끌끌 차는 소리다. 바야흐로 결혼 시즌. 웨딩드레스를 고르려는 엄마와 딸들 사이에 적잖은 승강이가 벌어진다.“좀더 얌전한 거 입을 수 없겠니?(엄마들)”“어휴∼, 그럼 너무 촌스럽다니까!(딸들)” 2년 전부터 어깨와 등이 훤히 드러나는 톱(Top)스타일의 웨딩드레스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벌어지는 소동이다. 새색시의 수줍음? 요즘 결혼 식장에서 그런 것 기대하지 마시라. 식장에서도 신부들은 당당하면서도 섹시해 보이기를 원한다. 엄마들은 남세스럽다며 고개를 젓지만 젊은 세대에게 이 정도 노출은 노출도 아니다. 최근에는 미니 열풍을 업고 등장한 미니 웨딩드레스에 도전하는 과감한 신부들도 있다. # 장식 절제…요란하지 않은 화려함 추구 어깨와 쇄골을 드러낸 것 자체가 파격이요 장식이다. 따라서 톱스타일의 웨딩드레스에서 화려한 장식과 부풀린 치마폭은 찾아볼 수 없다. 상의에 진주나 비즈(구슬)를 촘촘하게 박아 요란스럽지 않은 화려함을 추구한다. 치마 형태는 A라인이나 인어(멀메이드)라인으로 아래로 갈수록 얌전하게 퍼지는 게 대세다. 웨딩드레스 전문점 ‘블랑’의 이유숙 대표는 “예전에는 웨딩드레스는 누가 봐도 웨딩드레스인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웨딩드레스 같지 않은 웨딩드레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 웨딩드레스도 심심찮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적격자는 주로 키가 크고 몸매에 자신이 있는 여성들로, 체격 큰 신부도 깜찍하게 만들어 주는 장점이 있다. # ‘한 몸매´ 한다면 ‘미니´에 도전 상체가 통통한 신부들은 확 드러내자니 부담스럽다. 가리는 것이 상책이 아니듯 마냥 유행을 좇는 것도 좋지 않다. 어깨가 넓고 팔뚝이 굵은 사람은 V넥의 웨딩드레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가슴팍에 V자로 퍼진 끈이 시선을 분산시켜 가슴을 좁아 보이게 만들고 어깨도 살짝 덮어 굵은 팔뚝도 보완시킨다. 노출의 미학이 중시되면서 액세서리의 사용은 자제되는 추세다. 특히 목걸이는 쇄골의 미를 훼손하는 방해물로 취급된다. 대신 머리에 왕관처럼 쓰는 티아라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헤어밴드 등 다양한 형태가 선을 보이고 있다. 드레스가 단순해지면서 면사포는 더욱 화려해지고 있다.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긴 장갑은 팔이 짧은 동양인 신부에게 불리하다. 팔이 길어 보이려면 팔목까지 오는 장갑이 좋다. 요즘 들어서는 이마저도 벗고 깨끗하게 팔찌 하나만 끼고 식장에 들어가는 신부들도 늘고 있다. # 화장은 한듯 만듯 ‘생얼·동안’의 원칙은 신부 화장에서도 통한다. 분장 수준의 화장은 다행스럽게도 사라진 지 오래. 한듯 안 한듯 투명하게 피부를 표현하고 핑크빛 블러셔로 볼에 생기를 준다. 여기에 눈매만 또렷하게 만들어 주는 다소 누그러뜨린 스모키 메이크업이 강세다. 웨딩드레스를 입으면 무조건 머리를 올려야 하는 때가 있었다. 천편일률 업스타일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 앞머리를 내린 뱅스타일의 단발 머리,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넣어 어깨까지 풀어헤친 긴 머리 등 면사포 아래 머리 모양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인공을 거부하고 자연스러움과 개성을 추구하는 젊은 신부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촬영 협조 모델 : 남수현, 드레스 : 블랑 (02-542-6458), 머리·화장 : 박승철헤어스투디오 청담점(02-543-9700)
  • [책꽂이]

    ●새로 쓴 5백년 고려사(박종기 지음, 푸른역사 펴냄) 1999년 초판된 것을 고려시대의 문화분야를 집중 보강해 새로 쓴 고려사 개설서. 삼국 및 조선왕조사와의 비교를 통해 고려사의 특성을 짚는 데 중점을 뒀다.1만 8000원.●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구트룬 슈리 지음, 김미선 옮김, 다산북스 펴냄) 안테나에 잡히는 소음을 추적하다 빅뱅을 발견한 펜치아스와 윌슨 등 인간의 열정이 ‘우연’을 만나 이룬 쾌거의 역사 16가지를 소개한다.1만 3000원.●이인식의 세계신화여행(전2권)(이인식 지음, 갤리온 펴냄) 대각선 모서리에 서 있을 듯한 신화와 과학의 경계를 허물어 신화 속 과학, 과학 속 신화를 찾는다. 신화에 담긴 인간의 꿈이 어떻게 과학기술로 실현됐는지 추적한다. 각권 1만 2000원.●새로운 사회를 여는 희망의 조건(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지음, 시대의창 펴냄) 진보대안을 만드는 민간 싱크탱크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현실과 과제를 논의해 묶었다. 달라진 경제구조 안에서 노동자와 농민, 대학생, 자영업자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고, 그 어떤 대안보다 스스로 희망을 찾아 대안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 6000원.●도그 위스퍼러(세사르 밀란 지음, 오혜경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에서 ‘세사르 밀란의 도그 위스퍼러’를 진행하며 인기를 모은 진행자 세사르 밀란이 쓴 애견 훈련법. 개를 너무 응석받이로 만들거나 인간과 동격으로 대하지 말고,“개는 개답게 키우라.’는 도발적 메시지로 미국에서 화제가 됐던 내용이다.1만 1000원.●인권교육, 날다(인권교육센터 ‘들’지음, 사람생각 펴냄) 인권재단에서 공부방, 어린이·청소년 인권캠프 등을 운영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권운동 및 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1만 8000원.●위대한 나(매튜 켈리 지음, 이창식 옮김, 세종서적 펴냄) 백만 달러짜리 경주마에게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햄버거를 먹을까. 현대인들은 행복을 향해 너무 바삐 달리다 결국 불행에 빠지는 ‘행복 패러독스’를 겪고 있다. 행복을 위해 불행한 삶을 사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한다.1만원.●동의보감 외형(外形)편-제2권(허준 엮음, 동의과학연구소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 신체 각 부위에서 생기는 질병의 증상과 진맥법, 약물 처방, 침뜸법 등의 치료법을 제시한다.‘외형’편은 인체 각 부분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륙판 4만 5000원.●우리 그래도 괜찮아(빅맘스클럽 지음, 여성신문사 펴냄) 여성 한부모 모임 ‘빅맘스 클럽’(Big Mom’s Club) 회원들이 자신들의 생생한 삶을 함께 엮었다. 빈곤여성 한부모 가족의 현주소가 한국사회의 바로미터라 주장하고, 우리 사회의 가족모델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한다.9800원.
  •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20&30]사내 왕따·은따들의 이야기

    ■그들이 ‘왕따’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왕따 자처한 ‘처세의 달인´들 한 시중은행에 다니는 정모(29·여)씨는 40대 중반의 영업팀장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직장 동료들은 그를 ‘왕미남´이라고 부른다.‘왕에 미친 남자´의 줄임말이다. 골프장에서 상사가 그날따라 골프공이 잘 맞지 않자 “그게 다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라고 했다는 팀장의 일화는 전설이다. 횡단보도에서 상사와 차 사이에 서서 손으로 막으면서 행여나 상사가 다칠까봐 신경쓰는 모습이 부하들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결국 그 영업팀장은 우리에겐 수치스러운 존재로 낙인 찍혀 스스로 왕따가 됐습니다.”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30)씨의 소속 부장도 비슷한 케이스로 왕따가 됐다. 박씨의 부장은 ‘처세의 달인´으로 통한다. 윗선에서 입김을 불면 마치 태풍이 분 듯 행동한다. 부하 직원들의 얘기보단 윗선의 성향에 따라 자신이 어떠한 상황에서 더 유리할지부터 머리를 굴려 판단하고 행동하는 바람에 부하 직원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때문에 부하 직원들은 부장과의 식사 자리는 웬만하면 피한다.“점심 시간이 되면 사내 메신저로 대충 약속을 정한 뒤 마치 각자 약속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흩어지죠. 부장도 그걸 알까 모르겠네요.” 김모(29·여)씨가 다니는 한 외국계 회사의 만년 40대 과장은 정반대의 이유로 왕따가 됐다. 그는 외국계 회사 근무의 필수인 영어 능력이 모자란다. 게다가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필수적인 친화력과 유머도 없다. 때문에 직원들은 과장과 밥도 먹으려 하지 않고 근무와 관련된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슬픈 건 그 과장 역시 그 사실을 안다는 것.“한 번은 ‘나도 왕따 당하고 능력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아이들 등록금 때문에 회사 끈질기게 다녀야 한다.´고 하더군요. 동정심이 일었는데 막상 또 같이 있으면 짜증이 샘솟아요.” 회사원 류모(27·여)씨는 한 살 많은 여선배가 ‘은따(은근히 따돌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그 선배는 상사들에게는 예의 바르고 늘 상냥해 능력에 걸맞지 않은 큰 일을 따내는 유형이다. 하지만 능력이 모자라다 보니 위에서 압박을 받은 만큼 아래로 토해낸다.“후배들을 압박한 뒤 기대대로 못해 오면 온갖 히스테리를 부리고 후배의 후배가 있는 자리에서도 짜증을 내곤 해서 다들 몸서리를 쳤죠. 결국 저희 동기 10여명이 모두 선배를 메신저에서 삭제했고 선배의 전화가 와도 다 통화 상태가 좋지 않은 척하며 전화를 잘 받지 않아요.” ●종교에 심취해 회사업무 나몰라라 공기업에 다니는 윤모(31)씨의 부서 차장은 종교 때문에 왕따를 당한 경우다. 한 소수 종교에 심취한 차장은 가끔 지하 복도에서 이유없이 어슬렁거리고 혼자 중얼거리며 논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눈빛이 이상해 어떤 동료들은 “변태 같다.”며 피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내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려 하지 않아 완전히 눈 밖에 났다. 업무 능력도 뛰어나지 않다 보니 결국 차장의 자리는 자연스레 ‘섬´이 됐다.“다들 다른 부서로 갔으면 하고 바라는데, 다른 부서에서도 서로 받지 않겠다고 해요. 그냥 어쩔 수 없이 왕따시키는 거죠.”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30)씨 회사의 한 과장은 학력과 경력 콤플렉스 때문에 결국 왕따로 발목 잡힌 경우다. 유명대 출신이 즐비한 대기업에서 과장은 예체능 계열 대학을 나왔다는 점에서 일단 소외됐다. 게다가 회사에서 추진하던 신규 사업이 애매모호하게 사라지고 그 사업을 위해 채용됐던 사람들이 고용승계되면서 한 자리를 겨우 차지하게 됐다. 회의를 해도 업무 파악이 느린 점이 학력 탓이 됐다. 대리급 직원들이 깔보고 대들기도 했고 시킨 일을 태업하면서 상사에게 야단맞게 만들기까지 했다.“과장은 상사에게 야단맞으면서도 그저 ‘예, 예.´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다른 공기업에 다니는 박모(29)씨 부서의 전 과장도 왕따를 당하다 지난해 초 결국 지방으로 인사이동 조치됐다. 그는 업무 능력도 뛰어나고 머리도 좋으며 동료들의 기념일이나 행사도 잘 챙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늘 미묘한 분위기에서 눈치 없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바람에 결국 눈 밖에 났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의 어깨를 툭툭 치고 다니며 친한 척하는 바람에 좋지 않은 소문이 났고, 일찍 결혼한 상사를 두곤 “사고 쳐서 일찍 했대.”라며 민감한 소문을 스스로 퍼뜨리고 다니기도 했다. 결국 직원들의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게 됐고 윗선에도 보고가 되는 바람에 전출 조치를 당하고 말았다. ●여성들의 잔인한 복수, 은따 여성들이 많은 간호사들 사이에서도 왕따가 있다. 간호사 박모(27·여)씨가 다니는 대학병원은 살벌하다. 잘난 척하는 동료 간호사 한 명을 철저하게 왕따시켰다. 그 간호사는 늘 누구를 달래는 듯한 말투로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때문에 어떤 동료는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나한텐 말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시비를 걸었다. 모두가 그 간호사에게 등돌리고 서서 “저리 가라.”고 떠밀어도 그 간호사는 “저한테 관심 있어서 그런 거죠.”라며 투정을 부려 도리어 화를 돋우고 만다. 결국 지역 병원으로 이동하게 됐지만 조만간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모두 몸서리를 치고 있다.“응급의학과에서 초동 처리를 할 때 빠른 속도가 필요한데 그 간호사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 뭐라고 하면 오히려 어른이 아이를 달래는 듯 대꾸하는 거예요. 일을 못하면 선배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라도 하든지, 원.” 외국인 직원이기 때문에 왕따당한 경우도 있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김모(27·여)씨는 동료들과 함께 중국인 신입사원 주모(29)씨를 따돌림시켰다. 한국말이 서툰 주씨는 입사하자마자 선배들에게 반말을 하며 상사처럼 ‘명령 하달´을 해 “싸가지가 없다.”는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정서도 맞지 않는 데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 회사 생활을 견디지 못한 주씨는 결국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하지만 주씨는 ‘보복´을 잊지 않았다.“회사를 그만두면서 사장에게 그동안 괴롭혔던 사람들과 회사에 대한 불만을 낱낱이 폭로하고 나가 한동안 회사 사람들이 곤욕을 치렀죠.” ●“내가 설마 왕따일 줄은…” 직장인 김모(26)씨는 왕따가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랜 준비 끝에 원하던 회사에 입사한 지 1년째.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 무조건 열심히 했다. 상사 말에는 절대 복종하고, 시키지 않는 야근도 자청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일까, 상사는 그런 그를 예쁘게 봐주지 않았다. 입사 동기와 자신을 비교하며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나.”라고 핀잔주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상사가 입사 동기를 편애하는 것이려니 하며 스스로를 달랬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퇴근을 하려는데 상사가 뒤에다 대고 “OO씨는 술 잘 안 마시지. 그럼 우리끼리 회식간다.”고 선언했던 것. 상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료들은 가방을 메고 사무실을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만 빼고 부서 사람들이 회식을 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제가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성격이 밝고 싹싹해서 어디서나 예쁨을 받았거든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잘 어울리지 못해서 따돌림 당한적 있다”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은 사내에서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20∼30대 직장인 953명에게 ‘직장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는가.’라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30.7%가 ‘있다.’고 답했다. 왕따를 당한 이유로는 23.5%가 ‘잘 어울리는 성격이 아니라서’를 꼽았다. 다음으로 ‘이유를 모르겠다.’(14.0%),‘입바른 소리를 잘하는 편이라서’(12.3%),‘업무상 실수를 많이 해서’(10.2%),‘이상한 소문이 퍼져서’(9.9%) 순이었다. 왕따를 당한 방법(복수응답)으로는 ‘대화 거부’가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비협조’(37.9%),‘인사·말 등 무시’(31.1%),‘모욕적인 언행’(21.5%),‘허위소문 유포’(20.8%),‘혼자 식사’(19.8%) 등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왕따를 당할까. 왕따를 당하는 직원의 유형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2.2%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사람’(31.9%),‘독단적인 사람’(31.6%),‘잘난 척하는 사람’ (26.1%),‘책임회피를 잘하는 사람’ (25.0%) 등이 있었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떤 점이 달라졌나.’(복수응답)라는 물음에는 41.6%가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답했다. 또 35.5%가 ‘애사심이 떨어졌다.’,32.8%가 ‘소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라고 답했으며,‘우울증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도 32.4%나 됐다. ‘왕따를 당한 뒤 어떻게 대응했나.’라는 질문에 43.4%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22.2%는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답한 반면 1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했고 ‘그 자리에서 반발했다.’고 답한 비율은 4.1%에 그쳤다. 이재훈 황비웅기자 nomad@seoul.co.kr
  • [현장 행정] 서초구 ‘민원 패트롤’

    [현장 행정] 서초구 ‘민원 패트롤’

    ‘민원 패트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일 서초구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민원 패트롤제’는 주민 간의 이해가 상충하거나 반복적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곳에 담당공무원을 파견해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 “이웃인데 지난일은 잊고 기분 좋게 악수하시죠.” 지난해 말 방배동 H아파트 관리사무소. 서리풀 재건축 조합원들과 인근 H아파트 주민들이 다소 머쓱한 듯 악수를 나눴다. 새 아파트가 공원의 조망권과 일조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웃끼리 서로 등진 지 1년2개월여 만이었다. 몸싸움에 고소·고발까지 이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서초구 민원 패트롤팀은 3개월 동안 수십 차례 현장을 방문했다. 재건축조합, 아파트주민, 건설사 등 이해당사자 간 대화를 유도했고, 수차례 주민설명회도 진행했다. 결국 안 풀릴 것만 같던 갈등은 재건축하는 측에서 H아파트의 외장을 새로 색칠해 주고, 접근도로도 정비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해당 아파트 주민은 “재산권 등으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업일수록 누군가 나서 중재하기 쉽지 않은데 구청 직원들의 도움으로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최근 구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성공률 68%의 해결사 사실 민원패트롤팀의 구성원은 매번 변한다. 재건축 관련 분쟁부터 도로포장, 상하수도, 화장장까지 종류별로 다양한 민원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면 해당부서 담당자가 팀원으로 꼭 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태스크포스(기획단)팀 형태인데, 민원 등이 발생하면 감사과장과 팀장, 주관부서 국·과장, 소관부서 담당 공무원들이 한 팀을 구성한다.10여명 안팎으로 구성되는 이 팀은 실제 현장에 나가 조사와 확인을 진행한다. 해결이 가능한 민원은 진단 평가 후 신속히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20인 이상의 이해가 얽힌 집단 민원이나 장기간 미해결된 민원사항은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해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게 된다. 이해관계가 상충할 때는 양측의 대화를 유도하고 의견을 중재하는 것이 민원패트롤의 역할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바뀐 민원 패트롤제도는 구체적인 성과들을 내왔다. 그동안 제기된 총 22건의 장기민원 중 15건이 해결돼 무려 68%의 해결률을 보였다. 특히 구청을 찾아 농성을 벌이는 일도 제도시행 이전에 비해 50%가량 줄었다. 박성중 구청장은 “민원패트롤제는 민원처리 기간의 단축은 물론 여론이 악화돼 집단화 조짐을 보이는 민원들을 초기에 해결했다.”면서 “발로 뛰는 행정의 모범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9) 수확의 즐거움과 괴로움 ‘타작’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9) 수확의 즐거움과 괴로움 ‘타작’

    저 유명한 김홍도의 그림 ‘타작’이다. 한때 서울 시내의 어떤 빌딩의 벽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림은 등장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중앙에는 긴 나무둥치(‘개상’이라고 한다)에 볏단을 쳐서 알곡을 떨어내는 사람이 넷이 있다. 그 중 둘은 볏단을 묶고 있고, 둘은 볏단을 털고 있다. 맨 왼쪽 구석에는 떨어진 알곡을 비로 쓸어 한 곳에 모으고 있고, 왼쪽 위에는 볏단을 지게에 지고 오는 사람이 있다. 볏단을 묶는 사람 둘은 싱글벙글 웃고 왼쪽 상단의 볏단을 지고 오는 사람 역시 웃고 있다. 수확의 기쁨이 얼굴에 가득하다. 한 해 몸을 수고롭게 한 끝에 알곡이 충실히 여물었다. 세 사람의 밝은 표정은 바로 이 때문이다. ●김홍도 그림 중 사회비평 가장 뛰어나 타작하는 사람의 기쁜 심정을 노래한 다산 정약용의 한시가 있다. 위의 그림은 벼 타작을 그린 것이지만, 다산의 시는 보리타작이다. 종류는 다르나, 기쁨은 매일반이다. 막 거른 탁배기 우유처럼 뽀얗고 큰 사발 보리밥을 한 자나 담았구나 수저 놓고 도리깨 들고 마당으로 나서니 검게 그을린 두 어깨 햇볕에 번들번들 옹헤야 소리 하며 발장단 맞춰 내리치니 순식간에 보리 이삭 질펀하다 앞소리 뒷소리에 소리 더욱 크게 지를 적에 보이는 건 지붕까지 날아오르는 보리이삭이로다 기색을 보아하니 이보다 즐거울까? 노동에 시달린 마음이 도무지 아니로다 낙원이야 천당이 멀리 있지 않으니 무엇이 괴로워 고향 떠나 나그네가 되리오(‘보리타작 노래(打麥行)’) 탁배기를 한 잔 걸치고 앞소리를 매기고 뒷소리로 받는다. 노동은 고되지만,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하다. 풍성한 수확이 있는 곳이 낙원이고 천국이다. 어찌 고향을 떠나 떠돌이가 될 것인가. 다시 단원의 그림으로 돌아가자. 그림 왼쪽의 볏단을 털기 위해 머리 위로 한껏 볏단을 치켜들고 있는 사람의 얼굴에는 무언가 수심이 가득하다. 이 사람이 문제다. 그림 왼쪽 상단의 모서리에서 오른쪽 하단의 모서리로 직선을 그으면 완벽하게 그림이 반으로 나뉘는데, 빗금 아래는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빗금 위에는 한 사내가 볏가리 위에 돗자리를 깔고 비스듬히 기대어 장죽을 물고 있다. 자리 앞에는 담배쌈지와 신발이 놓여 있고, 작은 술단지가 놓여 있다. 술잔으로 덮어 놓았다. 갓을 젖혀 쓴 꼴이 영 게으른 얼굴빛이다. 단원은 한 폭의 그림에 기쁨과 수심, 심드렁함 셋을 동시에 배열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사람은 지주이거나 지주를 대신하여 소작료를 받아 지주에게 바치는 일을 하는 마름일 것이다. 알다시피 타작마당은 먼지가 펄펄 날리는 곳이다. 타작마당 바로 옆에 사람이 누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단원은 왜 이 사람을 이렇게 가까이 그려놓은 것인가. 여기에 단원의 사회비평이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그림이 김홍도 그림 중에서 가장 탁월한 사회비평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쁨의 시간… 고민의 시간 타작의 시간은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국가에 바칠 세금과 지주에게 바칠 소작료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한 고민의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조선시대 전시기를 걸쳐 거의 동일하였다. 선조 때의 관료이자 문인이었던 이산해(1539∼1609)의 ‘전가잡영(田家雜詠)’이란 시를 보자. 이 시는 모두 3수인데, 첫째 수에서는 갓 빚은 막걸리로 토지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흰 떡을 쪄서 먹으며 즐긴다. 정말이지 정승판서가 부럽지 않다. 두 번째 수는 타작이 끝난 뒤 등불을 켜고 술과 닭고기를 먹으며 한 해의 회포를 푼다. 문제는 세 번째 수다. 마을 아전 문 앞에 들이닥쳐 늙은 할멈 묶어 가고 아들 셋은 지난해 남쪽으로 수자리 갔다오 솥단지 다 쏟아낸들 세금 납부를 늦출 수 있으리오 밭 갈던 소까지 팔아도 세금을 못 채운다 고을 원님 위세는 어찌 그리 무서운가 관가 마당에서 매질이 잠시도 그치지 않네 부럽구나, 저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비렁뱅이가 아침에 빌어먹다 저녁에 구렁에 뒹굴어 죽는 것이 나라에 낼 세금을 바치지 못하자, 집안의 할멈을 잡아가고 아들 셋을 징발하여 군인으로 끌고 갔다. 솥 안에 있던 것까지 털고 소까지 팔아도 세금을 다 내지 못한다. 해서 관청에 끌려가 매를 맞는다. 그러면서 유리걸식하다가 구렁에서 죽는 거지를 부러워한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볏단을 털던 사내의 근심은 바로 이런 사정에서 온 것이 아닐까. 그림 오른쪽 상단에 단원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게으른 지주(혹은 마름)가 바로, 나의 상상에 합당한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앞에서 여러 번 지적했듯, 중세사회에서의 농민은 생산의 전체를 담당하면서도 늘 빈곤하였다. 최대의 수탈자는 국가였다. 국가의 이름으로 강제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거두었던 것인데, 그것은 국가가 독점하는 폭력으로 가능하였다. 한데 국가는 다만 폭력을 집약한 기구일 뿐이고, 그 기구가 작동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권력기구를 장악한 그 사회의 지배층이었다. 따라서 국가에 바치는 세금이란 사실상 지배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생각해 보라. 중세, 구체적으로 말해 조선이란 국가에서 왕과 사대부가 무엇을 한단 말인가. 그들이 세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은가. ●농민의 70%가 고통스러운 소작농 농민이 세금을 내어야 할 곳은 국가만이 아니었다. 지주가 있었다. 농민들이 모두 자기 농토를 넉넉히 갖고 농사를 짓는다면 천국이 따로 없겠지만, 여유 있는 자작농의 비율은 대단히 낮았고 대부분이 소작농이었다. 소작농은 가혹한 지대를 바쳐야 하였다. 정약용의 ‘호남 여러 고을의 소작농이 세금을 바치는 풍속을 엄히 금하기를 청하는 차자’라는 긴 제목의 글을 보면 소작농의 딱한 사정이 잘 나와 있다. 이에 의하면, 당시 호남의 농민 100호 중 자작농은 25호 정도, 소작농은 70호, 그리고 땅을 빌려주고 세를 받는 것이 5호라 하였다. 인구의 70%가 소작농인 것이다. 그런데 호남의 경우 소작농은 추수를 하여 거둔 곡식을 지주와 소작농이 반으로 나누지만, 나라에 내는 세금(10분의1)과 곡식 종자는 소작농이 내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지주가 세금과 종자를 맡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호남의 소작농은 30% 정도의 수확물만 가지는 것이다. 성호 이익은 ‘성호사설’의 ‘빈민’이란 글에서 충청 전라 경상도는 모두 이런 식으로 소작을 한다 하고 있으니, 곡식을 많이 생산하는 지방은 대부분 그랬던 것이다. 경기도는 지주가 종자와 세금을 내기 때문에 소작농이 50%를 차지할 수 있다지만, 이 역시 충분한 분배는 아니다. 왜냐하면 박지원의 ‘한민명전의’를 보면, 이 50%에서 땔감과 소금, 장을 마련하는 비용, 의복 마련에 드는 비용, 결혼과 상제 등에 드는 비용이 나와야 하고, 여러 가지 계에 드는 돈, 관청에 바치는 잡세를 내어야 한다. 또 홍수와 가뭄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남는 것이 얼마 되겠는가. 해서 추수에서 정말 즐거운 사람은 5%의 지주나 혹은 25%의 자작농이다. 우선은 기뻐하겠지만, 괴로운 사람이 70%다. 위의 찡그리는 사람은 아마도 그 70%에 드는 사람일 것이다. 타작은 노동의 대가를 거두는 것이기에 즐겁기 짝이 없지만 한편으로 그 수확물을 거지반 빼앗기기에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림은 이 복잡한 사정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천재 김홍도가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인사]

    서울신문 (논설위원실)△논설위원 오풍연 한종태(편집국)△부국장 이목희◇국장급 승진△독자서비스국장 조명환△출판국장 이상일△편집국 수석부국장 황진선 헌법재판소 ◇서기관 승진 △제도기획과장직무대리 이형주◇겸임△전속부 부장연구관 겸 헌법재판소비서실장 배보윤 교육과학기술부 △서울시교육청 교장 유영국 이휴성 이옥선△경남교육청 〃 박태우△부산해사고 〃 구대서△인천해사고 〃 길창남△한국선진학교 〃 김수일△국사편찬위원회 교육연구관 곽원규△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연구관 소은주(한국교육개발원) 박교선(고려대) 송달용 이희권 이진숙(교육과학기술연수원 근무지원)△교육과학기술연수원 〃 전우성△서울시교육청 교감 구난희△〃 장학사 이두희△부산시교육청 〃 박형규△광주시교육청 〃 김순주 정은주△교육과학기술연수원 교육연구사 윤석주△교육과학기술부 〃 오경자 정용호 윤일성 하은경 김형철 김윤기 유삼목 조성연 노현정△경북교육청 교감 김철조△전통예술고 〃 신영식 김순옥 식품의약품안전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기획조정관 이영호 △식품안전국장 최성락 △영양기능식품국장 김명철△의약품안전국장 김영찬 △생물의약품국장 김주일 △의료기기안전국장 이희성 △식품안전국 유해물질관리단장 전은숙 ◇연구직 고위공무원 △의약품안전국 의약품평가부장 김동섭 △의약품안전국 생약평가부장 장승엽 △의료기기안전국 의료기기평가부장 이해광 ◇과장 △대변인 강기후 △감사담당관 공방환 △운영지원팀장 이건호 △식품의약품안전청 한일규 ◇서기관 △감사담당관실 신규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조정위원장 李昌雲△기획관리실장 李相旻△종합교통연구본부장 金秀哲△육상교통연구〃 吳在鶴△물류·항공교통연구〃 芮忠烈△국가교통DB센터장 黃常圭△교통투자분석〃 李薰基△지속가능교통연구〃 李晟源△동북아·북한교통정보〃 安秉珉△항공교통정보〃 金淵明△경영기획팀장 朴仁基△연구혁신〃 趙範哲 행정공제회 ◇승진△기획홍보실장 이용규△회원복지팀장 이대성◇전보△개발사업본부장 겸 전략산업팀장 강충구△회원서비스부장 강영훈△홍보문화팀장 방근배△기업투자〃 심윤호△심사평가〃 김영수△금융상품〃 직무대리 이성훈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장 朴貞姬△생활과학대학 부학장 崔賢子△환경대학원 부원장 崔莫重 연세대 △종합서비스센터 소장 주명관△입학처 입학부처장 홍순훈△생활협동조합 상근이사 김순옥△학술정보원 사서부원장 서리 겸 디지털미디어부장 겸 기록보존소장 서리 문영철△연구처 연구진흥부장 김우성△총무처 총무〃 강을기△생활환경대학원 사무〃 김세원△대외협력처 홍보〃 김효성△교무처 교육개발지원센터 사무〃 유병훈△기획실 평가관리〃 최철규△사회교육원 사무〃 양강수△공과대학 사무〃 이봉호△교무처 교무〃 윤창한△연합신학대학원·신과대학 사무〃 이희갑△학술정보원 경영관리〃 김상범△〃 학술정보지원〃 박용순△〃 학술정보서비스〃 박금분△〃 학술정보시스템운영〃 장선분△〃 국학자료실장 김영원△경영대학원·경영대학 사무부장 안일봉△교육대학원 〃 김광열 숭실대 △대외부총장 김대근△대학원장 이정진△자연과학대학장 강근석△법과〃 정진연△사회과학〃 이윤식△경상〃 한경석△공과〃 전희종△IT〃 김부균△교양·특성화〃 전삼현△입학처장 이제우△산업기술정보대학원장 및 정보과학대학원장 임영환△노사관계〃 및 경영〃 장범식△사회복지〃 정무성△중소기업〃 안태호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조행려△상근부회장 황수일△감사 김대영 송재복 해외건설협회 △종합정보센터장 겸 사업지원본부장 김효원△지역1실장 김종현△지역2실장 박형원△지역2실 아시아팀장 이용광△관리팀장 김운중△엔지니어링정보센터장 김종각△교육훈련팀장 이승훈△중앙아시아팀장 구민재△카자흐스탄지부장 허경신 은행연합회 ◇승진 (1급)△수신제도팀장 강상구(2급)△경영지원팀장 윤성은△종합기획팀 조사역 김평섭(3급)△종합기획팀 조사역 지순구△신용정보기획팀 〃 이인균(4급)△전산운영팀 조사역 최영◇전보△종합기획팀장 심재철△신용정보기획〃 홍건기 경향신문◇국장 승진△판매국 국장 강만식△출판본부장 박성수△스포츠칸 〃 정동식◇부국장 승진△편집국 포토에디터 노재덕△〃 경제〃 노응근△전략기획실장 겸 경영지원실장 박노승△D&C 본부장 심언준 ◇부국장대우 승진△논설위원 이종탁 손동우△편집국 교열팀장 이재경△출판본부 NIE연구소장 신동호△출판관리팀 이회창△스포츠칸 편집국 선임기자 배장수◇부장 승진△편집1부 최영배△〃2부 왕병준△북경특파원 홍인표△워싱턴〃 김진호△전국부 김영이△문화1부 선임기자 이기환△교열팀 오세윤△전략기획실 기획인사팀장 겸 감사팀장 이익승△판매국 영남팀장 장병대△사업국 기획위원 김홍운△스포츠칸 문화연예부장 오광수△〃 종합뉴스부장 원희복△〃 사진부장 권호욱△D&C 본부 박찬식◇부장대우 승진△논설위원 유병선△편집1부 최진원△사회부 박문규△전국부 배명재△사진부 우철훈△특집기획부 선임기자 설원태△섹션편집팀장 손현주△정보자료〃 전성원△총무〃 김용일△총무팀 신진춘△업무지원팀장 조인철△전산운영〃 김정원△제작1팀 김창규 원동식△〃2팀 윤종찬△윤전2팀 신종헌△판매국 수도권1팀장 김광수△〃 호남〃 이병순△〃 발송〃 박종재△사업국 사업2팀장 김한진△〃3팀장 최영환◇전보△경영지원실 업무지원팀장 이응준 조선일보 ◇부국장 승진 △편집국 金亨基 金泰翼 중앙일보 △논설위원 전영기△정치ㆍ국제에디터 김진국 농민신문사 △전무이사 김재복 씨네21㈜ △공동대표이사 사장 李寅雨 서울아산병원 △소아과장 朴永緖△소아심장〃 金永輝△신생아〃 金愛蘭△호흡기내과〃 李相道△종양내과〃 徐澈源△안과〃 尹英姬△병리〃 劉殷實△간담도췌외과〃 李榮柱△간이식·간담도외과〃 李承奎△응급의학〃 金垣△파킨슨병센터 소장 李載洪 현대산업개발 ◇승진△상무 안금석 오희영 이영열 이종식 임재홍△상무보 김국태 김동권 김선곤 김종팔 이상구 장홍균 황순종 ◇전보△남양주아이웨이 대표이사 사장 최광수△북항아이브리지 대표이사 사장 윤병일 현대EP △부사장 정하식△상무보 박상철 김홍진 아이앤이 △상무 문종익 현대아이파크몰 △이사 김창을△이사대우 박면애 정주용 아이콘트롤스 △상무보 이사흥 아이앤콘스 △상무보 유주현 현대오일뱅크 ◇상무A 승진△경영지원부문장 김건수△생산부문장 강달호△생산지원부문장 박병규△품질운영팀장 김성만 ◇상무B 승진△구매팀장 정홍길△인재개발팀장 김주희△부산소매본부장 문종민 동일하이빌 ◇전무 승진△경영기획본부 김태창△KZ법인 김인 ◇상무 승진△홍보실 김격수 ◇이사 승진△고객지원실 이문주 ◇이사대우 승진△사업본부 김정호△기술본부 송기태△충주남산현장 송재봉 기은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이사 申東杰
  • 아이비리그·밀라노 감각 그대로… ‘오리지널’을 입혀라

    아이비리그·밀라노 감각 그대로… ‘오리지널’을 입혀라

    백화점 업계가 직수입 브랜드를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직수입 브랜드는 유통 단계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면서도 백화점만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내놓을 수 있어 백화점 업계의 PB(자체브랜드)로 통하지만 외국 브랜드 직수입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다. 종전에는 백화점의 직수입 브랜드는 여성복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격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남성복 직수입도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부산 서면의 부산점에서 정통 아메리칸 캐주얼인 남성복 브랜드인 제이프레스(J.PRESS)를 선보였다.1902년 미국 예일대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것으로 폴로 빈폴 등과 비슷하게 25∼35세 남성들을 겨냥한 정통 캐주얼이라는 게 롯데백화점측의 설명이다. 정장 상하의 한 벌에 50만∼70만원대, 셔츠는 10만원대, 바지는 10만∼20만원이다. 오픈 기념으로 수트 구매 고객들에게 여행용 수트 케이스를 준다.30만원 이상 사면 와인을 준다. 롯데백화점측은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앤 직수입 브랜드여서 제품 품격 대비 가격 수준을 합리화시켰다는 게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캐주얼 타스타스, 여성정장 제라르 다렐 등도 직수입해 판매 중이다. 지난 2005년 롯데쇼핑내 글로벌패션사업 부문을 만들고 직수입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고가 남성 정장 직수입 브랜드를 들여온다. 갤러리아백화점은 4월부터 압구정 명품관이스트에 한 벌에 1000만원대인 이탈리아 명품 수트 브랜드인 스테파노리치를 직수입으로 선보인다. 앞으로도 고급 브랜드 직수입을 강화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현재 압구정점에 있는 제냐, 까날리, 브리오니 등 수트 한 벌(상의+하의)에 300만∼800만원대의 기존 고가 남성 정장이 브랜드별로 월 1억 5000만∼2억원대의 매출을 올림에 따라 남성 명품 정장 영역을 확대하려고 스테파노리치를 직수입하게 됐다.”면서 “워낙 고가여서 백화점의 차별화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1∼2년 사이 여성복 4개 브랜드를 직수입하는 등 앞으로도 직수입 브랜드를 늘려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2월 충무로 본점 명품관인 본관을 오픈하면서 여성복 직수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여러개의 브랜드를 함께 놓고 파는 편집 매장에서 의류 잡화 액세서리 등 여성 제품을 직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성장 정체에 빠진 백화점 입장에서 해외 브랜드를 직수입하면 유통 단계를 줄여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장점이 많다.”면서 “그러나 알 만한 브랜드는 대부분 한국에 별도 법인을 세웠거나 판권을 가진 업체가 중간에 끼어 있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해외 브랜드를 집중 개발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태극기 원형’ 찾았다

    ‘태극기 원형’ 찾았다

    최초의 태극기 원형이 발굴, 공개됐다. 독립기념관(관장 김삼웅)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82년 박영효가 일본으로 가는 선상에서 제작한 태극기 원형을 그대로 옮겨 그린 자료를 2월초 영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 태극기 원형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지만, 외교무대에서 처음 사용된 국가 공식 태극기의 형태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된 태극기 원형은 박영효의 태극기를 1882년 11월 당시 일본외무성 외무대보 요시다 기요나리가 주일 영국공사 해리 파크스에게 보낸 문서에 첨부된 것으로, 영국 국립문서보관소가 소장해 왔다. 태극기 원형은 현재의 태극기처럼 중앙에 태극을 그려 청색과 홍색으로 칠하고, 네 모서리엔 건·곤·감·이의 사괘를 그렸다. 원형의 원래 크기는 가로 142.41㎝, 세로 115.14㎝, 지름 81.81㎝다. 독립기념관은 이번 태극기가 ‘박영효 태극기’임을 입증하는 증거로 ▲요시다가 영국으로 태극기를 동봉해 보낸 문서 작성일(1882년 11월1일)이 박영효의 일본 도쿄 체류기간(1882년 10월13일∼12월27일)과 일치하는 점 ▲요시다가 ‘조선의 국기 사본’이라 표현한 점 ▲태극기의 형태가 박영효가 묘사한 형태와 일치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박영효 태극기는 그의 저서 ‘사화기략(使和記略)’에 “태극기를 3개 만들어 각각 의전용과 고종황제 보고용, 개인 소장용으로 사용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원본은 남아 있지 않다.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태극기 원형을 발굴한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태극기가 만들어진 지 126년이 지나도록 원형조차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최초의 태극기 발굴은 국가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126년전 태극기 원형 찾았다

    독립기념관(관장 김삼웅)은 1882년 박영효가 일본으로 가는 선상에서 제작한 태극기 원형을 그대로 그린 자료를 지난 2월초 영국 국립문서보관서에서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독립기념관은 이 태극기가 1882년 11월1일 당시 일본외무성 외무대보(차관) 요시다 기요나리가 주일 영국공사인 해리 파크스에게 보낸 문서에 첨부돼 있었다고 말했다.이 태극기 원형은 현재의 태극기처럼 중앙에는 태극을 그려 청색과 홍색으로 칠하고, 네 모서리에는 건(乾)·곤(坤)·감(坎)·리(離)의 4괘를 그렸다. 크기는 가로 142.41㎝, 세로 115.14㎝, 태극 지름 81.81㎝. 독립기념관은 “그동안 태극기의 원형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에 태극기의 원형이 발굴돼 공개됨으로써 그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고, 국기에 대한 정확한 유래를 알고 자부심을 갖게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 측은 28일 오전 10시 한국언론재단 19층 기자클럽에서 태극기 원형을 공개할 예정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100점짜리 부모 되기 입학·졸업 선물의 법칙

    100점짜리 부모 되기 입학·졸업 선물의 법칙

    “입학 선물로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이어) 한 대 사주세요.” 학교에 들어가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가운데 하나다. 자녀들의 ‘희망사항’에는 노트북 PC와 MP3플레이어 등 무척 다양하다. 업체들도 흐름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고 손님 끌기에 바쁘다. 이벤트도 곁들였다. ●PMP 동영상 강의에 딱 요즘 학생들이 꼭 갖고 싶어 하는 디지털기기 가운데 하나가 PMP다. 등·하굣길 친구 같은 존재다. 영화감상은 물론 이투스 등 온라인 교육 사이트들과 연계해 동영상 강의를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유경테크놀로지의 ‘빌립 X2 DIC’는 이투스, 케이스, 스카이에듀 등 18개 인터넷 강의 사이트와 제휴, 중·고생을 위한 교육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맥시안의 ‘L900’도 동영상 강의에 강하다. 고화질(HD) 동영상 파일을 별도의 변환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다. 또 디지털큐브의 ‘아이스테이션 U43’은 무선인터넷에서 강점을 보인다. 무선랜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을 지원한다. 버스, 지하철은 물론 무선랜이 가능한 곳에선 인터넷이 가능하다. 또 한글문서, 파워포인트 문서와 사진, 그림 등도 다양한 부가프로그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 신제품·사은품 놓치지 말자 컴퓨터는 졸업·입학선물로 빠지지 않는 품목이다. 싼 것도 좋지만 한번 사면 적어도 2년 정도는 쓰기 때문에 사양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요즘 데스크톱 컴퓨터는 펜티엄 듀얼코어급,2기가바이트(GB) 메모리,300∼500GB의 하드디스크 등이 평균사양이다. 이같은 사양을 갖춘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은 본체 기준으로 10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용산 등에서 파는 조립 컴퓨터는 이보다 싼 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 때맞춰 컴퓨터 제조사들도 가격할인, 사은품 증정 등의 이벤트를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말까지 ‘센스 아카데미 2008’ 행사를 연다. 이 기간에 ‘센스 R70’ 등 최신 노트북을 사는 고객에게 가방과 무선 광마우스,2GB 메모리 등을 사은품으로 준다.3세대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기능이 달린 ‘센스 Q45’를 구입하면 블루투스 헤드셋을 선물로 제공한다.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가입하면 보조금 혜택이 따라붙는다. LG전자도 다음달 31일까지 데스크톱과 노트북PC 구매고객에게 외장하드와 유무선 공유기,DMB 수신기 등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하는 ‘아카데미 페스티벌’을 벌인다. 또 같은 기간에 데스크톱 PC를 할인판매한다. 노트북 PC에는 전용 가방과 액세서리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PC를 산 고객들은 모델별로 다양한 사은품도 선택할 수 있다. 삼보컴퓨터도 다음달 말까지 ‘2008 아카데미 빅찬스’를 연다. 당첨된 고객 10명에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등 미국·캐나다·일본 3개국 글로벌 기업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이 활성화되면서 디지털카메라는 학생들의 필수 소장 아이템이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들도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다음달 말까지 ‘니콘과 함께하는 새출발 페스티벌’을 연다. 이 기간에 니콘 카메라의 정품 등록을 한 모든 고객에게 니콘 로고가 새겨진 손목시계를 증정한다. 니콘 카메라를 갖고 있던 기존 고객도 포함된다. 디지털일안리플렉스(DSLR) 카메라, 콤팩트 카메라 등 어떤 제품이라도 괜찮다. 또 소니코리아도 ‘소니 사이버샷 졸업·입학 프로모션’을 같은 기간에 연다.‘사이버샷 T2’를 사면 정품 보관 파우치와 액정보호필름, 삼각대를 준다. 또 준전문가급 H시리즈를 구입하면 1GB 메모리스틱, 삼각대, 파우치를 덤으로 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그이의「심벌」잘랐던 여인의 「플라토닉·러브」선언(宣言)

    그이의「심벌」잘랐던 여인의 「플라토닉·러브」선언(宣言)

    대구(大邱)시내 환락가의 여왕으로 화려한 각광을 받아오던 방선옥(方善玉)여인(27·가명). 3년전 사랑했던 남성의 국부를 완전 절단하고 살인미수 혐의로 수감된 이래 만기출옥 1개월여를 남긴 요즘.「일생에 단한번의 뜨거웠던 사랑을 회상」하며 비록 그이의「심벌」이 없어졌지만 그이를 못잊어 출옥하면 다시 사랑하겠다는「플라토닉·러브」선언을 했다. 대구(大邱)교도소 복역수 번호 0046호 방선옥(方善玉) 여인. 지금 비록 입은 옷은 푸른 수의지만 균형잡힌 몸매에 뛰어난 미모로 같은 복역수들간에도 인기가 높다. 교도소의 정해진 일과를 따라 기계적인 시간생활을 해오기 2년여. 그동안에도 방여인이 삶의 보람을 느낀건 많은 「팬」(?)들이 잊지 않고 면회를 와준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건 대구신사들간에 높았던 그의 인기도를 확인시켜주는 것. 『제 일생에 단 한번도 그런 뜨거운 사랑을 맛볼 수는 없었죠. 그이가 불구자라해도 만약 출옥한 뒤 사랑을 해준다면 저는 기꺼이 그이를 다시 사랑하겠어요』 만기출옥은 7월 14일. 이제 1개월 남짓한 기간을 두고 있는 그는 『너무도 사랑했기에 잊을 수 없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그러나 方여인의 이런 소망은 다만 소망에 그치고 말 것 같다. 2년의 복역기간 중 그토록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던『그이는 한번도 면회를 온 일이 없었다』는 것. 섭섭한 눈치를 보이면서도 애써 그런 낌새를 나타내지 않으려는 안간힘이 오히려 측은해 보이기까지 한다. 여성의 본능적인 모습일까? 사건은 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方여인은 대구시 수성(壽城)동에 있는 고급요정 M별장의「호스테스」. 동그스름한 얼굴에 재치있는 화술로 손님들의 인기가 높았다. 대구시내의 이렇다하는 신사님들 사이에서 방여인은 거의 우상적인 존재. 더구나 도도하기 짝이 없는 방여인의 성격탓으로 몸살을 앓는 신사님들이 부지기수였다. 그 환락가의 여왕 「미스」방을 함락시킨 남자가 문제의 주인공-본업이 「지물포 경영」인 장동수(張東泆)씨(36·가명)였다. 당시 아내 오(吳)모여인(35)과의 사이에 1남2녀까지 둔 장씨는 돈푼깨나 굴리는 한량으로 결혼생활 10년을 넘긴 탓인지 아내에게 권태감을 느끼고 있던 시기. 69년 3월 어느날 친구들과 어울려 M별장을 찾은 장씨는「미스」방을 소개받았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몇차례 M별장을 드나든 그는 갈때마다 「미스」방을 찾았고, 그녀가 벌써 다른 방에 들어가 있을량이면 결코 다른 아가씨를 부르는 법이 없이 옹고집으로 버텨 잠깐이나마 얼굴을 보고라도 기분을 풀었다. 남자의 이 「탱크」같은 돌진력에 압도되어 버렸던 탓일까? 난공불락(難攻不落)을 자랑하던 「미스」방도 드디어 스스로 문을 열어 장씨를 맞아들이기 시작했다. 다른 방에 들어가 있다가도 장씨가 왔다는 것을 알기만 하면 슬쩍 빠져 나오기 일쑤였고, 요정에서 「애인생겼다」고 소문나면 동료들끼리도 서로 감싸주며 보살펴 주는 독특한 풍습의 덕택으로 장씨 곁에만 붙어 있을 수 있게됐다. 살림차리고 꿀같은 두달. 사랑은 짙어도 독점싫어 이런 생활이 오랫동안 무사할 수는 없었다. 욕정에 눈이 멀어버린 남자는 여자의 「호스테스」생활이 불안하고 그럴수록 더욱 독점하고 싶은 욕심에서 지나친 간섭을 하게됐고…정상부부도 아닌 바에야 이러쿵저러쿵 잔소리하며 트집잡는 남자의 입장을 따뜻하게 이해하며 설득할 여자가 있을리 없었다. 가끔 말다툼이 있었고, 남자는 문을 잠가버리고 연금시키기도 했다. 장씨의 지나친 독점욕에 화가 치민 그녀는 마구 쏘아대며『날좀 놔줘요』. 이런 싸움과 불화의 생활이 1주일쯤 계속됐다. 그녀는 이젠 어떻게 해서든 잠시도 떨어질 줄 모르고 달라붙기만하는 장씨를 따돌릴 궁리에 열심이었다. 7월4일 아침. 『잘라 버려야지』-문득 이런 끔찍한 계획을 세우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소풍이나 가자고 하며 수성(壽城)못으로 장씨를 유인한 방여인은 근처의 Y여인숙으로 들어갔다. 멋모르고 좋아하는 장씨에게 극진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6호실에 들게된 장씨는 방여인을 귀찮게 굴며 또 덤벼들었다. 장씨에게 시달리면서 그녀는 범행을 포기할까 말까로 다시 서너시간이나 망설였다. 장씨의 아내와 자식들이 떠올랐고 엽기적인 범행때문에 먹칠이 될 자기의 명예도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갖지도 주지도 말자」고 결심했다. 술에 취한 손길로 더듬어 “갖지도 주지도 말자” 결행 장씨가 잠깐 방을 비우자 그녀는 소주1병과 안주를 준비했다. 장씨 몰래 안주속에 수면제 3알을 넣었으나 별 무효과. 다시 수면제 10개를 흥분제라고 속여 먹였다. 이때 시간이 하오 6시께. 장씨가 잠들자 방여인은 술취한 손길로 더듬어 국부를 찾았다. 과일을 깎던 날카로운 칼을 세워 힘껏 잘라 버렸다. 격렬한 아픔의 습격을 받은 장씨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살기등등한 그녀는 장씨의 옆구리에 다시 칼질을 하고 손에쥔 그것을 변소에 가져다 버렸다. 장씨가 실신하자 죽은 것으로 오인한 그녀는 겁이나서 줄행랑, 친구의 집에 숨었다가 이튿날 상오 경찰에 잡혔다. 살인미수의 혐의로 2년징역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해왔다. 『악몽같은 과거를 모두 잊었어요. 꿈에라도 보일까 무섭습니다. 그 여자 얘기는 아예 꺼내지 마십쇼』 사건이후 2번이나 집을 옮긴 장씨는 펄쩍 『그 독부(毒婦)』하며 몸서리를 쳤다. 아내 오모씨는 남편을 극진히 간호하며, 남자의 바람기쯤은 이해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태도로 가정을 일구어 왔다는 것. 사랑과 미움은 종이한장차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고나 할까? <대구(大邱)=배기찬(裵基燦)기자> [선데이서울 71년 6월 13일호 제4권 23호 통권 제 140호]
  • 잠자리서 칼질한 아내의 열애(熱愛)

    잠자리서 칼질한 아내의 열애(熱愛)

    「여자가 원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을 실증이라도 하려는 듯 전주(全州)에서 국부절단 사건이 났고, 대구(大邱)에서는 사건을 저지른 여자가 출옥 1개월을 남기고 있다. 사랑과 미움의 감정속에서 곤두박질해야했던 「사랑했으므로 잘랐노라」의 이 무서운 여자들은 하나같이 「그 남자 아니면 못산다」니…. 사랑하는 남편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던 여인이 마지막 수단을 사용했다. 국부를 잘라버린 것이 물론 마지막 수단일수는 없지만 피묻은 손으로 자수를 한 여인은 자기 행위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통곡 하면서도 그러나 소원은 『그이가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첫눈에 반해 맺어졌으나 시집 식구들 학대 심하고 『나의 참 사랑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아 끔찍스런 일을 저질렀습니다』 남편의 육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을 면도칼로 자른 전북(全北) 전주(全州)시 서부 노송(西部 老松)동 김(金)봉선 여인(25·가명)이 지난 1일 하오 전주지검 전팔현(全八現)검사 앞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목메인 소리로 한 말이다. 남들은 표독스러운 여인이라고 지탄하지만 김여인으로서는 그의 사랑하는 남편을 해치기까지에는 깊은 사연이 있었다. 전주 태생인 김여인은 68년 12월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얼굴이 미남형에다 체구도 남달리 큰 윤종무(尹種無)씨(26·가명)를 알게됐다. 겨우 국민학교를 졸업한 김여인이 중학교를 나와 시내 정수장에서 노동일을 하는 윤씨를 만나자 첫 눈에 마음이 끌려 갔고, 김여인의 적극적인 태도로 이 두 남녀는 서로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남몰래 계속된 밀회로 서로의 애정은 불에 타는 듯 타올랐으며 끝내는 넘어서는 안될 선까지 넘어섰다. 이러한 사랑의 결실로 김여인은 처녀의 몸으로 임신을 하게 되었고 70년 11월 7일 남아를 낳았다. 처녀가 어린애를 낳았기 때문에 서로의 비밀은 그 이상 감출수 없었다. 양가의 부모들도 이들의 깊은 관계를 알게되어 두 남녀는 털어놓고 김여인의 집에서 동거생활을 하게됐다. 그러나 올 1월 7일 뜻하지 않게 이들 사이에 생겨난 어린애가 갑자기 병을 앓다 그만 숨지고 말았다. 김여인은 자식을 잃은 슬픔보다 혹시나 남편 윤씨의 마음이 변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너만을 사랑한다”던 남편 집에까지 딴처녀 데려와 그래서 김여인은 자식을 잃은 뒤 결혼식을 빨리 올리자고 남편을 졸라댔다. 이 성화에 견디지 못한 윤씨는 지난 2월 6일 양가의 부모들과 가까운 친지들만 모인 가운데 아주 간소하게 화촉을 밝히고 시내 동완산(東完山)동 1가 윤씨의 집에 신방을 차려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윤씨의 부모들을 비롯해서 온식구들이 김여인을 신부로 맞는데 불만이 많았고 시부모들의 학대가 심했다. 육체적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컸던 김여인은 『이 집안에 들어올때 남편 하나만 믿고 시집온 내가 어떤 역경에 처하더라도 참고 견디어 나가야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달래며 살아왔다. 이러한 신념의 보람없이 신혼 생활 한달만에 하늘처럼 믿어 왔던 남편 윤씨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김제(金堤)읍 에 살고 있다는 처녀와 사귄 윤씨는 이 처녀를 집에까지 데려와서는 시부모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했으며 시부모들도 이 처녀와 재혼시킬 눈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부부생활이 편할리 없었다. 싸움이 잦았고 끝내는 김여인이 집을 나가 친정에 가 있게됐다. 그러나 윤씨는 김여인과의 옛 정을 잊을 수 없었던지 이틀에 한번씩 김여인을 찾아 주었으며, 그때마다 자기는 재혼할 생각이 없는데 부모들이 재혼해야한다는 주장을 굽힐 수 없어 고민에 빠져 있다면서 결코『당신을 버리지 않겠다』고 김여인을 위로했다. 지난 5월 19일. 예와 다름없이 찾아온 윤씨를 붙들고 김여인은 『진정 나를 사랑하고 버릴 생각이 없다면 우리 이곳을 떠나 다른 먼곳에 가서 살자』면서 도망 가자고 제의했다. 윤씨도 김여인을 버릴 생각이 없었던지 이 제의를 받아들여 두 남녀는 이날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무작정 서울에 갔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해줄사람 없는 서울의 거리를 하루 종일 떠돌다 다음날 늦게 다시 전주로 되돌아 왔다. 김여인은 오늘밤 집에 돌아가기가 싫다면서 어디서든지 하룻밤을 함께 지낸후에 헤어져 달라고 애원했다. 간곡한 애원에 마음이 약해진 윤씨는 김여인의 이 부탁을 받아 들여 인근에 있는 서부 노송(西部 老松)동 E하숙옥 3호실에 들어서 잠자리를 같이했다. 김여인은 피곤해 하면서 깊은 잠에 빠진 남편의 얼굴을 들여다 보는 순간 자기와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있는데다가 어느때 자기 곁에서 영원히 떠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른 여인과 혼인을 못하게 막아야한다는 착잡한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연필을 깎기위해 사놓은 5원짜리 면도칼을 호주머니에서 꺼내 만지작거리며 망설였다. 병신으로라도 만들어 남의 사람이 못되게 하느냐, 눈물을 머금고 단념하느냐의 갈등과 주저로 몸부림 하기 수10분. 그녀는 입을 꽉 다물고 결심했다. 평생동안 불구를 만들어 버리면 결코 남에겐 갈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녀는 남편의 국부를 순식간에 잘라 내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픔에 질린 윤씨의 얼굴 세곳을 난도질 하고는 하숙집을 뛰쳐 나왔다. 김여인은 피로 범벅된 손바닥으로 역앞 파출소에 들어가 자기의 범행을 자수했다. 피투성이가 된 윤씨는 하숙집 주인의 재빠른 응급조치로 시내 태평동 대한병원으로 옮겨져 겨우 끊긴 것을 잇기는 했으나 정상적인 기능을 할수 있을지는 당장 장담할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 김검사도 김여인의 범행수법이 잔인하기는 하나 여자의 정상은 동정이 간다고 말하고있다. <전주(全州) 송종호(宋鍾虎)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6월 13일호 제4권 23호 통권 제 140호]
  • 재활용 매장서 알뜰구매·불우이웃 돕기

    재활용 매장서 알뜰구매·불우이웃 돕기

    버리기 아까운 물건을 처리하면서 실속을 챙기고 더불어 불우이웃을 돕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재미….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재활용센터나 재활용 알뜰매장, 나눔장터 등에서는 사용하지 않아 기증한 의류, 책, 액세서리 등 다양한 생활용품이 가득하다. 특히 구립 재활용센터는 가전제품, 가구, 사무기기 등 덩치가 큰 생활용품을 구비해놓고,6개월 무상 수리 서비스 체계도 갖추어 중고제품을 사용하는 데 대한 불안감을 줄였다. 각각 생활용품, 의류, 도서·교복 등을 낮은 가격대로 판매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눈·비 내리면 숭례문 2차피해”

    15일로 가림막 공사가 끝난 가운데 소실된 숭례문 위로 하루 빨리 덧집을 씌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눈·비나 서리, 심한 일교차 등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가림막보다 더 시급한 것은 숭례문 위까지 모두 둘러싸는 ‘투명 덧집’을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겨울엔 폭설이 잦아 큰 눈이나 비에 타다 남은 부목재나 축대 등이 노출되면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은 물론 자칫 숭례문 기반 자체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연대 황평우 문화유산위원장은 이날 “영하와 영상의 날씨가 반복되는 최근의 기온 때문에 축대 안에 스며든 물기가 수축과 팽창을 거듭해 축대 자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화재진압을 위해 이미 많은 물을 쏟아부어 축대에 엄청난 물이 스며들었기 때문에 축대에 문제가 생기면 숭례문 기반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이다.그는 “덧집을 씌워 일관성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문화재분과위원회 위원만 참여하는 밀실회의를 하지 말고 시민단체나 여러 학자들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 12∼13일 기온이 온종일 영하에 머물렀지만 14일에는 낮에는 영상, 밤에는 영하의 날씨를 보였다. 앞으로도 새벽과 낮의 기온차가 9도 이상 나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토목 분야 문화재기능인인 문기현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는 “서리나 이슬만으로도 아직은 상태가 양호한 나무 자재들이 썩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평년 2월1일부터 2월14일까지 서울지역에 서리가 관측된 날은 7일이었다. 복원 업계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보통 해체를 시작하면 덧집을 씌우는데 숭례문은 이미 다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더더욱 덧집을 씌워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덧집은 투명한 재질로 시공할 수 있으며, 안에 있는 문화재의 무단 반출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화문 복원공사 역시 덧집을 씌우는 것부터 시작됐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화재로 인한 잔해를 치우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덧집 공사는 이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4대륙 피겨선수권… 쿼드러플 점프 환상 연기

    환상적인 쿼드러플 점프(공중 4회전)에 이어 5회 연속 트리플 점프를 성공시킨 그가 스핀 콤비네이션을 마지막으로 물 흐르듯 경쾌한 ‘점프의 향연’을 마치자 2000여 관중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관계자들 역시 탄성을 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김연아(18·군포 수리고)는 없었지만 관중석에는 남자 피겨의 박진감 넘치는 마력에 흠뻑 빠져든 2000여 관중의 탄성이 쉴 새 없이 터져나왔다. 가히 새 피겨 황제의 등극이었다. 세계랭킹 4위 다카하시 다이스케(22·일본)가 1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의 쿼드러플 점프를 포함,8개의 고난도 점프 과제를 완벽하게 소화해 175.84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88.57점)을 합쳐 총점 264.41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의 점수는 러시아의 피겨황제 예브게니 플루첸코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세웠던 역대 최고점(258.33점)을 무려 6.08점이나 끌어올린 대기록.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의 애절한 선율에 몸을 맡긴 다카하시는 첫 번째 점프 과제부터 마(魔)의 쿼드러플 토루프로 시작한 뒤 쿼드러플 토루프-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연결하면서 완벽한 스텝과 스핀 연기를 이어나가며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준우승은 쇼트프로그램 3위였던 세계랭킹 8위 ‘꽃미남’ 제프리 버틀(캐나다)이 총점 234.02점으로 랭킹 5위 에반 라이사첵(미국·233.11점)을 0.91점 차로 제치고 차지했다. 특히 국내에 많은 팬을 보유한 버틀의 연기가 끝나자 팬들이 꽃과 인형, 초콜릿 등을 링크에 던지며 환호했다. ●모이어-버튜 커플 아이스댄싱 종합 우승한편 앞서 열린 아이스댄싱 프리 댄스에서는 스콧 모이어-테사 버튜(캐나다)조가 사흘 연속 이어진 컴펄서리 댄스, 오리지널 댄스, 프리 댄스에서 줄곧 1위를 달린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프리댄스 부문에서 이 커플은 104.08점을 얻어 대회 합계 207.32점으로 종합 우승한 것. 세계랭킹 7위인 두 사람은 영화 ‘쉘부르의 우산’ 주제음악에 맞춰 콤비네이션 리프트, 콤비네이션 스핀 등을 완벽하게 구사해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키스 앤드 크라이(K&C)존’(선수들과 코치진이 경기 결과를 기다리는 곳)에서 인터뷰에 응한 모이어는 “지난해 대회 3위에 그쳤는데 올해 우승해 매우 기쁘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가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종합 2위를 달리던 미국의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랭킹 10위)조와 3위 킴벌리 나바로-브렌트 보멘트리(18위)조는 각각 199.45점,180.65점으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가졌다.우즈베키스탄 대표로 출전해 화제를 모은 유선혜와 짝을 이룬 라밀 사르쿨로프는 총점 109.56점으로 13팀 중 12위로 일정을 마쳤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연아 빠진 은반 아사다가 ‘여왕’

    ‘피겨요정’ 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고관절 부상으로 빠진 은반에 ‘일류(日流)’가 몰아쳤다. 14일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2008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김연아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18·일본)를 위한 무대였다. 김연아가 빠져 다소 맥이 풀린 국내 팬들도 세계랭킹 1위 아사다의 환상적인 연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완벽한 테크닉과 빼어난 표현력을 뽐낸 아사다는 60.94점을 얻어 지난해 세계선수권 챔피언 안도 미키(21·일본·60.07점)를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트리플 러츠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려를 자아냈지만 이어진 더블 악셀(공중 3회전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장기인 스핀과 우아한 스파이럴로 탄성을 자아낸 아사다는 유연하고 속도감 넘치는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2분50초의 연기를 마쳤다. 안도는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로 이어지는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깨끗하게 소화해 기술요소 점수에서는 아사다를 0.72점차로 제쳤지만, 구성요소 점수에서 뒤졌다. 처음으로 시니어대회에 도전한 한국의 김나영(18·연수여고)은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43.28점)을 훌쩍 넘는 53.08점을 얻어 6위에 오르며 ‘톱10’의 희망을 열었다.앞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페어에서는 중국 바람이 거셌다. 중국의 ‘쌍두마차’ 통지안-팡칭 조와 장하오-장단 조가 나란히 1,2위를 휩쓴 것. 통지안-팡칭 조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19.63점을 얻어 총점 187.33점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그쳤던 통지안-팡칭 조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음악에 맞춰 세 차례의 점프를 실수 없이 소화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반면 쇼트프로그램 선두였던 장하오-장단 조는 첫 번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이어진 드로우 트리플 점프에서 착지가 불안정 우승을 놓쳤다. 아이스댄싱 오리지널 댄스에서는 전날 컴펄서리 댄스에서 1위를 차지했던 스콧 모이어-테사 버튜(캐나다) 조가 65.02점을 얻어 중간합계 103.24점으로 선두를 이어 나갔다. 파트너를 구하지 못해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나선 유선혜-라밀 사르쿨로프 조는 최하위로 밀리며 중간합계 56.24점으로 12위에 그쳤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차라리 문닫고 튀자” 206개社 무단철수

    “차라리 문닫고 튀자” 206개社 무단철수

    4년 전부터 중국 칭다오(靑島)시에서 40여명의 현지 노동자를 채용해 운동화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민영(가명)씨. 최근 30∼40% 오른 인건비 부담에 위안화 가치마저 높아지면서 수출길이 막힌 그는 1년 전부터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요즘은 청산 신청을 한 게 후회막급이다. 청산 심사나 신청 등 각 단계마다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공장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인건비 등 매달 300여만원의 손해만 감수하고 있다. 김씨는 “세제 당국에서 그동안 받았던 세제 혜택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무단 철수라도 했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는 중국 칭다오 지역에서 까다로운 청산 절차를 피해 무단 철수한 기업이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206개사에 이르고, 이중 절반 정도인 87개사가 지난해에 ‘야반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의 각종 조치에 대해 사전에 대비하고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최근 중국으로 진출한 기업의 청산 작업에 도움이 되는 사례 등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높아진 규제 장벽에 인건비·원가 급등이 원인 12일 수출입은행이 최근 펴낸 ‘칭다오지역 투자기업 무단철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8344개의 한국 기업이 칭다오시에 투자했고, 이 가운데 2.5%인 206개 기업이 무단 철수했다. 기업의 야반도주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그해 21개 업체를 시작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 지난해에는 무려 87개사가 중국을 떠났다. 특히 노동집약적 영세업종의 ‘탈중국’ 현상이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는 공예품(액세서리) 생산업체가 63개사(30.5%)로 가장 많았고 이어 ▲봉제업체 16.0% ▲피혁업체 13.6% 등의 순이었다. 종업원 숫자 역시 50명 미만의 기업이 전체의 55.3%나 차지했다. 중국 진출기업의 무단철수가 늘고 있는 것은 노동집약산업에 대한 규제는 높아지는 반면 인건비와 원가는 빠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 수출입은행 칭다오대표부 박진오 수석대표는 “현지 기업들의 올해 실질인건비 부담은 작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데다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위안화 절상폭 확대, 과다한 토지사용세 부과 등으로 자금력이 열악한 영세기업들은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 현지시장 개척이 ‘정답’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중국 진출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김화섭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투자기업의 3대 잠재적 난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진출 뒤 처음에는 토지사용세를 내지 않다가 몇년 뒤 대가를 요구하는 지방정부가 많고, 중국 노조 역시 정부의 지원 아래 강성 성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농촌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은 토지소유권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 결정을 하기 전 토지사용세 납부 방법이나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매듭짓고, 생산입지를 선정할 때 중장기적인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시보다 규모가 큰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도 “영세업체들은 중국 현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반면 끊임없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들은 잘 나가는 등 진출 기업 간 ‘빈익빈 부익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수출관련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동시에 환차손은 높아지는 만큼, 진출 기업들은 중국 현지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휴가때 민간 위장? ‘군인용 가발’ 열풍

    휴가때 민간 위장? ‘군인용 가발’ 열풍

    “여자친구가 군인 같지 않다며 너무 좋아해요. 친구들도 군대 가면 하나 마련해야겠다고 난리입니다.” 최근 휴가를 나온 육군 이모(21) 일병을 만난 친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짧은 머리’일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전혀 군인답지 않은 긴 머리로 약속장소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씨는 휴가 첫날 ‘군인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군인용 가발’을 구입했다. 보기 좋다는 친구들의 촌평이 잊혀지지 않는다. ●가격 2만~3만원대… 인터넷 쇼핑몰 등서 인기 군인 가발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휴가 중에 머리가 짧고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일부 군인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 군인 가발이 이제는 병영의 신종 문화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최근 전역한 신모(24)씨는 “내무반에서 10명 가운데 4∼5명이 휴가 중에 가발을 쓸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각자 다른 스타일의 가발을 가지고 있고 휴가 나갈 때 서로 돌려쓰기도 한다.”라고 귀띔했다. 신씨는 “군인 가발은 이제 휴가 필수품”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폭주하면서 공급도 늘고 있다. 젊은층 패션의 중심인 서울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에는 ‘군인가발 팝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휴가병을 끌어모으고 있다. 동대문시장에만 군인용 가발을 판매하는 가게가 10여곳이나 된다. 인터넷 쇼핑몰은 수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가격도 2만∼3만원대로 저렴해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군인을 유혹하기 충분하다. 동대문 쇼핑몰에서 가발 가게를 운영하는 김영순(55·여)씨는 “지난해 8월쯤부터 군인들이 가발을 찾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하루 평균 15∼20명의 군인이 가발을 찾고 있다.”면서 “이제는 아예 군인용 가발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는데 제품 종류만 20가지 정도 된다.”라고 소개했다. ●“민간인 행세 군인정신 약화 우려” 지적도 가발협회 고승연 이사는 “예전에 비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이 누그러져 이젠 가발도 하나의 패션 액세서리로 자리잡았다.”면서 “다른 군인이 가발을 썼을 때 자연스럽게 보여 자기도 따라 쓰는 연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이사는 “군인을 상대로 가격이 싼 가발을 팔다 보니 중국에서 들여온 저가의 재료로 만든 가발이 판을 치고 있다.”면서 “탈모나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예전에는 군인이 푸른 군복과 모자를 착용하고 활보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지만 요즘 군인은 민간인처럼 보이길 원한다.”면서 “군인 가발은 이런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일각에서는 군인정신의 약화를 우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휴가 때 가발을 쓴다고 해서 군인복무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군의 위신과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군인답지 못하게 행동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신혜원기자 hyewon8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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