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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피나, WTA 세계랭킹 1위 복귀

    디나라 사피나(23·러시아)가 27일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에서 7731점으로 1위를 되찾았다. 지난 4월부터 26주간 정상을 지키다 이달 초 차이나오픈 32강에서 탈락, 서리나 윌리엄스(28·미국·7576점)에게 자리를 내줬던 사피나는 최근 1년간 성적을 따지는 산정방식에 따라 1위로 복귀했다.
  • [HAPPY KOREA] 국화 1000여종… 100㎢ 꽃동산, 꽃 눌러 열쇠고리 등 만들기 인기

    [HAPPY KOREA] 국화 1000여종… 100㎢ 꽃동산, 꽃 눌러 열쇠고리 등 만들기 인기

    춘천에서 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한참 달리다 보면 꽃향기가 머무는 곳에 멈춰 서게 된다. 강원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와 원천1·2리는 후각을 사로잡는 마을이다.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된 3개 리(里)에 동구래마을, 연꽃마을, 야생화마을이 사이좋게 자리 잡았다. 20㎢ 남짓한 마을을 빠져나가도 산국의 잔향은 코끝에 오래 남는다. 동구래마을은 야생 그대로의 야생화 단지를 표방한다. 마을 이름은 주민들끼리 ‘동그랗게’ 어울려 살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마을 뒤의 야산을 포함한 100㎢ 부지에 국화 1000여종이 끝없이 펼쳐 있다. 동구래 마을의 국화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체험의 기쁨을, 농사를 짓는 주민들에겐 수익의 기쁨을 안겨준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은 천연염색과 도자기 화분 만들기를 좋아한다. 꽃을 눌러 열쇠고리, 핸드폰 액세서리 등을 만드는 ‘꽃누르미(압화)’도 인기다. 연인·부부라면 국화밭 가운데 놓인 노천 카페에서 산국차, 구절초차를 즐기는 것도 좋다. 국화 에센스 오일을 이용한 족욕 체험도 권한다. 동구래마을은 아직 정식으로 개장하지 않았지만 하루 평균 150명, 주말이면 300명 가량의 관광객이 찾는다. 동구래 마을 주민들은 산국을 원료로 한 제품 생산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에센스 오일 대부분은 화장품업체에 납품하고, 꽃을 말려 꽃 베개와 꽃 이불을 만든다. 주민 모두가 함께 공동 작업하고, 공동 분배한다. 영농조합법인 ‘꽃빛향’이 주체가 돼 수익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수익의 일부는 화천 지역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도시에서 귀농한 동구래마을 주민 이호상(50)씨는 “산국이야말로 버릴 것이 없는 알짜 농사”라며 “사계절 각기 다른 꽃이 피어 농휴기도 없다.”고 자랑했다. 화천은 3개 꽃 마을을 연합해 매년 1월 열리는 산천어 축제에 버금갈 들국화 축제를 기획 중이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충분히 갖췄다. 북한강이 마을을 감싸는 지형을 이용한 ‘선상회의실’이 단연 인기다. 북한강에 두둥실 떠 있는 배 위에서 회의하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 준다. 현재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는 군에서 운영하는 아쿠아틱 리조트가 있어 단체 연수·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아쿠아틱리조트는 유럽형 펜션을 본따 만든 것으로 지난 5월 구 소련의 대통령 고르바초프가 화천을 찾았을 당시 숙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화천군 자치행정과 최수명 계장은 “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과 마을회관을 합치면 많게는 200명가량이 묵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꽃밭에만 꽃이 피어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을 사잇길 농로에도 산국을 심어 전체 마을이 꽃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다. 기존에는 농로에 콩, 깨 등 작물이 심어져 있었다. 이장 문현수(56)씨는 “처음에는 주민들 반대가 있었지만 담을 트고 보니 정이 더 돈독해졌다고 좋아한다.”며 “꽃과 이끼 등으로 집안을 예쁘게 꾸미기도 한다.”고 자랑했다. 화천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정부예산 대해부] 추경대비 1조4000억 삭감… 지방교육재정 타격

    [정부예산 대해부] 추경대비 1조4000억 삭감… 지방교육재정 타격

    교육 분야 예산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 축소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교육 재정의 규모는 37조 7757억원으로 올해 38조 2448억원보다 1.2% 감소했다. 추경 39조 2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 4000억원이나 줄었다. 인건비 비중이 70%가량을 차지하는 교육예산의 특성상 시설운영비, 교육활동비 등이 긴축재정의 된서리를 맞게 될 수밖에 없어 교육예산 축소가 교육의 질 저하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당장 전국교육대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가 22일 교육예산삭감 중단을 위한 동맹휴업에 돌입했다. 교육 재정 축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올해 32조 6511억원에서 8248억원 줄어든 31조 8263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시도교육청의 초중등교육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시도교육청에 내국세의 20%와 교육세 전액을 교부하는 재원을 말한다. 그나마 교과부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부처요구안에서는 내년도 교부금 규모가 약 30조 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 20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일부 증세안으로 인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문제는 정부의 감세 기조와 경기침체로 인해 내국세 규모가 줄어들 경우 재원의 대부분을 교부금에 의존하는 지방교육재정은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숙명여대 교육학과 송기창 교수는 “다른 예산과 달리 교육예산은 최소기준을 정해놓고 그 이하로 깎지 말라는 취지에서 내국세의 몇 퍼센트 하는 식으로 고정돼 있다.”면서 “전체 예산규모가 늘 때는 좋지만 예산규모가 줄어들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의 지방채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휘청거리는 백년지대계 줄어드는 교육예산은 교육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받을 권리’를 훼손한다. 교과부는 도서관, 사서교사, 평생교육 등 당장 눈에 안 띄는 예산을 줄이려 한다. 교과부는 그러잖아도 턱없이 부족한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예산을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에는 다시 8억원으로 절반 이상 깎을 계획이다. 외국 역사교과서 왜곡 대책은 8억 4900만원에서 7억 2400만원으로 줄었다. ‘한국사 연구 및 사료 수집 편찬’ 예산도 올해 51억원에서 46억원으로 삭감할 계획이다. 지식기반경제를 위해 필수적인 ‘평생학습 체계 구축’ 예산도 올해 179억원에서 내년에는 9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구체적으로 보면 ‘평생학습 기반구축’이 37억원에서 15억원으로, ‘평생학습 활성화지원’이 106억원에서 49억원으로 대폭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재정 확충과 효율성 고민해야 교육예산 축소에 대해 목적예비비 편성을 비롯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반면 예산확충보다 효율적인 집행을 더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기창 교수는 “교육세·지방교육세의 구조개편, 세율인상, 세원확충 등 지방교육재정 구조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교육재정 축소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감들이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면서 “교육재정 확충을 위해 시도교육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김태완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예산이 줄어든다고 교육 성과가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적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현명하다.”면서 “도서관 마련, 급식시설 확충은 지자체를 독려해서 세원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국진 이영준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霜降단상/김종면 논설위원

    “나는 걸을 때만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걸음을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는 ‘고백록’에 이렇게 썼다. 걷기와 사유에 관해서라면 빼놓을 수 없는 또 한명의 사상가가 있으니 실존철학의 대가 키르케고르다. 그는 자신의 모든 작품은 걸으면서 구상한 것이라고 일기에 적고 있다. 일제강점기 공주 마곡사에 숨어 지내던 김구 선생도 태화산 길을 포행했다고 하지 않나. 어떻게 하면 떠오르는 영감 속에 명상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사유의 방편으로 걷기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삼보탑승족에겐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때는 바야흐로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할 지금 들녘은 가을걷이가 한창인데, 텅빈 글 곳간을 지키는 이 몸은 외로운 추수꾼. 씨 뿌린 게 없으니 거둘 게 없는 건 정한 이치 아닌가. 노결위상(結爲霜)이라고 했다. 이슬이 맺혀야 서리가 되는 법이다. 이제라도 마음밭에 씨를 뿌리자. 고금동서의 위인들은 하나같이 걷기는 글감의 씨앗이라고 웅변하고 있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돈 떨어졌나?”…패리스 힐튼, 할인매장 쇼핑

    “돈 떨어졌나?”…패리스 힐튼, 할인매장 쇼핑

    ‘미국의 신상녀’인 패리스 힐튼이 바겐세일 매장에서 할인상품을 구매하는 드문 광경이 포착됐다. 힐튼은 지난 21일 동생 니키와 함께 한 바겐세일 매장을 방문해, 자신의 SUV차량 트렁크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은 양의 옷을 구매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쇼핑거리인 웨스트 할리우드(West Hollywood)를 방문한 힐튼은 ‘샤넬’ 브랜드의 신상품 가방을 팔에 걸고 매장을 돌기 시작했다. 그녀는 스커트와 드레스, 청바지 뿐 아니라 액세서리까지 모두 할인매장에서 구입했다. 평소에는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힐튼이지만, 이날은 가격표를 꼼꼼히 체크하고 점원에게 할인율을 묻는 등 ‘미국의 신상녀’라는 별명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쇼핑을 즐겼다. 힐튼은 쇼핑이 끝난 뒤 자신이 산 물품 전체의 품목과 가격은 밝히지 않았지만, 차 트렁크를 가득 채운 할인상품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현지 언론은 “불경기의 영향을 받아 은행잔고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 놓는 등 백만장자의 이례적인 바겐세일 쇼핑에 관심을 보였다. 사진=멀티비츠 이미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라산 생태탐방로 2곳 내년 개통

    제주 바닷가 올레길에 이어 한라산 중산 간에 도보 생태 탐방로 2개 구간이 내년에 시범 개통된다. 제주도는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부설 세계유산연구소가 환경부의 ‘국가 생태문화 탐방로’ 인증을 목표로 설계한 ‘곶자왈 숲길’과 ‘오름길’ 2개 구간에 모두 3억원을 들여 편의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국비 1억 5000만원을 지원해 주도록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생명의 곶자왈 숲길’은 절물휴양림 후문∼큰지그리오름∼교래자연휴양림∼늡서리오름∼교래리∼대천이오름∼우진제비오름∼선흘2리∼거문오름 방문객센터∼용암길∼알밤오름∼동백동산∼선흘1리∼북촌 ‘너분숭이 기념관’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평화의 오름길’은 거문오름 방문객 센터∼송당목장∼아부오름∼동거미오름∼손지오름∼용눈이오름∼은월봉∼말미오름이 연결됐으며 총연장 24.5㎞다. 이들 생태탐방로는 이미 조성돼 있거나 조성 중인 탐방로를 연결하고, 차도는 가급적 배제하도록 설계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테마 스토리 서울] (17) ‘서울속 파리’ 서래마을

    “마담, 쥬 푀 부 제데?(Madame, Je peux vous aider·부인,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쥬 부 두와 콤비앙?(Je vous dois combien·계산 좀 해주세요?)” 지난 20일 오후 서초구 반포 4동 서래마을에 있는 한 제과점. 희끗희끗한 머리의 외국인 여성이 바게트빵을 들고 계산대 앞으로 다가갔다. 젊은 한국인 여종업원이 부드럽게 불어로 물었다. 가게 안 곳곳에 불어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랑스인들이 눈에 띄었다. 맞은편 카페에는 어린 딸과 함께 간식을 먹으러 온 바스칼(45) 부녀도 있었다. 한국에 온 지 4년이 넘었다는 그는 딸 레아(8)를 외국인학교에 보내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서울프랑스학교’의 하교시간이 되자 서래마을 골목길에 갈색, 금발 머리의 프랑스 어린이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불어로 재잘대며 얘기하는 통에 마치 한국인들이 프랑스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드는 곳이다. 반포 4동과 반포1동에 걸쳐 있는 서래마을은 프랑스인들이 많이 거주해 ‘서울 속의 파리’로 알려진 외국인마을. 이를 나타내듯 서래로(路) 양 옆엔 태극기와 프랑스 국기가 함께 걸려 있다. 빨강, 흰색, 파랑의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유색 보도블록도 설치돼 있다. 길가엔 검은색 인테리어에 빨간 천막으로 포인트를 준 스파게티집, 통유리가 시원스레 펼쳐진 레스토랑까지, 멋스러운 가게들이 즐비했다. 프랑스식 가정요리 전문점 ‘떼레메르’에서 일하는 김모(34)씨는 “이 곳을 찾는 프랑스인들은 두어시간 동안 천천히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다. 하지만 의외로 비싼 음식은 시키지 않는 ‘짠돌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서래마을은 현재 반포 15차 한신아파트가 있는 곳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1925년 대홍수 때 피해를 입고 이주해와 터전을 잡으면서 형성됐다. 서래마을이란 이름도 마을 앞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해서 불리게 됐다. 30여년 전만 해도 슬레이트 지붕의 주택이 듬성듬성 위치했던 이곳은 1985년 프랑스학교가 한남동에서 이전해오면서 지금의 프랑스인 중심의 고급단지로 변모했다. 지금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40%인 400~500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교육여건 외에 프랑스인들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는 비결은 무엇일까. 서초구 관계자는 뛰어난 치안과 조용한 경치 등을 손꼽았다. 실제 폐쇄회로(CC)TV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외교관 남편을 따라 지난달 이곳에 정착한 세니얼(48)씨는 “빌라 형태의 아름답고 쾌적한 생활환경과 친절한 이웃들이 이국땅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28일부터 김종숙 첫 퀼트 개인전

    퀼트, 작은 조각천을 바느질로 꿰매고 솜을 대고 누벼서 이불보, 벽걸이나 장식보, 무릎덮개, 가방, 패션 소품, 인형 등을 만드는 작업이다. 100% 핸드메이드로 서양에서는 최고의 패브릭 아트로 손꼽히고 있다.1993년부터 시작해 17년째 퀼트 작업에 매달리고 있는 김종숙이 첫 개인전을 연다. 서울 역삼동 역삼문화센터에서 28일부터 11월1일까지이며 전시 제목은 ‘퀼트-바늘과 시간의 만남’이다. 김 작가는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하고 LG패션의 전신인 반도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해외 출장길에 우연히 퀼트 작업을 보고 매료됐다. 혼잣말로 ‘퇴직하면 꼭 해보고 싶다.’고 되뇌였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서울 압구정동 신사문화센터에서 강사활동을 한 지도 8년째다. 가로길이 150㎝나 220㎝의 퀼트이불을 만들려면 1년이 좋이 걸린다. 그래서 퀼트 전시회는 주로 회원들끼리 그룹전을 하기 마련인데, 이번 개인전은 그래서 특이하다.김 작가는 “퀼트는 10년 이상 해야 퀼트의 다양한 방법을 익힐 수 있다.”면서 “ 한 개인이 큰 작품부터 소품까지 퀼트의 다양한 기법을 표현하고 있어 퀼트의 아름다움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좋은 재봉틀로 쉽게 박아버리면 될 일을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김 작가는 “천조각 8개가 모여서 한 개의 모서리를 만드는 작품들도 있다.”면서 “재봉틀로는 불가능하고 손으로 섬세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말한다. 5~6년 전부터 퀼트용 재봉틀도 나왔지만, 손으로 나타내는 볼륨감을 살릴 수 없다고 했다. 김 작가는 국내 퀼트 발전을 위해서 “국내 염색기술을 발전시켜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퀼트용 천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02)558-6626.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비밀/박신식

    [엄마와 읽는 동화] 비밀/박신식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미희 쟨 어쩌면 큰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데.” “큰일? 그게 뭔데?” “바보. 성추행 같은 거…, 아니면 더 큰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리야.” 아이들이 미희를 보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미희는 한 달 전, 한 아저씨에게 납치를 당했다. 그 아저씨는 미희의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미희의 부모님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의 추적 끝에 미희가 갇혀 있던 자동차를 찾았다. 자신을 납치한 아저씨를 동네에서 본 적 있다는 미희의 말에 경찰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저씨를 잡을 수 있었다. 미희는 한동안 집에서 쉰 뒤 학교에 돌아왔다. 하지만 예전처럼 웃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수연아, 너 미희랑 같은 반이지? 미희가 나쁜 어른 때문에 마음의 상처가 클 거야. 주위에서 따뜻하게 감싸줘야 할 텐데…….” 엄마가 안쓰러운 듯 말하며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너도 사람 조심해. 특히 아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이야. 알았지?” 순간 뜨끔해서 엄마의 눈길을 살짝 피했다. 하지만 곧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꾸했다. “걱정 마세요. 웬만한 남자 아이들도 날 쉽게 못 건드리는 거 잘 아시잖아요.” 엄마는 나를 강하게 키운다며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학원에 보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고 또래 남자들과 겨루어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미희가 저만치 앞서 가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미희 옆에 낯선 아저씨가 다가가고 있었다. 잰걸음으로 미희 옆에 바짝 붙었다. 미희가 나를 힐끗 보았다. 아저씨는 커다란 종이상자를 들고 있었다. 무척 무거워 보였다. 아저씨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종이상자를 툭 내려놓고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얘들아, 이 동네에 제일문방구가 있다는데 어디 있는지 아니?” 아저씨는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보며 물었다. 머리끝이 쭈뼛 섰다. “잘 모르겠는데요. 우리 어서 가자. 응.” 나는 톡 쏘아붙이듯 말하며 미희의 손을 잡아끌었다. 미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알면서 왜 가르쳐 주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나는 대답 대신 미희의 손을 붙잡고 그 자리에서 재빨리 벗어났다.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다. “저런 아저씨들을 조심해야 해. 처음에는 길을 물어보다가 나중에는 앞장서서 길을 알려 달라고 하지. 그리고 으쓱한 곳에 이르면 나쁜 짓을 하려고 할지도 모르거든.” “그렇게 보이지는 않던데….” 미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람은 얼굴만 봐서는 모르는 거야. 너도….” 손으로 재빨리 입을 막았지만 미희의 얼굴은 금세 어두워졌다. “그래.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미희가 고개를 숙인 채 끄덕이며 대꾸했다. 며칠 뒤, 미희가 점심을 먹고 감기약을 먹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미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말 많은 재희가 아이들 무리에서 빠져나와 미희에게 다가갔다. “미희야, 너 그거 무슨 약이야?” 미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재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들에게 돌아갔다. “정말 정신병원에 다니는 게 맞나 봐. 그러니까 대답을 하지 않지.” “전염되는 건 아니겠지?” 아이들은 미희를 쳐다보며 일부러 큰 소리로 수군거렸다. 악이 올랐다. “야, 그게 무슨 소리야? 미희는 감기에 걸려서 약을 먹는 것뿐이야.” 내가 소리를 버럭 지르자 아이들이 쭈뼛쭈뼛 눈치를 보더니 흩어졌다. 미희는 아이들 말에 속상했는지 밖으로 나가 화장실로 향했다. 따라갔다. 미희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 씻고 또 씻었다. 자세히 보니 손목만 몇 번을 씻는 것이었다. 물끄러미 보기만 했다. “아까는 고마웠어.” 집에 가는 길에 미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네가 그냥 감기약이라고 말했으면 됐을 텐데…….” “그렇지? 나 바보 같지?” 미희가 엷은 미소를 흘렸다.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수연아, 우리 한강시민공원에 가서 자전거 탈까?” 자전거라는 말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왜? 자전거 못 타?” “응? 아니.” 숨이 턱 막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미희야,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그러니까 다음에 놀자. 알았지?” 나는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집을 향해 정신없이 뛰어갔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다음 날, 선생님이 미희에게 수업 후에 남으라고 했다. 나는 미희에게 다가가 가지 말라고 속삭였다. “왜?” “선생님도 남자잖아.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뭐?” 미희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나를 바라보았다. “늘 가까운 사람을 조심해야 해. 특히 둘만 있을 때는….” “너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 거니? 그런데 넌 남자라면 누구든 나쁘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바늘에 찔린 듯 뜨끔했다. “내가? 아니야.” 손사래를 치며 시치미를 뗐다. 미희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너무 간섭하지 마.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으니까.” “간섭하려는 게 아냐. 널 도와주고 싶을 뿐이지.” “날 돕겠다고? 풋. 넌 날 도와줄 수 없어.” 미희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학교 현관에서 서성서리며 미희를 기다렸다. 미희는 한참 후에 나왔다. 미희의 얼굴이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미희는 내가 기다렸다는 사실에 놀란 듯 했다. 미희가 운동장 스탠드에 앉았다. 나도 따라 앉았다. “무슨 이야기 한 거야?” 머뭇거리다 물었다. 미희도 머뭇거리다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께서는 지난번 일로 내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하셨어.” 미희는 길게 한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지난번 일을 다시 한번 어른들 앞에서 이야기해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물으셨어. 내가 집에서 짜증만 부리고 대답하지 않아서 엄마가 선생님께 부탁하셨나봐.”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 “응. 한다고 했어. 힘들다고 조용히 덮고 넘어가면 그런 일은 계속 일어나게 될 테니까.” 미희가 어른스러워 보였다. “어차피 할 거면 부모님께 먼저 말하지 그랬어.” 내 말에 미희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아빠와 엄마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나 봐. 나는 그때 아무 일이 없었는데도 아빠와 엄마 때문에 산부인과에 가서 진찰을 받았거든.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미희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우리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넌 다시 그 이야기를 말할 수 있다니 정말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용감하다는 말이 나오며 몸이 움츠러들었다. “아냐. 처음에는 얼마나 무섭고 떨렸는지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어. 아직도 그 아저씨가 내 손목을 억세게 잡고 있는 것 같아.” 그제야 미희가 손목을 자주 씻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미희가 길게 한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있어.” “그게 뭔데?” “아이들이 날 힐끔힐끔 보면서 주고받는 눈짓과 웃음소리, 속삭이는 말들이야. 처음에는 전학을 가려고 했어. 하지만 너무 비겁한 것 같았지. 내가 당당하면 되는 거잖아. 그리고 내가 원해서 납치된 것도 아니고.” 미희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그 맘 알 것 같아.” “아냐, 넌 이해할 수 없어.” “알아. 사실은 나도 그런 비슷한 일을 당한 적 있으니까.” 나도 모르게 덜컥 내뱉고 말았다. 금세 가슴이 콩닥콩닥 뛰며 얼굴이 달아올랐다. 미희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5학년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야.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이웃집 중학생 오빠를 만났어.” 떠올리기 싫은 순간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하지만 쏟아버려야 했다. 혼자 숨기고 있었던 비밀을…. “그 오빠가 음료수를 뽑아주겠다며 공원관리소 옆으로 날 데리고 갔어. 주위에는 사람들도 돌아다니고 있어서 아무 의심도 하지 않았는데….” 심장이 쿵쿵 뛰고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그 오빠가 내 바지를 벗기는 거야. 난 온 몸이 굳은 듯 소리도 지를 수 없었고 반항도 할 수 없었지. 태권도를 오랫동안 배웠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 몸이 저절로 오그라들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우리를 보고 소리치자 그 오빠가 도망쳤지. 나도 그제야 정신이 들어 재빨리 도망쳤어.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어. 부모님에게도.” 미희가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아주었다. 따뜻했다. 내 눈에서는 이미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때부터 모든 남자들이 다 나쁜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 오빠가 어디선가 날 보고 있는 것 같아 이리저리 두리번거리게 되었지. 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었어. 다른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될 것만 같았거든.” 정신없이 모든 것을 내뿜었다. 꼭꼭 숨겨 두었던 비밀이 빠져나가자 머리가 맑아졌다. 미희가 손등으로 내 눈물을 쓰윽 닦아주었다. 내 아픔까지도…. ●작가의 말 언론에 어린이 납치, 어린이 성추행, 어린이 성폭행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얼굴이 붉어진다. 어린이들에게 “싫어요.”, “안 돼요.” 하며 큰 소리로 자신의 뜻을 표현하라고 가르치기 전에, 부끄러움으로 고민하지 말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가르치기 전에, 어른들을 가르쳐야 한다. ‘유엔 어린이 권리 조약’을 빌리지 않더라도 어린이는 유괴나 성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들은 어린이가 유괴당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며 성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작가 약력 1993년 MBC 창작동화대상, 1994년 계몽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버지의 눈물’, ‘등대지기 우리 아빠’, ‘공짜밥’, ‘찢어버린 상장’ 등의 작품집이 있으며 현재 서울천일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 아토피 뚝! 용산구 친환경어린이집

    아토피 뚝! 용산구 친환경어린이집

    서울 한강로3동의 구립 한강로어린이집은 옛 주민센터 청사를 리모델링해 만든 354㎡의 아담한 공간이다. 이곳은 여느 어린이집과는 달리 피부를 긁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화학약품을 전혀 쓰지 않은 친환경 벽지와 피부에 자극이 적은 고무나무 벽장 등을 사용,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날 어린이들에게 제공된 급식도 유기농 쌀과 보리, 서리태, 팥, 수수 등 무농약 잡곡을 넣어 만든 혼합찹쌀밥과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아욱과 국산콩으로 끓인 유기농 아욱된장국이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아이들의 입맛이 친환경 식재료에 익숙해져 가정 식단도 자연스레 친환경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한강로 3동 주민센터 리모델링 용산구는 최근 한강로3동 주민센터를 구립어린이집으로 고쳐 새로 문을 열었다. 47명 규모의 이 어린이집은 환경성 질환인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는 현실을 감안해 친환경 어린이집으로 설계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친환경어린이집 확충시행 계획’에 따라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하는 공공보육시설을 친환경어린이집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있다. 친환경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아토피 질환 예방을 위해 포르말린을 쓰지 않는 친환경 마감재와 친환경 목재를 사용해야 하며, 실내 온도 및 습도를 자동 조절할 수 있는 설비 시스템도 장착해야 한다. 친환경 농산물 급식을 통해 식단 조리과정을 관리하고, 영유아플라자 및 관내 보건소와 연계해 정기적 보육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구는 내년 초 보광동 종합행정타운에 들어설 직장어린이집 역시 친환경 어린이집으로 꾸밀 계획이다. 김정애 가정복지과장은 “현재 구의 보육시설은 모두 97곳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확충계획이 위력을 발휘해 어린이집을 바꿔 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싼 건축비·주민 공감대가 관건 하지만 용산구의 노력이 마냥 ‘장밋빛’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친환경 건축마감재 가격이 일반마감재보다 3~4배나 비싸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경제적 여건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기존보다 몇 배나 되는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친환경 어린이집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역시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이 늘어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은 영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국한된 문제라는 반응이 대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그 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 게 어떠냐.”는 식의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어린이의 건강 증진 효과 및 학부모의 의료비 절감 혜택 등을 수치화해 다소 예산이 들더라도 사회 전체로 볼 때 큰 이익이 된다는 점을 적극 설득해 가겠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테마 스토리 서울] (16) 등록문화재 11호 서울시의회

    [테마 스토리 서울] (16) 등록문화재 11호 서울시의회

    “이곳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시의회 건물의 역사를 듣고 깜짝 놀라곤 합니다.” 서울시의회 시설과 송정미 주임은 담담하게 건물의 생애를 풀어놨다. 1935년 옛 경성부 공연장인 ‘부민관(府民館)’으로 탄생해 광복 후 미군정 방송국, 국립극장,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별관, 시의회 등 차례로 옷을 갈아입고 살아온 삶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부민관은 당시 경성전기주식회사가 100만원을 기부해 지어졌다. 오늘날 화폐가치로 따지면 100억~150억원. ●35년 부민관으로 건립 식민문화 홍보 공연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무용가 최승희의 공연은 대부분 이곳에서 열렸다. 일제 식민문화의 홍보 창구로 사용되면서 친일파 예술인들이 일본에 충성을 맹세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승만 박사는 이곳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사오입 개헌과 국가보안법 파동, 군사쿠데타에 따른 의사당 폐쇄와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졌다. 특히 1966년 김두한 의원이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투척한 사건은 지금까지 회자된다. 이곳은 1975년 국회가 여의도로 이사하면서 서울시에 회수돼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활용돼 오다 1991년부터 시의회로 사용되고 있다. 일제시대 부민관은 단성사, 경성의대병원, 화신백화점과 함께 이 시기를 대표한 건축물이다.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11호이기도 하다. 문민정부 때 헐린 조선총독부와 해체수순을 밟는 옛 서울시청사와 달리 일제시대를 증언할 마지막 증인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선출한 곳 시의회 건물은 고희(古稀)를 넘겨 2015년 80세인 산수(傘壽)를 맞는다. 전형적인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100년은 거뜬히 버틸 모양새다. 정문 모서리의 63척(약 19m) 높이의 탑은 당시 경성 전역이 내려다보인 도심의 랜드마크였다. 송 주임은 “가공하지 않은 천연자갈과 모래, 전통 철근과 시멘트로 지어져 20~40년 주기로 재건축하는 요즘 건물보다 훨씬 단단하다.”며 “탑 위에는 일제시대 만들어진 국기 게양대 흔적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매년 7억 정도 유지보수비 소요 건물에는 비밀도 많이 숨어 있다. 시의회 건물은 애초 대지 4912㎡, 연건평 5676㎡로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지어졌지만 개·보수를 거치며 조금 작아졌다. 1968년 태평로 확장공사 때 시의회 건물이 축소되며 정문을 동향에서 남향으로 바꿔놓았다. 송 주임은 “1800석 규모의 대강당은 시의회 대회의실로 바뀌었지만 잦은 내부공사로 현재 400석 규모의 중강당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매년 7억원 정도의 유지보수비가 소요되는 건물은 앞으로 친환경·주민친화형 건물로 꾸준히 변화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10·28 재보선의 승리 방정식

    [김형준 정치비평] 10·28 재보선의 승리 방정식

    내일부터 10·28 재보선의 공식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각 당 지도부는 이미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가을 전투 체제에 돌입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당 역학 구도가 크게 출렁거릴 것이다. 우선 미디어법 투쟁 실패,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당 지지율 정체, 친노 그룹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의 악재로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선거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드세질 것이다. 반대로 결과가 좋으면 유력한 대권후보의 반열에 오를 뿐만 아니라 민주세력 대통합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면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또한 선거에 지면 당내 개혁성향의 초선 의원들로부터 조기 퇴진의 압박에 시달릴 것이다. 반대로 이기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잠룡(潛龍)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현상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재보선=중간평가’라는 전통적인 선거 등식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집권당이 0대5로 참패했을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여당에 유리한 선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듯하다. 친서민 중도 실용노선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 성공과 같은 외교적 업적을 기반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과연 여당이 16년 만에 ‘재보선 필패 징크스’를 깰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1993년 민자당이 6월에 승리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승리의 기준이 무엇이든 여당이 3곳에서 이기면 승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5개 선거구 중 여당에 불리한 수도권 2곳과 충청 1곳이 포함돼 있는 ‘미니 총선’이기 때문이다. 한국 선거는 특유의 변수들 때문에 예측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이번 재보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응집력 변수이다. 진보와 보수 중 누가 어느 이슈로 자신의 고정층을 투표장으로 더 많이 끌어내느냐이다. 민주당은 “서민경제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남북관계를 복원시키기 위해 민주개혁 진영이 꼭 승리해야 한다.”는 논리로 지지층에 접근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탄력을 받고 있는 경제 살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심판과 경제살리기 중 어느 이슈가 먹힐지가 관건이다. 둘째, 중도층의 선택이다. 지난 7월 KBS와 동서리서치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경우 진보에 대해 ‘좋다’는 비율이 28.7%인 반면, ‘보수가 좋다’는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한편 진보에 대해 ‘나쁘다’는 비율은 19.7%인 반면, 보수에 대해 ‘나쁘다’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29.7%였다. 대통령의 친서민 중도 실용노선 채택 이후 중도층의 기존 태도가 어떻게 투표에 반영되느냐가 관건이다. 셋째, 국정감사 변수이다. 남은 국감 기간 최고 권력과 연계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여당에 치명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재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여당과 야당의 어느 한쪽이 몰락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여당도 강해지고 야당도 강해져서 정치가 정상화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여야 지도부가 벤치마킹할 대상은 U-20 월드컵에 출전했던 청소년 축구 대표팀이다. 비록 4강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찬사와 인정을 받았는가. 각 당 지도부도 과정을 존중하면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선거도 국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디지털도 패션… ‘블루투스 반지’는 뭐야?

    디지털도 패션… ‘블루투스 반지’는 뭐야?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핸드백처럼 화려한 장식을 한 노트북을 상상해 봤는가?  아름다운 디자인은 비단 패션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최근 디지털제품 시장에도 실용성과 디자인을 동시에 갖춘 제품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단지 성능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좋은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야후 닷컴의 패션 블로거 사라 버나드가 선정한 아름다운 IT제품들은 이런 부류다.  ●선글라스에 달린 USB드라이브  유명한 패션 브랜드인 캘빈클라인은 다리 속에 USB드라이브를 넣은 선글라스를 이번달 출시할 예정이다.선글라스 오른쪽 다리 속에 4GB 짜리 USB드라이브를 숨겨놓아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다.선글라스 속에 각종 데이터와 사진·음악 파일이 담겨 있는 셈이다.  ☞동영상 보러가기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디지털 클러치백’  HP는 홍콩 출신의 유명 디자이너 비비안 탐(Vivienne Tam)이 디자인한 디지털 클러치백 ‘HP 미니 1000 비비안 탐 에디션(HP MINI 1000 VIVIENNE TAM EDITION)’을 내놓았다.거리를 걸을 때는 마치 클러치백처럼 들고 다닐 수 있지만 컴퓨터 작업이 필요할 경우 바로 노트북으로 돌변한다.지난 해 12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이 제품은 1.6㎓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1GB 램과 60GB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무게는 1.1㎏으로 웬만한 여성 핸드백보다 가볍고,꽃과 나비 문양 등 우아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비비안 탐은 이 작품과 함께 새로 디자인한 노트북을 2010년 스프링 컬렉션에 선보일 계획이다.    ●블루투스로 변신하는 반지  블루투스 헤드셋은 선이 없다는 자유로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지만 너무 크고 눈에 띄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평을 듣곤 한다.하지만 히브라 어드벤스 테크놀로지(Hybra Advance Technology)와 앱솔루틀리뉴(AbsolutelyNew)가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인 블루투스 반지 ‘O.R.B’ (Orbital Ring Bluetooth)를 본다면 블루투스 헤드셋에 대한 편견이 바뀔 것이다.반지와 귀걸이가 한 세트인 이 제품은 평소에는 액세서리처럼 착용하다 필요할 때는 귀걸이 중간을 돌리는 것만으로 통화가 가능한 헤드셋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반지 겉면의 작은 화면에는 수신자 정보와 일정 알림 등이 표시된다.  ●앞·뒤로 LCD’셀카’ 찍기 편해졌네  삼성전자가 지난 9월 출시한 디지털 카메라 ‘TL225’는 카메라 앞면에 1.5인치 LCD를 채용한 듀얼 LCD 카메라로 앞·뒷면 모두 촬영이 가능한 제품이다.카메라 앞면을 가볍게 두드리면 켜지는 이 화면은 앞면을 향한 뷰파인더로 셀프타이머의 역할도 해낸다.이 제품은 뒷면에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 27㎜ 와이드 앵글 렌즈,듀얼 이미지 손떨림 보정 기능,1200만 화소,720p HD 비디오 녹화 기능을 갖추고 있다.버나드는 카메라 색을 언급하며 “올 가을 가장 뜨거운 색깔”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시계 속 휴대전화…와치폰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인 시계에 휴대전화를 적용시킨 제품도 나오고 있다.’와치폰’이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말 그대로 손목시계처럼 생긴 ‘차는 휴대전화’다.버나드가 고른 제품은 캠플러&스트라우스(The Kempler & Strauss)가 이번달 출시한 ‘W PhoneWatch’.이 제품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작은 터치스크린 휴대전화로 블루투스와 디지털 카메라 기능도 가지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LG전자가 ‘3세대 터치 와치폰’을 세계 시장에 내놓았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외모보다 내면? 솔직해지죠 우리!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는지. 예쁜 여대생이 A+학점을 받으면 남자들은 “얼굴도 예쁜데 공부도 잘해.”라고 칭찬한단다. 그런데 못생긴 여대생이 A+를 받으면 남자들은 “독한 년!”이라고 몸서리를 친다는 것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생겨나기를 못생기게 태어난 여자들 입장에서는 부모 탓을 할 수도 없고, 그저 씁쓸할 뿐이다. 그러나 씩 웃는 남자들이여, 이런 멋진 외모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여자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는지. ●태어나면서부터 멋진외모는 혜택 노스캐롤라이나대 경영학과 다이엘 M 케이블 교수와 플로리다대 경영학과 티머시 A 저지 교수의 2000년 연구에서, 미국 성인남자의 평균 키는 173㎝인데 이보다 2.5㎝ 더 클 경우 연봉을 약 879달러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사례니까 안심할 수 있다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면 안다. ‘외모, 상상 이상의 힘’이란 부제를 가진 ‘룩스’(고든 팻쩌 지음, 한창호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이 좋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뿌리 깊고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인 고든 팻쩌는 외모연구소의 설립자이고, 시카고 루스벨트대 종신 재직 교수. 30년 동안 외모지상주의(lookism)를 연구했다. 인류가 5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기 시작한 이래로 아름답다는 것은 사실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였다. 한 예로 동양에서는 숱이 많고 윤기가 흐르는 삼단 같은 머리를 선호하는데, 스트레스로 30대부터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지고 소갈머리와 주변머리가 속속 빠지는 것을 경험해 본 현대인들이라면 그런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가 건강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다. 이 건강은 자신의 유전자를 파트너가 후대에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의 외형적인 표현이자 신호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남자의 경우 큰 키, 멋진 근육, 강인한 다리 등이 선호되고, 여성의 경우 백옥 같은 피부(소화기가 건강하다는 증거)나 흑단 같은 머리, 자그마한 몸집(출산 성공률이 높다고 함) 등이 선호된 것이다. ●법관·인사권자들도 편견 못 벗어나 매력적인 외모로 인한 혜택은 신생아실에서 시작된다. 매력적인 신생아는 특별대우를 받고, ‘다섯 손가락 중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느냐.’고 장담하는 부모들의 손을 거쳐, 학생을 교육시켜야 하는 선생들에게 넘어간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각 기업이나 국가의 인사담당자들도 매력적인 외모를 선호한다. 정의로워야 할 법관과 배심원들은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에게 늘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장 확실할 것 같은 군대에서도 승진에 더 유리하다. 외모에 대한 편견은 성경에서도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신데렐라 등 고전이 된 동화책을 통해서도 내면화되고, TV와 잡지 등 대중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후대로, 후대로 전승돼 간다. 이를테면 성경 창세기에서 이삭의 이란성 쌍둥이 아들 야곱과 에서가 나오는데 어머니는 야곱을, 아버지는 에서를 각각 사랑한다. 후계자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어머니는 자신이 사랑하는 야곱이 선정될 수 있도록 술수를 쓴다. 병원 신생아실의 간호사들은 몸집이 작은 여자 신생아와 덩치가 큰 남자 신생아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그 결과 이들은 간호사들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몸무게 증가가 더 빠르고, 더 빨리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게 된다. ●성경·동화에서도 외모가 성격 대변해 2003년 웨스턴일리노이대 크라우어홀츠와 베이커-스페리가 그림형제의 동화 168편을 분석한 결과 94%에서 이야기당 평균 14번 외모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고, 외모가 떨어지는 인물은 아주 형편없이 지낸다. 또한 동화 5편 중 1편에서는 못생긴 외모와 사악한 행동이 연관성을 지니고, 끔찍한 처벌도 받는다. 텍사스대 대니얼 해머메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름다운 여성 교수는 남자학생들에게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얻게 된다. 루키즘에 경도된 사회는 비극을 유발한다.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 주 리틀턴 소재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학생과 선생 1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당한다. 이후 알래스카와 조지아에서 18개월 동안 12건의 유사 사건이 발생하는데 범인은 11살짜리도 있었다. 이들 총기난사 학생들의 공통점은 매력적이지 않은 육체로 괴롭힘을 당해오던 애들이었다. 이 책의 매력은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소중하다.’고 끝내 말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그래서 못생긴 나보고 어쩌라고.’하는 짜증이 몰려온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감수차 이 책을 읽고 괴로웠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고 자신하는 사람들, 또는 학생을 가르치거나 인사권을 행사하고 평가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판단이 그 인물의 능력보다 외모에 머문 것은 아닌지 세밀히 검토할 자료로 참고하길 바란다. 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광화문에 한글 납시오/김경운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광화문에 한글 납시오/김경운 사회2부 차장

    제563돌 한글날에 세종대왕이 광화문광장에 납신다. 자신의 위대한 저작인 훈민정음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은 불민한 백성을 품에 안으려는 듯한 세종의 동상이 9일 공개되는 것이다. 동상 아래 지하공간에는 한글과 세종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서울시 전시관 ‘세종이야기(3200㎡)’가 이날 함께 문을 연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길에, 세계인들이 감탄하고 부러워하는 한글과 우리 역사 최고의 성군(聖君)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세종이 우뚝 서는 것이다. 이날은 한글을 한없이 자랑하고 싶다.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에드윈 O 라이샤워(1910~1990년)는 생전에 “한글날은 세계인 모두가 축하해야 하는 날”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글은 단순히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들만의 문자가 아니라 인류가 만든 또 하나의 세계과학유산이라는 의미다. “한글은 현대적인 디자인에 잘 어울리고, 그래픽적이다.”라고 한 프랑스의 패션디자이너 이렌 반 리브의 말도 생각난다. 2006년 9월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고의 패션액세서리 박람회 ‘프리미에르 클라스’에서는 한글을 소재로 한 작품전이 큰 호응을 받았다. 4년마다 열리는 프리미에르 클라스의 그해 박람회에는 리브 등 유명 디자이너 43명이 참가해 한글 문양의 옷, 가방, 구두 등을 출품했다. 한글은 디지털시대에 꼭 맞는 우수한 문자일 뿐만 아니라 이렇듯 디자인 측면에서도 세련된 기호이다. 서울시가 아름다운 디자인의 서울서체 ‘남산체’와 ‘한강체’를 만든 것은 잘한 일이다. 수십년 전 일본이 만든 한글 명조체와 고딕체를 대체할 수 있는 우리 서체다. 아울러 한글은 배우기에도 쉽다. 집현전 학자 정인지는 훈민정음의 서문을 쓰면서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이 끝나기 전에 깨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자치구 문화교실에서 한글을 배우는 결혼이민 여성들도 4~5시간이면 한글 받아쓰기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한다. 중국 어린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서구의 알파벳을 먼저 배운다. 중국어 발음을 ‘ABC’ 철자로 적는 법을 익힌 뒤에 비로소 자신의 글인 한자를 배운다. 한자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1950년대에 중국 정부가 내놓은 문맹퇴치 고육책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 어린이들이 자라서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에는 예를 들어 ‘feng’ 등 알파벳을 먼저 차례로 누른 뒤 한자로 전환을 한다. 그것도 하나의 발음에 ‘封’ ‘風’ ‘峰’ 등 여러 개의 한자가 있기 일쑤라 적합한 한자 ‘風’을 또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서양의 알파벳은 옛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상형문자는 중국의 한자만큼 복잡한 표의문자다. 둘 다 ‘지배계급의 배타적 문자’이기도 하다. 이집트 상형문자를 셈족인 가나안 노예들과 페니키아 상인들이 스스로 축약하고 변형시켜 사용한 것이 알파벳의 기원이다. 백성들이 필요성 때문에 스스로 표음문자를 만든 것이다. 우리는 어떤가. 수재형 음운학자인 왕이 백성을 위해 만든 과학적 문자를 갖고 있다. 세종은 평소 쇠고기와 앵두를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쇠고기는 알다시피 기혈을 보강해주는 보양식이며, 앵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자녀를 세종과 같은 인물로 키우고 싶다면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다만 훌륭한 글자를, 듣기 좋은 우리말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외래어를 남용하는 데 쓴다면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이 서울’ ‘다이내믹 부산’ ‘플라이 인천’ ‘잇츠 대전’ ‘유어 파트너 광주’ ‘울산 포유’ 등이 그 예다. 세종대왕의 뜻을 거스르지 말자. 김경운 사회2부 차장 kkwoon@seoul.co.kr
  • 더 끔찍해진 남자의 복수… ‘천사의 유혹’

    더 끔찍해진 남자의 복수… ‘천사의 유혹’

    “이것이 운명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천사의 유혹.”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하지만 빠져나갈 수 없는 치밀한 계획으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유혹의 손을 내미는 끔찍한 복수는 바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2009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SBS ‘아내의 유혹’이 또 다른 복수극을 낳았다. ‘아내의 유혹’에 이어 김순옥 작가가 또 다시 집필을 맡은 ‘천사의 유혹’은 방영전부터 ‘아내의 유혹 시즌2’라고 불리며 이슈가 됐다.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SBS 새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극본 김순옥ㆍ연출 손정현)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손정현 PD와 드라마의 주요인물을 맡은 배수빈 한상진 이소연 등이 참석했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손정현 PD는 “우리 드라마는 복수는 인간의 몫이 아닌데, 복수를 하려는 남자와 여자가 충돌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며 “‘아내의 유혹’ 시즌2라고 생각해도 좋고, 또 다른 복수 드라마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드라마를 기대케 했다. ‘천사의 유혹’은 억울하게 죽은 부모의 원한을 갚아주고자 원수의 집안에 결혼하는 여자 주아란(이소연 분)으로부터 시작한다. 결혼생활 중 그런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 남편 신현우(한상진 분)는 충격에 빠진다. 신현우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얼굴을 잃게 되고, 성형수술을 통해 안재성(배수빈 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안재성은 아내 주아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본격적인 복수를 펼친다. 이날 공개된 ‘천사의 유혹’ 하이라이트 영상분에는 배수빈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내레이션 한 “이것이 운명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천사의 유혹”이라는 문구가 공개됐다. 이는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앞으로 전개될 방향을 소개하는 것으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막장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흥행했던 ‘아내의 유혹’과 관련해 ‘천사의 유혹’의 배우들은 “‘막장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다. 하지만 그 작품을 연기하는 배우들이나 보는 시청자들이 모두 막장의 인생을 사는 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우리 드라마는 분명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가 다 설명된다. ‘막장’이 아니라 ‘막하는’ 드라마다.”고 재치 있게 드라마를 소개했다. 배수빈 이소연 한상진 김태현 등이 열연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이전 방송시간대에서 1시간 앞당겨 오는 12일부터 오후 8시 50분 방영된다.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 SBS@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옷 2000장으로 만든 페라리 경주용 자동차

    1000장이 넘는 티셔츠와 100여 벌의 청바지로 만든 이색 경주용 자동차가 공개돼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았다. 8명으로 구성된 영국의 한 디자이너 팀은 유명 의류 브랜드의 옷 2000 여 장을 이용해 경주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해 ‘보이는’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경주용 자동차가 바람의 저항을 낮추고 차체를 가볍게 하기 위한 특수 소재를 주로 이용하는 반면, 이 자동차는 온갖 옷감들로만 차체를 꾸며 매우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 경주용 자동차에 들어간 티셔츠는 총 1682장. 이밖에도 청바지 88벌, 신발 64켤레, 벨트 31개까지 총 1999개의 옷과 액세서리가 차의 바닥과 지붕을 덮었다. 또 사이드 미러는 선글라스를 이용해 만들었고, 바퀴는 빈 물병을 촘촘히 쌓아 제작했다. 포뮬러원을 즐겨 보는 팬이라고 밝힌 이 디자이너들은 “자동차 중에서는 페라리를 특히 좋아한다. 페라리의 느낌을 살리려고 일부러 주황색의 티셔츠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자동차를 만드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 상에서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또 영국 전역에서 ‘옷으로 만든 경주용 자동차’를 보러 몰려든 사람들로 이를 전시한 가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디자인을 맡은 피터 헤일은 “포뮬러원에 출전시키고 싶을 만큼 맘에 드는 차를 만들어냈다.”면서 “이를 고가에 구입하고 싶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눈길을 모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페라리의 많은 스포츠카 및 경주용 자동차를 본딴 ‘옷감 자동차’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거세刑/육철수 논설위원

    역사상 거세형벌을 받은 가장 유명한 사람은 중국 한무제 때 사관 사마천일 것이다. 그는 선비족과의 전투에서 투항한 장군 이릉을 비호하다 무제의 심사를 뒤튼 죄(?)로 궁형(성기를 통째로 도려내는 형벌)을 당한다. 역사소설가 가오광(高光)은 사마천이 뜨끈뜨끈한 누에방에서 노인 형리 두 명에게 궁형을 받는 장면과, 공포에 몸서리치는 사마천의 심리를 실감나게 묘사했다. 그래도 거세의 치욕을 딛고 불후의 역사서 ‘태사공서(사기)’를 남겼다. 그걸 보면 남성을 잃은 저주스러운 형벌이 그를 더욱 강인한 역사 인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거세는 구약성서에 등장할 정도로 동서양에서 오래된 형벌의 하나다. 고대 그리스, 이집트, 로마, 인도 등에서는 전쟁에서 지면 성기를 자르는 관행이 있었단다. 성욕을 막으려는 종교의식이나, 환관이 되기 위한 거세도 있었다. 18세기 유럽에선 성악가(카스트라토)가 되려는 소년들에게 거세를 시행했는데, 이 역시 형벌과는 무관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거세든 남자들에겐 끔찍한 일임에 틀림없다. 문명의 시대인 요즘, 국내에서 거세 논란이 한창이다. 조모(57)씨가 초등학교 어린이를 성폭행한 데 대한 최근의 재판 결과 때문이다. 이 일로 어린이는 심신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이고, 그 가족은 행복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그런데 대법원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은 조씨에게 고작 징역 12년형을 선고한 게 온 국민을 분노케 했다. 양심에 털이 난 조씨 같은 흉악범에게 ‘화학적 거세(chemical castration;약물 주입으로 성욕을 억제시키는 처방)’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 형벌을 이미 시행 중인 덴마크는 꽤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피해 어린이와 가족 처지에선 흉악범을 능지처참해도 시원찮을 판이다. 그러나 이용훈 대법원장 말대로, 형량을 여론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도 아동 성폭행범의 경우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가 적잖다고 한다. 형량도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 국민의 법감정이 폭발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기야 짐승 같은 범인에게 아무리 형량을 높이고 거세형을 도입한들 이미 산산조각난 피해자의 인생은 어디서 다시 찾겠는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악마… 심신미약 말도 안돼”

    “그는 악마예요.” 법정에 선 여대생은 7년 전 악몽이 바로 어제 일인 양 몸서리치며 절규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연방법원에 증인으로 나온 엘리자베스 스마트(21)는 지난 2002년 14살 때 집에서 납치돼 9개월 동안 무자비하게 성폭행당하다 극적으로 구출된 여성이다. 이 사건은 어린 소녀가 피해자라는 점, 그리고 범인 브라이언 미첼이 주(州)법원에서 모르몬교 광신자란 이유로 ‘심신미약’ 판정을 받아 수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선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미국판 ‘나영이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특히 이날은 스마트가 사건의 진상에 관해 처음 공개적으로 입을 열어 관심이 집중됐다고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가 보도했다. 미첼은 주법원에서는 심신미약자라는 이유로 법정에도 서지 않았지만, 연방검찰은 그가 충분히 재판을 받을 만한 정신상태라며 법정 출석을 밀어붙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첼은 이날 손목과 발목에 수갑을 차고 법정에 들어서면서 모르몬교 찬송가를 부르는 등 ‘광신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스마트는 미첼을 ‘성욕에 굶주린 짐승’으로 묘사했다. 미첼은 ‘뻔뻔하게도’ 납치 당시 스마트가 침실 창문을 자발적으로 열어줬다고 주장했지만, 스마트는 단호하게 “아니다.(No)”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납치된 날 그는 나를 칼로 위협하며 결혼식을 강요했으며, 이후 매일 3~4차례씩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나를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미첼의 변호인이 그녀를 제지하려 했으나, 판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녀는 미첼이 어떤 사람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는 사기꾼에다 사악하고 비열하고 치사하고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인간”이라며 치를 떨었다. 미 연방의회는 2003년 스마트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전과자가 어린이를 납치하거나 학대할 경우 법원은 의무적으로 종신형을 선고하고 공소시효를 없애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전 남편에 보복하려 금붕어 먹은 엽기녀

    전 남편에 보복하려 금붕어 먹은 엽기녀

    홧김에 금붕어를 ‘꿀꺽’? 미국 텍사스에 사는 한 여성이 전남편과 말다툼 끝에 그가 아끼던 금붕어를 튀겨 먹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고 해외 언론이 전했다.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전남편과 관계가 원만했을 당시 함께 금붕어 7마리를 사다 키웠다. 그러나 잦은 다툼 뒤 두 사람은 결국 이혼했고, 남편은 자신이 선물했던 고가의 액세서리를 모두 들고 집을 나가 버렸다. 여기에 화가 난 여성은 남편의 집으로 찾아가 함께 키운 금붕어의 어항을 자신의 집으로 들고 왔다. 남편이 금붕어를 찾으러 집에 갔을 땐 3마리는 없었고, 4마리는 기름에 튀겨진 채 식탁위에 올라와 있었다. 기름옷을 입은 4마리 중 한 마리는 이미 몸통 반이 없어진 후였다. 남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반스 미첼은 “이 여성이 이미 3마리는 튀겨 먹었으며, 남은 4마리를 마저 먹으려 기름에 튀겼다고 자백했다.”면서 “현장에서 몸통의 반 만 남은 금붕어 튀김 하나와 온전한 모양의 금붕어 튀김 3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이 소송한다면 민사에 해당하지만, 현재로 봐서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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