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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랑TV ‘앱세서리’ 집중 분석

    아리랑TV는 13일 오전 7시 방영되는 ‘코리아 투데이’에서 스마트폰을 더 똑똑하게 만들어 주는 ‘앱세서리’를 다룬다. ‘앱세서리’는 ‘앱’과 ‘디바이스’(액세서리)가 합쳐진 신조어. ‘앱세서리’를 스마트폰에 장착한 뒤 다운로드받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좀 더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앱세서리’를 이용한 작은 스마트빔은 거대한 빔프로젝트가 없는 장소에서 최대 70인치의 화면을 통해 손쉽게 스마트폰 안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회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옹기종기 지구촌 사람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터 ‘수직 앵글’ 감동

    옹기종기 지구촌 사람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터 ‘수직 앵글’ 감동

    멀리서 보면 커다란 방사형 모양으로 만들어진 액세서리 같다. 들여다보면 오밀조밀 건물이 들어서 있고, 더 가까이 보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작은 건물부터 큰 건물이 늘어선, 나름의 규칙이 있다. ‘모샤브’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나할랄의 농촌공동체의 모습이다.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에도 모샤브에는 사람들이 다정하게 옹기종기 살고 있다. 길바닥에 낙서하면 어른들에게 혼이 나겠지만 이런 낙서라면 예술 감각이 있다고 칭찬을 받지 않을까. 인도 라자스탄 지역에서는 마당에 독특한 그림들을 그리는 집이 많다. 예로부터 행복한 일이 생기면 집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소박하게 옛것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얀이 들려주는 하늘에서 본 지구 이야기’ 2권과 3권이 나란히 나왔다. ‘신의 시선’, ‘지구를 구한 10인’이라는 찬사를 받는 얀 아르튀스-베르트랑이 찍은 항공사진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엮은 책이다. 지구 곳곳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지구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운다. 그림 같은 사진 옆에는 김외곤 상명대 교수가 세계 여러 나라의 역사와 사회, 문화, 지리를 소개하는 짤막한 설명을 곁들였다. 1권 이후 3년 만에 후속 책을 낸 출판사 새물결은 앞으로 2개월 간격으로 ‘하늘에서 본 지구 이야기’의 세계유산 편(2권)과 세계탐험 편(1권), ‘하늘에서 본 한국 이야기’ 2권을 차례로 낼 계획이다. 각 1만 8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경기보트쇼에 ‘펭귄’이 왜?

    경기보트쇼에 ‘펭귄’이 왜?

    레저용 반잠수정 펭귄(PENGUIN)이 국내 최초로 경기국제보트쇼에 선을 보인다. 펭귄은 1979년 설립된 현대라이프보트 계열사인 라온하제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레저용 반잠수정이다. 2009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7월 완성했으며 최근 안전성, 내구성 등에 대한 테스트를 마쳤다. 펭귄은 단체 관광용 대형 반잠수정과 달리 가족끼리 탈 수 있는 소형 반잠수정으로 일반 보트처럼 선체에서 경치 감상도 하고 수면 아래에서는 바닷속을 구경할 수도 있다.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모터를 장착한 펭귄은 미국 마이애미 보트쇼, 중동 보트쇼, 중국 상하이보트쇼 등 최근 열린 해외 보트쇼에 선을 보였다. 펭귄은 소비자의 안전과 건강, 위생, 환경보호와 관련한 유럽의 규격 조건을 충족하는 유럽인증(CE)을 받았다.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경기국제보트쇼는 올해부터 전시 장소를 화성 전곡항에서 고양 킨텍스로 옮기면서 지난해 1만 1600㎡이던 전시 면적을 2만 8500㎡로 넓혔다. 전시 물품도 세일보트, 파워보트, 고무보트, 카누, 카약뿐 아니라 엔진 관련 부품, 요트·보트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화했다. 킨텍스에서는 해양 레저 상품뿐 아니라 각종 아웃도어 레저 상품도 전시한다.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카누·카약 체험존, 수상 자전거·페달보트 체험존 등의 다양한 체험 행사를 마련하고 수중 스쿠터 시연도 준비했다. 도는 지난해 190개사 620개 부스였던 전시회 홍보관 규모를 올해 300개사 1000개 부스로 확대했다. 경기국제보트쇼 홈페이지(www.kibs.com)에서 25일까지 사전 등록하면 무료 입장할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7살 수리 크루즈, 자기 이름 딴 패션 브랜드 론칭

    7살 수리 크루즈, 자기 이름 딴 패션 브랜드 론칭

    할리우드의 ‘슈퍼 베이비’ 수리 크루즈가 ‘사장’ 명함을 들고 다닐 날이 멀지 않았다. 영국매체 더 선은 10일(현지시간) “톰 크루즈의 7살 딸 수리가 올 가을 경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보도했다. 총 230만 달러(약 25억원)가 투자될 것으로 알려진 일명 ‘수리 브랜드’는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옷과 신발, 액세서리를 자체 디자인 해 판매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수리 브랜드’는 올 가을 미국 뉴욕에 위치한 한 백화점에 입점할 예정이며 반응이 좋을시 내년 북미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수리 엄마인 배우 케이트 홈즈의 측근은 “수리는 7살의 어린 나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다.” 면서 “현재 뉴욕 생활을 즐기며 학교도 잘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는 결혼 5년 만인 지난해 이혼했으며 현재 수리는 뉴욕에서 엄마와 살고있다. 특히 지난 달에는 LA에 거주 중인 톰 크루즈가 딸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우리 돈 80억원 짜리 전용기를 수리에게 생일선물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뉴스팀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도감이 두 사람과 마주친 장소가 얼추 몇 마장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으니. 그들이 적당인 게 틀림없다면 소굴 역시 십이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아직은 소굴을 찾아낼 때까지 시치미를 잡아떼고 은밀히 지켜보아야 하겠습니다만, 약차하면 우리 상대가 적환을 입기 전에 먼저 소굴을 색출하여 쑥밭을 만들어놓아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자면 그 운수납자 행세하는 놈의 뒤를 쫓거나 말래 도방에 업어다놓은 위인을 간병 핑계하고 붙잡아두는 게 상책이겠군.” “탁발을 가장한 놈을 놓쳐버려서 제가 먼저 몰골을 드러내기 전에는 뒤밟기가 손쉽지 않을 것이고, 도방에 데려다놓은 병자는 다리가 부러져 굴신을 못 하니, 나가라고 내쫓아도 못 나가겠지요.” “궐자를 잡아두되 쉬쉬하지 말고 삼이웃이 떠들썩하도록 소문내는 것이 탁발승을 유인하는 데 효험이 있을 테지. 이참에 십이령에는 산적들이 언감생심 얼씬도 못 하도록 잡도리해야겠네. 소굴이고 화적이고 두 번 다시 화근이 되지 않도록 아주 작신 분질러 도륙을 내야 하네. 그것이 우리 원상들의 명분이 아닌가. 요사이 장시를 보게. 이런 야단이 없네. 협잡꾼들이 칠년대한에 비 만난 듯이 몰려와 무고한 사람들에게 봉변 안기는 것을 예사로 저지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어느 놈이 원상인지, 어느 놈이 협잡꾼이고 무뢰배인지 도무지 분간을 할 수 없게 되었네. 구실살이 하는 서리, 마름이며, 사기꾼들이며 와주와 화적들까지도 모두 원상을 가장하고 분탕질이어서 장시의 기강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네. 백주창탈도 이쯤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되었네. 죽은 고양이가 산 고양이보고 아웅 하더라고 신표를 가졌다는 원상들은 걸핏하면 무뢰배들에게 걸려들어 상투가 잡히고 회술레를 당해 인사불성이 되도록 창피를 당하지 않던가. 장시의 풍속이 이토록 더렵혀지면 조만간 푸줏간 칼자며 노복들까지 나서서 우리 원상들을 해코지하려들 것일세. 그러한즉슨, 차제에 원상의 면목을 세우지 못하면 봉변은 그렇다 치고 보부상들이 살아갈 명분조차 찾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네. 이토록 피폐하게 되면 장세(場稅)는 누가 걷고 임방 경영은 누가 하겠나.” “지방 관아의 수령들이 감당하기는 어렵겠지요?” 도감 정한조가 불쑥 퉁기는 말에 반수가 오히려 볼멘소리를 하였다. “토색질에만 눈이 뒤집힌 아전과 늙어서 눈자위에 진물이 나는, 벙거지 쓴 형장들 몇 가지고는 물가에서 살아가는 너구리 한 마리인들 온전히 잡겠나. 감히 적당들을 소탕하겠다고?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일세. 그놈들 고개치 이름 하나도 변변히 아는 게 없네. 원진을 친답시고 숫막집 봉노 질화로 도차지하고 둘러앉아 하품이나 하다가 박차고 일어난다는 것이, 똥 싼 놈은 놓치고 방귀 뀐 놈만 잡아서 곤장을 내려 피칠갑을 시킬 테지. 그 떨거지들에게 설령 그럴 결기가 있다 할지라도 기골이 든든한 우리들 손으로 적굴 놈들을 소탕해야 체면이 설 게 아닌가. 아전이나 군교 들을 믿지 말게. 예전 사람들은 구실아치들도 소박해서 성품들이 진국이었네. 요사이는 벼슬아치든 작청의 구실살이든 군교들이건 모두 기지(機智)를 숭상하게 되었네. 기지는 필시 기교(機巧)를 낳기 마련이고, 기교는 간사(奸詐)를 낳기 마련일세. 간사가 횡행하면 속임수를 낳게 되지. 속임수가 횡행하면 세도가 날로 어지러워지기 마련일세.”
  • 단칸방서 암과 싸워도… 기부는 내 운명

    단칸방서 암과 싸워도… 기부는 내 운명

    “기부는 거창한 게 아니라 그저 내 기분 좋자고 하는 거예요. 후원자를 5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윤순희(48·여)씨는 당연한 일을 한다는 듯이 말하며 방긋 웃었다. 윤씨 가족은 5년 전부터 국내외 아동 후원기구를 통해 제3세계 아이들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이것저것 합해 매월 20만원 정도가 꼬박꼬박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부자에겐 부담없는 돈일 수 있지만 사실 윤씨에겐 그렇지 않다. 경기 안성에서 음식재료 유통업을 하는 윤씨는 대기업까지 식자재 유통업에 손을 뻗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사업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건축업을 하던 남편도 3년 전 위암 선고를 받고 어렵게 투병하고 있다. 졸지에 가장이 된 윤씨도 고질적인 허리디스크에 이어 얼마 전 위암 초기 소견서를 받아들었다. 위암으로 세상을 뜬 시부모에 이어 부부도 위암을 앓고 있지만 윤씨는 “잘 관리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가족은 요즘 안성의 한 임대사무실에 마련된 조립식 단칸방에 산다. 간이로 샤워실만 만들었을 뿐 외부 공중화장실을 써야할 만큼 열악한 환경이다. 변변한 방 한칸 없이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윤씨는 기부가 곧 희망이라고 말한다. “한 번 기부를 하고 나니까 멈출 수가 없어요. 한 끼 외식비면 아이 한 명을 살리는 기쁨을 누릴 수 있잖아요. 우리보다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거죠.” 윤씨 가족은 2009년 한 방송을 통해 국제 아동구호단체 ‘플랜코리아’를 알게 되면서 기부 릴레이를 시작했다. 이후 국내 단체인 어린이재단에 쌈짓돈을 내놨고 불우이웃돕기 모금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사업이 반짝하고 번창했을 때 윤씨는 거래처가 한 곳 늘어날 때마다 후원 아동을 한 명씩 늘리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식구’가 된 아이들만 6명. ‘자식’이라고 부르는 후원아동 한 명당 3만원씩 아프리카 빈국으로 송금된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지구 주위 ‘우주 쓰레기’ 치우는 ‘자살 위성’ 개발

    지구 주위 ‘우주 쓰레기’ 치우는 ‘자살 위성’ 개발

    지구 주위에 떠다니는 수많은 ‘우주 쓰레기’를 청소해 줄 위성이 개발됐다. 최근 영국 서리 대학교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후원을 받아 개발한 위성 ‘큐브세일’(CubeSail)을 공개했다. ’큐브세일’의 우주 쓰레기 처리 방식은 간단하다. 목표한 우주 쓰레기에 다가가 착 달라 붙은 후 배의 돛처럼 활짝 장비를 펼쳐 지구로 낙하해 자연스럽게 대기권에서 불태워 없애버리는 것. 한마디로 함께 자살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자살 위성’이 개발된 것은 지구 주위를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 양이 어마어마 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 주위에는 고장난 위성이나 추진체, 부품, 심지어 우주비행사가 놓친 스패너 등 약 5,500톤의 쓰레기가 흘러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쓰레기가 기존의 위성과 ‘교통사고’를 일으켜 고장의 원인이 된다는 점으로 최근에는 러시아 과학실험용 위성 ‘블리츠’가 피해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블리츠에 피해를 준 우주 쓰레기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방 것이라고 주장해 지구를 넘어 우주에서도 G2간의 신경전이 펼쳐진 바 있다. 이 위성을 개발한 바이오스 라파스 교수는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레이저 사용이나 로봇팔 수거 등이 있으나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면서 “‘큐브세일’은 제작 비용이 싸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주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문제”라면서 “올해 연말 이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키즈카페 여아 사망사고는 ‘예견된 참사’

    키즈카페 여아 사망사고는 ‘예견된 참사’

    지난 24일 전북 전주의 한 키즈카페에서 놀던 8살 여자 어린이가 숨진 사고는 ‘부처 간 칸막이’로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높다. 키즈카페는 2006년쯤 식당과 실내 놀이시설을 합쳐서 생겨난 신생 업종으로, 당국의 방치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키즈카페에서 아이들이 노는 미끄럼틀, 그네와 같은 놀이기구는 안전행정부, 미니 열차, 바이킹과 같이 동력으로 움직이는 유기기구는 문화체육관광부, 음식물은 보건복지부에서 관련 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키즈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된다. 첫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영·유아부터 초등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키즈카페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작게는 손, 발가락이 긁히거나 찢어지는 부상부터 얼굴이나 머리를 부딪쳐 수십 바늘을 꿰매는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정부는 지난해 9~10월 25곳의 키즈카페를 현장점검하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에 키즈카페 안전관리 강화 방안 연구용역을 맡기는 등 키즈카페가 ‘안전 사각지대’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안행부가 문체부, 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연 회의 결과는 여전히 “협의 중”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키즈카페는 현행법 체계에서 복잡하게 나눠 관리하고 있는 것이 맞지만 법 체계를 무시하고 통합적 관리 규정을 마련하다가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며 “놀이시설은 안행부, 유기기구는 문체부, 음식판매는 복지부가 관리하는 것이 전문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의 키즈카페 현장점검 결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유기기구였다. 키즈카페에 설치되는 유기기구의 인증 절차와 설치 검사의 체계가 없어 이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고가 일어난 전주의 키즈카페에서도 아이들이 멈춰 있는 미니 기차를 움직이며 놀다가 여자 어린이가 머리를 기차 천장 모서리에 부딪치면서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르렀다. 이 어린이가 탄 기차 모서리에는 고무나 실리콘으로 된 보호대가 없었다. 안행부 관계자는 “문체부의 유기기구를 관리하는 법이 40년 이상 내려온 법으로 알고 있다”며 “유기기구는 정부의 인허가가 들어가야 하는 데다 키즈카페는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하는데 경영난 등과 겹쳐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워 문체부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실내에서 뛰놀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한 키즈카페는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가장 큰 키즈카페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이 55곳이며, 전국에 1000여개의 키즈카페가 성업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부가 지난해 실시한 키즈카페 환경안전진단 결과 서울·경기 키즈카페 9곳 가운데 5곳의 도료 및 바닥재에서 납·카드뮴·수은 등의 중금속이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키즈카페에 대한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한 주영순(새누리당) 의원은 “키즈카페는 ‘부처 간 칸막이’로 나뉜 법에 따라 인허가가 구분되면서 어느 부처에도 정확한 현황 자료가 없다”며 “2009년 환경보건법이 시행되기 전에 개업한 키즈카페는 2018년까지 환경안전관리기준 적용이 유예됐다”고 지적했다. 키즈카페는 아파트 안에서 제대로 뛰놀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육아 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8살 여자 어린이를 잃은 유가족은 “애들 노는 데가 그렇게밖에 안 되고 어디 맡길 데도 없어 딸을 보냈는데, 다칠 장소가 아닌 곳에서 숨졌다”며 흐느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키즈카페 첫 사망사고… ‘부처 칸막이’로 예견된 참사였다

    지난 24일 전북 전주의 한 키즈카페에서 놀던 8살 여자 어린이가 숨진 사고는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높다. 키즈카페는 2006년쯤 식당과 실내 놀이시설을 합쳐서 생겨난 신생 업종으로, 당국의 방치로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키즈카페에서 아이들이 노는 미끄럼틀, 그네와 같은 놀이기구는 안전행정부, 미니 열차, 바이킹과 같이 동력으로 움직이는 유기기구는 문화체육관광부, 음식물은 보건복지부에서 관련 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키즈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된다. 첫 사망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영·유아부터 초등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키즈카페에서는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작게는 손, 발가락이 긁히거나 찢어지는 부상부터 얼굴이나 머리를 부딪쳐 수십 바늘을 꿰매는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정부는 지난해 9~10월 25곳의 키즈카페를 현장점검하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에 키즈카페 안전관리 강화 방안 연구용역을 맡기는 등 키즈카페가 ‘안전 사각지대’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안행부가 문체부, 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연 회의 결과는 여전히 “협의 중”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키즈카페는 현행법 체계에서 복잡하게 나눠 관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법 체계를 무시하고 통합적 관리 규정을 마련하다가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며 “놀이시설은 안행부, 유기기구는 문체부, 음식판매는 복지부가 관리하는 것이 전문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의 키즈카페 현장점검 결과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유기기구였다. 키즈카페에 설치되는 유기기구의 인증 절차와 설치 검사의 체계가 없어 이를 강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고가 일어난 전주의 키즈카페에서도 아이들이 멈춰 있는 미니 기차를 움직이며 놀다가 여자 어린이가 머리를 기차 천장 모서리에 부딪치면서 과다 출혈로 사망에 이르렀다. 이 어린이가 탄 기차 모서리에는 고무나 실리콘으로 된 보호대가 없었다. 안행부 관계자는 “문체부의 유기기구를 관리하는 법이 40년 이상 내려온 법으로 알고 있다”며 “유기기구는 정부의 인허가가 들어가야 하는 데다 키즈카페는 대부분 자영업자들이 하는데 경영난 등과 겹쳐 쉽게 결론 내리기 어려워 문체부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실내에서 뛰놀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한 키즈카페는 2006년부터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 가장 큰 키즈카페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이 55곳이며, 전국에 1000여개의 키즈카페가 성업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경부가 지난해 실시한 키즈카페 환경안전진단 결과 서울·경기 키즈카페 9곳 가운데 5곳의 도료 및 바닥재에서 납·카드뮴·수은 등의 중금속이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키즈카페에 대한 환경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한 주영순(새누리당) 의원은 “키즈카페는 ‘부처 간 칸막이’로 나뉜 법에 따라 인허가가 구분되면서 어느 부처에도 정확한 현황 자료가 없다”며 “2009년 환경보건법이 시행되기 전에 개업한 키즈카페는 2018년까지 환경안전관리기준 적용이 유예됐다”고 지적했다. 키즈카페는 아파트 안에서 제대로 뛰놀지 못하는 어린이들과 육아 스트레스에 힘들어하는 부모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8살 여자 어린이를 잃은 유가족은 “애들 노는 데가 그렇게밖에 안 되고 어디 맡길 데도 없어 딸을 보냈는데, 다칠 장소가 아닌 곳에서 숨졌다”며 흐느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주말 인사이드] 쫀디기·꿀맛나 “우리가 4대악이라고?”… ‘문방구 과자’ 눈물의 폐업

    “씁쓸하죠. 요즘 같아서는 차라리 잘 그만뒀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어요.” 26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주택가. 1970~80년대 학교 앞 ‘불량식품’으로 이름을 날렸던 A제과의 공장은 텅 비어 있었다. A제과는 ‘빨대과자’로 등하굣길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과자업체. 2010년 공장 가동을 멈춘 김모(58) 전 사장은 3년간 남겨둔 공장 기계를 지난주 고물상에 내다 팔았다. 김 전 사장은 “아버지가 회사를 세웠을 때부터 40년 넘게 해온 일인데 아쉬움때문에 쉽게 기계를 정리할 수 없었다”면서 “자식 같은 기계들을 용광로에 밀어 넣은 것 같아 며칠을 끙끙 앓았다”고 했다. 문방구를 제 집처럼 드나들었던 성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과자업체가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사장은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먼저 학교 앞 문방구와 구멍가게가 꾸준히 줄어들면서 판로가 막혔다. 게다가 대기업 제품이 확산되면서 ‘영세 업체에서 만든 과자들은 깨끗하지 않고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정기적으로 품질 검사를 받으며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을 충실히 지켰지만 한 번 덧씌워진 ‘불량’의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불량식품을 단속할 때만 되면 구청 직원 등이 만만한 우리 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면서 “대기업에서 만드나 영세 업체에서 만드나 과자의 성분은 같다. 전기밥솥에서 만들든 가마솥에서 만들든 같은 밥 아니냐”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한 가지 악재가 더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불량식품을 성폭력과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과 함께 이른바 ‘4대악’으로 규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등의 단속 강화에 애먼 영세 과자업체들도 불똥을 맞은 것이다. 김 전 사장은 “처벌받아 마땅한 비위생 업체도 있지만 양심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장사하는 곳도 많다”면서 “평생 직장이라 생각하고 일했는데 요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재 소규모 과자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관계자들도 열변을 토했다. ‘맛기차콘’과 ‘호박 꿀맛나’ 등을 만드는 한진식품의 김영기(42) 대표는 “‘영세 업체는 더러울 것’이라는 편견 탓에 중소기업 매출은 줄고 대기업 매출은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적법한 신고 절차와 위생 검사 등을 마쳤는 데도 ‘불량식품’이라는 표현 때문에 우리 직원들까지 ‘불량직원’이 되는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유통기한이 지난 원료를 쓰거나 원산지를 속여 파는 것도 아닌데 억울하다. 대기업보다 부족한 것은 포장과 마케팅뿐”이라면서 “영업 허가를 줄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불량식품이라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쫀디기’를 만드는 남일제과의 박성렬(42) 부장도 “몇 년 전부터 규제가 심해져 위생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제품과 공정에는 별 차이가 없지만 털어서 먼지 안 나온다는 사람 없다고 마음이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천에서 옥수수 과자를 만드는 한모(45) 사장은 “위해식품과 영세업체 제품은 구분해야 하는 데 불량식품으로만 매도되고 있다. 상인들끼리 모여 호소문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얼마 전에 경찰들이 공장에 찾아왔다가 소득 없이 돌아가면서 자기들도 대체 뭘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처럼 영세 과자업체가 때 아닌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은 범정부 차원의 불량식품 단속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검찰청, 지방자치단체 등은 상설 합동단속체계를 구축해 올 6월까지 집중적인 단속을 벌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찰 역시 100일동안 부정·불량식품 집중단속을 실시하겠다며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300여명을 식품 위해사범으로 적발했다. 문제는 ‘불량식품’의 애매한 정의와 실적 중심의 단속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량식품을 ‘사전적으로는 비위생적이고 품질이 낮은 식품을 의미하나, 통상 국민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모든 식품을 의미한다’고 모호하게 정의해 빈축을 샀다. 서울 시내의 한 일선 경찰은 “솔직히 어디까지 단속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면서 “문책까지 운운하며 압박하는데 실적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한 구청의 단속 담당자는 “실적 때문인지 불량식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달라는 경찰 등 관계 기관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영세 업체의 제품을 불량식품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긋는다. 오세욱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느낌상의 불량식품과 실제 불량식품은 다르다.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거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불량식품”이라면서 “똑같이 지자체 등의 관리·감독을 받는 제품인데 단순히 값이 싸고 문방구에서 판매한다는 이유로 불량식품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창순 중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천연색소와 합성착향료 등은 대기업이 만드는 과자에도 똑같이 들어가는 성분”이라면서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들만 주의를 기울이면 섭취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식약처가 품질 검사 기관으로 공식지정한 한 대학 산학협력단의 연구원 역시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자가품질검사를 통과한 제품들로 이른바 ‘불량식품’들도 절대 다수가 검사를 거친다”면서 “검사를 통과한 제품들은 식약처에서 ‘이 정도면 판매해도 된다’고 허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속 때문에만 추억의 과자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준비물 없는 학교’ 등의 시행으로 주요 판매처였던 문방구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타격이 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2만 4881개였던 소매문구점은 2011년 1만 5750개로 약 37%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45년째 문방구를 운영하고 있는 이원구(75)씨는 “안 그래도 장사가 안됐는데 식품 단속 때문에 더욱 힘들어져 가게를 급매로 내놨다. 젤리와 껌 등 5개를 팔던 과자류도 1개로 줄였다”면서 “슈퍼에서는 팔아도 되는 과자를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는 팔면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에서 과자를 만드는 조모(34) 과장은 “문방구가 줄어들면 판로가 막힐 수밖에 없다. 동네 슈퍼에라도 납품을 해볼까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의견은 갈린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김희연(41·여)씨는 “문방구 등에서 파는 과자들은 색깔도 자극적인 데다 성분 자체가 의심스러운 것들이 많다”면서 “대기업 제품은 문제가 생기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지만 영세 업체들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우리가 불량식품들을 먹었던 것도 먹을 게 그것밖에 없어서였던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최정은(32·여)씨는 “이런 과자들을 먹고도 잘만 컸는데 불량식품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면서 “4대악이라면서 과자업체만 단속하기 보다는 다른 중요한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반을 막론하고 사라져가는 추억에 애틋함을 느끼는 것은 같다. 직장인 홍민규(26)씨는 “볼 때마다 학창시절이 떠올랐는데 추억의 먹거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광(39)씨는 “어린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기성세대는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달고나’도 ‘쫀드기’도 아쉬워하는 것은 언제나 나이든 사람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키즈카페서 놀던 초등생, 놀이기구에 부딪쳐 숨져

    전북 전주의 한 키즈카페(실내놀이터)에서 놀던 8살 여자 어린이가 카페 내 전동기차 천장에 머리를 부딪쳐 숨졌다. 키즈카페가 신생 업종인 탓에 제대로 된 안전 기준을 정한 관리법조차 모호한 실정이다. 26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모양은 지난 24일 오후 6시 30분쯤 전주시 덕진구 한 키즈카페의 멈춰 있는 전동기차 안에서 놀다가 천장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김양은 이 사고로 눈썹과 관자놀이에 깊은 상처를 입어 많은 피를 흘렸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김양은 이날 오전에 학교 소풍을 갔다 온 뒤 반 친구, 학부모 등 10여명과 함께 키즈카페에서 놀고 있었다. 현장에는 김양의 어머니도 있었지만 기차가 벽으로 가려진 탓에 사고를 막지 못했다. 키즈카페는 신생 업종인 데다 현재 일반 음식점으로 분류돼 놀이시설 등에 대한 관리법과 소관부처가 모호한 ‘안전 사각지대’다. 유족들은 “김양이 사고를 당한 키즈카페에는 안전요원이 한 명 있었지만 안전시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키즈카페에서 안전 관리를 허술하게 해 딸이 죽었다. 딸아이가 타고 있던 기차 칸에는 다른 곳과 달리 날카로운 모서리를 덮고 있어야 할 보호 덮개가 없었다”면서 “안전시설과 안전요원이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즈카페 측은 “사고가 난 날은 기차를 운행하지 않는 날이다. 아이들이 기차에서 놀고 있기에 말렸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경찰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키즈카페 주인 안모(34·여)씨를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주미대한제국 공관 1891년 아닌 1889년 개설”

    “주미대한제국 공관 1891년 아닌 1889년 개설”

    외교관으로 두 번째 미국에 간(1888년 11월) 이완용 참무관은 1889년 4월(양력 5월 8일) 미국 워싱턴DC 로간서클의 공사관 건물 옥상에 태극기를 게양한 뒤 이하영 서리전권공사와 이채연 서기관, 고종의 어의였던 호레이스 앨런 참찬관과 건물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개국 사백구십팔년 사월초구월’ ‘대됴션쥬미국대사관’이란 글자가 선명하게 기록된 그 사진은 누렇게 빛바랜 채 연세대박물관에 ‘재미국화성돈조선공사관지도’(在美國華盛頓朝鮮公使館之圖)로 남아 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지난해 매입한 주미대한제국 공사관의 개설시점을 1891년 12월 1일이라고 밝혔던 터라, 그 사진은 ‘의문의 사진’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의문이 풀렸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이하 재단)은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소가 소장한 문헌을 발굴한 결과 이 공사관의 개설시점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년 10개월 앞선 1889년 2월 13일이었다고 25일 밝혔다. 1889년 2월 15일 당시 미 국무장관 T F 베이어드는 이하영 공사에게 보낸 공문서에서 “오늘 이후 이곳 수도(워싱턴DC)의 조선(Corea)공사관 공식주소를 ‘1500 13th street N,W’로 정하겠습니다. 지난 (2월)13일자 공문에 대해 (인정하고) 통지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재단은 또한 이하영, 이완용의 여권 출입국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의문의 사진이 ‘2차 공사관’으로 이사한 지 석 달 뒤에 촬영됐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2차 공사관은 제24대 미국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의 부인 프랜시스 클리블랜드를 초청해 성대한 연회를 열기도 해 현지 신문에 대서특필됐다. 재단은 또 1881년 1월 19일 최초로 개설된 조선의 1차 공사관 ‘피서옥’(皮瑞屋)의 위치도 밝혀냈다. 조선 정부가 임대해 입주한 피서옥은 앨런의 지인이었던 피셔가 소유했던 건물로 ‘앨런일기’와 ‘박정양 전집’ 권4에도 적혀 있다. 2차 공사관에서 남서쪽으로 두 블록가량 떨어진 지점에 위치로 ‘1513 O street, Washington D.C.’다. 지금은 헐리고 고급아파트가 들어섰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박정양은 조선 최초의 주미전권공사로 1887년 8월에 임명됐고, 미국에는 그 다음 해 1월 1일 상륙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위구르 분리세력·中공안 총격전 21명 사망

    중국 내 민족 갈등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 분리독립 세력과 공안(경찰) 당국 간 유혈충돌이 발생해 21명이 사망했다. 최근 몇 달간 신장자치구에서 발생한 충돌 가운데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2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0분쯤 신장자치구 서부 카스(喀什·카슈가르)지구 바추(巴楚)현 서리부야(色力布亞)진의 한 주택에서 일부 주민들과 공안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통신은 주민들을 ‘폭도’로 규정했으며, 이들에 의한 ‘심각한 폭력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충돌은 지역 관리인 3명이 불법 총기를 감춘 것으로 의심되는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들은 이 주택에서 칼 등 흉기류를 소지한 사람들을 발견했고, 상급 기관에 보고해 병력 지원을 요청한 사이에 살해됐다. 현장에 출동한 공안이 총격전을 벌인 끝에 ‘폭도’들을 제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총격전 과정에서 공안과 지방정부 간부 등 12명이 사망했다. 또 저항하던 위구르인 6명이 현장에서 사살됐고, 나머지 8명은 생포됐다. 통신은 “1차 조사 결과 이들은 폭력테러를 모의하기 위해 모인 테러 집단으로 드러났다”는 지역 공안 간부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해외에 본부를 둔 위구르 단체는 공안들이 불법적으로 가택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위구르 청년들에게 총격을 가해 충돌이 발생했으며 사망자 숫자도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추억이 서린 곳… 한 컷 한 컷 그 기록을 찍다

    추억이 서린 곳… 한 컷 한 컷 그 기록을 찍다

    예의라는 게 있다. 엄청나고 거창한 게 아니라, 최소한 나를 둘러싼 조건, 환경, 배려에 대한 감사함과 겸손함 정도면 된다. 기념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그 무엇이 대개 너무도 무례하고 배은망덕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예의를 어겨서다. ‘정미소와 작은 유산들’(김지연 사진집, 눈빛 펴냄)은 이 예의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사진작가. 우리나라에서 사진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그 전에는 돈 많거나, 특이한 취향을 가진 이들의 호사 취미 비슷하게 여겨졌다. 사진 하면 해외 유명 사진가의 다큐 필름만 알려졌을 때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정식 사진 교육을 받은 적 없이 쉰 넘어 사진기를 잡았다. 거기다 멋진 풍경 찾아 전국과 해외를 떠도는 대신, 작가는 전북 전주 부근 정미소를 찍었다. 한때 근대적 농업 생산의 상징이었던 정미소, 그래서 한국 농촌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곳,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이 녹아 있는 곳, 그러나 이제는 종합미곡처리장에 밀려 퇴락해버린 곳, 그래서 시인 안도현 말마따나 “숨 가쁘게 달려왔으나 결국 실패하고 만 늙은 혁명가”의 얼굴을 하고 있는 곳. 2002년 첫 전시 때 내놓은 작품이 전북 지역 100여곳 정미소 풍경이었다. 그 뒤 꾸준히 주변 풍경에 집중했다. ‘정미소’에 이어 미용실에 밀려 사라져가는 ‘동네 이발소와 이발사’, 그 다음에는 새마을운동과 함께 번영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근대화상회’와 가게 안에 있던 각종 잡화와 생필품 풍경들, 그 훌륭하다는 새마을운동 덕분에 쓸쓸하게 남겨진 노인들을 찍은 ‘낡은 방’ 등 시리즈가 이어졌다. 그 10여년간의 기록을 한데 담은 것이 이번 책이다. 좋은 소식 하나 있다. 저자는 2005년 전북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에 있던 계남정미소를 샀다. 정미소를 찍다 보니 정미소 하나 정도는 보존하고 싶어서였다. 이듬해 다 뜯어고쳐서 한번씩 가동하는 모습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전시장도 열었다. 공동체박물관으로 마을 사람들의 앨범을 모아 이런저런 전시도 열었다. 마을 공동의 기억이 복원되자 찬사는 이어졌지만, 혼자 감당하기엔 어려웠다. 결국 지난해 휴관했다. 이러다 폐관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저자는 책 말미에 “다행히 관할 지자체의 협력으로 사설 박물관 등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밝혀뒀다. 2만 9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주말 인사이드] 시진핑 反부패 전쟁에 ‘된서리’… 베이징 명품백화점 가보니

    “핸드백 시장의 ‘큰손’들이 발길을 뚝 끊었어요.” 18일 중국 베이징 다왕루(大望路)에 위치한 최대 명품 백화점 신광톈디(新光天地). 1층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입점한 구찌 매장은 같은 브랜드 점포 중 중국 내 최대 매출을 자랑한다는 명성이 무색할 만큼 한가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곳에 입점한 다른 명품 매장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한 명품 브랜드의 판매사원 리샤톈(李夏天·가명)은 “올 들어 핸드백 ‘큰손’들이 사라지면서 일류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말하는 ‘큰 손’이란 한쪽 벽에 진열된 핸드백 제품 수십 개를 통째로 ‘싹쓸이’하는 통 큰 손님들을 말한다. 십중팔구 ‘뇌물성 선물’ 용도로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꼼꼼히 살피지도 않고 선뜻 대량 구매에 나서는 만큼 업체 입장에선 그야말로 최고의 ‘봉’이었는데 자취를 감춘 것이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매장의 매니저는 최근 가장 뚜렷한 변화 중 하나로 나이 많은 남자들의 팔짱을 끼고 쇼핑 오는 얼나이(二?·첩)들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이 국산 브랜드 제품을 입고 사용한다고 전해지면서 유럽 명품 배척 분위기가 조장되고 있다”면서 “얼나이 고객이 줄어든 것은 관료들의 몸조심과 같은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명품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던 명품 브랜드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의 중국 명품시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중국 명품 시장 매출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 증가에 그쳤다. 2006년 이래 가장 낮은 성장이다. 중국 내 명품 매출의 25% 정도가 ‘뇌물성 선물’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돼 왔는데 권력교체가 한창이던 지난해부터 반부패 사정 행보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은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공직자들의 부패, 부유층의 도덕불감증 등을 기반으로 그동안 비정상적인 팽창을 구가해 왔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 연구원 소비경제연구부 자오핑(趙萍) 부주임은 “시 주석이 과소비 풍조를 엄격히 단속하고 정부의 불필요한 지출을 억제한 데다 네티즌들의 감시·고발이 더해지면서 공금으로 명품을 구매하던 관례나 명품을 걸치고 다니는 공직자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계 오빠’(표거·表哥)라는 비아냥을 받았던 산시(陝西)성 양다차이(楊達才) 안전생산감독관리국장이 롤렉스 등 자신의 급여로는 도저히 구입할 수 없는 명품 시계 여러 개를 바꿔 찬 모습이 네티즌들에 의해 포착돼 결국 구속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콩 핑궈(?果)일보는 최근 베이징 얼나이들이 지방으로 거처를 옮기고 있어 명품 시계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고 시계 딜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충칭(重慶)시 베이베이(北?)구 당서기가 지역 개발업자로부터 성 상납을 받아 10대 소녀들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이 유포돼 면직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16명의 공직자가 얼나이 문제로 옷을 벗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바짝 긴장한 공직자들이 얼나이들을 지방으로 보내 베이징 고가 명품 시계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지금까지 중국에서 우후죽순식으로 매장을 확장해 오던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구찌와 루이비통, 버버리 등은 올해부터 중국 내 2, 3선 도시에서 신규 점포를 개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명품뿐만 아니라 고급 식당들도 고전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명품을 멀리하는 것은 물론 고급 식당 출입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여 고급 식당에 드나드는 사진이라도 유포되면 부패 수사 1순위로 지목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대표적인 고급 식당인 샹어칭(湘?情)은 1분기에 7000만 위안(약 1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23만 위안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식당업계 매출 증가율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같은 기간 연 매출 200만 위안 이상 고급 식당의 매출은 3.3%나 줄었다. 중국 내 명품, 고가품 시장이 이처럼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취임 초기에도 반부패 사정작업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위축이 계속될 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구찌, 루이비통 등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감소세지만 아는 사람들만 아는 초고가 브랜드는 오히려 약진하고 있다. 대중에 잘 알려진 고급 식당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회원들만 비밀리에 이용하는 초호화 프라이빗클럽은 성업 중이다. 이와 관련, PPR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구찌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는 25% 증가했다. 베이징 등 1선 도시에 배치되는 명품들이 브랜드 로고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인앤컴퍼니의 브루노 렌느 파트너는 “전 세계 명품시장에서 중국내 매출 비중은 7% 수준이지만 해외에서 중국인들이 사들이는 명품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명품의 25%를 중국인들이 사들이고 있는 셈”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맹목적으로 ‘부의 과시’를 위해 명품을 구입하는 중국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다른 경쟁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명품 업체들은 당분간을 중국 시장 재조정기로 규정하고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에 주력하기로 했다. 매장수를 늘리기보다 기존 매장 인테리어 재정비, 고객 서비스 강화 등 브랜드 고급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반부패 의지와 네티즌들의 감시로 뇌물용 명품 소비가 대폭 줄고, 명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명품 시장이 그동안의 ‘비정상적 팽창’에서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중산층도 확대되고 있어 중국 내 명품 시장의 미래를 쉽게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포주인의 비위짱이 뒤틀리지 않게 적당히 구슬러 놓았더니 수전노 행세대로 값을 눅게 잡아 주지는 않았으나, 소금 두 섬을 덧거리로 건네기로 약조해 주었다. 하긴 그들이 아니라면 울진 포구 염막에서 생산된 토염은 팔아치울 곳도 마땅치 않았다. 간혹 떠돌이 장돌림들이 울진 포구 토산염 좋다는 소문만 듣고 섣불리 염호들을 찾아와 흥정해 간 사례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십이령을 채 반도 넘기 전에 천도나 잔도(棧道)를 건너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평생 동안 돌이킬 수 없는 포병객이 되거나 열명길에 들어서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정한조가 이끄는 소금장수 상단 아니면 고헐간에 소금섬을 넘겨줄 부상들도 흔치 않았다. 내성에서 가져온 무명짐을 넘겨주기로 약조하고 흥정을 여축없이 성사시킨 행수는 해거름에 염막을 나섰다. 염창의 지붕에서 벗겨진 이엉들이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쉴 새 없이 들썩거리고 있었다. 모래펄에 씻기는 파도 소리는 오늘따라 스산했다. 염전이 있는 수산천을 발행하여 도방이 있는 말래의 숫막까지는 등짐 없이 열불나게 걸어도 한식경이나 걸렸다. 포구에서 발행하여 구만리와 외고개를 지나거나 흥부에서 발행하면 쇠치재나 세 고개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소금섬을 지고 걷는다면 아침 선반에 발행해서 말래 도방 거리에서 하룻밤을 유숙해야 할 상거였다. 그리고 십이령으로 접어들어 사흘이나 나흘이 되어야 허위단심 현동 저자나 내성 장시 어름에 당도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등에 짐바리가 없는 단출한 몸으로 걷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시절로 보아 칼바람이라고 부르는 동남풍이 불어야 할 때였다. 오금 밑을 지악스럽게 파고드는 한기는 뼈에 사무치도록 차가웠다. 그러나 등짐을 지지 않고 반나절을 걷게 되었다는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었다. 기분은 날아갈 것 같은데, 바람 때문에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소년 시절부터 사십 평생까지 등에 진 쪽지게를 벗을 날이 거의 없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장을 모른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자신을 낳아준 아비와 어미의 얼굴조차 기억에 없다. 소년 시절은 구걸로 한둔하면서 숱한 고초를 겪은 것만 기억에 선명할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울진 포구의 염전에서 내성 장시를 오가는 소금행상에서 작은 쪽지게를 지고 담꾼 노릇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나이 사십 초반에 이르렀다는 것도 내성 태생이라는 것도 작반하던 늙은 부상들이 귀뜸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때까지 그의 생애는 오직 길바닥에 머물러 있었다. 걷고 또 걸어도 문득 고개를 들면 그는 길바닥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하였다. 등 뒤 쪽지게에 얹은 소금짐은 바위를 지고 있는 것처럼 어깨와 허리를 짓눌렀다. 짓누르는 무게로 말미암아 허리는 자꾸만 아래로 구부러지고 찬 서리 머금은 된비알 치받이 벼룻길을 스친 흙냄새가 콧등에서 폐부에까지 진동한다. 모가지를 잔뜩 빼올리니 5리 길도 걷지 않아 뒷덜미가 둔기로 얻어맞은 듯 뻐근하게 울려온다. 걸음을 한 발짝씩 옮겨놓을 때마다 오금은 자꾸만 오그라들고, 천도에서 튀어 올라온 돌니를 밟을 때마다 등짐을 진 채로 기우뚱거려 수십 길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만 같아 가슴 졸인다. 오줌은 마려워 하복부가 팽팽하게 당겨오는데, 일행은 전혀 쉴 참을 주지 않는다. 쪽지게를 벼랑길에 세워두고 속시원하게 배설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으나 그렇게 되면 일행은 벌써 저만치 앞장서버려 도무지 뒤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물미장을 겨드랑이에 끼고 오지랖을 움켜쥐고 걷노라면 등골에는 어느새 진땀이 흐르고, 발뒤축에서 흘러나온 피가 짚신을 적신다. 치받이길은 그런대로 버틸 수 있다지만, 내리받이길은 더욱 고통스럽다. 허리를 곧추세우고 걷지 않으면 높이 쌓아올린 등짐이 머리 위에서 곧장 쏟아질 듯 위협하여 물미장으로 발부리 앞을 버텨주지 않으면 그대로 벼랑길로 곤두박질쳐 순식간에 어육이 되고 말았다. 5리만 내려가도 두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고 허리는 쥐어짜듯 저려온다. 십이령길 주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덤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 모두가 내리받이 벼랑길을 내려가던 행상들이 실족하여 열명길에 오른 연고 없는 무덤들이었다. 소금장수들의 허우대가 한결같이 껑충한 것은 모두 그러한 고통과 질곡을 참아내기 위함 때문일 것이었다.
  • 中 AI 탓에 세계 콩 산업 된서리

    중국의 신종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돼지 집단 폐사 등으로 세계 콩 시장이 요동칠 태세이다. AI 등으로 세계 최대 콩 수입국인 중국의 사료용 곡물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대두 가공업자와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국의 2013년 곡물 연도(2012년 9월~2013년 8월) 콩 수입량이 5800만t으로 지난해 5920만t보다 2%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중국식량·오일상무넷의 류셴우(劉賢武) 대표는 “신종 AI의 영향으로 올해 사료용 콩 수요가 최소 50만t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발전에 따라 주민들의 육류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은 사료용 곡물 수요가 폭증하면서 2004년 세계 최대 콩 수입국으로 부상했고,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콩 수입을 늘려 왔다. 하지만 H7N9형 AI 확산으로 가금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에 따른 사료용 콩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774명이 사망한 2003년에도 중국의 콩 수입은 21% 급감한 바 있다. 2006년 H5N1형 AI가 확산했을 때도 수입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었다. 실제 신종 AI 발생 사실이 알려진 이후인 지난 12일 다롄(大連)상품거래소(DCE)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은 t당 3157위안(약 57만원)으로 지난 3월 평균가보다 6.8%나 떨어졌으며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5월 인도분 콩 선물 가격도 부셸(27.2㎏)당 13.762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콩 가격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곡물시장 조사업체인 상하이상품교역컨설팅의 애널리스트 투쉬안(屠璇)은 “돼지 사료 수요까지 줄어들면 올해 (사료용)콩 수입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손흥민에 자극받았나…지동원도 질세라 두 골

    손흥민(21·함부르크)의 분발에 자극받았을까. 지동원(22·아우크스부르크)이 15일 아우크스부르크의 SGL아레나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와의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9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 전반 28분 선제골과 후반 10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팀은 2-0 완승을 거뒀다. 지난 1월부터 아우크스부르크의 유니폼을 입은 지동원은 2월 23일 호펜하임전(2-1 아우크스부르크 승)에서 분데스리가 1호골을 쏘아올린 이후 정규리그 6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2011~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선덜랜드)를 통해 유럽리그에 데뷔한 지동원이 유럽 무대에서 한 경기 두 골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등권(16∼18위)에 빠져 있는 아우크스부르크(6승9무14패·승점 27)는 지동원 덕에 리그 잔류 마지노선(15위)인 뒤셀도르프(승점30)와의 간격을 3까지 좁혔다. ‘원샷 원킬’. 주어진 두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모두 골로 연결했다. 전반 28분 페널티 지역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잡은 지동원은 넘겨줄 동료를 찾는 척하다 재빨리 직접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태클을 시도한 수비수의 발을 스친 뒤 골망을 크게 출렁였다. 전반 44분 상대 골문 앞에서 높이 뜬 공을 트래핑한 뒤 텅 빈 골문에 슈팅을 차 넣고도 발이 너무 높았다는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한숨을 토해낸 지동원은 후반 10분 모라베크가 배달한 공을 왼발로 차 넣어 2-0 완승을 마무리했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독일 일간 빌트가 선정한 29라운드 ‘베스트 11’에서 막스 크루제(프라이부르크)와 함께 최고의 공격수로 뽑혔다. 한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는 이날 런던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 첼시와의 FA컵 4강전에서 사미르 나스리와 세르히오 아게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이겨 2년 만에 대회 정상을 넘보게 됐다. 맨시티는 결승에 선착한 위건 애슬레틱과 다음 달 11일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더불어 FA컵에서도 4강에 올라 내심 두 개의 우승컵을 노리던 첼시는 유로파리그에만 전념하게 됐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영화 프리뷰] ‘로마 위드 러브’

    여행은 일상의 탈출을 넘어 짜릿한 일탈을 꿈꾸게 한다. 게다가 고대의 유적이 숨 쉬는 고풍스러운 도시인 로마라면 더욱 말할 나위가 없다. 할리우드의 거장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로마 위드 러브’는 로마를 배경으로 그의 재치와 로맨틱한 감각이 잘 살아 있는 영화다. 지난해 국내에서 장기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를 통해 파리의 매력을 전 세계에 소개했던 앨런 감독은 이번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예술 작품 같은 도시, 로마로 관객을 안내한다. ‘로마 위드 러브’는 얼핏 보면 별 연관성 없는 이야기가 얽힌 옴니버스 영화 같지만 추억, 명성, 욕망, 꿈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로마를 배경으로 풀어나간다. 인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하고 삶은 때로는 살아볼 만한 판타지라는 감독의 통찰력이 관통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우디 앨런 식의 유머가 더욱 돋보인다. 로마에서 휴가의 마지막 일정을 보내던 건축가 존(알렉 볼드윈)은 우연히 마주친 건축학도 잭(제시 아이젠버그)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린다. 절대로 삼각관계에 빠지지 않겠다던 잭은 결국 애인의 여자친구에게 빠져들고 존이 진심 어린 충고를 해보지만, 속수무책이다. 또한 지극히 평범한 로마 시민 레오폴도(로베르토 베니니)는 영문도 모른 내 눈을 떠보니 벼락스타가 됐다. 갑자기 유명한 사람이 되어 모두가 갈구하는 명성을 얻게 된 레오폴도. 그는 파파라치에게 시달리는 일상이 몸서리치도록 싫지만, 어느 날 세간의 관심이 다른 이에게 옮겨가자 허탈함을 이기지 못한다. 특히 우디 앨런이 은퇴한 오페라 감독 제리 역으로 등장한 마지막 에피소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딸의 결혼을 앞두고 로마를 방문한 제리는 우연히 딸의 약혼자 미켈란젤로의 아버지가 욕실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고 뛰어난 재능을 발견한다. 제리는 평생을 장의사로 살아온 사돈을 오페라 가수로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사돈은 불행하게도 욕실에서만 제 기량을 발휘한다. 결국, 제리는 기발한 조치(?)를 통해 사돈을 오페라 무대에 데뷔시킨다. 아기자기한 유럽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봄 기분을 만끽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18일 개봉.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동영상]티아라 엔포, 란제리룩 섹시 티저

    [동영상]티아라 엔포, 란제리룩 섹시 티저

    인기 걸그룹 티아라의 유닛 티아라 엔포(N4)의 1차 포스터가 공개됐다. 15일 코어콘텐츠미디어가 공개한 은정, 효민, 지연, 아름으로 구성된 티아라 엔포의 첫 포스터에서는 각 멤버들이 화려한 악세서리와 의상을 통해 개성을 뽐냈다. 특히 이날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영상으로 일부 공개된 신곡 ‘전원일기’는 힙합 요소가 보태진 펑키하고 강렬한 댄스곡이었다. 이단옆차기가 만든 ‘전원일기’는 동명의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의 메인 테마를 모티브로 삼아 기성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등 남녀노소 흥겹게 즐길 수 있는 곡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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