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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서 새해 여는 마포

    서울 마포구는 구립 서강도서관에서 새해를 맞아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10개의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9일 밝혔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는 먼저 지난 4일부터 오는 12일까지 4회에 걸쳐 진행하는 ‘오늘은 내가 건축가’가 있다. 어린이들이 나의 집 설명하기, 다양한 종류의 창문·살고 싶은 집 만들어 보기 등 참여를 통해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오는 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소리로 쓰는 편지’는 초등학교 4~6학년이 다양한 효과음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 가족, 친구,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어른, 쉼으로 그림책을 만나다: 나에게 찾아온 작은 선물’은 깊고 진한 감성이 담긴 그림책 12권을 선보인다. 다음달 28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도서관에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인 ‘독서토론회-목, 수다’는 매월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진행은 서강도서관 독서동아리 ‘책두런’이 맡는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재미있고 친숙한 공간으로 인식하기 바란다”면서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일반 성인들도 즐길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의 세대분리형 내 집 마련, 임대수익 함께 누린다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의 세대분리형 내 집 마련, 임대수익 함께 누린다

    최근 다양하게 거주형태를 혼용할 수 있는데다가 임대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세대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는 두 개의 거주공간으로 나눠 현관과 화장실, 주방 등을 독립 시공한 구조를 뜻한다.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구성으로 두 세대가 한 아파트에 같이 주거 할 수 있는 독특한 장점이 있다. 세대분리형 아파트를 분양받은 수분양자 중, 실수요자 같은 경우를 보면 1가구 1주택의 절세효과도 가능하며 분리된 구조가 사생활 보호가 되기 때문에 내 집에 살며 분리형세대를 임대주거나 큰 자녀나 부모님과 독립하여 거주할 수 있다. 또한 투자목적의 수요자 입장에서는 분리된 각 세대별로 전세나 월세로 맞춤임대가 가능하고, 임차인 입장에서도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우수한 아파트의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 투자수요자는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대형 개발호재와 다양한 교통호재로 서울과 수도권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인구 유입 인기를 끄는 영종도 아파트들 중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가 세대분리형 설계를 도입하여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577가구 중에서 전용 123㎡ 39가구가 세대분리형 설계를 적용하여 희소가치가 높다. 청약부적격자 해지물량 및 중도금 대출 부적격자 등 잔여세대분 등의 미계약분을 대상으로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에 중도금 전액 무이자 실시혜택으로 동, 호수 지정 분양 중으로 분양마감을 앞두고 있는 중 이다. ‘e편한세상 영종하늘도시 1차’는 공항철도 운서역을 통해 서울역까지 40분대, 인천공항까지 10분대 접근이 가능하고 인천국제공항역에서 KTX(고속철도)를 통하면 광주까지 2시간 30분, 부산까지 3시간대 도달해 전국구 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 또한 2020년에 공항철도 직결용 9호선이 개통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강남까지 직통으로 연결돼 강남까지 약 1시간대 도달이 가능하게 된다. 단지 인근에는 인천 하늘고, 인천 과학고, 인천 국제고가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단지 앞에 외국인학교예정 부지가 있으며, 운서초, 영종중, 영종고도 가까이에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단지 인근에는 총면적 177만㎡의 대규모 해안테마공원인 씨사이드 파크가 위치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레일바이크, 캠핑장, 인공폭포, 카라반, 족욕장 등이 조성되어 있으며 농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과 같은 체육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견본주택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 마련되어 있으며, 입주는 2018년 8월로 예정되어 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e편한세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동욱의 파피루스] 서유기와 혹성탈출의 정치

    [서동욱의 파피루스] 서유기와 혹성탈출의 정치

    충직한 개들은 인간의 무용담에 출현하지만 영악한 원숭이들은 자신의 무용담을 만든다. 매력적인 원숭이 무용담은 고전에서 현대 작품에 이른다. 오늘날엔 ‘종의 전쟁’으로 일단락된 ‘혹성탈출’ 시리즈가 있고, 과거엔 ‘서유기’가 있다.‘종의 전쟁’에서 원숭이 백성을 삶의 터전으로 이끌고 자신은 죽어 가는 시저에게서 사람들은 가나안으로 백성을 이끈 모세를 목격할 것이다. 나는 시저에게서 손오공의 그림자를 보는 게 더 흥미롭다. 영화 포스터 속에서 눈을 맞고 있는 전사 시저를 보면 이런 생각부터 떠올랐다. 이마에 금테만 두르면 딱 손오공이야. 시저가 인간 가족 속에서 점점 능력을 성장시키듯 손오공도 수보리조사 밑에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 나간다. 시저는 지도자로서 원숭이들의 구원이 목표인데, 손오공 역시 그렇다. 그는 원숭이들의 왕이며, 도술을 배운 뒤 첫 번째 하는 일이 바로 혼세마왕에게 잡혀 간 백성들을 구하는 일이다. 시저는 그를 제압하려는 인간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는데, 사실 전 우주적 대혼란의 충격은 ‘서유기’가 담고 있다. 손오공은 염라대왕과 옥황상제를 쩔쩔매게 해 하늘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든다. 생명 가진 것들의 수명을 기록한 생사부(生死簿)까지 까맣게 지워 버리니 자연질서 자체의 파괴자라 할 만하다. 이에 비하면 고작 인간을 혼란에 빠트린 시저는 아주 얌전한 원숭이다. 그런데 혼란을 일으키는 이 두 원숭이의 이야기는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가지를 뻗는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손오공은 석가여래에게 벌을 받고 삼장을 도와 수행을 마친 뒤 마침내 죄를 씻고 싸움꾼다운 투전승불(鬪戰勝佛)이라는 부처가 된다. 손오공뿐 아니라 삼장, 저팔계, 사오정, 심지어 삼장이 타던 백마까지 삶의 어디선가 꼬여 버린 혼란스러운 매듭을 수행 속에서 풀고 더이상 죄지음도 불만도 없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찾게 된다. 요컨대 모두 다 조화롭게 통일된 하나의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적합한 위치를 가지는 것이다. 이렇게 ‘서유기’는 당대 중국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불교 교리의 형태 속에서 조화와 통일의 이념을 제시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모든 진여(眞如)가 속세에 떨어졌다가 사상(四相)과 조화를 이루어 다시 몸을 수련하였다”(‘서유기’, 100회) 헤겔 시대라면 이 조화와 통일은 ‘인륜성’이라 불렸을 것이고, 종교에 의지하지 않는 세속화된 우리 시대에는 자유나 평등 같은 이름을 통해 더 익숙하게 사람들에게 울려 퍼졌으리라. 반대로 ‘종의 전쟁’에는 혼란과 투쟁 속에 들어간 자들을 화해와 조화 속으로 이끌어 주는 통일의 이념은 없다. 화해의 목소리는 실패하고, 죽거나 죽이는 실력 행사, 승리 아니면 패배, 그리고 바이러스 같은 우연적 변수만이 남는다. 그 결과 한 종은 멸망하고 한 종은 발전한다. 이런 점에서 ‘혹성탈출’ 시리즈는 고대인들의 쾌활한 ‘서유기’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어두운 ‘서유기’라 일컬을 만하다. 이 어두운 ‘서유기’가 우리 시대의 것이다. 화해와 조화의 이념에 내기를 거는 정치가 있고, 노골적인 이익 행사를 향해 걸어가는 정치가 있다. 오늘날 주변 국제사회 어디를 돌아보건 누구나 그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 동참하고 싶은 이념을 제시하는 정권은 없는 듯하다. 오로지 힘의 자랑과 토라짐과 위협이 있다. 가령 김정은과 눈높이를 맞춘 ‘내 핵단추가 더 세다’는 최근 미 대통령 발언은 인류가 바라볼 이념이 사라진 대신 동네 아이들식으로 주먹으로 투닥거려 골목을 제패하는 수준의 정치가 인류를 지배하는 현실을 말해 준다. 그야말로 짐승들 사이의 ‘종의 전쟁’이 있을 뿐이지 갈등이 상승된 화해에 가 닿고 이상을 드디어 손으로 만져 보는 ‘서유기’식 전망은 지구 밖으로 나가 떨어진 듯하다. 이런 전망은 관념적이라고? 모든 사람들은 지치도록 고달픈 나날의 싸움으로부터 관념 아닌 현실의 규칙은 이미 질리도록 채득했다. 반대로 정치만이 인간의 꿈에 귀 기울기고 그 꿈을 향해 인간이 오를 수 있는 계단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의 삶에는 권력가와 그가 만든 임의의 규칙, 규칙의 허점을 노린 축재(蓄財), 위반에 대한 형벌, 그리고 보복으로서 ‘종의 전쟁’만이 있을 뿐이다.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깎아지른 듯한 두 봉우리가 먼저 중국의 사신을 맞았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깎아지른 듯한 두 봉우리가 먼저 중국의 사신을 맞았네

    ‘아침 밀물을 타고 항해해 군산도에 정박했다. 열두 봉우리의 산이 잇닿아 성과 같이 둥그렇게 둘러 있다. 배 여섯 척이 맞이하는데, 무장한 병사들을 태운 채 징을 울리고 호각을 불며 호위했다. 따로 작은 배에 탄 초록색 도포 차림의 관리가 홀(笏)을 바로 잡고 배 안에서 읍(揖)했다.’중국 북송(北宋)의 사절단을 태운 배가 군산도에 들어오는 장면을 묘사한 ‘고려도경’의 한 대목이다. 북송의 휘종은 1123년(인종 1) 로윤적(路允迪)과 부묵경(傅墨卿)을 정·부사로 고려에 국신사(國信使)를 파견한다. 이 외교 사절단에는 북송 당대 서화(書畵)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던 서긍이 수행원으로 참여했다. 그가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일종의 사행(使行) 보고서가 ‘고려도경’으로 잘 알려진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다. 모두 40권으로 바닷길은 34~39권에서 다루었다. 서긍은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 간다. ‘배가 섬으로 들어가자 100명 남짓이 연안에서 깃발을 잡고 늘어서 있었다. 동접반(同接伴)이 편지와 함께 아침상을 보내왔다. 정·부사가 국왕선장(國王先狀)을 보내니 접반이 배를 보내 군산정(群山亭)으로 올라 만나주기를 청했다’‘국왕선장’이란 사신이 국왕과 만나기 전에 자신들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일종의 통고문이라고 한다. 동접반은 외교사절단을 맞이하는 총책임자, 접반은 실무책임자다. 당시 동접반은 우리도 잘 아는 인물이었는데, 바로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金富軾·1075~1151)이다. 서긍은 고려의 인물을 다룬 제8권에서 ‘동접반 통봉대부 상서예부시랑 상호군 사자금어대’라는 직함을 길게 나열하면서 김부식을 별도의 항목으로 다루었다. ‘풍만한 얼굴과 큰 체구에 얼굴이 검고 눈이 튀어나왔다’고 묘사하면서 ‘그러나 널리 배우고 많이 기억하여 글을 잘 짓고 고금의 일을 잘 알아 학사(學士)들의 신망을 누구보다 많이 받았다’고 호평했다.환영행사가 벌어졌을 군산정은 이렇게 설명했다. ‘군산정은 바다에 다가서 있고 뒤에는 봉우리가 둘 있는데, 나란히 우뚝한 봉우리는 절벽을 이루고 수백 길이나 치솟아 있다. 문밖에는 10칸 남짓한 관아 건물이 있고, 서쪽 작은 산에는 오룡묘(五龍墓)와 자복사(資福寺)가 있다.’ 서긍이 말한 군산도는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 한복판의 선유도, ‘두 봉우리’는 선유도의 상징과도 같은 망주봉((望主峰)이다. 당시는 고군산군도를 이루는 섬을 통틀어 군산도라 불렀던 듯싶다. 고군산군도는 야미도·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방축도·관리도를 비롯한 6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려시대에는 수군진영을 두어 군산진(群山鎭)이라 불렀는데, 조선 세종시대 군산진을 육지로 옮기면서 땅이름까지 가져가고 남은 섬들에 옛 ‘古’(고)자를 넣은 새 이름을 주었다는 것이다.선유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피서지의 하나다. 마침 지난해 12월 28일 새만금방조제에서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잇는 자동차 도로가 개통됐다. 연결 교량 건설로 과거 배를 타고 한 시간이나 걸리던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들이 사실상 육지가 된 것이다. 무녀도에서 새로 지은 선유교를 건너면 선유도의 남섬이다. 조금 더 달려 오른쪽으로 좁은 산길을 따라가면 선유도해수욕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북쪽을 바라보면 활 모양으로 크게 휘어진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너머로 북섬 초입에 인상적인 모습의 벌거벗은 바위 봉우리 두 개가 시야에 들어온다. 망주봉이다. 망주봉에 가까이 가면 길가에 군산정과 관사, 자복사, 오룡묘, 숭산행궁(?山行宮)이 있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망주봉 일대에서는 2011년 지표조사 이후 발굴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군산대 박물관은 2014년 군산정 터를 확인하고 외교사절 접대에 썼음직한 최상급 청자와 당시 기와를 여럿 수습했다. 학계는 대체적으로 군산정과 관사가 두 봉우리 사이의 남쪽, 자복사와 숭산행궁은 봉우리 동쪽에 자리잡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망주봉 동쪽 기슭에 오룡묘가 남아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서긍이 ‘뱃사람들은 그것에 퍽 엄숙하게 제사를 올린다’고 했던 그대로 오룡묘는 고군산군도가 삶의 터전인 사람들이 해신(海神)에게 제사 지내는 기능을 지금껏 이어 오고 있다. 오룡묘에 오르면 국신사 일행을 태운 배가 정박했을 선유도의 잔잔한 내해(內海)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룡묘 뒤편에 있었을 자복사는 불교국가 고려의 관아 부속 사찰이었다.군산정 앞바다는 서북쪽으로는 선유도의 북섬과 남섬, 남동쪽으로는 무녀도가 에워싸고 있다. 동쪽의 일부만 바다가 열려 있는데 그것도 신시도가 호위하듯 멀리서 가로막고 있다. 서긍이 ‘열두 봉우리의 산이 잇닿아 성과 같이 둥그렇게 둘러 있다’고 묘사한 그대로다. 망주봉 일대 유적을 돌아보고 섬을 나서는 길에 여유가 있다면 선유교 바로 건너 주차장에 잠깐 차를 세우기를 권한다. 선유교에 올라 망주봉을 바라보면 일대가 군사기지로서는 물론 먼바다를 건너온 외교 사절에 환영행사를 베푸는 데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숭산행궁이다. 우리가 아는 행궁(行宮)이란 왕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머무는 별궁이다. 지역에서는 글자 그대로 고려시대 행궁이 있었을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긍은 ‘큰 수풀 가운데 작은 사당이 있는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숭산신의 별묘라고 한다’고도 했다. 따라서 학계는 숭산행궁이 숭산별묘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숭산은 개성의 진산인 송악을 가리킨다. ‘임금이 계신 곳을 그리워한다’는 뜻을 가진 망주봉의 이름과도 상통한다는 점에서 일리가 없지 않다. 고려와 북송의 외교와 교역은 애초 산둥반도와 대동강 하구를 거쳐 예성강을 잇는 북로(北路)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거란이 중국 북방을 휩쓸자 고려와 북송은 1074년(문종 28) 남쪽의 명주에서 서해를 건너 흑산도~군산도~마도~자연도~예성항을 잇는 남로(南路)를 이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경로에 외교사절 접대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는 작업도 이때부터 본격화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서긍은 흑산도를 지나며 ‘옛날에는 이곳이 사신의 배가 묵는 곳이었다. 관사도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번 길에는 정박하지 않았다’고 했다. 흑산도 관사 유적은 1987년부터 2000년까지 목포대 팀이 벌인 세 차례 지표조사에서 흔적을 찾았다. 이후 전남문화재연구원이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발굴조사를 벌여 건물터를 확인하고 기와와 청자, 희령통보를 비롯한 송나라 화폐도 수습했다. 마도의 환영행사는 안흥정에서 열렸다. 마도라면 최근 앞바다에서 고려시대 침몰선이 다수 발견되어 수중고고학의 보고로 떠오른 태안 앞바다의 섬이다. 안흥정이 세워진 것은 1077년(문종 31)이라고 한다. 자연도는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지금의 영종도다. 자연도에도 사신을 접대하는 경원정이 있었다. 우리에게 ‘외교 유적’이란 흔치가 않다. 선유도 연륙교의 개통으로 높아질 망주봉 유적에 대한 관심이 흑산도·마도·영종도 유적의 실체 확인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구혜선, YG 떠나 파트너즈파크와 전속계약 “활발한 작품활동 지원할 것”

    구혜선, YG 떠나 파트너즈파크와 전속계약 “활발한 작품활동 지원할 것”

    배우 구혜선이 파트너즈파크와 매니지먼트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구혜선은 2004년 MBC 인기 시트콤 ‘논스톱5’를 통해 배우로 데뷔 했으며, 드라마 ‘서동요’, ‘열아홉 순정’, ‘왕과 나’, ‘최강칠우’, ‘꽃보다 남자’, ‘더 뮤지컬’, ‘부탁해요 캡틴’, ‘엔젤아이즈’, ‘블러드’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2005년 KBS1 일일드라마 ‘열아홉 순정’(극본 구현숙, 연출 정성효)에서는 연변 처녀 ‘양국화’ 역을 맡아 연변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최고 시청률 46%를 기록하는 등 인기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특히 2009년 KBS2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 연출 전기상)에서 ‘금잔디’ 역을 맡아 청순하고 러블리한 캐릭터로 완벽 변신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 네티즌 최고 인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 연기상 등을 휩쓸며 3관왕을 차지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이후 구혜선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일본 아시아 각국에서도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 한류스타로 등극 해외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2014년 대만 드라마 ‘절대달령’, 2016년 중국 드라마 ‘전기대형’에도 여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등 해외 활동을 이어 왔다. 또한 안정된 연기력과 특유의 상큼한 매력으로 CF 시장에서도 상종가를 치며 통신사, 금융, 화장품, 음료, 제과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수 많은 광고주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파트너즈파크의 신효정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구혜선과 한 식구가 돼 매우 기쁘고 기대가 크다. 그동안 보여지지 않았던 배우로서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더욱 성숙된 자세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구혜선은 감독으로 직접 연출한 단편 영화 ‘미스터리 핑크’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양동근, 서현진 등의 배우가 출연한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릴 구혜선의 개인 전시회를 통해 1월 10일 공개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경기도·전라도 1000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기도·전라도 1000년/서동철 논설위원

    올해 경기도와 광주광역시 및 전라남북도는 각각 ‘정명(定名) 1000년’ 기념행사를 여느라 떠들썩하기만 하다. ‘경기 천년의 해’와 ‘전라도 정도(定都) 1000년’으로 이름만 다를 뿐이다. 한마디로 ‘경기도’와 ‘전라도’라는 이름이 우리 역사에 등장한 것을 기념하겠다는 뜻이다.경기도는 오는 7월부터 100일 동안 ‘경기 천년’을 기념하는 축제 ‘경기도큐멘타 2018’을 여는 한편 10월 18일을 ‘경기 천년의 날’로 지정하기로 했다. 앞서 광주시와 전남북도는 ‘2018년 전라도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전라도 대표 관광지 100선을 통한 명품 여행상품 개발’을 비롯한 문화관광 공동 활성화에 합의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경기’(京幾)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 시대 왕도와 주변 지역을 경현(京縣)과 기현(畿縣)으로 나누어 관리했던 데서 비롯됐다. 그 시대 ‘경’(京)은 ‘천자(天子)가 도읍한 곳’을 뜻하고, ‘기’(畿)는 ‘왕성(王城)을 중심으로 사방 500리의 땅’을 의미했다고 한다. 이런 제도를 주변 국가에서 받아들이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다시 적용한 것이다. 고려 태조 왕건은 919년 송악 남쪽에 수도를 정하고 궁궐을 지은 뒤 개주라 불렀다. 성종은 995년 개주를 개성부로 승격시키고 적현(赤縣) 6곳과 기현(畿縣) 7곳을 관할토록 했다. 적현은 송악·개성·덕수·송림·임진현과 정주, 기현은 그 바깥의 장단·임강·토산·마전·적성·파평현과 우봉군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경기는 성종의 지방제도를 현종이 1018년 혁파하면서 다시 붙인 이름이다. 개경 외곽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개성현령과 장단현령이 과거의 적·기현을 나누어 관할토록 했다. 오늘날 황해도와 경기 북부 지역을 아울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조선이 서울에 도읍하면서 경기도의 영역 또한 남쪽으로 수직 이동했다. 일본이 왕이 머물던 교토(京都) 일대를 기나이(畿內), 그 외곽을 긴키(近畿)라고 부르는 것도 다르지 않은 개념이다. 아울러 현종은 전주목과 나주목을 전라도라는 이름으로 통합한다. 이후 고려는 예종 원년(1106)까지 광주(廣州)·충주·청주를 양광도, 경주·진주·상주를 경상도, 해주와 황주를 서해도로 묶고 강원 영서를 교주도로 구획한 5도 체제를 확립하게 된다. 경기도와 전라도의 출범이 같은 시점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내 고향’이나, ‘내 고장’이라는 것도 상당 부분 누군가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설계된 범위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도 ‘우리’의 결속을 다지는 것은 물론 이웃 지역과 이해를 넓히는 기념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dcsuh@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죽령 동쪽 100리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진평왕 9년(587) 갑자기 4면이 한 장(丈)이나 되는 돌이 하늘에서 산꼭대기로 떨어졌다. 그 돌에는 사방여래(四方如來)가 새겨졌는데, 붉은 비단으로 싸여 있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행차하여 절하고는 바위 곁에 사찰을 창건하도록 했다. 절 이름을 대승사(大乘寺)라 했는데, 법화경을 외는 비구 망명(亡名)을 주지로 삼아 바위를 깨끗이 쓸고 향불이 끊어지지 않게 했다. 산 이름은 역덕산(亦德山)이라고도 하고 사불산(四佛山)이라고도 한다. 승려가 죽어 장사 지냈는데 무덤 위에 연꽃이 피어났다’●대승사 곁에는 총지암·윤필암 등 유명 암자 즐비 ‘삼국유사’의 ‘사불산(四佛山)·굴불산(掘佛山)·만불산(萬佛山)’에 나오는 이야기다. 망명(亡名)은 글자 그대로 이름이 잊혀져 알 수 없게 된 승려다. 한 장(丈)이란 한 자(尺)의 열배에 이르는 단위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줄인 법화경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이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경지에 들어서게 하는 데 근본 목적을 둔다. 사방여래가 새겨진 바위가 떨어졌다는 것은 주변 고을 사람들을 극락정토로 한데 이끌고 가겠다는 부처의 뜻이 아닐 수 없다. 사불산과 대승사는 경상북도 문경시의 동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백산이 서남쪽으로 뻗어 문경새재로 가는 길목에 사불산이 있고 그 기슭에 대승사가 있다. 해발 913m에 이르는 사불산의 오늘날 공식 명칭은 공덕산(功德山)이다. 역덕산이든, 공덕산이든, 사불산이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인근 중생에게 두루 미치게 하겠다는 속뜻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도 사불산 일대는 하나의 불국토(佛國土)다. 공덕산 동쪽 기슭 예천 땅에는 통일신라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용문사(龍門寺)가 있다.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머문 적이 있는 고려 태조 왕건은 천하를 평정하면 큰 절을 일으키겠다는 맹세를 했고, 건국 이후 용문사를 중건했다고 한다. 사불산 서쪽의 해발 1103.2m 운달산 아래는 김룡사(金龍寺)가 있다. 대승사 창건 이듬해인 588년(진평왕 10) 운달조사가 세웠다는 설화가 전한다. 사불산은 그 자체로 부처의 땅이다. 대승사 바로 곁에는 새로 지은 총지암(總持庵)을 비롯해 문수암(文殊庵), 관음암(觀音庵), 보현암(普賢庵)이 있다. 윤필암(潤筆庵)과 묘적암(妙寂庵)은 대승사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는 산내 암자다. 대승사에 가려면 문경시청이 있는 옛 점촌에서 자동차로 30~40분은 달려가야 한다. 오늘날의 대승사는 전각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찰(大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불타버린 이후 1604년(선조 37)부터 1701년(숙종 27)까지 100년 남짓에 걸쳐 중건한 절집은 6·25전쟁에도 무사했건만, 1956년 대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한다. ●1956년 화재… 전각 대부분 1960년대 이후 재건 앞서 고려시대에도 화를 입었다. 진정국사 천책의 ‘유사불산기’(遊四佛山記)에는 ‘갑진년 8월 두 세 명의 도반과 지팡이와 짚신을 챙기고 사불암을 배례하고 대승사를 찾았다. 옛 건물과 회랑에는 오직 한 사람의 늙은 승려가 한 사람의 사미를 데리고 거처하고 있었다.…노승은 ‘내가 이 절에 머리 깎고 들어온 지 이미 60년 남짓인데 그동안 끊임없이 불법을 지닌 고승이 교법을 널리 펴 왔지만 근래 오랑캐 말발굽이 침범해 중단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갑진년은 1244년(고종 31)이다. 1231년부터 1259년까지 6차례 이어진 몽골의 침입을 가리킨 것이다. ●총지암 석탑 복원땐 삼국시대 창건설 밝혀질 수도 지금 대승사에서 볼 수 있는 전각은 대부분 1960년대 이후 다시 지은 것들이다. 대웅전과 그 앞에 세워진 만세루도 그렇다. 절집은 새것이어도 고찰(古刹)의 흔적은 넘쳐난다. 대웅전 앞에 놓인 한 쌍의 노주석(柱石)이 또한 그렇다. 광명대(光明臺)라고도 불리는 노주석은 야간 법회가 있을 때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노주석 기둥에는 1729년(영조 5) 세웠음을 알리는 명문(銘文)이 있다.대웅전의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더욱 특별하다. 후불탱을 그림 대신 조각으로 만들어 모신 것이다. 목각탱(木刻幀)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10개의 나무편을 조합해 아미타정토세계를 표현했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선 후기 집중적으로 조성됐는데 남아 있는 것은 6점뿐이다. 예천 용문사와 상주 남장사 보광전,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서울 경국사, 남원 실상사 약수암 것이 그렇다. 이 목각설법상이 당초에는 영주 부석사의 큰법당인 무량수전에 모셔졌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1862년(철종 13) 대화재를 당한 대승사는 새로운 큰법당을 짓고 폐찰 상태로 방치되던 부석사에서 이 목각탱을 옮겨왔다는 것이다. 이후 법등(法燈)이 다시 이어진 부석사에서 강력하게 반환을 요구했다. 결국 대승사는 목각탱을 돌려주지 않는 대신 부석사 조사당(祖師堂)의 수리비용을 대기로 합의한다.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의 영정을 모신 조사당은 고려시대 절집이다. 당시 두 절 사이에 오간 문서 4점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합의서에 해당하는 것이 완의(完議)다. 이 문서들은 1973년 목각아미타설법상과 더불어 보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목각설법상이 국보로 승격됨에 따라 지금은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관계문서’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대승사 동쪽 언덕의 총지암 마당에는 석탑의 부재들이 여러 무더기 쌓여 있다. 상당한 규모의 석탑으로 시대도 고려시대 이전으로 올라갈 듯하다. 옛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대승사가 삼국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의 이미지를 되찾는 데 적지 않은 몫을 할 수 있을 듯하다.●윤필암에 사면석불 배례할 수 있게 사불전 세워 사면석불은 대승사 뒤편으로 보이는 공덕산 줄기의 정상부에 있다. 하지만 대승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사면석불을 만나려면 산 너머 윤필암으로 가야 한다. 대승사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윤필암과 묘적암으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사면석불을 가까이에서 대하고 싶다면 윤필암에서도 20~30분쯤 산을 올라야 한다. 오랜 세월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던 조각은 희미하다. 윤필암에는 산에 오르지 않고도 사면석불에 배례할 수 있도록 사불전(四佛殿)이 세워졌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처럼 사면석불 쪽을 향해 커다랗게 창을 낸 전각이다. ●마애불 옆 전설 속 미륵암은 흔적 없이 사라져 윤필암에서 묘적암으로 오르는 중간에는 높이 6.1m의 대승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양촌 권근(1352~1409)은 ‘사불산 미륵암 중창기’에 마애불과 함께 미륵암의 존재를 언급해 놓았다. 마애불 곁의 신라시대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작은 절이 미륵암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 암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dcsuh@seoul.co.kr
  • [씨줄날줄] 경주 동궁 복원/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경주 동궁 복원/서동철 논설위원

    경주의 신라유적 ‘동궁(東宮)과 월지(月地)’의 북동쪽 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23곳의 건물터를 비롯해 담장과 배수로, 우물 등 궁궐 시설을 확인했다. 올해는 수세식 화장실 유구도 찾아냈다. 화강암을 깎아 만든 쪼그려 앉는 방식의 변기 가운데 구멍을 뚫고 그 아래로는 기울기를 둔 배수로로 배설물이 깨끗하게 흘러나갈 수 있도록 했다.경주의 동궁은 오해도 없지 않았다. 중국에서 동궁이란 세자의 거처를 뜻하는데, 사극에서 자주 봤던 대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같은 뜻으로 썼다. 이 때문에 경주의 동궁 역시 세자의 거처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월성(月城) 및 북궁(北宮)과 함께 신라의 정궁(正宮)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글자 그대로 신라 왕경(王京)의 동쪽에 자리 잡아 이렇게 불렀다는 것이다. 매우 정성을 들여 만든 동궁의 화장실도 왕을 위한 시설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월지를 사이에 두고 수세식 화장실이 발견된 동북쪽의 반대편인 서남쪽에서는 1975~1976년 발굴조사에서 임해전(臨海殿) 터가 확인되기도 했다.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었다는 곳이다. 동궁과 월지의 관계는 조선시대 정궁인 경복궁과 경회루 연못의 관계와 매우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임해전과 경회루의 역할 역시 완전히 똑같다. 그러니 ‘경복궁 연못’이라는 표현도 어색하기만 하다. 월지처럼 뭔가 이름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동궁과 월지’는 안압지(雁鴨池)라는 이름으로 더욱 익숙하다. 발굴조사로 동궁의 실체를 확인한 데다 안압지는 조선시대 명칭이어서 2011년 지금처럼 바꾼 것이다. 하지만 발굴이 진척될수록 월지가 동궁의 부속시설이라는 사실 또한 명백해지고 있다. 경복궁을 ‘경복궁과 경회루 연못’으로 부르지 않는 것처럼 언젠가 ‘동궁과 월지’도 그저 ‘동궁’으로 부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경주시가 내년부터 동궁 복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전(正殿)과 왕이 정사를 보던 편전, 침전, 회랑 등을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짓겠다는 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동궁을 세운 문무왕(626~681) 시대 것을 포함해 신라 궁궐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월지 주변에는 3채의 누각이 지어졌지만 신라시대 건물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번에도 경주시가 하겠다는 작업은 정확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복원’이 아니라 ‘신축’일 수밖에 없다. dcsuh@seoul.co.kr
  • ‘한끼줍쇼’ 안내상 “미리 섭외하는줄 알았다” 벨 누르다 ‘당황’

    ‘한끼줍쇼’ 안내상 “미리 섭외하는줄 알았다” 벨 누르다 ‘당황’

    예능초보 안내상의 예능 적응기가 공개된다.27일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수서동 편에는 밥 동무 배우 안내상, 준호와 함께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궁 마을을 찾는다. 수서동은 과거 ‘전주 이씨’ 집성촌으로 알려진 궁 마을과 함께 광활한 규모의 광평대군파 묘역이 자리 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 2017년 마지막 한 끼 도전에 나선 안내상은 예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안내상은 동네 탐색을 하던 중 “나는 집에서 태어났다고 ‘안내상’이다”라며 자신의 이름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또한 “저희 형은 외갓집에서 태어났다 해서 ‘안외상’이다. 그리고 가족 중에 면상, 화상도 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 깊은 찌질(?) 연기를 보여준 안내상에게 강호동은 “왕 역할과 찌질남 역할을 비교한다면?”이라고 질문했다. 이에 안내상은 “찌질한 연기가 더 재밌다. 찌질한 역할은 내가 뭘 하고 놀지 계속 고민을 하게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본격적인 벨 도전에 나선 안내상은 “배우 안내상입니다. 저 알아보시겠습니까?”라고 공손하게 자신을 소개하며 한 끼를 부탁했지만, 이미 식사를 하는 등 쉽지 않은 한 끼 입성에 불안해했다. 이에 안내상은 “미리 섭외 할 거라 생각했다”라며 예상치 못한 리얼 현장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예능 초보 안내상의 모습은 27일 수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길섶에서] 짜장면값 체면/서동철 논설위원

    얼마 전 중소도시 출장길이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짜장면이 먹고 싶어졌다. 인터넷을 뒤적이다 제법 유명세를 떨치는 중국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줄이 길었다. 기다리는 것도 싫지만 이런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만큼 심장이 강하지 못하다. 시골 장터 안팎에는 중국집이 여럿이었다. 메뉴를 보지 않으면 중국집인지도 모를 만큼 중국집답지 않은 모양새의 중국집이 왠지 끌렸다. 일흔 안팎으로 보이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운영하는 이 집에도 손님은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6~7개의 테이블에 하나같이 한 사람씩 앉아 있었다. 나까지 포함해 모든 손님이 혼자였다. 짜장면과 우동은 3500원, 간짜장과 짬뽕은 4000원이다. 간짜장은 만족스러웠다. 나서는 길, 주인 할아버지가 먹고 있던 짬뽕은 더 맛있어 보였다. 다음에는 저걸 먹어 봐야겠다 싶으면서도 후배라도 동행한 길이라면 4000원짜리로 점심을 때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집에 ‘혼밥’ 손님뿐인 것도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쏘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아 그런 것은 아닐까 싶어 혼자 웃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치아 불소 도포·혈압 관리까지… 종로 건강 프로그램 신청하세요

    치아 불소 도포·혈압 관리까지… 종로 건강 프로그램 신청하세요

    서울 종로구는 2018년 새해에도 ‘건강도시 종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우선 종로구 보건소에서는 대사증후군 관리와 치아건강 사업을 진행한다. 대상은 만 20세 이상 60세 이하의 종로구민이나 직장인으로 혈압, 혈당, 중성지방, 복부둘레를 관리해 준다. 검진은 종로구 보건소(옥인동), 명륜건강증진센터(명륜3가)에서 실시한다. 검사비는 무료이다. 또 충치 등 치아질환으로 고생하거나 자신의 치아상태가 궁금한 주민을 위해 구는 치아건강 사업을 추진한다. 불소도포, 치아홈메우기, 일반치과 치료 등을 실시한다. 이외에 원서동에 새로 문을 연 웰니스센터에서는 근력강화에 도움을 주는 체조교실 회원을 선착순으로 무료 모집하고 있다. (02)2148-3735.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주민의 건강은 종로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면서 “종로구의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이 증진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한끼줍쇼’ 준호 “강식당 때문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시청률 하락”

    ‘한끼줍쇼’ 준호 “강식당 때문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시청률 하락”

    ‘한끼줍쇼’ 이경규와 준호가 길바닥에서 큰절을 올렸다.27일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수서동 편에는 밥 동무 배우 안내상, 준호와 함께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궁 마을을 찾는다. 수서동은 과거 ‘전주 이씨’ 집성촌으로 알려진 궁 마을과 함께 광활한 규모의 광평대군파 묘역이 자리 잡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전주 이씨’로 통하는 이경규와 준호에겐 더욱 의미가 깊은 동네이다. 최근 진행된 ‘한끼줍쇼’ 녹화에서 이경규와 준호는 “오늘 조상님 동네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성을 갈아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한 끼 도전에 나선 준호는 “가수 겸 배우 준호입니다”라며 자신을 설명했지만 “몰라요” “그런데요?”등 냉담한 반응에 좌절해야만 했다. 준호는 부담감에 인지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벨 누를 차례가 아님에도 안내상의 옆에 붙어 자신을 아는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물어봤고, 자신을 알아보면 감격에 겨워 ‘10점 만점에 10점’을 열창했다. 안내상은 이경규-준호팀의 낮은 승률에 “아까 묘역에서 절을 안 해서 그렇다”며 불길한 예언을 했고, 이경규와 준호는 결국 길바닥에서 큰절을 올려 웃음을 자아냈다. 뿐만아니라 준호는 최근 시청률 고공행진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강식당’의 주인 강호동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준호는 “‘강식당’ 때문에 ‘그냥 사랑하는 사이’의 시청률이 떨어진 것 같다”며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혈통으로 똘똘 뭉친 이경규와 준호의 한 끼 성공 여부는 27일 수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 수서동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걱정되는 평창 ‘노쇼’/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걱정되는 평창 ‘노쇼’/서동철 논설위원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출전하는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종목이다. 두 선수는 2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경기를 치른다. 문제는 경기 시간이다. 18일은 밤 10시 45분, 19일은 밤 11시나 되어야 끝난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보면 ‘효자 종목’이다. 하지만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들은 걱정이 많다. ‘당일치기 관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스키 크로스컨트리의 기대주 김마그너스 선수는 13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센터에서 경기를 치른다. 어머니가 한국 사람, 아버지가 노르웨이 사람인 김마그너스는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출전하는 스프린트클래식의 남녀 개인 종목은 밤 10시 25분에야 모두 마무리된다. 평창올림픽의 입장권 평균 판매율이 지난 22일 61%를 넘어섰다고 한다. 특히 인기 종목인 알파인스키와 전통적인 한국의 ‘메달밭’ 쇼트트랙 종목의 판매율이 각각 81%와 74%대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입장권 판매율이 높아질수록 ‘노쇼’에 대한 조직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선 지방자치단체 등에 넘긴 비인기 종목 ‘공짜표’는 ‘빈자리’가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남자 봅슬레이 2인승처럼 티켓값 말고도 최고 수십만원의 추가 비용이 드는 ‘숙박관람’이 불가피한 종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평창올림픽의 교통 및 숙박 대책은 주어진 여건에서는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과 ‘올림픽 도시’ 평창과 강릉을 잇는 KTX는 편안하다. 여기에 승용차나 버스를 이용하는 관람객이 원주·횡성·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 등 주변 도시에서 개최 도시 환승주차장, 다시 경기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갈아타고 오갈 수 있도록 한 것도 수긍할 만하다. 관람객이 없으니 환호도 있을 리 없는 경기장에서는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 또 좋은 기록이 나온다 한들 세계인은 평창대회를 ‘성공한 올림픽’이라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조직위가 ‘자원봉사자 동원 시스템’을 비롯한 갖가지 ‘노쇼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과 숙박이 문제라면 문제가 없는 사람들을 경기장에 초청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해결 방안이다. 바로 평창과 정선, 강릉 주민들이다. 평창올림픽을 ‘내 고장에서 열린 축제’로 기억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미래를 열어 갈 지역 청소년들에게 올림픽의 문호를 활짝 여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dcsuh@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두물머리 작은 산사에서 ‘왕실의 불상’이 쏟아졌다

    절집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장쾌한 것으로는 남양주 수종사(水鐘寺)를 첫손가락에 꼽아도 좋을 것이다. 운길산 중턱의 수종사 마당에서는 북동쪽에서 흘러내려 오는 북한강과 남동쪽에서 달려오는 남한강이 합쳐져 마침내 한강을 이루는 양수리(兩水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누가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일대를 왜 두물머리라 부르는지 알 수 있다.절의 창건과 관련해 ‘수종사 중수기(重修記)’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한양 동쪽 칠십리에 운길산이 있고, 이 산에 절이 있으니 수종사다. 세조가 천순 3년(1459·천순은 명나라 영종의 연호) 이두수(二頭水)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중 산에서 종소리가 들려왔다. 이튿날 세조는 바위굴에서 18나한상을 발견하니 절을 짓게 하고 수종사라 이름 지었다.’그런데 수종사에는 더 이른 시기의 사리탑이 남아 있어 세조의 창건 설화를 무색하게 한다. 정혜옹주(?~1424) 사리탑이다. 정혜옹주는 태종과 의빈 권씨 사이에 태어났다. 생전에 불심이 깊었는데 다비하자 사리가 나와 사리탑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리탑의 지붕돌에는 ‘류씨와 금성대군이 시주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세종의 여섯째 아들인 금성대군(1426~1457)은 어린 시절 의빈 아래서 컸다고 한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으니 얼굴 한번 보지 못했을 정혜옹주의 사리탑을 발원한 이유일 것이다. 조선 전기의 대문장가 서거정(1420~1488)의 ‘동문선’에는 ‘수종사 윤(允)선사에게 주는 시’(寄水鍾寺允禪老)가 있다. ‘용진강 위에 옛 가람이 있는데/ 돌길을 굽이돌아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네’로 시작한다. 과거에는 양수리를 용나루(龍津)라 했고, 그 앞 한강은 용강(龍江)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세조 시대 창건한 젊은 사찰이었다면 서거정이 ‘옛 가람’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다산 정약용(1762~1836)은 ‘수종사는 신라의 옛 절인데, 샘이 있어 돌 틈으로 맑은 물이 흘러나와 떨어질 때 종소리를 내므로 수종사라 부른다”고 했다. 다산이 전하는 말처럼 신라 시대 창건한 사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선 전기에 이미 ‘옛 가람’이라 불리울 만큼 역사가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한 듯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다산은 수종사에서 내려다보이는 팔당호수변 마재가 고향이다. 그는 ‘운길산 수종사는 옛적 우리 집 정원/ 마음만 먹으면 날아가 절 문에 이르렀네’라는 시를 남길 만큼 어린 시절부터 이 절을 자주 찾았다. 수종사를 큰 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주변 산세(山勢)는 가파르기만 해 지금도 대웅보전만 그런대로 번듯한 터전에 자리잡고 있을 뿐 응진전이며 약사전, 산신각은 바위틈에 매달리다시피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세조 창건설(說)이 전하고, 정혜옹주 사리탑이 세워질 만큼 왕실과 깊은 관계를 맺은 것은 물길의 편리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용나루는 경상도와 충청도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운반하는 조창(漕倉)이 있던 충주에서 도성(都城)의 마포를 잇는 남한강 수운(水運)에서 가장 중요한 경유지의 하나였다. 남한강은 충주에서 다시 상류로 단양, 영월, 정선을 거쳐 오대산이 있는 오대천으로 이어진다. 태백산록의 목재는 뗏목으로 엮인 뒤 이 물길을 따라 마포강으로 흘러들었다. 세조가 수종사를 실제로 찾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는 오대산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이 수로(水路)에 크게 의존했을 것이다. 수종사는 걸어서 오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동차로도 절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다만 길이 좁고 가파른데다 구불구불하기까지 하니 초보 운전자라면 말리고 싶다. 어쨌든 수종사에 올라 일반 탐방객들이 주변 경치에 넋을 잃는 동안 불교나 미술사 학자들은 대웅보전 왼쪽에 나란히 세워진 세 기의 석탑에 먼저 눈길을 보낸다. 왼쪽이 정혜옹주 사리탑, 작은 삼층석탑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팔각오층석탑이다. 사리탑은 절 서쪽 산비탈에 있던 것을 옮겼다고 한다. 사리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뚜껑 달린 청자 항아리와 금제구층탑, 은제 도금 사리기 등 화려한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금탑과 사리기는 항아리 안에 들어 있었다. 사리기에는 수정으로 만든 공 모양 사리병이 들어 있었는데, 구멍을 뚫고 사리를 모셨다. 일괄해서 보물로 지정된 ‘남양주 수종사 부도 사리장엄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높이 3.3m의 팔각오층석탑은 더욱 주목해야 한다. 오대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이 보여주는 고려시대 팔각석탑의 전통이 조선 시대 들어 규모가 작아지고 장식성은 더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보물로 지정된 탑도 탑이거니와 내부에 모셔진 불상의 규모와 발원한 사람들의 면면은 매우 흥미롭다. 두 차례 팔각오층석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수습한 불상은 모두 30구에 이른다. 일부 해체가 이루어진 1957년 기단 몸돌에서 금동불 8구, 1층 몸돌에서 금동불 3구와 목불상 3구, 1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4구를 발견했다. 전면 해체 수리한 1970년에는 2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9구, 3층 지붕돌에서 금동불 3구를 찾았다. 그동안 4구가 사라져 지금은 26구가 남아 있다고 한다. 팔각오층석탑의 불상들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불상의 명문(銘文)과 복장(腹藏)의 발원문으로 봉안한 사람과 이유, 그리고 조성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장이란 불상의 배 부분에 넣는 불경 등의 상징물을 말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층 몸돌의 불상 6구는 숙용 홍씨, 숙용 정씨, 숙원 김씨가 1493년(성종 23)에, 다른 금동불 23구는 인목대비가 1628년(인조 6)에 각각 봉안한 것이라고 한다. 1층 몸돌 출토품 가운데 금동석가모니불좌상은 바닥 은판에 ‘시주 명빈 김씨’(施主 明嬪 金氏)라고 새겨져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명빈 김씨(?~1479)는 조선 초기 중요한 불교 후원자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불상의 복장에서 발견된 발원문은 성종의 후궁인 숙용 홍씨와 정씨, 숙원 김씨가 ‘주상전하의 성수만세(聖壽萬歲)’를 기원하며 봉안한 것이라고 했다. 명빈이 세상을 떠나고도 한참이 지난 시기다. 명빈 김씨와 성종의 세 후궁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 23구에 이르는 1628년 봉안 불상에는 발원문이 없는 대신 비로자나불상 바닥에 ‘숭정 원년 무진년에 소성정의대왕대비(昭聖貞懿大王大妃)가 발원한 23존을 주조하여 보탑에 봉안하니 후세에 전해 중생을 구제해 주소서. 화원 성인(性仁)’ 이라는 명문이 있다. 소성정의대왕대비는 곧 인목대비(1584~1632)다. 선조의 계비로 영창대군을 낳은 인목대비는 광해군이 즉위한 뒤 아들을 잃고 폐서인이 됐다가 인조반정으로 복호(復號)되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말년 대왕대비(大王大妃) 신분으로 발원한 불상은 작지만 화려하다. 하지만 봉안처는 신분이 한참 떨어지는 선대 내명부(內命婦)가 이미 발원했던 탑이니 조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수종사가 왕실에서 그만큼 영험 있는 사찰로 유명세를 떨쳤기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UAE 왕세제 조카 만수르 한국 입국…靑 “임종석 실장과 무관”

    UAE 왕세제 조카 만수르 한국 입국…靑 “임종석 실장과 무관”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조카인 자예드 만수르가 한국에 입국해 21일 출국했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오후부터 3.5일간 연차소진 차 휴가를 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연관성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청와대 측은 UAE 왕세제 조카 만수르의 입국은 정부와는 무관한 일정이며 임 실장과의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임종석 실장은 지난 9일부터 2박4일간 레바논을 방문한 뒤 12일 귀국했다. 임 실장은 UAE 아크부대, 레바논 동명부대에 장병 격려차 방문했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했다. 예정대로 22일 업무에 복귀한다. 임 실장의 UAE 방문을 둘러싸고 야권과 언론 등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한 언론에서 임 실장 출장이 이전 정권 비리와 연관이 있다고 보도하며 UAE 방문 배경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연관설이 급부상했다. UAE 바라카 지역엔 이명박정부 당시 한국전력이 수주한 한국형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임 실장과 UAE 왕세제 간 면담에 원전 건설사업 총책임자가 참석한 사진을 공개했고 원전 관련 면담이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UAE행에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이 동행했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했다. 서 차장은 2008년 한전 해외자원개발 자문역을 지낸 이력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 방문은 우리 군부대에 대한 위문 방문이 목적이었고, 간 김에 왕세제와 만나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전 정부에서 UAE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얘기를 여러 곳으로부터 들었고, UAE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로 공개할 이야기는 없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외교 관례상 공개할 수 없다”며 “양국이 협의하여 외교적 프로토콜에 따라 발표하면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관련 내용이 공개되면 UAE가 왕정국가여서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동철 칼럼] ‘메밀파스타’와 ‘메밀부치기’

    [서동철 칼럼] ‘메밀파스타’와 ‘메밀부치기’

    강원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설악산의 비경(秘境)도, 주문진 수산시장의 활력도 아닌 영월서부시장의 기름 냄새라고 하겠다. 이곳에는 메밀전이며, 메밀전병, 올챙이국수를 파는 가게 수십 곳이 한데 몰려 있다. 손놀림에서부터 수십년 경력의 고수(高手)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아주머니들이 나란히 앉아 기름 냄새를 풍기며 전을 부치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메밀전은 집집마다 산더미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강원도 곳곳에서 제사상에 올릴 메밀전이며 메밀전병을 주문한다고 했다. 결혼식이나 회갑·칠순 같은 잔치가 있을 때도 수백장씩 대량 주문을 하니 쉴 틈이 없다는 것이다. 남도에선 홍어가 오르지 않으면 제대로 차린 잔칫상이 아니라는 얘기만 들었지, 강원도 풍습에는 무지했구나 싶었다. 강원도 잔치 문화가 이렇다면 당연히 영월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전 찾은 평창올림픽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어서 반가웠다. 시장 이름에서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당연히 세계인이 평창을 찾을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시장을 알리고, 나아가 수입도 늘리고 싶다는 꿈도 담겨 있을 것이다. 평창 사람들은 메밀전을 ‘메밀부치기’라고 부른다. 영월보다 규모는 작은 듯싶지만, ‘평창 메밀부치기 골목’도 매력적이었다. 평창올림픽을 100일 앞둔 지난달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는 ‘2018 강원전통음식 30선(選)’을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다. 강원도가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인 강릉, 평창, 정선의 이름을 걸고 국내 유명 요리사들과 지역별로 열가지의 이른바 퓨전 음식을 개발해 선을 보인 자리였다. 출품된 음식 가운데 두부샐러드는 강릉이 자랑하는 초당두부를 외국인들도 먹기 쉽게 변형한 음식이다. 이렇게 메밀파스타와 메밀더덕롤까스, 비빔밥샐러드, 초코감자, 송어만두, 크림감자옹심이 등이 탄생했다. 물론 ‘30선’에도 곤드레비빔밥, 곤드레버섯불고기, 더덕보쌈, 콧등치기국수, 감자붕생이밥, 황기족발, 느른국, 채만두처럼 지역 음식의 자존심을 그대로 살린 음식들도 적지 않았다. 서양식 조리법과 재료를 더해 지역 전통 음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맞아 찾아온 사람들로 하여금 ‘강원도 먹거리’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찬성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다는 발상 자체가 못살던 시대 열등감에서 헤어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까 싶어 우울하기만 하다. 도대체 강원도가 ‘겨낭’했다는 그 외국인은 지구촌의 어느 동네 사람일까. 대충 짐작이 가지만 올림픽은 그 사람들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TV를 켜면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따위로 가공하지 않은 우리 음식에 ‘엄지 척’ 포즈를 취하는 외국인이 넘쳐난다. 연출이 개입됐더라도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이란 방문국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체성 없는 음식은, 가혹하게 말해 해당 고장의 고유 문화 체험을 방해할 뿐이다. 더불어 지역 문화의 순수함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내 입맛에 맞는 음식’만 고수하는 수준의 인사라면 절대로 해당 국가의 ‘오피니언 리더’일 리 없다. 그런 ‘문화적 지진아’에 한국 홍보의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음식 문화는 자연 환경의 산물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에서는 구황작물이었던 메밀·옥수수·감자·수수가 강원도의 특산 먹거리가 된 것도 그만큼 척박한 자연 환경을 반영한다. 특히 올챙이국수와 감자떡은 절반은 말라비틀어지고 절반은 썩은 옥수수와 감자로 전분을 만들어 겨울을 나던 강원도 사람들의 강인함을 보여 주는 음식이다. 평창올림픽이란 ‘강원도가 갖고 있는 문화적 자산’을 세계에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국인이 평창올림픽시장의 메밀부치기에 감동했다면 세계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순수한 강원도’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dcsuh@seoul.co.kr
  • “朴정부 때 UAE와 멀어졌단 얘기에 임종석, 국익차원 잘 관리하려 방문”

    “朴정부 때 UAE와 멀어졌단 얘기에 임종석, 국익차원 잘 관리하려 방문”

    “임 실장·왕세제 원전 언급 안 해… 野·언론 추측 보도 사실과 달라” 청와대는 2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관련, “MB정부 때 좋았던 UAE와의 관계가 박근혜 정부 들어 소원해졌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연말까지 확실히 풀어야 할 뭔가가 있어서 간 게 아니라 향후 수주도 있고, UAE와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와 국익 차원에서 잘 관리할 필요가 있어 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하고 “언론의 추측성 보도나 야당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 때 꼬인 관계를 풀고자 임 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지난 9~12일 UAE 등을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났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비롯된 문제이든, 야당의 주장대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된 문제이든 임 실장의 이번 순방은 한국에 대한 UAE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임 실장과 UAE 왕세제 접견 시 원전 사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UAE 관계가 소원해진 이유가 무엇인가’란 물음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나, 박근혜 정부에서 그 나라 관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진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UAE와의 관계를 잘 풀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있다”면서 “UAE 쪽에서 서운한 게 있었다면 풀어 주고 정보도 교류해야 해서 만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실장 방문 전 UAE가 서운함을 직접 표시했는가’라고 묻자 그는 “UAE가 아니라 (다른) 여러 쪽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서운함은 표시하지 않았나’라는 물음에는 “그런 것은 없었다”고 답한 뒤 “임 실장의 방문 목적은 우리 파병부대 위문이었고, 기왕 간 김에 그런 관계까지 고려해 UAE 왕세제를 만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동구 국정원 1차장이 동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MB정부 때)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자문하신 분”이라며 “그쪽 일을 해 본 경험이 있으니 수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임 실장이 국회 운영위에 출석하더라도 더 밝힐 건 없나’란 질문에 “제가 말한 기조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임 실장의 UAE 방문과 관련해 질문 공세를 받고 “외교부가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청와대에서 한 설명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동작 대방어린이도서관 서울시 기관표창 ‘대박’

    동작 대방어린이도서관 서울시 기관표창 ‘대박’

    서울 동작구 대방어린이도서관이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7 서울시 공공도서관 및 독서문화진흥 유공자 시장 표창’에서 기관 표창을 받은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대방어린이도서관은 2013년 3월 개관 이후 지역 이용자에게 다양한 자료와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프로그램 등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지역의 독서문화 발전을 위해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또 대방어린이 직업탐험대, 대방어린이 과학실험실 등 도서관 활동 동아리와 독서동아리를 운영해왔다. 이는 어린이 대상에 한정돼 있던 어린이 도서관 서비스를 청소년과 성인까지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대방어린이도서관은 성남중학교와 연계한 동아리 ‘대방어린이 과학실험실’을 통해 지난해 교육 기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기관(누리학교, 동작구건강가정지원센터)과의 연계 업무 협약 체결(MOU)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매월 ‘장애아동학교로 찾아가는 도서관’ 기관연계 프로그램의 진행으로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균등한 독서 기회와 독서 접근권을 확대했다.이광열 대방어린이도서관장은 “이번 수상은 사서들의 헌신적 노력과 도서관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지역 커뮤니티 이용자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회법 위반” vs “이실직고해야”… 운영위 파행

    “국회법 위반” vs “이실직고해야”… 운영위 파행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을 따지기 위해 자유한국당의 요구로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가 여당의 불참과 여야 간 다툼에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진행됐다.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운영위가 한국당의 일방적인 소집으로 열린 데다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3당 운영위 간사 간 의제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운영위 개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만 참석해 대표 항의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운영위는 박 수석부대표가 운영위원에 새로 선임돼 참석한 한국당 원내부대표단에 거칠게 문제제기를 하면서 험악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박 수석부대표가 해외에 나간 정우택 운영위원장을 대신해 위원장 대행을 맡은 김선동 전 원내수석부대표를 가로막으며 목소리를 높이자 한국당 운영위원들도 고성으로 맞받아쳤다. 박 수석부대표는 “이 회의가 왜 소집된 건가. 사전에 안건 협의라도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독선적, 일방적으로 나가면 안 된다. 이건 국회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그렇게 (항의)하면 지역구에 영향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30분쯤 항의한 뒤 퇴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보복을 하려다 외교 문제가 발생해 임 실장이 이를 막기 위해 출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 실장은 국민 앞에 이실직고해야 한다. 명확하게 특사 목적과 가서 만난 사람, 그리고 어떻게 수습을 했는지 정확하게 국민에게 밝히길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해명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거짓이 섞여 있으면 정권 차원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다음 운영위에는 임 실장,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 국방부 차관, 동행했던 비서진까지 전부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임 실장이 UAE 왕세제를 접견한 이유는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고 여전히 그 목적이 유효하다”면서 “1차장은 해외업무담당으로 주요 인사들의 해외 순방 때 동행할 수 있고 당연히 비공개로 하며 UAE 원전 사업은 문제없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이날 개헌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달 말 종료되는 국회 개헌특위 활동 기한 연장을 당론으로 정하고 개헌 시기는 국회 합의가 늦어지면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했다. 지난 대선 때 각 당이 대선 공약으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기로 합의한 것을 깰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동시선거를 반대하면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압박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개헌 논의 동참을 당론으로 거부하면 별도 방안을 강구해 국민과의 약속인 국민·민생·민주개헌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길섶에서] 고향 손님/서동철 논설위원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귄 형님뻘 되는 이와 가끔 점심을 먹는다. 이 양반이 잘나갈 때는 지갑을 여는 것은 당연히 내 몫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은퇴하고 몇 년이 지나니 당연히 내가 밥값을 계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참치집이었다. 얼마 전 회사 동료와 찾았을 때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점심특선에 이것저것 괜찮은 음식이 줄줄이 올랐다. 주인이 동료의 고향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좋은 기억을 갖고 다시 찾았는데, 고향 손님 아닌 타향 손님만 있는 밥상은 내용이 전과 달라도 많이 달랐다. ‘이게 다는 아니겠지’ 하는 마음에 기다려 봤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딱 가격만큼의 평범한 밥상이었다. 이런 줄 알았으면 애써 20분도 넘게 걸어 이곳까지 오지도 않았을 텐데…. 이런 밥집은 평가가 크게 엇갈릴 때가 많다. 주인과 무언의 교감이 있는 고향 사람은 융숭하게 대접받고는 극찬을 날린다. 하지만 타향 사람들만 갔을 때는 밥상의 분위기가 썰렁하니 칭찬이 나올 리 없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는 한 잘나가는 맛집들은 고향 손님과 타향 손님을 차별하지 않는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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